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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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9~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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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레터’ ‘마리 퀴리’ ‘레드북’… 해외서 빛날 ‘넥스트 해피엔딩’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8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연계 시상식인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했다. 대학로 300석 소극장에서 출발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은 기념비적인 사건에 국내 공연계도 들썩이고 있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 작품의 성공을 넘어서서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어쩌면 해피엔딩’을 이어 해외에서 빛을 발할 ‘넥스트 K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보편적 메시지 담은 ‘K뮤지컬’ 실제로 최근 한국 뮤지컬들은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뮤지컬 제작 능력을 인정받을 정도다.2016년 국내에서 초연된 뒤 일본과 중국 등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팬레터’가 대표적인 경우다. 팬레터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천재 작가 이상과 김유정 등 경성 문인들이 참여했던 모임 ‘구인회(九人會)’를 모티브로 삼은 창작 뮤지컬. 지난해 12월엔 일본 라이선스 공연이 ‘오다시마 유시 번역 희곡상’에서 작품상과 번역상을 받았으며, 올 1월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폴란드 여성 과학자인 마리 퀴리(1867∼1934)의 서사를 풀어낸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도 해외 진출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22년 퀴리의 고국인 폴란드에서 ‘황금물뿌리개상’을 받았고,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을 했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올리는 성과도 냈다. 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마리 퀴리는 위인의 업적만 조명하는 전기적 구성에서 벗어나 과학 윤리와 인간의 책임이란 보편적인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라며 “문화권을 불문하고 관객 정서에 직접 호소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했다.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의 자유와 주체성을 풀어낸 ‘레드북’도 2023년 런던에서 영어 리딩 공연을 진행했다. 국내에 영국 작품을 많이 소개해 온 제작사 아이엠컬처가 ‘레드북’ 창작진으로부터 아시아권을 제외한 해외 공연권을 분리 확보해, 현지 정서에 맞는 공연을 개발하고 있다.● “정교한 현지화 작업 있어야” 물론 밝은 전망만 나오는 건 아니다. 국내 창작 뮤지컬들이 ‘어쩌면 해피엔딩’만큼 큰 성공을 거두긴 어려울 거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 문화에 익숙했던 ‘윌-휴 콤비’(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조합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우란문화재단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의 초기 개발에 참여한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윌-휴 콤비는 모두 미국을 베이스로 활동해 현지 언어와 정서 모두에 익숙했다. 가사도 멜로디와 영어 강세가 자연스럽게 맞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만든 작품을 그대로 외국에 옮기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전문가들은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창작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정서를 고려한 기획이 이뤄져야 해외 진출도 순풍을 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 번역이나 무대 이동이 아닌 해외 관객의 감수성과 문화적 맥락을 철저하게 염두에 둔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해 만들어진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이 배경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인 정서를 품고 있었다”며 “국내 관객에게 초점을 맞춘 다른 작품들은 조금 더 정교한 현지화 작업이 따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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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레터’ ‘마리 퀴리’ ‘레드북’…해외서 빛날 K뮤지컬 관심 집중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8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연계 시상식인 토니상에서 작품상 포함 6관왕을 차지했다. 대학로 300석 소극장에서 출발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은 기념비적인 사건에 국내 공연계도 들썩이고 있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 작품의 성공을 넘어서서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어쩌면 해피엔딩’을 이어 해외에서 빛을 발할 ‘넥스트 K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 보편적 메시지 담은 ‘K 뮤지컬’실제로 최근 한국 뮤지컬들은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뮤지컬 제작 능력을 인정받을 정도다. 2016년 국내에서 초연된 뒤 일본과 중국 등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팬레터’가 대표적인 경우다. 팬레터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천재 작가 이상과 김유정 등 경성 문인들이 참여했던 모임 ‘구인회(九人會)’를 모티브로 삼은 창작 뮤지컬. 지난해 12월엔 일본 라이선스 공연이 ‘오다시마 유시 번역 희곡상’에서 작품상과 번역상을 받았으며, 올 1월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 폴란드 여성 과학자인 마리 퀴리(1867~1934)의 서사를 풀어낸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도 해외 진출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22년 퀴리의 고국인 폴란드에서 ‘황금물뿌리개상’을 받았고,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을 했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올리는 성과도 냈다. 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마리 퀴리는 위인의 업적만 조명하는 전기적 구성에서 벗어나 과학 윤리와 인간의 책임이란 보편적인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라며 “어느 문화권을 불문하고 관객 정서에 직접 호소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의 자유와 주체성을 풀어낸 ‘레드북’도 2023년 런던에서 영어 리딩 공연을 진행했다. 국내에 영국 작품을 많이 소개해 온 제작사 아이엠컬처가 ‘레드북’ 창작진으로부터 아시아권을 제외한 해외 공연권을 분리 확보해, 현지 정서에 맞는 공연을 개발하고 있다.● “정교한 현지화 작업 있어야”물론 밝은 전망만 나오는 건 아니다. 국내 창작 뮤지컬들이 ‘어쩌면 해피엔딩’만큼 큰 성공을 거두긴 어려울 거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 문화에 익숙했던 ‘윌·휴 콤비(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조합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우란문화재단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의 초기 개발에 참여한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윌·휴 콤비는 모두 미국을 베이스로 활동해 언어와 정서 모두에 익숙했다. 가사도 멜로디와 영어 강세가 자연스럽게 맞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만든 작품을 그대로 외국에 옮기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뮤지컬 전문가들은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창작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정서를 고려한 기획이 이뤄져야, 해외 진출도 순풍을 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 번역이나 무대 이동이 아닌 해외 관객의 감수성과 문화적 맥락을 철저하게 염두에 둔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해 만들어진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이 배경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인 정서를 품고 있었다”라며 “국내 관객에 초점을 맞춘 다른 작품들은 조금 더 정교한 현지화 작업이 따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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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마라톤 여정, ‘해피엔딩’ 마무리 기뻐”

