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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도 엔-달러 환율이 올 들어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엔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20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53엔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0.4% 이상 올랐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전날 엔저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대를 뛰어넘은 데 이어 이날 151엔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전날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 금융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 대비 2%대로 안정적인 만큼 추가 금리 인상에 최대한 신중하게 나서겠다는 뜻이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 수단인 비정상적 금융정책을 종료했을 뿐, 금리 인상은 급하지 않다는 게 일본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늦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화 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일 간 금리 격차가 5%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 일본이 단기 금리를 0.1%로 높였다고 해서 엔화 가치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일본 정부는 2001년 3월 정부 월례 경제보고 자료에서 “완만한 디플레이션에 있다”고 경기 침체를 인정한 지 23년 만에 공식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완전한 경기 호전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은 물가, 임금 상승 등 경제 지표 동향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에 대해 “물가 기조, 배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가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바다에서 한국 선적의 화학제품 운반 수송선이 뒤집히는 사고가 20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탄 11명 중 9명이 구조됐지만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구조되지 않은 2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경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실은 870톤 규모의 한국 선적 수송선이 전복됐다.일본 해상보안부는 “배가 기울고 있다”는 구조 요청 신고를 받고 주변 바다를 수색했다. 해상보안부에 따르면 이후 순시선,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9명을 구조했지만 7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일본 당국은 남은 2명의 수색과 구조를 서두르고 있다.‘거영 선(KEOYOUNG SUN)’이라는 이름의 이 배에는 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8명, 중국인 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한국인이 구조됐는지, 사망자 중 한국인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선사 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 탑승한 한국인 2명은 선장과 기관장으로 모두 60대 후반으로 파악됐다. 선사는 구조 상황과 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직원 1명을 일본에 보냈다. 부산 동구에 있는 해당 선사 사무실에도 해경, 부산해양수산청 직원 등이 나와 상황을 파악했다. 선원들의 가족에게도 연락해 사고 상황을 알렸다.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이날 초속 10~15m의 바람이 불고 높이 3.5m의 파도가 쳤다. 오전 5시경 시모노세키에서도 최대 초속 22.7m의 돌풍이 관측됐다. 사고 선박은 거친 날씨로 닻을 내리고 정박 중이었지만 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선진국 중 마지막까지 금융완화 정책을 고집했던 일본이 19일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이후 17년 만이고,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는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수십 년간 경기 회복을 위한 돈 풀기에 집중했던 일본의 금융정책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미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중장기적으로는 강세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은 당분간 금융 완화를 유지하며 신중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자칫 긴축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가 애써 살려놓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탈출의 불씨를 꺼뜨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日 ‘금리 있는 세계’ 진입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1%에서 0.1%포인트 올려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국채 수익률을 0% 수준으로 유도해온 장단기 금리 조작 정책(YCC)도 철폐했다.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 투신(REIT) 등 위험 자산의 매입도 종료하기로 했다. 금융 완화의 3대 정책을 한꺼번에 그만두기로 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다. 은행이 돈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떼는 것이다. 이를 8년 만에 종료함에 따라 이른바 ‘금리 있는’ 세계로 진입했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상승의 이유로 “물가 상승률 2% 목표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도 “역할을 완수했다”며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했다가 코로나19 종료 후 인상을 본격화한 미국, 유럽, 한국 등과 달리 일본은 ‘디플레 탈출’이 우선이라는 신조 아래 금융 완화 정책을 고수했다. 2000년대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났을 때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 다시 불경기로 빠져들었던 트라우마가 컸다. 경기가 살아났다고 판단한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금리를 인상했다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주요국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한 해 전보다 3.1% 오르며 1982년 이후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대기업 임금 인상률 예상치 또한 5.28%에 달하는 등 물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대두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 저금리 정책의 부작용 또한 간과하기 어려웠다.● ‘속도 조절’ 강조… 점진적 변화 관측 금융당국은 당분간 급격한 금리 인상이 아닌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번 결정에 따라 예금 및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 당분간 금융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전체가 ‘금리 없는 세계’에 익숙해져 있어 급격한 인상에 나설 시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금리를 올리면 통화 가치가 높아지고 주가가 내려간다는 금융시장의 일반적 공식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0.66% 상승 마감했다. 