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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0일(미국 대통령 취임일) 이전에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는다면 중동에서 반인륜적인 행위를 저지른 책임자들은 지옥 같은 대가(hell to pay)를 치르게 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들을 억류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 2일 공개 경고를 날렸다. 지난달 30일 하마스가 이스라엘계 미국인 인질 에단 알렉산더(20)의 영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이다. 알렉산더는 해당 영상에서 “420일 이상 포로로 잡혀 있었다”며 속히 자신을 구출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중동에서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으로 억류돼 있는 인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말뿐이고 행동은 없다”며 “인질들을 당장 석방하라”고 밝혔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발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중재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이 취임하면 상황을 바꿀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그가 집권 1기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뒤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던 것처럼 하마스를 대상으로도 ‘매드맨(Madman·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하마스를 위협한 후 인질 석방 같은 원하는 목적을 이루려 한다는 뜻이다.뉴욕타임스(NYT)는 힘을 이용해 하마스를 처벌할 수 있다고 거론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그가 집권 2기 중동 정책을 공격적으로 다룰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도 조만간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를 방문하기로 했다.한편 지난달 27일부터 60일 간의 휴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여전히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2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남부 도브 산 일대에 박격포 두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도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인프라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서로가 “먼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차녀 티퍼니의 시아버지인 레바논계 마사드 불로스(58)를 아랍 및 중동 수석 고문으로 지명했다. 전날 장녀 이방카의 시아버지인 찰스 쿠슈너(70)를 주프랑스 미국대사로 앉힌 데 이어 또 다른 ‘사돈’도 외교 요직에 지명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사돈들을 잇달아 공직에 앉히면서 트럼프 1기에도 큰 비판을 받았던 ‘네포티즘(Nepotism·친족 중용주의)’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사돈을 잇달아 고위직에 앉히는 것은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란 의미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때도 장녀 이방카,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임명해 논란을 불렀다. 2기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3남 2녀 중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발탁, 2기 내각의 주요 인선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차남 에릭의 아내 라라는 대선 기간 중 공화당 대선 자금을 관장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라라는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발탁으로 곧 공석이 될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계 지지 이끈 사돈 발탁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불로스가 아랍 및 중동 수석 고문으로 지명됐음을 알리게 돼 자랑스럽다”며 “그는 공화당과 보수적 가치를 지지해 왔고, 선거 캠페인의 자산으로 아랍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새로운 연합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불로스는 레바논에서 태어나 10대 때 텍사스주로 이주했다. 휴스턴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나이지리아 자동차 기업 ‘SCOA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다. 레바논 각계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동팀엔 전통적인 외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없다”며 “(외교 경험이 없는) 불로스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휴전을 중재하는 아슬아슬한 일에 뛰어들게 됐다”고 평했다. 불로스는 이번 대선 중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9월 뉴욕 유엔 총회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을 접견했다. 또 7월에는 아바스 수반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내는 편지도 전달했다.● 2기 때도 ‘네포티즘 논란’ 지속 전망쿠슈너 임명을 둘러싼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고위층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체념과 조용한 경멸이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쿠슈너가 프랑스어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자체를 전혀 모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쿠슈너는 탈세, 선거 자금 위반, 증인 매수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퇴임을 한 달 앞둔 2020년 12월 그를 사면했다. FT는 “교도소까지 다녀온 범죄자이자 대통령과 가족인 사람을 지명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실형까지 산 인물을 주요국 대사로 발탁하는 것은 타국에 상당한 결례로 비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CNN도 “두 직책에 사돈을 발탁한 건 트럼프 당선인이 두 번째 임기에도 가족에게 의존했던 전례를 이어 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지명이 그간 차기 행정부와 백악관 요직을 충성파들로 채워온 트럼프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가족을 중심으로 한 정치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와 라라는 대선 때부터 중책을 맡았던 만큼 2기 행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주니어는 부친의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달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당선인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해 고위직 인사에 개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호주 의회가 28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관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부모 허락에 관계없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나라는 호주가 처음이며 다른 나라의 청소년 규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하면 규제를 우회할 수 있고 온라인에 넘쳐나는 청소년 관련 유해 콘텐츠를 방치한 채 무작정 사용만 규제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전체 76석인 호주 상원은 2026년 1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이 X, 틱톡,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레딧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 계정을 만들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찬성 34표, 반대 19표로 통과시켰다. 하루 전 하원이 찬성 102표, 반대 13표로 가결해 상원에 회부했고 상원 통과로 법안이 최종 확정됐다. 법안 도입을 주도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플랫폼은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튜브, 와츠앱 등은 교육 및 창작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에서 제외됐다. 앞서 미국 플로리다주, 프랑스 등도 비슷한 나이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해당 학생의 부모가 동의할 때는 예외로 인정해 호주와 차이를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호주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을 도입했다”고 논평했다. 