    “피곤함과 설렘, 걱정과 흥분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기분이었어요. 10년 동안 긴 마라톤과 같았던 여정을 뿌듯하게 마무리해 기쁩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관왕에 오른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42)는 당시 무대에 오른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13일 국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상 받았다고 창작자로서 삶이 달라질 건 없다”며 의젓한 반응을 보였다. 박 작가도 “이런 게 있는 줄 처음 알았다”는 미 ‘어워드 시즌(Award Season)’ 동안 ‘어쩌면 해피엔딩’은 줄곧 꽃길이었다.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와 드라마리그어워즈, 드라마데스크어워즈에서 연달아 상을 받았으며, 결국 ‘공연계의 오스카’ 토니상에서 올해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그런 박 작가에게 ‘어쩌면 해피엔딩’은 “애런슨과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2016년 12월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된 뮤지컬은 미 작곡가 윌 애런슨(44)과 그의 공동작. 박 작가는 “특별히 사랑받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극을 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이려 애를 썼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했다. ‘윌·휴 콤비’란 애칭으로 불리는 애런슨에 대해선 “협업자이기 전에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라고 정의했다. 2008년 뉴욕대에서 만난 두 사람은 ‘번지점프를 하다’(2012년), ‘일 테노레’(2023년), ‘고스트 베이커리’(2024년) 등을 꾸준히 선보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에 비슷한 면이 많아요. 서로의 예술관에 대한 존경심도 있습니다.” 두 예술가는 그간 다양한 시간대의 한국을 뮤지컬 소재로 삼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21세기 후반이라면, ‘일 테노레’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다뤘다. 박 작가는 “한국 관객에겐 친숙하면서 묘하게 낯선 질감의 세상을, 해외 관객에겐 낯설지만 묘하게 공감되는 세상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했다.“어느덧 서울과 뉴욕에서 살아간 시간이 50 대 50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어쩌면 해피엔딩’은 10월 국내에서도 여섯 번째 시즌이 공연된다. 박 작가는 “극장이 좀 더 큰 곳으로 바뀌어 시각적 요소에 필요한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2015년 트라이아웃(시범) 공연 이후 10주년을 맞았어요. 이번 공연이 저와 애런슨은 물론 ‘어쩌면 해피엔딩’의 여정을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행복한 공연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충동과 의지가 계속되는 한, 꾸준하고 진중하게 작업을 이어 가겠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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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면 해피엔딩’, 10년간의 긴 마라톤…완성도 높이려 꾸준히 애써”

    “피곤함과 설렘, 걱정과 흥분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기분이었어요. 10년 동안 긴 마라톤과 같았던 여정을 뿌듯하게 마무리해 기쁩니다.”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관왕에 오른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42)는 당시 무대에 오른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13일 국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상식이 작품상 발표까지 7시간이나 걸려 너무 지쳤다”면서도 “상 받았다고 창작자로서 삶이 달라질 건 없다”며 의젓한 반응을 보였다.박 작가도 “이런 게 있는 줄 처음 알았다”는 미 ‘어워드 시즌(Award Season)’ 동안 ‘어쩌면 해피엔딩’은 줄곧 꽃길이었다.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와 드라마리그어워즈, 드라마데스크어워즈에서 연달아 상을 받았으며, 결국 ‘공연계의 오스카’ 토니상에서 올해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그런 박 작가에 ‘어쩌면 해피엔딩’은 ““애런슨과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2016년 12월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된 뮤지컬은 미 작곡가 윌 애런슨(44)와 그의 공동작. 박 작가는 “특별히 사랑받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극을 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이려 애를 썼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했다. ‘윌·휴 콤비’란 애칭으로 불리는 애런슨에 대해선 “협업자이기 전에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라고 정의했다. 2008년 뉴욕대에서 만난 두 사람은 ‘번지점프를 하다’(2012년), ‘일 테노레(2023년)’, ‘고스트 베이커리(2024년)’ 등을 꾸준히 선보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에 비슷한 면이 많아요. 서로의 예술관에 대한 존경심도 있습니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내가 할 일’과 ‘네가 할 일’을 구분하지 않고 늘 유기적으로 작업했어요.” 두 예술가는 그간 다양한 시간대의 한국을 뮤지컬 소재로 삼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1세기 후반이라면, ‘일 테노레’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다뤘다. 박 작가는 “한국 관객에겐 친숙하면서 묘하게 낯선 질감의 세상을, 해외 관객에겐 낯설지만 묘하게 공감되는 세상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했다.“어느덧 서울과 뉴욕에서 살아간 시간이 50대 50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어쩌면 해피엔딩’은 10월 국내에서도 여섯 번째 시즌이 공연된다. 박 작가는 “극장이 좀 더 큰 곳으로 바뀌어 시각적 요소에 필요한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2015년 트라이아웃(시범) 공연 이후 10주년을 맞았어요. 이번 공연이 저와 애런슨은 물론 ‘어쩌다 해피엔딩’의 여정을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행복한 공연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충동과 의지가 계속 되는 한, 꾸준하고 진중하게 작업을 이어가겠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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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작곡가-韓 작가 ‘윌&휴 콤비’의 앙상블

    “한국 관객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미국 공연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겁니다.”(박천휴 작가·42) 8일(현지 시간) 미 토니상 6관왕에 오른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박 작가가 평소 좋아하는 영국 록밴드 ‘블러’ 출신 데이먼 앨반의 곡 ‘에브리데이 로봇(Everyday Robots)’이 계기가 됐다. 어느 날 카페에서 음악을 듣던 그는 ‘우리는 늘 휴대전화 속에서 로봇으로 살아가지’란 가사를 듣고 번쩍 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곧장 친구인 작곡가 윌 애런슨(44)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세상에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국내 팬들에게 ‘윌&휴 콤비’라고 불리는 두 예술가의 ‘케미’가 이뤄낸 결과다. 한국에서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박 작가와 하버드대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애런슨 작곡가는 2008년 뉴욕대에서 처음 만났다. 고전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그들은 이후 18년 지기가 됐다. 본격적인 동업은 애런슨이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2012년) 작곡 제의를 받은 뒤 박 작가와의 협업을 추천하면서 시작됐다. 그 다음 작품이 2016년 서울에서 초연한 ‘어쩌면 해피엔딩’이었다. 이후 ‘일 테노레’(2023년) ‘고스트 베이커리’(2024년)도 연달아 호평을 받으며 ‘믿고 보는 콤비’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계에선 “출신 배경이 다른 두 사람의 긴밀한 앙상블이 양국의 감성을 모두 사로잡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 작가는 수상 직후 “꿈꿔 왔던 것보다 훨씬 큰일이 벌어졌다”며 “특별한 비결은 없지만 여러 사람이 진심과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애런슨은 “너무 흥분해 한국어로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국 ‘헬퍼봇’, 미국 ‘반딧불이’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고 했다. 헬퍼봇과 반딧불이는 양국 ‘어쩌면 해피엔딩’ 팬덤을 부르는 애칭이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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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7년 ‘명성황후’ 브로드웨이 문열고, 작년 ‘위대한 개츠비’ 토니상

