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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한국전력공사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5조8000억 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보통)’을 받은 한전 경영진은 성과급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전이 왜 그렇게 (많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됐나. 한전이 수익을 냈던 때는 없었냐”며 “요금을 올려야 되면 그에 상응하는 이해를 국민에게 구하는 노력도 당연히 공기업으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전은 저유가가 뚜렷했던 2020년엔 4조863억 원 흑자를 냈다. 한전은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3원 올려줄 것을 정부에 16일 요청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에 기준 연료비와 연료비 조정단가, 기후환경 요금을 더해 정해진다. 이때 연료비 조정단가는 원유, 가스, 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 등락에 따라 분기마다 책정한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올 1분기(1∼3월)에만 7조8000억 원의 적자를 낸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추 부총리는 “한전이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며 “한전의 여러 자구 노력 등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금은 국민 부담과 직결된 부분으로 정부는 국민 입장에서, 국가 경제 입장에서 종합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된 이후 한전은 정승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경영평가 결과로 받게 되는 성과급을 전액 반납한다고 밝혔다. 1직급 이상 주요 간부도 50%를 내놓는다. 경영평가에서 C등급 이상을 받으면 임직원에게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한전 관계자는 “6조 원 이상의 재무 개선을 목표로 현재 부동산 3건 등 총 1300억 원의 자산 매각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21일로 예정됐던 올 3분기(7∼9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발표는 연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전이 자구 노력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만약 인상해야 한다면 인상 폭을 어떻게 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인상 여부는 늦어도 이번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전력공사 스스로 왜 지난 5년 간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1일로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결정은 전격 연기됐다. 추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전이 왜 그렇게 됐나. 한전이 수익이 있었던 때는 없었느냐”며 “요금을 올려야 되면 그에 상응하는 이해를 국민에게 구하는 노력도 당연히 공기업으로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한전은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3원 올려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에 기준 연료비와 연료비 조정단가, 기후환경 요금을 더해 정해진다. 이 때 연료비 조정단가는 원유, 가스, 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 등락에 따라 분기마다 책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인상안을 기재부와 협의해 올 3분기(7~9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에 더해 기준 연료비 역시 다시 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준 연료비는 이미 올 10월 kWh당 4.9원 인상될 예정이다. 또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묶여 있는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상한 폭도 늘려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만 지난해 연간 적자보다 약 2조 원 많은 적자를 낸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한전이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며 “한전의 여러 가지 자구 노력 등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금은 국민 부담과 직결된 부분으로 정부는 국민 입장에서, 국가 경제 입장에서 종합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한전에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자구 노력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만약 인상해야 한다면 인상 폭을 어떻게 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 부총리는 “마냥 미룰 수는 없기 때문에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전기요금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하려고 한다”며 “긴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 고발 여부를 세부평가 기준표에 따라 매겨진 점수로 결정하는 현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전속고발권 및 고발요청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는 공정위 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와 이유, 법원의 최종판결, 해외 현황 등을 분석해 ‘고발지침’ 개정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11월까지 연구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한 고발지침 개정안을 내년 1분기(1∼3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의 고발권 행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관한 논란이 계속 제기됐다”며 “기존 고발 사례들을 분석해 공정위가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객관적 고발 기준 마련 등 ‘전속고발제도 개선’은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소득 주도 성장’의 설계자로 꼽히는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규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 고용이 위축됐다는 비판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홍 원장의 논문 ‘2018∼2019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 및 소득효과’에 따르면 새롭게 입사한 노동자를 포함해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 효과를 추정하면 고용과 실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최저임금 인상이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한 신규 입사도 촉진하기 때문에 그 효과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이 인상된 해에 새로 고용된 노동자를 포함해 분석을 진행했다. 