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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인증 부정으로 고객의 신뢰를 배신하고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67·사진) 회장이 지난해부터 불거진 그룹 내 인증 조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도요타 안팎에선 특유의 ‘경직된 소통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문제는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다 회장은 전날 본사가 있는 나고야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잃어버렸다”며 “책임자로서 그룹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도요다 회장은 창업주 가문 4세다. 지난해 발생한 도요타 내부의 품질인증 부정은 자회사인 히노자동차(상용차), 다이하쓰(경·승용차)에 이어 그룹 모태인 도요타 자동직기까지 번졌다. 자동차 및 엔진을 판매하려면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도요타 자회사들은 이를 조작했다. 도요타 자동직기는 디젤엔진 출력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랜드크루저 등의 출하를 중지했다. 다이하쓰는 지난해 말 충돌, 배기가스, 연료소비효율 시험 조작이 드러나 일본 내 4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부정이 거듭 적발되며 일본 사회에선 도요타 사내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단기 개발 일정의 엄격함, 상사에게 ‘못 하겠다’고 말할 수 없는 조직 문화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도요타 내부 조사 보고서에도 이런 점은 잘 드러난다. 자회사 직원들은 “생산 시작 일정을 늦추면 회사에 피해를 준다”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말해봤자 들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등의 증언을 했다. 상사에게 의견을 제시해도 “그래?”라는 답만 돌아와 “말해봤자 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고 한다. 도요타가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대 생산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밀어붙이기 경영’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품질인증 부정으로 고객의 신뢰를 배신하고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었다.”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토요다 아키오(豊田章男·67) 회장이 지난달 30일 지난해부터 불거진 그룹 내 인증 조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도요타 안팎에선 특유의 ‘경직된 소통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문제는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토요다 회장은 본사가 있는 나고야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잃어버렸다”며 “책임자로서 그룹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토요다 회장은 창업주 가문 4세다. 지난해 발발한 도요타 내부의 품질인증 부정은 자회사인 히노자동차(상용차), 다이하츠(경·승용차)에 이어 그룹 모태인 도요타 자동직기까지 번졌다. 자동차 및 엔진을 판매하려면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도요타 자회사들은 이를 조작했다. 도요타 자동직기는 디젤엔진 출력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랜드크루저 등의 출하를 중지했다. 다이하츠는 지난해 말 충돌, 배기가스, 연비 시험 조작이 드러나 일본 내 4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부정이 거듭 적발되며 일본사회에선 도요타 사내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단기 개발 일정의 엄격함, 상사에게 ‘못하겠다’ 말할 수 없는 조직 문화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도요타 내부 조사 보고서에도 이런 점은 잘 드러난다. 자회사 직원들은 “생산 시작 일정을 늦추면 회사에 피해를 준다”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말해봤자 들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등의 증언을 했다. 상사에게 의견을 제시해도 “그래?”라는 답만 돌아와 “말해봤자 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고 한다. 도요타가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대 생산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밀어붙이기 경영’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도요타 부정 파문은 일본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월 자국 제조업 생산이 1년 전보다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바이오와 2차전지 등 첨단 기술 분야로의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기존 사업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일본 요미우리신문 30일 자 인터뷰에서 “몇 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은 다른 회사가 하는 게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앞으로 몇 가지 매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향후 그룹의 4대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테크놀로지(BT),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2차전지를 꼽았다. 그는 “4개 신성장영역을 정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인재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 BT를 한다 해도 타사에서 에이스급 인재를 끌어오는 건 어렵지만 한국이라면 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일본식 경영으로 외부 인재가 적었지만 새로운 분야는 새로운 인재가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전문 인력을 적극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금껏 자신이 그룹을 키운 방법은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취임한 이후 이듬해 상장을 통해 자본을 확보하며 에틸렌 제조시설 등을 건설해 사업을 확대했다”며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하면서 편의점이나 주류 사업을 매수하는 등 지금까지 크고 작은 60여 개 회사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롯데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무차입 경영 원칙’을 내세우며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 것과는 다른 행보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현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라’, ‘보고만 받고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늘 들었다”고 회고했다. 