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김소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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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소민 기자입니다.

so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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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습격범 “우발적 범행”… 실제론 얼굴 가린채 주변 배회 정황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25일 무차별 공격한 중학교 2학년 A군(15)이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군이 범행 30분 전부터 돌멩이를 소지한 채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주변을 배회한 정황으로 보아 진술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휴대전화 증거 분석 등을 통해 A 군의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연예인 보려 기다리다 우발적 범행” 주장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배 의원을 습격한 직후 현장에서 체포된 A 군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했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렸다.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범행 전 행적 조사 등을 토대로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이라는 A 군 진술과 달리 습격 상황 자체는 계획범죄로 전개된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경찰 내부의 의견이다. 실제로 A 군은 25일 범행 30분 전부터 마스크, 모자로 얼굴을 철저히 가린 채 피습 발생 건물 주변을 배회했다. 또한 배 의원의 머리를 때린 돌멩이도 몸에 지니고 있었다. 경찰은 A 군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학교 2학년생인 A 군이 배 의원의 비공식 일정 동선을 어떻게 파악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배 의원은 피습 당시 비공개 개인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개인 일정인데 어떻게 일정이 새어 나갔는지 의원실 차원에서 도저히 모르겠다. 주변을 배회했다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일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도 경찰 브리핑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의원실 등에 따르면 피습 사건이 일어난 건물 2층 미용실은 배 의원이 평소 자주 가던 곳으로 알려졌다.●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 조치 A 군은 또한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군과 같은 학교의 전교 부회장이라고 밝힌 B 군은 사건 당일 자신의 SNS에 “가해 학생은 평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평소에도 일반 학생들을 스토킹했다. 또 콩알탄을 던지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을 많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A 군의 또 다른 지인은 “A 군이 거의 반 모든 애들과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A 군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 관계자는 “A 군이 평소에도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눈만 내놓고 다녔다”고 전했다. A 군이 먼지와 쓰레기가 있는 지하 보일러실에 들어가 드러눕는 돌발행동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경찰은 A 군을 부모 입회하에 조사한 뒤 이날 새벽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 조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돼 자해 및 타해 위험성이 있는 사람을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 경찰은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다”며 “향후 범행동기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등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일이 지나도 보호자 동의를 거쳐 몇 개월 더 입원을 연장할 수 있는 ‘보호입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렇게(전환) 할 거냐고 물으면 거기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통상 그런 식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경찰이 수사 중인 배 의원 피습 사건을 영장 단계부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정원두 부장검사)가 맡도록 했다. 한편 배 의원이 A 군을 선처하지 않고 처벌을 원한다고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배 의원 측은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배 의원 측은 통화에서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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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도 테러당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초선·서울 송파을·사진)이 4·10총선을 76일 앞둔 25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1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습격을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총선 일정을 본격 시작한 첫날인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에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극단적 증오정치 문화에 휩쓸린 정치인 겨냥 테러 사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야는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규탄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학교 2학년인 A 군(15)은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손에 돌을 쥔 채 배 의원의 머리를 18초간 17차례 가격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은 뒤 배 의원이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자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 A 군은 배 의원이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저항하는 배 의원을 향해 10여 차례 공격을 계속했다. 비명을 듣고 건물 내 점포에서 사람들이 나왔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고 개인 일정을 위해 강남을 찾았다. 사전에 예고되거나 공개된 일정이 아니었다”며 “습격 현장에 성인 손바닥만 한 돌이 떨어져 있었고 옆에 조그마한 돌 조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머리에 1cm 열상을 입은 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상처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순천향대병원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1cm 정도 열상을 두 차례 봉합했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 내 출혈은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 대표 피습에 이어 배 의원까지 공격당하며 정치인 테러 사건이 반복되자 강하게 성토했다. 