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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홈런 1위 LG가 홈런 4개를 터뜨리며 팀 순위 1위 SSG의 8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3위 LG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SSG에 9-0 완승을 거뒀다. LG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SSG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5패로 균형을 맞췄다. 반면 6일 안방 롯데전(5-12) 이후 20일 만에 패한 선두 SSG(59승 3무 27패)는 60승 고지 정복 기회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LG의 방망이는 첫 공격부터 불을 뿜었다.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채은성이 2점 홈런을 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 채은성은 이 홈런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남겼다. 이어 오지환이 2회(1점)와 3회(2점)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8-0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LG는 6회 이재원의 1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이날까지 팀 홈런 80개를 기록하면서 이 부문 2위 SSG(73개)와의 격차를 7개로 벌렸다. LG 선발 플럿코는 이날 7이닝 7탈삼진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봉쇄하면서 시즌 10승(4패)을 올렸다. 이미 켈리가 12승(1패)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LG는 선발 투수 두 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올 시즌 첫 구단이 됐다. 키움과 KT가 맞붙은 수원에서도 홈런 선두 KT 박병호가 두 타석 연속으로 시즌 28, 29호 홈런을 날렸지만 팀의 7-8 재역전패를 막지는 못했다. 2-4로 끌려가던 5회말 무사 1루에서 동점 2점 홈런을 친 박병호는 4-5로 뒤지던 7회말에도 동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KT가 6-5로 앞서가던 8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키움 이정후가 싹쓸이 3루타를 치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결국 키움이 승리를 거뒀다. 24일 고척에서 키움을 물리치고 13연패에서 벗어났던 삼성은 이날 포항 안방경기에서 최하위 한화에 2-4로 패했다. 삼성이 제 2의 안방인 포항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건 2019년 9월 18일 이후 이날이 1042일 만에 처음이었다. 삼성은 최근 두 시즌 동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구에서만 안방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4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 하고 내려간 삼성 선발 백정현은 승리 없이 시즌 11연패에 빠졌다. 잠실에서는 1회말에만 6점을 뽑은 두산이 6위 롯데에 6-1 승리를 거두면서 두 팀 간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광주에서는 NC가 안방 팀 KIA를 9-1로 꺾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고교 2학년인 최진우(17·울산스포츠과학고)는 2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대항 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6에 도전했다. 34년 전인 1988년 조현욱이 세운 고등부 최고 기록(2m25)보다 바를 1cm 더 올린 높이였다. 세 번의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지만 최진우는 2m23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19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육상 역사상 첫 은메달을 딴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고교 2학년이던 2013년에 넘은 2m20보다 3cm가 더 높은 기록이었다. 최진우가 자신의 ‘롤 모델’인 우상혁을 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프였다. 최진우는 우상혁과 ‘닮은꼴’ 선수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선수치고는 작은 편인 188cm의 키에도 도움닫기를 할 때 스피드를 조절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했다. 키가 181cm인 최진우는 이번 대회 100m에도 출전했는데 11초01에 결승선을 통과했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갖고 있다. 우상혁은 어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 보다 1cm가량 작은 짝발인데 최진우는 평발이다. 평발은 도약할 때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높이뛰기 선수에겐 큰 약점이다. 최진우는 이를 여러 가지 보강 운동으로 극복했다. 최진우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7년에 높이뛰기를 처음 시작했다. 같은 해에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했는데 당시 울산스포츠과학중 선수들을 지도하던 이석현 코치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됐다. 10종 경기 선수 출신인 이 코치는 최진우에게 다른 종목 훈련도 시키고 대회에도 출전하게 했다. 100m 달리기로 도움닫기 속도 조절 능력을 키워줬고, 110m 허들도 가르쳐 직진하는 힘을 점프력으로 이동시키는 기술도 가르쳤다. 멀리뛰기, 세단뛰기, 5종 경기(100m, 110m 허들,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800m)에도 나가게 했다. 최진우의 롤 모델은 우상혁이다. 최진우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9년 대한육상연맹 주최로 열린 꿈나무 합숙훈련에 멘토 선배로 참가한 우상혁을 처음 만났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년 뒤 우상혁은 자신이 입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최진우에게 선물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코치는 “2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어디까지 성장할지 가늠을 할 수가 없는 제자는 진우가 처음”이라며 ‘제2의 우상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최진우는 “졸업하기 전에 고등부 기록을 깨고 2024년 파리 올림픽 땐 (우)상혁이 형과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아먼드 듀플랜티스(23·스웨덴)가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다시 경신하며 금세기 최고의 ‘인간 새’로 거듭났다. 