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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극제가 22일부터 4월 1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올해 30회째로 8개 극단이 참가한다. 22일 무대에 오르는 ‘오빠가 돌아왔다’는 아버지의 무능과 폭력에 지쳐 가출했던 오빠가 4년 만에 여자친구와 함께 돌아와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다. 24일 공연하는 ‘명배우 황금봉’은 노배우 황금봉의 집에 25년 만에 영화제작사 손님이 찾아오면서 빚어지는 상황을 보여준다. 28일 선보이는 ‘보고 싶습니다’는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조직생활을 하던 독희가 어머니와 행복한 삶을 꿈꾸며 조직의 돈을 훔쳐 집으로 돌아오는 내용이다. 관람료는 일반 2만 원, 청소년 1만 원. 이번 연극제는 6월 충남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 연극제 예선도 겸한다. 자세한 내용은 대구연극협회 홈페이지(daegutheater.com)나 전화(053-606-6334)로 문의.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교육청은 20일 달서구 용산동에 직업교육시설을 갖춘 장애인 특수학교 기공식을 연다. 내년 3월까지 422억 원을 들여 3만6000여 m²(약 1만900평)에 세명학교와 특수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세명학교는 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한 유치원 2학급과 초교 12학급, 중고교 각 6학급, 취업교육 2학급 등 28학급(전교생 180여 명) 규모다. 특수교육센터에는 수영장 체육관 등 장애인 체육시설과 제과 제빵, 생활도예 등 직업훈련장을 갖춘다. 체육시설은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할머니가 엄마 위에 올라타서 막 때렸어. 엄마가 일어나질 않아.” 18일 오후 9시경 대구의 한 빌라 거실. 다섯 살난 ○○이는 휴대전화로 아빠 A 씨(36)에게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불길한 예감이 든 A 씨는 엄마를 바꿔 달라고 했지만 아들은 “아빠, 아빠…”를 반복하며 흐느끼기만 했다. 아들을 돌봐 주고 있는 어머니의 집으로 급히 달려온 A 씨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망연자실했다. 어머니 B 씨(57)는 안방에, 아내(34)는 거실에 각각 쓰러져 있었다. 어머니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만삭의 아내는 창백한 얼굴로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아이는 충격에 빠진 듯 마루 구석에서 눈만 껌뻑거렸다. 집 안은 난장판이었다. 수면제 약이 곳곳에 흩어져 있고 빈 소주병 2개가 뒹굴고 있었다. 도화지에 큰 글씨로 쓴 유서가 눈에 띄었다. 어머니는 유서에서 “나 혼자 죽으려고 했는데 너(며느리)를 죽이고 죽겠다”고 적었다. “내가 깨끗이 빨아 입힌 손자 옷을 며느리가 다시 세탁기에 넣었다. 열심히 청소를 했는데 며느리가 잔소리를 하며 다시 청소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119에 신고해 아내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그는 “아내가 다음 달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통곡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살해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19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B 씨는 2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최근에는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 죽고 싶다. (며느리에게) 무시당해 자살하겠다’라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증에 고부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극단적인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회사를 마친 며느리가 아들을 돌봐 주는 시댁에 들렀을 때 B 씨는 술에 취해 있었다. 며느리는 손자 앞에서 술을 마신 시어머니를 타박했고 몸싸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B 씨는 수건으로 며느리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수면제 수십 알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B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우울증 환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심해지면 현실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정신분열 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환청, 환각 증세와 함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까지 생겨 살인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철 계명대 동산의료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심한 우울증은 가족의 관심만으로는 치유하기 힘들다. 병원에서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19일 대구 동구 봉무동 나비생태원에서 여성들이 손등에 내려앉은 나비를 관찰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신축 대신 리모델링!’ 대구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건물을 리모델링(개보수)해 예산 절약에 나서고 있다. 40여 년 전에 지은 건물 중 신축해야 할 곳이 적지 않지만 재정 사정 때문에 고쳐서 사용하려는 것. 8개 구군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건물 공사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남구는 최근 대명2동 주민자치센터를 리모델링했다. 1977년 준공한 이 건물은 빗물이 샐 정도로 낡아 불편이 컸다. 3억4600만 원을 들여 본관과 별관 3개를 깨끗하게 고쳤다. 이중 창문을 설치해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건물 밖에 있던 화장실도 주민 편의를 위해 민원실 안으로 옮겼다. 1982년 준공한 대명9동 주민자치센터는 다음 달 6일 리모델링을 마친다. 밋밋한 회의실이던 2층은 주민을 위한 다목적 공연장으로 꾸몄다. 공사비는 1억7900만 원. 2개 주민자치센터를 신축하려면 20억 원이 필요하지만 5억2500만 원으로 거의 새 건물이 됐다. 