다만 제재 대상에 포함된 소셜미디어와 빠진 소셜미디어의 차이가 불분명하고, 여러 우회 방법이 존재하며, 유해 콘텐츠 대책은 미비하다는 점에서 이 법안의 실효성 논란도 상당하다. 킬레아 팅크 하원의원(무소속)은 “차량 통행에 따른 도로 파손이 발생했으면 수선이 우선인데 아이들에게 ‘도로에 차가 없다’고 말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법을 어기고 청소년이 계정을 만들면 그 청소년과 부모는 처벌받지 않는다. 해당 소셜미디어만 상당한 벌금을 내야 한다. 사실상 모든 책임을 민간 기업에 묻는 형식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2022년 5월 취임한 중도좌파 노동당 소속 앨버니지 총리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국면 전환용으로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성격이 있는 이번 법안을 도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호주 의회가 28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관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한화 약 45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부모 허락에 관계없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나라는 호주가 처음이며 다른 나라의 청소년 규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하면 규제를 우회할 수 있고 온라인에 넘쳐나는 청소년 관련 유해 콘텐츠를 방치한 채 무작정 사용만 규제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전체 76석인 호주 상원은 2026년 1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이 X 틱톡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레딧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 계정을 만들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찬성 34표, 반대 19표로 통과시켰다.하루 전 하원이 찬성 102표, 반대 13표로 가결해 상원에 회부했고 상원 통과로 법안이 최종 확정됐다. 법안 도입을 주도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플랫폼은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튜브, 왓츠앱 등은 교육 및 창작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에서 제외됐다.앞서 미국 플로리다주, 프랑스 등도 비슷한 나이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해당 학생의 부모가 동의할 때는 예외로 인정해 호주와 차이를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호주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을 도입했다”고 논평했다.다만 제재 대상에 포함된 소셜미디어와 빠진 소셜미디어의 차이가 불분명하고, 여러 우회 방법이 존재하며, 유해 콘텐츠 대책은 미비하다는 점에서 이 법안의 실효성 논란도 상당하다. 킬레아 팅크 하원의원(무소속)은 “차량 통행에 따른 도로 파손이 발생했으면 수선이 우선인데 아이들에게 ‘도로에 차가 없다’고 말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법을 어기고 청소년이 계정을 만들면 그 청소년과 부모는 처벌받지 않는다. 해당 소셜미디어만 상당한 벌금을 내야 한다. 사실상 모든 책임을 민간 기업에게 묻는 형식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2022년 5월 취임한 중도좌파 노동당 소속 앨버니지 총리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국면전환용으로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성격이 있는 이번 법안을 도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개암)’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28일(현지 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집단안보이사회(CSC)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에 대응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참모진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파괴 대상을 선택하고 있으며 군사 및 방산 기업이나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이날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로 공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한 번 더 키이우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우리 중요 시설도 공격하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푸틴 대통령은 의사 결정 기지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실이나 국방부 등 주요 시설을 일컬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키이우 내 정부 핵심 시설들은 방공망 덕분에 심각한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또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획득할 경우 “우리는 러시아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파괴 수단, 정확히 모든 것을 사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NYT)는 서방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는 그들이 약속한 모든 핵 비확산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제조 능력이 없고 고작 ‘더티 밤(dirty bomb)’만 만들 수 있다”고 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지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이라며 “그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끔찍한 공습을 감행했다”며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지원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3, 25일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26일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멕시코가 미국으로의 이민을 중단시키고 남부 국경을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이다. 자신이 25일 멕시코에 “불법 이민자 제어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물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멕시코가 자신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는 점을 홍보한 것이다.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부과 계획이 발표된 뒤 멕시코 정부는 겉으로는 “우리도 미국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 멕시코에 진출한 미 기업도 피해를 볼 것”이라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7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며 불법 이민을 근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세계 최강국이자 멕시코의 1위 교역국인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두 정상의 통화가 관세 위협의 가치를 확인시켜줬다”며 트럼프 당선인 측이 향후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할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멕시코, 국경 폐쇄 동의”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방금 셰인바움 대통령과 멋진 대화를 나눴다”며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국경을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남미산 마약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가 무엇을 할지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같은 날 X에 “불법 이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멕시코의 포괄적 전략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멕시코가 이틀 만에 트럼프 당선인 측의 압박에 사실상 굴복한 건 그만큼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멕시코의 대미 수출액은 4722억 달러, 수입액은 2560억 달러로 대미 무역흑자가 2162억 달러(약 302조6800억 원)에 달한다. 무역흑자의 대부분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에서 나온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한국 기아, 일본 도요타 등 각국 자동차 기업은 미국과 가까우며 인건비가 싼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고 여기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 시장으로 수출한다. 멕시코에서는 연 약 380만 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데 이 중 대부분이 미국으로 향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여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국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 트럼프 당선인은 중남미 출신의 불법 이민자, 중국산 원료로 제작된 마약 펜타닐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가 멕시코라는 점에도 줄곧 불만을 표했다.