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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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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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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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CATL “10분 충전-400km 주행” 발표에… 韓배터리 업계 촉각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이 ‘10분 충전에 400km 주행’ 성능을 내는 LFP(리튬·철·인산) 배터리 개발을 공언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CATL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배터리 3사는 LFP 배터리 투자에 보다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CATL은 16일 중국 현지에서 새 LFP 배터리 ‘선싱(Shenxing)’을 공개했다. 10분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고, 15분간 완전 충전을 하면 최대 주행거리가 약 700km라는 게 CATL 측 주장이다. 당장 올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만드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가격이 30% 정도 저렴하다. 상대적으로 비싼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를 쓰지 않기 떄문이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행거리가 짧다는 게 한계였다. 특히 겨울철에 온도가 낮아지면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단점까지 있었다. CATL은 고속충전 성능을 향상시키고, 배터리 셀 온도 제어 기술 등을 넣어 저온 충전 문제 등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6.9%에서 지난해에는 27.2%로 뛰어올랐다. 중국에서는 이미 2021년 LFP 점유율이 NCM을 넘어섰다. 당초 중국 자동차 위주로 탑재됐는데, 최근 미국 테슬라, 독일 폭스바겐 등이 잇달아 LFP 배터리 채택을 발표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값이 싼 LFP 배터리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CATL(2위)의 점유율은 27.2%로 1위 LG에너지솔루션(28.7%)을 바짝 추격했다.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전기차가 늘어나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18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CATL이 잘하고 있다.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CATL의 발표대로 제품이 나온다면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분명 위협적일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들도 LFP 기술이 없는 건 아니어서 성능, 안전, 가격, 비용을 따져가며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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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지마 범죄 우려에 기내 호신용품 소지 적발 증가

    최근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면서 비행기까지 호신용품을 가져가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20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김포공항 포함 전국 14개 공항에서 적발된 기내반입금지물품 건수는 53만48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만5000여 건)보다 14.8% 증가했다. 특히 기내반입금지물품 중 위해물품에 해당하는 호신용품 소지가 증가하고 있다. 전자충격기와 너클이 대표적이다. 너클의 경우 지난달 12건, 이달 1~15일 24건이 적발됐다. 보름 만에 지난달의 2배나 적발된 것이다. 전자충격기 소지 적발도 매달 2~3건 정도에서 7월 6건으로 늘더니 8월에도 15일까지만 5건이 걸렸다. 전자충격기, 너클, 스프레이 등 호신용품은 항공기 내 반입이 금지되어 있고, 위탁수하물로 보낼 수는 있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호신용품은 기내 반입이 금지돼 있어서 적발 시 관계 기간 합동 조사를 받을 수 있고, 항공기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호신용품 업체에는 기내 반입 불가 표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홍보 및 업계와의 협력 강화 등 안전대책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공항 이용 전 항공보안365(www.avsec365.or.kr)과 카카오톡 챗봇 ‘물어보안’ 등을 통해 소지 물품을 입력하면 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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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中서 철수 시작”… 현대제철-英ARM 등 잇달아 짐 싸

    미중 경제 갈등이 격화되는 데다 중국 경제 지표까지 기대치를 밑돌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사업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감수해 왔던 기업들 중 최근 현지 법인을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탈중국 엑소더스’는 향후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철수 이제 시작일 수도”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현대스틸 베이징 프로세스와 충칭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03년 설립한 베이징 법인은 2017년 적자로 돌아섰다. 충칭공장은 설립 이듬해인 2016년부터 줄곧 적자에 시달렸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현대자동차 베이징공장과 충칭공장의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동반 진출한 현대제철에도 타격을 입혔다. 현대제철 내부에선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도 중국 화학기업과의 합작 공장인 롯데삼강케미칼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화학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생산을 늘리면서 중국 법인을 털어내는 게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상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한 식품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올해까지 중국 시장에서 턴 어라운드를 못 하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한국 기업들의 중국 탈출 러시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탈중국 러시는 비단 대기업의 얘기만은 아니다. 중견 자동차업체 쎄보모빌리티는 초소형 전기차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삼기도 중국 법인을 현지 업체에 매각했다. 대중국 무역을 하고 있는 한 제조업체 대표는 “중국의 성장이 한풀 꺾이는 것은 물론이고 활력이 없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해외 기업들도 중국 탈출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떠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는 중국에서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일본 마쓰다도 20년간 이어온 중국 합작사 일기마쓰다를 청산하기로 했다. 