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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둘러싼 최근 상황을 보면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빗대어 ‘올림픽 일병 구하기’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적진에 있는 아군 병사를 구출하는 내용의 그 영화에서처럼 요즘 올림픽은 여러 힘겨운 상황에 둘러싸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올림픽을 위협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올림픽의 고비용화, 젊은 세대들의 외면도 문제였다. 최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에 해외 관중을 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의 관중을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인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최소한 두 가지는 분명해졌다. 첫째는 일본이 주장해 왔던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은 무산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은 강행된다는 것이다. 관중 없이 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IOC 내부에서 반대했던 내용이다. 올림픽은 세계인이 한데 모여 즐기는 축제이기에 관중 배제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 해외 관중은 물론이고 코로나19가 극심해질 경우 자국 관중도 배제한 채 올림픽이 열릴 판이다. 일본으로서는 막대한 돈을 들이고도 올림픽을 취소하느니 불완전한 형태로라도 개최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IOC의 내부 기류는 왜 바뀌었을까. 그들에게 올림픽 정신보다는 올림픽 생존 자체가 더 시급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도쿄 올림픽이 열리지 못한다면 불과 6개월 뒤에 열리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올림픽 연쇄 취소를 걱정하는 IOC로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열릴 수 있다는 근거를 남겨야만 하는 것이다. 관중 없이 올림픽을 치르려는 데에는 TV 중계에 대한 믿음이 있다. IOC 수입의 73%는 올림픽 중계권료다. 주관방송사인 미국 NBC는 도쿄 올림픽 중계권료로 1조3000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한 관중이 없어도 주 수입원은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잡음이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TV 중계권료도 줄어들 것이 뻔하다. 이를 의식한 IOC는 3월 총회에서 ‘어젠다 2020 +5’라는 개혁카드를 꺼내 들었다. ‘어젠다 2020’은 개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내용을 담아 7년 전에 마련됐다. 이번에는 ‘어젠다 2020’을 바탕으로 ‘올림픽의 독창성과 보편성 강조’ ‘지속가능한 올림픽 육성’ ‘디지털 연계 강화’ ‘수입 모델 개선’ 등 15개 권고안을 새로 만들었다. 올림픽 고유의 매력 및 올림픽이 인류의 보편가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계속 내세우는 한편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중계 기법과 수익 모델을 개발해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수입도 늘리자는 것이다. 첨단 기법을 활용한 중계 기술을 개발하고, 젊은층을 끌어들이며, 선수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 방침까지 마련됐다. 관중보다는 미디어 중계 강조, TV 중계권료 의존 탈피, 젊은층 끌어안기, 스타 만들기 등을 포함한 이 내용들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맞춤처방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진정 올림픽을 구원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확산 속에 도쿄 올림픽은 여전히 불안과 의혹 속에 추진되고 있다. 만일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일본과 IOC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위험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IOC의 신뢰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도쿄 올림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IOC는 이미 진정성을 의심받아 왔다. 세계 여론에 떠밀려서야 올림픽을 연기했고 이후에도 대회 축소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기보다는 강행을 추구했다. 설사 이번 올림픽이 탈 없이 끝난다 하더라도 IOC가 인류의 보편가치를 위하기보다는 하나의 이익집단으로서 행동한다는 인식은 남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신뢰의 실추를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각종 ‘올림픽 구하기 처방’도 한낱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처방에 IOC 자체에 대한 개혁 내용이 빠진 것이 아쉽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사상 최초로 여성 축구 심판이 남자 월드컵 축구 예선 주심으로 나선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G조 네덜란드-라트비아의 경기와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F조 오스트리아-페로 제도의 경기에 각각 여성 심판인 스테파니 프라파르(38·프랑스)와 카테리나 몬줄(40·우크라이나)을 주심으로 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남자 월드컵 축구 예선에서 여성이 주심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파르는 2019 프랑스 여자 월드컵 결승전 주심을 맡는 등 국제축구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2019년 프랑스 남자 프로축구 1부 리그(리그1) 최초의 여성 주심이 된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의 경기 주심을 맡기도 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남자 경기에서 여성 심판이 주심을 맡은 것도 그가 처음이다. 