홍 원장은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로 논문의 주저자를 맡았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전에 고용된 노동자를 대상으로 분석하면 2018∼2019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유지율을 4.1% 감소시키고 실업으로의 이행률은 1.5%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논문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이 줄어들긴 했지만, 분석 대상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고용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조차 못 받던 노동자의 고용은 감소했지만 최저임금의 100∼120%를 받는 차상위 노동자의 고용은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비공식부문에서 공식 부문 일자리로의 이동을 유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을 8.4∼9.7%, 월 근로소득은 6.4∼8.1% 증가시켰다”며 “근로 빈곤층의 소득 개선에 기여했다는 함의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20일부터 전국 5개 대형마트에서 양파, 감자, 당근, 무, 파프리카 등 농산물을 낱개로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GS더프레시 등과 협력해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전국적으로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나머지 대형마트들은 전국 모든 점포에서 낱개 구입이 가능하다. 농협하나로유통은 748개 점포가 참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면서 농산물을 소량, 낱개 단위로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었지만 대부분의 마트에서 여러 개가 묶음 포장된 형태로 판매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고,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구매하는 등 가계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미국과 유럽의 공과대학들은 일찌감치 현장에 뿌리를 둔 교육으로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고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불리는 아헨공대는 모든 이공계 학부 교과과정에 현장 경험을 하는 실습과정이 1학기 이상 포함돼 있다. 학생들에게 직접 산업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개발(R&D)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대학, 기업, 연구소가 캠퍼스 안에 공존하는 생태계도 만들었다. ‘기업가 대학(Entrepreneurial University)’을 표방하며 스타트업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3200m² 규모의 ‘컬렉티브 인큐베이터(collective incubator)’를 운영한다. 기계공학, 전기컴퓨터공학, 공학 등 3가지 전공 과정만 있는 미국의 올린공대는 4학년이 되면 5명 정도가 팀을 꾸려 1년 동안 실제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농장 자동화 장치 등 기업이 의뢰한 공학적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올린공대는 교수가 지식과 개념을 설명하는 방식보다는 학생이 관심 있는 지식과 이론을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했다. 졸업생의 31%가 스타트업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창업 국가’로 유명한 이스라엘에서 최고 명문 공대로 꼽히는 테크니온은 학문과 산업 현장을 연결해 기술의 상업화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 ‘T3’를 두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T3는 연구자들이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기업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테크니온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의 65%는 테크니온 졸업생이 만들었거나 운영하고 있다. 졸업생 4명 중 1명은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적어도 한 번은 새 회사를 만든다. 프랑스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교육기관 에콜42는 정식 학위를 주진 않지만 매년 약 1000명의 전문가를 배출해 내고 있다. 교수와 교재, 수업 없이 단계별 프로젝트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학습한다.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집단지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평가 역시 동료들이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대학의 산학협력은 현장에 더욱 밀착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인력 수급에 대한 수요 조사 등을 통해 장기적인 인재 양성 로드맵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법인세 최고세율이 5년 만에 22%로 낮아진다. 공시가격 14억 원 이하인 집 한 채를 갖고 있다면 올해 종합부동산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22%에서 25%로 3%포인트 인상됐다. 4단계로 늘었던 법인세 과표 구간도 2, 3개로 줄인다. 추 부총리는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세수 기반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에 한해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에 특별공제 3억 원을 도입하기로 했다. 과세 기준금액이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올해 8월 말까지 국회에서 법이 개정돼야 한다. 정부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대폭 낮춰 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줄인다.규제 신설땐 기존 규제 2배 폐지… “정부 대신 민간주도 경제성장” 법인세율 줄여 투자-고용 촉진과표 구간도 2, 3단계로 줄이기로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도 폐지尹 “그림자 규제 모조리 걷어낼 것” 부처-지자체 ‘덩어리 규제’ 원샷 해결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과표 구간을 단순화해 기업 세 부담을 낮춘다. 규제를 신설할 때는 기존 규제의 두 배가량을 폐지하는 ‘원인, 투아웃(One In, Two Out)’ 룰을 도입한다.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벌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재도 개선한다. 16일 공개된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정책방향은 이처럼 ‘민간 주도 성장’ 방침을 담았다. 기업들을 옥죄는 세금과 규제를 덜어줘 정부가 아닌 시장이 이끄는 성장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윤 정부의 경제정책 ‘Y노믹스’는 소득 주도 성장 등 정부 주도의 분배정책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와 차이를 보였다. ○ 법인세 줄여 투자·고용 촉진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인하하고 과표 구간은 2, 3개로 줄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세법개정안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올리고, ‘3000억 원 초과 기준’을 신설한 바 있다. 법인세율이 문 정부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업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로 지적됐던 투자상생협력촉진 과세특례제도(기업소득환류세제)는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면 연장 없이 폐지한다. 이는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투자, 임금 확대, 상생 지원에 사용하지 않으면 법인세를 물리는 제도다. 