지금의 남구청도 2008년 리모델링으로 개선한 것이다. 건물이 낡아 신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축하려면 250여억 원이 필요했지만 42억여 원으로 해결했다. 청사 건립 모범 사례로 꼽혀 정부의 특별보조금 20억 원을 받았다. 대덕문화전당 공연장과 구청 지하 민방위교육장도 고쳐서 사용하고 있다. 전국 최하위권 재정자립도(17%)에 자체 세입도 많지 않은 사정을 고려했다. 임병헌 구청장은 “깨끗하게 손봐서 쓸 수 있는 건물인데 굳이 신축할 필요가 없다. 리모델링은 구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성구는 최근 16억 원을 들여 1978년 지은 구청 건물을 보수했다. 내부는 이중창문을 설치해 단열 효과를 높였고 외벽도 산뜻하게 바꿨다. 사무실과 화장실, 복도 등에 설치한 조명등 2000여 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다. 연간 1300만 원의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다. 당초 증축을 추진했지만 공사비가 29억 원이 필요해 리모델링으로 변경했다. 이진훈 구청장은 “사무실이 쾌적한 공간으로 바뀌어 직원과 주민이 대체로 만족스러워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1986년에 지은 동구청도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구청 서편 연면적 2410m²(약 730평)에 4층을 증축하고 있다. 시설이 낡은 데다 사무실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은행이 33억 원을 들여 공사하고 기부한다. 1층에 은행 지점을 설치하고 20년간 무상 운영하는 조건이다. 이재만 구청장은 “자체 예산으로 공사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업은 지자체와 지역 기업이 서로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가 11월 말까지 ‘숲 유치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앞산과 팔공산 등에 자연 체험 학습장을 마련했고 일주일에 1, 2회 종일반 형태로 진행한다. 장소는 △동구 팔공산 파계사 계곡 △남구 앞산 고산골 △달서구 앞산 매자골 △달서구 두류공원 △동구 봉무공원 나비생태원 △서구 이현공원 △북구 운암지공원 △수성구 패밀리파크 △달서구 도원공원 △달성군 화원 자연휴양림 △달성군 다사산림욕장 등 11곳. 지난해 앞산 고산골에서 1곳을 시범 운영한 결과 반응이 좋아 행사 장소를 늘렸다. 숲 해설가들이 동행해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들려준다. 숲에서 동요를 부르고 3명씩 짝을 이뤄 나무와 꽃을 관찰하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보낸다. 개울에서 가재와 피라미 등을 잡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대구시 공원녹지과 053-803-4403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봄이 활짝 피었습니다!’ 18일 대구 동구 지저동 대구국제공항 삼거리 가로화단에 자원봉사자들이 팬지를 심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대구 지방자지단체들의 ‘재능 나눔’이 활발하다. 달서구는 이달부터 초등학교 52곳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원봉사 재능교육’을 운영한다. 각 분야 재능을 가진 전문가 23명이 학생들에게 유익한 취미활동을 지도한다. 교육 내용은 독서 방법과 바느질, 종이접기, 전통민요 등 7개 과목이다. 11월까지 교육 신청이 마감될 만큼 반응이 좋다. 경기민요 강사 전덕자 씨는 “아이들이 전통민요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다양한 재능 나눔 학습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색소폰 오카리나 대금 배우기를 비롯해 풍물놀이, 닥종이인형 만들기, 영어 동화책 읽기 등 20여 개 분야 동아리가 자원봉사를 한다. 노인복지시설과 아동센터, 요양병원, 경로당에서 매년 9000여 명이 참여한다. 달서구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50여 개 동아리에 활동비 3400만 원을 지원했다. 박정희 평생학습팀장은 “사회봉사를 원하는 동아리가 계속 늘어 교육프로그램이 풍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올해도 이달까지 7명 이상으로 구성된 학습동아리 25개를 추가 모집한다. 중구는 ‘재능 기부 나눔 은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개인과 단체의 신청을 받고 있다. 분야는 △건강·의료 △사회·복지 △멘토링(지도 및 조언활동) △기능·기술 △문화·예술 등이다. 연중 희망자를 모집해 도움이 필요한 복지시설 등에 연결해 줄 계획이다. 홈페이지(gu.jung.daegu.kr)에 재능 기부자 명단과 내용을 올린다. 재능 기부를 하려면 중구 자원봉사센터(254-6367)로 연락하면 된다. 이국진 희망복지지원팀장은 “재능 기부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와 대전, 경북, 경남이 항공우주산업 선점을 위한 치열한 ‘공중전’에 돌입했다. 항공우주 분야는 자동차와 기계, 정보기술(IT) 같은 지역 핵심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전시, 경남도는 최근 항공전자 IT융합 산업벨트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각 지역이 가진 경쟁력 높은 산업을 융합해 첨단 항공 기술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에는 IT 관련 기업이 1000여 곳 있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등의 연구도 활발하다. 대전은 KAIST와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련 연구기관이 몰려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정부기관과 무인항공기 부품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국내 항공우주 관련 기업 60%가 밀집한 경남은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최근 대구서 열린 항공전자 산업벨트 연구용역 발표회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와 LIG넥스원, 다쏘시스템, 휴원, 삼성텔레스 등 관련 기업과 ETRI, DIP,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 경북대 3D융합기술지원센터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산학연 전문기관들이 참가했다. 