사람은 습성상 나쁜 정보를 전하지 않을 때가 많아 반드시 사실 관계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여파로 중국에서 고배를 마셨던 점도 언급했다. 앞서 2017년 롯데는 경북 성주군 골프장을 사드 배치 부지로 제공해 중국 정부의 보복 대상으로 찍히며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중국 전역에 100여 개에 달했던 백화점과 마트 등은 현재 거의 철수한 상태다. 신 회장은 “(해외 사업에서) 앞으로는 지정학적 문제를 포함해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 지바롯데마린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신 회장은 “사내에 ‘야구단은 돈만 먹는 벌레’라며 매각하라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굉장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단 경영을 잘하면 이익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포츠의 힘은 대단하다”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을 위해서도 (야구단은) 롯데그룹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부진한 사업군의 매각을 시사한 만큼 향후 어떤 사업을 정리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신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만큼 전통 주력 사업인 유통이나 화학 분야에서 일부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유통 계열사를 갖고 있는 롯데쇼핑은 최근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롯데마트와 롯데홈쇼핑, 롯데컬처웍스 등에서 희망퇴직을 받았다. 롯데쇼핑 매출은 2017년 17조9260억 원에서 2022년 15조4670억 원으로 13.7%, 영업이익은 8010억 원에서 3862억 원으로 51.8% 줄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일본 정부는 30일 군마현의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결정 사항”이라며 견해 표명을 피했다.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철거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묻는 본보 질의에 “지방자치단체의 결정 사항으로 최고재판소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안으로 정부는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정부로서 코멘트하는 걸 삼가겠다”며 같은 답변을 했다. 다카사키시 현립공원 ‘군마의 숲’은 추도비 철거를 위해 29일부터 공원을 폐쇄 중이다. 군마현은 철거 돌입 첫 날인 이날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새겨진 현판 등을 떼어내 추도비 소유주인 시민단체 측에 줬다. 군마현은 내달 11일까지 작업을 완료한 뒤 철거 비용 3000만 엔(약 2억7000만 원)을 시민단체에 청구할 방침이다. 조선인 추도비 철거가 강행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군마현의 철거가 부당하다며 중지를 촉구하는 주장을 내놨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사설에서 추도비 철거에 대해 “급작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폭거”라며 “즉시 중지할 것을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군마현 지사에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전쟁 이전의 일본을 미화하는 풍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일부 세력의 항의를 받은 군마현이 정치적 중립을 방패 삼아 무사안일주의에 빠지려는 것이라면 역사 왜곡을 돕는 것일 수도 있다”며 “매우 위험한 사태”라고 꼬집었다. 도쿄신문은 철거 소식을 전하며 “시민 생활에 영향이 없는 추도비를 대상으로 행정 대집행을 행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비석을 둘러싸고 소동을 일으키면 철거로 이어진다는 나쁜 전례가 됐다”고 보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여러 차례 막말로 물의를 빚어 일본 정치권에서도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郎·83·사진) 전 총리가 이번엔 자국 외교장관을 “아줌마”라고 호칭해 구설에 올랐다. 심지어 여성 장관의 외모를 함부로 평가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소 전 총리는 전날 후쿠오카현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상에 대해 “새로운 스타가 자라고 있다. 우리가 봐도 ‘이 아줌마 잘하네’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소 전 총리가 쓴 일본어 ‘오바상(おばさん)’은 한국어로 아주머니라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높임말이지만 실제론 중년 여성을 얕잡아 보는 뉘앙스가 강하다. 일본에선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이란 평가도 나왔다. 아소 전 총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강연회에서 “그리 아름다운 분이라 할 순 없지만 당당하게 말하고 영어로 제대로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외상 이름인 가미카와를 ‘가미무라’라고 잘못 말했다. 아소 전 총리가 막말로 논란이 된 건 처음도 아니다. 재무상 시절인 2013년 고령자 의료보험 문제를 거론하며 “노인들이 어서 죽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가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헌법 개정을 두고는 “독일 나치에게 수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외상 시절인 2003년에는 일제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성씨를 달라고 해서 시작됐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그럼에도 아소 전 총리는 정치권에서 퇴출되기는커녕 지금도 여당인 자민당 부총재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일본은 여당 당내 선거로 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차기 총리 결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이번 발언에도 정작 당내에선 별다른 문제 제기조차 없다. 