기업이 해외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더라도 현지에서 법인세를 부담하면 국내에서 추가로 세금을 내지 않는 ‘원천지주의’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금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한국에 송금하려 하지 않는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1개 국가가 이미 원천지주의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기업이 투자와 고용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인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대기업 위주로 감면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법인세 감면은 이익을 많이 낸 기업에 유리할 수밖에 없어 부자 감세 측면이 있다”며 “기업에 줄여준 세금을 다른 부문에서 걷는다면 또 다른 부담이 되므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기업에 대한 감세정책은 오히려 증세와 세수 기반 확보를 위한 장치”라며 “부자 감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尹 “그림자 규제 모조리 걷어낼 것”정부는 대대적인 규제 개혁에도 나서기로 했다. 다수 부처와 지자체가 얽힌 이른바 ‘덩어리 규제’를 발굴해 통합 정비하는 ‘규제 원샷해결’ 제도를 도입한다. 규제 신설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인, 투아웃’ 룰도 시행한다. 규제 대상이 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기준도 올려 규제 기업을 줄인다. 그간 경제규모가 성장한 만큼 독과점 기업의 기준이 되는 매출·구매액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정책방향 발표회의에서 “민간의 혁신과 신사업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관행적인 ‘그림자 규제’를 모조리 걷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이나 상법 등 경제 관련 법령을 전수조사해 형벌 합리화도 추진한다. 지나친 형량이나 요건이 불명확한 제재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윤석열 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복원’을 전면에 내세운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내놨다. 경제 운용 기조가 문재인 정부의 ‘정부 주도 성장’에서 ‘민간 주도 성장’으로 완전히 바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가운데 복합 위기와 장기적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전면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어려울수록, 또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 주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경제정책 ‘Y노믹스’가 담긴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규제 개혁과 세금 부담 완화다. 윤 대통령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녹록지 않은 경제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3.1%에서 2.6%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2.2%)의 2배 이상인 4.7%로 올려 잡았다. 미국도 15일(현지 시간) 경제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월에 내놓은 2.8%에서 1.7%로 1%포인트 넘게 낮췄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크게 올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연준은 다음 달에도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다음 회의에서도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75%)이 같아진 만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석열 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복원’을 전면에 내세운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내놨다. 경제 운용 기조가 문재인 정부의 ‘정부 주도 성장’에서 ‘민간 주도 성장’으로 완전히 바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가운데 복합 위기와 장기적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전면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어려울수록, 또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 주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경제정책 ‘Y노믹스’가 담긴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규제 개혁과 세금 부담 완화다. 윤 대통령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녹록지 않은 경제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3.1%에서 2.6%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2.2%)의 2배 이상인 4.7%로 올려 잡았다. 미국도 15일(현지 시간) 경제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월에 내놓은 2.8%에서 1.7%로 1%포인트 넘게 낮췄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크게 올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연준은 다음 달에도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다음 회의에서도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75%)이 같아진 만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한미 금리 역전→자본유출’ 우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다 향후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면서 당장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돼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다음 달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금리를 올리면 19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커지고 경기가 둔화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금리 격차보다 시장 영향 보겠다”미 연준이 14, 15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1.0%에서 1.5∼1.75%로 올린 데 따라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상단이 같아졌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다음 달 26, 27일 FOMC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할 뜻을 밝혔다. 이 경우 기준금리 상단이 2.25% 또는 2.5%로 치솟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정하는 다음 금통위는 7월 13일이다. 한은이 현재 연 1.75%에서 0.25%포인트만 인상하면 7월 말 금리가 역전된다. 한은이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서고 미 연준도 0.5%포인트만 올려야 금리 상단이 같게 유지된다. 이 총재는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끝난 뒤 ‘7월 빅스텝을 단행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금통위까지 3, 4주 남아있어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외환시장, 채권시장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JP모건은 15일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 10, 11월 기준금리를 0.25%씩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올해 남은 4번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봤다. ○ 추경호 “물가 안정 가장 시급한 현안”과거 금리 역전이 대규모 자본 유출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앞서 한미 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이다. 