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매년 약 10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며 대부분 멕시코를 거친다. 이 중 멕시코 국적의 불법 이민자는 약 400만 명이다.● 멕시코-캐나다, 보복관세도 고려 다만 멕시코는 미국에 ‘맞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는 아니다. 지난달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좌파 성향이며 “미국의 압력에 마냥 굴복하지 말라”는 자국 내 진보 세력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날 그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 소식을 밝히기 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멕시코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회견에 동석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발언이 “제 발에 총을 쏘는 격”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에서도 4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 주요 기업들도 관세 인상의 악영향을 받게 되고, 수입물가 상승, 불법 이민자가 담당했던 미 일용직 일자리의 임금 상승 등으로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의미다.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25% 관세 부과 위협을 받은 캐나다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6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몇 가지 과제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캐나다 또한 미국산 특정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에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만들어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폐지해야 한다고 ‘X’에 주장했다. 그는 최근 ‘공룡 부처’ 국방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고 기후 위기와 관련한 고위 공무원 4명의 이름과 직책도 X에 공개했다. 공화당의 정책에 부합하지 않은 기관 등이 머스크의 폐지 목록에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날 머스크는 X에 “CFPB를 폐지하라(delete). 중복되는 규제 기관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CFPB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10년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설립된 기관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CFPB는 출범 이후 미 대형 금융 기관과 대출 기관 감시 등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을 하며, 소비자 구제 자금 190억 달러가량을 확보해왔다. 기업을 옹호하는 이익집단이나 공화당 등에게는 눈엣가시였던 셈이다.미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정책을 제언하기 위해 작성한 ‘프로젝트 2025’에도 CFPB를 견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프로젝트 2025는 CFPB에 대해 “정치적이고 완전히 무책임하다”며 “(CFPB의 기능을) 은행 규제 기관과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더욱이 미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주에 머스크는 기후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 4명의 이름과 직책도 X에 밝혔다. 머스크는 한 이용자가 “미국 납세자들은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의 ‘기후 다변화 국장’을 고용하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게시한 글에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고 댓글을 달며 ‘좌표 찍기’에 나섰다. 미 에너지부 산하 대출프로그램사무국(LPO)의 최고기후책임자, 보건복지부(HHS)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고문,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고문 등도 표적이 됐다. 이 중 한 명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국방부 예산안 저격 등 파격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미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하원에서는 DOGE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상원에서는 DOGE 코커스가 생겼다. 하원에서는 감독 및 책임위원회 내에 DOGE 소위원회를 만들고 극우 성향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존슨 하원의장 역시 “다음주 의회로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를 불러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개혁 아이디어를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27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오전 11시)부터 60일간의 휴전에 돌입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자 하루 뒤 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과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최고지도자였던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헤즈볼라 수뇌부 대부분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일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까지 투입하며 공격 강도를 높여 인적, 물적 피해 모두 극심한 상황이었다. 416일 만의 휴전은 내년 1월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과거 레바논을 통치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졌다. 휴전 발효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모두 철수해야 하고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만 주둔할 수 있다. 다만 양측이 휴전 합의문에 자신들의 자위권을 명기해 충돌 재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양측은 이날도 휴전 발효 직전까지 공습을 주고받았다. ● 이-헤즈볼라, 레바논 남부서 모두 철수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을 갖고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전투가 종료될 것”이라며 “이는 적대 행위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다시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발표 직전 소집된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에선 전체 참석자 11명 중 찬성 10표 대 반대 1표로 이 휴전안을 승인했다. 휴전 합의문은 총 13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헤즈볼라를 포함한 어떤 무장단체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며, 양측 모두 2006년 결의된 유엔 안보리 ‘1701호’를 이행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헤즈볼라는 그간 근거지였으며 이스라엘 국경과 인접한 레바논 중남부의 리타니강 이북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스라엘군도 60일 안에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를 완료해야 한다. 합의문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보장함으로써 이스라엘이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요구한 ‘레바논 내 행동의 자유’에 관한 내용도 포함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가 재건을 시도할 수 있으며 이를 격퇴하겠다는 이스라엘 측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또 미국은 헤즈볼라가 레바논군에 침투하는 식의 군사적 재건 움직임을 포착할 경우 곧바로 이스라엘에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 휴전 발효 직전까지 ‘최고 강도’ 공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휴전 승인 이유로 △이란 위협에 집중 △군에 휴식 제공 및 무기 보충 △하마스 고립 등을 언급했다.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헤즈볼라, 이란과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이스라엘 역시 여러 개의 전선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또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 재집권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전쟁 장기화에 지친 이스라엘 내부 여론 등도 모두 휴전을 압박했다. 