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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이 “포스코 노동조합 사례처럼 징계나 협박으로 상급 노조 탈퇴를 방해하거나, 건설노조의 월례비처럼 부당한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를 입법으로 규율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다른 노조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용자의 경영 활동을 방해해도 지금까지 처벌이 어려웠지만 앞으로 이를 형사처벌할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노조가 다른 노조 또는 노동자의 노동권을 침해하거나, 폭행 협박 강요 등으로 사용자의 경영 활동을 방해하면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포스코지회는 ‘민노총 탈퇴’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노조 회계 공개에 대해 “노조가 스스로 회계를 공시하면 보조금 지원, 세액공제 등 혜택을 줘 자율 공시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다만 횡령, 배임 등으로 문제가 된 노조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공시를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노조 스스로 회계 공시하면 인센티브… ‘노동’이 3대개혁 핵심” 이정식 장관 인터뷰“노조간 경쟁 격화, 불법 행위 잦아사회적 혜택 받는 노조 책임도 져야노동개혁, 연금-교육개혁과 밀접노란봉투법보다 제도 개선이 우선” ● “사회적 혜택 받는 노조, 책임도 져야” 현행 노조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강요하거나, 노조 활동을 방해하면 ‘부당 노동행위’로 처벌(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받는다. 하지만 반대로 노조의 경우 주로 파업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만 처벌받도록 돼 있다. 이 장관은 “복수노조 허용(2011년) 이후 노조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노조가 다른 노조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거나, 사용자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폭력으로 방해하는 불법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사례로 든 포스코 노조의 경우 지난해 11월 상급단체인 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하려 하자 금속노조가 탈퇴를 주도한 지도부를 제명하는 등 이를 방해했다. 고용부가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지만 금속노조를 처벌할 규정은 마땅치 않다. 또 건설노조가 사용자에게 ‘월례비’ 같은 부당한 금품을 요구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 노조라는 ‘단체’가 법인인 ‘기업’을 상대로 저지르는 불법 행위에는 형법상의 강요, 폭행, 협박 죄 등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장관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노조법 개정이 현실화되면 이런 사례를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했을 때 업무상 과실치사로 사용자를 처벌하기 쉽지 않지만 중대재해처벌법으로는 처벌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는 노조 회계 투명화와 관련해서 이 장관은 “노조의 핵심 가치는 민주성과 자주성이고, 그 핵심 가치의 근간은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9월경 구축될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에 많은 노조가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는 각종 민형사상 면책(합법 파업 등)과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혜택은 다 받고 회계 투명성만 예외라는 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조 자율성 침해’라는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율성이 보장되는 범위에서 공시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노조 스스로 회계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회계감사원의 자격과 선출 방법 등을 시행령에서 명확하게 규정할 계획이다. ● “노란봉투법 대신 관행-제도 개선해야”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 가운데 노동개혁을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연금개혁을 하려면 사람들이 더 오래 일할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고, 교육개혁 역시 청년 일자리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개혁이 노조 회계 문제에만 너무 쏠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 등 굵직한 노동개혁 로드맵도 발표했다”며 “파견법 개선 등의 새로운 과제들도 논의해가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 3조 개정안)에 대해 “노조법은 노동3권, 근로조건 개선, 쟁의 조정 등 여러 가지가 얽혀 있는데 2, 3조만 고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우려했다. 특히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문제는 노사 간 갈등 해결 방식 같은 관행이 원인”이라며 “사용자가 이를 악용하면 부당 노동행위로 처벌하고,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임금체계 개편 같은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노동계와의 대화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노동계 출신으로서) 누구보다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가 먼저 출발했지만 노동계가 준비되면 언제든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나중에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사진)이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얻어맞겠다”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상생임금위원회(상생위)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한 사무총장은 24일 상생위 2차 회의를 마친 뒤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천 길 낭떠러지에 뛰어내린 형국이며, 40년 (노동)운동 삶이 끝장날 수 있다는 악몽에 시달린다”며 “‘상생위에서 사퇴하라’며 한쪽에서는 돌멩이를, 한쪽에서는 밧줄을 던진다”라고 밝혔다. 상생위는 정부가 노동 개혁과 임금 개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일 발족시킨 기구다. 민노총 출신의 한 사무총장은 민간 전문가로 상생위에 참여했다. 민노총은 8일 전태일재단에 공문을 보내 상생위 참여 철회 및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다음 달 2일까지 사퇴 여부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한 사무총장은 “빨리 떨어져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그대로 얻어맞고, ‘그만 욕먹고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던지는 밧줄도 잡고 올라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불 능력 바깥의 노동’과 ‘근로기준법 바깥의 노동’, 그들의 손을 잡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상생위에 남아 거대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하청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사진)이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얻어맞겠다”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상생임금위원회(상생위)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한 사무총장은 24일 상생위 2차 회의를 마친 뒤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천길 낭떠러지에 뛰어내린 형국이며, 40년 (노동)운동 삶이 끝장날 수 있다는 악몽에 시달리는 나날”이라며 “상생위 사퇴에 대해 한쪽에서는 돌멩이를, 한쪽에서는 밧줄을 던진다”라고 밝혔다. 