몬줄 역시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주심을 맡는 등 베테랑 심판으로 활약해 왔으며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남자부에서 심판을 맡고 있다. 피에르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이번 심판 배정은 그들이 최근 보여준 노력과 성취에 대한 인정을 뜻한다”고 말했다. FIFA는 최근 여성 심판들이 각종 대회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다며 “성별이 아니라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거스 히딩크 감독(75·네덜란드)이 지휘하는 네덜란드령 퀴라소 축구대표팀이 26일 2022 카타르 월드컵 북중미카리브해지역 1차 예선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에 5-0으로 완승했다. 퀴라소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76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은 168위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손흥민(29)이 빠진 토트넘이 연패에서 벗어났다. 토트넘은 27일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15일 아스널과의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을 다쳐 교체됐던 손흥민은 19일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와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날 카를루스 비니시우스와 해리 케인(사진) 투 톱을 내세운 토트넘은 전반 19분 비니시우스의 선제골, 후반 23분 케인의 페널티킥 골로 이겼다.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은 케인은 17골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EPL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도움 1위(13개)에도 올라 있는 케인은 공격 포인트 30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스널(1-2)과 자그레브(0-3)에 당한 연패에서 벗어난 토트넘은 14승 6무 9패(승점 48)로 EPL 6위에 올랐다. 자그레브전에서 예상 밖의 대패로 유로파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던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 패하면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을 수 있었으나 승리를 따냄으로써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마지막 순위인 4위 싸움에 다시 불을 지폈다. 토트넘은 4위 첼시(승점 51)를 승점 3 차로 추격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잉글랜드)이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자그레브(크로아티아)에 대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19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막시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문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토트넘은 12일 1차전 안방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이날 비기거나 1골 차로 져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토트넘 선수단 몸값 총액은 약 9180억 원으로 1390억 원의 자그레브에 비해 6배가량 비쌌다. 자그레브에 비해 그만큼 호화 멤버를 지닌 토트넘이었다. 게다가 자그레브는 16일 조란 마미치 감독이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사임하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1, 2차전 합계 2-3으로 밀려 탈락했다. 2015년부터 4년간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K리그1에서 뛰었던 자그레브의 오르시치(29·사진)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오르시치는 후반 17분과 후반 38분 골을 성공시켜 1, 2차전 합계 2-2를 만들었고 연장 후반 1분 결승골을 넣으며 자그레브를 극적으로 8강에 진출시켰다. 178cm의 크지 않은 체구를 지녔으나 발재간과 슈팅력이 좋은 그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전남,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울산에서 뛰었다. K리그1에서 총 101경기에 출전해 28득점 15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토트넘은 최전방에 손흥민의 단짝인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을 세우고 루카스 모라, 델리 알리 등을 2선에 세웠다. 그러나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케인은 부진했고 팀 전체가 무기력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전반을 마친 뒤 “비기려 하지 말라”며 선수들을 다그쳤고, 경기 후에는 “축구의 기본은 태도다. 우리는 기본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선수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팬들은 선수들 못지않게 모리뉴의 전술 부재를 비판했다. 토트넘 팬 카페 등에는 “모리뉴가 벤치에서 하는 게 뭐냐” “당장 경질해야 한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와 축구협회(FA)컵을 16강에서 마쳤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위에 머무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프로축구 FC서울의·‘패스 마스터’ 기성용(사진)이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기성용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광주와의 5라운드 안방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9분 윤종규의 패스를 받아 왼발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기성용은 13일 인천과의 경기(1-0·승)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넣으며 서울의 2연승을 견인했다. 