영국 반도체 업체 ARM은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면서 중국 사업부 철수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에 ARM차이나 지분 약 47%를 넘겼는데, 중국 정부가 1년 이상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도 중국 시장에서 점차 발을 빼는 모습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은 여객기 부문에서 중국을 1순위로 놓고 공들여 왔다. 하지만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현재 우선 순위는 중국이 아닌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갔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암참 차이나)가 올해 3월 319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국이 세계 3대 시장에 속한다는 답변은 45%였다. 2년 전 같은 조사에서의 60%보다 15%포인트나 빠졌다.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00대 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국제무대로 이끌어준 것이 미국”이라며 “미국과의 갈등으로 중국은 외부 발전 동력이 사라지고 있고, 내부적으론 부동산 거품 문제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교수는 이어 “한국은 아직까지 중국 의존도가 큰 게 사실이지만 기업들 중에는 ‘꼭 중국이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에 대체 시장을 찾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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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 70주년 맞아 호주 참전용사 기리는 공연장 건립 지원

    “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맙습니다.” 지난달 27일 서호주 퍼스의 킹스파크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 6·25전쟁 참전용사인 케네스 콜벙(1931∼2010)의 딸인 에산드라 콜벙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디깅스틱’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디깅스틱은 호주 원주민들이 땅속 식물을 캐내거나 동물을 사냥하는 데 쓰던 도구로 원주민 지도자의 권위를 상징한다. 케네스 콜벙은 참전용사이면서 호주의 대표적인 원주민 인권 활동가이자 문화 활동가였다. 그의 딸이 최 회장에게 아버지 유품을 건넨 데는 이유가 있다. 호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전 참전을 결정한 나라다. 6·25전쟁 당시 1만7000명 이상을 파병했는데, 1700여 명이 서호주 출신이었다. 과거 호주에서는 원주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참전 공적을 뒤늦게 인정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딸 에산드라 역시 아버지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그런데 포스코가 호주 참전용사를 기리는 공연장을 후원했고, 원주민 참전용사까지 챙긴 것이다. 에산드라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정말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해 호주의 자원개발 기업 행콕의 자회사인 원자재업체 로이힐과 야외공연장 건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공연장은 퍼스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추진위원회가 추모비 인근에 ‘축제(Celebration)’를 콘셉트로 건립할 계획이다. 전쟁의 아픔을 딛고 얻어진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영구적으로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다. 공연장은 2024년 상반기(1∼6월) 준공 예정이다. 정전 70주년 행사는 포스코가 서호주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연초부터 기획됐다. 포스코그룹은 참전용사와 유족 대표에게 헌정 메달과 감사패를 수여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호주 내 생존 참전용사와 유족들을 파악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최 회장은 기념사에서 “정전 70년이 지났지만 포스코그룹은 참전 유공자의 희생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과 포스코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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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서 사회공헌 펀드… 원주민 취업교육-코알라 서식지 복원

    “호주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기업의 의무라는 생각이 뼛속까지 녹아 있습니다.”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김보성 포스코 호주법인장은 ‘넷 포지티브’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이 같은 말로 시작했다. 그는 “호주에서는 학교 교육에서부터 ‘기업이 지역사회 성장을 함께 이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배운다”며 “호주에 진출한 기업들이 이런 문화를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이해관계자 등과 함께 사회 문제까지 해결하는 ‘넷 포지티브’가 호주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원주민·청소년 교육부터 생태 복원까지포스코는 2018년 ‘기업 시민 헌장’을 발표했다. ‘기업도 사회에 공헌하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도 기업 시민 활동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Go Extra Mile(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다)’의 첫 글자를 딴 GEM 펀드였다. 보석을 뜻하는 단어인 GEM은 말 그대로 지역사회를 보석같이 가꾸어 나가는 활동이라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GEM은 글로벌 원료 공급사들과 자금을 공동 출연해 조성한 매칭펀드를 활용해 양국 지역사회에 번갈아 가며 이바지하는 방식이다. 1호 GEM 펀드의 파트너사는 호주 업체였다. 포스코는 세계 3위 석탄 공급사인 호주 얀콜과 이 펀드를 만든 뒤 호주 원주민 대상 취업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생을 선발하고 1년 동안 광산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취업을 돕는 것이다. 얀콜 관계자는 “호주 원주민 부족의 잭슨이라는 친구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광산용 트럭 자격증 여러 개를 땄고, 결국 광산회사에 취업했다”며 “교육을 받은 젊은 원주민들은 사회에 의미 있게 참여할 기회를 얻고 있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에는 호주 철광석 업체 FMG와 3호 GEM 펀드를 조성했다. 포스코는 호주 헤들랜드 고등학교에 실습 장비를 지원하는 데 약 5만 달러(약 6700만 원)를 내놨다. 호주 싱글턴 지역에서 학생 교육 사업을 이끌고 있는 클라크 스탠퍼드 씨는 “GEM 펀드 덕분에 지역사회 학생들이 학교를 가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진로를 찾아 인생을 설계해 가는 모습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호주 생태계 복원 및 생물 다양성 보존 사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4호 GEM 펀드 파트너인 호주의 앵글로 아메리칸과 함께 광산 인근 목축지 생태 복원 사업을 하고 있다. 5호 GEM 펀드 협력을 맺은 BHP와는 생물 다양성 보존 차원에서 호주 내 코알라 서식지 복원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 노력이 신규 사업 기회로 이어져 다방면에 걸친 포스코의 사회공헌 사업은 거꾸로 호주에서 추진 중인 신규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서호주 지역에서 이른바 ‘그린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방식을 통한 ‘그린 수소’와 고급철강 제품에 필요한 저탄소 재료인 HBI(Hot Briquetted Iron) 생산 등이 대표적이다. 