상생위는 정부가 노동 개혁과 임금 개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일 발족시킨 기구다. 민노총 출신의 한 사무총장은 민간 전문가로 상생위에 참여했다. 민노총은 8일 전태일재단에 공문을 보내 상생위 참여 철회 및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다음달 2일까지 사퇴여부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한 총장은 입장문에서 “빨리 떨어져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그대로 얻어맞고, ‘그만 욕먹고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던지는 밧줄도 잡고 올라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불능력 바깥의 노동’과 ‘근로기준법 바깥의 노동’, 그들의 손을 잡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상생위에 남아 거대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하청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정부가 기존 노동조합에 지원하던 국고보조금 액수를 줄이는 대신 전체 예산의 절반을 비(非)노조 근로자 단체와 ‘MZ노조’ 등 신규 노동단체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노조 가운데 회계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곳은 지원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노동단체 지원사업 개편방안’을 확정해 23일 발표했다. 이달 중 행정예고를 거쳐 3월에는 이를 토대로 보조금 지원 공고를 낸다. 개편안은 노동단체 지원사업 대상을 노조법상 ‘노조’에서 ‘근로자로 구성된 협의체 등 기타 노동단체’, 즉 일반 근로자 단체까지 확대했다. 예를 들어 배달라이더 노조 같은 플랫폼 근로자나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단체, 지역별·업종별 근로자협의체 등의 단체도 새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고용부는 이들 신규 지원 단체에 사업 예산 44억7200만 원의 절반(22억 원)을 별도로 할당하기로 했다. 반면 기존 노조에 지급되던 지원금은 줄였다. 그간 지원 항목에서 큰 금액을 차지했던 ‘노조 간부 교육’이나 ‘국제 교류 사업’ 등은 앞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조는 국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지원받는 만큼 회계를 투명하게 운영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며 “정부 또한 국민 혈세로 지원된 보조금이 자격을 갖춘 단체를 통해 책임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회계 자료 안낸 노조엔 지원금 안줘… 사용내역 전수 현장 점검 非노조-MZ노조도 국고보조금 비정규직-플랫폼 근로자 단체 등정식 노조 아닌 곳까지 지원정부 “회계자료 제대로 내라” 통보노동계 “돈으로 노조 겁박” 반발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단체 지원 사업 개편 방안’은 노동조합 국고보조금 사업의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전체 근로자 중 소수가 가입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대형 노조가 정부의 지원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고, ‘깜깜이 사업’ ‘눈먼 돈’이었다는 지적에 따라 지원 대상에 대한 선정 기준과 검증을 강화했다.● 기존 노조 지원금 대폭 축소지난해까지는 노동단체 지원 사업 대상이 ‘총연합단체인 노조 및 지역단위 본부, 산별 연합, 산업별 단위노조, 중소 노조’와 같이 관할 시군구에 정식 설립 신고를 한 노조로 국한됐다. 고용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그간 노동단체 지원 사업 대상이 노조로 한정됐다”며 “국내 노조 조직률이 낮고 대기업 중심으로 조직돼 다수의 미조직(비노조) 근로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관들이 참여하기 어려웠다”며 대상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2021년 기준 노조 조직률은 14.2%다. 노조법상 정식 노조에 가입된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 1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그나마 노조가 있는 사업장도 대부분 대형 사업장이라 30명 미만 사업장의 조직률은 0.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다수의 비노조 근로자들은 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됐고, 사업 신청이 가능했던 소수의 대형 노조들만 혜택을 입어 왔다는 게 고용부 생각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사업 개편을 통해 MZ 노조, 근로자 협의체 등 다양한 노동단체가 사업에 참여해 취약 근로자의 권익 보호 강화와 격차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조금을 비롯해 기존 노조의 예산 사용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이번 개편안의 배경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고용부와 광역자치단체 17곳으로부터 제출받은 노조 지원 명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고용부와 지자체가 한국노총과 민노총에 지급한 지원금은 총 1521억 원이었다. 여기에 양대 노총은 각각 조합원 수가 100만 명이 넘어 조합비 예산만 최소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고용부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노조에 회계 자료를 제출토록 한 결과 대상 노조 327곳 중 정부 요구에 맞게 자료를 제출한 노조는 120곳(36.7%)뿐이었다. 고용부는 올해 지원 예산(44억7200만 원)의 절반인 22억여 원을 신규 참여 기관 전용으로 할당한다. 자연히 기존 노조에 주어지는 지원금 규모는 줄어든다. 기존 노조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35억 원에서 올해 22억 원으로 40%가량 줄게 됐다. 회계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노조는 3월 내로 자료를 다시 내야 한다. 자료 제출을 계속 거부하면 올해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고용부는 “노동단체 지원 사업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고보조금 사업이다. 회계가 투명한 단체여야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으며 사업 목표 달성과 함께 재정 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출장 지원 사라져… 노동계 “돈으로 노조 겁박”지원금 사용 내역 관리도 강화한다. 그동안 보조금 정산보고서는 고용부가 자체 검증해 왔지만 올해부터 회계 전문기관에 맡겨 검증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부 노조에 한해서만 실시했던 현장점검도 전수 점검으로 확대한다.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의 종류도 바뀐다. 다른 목적으로 유용될 가능성이 높았던 간부 교육, 국제 교류 사업은 앞으로 지원하지 않고 취약 근로자 권익 보호, 산업안전 중심 내용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돈으로 노조를 겁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노정 간 첨예한 대립이 예고됐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회계장부와 보조금을 엮어 마치 노조가 지원금을 부정 유용한 듯 엮으려는 치졸한 계략”이라며 “한국노총은 그동안 받은 돈의 사용 내역을 다 보고했고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정부는 지원금을 빌미로 노조를 겁박하는 졸렬한 짓을 관두라”고 말했다. 