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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022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내줬던 라이벌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과 다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 우상혁은 11일 새벽 모나코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달 19일 세계육상선수권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7을 뛰며 우상혁(2m35)을 은메달로 밀어낸 바르심도 참가한다. 우상혁이 출국하기 전 “세계선수권에서 타이틀에 대한 부담을 덜었으니 이번에는 마음 편하게 뛰고 오겠다. 세계 정상급 점퍼들과 다시 재밌게 대결할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우상혁은 이제 모든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바르심과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공동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와 장고 로베트(30·캐나다), 안드리 프로첸코(34·우크라이나) 등 남자 높이뛰기 톱랭커들도 다 참가한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와 27일 로잔(스위스) 대회에서 승점을 쌓아 다음 달 8, 9일 취리히(스위스)에서 상위 6명만 진출하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앞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높이뛰기 3개 대회 중 도하 대회에만 출전해 우승하면서 승점 8로 6위에 올라 있다. 다이아몬드리그는 대회 성적에 따라 1위(8점)부터 8위(1점)까지 차례로 승점을 부여한다. 로베트와 탐베리가 15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도하 대회만 출전해 우상혁에 이어 2위를 한 바르심은 7점으로 8위다. 올 시즌엔 승점 17∼18점에서 상위 6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상혁은 남은 두 대회에서 각각 3위만 해도 20점을 채운다. 우상혁이 최근 열린 메이저 대회마다 시상대에 올랐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동안 유튜브로만 지켜봤다”는 ‘꿈의 무대’인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2022 슈퍼블루마라톤’(사진)이 10월 8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와 롯데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주관하는 슈퍼블루마라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슈퍼블루마라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며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슈퍼블루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2015년에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지난해엔 비대면 ‘버추얼런’으로 열렸다. 슈퍼블루캠페인은 발달장애인 용어를 바르게 쓰자는 ‘블루캠페인’에서 진화됐다. 마라톤대회에는 장애 종류와 상관없이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비장애인이 신청할 수 있는 하프코스(참가비 2만 원)와 10km(1만5000원), 5km(1만 원), 장애인과 그 가족, 지인이 참가하는 슈퍼블루 5km(장애인 포함 동반 4명까지 무료) 등 4개 코스에서 열린다. 대회 참가 신청은 10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달 23일 오후 5시까지 공식 홈페이지(www.superbluemarathon.com)에서 하면 된다. 선착순 8000명만 모집한다. 슈퍼블루마라톤 공식 인스타그램(@superblue_official)에서 이벤트 소식을 접할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2022슈퍼블루마라톤’이 10월 8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와 롯데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주관하는 슈퍼블루마라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슈퍼블루마라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며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슈퍼블루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2015년에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지난해엔 비대면 ‘버추얼런’으로 열렸다. 슈퍼블루캠페인이 발달장애인 용어를 바르게 고쳐가는 ‘블루캠페인’에서 비롯됐지만 마라톤 대회에는 장애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비장애인이 신청할 수 있는 하프코스(참가비 2만 원)와 10km(1만 5000원), 5km(1만 원), 장애인과 그 가족, 지인이 참가하는 슈퍼블루 5km(장애인 포함 동반 4명까지 무료) 등 4개의 코스에서 열린다. 대회 참가신청은 10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달 23일 오후 5시까지 공식 홈페이지(http://www.superbluemarathon.com)에서 하면 된다. 선착순 8000명만 모집한다. 슈퍼블루마라톤 공식 인스타그램(@superblue_official)에서 이벤트 소식을 접할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IA 이창진(31·사진)마저 ‘탈데 효과’를 증명했다. 프로야구 롯데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서 기량을 꽃피우는 일이 늘어나면서 벗을 탈(脫)과 프로야구 롯데를 합친 이 표현이 야구팬 사이에서 점점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창진이 기자단 투표 총 32표 가운데 11표(34.4%), 팬 투표 38만8327표 가운데 16만5021표(42.5%)를 받아 7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고 8일 발표했다. 2014년 8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른 이창진이 월간 MVP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진은 데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롯데 레전드 선수인 박정태(53)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창진은 2015년 롯데가 KT에서 ‘안경 에이스’ 박세웅(27)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KT로 팀을 옮겼고 그 뒤 트레이드를 한 번 더 거쳐 2018년 중반부터 KIA에서 뛰고 있다. 