서울은 전반 36분 광주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40분 나상호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서울은 전반전 광주의 공세에 밀리는 듯했으나 후반 들어 기성용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기성용은 후반 10분 중거리 슛을 날리는 등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며 공격을 주도한 뒤 역전골의 주인공이 됐다. 승점 3을 추가한 서울은 4위로 올라섰다.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 후배 성폭력 논란을 빚고 있는 기성용은 “제 직업은 프로축구 선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장에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런 일로 흔들린다면 핑계일 것이다. 밖의 상황이 어떻든 그라운드 안에선 행복하기에 더 동기 부여가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은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포항을 3-0으로 꺾고 개막 후 5경기 무패 행진(3승 2무)을 이어갔다. 수원은 전반 6분 김건희, 전반 37분 정상빈, 후반 6분 이기제의 골로 완승했다. 이날까지 1실점에 그치며 끈끈한 수비력을 과시한 수원은 공격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을 들었으나 이날 3골을 터뜨리며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수원은 2위 울산과 승점 11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3위를 기록했다. 인천과 수원FC의 경기에서는 인천이 전반 32분 아길라르, 후반 25분 김현(페널티킥), 후반 32분 네게바, 후반 42분 문지환의 골에 힘입어 4-1로 대승했다. 수원FC의 이영준은 17세 9개월 22일의 나이로 출전해 K리그1 통산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강원은 성남과 0-0으로 비겼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도쿄 올림픽에 해외 관중을 참가시키지 않는다면 그 후유증은 극심할 것이다.” 일본이 도쿄 올림픽 때 해외 관중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에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IOC 화상총회에서 구닐라 린드버그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ANOC)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도쿄 올림픽 티켓과 호텔을 예약했다”며 “올림픽 해외관중 차단 여부는 최대한 신중히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의 스파이로스 카프라로스 IOC 위원도 “해외관중을 차단할 경우 티켓 구매 등과 관련해 많은 소송과 피해보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명한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OC 내부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 더 게임즈’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448만장의 티켓이 팔렸다. 이같은 우려에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측과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해외관중이 차단된다면 환불은 기본방침이다”고 답했다. IOC와 일본 이 해외관중 차단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25일 일본의 올림픽 성화릴레이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해외관중 차단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도쿄는 현재로선 준비가 가장 잘된 올림픽 도시이며 개막식이 7월 23일 열릴 것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재선에 성공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68·사진)이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1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37차 IOC 총회에서 차기 위원장으로 단독 입후보해 찬성 93표, 반대 1표, 기권 4표를 얻었다. 바흐 위원장은 2025년까지 4년 더 임기를 수행한다. 그는 2013년 IOC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IOC 위원장의 첫 임기는 8년이며 4년 더 연임할 수 있다. 그는 재선 수락 연설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야심 찬 목표를 성취하고 싶다”며 “올림픽 구호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에 ‘함께’를 덧붙이고 싶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총회에서 도쿄 올림픽과 관련해 “문제는 개최 여부가 아니라 올림픽 경기를 어떻게 열 것인가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OC는 일본의 파트너들과 함께 올림픽이 코로나19를 극복함을 보여주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측이 도쿄 올림픽 개최를 인류의 코로나19 극복 증거로 삼자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도쿄 올림픽 기간에 해외 관중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올림픽 개최 형태에 대해서도 계속 논란이 일고 있다. IOC와 일본 측은 이달 말까지 관중 입장과 관련한 내용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 결과에 따라 도쿄 올림픽 개최 형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무하마드 알리(1942∼2016)와 조 프레이저(1944∼2011)의 50년 전 대결을 기념한 동상이 세워진 9일 저절로 연상되는 다른 한 명이 있었다. 알리와 프레이저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복서, 조지 포먼(72·이상 미국)이다. 3명을 등장시켜야만 그들의 인생극장을 제대로 펼쳐 보일 수 있다. 1971년 3월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프레이저와 알리의 프로복싱 헤비급 대결에서 챔피언이었던 프레이저가 알리를 15회 다운시키며 판정승했다. 알리는 베트남전 징집 거부로 챔피언 벨트를 박탈당한 뒤 3년여 만에 돌아온 상태였다. 흑인 인권과 반전 운동에 앞장섰던 알리는 프레이저를 백인에게 순종하는 흑인을 뜻하는 ‘엉클 톰’으로 부르며 도발했다. 