듀플랜티스는 2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21을 넘으며 세계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1일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결선에서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 6m16을 5cm 경신했다. 3월 작성한 실내 세계기록(6m20)보다도 1cm가 더 높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챔피언 듀플랜티스는 올해 실내외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했다. 지금까지 실내외 세계선수권과 올림픽까지 3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원조 인간 새’ 세르게이 붑카(59·우크라이나)와 스티브 후커(40·호주) 둘뿐이었다. 듀플랜티스는 “오늘의 도전은 마치 잃어버린 메달을 찾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마음 한구석에 ‘세계기록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곤 했지만 오늘은 금메달을 따는 데만 온전히 집중했다”고 말했다. 듀플랜티스는 이날 세계기록 상금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와 우승 상금 7만 달러(약 9200만 원)를 함께 챙겼다.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육상 7종 경기와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 피를 물려받은 듀플랜티스는 7세 때 3m86을 넘어 ‘장대높이뛰기 신동’으로 불렸다. 19세이던 201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20세 미만) 세계기록인 6m05를 뛰어넘으며 ‘신성’으로 떠올랐다. 최근 2년간 성인무대에서 실내외 세계기록을 7차례 경신했고 각종 국제대회에 이어 메이저 대회까지 석권하며 장대높이뛰기 최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듀플랜티스는 은퇴한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6·자메이카)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자 100m 허들에서는 토비 아무산(25·나이지리아·사진)이 하루에 두 번이나 세계기록을 세우며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무산은 준결선 1조에서 12초12를 기록하며 5년 전 켄드라 해리슨(30·미국)이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12초20)을 0.08초 앞당겼다. 결선에서는 12초06으로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준결선에서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을 1시간 50분 만에 다시 0.06초 줄인 것이다. 아무산은 세계선수권 여자 100m 허들 종목에서 우승한 첫 나이지리아 선수가 됐다. 아무산은 아프리카 대회에선 최강이었지만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과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모두 4위에 그치는 등 메이저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무산은 “나는 내 능력을 믿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는 건 기대하지 않았다. 목표는 세계선수권 금메달이었다”며 “그래서 이번 대회 세계기록은 내게 보너스와 같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불사조’ 박철순(66)과 ‘헐크’ 이만수(64), ‘4할 타자’ 백인천(79), ‘오리 궁뎅이’ 김성한(64)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프로야구 레전드 4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레전드 1~4위를 공개한 KBO는 25일 “(이들은) KBO리그 원년인 1982년에 상징적인 기록을 썼다”면서 이 4명을 추가로 공개했다.총점 11위로 뽑힌 박철순은 그해 22연승을 거두면서 소속팀 OB(현 두산)를 프로야구 초대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프로 첫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 이후 부상과 재기를 반복하면서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다.삼성 포수였던 이만수(12위)는 3월 27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MBC와 맞붙은 원년 개막전에서 프로야구 1호 안타, 홈런, 타점 기록을 모두 남겼다. 이만수가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22번은 구단 공식 영구결번은 아니지만 그를 제외한 그 어떤 삼성 선수도 쓴 적이 없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다 한국으로 돌아와 MBC 감독 겸 선수로 뛴 백인천(24위)은 그해 타율 0.412(250타수 103안타)를 남겼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4할 타율 기록이다. 백인천은 서울 경동고 시절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활약하면서 하체를 다진 덕분에 포수로 뛰면서도 순발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로 통했다. 김성한(25위)은 프로 첫해 타석에서 홈런 13개를 날리는 동시에 투수로도 10승(5패 1세이브)을 남긴 ‘이도류’였다. 당시 해태(현 KIA)는 전체 선수가 15명밖에 되지 않아 김성한은 어쩔 수 없이 투타겸업을 선택했다. 그래도 그 덕에 KBO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10홈런-10승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사진)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2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시즌 20홈런을 기록하며 MLB를 넘어 미국의 프로 스포츠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런 오타니를 두고 MLB 여러 구단이 탐을 내고 있지만 소속 팀 에인절스는 ‘트레이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타니는 24일 애틀랜타와의 방문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팀이 1-7로 뒤진 5회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시즌 홈런 20개를 채웠다. 오타니는 46개를 날렸던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던 2018년(22개)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20홈런을 세 번 이상 작성한 일본인 타자는 마쓰이 히데키(48)에 이어 오타니가 두 번째다. 