다만 휴전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재무장을 시도한다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못 박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하산 파드랄라도 “수천 명이 저항에 동참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고수했다. 양측이 휴전 발효 직전까지 고강도 공격을 주고받은 것도 휴전이 지속되는 게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26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를 공습해 최소 7명이 숨졌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북부와 중부를 로켓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AFP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번 협상을 “돼지에 립스틱을 바른 격” “곧 끊어질 반창고” 등으로 혹평했다. 휴전의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27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오전 11시)부터 60일간의 휴전에 돌입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자 하루 뒤 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과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최고지도자였던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헤즈볼라 수뇌부 대부분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일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까지 투입하며 공격 강도를 높여 인적, 물적 피해 모두 극심한 상황이었다.416일 만의 휴전은 내년 1월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과거 레바논을 통치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졌다. 휴전 발효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모두 철수해야 하고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만 주둔할 수 있다. 다만 양측이 휴전 합의문에 자신들의 자위권을 명기해 충돌 재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양측은 이날도 휴전 발효 직전까지 공습을 주고 받았다.● 이-헤즈볼라, 레바논 남부서 모두 철수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을 갖고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전투가 종료될 것”이라며 “이는 적대 행위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다시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발표 직전 소집된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에선 전체 참석자 11명 중 찬성 10표 대 반대 1표로 이 휴전안을 승인했다.휴전 합의문은 총 13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헤즈볼라를 포함한 어떤 무장단체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며, 양측 모두 2006년 결의된 유엔 안보리 ‘1701호’를 이행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헤즈볼라는 그간 근거지였으며 이스라엘 국경과 인접한 레바논 중남부의 리타니 강 이북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스라엘군도 60일 안에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를 완료해야 한다.합의문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보장함으로써 이스라엘이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요구한 ‘레바논 내 행동의 자유’에 관한 내용도 포함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가 재건을 시도할 수 있으며 이를 격퇴하겠다는 이스라엘 측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또 미국은 헤즈볼라가 레바논군에 침투하는 식의 군사적 재건 움직임을 포착할 경우 곧바로 이스라엘에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휴전 발효 직전까지 ‘최고 강도’ 공격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휴전 승인 이유로 △이란 위협에 집중 △군에 휴식 제공 및 무기 보충 △하마스 고립 등을 언급했다.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헤즈볼라, 이란과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이스라엘 역시 여러 개의 전선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또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 재집권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전쟁 장기화에 지친 이스라엘 내부 여론 등도 모두 휴전을 압박했다.다만 휴전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재무장을 시도한다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못 박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하산 파드랄라도 “수천 명이 저항에 동참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고수했다.양측이 휴전 발효 직전까지 고강도 공격을 주고받은 것도 휴전이 지속되는 게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26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를 공습해 최소 7명이 숨졌다. 27일 휴전 발효 30여 분 전 에도 베이루트 남부의 20여 곳을 공격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리타니강 일대까지 진출했다고 27일 전했다.이에 맞서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북부와 중부를 로켓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AFP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번 협상을 “돼지에 립스틱을 바른 격” “곧 끊어질 반창고” 등으로 혹평했다. 휴전의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7일(현지 시간) 오전 4시(한국 시간 오전 11시)부터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휴전에 돌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2023년 10월 7일 발발) 이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투를 시작한지 415일 만이다.2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이날 찬성 10대 반대 1로 미국과 프랑스가 중재하는 휴전안을 승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이를 전달받은 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도 통화를 가졌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미 백악관에서 연설을 열고 휴전 협상이 타결됐음을 알렸다.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내일(27일) 오전 4시에 발효되는 이 협정에 따라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전투가 종료될 것”이라며 “이는 적대 행위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에 남은 것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다시는 위협하지 않는 것이다”고 밝혔다.휴전 합의문은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의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교전을 중단하고,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이북으로 이동해야 한다. 또 이스라엘군은 향후 60일 간 점진적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해야 한다. 레바논 남부에는 레바논 정규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만이 주둔하게 된다.합의문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보장함으로써 이스라엘이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요구한 ‘레바논 내 행동의 자유’에 관한 내용도 포함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가 재건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또 미국 측은 이스라엘에 별도로 송부한 서한을 통해 이스라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서한에 따르면 미국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규군에 침투하는 등 군사적 재건 움직임을 포착할 경우 곧바로 이스라엘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이스라엘은 음속 장벽을 넘지 않는 한 레바논 상공에서 정보 수집, 정찰 목적의 비행을 할 수 있다.