대통령실은 “충격적 테러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배 의원이 테러범에게 피습을 당했다”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진상을 명확하게 밝혀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배 의원의 쾌유를 빌며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면서 “어떠한 정치 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도 테러당했다 어제 강남 신사동 건물서 습격… 裵의원 쓰러진 뒤에도 계속 공격공개안된 개인 일정 장소 찾아가… 범행 30분전부터 배회하며 기다려경찰에 체포… 계획 범죄 의심순천향병원 “두부 열상 1cm 봉합”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15)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갔다.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었고, 배 의원은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했다. 그때 A 군이 배 의원에게 달려들더니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은 쓰러진 뒤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다. 하지만 A 군은 멈추지 않고 배 의원의 위에 올라타 계속 공격했다. 한 차례 돌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주워 공격하기도 했다. 같은 건물 식당의 종업원 등이 만류하기 전까지 18초간 A 군은 배 의원을 총 17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배 의원 습격 당시 상황이다.●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가더니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당시 배 의원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개인 일정 중이었던 점, 해당 건물엔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광고업체 등만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이날 저녁 취재진이 찾은 범행 현장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배 의원 측 관계자는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돌이 깨져 있었다. 그 정도로 세게 친 것 같다”고 말했다.●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 A 군은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18세인 ‘범죄소년’은 중대 범죄 시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1cm가량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은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뇌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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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쓴채 “배현진 의원이죠” 확인뒤 18초간 15차례 돌로 내리쳐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걸었다. 배 의원이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하자 A 군은 배 의원에게 달려들어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이 쓰러진 채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지만 A 군은 멈추지 않았고, 한 차례 돌을 떨어뜨린 뒤 다시 주워 배 의원을 공격했다. 같은 건물 내 식당 종업원과 배 의원의 수행비서가 A 군을 만류하기 전까지 A 군은 배 의원을 총 18초간 15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에 담긴 배 의원 습격 장면이다.●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A 군은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갔다가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해당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한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며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해당 건물이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미용실 등이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체포 당시 “내 나이는 15세”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세라면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세 이상∼19세 미만 범죄자는 ‘범죄소년’이라 하는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성인과 동일하게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두부 열상 1cm에 대해서는 스테이플러로 1차 봉합했다”며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병원에 도착해 ‘머리 뒤를 맞은 뒤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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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객방치 벌금형’에 발묶인 파출소… “英처럼 ‘취객버스’ 만들자”

    《만취자 수습에 발묶인 경찰… “英처럼 ‘취객 수용 버스’ 도입을”치안의 최일선인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경찰’이 사라졌다. 취객을 집 앞까지만 데려다 준 경찰관들이 벌금형을 받은 뒤, 취객 안전 관리가 현장의 ‘최우선 업무’가 됐기 때문이다. 취객을 수습하느라 파출소를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하거나, 폭행사건 현장에 평소보다 적은 경찰 인력을 보내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치안 공백을 막기 위해 영국처럼 ‘취객 버스’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온다.》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한파가 닥친 23일 오후 10시 반, 서울의 한 지구대에 112 신고가 접수됐다. ‘술 취한 남성이 길바닥에 누워 있는데, 얼어 죽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경찰관 4명이 순찰차 2대에 나눠 타고 출동해 취객을 데려왔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토사물에 기도가 막히지 않게 고개를 계속 돌려줘야 했다. 경찰관 2명은 2시간 동안 취객을 보살피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사고를 우려한 지구대와 파출소의 일선 경찰들이 취객을 먼저 수습하면서 치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객을 자택 문 앞까지만 데려다준 경찰관들이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벌금형을 받은 영향인데, 근본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자칫 중대범죄나 사고에 대처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객 수습하느라 파출소 ‘셧다운’ 20일 오전 1시 15분경 서대문구 A파출소는 불이 꺼지고 문이 잠긴 채였다. 취객을 수습하러 경찰관 2명이 출동했는데, 약 3분 만에 또 다른 신고가 들어와 남은 직원 2명마저 자리를 비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 파출소 반경 1km 내에는 다른 지구대나 파출소가 없다. 취객 1명 때문에 인근 주민 수만 명이 치안 공백에 내몰린 셈이다. 한 경찰관은 “최근 들어 취객 대응 때문에 파출소를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일선에선 “취객 대응에 골머리를 앓긴 했지만 최근처럼 심한 적이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벌금 400만∼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나서 취객 대응이 강화됐다는 것. 이들은 만취한 A 씨를 자택 앞에만 데려다주고 들어가는 건 확인하지 않았다. A 씨는 문 앞에서 잠이 들었고 숨진 채 발견됐다. 법원은 경찰관 2명에게 사망에 이르게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유가족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탄원했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피해자가 원치 않아도 사법 절차가 진행된다. 한 파출소 직원은 “해당 판결 이후 취객 1명을 수습하는 데 최소 40분씩 더 걸린다”고 호소했다. 