프레이저가 흑인 인권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프레이저와 가족들은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알리가 박탈당한 챔피언 벨트가 걸린 타이틀 매치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알리를 위한 구명 운동까지 했던 프레이저의 분노는 컸다. 프레이저의 앞길은 찬란해 보였다. 그러나 1973년 1월 포먼과의 대결에서 2회 동안 6번 다운당하며 TKO패 했다. 포먼은 다시 1974년 10월 알리에게 8회 KO패 하며 챔피언 벨트를 뺏겼다. 아프리카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의 킨샤사에서 열린 이 경기가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정글의 대소동(Rumble in the Jungle)이다. 32세의 노장 알리는 로프에 기대어 포먼의 강펀치를 흘려보내며 지치게 한 뒤 승리했다. 이런 알리에게 프레이저는 다시 도전했다. 1975년 10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이 경기는 ‘마닐라의 전율(Thrilla in Manila)’로 불렸다. 눈이 모두 부어오른 프레이저 측이 15회 경기를 포기하며 알리가 승리를 거뒀지만 그 역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했다. 프레이저는 1976년 포먼과의 두 번째 대결에서 다시 패하면서 은퇴했다. 지금까지도 이들의 경기는 복싱 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로 꼽힌다. 3명 모두 가난한 흑인 소년이었고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스타일과 인생 경로는 판이했다. 프레이저는 전형적인 돌진 선수였다. 어릴 때 다친 왼팔이 평생 제대로 펴지지 않았지만 이 왼팔 훅을 주무기로 삼았다. 예비 선수로 참가했다가 주전 선수가 다치는 바람에 대신 출전한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왼손 엄지손가락이 부러진 상태에서도 통증을 참고 금메달을 따냈다. 알리, 포먼(이상 키 191cm)보다 머리 하나는 작아 보였던 프레이저(182cm)였지만 저돌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포먼은 둔중하지만 강력한 파워를 앞세웠다. 통산 76승(68KO) 5패를 기록한 그는 프레이저(32승·27KO 1무 4패), 알리(56승·37KO 5패)보다 월등히 높은 KO율을 자랑했다. 알리는 거구이면서도 경쾌한 풋워크를 자랑했고 상대에 따라 아웃복싱과 몰아치기를 적절히 구사하는 지략형이었다. 프레이저가 은퇴 후 복싱을 가르치며 살아간 반면 포먼은 경기 후 심장마비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느낀 바 있어 목사가 되었다. 그는 28세에 은퇴했다 38세에 복귀해 45세에 다시 세계챔피언이 되었고 방송인으로도 활동했다. 알리는 말년에는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복싱 외에도 인권과 반전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서 존경을 받았다. 그들의 스타일은 3인 3색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개성을 바탕으로 함께 엮은 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아무리 뜨거웠던 순간들이라도 세월 속에 지나간다. 그러나 그들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고 그들의 스토리가 재생된다면 이는 일종의 정신적 문화적 유산으로 남는다. 알리는 프레이저를 그토록 도발한 데 대해 “경기의 흥행을 위해서였다”며 후일 신문 지면을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프레이저가 알리와 진심으로 화해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프레이저의 자녀들은 동상 제막식에서 “아버지는 알리를 사랑했다. 많은 이들이 두 사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먼 후일 자녀들이 두 사람을 함께 추모하는 모습 속에서 세월이 지닌 치유의 힘을 느낀다. 그들은 결국 한 무대의 같은 주인공이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숨죽였던 광주가 폭발했다. 2021 K리그1 개막 후 2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최하위인 12위로 추락했던 광주가 대구를 상대로 4골을 터뜨리며 7위로 뛰어올랐다. 광주는 10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대구를 4-1로 크게 이겼다. 광주는 전반 23분 대구 김진혁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3연패의 멍에를 쓰는 듯했다. 김진혁은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광주는 전반 29분 김주공의 문전 터닝슛, 전반 46분 김종우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슛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들어 대구의 집중적인 공격을 밀집수비와 육탄수비로 막아냈다. 대구의 반격에 시달리던 광주는 후반 18분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다시 바꿨다. 광주는 후반 36분 김종우의 코너킥 때 대구 수비진이 펠리페에게 몰리느라 생긴 빈틈을 수비수 이한도가 파고들며 헤딩슛을 터뜨려 추가골을 넣었다. 승리를 예감한 광주는 후반 46분 엄원상의 추가골까지 나왔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종우는 “동계훈련 때 일부 선수의 합류가 늦어져 조직력이 늦게 다듬어졌다”며 “선수들이 오늘은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19세 신예 엄지성은 빠른 발과 과감한 슈팅으로 ‘제2의 엄원상’이 나타났다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한편 성남은 서울과의 안방경기에서 후반 43분 터진 뮬리치의 페널티킥 골로 1-0으로 이겼다. 서울 강성진은 17세 11개월 12일의 나이로 출전해 K리그1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수원의 오현규가 세웠던 18세 14일이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맞붙은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수원더비’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나는 독일 대표팀을 맡을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54)이 자신을 둘러싼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설을 부인했다. 독일 출신인 클롭 감독은 9일 요하임 뢰프 독일 대표팀 감독(61)이 6~7월 열리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를 마치고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유력한 후임 감독으로 떠올랐다. 