휴전안을 승인한다는 표결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연설을 열고 휴전 이유는 세 가지라며 “이란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군대에 휴식을 주고 재고를 보충하며, 전선을 분리해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 기간은 레바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고 재무장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휴전이 발효되기 30여 분 전까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공습을 가했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이번 휴전 협상에 관여는 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관련 내용을 백악관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왈츠 연방하원의원은 X에 “모두가 협상 테이블에 나선 건 트럼프 당선인 때문이다”며 “그의 압도적인 (대선) 승리는 세계에 혼란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5일 대선 승리 후 23일까지 불과 18일 만에 장관급 인사 15명 등을 포함한 수십 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그가 유례없는 ‘초고속 인선’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당선인 측 ‘이너서클’(내부 핵심 인사)의 알력 다툼 또한 격화했다. 특히 그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스타인 전 법률고문은 주요 장관직 인선 전 물망에 오른 후보들에게 사적으로 연락해 “발탁될 수 있도록 도울 테니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사사건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 그와 재무장관직을 두고 겨뤘던 하워드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CEO 겸 상무장관 내정자는 서로 욕설이 섞인 전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 간 내분이 심해지고 수수 의혹까지 제기되자 트럼프 당선인도 칼을 빼들었다. 그는 직접 엡스타인 전 고문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이 같은 내분이 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돈 요구’ 엡스타인에게 머스크 불만 미 워싱턴 정가 소식을 다루는 보수매체 ‘저스트더뉴스’는 25일 엡스타인이 대선 전부터 장관직 등을 노리는 유명인에게 접근해 인선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대가로 월 1만∼1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만큼 장관에 인선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주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당선인은 캠프 법무팀에 관련 내용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조사 결과, 엡스타인이 접촉한 인물 중에는 재무장관에 지명된 베센트도 포함됐다. 엡스타인은 올 2월 베센트 창업자가 재무장관직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났다. 당시 베센트에게 ‘매달 3만∼4만 달러를 주면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신을 홍보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베센트 측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알려진 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도 잇따라 비슷한 보도를 내놨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는 엡스타인에 대한 불만을 꾸준히 제기했다. 특히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 등으로 트럼프 2기 인사 중 가장 먼저 자진 사퇴한 맷 게이츠 전 법무장관 지명자를 엡스타인이 추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인준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왜 추천했느냐는 취지다. 트럼프 당선인 캠프 관계자들은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엡스타인에게 항의를 했다”고 CNN에 전했다.● 베센트 vs 러트닉은 욕설 공방 베센트와 러트닉 또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24일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러트닉은 베센트가 재무장관직에 유력해지자 그가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인 ‘헤지펀드 전설’ 조지 소로스의 측근이며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력 등을 거론하며 경쟁자를 깎아내렸다. 이에 베센트 또한 러트닉과의 통화에서 “꺼져(F××× you)”라고 원색적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투 톱’이라는 점 때문에 국정 운영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차기 행정부 주요 인사 간의 내분에 트럼프 당선인은 직접 수습에 나섰다. 그는 저스트더뉴스에 “나 외에는 아무도 특정 직책에 대한 지명을 약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신의 측근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컨설팅 비용을 요구하는 행동 또한 용납하지 않겠다며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스티븐 청 트럼프 당선인 캠프 대변인 역시 측근 간 내분설을 부인하며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돕기 위해 함께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휴전이 임박했으며 최종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이 중재한 휴전안에 헤즈볼라가 동의한 가운데 26일 열리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가 최종 관문이 될 전망이다. 만일 이날 휴전을 승인하면 양측은 416일 만의 전투 끝에 휴전에 합의하게 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휴전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타결에) 근접했다고 믿는다”면서 “논의가 건설적이었으며 휴전을 위한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모든 것이 완료될 때까지 아무것도 완료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협상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휴전안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간 과도기를 갖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중남부 리타니강 이남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 역시 리타니강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자는 것이다. 이후 양측이 국경 확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관리위원회가 휴전안이 잘 이행되는지를 감시하기로 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안보 내각을 소집해 해당 휴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타결이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나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골라인에 있지만 아직 넘어서지 못했다”며 “이스라엘 내각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항상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은 교착 끝에 중단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황폐화한 후 최근 레바논에 전력을 집중해 왔다. 전쟁이 14개월째 이어지며 이스라엘이 치를 전쟁 비용이 급증하자 정부 안팎에서 ‘충분히 성과를 냈으니 헤즈볼라와 전투를 중단하자’는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헤즈볼라의 무기 공급선을 차단하기 위해 최근 시리아 본토 공격을 실시했으나 시리아와 이라크로 전선이 확장될 거란 우려 또한 큰 상황”이라고 AP통신에 전했다. 전쟁 지속을 위해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도) 징병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이스라엘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배경으로 보인다. 연정 내 극우 정당은 하레디 징병과 전쟁 중단에 모두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가 최근 하레디 7000명의 징집을 승인하며 압박에 나서자 양측이 징집 중단을 대가로 협상에 나섰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브라함 협정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기 주요 업적으로 꼽는 이 협정을 통해 2020년 9월 중동 왕정국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중동 지역에 진정한 안정을 가져올 조치를 마련할 적기”라며 “불과 4년 전 백악관 잔디밭에서 중동에 평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꽤 짧은 시간 안에 우리를 그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같은 날 뉴스위크는 “사우디 현지 전문가들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라’는 협상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며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 협상이 무산된 전후로 중동 정세는 크게 달라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3월 중국 중재로 이란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는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살만 왕세자 역시 안정적인 집권을 위해 아랍권 젊은 층에서 특히 중시하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드는 멍청이들(idiots)이 아직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차기 행정부에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4일 연방정부 개혁의 첫 대상으로 국방부를 지목했다. 