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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강제했던 입국자 격리가 8일 폐지됐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전히 종료된 것이다. 이날부터 중국에 입국하는 중국인과 외국인은 공항 건강 신고와 일반 검역 절차에서 이상이 없으면 격리 없이 목적지로 바로 향할 수 있다. 입국자가 공항에서 받아야 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없어졌다. 이에 따라 비자 같은 중국 정부의 방문·체류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출발 48시간 이내 실시한 PCR 검사 음성 증명서만 있으면 중국에 입국할 수 있다. 출발지에 있는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신청해 받던 건강코드도 필요 없어졌다. 중국 당국은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단기 관광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입국자는 누구나 강제로 시설에 최장 3주 간 격리시키는 등 입국을 대폭 제한해왔다. 중국은 홍콩과도 격리 없는 인적 왕래를 재개했다. 8일부터 양측은 접경 지역 7개 검문소를 통해 하루 6만 명씩 양쪽을 오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예약 사이트를 통해 이용할 검문소와 날짜, 시간을 신청해야 한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중국에서 홍콩으로 입경을 신청한 여행객은 약 6600명이었다. 베이징= 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중국의 금융 규제를 공개 비판한 뒤 두문불출해온 마윈(馬雲)이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 지배권을 상실했다. 앤트그룹은 7일 홈페이지에 ‘회사 거버넌스 지속 개선에 관한 공고’를 올려 마윈의 지배권 상실을 핵심으로 하는 지분 구조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앤트그룹은 “이번 조정의 핵심은 주요 주주 의결권 변화”라고 설명했다. 앤트그룹에 따르면 마윈 및 그와 행동을 같이하는 이들이 공동 행사하던 지분 의결권을 그룹 경영진과 사원 대표, 마윈을 포함한 자연인 10명이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 의결권 50% 이상을 보유했던 마윈은 이번 조정을 거쳐 6.2%만 갖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마윈은 개인 지분 보유율은 10% 수준이었으나 관련 법인들을 통해 의결권 53.46%를 보유해 실질적으로 그룹 통제권을 행사해왔다.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 그룹 계열사 앤트그룹은 ‘위챗페이’와 쌍벽인 중국 전자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 운영사로 유명하다. 마윈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2020년 10월 마윈이 “중국 은행은 전당포식 운영을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규제를 정면 비판한 이후 상장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또 앤트그룹을 비롯한 알리바바 그룹 전반이 중국 당국의 강도 빅테크 규제 핵심 표적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결권 조정이 앤트그룹 상장 재추진 장애물이던 마윈을 치워버린 일이라고 평가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 눈 밖에 난 마윈이 지배권을 잃으면서 기업공개는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당포’ 발언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마윈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최근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로이터에 따르면 방콕 스타 셰프인 수핀야 준수타는 자신과 마윈이 함께 있는 사진을 6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또 방콕 한 식당에서 태국 기업인과 같이 있거나 권투 경기장에서 태국 챔피언과 포즈를 취한 마윈 사진이 태국 매체에 실리기도 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12월 마윈이 6개월여 일본 도쿄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하얀색 전신 방역복을 입어 ‘다바이(大白·사진)’로 불리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말단 관리 수백만 명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2월 7일 중국이 엄격한 방역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그간 이들이 담당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확진자 및 밀접접촉자 추적 감시 업무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규모 실직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중국 지방정부들 또한 올해 성장 목표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한 PCR 검사 기관이 최근 검사소를 기존 100개에서 7개로 줄였다. 할 일이 없어져 실직 위기에 몰린 다바이 수백만 명이 다른 직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대규모 발발 후 확진자를 ‘0(제로)’으로 만들기 위해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쳤다. 인구 2000∼3000명당 최소 1개 이상의 PCR 검사 본부를 설치하고 검사 요원 8∼10명, 보조원 4∼5명을 두도록 했다. SCMP는 지난 3년간 이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다바이가 수백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당국이 갑자기 ‘제로 코로나’ 폐지를 선언하자 PCR 검사 등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아직도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는 사람은 대중교통 종사자 같은 극소수뿐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폐지로 중국 중앙정부가 경제 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지방정부들은 오히려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보다 더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제매체 차이징 등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시 당국은 올해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목표치를 7.0%로 제시했다. 지난해 7.5%보다 0.5%포인트 낮다. 안후이성 허페이시 역시 작년보다 2.0%포인트 낮은 6.0%로 잡았다. 지난(5.5%), 칭다오(5.5%) 등 ‘GRDP 1조 위안(약 184조 원)’대에 속하는 대도시들의 올해 성장 목표도 모두 작년보다 각각 0.5%포인트씩 낮았다. ‘제로 코로나’ 폐지 이후에도 여전히 중국 경제가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하얀색 전신 방역복을 입어 ‘다바이(大白)’로 불리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말단 관리 수백만 명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2월 7일 중국이 그간의 엄격한 방역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그간 이들이 담당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확진자 및 밀접접촉자 추적 감시 업무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규모 실직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중국 지방정부들 또한 올해 성장 목표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한 PCR 검사 기관이 최근 검사소를 기존 100개에서 7개로 줄였다. 할 일이 없어져 실직 위기에 몰린 다바이 수백만 명이 다른 직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대규모 발발 후 확진자를 ‘0(제로)’으로 만들기 위해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쳤다. 인구 2000~3000명당 최소 1개 이상의 PCR 검사 본부를 설치하고 검사 요원 8~10명, 보조원 4~5명을 두도록 했다. SCMP는 지난 3년간 이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다바이가 수백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당국이 갑자기 ‘제로 코로나’ 폐지를 선언하자 PCR 검사 등이 필요없게 된 것이다. 