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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6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전체가 침수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인한 집중 호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날 오후 “기록적인 폭우와 이로 인한 인근 하천(냉천)의 범람으로 제철소 상당 지역이 침수됐고 생산과 출하 등 공장 가동이 현재 일시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현재 침수 여파로 전기가 정상 공급되지 않는 상태다. 배수 작업도 이날 오후 늦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시설은 배수 작업이 끝나야 점검 및 복구가 가능하다. 핵심은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고로(용광로)다. 현재는 쇳물을 가공할 공장들이 멈춰서면서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이 다른 공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소 고로 3기는 현재 휴풍(가동 일시 중단) 상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휴풍이 가능한 기간은 5일 안팎이다. 배수 작업 및 전기 공급이 늦어져 이 기간을 넘기게 되면 고로 재가동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는 “관계당국과 함께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조속한 설비 복구 및 고객사 피해 방지를 위해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포스코가 6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전체가 침수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인한 집중 호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날 오후 “기록적인 폭우와 이로 인한 인근 하천(냉천)의 범람으로 제철소 상당 지역이 침수됐고 생산과 출하 등 공장 가동이 현재 일시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현재 침수 여파로 전기가 정상 공급되지 않는 상태다. 배수작업도 이날 오후 늦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시설은 배수 작업이 끝나야 점검 및 복구가 가능하다. 핵심은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고로(용광로)다. 현재는 쇳물을 가공할 공장들이 멈춰서면서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이 다른 공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소 고로 3기는 현재 휴풍(가동 일시 중단) 상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휴풍이 가능한 기간은 5일 안팎이다. 배수 작업 및 전기 공급이 늦어져 이 기간을 넘기게 되면 고로 재가동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는 “관계당국과 함께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조속한 설비 복구 및 고객사 피해 방지를 위해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한 6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6일 포스코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7시 17분경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2열연공장,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는 2열연공장 메인 전기실에서 불이 나 전기실 1개동이 모두 탔다고 밝혔다. STS 2제강 공장에서는 소규모 화재가 났으나 조기 진압됐다. 당시 공장에 대기중이던 직원 18명은 모두 철수했으며, 포스코 자체 소방대원 4명이 화재 진압 중 호우로 고립됐다가 빠져나오는 등 인명 피해는 없었다.포스코 측은 제철소 일부에 호우와 화재 여파로 일부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정상적으로 태우지 못하게 됐고, 이 때문에 외부로 배출해 연소시키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 때 발생한 불기둥이 제철소 외부에서 목격되면서 포항제철소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외부에서 보이는 불은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온 부생가스가 타는 모습”이라며 “화재와 직접 관련은 없다”고 전했다.포스코 측은 힌남노 상륙에 대비해 이날 공장 가동을 약 4~5시간 멈춘 상태였으며, 비상 대기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의 출근 시간도 늦춘 상태였다. 포스코는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피해상황 확인 및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에도 이날 오전 6시 33분경 화재가 발생했다. 현대제철 측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등에서 생성된 전기를 저장해두는 에너지 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불이 난 에너지 저장장치는 103MW(메가와트) 규모로, 운영과 관리는 효성중공업이 맡고 있다. 회사 측은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으며, 공장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후 2시간 넘게 화재 진압 작업을 진행했으나, 배터리 장치에 불이 붙은 만큼 쉽게 불이 꺼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오전 9시를 넘겨 불길이 일부 잡히면서 화재가 확산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와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시점에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만큼, 향후 태풍과 화재의 연관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인천공장 모두 밤새 큰 비가 내렸던 만큼, 누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풍 상륙에 대비해 온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현재까지 큰 피해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대한항공이 김해공항과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환승 전용 내항기’를 2년 6개월 만에 재개한다고 5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달 3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중단됐던 김해∼인천 노선을 다시 운행한다. 