도쿄 외환시장의 엔-달러 환율 또한 전일 대비 상승해 150.39엔을 기록했다. 엔저의 심리적 마지노선 격인 150엔 선을 돌파한 것이다. 일본 최대 시중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은 21일부터 보통예금 금리를 연 0.001%에서 0.02%로 20배 올리기로 했다. 이 은행의 보통예금 금리 인상은 17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 인하를 단행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비친 만큼 달러 대비 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본이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점진적으로 엔화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주요 선진국도 치솟는 식품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주요 식품의 가격 오름세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자 특히 서민들의 생활고가 심해지고 있다. 일본의 올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올랐다. 하지만 식품가격 상승률은 이보다 크게 높았다. 서민들의 필수 먹거리인 유제품 및 계란이 11.8% 오른 것을 비롯해 과자류는 9.6%, 조리식품은 6.6% 올랐다. 프라이드치킨은 1년 전보다 19.2% 상승했고 서민들이 주로 찾는 카레는 15.7%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엥겔계수(전체 소비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는 지난해 기준 27.8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23년 만의 최고치였다. 일각에서는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엥겔계수는 작년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농무부에 따르면 2023년 유지류 가격은 한 해 전보다 9.0% 상승했다. 설탕 및 과자(8.7%), 시리얼 및 베이커리 제품(8.4%)의 오름세도 우려할 수준이다. 시리얼 가격은 2022년에도 13% 올랐다. 2022년 기준 가구 가처분소득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3%로, 1991년(11.4%) 이후 31년 만의 최고치였다. 유명 시리얼 제조사 켈로그의 게리 필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에 출연해 “고물가 시대의 저녁 식사로 시리얼이 어떠냐”고 발언했다가 여론 뭇매를 맞았다. 뉴욕시 퀸스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시리얼 한 박스의 가격이 10달러(약 1만3300원)가 넘는다. 곁들일 우유, 과일 값까지 생각하면 비싸다”며 시리얼이 더 이상 서민용 음식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이에 미 식품기업들은 가격을 그대로 둔 채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단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한국 금융통화위원회 격)에서 17년 만에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기업 임금이 33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르고 물가 상승세도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용 정책 수단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엔저 현상이 다소 주춤해져 엔화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7월 이후로 늦출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 역시 당분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일본은행 17년 만에 금리 인상”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금리 슈퍼위크’가 이번 주 펼쳐지는 가운데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국가는 단연 일본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2016년 2월부터 유지 중인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연 ―0.1%인 단기금리를 0∼0.1%로 올려 ‘금리 있는 세계’로 발을 내디딜 가능성이 크다. 연내 0.25%까지 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엔저 현상이 꺾이며 엔화 가치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축소돼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러면 엔-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원-엔 환율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대폭적인 임금 인상이 있다. 일본 최대 노조단체 렌고에 따르면 올 대기업 평균 임금 인상률은 5.28%로 33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2%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실질임금 상승 상황이라 금리를 올릴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주 국회에서 “임금-물가 선순환이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를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금리 인상은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장기 경기 침체에서 탈출하는 상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금리 인상에 맞춰 정부 공식 보고서로 23년 만의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저출산 고령화 지속, 낮은 노동생산성 등으로 성장세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많다. ● 금리 인하 타이밍 찾는 미국 미 연준은 피벗(정책 전환)을 앞두고 적절한 타이밍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19, 20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점도표가 공개될 예정이라 더욱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점도표는 19명의 연준 위원이 생각하는 향후 적정 금리 수준을 각각 점으로 찍어 나타낸 표를 말한다. 올해 말까지 연준이 어느 정도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지에 따라 세계 금융 시장에 후폭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4.5∼4.7%로, 현 금리 5.25∼5.5%보다 0.75%포인트 낮게 잡았다. 약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를 내리겠다는 의미다. 이번 점도표 중간값은 이보다 낮아질지 아니면 높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시장은 그간 6월 금리 인하에 베팅해 왔지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1.6%로 각각 전망치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는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메모에서 거시경제 상황이 “골디락스(이상적인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양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연준 정책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6월 동결 가능성을 일주일 전 약 26%에서 17일 오전(현지 시간) 기준 약 41%로 높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우려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 미 워싱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일본제철의 미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추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집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조합의 표심 잡기에 바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회사의 미 제조기업 인수에 제동을 걸어 노동계에 구애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4위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19조6000억 원)에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US스틸은 산업 부흥기인 20세기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철강기업이다. 