아직도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는 사람은 택시 기사, 대중교통 종사자 같은 극소수뿐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폐지로 중국 중앙정부가 경제 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지방정부들은 오히려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보다 더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제매체 차이징 등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 시 당국은 올해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목표치를 7.0%로 제시했다. 지난해 7.5%보다 0.5%포인트 낮다. 안후이성 허페이시 역시 작년보다 2.0%포인트 낮은 6.0%로 잡았다. 지난(5.5%), 칭다오(5.5%) 등 ‘GRDP 1조 위안(약 184조 원)’ 대에 속하는 대도시들의 올해 성장 목표도 모두 작년보다 각각 0.5%포인트씩 낮았다. ‘제로 코로나’ 폐지 이후에도 여전히 중국 경제가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도시인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주민 70%인 175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2일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3명이라고 전했다. 중국 코로나19 통계 혼란은 가속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 경제고문은 중국 정부에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 수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만 언론 “中 이미 6억 명 이상 감염”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상하이 자오퉁대 루이진 병원 천얼전(陳爾貞) 부원장은 “현재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상하이 인구 70%가 감염됐을 수 있다”며 “이는 지난해 봄 상하이가 두 달여 봉쇄됐을 때보다 20∼30배 많은 규모”라고 말했다. 상하이 인구(약 2500만 명) 70%는 약 1750만 명이다. 지난해 4, 5월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상하이 전체가 봉쇄됐을 당시 확진자는 약 60만 명이었고 600명 가까이 숨졌다. 천 부원장은 “현재 루이진 병원 응급실 환자는 하루 1600명으로 평소보다 2배로 증가했다”며 “이 중 80%가 코로나19 관련 환자로 그중 약 절반이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 취약계층이며 중증 환자는 10%”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감염병 권위자 쩡광(曾光) 질병예방통제센터 전 수석 과학자도 “베이징 감염자 비율이 이미 (전체 인구) 80%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코로나19 감염률 약 40%를 적용하면 중국 전역에서 이미 6억 명 이상이 감염됐다”고 전했다. 상하이와 인접한 저장성에서도 하루 확진자가 100만 명에 이르고 있어 이달 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확산세가 상하이로 이어진 뒤 지방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천 부원장은 “춘제(중국 설) 때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연휴가 끝나는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영국 보건정보 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9000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내년 1월 말에는 2만5000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상태”코로나19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중국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화장장 곳곳에 시체가 쌓여 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 룽화(龍華) 화장장은 3일 평소보다 5배 많은 시신 500구 이상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장이 부족한 베이징에서 간이 화장장을 짓고 있는 동영상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화장을 못 하고 있는 유족을 인용해 “현재 중국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최근 올라프 숄츠 총리가 국내외 비판을 무릅쓰고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과 경제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독일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울리케 말멘디어 독일 정부 경제고문은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공급망이 붕괴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경제가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독일 정부도 중국 정부에 이 같은 요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 서로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유지하면서 양국 관계를 낙관적으로 끌고 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외교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왕이웨이(王義桅·52)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지난해 12월 28일 동아일보와 화상으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향후 미중 관계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진행한 이후 “경직된 미중 관계가 완화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관측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왕 교수가 상대적으로 젊고 개방적인 성향인 데다 약 3년 동안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외교관을 지내면서 현장 경험을 가진 학자라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은 눈길을 끈다. 왕 교수는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상당한 실속파’라 “한국이 실리를 챙기려면 중국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한국이 미중의 격한 대립을 막는 완충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등장하며 중국을 뒤흔든 이른바 ‘백지 시위’에 대해선 “거대한 중국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미중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미국의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억제 전략을 철회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미중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간선거에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며 중국을 더 압박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시 주석은 3연임을 확정하면서 차기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꾸렸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미중 관계는 아직도 최악의 상황이 아니다. 점점 더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특별히 ‘최소 10년’을 언급한 이유가 있는가.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12년 후인 2035년이 되면 경제 규모 면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 주석도 2035년까지 기본적인 ‘중국의 현대화’를 완성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은 중국을 막기 위해, 중국은 미국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2035년 전후로 이런 상황이 판가름 나야 미중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 ―미중이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기술 분야다. 대표적으로 반도체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연대하면서 미국의 기술 독점에 맞대응할 것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국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서도 미중이 크게 대립하고 있지 않나. “대립보다는 전쟁을 중단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당초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막고, 돈바스 등 분쟁 지역의 ‘탈나치화’를 이유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성과가 없다.