이 시기 주식과 채권을 합쳐 외국인 자금은 순유입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16일 원-달러 환율(1285.6원)은 1년 전보다 15.1%(168.4원)나 올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보다 금리가 낮은 한국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떠나지 않으려면 원화 가치가 높거나 국내 주가가 양호하게 가는 등 투자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과거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상 압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면 다시 환율이 오르고 수입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기도 어렵다.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와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취약차주와 한계기업들의 부실 위험성도 커진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한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감수하고도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물가와 경기를 면밀히 살펴가며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16일 오전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이 처음 모였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인식 아래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며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바이백(국채 조기 상환),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대폭 올려 잡고 고물가 속 경기 둔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치솟는 물가로 생계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정부는 유류세 30%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기저귀와 분유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1, 2개월 내 끝나기 어렵고 상당 기간 고물가 속 경기 둔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기 어려운 이유는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까지 회복됐기 때문이다.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숙박, 음식 등 대면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회복됐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의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내놨던 전망치(2.2%)보다 2.5%포인트 높다. 정부가 4% 넘는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2011년 말 이후 약 11년 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7월 말까지였던 유류세 30%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다. 유류세를 30% 인하하면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L당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174원 줄어든다. 당정은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해 인하 폭을 37%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0%) 적용 기한도 연말까지 연장한다. 8월부터는 발전용 LNG와 유연탄의 개별소비세율도 한시적으로 각각 15% 인하한다. 기저귀, 분유에 붙는 부가가치세도 영구 면제한다. 또 무주택 가구주의 월세 세액공제율을 높인다. 전·월세용 대출금의 원리금 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확대한다. 하이브리드·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을 살 때 개별소비세를 감면하는 제도는 2024년까지 연장한다. 하이브리드 차는 최대 143만 원, 전기차는 최대 429만 원, 수소차는 최대 572만 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국전력공사가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3원 올려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분기당 최대 3원으로 제한된 연료비 조정단가의 조정 상한도 늘려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16일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올 3분기(7∼9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3원 올리는 방안을 제출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기준 연료비와 별도로 연료비 가격 변동에 따라 분기마다 책정된다. 한전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한 만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전은 올해 1분기(1∼3월)에 7조8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자보다 약 2조 원 많은 규모다.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폭 확대 등 전기요금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묶여 있는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폭을 각각 5원, 10원으로 확대해 한 번에 더 많은 금액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최근 연료비 급등을 반영해 기준 연료비 역시 재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준 연료비는 올 10월 kWh당 4.9원 인상을 앞두고 있다. 산업부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안에 대해 기재부와 협의한 후 21일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미국발 고강도 긴축 우려로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내우외환 속에 한국의 국가경쟁력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 경제가 기초 체력까지 약해져 장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릴 구조 및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2022년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63개국 가운데 27위라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4계단 떨어졌다. 하락 폭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분야별로는 기업 효율성이 27위에서 33위로 6계단 떨어져 가장 크게 하락했다. 국내 경제, 무역, 투자, 고용 등을 평가하는 경제 성과는 18위에서 22위로 4계단, 정부 효율성은 34위에서 36위로 2계단 떨어졌다. 기술·과학·보건·환경 등 인프라 부문만 17위에서 16위로 유일하게 한 계단 올랐다. 기업 효율성 분야에선 경영 활동, 생산성, 노동시장 등 대부분의 순위가 하락했다. 경영 활동 순위가 8계단 떨어져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 효율성 분야에선 재정 순위가 26위에서 32위로 6계단 떨어졌다. 