민노총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14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노조 회계 공개 요구 등에 대해 “노조를 기득권 세력으로 몰고 범죄 집단화하는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직후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고 건설현장 폭력을 ‘건폭’이라는 줄임말로 쓰며 “건설현장의 갈취와 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를 검찰과 경찰,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강력하게 단속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건폭’은 당초 회의 자료엔 포함되지 않은 단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는 노조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의 문제”라며 ‘폭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건폭’이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검경 합동 건폭수사단을 출범시키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누구도 불이익 받고 싶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들이 기사로 보도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타워크레인 노조가 비노조원 채용을 방해하고 소속 노조원 채용을 강요해 왔다는 본보 21일 자 보도를 언급하며 국무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노동자 권익을 대변해야 할 노조가 건설현장 기득권을 지킨다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아픔의 진상을 밝히고 2000여 건에 이르는 피해 사례를 조속히 단속하고 수사해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 발전을 가로막는 적폐에 타협하면 안 된다. 될 때까지 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의 기득권은 젊은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약탈 행위”라며 “노조가 정상화돼야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자본시장도 발전하며 수많은 일자리도 생겨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 “노조의 회계 투명성이 뒷받침되지 않고 부패하면 기업의 납품 시스템 등 기업 생태계 시스템이 모두 왜곡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출처와 용처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2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방침을 비판했다. 그는 “부부 관계가 소원해 대화로 복원하려는데, 남편이 ‘가계부 갖고 와 봐, 가계 운영 불투명하게 한다더라’ 하면 대화가 잘되겠느냐.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추궁이 아니라 존중”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직후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고 건설현장 폭력을 ‘건폭’이라는 줄임말로 쓰며 “건설현장의 갈취와 폭력 등 조직적 불법 행위를 검찰과 경찰,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강력하게 단속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건폭’은 당초 회의 자료엔 포함되지 않은 단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이는 노조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의 문제”라며 ‘폭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건폭’이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검경 합동 건폭수사단을 출범시키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누구도 불이익 받고 싶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들이 기사로 보도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타워크레인 노조가 비노조원 채용을 방해하고 소속 노조원 채용을 강요해왔다는 본보 21일자 보도를 언급하며 국무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노동자 권익을 대변해야 할 노조가 건설 현장 기득권을 지킨다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아픔의 진상을 밝히고 2000여 건에 이르는 피해사례를 조속히 단속하고 수사해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 발전을 가로막는 적폐에 타협하면 안 된다. 될 때까지 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의 기득권은 젊은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약탈 행위”라며 “노조가 정상화 돼야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자본시장도 발전하며 수많은 일자리도 생겨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또 “노조의 회계 투명성이 뒷받침되지 않고 부패하면 기업의 납품 시스템 등 기업 생태계 시스템이 모두 왜곡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출처와 용처를 파악해야 한다”며 “5년간 국민의 혈세로 투입된 1500억 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사용하면서도 노조는 회계 장부를 제출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2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방침을 비판했다. 그는 “부부 관계가 소원해 대화로 복원하려는데, 남편이 ‘가계부 갖고 와봐, 가계 운영 불투명하게 한다더라’ 하면 대화가 잘 되겠느냐.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추궁이 아니라 존중”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고용노동부가 회계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노동조합에 대해 정부지원금을 중단하고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도 줄이기로 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노조 재정 투명성 제고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노조 회계 투명성과 관련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올해부터 회계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노동단체를 지원에서 배제하고, 그간 지원된 보조금 전체를 면밀히 조사해 부정 적발 시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에 대해서는 현행 15%인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도 중단하거나 공제율을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는 20%였다. 앞서 고용부는 조합원 1000명 이상인 노조 327곳에 노조 회계 투명화 차원에서 회계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120곳(36.7%)만 자료를 제대로 제출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고용부 장관에게 추가 보고를 지시했다. 고용부는 회계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노조에는 14일의 시정 기간을 준 뒤 과태료 부과, 현장 조사 등의 조치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 노조원의 재정 장부 열람권 보장, 회계 감사 사유 확대 등을 담은 법제도 개선안도 다음 달 초 마련할 예정이다. ‘조국 흑서’ 저자이자 현 정부의 ‘노동 관행 개선 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김경율 회계사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행법상 노조가 지정기부금을 받는 단체임에도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보조금 외 지정기부금이나 조합비를 포함한 노조 전반의 입출금 내용을 조만간 공시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문가들은 타워크레인 노조가 비(非)노조원이 일할 수 없도록 막고 노조원들에게도 순번에 따라 일감을 나눠주는 행태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한다. 