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를 되찾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태세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중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경직된 미중 관계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미국이 먼저 중국에 대한 적대적 전략을 버려야 한다. 중국은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미국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략적 인내심도 가져야 한다.” ―미중 관계가 좋지 않으면 한중 관계도 영향을 받을 텐데…. “미국에 가까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윤 대통령이 상당한 실속파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보호주의는 한국에도 부담이다. 한국이 마지막까지 실리를 챙기려면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이런 점을 잘 알고 한미중 관계에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 주석 방한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올해 시 주석 방한이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4∼6월) 이후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어느 때보다 크다. 중국에서도 ‘혐한’ 인식이 많은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양국의 문화 교류가 크게 감소했다. 두 나라 정상 간 만남도 이뤄지지 못하는 사이 상호 간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다. 올해부터 다시 교류가 확대되면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많은 콘텐츠들이 중국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또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마침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다. “중국의 경제 상황과 코로나19 중증 전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결국 폐지는 시기의 문제였다. 확진자 급증으로 당장의 혼란은 피할 수 없겠지만 2분기부터는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3년 경제성장률은 최소 6% 이상이 될 것이다.”(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전망치에서 중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을 4.4%로 예측했다.) ―많은 나라들이 중국발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중국이 국경을 개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더니, 이제는 개방했다고 두려워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1분기(1∼3월) 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차별적 검역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본다.” ―‘제로 코로나’ 여파로 전국적 시위가 벌어졌고 “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등장했는데…. “중국은 인구 14억 명에 55개 소수민족이 있는 거대한 국가다.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국공산당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모든 과정이 당장(당헌)과 당규율에 따라 이뤄진다. 최고지도자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뤄낼 수 있다면 3연임이 아니라 4연임, 5연임도 할 수 있다.”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면서 제시한 ‘중국식 현대화’는 무엇인가. “중국 건국 100주년(2049년)까지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가는 과정의 중간 목표라고 보면 된다. 중국이 현대화를 이뤄낸다면 전 세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중국이 당면한 가장 어렵고 중요한 문제를 꼽는다면…. “대만 문제다. 중국이 현대화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는 현실적으로 미중 문제의 성격이 짙다. 결국 미중 관계 개선의 흐름에 맞춰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같은 도발에 중국이 흥분해서는 안 된다. 인내심을 갖고 대만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도시인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주민 70%인 175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2일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3명이라고 전했다. 중국 코로나19 통계 혼란은 가속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 경제 고문은 중국 정부에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수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만 언론 “中 이미 6억 명 이상 감염” 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상하이 자오퉁대 루이진 병원 천얼전(陳爾貞) 부원장은 “현재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상하이 인구 70%가 감염됐을 수 있다”며 “이는 지난해 봄 상하이가 두 달여 봉쇄됐을 때보다 20~30배 많은 규모”라고 말했다. 상하이 인구(약 2500만 명) 70%는 약 1750만 명이다. 지난해 4, 5월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상하이 전체가 봉쇄됐을 당시 확진자는 약 60만 명이었고 600명 가까이 숨졌다. 천 부원장은 “현재 루이진 병원 응급실 환자는 하루 1600명으로 평소보다 두 배 증가했다”며 “이 중 80%가 코로나19 관련 환자로 그 중 약 절반이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 취약계층이며 중증 환자는 10%”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감염병 권위자 쩡광(曾光) 질병예방통제센터 전 수석 과학자도 “베이징 감염자 비율이 이미 (전체 인구) 80%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코로나19 감염률 약 40%를 적용하면 중국 전역에서 이미 6억 명 이상이 감염됐다”고 전했다. 상하이와 인접한 저장성에서도 하루 확진자가 100만 명에 이르고 있어 이달 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확산세가 상하이로 이어진 뒤 지방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천 부원장은 “춘제(중국 설) 때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연휴가 끝나는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영국 보건정보 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9000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내년 1월 말에는 2만5000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상태” 코로나19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중국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화장장 곳곳에 시체가 쌓여 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 룽화(龍華) 화장장은 3일 평소보다 5배 많은 시신 500구 이상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장이 부족한 베이징에서 간이 화장장을 짓고 있는 동영상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화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유족을 인용해 “현재 중국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국내외 비판을 무릅쓰고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독일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울리크 말멘디어 독일 정부 경제 고문은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공급망이 붕괴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경제가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독일 정부도 중국 정부에 이 같은 요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가 지난해 말이 기한이던 357조 원 규모의 채무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파산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경기 회복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둔 중국 당국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해 말까지 홍콩 증권거래소에 내기로 했던 1조9700억 위안(약 357조 원) 규모의 채무 구조조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헝다가 홍콩에서 파산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해 7월에도 채무 구조조정 계획 발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헝다는 2021년 12월 달러화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이후 개입해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으나 부채가 막대해 진척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2021년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투기 방지를 목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섰고 그 결과 헝다 디폴트가 초래됐다. 