범죄 혐의나 응급 증상이 없어도 순찰차에 태워 직접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파출소 직원은 “4명 이상 출동할 사건 사고 현장에 일단 2명만 보내고 나중에 지원을 요청한다. 폭행 사건은 막상 가보면 신고보다 상황이 심각해서 곤란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영국처럼 ‘취객 버스’ 운영 검토해야”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전체 112신고 1911만7453건 가운데 취객 관련이 97만6392건(5.1%)이었다. 2021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의 영향으로 해당 비율이 4.2%였지만, 방역 조치 완화 이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취객은 응급실 병상과 의료인력의 낭비도 초래한다. 대다수 취객이 혹시 모를 응급 증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응급실로 실려가기 때문이다. 예전엔 경찰서마다 ‘주취자안정실’이 있었지만 강제구금 등 논란 때문에 2009년에 전면 폐지됐다. 전문가들은 경찰과 119구급대, 지방자치단체, 병원 등이 협력해 취객 보호 시설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일본은 경찰서에, 호주는 지자체 위탁 시설에 각각 취객 보호 시설을 두고 있다. 프랑스는 취객이 응급실에 실려 가면 이송 비용을 당사자에게 물린다. 영국 보건당국은 2010년경부터 런던 등에서 응급구조사가 동승하는 이동형 취객 보호소인 ‘취객 버스(Booze Bus)’를 운영하고 있다. 취객을 태워 혈압 등을 측정해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판단하고, 증상이 없으면 귀가시킨다. 2018년경부턴 취객 버스 운영에 국가 건강보험 재정 30만 파운드(약 5억 원)가량도 투입하고 있다. 조윤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자체가 주도하고 소방, 의료기관, 복지기관 등이 참여하는 취객 보호시설을 권역마다 두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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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포스코 호화 이사회 의혹’ 내일 고발인 조사, 내부선 “밥값 800원 인상도 아까워하더니…”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23일 고발인 조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이 수서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21일 포항 지역 시민단체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3일 오후 2시경 서울경찰청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범대위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 17일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해외 이사회와 관련해 범대위가 고발한 혐의에 대해선 3일 범대위 관계자들을 불러 한 차례 조사를 마쳤다. 23일 조사에서는 범대위가 추가로 고발한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가 2019년 8월 중국에서도 초호화 이사회를 열고 불법적으로 비용을 집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해 달라며 추가 고발장을 냈다. 호화 이사회 개최 논란은 캐나다에 이어 중국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 중이다. 특히 캐나다 이사회에 동행한 사외이사 7명 모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주관하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소속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호화 해외 이사회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포스코 경영진을 향한 직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들 밥값은 800원 올려주는 것도 아까워한다” “차기 회장을 뽑는 7명이 모두 입건됐는데 이런 사람들이 회장 후보를 뽑고 있다”는 글 등이 올라왔다. 앞서 포스코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은 부끄럽지 않은가. 직원의 고혈을 짜낸 비상경영은 고급 와인을 마시기 위함이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추위는 17일 6차 회의를 열고 내·외부 인사를 포함한 ‘롱 리스트(잠정 후보군)’ 18명을 확정했다. 외부 후보자 12명, 내부 후보자 6명이 포함됐다. 24일 7차 회의에서 ‘쇼트 리스트’를 정하고 이달 말 심층면접 대상자인 이른바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선출된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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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단체, 포스코 ‘중국 이사회’도 추가 고발

    포스코홀딩스 이사진이 2019년 중국에서 초호화 이사회를 열고 불법적으로 비용을 집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에 추가로 고발됐다. 시민단체 ‘포스코 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7일 오후 서울경찰청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범대위 측은 이들이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루 일정의 이사회 전후로 7일간 백두산 일대를 여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관광과 전세기 이용, 골프와 특급호텔 투숙 등에 약 7억∼8억 원이 소요됐는데, 비용의 상당 부분을 자회사인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다. 범대위 측은 “최 회장이 3차례 연임하기 위해 사내외 이사들을 자신의 하수인으로 만들려고 호화 이사회를 통해 로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대위 측은 최 회장 등이 2022년 3월 아르헨티나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추가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범대위는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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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호화 이사회’ 포스코, 아르헨 출장엔 회장추천위 인사 동행

    포스코홀딩스가 캐나다와 중국 등에서 ‘호화 해외 이사회’를 열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2년 전엔 현직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핵심 관계자를 대동하고 아르헨티나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16일 확인됐다.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포함한 일부 이사진은 2022년 3월 23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살타주(州)의 현지 리튬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경 인수한 이 지역의 소금호수 옴브레 무에르토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이 다량 발견되자 개발을 진행해 왔다.포스코홀딩스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최 회장과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사내이사) 등 일부 이사진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공개된 참석 명단은 전부 리튬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었다.