철강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구현 등도 해당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다. 포스코는 서호주에서 이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 활동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호주 정부는 지난해 말 포스코에 서호주 내 HBI 사업 추진을 위한 부지 할당을 승인했다. 포스코를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평가한 것이다. 로저 쿡 서호주 부총리는 “그린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글로벌 탄소 저감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서호주 자원을 활용한 제조업이라는 측면에서 호주 정부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결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하던 활동이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된 것이다.● 강도 높은 ESG 요구하는 호주 호주 정부는 올해부터 기업에 더욱 강도 높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 재무부는 기업에 기후 관련 재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호주 산업과학자원부는 핵심 광물 전략을 밝히면서 △원주민 및 지역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이익 공유 △여성의 대표성 확대 △탈탄소화 운영 △효과적인 환경 보호 등의 전략 수립 등을 요구했다. 서호주 정부도 철광석의 채굴 단계에서부터 그린 철강 생산까지의 공정에 ESG 개념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호주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넷 포지티브 활동을 기본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 법인장은 “호주는 ESG 수준도 높고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대단히 높다”며 “호주 정치권도 공격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의 법과 규칙, 문화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포스코가 사회 공헌 분야를 확대하고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덧붙였다.시드니=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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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다-로톡-강남언니-삼쩜삼… “킬러규제들 뒤엔 기득권 카르텔”

    “한국에만 존재하는 킬러 규제들의 이면에는 ‘기득권 카르텔’이 숨어 있습니다.” 스타트업 임원 B 씨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법이 유일한 문제라면 결국 법만 바꾸면 된다”면서 “그런데 법이 바뀌어도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경쟁 업체나 단체들의 힘과 장벽이 너무 강하다”고 했다. 기존 업계의 직간접적 견제가 혁신을 방해하는 이른바 ‘텃세 카르텔’을 지적한 것이다. ‘택시업계 vs 타다’ ‘변호사협회 vs 로톡’ ‘의사협회 vs 강남언니’ ‘세무사협회 vs 삼쩜삼’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2018년 10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이 출시됐다.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20% 정도 비쌌음에도 고객들은 빠른 배차와 사라진 승차 거부에 열광했다. 하지만 택시 업계가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며 타다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3년 7개월 동안의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은 6월 1일 타다에 대해 “합법적인 자동차 대여 서비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타다는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뒤였다. 이재웅 전 타다 대표는 판결 직후 “혁신을 막고 기득권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톡의 경우도 기득권 집단에 혁신이 가로막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톡은 전문성과 수임료, 후기 등을 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찾아 법률 상담을 할 수 있게 한 법률 광고 플랫폼이다.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도 여러 차례 로톡의 운영 방식이 합법적임을 인정했다. 그런데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변호사를 소개·알선해 사무를 보거나 그 대가를 받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더 나아가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등에 대해 징계 압박을 하면서 회원 탈퇴를 종용했다. 한때 4000명 정도였던 로톡의 변호사 회원 수는 현재 2000명대로 줄었다. 대한변협이 가지고 있는 ‘징계권’으로 회원들의 법률 플랫폼 이용을 저지하는 사실상의 ‘규제’를 행사한 것이다.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선 일정한 범위 안에서의 변호사 온라인 플랫폼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리걸테크(법률 서비스 기업) 수는 7000여 곳, 투자 규모만 약 14조 원”이라며 “한국만 역주행 중”이라고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음식 배달 시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을 넘지 못하게 하는 주류통신판매 규제도 대표적인 텃세 카르텔로 꼽는다. 기존 유통업체들의 견제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이 모두 원하는 배달 서비스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낯선’ 사업모델로 혁신을 꾀한 스타트업들이 기득권 세력과의 법적 다툼에서 승소하더라도 결국은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다. 긴 시간 공방을 벌이는 사이 경영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 다른 규제가 또다시 생기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에 활력이 돌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시도와 도전이 나와 기존 사업자들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기득권 세력이 새로운 사업모델의 발목 잡기에만 주력한다면 글로벌 트렌드로부터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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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행 대한항공기 랜딩기어 이상… 인천공항 회항뒤 7시간 지연 출발