이들 지자체와 연구기관은 다음 달까지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핵심 기업 100개를 육성해 연매출 7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규 고용 창출은 1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송인섭 DIP 원장은 “항공산업은 초기 투자와 연구개발이 어려운 분야지만 대구의 IT 기술력과 대전의 연구 역량을 잘 활용하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전자 부품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인 영천시 녹전동 하이테크지구에는 세계 최대 항공우주 기업인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수리정보개조(MRO)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6600여 m²(약 2000평)에 공군 주력 전투기 F-15K의 전자부품 공급을 위한 생산 공장과 연구시설을 갖춘다. 내년 10월 가동에 들어간다. 이 센터는 전투기를 시작으로 조기경보기와 헬기, 민간항공기까지 부품 공급 대상 기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항공 관련 전자부품 협력업체 수십 곳이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 MRO센터 인근에는 정부 지원을 받는 항공전자 부품 시험평가센터도 2015년 들어설 예정이다. 1만9000m²(약 6000평)에 항공 제품 기능 및 품질 평가, 연구개발 시설이 생긴다. 국내 항공산업은 비행기 조립과 제작 가공 기술은 있지만 핵심 부품 및 시험평가 기반은 약한 편이다. 이 센터가 활성화되면 항공 부품 국산화와 항공 정비기술 성장, 수입 대체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경북도는 항공전자 시험평가 기반이 구축되면 항공 부품 생산과 정비, 시험, 인증평가 기능을 모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학홍 일자리경제본부장은 “항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영천 하이테크지구를 국가산업단지로 확대하고 IT와 방위산업을 접목한 에어로(항공우주산업) 테크노밸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최근 발생한 울산과 경북 포항의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온정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불가능하므로 성금 등이 이재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여전한 산불 상처 17일 오전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 산불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마을 곳곳은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고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울산의 주택(총 26채) 중 절반가량이 이 마을에 있다. 인접한 언양읍 송대리 능곡마을은 8채가 피해를 봤다. 1년 전 이사 온 하모 씨(59)의 1층 단독주택도 전소됐다. 하 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새로 지으려고 울주군에 문의했지만 “집터가 ‘송대도시 개발구역’에 포함돼 있어 건물 신축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는 말만 돌아왔다. 그는 “집이 불탄 것도 억울한데 새로 지을 수도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송대도시 개발지구는 2016년까지 이 일대 42만4800m²(약 13만1500평)에 6300명이 살 수 있는 주택지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울산은 이번 산불로 산림 280ha(약 84만 평)가 소실돼 40억5400만 원의 피해를 봤다. 산림복구비용은 90억44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주택과 농축산 시설 등 재산피해는 15억 원이다. 포항은 사상자 15명과 주택 58채, 산림 5ha(약 1만5000평)를 태웠다.○ 지자체 대책 마련 분주 포항시는 18일 산불 피해 보상을 시작한다. 포항시의회는 ‘포항시 산불 화재사고 피해 보상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숨진 주민의 유족에게 보상금 1000만 원을, 주택이나 건물이 전소된 경우 900만 원, 반소는 450만 원을 지원한다. 세입자에게는 임차료 300만 원을 지급한다. 무허가 건물 거주자에게도 지원을 할 방침이다. 다친 주민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하며 피해 주민의 지방세 납부기한도 최대 1년까지 연장해준다. 울주군은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피해 주민을 위한 특별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피해 복구를 위해 정부 특별교부금 5억 원 등 7억 원을 확보했다. 이재민에게는 임시 거처를 제공했다.○ 줄 잇는 온정 새누리당 울산시당은 1639만 원 상당의 성금과 물품을 울산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이재민들에게 42인치 TV 26대를 전달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18일까지 이재민 돕기 바자회를 열고 생필품과 주방용품 600점을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농협 울주군지부 임직원들이 3000만 원, 울산 남구청 직원 등은 2250만 원, 울주군청 직원은 1500만 원을 기탁했다. 17일까지 울산공동모금회에 모금된 성금(성품 포함)은 1억7000여 만 원이다. 대구시는 복구비 3000만 원을 포항시에 전달했다. 계명대는 교직원 성금 2000만 원을 전하고 피해 지역 학생에게는 특별장학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사회봉사단은 17일 성금 1500만 원을 전달하고 전기 보수 봉사활동을 했다. 포항 향토기업인 삼일그룹과 대아그룹은 각각 1억1000만 원과 1억500만 원을, 포항성모병원은 2800만 원을 포항시에 기탁했다. 또 포항철강공단의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등도 2억 원을 전했다. 포항시청 직원들은 1510만 원을 모았고 영일신항만도 300만 원을 보탰다. 지금까지 성금은 8억5000여만 원, 쌀 라면 옷 등 구호물품은 5000여만 원어치가 들어왔다. 울주군과 포항시는 피해 주민 대표 등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성금 배분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성금과 성품은 피해 주민들이 재기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하루빨리 일상을 찾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장영훈 기자 raks@donga.com}