이후 미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잇달아 거센 반발이 나오면서 매각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철강노조의 반발이 심하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에도 “미 안보에 중요한 물자를 생산하는 US스틸의 역할을 감안할 때 해당 거래에 대한 신중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방미에 맞춰 또다시 우려를 표명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추가 조사가 이뤄진다면 인수 성사는 불투명해진다.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올 1월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하다.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개별 기업의 경영 사안에 대한 언급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해지고 있다. 자유롭고 열린 경제 질서의 유지 강화, 경제안보 협력 등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대기업 노사 임금 협상이 한창인 일본 경제계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들려오는 단어는 만액회답(滿額回答)이다. 한국에는 없는 한자어다. 노조가 내놓은 임금 인상 요구안을 회사 측이 100%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노조 요구안을 한 푼도 안 깎으니 협상이랄 게 따로 없다. 대기업 임협을 가리켜 춘투(春鬪)라고 부르지만, ‘싸울 투(鬪)’ 자를 붙이는 게 이상할 만큼 평화롭고 화기애애하다. 사상 첫 닛케이지수 4만 엔 선 돌파로 ‘잃어버린 30년’의 무쇠 관 뚜껑을 열어젖힌 일본은 이제 30여 년간 꽁꽁 얼어붙었던 임금의 두꺼운 얼음장을 깨고 있다. 주요 대기업의 임금 상승률을 보면 경기 회복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일본제철 14.2%, 고베제강 12.8%, 이온 6.4%, 파나소닉 5.5%…. 일본 금속노조 산하 기업의 85% 이상이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오히려 그 이상으로 올려줬다. 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2012년 말 정권을 잡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이듬해 3개의 화살(금융 완화, 재정 확대, 성장 전략)을 축으로 삼아 내놓은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서 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임금을 올리라는 요청을 했다. 2010년대부터 등장한 이른바 ‘관제 춘투’다. 그래도 임금 인상률은 매년 2%를 넘기기 어려웠다. 중소기업은 더 낮았다. 한 번 빠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의 늪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하게 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적어도 기업의 팔을 비틀진 않았다. 총리가 직접 나서 임금 인상을 요청했지만, 화답하지 않는 기업을 무리하게 압박하지 않았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고 최저임금을 10% 이상 급하게 끌어올리지도, 정책 방향을 억지로 틀지도 않았다. 좀처럼 성과가 없었는데도 일본은 인상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나섰다. “총리가 말한다고 임금이 오르냐”는 비아냥거림에도 굴하지 않았다. 도쿄 도심지 곳곳의 용적률, 고도 제한, 건폐율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건설 경기가 살아났다. 자국 기업은 물론 대만 TSMC 같은 기업에도 수조 원대의 보조금을 주며 일본 열도 전체에 반도체 공장 투자 열기를 불어넣었다. 엔저 장기화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는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10년을 끈질기게 매달리니 주가가 오르고 임금 인상이 본격화됐다. 일본이 돈을 풀고 규제를 완화할 때 한국은 최저임금 인상과 대기업 규제를 선택했다. 2018년 16.4%, 2019년 10.9%를 올렸다. 소득주도성장론(소주성)을 근거로 최저임금을 올리던 당시 “이대로 한국 최저임금이 일본을 넘어버리면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무시당했다. 그 결과 한국은 경제 위기도 없이 일자리 증가 폭이 10만 개를 밑도는 ‘고용 쇼크’를 겪었다. 반도체 공장 증설은 물, 전기 공급 인허가를 정하는 지방자치단체 규제에 막힌다. 주민 민원, 지역 숙원, 선거 공약 등을 이유로 적법한 허가마저 내주지 않는다. 10년 넘게 ‘디플레 탈출’ 정책 목표를 향해 달려간 일본은 마침내 ‘30년 만의 최대 임금 인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 해제’ 발표를 할 가능성도 높다. 마른 수건이 찢어지도록 쥐어짜기만 하던 일본 경제의 분위기는 이렇게 바뀌고 있다. 이웃 나라는 저렇게 달려가는데 우리는 선거를 앞두고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조차 찾기 힘들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4월 10일 기시다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워싱턴에서 정상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22년 6월 취임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친(親)중국 성향이 강했던 전임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달리 친미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도 격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은 샤오메이친(蕭美琴) 대만 부총통 당선인의 미국 방문을 놓고도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샤오 당선인을 두고 ‘완고한 대만 독립 분리주의자’라고 지칭하며 “어떤 명목과 구실로도 그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美-日-필리핀 군사협력 강화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다음 달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필리핀을 준(準)동맹국으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미가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 또한 정상회의에 앞서 20일 필리핀 마닐라를 찾아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 외에도 3국은 최근 안보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1월 필리핀을 방문해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 공동 훈련 시 수속을 간소화하는 ‘원활화 협정’을 체결했다. 필리핀에 연안 감시 레이더도 빌려주기로 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2022년 9월 첫 방미 당시 “미국이 동반되지 않은 필리핀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며 미국을 치켜세웠다. 지난해 2월에는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북부 루손섬 카가얀, 남서부 팔라완섬 등 자국 영토 4곳에 미군 기지를 세우는 것을 허용했다. 석 달 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군 현대화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 지원도 얻어냈다. 