현행 ‘직업안정법’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자만 근로자 공급 사업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노동조합 중에는 현재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항운노조)만 이런 자격을 갖고 있다. 전혜선 노무사는 “근로자를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게 하는 ‘인력 공급 사업’은 허가를 받아야만 할 수 있다”며 “타워크레인 노조가 허가 없이 노조원을 강제로 고용하게 하고 있다면 직업안정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했다. 조합원 채용, 월례비 지급 등에서 노조의 강요, 협박 등이 인정되면 형법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강요죄의 경우 최고 5년의 징역 또는 최고 3000만 원의 벌금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집회를 열며 공사장 출입구를 가로막거나 외국인 근로자 불법 체류 여부를 확인한다며 신분증 검사를 하는 경우 업무방해죄도 성립할 수 있다. 박실로 노무사는 “노조가 강요, 협박 등으로 사측이 월례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현장 불법 행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전국에서 타워크레인 기사, 노조 관계자 등 100여 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대구경찰청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구지역 건설현장에서 건설사를 협박하는 수법으로 총 300억 원을 받아 챙긴 타워크레인 기사 등 노조원 35명을 입건했다. 광주경찰청은 지난달 타워크레인 노조 사무실과 노조원 자택 등 11곳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현재 36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기사가 갈취 및 협박의 주범인 사례를 포함해 불법 행위 중 타워크레인 기사가 연루된 사례까지 광범위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조 불법 행위에 대형 건설사인 원도급사 책임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도급사가 월례비를 줘가면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일을 시키는 이유는 정해진 공사 기간을 맞추기 빠듯하기 때문”이라며 “발주처와 원도급사도 함께 책임이 있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제1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정부의 노조 회계자료 제출 요구에 재차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노정(勞政)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9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정부의 회계 추가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면 공동으로 법률 대응을 할테니 절대 과태료를 내지 말고 노총에 보고해달라’는 내용의 지침을 17일 산하 조직에 내려보냈다.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 회계 투명성이 노조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자마자 회계자료 제출 거부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이번 지침에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사전통지 절차 없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할 경우 출입을 거부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장조사를 실시하려면 출입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이를 조사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 절차를 준수하라는 것이 한국노총의 주장이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조 내부 운영에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회계자료의 내지 제출을 요구하고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월권이자 위법한 노조 개입 행위”라고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역시 20일 ‘윤석열 정부 노조 활동 부당개입, 노조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대책을 규탄할 예정이다. 민노총은 “정부가 근거 없는 자료 제출 요구에 이어 과태료 부과 등 탄압을 예고했다”며 “민노총은 노조 활동 전반을 원칙에 기초해 운영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내부 점검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용부는 노조 투명성 확립을 위해 이달 1∼15일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단위 노조 총 327곳에 회계자료를 요청했다. 그 결과 120곳(36.7%)만 정부 기준에 맞춰 자료를 제출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노동조합 회계자료 실태 조사 대상의 36.7%만이 정부의 기준에 맞춰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일정 규모 이상 노조에 재정 운영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자료 제출에 불응하는 방식으로 집단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15일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단위 노조와 연합단체 327곳에 회계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결과 120곳만이 정부의 요구에 따라 자료를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207곳 중 153곳(46.8%)은 표지만 있는 텅 빈 자료나 자율점검 결과서를 냈다. 54곳(16.5%)은 자료를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 앞서 고용부는 노조법 제27조를 바탕으로 노조의 자율점검 결과서와 표지 1장, 관련 본문 1장의 증빙자료를 관할 행정관청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상급단체 기준으로 자료를 제대로 낸 곳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노조의 38.7%(173곳 중 67곳),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24.6%(65곳 중 16곳)다. 기타 전국노총과 대한노총, 미가맹 노조는 41.6%(89곳 중 37곳)가 제대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양대 노총이 산하 노조에 ‘증빙 내용을 제출하지 말라’는 조직적 대응 지침을 배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깜깜이 회계’라는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 노총은 이날 동시에 반발 성명을 발표했다. 