    인천을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해 승객들이 7시간가량 일정이 지연되는 불편을 겪었다.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승객 400명과 승무원 27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이륙한 KE081편 A380항공기의 랜딩기어(착륙장치)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륙 후 30분이 지났을 무렵 경고 메시지가 표시됐다. 이에 일본 근처까지 갔던 KE081편은 기수를 돌려 오후 3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여객기는 착륙을 위한 적정 무게를 맞추기 위해 한반도 상공을 돌면서 일부러 연료를 소모했다. 대한항공은 동일 기종의 여객기로 대체해 오후 5시쯤 다시 뉴욕으로 출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불편하게 해드린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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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항공 직항노선 2배로 증편 합의… 인천 환승 줄며 미주노선 운임 내릴듯

    미국과 중국의 양국 간 직항 노선 증편 합의, 중국의 해외 단체관광 제한 해제 발표 등으로 인한 항공권 운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료는 싸지고, 일본으로 가는 항공료는 비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항공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10일 미국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의 미국행 직항 노선 증편을 승인했다. 현재 주 12회 운항하던 것을 9월 1일부터 주 18회로 늘리고, 10월 29일부터는 24회까지 늘리기로 했다. 미중 직항 노선은 2019년까지 주 150회 수준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이 겹치면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조치로 노선 운항 횟수가 일부 회복되는 것이다. 중국과 인접한 한국은 ‘중국 하늘길’ 변화의 직접 영향권 내에 있다. 우선 한미 노선 운임은 하락이 예상된다. 지금 예약을 하면 3개월 뒤인 11월 초 인천∼뉴욕 왕복 항공권은 150만∼200만 원을 줘야 구할 수 있다. 2019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100만 원대 초반에도 구할 수 있었다. 탑승일이나 좌석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코로나19 전보다 30∼100%까지 미주 노선 운임이 올랐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이 같은 운임 상승은 미중 직항 노선이 부족하다 보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승객들이 인천에서 환승해 미국으로 가는 경우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항공사와 외항사를 합쳐 미국 환승객 수는 96만4944명으로 2019년 상반기보다 10만6783명이 늘었다.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많아지니 운임은 올랐다. 환승객 대부분을 수용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4∼6월) 미주노선 여객 매출은 약 9100억 원으로, 2019년 2분기(약 5400억 원)보다 68% 늘었다. 미중 직항 노선이 늘어나면 한국에서의 환승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운임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중 노선 공급이 늘수록 국내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 구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단체 관광 제한 조치 해제는 간접적으로 일부 한일 노선 운임 재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에 대한 단체 관광 제한을 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에 대거 항공기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노선은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올 초에 비해서는 항공권 가격이 다소 안정화되고 있던 추세였다. 하지만 일본 노선에서 운영되던 항공기가 중국 노선으로 전환 배치될 경우 좌석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운임이 다시 오를 수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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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뉴욕행 여객기, 기체 결함으로 인천 회항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했다.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승객 400명과 승무원 27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KE081편 A380항공기의 랜딩기어(착륙장치)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륙 후 30분이 지났을 무렵 경고 메시지가 표시됐다. 대한항공은 도착지인 뉴욕 현지에서 정비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항공기를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KE081편은 일본 근처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오후 3시 40분 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착륙했다. 여객기는 안전한 착륙을 위해 한반도 상공을 돌면서 일부러 연료를 소모했다. 착륙을 위한 적정 무게를 맞추기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은 동일 기종의 여객기로 대체해 오후 5시 쯤 다시 뉴욕으로 출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로 불편하게 해 드려 죄송하다”며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교체항공편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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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올레드 에보, 유럽 소비자매체서 잇단 호평

    2023년형 LG 올레드 에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13일 LG전자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매체 ‘위치’는 전체 평가 대상 288개 제품 가운데 2023년형 올레드 에보(모델명 65C3)에 최고점을 부여했다. 프랑스 소비자매체 ‘크슈아지르’도 65C3 모델을 최고 제품으로 평가했다. 화질과 음질, 사용 편의성, 휴대전화 호환성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스페인 소비자매체 ‘오시유’는 260개 TV 중 LG 제품을 첫손에 꼽으며 “이 제품처럼 뛰어난 영상과 사운드, 훌륭한 기능의 조합을 가진 모델을 찾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덴마크, 포르투갈 등의 소비자매체도 최고점을 줬다. 2023년형 LG 올레드 에보는 ‘밝기 향상 기술’을 적용해 일반 올레드 TV 대비 최대 70%가량 밝고, 기존 동급 제품 대비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이 줄었다. 업계 유일의 올레드 TV 전용 인공지능(AI) 프로세서 6세대를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은 “10년 혁신으로 완성한 LG 올레드 에보만의 품질을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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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작고 더 빠르게… 차량용 반도체 ‘초미세공정’ 경쟁