    K뮤지컬의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공연계는 1997년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가 뉴욕 링컨센터에 올랐을 때를 해외 진출 효시로 본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28년 뒤 K뮤지컬이 현지에서 매진 열풍을 일으키고, 급기야 토니상 작품상까지 거머쥐는 날이 오리라고 내다본 이는 드물었다. 당시 ‘명성황후’는 한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관람했고, 공연 기간도 짧아 현지 평단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뮤지컬이 산업화되기 시작한 기점인 ‘오페라의 유령’(2001년) 라이선스 초연 전에 한국 창작진의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소개됐다는 의미가 크다. K뮤지컬의 해외 진출은 아시아에서 먼저 일어났다. 2010년대 이후 한류 붐을 타고 국내 창작 뮤지컬들의 라이선스 수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2012년 일본에 성공적으로 수출된 뒤 중국 무대까지 이어진 대학로 터줏대감 뮤지컬 ‘빨래’가 대표적이다. 뮤지컬의 본고장답게 진입 장벽이 높았던 영미권은 초기엔 ‘공동 제작’ 형태로 진출이 이뤄졌다. CJ ENM은 토니상 수상작인 2013년 ‘킹키부츠’와 2019년 ‘물랑루즈’ 등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은 “오랜 기간 해외 라이선스 작품을 들여오며 한국도 프로듀싱 역량이 커졌다”라며 “최근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다 보니 영미권도 한국 프로듀서라면 어느 정도 인정하고 들어갈 정도”라고 했다. 지난해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아시아인 최초로 브로드웨이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위대한 개츠비’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올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한정된 기간만 공연하는 한국과 달리, ‘오픈런(Open Run·상시 공연)’이 목표인 영미권에선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대학로 중심으로 개성 있는 소규모 뮤지컬이 활발한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다채로운 작품을 만드는 저력을 지녔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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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로봇의 사랑… 한국적 기발함에 녹인 휴머니즘, 美서도 통해”

    한국의 순수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석권했다.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국내 초연의 토종 뮤지컬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어쩌면 해피엔딩’은 8일(현지 시간) 미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음악상 △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올해 토니상 최다 수상작의 영예도 안았다. 각본과 작사를 맡은 박천휴 작가(42)는 한국 국적으로 토니상을 받은 첫 번째 수상자가 됐다. 이 작품은 21세기 후반 한국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휴머니즘을 그렸다.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뒤, 지난해 11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적인 기발함(quirky)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인간애를 녹여낸 수작이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며 토니상의 영광을 차지했다”고 평했다. 현지에선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2022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등에 이어 K콘텐츠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에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흘린 땀과 열정, 창의적인 도전의 결실”이라며 “문화예술 지원을 강화해 세계에서 빛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축하를 전했다.[K뮤지컬 美토니상 6관왕] ‘어쩌면 해피엔딩’ 성공 비결은2016년 대학로 소극장 초연해 인기… 브로드웨이 진출후 초반 흥행 부진선율-대본-연기 호평에 점차 인기… 재즈풍 편곡 등 현지화 전략도 한몫“보편적 소재, 아름다운 음악에 담아”“메이비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 작품상(베스트 뮤지컬)으로 ‘어쩌면 해피엔딩’과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객은 일제히 기립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제작진과 배우 30여 명은 무대로 올라 감격의 포옹을 나누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외쳤다. 공연예술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 최고 권위의 토니상은, 올해 6관왕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의 화려한 대관식으로 마무리됐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당시 약 300석 규모인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국내 토종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 초연 9년 만에 뉴욕 벨라스코 극장에서 개막한 뒤 세계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현지에선 서울이 배경인 공상과학(SF) 뮤지컬이 “인간의 외로움과 유대관계의 힘이란 보편적 소재를 아름다운 음악에 담아내”(미 뉴욕타임스·NYT)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적인 기발함(quirky)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인간애를 녹여낸 수작”이라고 평했다.● ‘인간보다 인간다운’ 로봇의 휴머니즘21세기 후반 서울. 무대엔 인간에게 버려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등장한다. 낡은 아파트에 남겨진 채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던 그들은, 어느 날 배터리가 방전돼 멈춰버린 클레어를 올리버가 구하며 가까워진다. 이후 올리버는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던 주인 제임스를 찾아 클레어와 제주도로 떠난다. 기나긴 여정 속에서 두 로봇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그리움과 사랑, 우정의 감정을 마주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국내에선 2016년 초연부터 97회 공연 중 70회 매진을 기록하며 고무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작품. 하지만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 개막 전만 해도 해외에선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 상당했다.이날 토니상에서 각본상, 작사·작곡상 등을 공동 수상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브로드웨이에서 검증된 창작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지에서 익숙한 원작도 없었다. 실제로 프리뷰 공연 초반 4주간 주간 매출은 30만 달러(약 4억 원)를 밑돌았다. 하지만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 주간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하더니, 이젠 표를 구하기 힘든 인기작으로 올라섰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인기는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진정성 있는 휴머니즘을 담아냈기 때문이란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배우 4명이 주도하는 소규모 작품이지만, 감정을 자극하는 선율과 밀도 있는 대본, 짜임새 있는 연기 및 연출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분석이다. 우란문화재단에서 해당 작품의 초기 개발을 담당했던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브로드웨이의 쇼 뮤지컬과는 다르게, 눈물 흘리게 만드는 한국적 정서가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식 발라드 삭제” 섬세한 현지화 과감한 현지화 전략도 흥행을 견인한 요소로 꼽힌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서 현지 기호에 맞춰 많은 편곡과 재구성 과정을 거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넘버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를 미국 공연에선 빼버린 것이다. 김 본부장은 “두 곡 모두 한국식 발라드 정서가 강해 미국 관객에겐 감정을 지나치게 밀어붙이는 인상을 줄 수 있단 판단이 들었다”며 “대신 브라스와 재즈풍의 편곡을 강화했다”고 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창작진을 대거 유입해 브로드웨이 감수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각색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세계에서 쌓아 올린 K콘텐츠의 ‘호감도’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도 나온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에서 검증을 거친 덕분에 뮤지컬에서도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단 분석이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는 “자연스럽게 한국적 색채를 드러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반려 식물을 한국어로 ‘화분’이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지 관객들이 오히려 반색했다고 한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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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해피엔딩’ 된 K뮤지컬…“로봇이 전한 휴머니즘에 공감”