경북 경산 고교생 최모 군(15) 자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 최 군에게 교실에서 바지를 내리게 하는 등 성적 수치심까지 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가해 학생들은 최 군 이외에도 다른 학생들까지 수시로 괴롭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경산경찰서는 최 군이 다닌 J중학교 친구 4명을 조사한 결과 유서에서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권모 군(15)이 2011년 7월경 교실에서 최 군을 불러 세워 놓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바지를 내리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친구들은 경찰 조사에서 “권 군이 학교에서 ‘짱’으로 통했고 7, 8명씩 몰려다니며 최 군 외에도 다른 학생들의 돈을 빼앗거나 때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김모, 배모, 서모, 정모 군도 2011년 3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학교에서 최 군을 마구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돼 있지 않은 최 군의 기숙사 룸메이트 박모 군이 6일 오후 9시경 고교 기숙사에서 발로 최 군의 배를 차는 것을 봤다는 증언도 있었다. 박 군은 최 군과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 그런데 박 군 역시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권 군으로부터 중학교 3년 내내 수십 차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폭력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던 것이다. 14일 경찰이 최 군과 같은 중고교에 다닌 학생 16명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이들은 유서에 나온 5명이 최 군과 다른 학생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것을 봤다고 적어 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 6명을 15일 차례로 불러 폭행 사실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경산=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은행은 최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본 기업과 주민에게 복구자금 500억 원을 대출해 준다. 기업은 시설자금(건물 피해)과 경영안정자금(원자재 피해) 분야로 나눠서 지원하며 업체당 지원 한도는 최대 10억 원이다. 피해 주민은 2000만 원 내에서 생활안정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일반 대출보다 낮다. 피해 복구 때문에 연체하는 경우 3개월 내 이자는 감면해 준다. 053-740-2328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와 경북도가 로봇산업 육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청사 건립과 클러스터(집적단지) 조성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며 경북도는 포항을 중심으로 실용 로봇 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대구 북구 복현동)은 14일 경북대 글로벌프라자에서 ‘로봇 강국 코리아’ 비전 선포식과 함께 로봇산업 중심지가 될 청사 건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로봇산업협회(서울)와 지역로봇산업지원협의회(대구),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대구) 등 로봇 연구기관 및 단체가 참여했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로봇 기술과 인력을 상호 교류하고 연구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참여 단체들은 대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도 세웠다. 2022년까지 로봇 생산액 25조 원과 고용 3만 명, 연간 수출 7조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대구는 로봇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좋은 편이다. 전체 제조업의 53%를 차지하는 기계, 금속산업이 발달했다. 경북대 로봇산업진흥센터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실용로봇연구소,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지능로봇연구팀 등 연구기반이 구축돼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청사는 다음 달 착공할 예정이다. 대구 북구 노원동 3공단에 400억 원을 들여 1만3956m²(약 4200평)에 본관(지상 7층)과 연구동(지상 3층)을 짓는다. 2014년 완공 예정. 로봇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연구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로봇클러스터센터는 376억 원을 들여 진흥원 인근 1만1240m²(약 3400평)에 건립한다. 이곳에는 로봇 디자인 설계와 기술 지원을 하는 로봇혁신센터와 로봇 공동 생산 및 시제품 제작 시설이 들어선다. 2015년 2월 완공 예정. 자동차와 기계, 의료 분야 생산 자동화 로봇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대구시는 2017년 상반기(1∼6월)까지 2300여억 원을 투자하는 로봇산업 육성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주덕영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대구가 로봇산업을 이끄는 중심지가 되도록 관련 산업 분야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포항)은 실용 로봇 개발에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2010년부터 지자체 특화 산업을 연계한 지능로봇과 유리창 청소 로봇, 무인 잠수 로봇 등 10여 종의 로봇 신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경주 노인전문센터에 배치된 간호 보조 로봇은 야간에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병원 용품을 운반하는 일을 할 만큼 똑똑하다. 국내 몇몇 로봇 기업체가 관심을 보여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전국 노인 요양시설에서 활약하는 간호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불 감시 로봇(봉화)과 대게 안내 로봇(울진), 소싸움 로봇(청도)도 개발됐다. 