미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동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일본, 남중국해 동맹인 필리핀을 엮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필리핀과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남중국해 곳곳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특히 힘의 우위를 앞세운 중국이 군함을 동원해 필리핀 민간 선박에 위협을 가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분노가 높다. 두테르테 정권 시절 중국이 약속했던 경제 지원을 이행하지 않는 것도 반중 정서를 고조시켰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이 모두 중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남중국해의 약 90%에 달한다. 국제상설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 美-中, 대만 부총통 당선인 방미로도 갈등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샤오 당선인이 이번 주 개인 자격으로 미국 워싱턴, 뉴욕 등을 방문할 것이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미 미국에 도착했다고 보고 있다. 샤오 당선인은 일본 고베에서 대만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총통으로 당선되기 전 사실상 ‘주미 대만대사’ 격인 워싱턴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를 지냈다.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한 ‘미국통’이다.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 또한 부총통 당선인 시절 개인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은 반발했다. 류 대변인은 미국을 향해 “미국은 샤오 당선인과 미 정부 관료의 접촉을 주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13일 “미국과 대만 간 어떤 형태의 왕래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가세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드셔 보세요. 정말 맛있습니다.”5일 일본 최대 국제 전시장인 도쿄빅사이트. 서울 코엑스의 2.4배 규모의 전시장에서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 ‘도쿄 국제 식품 박람회’가 개막했다.전시장 가운데에 70여 개 한국 업체 등이 부스를 마련한 ‘한국관’이 보였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 대만과 함께 ‘빅3’ 규모로 꼽힌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한국관은 ‘K스트리트 푸드’를 테마로 떡볶이, 꼬치어묵, 호떡, 핫도그 등을 선보였다. “길거리를 걸으며 먹는다”는 뜻의 일본어 ‘다베아루키(食べ歩き)’ 명소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는 점을 노렸다. 현장에서 떡볶이를 맛본 한 일본인은 “일본에서도 한국 떡볶이는 익히 알려져 거부감이 없다. 조금 맵지만 맛있다”고 했다. 다만 유통업체 바이어라는 다른 일본인은 “맛있지만 매장에서 어떻게 소개해 팔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애매한 답을 했다. 》 韓 길거리 음식 인기 길에서 음식을 먹는 풍습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 문화를 신선하다고 여긴다. 일본 최대 코리아타운인 도쿄 신오쿠보에는 떡볶이, 치즈핫도그, 호떡 등을 길에서 먹는 10, 20대 도쿄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맛집 포털 ‘핫페퍼’가 지난해 9월 20, 30대 남녀 2075명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한국 길거리 음식 ‘10원빵’을 모방한 ‘10엔빵’이 일본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유행 음식 1위로 꼽혔다. 틈새 시장인 길거리 음식까지 주목하는 건 그만큼 일본에서 ‘K푸드’가 명실상부한 주류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관 부스에는 버터구이 오징어 업체 정화식품, 황태 가공식품 업체 선해수산, 냉동 호떡을 선보인 디앤푸드 등 군것질용 식품을 들고 참가한 중소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길거리 음식만 인기인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전통적 불고기집과 10대를 겨냥한 떡볶이 핫도그 정도였던 기존 일본의 정형화된 한식에서 벗어나 세련된 레스토랑 음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도쿄의 젊은이 거리 ‘시모기타자와’에 등장한 한식당 ‘한쉐프’는 ‘프랑스식 코스 한식’이라는 이색적인 콘셉트를 내세웠다. 모둠나물, 간장 절임 새우, 보쌈, 김치, 삼계탕, 냉면 등을 프랑스 요리처럼 조금씩 담아 코스로 내놓는다. 유명 음식 칼럼니스트 오제키 마나미(大関まなみ) 씨는 “지난해부터 한식에 와인을 곁들인 한국 식당이 도쿄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실력이 탄탄한 요리사가 제대로 만드는 세련된 한국 음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커지는 K푸드 유행 일본의 1차 한식 유행은 과거 재일교포들이 식당을 운영하며 소개한 불고기, 부침개, 김치 등에 의해 발생했다. 2차 유행은 2000년대 초 대히트한 드라마 ‘겨울연가’ 등 ‘한류’의 덕을 많이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 이후에는 앞선 두 차례와는 또 다른 3차 한식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외출하지 못했던 일본인들은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등 인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순두부찌개, 김밥, 치킨을 먹고 초록색 병에 담긴 한국 소주를 마셨다. 과거 코리아타운 한국 슈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신라면, 참이슬 소주, 김치 등이 일본 주요 편의점의 필수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도 이때다. 이때 한국 대기업 또한 인스턴트 제품, 냉동 식품, 배달 음식 등을 일본 현지로 적극 수출했다. 올 1월부터 민방 TBS가 방영 중인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에 등장하는 한국인 남자 주인공은 비빔밥, 라볶이, 삼겹살, 잡채 등 한국 음식을 배달한다. 그러다 초콜릿 가게 주인인 여주인공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드라마는 ‘한식 바이럴 마케팅 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음식이 핵심 소재다. 여주인공이 상대방의 눈을 보며 ‘텔레파시’로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설정이어서 제목에 ‘나(I)’ 대신 ‘눈(Eye)’을 썼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현지 10대들 사이에서는 삼겹살의 ‘겹’의 일본식 발음 ‘교푸’와 동사 어미 ‘루(る)’를 합성해 ‘삼겹살을 먹는다’는 뜻의 ‘교푸루(ギョプる)’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한국어 간판을 내걸고 한국 음식을 파는 가게를 최근 일본에선 ‘포차(ポチャ)’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일본풍 술집을 ‘이자카야’라고 부르듯 일본에서는 포장마차 줄임말인 ‘포차’를 번역 없이 고유명사로 쓴다.日기업과 경쟁 격화로 수출 주춤 다만 K푸드가 일본인 입맛을 사로잡은 것과 별개로 코로나19 때 급증했던 한국 식품의 대(對)일본 수출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한국산 식품 수입액은 2021년 2729억 엔(약 2조4300억 원)에서 2022년 3479억 엔(3조900억 원)으로 27.5%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518억 엔(약 3조1200억 원)으로 1.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특히 미 달러화로 환산하면 오히려 수출액이 소폭 감소했다. 이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 일본 현지 기업과의 경쟁 격화 여파 등에 기인하고 있다. 