부산 출발은 오전 7시와 오후 3시 25분, 인천 출발은 오전 9시 30분과 오후 6시 45분 등 각각 하루 2회 편성됐다. 보잉 737-8 기종이 투입된다. 환승 전용 내항기는 지방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서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만 탈 수 있는 직항편이다. 이 비행기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을 거쳐 김해공항으로 갈 경우 인천공항에서 곧장 비행기에 탄 뒤 김해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밟게 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모비스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22 북미 오토쇼’에 처음 참가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북미 오토쇼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로도 불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된 지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14∼16일 고객사 전용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신기술 30여 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하면서 제동, 조향, 배터리 시스템을 모두 결합한 전기차용 통합 섀시 플랫폼, 전기차 전면부 그릴 전체에 차량·보행자 간 의사소통을 위해 배치한 ‘라이팅 그릴’, 홀로그램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소개된다. 현대모비스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개발과 보급이 빨라지고 있어 전기차 관련 핵심 기술을 내세워 현지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저도 전동 킥보드 애용합니다.” 이달 1일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 직원들은 정 사장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정 사장이 “킥보드 타고 한남대교를 건너다 배터리가 방전돼, 땀 뻘뻘 흘리며 발로 밀고 간 적도 있다”고 하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즐거워했다. 1982년에 태어나 본인도 MZ세대인 정 사장이 회사를 함께 이끌어갈 주역들과의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 자리에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도 함께했다. 최근 국내 재계 오너들이 직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스킨십을 늘리는, 이른바 ‘소통 경영’이 대세다. 예고 없이 구내식당을 방문하거나,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 게 대표적이다. 셀카를 찍는 건 ‘필수’,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건 ‘센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소통 행보에 적극적이다. 이 부회장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연일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복권 이후 19일 첫 현장경영 행보로 찾았던 경기 용인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임직원 간담회에서는 임직원들과 ‘셀카’ 촬영을 했고, 한 직원의 아내와 영상 통화도 했다. 삼성전자 MZ세대 직원들에게 전략 제품 관련 보고를 직접 받기도 했다. 23일 서울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방문, 3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 본사 방문 때도 임직원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식사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셀카 촬영에도 응했다. 지난해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대중 소통에 활발하다. SNS 계정을 열어 운동, 전시 관람 등 일상을 공유하고 대한상의 국가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했다. 직원들과 번개 모임을 갖고 이달 중엔 인기 유튜브 채널 출연도 앞두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6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 초청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에서 직원들과 섞여 강의를 듣다가 불쑥 질문을 던지고, 강의 후 직원들과 셀카를 찍었다. 재계에서는 기업 오너들이 소통 행보를 강화하는 건 권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 젊은 직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젊은 직원들을 이해해야 이들의 이탈 및 이직을 막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옛날엔 회장님 온다고 하면 다들 피하고 어려워했다. 과거엔 경영인들이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인데, 요즘 세대에겐 적합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한 예로 회장이 사내 헬스장에 가도, 젊은 직원들은 함께 운동을 한다. 한두 마디 하다 보면 직원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반대로 회장은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 등을 서로 알게 된다. 요즘 경영인들은 이런 소탈한 소통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평소엔 만날 수 없었던 이른바 ‘회장님’을 직접 본 MZ세대나, 할 말은 하는 MZ세대들을 만난 경영인 모두에게 소통 경영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이 부회장이 한번 다녀가면 사내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맞다. 직원들도 ‘이 부회장에게 이런 모습도 있네’ ‘사진 못 찍어서 아쉽다’ ‘다음에 만나면 뭐 물어 봐야지’ 같은 반응들을 보인다”며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직원들 보러 와줘서 고맙기도 하고 소속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한 직원은 “좀 더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직원들을 찾지도 않는 오너보다는 직원들을 만나보려는 오너의 노력에서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현대가(家) 3세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최근 자회사 임직원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를 하는 등 현장 소통에 나섰다. 