하지만 이 행사엔 사외이사 A 씨도 동행했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A 씨는 대학 교수 출신인데 전문 분야가 리튬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A 씨는 지난해 12월 CEO 후추위에 임명돼 현재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A 씨는 이날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아르헨티나에 갔던 것 맞다”라며 “언론에서 (캐나다 이사회 등) 해외 일정을 좀 호화롭게 했다고 하니까 앞으로는 좀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포스코홀딩스 안팎에선 해외 착공식에 사외이사가 동행한 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합숙하듯 다녀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회사가 사회적 기준에 맞게 경영되는지 감시하는 역할인데, 무관한 분야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당시 포스코홀딩스 측은 살타 인근 지역의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접촉한 사실도 동아일보 취재로 파악됐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2022년 3월 포스코홀딩스 측으로부터 문의가 왔다”라며 “하지만 최종적으론 우리와 계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여행사는 살타 인근 5성급 호텔 투숙과 와이너리 투어 일정 등이 포함된 ‘살타 투어’를 관광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023년과 2019년에도 캐나다와 중국에서 각각 7일 일정에 7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현지 회의를 열고 그 비용을 자회사가 부담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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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호화 해외 이사회’, 서울경찰청 금융수사대서 수사

    서울경찰청이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해외 이사회’ 개최 의혹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발장을 낸 이 사건은 서울 수서경찰서가 수사를 맡았지만 서울경찰청이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찰청은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중앙지검에서) 고발장을 넘겨받아 수서경찰서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고발인과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사건을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일선 경찰서에서 담당하기 어려운 대형 경제·금융 사건을 맡아 수사하는 조직이다. 지난해 12월 포항 지역 시민단체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외이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했고, 포스코홀딩스가 내야 할 비용 6억8000만 원 중 일부를 자회사인 포스코와 캐나다 현지 자회사 포스칸이 나눠서 부담했다는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것이다. 당시 5박 7일 일정으로 개최된 이사회에선 식비만 1억 원 넘게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서경찰서는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관계자 16명을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경찰은 범대위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연루된 인원도 많고 관련 해외 자료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의혹 제기된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최 회장 등이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백두산 일대를 관광하는 일정의 해외 이사회를 개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경찰 수사로 인한 공정성 논란과는 별개로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외부 평판 조회 대상자를 15명으로 추린 후추위는 16일까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이들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를 받을 예정이다. 17일에는 일정대로 6차 회의를 열고 ‘외부 잠정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한다. 후추위 관계자는 “(12일) 입장문에서 밝힌 것처럼 남은 일정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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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마시고 수술한 의사… 형사처벌 근거없어 입건 못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소속 의사가 술을 마신 채 수술을 진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음주 상태에서 메스를 잡아도 현행법상 형사 처벌할 근거가 없어 ‘솜방망이 처분만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서울 강동경찰서와 의료계에 따르면 12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동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음주 상태로 수술을 한 20대 의사 A 씨가 환자 신고로 적발됐다. 응급실 당직 의사였던 성형외과 전공의 A 씨가 60대 남성 환자의 얼굴 상처를 꿰매는 수술을 했는데, 수술 직후인 오후 11시 55분경 환자가 경찰에 “수술한 의사가 음주 상태로 의심된다”며 신고한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혈중 알코올 감지기로 확인한 결과 A 씨의 음주 상태가 실제로 확인됐다. A 씨는 “저녁 식사를 하다 맥주 한 잔을 마셨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A 씨를 입건하지 못했다. 현행 의료법상 ‘음주 의료 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규정이 별도로 없기 때문이다. 의사가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진료하는 것은 위험하고 비윤리적인 처사이지만 그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 규정은 없는 셈이다. 음주 운전이 행위 자체만으로 처벌받는 것과 달리 의사의 음주 진료는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 씨의 정확한 혈중 알코올 농도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음주 의료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역시 보건복지부 소관이라 경찰이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A 씨를 진료에서 배제하고 15일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병원 관계자는 “당연히 음주 치료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도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전공의 교육과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음주 의료인이 받는 처분은 ‘자격정지’뿐이다. 의료법 제66조 1항 1호에 따르면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1년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 하지만 자격정지 처분마저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5∼2020년 음주 상태로 의료 행위를 하다 적발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는 7명뿐이다. 모두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2020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음주 의료 행위의 행정처분 기준을 자격정지 1개월보다 강화하라’고 복지부에 권고했지만 3년이 넘도록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의사 면허 취소 사유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로 넓히는 개정 의료법이 지난해 11월 시행된 이후 관련된 행정처분 규칙을 한꺼번에 고치려 준비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만 묶여 있는 조항에 음주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자격정지 기간을 늘리는 내용을 포함해 조만간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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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회의’ ‘법안’… ‘수사’ ‘검찰’ ‘후보’… 여야 같은 공간, 다른 언어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난파 직전 호화 유람선의 모습입니다. 희희낙락하다가 태풍 맞으니까 우왕좌왕…. 이러다가 몰살하는 수가 있습니다.”(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보니까 이게 검사들의 전형적인 수법인 것 같습니다. 