    “메이비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 작품상(베스트 뮤지컬)으로 ‘어쩌면 해피엔딩’과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객은 일제히 기립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제작진과 배우 30여 명은 무대로 올라 감격의 포옹을 나누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외쳤다. 공연예술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 최고 권위의 토니상은, 올해 6관왕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의 화려한 대관식으로 마무리됐다.‘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당시 약 300석 규모인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국내 토종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 초연 9년 만에 뉴욕 벨라스코 극장에서 개막한 뒤 세계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현지에선 서울이 배경인 공상과학(SF) 뮤지컬이 “인간의 외로움과 유대관계의 힘이란 보편적 소재를 아름다운 음악에 담아내”(미 뉴욕타임스·NYT)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적인 기발함(quirky)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인간애를 녹여낸 수작”이라고 평했다.● ‘인간보다 인간다운’ 로봇의 휴머니즘21세기 후반 서울. 무대엔 인간에게 버려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등장한다. 낡은 아파트에 남겨진 채 반복된 일상을 보내던 그들은, 어느 날 배터리가 방전돼 멈춰버린 클레어를 올리버가 구하며 가까워진다. 이후 올리버는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던 주인 제임스를 찾아 클레어와 제주도로 떠난다. 기나긴 여정 속에서 두 로봇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그리움과 사랑, 우정의 감정을 마주한다.‘어쩌면 해피엔딩’은 국내에선 2016년 초연부터 97회 공연 중 70회 매진을 기록하며 고무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작품. 하지만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 개막 전만 해도 해외에선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 상당했다.이날 토니상에서 각본상, 작사·작곡상 등을 공동 수상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브로드웨이에서 검증된 창작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지에서 익숙한 원작도 없었다. 실제로 프리뷰 공연 초반 4주간 주간 매출은 30만 달러(약 4억 원)를 밑돌았다.하지만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 주간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하더니, 이젠 표를 구하기 힘든 인기작으로 올라섰다.‘어쩌면 해피엔딩’의 인기는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진정성 있는 휴머니즘을 담아냈기 때문이란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배우 4명이 주도하는 소규모 작품이지만, 감정을 자극하는 선율과 밀도 있는 대본, 짜임새 있는 연기 및 연출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분석이다.우란문화재단에서 해당 작품의 초기 개발을 담당했던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브로드웨이의 쇼 뮤지컬과는 다르게, 눈물 흘리게 만드는 한국적 정서가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식 발라드 삭제” 섬세한 현지화과감한 현지화 전략도 흥행을 견인한 요소로 꼽힌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서 현지 기호에 맞춰 많은 편곡과 재구성 과정을 거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넘버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를 미국 공연에선 빼버린 것이다.김 본부장은 “두 곡 모두 한국식 발라드 정서가 강해 미국 관객에겐 감정을 지나치게 밀어붙이는 인상을 줄 수 있단 판단이 들었다”며 “대신 브라스와 재즈풍의 편곡을 강화했다”고 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창작진을 대거 유입해 브로드웨이 감수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각색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미국과 세계에서 쌓아 올린 K콘텐츠의 ‘호감도’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도 나온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에서 검증을 거친 덕분에 뮤지컬에서도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단 분석이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는 “자연스럽게 한국적 색채를 드러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반려 식물을 한국어로 ‘화분’이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지 관객들이 오히려 반색했다고 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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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수학으로 찾은 운동법… 5명 이상 함께하면 포기 안한다

    ‘운동 메이트’가 있으면 혼자 할 때보다 운동을 포기할 확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한다. 특히 친구 한 명보다는 여러 명이 운동 모임을 꾸릴 때 건강한 습관이 더 쉽게 형성된다. 처음엔 억지로 따라나섰던 이도 점차 단체 채팅방에 ‘인증샷’을 올리며 운동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런 변화는 일정 수준의 자극이 임계점을 넘었을 때 급격히 가속되는 ‘티핑 포인트’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응용수학과 교수인 저자는 “5명이란 임계점을 넘어서면 서로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주며 운동 모임의 효과를 어렵지 않게 지속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관계와 식생활, 습관 등 삶 전반에서 “수학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는 책이다. 책에는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이 등장한다. 숫자와 데이터를 통해 의미를 읽어내는 ‘통계적 사고’와 집단 안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의 패턴을 분석하는 ‘상호작용적 사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주목하는 ‘카오스적 사고’, 그리고 이 세 가지를 통합한 ‘복잡계적 사고’다. 저자는 수학 모델을 바탕으로 단순한 규칙이 어떻게 현실의 복잡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를 차분히 풀어낸다. 통계적 사고는 좋은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객관적 근거가 된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의 엘리사베트 크바비크는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영국에서 4886명을 추적 조사해 습관과 사망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걸 밝혀냈다. 흡연과 과음, 운동 부족, 채소 및 과일 섭취 부족이라는 네 가지 나쁜 습관을 모두 갖춘 사람은 20년 내 사망 확률이 15%에 이르렀다. 반면 이런 습관이 없는 사람은 사망률이 5%로 떨어졌다. 좋은 생활 습관을 갖춘 이들이 무조건 오래 산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그럴 개연성은 압도적으로 높은 셈이다. 상호작용적 사고법은 집단 내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감염병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는 현상을 예측하고, 확산 방지에 필요한 백신 접종률을 계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카오스적 사고는 예측 자체의 한계를 인식하고, 변화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관점을 제공한다. ‘나비 효과’가 그 대표적 예다. 복잡계적 사고에 이르면, 인간의 삶처럼 복잡하게 얽힌 현상도 수학적 규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통찰을 얻게 된다. 논리와 수학을 삶의 도구로 사용하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수학에 기반한 단순한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저자의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지혜를 마주하게 된다. 자연의 순환성을 수학으로 설명한 미국인 수학자 알프레트 로트카(1880∼1949),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기여한 마거릿 해밀턴(89) 등 수학적 사고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의 이야기도 풍성하다. 수학이 모든 질문에 해답을 주는 건 아니지만 합리적 결정을 위한 사고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이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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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이무진에 “뭐하는 거야”… 행사 스태프 갑질 논란

    가수 이무진(사진)이 충남 천안 행사 무대 리허설 도중 스태프의 고압적인 태도에 갑질을 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무진의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5일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리허설 과정에서 이무진을 향한 현장 스태프의 부적절한 언행과 무례한 대응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안의 엄중함과 소속 아티스트 보호 차원에서 행사 주최 측과 진행 업체 측에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전날 ‘2025 천안 K-컬처 박람회’ 개막식 리허설 도중 발생했다. 이무진이 음향을 체크하며 노래를 부르자 현장 스태프가 “이게 뭐하는 거야 지금. 이따가 공연할 때 음향 잡는 시간 드릴게요. 다음 팀이 대기하고 있어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라며 공연을 중단시킨 것.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주최 측은 하루 만인 5일 “사건 발생 후 해당 스태프가 아티스트와 관계자에게 사과했다. 불편을 드린 관람객과 팬들에게 사과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계속되고 소속사가 ‘강경 대응’을 밝히자 주최 측은 이날 다시 2차 사과에 나섰다. 주최 측은 재차 사과문을 올리며 “향후 이러한 상황이 생기지 않게 강력한 경고 및 자체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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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무진, 스태프 갑질 피해 논란…반말 지시에 리허설 강제 중단