다른 부동산 기업들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중국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부동산 옥죄기’를 멈추고 부동산 경기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위축되면 경기 회복을 꾀하기 쉽지 않아서다. 블룸버그는 헝다가 파산한다면 부동산 시장은 물론이고 약 58조 달러(약 7경3500조 원) 규모의 중국 전체 금융 시장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럴 경우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국제 사회 비판이 커지자 일부 지역 감염률을 공개했다. 2일 펑파이, 텅쉰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인구 약 8300만 명인 중국 중서부 쓰촨성의 코로나19 감염률은 63.5%, 인구 약 1000만 명인 남부 하이난성은 50%로 나타났다. 쓰촨성 감염률은 1차 조사(지난해 12월 17일) 때보다 16.6%포인트 늘어났다. 또 동남부 저장성 취저우시(인구 약 230만 명)는 감염률 30∼35%, 저우산시(인구 약 115만 명) 30∼40%,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시(인구 약 215만 명)는 60.2%였다. 어얼둬쓰시는 주민 2만75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대상자 중 1만656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85.4%는 병원 치료나 입원 같은 조치 없이 ‘자가 치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 확진자가 몰려 치료를 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한 연구팀 자료를 인용해 “대도시에서 정점을 찍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달 중순 춘제(중국 설·22일)를 전후해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의료자원이 취약한 농촌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향후 2, 3주 안에 중증 환자가 급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가 지난해 말이 기한이던 357조 원 규모 채무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파산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경기 회복을 국정 운영 중심에 둔 중국 당국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해 말까지 홍콩 증권거래소에 내기로 했던 1조9700억 위안(약 357조 원) 규모 채무구조조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헝다가 홍콩에서 파산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해 7월에도 채무구조조정 계획 발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헝다는 2021년 12월 달러화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이후 개입해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으나 부채가 너무 막대해 진척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2021년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투기 방지를 목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섰고 그 결과 헝다 디폴트가 초래됐다. 다른 부동산 기업들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중국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부동산 옥죄기’를 멈추고 부동산 경기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위축되면 경기 회복을 꾀하기 쉽지 않아서다. 블룸버그는 헝다가 파산한다면 약 58조 달러(약 7경3500조 원) 규모 중국 전체 금융시장은 물론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럴 경우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에서 마오타이(茅台)는 ‘국주(國酒)’라고 불린다. 수많은 중국 술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힌다는 얘기다. ‘최고의 술’이다 보니 값도 만만찮다.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021년 기준 53도짜리 마오타이는 500mL 한 병 출고가가 1499위안(약 27만3000원)이다. 출고가가 이 정도니 일반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가격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에서 많이 팔린 마오타이의 가격은 2999위안(약 54만7000원)∼5659위안(약 103만2000원) 사이였다. 마오타이는 오래될수록 가격이 오른다. 2019년 7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1958년 생산된 마오타이는 120만 위안(약 2억2000만 원)에 낙찰됐다. 마오타이를 사서 몇 년만 보관하고 있으면 값이 오른다. ‘주(酒)테크’, ‘마오(茅)테크’란 말이 나올 정도다. 술이 돈이 되다 보니 뇌물로도 손색이 없다. 뇌물 공여자들은 술을 받는 것이 현금을 받는 것보다 죄책감이 덜하다는 권력자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 2017년 가을 왕샤오광(王曉光)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부성장은 마오타이 4000병을 뇌물로 받은 사실이 발각되기도 했다. 마오타이가 부패와 사치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뇌물로 마오타이 대신 ‘팍스로비드’가 뜨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외국산 코로나19 치료제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7일 철저한 봉쇄와 격리로 대표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를 선언했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전체 인구 14억 명 가운데 8억 명이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올 정도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약을 찾다 보니 감기약, 해열제 등은 진즉 동이 났다. 병원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복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 부유층은 팍스로비드를 웃돈을 주고 선점하거나 사재기하고 있다. 중국은 3월 상하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팍스로비드 2만1200상자를 처음으로 수입했다. 이후에도 수십만 상자를 들여왔지만 수요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530달러(약 67만 원)인 제품이 중국에서는 8300위안(약 152만 원)에 팔리고 있다. 이마저도 물량이 없다. 베이징의 한 병원 관계자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12월에 들어온 팍스로비드 300상자가 24시간 만에 매진됐다”면서 “다음 물량은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FT는 “대부분 건강한 사람들이 팍스로비드를 사 갔다”면서 “마오타이보다 더 선호하는 비즈니스 선물이 됐다”고 꼬집었다. 팍스로비드가 ‘관시(關係·인적 네트워크)’ 1호 선물로 떠오르는 것은 중국의 의료·보건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고령층이나 중증 환자들이 먼저 팍스로비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부터 줄곧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를 강조하고 있다. 공동부유는 공산주의의 근본 목표라는 말도 했다. 