현역 최장수 국가대표팀 감독인 뢰프는 2006년 부임 후 15년 만에 물러난다. 클롭 감독은 10일 리버풀과 라이프치히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직접 밝혔다. 그는 “내가 이번 여름 시즌 이후 독일 대표팀을 이끈다고?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에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다. 누군가 그 자리를 맡을 것이다. 독일 축구협회가 훌륭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2015년 10월 리버풀 감독에 부임한 클롭은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적을 올리며 현역 최고 감독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리버풀은 그의 지휘 아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19~2020 EPL 정상에 올랐다. 리버풀이 EPL 우승을 차지한 건 30년 만이다. 특히 잔여경기 기준 최단 기간 만에 EPL 우승을 차지하며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리버풀과의 계약이 3년 남아 있는 그는 “간단한 문제다. 계약을 맺었다면 그 계약을 지켜야한다. 나는 마인츠와 도르트문트 감독을 맡았을 때도 끝까지 계약기간을 지켰다”고 말했다.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복싱 사상 가장 유명한 대결 중 하나로 꼽히는 무하마드 알리(1942∼2016)와 조 프레이저(1944∼2011)의 대결 장면이 동상으로 만들어졌다. 8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프레이저의 가족과 친구,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9피트(약 2.7m) 크기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동상은 스포츠 기념품 수집가이자 심장병 전문의인 니컬러스 드페이스 박사의 의뢰로 제작됐다. 알리와 프레이저는 50년 전인 1971년 3월 8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첫 대결을 펼쳤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알리와 저돌적인 공격이 마치 연기를 뿜는 총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스모킹 조’로 불렸던 프레이저의 대결은 당대 최고의 격돌이었다. 26개국에서 약 3억 명이 이 경기를 시청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기에서 프레이저는 15라운드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왼손 훅을 터뜨려 알리를 다운시켰고 결국 판정승을 거뒀다. ‘영원한 전설’ 알리가 맛본 최초의 패배였다. 프레이저의 아들인 조 프레이저 주니어는 “이 동상을 보고 많은 사람이 아버지와 알리를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상은 프레이저가 알리와의 첫 경기에서 승리한 날에 맞춰 펜실베이니아 스포츠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 세워졌다. 필라델피아는 프레이저가 어린 시절을 보내며 복싱을 익힌 곳이다. 프레이저는 2011년 11월 8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알리와 프레이저의 대결은 두 차례 더 이어졌다. 1974년 1월 28일 첫 대결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는 알리가 판정승을 거뒀다. 1975년 10월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3번째 경기에서는 15라운드 도중 프레이저의 한쪽 눈이 안 보일 정도로 부어오르자 트레이너가 수건을 던져 경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알리 역시 지쳐 쓰러졌고 경기 후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역대 최강 듀오’를 향해 간다. 토트넘의 손흥민(29)과 해리 케인(28)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0∼2021시즌 EPL 27라운드 안방경기에서 3-1로 앞서던 후반 31분 케인의 헤딩골을 도우며 팀의 4-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손흥민과 케인은 이번 시즌 EPL에서 14골(손흥민 9골, 케인 5골)을 합작하며 1994∼1995시즌 블랙번 로버스에서 함께 뛰며 13골을 합작했던 앨런 시어러-크리스 서턴의 기록을 26년 만에 경신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 통산 34골을 합작하며 첼시의 명콤비였던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가 세운 EPL 통산 최다 합작골(36골) 기록에도 2골 차로 다가섰다. 역대 3위 기록인 세르히오 아궤로-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29골보다 5골 앞선 기록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1월 2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EPL 17라운드에서 13번째 골을 넣으며 시어러-서턴 기록과 타이를 이뤘지만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21∼22라운드에 결장하며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케인이 복귀하면서 다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토트넘이 EPL 11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두 선수가 이번 시즌에 통산 최다 합작 골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은 높다. 토트넘에서 케인은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손흥민의 위협적인 공격을 막기 위해 중앙 수비가 분산되는 틈을 케인이 활용할 수 있고, 반대로 케인이 중앙 수비수를 끌고 나오며 생긴 빈 공간을 손흥민이 활용할 수 있다. 빈 공간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는 손흥민의 스피드와 수비수들에게 쉽게 밀리지 않는 케인의 몸싸움 능력은 이런 효과를 더 높이고 있다. 미드필더였지만 뛰어난 공격력과 패스 능력을 갖췄던 램파드와 몸싸움과 슈팅력이 좋았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드로그바 조합 역시 서로가 만들어 내는 공간을 활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었다. 이날 개러스 베일과 케인이 각각 2골을 넣은 데 힘입어 대승한 토트넘은 리그 3연승을 달리며 6위로 뛰어올랐다. 