이런 흐름이 일본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7선 의원이자 수차례 장관을 지낸 최고위급 정치인조차 여성이란 이유로 공개적인 차별과 멸시를 당하고 별다른 조치도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소 전 총리의 망언이 단순한 실언이라기보다 소수자나 피침략국 등 약자에 대한 비하와 차별을 담고 있어 더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여러 차례 막말로 물의를 빚어 일본 정치권에서도 ‘망언 제조기’라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郎) 전 총리(83)가 이번엔 자국 외교장관을 “아줌마”라 호칭해 구설수에 올랐다. 심지어 여성 장관의 외모를 함부로 평가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소 전 총리는 전날 후쿠오카현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상에 대해 “새로운 스타가 자라고 있다. 우리가 봐도 ‘이 아줌마 잘 하네’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소 전 총리가 쓴 일본어 ‘오바상(おばさん)’은 한국어로 아주머니라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높임말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년 여성을 얕잡아 보는 뉘앙스가 강하다. 일본 언론에선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이란 평가도 나왔다. 아소 전 총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강연회에서 “그리 아름다운 분이라 할 순 없지만, 당당하게 말하고 영어로 제대로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외상의 이름인 가미카와를 ‘가미무라’라고 잘못 말했다. 아소 전 총리가 막말로 논란이 된 건 처음도 아니다. 재무상 시절인 2013년 고령자 의료보험 문제를 거론하며 “노인들이 어서 죽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헌법 개정을 두고는 “독일 나치에게 수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외상 시절인 2003년에는 일제 창씨개명에 “조선인들이 성씨를 달라고 해 시작됐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그럼에도 아소 전 총리는 정치권에서 퇴출되기는커녕 지금도 여당인 자민당 부총재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일본은 여당 당내 선거로 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차기 총리 결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이번 발언에도 정작 당내에선 별다른 문제 제기조차 없다. 이런 흐름이 일본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7선 의원이자 수차례 장관을 지낸 최고위급 정치인조차 여성이란 이유로 공개적인 차별과 멸시를 당하고 별다른 조치도 없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에선 “아소 전 총리의 망언은 단순한 실언이라기보다 소수자나 피침략국 등 약자에 대한 비하와 차별을 담고 있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추모비에 새겨진 기억, 반성, 우호라는 말이 이상합니까?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인간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28일 오후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현립공원 ‘군마의 숲’. 일요일 오후 한적한 공원에 어울리지 않는 긴장감이 흘렀다. 군마현은 이곳의 조선인 추도비를 철거하기 위해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공원 일시 폐쇄에 나섰다. 추도비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철거를 촉구하는 우익 세력이 이날 오후 추도비 인근에 모여들며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추도비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에워싼 가운데, 우익 세력들은 확성기를 틀어 “뭐 하는 거냐” “당장 나가라”라고 고함을 질렀다. 군마현 주민인 40대 남성 하라다 씨는 “여기에 조용히 있는 추도비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이런 추도비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며 “군마현이 굳이 철거하겠다니 이런 쓸데없는 소동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에서 왔다는 마쓰모토 씨는 “강제연행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도 기재된 역사적 사실”이라며 철거에 나선 군마현을 비판했다. 군마현 추도비는 지역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2004년 ‘군마의 숲’ 내에 세워졌다. 과거 일본 육군 화약공장이 있던 곳으로, 1974년 시민공원으로 개장했다. 추도비에는 “일본이 조선인에 대해 크나큰 손해와 고통을 입힌 역사 사실을 깊이 기억에 새기고 진심으로 반성하여 (중략)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며 새로운 상호 이해와 우호를 바란다”고 쓰여 있다. 논란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 추도 모임에서 “강제연행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일본 우익 세력이 문제 삼았다. 군마현은 추도비 설치 허가를 내주면서 ‘정치적 행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는데 이 발언으로 약속을 어겼다는 게 우익 주장이었다. 군마현은 이들 주장을 인정해 연장 설치를 불허했고 재판 끝에 2022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지방자치단체 결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군마현의 철거 요청을 시민단체가 거부하자 ‘행정 대집행’으로 이날 철거에 들어갔다. 군마현 추도비 철거를 계기로 일본에 있는 여러 관련 추도시설들에 우익 단체들이 끈질기게 시비를 걸며 ‘역사 지우기’가 자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는 “군마현이 추도비 철거를 대신 집행하는 것은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하는 역사 부정론자의 혐오 발언, 혐오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유명 팝아티스트 나라 요시토모 등 예술가 4300여 명은 철거에 반대하는 서명을 모아 군마현에 제출했다.다카사키=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 기업이 공탁한 돈을 받아갈 수 있게 하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일본 기업의 공탁금을 배상금으로 받기 위해 청구한 압류추심명령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 이모 씨 측이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낸 공탁금회수청구권 압류추심명령 신청을 23일 인용했다. 