다 함께 잘살기 위해서는 다 함께 건강해야 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공산주의 체제답게 중국은 지금보다는 좀 더 평등한 의료 시스템 체계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이에 아랑곳없이 새해를 맞으려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미 한 번 감염된 후 회복한 젊은층들은 “나에게 푸양(復陽·두 번째 양성)은 없다”며 안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14억 인구의 60%가량인 8억 명이 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만큼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제로 코로나’ 통제를 푼 중국에선 21∼27일 춘제(중국의 설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확산 파동이 더 번져, 전 세계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코로나19 상황 관계없이 거리 몰려 나와1일 홍콩 밍(明)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우한 등 대도시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에 참여했다. 상하이의 대표적 관광지인 황푸 강변과 최고 번화가인 난징둥루는 이미 전날 오후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상하이 당국은 무장 경찰, 사복 경찰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지난해 11월 26∼28일 있었던 ‘백지 시위’ 같은 일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베이징은 상하이보다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쇼핑 거리인 왕푸징 등은 밤이 되자 사람들이 몰렸다. 장쑤성 난징, 쓰촨성 청두, 후베이성 우한 등 중국 남쪽으로 갈수록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3년 전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병한 우한에서는 수천 명이 몰려나와 하늘로 풍선을 날린 후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밍보는 “‘코로나19 쓰나미’도 사람들의 흐름을 막지 못했고 중국 여러 지역이 새해 전야로 떠들썩했다”며 “모든 사람이 새로운 한 해와 일상을 환영하며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서부 도시 청두에서 상하이까지 여행 온 한 중국인 관광객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했기 때문에 지금은 어디를 가도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 중국 코로나19 확산 상황 여전히 심각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통계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상하이 시민 1000만 명 이상이 감염됐다는 추정까지 나왔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장원훙(張文宏) 상하이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주임은 “상하이는 22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에 도달했고 그 수는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중 0.5%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가정하면 최근 몇 주 동안 5만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의미”라며 “대형병원마다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일까지 이어지는 새해 연휴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7일 방역 조치를 완화한 뒤 처음 맞는 연휴여서 대규모 인구 이동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중국 정부는 의료 체계가 취약한 지방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대비해 의료진 등을 지방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 방역 전문가들은 다가올 춘제 연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역 간 이동을 막는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3년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중국인들이 공식 연휴(21∼27일) 기간 동안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는 춘제 연휴를 포함한 40일간의 특별운송기간 동안 중국인 약 28억 명이 이동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관련 부서에 “인기 지역·노선·시간대에 대한 여객 운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춘제를 앞두고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근로자에게 장려금을 주거나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고 발표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이 기간에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어 중국발(發) 전 세계적 재유행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왕이(王毅·70) 전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의 외교사령탑’으로 꼽히는 중앙외사공작위원회(외사) 판공실 주임에 올랐다고 신랑왕 등 중국 매체가 1일 보도했다. 중국은 행정부 역할을 하는 국무원 산하에 외교부가 있지만 공산당이 행정 군사 입법 등 모든 분야를 영도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앙외사공작위원회가 외교부의 상급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30일 임명된 친강(秦剛·57) 외교부장 또한 외사 판공실 주임의 지시에 따르는 구조다. 이로써 중국 외교는 ‘왕이 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친강 외교부장’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왕 주임은 1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 2023년 제1기 신년호, 외교부 홈페이지에 중앙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이라는 직함으로 글을 게재했다. 아직 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지만 그가 양제츠(楊潔지) 전 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의 뒤를 이은 새 주임이 된 것이다. 그는 추스 기고문에서 “2023년은 20차 당대회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실시하는 첫 해”라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중심으로 긴밀히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이익과 민족의 존엄을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현 대결 구도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1953년생인 왕 주임은 베이징 제2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82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일본 주재 중국 대사 등을 지낸 일본통이다. 48세에 중국 외교부 사상 최연소 부부장에 올랐고 2013∼2022년 외교부장을 지냈다. 친 신임 부장은 중국 특유의 공격적 외교를 뜻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대표 인물이다. 2021년 8월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입을 닥치라”고 했다. 지난해 1월 미 언론 인터뷰에서도 “대만이 독립의 길을 간다면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푸틴 “우크라전, 우리가 도덕적”… 군인들과 샴페인 잔 들고 건배 지난 20년 신년사 중 가장 긴 9분 연설러, 새해 첫날에도 드론-미사일 공습젤렌스키 “테러 지시한 자, 용서받지 못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의 마지막 날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한 직후 신년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도덕성과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며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샴페인 잔을 들어 전쟁을 자축하는 건배도 제의했다. 