민노총은 “(노조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로 노조 자주성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노조 운영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개입이자 위법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고용부는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단체들에 노조법 위반을 적용해 과태료 부과, 현장 조사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법치주의와 충돌되는 입법”이라며 “파업 만능주의로 사회적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16일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언급하며 “노사 관계 불안으로 노사 모두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파업 등 실력행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노사 갈등 비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은 원청과 하청 근로자의 노사 관계를 인정하고, 노조 파업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파업조장법’이라고 비판하며 기업 현장에서 파업이 더 늘어날 것이고 사측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장관은 “고용부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 관련 사례 151건을 분석한 결과 주로 특정 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대기업 노조 9곳에서 발생한 폭력, 직장 점거 등 불법행위에 대해 손배 청구와 가압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 노동자를 위한 법으로 볼 수 없고 결국 피해는 노조 없는 약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설정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뤘고, (당시 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헌 소지, 다른 법률과의 충돌 소지 때문에 결국 해결되지 않았던 법”이라며 “그런 법이 어제 통과됐다”고 말했다. 특히 원청까지 사용자 개념이 확대된 부분에 대해서는 “민법의 기본 원리와 충돌한다. 법적 안정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마저 통과할 경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가정적 상황을 전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우선 야당에 우려를 표명하고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에 참석해 “국회에서 심의 중인 노조법 일부 개정안은 헌법, 민법 등 현행 법체계와 충돌해 노사 법치주의에 전면 위배된다. 무분별한 불법 파업 확산으로 경영 활동이 심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건전한 노사 관계를 훼손하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입법은 지양돼야 한다”며 “국회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지난해 10월 충북 괴산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지진을 포함해 지난해 한반도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77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70회)에 비해 10% 증가한 것으로, 4.7일당 한 번꼴로 일어난 셈이다. 기상청은 15일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을 분석한 ‘2022 지진연보’를 발간했다. 규모 2.0 이상 지진 발생 횟수는 포항 지진이 발생한 2017년(223회) 이후 2018년 115회, 2020년 68회 등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77회로 늘어났다. 이 중 지진 발생 지점 근처에서 대다수가 지진동을 느낄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총 8회였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 7회, 충북 5회, 충남 4회, 나머지 지역에서 2회 이하로 규모 2.9 이상의 지진이 일어났다. 기상청은 충북의 경우 10월 괴산 지진 이후 그 여진으로 인해 예년보다 횟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괴산 지진은 1978년 국내 계기 관측 이래 38번째 규모로 이후 20여 일간 28회의 여진(최대 규모 2.9)이 이어졌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괴산 지진은 우리나라 어느 곳에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항상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전태일이었다면 정부의 성격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상생임금위원회에) 들어갔을 것이다.”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사진)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상생임금위원회(상생위)에 한 사무총장이 참여한 것을 놓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재단에 공문을 보내 참여 철회 및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상생위는 정부가 고용 개혁과 임금 체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2일 발족한 기구다. 민노총 출신인 한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전태일재단은 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다 참여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2011년 작고)가 살아계실 때부터 그렇게 운영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구성원 중에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심지어 노동당과 녹색당도 있다”며 ‘전태일재단은 민노총의 것이 아니다’는 생각을 명확히 밝혔다. 한 사무총장은 본보에 “하청노동자나 영세소상공인들을 21세기 미싱사, 21세기 시다(미싱사의 보조원)라고도 한다”며 “전태일은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무엇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태일이었다면 열악한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 상생위에 참여했을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 사무총장은 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 조직실장, 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등을 지내며 40년 가까이 노동운동을 해왔다. 그는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공익위원으로 참여해 달라는 제안도 받았으나 고사했다”며 “경사노위는 권한이나 발언권은 더 크지만, 그만큼 (참여에 대한) 비난도 감당하기 어렵게 클 수 있다는 주변 우려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상생위 참여에 대해서는 찬반이 비슷했다”며 참여까지 고심이 깊었다고 설명했다. 재단 내부에서도 ‘민노총이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들끓고 있다. 한 사무총장은 “상생위 참여를 반대하셨던 분들까지도 이제는 민노총에 화가 나 있다. 재단 사무총장을 그만둬라 마라 하는 건 월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왕 들어가는 김에 노동자들의 소득, 임금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뭐 하나라도 따오라는 분들도 계셨다”고 강조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정부 산하 상생임금위원회(상생위)에 민간 전문가로 참여한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에게 상생위 탈퇴와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12일 전태일재단이 밝혔다. 민노총 출신인 한 사무총장은 “거칠고 감정적”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노총이 재단의 독립적인 활동 영역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단에 따르면 민노총은 8일 양경수 위원장 명의의 공문을 재단에 보내 “윤석열 정부가 구성한 상생위에 재단 사무총장이 참가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런 내용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또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민노총은 재단과의 사업에 대해 조직적 논의를 통해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내달 2일까지 회신을 달라고 압박했다. 상생위는 고용노동부가 노동 개혁과 임금 개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일 발족시킨 기구로 정부, 학계, 노동계 등에서 23명이 참여했다. 