시즌 통산 18골 16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EPL에서 13골(공동 4위) 9도움(5위)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리그에서 도움 1개를 추가하면 토트넘 선수 중 최초로 리그 두 시즌 연속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한다. 케인은 16골(리그 득점 공동 2위), 13도움(리그 1위)에 올라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홍염’은 다시 타오를까. 국내 프로축구 감독 데뷔전을 치른 울산 홍명보 감독에게 벌써부터 ‘홍염(焰·불꽃)’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1일 2021 K리그1 첫 경기에서 강원을 상대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5-0 대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화공(화려한 공격)’을 내세우는 지난해 우승 팀 전북과 함께 가장 주목받고 있다. 6일 광주를 상대로 방문경기를 치르는 울산의 2라운드는 ‘홍염’의 뜨거움이 지속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무대다. 울산은 1라운드에서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왼쪽 김인성(사진), 오른쪽 이동준으로 찔러주는 패스를 바탕으로 한 두 선수의 빠른 측면 공격을 주 공격루트로 삼았다. 울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발 빠른 이동준을 부산에서 영입하며 측면 공격의 속도를 더욱 높였다. 여기에 미드필더 윤빛가람의 빠른 공수 전환까지 더해지며 울산은 팀 전체의 스피드를 업그레이드했다. ‘육상부’라 불릴 만큼 빠른 선수들을 지닌 팀이지만 그 스피드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것이 1라운드 울산의 특징이었다. 울산이 끈끈한 팀 컬러를 자랑하는 광주와의 경기에서 이 같은 스피드 전술을 다시 살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울산은 강원전에서 상대 선수 1명이 퇴장당하면서 맞은 수적 우세 속에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스피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의 특징을 파악한 광주가 중원에서부터 패스를 차단하며 적극 수비로 나올 경우에는 두 팀 간 조직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전적은 11승 6무 1패로 울산의 우위. 하지만 홍 감독은 “광주는 끈끈한 팀이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왼발의 달인’ 염기훈(38·수원·사진)이 27일 막을 올리는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무대에서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통산 80득점 80도움 이상 기록 달성(80-80클럽 가입)이다. 염기훈은 현재 76골 110도움을 기록 중이다. 4골만 더 넣으면 K리그 사상 첫 대기록을 세운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 염기훈이 세 가지 목표를 밝혔다고 전했다. 첫째는 팀 우승, 두 번째는 80-80클럽 가입, 세 번째는 K리그 400경기 출전이다. 26일 현재 통산 396경기에 출전 중인 염기훈은 4경기만 더 출전하면 400경기 출전을 달성할 수 있다. 그동안 K리그 통산 4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김병지(706경기) 이동국(548경기)을 비롯해 17명뿐이다. 80-80클럽 가입에 필요한 도움은 이미 초과 달성했다. 염기훈의 110도움은 국내 프로축구 통산 1위 기록이다. 통산 도움 2위는 지난해 은퇴한 이동국의 77개다. 남은 것은 득점 기록이다. 지난해 염기훈은 25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기록했다. ‘마침표’를 찍으려면 지난해보다는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왼쪽 측면 플레이를 선호하는 데다 실제로도 왼쪽 미드필더로 자주 나서는 염기훈이지만 중앙 공격 능력도 갖추고 있기에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노려 볼 만하다. 변수는 출전 시간이다. 염기훈은 지난해 출전한 경기에서 11번 교체 투입됐다. 선발로 출전했다 교체돼 나온 적도 네 번이다. 8월까지는 풀타임 출전한 적도 많았지만 이후에는 주로 교체 선수로 뛰었다. 교체 선수로 뛰면 아무래도 득점 기회가 줄어든다. 9월에 새로 부임한 박건하 감독의 스타일이 영향을 준 점도 있지만 염기훈의 나이에 따른 체력 부담이 작용했을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염기훈은 동계훈련 때 주변에서 좀 쉬라고 할 정도로 강한 체력훈련을 했다. 팀 내에서 정상빈(19) 등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염기훈은 정확한 프리킥이 강점으로 꼽힌다. 통산 직접 프리킥 골 17개로 과거 전북에서 뛰었던 에닝요와 역대 공동 1위. 염기훈의 직접 프리킥 골은 모두 왼발로 넣었다. 정확하고 강력한 왼발 프리킥은 염기훈의 대기록 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 나이로 올해 39세인 그는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다. 어느덧 프로축구 최고참 선수 대열에 합류한 그이지만 대기록을 앞두고 더욱 주목받고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4일(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을 2032년 여름올림픽 유치 우선 협상 도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던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집행위원회가 미래유치위원회의 (브리즈번 선정)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브리즈번은 올림픽 개최 협상에 있어서 독점적인 지위를 갖는다. IOC의 미래유치위원회에서 해당 도시와 오랫동안 조율을 거쳐 집행위원회에 우선 협상 도시를 추천하기 때문에 개최가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브리즈번은 올림픽 시설의 80% 이상을 기존 시설 재활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과 과거 국제대회를 여러 번 유치한 경험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치 의사를 밝혀온 남북이 뒤로 밀린 이유는 개최 불확실성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 유치 열기가 과거 같지 않아 적절한 개최 도시가 있을 때 조기 확정하는 기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합의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결렬되면서 남북 간 올림픽 관련 협의는 중단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해 1월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 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는 등 공동 유치를 고수해 왔으나 이번 IOC 결정이 나온 것.