유인 전투기를 무인기(드론)로 대거 대체하고 국방 예산 또한 대폭 줄여야 한다며 ‘멍청이’란 원색적 표현을 쓴 것이다. 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 역시 “국방부 예산 삭감이 우선 과제”라고 동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방예산 감축에 나선다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F-35는 대부분의 미 동맹국에서 주력 전투기로 쓰고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거듭 거론한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 요구 외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 증액 등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머스크, 1960조 지출 국방부 정조준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오각형의 청사 건물을 보유한 국방부는 흔히 ‘펜타곤’(오각형이란 뜻)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86만 명의 인원,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기준 1조4000억 달러(약 1960조 원)를 지출한 ‘공룡 부처’다. 지출 규모 역시 연방정부 산하 15개 부처 중 보건부, 상무부에 이은 3위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과 정부효율부 X 계정에 동시에 게시물을 올려 국방부의 예산 낭비를 비판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군이 사용했던 위장 군복에 대한 라이선스 수수료로 아프간 측에 2800만 달러를 지불한 것을 “예산 낭비 사례”로 꼽았다. 라마스와미 역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2025회계연도 국방 예산으로 8498억 달러(약 1190조 원)를 책정한 것을 비판했다. 이 큰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국방부 관계자조차 거의 알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국방 예산 삭감이 정부효율부의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다만 국방 예산이 실제 삭감되면 록히드마틴, 제너럴다이내믹스 같은 기존 방위산업 업체 대신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기업인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해상충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는 현재 국방부와 위성기술과 관련된 최소 36억 달러의 계약을 맺고 있다. 역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한 ‘실리콘밸리의 거물’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역시 인공지능(AI) 방산기업 팔란티어를 설립했다. 국방부가 유인 전투기 대신 무인기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수혜를 볼 것이란 의미다. 또 WSJ는 24일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이 틸이 설립한 벤처캐피털 ‘파운더스펀드’의 파트너 트레이 스티븐스와 억만장자 투자자 스티븐 페인버그를 국방부 차관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이 중국에 비해 투자를 덜 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극초음속 기술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인수팀 ‘비밀자금’ 운영 비판 ‘비밀자금’으로 운영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뜨겁다. 통상 차기 미 행정부의 정권 인수팀은 인수 작업에 필요한 720만 달러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연방총무청(GSA)과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절차를 거부하고 지지자의 비밀 기부로 필요한 돈을 충당하고 있다. GSA와의 협약 체결을 거부한 대통령 당선인은 지금까지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자금 모금 규모, 기부자, 지출 방식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권 인수팀의 기부자 비공개 역시 이해상충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공직자 윤리에도 위반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부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면 누가 당선인 측에 얼마를 기부했으며, 그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를 알 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거나 영향력을 미치려는 이들이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비밀자금’을 이용해 운영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거부하는 대신 특정 대기업이나 이익단체들로부터 무제한으로 자금을 모금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기부자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대기업이나 이익단체 등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NYT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정권 인수팀은 인수 작업에 필요한 자금 720만 달러(약 100억 원)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미 연방총무청(GSA)와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 절차를 거부했다. GSA와 협약 체결을 거부한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이다.GSA와 협약을 체결하면 기부자를 공개해야 하고 최대 기부금도 5000달러로 제한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거부함으로써 직원 고용비, 사무실 임대료 등을 기부금을 통해 무제한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된 셈이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모금 규모, 누가 기부했는지, 자금은 어떻게 지출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다크 머니(자금 출처를 공개하지 않고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지출)’ 비영리단체로 설정돼 있다. 미 선거자금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다크 머니 비영리단체는 기부자를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권 인수팀의 기부자 비공개는 공직자 윤리에 위반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히스 브라운 존 제이 형사사법대 교수는 “기부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면 누가 얼마를 기부하고 그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NYT에 전했다. 차기 행정부의 환심을 사거나 영향력을 미치려는 이들이 부담 없이 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다만 미 국세청(IRS)이 트럼프 정권 인수팀을 감사하고 기부자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청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부자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브라이언 갈레 조지타운대 교수(법학)는 “정권 인수팀의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할 때, (정권 인수팀이 국세청의) 감사를 받을 확률은 ‘0’이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전까지 장관직 후보 지명자와 다른 직원들이 연방 기관과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백악관과의 양해각서 역시 서명하지 않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교황청이 23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다음 달 15일 프랑스 코르시카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이 이뤄지는 다음 달 7일보다 뒤인 15일 일정을 먼저 발표한 것으로 교황이 재개관 행사에 불참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교황이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을 건너뛰고 코르시카를 방문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다음 달 15일 하루 일정으로 코르시카 아작시오를 방문해 현지 종교행사 폐막식에 참석한 뒤 미사를 주관할 예정이다. 또 아작시오 국제공항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짧게 면담을 갖기로 했다. 