정 사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오너들이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소통 경영을 늘리는 모양새다. 4일 현대중공업그룹 자율주행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는 자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정 사장과 직원들의 간담회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정 사장은 1일 서울 강남구 아비커스 본사를 찾아 간담회를 가진 뒤,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정 사장은 개인적인 일상 이야기부터 회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회사의 확장을 구상했기에 아비커스를 시작했다. 중공업 부문에서는 도전하지 않은 분야였기에, 더욱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의 중요성을 믿는다. 아비커스는 그 노력과 핵심 성과를 통해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아비커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도 동석했다. 정 사장과 권 회장은 직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아비커스는 2020년 설립된 현대중공업그룹 사내 벤처 1호로, 약 30명의 임직원이 모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구성돼 있다. 아비커스는 최근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으며, 이를 발판삼아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판매하는 등 자율운항 부문의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 82년 생인 정 사장도 역시 MZ세대에 속한다. 정 사장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회사의 주역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아비커스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여러분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일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가감 없이 이야기하라”고 전했다. 정 사장을 포함해 재계 오너들이 최근 소통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직원들과의 소통에 가장 적극적인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15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R&D(연구개발)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직접 들은 것을 시작으로 총 4차례 현장 방문을 진행했다. 특히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셀카’를 찍었으며, 즉석에서 직원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는 등 격의 없는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NS를 운영하며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직원들과 ‘번개’ 모임을 갖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6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 초청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에서 직원들과 섞여 강의를 듣다 불쑥 질문을 던지고, 강의 후 직원들과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의 소통 행보 강화는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서 수평적 조직 문화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사내에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젊은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인재 이탈을 막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MZ세대인 3세 경영인들이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카리스마를 중시하던 선대 경영인에 비해 소탈한 소통 방식을 선호하고 이를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강도는 태풍 ‘사라’와 ‘매미’보다 강할 수 있다.” 2일 열린 기상청 긴급 브리핑에서 나온 경고다. 두 태풍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안긴 역대 최악의 태풍이다. 힌남노의 위력이 앞선 두 태풍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기상청 예보가 이날 나오면서 추석 연휴를 앞둔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9월 태풍 매미, 사라 vs 힌남노 매미와 사라, 힌남노는 모두 ‘가을 태풍’이다. 세 태풍은 발생 시기, 강도는 물론이고 경로까지 매우 비슷하다. 태풍 매미는 대만 동쪽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추석 연휴였던 2003년 9월 12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했다. 우리나라를 관통한 시간은 12일과 13일, 단 이틀에 불과했지만 인명 피해는 131명(사망 119명, 실종 12명), 재산 피해는 약 4조2225억 원에 이르렀다. 이재민은 6만1844명 발생했고 건물 5만987동이 파손됐다. 상륙 당시 매미의 중심기압은 954hPa(헥토파스칼)로 매우 낮았다. 태풍의 중심기압이 낮으면 그만큼 더 강한 바람을 일으킨다. 상륙 당시 매미의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60m(시속 216km)에 달했다. 콘크리트 건물을 붕괴시키는 강도다. 힌남노의 6일 상륙 시점 중심기압은 940∼950hPa일 것으로 예측돼 매미보다 낮다. 더 강하다는 뜻이다. 힌남노의 풍속은 상륙 시점에 초속 50m(시속 180km)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는데 순간풍속은 매미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1959년 한반도를 덮친 태풍 사라 역시 사이판 부근에서 발생한 후 대만 북동쪽 해역에서 방향을 전환해 9월 15일 경남 해안에 상륙했다. 18일까지 나흘간 총 84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인명 피해 수로는 역대 태풍 가운데 1위다. 당시 사라의 중심기압(951.5hPa) 또한 힌남노보다 높았다. 힌남노가 상륙하는 6일 역대급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국 지자체·기업 대응 총력 힌남노 상륙이 예상되는 부산, 전남 등 남해안 지역 지자체는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제주, 부산 지역 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재량휴업과 단축·원격수업을 권고했다. 