대장동 사건은 범인 바꿔치기를 한 겁니다.”(민주당 김용민 의원) 2022년 3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회의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열린 394회 법사위 전체회의는 격앙된 분위기였다. “짓이라뇨?”, “끼어들지 말라고요”, “이게 무슨 생쇼입니까?” 같은 원색적인 비난과 고성이 오갔다. 겉으로 드러난 표현만 문제가 아니었다. 양당은 대화의 초점도 서로 달랐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급하게 회의를 열었다며 비난하는 데 바빴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특검을 요구하는 데 몰두했다. 한 공간에 있지만 서로 자기 얘기만 하는 ‘끼리끼리’ 대화의 전형이었던 것. “어차피 그쪽에서 얘기하는 것은 이쪽에서 마음에 안 든다”(민주당 송기헌 의원)는 체념적인 고백이 나올 정도였다. 이처럼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끼리끼리 대화’는 21대 국회 법사위 회의록 전문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21대 국회가 개원한 2020년 5월 30일부터 지난해 7월 사이에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 110건 가운데 106건의 회의록을 전수 분석했다. 나머지 회의록엔 민주당 측 발언만 들어가 있어 제외했다. 그 결과 여야 의원이 각자 자주 발언한 단어 가운데 서로 겹치는 단어는 거의 없었다. 양당 간 ‘발언 유사도’가 매우 낮았던 것. 이 중 발언 유사도가 가장 낮았던 394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가장 자주 입에 올린 단어는 “민주당”과 “회의”, “법안”이었다. 민주당을 “옹기종기 모여 작당을 모의한다”고 비난하면서 이런 단어를 썼다. 반면 민주당에서 자주 나온 단어는 “수사”와 “검찰”, “후보”였다.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그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수사와 기소가 안 된”, “대검 중수부 철저하게 수사” 등 표현이 함께 나왔다. 여야 의원 간 발언 유사도가 두 번째로 낮았던 401회 회의는 감사원법 개정안과 전북·제주특별자치도 설치가 쟁점이었던 2022년 12월 27일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특별자치도”, “기관”, “소위” 순으로 자주 발언했고, 민주당은 “사건”, “수사”, “위원회” 순으로 발언했다. 국민의힘은 “특별자치도의 난립”, “특별자치도가 남발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민주당은 “감사원 관련 사건이 진행되지 않는다”, “월성원전 1호기 사건”, “사건 처리 지연” 등 감사원의 중립성을 지적하는 데 중점을 뒀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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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소아당뇨 지원대책, 수술비 안주고 재료비만 주는 격”

    11일 보건복지부가 중증 난치성(제1형) 당뇨를 앓는 소아에 대한 지원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소아당뇨를 앓던 8세 여아와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다가 충남 태안군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이틀 만이다. 하지만 이미 발표했던 대책을 한 달 앞당기는 수준인 데다 증상 관리를 위한 핵심 지원은 빠져 있어 의료계와 환자 단체는 “수술비는 안 주고 재료비만 주는 격”이라고 성토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소아당뇨 환자가 집에서 인슐린을 주사하기 위한 자동주입기(펌프)의 구입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2월부터 확대해 환자 부담을 현행 380만 원에서 45만 원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당초 3월 시행 예정이던 걸 한 달 앞당긴 것. 하지만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현실과 동떨어진 소극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환자 혼자서 합병증 없이 (인슐린을) 조절하는 건 교육 없이 불가능한데, 관련 지원은 없다”며 “인슐린 펌프 구입비만 지원하는 건 마치 수술 재료값만 대고 수술 행위에 대한 보상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중증 당뇨병 관리체계의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과 대한당뇨병학회가 개최했다. 실제로 국내에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인구는 1형 당뇨병 인구의 10.7%,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인구는 0.4%에 불과하다. 병원에선 처방을 꺼리고 환자들 역시 불편한 절차로 펌프 사용 시작을 꺼려 치료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는 것. 펌프 착용 교육과 관리 등도 지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의 경우 치료·관리 수가(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주는 진료비)가 있고, 처음 석 달은 추가 수가까지 세밀하게 마련돼 있다. 그 결과 인슐린 펌프 사용자 수는 국내의 70배에 이른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기기를 그냥 부착했다고 해서 관리되는 게 아니다. 이번 일이 개인의 비극으로 묻히지 않고 또 다른 이런 가족이 나오지 않도록 관련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호소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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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탄 3장으로 버티는 ‘그림자 경로당’… 집계도 못해 복지 사각

    “여긴 미등록 경로당이라 뭐 나오는 게 없어. 옆 동네 경로당으로 가라는데 텃세도 걱정되고 무릎이 닳아서(아파서) 갈 수가 있나.”9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에서 만난 김학순 씨(91)는 1층짜리 임시 건물로 들어서며 이렇게 말했다. 출입문에는 세로로 길쭉한 나무판자 위에 ‘17통 노인 경로회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경로당은 66㎡(약 20평) 면적에 부엌을 중심으로 방 세 개가 있는데, 두 개는 천장에서 물이 새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화장실은 건물 밖에 따로 있는 재래식이다.김 씨를 포함해 주민 세 명은 이날 경로당 안에서도 추위를 피하려 외투를 입은 채 엉덩이 밑으로 손을 찔러 넣고 얇은 이불을 덮고 있었다. 난방은 연탄 보일러로 한다. 하루에 연탄 3장을 때고 날이 추우면 더 쓴다. 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먹거리로 끼니를 때웠다.● 집계도 못 한 미등록 경로당, 복지 사각지대이곳은 시에 등록되지 않은 이른바 ‘그림자(미등록) 경로당’이다.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국유지에 지은 무허가 건물이다. 경로당 등록 기준에도 못 미치고, 무허가 건물이라 정식 경로당으로 등록할 수도 없다. 통상 노인들이 개인 주택 등에 모여 사랑방처럼 운영하다가 경로당 현판을 달면서 미등록 경로당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곳을 포함한 대다수 그림자 경로당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소액의 민간 후원에 기대고 있다. 마을 통장인 빙성자 씨(55)는 “다른 지역 경로당에 가서 새로 적응하는게 쉽지 않아 미등록 경로당이라도 익숙한 곳에 모이게 된다”고 말했다.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950만 명(2023년 기준)으로, 국민 5명 중 1명은 고령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경로당은 6만8180곳에 달한다. 정식 경로당으로 등록하려면 △이용 정원 20명 이상(섬 또는 읍면 지역은 10명 이상) △남녀 화장실 각각 1곳 △전기 시설, 20㎡(약 6평) 이상 거실이나 휴게실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문제는 지방 인구가 줄면서 이런 기준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그림자 경로당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시가 지난해 관내 미등록 경로당을 조사한 결과 21곳에 달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165만여 명에 달하는 서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장수노인정은 경로당 조건을 채우지 못한 미등록 경로당이다. 