권오엽 aT 수출이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한국산 수출 식품의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엔저 현상까지 겹쳐 한국 수출품의 일본 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일본 요식업체가 직접 한국 식품을 선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대 라면업체 닛신식품이 지난해 출시한 ‘볶음면’은 용기 디자인이 한국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다. 한국인 입맛에는 매운 강도가 덜해 어중간한 맛이지만,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인 입맛에는 오히려 맞는다. 햄 가공업체 닛폰햄 또한 올 초 한국 불고기 맛이 나는 ‘불고기풍 샌드’를 선보였다. 한국식 양념치킨은 닛폰햄, 닛스이 등 일본 주요 냉동식품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CJ 비비고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식품 대기업의 한 주재원은 “몇 년 전까지 틈새 수준이던 한국 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일본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자국민 입맛에 맞춘 제품 물량 공세는 당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내 한식당이 늘어나며 한국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가정간편식(HMR) 위주로 일군 한국산 식품 수출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 한식당 대표 메뉴인 불고기, 삼겹살, 김치 등도 마찬가지. 많은 일본 내 한식당은 소스, 양념 정도만 한국산 제품을 쓰고 주재료인 고기, 야채 등은 현지에서 조달하거나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한다. 식품업체가 농산물 등을 구매하는 이른바 ‘바잉 파워(Buying power)’는 ‘규모의 경제’에 비례하는데 한국 식품 업체의 구매 경쟁력 또한 일본 현지 기업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열세다. 과거 수출 효자 농산물이었던 파프리카, 딸기, 참외 등은 최근 국내 생산원가 상승으로 일본 내 가격 경쟁력이 대폭 떨어진 상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4월 10일 기시다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워싱턴에서 정상회의를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22년 6월>>취임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친(親)중국 성향이 강했던 전임자 로드리고 두테르테대통령과 달리 친미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도 격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미국과 중국은 샤오메이친(蕭美琴) 대만 부총통 당선인의 미국 방문을 놓고도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샤오 당선인을 두고 ‘완고한 대만 독립 분리주의자’라고 지칭하며 “어떤 명목과 구실로도 그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美-日-필리핀 군사협력 강화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다음 달 3국 정상회의를계기로 필리핀을 준(準)동맹국으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미가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 또한 정상회의에 앞서20일 필리핀 마닐라를 찾아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다.이 외에도 3국은 최근 안보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1월 필리핀을 방문해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 공동 훈련 시 수속을 간소화하는 ‘원활화 협정’을 체결했다. 필리핀에 연안 감시 레이더도 빌려주기로 했다.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2022년 9월 첫 방미 당시 “미국이 동반되지 않은 필리핀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고 미국을 추켜세웠다. 지난해 2월에는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북부 루손섬 카가얀, 남서부 팔라완섬 등 자국 영토4곳에미군 기지를 세우는 것을 허용했다.석 달 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군 현대화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 지원도 얻어냈다. 미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동아시아의 핵심동맹인 일본, 남중국해 동맹인 필리핀을 엮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필리핀과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남중국해 곳곳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특히 힘의 우위를 앞세운 중국이 군함을 동원해 필리핀 민간 선박에 위협을 가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분노가 높다. 두테르테 정권 시절 중국이 약속했던 경제 지원을 이행하지 않는 것도 반중 정서를 고조시켰다.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이 모두 중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남중국해의 약 90%에 달한다. 국제상설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 美-中, 대만 부총통 당선인 방미로도 갈등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샤오당선인이 이번 주 개인 자격으로 미국 워싱턴, 뉴욕 등을 방문할 것이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미 미국에 도착했다고 보고 있다.샤오 당선인은 일본 고베에서 대만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선인이 되기 전 사실상 ‘주미대만대사’ 격인 워싱턴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를 지냈다.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한 ‘미국통’이다.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 또한 부총통 당선인 시절 개인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중국은 반발했다. 류 대변인은미국을 향해 “미국은 샤오 당선인과미정부 관료의 접촉을 주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왕원빈(汪文斌)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13일 “미국과 대만이 어떤 형태의왕래를하는 것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가세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이르면 2025년 4월부터 일본의 모든 기업이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단시간 근무 중 최소 2개 이상의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직원은 야근 등 잔업 면제를 신청할 수도 있다. 그간 일본의 육아 지원 정책은 0∼2세 자녀 부모에게 집중됐다. 그에 못지않게 손이 많이 가는 3세∼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배려가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반영했다. 일본 정부는 1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육아 돌봄 휴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무 장관인 다케미 게이조(武見敬三) 후생노동상은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에게 가사 육아 부담이 몰리기 쉬운 것이 현실”이라며 “부부가 함께 양육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0∼3세 자녀 부모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당 부모를 직원으로 둔 기업은 반드시 이 같은 보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3세∼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부모가 다니는 회사 또한 의무적으로 재택근무, 조기 출퇴근, 단시간 근무제 등에서 2개 이상의 제도를 마련해줘야 한다. 