러시아군은 2023년 새해 첫날에도 자폭 무인기(드론)와 미사일로 공습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공개된 신년사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우리의 역사적 영토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침공의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 우리는 조국의 위대함과 독립을 수호할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침공 초기부터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해방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나라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며 “서방은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산업, 재정, 수송 능력이 파괴될 것이라고 기대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9분 분량의 신년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년 동안 공개한 신년 연설 중 가장 길다. 과거에는 수도 모스크바 야경을 배경으로 신년사를 했지만 군복 차림의 남녀 군인 30여 명을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 선 것도 특징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 군인들에게 “2022년은 진정으로 중요하고 운명적 사건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며 샴페인 잔을 들고 전쟁을 자축하는 건배를 제의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이 신년사는 같은 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습을 감행한 직후 공개됐다. 러시아는 이날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키이우에서는 한때 비상 정전 조치로 전체 가구 중 30%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남부 미콜라이우와 자포리자주, 서부 빈니차와 흐멜니츠키주, 중부 지토미르주에서도 공습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하루 뒤인 이달 1일에도 키이우 등에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를 앞세워 공격했다. 이로 인해 키이우에서만 4시간 넘게 공습경보가 울렸고 폭발물 파편이 도심에 떨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무인기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의 상당수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 연설을 통해 “테러 국가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이런 공격을 지시한 자, 수행한 자 모두 용서받을 수 없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의 비인간적 소행과 비인간성은 결국 패배하게 될 것”이라며 “테러리스트들은 이 사실을 결코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양안 한가족, 같이 가야”… 전과 달리 ‘조국 통일’ 언급안해 習 “코로나 상황 희망 보여… 인내로 극복을”“대만보다 코로나-경제위기 극복 방점” 분석차이잉원 “전쟁은 양안문제 해결방안 아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조국 통일’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해 10월 3연임을 확정한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는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하며 대만을 압박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신년사를 통해 “전쟁은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1일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전날 시 주석이 신년사에서 ‘양안은 한 가족’이라고 언급할 때 ‘조국 통일’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차이 총통은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을 주목했고 시 주석이 상대적으로 온건한 방식으로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국군의 군사 활동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양안의 평화는 이 지역 모든 당사자의 공동 책임이며 공동의 기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언급하며 “중국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조국 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라며 대만을 압박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시 주석은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양안 동포의 공통된 염원”이라며 통일을 부각했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에서 시 주석은 “14억 중국인이 하나를 생각하고 힘을 모으면 못할 일과 넘지 못할 고비가 없다”면서 “양안은 일가친척으로, 양안 동포들이 손을 잡고 나아가며 중화민족의 복지를 창조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은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할 때 대만 문제에 대해 확실히 ‘톤다운’ 된 것이 분명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경제회복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세와 관련해선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희망이 보인다”며 “단결과 인내로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예방·통제 정책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고, 여전히 힘이 들지만 모두 끈질기게 노력해 서광이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고 힘든 노력 끝에 우리는 전례 없는 어려움과 도전을 이겨냈다”며 “인내하는 게 승리하는 것이고 단결하는 게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단결과 인내를 강조한 것을 두고 ‘제로코로나’ 등 중국 당국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 ‘백지 시위’ 등으로 표출되자 이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이에 아랑곳없이 새해를 맞으려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미 한 번 감염된 후 회복한 젊은층들은 “나에게 푸양(復陽·두 번째 양성)은 없다”며 안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14억 인구의 60%인 8억 명이 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만큼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제로코로나’ 통제를 푼 중국에선 21~27일 춘제(중국의 설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확산 파동이 더 번져, 전 세계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코로나19 상황 관계없이 거리 몰려 나와 1일 홍콩 밍(明)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우한 등 대도시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에 참여했다. 상하이의 대표적 관광지인 황푸강변과 최고 번화가인 난징둥루는 이미 전날 오후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상하이 당국은 무장 경찰, 사복 경찰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지난해 11월 26~28일 있었던 ‘백지 시위’ 같은 일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베이징은 상하이보다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쇼핑거리인 왕푸징 등은 밤이 되자 사람들이 몰렸다. 장쑤성 난징, 쓰촨성 청두, 후베이성 우한 등 중국 남쪽으로 갈수록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3년 전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병한 우한에서는 수천 명이 몰려나와 하늘로 풍선을 날린 후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밍보는 “‘코로나19 쓰나미’도 사람들의 흐름을 막지 못했고 중국 여러 지역이 새해 전야로 떠들썩했다”며 “모든 사람이 새로운 한 해와 일상을 환영하며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서부 도시 청두에서 상하이까지 여행 온 한 중국인 관광객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기 때문에 지금은 어디를 가도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 중국 코로나19 확산 상황 여전히 심각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통계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상하이 시민 1000만 명 이상이 감염됐다는 추정까지 나왔다. 