10일 취재팀이 방문해보니 컨테이너를 개조한 이 건물은 가스 배관과 전선이 외부로 노출돼 화재 안전 등에 취약한 상태였다. 난방 시설은 온풍기가 전부였다. 김상동 장수노인회장(86)은 “노인 10명 이상 모이는 곳인데 정부에서 혜택을 조금도 안 준다”며 “우리끼리 1만 원씩 모아서 전기세를 낸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등록 경로당은 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집계 자체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용 정원으로 구분하는 건 비현실적”경로당 지원은 모두 지방예산으로 충당하게 돼 있어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이다. 대전시의 경우 시가 70%, 자치구가 30%씩 부담해 평균 70만 원을 매달 경로당 1곳마다 지원한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낙후 지역일수록 지원이 절실한데 경로당 설치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느 동네에 사느냐에 따라 어르신의 삶의 질이 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지역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용 정원 등을 기준으로 등록, 미등록 경로당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구분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로당은 인원 규모보다 생활권 내 접근성이 중요하고, 미등록 경로당일수록 열악한 지역에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로당은 노인들이 고립되지 않고 사회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거점으로서 의미 있는 복지공간”이라며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차등 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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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재명 습격범 “李가 대통령 돼선 안 된다”며 범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모 씨(67)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경찰청 수사본부가 김 씨로부터 압수한 ‘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의 8쪽짜리 문서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 표현이 다수 담겨 있다. 특히 부동산 등 경제 정책 실패와 대북 관련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놈’ 등 욕설과 거친 표현을 썼다고 한다. 특히 김 씨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역사’, ‘사명감’ 등 단어를 언급하며 범행을 정당화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당일인 2일 김 씨를 현장에서 체포하며 김 씨의 외투 주머니 안에서 이 문서를 발견해 압수했다. 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되기 전 김 씨가 언론에 스스로 밝힌 ‘8쪽짜리 변명문’이다. 경찰은 “김 씨가 문서 내용과 비슷한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전날 혼자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숙박업소에 머물렀던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은 4일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의 경찰 진술과 심리 상태를 분석 중이다. 조현병 등 정신병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시행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피의자신상공개심의위원회 등을 열어 김 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할지 다음 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김 씨가 8쪽 분량의 문서를 남긴 행태에 비춰 볼 때 ‘확신범 유형’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고 하는 것과 달리, 확신범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고 이 같은 증거를 남긴다는 것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확신범은 자신의 행위가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착각하기에 도망갈 이유가 없다”며 “도망가는 것은 내 행위가 부끄럽고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의 정신질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선 동양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횡설수설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이 김 씨의 문서에 담겼다면 우선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성서경찰서는 5일 오후 이 대표에 대한 추가 협박 전화를 건 남성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한 공중전화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이 서울경찰청 112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이번 총선에 이 대표가 대구에 오면 작업한다”고 밝혔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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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상품 ‘전성시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눈높이 맞춰 진화

    날벌레용 끈끈이 스틱, 반려동물 탈취제, 커피캡슐…. 최근 이커머스에서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상품들이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가성비를 앞세운 PB 제품군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생수, 휴지 같은 생필품은 물론이고 기호품과 아이디어 상품을 아우르는 단계로 PB 상품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라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고급화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고물가에 급성장한 PB 상품 3일 이마트에 따르면 PB 브랜드 ‘노브랜드’는 지난해 약 1조3500억 원의 매출을 냈다. 2015년 출시 이후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급성장 중이다. 라면 등 면류(22%), 과자류(20%), 보디워시, 클렌징폼을 비롯한 생활용품(18%)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는 소비자가 주기적으로 찾는 생필품 외에 차돌박이, 샤부샤부, 냉동삼겹살 같은 축산 품목도 10∼15% 신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쿠팡은 PB 전문 자회사 씨피엘비(CPLB)에서 ‘곰곰’(식품) ‘탐사·코멧’(생활용품) ‘비타할로’(건기식 등)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PB 브랜드의 전성시대가 오면서 대형마트, 편의점에 이어 이머커스 업체들도 PB 시장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티몬은 지난해 12월 ‘베리밸류’라는 PB를 출시하고 첫 상품으로 개당 330원인 커피캡슐을 선보였다. 인터파크쇼핑은 지난해 7월 ‘아이팝’을 내놓고 생수를 비롯한 먹거리를 판매 중이며 11번가는 냉동·냉장 간편식을 위주로 한 PB ‘올스탠다드’를 출시했다.