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호주가 우선 협상지로 지정된 상황은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에 좋은 여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최지가 확정된 건 아니기 때문에 IOC 협상 과정을 계속 지켜보면서 마지막까지 남북 간 합의 정신이 이행되도록 필요한 노력과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4일(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을 2032년 여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우선 협상도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던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화상 기자화견에서 “집행위원회가 미래유치위원회의 (브리즈번 선정)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브리즈번은 올림픽개최 협상에 있어서 독점적인 협상 지위를 갖는다. IOC의 미래유치위원회에서 해당 도시와 오랫동안 조율을 거쳐 집행위원회에 우선 협상도시를 추천하기 때문에 개최가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브리즈번은 올림픽 시설의 80% 이상을 기존 시설 재활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과 과거 국제대회를 여러 번 유치한 경험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치 의사를 밝혀온 남북이 뒤로 밀린 이유는 개최 불확실성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 유치 열기가 과거 같지 않아 적절한 개최 도시가 있을 때 조기 확정하는 기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합의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간 올림픽 관련 협의는 중단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해 1월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 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는 등 공동 유치를 고수해왔으나 이번 IOC 결정이 나온 것.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호주가 우선 협상지로 지정된 상황은 ‘서울 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에 좋은 여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최지가 확정된 건 아니기 때문에 IOC 협상 과정을 계속 지켜보면서 마지막까지 남북 간 합의정신 이행되도록 필요한 노력과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스포츠계를 강타하고 있는 학교 폭력(학폭) 사태가 초등학교 시절 당한 성폭력 폭로로 확산됐다. 국가대표 출신 유명 프로축구선수가 가해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FC서울의 주장 기성용(32)이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 후배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기성용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기성용 소속사인 ‘C2글로벌’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성용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2글로벌 측은 “추후 이와 관련한 피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성용 소속팀인 서울은 “기성용에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얘기를 들었다. 향후 사실 파악과 대책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전직 축구 선수 A, B 씨는 24일 “전남 소재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선배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1년 선배인 두 선수가 축구부 합숙소에서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 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져 그들이 원한 성적 행위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한 선배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며 한 선수에 대해선 ‘수도권 모 명문 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A, B 씨는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A, B 씨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까지만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 그만뒀다. 무명 선수여서 신상이 밝혀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온라인상에서 지목되고 있는 피해자는 실제 피해자가 아니다. 향후 대응 절차는 논의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A, B 씨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당시 형사미성년자였고, 현재 공소시효도 지나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 손해배상 청구도 시효가 소멸돼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앞으로 학교 폭력을 저지른 학생 선수는 프로구단, 실업 팀, 국가대표, 대학 팀 입단이 제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24일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종목단체별 징계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학폭 관련 내용을 관리하고, 해마다 학폭 피해 전수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FC서울의 주장 기성용(32)이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 후배를 성폭행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기성용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기성용 소속사인 ‘C2글로벌’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성용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C2글로벌 측은 “추후 이와 관련한 피해에 대해서는 법정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성용 소속팀인 서울은 “기성용에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얘기를 들었다. 