박세웅 트레이드 때 이창진과 함께 롯데에서 KT로 건너간 장성우(32) 역시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 타이틀을 얻으면서 탈데 효과를 증명했다. 장성우는 8일 현재 OPS(출루율+장타력) 0.787을 기록하면서 주전 포수 가운데 양의지(35·NC·0.791) 다음으로 좋은 타격 실력까지 자랑하고 있다. 장성우 뒤를 받치는 KT 백업 포수 김준태(28)도 롯데 출신이다. 롯데 시절 김준태는 ‘필드 위 사령관’을 맡기에는 전체적인 야구 센스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지난해 KT로 이적한 후에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프레이밍’ 능력까지 갖춘 포수로 거듭났다. 김준태는 올해 타석에서도 2루타 12개를 곁들여 타율 0.273, 3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는 포수 4명의 성적을 다 합쳐도 타율 0.188, 5홈런 26타점이 전부다. 투수 쪽에서는 지난겨울 롯데에서 방출당한 뒤 SSG에서 9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인 노경은(38)이 탈데 효과를 증명하는 대표 사례다. 삼성 최하늘(23)도 딱 한 걸음만 더 내디뎠다면 탈데 효과를 증명할 수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전 유격수 이학주(32)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최하늘은 지난달 31일 대구 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5회초에 3점 홈런을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탈데 효과 완전 증명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IA 이창진(31)마저 ‘탈데 효과’를 증명했다. 프로야구 롯데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서 기량을 꽃피우는 일이 늘어나면서 벗을 탈(脫)과 프로야구 롯데를 합친 이 표현이 야구팬 사이에서 점점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창진이 기자단 투표 총 32표 가운데 11표(34.4%), 팬 투표 38만8327표 가운데 16만5021표(42.5%)를 받아 7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고 8일 발표했다. 2014년 8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른 이창진이 월간 MVP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진은 데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롯데 레전드 선수인 박정태(53)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창진은 2015년 롯데가 KT에서 ‘안경 에이스’ 박세웅(27)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KT로 팀을 옮겼고 그 뒤 트레이드를 한 번 더 거쳐 2018년 중반부터 KIA에서 뛰고 있다.박세웅 트레이드 때 이창진과 함께 롯데에서 KT로 건너간 장성우(32) 역시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 타이틀을 얻으면서 탈데 효과를 증명했다. 장성우는 8일 현재 OPS(출루율+장타력) 0.787을 기록하면서 주전 포수 가운데 양의지(35·NC·0.791) 다음으로 좋은 타격 실력까지 자랑하고 있다.장성우 뒤를 받치는 KT 백업 포수 김준태(28)도 롯데 출신이다. 롯데 시절 김준태는 ‘필드 위 사령관’을 맡기에는 전체적인 야구 센스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했다. 그러나 지난해 KT로 이적한 후에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프레이밍‘ 능력까지 갖춘 포수로 거듭났다. 김준태는 올해 타석에서도 2루타 12개를 곁들여 타율 0.273, 3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는 포수 4명의 성적을 다 합쳐도 타율 0.191, 5홈런, 24타점이 전부다.투수 쪽에서는 지난겨울 롯데에서 방출당한 뒤 SSG에서 9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인 노경은(38)이 탈데 효과를 증명하는 대표 사례다. 삼성 최하늘(23)도 딱 한 걸음만 더 내디뎠다면 탈데 효과를 증명할 수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전 유격수 이학주(32)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최하늘은 지난달 31일 대구 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5회초에 3점 홈런을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탈데 효과 완전 증명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돼요?” 1일 경기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 중이던 이승민(25·하나금융그룹)을 알아본 한 시민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이승민이 연신 “저요?” 하며 당황하자 함께 있던 어머니 박지애 씨(56)가 “(이)승민이가 유명해져서 그래. 엄마 볼 때처럼 웃고 있으면 돼”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미국골프협회(USGA) 주최 ‘US 어댑티브 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 대회는 지체, 시각, 발달 등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8개 부문에 각각 출전해 장애 정도에 따라 전체 길이가 다른 코스에서 순위를 가리는 대회였다. 이후 사람들이 아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걸어올 때마다 박 씨는 가슴이 찡하다. 이제 이승민은 장애 극복의 대명사가 됐지만 박 씨조차 아들이 여섯 살 때까지는 장애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이승민이 두 살이던 1999년 주치의가 “승민이는 남들과 좀 다르다”고 했을 때도, 네 살이던 2001년 자폐성 발달장애를 진단받은 뒤에도 박 씨는 ‘아직 어려서 그래’라고 되뇌었다. 이승민이 남과 다른 행동을 할 때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이승민은 장난감 자동차를 선물 받으면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가지고 노는 대신에 수십 대씩 일렬로 줄을 세웠고, 식탁 위에 놓인 접시를 하루 종일 한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리기도 했다. 아들이 이런 행동을 반복할 때면 나이가 들면서 나아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산산조각 나는 기분이었다. 그런 박 씨의 마음을 바꿔놓은 건 의사의 한마디였다. 이 의사는 “부모가 자식의 장애를 외면하면 창피함을 숨길 순 있어도 아이는 지옥 같은 삶을 살 것”이라며 “아이가 행복하려면 부모부터 자식의 장애를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씨가 자신을 ‘장애 아들을 둔 엄마’로 인정한 건 그때부터였다. 