● 식물성 재료 쓰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반영 다양해지는 소비자 기호를 충족하기 위해 이색적인 PB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노브랜드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노브랜드 베지 피자 및 교자만두’(2종) ‘플랜트 베이스드 아이스크림’을 판매 중이다. PB 상품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해 대체 식품으로까지 상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 노브랜드 대파크림치즈, 블루베리크림치즈처럼 기본 상품에서 다양한 맛을 가미해 라인업을 확장한 경우도 있다. PB 상품은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유통업체의 주요 매출로 자리잡은 상태다. 2021년 기준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PB 상품은 1만3000여 개, 월마트의 PB 상품은 식료품만 1만673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1∼3월) 기준 PB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스위스 52%, 영국 46% 등 유럽 국가에서 높게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도 각각 17%, 19%였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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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소기업 함께한 경제계 신년 인사회… “소외되는 이 없이 온기 느끼게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개최한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새해에도 경제계와 정부가 ‘원팀 코리아’로 더 힘차게 뛰자”며 “저와 정부는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하며 공정과 법치를 확립해 여러분께 더 큰 활력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1962년부터 열리고 있는 경제계 신년 인사회는 주요 기업인과 정·관계 인사 수백 명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신년 행사다. 대한상의와 중기중앙회가 신년 인사회를 공동 주최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는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려 ‘대·중소기업 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윤 대통령도 2년 연속 참석하며 기업인들에게 힘을 실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6단체장을 포함해 각계 주요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고 청년 기업인 100명도 함께했다. 최태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소외되는 이들 없이 모두가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사이, 기업과 노동자 사이, 민간과 정부 사이의 협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며 “위기 앞에서 ‘한숨’ 푹 내쉬기보다는 ‘들숨’ 크게 마시고 2024년을 힘차게 달려갔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행사장에 들어가며 올해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취재진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짧은 덕담을 전했다. 정 회장은 행사 직후 “한 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정부에 규제 혁신 등을 요청했다. 김기문 회장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과감한 정책을 통해 세계 7대 강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정부가 킬러 규제 혁신과 노동 개혁을 실천해 달라”고 했다. 손경식 회장은 “지난해 금리가 많이 올라 고생했지만 올해는 그래도 안정될 것”이라며 “새해에는 기업들의 사기를 많이 올려서 기업 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류진 회장은 “올해 역시 수출을 잘하고 기업들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주요 그룹 총수들과 윤 대통령은 본식에 앞서 30분간 따로 환담을 나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 10분경 주요 인사들이 퇴장할 때는 레드카펫 오른쪽에 펜스가 쳐지고 경호원들이 참석자 가방과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등 경비가 삼엄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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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룡의 해에만 구매할 수 있어요”… ‘푸른 용’ 모티브로 다양한 상품 내놓은 유통업계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유통업계가 ‘푸른 용’을 모티브로 다양한 상품과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어요. 용은 십이지신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로 예로부터 왕의 집무복에 수놓일 만큼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쓰여 왔지요. 올해 첫 ‘이주의 픽’에선 눈에 띄는 푸른 용 마케팅을 살펴볼까요? 편의점 이마트24는 업계 단독으로 ‘디아블로 청룡와인세트’(3만1900원)를 선보입니다. ‘디아블로 카베르네소비뇽 청룡에디션’(750mL)과 ‘디아블로 인텐스 레드’(750mL), 행운 부적이 한 세트인데요. 청룡의 해에만 구입할 수 있는 차별화 상품인 만큼 새해 선물용으로 와인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이마트24는 기대하고 있어요. GS리테일은 용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디자인의 순금 상품 14종을 준비했습니다. 승천하는 용을 입체감 있게 표현한 ‘황금용 피규어 37.5g’(456만5000원), ‘용 골드바 30g’(343만9000원), ‘용 순금 코인 3.75g’(47만6000원)이 대표적이에요. 소비자가 GS25와 GS더프레시 매장에서 카탈로그를 통해 원하는 순금 상품을 고르고 주문하면 배달원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대면 확인을 통해 안전하게 전달합니다. ‘용’ 하면 만화 드래곤볼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시죠? GS25는 이달 10일부터 유명 만화 ‘드래곤볼Z’와 협업한 햄버거 상품 5종을 선보입니다. △드래곤볼Z 불갈비버거 △드래곤볼Z 치즈버거 △드래곤볼Z 돈갑내기 △드래곤볼Z 내가맛스타 △드래곤볼Z 치즈브레드햄버거 등인데요. GS페이 또는 POP카드로 구매하고 우리동네GS앱으로 멤버십 적립을 한 고객은 경품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어요. 순금 드래곤볼 11.25g, 신룡 피규어, 초사이어인 피규어를 포함해 드래곤볼Z 관련 경품 161개가 준비돼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세븐일레븐은 삼각김밥 5종의 패키지를 용 캐릭터 디자인으로 꾸몄어요. MZ세대를 겨냥해 세븐일레븐의 대표 캐릭터 ‘브니’가 용탈을 쓰고 여의주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귀엽게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프리미엄 증류주 화요는 ‘화요53 청룡에디션’을 한정 출시했어요.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을 재현한 블랙 주병에 지혜와 힘, 번영과 고귀함,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상징하는 청룡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화요53 청룡에디션(750mL)은 광주요 직영점(이천센터점·한남점)과 대형마트, 스마트오더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유통팀 기자들이 큐(Q)레이션한 다양한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인스타그램 Q매거진(@_q_magazine)에서 만나보세요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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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한파 백화점들 “매장에 예술 입혀 고객 모시자”