지난달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장원훙(張文宏) 상하이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주임은 “상하이는 지난달 22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에 도달했고 그 수는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중 0.5%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가정하면 최근 몇 주 동안 5만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의미”라며 “대형병원마다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일까지 이어지는 새해 연휴는 중국이 지난달 7일 방역 조치를 완화한 뒤 처음 맞는 연휴여서 대규모 인구 이동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중국 정부는 의료 체계가 취약한 지방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대비해 의료진 등을 지방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 방역 전문가들은 다가올 춘제 연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역간 이동을 막는 ‘제로코로나’ 정책 때문에 3년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중국인들이 공식 연휴(21~27일) 기간 동안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춘제 연휴를 포함한 40일간의 특별운송기간 동안 중국인 약 28억 명이 이동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관련 부서에 “인기 지역·노선·시간대에 대한 여객 운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춘제를 앞두고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근로자에게 장려금을 주거나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고 발표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이 기간에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어 중국발(發) 전 세계적 재유행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로 2차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방역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중국 코로나19 확산 대응 방안을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의 국경 개방 방침에 따라 주요국들은 대(對)중국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다음 달 5일부터 입국 전에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일본은 30일부터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 한국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입국 후 검사에서도 신속항원검사(RAT) 대신 PCR 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국인에게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밀라노에 도착한 한 중국발 항공기에서 승객의 52%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자 28일부터 모든 중국발 승객에 대해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도 추가 방역 강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해외로 나가는 자국민에 대해 별도의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中출발전 48시간내-韓도착 직후’ 2차례 PCR… 비자 제한도 검토 출발전 음성확인서는 가짜 가능성애초 신속항원검사서 더 강한 규제시스템 갖추는데 최소 1주 걸릴 듯단기비자 일시제한 ‘입국 까다롭게’ 정부는 2020년 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유행하던 당시 단호한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아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당시 정부는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역이 아닌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의 입국만 제한하는 데 그쳤다. 이후 같은 해 2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1차 유행’이 발발했다. 이번에 정부가 중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과 후 모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이러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공항에서도 PCR… 당장 적용은 어려울 듯당초 방역당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공항에서 신속항원검사(RAT)를 시행하고, 여기서 양성이 나온 사람만 다시 PCR 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RAT는 PCR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져 감염자를 걸러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 방역당국이 모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처음부터 PCR 검사를 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게 된 건 이 때문이다. 다만 15분 내외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RAT와 달리 PCR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6시간이 걸린다. 검체 분석 과정도 RAT보다 복잡하다. 방역당국은 중국 입국자에 대한 ‘전수 PCR 검사’ 체계를 마련하는 데 최소 1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은 RAT를 활용하되 시스템이 준비되는 대로 PCR 검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만 입국을 허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중국발 한국 관광 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음성 확인서만으론 확진자 유입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에서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채 ‘가짜 음성 확인서’를 발급해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입국 후에도 PCR 검사를 한 차례 더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다. ○ 내년 1월 중국발 관광객 급증 전망통상 해외여행 시에 적용되는 방역 수칙은 입국하는 나라의 규정을 따른다. 자국에서 출국 전 지켜야 할 방역 수칙은 대부분 나라에 없다. 중국만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자국민이 출국할 때도 PCR 검사를 받도록 했으나 이 규정은 이달 초 폐지됐다. 이런 영향으로 이달 중국에서 한국에 들어온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환자는 278명으로, 지난달의 15배로 증가했다. 내년 1월 8일부터는 여행 후 중국으로 돌아간 관광객에 대한 격리 의무도 해제된다. 국내 입국 시에 적용되는 방역 수준을 강화해 중국발 관광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반면 국내 여행업계는 중국인 입국 재개를 앞두고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행업체 모두투어 인터내셔널은 코로나19 이전 가동했던 국내 호텔, 식당, 버스 등을 점검하고 중국어가 가능한 관광 가이드를 모으고 있다. 중국 현지의 여행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홍보도 강화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 분위기는 좋지만 중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가 나와서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일본처럼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인천국제공항 경유 승객도 10일 이내 중국에 체류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8일(현지 시간) 중국과 마카오 홍콩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비행기 탑승 전 이틀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 입국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CDC는 “(입국 규제는) 인천국제공항과 캐나다 피어슨국제공항 밴쿠버국제공항을 경유한 승객 중 10일 이내 중국에 체류한 이들에게도 적용된다”며 “이 환승 허브 공항들은 중국을 출발한 여행객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통과(B-2) 비자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약 2만8000명이다. 