마쓰이는 2003∼2012시즌 10년간 뛰면서 5차례 20개 이상의 홈런을 날렸다. 이날 오타니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쳤지만 팀은 2-7로 패했다. 투타 겸하고 있는 ‘이도류’ 오타니는 24일 현재 투수로 시즌 9승(5패)을 기록 중이다. 1승만 추가하면 베이브 루스(1895∼1948) 이후 104년 만에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과 승리를 동시에 기록하는 선수가 된다. 지난 시즌 오타니는 9승(2패)으로 승리 1개가 모자라 기록 달성에 실패했었다. 베이브 루스는 1918년 투수로 13승(7패), 타자로 11홈런을 기록했다. 투타를 가리지 않는 오타니의 활약에 그를 탐내는 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MLB 공식 케이블 채널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러 MLB 구단이 에인절스에 연락해 오타니 트레이드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썼다. 모로시는 “에인절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다음 달 3일까지 ‘슈퍼스타’를 내보낼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고 덧붙여 ‘트레이드 불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21일 오타니는 ESPY 시상식에서 ‘MLB 최고 선수’뿐 아니라 시상 대상인 19개 부문을 통틀어 ‘최고의 남자 선수’로 뽑히면서 메이저리그의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1993년 시작된 이 시상식은 미국의 ABC방송과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주관하는데 각 종목 명예의전당 회원, 기자단, 중계진 등 전문가 평가와 팬 투표로 수상자를 정해 미국 내 최고 권위 스포츠 상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거가 ‘최고의 남자 선수’상을 받은 건 1999년 마크 맥과이어(59) 이후 23년 만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캐나다가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서 25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미국은 남자 단거리 전 종목 석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캐나다는 24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7초48을 기록해 미국(37초55)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캐나다는 ‘육상 영웅’ 도너번 베일리가 이끌던 1995년 예테보리(스웨덴) 대회에서 처음 남자 400m 계주를 제패했고, 1997년 아테네 대회까지 2연패한 뒤 줄곧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단거리 최강자인 미국의 실수가 캐나다에 기회를 만들어 줬다. 캐나다는 선두 주자 에런 브라운(30)부터 세 번째 주자 브렌던 로드니(30)까지 28초69로 미국(28초60)에 0.09초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세 번째 주자 일라이자 홀(27)이 마지막 주자 마빈 브레이시(28)에게 바통을 한 번에 넘겨주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캐나다의 네 번째 주자 안드레이 더그래스(27)가 마지막 100m를 8초79 만에 주파하며 역전극을 펼쳤다. 미국으로선 통한의 실수였다. 미국은 남자 100m(프레드 컬리)와 200m(노아 라일스), 400m(마이클 노먼)에서 이미 정상에 올라 400m 계주에서 우승하면 모든 단거리 종목을 석권할 수 있었다. 캐나다의 더그래스는 “우리는 수년간 늘 서로에게 ‘(우리는) 시상대의 정상에 설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고 되뇌었다”며 “지난해 도쿄 올림픽(동메달)에서 하지 못했던 우승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 400m 계주에서는 미국이 41초14를 기록해 이번 대회 여자 100m(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200m(셰리카 잭슨)를 제패한 자메이카(41초18)를 꺾고 5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2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시즌 20홈런을 기록하며 MLB를 넘어 미국의 프로 스포츠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런 오타니를 두고 MLB 여러 구단이 탐을 내고 있지만 소속 팀 에인절스는 ‘트레이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타니는 24일 애틀랜타와의 방문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팀이 1-7로 뒤진 5회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시즌 홈런 20개를 채웠다. 오타니는 46개를 날렸던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던 2018년(22개)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20홈런을 세 번 이상 작성한 일본인 타자는 마쓰이 히데키(48)에 이어 오타니가 두 번째다. 마쓰이는 2003~2012시즌 10년간 뛰면서 5차례 20개 이상의 홈런을 날렸다. 이날 오타니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쳤지만 팀은 2-7로 패했다. 투타 겸하고 있는 ‘이도류’ 오타니는 24일 현재 투수로 시즌 9승(5패)을 기록 중이다. 1승만 추가하면 베이브 루스(1895~1948) 이후 104년 만에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과 승리를 동시에 기록하는 선수가 된다. 지난 시즌 오타니는 9승(2패)으로 승리 1개가 모자라 기록 달성에 실패했었다. 베이브 루스는 1918년 투수로 13승(7패), 타자로 11홈런을 기록했다. 투타를 가리지 않는 오타니의 활약에 그를 탐내는 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MLB 공식 케이블 채널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러 MLB 구단이 에인절스에 연락해 오타니 트레이드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썼다. 