이승민이 중학교 1학년이던 2010년 골프를 시작하면서 박 씨는 그림자처럼 아들 곁을 따라다녔다. 이승민이 그린 위에 올라간 자신의 공만 바라보며 직진하다가 상대 선수의 공이 굴러갈 라인을 밟고 지나갈 때면 박 씨는 입버릇처럼 “우리 아이가 장애가 있다. 죄송하다”고 설명해야 했다. 어머니 박 씨는 13년간 아들을 위해 고개를 숙였고, 덕분에 이승민은 세상 앞에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고교 2학년이던 2014년 세미프로 자격증을 딴 이승민은 2017년 발달장애 선수로는 국내 최초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아들이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박 씨는 2년 전부터 캐디 윤슬기 씨(42)에게 지도를 부탁했다. 윤 씨는 매일 11시간씩 빠짐없이 반복 훈련을 지시했다. 팔 힘만으로 위에서 아래로 도끼 내려찍듯 하던 스윙을 좌우 방향으로 바꿔주기 위해서였다. 훈련이 버거워 연습장을 뛰쳐나갈 때마다 이승민이 안겨 울 곳은 박 씨의 품뿐이었다.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천재 변호사 우영우는 로스쿨, 로펌 동기인 최수연이 일상생활 중 겪는 어려움을 도와주자 그를 ‘봄날의 햇살’이라고 불렀다. 이승민은 어머니를 ‘나의 상냥한 수호천사’라고 부른다. 박 씨는 “그저 승민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승민이가 조금 늦되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하나씩 이뤄 가는 걸 곁에서 하나하나 지켜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성남=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LA 에인절스가 5일 안방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28·사진)의 ‘멀티 홈런’을 포함해 홈런 7개를 치고도 오클랜드에 7-8로 무릎을 꿇었다. 홈런 7개를 날리고도 패한 건 메이저리그(MLB) 최다 타이 기록으로 에인절스가 6번째다. 오클랜드는 이날 홈런 2개를 쳤다. 홈런을 7개 쳤는데 7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는 건 모든 홈런이 솔로포였다는 뜻이다. 팀 홈런 7개 이상이 전부 1점 홈런인 건 이날 에인절스가 MLB 역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1년 8월 4일 오클랜드, 2019년 5월 22일 토론토가 남긴 6개였다. 팀 패배로 오타니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오타니는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말에 팀에 선취점을 안기는 시즌 24호 홈런을 때린 뒤 5-8로 뒤진 7회말에도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5호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홈런을 여러 개 날린 건 6월 22일 캔자스시티전 이후 44일 만이자 시즌 5번째다. 이 5경기에서 에인절스는 2승 3패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이날까지 빅리그 통산 117홈런으로 스즈키 이치로(49·은퇴)와 함께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공동 2위에 올라섰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기록은 마쓰이 히데키(48·은퇴)의 175개다. 한편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2017년 7월 5일 KIA(17-18)와 2020년 10월 22일 롯데(8-9)가 홈런 6개를 날리고 패한 게 최다 홈런 패배 기록이다. 두 경기 모두 문학 SK전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1949년 4월 26일 다이에이가 홈런 8개를 치고도 요미우리에 13-15로 패한 게 같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다 이겼는데 쟤가 갑자기 왜 그러지?’ 역전패 위기에 몰린 ‘상대 선수’를 보고 코치가 이런 의문을 품는 일은 흔치 않다. 저런 의문이 들었다고 해서 그 사실을 공개하는 일은 더욱 드물다. 그러나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코치(45)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제38회 대통령기 전국탁구대회 일반부 남자 단식 결승 도중 저런 의문이 들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소속팀 제자 강동수(28)와 맞대결을 벌인 ‘쟤’가 둘째 아들 오준성(16·서울 대광고 1학년)이었기 때문이다. 오 코치는 “준성이가 처음 두 세트를 가져갈 때는 상대가 내 아들이지만 제자가 지고 있으니 마음이 착잡했다”면서 “3, 4세트에서 동수가 준성이를 추격하니까 ‘내 아들이 왜 저러지?’ 싶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아들은 덤덤했다. 오준성은 “초등학생 때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남녀종합선수권 때도 아버지가 상대 벤치에 앉아 계셨던 적이 있다. 그때는 0-3으로 패해 이번에는 결과가 다르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결과는 아들이 바라던 대로였다. 오준성은 강동수를 3-2(11-9, 11-7, 9-11, 8-11, 11-8)로 꺾고 고교생으로는 처음 이 대회 일반부 정상에 섰다. 대한탁구협회에서 올해 대회부터 고교생 선수도 대통령기 일반부에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하면서 오준성은 이 대회 최연소 일반부 챔피언 타이틀까지 얻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튀지니에서 진행 중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에 참가하느라 이번 대회에 빠진 것도 오준성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렇다고 만만한 상대만 이 대회에 나온 건 아니다. 오준성은 대회 준결승에서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이상수(32·삼성생명)를 3-0(11-7, 11-8, 11-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오준성 역시 올해 1월 서울 대광중 재학생으로 대표 선발 최종전까지 올랐지만 9위에 머물면서 7명을 뽑는 대표팀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준성에게 ‘탁구 잘 치는 유전자’를 물려준 이는 한국 탁구계의 ‘원조 셰이크핸드’로 통하는 오 코치 한 명이 아니다. 어머니 이진경 씨(48) 역시 한국화장품에 몸담았던 실업 탁구 선수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탁구채를 가지고 놀던 오준성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정식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오준성이 탁구 선수로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물론 ‘올림픽 금메달’이다. 그가 ‘꼭 금메달’이라고 강조하는 건 아버지 때문이다. 