일부 학교는 5∼6일 휴교에 들어갈 방침이다. 부산시는 해안가 저지대 등 배수구를 정비하고 상습 침수시설 순찰 활동을 강화했다. 전남도는 수확기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사전 점검을 하고, 수산물 양식장과 가두리 시설이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해경은 연안 사고 위험예보를 ‘주의보’ 단계로 격상하고 위험 구역에 출입 통제선을 설치했다. 지난달 초 폭우로 침수 피해가 컸던 서울시는 강남, 동작, 관악, 서초, 구로, 영등포구 1만7000여 가구에 침수 방지 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있다. 하수도 맨홀 뚜껑 아래에 추락 방지 시설 2000개도 설치할 예정이다. 기업들도 비상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1일 침수 위험이 있는 저지대와 수출 선적 부두에 있는 차량 약 5000대를 안전지대로 옮겼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울산 지역 석유화학업체들도 이날 오후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의 입항을 금지했다. 해외 선박 입항 재개는 7일 이후로 예상된다. 일반 시민들도 대비가 필요하다. 태풍 전에는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선박, 농·어업 시설물을 잘 결박해 두어야 한다. 강풍에 유리창이 깨지지 않도록 미리 테이프를 붙이거나 창틀에 신문지를 끼워두고, 태풍이 다가올 때는 유리창이 없는 방으로 피신해 있어야 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과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 일본 캐나다 등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북미산 전기차에만 소비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준에 맞추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에 추가 투자하거나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정상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주요국들의 대응이 한층 더 치열해진 것이다.○ 獨, 배터리 광물 확보 위해 캐나다와 협력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지난달 22일 리튬, 코발트 등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및 배터리 광물 자원 개발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다음 날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가 캐나다 정부와 ‘전기차용 배터리 광물 공급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캐나다 리튬 광산 개발에 참여해 리튬을 우선 공급받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숄츠 총리는 “배터리 광물 MOU는 천연자원과 안보 측면에서 동맹국 간 협력의 훌륭한 증거”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FTA를 맺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르면 2023년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이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가 보조금(7500달러) 전체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조금 절반만 받는다. 폭스바겐은 인플레이션감축법 공개 직후인 7월 말 미국 테네시 전기차 공장 가동을 시작해 10월부터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게 됐다. 4분기(10∼12월) 전기차 보조금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 日, 미국 내 배터리 공장에 추가 투자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배터리 생산기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느라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비교적 뒤처졌던 일본이 인플레이션감축법 통과에 태세를 바꾼 것이다. 도요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추가로 25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12억9000만 달러를 합하면 총 투자액은 38억 달러(약 5조1400억 원)에 달한다. 혼다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44억 달러(약 5조9000억 원)를 들여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 캐나다, 원산지 기준 자국산 확대 로비캐나다는 지난해 10월 인플레이션감축법 이전 버전인 ‘더 나은 재건법(BBB)’이 공개된 직후부터 ‘정상급 로비’를 통해 캐나다산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하원을 통과한 BBB에 언급된 보조금 지급 대상은 ‘미국산’ 전기차에 한정됐다. 캐나다는 원산지 기준을 ‘북미산’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 관철했다. 로이터는 “트뤼도 총리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에서 꺼낸 첫 번째 의제가 전기차 보조금 원산지 문제였다”고 전했다. 미국에 공장이 없어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돼 비상이 걸린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3일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 일정을 미뤘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 방안을 보고받으면서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우선 5월 발표한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차량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현지 딜러들에 지급하는 인센티브(판매 촉진 비용)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독일 일본 캐나다 등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북미산 전기차에만 소비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준에 맞추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에 추가 투자하고, 중국산이 아닌 배터리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간, 기업 간 협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주요국들의 대응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효된 인플레감축법에는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부터 전기차 최종 조립까지 미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日, 미국 내 배터리 공장에 추가 투자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배터리 생산기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느라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비교적 뒤처졌던 일본이 인플레이션감축법 통과에 태세를 바꾼 것이다. 