모로시는 “에인절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다음달 3일까지 ‘슈퍼스타’를 내보낼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고 덧붙여 ‘트레이드 불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21일 오타니는 ESPY 시상식에서 ‘MLB 최고 선수’뿐 아니라 시상 대상인 19개 부문분을 통틀어 ‘최고의 남자 선수’로 뽑히면서 메이저리그의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1993년 시작된 이 시상식은 미국의 ABC방송과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주관하는데 각 종목 명예의전당 회원, 기자단, 중계진 등 전문가 평가와 팬투표로 수상자를 정해 미국 내 최고 권위 스포츠 상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거가 ‘최고의 남자 선수’상을 받은 건 1999년 마크 맥과이어(59) 이후 23년 만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캐나다가 미국의 바통터치 실수를 틈타 25년 만에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은 남자 단거리 전종목 석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캐나다는 24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7초48을 기록해 미국(37초55)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캐나다는 ‘육상 영웅’ 도노번 베일이가 이끌던 1995년 고센버그(스웨덴) 대회에서 처음 남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1997년 아테네 대회까지 2연패 한 뒤 줄곧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단거리 최강자인 미국의 실수가 캐나다에 기회를 만들어줬다. 캐나다는 선두 주자 아론 브라운(30)부터 세 번째 주자 브렌든 로드니(30)까지 28초69로 미국(28초60)에 0.09초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세 번째 주자 일리야 홀(27)이 마지막 주자 마빈 브레이시(28)에게 바통을 한 번에 넘겨주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캐나다의 네 번째 주자 안드레 드 그라스(27)가 마지막 100m를 8초79 만에 주파하며 역전극을 펼쳤다. 미국으로선 통한의 실수였다. 미국은 남자 100m(프레드 컬리)와 200m(노아 라일리스), 400m(마이클 노만)에서 이미 정상에 올라 400m 계주에서 우승하면 모든 단거리 종목을 석권할 수 있었다. 캐나다의 그라스는 “우리는 수년간 늘 서로에게 ‘(우리는) 시상대의 정상에 설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고 되뇌었다”며 “지난해 도쿄 올림픽(동메달)에서 하지 못했던 우승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 400m 계주에서는 미국이 41초14를 기록해 이번 대회 여자 100m(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200m(세리카 잭슨)을 제패한 자메이카(41초18)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여자프로당구(LPBA) 김민아(32·NH농협카드)가 14번의 도전 끝에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아는 2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하나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32·블루원리조트·캄보디아)에 4-3(10-11, 11-3, 4-11, 7-11, 11-5, 11-4, 9-4)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20년 8월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 2000만 원도 챙겼다. 김민아는 4세트까지 1-3으로 밀려 위기를 맞았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5세트에서는 6이닝 동안 공타 없이 11점을 채우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김민아의 5세트 애버리지는 1.833에 달했다. 6세트에선 4∼6이닝에 9점을 몰아쳤고 7세트에서는 4-4 동점 상황에서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해 결국 9-4의 5점 차 승리로 마무리했다. 7전 4승제인 LPBA 결승전은 6세트까지는 11점, 7세트는 9점을 먼저 따내면 승리한다. 김민아는 “(그동안) 저조한 성적이 반복되면서 선수 생활에 대한 공허함을 느꼈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는 게 힘들었다”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서는 ‘(우승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니 천천히 하자’고 마음먹었더니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LPBA 데뷔 전 김민아는 국내 아마추어 랭킹 1위였다. 2019년 서울시장기를 포함한 여러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김민아의 당시 유일한 적수는 피아비뿐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LPBA 데뷔 후 처음 출전한 대회였던 2020∼2021시즌 TS샴푸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13개 대회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민아보다 4개월 늦게 프로 데뷔를 한 피아비는 2개 대회 출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민아는 “LPBA 대회를 많이 치르면서 노련함이 생겼다. ‘긍정적인 생각과 좋은 생각은 현실이 된다’는 문구를 좋아하는데 앞으로 이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다 보면 계속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딴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입국장은 육상계 관계자, 우상혁의 가족, 팬들로 북적였다. 우상혁은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2위를 했다. 우상혁은 21일 입국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땄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 대회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 결선 날 ‘몸이 좀 무겁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은메달을 따서 후회는 없다”며 “이번에 해외 무대에서 내 이름을 각인시킨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m37을 뛰어 금메달을 차지한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에 대해 우상혁은 “바르심은 메이저 대회를 50번도 넘게 뛰었다. 나도 메이저 대회 경험이 쌓이면 그때는 경쟁이 될 거라 생각한다”면서 “모든 선수가 나를 견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더 높이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들을 맞으러 입국장에 온 아버지 우경원 씨(60)는 “상혁이가 육상을 시작하고 10년 넘게 뒷바라지했는데 오늘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본다”며 “비인기 종목인 육상을 아들이 많이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어머니 송민선 씨(62)는 “상혁이가 군인 신분이라 바로 부대로 돌아가야 한다. 밥 한 끼 먹이지 못하고 보내 아쉽지만 훈련이 먼저”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해 3월 입대한 우상혁은 올해 9월 제대한다. 