재정 분야 중 ‘미래에 연금이 잘 적립되는 정도’는 15계단이나 떨어진 50위였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여건이 악화된 만큼 다방면에서 구조 및 규제 개혁을 미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업이나 국민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의 감세를 추진하면서 세수가 줄 것에 대비해 재정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장이 진취적이고 역동성 있게 움직이도록 규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노동규제 탓 생산성 저하, 돈풀기로 재정 악화… 경쟁력 끌어내려 국가경쟁력 27위, 1년새 4계단 하락… 기업 효율성 27위서 33위로 추락노동시장-인재유치 항목 하락 원인… 기업 대응력 35위, 15계단이나 하락“신산업 규제 풀어야 시장 선점”… 재정지출 늘어 정부 효율성도 뚝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크게 후퇴한 이유는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각종 규제들이 많아 기업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재정 지출이 급격히 늘며 재정이 악화된 영향도 작용했다.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 구조는 급변하고 있지만 연금 개혁이 미뤄지며 정부의 대응 능력이 약해진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기업들, 규제 탓에 인재 유치 못 해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63개국 가운데 27위로, 3년 만에 순위가 하락했다.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부분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번 평가는 2022년 3∼5월 세계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해당 국가의 2021년 계량지표를 통해 도출됐다. 한국은 기업 효율성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산성과 노동시장, 경영 활동 등을 종합한 기업 효율성은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33위로 1년 만에 6계단 추락했다. 그중에서도 노동시장 순위가 37위에서 42위로 5계단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인재 유치 우선도’는 6위에서 18위로 12계단이나 미끄러졌다. 기업들이 노동 규제로 인재를 적극 유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에선 기업 효율성을 높이는 최우선 요건으로 노동 규제 완화를 꼽는다. 노동 시장 규제가 지나치게 경직적이어서 소모적인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제시한 개선 방안의 핵심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개선 △특별 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고소득·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면제 제도 도입 △재량 근로시간제 개선 △근로시간 계좌제 도입 등 5가지다. 경영 활동 가운데 ‘기업의 기회와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정도’는 20위에서 35위로 15계단 떨어졌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면 신산업 규제가 대폭 풀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이나 신산업 투자 같은 ‘기업가 정신 공유도’는 35위에서 50위로 급락했다.○ 정부 정책, 경제 변화 못 따라가한국의 정부 효율성이 지난해 34위에서 올해 36위로 떨어진 건 급격히 늘어난 재정 지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확대는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는 당초 정부안보다 불어났다. 게다가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대응 지출을 줄이는 동안 정부는 올해 들어 2번의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 정책의 경제 변화 적응도’는 43위에서 46위로 하락했다. 정부의 규제나 정책 역시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경제 위기는 지난해 이미 부동산 등 자산 가격 급등 때 예견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등 미리 위기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평했다. 한편 지난해 3위였던 덴마크는 이번에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라이벌로 꼽혔던 아시아 신흥국들은 대다수 한국을 크게 앞섰다. 싱가포르가 3위, 홍콩이 5위, 대만이 7위를 점했다. 미국은 지난해와 같은 10위를 유지했고 중국은 지난해 16위에서 17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일본은 31위에서 34위로 내려섰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통령실이 법인세 인하를 시사한 데는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 투자 확대를 유도하면서 동시에 물가도 일정 부분 안정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도 문재인 정부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3%포인트 올린 이후 투자 위축, 글로벌 스탠더드 미달 등을 이유로 인하를 꾸준히 요구했다. 15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법인세 인하를 시사하며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게 공급 측의 애로, 기업의 애로나 비용 상승을 감축시킬 수 있다고 하면 물가 상승(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세금 부담이라도 줄여줘 기업들의 생산비 상승이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에 비해 세율도 높고 구조도 복잡한 법인세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는 법인세 최고 세율을 낮추고 법인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 개편 토론회’에서도 법인세를 인하해 기업의 원활한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는 “새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임기 내 22% 수준으로 인하하고 장기적으로 20% 수준까지 인하해야 한다”며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 촉진을 위해 연구인력개발 조세 특례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1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크게 후퇴한 이유는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각종 규제들이 많아 기업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재정지출이 급격히 늘며 재정이 악화된 영향도 작용했다.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구조는 급변하고 있지만 연금개혁이 미뤄지며 정부의 대응능력이 약해진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기업들, 규제 탓에 인재 유치 못 해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63개국 가운데 27위로, 3년 만에 순위가 하락했다.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부분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번 평가는 2022년 3~5월 세계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해당 국가의 2021년 계량지표를 통해 도출됐다. 한국은 기업 효율성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산성과 노동시장, 경영활동 등을 종합한 기업 효율성은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33위로 1년 만에 6단계 추락했다. 