또한 일본은 현재 3세 이하 자녀 부모에게만 부여되는 ‘잔업 면제권’을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자녀 1명당 연 5일이 부여되는 ‘간호 휴가’의 사유 또한 확대된다. 간병뿐만 아니라 입학식, 코로나19 및 독감 등에 따른 학급 폐쇄 등으로도 간호 휴가를 쓸 수 있다. 정부가 일-육아 양립 모범 기업에 부여하는 인증제도의 기준 또한 현재보다 까다로워진다. 지금은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10%만 넘으면 모범 기업으로 인정받았지만 앞으로는 30%를 넘어야 한다. 또 종업원 1000명 초과 대기업만 남성 육아휴직 취득 비율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300명 초과 대기업으로 확대된다. 직원 100명 초과 기업은 남성 육아휴직 실시에 대한 목표치를 또한 공개해야 한다. 한국 못잖게 저출산이 심각한 일본에서는 기업에 이런 정책을 적극 도입시켜 출산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대기업 이토추상사는 야근을 최소화하고 오전 5∼8시 출근해 오후 3시부터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9년 만에 사내 여성 직원 출산율이 0.60명에서 1.97명으로 3배로 올랐다. 빠른 고령화로 부모 간병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 현실도 감안해 40세 이상 직원에게 ‘간병 휴가’ 또한 대대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르면 2025년 4월부터 일본의 모든 기업이 유연 근무제, 재택근무, 단시간 근무 중 최소 2개 이상의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직원은 야근 등 잔업 면제를 신청할 수도 있다. 그간 일본의 육아 지원 정책은 0~2세 자녀 부모에게 집중됐다. 그에 못지않게 손이 많이 가는 3세~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배려가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반영했다.일본 정부는 1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육아 돌봄 휴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무 장관인 다케미 게이조(武見敬三) 후생노동상은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에게 가사 육아 부담이 몰리기 쉬운 것이 현실”이라며 “부부가 함께 양육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0~3세 자녀 부모가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당 부모를 직원으로 둔 기업이 반드시 이 같은 보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3세~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부모가 다니는 회사 또한 의무적으로 재택근무, 조기 출퇴근, 단시간 근무제 등에서 2개 이상의 제도를 마련해줘야 한다.또한 일본은 현재 3세 이하 자녀 부모에게만 부여되는 ‘잔업 면제권’을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자녀 1명당 연 5일 부여되는 ‘간호 휴가’의 사유 또한 확대된다. 간병 뿐아니라 입학식, 코로나19 및 독감 등에 따른 학급 폐쇄 등으로도 간호 휴가를 쓸 수 있다.정부가 일-육아 양립 모범 기업에 부여하는 인증제도의 기준 또한 현재보다 까다로워진다. 지금은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10%만 넘으면 모범 기업으로 인정받았지만 앞으로는 30%를 넘어야 한다. 또 종업원 1000명 초과 대기업만 남성 육아휴직 취득 비율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300명 초과 대기업으로 확대된다. 직원 100명 초과 기업은 남성 육아휴직 실시에 대한 목표치 또한 공개해야 한다. 한국 못잖게 저출산이 심각한 일본에서는 기업에 이런 정책을 적극 도입시켜 출산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대기업 이토추상사는 야근을 최소화하고 오전 5~8시 출근해 오후 3시부터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9년 만에 사내 여성직원 출산율이 0.60명에서 1.97명으로 3배로 올랐다. 빠른 고령화로 부모 간병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 현실도 감안해 40세 이상 직원에게 ‘간병 휴가’ 또한 대대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만화 ‘드래곤볼’ ‘닥터슬럼프’를 그린 일본 만화가 도리야마 아키라(鳥山明·사진)가 1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9세.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1955년 아이치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교 졸업 뒤 광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만화잡지 ‘소년 점프’ 신인상에 응모하며 만화계에 데뷔했다. 1980년 소년 점프에 연재한 ‘닥터 슬럼프’로 화제를 모으며 유명 만화가로 자리 잡았다. 1984년 연재를 시작한 ‘드래곤볼’은 지금도 일본 만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품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손오공과 친구들이 소원을 이뤄주는 7개의 구슬을 모으는 모험을 그려 “20세기 최고의 소년 만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95년까지 42권이 발매된 드래곤볼은 세계에서 2억6000만 부가 팔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을 포함해 80여 개국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는 등 지금까지 230억 달러(약 30조 원)어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 산하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춘투·春鬪)에서 평균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일본 노조가 5% 이상 임금 인상을 요구한 건 1994년(5.4%)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주요 대기업들은 ‘집중 회답일’인 이달 13일까지 노조 요구안에 답변을 내놓는다. 중소기업들은 보통 대기업 임협이 끝난 뒤에 협상을 진행한다. 일본 기업들은 대체로 노조 요구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임금 인상을 수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임금 인상이 실현되면 일본 정부의 정책도 바뀔 수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임금이 대폭적으로 오르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세계 유일의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명분이 생긴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일본은 ‘춘투’라는 용어와 달리 오랫동안 별다른 대립 없이 평화롭게 임금 협상이 진행돼 왔다. 최근 10여 년은 정부가 경제계에 임금 인상을 적극 요청해 ‘관제 춘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올 초 노사정 회의에서도 “작년을 웃도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춘투에서 렌고 산하 노조는 평균 4.49%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최종 평균 임금 인상률은 3.58%였다. 일본 기업들은 엔저 장기화에 힘입은 실적 개선, 주가 상승 등을 토대로 임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가 도쿄 내 기업 87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2.5%가 올해 임금 인상을 실시할 예정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복권 발행 설정이 잘못돼 애초 1등 당첨 개수보다 20배 많은 1등 복권이 나왔다. 이 오류가 알려지자 뒤늦게 판매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7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미즈호은행은 전국자치복권 사무협의회 위탁을 받아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인터넷 전용 복권 ‘퀵원’에서 해당 오류를 발견하고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퀵원 복권은 원래 당첨금 200만 엔(약 1800만 원) 1등이 10장, 2등 10만 엔(약 90만 원)은 200장 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권 발행 설정이 잘못돼 1등이 200장, 2등 또한 2000장이나 발행됐다. 