우상혁은 “전역하고 나면 성적이 더 좋아질 것 같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때 4위를 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2025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장소가 일본 도쿄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024년 파리 올림픽 뒤에 도쿄 세계선수권까지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꽃다발을 들고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고생했다”고 하자 ‘스마일 점퍼’ 이미지와는 달리 눈물을 애써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딴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입국장은 육상계 관계자, 우상혁의 가족, 팬들로 북적였다. 우상혁은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2위를 했다. 우상혁은 이날 입국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땄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 대회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 결선 날 ‘몸이 좀 무겁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은메달을 따서 후회는 없다”며 “이번에 해외 무대에서 내 이름을 각인시킨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m37을 뛰어 금메달을 차지한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에 대해 우상혁은 “바르심은 메이저 대회를 50번도 넘게 뛰었다. 나도 메이저 대회 경험이 쌓이면 그때는 경쟁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들이 나를 견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더 높이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들을 맞으러 입국장에 온 아버지 우경원 씨(60)는 “상혁이가 육상을 시작하고 10년 넘게 뒷바라지했는데 오늘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본다”며 “비인기 종목인 육상을 아들이 많이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어머니 송민선 씨(62)는 “상혁이가 군인 신분이라 바로 부대로 돌아가야 한다. 밥 한 끼 먹이지 못하고 보내 아쉽지만 훈련이 먼저”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해 3월 입대한 우상혁은 올해 9월 제대한다. 우상혁은 “전역하고 나면 성적이 더 좋아질 것 같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때 4위를 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2025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장소가 일본 도쿄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024년 파리 올림픽 뒤에 도쿄 세계선수권까지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꽃다발을 들고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고생했다”고 하자 ‘스마일 점퍼’ 이미지와는 눈물을 애써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포츠에서 심리적 긴장감으로 범하는 실수를 ‘입스(YIPS)’라고 부른다. 실패할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거나 주위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평소에 잘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는 현상이다. 여자프로당구(LPBA)에서는 김민아(32·NH농협카드)가 입스에 시달린 대표 사례다. 김민아는 대한당구연맹(아마추어) 소속으로 10년간 활동하며 2019년 서울시장기와 인제오미자배, 무안황토양파배 대회 등에서 우승을 하며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32·블루원리조트) 만이 아마추어 시절 김민아의 유일한 적수였다. 2020년 8월 프로로 전향하기 직전에도 김민아는 아마추어 랭킹 1위였다. 하지만 LPBA 데뷔 이후 첫 대회인 TS샴푸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13개 대회를 거치며 한 번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김민아보다 4개월 늦게 LPBA에 입문한 피아비가 2개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이 커졌다. 김민아는 “예전에는 경기에 나갈 때 편안한 마음이었는데 여기(프로)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방송 세트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낯설었다. 모든 환경이 나를 위축시켰고 실력 발휘가 전혀 안 됐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입스를 벗어나기까지는 755일이 걸렸다. 김민아는 2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하나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피아비에 4-3(10-11, 11-3, 4-11, 7-11, 11-5, 11-4, 9-4) 역전승을 거두며 프로 첫 우승(상금 2000만 원)을 일궜다. 연맹 소속이던 2020년 6월 26일 국토정중앙배 대회 이후 첫 우승이다. 집념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김민아는 4세트까지 피아비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몰렸지만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5세트에서 6이닝 만에 11-5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5세트 애버리지는 1.833에 달했다. 김민아는 6, 7세트까지 한 번도 반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김민아는 “(그동안) 저조한 성적이 반복되면서 선수 생활에 대한 공허함이 들었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는 게 힘들었다”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선 ‘(우승을 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니 천천히 하자’고 마음먹었더니 여유를 찾게 됐다. 경기 운영을 떠나 마음가짐에 대한 깨달음이 생겼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퍼스트 피치, 퍼스트 스윙.”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경기 시작 전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라는 질문을 받자 “초구를 공략하겠다”고 답한 것. 