이 결정과 공탁금에 대한 담보 취소 결정이 모두 확정될 경우 이 씨는 처음으로 일본 기업의 돈을 받는 피해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히타치조선은 2019년 한국 내 자산의 강제 집행을 막기 위해 담보 성격으로 6000만 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이 씨 측은 이 돈을 배상금으로 받고자 압류추심명령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법원 결정이 정부로 송달되면 이 씨 측은 송달 증명서를 근거로 서울고법의 담보 취소 결정을 구하게 되고, 결정이 나면 공탁금을 수령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서울고법의 담보 취소 결정 역시 정해진 수순이라 이르면 2∼3개월 내에 이 씨가 6000만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사소송법은 담보 권리자의 동의를 통해 담보 취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법원 결정으로 이 씨 측이 히타치조선이 낸 공탁금에 대한 ‘실질적 권리자’가 됐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이 담보 취소 결정을 내리면 히타치조선은 즉시항고를 통해 불복할 수 있다. 그러나 히타치조선 역시 공탁금을 회수하려면 이 씨처럼 담보 취소 결정을 받아내야 하는데, 법원이 히타치조선의 항고 이익이 없다고 보고 각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모든 강제징용 피해자가 이 같은 절차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강제동원 기업이 한국 법원에 공탁금을 낸 것은 히타치조선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유족 41명이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25일 확정했다. 일본 정부는 “극히 유감스럽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6일에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뜻을 이미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 기업이 공탁한 돈을 받아갈 수 있게 하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일본 기업의 공탁금을 배상금으로 받기 위해 청구한 압류추심명령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 이모 씨 측이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낸 공탁금회수청구권 압류추심명령 신청을 23일 인용했다. 이 결정과 공탁금에 대한 담보 취소 결정이 모두 확정될 경우 이 씨는 처음으로 일본 기업의 돈을 받는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히타치조선은 2019년 한국 내 자산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담보 성격으로 6000만 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이 씨 측은 이 돈을 배상금으로 받고자 압류추심명령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법원 결정이 정부로 송달되면, 이 씨 측은 송달 증명서를 근거로 서울고법의 담보 취소 결정을 구하게 되고, 결정이 나면 공탁금을 수령할 수 있다.법조계에선 서울고법의 담보 취소 결정 역시 정해진 수순이라 이르면 2~3개월 내에 이 씨가 6000만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사소송법은 담보 권리자의 동의를 통해 담보 취소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법원 결정으로 이 씨 측이 히타치조선이 낸 공탁금에 대한 ‘실질적 권리자’가 됐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담보 권리자인 이 씨가 요청하는 담보 취소를 고법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서울고법이 담보 취소 결정을 내리면 히타치조선은 즉시항고를 통해 불복할 수 있다. 그러나 히타치조선 역시 공탁금을 회수하려면 이 씨 처럼 담보 취소 결정을 받아내야 하는데, 법원이 히타치조선의 항고 이익이 없다고 보고 각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다만 모든 강제징용 피해자가 이 같은 절차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강제동원 기업이 한국 법원에 공탁금을 낸 것은 히타치조선이 유일하기 때문이다.한편 대법원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유족 41명이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25일 확정했다.일본 정부는 “극히 유감스럽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6일에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뜻을 이미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야시 장관은 히타치조선 공탁금에 대한 법원 결정에 대해서도 “한국의 지난해 3월 조치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 단체인 주일 한국기업 연합회(한기련)가 25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양국 경제인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경제인 교류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한일 경제인 교류의 밤’은 양국 기업인, 정부 관계자, 경제단체 간 상호 이해 및 사업 기회 확대 도모를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석우 한기련 회장(대한항공 일본지역본부장)은 “한일 양국 국민은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서로를 더더욱 친밀한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양국 경제인들도 지금까지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도 굳건한 관계 속에서 협력해 나간다면 더욱 탄탄한 신뢰 하에서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한일 관계 개선으로 양국 정부 간에도 대화가 진행되며 긴밀한 연계 협력이 확인됐다”며 “노토반도 지진 해일에 대한 한국인 여러분의 따뜻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기련은 1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이날 300만 엔(약 2700만 원)을 이시카와현에 기부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류 열풍이 거센 일본에서 사상 최초로 지상파 방송 황금시간대 드라마에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발탁됐다.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수많은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 수출됐고 심야 드라마 등에 한국 배우가 출연한 적은 있지만, 시청률 경쟁이 가장 치열한 프라임 타임에 한국 배우 주연 드라마가 편성된 건 일본의 뜨거운 한류 열기를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민영방송 TBS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영하는 새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첫 회를 23일 방송했다. 모델 출신 남자 배우 채종협과 일본의 인기 여배우 니카이도 후미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여주인공이 상대방의 눈을 보며 ‘텔레파시’로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설정이어서 제목에 ‘나(I)’ 대신 ‘눈(Eye)’을 썼다. 