반면 40만 장이 나올 예정인 6등(200엔)은 10장만 발행됐다. 이 때문에 이 복권은 발매 일주일여 만에 1등 27장, 2등 250장의 당첨이 나왔다. 인터넷 전용 복권이라 구매자는 홈페이지에서 사자마자 곧바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은행 측은 복권 판매를 중단하면서 이미 당첨된 사람에게는 규정대로 당첨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당첨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환불할 계획이다. 퀵원 복권은 2017년부터 판매됐다. 2022년 기준 판매 규모는 일본 전체 복권 판매액 8324억 엔(약 7조4781억 원)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복권 종류가 다양하다. 로또만 해도 숫자 5∼7개를 고르는 로또가 각각 발행되고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는 토토, 인터넷 전용 복권 등이 있다. 연 5차례 당첨 번호를 추첨하는 ‘점보’ 복권은 연말 1등 당첨금이 약 1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복권 가게 앞이 장사진을 이룬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복권 발행 설정이 잘못돼 애초 1등 당첨 개수보다 20배로 많은 1등 복권이 나왔다. 이 오류가 알려지자 뒤늦게 판매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7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미즈호은행은 전국자치복권 사무협의회 위탁을 받아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인터넷 전용 복권 ‘퀵원’에서 해당 오류를 발견하고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퀵원 복권은 원래 당첨금 200만 엔(약 1800만 원) 1등이 10장, 2등 10만 엔(90만 원)은 200장 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권 발행 설정이 잘못돼 1등이 200장, 2등 또한 2000장이나 발행됐다. 반면 40만 장이 나올 예정인 6등(200엔)은 10장만 발행됐다.이 때문에 이 복권은 발매 일주일여 만에 1등 27장, 2등 250장의 당첨이 나왔다. 인터넷 전용 복권이라 구매자는 홈페이지에서 사자마자 곧바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은행 측은 복권 판매를 중단하면서 이미 당첨된 사람에게는 규정대로 당첨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당첨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환불할 계획이다. 퀵원 복권은 2017년부터 판매됐다. 2022년 기준 판매 규모는 일본 전체 복권 판매액 8324억 엔(약 7조4781억 원)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복권 종류가 다양하다. 로또만 해도 숫자 5~7개를 고르는 로또가 각각 발행되고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추는 토토, 인터넷 전용 복권 등이 있다. 연 5차례 당첨 번호를 추첨하는 ‘점보’ 복권은 연말 당첨금이 약 1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복권 가게 앞이 장사진을 이룬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 운영사인 라인야후에 대해 모회사인 한국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가 특정 기업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청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 총무성은 5일 이데자와 다케시(出沢剛) 라인야후 사장을 불러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 비밀 누설을 지적하며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수정 등을 요청하는 행정 지도서를 전달했다. 총무성은 라인야후 일본 측 주주인 소프트뱅크 사장도 불러 라인야후의 요청이 있으면 적절히 검토하라고 구두로 요청했다. 일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에 추가로 출자를 하거나 네이버 보유 라인야후 지분 일부를 인수해 1대 주주로 올라서는 걸 일본 정부가 바라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 조인트벤처 ‘A홀딩스’가 지분 64.4%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메신저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인 야후를 운영한다. 일본에서 라인을 월 1회 이상 사용하는 사람 수는 9600만 명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시스템 개발과 운용, 보수 등을 위탁하며 개인정보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라인은 관계사인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개인정보 52만 건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밝혀졌다. 2021년 중국 업체에 인공지능(AI) 개발 업무 위탁 과정에서 중국인 개발자가 서버 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실도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라인 시스템의 인증 기반이 네이버와 공동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네이버에 대한 강한 의존관계가 (관리·감독 부실의)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라인야후 측이 개발 운영 분리에 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하자, 일본 정부는 “기술 조치를 마련하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자본 관계 자체를 재검토하라고 나섰다. 다만 일본 정부가 원하는 자본 관계 재검토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소프트뱅크가 시가총액이 이미 3조 엔(약 26조7828억 원)에 이르는 라인야후에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정치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민당 경제 안보 추진본부는 최근 라인에 대해 “사고를 쳐도 이용자가 줄지 않으니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이 라인 보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세계 주요 선거가 몰린 올해에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 유포나 여론 조작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네이버는 라인야후와 향후 보안 체계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6일 “일본 총무성은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네이버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미 라인야후 측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와 라인 간 네트워크 접속 관리를 강화하고 양사 간 공동인증체계를 분리하는 등 위험 요소를 없애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라인야후 측은 6일 정보 유출 및 행정지도 책임을 지고 가와베 겐타로(川邊健太郎) 회장 등이 보수 일부를 자진 반납한다고 발표했다. 가와베 회장은 월 기본급 30% 1개월 치, 이데자와 사장과 신중호 최고프로덕트임원(CPO)은 월 기본급 30% 3개월 치를 각각 반납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 운영사인 라인야후에 대해 모회사인 한국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가 특정 기업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청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일본 총무성은 5일 이데자와 다케시(出沢剛) 라인야후 사장을 불러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 비밀 누설을 지적하며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수정 등을 요청하는 행정 지도서를 전달했다.