    가수 이무진이 충남 천안 행사 무대 리허설 도중 스태프의 고압적인 태도에 갑질을 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이무진의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5일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리허설 과정에서 이무진을 향한 현장 스태프의 부적절한 언행과 무례한 대응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안의 엄중함과 소속 아티스트 보호 차원에서 행사 주최 측과 진행 업체 측에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문제는 전날 ‘2025 천안 K-컬처 박람회’ 개막식 리허설 도중 발생했다. 이무진이 음향을 체크하며 노래를 부르자 현장 스태프가 “이게 뭐하는 거야 지금. 이따가 공연할 때 음향 잡는 시간 드릴게요. 다음 팀이 대기하고 있어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라며 공연을 중단시킨 것.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주최측은 하루 만인 5일 “사건 발생 후 해당 스태프가 아티스트와 관계자에게 사과했다. 불편을 드린 관람객과 팬들에게 사과한다”며 공식 사과했다.하지만 비난 여론이 계속되고 소속사가 ‘강경 대응’을 밝히자 주최 측은 이날 다시 2차 사과에 나섰다. 주최 측은 재차 사과문을 올리며 “향후 이러한 상황이 생기지 않게 강력한 경고 및 자체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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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텀 10주년 기념공연 신나… 박효신, 초연때보다 감정 깊어져”

    “뮤지컬, 오페라, 발레까지 모든 분야의 최고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팬텀’의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74)은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15년 국내 초연 이후 10주년을 맞이한 팬텀은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 요한슨은 “팬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출작”이라며 “10주년 기념 공연을 선보일 수 있어 너무나도 신이 난다”고 했다. 미국 뉴저지주의 극장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 예술감독 출신인 그는 2007년 한국에서 뮤지컬 ‘햄릿’을 선보이며 국내 무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엘리자벳’, ‘레베카’, ‘웃는 남자’ 등 대형 작품을 꾸준히 연출하며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 됐다.● 박효신, 9년 만에 ‘팬텀’ 복귀 팬텀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1910년 발표한 소설 ‘오페라의 유령’이 원작이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천재적 음악성과 끔찍한 외모를 동시에 지닌 유령과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크리스틴 다에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같은 원작에서 출발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자주 비교되지만, 두 작품은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크다. 오페라의 유령이 크리스틴을 향한 유령의 애달픈 짝사랑을 부각한다면, 팬텀은 유령 개인의 서사와 내면의 고통에 보다 집중한다. 요한슨은 “팬텀 제작진은 원작 소설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유령의 탄생 이유에 관해 관심을 가졌다”라며 “유령의 어린 시절과 부모와의 관계 등을 다루는 ‘가정의 이야기’라서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극 중 인물들은 유령을 ‘에릭’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2막 중반부엔 발레 형식으로 유령의 과거를 되짚는다. 오페라와 뮤지컬, 발레가 한 무대 안에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유령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식이다.이번 시즌의 가장 큰 화제는 박효신의 팬텀 복귀다. 2015년 초연과 2016년 재연 당시 압도적인 노래 실력으로 찬사를 받았던 그가 9년 만에 팬텀을 다시 맡았다. 요한슨은 “박효신은 뮤지컬에 최고로 적합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라며 “연기자로서도 초연 때보다 훨씬 깊어진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시즌을 함께해 온 전동석과 카이가 함께 팬텀 역을 맡았다.“누가 팬텀이냐에 따라 다른 극을 보는 것처럼 세 명 모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겁니다. 쿠키를 틀에 찍어내는 것처럼 똑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지 않거든요.” 작품 구성도 한층 정제됐다. 곡의 도입부나 코러스 일부를 티 나지 않게 덜어내며 러닝 타임(170분)을 기존보다 약 10분 줄였다. 번역도 다듬었다. 요한슨은 “한국어는 음절 수가 많고, 모음의 위치에 따라 고음 발성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배우의 호흡과 감정 전달에 좋은 번역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K뮤지컬, 해외 인기 반가워” 팬텀의 또 다른 매력은 감정선을 자극하는 서정적 넘버들이다. 팬텀이 지하 세계에서 구원을 기다리며 부르는 ‘그 어디에’, 크리스틴과 부르는 듀엣곡 ‘내 고향’ 등은 익숙하고 감미로운 선율을 자랑한다. 크리스틴을 질투하는 마담 카를로타의 ‘다 내 거야’ 등 익살맞은 넘버들이 중간중간 분위기를 바꾼다. 19세기 후반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3층 구조와 대형 샹들리에부터 비스트로, 지하 세계 등 대형 뮤지컬다운 화려한 세트도 볼거리다. 요한슨은 “세트가 장면마다 바뀌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주는 것도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약 20년간 활동하며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지켜봤다. 때문에 “최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뮤지컬들이 주목받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 등을 통해 외국 관객들도 이제 한국이 이렇게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든다는 걸 알게 됐죠. 한국 뮤지컬계가 지나치게 겸손할 필요 없어요. 공연의 경쟁력을 한국 스스로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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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주년 맞은 팬텀…돌아온 박효신의 압도적 매력에 빠져보세요”