한 사무총장은 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 조직실장, 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등을 지냈고, 민간 전문가로 상생위에 참여했다. 민노총은 이 기구를 “반(反)노동적 정부위원회”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 사무총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생위에서 정규직 임금을 삭감하는 식의 전개가 된다면 반론을 제기하고 거수기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왜 심각하게 공격당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노총도 윤석열 정부하에서 15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 개혁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2개 부처 공무원 150여 명을 만난 자리에서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라며 “제가 폭력과 협박, 공갈이 난무하는 산업현장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국민께 세금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무원 70여 명도 참석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심각한 폭염이나 한파, 가뭄 등 일명 ‘극한기후’가 국민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부가 처음으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전 세계에서 지구 온난화가 이상 기후와 재난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2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질병청은 10월까지 조사를 마친 후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극한기후란 평년에 비해 현저히 심한 정도의 이상기후를 뜻한다. 예년보다 너무 잦은 태풍, 평년 강수량을 훨씬 뛰어넘는 폭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국내도 극한기후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13명이 사망하고 13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의 폭염 일수(하루 최고 기온 33도 이상인 날짜 수)가 연평균 7.8일이지만 2041∼2060년에는 34.3일, 2081∼2100년에는 86.4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극한기후는 전쟁에 버금가는 정신적 충격을 주기도 한다. 한림대 연구팀에 따르면 2006년 태풍 에위니아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 148명은 연평도 포격(2010년) 피해 주민들이 겪은 수준의 공포감과 무력감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극한기후가 미치는 피해를 사망, 부상 등의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로만 집계해 왔다. 반면 미국 호주 등은 극한기후가 정신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을 조사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홍수와 폭염 등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특히 폭염은 불안과 급성 스트레스, 자살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극한기후 현상을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과 불안 때문에 무력감, 우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기후변화에 대해 만성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를 미국은 2017년 ‘환경불안(Eco-anxiety)’이라고 규정했다.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 만큼 기후변화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해 6월 “기후변화에 대응할 정신 건강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폭염이 발생하면 신체 건강 수칙을 안내하듯 정신 건강 분야에서도 극한기후에 따른 생활 수칙과 예방법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8일 전태일재단에 정부 주도의 상생임금위원회(상생임금위)에 민간 전문가로 참여한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의 사무총장직 사퇴와 상생임금위 참가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양경수 위원장 명의의 공문을 전태일재단에 보내 “윤석열 정부가 구성한 상생임금위원회(상생임금위)에 재단 사무총장이 참가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상생임금위는 전태일 정신에 반하는 반(反)노동적 정부위원회”라고 주장하며 두 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민노총은 전태일재단과의 사업에 대해 조직적 논의를 통해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다음달 2일까지 회신해달라”고 압박했다. 민노총이 언급한 상생임금위는 현 정부의 노동 개혁 핵심 과제인 ‘임금 격차’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일 고용노동부가 발족시켰다. 정부와 노동계, 학계 전문가 등 23명이 참여 중이다. 한 사무총장은 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 조직실장, 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상생임금위에 민간 전문가로 참여했다. 한 사무총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혹시 상생임금위에서 정규직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된다면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하고 거수기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왜 그렇게 심각하게 공격을 당해야 하나”며 반박했다. 그는 “민노총의 방침은 경사노위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고, 상생임금위는 그 방침과도 무관하다. 민노총도 윤석열 정부 하에서 15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내가 대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노총은 정부의 최저임금위원회, 고용정책심의위, 고용보험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한 사무총장은 이전 게시글에서 “민노총 전직 간부였기에 상생임금위 위원 사퇴 요구는 할 수 있다 해도,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사퇴 요구는 과도하다. 120만 조직의 상집답지 않게 거칠고 감정적”이라고 밝혔다. 상생임금위는 하반기(7~12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연공서열식 임금 체계를 바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김예윤기자 yeah@donga.com}