총무성은 라인야후 일본 측 주주인 소프트뱅크 사장도 불러 라인야후 요청이 있으면 적절히 검토하라고 구두로 요청했다. 일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에 추가로 출자를 하거나 네이버 보유 라인야후 지분 일부를 인수해 1대 주주로 올라서는 걸 일본 정부가 바라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 조인트벤처 ‘A홀딩스’가 지분 64.4%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메신저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인 야후를 운영한다. 일본에서 라인을 월 1회 이상 사용하는 사람 수는 9600만 명에 이른다.일본 정부는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시스템 개발과 운용, 보수 등을 위탁하며 개인정보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라인은 관계사인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개인정보 52만 건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밝혀졌다. 2021년 중국 업체에 인공지능(AI) 개발 업무 위탁 과정에서 중국인 개발자가 서버 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실도 알려졌다.일본 정부는 라인 시스템의 인증 기반이 네이버와 공동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네이버에 대한 강한 의존관계가 (관리·감독 부실의)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라인야후 측이 개발 운영 분리에 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하자 일본 정부는 “기술 조치를 마련하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자본 관계 자체를 재검토하라고 나섰다.다만 일본 정부가 원하는 자본 관계 재검토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소프트뱅크가 시가총액이 이미 3조 엔(약 26조7828억 원)에 이르는 라인야후에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일본에서는 정치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민당 경제 안보 추진본부는 최근 라인에 대해 “사고를 쳐도 이용자가 줄지 않으니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이 라인 보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세계 주요 선거가 몰린 올해에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 유포나 여론 조작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네이버는 “라인야후와 함께 향후 보안 체계 강화를 위해 일본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6일 “일본 총무성은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네이버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미 라인야후 측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와 라인 간 네트워크 접속관리를 강화하고 양사 간 공동인증체계를 분리하는 등 위험 요소를 없애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라인야후 측은 6일 정보 유출 및 행정지도 책임을 지고 가와베 겐타로(川邊健太郎) 회장 등이 보수 일부를 자진 반납한다고 발표했다. 가외베 회장은 월 기본급 30% 1개월치, 이데자와 사장과 신중호 최고프로덕트임원(CPO)는 월 기본급 30% 3개월치를 각각 반납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제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일본 자위대 성폭력을 고발한 전직 여성 자위대원 고노이 리나(五ノ井里奈·24) 씨가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세계의 용기 있는 여성상’을 4일(현지 시간) 수상했다. 이 상은 미 국무부가 매년 세계 여성 지위 향상에 공헌한 이들을 선정해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에 앞서 수여한다. 국무부 측은 “자위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일본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문제를 조명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왼쪽 가슴에 일장기가 새겨진 유도복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해 상패를 받았다. 시상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여사는 “이 단상에 오른 여성들은 침묵을 거부하고 두려움과 위험에 노출됐음에도 자신과 모두를 위해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고노이 씨는 2020∼2021년 자위대 동료 남성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 피해를 본 사실을 알렸다. 검찰이 불기소하자 유튜브에 폭로하고 13만 명의 서명을 받으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재조사를 통해 기소된 남성 대원들은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일본 방위성은 공식 사과했다. 그는 유도복을 입고 참석한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유도를 하며 몸과 마음이 강해졌다. 성폭력을 당했지만, 유도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8월 일본 유도선수권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 올해 여성상에는 이란 인권 운동가인 파리바 발루치, 아프가니스탄의 장애인 인권 운동가 베나프샤 야꾸비, 아프리카 여성 할례 철폐 캠페인 운동가 파투 발데 등 12명이 수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제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일본 자위대 성폭력을 고발한 전직 여성 자위대원 고노이 리나(五ノ井里奈·24)가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세계의 용기 있는 여성상’을 5일(현지 시각) 수상했다. 이 상은 미 국무부가 매년 세계 여성 지위 향상에 공헌한 이들을 선정해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에 앞서 수여한다. 국무부 측은 “자위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일본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문제를 조명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왼쪽 가슴에 일장기가 새겨진 유도복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해 상패를 받았다. 시상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여사는 “이 단상에 오른 여성들은 침묵을 거부하고 두려움과 위험에 노출됐음에도 자신과 모두를 위해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고노이 씨는 2020~2021년 자위대 동료 남성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 피해를 본 사실을 알렸다. 검찰이 불기소하자 유튜브에 폭로하고 13만 명의 서명을 받으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재조사를 통해 기소된 남성 대원들은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일본 방위성은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유도복을 입고 참석한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유도를 하며 몸과 마음이 강해졌다. 성폭력을 당했지만, 유도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8월 일본 유도 선수권 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 올해 여성상에는 이런 인권 운동가인 파리바 발루치, 아프가니스탄의 장애인 인권 운동가 베나프샤 야쿠비, 아프리카 여성 할례 철폐 캠페인 운동가 파투 발데 등 12명이 수상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