    미래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 작으면서도 더 빠른 처리를 가능케 하는 초미세공정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차량용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현대자동차그룹에 차량용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기반 반도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한 자릿수 나노 공정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반도체는 12개의 카메라 센서를 빠르게 제어한다. 그래픽 처리 속도도 빨라 고화질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게임을 차량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전자는 2027년 2㎚ 공정을 차량용 반도체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 차량용 반도체는 30㎚ 이상 공정에서 주로 양산됐다. 하지만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서 등이 대거 투입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다량의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해졌다. 기존 내연기관차에는 200∼300개 정도의 반도체가 들어갔지만, 미래 자동차에는 1000∼2000개가 필요하다고 한다. 반도체 공정을 미세화하면 생산 효율이 높아지고, 크기가 작아진다. 반도체 성능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모와 발열은 줄어든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유럽 기업들과의 반도체 조인트벤처 계획을 발표하면서 28㎚급 공정뿐 아니라 12·16㎚ 공정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 공장에 12·16·22·28㎚급 반도체 설비 등을 구축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이미지센서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다. 미국 테슬라도 2019년 자율주행 시스템 하드웨어 ‘HW 3.0’을 자체 개발하면서 10개 안팎의 14㎚급 고성능 반도체와 이를 연결하는 차량 구조를 완성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760억 달러(약 101조 원)에서 2029년 1430억 달러(약 190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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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發 악재에… ‘부진 늪’ 석유화학업계, 하반기도 먹구름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제품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하향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4∼6월) 영업손실 7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14억 원)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5개 분기 연속 적자로, 5개 분기 동안 쌓인 적자 규모는 약 1조 원에 이른다. 롯데케미칼은 8일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초까지는 중국 리오프닝 수요 등으로 제품 마진이 개선됐지만, 경기 회복이 지연됐고 수요 회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에 영업손실 127억 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10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5% 감소한 규모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79.1% 줄어든 4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이러한 부진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누적된 공급 과잉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대했던 중국 시장의 수요 및 경기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각종 석유화학 제품들의 경우 누적된 공급량으로 인해 가격 경쟁마저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업체들은 공급 축소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대, 원료 경제성 확보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의 경우엔 시설 유지보수 작업으로 가동이 중단된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인력 재배치 및 매각설이 돌고 있다. LG화학은 8일 콘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저수익 범용제품에 대해서는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단기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7∼12월)에도 실적 부진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애초 중국 리오프닝으로 기대됐던 산업 활동의 증가, 소비 확대 등의 측면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마저도 저성장 기조를 달리고 있어서 업황 개선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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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속40m 강풍 - 600mm 물폭탄’ 태풍 오늘 한반도 관통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대로면 남해안에서 경남 통영, 충북 청주, 서울을 거쳐 북한 평양으로 빠져나가며 비바람을 뿌릴 전망이다. 이같이 한반도 내륙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은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카눈은 10일 오전 3시경 경남과 전남 중간의 남해안에 진입해 오전 9시경 통영 서쪽 30㎞ 부근에 강도 ‘강’(태풍 중심부 풍속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을 유지한 채 상륙한다. 이후 북쪽으로 올라와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60㎞,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쪽 40㎞에 도착할 전망이다. 카눈이 상륙하기 하루 전인 9일부터 전국은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제주, 경남·전남 해안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되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카눈은 기존 태풍의 이동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리게 이동한다. 이 때문에 10일까지 강원 영동에는 최대 600㎜, 영남에는 최대 400㎜의 ‘물 폭탄’이 쏟아지겠다. 지붕이 날아가고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위력인 초속 25∼40m(시속 90∼144㎞)의 강풍도 불겠다. 