올겨울 난방비 대란을 겪으면서 언제든지 에너지 위기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실감했다는 사람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와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1.7%나 올랐다. 이 때문에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 보급이 늦었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며 우리보다 먼저 ‘에너지 대란’을 겪은 유럽은 수열(水熱)과 지열(地熱) 에너지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해 2021년 유럽에서 히트펌프가 약 200만 대 팔리며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는 수열과 지열 에너지 발전의 핵심 부품이다. 수열에너지와 지열에너지의 원리는 온도 차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같다. 물과 땅의 온도가 공기의 온도보다 늦게 내려가고, 늦게 올라가는 점을 이용한다. 더욱이 태양이나 풍력에너지와 달리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수열에너지, 에너지 요금 30∼50% 줄여 수열에너지는 말 그대로 물의 열에너지를 이용해 건물을 냉난방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물은 1g의 온도를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을 뜻하는 비열(比熱)이 공기보다 4배 정도 크다. 이런 특성으로 수온은 여름에는 대기보다 낮고, 겨울에는 대기보다 높다. 수열에너지는 대기와 온도 차가 나는 물을 ‘히트펌프’로 순환시켜 여름에는 건물의 열을 뺏고, 겨울에는 건물에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한강홍수통제소 등이 대표적인 수열에너지 사용 건물이다. 롯데월드타워의 수열에너지 생산량은 시간당 3000RT(냉동톤). 1RT는 0도의 물 1t을 24시간 동안 0도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다. 3000RT는 약 28m² 크기 공간 3000개를 냉난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수열에너지는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냉난방 설비와 비교할 때 30∼50% 수준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에너지를 새로 생산할 필요 없이 이미 물이 갖고 있는 열에너지를 건물과 주고받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절감한 만큼 탄소 배출 역시 30∼50% 감축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열에너지 생산 비중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 수열에너지 생산량은 2만1258TOE(석유환산톤·1TOE는 석유 1t의 열량)로 2017년 대비 약 2.7배로 늘었다. 하지만 전체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기존 가스보일러 등보다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다 보니 확산이 더디다.이에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최근 민간 건물의 수열 설비 지원을 50%까지 국고로 보조해 주는 등 수열에너지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 대상에 선정된 삼성서울병원, 한국종합무역센터,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민간 건물 9곳에 총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광렬 한국수자원공사 수열에너지사업부장은 “수열에너지 도입이 완료되면 9곳의 연간 전기 사용량의 35.8%가 절감된다. 온실가스도 연간 1만9000t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산지대 아니어도 지열에너지 가능지열에너지는 지하를 구성하는 토양, 암반, 지하수 등이 가진 열에너지(평균 15도)를 건물의 냉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겨울에는 대기에 비해 따뜻한 땅의 열을 히트펌프를 통해 추출해 난방에 쓰고, 여름에는 건물의 열을 추출해 땅으로 배출한다. 수열에너지와 유사한 원리다. 기존 냉난방 시스템 대비 약 30%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탄소 또는 폐기물 배출이 없지만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다는 장단점도 비슷하다. 실외기가 필요 없어 소음과 진동 발생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동안은 지열에너지라 하면 일본이나 아이슬란드 등 토양 심층부가 고온(100∼150도)인 화산지대 위주 국가의 지열 발전을 일컬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리적으로 이런 고온의 열에너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도 저온(10∼20도)의 지열을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히트펌프가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 지열에너지를 건물 냉난방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곳은 서울시청이다. 2012년 준공된 서울시청은 지하 200m 깊이에 설치된 128개 파이프에 담긴 물을 활용한 지열에너지로 냉난방을 한다. 지열을 머금은 물의 온도는 1년 내내 15도가량인데 히트펌프를 거치면서 45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은 공조기를 통해 청사 곳곳으로 공급된다. 서울시는 현재 신청사에서 활용하고 있는 지열에너지를 목동운동장 주경기장 등 공공건물에 확대 도입한다. 또 기존 건물 외에 신축 예정인 공공건물에도 지열에너지를 도입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2030년까지 지열과 수열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지난해 기준 4.3%의 4배인 21%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민간주택에도 지열에너지를 도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을 밝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강추위가 한풀 꺾이자마자 ‘봄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일찍 찾아왔다. 6일에 이어 7일에도 전국의 하늘이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도권과 세종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 호남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 밖의 권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으로 예상되지만 강원 영동, 대구, 경북권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 미세먼지는 ㎥당 81∼150㎍, 초미세먼지는 36∼75㎍ 범위일 때 ‘나쁨’ 수준에 해당한다. 이에 환경부는 6일 수도권과 세종에 이어 7일 오전 6시∼오후 9시 수도권과 강원 영서, 대전, 세종, 충청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과 건설공사장 운영·조업시간이 조정된다. 각 시도의 조례에 따라 5등급 경유차 운행도 제한된다. 폐기물 소각장 등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사업장과 공사장도 비상저감조치 대상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이유는 주말 동안 대기가 정체하면서 중국 등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함께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7일 역시 중부 및 남부 지역 일부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다가 8일은 오후부터 대기 흐름이 원활해지며 북쪽부터 점차 대기질이 ‘보통’으로 나아지겠다. 다만 전라권, 경상권, 제주 등 남부지방은 이날도 ‘나쁨’을 보이겠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달리면서 초미세먼지를 잡는 전동차를 시범 운영하는 등 전국 지하철 역사 초미세먼지(PM2.5) 저감 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미세먼지(PM10) 농도를 ㎥당 66.7㎍(2017년)에서 35.8㎍(2022년)으로 낮추는 등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만큼 입자가 작아 더 해로운 초미세먼지 관리에 나선 것이다. 환경부는 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2023∼2027년) 지하 역사 공기질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전국 지하철 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17% 줄여 ㎥당 24㎍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해 전국 지하 역사 승강장의 초미세먼지 자동측정기기 평균 농도는 ㎥당 29㎍이었다. 지하철 역사는 지하라는 특성상 자연적인 환기가 어렵고, 좁은 공간에 다수의 이용객이 몰려 공기질 관리가 쉽지 않다. 실제로 2021년 지방자치단체의 다중이용시설 오염도 검사 결과 22개 다중이용시설 가운데 지하철 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터널을 주행하면서 공기 중 초미세먼지를 포집할 수 있는 ‘터널 미세먼지 집진차량’을 시범 운용할 계획이다. 차량 내부에 공기청정기 역할의 포집기가 설치된 전동차가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야간에 주행하며 초미세먼지를 빨아들인다. 