경북도는 로봇 기술력 덕분에 최근 정부의 수중 건설 로봇 사업에 선정됐다. 2018년까지 바다를 헤엄치며 공사하는 신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호섭 경북도 과학기술과장은 “세계 로봇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신기술을 선점하려는 각 나라의 경쟁이 치열하다. 경북이 로봇산업 중심지가 되도록 연구개발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차순도 계명대 동산의료원장(60·사진)이 13일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년. 차 회장은 “대구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2009년 2800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7000명을 넘어 성장하고는 있다. 하지만 수도권이나 주요 도시에 비해 아직 기반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동산의료원이 10여 년 전부터 운영하는 국제의료센터를 의료관광과 연결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차 회장은 “지역 의료관광이 활성화하려면 서울 등 수도권 병의원과의 확실한 차별화가 중요하다. 의료관광에 대한 지자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역의료계가 힘을 모아 대구의료관광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협의회는 2011년 대구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 인사 80여 명이 참여하는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그냥 오르면 귀찮은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금방 사무실에 도착하네요.” 대구은행 본점 스마트채널부 추헌오 대리(34)는 사무실이 있는 8층까지 계단을 이용한다. 전엔 어쩌다 한 번씩 계단으로 걷곤 했지만 이달 초 계단 양쪽 벽에 그림과 사진 작품이 걸린 뒤에는 아침마다 계단 쪽으로 향한다. 대구은행이 본점과 별관 계단을 ‘소망·행복 갤러리로(路)’로 꾸며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본관(지하 1층∼17층) 계단은 ‘소망’을, 옆 건물 IT별관(지하 1층∼6층) 계단은 ‘행복’을 주제로 작품을 전시했다. 벽면을 장식한 갤러리에는 은행 고객 800여 명이 적은 글귀도 있다. 사랑 가족 우정 소망 등 10가지 주제의 글이 층마다 붙어 있다. 본관과 별관 계단은 모두 560개. 한 칸씩 오를 때 소모되는 칼로리와 수명 연장 시간을 표시한 ‘건강 계단’도 만들었다. 본점 410개 계단을 모두 오르면 57.3Cal(감귤 1개 정도 열량)를 소비하고 25분 28초의 수명이 늘어난다고 표시했다. 보통 체격의 성인(키 175cm, 몸무게 75kg)이 계단 1개를 오르면 0.15Cal를 소모하고 수명은 4초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 ‘계단 갤러리’가 만들어진 뒤 자발적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직원이 부쩍 늘었다. 오현석 변화혁신부 차장(42)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건강해지는 느낌과 함께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보건소의 건강 계단(6층·132개)은 주민들에게 익숙해졌다. 보건소를 찾는 주민들의 생활 속 건강관리를 위해 2010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김훈 대구대 교수(운동처방학과)가 조사한 결과 6층을 한 번 오르내릴 경우 2분 27초 정도 걸렸고 12.88Cal가 소모됐다. ‘계단을 30분 이용하면 쌀밥 1공기의 열량(300Cal)이 소모된다’는 식의 표시를 보면서 계단을 이용하는 주민이 늘었다. 계단을 활용한 건강생활 실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은 연간 3000여 명이다. 홍영숙 보건소장은 “발꿈치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면 배에 힘이 들어가 더 효과적으로 지방을 없앨 수 있다. 좋은 운동기구인 계단을 이용하면 의외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11일 자살한 최모 군(16)이 다녔던 경북 경산 J중 담당 학교폭력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은 이 학교 외에도 54개교를 맡고 있다. 그는 경산경찰서 관내 학교 55곳의 학교폭력을 전담하는 유일한 경찰관이다. 관리가 제대로 됐을 리 만무하다. 경찰이 스쿨폴리스 확대를 추진하며 인력 확충에 나섰지만 아직 현장으론 온기가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다른 학교폭력 대책도 현장에서 겉돌긴 마찬가지다. 최 군은 “교내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가 방치되지 않도록 지켜봐달라는 절규였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13일 서울시내 중고교 10곳을 돌아본 결과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CCTV 수가 늘긴 했지만 실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서 때리는데…” 서울 성북구 Y중은 층마다 있는 화장실 앞에 CCTV가 한 대씩 설치돼 복도를 향하고 있다. 취재팀이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이 CCTV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학교폭력 예방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학생들의 증언이다. 이 학교 3학년 김모 군은 “CCTV에 찍히는 것 자체를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복도에서 할 거 다 한다”며 “학교에서 CCTV에 어떤 상황이 찍히는지 제대로 체크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료 이모 군은 “싸움이나 괴롭힘은 교실 안에서 많이 이뤄지는데 복도만 비추는 CCTV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CCTV를 피해 학교 밖에서 가혹행위가 많이 자행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학교 1학년 유모 군은 “학교 안에선 꼭 CCTV가 아니더라도 선생님한테 걸릴 수 있어 학교 밖 골목길이나 후미진 곳에서 때리거나 돈을 뺏는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S고의 경우 교내 후미진 곳을 중심으로 CCTV가 12대 설치돼 있다.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예방보다는 사후에 가해학생을 찾을 때만 도움이 된다는 게 학생들의 생각이다. 