앞서 10일 에리크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은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의 주인공은 노트르담 그 자체다”라며 “교황은 이를 처음부터 이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교황은 9월에도 “나는 그곳(재개관 기념식)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교황이 자신이 방문할 경우 세간의 이목이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이 아닌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345년 완공돼 프랑스 가톨릭의 상징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화재가 발생해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재개관 기념식 하루 뒤인 다음 달 8일부터는 일반 신도가 참여하는 공개 미사도 열릴 예정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8일 오후 6시 반경 이스라엘 북부 이스피야. 해가 져 어두워진 하늘 한 구석이 별안간 번개가 친 듯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멀리서 아주 희미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발사한 로켓이 이스라엘의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에 요격된 것이었다. 이 지역 주민인 바흐지 만수르 씨는 “오늘만 80발 가까이 로켓이 레바논에서 발사됐다. 지난주엔 하루에 200발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주민들은 각 집이나 건물마다 설치된 대피소로 이동한다. 여기서 최소 10분가량 머물다가 나와야 한다. 대피소가 있는 건물이 로켓에 타격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만수르 씨는 “2주 전엔 주민 2명이 로켓에 맞아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자전쟁’(지난해 10월 7일 발발) 발발 1년을 넘긴 17∼21일 방문한 이스라엘에서 전쟁은 일상이 된 모습이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거세지며 거의 매일 로켓이 날아오지만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가자전쟁 발발 직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경험했고, 가족들이 인질로 붙잡힌 주민들은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살고 있었다. 하마스의 거점지 가자지구도 폐허로 변해 있었다. 이스라엘과의 접경 지역에서 바라본 가자지구에는 온전해 보이는 건물이 없었다. 지금도 이스라엘은 계속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도 수도 베이루트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을 공습하고 있다.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사상자가 늘고 있다.● 일상이 된 전쟁 18일 찾은 하이파는 레바논 남부 국경에서 40여 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스라엘 북부 거점 도시다. 겉으로 보기엔 헤즈볼라와의 전쟁 중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상점이 열려 있고, 교통체증도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열자 현 위치가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퀸 알리아 국제공항으로 나타났다.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를 방해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발신하고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신호 때문이었다. 현지 대형 병원인 ‘람밤 헬스케어 캠퍼스’(람밤 병원) 지하주차장은 거대한 병동으로 변화해 있었다. 이곳은 전술 핵공격도 버텨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부상한 시민들과 다친 군인들이 여기서 치료를 받는다.가자지구 국경 인근 마을에선 전쟁 트라우마가 일상이었다. 20일 찾은 베에리 키부츠는 가자지구 국경에서 5km가량 떨어진 곳으로,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집중 공격한 마을 중 하나다. 집들 곳곳에는 총탄 자국이 남아 있었고, 일부 집은 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었다. 이 마을에선 주민 1300명 중 102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납치됐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아옐레트 하킴 씨(56)는 당시 세이프룸으로 대피해 있었다. 하마스 대원들이 집으로 들이닥치자 그의 남편은 17시간 동안 문고리를 잡고 문이 열리지 못하도록 버텼다고 한다. 하킴 씨는 “세이프룸에 갇혀 있던 경험이 떠올라서 이제 엘리베이터도 탈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하마스에 붙잡혀 간 형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킴 씨는 “형부의 생일은 크리스마스이브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연이은 가자지구·레바논 공습에 국민 여론은 양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 나가고 있다. 베에리 키부츠에 머무는 한 시간 반가량 동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인한 폭발음이 10여 차례 들렸다. 가자지구 국경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바라본 가자지구 북부 셰하이야의 건물들은 초토화돼 있었다. 23일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최근 48시간 동안 최소 120명이 사망하고 205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베이루트 중부를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과 국경을 맞닿고 있는 시리아 중부 지역에도 폭격을 해 최소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장기화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의 여론은 크게 나뉘어 있다. 텔아비브 인근에 거주하는 네타 슈포렌 씨(41)는 “공습 경보가 울릴 때마다 극도로 긴장해야 한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제 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페르 슈메를링 씨는 “우리는 하마스에 의해 국가를 잃을 뻔했다”며 “계속해서 전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하이파·이스피야·비에리=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발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가 최근 이란과 대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시기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입지를 다져온 머스크 CEO가 향후 미국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11일 뉴욕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만남은 비공개 장소에서 1시간 이상 진행됐으며, 머스크 CEO가 먼저 만남을 요청하고 이라바니 대사가 장소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란 외교부 관계자는 “이라바니 대사가 머스크 CEO에게 미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 (머스크 CEO의) 일부 사업체를 테헤란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만남에 대해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었다”고 말했다.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는 머스크 CEO가 외교적 행보에 나서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시기 이란과의 핵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또 2020년에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을 지시했다. 이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어떠한 협상도 모두 금지시켰다.NYT는 “이란 고위 관리와 머스크 사이의 조기 직접 회담은 대통령 당선자와 이란의 과거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이란 사이의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이란 내부에서도 변화를 반기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14일 X에 “차이점은 협력과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 우리는 용기와 선의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란은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테이블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개혁파였던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거래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해제할 기회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한편 머스크 CEO는 13일 DOGE의 X 계정을 만들고 구인 공고를 올렸다. 이 게시물은 “우리는 (정부) 비용 절감을 위해 주당 80시간 이상 일할 의향이 있는 초고지능(super high-IQ)의 작은 정부 혁명가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X를 통해 “실제로 이것은 지루한 작업이고 많은 적을 만들 것이며 보수는 0이다”고 말했다.