채종협이 연기하는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는 일본 대학에서 멸종위기 동물을 연구하며 한국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 니카이도는 이웃에 사는 초콜릿숍 사장 ‘유리’로 나온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한국 음식을 배달시켰다가 우연히 윤태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국 드라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 관련 소재가 많다. 비빔밥, 부침개, 라볶이 등 한국 음식에 푹 빠진 여주인공 유리는 한글 간판이 가득한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남주인공 윤태오 또한 한국어로 “좋아한다”고 중얼거리고 한글이 쓰인 물건을 종종 들고 나온다. 인터넷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은 “한국 배우의 인기는 아직 K팝만큼 폭넓지 않지만, 이번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일본 드라마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류를 빼면 대중문화 유행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류 열기가 절정이다. 지난해 말 방영된 공영방송 NHK의 대표 연말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는 르세라핌, 뉴진스, 세븐틴 등 5개 팀의 K팝 아이돌 그룹이 출연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1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999만5000명) 중 1위는 일본(212만 명)으로 중국(176만 명), 미국(100만 명) 등을 앞섰다. 만화 왕국 일본의 웹툰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네이버 계열 ‘라인 망가’와 카카오 계열 ‘픽코마’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 시총이 일본 증시 역사상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4일 보도했다. 도요타 시총은 전날 48조7891억 엔(약 441조 원)으로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1987년 NTT의 역대 최대 시총(48조6000억 엔) 기록을 37년 만에 넘어섰다. 국영기업이었던 NTT는 당시 민영화로 증시에 상장된 뒤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도요타는 반도체 공급난 해소 이후 생산 대수가 증가하고 엔저 장기화의 영향으로 수출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지난해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일본 증시에서는 2023년도 도요타 영업이익이 4조5000억 엔(약 40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현될 경우 일본 단일 기업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4조 엔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한편 24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가 머지않아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뜻을 시사하면서 2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올해 3∼4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기업 임금 인상으로 물가가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되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 경단련(經團連)의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회장은 “물가 상승에 뒤지지 않는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며 임금 인상을 적극 독려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류 열풍이 거센 일본에서 사상 최초로 지상파 방송 황금시간대 드라마에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발탁됐다.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수많은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 수출됐고 심야 드라마 등에 한국 배우가 출연한 적은 있지만, 시청률 경쟁이 가장 치열한 프라임 타임에 한국 배우 주연 드라마가 편성된 건 일본의 뜨거운 한류 열기를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일본 민영방송 TBS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방영하는 새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첫 회를 23일 방송했다. 모델 출신 남자 배우 채종협과 일본의 인기 여배우 니카이도 후미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여주인공이 상대방의 눈을 보며 ‘텔레파시’로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설정이어서 제목에 ‘나(I)’ 대신 ‘눈(Eye)’을 썼다.채종협이 연기하는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는 일본 대학에서 멸종위기 동물을 연구하며 한국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 니카이도는 이웃에 사는 초콜릿숍 사장 ‘유리’로 나온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한국 음식을 배달시켰다가 우연히 윤태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한국 드라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 관련 소재가 많다. 비빔밥, 부침개, 라볶이 등 한국 음식에 푹 빠진 여주인공 유리는 한글 간판이 가득한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남주인공 윤태오 또한 한국어로 “좋아한다”고 중얼거리고 한글이 쓰인 물건을 종종 들고 나온다.인터넷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은 “한국 배우의 인기는 아직 K팝만큼 폭넓지 않지만, 이번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일본 드라마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최근 일본에서는 한류를 빼면 대중문화 유행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류 열기가 절정이다. 지난해 말 방영된 공영방송 NHK의 대표 연말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는 르세라핌, 뉴진스, 세븐틴 등 5팀의 K팝 아이돌 그룹이 출연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지난해 1~1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999만5000명) 중 1위는 일본(212만 명)으로 중국(176만 명) 미국(100만 명) 등을 앞섰다. 만화 왕국 일본의 웹툰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네이버 계열 ‘라인 망가’와 카카오 계열 ‘픽코마’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 시총이 일본 증시 역사상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4일 보도했다. 