도요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추가로 25억 달러(3조4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12억9000만 달러를 합하면 총 투자액은 38억 달러(5조1400억 원)에 달한다. 혼다 역시 지난달 29일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44억 달러(5조9000억 원)를 들여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獨, 배터리 광물 확보 위해 캐나다와 협력독일 울라프 슐츠 총리는 지난달 22일 리튬, 코발트 등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및 배터리 광물 자원 개발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다음날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가 캐나다 정부와 ‘전기차용 배터리 광물 공급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캐나다 리튬 광산 개발에 참여해 리튬을 우선 공급받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슐츠 총리는 “배터리 광물 MOU는 천연자원과 안보 측면에서 동맹국 간 협력의 훌륭한 증거”라고 말했다. 인플레감축법에 따르면 2023년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3750달러)을 받을 수 있다. 폭스바겐은 인플레감축법 공개 직후인 7월 말 미국 테네시 전기차 공장 가동을 시작해 10월부터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게 됐다. 4분기(10~12월) 전기차 보조금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캐나다, 원산지 기준 자국산 확대 로비캐나다는 지난해 10월 인플레감축법 이전 버전인 ‘더 나은 재건법(BBB)’이 공개된 직후부터 ‘정상급 로비’를 통해 캐나다산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야한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하원을 통과한 BBB에 언급된 보조금 지급 대상은 ‘미국산’ 전기차에 한정됐다. 캐나다는 원산지 기준을 ‘북미산’으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북미정상회담 직후 로이터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에서 꺼낸 첫 번째 의제가 전기차 보조금 원산지 문제였다“고 전했다. 미국에 공장이 없어 보조금 혜택 대상에 제외돼 비상이 걸린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23일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 일정을 미뤘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IRA 대응 방안을 보고 받으면서 북미지역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우선 5월 발표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 설비 신설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차량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현지 딜러들에 지급하는 인센티브(판매 촉진 비용)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이제 도강(渡江) 합니다.” 무전기를 통해 지시가 내려오자 운전대를 잡은 손에 땀이 차올랐다. 차량은 랜드로버의 플래그십(기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의 5세대 모델 ‘올 뉴 레인지로버’. 긴장된 손으로 차체를 높이는 ‘오프로드’를 선택하고, 주행 모드를 ‘도강’으로 변경했다. 깊이 30∼50cm의 물길에 차량이 진입하는 순간 2억397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표(개별소비세 3.5% 기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차량은 물이 차체를 철썩 때리는 소리를 배경음 삼아 느리지만 확실하게 물길을 뚫고 움직였다. 무전기를 통해 “최대 도강 능력은 900mm로 엔진에 공기를 넣는 흡입구가 위쪽에 있어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지난달 24일 강원 홍천군에서 시승한 올 뉴 레인지로버는 정숙성과 안정적 주행 능력을 갖춘 것과 동시에 오프로드에서 확실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 SUV였다. 사전 계약만 약 3000대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거운 편이다. 외관은 4세대 모델을 상당 부분 계승했다. 공기 저항 계수(cd) 0.30을 달성한 날렵한 측면 디자인, 차 문 손잡이를 숨긴 ‘히든 도어’ 등은 매끈한 인상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4세대 모델보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의 거리)를 75mm 늘리면서 5인승 모델과 7인승 모델을 함께 내놨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스탠더드 휠베이스 2종, 롱 휠베이스 3종이 있다. 차량 내부 디자인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중앙에 위치한 13.1인치 곡선형 터치스크린은 우수한 조작감을 줬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는 LG전자가 개발한 ‘피비 프로’가 사용됐다. 또한 국내 차량에는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T맵’을 기본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세대 차량들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인포테인먼트 오류가 대부분 해결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회사 측은 시승 코스에 비포장 산길과 강, 언덕 급경사 등으로 이루어진 험로 구간을 넣어 올 뉴 레인지로버의 오프로드 성능을 과시했다. 선명도 높은 전후방 카메라 및 앞바퀴 카메라를 통해 지형을 쉽게 살필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성능이었다. 정숙하면서도 날렵한 주행 성능은 여전히 ‘도시가 더 잘 어울리는 차’라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일반 도로로 나서자 이런 생각은 더 강해졌다. 