이 학교 1학년 오모 군은 “교내 학교폭력이라는 게 한곳에서 10분 이상 길게 이어지기보다는 순식간에 때리거나 돈 뺏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 누군가가 하루 종일 CCTV에서 눈을 떼지 않는 이상 학교폭력 정황을 포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내 CCTV 감시 강화에만 매달릴 경우 폭력이 학교 밖으로 옮겨가 도리어 교사들의 감시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희 청소년폭력범죄예방단 상담사는 “CCTV는 화장실 등 교내 음지에 설치하는 게 필요한데 인권 문제도 있어 아무 데나 설치할 수 없다”며 “아이들의 내면을 치유하는 쪽으로 가야지 물리적인 환경을 바꾸는 것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군, 여러 차례 집단구타” 최 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산경찰서는 최 군이 학교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최 군의 중학교 친구 박모 군(15)은 이날 조사에서 “가해자들이 주먹으로 최 군의 가슴과 머리를 막 때렸다. 주로 교실 주변이었고 가끔 외부에서도 폭행했다”고 말했다. 또 박 군은 “유서에 나온 2명이 최 군을 때리는 것을 직접 본 적도 있다”며 “거의 매일 학교에서 폭행이 이뤄졌고 나도 당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J중에는 19대의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유서에 적힌 대로 사각지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운동장과 후문, 도서관 뒤편 구석은 CCTV 촬영이 어려웠다. CCTV의 화질이 40만 화소여서 찍히더라도 멀리 있으면 얼굴 식별은 거의 불가능하다. 촬영 영상은 한 달 정도만 보관되기 때문에 1월 29일 이전 자료는 모두 삭제됐다. 최 군의 학교폭력 피해가 시작된 2011년 자료는 없다. 학교 관계자는 “담당교사가 있지만 CCTV에 매달릴 수 없는 형편”이라며 “그래도 다른 학교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경찰은 남은 영상 분석에 들어갔지만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 군은 중학교 3학년 때인 지난해 전국적으로 실시된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에서 1차 땐 정서 관심군으로 분류됐다가 2차에서 제외됐다. 관심대상 학생 선정 절차에 구멍이 있었던 것이다. 최 군의 장례는 사건 발생 3일째인 13일 오전 유족의 오열 속에 치러졌으며 유해는 대구 팔공산의 한 납골당에 안치됐다.경산=장영훈 기자·김호경·권오혁 기자 jang@donga.com}

“엄마 아빠 미안해요.… 내가 죽는 이유를 말할게요.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단속을) 하면 100% 못 잡아냅니다. 반에도 화장실에도 CC(폐쇄회로)TV가 없어요. 그나마 CCTV가 있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워요. (학교는) 돈이 없어 CCTV를 설치하거나 교체할 수 없다는데 나는 그걸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CCTV의 사각지대에서는 아직도 학생들이 맞고 있어요.” 경북 경산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고교생 최모 군(15)의 유서 내용이다. 최 군은 A4 용지 크기의 종이 앞뒤에 연필로 적은 유서에서 “학교폭력은 금품 갈취,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빵 셔틀 등이 있다”며 자신이 물리적 폭력, 금품 갈취,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을 포함해 학생들이 학교 폭력에 여전히 ‘무방비 상태’임을 호소한 것이다. 대구 경북에서는 지난해 6월 대구 S고교, 4월 영주 Y중학교에서 학교 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2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한 해 동안 중고교생 15명이 따돌림과 우울증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일 경북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7시 40분경 청도 특성화고교 1학년 최 군이 자신의 집인 경산시 정평동 한 아파트 23층 복도 창문에서 투신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최모 씨(70)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투신 장소에서 발견된 최 군의 가방에는 유서가 들어 있었다. 최 군은 유서에서 “경찰 아저씨들, 내가 이때까지 괴롭힘을 받았던 얘기를 여기에 적는다”며 2011년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중학 동창 5명의 이름과 현재 다니는 학교를 언급했다. 이 중 2명은 최 군이 다니는 고교에 함께 진학했다. 최 군은 11일 오전 7시경 경산역에서 친구 박모 군(15)을 만나 학교 앞에 도착했지만 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사라졌다. 박 군은 경찰 조사에서 “최 군이 조금 늦게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10여 차례 전화와 문자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했다. 최 군의 모습은 이날 오후 6시 43분 집 아파트로 걸어오는 CCTV 화면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13층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CCTV에 그의 모습은 없었다. 최 군은 계단을 이용해 23층까지 올라간 뒤 50분 정도 복도에 머문 후 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유서에서 최 군을 괴롭힌 것으로 나와 있는 동급생 5명을 불러 폭력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부검을 통해 최 군의 몸에 폭행으로 인한 상처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강신욱 경산서 수사과장은 “최 군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내용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군의 어머니(46)는 이날 경산 모 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들의 영정을 손으로 매만지며 통곡했다. “착하디착한 우리 아이가 왜? 엄마를 두고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며 눈물을 쏟았다. 최 군의 아버지(49)는 “아들은 부모의 말을 잘 따르는 착한 아이였다”며 “가끔 얼굴에 멍이 들거나 눈 밑이 긁히는 등 상처가 있었는데 ‘넘어져서 다쳤다’고 해 지나친 게 잘못”이라며 괴로워했다. 