    “뮤지컬, 오페라, 발레까지 모든 분야의 최고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지난달 3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팬텀’의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74)은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15년 국내 초연 이후 10주년을 맞이한 팬텀은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 요한슨은 “팬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출작”이라며 “10주년 기념 공연을 선보일 수 있어 너무나도 신이 난다”고 했다.미국 뉴저지 주의 극장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 예술감독 출신인 그는 2007년 한국에서 뮤지컬 ‘햄릿’을 선보이며 국내 무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엘리자벳’, ‘레베카’, ‘웃는 남자’ 등 대형 작품을 꾸준히 연출하며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 됐다.● 박효신, 9년 만에 ‘팬텀’ 복귀팬텀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루르가 1910년 발표한 소설 ‘오페라의 유령’이 원작이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천재적 음악성과 끔찍한 외모를 동시에 지닌 유령과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크리스틴 다에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같은 원작에서 출발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자주 비교되지만, 두 작품은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크다. 오페라의 유령이 크리스틴을 향한 유령의 애달픈 짝사랑을 부각한다면, 팬텀은 유령 개인의 서사와 내면의 고통에 보다 집중한다.요한슨은 “팬텀 제작진은 원작 소설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유령의 탄생 이유에 관해 관심을 가졌다”라며 “유령의 어린 시절과 부모와의 관계 등을 다루는 ‘가정의 이야기’라서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극중 인물들은 유령을 ‘에릭’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2막 중반부엔 발레 형식으로 유령의 과거를 되짚는다. 오페라와 뮤지컬, 발레가 한 무대 안에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유령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식이다.이번 시즌의 가장 큰 화제는 박효신의 팬텀 복귀다. 2015년 초연과 2016년 재연 당시 압도적인 노래 실력으로 찬사를 받았던 그가 9년 만에 팬텀을 다시 맡았다. 요한슨은 “박효신은 뮤지컬에 최고로 적합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라며 “연기자로서도 초연 때보다 훨씬 깊어진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시즌을 함께해 온 전동석과 카이가 함께 팬텀 역을 맡았다. “누가 팬텀이냐에 따라 다른 극을 보는 것처럼 세 명 모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겁니다. 쿠키를 틀에 찍어내는 것처럼 똑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지 않거든요.”작품 구성도 한층 정제됐다. 곡의 도입부나 코러스 일부를 티 나지 않게 덜어내며 러닝 타임(170분)을 기존보다 약 10분 줄였다. 번역도 다듬었다. 요한슨은 “한국어는 음절 수가 많고, 모음의 위치에 따라 고음 발성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배우의 호흡과 감정 전달에 좋은 번역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K뮤지컬, 해외 인기 반가워”팬텀의 또 다른 매력은 감정선을 자극하는 서정적 넘버들이다. 팬텀이 지하 세계에서 구원을 기다리며 부르는 ‘그 어디에’, 크리스틴과 부르는 듀엣곡 ‘내 고향’ 등은 익숙하고 감미로운 선율을 자랑한다. 크리스틴을 질투하는 마담 카를로타의 ‘다 내 꺼야’ 등 익살맞은 넘버들이 중간중간 분위기를 바꾼다.19세기 후반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3층 구조와 대형 샹들리에부터 비스트로, 지하 세계 등 대형 뮤지컬다운 화려한 세트도 볼거리다. 요한슨은 “세트가 장면마다 바뀌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주는 것도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말했다.그는 한국에서 약 20년간 활동하며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지켜봤다. 때문에 “최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뮤지컬들이 주목받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 등을 통해 외국 관객들도 이제 한국이 이렇게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든다는 걸 알게 됐죠. 한국 뮤지컬계가 지나치게 겸손할 필요 없어요. 공연의 경쟁력을 한국 스스로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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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그룹 캣츠아이의 ‘날리’, 야성적 음악에 서구 팬들 난리

    “이 모든 걸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지.” 손으로 가린 얼굴 사이로 보이는 입에서 변조된 기계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어 ‘버블티’ ‘테슬라’ ‘프라이드 치킨’ ‘할리우드 파티’까지, 접점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배경엔 공사장을 연상케 하는 쇳소리와 기괴한 음들이 뒤엉키며 압박감을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내지르는 한 단어. “날리(Gnarly·끝내준다).” 하이브와 미국 게펀 레코드의 6인조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곡 ‘날리’는 서구 차트에서 반응이 좋다. 4월 30일 발매한 이 곡은 지난달 중순 미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92위로 진입했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도 52위로 진입해 4주 연속 10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K팝 대형 기획사들이 선보인 ‘현지화 그룹’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캣츠아이는 ‘날리’에서 기존의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 대신에 과감하고 실험적인 콘셉트를 내세웠다. 영어로 ‘끝내준다’ ‘기가 막힌다’는 뜻인데, 국내에서도 중의적으로 ‘난리’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이퍼팝 특유의 왜곡된 사운드와 펑키한 비트가 2분 12초 동안 쉴 새 없이 몰아친다. 빌딩 아래로 추락하는 장면, 복사기에 짓눌린 얼굴 등 과장된 이미지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도 ‘난리’ 난 느낌이 가득하다. 물론 처음엔 “가사가 유치하다” “콘셉트가 과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방송 등에 출연해 보여준 퍼포먼스가 분위기를 바꿨다. 멤버 6명은 무대를 잡아먹을 듯한 표정 연기와 함께 트월킹, 무대를 깨부수는 듯한 ‘해머 퍼포먼스’까지 ‘과잉의 미학’을 선보인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는 “무대의 기세가 공격적이고, 약간은 저속한 영역까지 파고 들어가는 ‘야성미’가 돋보였다”며 “캣츠아이가 다른 K팝 걸그룹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보여준 계기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매거진 ‘더블유(W)’도 “(날리가) 처음엔 호불호가 갈렸지만 대중이 반복해 들으면서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캣츠아이는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드림 아카데미’로 선발된 다국적 그룹이다. 멤버 윤채만 한국인이고 마농(스위스)과 소피아(필리핀), 다니엘라·라라·메간(미국) 등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이다. 하지만 한국식 트레이닝을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와 보컬, 안무 등은 전형적인 K팝 걸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전의 현지화 그룹들은 아이돌 유행이 지나간 서구에선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K팝 팬들조차 ‘K팝스럽지 않다’며 외면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캣츠아이가 유의미한 성과를 낸 건 맞지만 앞으로 팀 색깔을 뚜렷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날리는 복잡한 것들을 하나의 단순한 단어로 치환해 버리는 등 소셜미디어 세대들의 문법을 잘 갖춘 노래”라며 “멤버들의 시너지와 스토리를 잘 다듬어 나간다면 더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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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 합작 캣츠아이, 美·英 차트 뚫었다…“야성미, ‘난리’ 그 자체”