아메리칸리그(AL) 1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예고대로 내셔널리그(NL) 선발로 나선 ‘지구 최강의 투수’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가 초구로 던진 시속 146km 속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과는 중전 안타였다. 커쇼는 ‘예고 안타’를 얻어맞은 뒤 일단 웃었지만 승부욕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커쇼는 다음 타자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상대하던 중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견제구를 던져 오타니를 잡아냈다. 그리고 결국 실점 없이 1회초 투구를 마쳤다. 오타니는 경기 후 “커쇼는 정말 제구력이 좋은 투수지만 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스윙할 생각이었다”면서 “커쇼도 경기장 스피커로 인터뷰를 들었을 텐데 승부를 피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져줬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띄운 건 LA를 대표하는 이 두 선수였지만 이날 경기의 진짜 주인공은 장칼로 스탠턴(뉴욕 양키스)이었다. AL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스탠턴은 0-2로 뒤진 4회초 1사 1루에 토니 곤솔린(LA 다저스)을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어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도 곤솔린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쳐 AL이 결국 3-2 승리를 거뒀다. 스탠턴은 2010년 MLB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AL은 이날 승리로 올스타전 9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A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내리 승리를 거두고 있다. AL은 이날 승리로 올스타전 통산 전적에서 47승 2무 43패(승률 0.522)를 기록하게 됐다. 9연승이 MLB 올스타전 최다 연승 기록은 아니다. NL이 1972년부터 1982년까지 11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잠시 후에 이어서….” 박용택 KBSN 프로야구 해설위원(43·사진)이 TV 중계 도중 가장 많이 꺼내는 말이다. 타석에 타자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세세한 이야기를 통계까지 곁들여 풀어놓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타자가 바뀌어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앞선 타자 이야기는 다음 타석에 다시 이어서 얘기하겠다면서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다. 선수 유니폼을 벗고 지난해부터 방망이 대신 마이크를 잡고 있는 박 위원이 이처럼 풍부한 야구 지식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호기심’이다. 박 위원은 “선수 시절부터 궁금증이 많았다. 우리 팀이 아닌 선수나 다른 팀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았다”면서 “처음에는 ‘내가 어떤 선수인가’ 궁금해서 이런저런 통계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기록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30년 넘는 야구 인생에 자신도 모르는 새에 좋은 해설위원의 자질을 쌓아온 셈이다. 팬들도 박 위원의 깊이 있는 해설을 인정한다. 본보가 국내 최대 야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회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5일부터 8일까지 ‘해설위원 올스타 투표’를 진행한 결과 박 위원은 총 465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박 위원은 선수 시절 별명이 많았다. 박 위원의 은퇴 경기 때 후배 선수들이 자신들의 이름 대신 하나씩 골라 유니폼에 달고 나와도 될 정도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해설택’이라는 닉네임까지 추가됐다. 박 위원은 “해설을 해보니 ‘이게 내 천직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선수로 뛸 때는 솔직히 단 하루도 재미있지 않았는데, 해설은 단 하루도 재미있지 않은 날이 없다”고 했다. 아직 부족함을 느낄 때도 있다. 선수 시절부터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해설을 하는 만큼 신인 선수가 나오면 머리가 까매질 때가 많다. 박 위원은 “새로 보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는 외워서 설명을 해야 하다 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미안할 때도 있다”며 “몰랐던 선수들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며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해설택’을 넘어 야구 박사라는 의미의 ‘박사택’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잠시 후에 이어서…” 박용택 KBSN 프로야구 해설위원(43)이 중계 도중 가장 많이 꺼내는 말이다. 타석에 타자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세세한 이야기를 자세한 통계까지 곁들여 풀어 놓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타자가 바뀌어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앞선 타자 이야기는 다음 타석에 다시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다. 선수 유니폼을 벗은 지난해부터 방망이 대신 마이크를 잡고 있는 박 위원이 이처럼 풍부한 야구 지식을 갖출 수 있던 제일 큰 이유는 ‘호기심’이다. 박 위원은 “선수 시절부터 궁금증이 많았다. 우리 팀이 아닌 선수나 다른 팀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았다”면서 “처음에는 ‘내가 어떤 선수인가’ 궁금해 이런 저런 통계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기록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30년 넘는 야구 인생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좋은 해설위원의 자질을 쌓아온 셈이다. 팬들 역시 박 위원이 얼마나 좋은 해설위원인지 안다. 동아일보가 국내 최대 야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회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5일부터 8일까지 ‘해설위원 올스타 투표’를 진행한 결과 박 위원은 총 465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박용택은 현역 시절 별명이 참 많았다. 은퇴 경기 때 후배 선수들이 본인 이름 대신 유니폼에 하나씩 골라서 달고 나와도 될 정도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해설택’이라는 별명까지 추가됐다. 