오준성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따지 못한 그 금메달을 내가 꼭 대신 따오겠다”고 말하곤 했다. 오 코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 대회 때도 단체전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오 코치는 중요한 순간 멘털이 흔들리는 단점이 있었는데 오준성은 그런 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꾸준히 성장한다면 아버지 이상 가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화가 안방 팀 KT에 0-5로 끌려가던 5일 프로야구 수원 경기 9회초 2사 2루 상황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한화 9번 타자 박정현(21)은 KT 6번째 투수 박영현(19)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 안타로 박정현은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형제 간 투타 맞대결에서 이긴 ‘타자’가 됐다. 초중고 모두 동생의 2년 선배인 박정현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78번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박영현은 KT에서 1차 지명을 받으면서 올해 프로 선수가 됐다. 두 선수는 5월 27일 수원에서 프로 첫 맞대결을 벌였는데 당시에는 박영현이 형을 상대로 삼진을 잡으며 승리를 거뒀다. 두 형제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전부 투수가 이겼다. 1995년 9월 5일 전주 경기에서는 정명원(56·태평양)이 정학원(54·쌍방울)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투수였던 형 유원상(36·KT)도 유민상(33·KIA)과 두 차례 맞대결을 벌여 동생을 전부 뜬공으로 잡아냈다. 단, 박정현의 안타가 경기 결과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KT가 결국 5-1 승리를 거두면서 한화전 3연승을 달렸다. KT 선발 고영표(31)는 시즌 10승(5패)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2회초에만 7점을 뽑은 키움이 안방팀 LG에 8-7 진땀승을 거두고 하루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LG선발 켈리(33)는 이날 3이닝 7실점에 그치며 75경기 연속 5이닝 투구 기록이 끊겼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우영우에게 최수연이 있다면 이승민(25·하나금융그룹)에게는 윤슬기 캐디(42)가 있다.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천재 변호사 우영우가 로스쿨, 로펌 동기인 최수연이 없으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것처럼 2017년 발달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이 된 이승민도 윤 캐디와 함께 하지 않으면 필드 위에서 헤매기 일쑤였다.선수별 캐디 동행을 막았던 KPGA 2부 투어 규정이 문제였다. 1부 투어에서는 선수가 개인별로 캐디를 두지만 2020년까지 2부 투어에서는 선수 여러 명이 캐디 한 명을 두고 플레이했다. 코스 전략을 짜고 거리에 맞는 클럽을 선택하는 건 순전히 선수 개인 몫이었다. 2부 투어에서 홀로 플레이하는 데 어려움을 겼던 이승민은 2019년 결국 캐디와 일대일로 동행할 수 있는 중국 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그해부터 이승민과 함께 필드에 나서기 시작한 윤 캐디는 “허윤경 프로(32) 캐디를 맡고 있던 2012년 전지훈련 장소인 베트남에서 이승민과 처음 만났다”면서 “2019년 중국 투어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2020년부터 승민이를 전담해 훈련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윤 캐디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11시간 동안 이승민의 스윙 연습을 지도했다. 팔로만 힘을 쓰는 이승민이 드라이버를 위에서 아래로 도끼 내려찍듯 스윙을 하자 이를 좌우 회전운동으로 바꿔주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승민은 “다시 생각해도 악몽이었다. 아무리 드라이버를 쳐도 공이 이쪽으로, 저쪽으로 튀었다. ‘골프를 계속해야 하나’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실제로 이승민이 연습장 밖으로 도망친 적도 수차례였다. 그렇다고 ‘귀신 잡는 해병’ 853기 출신인 윤 캐디가 이승민을 놓칠 리가 없었다. 탈주와 체포(?)를 반복하고 또 반복한 끝에 이승민은 올해 1월 드디어 스윙 자세를 완성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이승민은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미국골프협회(USGA)가 개최한 ‘US 어댑티브 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 대회는 지체, 시각, 발달 등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8개 부문에 각각 출전해 장애 정도에 따라 길이가 다른 다른 코스에서 순위를 가리는 대회였다.윤 캐디는 “많은 사람들이 ‘왜 장애가 있는 선수의 캐디가 되기를 선택했냐’고 물어보곤 한다. 승민이의 캐디를 하기 전 승민이가 ‘마스터스에 출전해 대회 마지막 날 18번 홀을 걸어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순간 승민이의 그 꿈을 이뤄주고 싶다는 결심이 섰다”며 “승민이가 마스터스에 가는 날까지 옆에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아버지가 ‘고시생’ 출신이라는 것도 우영우와 이승민이 닮은 점이다. 이승민은 외무고시 에 합격한 아버지가 주미 대사관에 근무하던 1999년 처음으로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 우영우가 레고 블록을 일렬로 줄 세우며 놀았던 것처럼 이승민은 장난감 자동차를 줄지어 놓는 걸 좋아하던 아이였다.다른 것도 있다. 연속극에서 우영우는 엄마 없이 자란 캐릭터지만 이승민은 항상 그의 곁을 지키는 어머니 박지애 씨(56)를 ‘나의 상냥한 수호천사’라고 부르며 성장했다. 박 씨는 이승민이 골프를 시작한 2010년 중학교 1학년부터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훈련과 숙식, 멘탈 관리까지 책임졌다. 박 씨는 “그저 승민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승민이가 조금 늦되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는 걸 곁에서 하나하나 지켜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LA 에인절스가 오타니 쇼헤이(28)의 멀티 홈런을 포함해 홈런 7개를 치고도 오클랜드에 무릎을 꿇었다. 홈런 7개를 치고 패한 건 메이저리그(MLB) 최다 타이 기록으로 이날 에인절스가 6번째다. 에인절스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린 오클랜드에 7-8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에인절스는 오클랜드와의 3연전을 1승 2패로 마감했다. 