그는 “지난 주말 고교 기숙사 생활이 힘들다고 해서 통학을 허락했다. 바지가 찢어져 있길래 왜 그랬냐고 했더니 ‘청소하다가 그랬다’며 얼버무렸다. 그때 (폭행 등) 징후를 알고 관심을 가졌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A 군은 최 군 부모가 각별히 챙겨준 학생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최 군의 아버지는 “A 군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2011년에 5개월 넘게 우리 집에서 밥 해먹이고 옷도 사주고 돌봐줬다. 그런 아이가 우리 아들을 괴롭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최 군은 키 170cm, 몸무게 80kg의 당당한 체구였지만 순진한 성격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최 군이 다녔던 중학교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담임교사였던 B 씨 등은 “최 군이 학교 폭력 상담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 군을 괴롭힌 5명도 모두 징계를 받거나 문제 학생으로 지적된 적이 없었다. 평범한 학생들이 순진한 한 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셈이다. 이 학교 건물과 복도에 설치된 CCTV 19대는 최 군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의 유서처럼 사각지대만 드러낸 무용지물이었다. 학교 폭력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CCTV 10만여 대가 각급 학교에 설치돼 있다. 학교 안팎을 드나드는 사람이나 차량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100만 화소 이상이어야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1만7000여 대를 표본 조사한 결과 97%가량이 50만 화소 미만이라 식별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319개 학교는 교문 등 출입이 빈번한 곳을 촬영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설치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나무나 조명에 막혀 아예 제 기능을 못하는 것도 있었다.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학교 밖 인도와 도로 상황까지 살피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교육 살리기 학부모연합 이경자 상임대표는 “이런 실정을 고려하면 CCTV도 학교 폭력을 막는 근본 대책은 되지 못한다”며 “교사들이 직접 나서 학생들에게 인성을 가르치고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예방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선제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군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이제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폭력을 막아야 한다” “친구를 폭행하는 아이들에게 엄한 벌을 내려야 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경산=장영훈 기자·김수연 기자 jang@donga.com}

“대구 섬유가 어려움을 딛고 힘겹게 성장하고 있는 데 비해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심은 부족해 아쉽죠.” 최근 폐막한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 전시장에서 만난 한 섬유기업인은 불에 타지 않는 전투복 같은 첨단제품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섬유는 사양(쇠퇴)산업이 아니라 오히려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섬유기업인의 말에는 귀 기울일 점이 많다. 섬유는 단순히 옷감 등을 만드는 산업이 아니라 여러 분야와 결합하면서 ‘첨단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선박, 항공우주, 풍력발전 등 옛날 같으면 섬유와 전혀 관계없는 분야에 섬유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PID에는 구매력이 높은 해외바이어 수백 명이 찾아 대구 섬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고기능성 신소재와 산업용 섬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박람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첨단 섬유의 상징인 ‘슈퍼섬유’ 개발도 눈에 띄었다.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사용된 섬유복합재료나 탄소섬유를 활용한 자전거 개발 등이 지역 섬유업체서 나왔을 정도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역경제를 이끌던 섬유업은 1990년대 들어 설자리를 잃어갔다. 고급화 전략은 없는 데다 중국산 물량 공세에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여 년 동안 연구개발에 힘을 쏟아 섬유업의 미래를 여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원단생산과 염색 중심에서 산업용 및 슈퍼섬유 분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지역섬유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렇게 섬유업체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경쟁력을 쌓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시와 경북도의 관심은 소극적이다. 첨단업종에 대한 투자 유치에는 신경을 쓰는 반면 섬유는 뒷전으로 밀리곤 한다. 섬유는 첨단업종이 아니라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대구와 경북의 1000여 개 섬유기업이 회원인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도 자체 건물이 없어 20여 년 동안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 중리동)의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는 형편이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섬유 기업들은 첨단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장 확장 등에 불편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서구가 올해 의욕적으로 시작한 섬유관광 프로그램도 관심 부족으로 흐지부지되고 있다. 섬유업 르네상스를 일으키려는 지역 섬유업계의 노력에 대한 대구시와 경북도의 응원이 필요하다.장영훈 사회부 기자 jang@donga.com}