박 위원은 “해설을 해보니 ‘이게 내 천직인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선수를 할 때는 솔직히 단 하루도 재미있지 않았는데, 해설은 단 하루도 재미있지 않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 부족함을 느낄 때도 있다. 선수 시절부터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해설을 하는 만큼 신인 선수가 나오면 머리가 까매질 때가 많다. 박 위원은 “새로 보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는 외워서 설명을 해야 하다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미안할 때도 있다”며 “몰랐던 선수들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며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해설택’을 넘어 야구 박사라는 의미의 ‘박사택’으로 불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설위원 투표와 함께 진행한 남자 아나운서 올스타 투표에서는 정우영 SBS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489표로 1위에 뽑혔다. 정 아나운서는 “방송 때마다 매번 실수투성이인데 이 일을 나름 오래 하다 보니 여러분께 익숙한 목소리가 된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6년 만에 다시 열린다. 한국은 ‘숙적’ 일본과 1라운드부터 맞붙는다. 대회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내년 3월 8일 막을 올리는 제5회 WBC 대진표를 확정해 8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 중국 호주 그리고 예선을 거쳐 올라오게 되는 한 나라와 함께 B조에 속했다. B조는 내년 3월 9∼13일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 일정을 진행한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리는 경기는 단연 한일전이다. 한국이 WBC 1라운드에서 일본과 경기를 치르는 건 2009년 제2회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1라운드 예선에서 일본에 2-14로 패했지만 시드 결정전에서는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제3, 4회 대회 때는 두 나라가 다른 조에 속한 데다 한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한일전이 열리지 못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6개 참가국 중 4위로 체면을 구긴 한국 야구에 있어 이번 WBC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올해 3월 취임하면서 “한국 야구가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년 WBC를 도약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총재의 의지가 강한 만큼 KBO도 서둘러 WBC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다음 주쯤 기술위원회를 꾸리면 기술위에서 감독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원래 이번 대회는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2년 미뤄졌다. 본선 참가국은 총 20개국이며 5개국씩 조별리그를 진행한 뒤 8강 토너먼트를 거쳐 내년 3월 22일 MLB 마이애미 안방 구장인 론디포파크에서 결승전을 치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주권(27·KT·사진)이 알렉스 로드리게스 뒤를 따를 수 있을까. 주권은 KT가 롯데에 5-3으로 앞서 가던 7일 수원 안방경기 8회초 2사 2루에 마운드에 올라 정훈을 초구에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결국 KT가 롯데를 6-3으로 물리치고 6연승을 거두면서 주권은 개인 통산 100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13번째 기록이다. 중국동포 출신인 주권은 2005년 한국으로 건너온 뒤 이듬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이 인연으로 주권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중국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주권은 한국 대표로 뽑히기에는 2% 기량이 부족했던 게 사실. 그러나 2019년 체인지업을 활용하기 시작한 뒤로는 ‘필승조’로 거듭났다. 주권은 올해까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면서 내년 WBC 때는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을 남기고 있다. WBC는 국적 기준이 느슨해 조부모가 태어난 나라 대표로도 출전할 수 있고 국적을 바꿔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현역 시절 ‘A로드’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로드리게스는 2006년 제1회 대회 때는 미국 대표로 출전했지만 3년 뒤 2회 대회 때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물론 주권이 정말 내년 WBC 대표팀에 합류하려면 3.03인 시즌 평균자책점을 지금보다 더 낮출 필요가 있다. LG는 2홈런 6타점을 터뜨린 김현수의 활약을 앞세워 ‘잠실 라이벌’ 두산을 11-4로 꺾고 5연승을 기록했다. 2홈런과 6타점 모두 개인 최다 타이기록이다. 2009년 WBC 때 타율 0.393을 기록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도왔던 김현수는 시즌 홈런 개수를 18개로 늘리면서 이 부문 선두 박병호(KT·27개)와의 차이를 9개로 줄였다. 광주에서는 KIA가 한화를 5-3으로 꺾고 8연패에서 탈출했고, 고척에서는 키움이 NC에 3-2 승리를 거두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6년 만에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진표가 공개됐다. 2006년 1회 대회부터 참가한 한국은 다섯 번째 WBC 본선 1라운드에서 일본과 맞붙게 됐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내년 3월에 열리는 2023 WBC 대진표를 공식 홈페이지에 8일 공개했다. 대진표에 따르면 전체 20개 참가국 중 한국을 포함한 16개 국가는 본선 1라운드로 직행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 국가가 남은 4개의 WBC 본선 티켓을 놓고 올해 9~10월 토너먼트 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내년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8강 진출전을 치른다. 