홈런을 7개 쳤는데 총 득점이 7점이었다는 건 모든 전부 1점 홈런이었다는 뜻이다. 에인절스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오타니가 상대 선발 폴 블랙번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날린 건 시작으로 4회까지 매회 연속 1점 홈런을 쳐냈고 이어 6회와 7회, 9회에도 1점 홈런만 쏘아올렸다. 홈런을 7개 이상 때렸는데 그 홈런이 전부 1점 홈런이었던 건 이날 에인절스가 MLB 역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1년 8월 3일 오클랜드가 미네소타를 상대로 기록한 6개였다. 2019년 5월 21일에는 토론토도 애리조나를 상대로 같은 기록을 남겼다. 에인절스가 ‘헛힘’을 쓰는 사이 오클랜드는 효율 높은 홈런을 선보였다. 0-2로 끌려가는 상태로 시작한 3회초에 3안타 2볼넷으로 4-2로 역전에 성공한 오클랜드는 이어진 1사 2루 기회에서 4번 타자 세스 브라운이 좌중간 2점 홈런을 치면서 점수 차를 6-2까지 벌렸다. 6-3으로 앞선 4회초 1사 2루에서도 2번 타자 라몬 로리아노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추가했다. 안타 개수도 오클랜드(8개)가 에인절스(9개)보다 더 적었다. 팀 패배로 오타니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1점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고군분투했다. 1회초에 1점 홈런(시즌 24호)으로 선취 타점을 올린 오타니는 5-8로 뒤진 7회말에도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시즌 25호)을 때려냈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홈런을 2개 이상 때린 건 6월 22일 캔자스시티전 이후 44일 만이자 시즌 다섯번째다. 당시에도 오타니는 4타수 3안타(2홈런) 8타점을 올렸지만 팀은 11-12로 패했다. 이날 오타니는 MLB 통산 홈런 117개를 기록하면서 스즈키 이치로(49·은퇴)와 함께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공동 2위에 올라섰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19개 시즌 2653경기에 출전해 홈런 117개를 기록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중 최다 홈런 기록은 마쓰이 히데키(48·은퇴)의 175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자신의 활약으로 한국 육상계가 희망을 품게 된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육상연맹 주최 세계육상선수권 포상금 수여식 겸 다이아몬드리그 출정식에서 “내가 다이아몬드리그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 ‘한국 육상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육상 선후배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5월 14일 도하(카타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3으로 정상에 오른 우상혁은 지난달 19일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은메달 포상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인으로서 기분이 좋다. 나를 보면서 한국 육상 선후배들이 더 힘을 내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도 도전한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적인 선수들만 참가해 벌이는 대회로 파이널은 ‘왕중왕전’ 성격의 마지막 대회다. 12개 다이아몬드리그 각 대회 성적에 따라 승점을 부여하고 종합 승점으로 순위를 매겨 상위 선수들이 파이널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높이뛰기는 상위 6명이 파이널에 진출한다. 높이뛰기가 열리는 대회는 5개인데, 우상혁은 앞선 3개 대회 가운데 도하 대회에만 출전했기 때문에 11일 모나코, 27일 로잔(스위스) 대회에 출전해 승점을 쌓아야 한다. 도하 대회 우승으로 우상혁은 현재 6위에 올라있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평생 TV와 유튜브로만 보던 대회였다. 출전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영광”이라며 “파이널에서도 트로피를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이아몬드 파이널은 다음 달 8, 9일 취리히(스위스)에서 열린다. 우상혁은 모나코 대회에서 라이벌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과 재대결을 펼친다. 우상혁은 도하 대회에선 바르심을 2위로 밀어냈지만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내줬다. 우상혁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바르심과의) 경쟁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 즐겁게 대회를 치르다 보면 기록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자신의 활약으로 한국 육상계가 희망을 품게 된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육상연맹 주최 세계육상선수권 포상금 수여식 겸 다이아몬드리그 출정식에서 “내가 다이아몬드리그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 ‘한국 육상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육상 선후배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5월 14일 도하(카타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3으로 정상에 오른 우상혁은 지난달 19일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은메달 포상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인으로서 기분이 좋다. 나를 보면서 한국 육상 선후배들이 더 힘을 내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도 도전한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적인 선수들만이 참가해 벌이는 대회로 파이널은 ‘왕중왕전’ 성격의 마지막 대회다. 12개 다이아몬드리그 각 대회 성적에 따라 승점을 부여하고 종합 승점으로 순위를 매겨 상위 선수들이 파이널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높이뛰기는 상위 6명이 파이널에 진출한다. 높이뛰기가 열리는 대회는 5개인데 우상혁은 앞선 3개 대회 가운데 도하(카타르) 대회에만 출전했기 때문에 11일 모나코, 27일 로잔(스위스) 대회에 출전해 승점을 쌓아야 한다. 도하 대회 우승으로 우상혁은 현재 6위에 올라 있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평생 TV와 유튜브로만 보던 대회였다. 출전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영광”이라며 “파이널에서도 트로피를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이아몬드 파이널은 다음달 8, 9일 취리히(스위스)에서 열린다. 