회사 측은 “새로 개발된 MLA플렉스 아키텍처(구조)가 적용돼 강성은 물론이고 소음과 진동을 이전 대비 24% 감소시켰다”고 소개했다. 2열 좌석에 앉아 보니 노면 소음이 다른 차량에 비해 월등히 적었다. 차량에 적용된 메리디안 음향 시스템과 35개의 스피커, 3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은 실내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어줘 주행 중 휴식은 물론이고 업무를 보는 데도 불편함이 없게 했다. 최대 7.3도 움직이는 후륜 조향 시스템은 차량의 민첩함을 살려줬다. 시속 50km 이하 저속에서 회전 시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차량의 회전 반경을 11m 미만으로 줄여준다. 덕분에 구불구불한 산길을 움직이거나, 도심에서 유턴을 할 때 쏠림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고속 주행 시에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정성을 높여줬다. 다만 대형 SUV임에도 2열 좌석이 완전히 젖혀지지 않아 차박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였다. 복합 연비는 I6 경유 엔진 차량은 L당 10.1km, 휘발유 V6 엔진 차량은 L당 6.8km다.홍천=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기아는 경차 레이의 디자인과 일부 기능을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기아 레이’(레이)를 선보이고 1일부터 판매한다고 31일 밝혔다. 기아는 이날 서울 강남구 기아 복합문화공간 ‘기아360’에서 레이 공개 행사를 열었다. 기아는 레이에 차로 유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석 통풍 시트, 공기 청정 모드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편의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앞좌석을 완전히 눕힐 수 있고 뒷좌석도 6 대 4 폴딩 기능을 활용해 모든 좌석을 접을 수 있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외관은 레이만의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특징을 이어받았다. 여기에 전면부에는 수평 및 수직적 견고함을 강조한 램프 형태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배치했고, 기아 차량의 상징인 호랑이 얼굴을 레이에 맞게 재해석한 디자인도 반영했다. 판매 가격은 승용 모델 △스탠더드 1390만 원 △프레스티지 1585만 원 △시그니처 1720만 원이다. 2인승 밴은 △프레스티지 1350만 원 △프레스티지 스페셜 1390만 원, 1인승 밴은 △프레스티지 1340만 원 △프레스티지 스페셜 1375만 원으로 책정됐다. 구형 대비 30만∼140만 원 올랐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이제 도강(渡江) 합니다.” 무전기를 통해 지시가 내려오자 운전대를 잡은 손에 땀이 차올랐다. 운전하고 있는 차는 랜드로버의 플래그십(기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의 5세대 모델 ‘올 뉴 레인지로버’. 긴장된 손으로 차체 높이를 높이는 ‘오프로드(험로)’를 선택하고, 주행 모드를 ‘도강’으로 변경했다. 깊이 30~50cm의 물길에 차량이 진입하는 순간, 2억379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표(개별소비세 3.5% 기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하지만 차량은 물이 차체를 철썩 때리는 소리를 배경음 삼아, 느리지만 확실하게 물길을 뚫고 움직였다. 무전기를 통해 “최대 도강 능력은 900㎜로, 엔진에 공기를 넣는 흡입구가 위쪽에 있어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24일 강원 홍천군에서 시승한 올 뉴 레인지로버는 정숙성과 안정적 주행 능력을 갖춘 것과 동시에 오프로드에서도 확실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 SUV였다. 사전 계약만 약 3000대 이루어질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거운 편이다. 외관은 4세대 모델을 상당 부분 계승했다. 공기 저항 계수(cd) 0.30를 달성한 날렵한 측면 디자인, 문 손잡이를 숨긴 ‘히든 도어’ 등은 매끈한 인상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4세대 모델보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의 거리)를 75㎜ 늘리면서 5인승 모델과 함께 7인승 모델을 함께 내놨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스탠다드 휠베이스 2종, 롱 휠베이스 3종으로 판매되고 있다. 차량 내부 디자인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중앙에 위치한 13.1인치 곡선형 터치스크린은 우수한 조작감을 줬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는 LG전자가 개발한 ‘피비 프로’가 사용됐다. 또한 국내 차량에는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T맵’을 기본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세대 차량들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인포테인먼트 오류가 대부분 해결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회사 측은 시승 코스에 비포장 산길과 도강 및 언덕 급경사 등으로 이루어진 험로 구간을 넣어 올 뉴 레인지로버의 오프로드 성능을 과시했다. 선명도 높은 전후방 카메라 및 앞바퀴 카메라를 통해 지형을 쉽게 살필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는 성능이었다. 하지만 정숙하면서도 날렵한 주행 성능 덕분에 ‘도시가 더 잘 어울리는 차’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일반 도로로 나서자 이 같은 생각은 더 강해졌다. 회사 측은 “새로 개발된 MLA플렉스 아키텍쳐(구조)가 적용돼 강성은 물론, 소음과 진동을 이전 대비 24% 감소시켰다”고 소개했다. 2열 좌석에 앉아 보니, 노면 소음이 다른 차량에 비해 월등히 적음을 알 수 있었다. 차량에 적용된 메리디안 음향 시스템과 35개의 스피커, 3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은 실내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어줘 주행 중 휴식은 물론 업무를 보는데도 불편함이 없게 했다. 최대 7.3도 움직이는 후륜 조향 시스템은 차량의 민첩함을 살려줬다. 시속 50km 이하 저속에서 회전 시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차량의 회전 반경을 11m 미만으로 줄여준다. 덕분에 구불구불한 산길을 움직이거나, 도심에서 유턴을 할 때 쏠림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고속 주행 시에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정성을 높여줬다. 