도요타 시총은 전날 48조7891억 엔(약 441조 원)으로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1987년 NTT의 역대 최대 시총(48조6000억 엔) 기록을 37년 만에 넘어섰다. 국영기업이었던 NTT는 당시 민영화로 증시에 상장된 뒤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도요타는 반도체 공급난 해소 후 생산 대수가 증가하고 엔저 장기화 영향으로 수출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지난해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일본 증시에서는 2023년도 도요타 영업이익이 4조5000억 엔(약 40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현될 경우 일본 단일 기업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4조 엔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한편 24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머지않아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뜻을 시사하면서 2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올 3~4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기업 임금을 인상으로 물가가 오르는 선순환 구도가 확인되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 분석이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물가 상승에 뒤지지 않는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며 임금 인상을 적극 독려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머지않은 시기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다만 이달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경기 회복세를 조금 더 보고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에 대해 “지속 여부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일본 기업들이 올봄 임금 협상을 마무리해 임금 인상 추이가 어느 정도 확인되는 4월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23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격)를 열어 단기 정책금리를 연 ―0.1%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로 유도하는 금융 완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 NHK 방송은 “일본은행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이뤄지는지를 신중히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해 소비자 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1% 상승하며 4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20년 넘게 이어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임금 인상 폭이 물가 상승을 못 따라가며 실질임금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 정확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에 따르는 물가 상승은 일본 금융당국이 내세우는 금리 인상 전제 조건이다. 일본 당국의 기대만큼 임금이 오르고 있진 않지만 우에다 총재는 “(실질임금 마이너스가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방해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드시 숫자로 임금 인상이 확인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되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이 올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면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다만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0% 위로 금리를 인상하는 건 내년 이후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나루히토 일왕(日王) 외동딸 아이코(愛子·22·사진) 공주가 올 3월 대학 졸업 후 일본 적십자사에서 근무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가쿠슈인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는 아이코는 4월부터 일본 적십자사에서 촉탁 직원으로 일한다. 아이코 어머니인 마사코 왕비는 일본 적십자사 명예 총재를 맡고 있다. 일본 궁내청 측은 “재해 구호 활동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적십자사) 근무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1993년 결혼한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유산 등을 겪으며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다. 2001년 아이코가 태어났지만 이후에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으로 마사코 왕비가 우울증을 겪었다. 나루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인 2004년 “왕실 내에 (마사코의) 경력이나 인격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폭탄 발언을 하며 일본 사회에 파장을 불렀다. 아이코는 남성만 왕위를 계승하도록 정해진 규정(일본 왕실전범)에 따라 왕이 될 수 없다. 현재 일왕 승계 1위는 나루히토 남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 승계 2위는 후미히토 아들 히사히토다. 히사히토는 현 일본 왕실의 유일한 남성 자손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2000년대 중반 여성도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게 규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히사히토가 태어난 뒤 논의가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 일각에 ‘여성도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보수층은 거부감이 크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2016년 일본 왕실 규정이 여성 차별이라며 수정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려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로 삭제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때 제정한 헌법 1조에 ‘일본은 천황이 통치한다’고 규정했다. 한반도에 진주하고 아시아 주요국을 침략한 일본군 최고 통수권자도 일왕이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미 군정 주도로 만든 현행 헌법(1947년 시행)에서 왕의 정치적 권한을 완전히 박탈했다. 