다만 이력서를 DOGE 계정의 메시지(DM) 기능을 통해 받겠다고 한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DOGE 계정에 DM을 보내기 위해서는 유료 계정으로 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료 계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매월 8~16달러를 지불해야 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선물로 레바논과의 휴전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현직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취임 초기부터 외교 성과를 안겨 ‘트럼프 2기’ 중 중동 정세를 최대한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대통령 임기 때도 △이란 핵합의 탈퇴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외교 정상화) 등을 추진하며 철저한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 W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이 트럼프 당선인과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만나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 협정을 추진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도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머 장관은 마러라고를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가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언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의가 없으며 전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WP에 말했다. 실제로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태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최근 며칠간 세 차례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특히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 이스라엘에 중요한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WP는 “가자지구 전쟁 1년,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지 6주 만에 나온 인상적인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예루살렘 법원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부패 혐의 재판 증언을 미뤄 달라는 네타냐후 총리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앞서 10일 네타냐후 총리 측은 “전쟁으로 증언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증언을 10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증언 연기 요청이 기각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3주 이내에 법정에 나서야 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선물로 레바논과의 휴전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현직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취임 초기부터 외교 성과를 안겨 ‘트럼프 2기’ 중 중동 정세를 최대한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대통령 임기 때도 △이란 핵합의 탈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외교 정상화) 등을 추진하며 철저한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W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이 트럼프 당선인과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그의 사위 제레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만나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 협정을 추진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것을 전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도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머 장관은 마러라고를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가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웬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없으며 전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는 데 집중할 것이다”고 WP에 말했다.실제로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태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최근 며칠간 세 차례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특히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 이스라엘에게 중요한 기회가 올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P는 “가자지구 전쟁 1년,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지 6주 만에 나온 인상적인 성명”이라고 평가했다.한편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예루살렘 법원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부패 혐의 재판 증언을 미뤄달라는 네타냐후 총리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앞서 10일 네타냐후 총리 측은 “전쟁으로 증언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증언을 10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증언 연기 요청이 기각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3주 이내에 법정에 나서야 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차기 행정부와 백악관 요직을 연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인선 작업의 중심엔 ‘대형 스마트TV’가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가 11일 보도했다. 이 스마트TV란 트럼프 당선인이 “겨울 백악관(Winter White House)”이라고 부른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스위트룸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일컫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임시상황실로 쓰는 스위트룸에서 40여 개 고위직에 발탁할 잠재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원회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종이 서류보다 대형 TV 모니터에 띄운 자료를 더 선호한다. 해당 후보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수행하는 데 얼마나 적합한 인물인지를 특히 중점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뭣보다 인수위가 대형 모니터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후보자들의 과거 ‘방송 출연’을 편집한 영상들을 살피기 위해서다. 액시오스는 “해당 영상들을 보고 후보자가 어떤 인상을 풍기는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도 이른바 “이상적 외모”라는 표현을 애용할 정도로 생김새를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 작업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5인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인수위 공동위원장, 스티브 윗코프 취임식 공동준비위원장,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겸 연설담당관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법무장관과 국방장관, 재무장관, 국토안보장관 등은 후보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미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인수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직책마다 최소 5∼8명의 후보 이력서가 담긴 목록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력서엔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이나 기부자, 측근 중 누가 추천했는지도 적혀 있다고 한다. 한편 NYT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행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벤처캐피털 회사에 간다”고 11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공화당 기부자 행사에서 “1789캐피털에 파트너로 합류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1789캐피털은 주로 극우보수층이 선호하는 업체나 제품에 투자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는 정부 직책을 맡지 않아도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