그 중에서도 노동시장 순위가 37위에서 42위로 5단계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인재유치 우선도’는 6위에서 18위로 12단계나 미끄러졌다. 기업들이 노동 규제로 인재를 적극 유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에선 기업 효율성을 높이는 최우선 요건으로 노동규제 완화를 꼽는다. 노동시장 규제가 지나치게 경직적이어서 소모적인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제시한 개선방안의 핵심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개선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고소득·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면제제도 도입 △재량 근로시간제 개선 △근로시간 계좌제 도입 등 5가지다. 경영활동 가운데 ‘기업의 기회와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정도’는 20위에서 35위로 15단계 떨어졌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면 신산업 규제가 대폭 풀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이나 신산업 투자 같은 ‘기업가 정신 공유도’는 35위에서 50위로 급락했다.● 정부 정책, 경제변화 못 따라가한국의 정부 효율성이 지난해 34위에서 올해 36위로 떨어진 건 급격히 늘어난 재정지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확대는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는 당초 정부안보다 불어났다. 게다가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대응 지출을 줄이는 동안 정부는 올해 들어 2번의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정책의 경제변화 적응도’는 43위에서 46위로 하락했다. 정부의 규제나 정책 역시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경제위기는 지난해 이미 부동산 등 자산 가격 급등 때 예견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등 미리 위기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평했다. 한편 지난해 3위였던 덴마크는 이번에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라이벌로 꼽혔던 아시아 신흥국들은 대다수 한국을 크게 앞섰다. 싱가포르가 3위, 홍콩이 5위, 대만 7위를 점했다. 미국은 지난해와 같은 10위를 유지했고 중국은 지난해 16위에서 17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창기 신임 국세청장이 세무조사 기간 연장을 최대한 자제하며 신중하게 세무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청장은 14일 오후 국세청 본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세무조사는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조사 기간 연장은 최대한 자제하고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말했다. ‘복합 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 여건을 감안해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성실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의 조사 부담도 완화해준다. 김 청장은 “성실한 중소납세자들에 대해선 컨설팅 위주의 간편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시기도 납세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고 역설했다. 반면 일부 부유층의 탈세는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청장은 “서민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민생침해 탈세, 국부를 부당하게 유출하는 지능적 역외탈세, 법인 자산을 사유화하거나 편법적으로 부를 승계하는 반칙특권 탈세 등 악의적 탈세는 국세행정 역량을 집중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도 현장 중심의 추적 활동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청장은 직원들에게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직자는 무엇보다 목민심서의 가르침인 ‘순막구언(詢막求言)’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했다. 이는 국민들에게 어려움을 묻고 의견을 청취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일선 직원들은 성실신고 지원이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조직문화 혁신도 예고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다음 달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이 동시에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미 6%에 육박한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등한 원자재값 역시 상당 기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은행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한 가운데 한국 경제도 장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스 요금, 올해만 MJ당 2.3원↑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7월부터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0.67원 오른다.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인 기준원료비와 정산단가에 도·소매 공급비를 더해 정한다. 가스공사가 정산단가를 올려 가스 요금이 인상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가스공사는 정산단가를 올해 5, 7, 10월 단계적으로 MJ당 총 2.3원 올리기로 했다. 도시가스 요금은 4월에는 기준원료비 인상으로 0.17∼0.43원 올랐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올해 3분기(7∼9월) 전기 요금 인상에 나선다. 한전이 16일 인상안을 제출하면 산업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인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전 관계자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는 물가가 꿈틀거리면 공공요금을 억눌러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건이 달라졌다. 한전은 올해 1분기(1∼3월)에만 지난해 연간 적자보다 약 2조 원 많은 적자를 냈다. 원료비는 치솟는데 요금을 더 동결하면 공기업 부채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요금 동결이 능사가 아니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다음 달부터 전기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말 10월 전기 요금도 kWh당 4.9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가스에 이어 전기까지 요금이 오르면 올 4월에 이어 3개월 만의 동시 인상이다.