    “이 모든 걸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지.”손으로 가린 얼굴 사이로 보이는 입에서 변조된 기계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어 ‘버블티’ ‘테슬라’ ‘프라이드 치킨’ ‘할리우드 파티’까지, 접점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배경엔 공사장을 연상케 하는 쇳소리와 기괴한 음들이 뒤엉키며 압박감을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내지르는 한 단어. “날리(Gnarly·끝내준다).”하이브와 미국 게펀 레코드의 6인조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곡 ‘날리’는 서구 차트에서 반응이 좋다. 4월 30일 발매한 이 곡은 지난 달 중순 미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92위로 진입했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도 52위로 진입해 4주 연속 100위권을 유지 중이다. 최근 몇 년간 K팝 대형 기획사들이 선보인 ‘현지화 그룹’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캣츠아이는 ‘날리’에서 기존의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 대신에 과감하고 실험적인 콘셉트를 내세웠다. 영어로 ‘끝내준다’ ‘기가 막힌다’는 뜻인데, 국내에서도 중의적으로 ‘난리’를 뜻하는 걸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이퍼팝 특유의 왜곡된 사운드와 펑키한 비트가 2분 12초 동안 쉴 새 없이 몰아친다. 빌딩 아래로 추락하는 장면, 복사기에 짓눌린 얼굴 등 과장된 이미지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도 ‘난리’난 느낌이 가득하다. 물론 처음엔 “가사가 유치하다”, “콘셉트가 과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방송 등에 출연해 보여준 퍼포먼스가 분위기를 바꿨다. 멤버 6명은 무대를 잡아먹을 듯한 표정 연기와 함께 트월킹, 무대를 깨부수는 듯한 ‘해머 퍼포먼스’까지 ‘과잉의 미학’을 선보인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는 “무대의 기세가 공격적이고, 약간은 저속한 영역까지 파고 들어가는 ‘야성미’가 돋보였다”라며 “캣츠아이가 다른 K팝 걸그룹과 어떻게 차별화 되는지 보여준 계기였다”라고 분석했다. 미 매거진 ‘더블유(W)’도 “(날리가) 처음엔 호불호가 갈렸지만 대중들이 반복해 들으면서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캣츠아이는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드림 아카데미’로 선발된 다국적 그룹이다. 멤버 윤채만 한국인이고, 마농(스위스)과 소피아(필리핀), 다니엘라·라라·메간(미국) 등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이다. 하지만 한국식 트레이닝을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와 보컬, 안무 등은 전형적인 K팝 걸그룹이라 할 수 있다.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전의 현지화 그룹들은 아이돌 유행이 지나간 서구에선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K팝 팬들조차 ‘K팝스럽지 않다’며 외면하는 경향이 있었다”라며 “캣츠아이가 유의미한 성과를 낸 건 맞지만, 앞으로 팀 색깔을 뚜렷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날리는 복잡한 것들을 하나의 단순한 단어로 치환해 버리는 등 소셜미디어 세대들의 문법을 잘 갖춘 노래”라며 “멤버들의 시너지와 스토리를 잘 다듬어 나간다면 더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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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렁뚱땅 극단’의 도전… 韓뮤지컬 탄생기 유쾌한 상상

    “북한의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공연을 만들어라.” 1960년대 후반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의 유덕한 실장은 정권으로부터 비장한 명령을 받는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알려진 적이 없는 공연이어야 한다”는 게 ‘각하’의 지시다. 당황한 유 실장은 일단 유명 연출가 김영웅부터 섭외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뮤지컬이란 이름조차 낯설었던 시대에 한국 최초의 뮤지컬이 만들어진 과정을 유쾌한 상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실제로 국내 최초의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 온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로, 극단의 시작을 재치 있게 돌아보는 ‘셀프 패러디’ 재미도 담겼다. 첫 뮤지컬이 제작되는 과정은 모든 게 ‘좌충우돌’이다. 알고 보니 김영웅은 유명 연출가와 동명이인인 배우 지망생에 불과했다. 작가는 급하게 섭외된 극단 경리가 대충 맡았다. 배우들도 오합지졸이다. 한물간 오페라 가수와 틈만 나면 아기 동자를 찾는 무속인, 어딘가 어설픈 트로트 가수…. 케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출연진들은 합이 참 안 맞는다.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은 각하가 좋아한다는 유명 가수 윤마리. 겨우 섭외에 성공했지만, 대본을 못 외우는 치명적 약점을 가졌다. 시작부터 꼬일 대로 꼬인 ‘얼렁뚱땅 극단’의 무모한 도전은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군사 정권의 지시와 검열로 대본이 거듭 수정되는 과정이 백미다. 조금이라도 불온해 보이면 삭제되고, 간접광고(PPL)가 잔뜩 붙는 등 ‘뮤지컬 속 뮤지컬’은 갈수록 산으로 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단원들은 조금씩 바뀌어 간다. 난관에 부딪칠수록 예술에 대한 진정성을 깨닫고 성장하는 것. 순수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재기발랄한 예술가들에 대한 헌사로 보이는 대목이다. 뮤지컬 제작기를 다룬 ‘메타 뮤지컬’인 만큼 공연예술에 대한 근본적 질문도 던진다. “뮤지컬은 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그게 바로 뮤지컬이니까요’), “무대만 있으면 해볼 만해”(‘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등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뮤지컬 팬이라면 중간에 등장하는 국내외 뮤지컬에서 모티브를 얻은 유명 넘버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15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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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합지졸 극단’의 무모한 도전…한국 첫 뮤지컬 좌충우돌 제작기