우상혁은 모나코 대회에서 라이벌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과 재대결을 펼친다. 우상혁은 도하 대회에선 바르심을 2위로 밀어냈지만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내줬다. 우상혁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바르심과의) 경쟁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 즐겁게 대회를 치르다보면 기록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줄곧 선두’ SSG가 2위 키움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독주 체제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SSG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방문경기에서 7-5로 역전승했다. SSG는 3연승했고 키움은 4연패를 당했다. 이로써 SSG는 64승(3무 28패)째를 거두면서 키움(57승 2무 37패)과의 승차를 8경기로 벌렸다. 시즌 개막 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SSG는 추격 팀인 키움과의 올해 상대 전적에서 7승 2패로 앞서며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1위 가능성을 높였다. SSG는 4-5로 뒤진 채 맞은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3점을 뽑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SSG는 1사 만루 기회에서 추신수가 우익수 앞 안타로 5-5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1사 만루 상황에서 최지훈이 중견수 안타로 6-5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까지 최지훈은 올 시즌 만루 기회에서 9타수 6안타 13타점을 기록하면서 ‘만루의 사나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지훈은 “(발이 빠르기 때문에) 병살타가 나올 확률은 낮고, 약한 땅볼에도 1점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후속 타자 최정이 외야 뜬공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7-5를 만들었다. 최지훈은 이날 5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키움 이정후는 3회말 국내 리그 역대 21번째로 6년 연속 200루타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하주석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KIA에 5-4로 승리했다. 하주석은 4-4로 맞선 9회말 정해영의 2구째 변화구를 받아쳐 솔로포를 만들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4월 5일부터 이어진 KIA전 9연패에서 벗어났다. 사직에서는 안방 팀 롯데가 리그 3위 LG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잠실(삼성-두산), 창원(KT-NC)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SSG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최다 관중 1위에 도전한다.지난달 말까지 인천 SSG랜더스필드(문학구장)를 찾은 관중은 총 59만8448명이다. 2위 LG(57만458명)보다 2만7990명 많은 최다 기록이다. SSG가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2000년 SK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뒤 23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 관중 순위 1위에 오른다. 인천은 부산과 함께 ‘구도(球都·야구 도시)’로 통하는 곳이지만 최다 관중 기록과는 거리가 멀었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에 이어 SSG 전신 SK도 2001년까지 안방으로 썼던 도원구장 좌석규모가 1만2000석밖에 되지 않았던 게 제일 큰 이유였다. 태평양이 인천 팀으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1989년에도 관중 순위는 7개 팀 중 4위에 그쳤다.2002년 관중이 거의 두 배(2만3000명) 들어올 수 있는 문학구장으로 안방을 옮긴 뒤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2002년 팀 성적은 6위였지만 관중 순위는 3위였고 이듬해(2003년) SK가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행 티켓을 따냈을 때는 LG에 이어 최다 관중 2위까지 올랐다.‘서울 팀’ LG를 제치고 다른 팀이 관중 숫자 1위를 차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LG는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40년 역사 가운데 19년에 걸쳐 최다 관중 1위를 차지했다. 롯데가 14번으로 그다음이고 두산이 5번, 삼성이 2번 최다 관중 팀이 됐을 뿐 다른 구단은 안방 관중 순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권혁 SPOTV 해설위원은 “SSG가 지난해 재창단하면서 젊은 연령층에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추신수, 김광현 등 스타 선수 영입과 함께 성적도 좋아 관중이 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단, SSG를 ‘전국구 인기 구단’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방문경기 총 관중 숫자는 30만4890명으로 KT(27만6891명)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방문경기 관중 숫자에서는 KIA가 55만9903명으로 1위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판사봉(Judge‘s wand)’이 이렇게 뜨거운 적이 없었다. 뉴욕 양키스의 에런 저지(30)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두 번째로 적은 경기 수에 개인 200호 홈런 고지를 정복한 타자가 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캔자스시티와의 안방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저지는 팀이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1루에 상대 선발 조너선 히즐리(25)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저지는 올 시즌 42번째 홈런을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AL) 홈런 2위 요르단 알바레스(30홈런)에게는 12개, MLB 전체 2위 카일 슈워버(32홈런)에게는 10개 차로 앞서며 홈런 레이스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홈런은 저지가 MLB 데뷔 후 671번째 경기에서 터뜨린 통산 200호 홈런이기도 했다. MLB 역사상 통산 200호 홈런을 치기까지 저지보다 출전 경기 수가 적었던 타자는 라이언 하워드(43·필라델피아) 한 명뿐이었다. MLB 역대 최소 경기(325경기) 100홈런 주인공이기도 한 하워드는 658번째 경기에서 개인 200호 홈런을 때렸다. 