대형 SUV임에도 2열 좌석이 완전히 눕혀지지 않아 차박을 하기에 다소 어려워 보이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복합 연비는 I6 경유 엔진 차량은 리터(L)당 10.1㎞, 휘발유 V6 엔진 차량은 L당 6.8㎞.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조선업체들이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자사 핵심 인력을 과도하게 빼내 가 사업을 방해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현대중공업은 정상적 절차로 경력 채용이 이루어졌다며 반발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4개 업체는 공정위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사업 활동 방해 행위를 했다고 30일 밝혔다. 4개 업체는 다른 사업자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하거나 채용해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금지한 공정거래법 45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중공업 등은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통상적인 보수 이상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고, 일부는 서류 전형을 면제하는 등 채용 절차상 특혜도 줬다”고 주장했다. 신고 회사 중 한 곳은 올 들어 현대중공업 계열 3사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한 실무 인력 등 70명이 이직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타사에서 부당하게 인력을 채용하지 않았다. 경력직 채용은 통상적 공개 채용 절차에 따라 모든 지원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진행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면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사들은 장기 불황을 겪으며 몸집을 줄여 왔다. 생산직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인력들도 대거 조선업계를 떠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대폭 늘자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핵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LG화학은 2022년을 ‘고객의 해’로 선포하고 고객가치 경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혁신을 느낄 수 있도록 전담 조직 강화, 고객사 기술 지원, 고객관계관리(CRM) 구축 등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고객 맞춤형 기술 지원 시설 CS(Customer Solution·커스토머 솔루션) 캠퍼스를 한국과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으로 확대했다. CS캠퍼스는 LG화학의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한 고객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제품 개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종합적인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고객 지원 전문 조직이다. 2023년까지 미국 오하이오주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2CS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경기 오산시에 위치한 LG화학 CS캠퍼스는 250여 명에 이르는 국내외 전문인력들이 매년 200건 이상의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기술 지원을 받는 고객사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5000여 곳에 이른다. LG화학은 석유화학업계 최초의 통합 디지털 영업 플랫폼 ‘LG Chem On’ 운영을 통해 고객사 불편을 해소하고 고객이 원하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검색하듯 석유화학제품을 쉽게 살펴보고, 비대면 기술 협업과 실시간 주문 현황 파악까지 가능하도록 만든 통합 영업 플랫폼이다. 지난해 6월 ABS(고부가합성수지) 고객을 대상으로 기술 협업 기능을 1차 오픈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PCR(재활용 플라스틱), 생분해성 소재를 포함해 LG화학의 450여 개 전체 석유화학제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플랫폼 개설 후 6개월 동안 방문 고객은 1만2000명에 이른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현대차가 목표로 하는 기술과 미래 환경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는 5월부터 네이버제트가 운영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가상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모빌리티 라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가상과 실제가 상호 작용하는 혼합현실을 뜻한다. 현대차는 실제 공간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모티브로 만든 제페토 내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도심항공교통(UAM) S-A1,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S-Link, 모빌리티 환승 거점 S-Hub를 구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건물 옥상에서 S-A1 시승 체험도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를 주제로 총 5개의 가상공간을 열었다. 사용자들은 가상 세계에서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거나 UAM, PBV,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현대차는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의견과 제안을 수시로 듣고 함께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는 대고객 오픈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히어(H-ear)’를 운영하고 있다. ‘히어’는 2016년부터 실시해 온 소비자 소통 프로그램 ‘H옴부즈맨’을 2019년부터 온라인으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선별된 참가자만 참석하는 오프라인과 달리, 언제나 누구든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장했다. 