“자원 봉사도 하고 좋은 인연도 만나세요.” 대구 달서구가 20, 30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쌍쌍파티, 봉사로 만나요’ 행사를 마련해 화제다. 9일 구청 강당에서 열린 첫 만남에는 남자 41명, 여자 39명이 참가했다. 대부분 직장인이었지만 대학생도 일부 참여했다. 조주연 씨(32·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남자라면 마음씨가 따뜻할 것 같다. 평소 하고 싶었던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이 맞는 짝도 생기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자원봉사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끼리 조를 짜 10개 봉사단을 꾸렸다. 게임을 통해 점수가 높은 순으로 봉사활동 주제를 정했다. 이달 말부터 무료급식과 노인병원 및 아동센터 보조, 재능기부, 저소득가정 지원 등을 하게 된다. 이들은 5월까지 월 2회 이상 봉사활동을 하고 6월 29일 구청에서 열리는 만남의 자리에서 결과를 평가한다. 이때 서로 인연을 이룬 경우가 있으면 공개하고 축하해줄 예정이다. 달서구는 봉사활동이 잘 진행되도록 활동비를 지원하고 복지 전문가들이 조언해주도록 했다. 이 행사의 이름도 ‘인연, 번지 점프를 하다’, ‘연풍연가, 우리도 그들처럼’ 같이 영화 제목을 활용해 관심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직장인 이상훈 씨(26)는 “봉사활동이라는 좋은 가교가 있어 마음이 맞는 사람도 만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달서구는 주민들의 봉사활동 참여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나이별 특성을 고려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혜 자원봉사팀장은 “달서구에서는 누구나 맞춤형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정든 집이 사라져 버렸어.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현대아파트 뒤쪽 우미골 주민 박모 씨(67)는 11일 잿더미로 변한 집 안에 혹시 쓸 만한 물건이 있을까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불이 집을 덮칠 때 얼마나 가슴이 뛰고 놀랐는지 모른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마을은 9일 발생한 산불로 전체 100여 채 중 28채가 폐허로 변했다. 야산과 인접해 가장 피해가 컸다. 이재민들은 부근 경로당이나 친척 집으로 대피해야만 했다. 북구 학산동 일대도 직격탄을 맞았다. 주민들은 골목 곳곳에 남아 있는 산불 흔적을 지우기 위해 청소를 하면서도 공포의 순간을 잊지 못했다. 한 주민은 “옷가지 하나 제대로 못 챙기고 대피했다. 멀리서 집이 불타는 걸 지켜보며 가슴이 무너졌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큰 산불이 나고 사흘이 지났지만 상처는 여전하다. 지붕은 폭격을 맞은 듯 내려앉았고 담벼락은 온통 시커멓게 그을렸다. 북구 중앙동 주민 김모 씨(48)는 “도심 공원 역할을 하던 산들이 불쏘시개가 돼 주택을 덮칠 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이번 산불로 15명의 사상자가 났고 주택 58채가 불에 타 주민 118명이 졸지에 이재민 신세가 됐다. 정밀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피해 복구와 이재민 보호 등을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정병윤 부시장이 본부장을 맡고 재난상황총괄반과 행정지원반, 구호대책반 등 4개 대책반을 구성했다. 포항시 직원의 절반인 1000여 명과 해병대 1사단 장병 500여 명, 자원봉사자 250여 명 등이 용흥동과 우창동, 중앙동 피해 지역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시는 부서진 주택과 상가 등의 피해를 조사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재민은 원룸을 빌려 임시 거주토록 하면서 주택 수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정부 특별교부세 15억 원과 성금 등으로 경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자매결연 도시인 경기 수원시는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15명으로 구성한 긴급지원단을 보내왔다. 수원시 종합자원봉사센터는 쌀과 라면 이불 등 구호물품 2.5t과 ‘사랑의 밥차’를 지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박승호 포항시장에게 “산불로 인명과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해 가슴 아프다. 신속한 피해 복구가 이뤄지길 기원한다”며 위로했다.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도 이어졌다. ㈜조선내화가 1억1000만 원을, 한국공항공사는 2700만 원을 “이재민을 위해 써 달라”며 포항시에 전달했다. 포항제철은 이재민을 위해 속옷과 담요, 구급의약품, 생필품을 담은 구호품을 전달했다. 복구 작업을 하는 봉사단체와 공무원을 위해 간식도 제공하고 있다. 대구은행과 포항산림조합은 이재민들에게 생수와 김밥 등의 구호품을 지원했다. 이번 산불은 자연 발생 화재가 아닌 방화여서 정부와 지자체의 피해 지원과 보상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인적 재난은 법에 지원 기준과 근거가 없기 때문. 다만 포항시가 먼저 주민 피해를 보상한 다음 가해자 가족에게 구상권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다. 지난해 검거된 울산 봉대산 산불 방화범은 징역 10년형이 확정됐고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4억2000만 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시는 보상이 마무리되면 법률 검토를 거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박 시장은 “우선 정부 지원과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피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북부경찰서는 불을 낸 중학생 이모 군(12)을 조사한 뒤 귀가시켰고 서류만 대구지법 소년부지원에 보냈다.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미성년자(만 14세 미만)이기 때문이다. 현행 산림보호법은 방화자를 7년 이하 징역, 실화(과실)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