저지는 이 홈런으로 8월이 되기 전 가장 많은 홈런을 친 AL 타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양키스는 현지 시간으로 7월 31일(한국 시간 8월 1일)에 한 경기를 더 남겨 두고 있어 기록이 늘어날 수 있다. 이전 AL 최다 기록은 양키스 선배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1895∼1948)가 1928년에 세운 41홈런이었다. 내셔널리그(NL)까지 범위를 넓혀 봐도 7월까지 저지보다 홈런이 많았던 타자는 2001년 배리 본즈(58·샌프란시스코)와 1998년 마크 맥과이어(59·세인트루이스)뿐이다. 둘 모두 45홈런을 쳤다. 2017년 기록한 52홈런이 한 시즌 최다인 저지는 이번 시즌 경기당 0.4개꼴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저지는 67홈런으로 개인 최다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MLB에서는 이른바 ‘스테로이드 전성시대’로 불린 2001년 본즈가 73홈런, 새미 소사(54·시카고 컵스)가 64홈런을 때린 뒤로 21년째 시즌 60홈런 타자 명맥이 끊긴 상태다. 저지는 이날 경기 후 “(시즌 60호 홈런 달성은)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난 그저 최선을 다하고 자중하며 팀 승리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8-2 승리를 거둔 양키스는 69승 33패로 MLB 전체 승률 1위(0.676)를 지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 롯데 이대호! 오오 롯데 이대호 오!” 두산 팬들도 기꺼이 롯데 간판 타자 이대호(40)의 응원가를 따라 불렀다. 두산 구단에서는 팀의 퓨처스리그(2군) 시설이 있는 경기 이천시 특산품 달항아리를 선물했다. 이대호의 좌우명인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란 문구를 새긴 항아리였다. 양 팀 선수단은 이대호의 별명인 ‘빅보이(Big Boy)’ 패치를 붙인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두산이 28일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대호의 구단별 은퇴투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은 두산이 롯데와 이번 시즌 마지막 안방경기를 치르는 날이었다. 앞으로 나머지 8개 팀도 롯데와의 안방경기 때 은퇴투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4대 프로(농구 배구 야구 축구) 스포츠에서 ‘공식’ 은퇴투어 대상이 된 건 이대호가 세 번째다. 2017년 ‘라이온 킹’ 삼성 이승엽(46·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서도 처음으로 은퇴투어를 진행했고, 이듬해에는 남자 프로농구 무대에서 DB 김주성(43·현 DB 코치)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LG 박용택(43·KBSN 해설위원)도 ‘비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경험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키움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에서 9월부터 LG와 안방경기를 치를 때 공식 은퇴투어에 견줄 만한 예우를 표했다. 키움이 빠진 건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안방으로 쓰다 보니 우천순연 경기가 생기지 않아 8월에 이미 LG와의 안방경기 일정이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은퇴투어는 북미 프로 스포츠에서 유래한 문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01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칼 립켄 주니어(62·볼티모어)와 토니 그윈(1960∼2014·샌디에이고) 때부터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본다. 두 선수 모두 한 팀에서만 20년 이상 뛰면서 3000안타 이상을 때려낸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전에는 시즌 개막 전 은퇴를 ‘예고’한 선수가 많지 않아 은퇴투어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애틀은 2019년 일본 도쿄돔으로 스즈키 이치로(48)의 은퇴투어를 떠나기도 했다. 이치로는 원래 2018년 5월 은퇴를 선언한 상태였다. 그러나 시애틀이 2019년 3월 20, 21일 도쿄돔에서 오클랜드와 개막 2연전을 치르게 되자 이치로는 현역으로 ‘깜짝’ 복귀해 일본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달항아리 같은 은퇴 기념 선물을 건네는 것도 물론 북미에서 유래했다. 미네소타는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53)의 은퇴투어 때 부러진 방망이로 만든 의자를 선물했다. 현역 시절 리베라의 주무기였던 ‘커터’를 때리려다 상대 타자 방망이가 부러지는 일이 많았던 데서 아이디어를 딴 선물이었다. 모든 선수가 이런 선물을 반기는 건 아니다.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타자였던 치퍼 존스(50)는 “받을 때는 좋았는데 막상 어디다 보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LA 레이커스)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하면서 “따로 선물을 준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그 대신 생애 마지막 NBA 경기였던 2016년 4월 13일 안방경기에서 60점을 넣으면서 본인이 안방구장을 가득 채운 팬 1만8997명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남겼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선두 SSG가 새 외국인 투수 모리만도(사진)의 호투에 힘입어 가장 먼저 시즌 60승 고지를 밟았다. SSG는 새 외국인 타자 라가레스도 국내 무대 데뷔 2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거들었다. 모리만도는 27일 LG와의 인천 안방경기에서 6이닝 동안 6탈삼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리그 3위 LG에 홈런 4개를 허용하며 0-9로 완패했던 SSG는 KBO리그 전체 10개 팀 중 제일 빨리 60승(27패 3무)을 채웠다. 모리만도는 이날 총 투구 수 86개 중 절반에 가까운 40개를 속구로 꽂아 넣었다. 속구는 최고 시속 151km를 찍었다. 전날 SSG를 상대로 11개 안타를 친 LG 타선은 모리만도의 호투에 고전했다. 27일 모리만도로부터 안타를 뽑은 LG 타자는 포수 유강남(2회)과 지명타자 김현수(3회) 둘뿐이었다. 왼손 투수 모리만도는 이달 12일 SSG에서 방출된 노바의 대체 외국인 투수다. 2016년과 2021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뛴 모리만도는 올해 대만 프로야구 중신과 계약해 15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2.56의 기록을 남겼다. 