현대차는 회사와 소비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들끼리 상호 소통하는 공간을 활용해 시장 환경과 니즈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를 사업에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은 히어에 가입하면 의견과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공간인 랩(Lab)에서 상품, 서비스, 판매 등과 관련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할 수 있다. 현대차는 히어에서 고객의 제안이 차량 개발에 적용될 수 있도록 매년 커스터마이징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고객과 함께하는 현대차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포스코는 중소기업 맞춤형 컨설팅 지원 조직 ‘동반성장지원단’이 올해 하반기(7∼12월)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9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에서 동반성장지원단 출범식을 열었다. 기술개발이나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지능형 공장 구축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현안 해결 △설비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 혁신 등 4개 부문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지원단은 평균 25년 이상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포스코 베테랑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은 상반기(1∼6월) 2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82건의 과제를 발굴해 현재 맞춤형 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는 다음 달 1일부터 2022년도 두 번째 신입사원 상시 채용을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원 서류는 14일까지 접수한다. 모집 직군은 연구개발(R&D), 생산, 전략지원, 디자인 등이다. 현대차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직무별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채용 관련 설명회는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세부 내용은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된다. 현대차는 7월부터 ‘예측 가능한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홀수 월 1일에 부문별 대졸 신입사원(일반직 및 연구직, 채용 전환형 인턴 포함) 채용 공고를 채용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일본에서 대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고도 경제성장기인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최대 폭을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다만 절대 투자금액으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정상적인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책투자은행 조사에서 자본금 10억 엔(약 97억 원) 이상 대기업 1758개사의 올해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26.8% 늘어난 19조6188억 엔(약 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아일보가 별도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설비 투자 증가율은 증가율로는 1970년(27.6%)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2년 연속 설비 투자가 감소한 데 따른 회복세 영향이 컸다. 회복까지 4년이 걸렸던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빠른 페이스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기업들의 설비 투자 증가를 견인한 것은 탈탄소 분야 및 반도체 투자다. 닛산자동차가 올해에만 4조40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 확대에 나서고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의 영향이 컸다. 일본 주요 상사들이 중동, 호주 등에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린 것도 대기업 투자 확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20여 년간 정체됐던 근로자 임금도 오르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노조단체인 ‘렌고(연합)’의 집계에 의하면 올 춘계 노사협상에서 기업들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2.07%로 전년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상장기업의 30%가 올 1분기(1∼3월)에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두는 등 여유가 생긴 데다 물가 인상에 따른 근로자들의 인상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글라스(AGC)가 7월에 기본급 6300엔을 올리며 14년 만에 인상을 단행했고 정보기술(IT)업체 오쓰카상회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7월부터 기본급을 일률적으로 1만 엔씩 올렸다. KOTRA도 일본 기업들의 전기차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날 KOTRA가 내놓은 ‘일본 친환경 전동차 산업의 경쟁력 분석과 전략 변화’ 보고서는 “일본 기업이 잇따라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전고체 배터리 특허 수는 세계 1위다. 또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를 선택한 일본은 도요타 등 10개 기업이 일본의 기술 우위 확보를 주도하고 있다. KOTRA는 “전동화 후발주자였던 일본 기업이 친환경차 관련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KOTRA는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도 기업들이 기회 요인을 찾을 수 있도록 분석한 ‘5대 트렌드로 살펴본 수출 유망시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이슈 속 새로운 수요 △어려움 속에도 기회는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라 △공급망 재편을 새로운 저변 확대의 기회로 △대전환의 시대, 디지털 패러다임의 주인공이 되다 등 5개 흐름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가 상승으로 현금이 늘어난 산유국을 적극 공략하라는 조언을 담았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