팬데믹 직전 2019년에는 약 4만3000명이었다. 중국이 내년 1월 8일부터 국경을 개방함에 따라 그 여파로 한국 등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CDC가 입국 규제 조치를 추가할 수 있다. CDC는 이날 “(중국발 여행객) 여행 패턴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필요에 따라 대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29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최대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을 통한 내년 1월 춘제(중국의 설) 연휴 해외 호텔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가량 늘었다. 방콕, 도쿄, 오사카,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서울, 두바이 등 아시아에 호텔 예약 상위 도시가 집중됐다. 밀라노 공항에 입국한 중국발 항공기 승객의 약 52%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자 28일 중국발 여행객 전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화를 발표한 이탈리아에서도 제3국을 경유한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지 언론은 “중국인 입국자 95%가 아시아와 유럽을 경유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은 중국발 입국자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29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항공(JAL)은 내년 1월 17일부터 도쿄 하네다∼중국 광저우 노선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지만 증편분은 중국행 편도만 운항하기로 했다. 국제선 편도 운항은 이례적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중국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는 오미크론에 면역력을 지닌 중국인이 거의 없어 감염력 높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이 유행할 수 있다”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BA.5 하위 변이 BF.7이 미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BA.5가 뇌 손상을 가져오는 뇌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자 중국 외교부가 “검역 조치는 과학적이어야 한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중국 인구 14억여 명 중 약 57%인 8억 명 이상이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른 혼란은 확산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검역에서 모든 당사자가 과학적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모든 나라 국민들을 공평하게 대해야 하고 교류 협력에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최근 이틀간 프랑스 태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 국가가 대사관 및 관광청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 환영 글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콩 싱타오(星島)일보는 29일 “인구 5200만 명인 쓰촨성 방역 당국이 25일 표본 15만 명을 조사한 결과 63.52%가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전국적으로 최소 60%가 감염됐다고 할 때 이미 8억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의료체계 혼란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베이징 대형 병원 관계자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과거 100명 수준이던 응급 치료 환자가 지금은 450∼550명으로 증가했다”면서 “간호사 전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비롯한 중국 SNS에는 한 간호사가 링거를 맞으며 환자를 진찰하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상하이시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한국 119에 해당하는 중국 ‘120’ 긴급 전화 건수가 그 전주보다 33.5% 증가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이 한국 게임 7개에 대해 중국 내 서비스를 허가했다. 2017년 이후 6년 가까이 단 3건에 불과했던 한국 게임에 대한 허가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방영하는 것을 허용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서서히 해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업무 등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게임 7개를 포함한 외국산 게임 총 44개에 대해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판호를 발급 받은 한국산 게임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A3: 스틸얼라이브, 샵 타이탄,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이다. 과거 중국 당국은 한국 게임에 대해 매년 10여 건 이상씩 판호를 발급했다. 2014년∼2016년 3년 동안 한국 게임 48건이 판호를 받았다. 하지만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국 게임이 판호를 받은 것은 2017년 2월 1건, 2020년 12월 1건, 2021년 6월 1건 등 3건에 불과했다. 한국 게임 외에도 37개의 외국산 게임에 대한 허가가 풀리면서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 콘텐츠 유입을 엄격하게 제한했던 중국 당국이 기조를 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중국이 내년부터 새로운 정책을 펼치기 위해 게임 분야에서도 개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이 중국발(發)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내년 1월 8일부터 국경을 개방하겠다고 밝히자 미국 내 전파를 막기 위해 입국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을 출발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힌 일본은 중국발 항공기가 홋카이도,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유명 여행지가 있는 주요 도시 국제공항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등 세계 각지에서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검역 강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투명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에게 적용할 신규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국 심사 강화 대책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 말레이시아 등과 유사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30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전원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확진자를 격리한다. 말레이시아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감염 여부 추적·감시를 강화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30일부터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도쿄 나리타와 하네다, 오사카 간사이, 나고야 주부 등 4개 국제공항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방역당국은 16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한 코로나19 확진자 전원에 대해 유전적 변이를 찾아내는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어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검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중국에서 신종 변이가 발생해 국내에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또 중국발 입국자에게 적용할 추가 방역 조치를 30일 확정해 발표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