    백화점 업계가 연초 ‘오프라인 고객 모으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올해도 소비심리 위축이 예고되자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경쟁력으로 위기 파고 넘는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의 ‘2024년 소비시장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소매시장은 지난해보다 1.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시장 성장률은 2021년 7.5%, 2022년 3.7%, 2023년 2.9%(1∼9월 기준)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백화점 3사는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롯데백화점은 7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줄었다. 신세계백화점(928억 원)과 현대백화점(798억 원)도 각각 15.1%, 17.4% 감소했다. 다만 불황 속에도 일부 점포는 새 기록을 썼다. 전용 팝업 공간을 만들거나 넓은 휴게 공간을 갖추는 등 오프라인 대형화와 고급화가 주효한 곳들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사상 처음 연매출 3조 원을 넘겼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중구 남대문로 본점도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더현대서울은 국내 최단기간 연매출 1조 원 점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도 타 지역 고객 비중이 55%에 달하며 지방 점포로선 처음 누적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유통업계는 이에 오프라인에 보다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이 올해 점포 리뉴얼 등을 위해 작년(3889억 원)보다 75.2% 늘어난 6815억 원을 오프라인에 투자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고객들 오래 머물도록 예술 전시 강화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예술 콘텐츠 강화도 오프라인 전략의 주요한 축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아트와 와인이 결합된 이색 전시를 진행한다. 박선기, 하태임, 최태훈 작가와 협업해 한정판 와인을 출시하고 유럽의 와이너리를 여행하는 것처럼 와인이 만들어지는 여정을 따라 세 작가의 작품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광주신세계는 ‘신년 기획전: 용이 여의주를 얻듯이’를 열고 작가 7명이 회화, 영상, 설치미술로 표현한 용 작품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이 새해부터 전국 24개 전 점포에 ‘아트 스폿’을 만들어 세계적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더현대 대구는 ‘가장 비싼 생존 작가’ 반열에 오른 제프 쿤스의 대표작 ‘게이징 볼(Gazing Ball)’의 연작인 ‘켄타우루스와 라피테스 처녀’를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전시 및 판매한다. 통상 한 해 소비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신년 정기세일도 일제히 진행된다. 롯데백화점은 450여 개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260여 개 브랜드를 최대 40% 할인하는 ‘신백쓱페스타’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2024 위시스(Wishes)’ 행사를 통해 350여 개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한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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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새해는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 이겨내야”

    “새해도 환경이 녹록지 않다.” 재계 단체장들은 28일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경영환경이 내년에도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며 정부, 기업, 국민, 지역사회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헤어질 결심’을 해야 했지만 올해는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며 “기업과 기업, 기업과 노동자, 민간과 정부 사이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은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공급망 재편 등 올해 급격히 변한 시장 상황을 가리킨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새해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경제계는 적극적인 고용과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도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고 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뒤떨어진 관행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정부의 킬러규제 혁신이 아직 기업들이 체감하기엔 역부족인 만큼 좀 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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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한 클릭의 격차가 소비패턴 바꾸는 태풍”

    “여러분, 쓱닷컴과 G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 시키고, 무료 배송을 위해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게 하지 않습니까? 결제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고객을 지치게 하진 않나요? 고객들은 바로 이런 것을 불친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28일 영상으로 만든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 마음을 흔들고 소비 패턴을 바꾸는 태풍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회장은 경영 의사결정에서도 비효율을 덜어내고 분석과 성찰의 깊이를 더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원 레스 클릭, 원 모어 스텝(ONE LESS CLICK, ONE MORE STEP)의 자세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번 덜 클릭한다’는 의미의 ‘원 레스 클릭’을 핵심 화두로 제시하며 “그간 관행처럼 진행되던 비효율을 걷어내고 이를 고객 가치 실현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 전반에서도 효율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자사 이기주의, 보여주기식 실적 쌓기, 불필요한 업무 중복이 모두 (걷어내야 할) ‘원 레스 클릭’ 대상”이라며 “고객 가치 실현과 그룹 이익이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기고 모두 덜어내달라”고 당부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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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거리로 90% 채운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모든 것을 망라하는 매장에서, 가장 잘하는 것(식품)에 집중하는 매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은평점이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1호점(사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통상 대형마트의 식품, 비식품 구성비가 5 대 5에서 6 대 4인 것을 감안하면 식품 구색을 대폭 늘린 것. 27일 매장에서 만난 박준범 은평점장은 “먹을거리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새로운 대형마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최장(44m) 즉석조리 식품 매대 ‘롱 델리 로드’에는 파스타부터 다코야키, 소떡소떡 같은 길거리 음식까지 델리 200여 종이 진열돼 있었다. 회·초밥 특화 코너 ‘요리하다 스시’는 고객이 키오스크로 횟감을 고르고 원하는 부위와 중량을 선택하면 셰프가 주문한 대로 포장해주는 ‘오더 메이드’ 방식을 도입했다. 가정간편식 코너는 ‘데친 손질 주꾸미’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 간편 생선구이’ 등 고객이 집어가서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대거 선보였다. 매장 안쪽에 있던 유제품, 요구르트 등 일상적으로 많이 찾는 품목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그 대신 800평이던 생활용품 매장은 150평으로 줄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은평점은 은평뉴타운과 삼송신도시가 가까워 가족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 식품과 밀키트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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