김원형 SSG 감독은 “모리만도는 빠른 공과 각이 큰 커브가 주무기”라고 했다. SSG 타선에서는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한유섬이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점으로 활약했다. 한유섬은 5회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시즌 12호)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6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선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타점을 추가했다. 8회말에도 외야로 뜬공을 날리면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타점을 보탰다. 전날 합류한 라가레스는 국내 무대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하면서 팀 승리를 거들었다. 전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라가레스는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수원에서는 리그 4위 KT가 박병호의 굿바이 홈런에 힘입어 2위 키움에 5-4 재역전승을 거뒀다.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한 박병호는 3-4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2점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박병호의 끝내기 홈런은 2005년 데뷔 이후 4번째다. 홈런 선두 박병호는 시즌 30홈런을 기록하며 2위 김현수(LG·19홈런)와의 격차를 11개로 벌렸다. 광주에서는 5위 KIA가 NC를 9-5로 꺾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손목 피로골절로 수술한 ‘삐약이’ 신유빈(18·대한항공)이 2달여 만에 테이블로 복귀한다. 신유빈의 소속사 ‘매니지먼트GNS’는 27일 “신유빈이 다음달 1일부터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2019년 역대 최연소인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며 혜성같이 등장한 신유빈은 최근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신유빈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세계 톱랭커를 무너뜨리며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타난 오른쪽 손목 피로골절로 주춤하고 있다. 반 년 간 재활 기간을 가진 뒤 올 5월 미국 WTT 피더 시리즈에 복귀했지만 그달 15일 웨스트체스터 대회 여자 단식 16강전 탈락 이후 같은 부위에 다시 통증을 느껴 수술까지 받은 것이다. 소속사에 따르면 신유빈의 수술 경과는 좋고, 회복도 빠르다. 신유빈은 복귀전을 앞두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에만 출전한다. 이번대회 본선 진출을 확정한 세계랭킹 9위의 이시카와 아스미(29·일본), 10위 안드리아나 디아스(21·푸에르토리코) 등 10명 가운데 신유빈의 랭킹(28위)이 가장 낮다. 신유빈은 “회복이 잘 되고 있지만 경기 감각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오랜만에 다시 나서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성적보다는 경기감각 회복에 목표를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샛별’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도 출전한다. 신유빈의 복귀로 향후 김나영과 한국 여자탁구에서 차세대 스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나영은 팀선배 전지희(30)와 짝을 이뤄 여자복식, 조대성(20·삼성생명)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하고, 단식에서는 예선부터 출전해 본선 진출을 노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가 ‘바람의 아들’ 이종범(52)과 ‘국민타자’ 이승엽(46)을 넘어 역대 최소경기-최연소 1000안타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정후는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5-6으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 상대 중간계투 주권에게 좌중간 3타점 3루타를 날리며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이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데뷔 첫 해인 2017년 4월 4일 사직 롯데전 첫 안타를 시작으로 개인 통산 997안타를 쌓았다. 이정후는 이제 안타 3개만을 더하면 KBO리그 역사상 최소경기 1000안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26일 현재 리그 최소경기 1000안타의 주인공은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LG 퓨처스리그(2군) 감독이다. 1993년 해태(KIA 전신)에서 데뷔한 이 감독은 2003년 779경기째 1000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26일까지 통산 745경기를 소화했다. 앞으로 하루에 안타 하나씩만 쳐도 이 코치의 기록을 30경기 이상 단축한다. 리그 역대 최연소 1000안타 기록 경신도 이정후가 예약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은 25세 8개월 9일이던 2002년 누적 1000안타를 돌파했다. 27일 23세 11개월 7일의 이정후가 3안타를 더하면 이 위원의 최연소 1000안타 기록을 약 21개월 앞당기게 된다. 이정후는 데뷔 첫 해부터 179안타를 쳐내며 리그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남겼다. 1000안타를 기록하기 전까지 두 차례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던 아버지 이 코치와 달리 이정후는 매 시즌 한 번도 빠짐없이 세 자릿수 안타를 쏘아올렸다. 데뷔 3년차인 2019시즌에는 200안타에 단 7개가 모자란 193안타(개인 최다)를 쳤다. 이번 시즌 이정후는 89경기 337타수 114안타로 타율 0.338을 올리며 리그 타율 1위에도 올라있다. 이정후 본인도 1000안타 달성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둔 21일 그는 “아버지의 최소 경기 1000안타 기록을 깨는 건 기정사실화 돼 있다. 다치지만 않으면 어차피 할 기록”이라며 “팀이 이기는 경기에, 중요한 순간에 멋있게 나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이정후는 경기 당 평균 1.28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KT와의 3연전이 끝난 다음 날인 29일 NC전(748경기·23세 11개월 9일)에서 1000번째 안타가 나올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