    “북한의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공연을 만들어라.”1960년대 후반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의 유덕한 실장은 정권으로부터 비장한 명령을 받는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알려진 적이 없는 공연이어야 한다”는 게 ‘각하’의 지시다. 당황한 유 실장은 일단 유명 연출가 김영웅부터 섭외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뮤지컬이란 이름조차 낯설었던 시대에 한국 최초의 뮤지컬이 만들어진 과정을 유쾌한 상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실제로 국내 최초의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 온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로, 극단의 시작을 재치 있게 돌아보는 ‘셀프 패러디’ 재미도 담겼다. 첫 뮤지컬이 제작되는 과정은 모든 게 ‘좌충우돌’이다. 알고 보니 김영웅은 유명 연출가와 동명이인인 배우 지망생에 불과했다. 작가는 급하게 섭외된 극단 경리가 대충 맡았다. 배우들도 오합지졸이다. 한물간 오페라 가수와 틈만 나면 아기 동자를 찾는 무속인, 어딘가 어설픈 트로트 가수…. 케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출연진들은 합이 참 안 맞는다.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은 각하가 좋아한다는 유명 가수 윤마리. 겨우 섭외에 성공했지만, 대본을 못 외우는 치명적 약점을 가졌다. 시작부터 꼬일대로 꼬인 ‘얼렁뚱땅 극단’의 무모한 도전은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군사 정권의 지시와 검열로 대본이 거듭 수정되는 과정이 백미다. 조금이라도 불온해 보이면 삭제되고, 간접광고(PPL)가 잔뜩 붙는 등 ‘뮤지컬 속 뮤지컬’은 갈수록 산으로 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단원들은 조금씩 바뀌어간다. 난관에 부딪힐 수록 예술에 대한 진정성을 깨닫고 성장하는 것. 순수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재기발랄한 예술가들에 대한 헌사로 보이는 대목이다.뮤지컬 제작기를 다룬 ‘메타 뮤지컬’인 만큼 공연예술에 대한 근본적 질문도 던진다. “뮤지컬은 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그게 바로 뮤지컬이니까요’), “무대만 있으면 해볼 만해”(‘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등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뮤지컬 팬이라면 중간에 등장하는 국내외 뮤지컬에서 모티브를 얻은 유명 넘버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15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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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객석 따로 없다”… 어우러지는 실험적 공연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본명 조윤석·50) 등이 제목과 객석 등이 따로 없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1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루시드폴과 정가(正歌·가곡, 가사, 시조 등의 한국 전통 음악) 보컬리스트 정마리, 설치미술 작가 부지현이 다음 달 4∼6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싱크 넥스트’의 개막 공연을 선보인다. 싱크 넥스트는 2022년부터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여 온 릴레이 공연으로,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공연 예술을 지향한다. 올해는 9월 6일까지 아티스트 18팀이 모두 32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루시드폴 등의 공연은 약속된 기승전결이 없다. 아티스트 세 명은 3시간 동안 각자 선보이고 싶은 퍼포먼스를 자유롭게 행한다. 루시드폴은 음색과 분위기를 강조하는 앰비언트 뮤직을, 정마리는 정가를, 부지현은 설치미술 작품을 원하는 시간과 순서에 따라 선보이는 것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리듬에 맞춰 공연과 퇴장을 반복하기 때문에, 세 사람이 우연히 동시에 퍼포먼스를 하는 순간도 있다”고 말했다. 무대 전면을 바라보는 일반적 형태의 객석도 없다. 관객들은 공연장 내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아 무대를 관람한다. 이때 아티스트가 관객 사이를 지나다니며 공연을 하기도 한다. 편안한 관람을 위해 덧신과 베개도 지급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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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라오어에는 ‘산’이라는 단어가 없다

    ‘파란 하늘’이란 단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하늘에 노을이 졌을 땐 붉고, 밤이 되면 칠흑같이 까매진다. 각종 기상 현상과 시간대에 따라 하늘은 무수한 색들을 보여준다. 파란 하늘이란 말은 물리적 실재에 대한 진술보다는 문화적 규범에 가깝다. 언어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 델라웨어대 언어학 교수다. 그는 언어학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아마존 밀림에서 보내면서 인간의 언어와 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언어학 연구가 서구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영어와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저자는 비영어권 언어들에 집중하며 언어 간 명백한 차이를 분석한다. 영어와 한국어는 ‘미래’를 ‘앞에 놓인 것’으로, ‘과거’를 ‘뒤에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약 300만 명이 쓰는 아이마라어는 ‘오래전’이란 단어를 ‘내 앞쪽으로 멀리 떨어진 시간’으로 직역할 수 있다. 과거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아는 존재이기 때문에 앞에서 볼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래를 말할 때는 ‘뒤에 있다’고 표현하고 뒤를 가리키는 몸짓이 미래를 상징한다. 생활 환경이 언어에 반영되기도 한다. 라오스의 라오어엔 ‘산’을 가리키는 말이 없다. 우뚝 솟은 산보다는 부드러운 능선과 골짜기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반면 밀림은 ‘성긴 밀림’과 ‘나무가 빽빽한 밀림’으로 구분한다. 아마존의 피라항족은 아버지, 어머니, 고모, 삼촌, 할아버지를 가리킬 때 한 단어를 사용한다. 이 외에도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색깔 낱말, 냄새를 표현하는 수십 가지 단어 등 우리가 몰랐던 언어의 다양한 면면을 보여준다. “다양한 언어를 기록하는 것이 인간이 말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읽다 보면 인간의 가장 놀라운 유산 중 하나인 언어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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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니상까지 눈앞에… 뉴욕-런던 주름잡는 K뮤지컬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기세가 파죽지세다. 최근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와 드라마리그어워즈에서 작품상을 잇달아 수상한 데 이어, 다음 달 8일(현지 시간) 열릴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연출·각본·음악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공연계의 영화 ‘기생충’이 될 수 있단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상 시엔 한국에서 초연된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 기록이 된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K뮤지컬이 세계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단기 공연이나 투자 참여를 넘어, 한국 창작자와 프로듀서가 현지 제작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보편적 서정성’ 가진 K뮤지컬‘어쩌면 해피엔딩’은 박천휴 작가와 미국인 작곡가 윌 애런슨이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2014년 우란문화재단의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돼 2016년 서울 대학로 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에게 버려진 헬퍼봇들의 사랑과 여정을 그린다. 참신한 설정과 섬세한 정서로 국내에서도 호평받았다. 해외 진출은 2016년 뉴욕에서 열린 쇼케이스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미국 유명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에게 발탁되며 브로드웨이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폐막일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시 공연)으로 개막했다. 최근 2주 연속 티켓 매출이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흥행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우란문화재단 프로듀서로서 이 작품 개발에 참여한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처음부터 브로드웨이를 겨냥하진 않았지만, 창작자 두 명 모두 뉴욕이 기반이었던 만큼 영어 개발도 병행했다”며 “쇼뮤지컬과는 다른 보편적인 감정과 서정성이 브로드웨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소규모 극이 더 각광받게 됐다”고 말했다.● 美英 진출한 ‘위대한 개츠비’미국 브로드웨이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한국 뮤지컬은 1997년 뉴욕 링컨센터에 올랐던 ‘명성황후’다. 이후 안중근 의사의 생애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웅’이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그러나 일회성이었고, 관객 상당수는 교포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K뮤지컬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지난해 4월 아시아인 최초의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서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정식 개막한 데 이어 지난달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도 올렸다. 신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오픈런으로 공연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영국도 9월 이후 극장을 옮겨 계속 공연할 계획”이라며 “현지에선 한국 뮤지컬 제작자가 프로듀싱했다는 것에 놀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토종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 역시 지난해 런던의 채링크로스 시어터에 영어판 장기 공연을 올리며 웨스트엔드에 공식 진입했다. 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한국 공연을 단순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현지 산업 구조 안에 편입돼 상업적 성과를 냈다”고 했다. 이런 경향을 두고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K팝과 드라마, 영화로 축적된 한국 문화에 대한 신뢰가 뮤지컬이라는 복합 예술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병성 공연 평론가는 “영미권을 공략하기 위해선 현지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학로 중소극장 뮤지컬의 경우 마니아 중심의 팬덤을 넘어선 보편적인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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