이에 따라 일왕의 모든 행위는 내각 승인이 필요하고 국정에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신기록도 매일 세워지면 뉴스가 아니다. 요즘 일본 주식시장 얘기다. 올해 들어 13거래일 중 열흘간 올랐다. 이달 9일 이후에는 상승장으로 마감할 때마다 ‘1990년 3월 이후 34년여 만의 최고치 기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는 34년 전 최고치였던 3만4000엔 선을 넘어 3만7000엔 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거품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8915엔)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국 코스피는 이달 3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 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이 잇따라 떨어지면서 2016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일본 증시는 아시아 전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쾌조의 출발세다. 일본 증시 상승세는 올해 들어 반짝한 단기 성적이 아니다. 닛케이지수 기준 지난해 연초 대비 40% 넘게 오르며 세계 증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시장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 7054엔까지 떨어졌으니 15년 새 증시 규모가 5배로 커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00대에서 최근 2,400대로 2.2배로 올랐다. 주가지수로는 일본이 한국을 더블스코어로 앞섰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1980년대 말 일본 증시를 이끈 종목은 은행, 증권 등 금융사였다. 거품을 주체하지 못하던 금융사들은 ‘묻지 마 대출’ 투자에 나섰다. 이 돈으로 개인은 아파트와 땅을, 기업은 골프장과 건물을 사들였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자산 가치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쳤고 금융 주도로 상승했던 일본 증시는 사상누각처럼 무너졌다. 장기 불황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금은 다르다. 일본 시가총액 상위 기업 면면을 보자. 도요타자동차, 소니그룹, 키엔스, 도쿄일렉트론, 미쓰비시상사…. 보험사를 거느리는 소니를 합쳐도 시총 10위 안에 금융사는 2곳에 그친다. 그 대신 자동차, 반도체 소재 장비, 화학 등이 대거 들어가 있다. 모노즈쿠리(もの造り·장인 정신)로 무장한 일본 대표 제조업체들이다. 애초부터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기술력에 엔저 장기화로 수출 가격 경쟁력까지 높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날로 개선되고 있다. 채산성 지표인 매출액 순이익률이 상장사 기준 6%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TSMC 등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에 수조 원의 보조금을 쥐여주며 자국 투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기에 자국 정부의 지원이 맞아떨어지면서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일본 증시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세계적 투자자인 93세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일본 종합상사에 “앞으로 100년 동안, 아니 영원히 살아남을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지분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30년’이라며 일본 경제를 과소평가하는 동안 위기감으로 무장한 일본 기업은 국제 경쟁력을 차근차근 재정비했다. 아베노믹스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기업 투자 확대책도 힘이 됐다. 그 결과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가 상승이다. 한국은 어떤가. 말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면서 적극적 기업 지원책은커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같이 정부 내 논의조차 설익은 조치를 불쑥 내놓으며 불확실성만 키웠다. 경제는 글로벌 경쟁이다. 우리가 정쟁으로 시간을 보낼 때 선진국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고 있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나루히토 일왕(日王) 외동딸 아이코(愛子·22) 공주가 올 3월 대학 졸업 후 일본 적십자사에서 근무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가쿠슈인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는 아이코는 4월부터 일본 적십자사에서 촉탁 직원으로 일한다. 아이코 어머니인 마사코 왕비는 일본 적십자사 명예 총재를 맡고 있다. 일본 궁내청 측은 “재해 구호 활동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적십자사) 근무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1993년 결혼한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유산 등을 겪으며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다. 2001년 아이코가 태어났지만 이후에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으로 마사코 왕비가 우울증을 겪었다. 나루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인 2004년 “왕실 내에 (마사코의) 경력이나 인격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폭탄 발언을 하며 일본 사회에 파장을 불렀다. 아이코는 남성만 왕위를 계승하도록 정해진 규정(일본 왕실전범)에 따라 왕이 될 수 없다. 현재 일왕 승계 1위는 나루히토 남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 승계 2위는 후미히토 아들 히사히토다. 히사히토는 현 일본 왕실의 유일한 남성 자손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2000년대 중반 여성도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게 규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히사히토가 태어난 뒤 논의가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 일각에 ‘여성도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보수층은 거부감이 크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2016년 일본 왕실 규정이 여성 차별이라며 수정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려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로 삭제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때 제정한 헌법 1조에 ‘일본은 천황이 통치한다’고 규정했다. 