한국이 속한 1라운드 B그룹에는 일본, 호주, 중국에 더해 WBC 예선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1개 국가가 더 포함될 예정이다. △A그룹에는 대만,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 △C그룹에는 미국, 멕시코, 콜롬비아, 캐나다 △D그룹에는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이 편성됐다. 8강에는 그룹별 상위 2개 국가만이 오른다. B그룹 1위에는 일본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등 7명의 빅리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류현진(토론토), 최지만(탬파베이), 김하성(샌디에이고), 박효준(피츠버그) 등 4명의 현역 빅리거가 있지만 최근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인 류현진은 WBC 참가가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이 WBC에서 맞붙는 건 2009년 대회 이래 14년 만이다. WBC 상대 전적은 4승 4패로 동률이지만 한국은 준우승 1회, 3위 1회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우승 2회, 3위 2회의 성적을 남겼다. 매 대회 준결승에 올랐던 일본과 달리 한국은 2009년 준우승 이후 2013년과 2017년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이 B그룹 2위 안에 들어 2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은 크다. 한국은 중국과 2006년과 2009년 1라운드에서 2번 만나 모두 10-0, 14-0의 두 자릿수 점수 차이로 크게 이겼다. 호주는 WBC에서 한국과 마주친 적이 없지만 네 차례의 WBC 대회에서 한 번도 1라운드를 통과한 경험이 없다. 예선 토너먼트를 치르는 12개 국가도 한국보다는 약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면 내년 3월 15일부터 16일까지 8강전을 치른다. A그룹과 B그룹의 1, 2위가 속한 1그룹에서 2위 안에 들면 3월 19일과 20일에 열리는 준결승에 진출한다. 결승전은 3월 21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주 중 기술위원회 명단을 발표해 이 위원회에서 WBC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부상에서 돌아온 허경민(두산·사진)이 역전 만루 홈런으로 키움의 10연승을 저지했다. 두산은 6일 키움과의 잠실 안방경기에서 5-2로 역전승했다. 이날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은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의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까지 최근 10경기에서 1승 1무 8패로 부진하던 두산은 9연승 중이던 키움을 멈춰 세웠다. 6회까지 0-2로 끌려가던 두산은 7회말 허경민의 그랜드슬램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1사 만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허경민은 상대 중간계투 김태훈의 2구째 시속 145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두산은 8회말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해 승리를 굳혔다. 허경민은 지난달 14일 부상 이후 1군 무대로 돌아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방망이는 거침이 없었다. 경기 후 허경민은 “그동안 팀 연패를 바라만 봐야 해서 가슴이 아팠다”며 “프로 데뷔 후 3번째 만루홈런을 쳤는데, 앞선 두 번의 홈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뜻깊다. 무엇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홈런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두산은 이날 5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 이대호는 이날 SSG와의 경기에서 국내 프로야구 14시즌 연속 100안타와 14시즌 연속 10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롯데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던 2004년부터 시작된 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2012∼2015시즌(오릭스)과 메이저리그에서 뛴 2016시즌(시애틀)은 포함되지 않는다. 14시즌 이상 연속 100안타를 기록한 건 양준혁(1993∼2008년), 박한이(2001∼2016년·이상 16시즌), 이승엽(1995∼2017년·15시즌) 이후 네 번째다. 1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역대 8번째다. 대구에서는 방문 팀 LG가 삼성에 10-9로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2회말까지 1-8로 7점을 뒤지다 승부를 뒤집었다. 9-9로 맞선 9회초 선두 타자 유강남이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으로부터 1점 홈런을 날렸다. KT는 KIA를 8-1로 꺾고 5연승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고교 포수’ 빅3로 평가받던 엄형찬(18·경기상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미국 무대 도전장을 던졌다. 엄형찬은 5일 자기 인스타그램에 ‘Dream to Reality’(꿈을 현실로)라는 문구와 함께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계약서에 사인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자세한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엄형찬은 경남고 김범석, 원주고 김건희(이상 18)와 함께 올해 고교야구에서 가장 주목 받던 포수였다. 올해 15경기에 나와 타율 0.452(62타수 28안타), 3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며 9월 15일 열릴 예정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하다는 평을 들었지만 결국 미국 무대를 선택했다. 엄형찬과 같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아버지 엄종수 코치(49) 역시 현역 시절 포수였고 미국 무대 진출 경험도 있다. 1998년 프로야구 한화에서 방출 통보를 들은 엄 코치는 신일중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2000년 애틀랜타와 계약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이듬해 마이너리그 싱글A 팀 머틀비치에서 24경기를 뛰었다. 엄형찬이 마이너리그 경기에 출전하면 한국인으로는 처음 부자(父子)가 마이너리그 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포수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건 엄형찬이 7번째다. 1999년 동산고 권윤민(43·현 KIA 전략기획팀장)을 시작으로 한국 포수 6명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 성공 사례는 없다.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4년간 포수로 뛰다가 KT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김재윤(32)은 “야구를 잘하는 것만큼 동료들과 빨리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