지난달 장마철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들은 이번 태풍으로 재차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중대본 “행정기관-기업, 오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기업들, 재택근무 등 공지나서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 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 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 시간 조정에 나섰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 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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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본 “행정기관-기업, 오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 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 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 시간 조정에 나섰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 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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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합병 지연 대한항공 “티웨이에 화물기 제공” 승부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승인받기 위해 티웨이항공에 “화물기를 제공하겠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 당국의 화물 분야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2020년 말부터 4년째 각국 결합심사가 이어지는 사이 피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서 줄퇴사가 이어지는 등 기업 경쟁력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서도 “어디까지 내줘야 하나”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티웨이항공에 B747 및 B777 화물기 제공을 약속하며 화물사업 진출을 제안했다. 티웨이항공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냈다.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을 설득하고 있는 것은 EU가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 화물사업자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EU는 화물 부문 경쟁제한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한항공은 6월 말 EU에 심사 연장을 신청한 후 방안을 고민해 왔다. 결국 해외 경쟁당국의 요구수준을 맞추기 위해 화물기를 통째 제공하는 제안을 하는 데까지 이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여객 부문에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제기되는 경우 상당수 노선과 운수권을 포기해 왔다. 이에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타사에 대여해 준다는 말까지 나오니 경쟁력 하락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통합이 성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것저것 다 퍼주다 보면 결국 남 좋은 일만 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부 구성원 중 출혈이 과한 통합을 원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만약 통합이 안 됐을 때는 또 대한항공이 책임을 다 져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경쟁당국과 협의중인 구체적 시정조치안은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며, 당사는 최종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사 길어지는 사이 아시아나도 경쟁력 하락 대한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인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의 경쟁력도 동반 악화하고 있다. 우선 통합이 마무리되기 전엔 신규 항공기 도입을 하지 못해 노선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에어부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26대 항공기 중 5대를 반납했다. 에어서울은 수년째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경우 에어부산은 2019년부터, 에어서울은 2017년부터 임금동결 상태다. 에어부산이 2분기(4∼6월) 최대 실적을 냈다지만 업계에서는 “갑작스럽게 뛴 항공료와 줄어든 인건비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성원들의 줄퇴사로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 계열 항공 3사의 경우 외연 확장이 안 되다 보니 하루걸러 한 명씩 사표를 낸다고 한다”며 “매일매일이 환송회”라고 전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객실 승무원이 부족해 지상직으로 직군을 전환했던 옛 승무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요청으로 삼일회계법인에 자금 상황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리스 만료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산업은행은 “통합과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통합 최종 무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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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카눈 내륙관통에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시간 조정에 나섰다.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 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도록 안내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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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엔솔, 中 1위 코발트 업체와 배터리 리사이클 첫 한중 합작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고 8일 밝혔다. 중국 내 최초의 한중 합작 배터리 리사이클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신규 합작법인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Scrap),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핵심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한다. 양사는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前)처리 공장을, 저장성 취저우시에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後)처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올해 공장 건설을 시작해 내년 말쯤 가동할 예정이다. 신규 합작법인이 생산하는 메탈은 이후 양극재 생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南京)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유코발트 리사이클 기술력을 활용해 핵심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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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항공기 뜨는 힘 떨어지자… 연료 덜 싣고 승객 하차도