한반도에 진주하고 아시아 주요국을 침략한 일본군 최고 통수권자도 일왕이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미 군정 주도로 만든 현행 헌법(1947년 시행)에서 왕의 정치적 권한을 완전히 박탈했다. 이에 따라 일왕의 모든 행위는 내각 승인이 필요하고 국정에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인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주요 파벌이 해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및 당 지지율은 여전히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조만간 물러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2일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23%로 1개월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지난해 12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24%로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총리 지지율이 20% 안팎이면 정권 퇴진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시다 총리가 자신이 이끌던 기시다파(고치카이)를 전격 해산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여론 반응은 차가웠다. 아사히 조사에서 ‘자민당 파벌 해산이 정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72%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의 갑작스러운 해산 표명이 국민에게 정권 연명책으로 받아들여져 내각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당내 4위 소수 파벌이었던 기시다파가 해산하고 비자금 의혹의 중심에 섰던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도 해산을 결정했지만 당내 혼란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줄곧 기시다 총리를 지지해 온 2위 파벌 아소파와 3위 파벌 모테기파는 파벌을 존속할 뜻을 밝혔다. 비자금 문제에 연루되지 않았는데 파벌을 해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시다 총리가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자신들과 상의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다. 기시다 총리는 다른 파벌의 해산 여부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아소파와 모테기파 내부에서는 “이렇게 몰아붙이면 기시다 총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강경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자민당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기시다 총리가 물러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기시다 총리를 위협할 만한 당내 차기 주자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정권을 교체할 능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도 크다. 비자금 의혹이 불거진 뒤 사실상의 첫 선거였던 21일 도쿄 하치오지(八王子)시 시장 선거에서는 자민당 추천 후보가 접전 끝에 당선되며 여당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곳은 아베파 고위 간부였던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전 정무조사회장 지역구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비자금 문제에 대한 표심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인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주요 파벌이 해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및 당 지지율은 여전히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조만간 물러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2일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23%로, 1개월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지난 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24%로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총리 지지율이 20% 안팎이면 정권 퇴진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시다 총리가 자신이 이끌던 기시다파(고치카이)를 전격 해산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여론 반응은 차가웠다. 아사히 조사에서 ‘자민당 파벌 해산이 정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72%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답했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의 갑작스런 해산 표명이 국민에게 정권 연명책으로 받아들여져 내각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당내 4위 소수 파벌이었던 기시다파가 해산하고 비자금 의혹의 중심에 섰던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도 해산을 결정했지만 당내 혼란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줄곧 기시다 총리를 지지해온 2위 파벌 아소파와 3위 파벌 모테기파는 파벌을 존속할 뜻을 밝혔다. 비자금 문제에 연루되지 않았는데 파벌을 해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시다 총리가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자신들과 상의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다. 기시다 총리는 다른 파벌의 해산 여부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아소파와 모테기파 내부에서는 “이렇게 몰아붙이면 기시다 총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강경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자민당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기시다 총리가 물러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기시다 총리를 위협할 만한 당내 차기 주자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정권을 교체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도 크다. 비자금 의혹이 불거진 뒤 사실상의 첫 선거였던 21일 도쿄 하치오지(八王子)시 시장 선거에서는 자민당 추천 후보가 접전 끝에 당선되며 여당 저력을 보여줬다. 이 곳은 아베파 고위 간부였던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전 정무조사회장 지역구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비자금 문제에 대한 표심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