○ “원자재값 오름세 둔화돼도 물가 상승 지속될 듯”오를 대로 오른 원자재 가격도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9일 내놓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2007∼2009년 사례에서처럼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는 원재료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더라도 반영 시차 등으로 인해 최종재 가격 오름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원자재값 급등세가 주춤하더라도 기업이 원재료 비용 상승을 뒤늦게 가격에 반영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여름 폭염이 심해지면 물가가 더 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끄는 ‘애그플레이션’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의 전체 물가 기여도는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최근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도 수요를 늘려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도 올 4월 한 달 전보다 1.1% 오르며 2020년 11월부터 1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하반기(7∼12월)에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는 장기 침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3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2022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산업부는 엔지니어링 산업 발전을 위해 2004년 엔지니어링의 날을 만든 뒤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았다. 55년간 교통 인프라 구축을 책임져온 황광웅 ㈜건화 회장이 금탑산업훈장을, 37년간 철도 인프라 설계에 기여한 ㈜수성엔지니어링 강병윤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밖에 산업포장 1명, 대통령 표창 5명, 국무총리 표창 4명, 장관 표창 및 상장 27명 등 엔지니어링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총 39명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3년 9개월 만에 최고인 5.4% 치솟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며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태풍’에 고금리, 고환율까지 겹친 ‘3고(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랐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으로,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3월 4%를 넘어선 이후 2개월 만에 5%대에 들어섰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 요인에 전기, 가스 요금 인상 등 대내 요인까지 겹친 결과다. 특히 축산물과 가공식품, 외식비 등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수입 쇠고기(27.9%), 돼지고기(20.7%), 닭고기(16.1%) 등이 큰 폭으로 오르며 축산물은 1년 전보다 12.1% 올랐다. 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식용유(22.7%)와 밀가루(26.0%)가 포함되는 가공식품은 7.6%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7.4% 오르며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여기에 석유류도 34.8% 오르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속된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기, 가스 요금 인상 등 대내 요인도 물가를 부추겼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9.6% 상승하며 2010년 1월 집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기 요금은 4월에, 가스 요금은 4, 5월에 잇따라 인상됐다. 6, 7월에도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 물가가 높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6%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며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우려가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도 ‘경제 위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6·1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승리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다’는 질문을 받고 “지금 집에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거 못 느끼느냐”며 “지금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6월 물가 6% 전망까지… “3고 복합위기 2008년보다 심각” 금융위기 이후 최악 물가대란국제 유가-곡물값 올라 속수무책…환율까지 치솟아 물가 더 부채질금리 올리면 경제침체 역풍 우려…尹 “집 창문 흔들리는것 못느끼나”美 금리인상 이어 양적긴축 시작윤석열 대통령이 3일 ‘태풍’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경제 위기를 강조한 것은 한국 경제가 물가 급등을 포함한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위기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금 집에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거 못 느끼느냐”며 경제 위기를 비유적으로 언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5월 물가는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급등의 외부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정부로선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겹친 ‘3고(高)’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린다면 자칫 한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고금리 상황에선 정부가 확장재정을 펼치기도 힘들다. 정부는 물가 대응과 경제 성장이라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치솟은 환율도 물가 끌어올려”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와 외식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1.5%포인트, 0.94%포인트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가운데 2.44%포인트가 석유류와 외식이 끌어올린 몫이라는 뜻이다. 재료비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밀가루(26%)를 비롯한 가공식품까지 포함하면 이들의 물가 기여도는 3%포인트가 넘는다. 이처럼 대외 요인의 영향이 매우 큰 탓에 정부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에 그렇게 하면 오히려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것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역시 물가 오름세를 더욱 키우는 요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 ‘환율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지 않고) 안정적이었다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가 아닌 3.1%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3일 원-달러 환율은 1242.7원에 마감했는데,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50원 넘게 올랐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은 “생산자물가, 원재료수입물가 등의 상승세 지속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가가 다시 오르고 공급망 교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3고’ 복합 위기에 깊어지는 한은 고민한은은 6, 7월에도 5%대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3일 “국제 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 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 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 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가장 높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년 후 물가 수준에 대한 소비자의 전망치를 뜻한다. 