이와 별개로 전동차 하부에 열차가 달릴 때 날리는 철, 자갈가루 등의 비산먼지를 즉시 흡입해 제거하는 미세먼지 저감장치도 시범 도입한다. 지하철 역사 내·외부 오염도, 교통정보 등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공기청정기 및 환기 설비를 제어하는 스마트 관리 시스템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실시간 측정 결과를 분석해 지하 역사의 오염원을 파악하고 노선별 이용객 수, 노후도 등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선정해 예산 지원을 추진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680만 원(대형 승용차 기준)으로 확정하고 사후관리 체계와 에너지 밀도 기준을 신설해 차등 지급한다. 사실상 국산과 수입 전기차 보조금에 차이를 두는 조치로 수입 승용차를 사게 되면 최대 136만 원의 보조금을 덜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2일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직영 애프터서비스(AS)센터 등 사후관리 체계와 배터리 에너지 밀도 등을 담은 ‘2023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 기준’을 발표했다.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5700만 원 미만 차량에는 전액, 5700만∼8500만 원 차량에는 절반이 지급된다. 8500만 원을 초과하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올해부터 직영·협력 AS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제작사의 전기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이 최대 20% 삭감된다. 협력 AS센터라 하더라도 제작사가 정비인력을 직접 교육하는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직영 AS센터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보조금을 전액 지원한다. 직영 AS센터 유무에 따라 보조금을 50%까지 감액하려던 초안에서 후퇴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6는 보조금 680만 원 전액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EQB는 270만 원 안팎, BMW i3와 i4는 300만 원 안팎으로 결정됐다. 전기버스 등 전기승합차 보조금 상한선은 7000만 원(대형 기준)이 유지된다. 다만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400Wh 미만인 전기승합차는 보조금이 최대 30%까지 감액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중국산 버스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 기준 역시 최대 70%였던 초안에서 상당히 물러섰다. 환경부는 지난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국산 전기차에 유리한 개편안 초안을 마련했지만 미국 독일 중국 등 수입차 업계의 반발에 보조금 차등 지급의 폭을 조정해 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올해 전기차를 살 때 직영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전기 승용차는 보조금의 10∼20%,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400Wh 미만인 전기 승합차(11인승 이상)는 보조금의 최대 40∼50%까지 삭감될 수 있다. 올해 지급될 전기 승용차 국고 보조금은 대당 최대 680만 원으로 확정됐는데, 이 기준이 적용되면 68만∼136만 원이 차감 지급된다는 뜻이다. 전기버스의 경우 현재 보조금(7000만 원)의 50%인 최대 3500만 원까지 깎일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31일 수입차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외국산 수입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줄이고 국산 전기차는 늘리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초안 공개를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수입차 업계가 반발하며 돌연 발표가 미뤄진 바 있다. 환경부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조율을 거친 초안보다 완화된 최종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AS센터 운영 따라 보조금 차등 적용 당초 정부는 올해 보조금 산정 기준으로 수입차 업체의 직영 AS센터를 포함시키고 이를 운영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최대 50%까지 삭감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전기차 업체가 반발했다.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우려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업체들은 직영 AS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직영 AS센터 대신 협력업체 AS센터도 인정해 주고 보조금 삭감 폭도 줄이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섰다. 환경부는 협력업체 AS센터와 정비이력·부품관리 전산시스템까지 갖추면 보조금의 90%, 협력업체 AS센터는 있지만 전산시스템이 없으면 보조금의 80%를 지급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직영 AS센터가 아니더라도 기술자 교육의 정도에 따라 보조금 비율을 올리는 방안도 추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중국 반발에 에너지 밀도 따른 삭감액 조정 이번 개편안의 쟁점 중 하나는 전기 승합차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뜻하는 ‘에너지 밀도’를 보조금 지급 기준에 포함하느냐다. 즉, 에너지 밀도가 낮을수록 보조금을 적게 주겠다는 것이다. 중국 전기버스 제조 및 수입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 전기버스가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이 있고 안정적이지만 대부분 에너지 밀도가 400Wh 미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전기버스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전기버스 판매량의 48.7%(436대)를 차지했다. 현재 전기버스의 국고 보조금은 최대 7000만 원이다.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초안에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에 따라 차등 적용하되 400Wh 미만은 보조금을 30%만 주는 것을 제시했다. 최대 70%까지 삭감하려던 초안과 달리 수정안에서는 업계 반발을 감안해 최대 40∼50% 선까지 물러섰다. 이렇게 되면 최대 3500만 원까지 보조금이 깎일 수 있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진다.●IRA 대응도 변수… 소비자 “전기차 비싸지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이라는 통상 변수까지 불거지며 환경부의 최종안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번 개편안으로 수입 전기차가 국산 전기차보다 보조금을 덜 받게 되면 미 정부에 “IRA는 한국에 차별적”이란 논리를 펼 수 없게 된다. 환경부는 “탄소 감축을 목표로 한 환경 정책일 뿐 IRA 등 외교통상이나 정치적 고려를 한 개편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그 파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보조금 개편안 공개가 취소된 지난달 11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방한한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차관과 만나 한국산 전기차가 차별받는 IRA 관련 논의를 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가격 상승을 우려한다. 통상 1월 중순쯤 발표되던 전기차 보조금 최종안 확정이 늦어지면서 소비자 혼란도 예상된다. 전기차 구매를 계획 중이던 회사원 박재석 씨는 “새 기준이 적용되면 6000만 원대의 수입 전기차를 사도 최대 200만 원대의 보조금밖에 못 받을 수 있어 수입 전기차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