    “폭염으로 항공기 운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올해 5월 항공사들에게 여름철 기온 상승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무더위가 다양한 형태로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미리 경고한 것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FAA의 경고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항공기 운항 차질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폭염은 항공기 이륙에 필요한 양력에 영향을 준다.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 밀도가 낮아져 양력이 줄어든다. 평소라면 충분히 날 수 있는 무게의 항공기도, 기온이 과도하게 올라가면 날지 못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이륙 중량이 가벼워야 하고 활주로 거리도 길어야 한다. 지난달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델타항공 여객기는 폭염으로 인해 항공기 무게를 조절해야만 했다. 이에 승객들에게 자발적인 하차를 요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어컨까지 고장나면서 승객들은 44도에 달하는 항공기 내부에서 3시간 이상 머물러야 했다. 이런 사례가 나타나자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등은 연료를 덜 싣는 방법으로 항공기 중량 줄이기에 나섰다. 미국 얼리전트항공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안전 등을 위해 운항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공지도 내보내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공항이 폐쇄되기도 한다. 2018년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는 높은 기온으로 활주로 표면이 깨지면서 활주로를 4시간가량 사용하지 못했다. 지난해 영국 런던의 한 공항도 불볕더위로 활주로가 부풀어 오르면서 공항을 아예 닫았다. 한국에서도 항공기 부품이나 엔진, 타이어에 종종 문제가 생기곤 한다. 이에 해당 노선 지역의 기온이 높거나 공항 활주로가 짧을 경우 좌석 일부를 팔지 않거나, 수하물을 줄이는 방법으로 항공기 무게를 조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폭염에 따른 운항 및 안전 매뉴얼을 추가로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항공사 기장은 “한파나 강풍, 태풍 등에 따른 각종 매뉴얼은 잘 갖춰져 있는데, 고온 상황이 지속되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절차는 없다”면서 “이상 고온이 매년 문제가 되는 만큼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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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기에도 테이프랑 접착제가 쓰인다고?[떴다떴다 변비행]

    항공기에도 접착제가 쓰인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항공기의 뼈대(Structure)부터 날개, 내장재 등 항공기 곳곳에 접착제가 쓰입니다. 종류도 쓰임도 다양한 산업용 접착제는 항공 우주 산업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주력 제품이죠. 그런데 접착제 생산 기업들은 접착제를 지속가능한 성장과 ESG의 관점에서 진화시키고 있는데요. 오늘 떴다떴다변비행에서는 대표적인 항공기용 접착제 제조사인 ‘3M’과 함께 항공기 접착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940년대부터 사용된 항공기 접착제항공업계에 따르면 접착제가 처음 사용된 건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DeHavilland(드해빌랜드)사가 개발한 ‘Hornet(호넷)’ 전투기에 접착제가 처음 사용됐다고 합니다. 알루미늄과 나무 부품을 접착하기 위해서였는데요. 3M의 경우엔 1958년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출시한 B707 항공기에 3M의 ‘AF-10’이라는 구조용 필름 접착제를 처음 공급했다고 합니다. 1940년대에 영국에서 만든 항공기에 접착제가 사용되기도 했는데, 3M이 본격적으로 항공기에 접착제를 제공하기 시작한 건 1950년대부터입니다. AF-10은 당시에도 영하 55도~82도에서도 기능을 발휘하는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이후부터 항공기 접착제는 빠르게 진화합니다. 금속으로 된 항공기 구조물을 연결하고 붙이는데 사용하는 리벳이나 나사 등 보다, 접착제의 유용성이 빠르게 주목받았기 때문입니다. 에폭시 접착제, 니트릴-페놀릭 접착제, 바스말레이미드(BMI) 등등 다양한 종류와 이름의 접착제들이 생겨납니다. 특히 항공기는 이를 구성하는 부품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부품의 소재도 알루미늄, 철, 티타늄, 플라스틱, 탄소 에폭시, 가죽 등등 다양하죠. 이러한 각기 다른 소재의 부품을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위해 접착제가 점차 진화하게 되죠. ●보다 가볍고 보다 편리하게무엇보다 접착제가 주목받은 이유는 바로 항공기 경량화 때문입니다. 항공기는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항공기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연료 사용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항공기 제작사나 항공사 등은 항공기를 최대한 가볍게 하길 원하죠. 접착제가 들어가는 부분을 나사나 리벳으로 바꾸거나 용접을 한다고 상상해보겠습니다. 무게가 어떻게 될까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항공기 무게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늘어난 무게 때문에 태울 수 있는 승객과 수하물의 양도 줄어들게 됩니다. 항공기를 가볍게 해야만 하는 이유죠. 접착제의 성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예컨대 테이프 형태의 접착제는 1㎠당 수십㎏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국내 한 초고층 건물의 외관 유리도 산업용 접착제를 사용해서 붙였다고 합니다. 제아무리 강풍이 와도 끄떡없죠. 주형석 3M 자동차 및 항공우주 제품 사업부 기술연구소 팀장은 “나사나 리벳 등이 사용돼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관을 예쁘게 하고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서 접착제가 주로 사용된다”며 “강성이 매우 좋고 사용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에 접착제는 항공기 제작과 유지 보수에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접착제의 강점은 또 있습니다. 한번 접착하면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나사나 리벳 등은 시간이 지나면 마모가 되거나 부식이 될 수 있는데, 그럴 염려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지요. 용접에 비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항공기 유지 보수 차원에서도 접착제가 유리한 면이 많습니다. 사실 접착제는 ‘점착제’와 ‘접착제’로 구분하는데요. 테이프 등에 쓰이는 것을 ‘점착제’라고 부르는데, 잘 굳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점착제는 생산했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죠. 접착제는 한번 굳어지면 다시 돌아오기 힘듭니다. 처음에는 말랑말랑했던 액체 형태의 접착제가 굳어지면서 강성을 나타나게 됩니다. 항공기 제작을 할 때도 이러한 접착 또는 점착의 특성을 잘 고려해서 용도에 맞게 접착제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액체 형태의 접착제의 경우에는 저장 안정성과 사용 효율성이 좋습니다. 산업용의 경우엔 2액 형 접착제가 많습니다. 2액 형이라는 것은 2개 종류의 접착제를 따로 분리해 놓고, 사용할 때만 섞이게 하는 형태의 접착제인데요, 따로 있을 때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서로 합쳐지면 비로소 접착 반응이 일어납니다. 실수로 접착제를 사용하는 일을 방지하고, 원하는 양만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김준형 3M 자동차 및 항공우주 제품 사업팀 수석연구원은 “항공기 동체와 주익, 꼬리 날개 등 접착제가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라며 “항공기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면 거리도 늘어나고 연료 효율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제품의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공기 피부를 보호하라 특히 3M은 접착 기술을 사용해 항공기 ‘래핑’을 위한 제품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접착 기술이 구조물 결합을 넘어 항공기 외관으로도 진출한 것이죠. 대당 1~2억 정도가 소요되는 항공기 래핑 작업에도 3M 접착 제품이 사용됩니다. 