이 수치가 오르면 임금, 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더 높아지며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이미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2%를 넘었기에 한은은 최근 금리 인상을 통한 ‘돈줄 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도 위축된다. 장기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돼 국내 자본이 고금리의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또다시 밟을 예정이다. 연준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시중에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도 시작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중요한 상황이 된 만큼 한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금리를 빠르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일 ‘태풍’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경제 위기를 강조한 것은 한국 경제가 물가 급등을 포함한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위기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금 집에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거 못 느끼느냐”며 경제 위기를 비유적으로 언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5월 물가는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급등의 외부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정부로선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겹친 ‘3고(高)’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린다면 자칫 한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고금리 상황에선 정부가 확장재정을 펼치기도 힘들다. 정부는 물가 대응과 경제 성장이라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치솟은 환율도 물가 끌어올려”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와 외식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1.5%포인트, 0.94%포인트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가운데 2.44%포인트가 석유류와 외식이 끌어올린 몫이라는 뜻이다. 재료비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밀가루(26%)를 비롯한 가공식품까지 포함하면 이들의 물가 기여도는 3%포인트가 넘는다. 이처럼 대외 요인의 영향이 매우 큰 탓에 정부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에 그렇게 하면 오히려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것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역시 물가 오름세를 더욱 키우는 요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 ‘환율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지 않고) 안정적이었다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가 아닌 3.1%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3일 원-달러 환율은 1242.7원에 마감했는데,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50원 넘게 올랐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은 “생산자물가, 원재료수입물가 등의 상승세 지속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가가 다시 오르고 공급망 교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3고’ 복합 위기에 깊어지는 한은 고민한은은 6, 7월에도 5%대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3일 “국제 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 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 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 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가장 높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년 후 물가 수준에 대한 소비자의 전망치를 뜻한다. 이 수치가 오르면 임금, 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더 높아지며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이미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2%를 넘었기에 한은은 최근 금리 인상을 통한 ‘돈줄 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도 위축된다. 장기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돼 국내 자본이 고금리의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또다시 밟을 예정이다. 연준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시중에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도 시작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중요한 상황이 된 만큼 한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금리를 빠르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주부 최모 씨(55)는 최근 들어 자녀들에게 먹고 싶은 것을 묻지 않는다. 장을 보다 보면 가격을 보고 늘 식단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감자전을 만들기 위해 감자를 카트에 담았다가 너무 비싸 계산 전에 다시 꺼냈다. 최 씨는 “고기는 고기대로, 채소는 채소대로 비싸져서 비용만 생각하면 ‘집밥’보다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7% 급등했다. 이는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한 달 전보다 오름 폭이 1%포인트 더 커졌다. 생활물가지수는 라면, 돼지고기, 세탁세제, 생리대 등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전체 소비자물가가 5.4% 올랐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오름세는 그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특히 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뛰면서 생활물가를 끌어올렸다. 세계적인 곡창지대로 꼽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는 데다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 제한마저 겹친 영향이 컸다. 사료용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축산물은 1년 전보다 12.1% 올랐다. 수입 쇠고기(27.9%), 돼지고기(20.7%), 닭고기(16.1%) 등의 오름세가 컸다. 재료비 상승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국수(33.2%), 식용유(22.7%), 라면(9.8%) 등 가공식품도 오름 폭이 확대됐다. 앞서 지난달 말 정부는 생활물가를 잡기 위해 식용유, 돼지고기 등 수입 식품 원료 7가지에 대해 할당관세(0%)를 적용하는 대책을 내놨다. 연말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원가 인하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배추, 무 등 총 3만4000t을 비축하고 채소 가격 안정제, 출하 조절 시설 물량을 통해 수급을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