항공기의 피부인 외관 표면은 빠른 속도를 견뎌야 하고, 우박이나 눈보라 등의 대기 상태에서도 내구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항공기 외관에 보호 필름을 붙여서 항공기를 보호해주는 것이죠. 김 수석연구원은 “항공기 운항을 오래 하면 부식이 생길 수 있다. 침식으로 인해서 페인트가 벗겨지면 그 아래에 있는 금속 등의 소재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보호 필름을 바른다”고 말했습니다. 3M은 항공기를 보호하는 테이프와 필름도 제공합니다. 항공기의 바닥 등 넓은 면을 보호하는 테이프, 물에 노출되는 곳을 보호해주는 테이프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 예로 노즈 레이돔(Nose Radome)이라고 불리는 항공기의 ‘코’ 부분에도 다양한 접착제와 필름이 사용됩니다. 노즈 레이돔은 레이더(Radar)와 돔(Dome)을 합쳐서 만든 용어인데요. 항공기의 노즈 레이돔 안에는 레이더나 안테나 등 운항에 필수적인 장치들이 들어있습니다. 노즈 레이돔은 기본적으로 강화플라스틱으로 돼 있고, 그 둘레에 접착제를 사용해서 여러 재질의 피부(Skin)로 겹겹이 쌓습니다. 이때도 3M의 벌집 모양의 접착 기술이 들어갑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노즈 레이돔은 항공기에서 가장 앞에 있는 부분입니다. 바람이나 우박 등 각종 대기 상태로부터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곳입니다. 그 안에는 정말 중요한 강치들이 있죠. 이를 보호해야 하기 위해 노즈 레이돔에 비닐처럼 생긴 투명한 접착용 필름 테이프를 붙입니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자외선이나 낮은 온도 및 직사광선 등으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하려고 이러한 보호 필름을 붙인다고 합니다. 또한 날개의 끝부분에도 보호 필름을 붙이는데, 항공기 구조물 보호는 물론 강성을 유지해준다고 합니다. 구조용 접착테이프는 비상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합니다. 항공기 부품이나 구조물에 문제가 생겨서 빠른 정비나 처지가 필요할 때도 구조용 접착제 테이프 등이 사용됩니다. “테이프로 항공기를 고친다는 것이 위험한 것 아니냐”고 질문할 수 있을 텐데요.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접착제 성능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산업용 접착제를 사람 몸에 붙이면 안 떨어진다. 피부가 찢어질 정도의 강성”이라며 “산업용 접착제는 항공사들에게는 필수여서 재고 관리를 해야 한다. 한때 접착제 공급난이 발생한 적이 있는데, 항공사들이 접착제를 제때 구하지 못해서 난리가 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미래를 생각하는 접착제 항공기 접착제는 비단 항공기 뿐 아니라 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에도 다양하게 쓰입니다. 미래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접착제 산업도 커질 수밖에 없겠지요. 시장조사기관 폴라리스 마켓에 따르면 2020년 약 10억 달러(1조2000억 원) 규모였던 항공기 접착제 시장은 약 13억6000만 달러(1조7000억 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평균 5% 정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는 건데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기항공기 등 미래 모빌리티도 시장에 포함시킬 경우엔 접착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항공기 접착제는 오늘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접착력, 내구성, 온도, 경량화, 안전성 등에서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죠. 주목해야 하는 건 3M의 경우 기후 변화와 자원 부족 등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차원에서 항공기 접착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착제를 개발하고 있는 건데요. 현재 3M은 ‘쓰리엠 포워드(3M FORWARD)’라 불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 위기와 인구 구조 변화 등의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재료 과학에 기반한 혁신이 사회 발전에 기여겠다는 캠페인입니다. △소재 중량을 줄여서 항공기 무게 줄이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소재 사용 △작업 프로세스 간소화 및 작업 시간 단축 △화석 연료 사용 줄이는 공법 개발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술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 및 재생 에너지에 도움 되는 제품 개발 등 과학을 통한 내일의 발전 차원에서 제품 개발하고 또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3M 이준 아시아 지속가능성 리더는 “탄소 배출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자동차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와 더불어 각종 이동 수단과 모빌리티의 차체 경량화, 에너지 효율성 향상 기술 등 창의적인 혁신 솔루션의 개발이 지속적이고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항공기 접착제를 만드는 데 있어서 첨단 기술과 고(高)품질을 위한 노력 외에도, 미래를 생각하려는 철학이 담겨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습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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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관계 숨통, 경제 사막의 오아시스 같아”

    “‘득시무태(得時無怠)’의 마음으로 상호협력을 합시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이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좋은 시기가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의미의 ‘득시무태’를 인용해 최근 개선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맞춰 경제협력에도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김 대행은 “한일 관계 숨통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는 일본 위스키 소비가 늘고, 일본에서는 한국 회장품이 1위를 했다”며 최근 한일 관계에 일고 있는 경제 훈풍을 진단했다. 전경련과 이날 만찬 간담회를 한 경제동우회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일본 3대 경제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행사에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니나미 다케시 경제동우회 회장(산토리홀딩스 대표이사)을 비롯해 다마쓰카 겐이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이와이 무쓰오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니나미 회장은 “경제 안전의 보장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솔선해 양국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저출산, 에너지, 기후 등을 같이 논의한다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핵심 자원 공동개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한일 양국이 긴밀히 연대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축에서 협력하고, 개도국과 동반성장을 하는 데도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경제동우회 방한에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행사에서도 신 회장이 직접 양국 기업인들을 서로 소개시켜주기도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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