향후 사실 파악과 대책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전직 축구선수 A, B 씨는 24일 “전남 소재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선배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1년 선배인 두 선수가 축구부 합숙소에서 이들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 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져 그들이 원한 성적 행위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A 씨와 B 씨는 가해자로 지목한 선배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며 한 선수에 대해선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A, B 씨는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A, B 씨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까지만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그만뒀다. 무명선수여서 신상이 밝혀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온라인상에서 지목되고 있는 피해자는 실제 피해자가 아니다. 향후 대응 절차는 논의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A, B 씨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당시 형사미성년자였고, 현재 공소시효도 지나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 손해배상 청구도 시효가 소멸돼 어려운 상황이다. 박 변호사는 다만 A, B 씨가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앞으로 학교 폭력을 저지른 학생선수는 프로구단, 실업팀, 국가대표, 대학 팀 입단이 제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24일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학교 운동부 폭력근절 및 스포츠인권보호 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종목단체별 징계정보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학폭 관련 내용을 관리하고, 해마다 학폭 피해 전수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지금 쓰는 전술(설사커)은 나중에 쓰면 좋겠다.”(안양 이우형 감독)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경남 설기현 감독) ‘설사커 시즌2’를 앞세운 경남 설기현 감독이 올 시즌 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내세웠다. 설 감독은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년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와 전술을 보강했다. 팬들이 원하는 승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K리그2는 정규리그 1위 팀이 다음 시즌 K리그1로 승격한다. 2∼4위 팀 중 한 팀은 플레이오프와 K리그1(1부 리그)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1부 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 지난해 수원F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승격에 실패했던 설 감독은 “처음에는 인정하기 쉽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잊혀지더라. 많이 부족했다”며 쓰라렸던 심정을 말했다. 설 감독은 지난해 짧은 패스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빌드업을 하는 축구 스타일을 선보였다. 팬들은 설 감독의 이름을 따 ‘설사커’라고 불렀다. 27일 개막전에서 만나는 안양 이우형 감독이 설사커에 대해 “모험적이고 도전적이다. 설사커는 우리가 아니라 다음 경기부터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 최초로 동남아시아 쿼터를 사용해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22·등록명 아스나위)를 영입해 화제가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20시즌 동남아시아 쿼터를 도입하면서 K리그 각 구단은 최대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출전시킬 수 있다. 국적에 상관없이 3명,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에서 1명, 그리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가맹국에서 1명을 뽑을 수 있다. 아스나위의 한국행은 인도네시아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인도네시아는 아스나위의 경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K리그 경기를 중계한다. 안산 김길식 감독은 “인도네시아 팬들이 아스나위를 많이 출전시키지 않으면 욕할 것 같다”며 “감독으로서 기대가 된다. 활동량과 투지는 한국 선수 못지않다. 잘 적응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K리그2는 27일 경남-안양, 전남-아산, 안산-김천 상무, 28일 부천-대전, 부산-서울 이랜드의 경기로 막을 올린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지금 선수 한 명을 뽑으라면 누굴 택하겠는가?’ 영국 BBC가 축구팬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넷 투표 결과가 19일 공개됐다. 이 투표는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혀 왔던 리오넬 메시(34·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와 신예 킬리안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 및 엘링 홀란(21·도르트문트)을 비교하기 위해 18일 실시됐다. 메시와 호날두에 비교될 만큼 음바페와 홀란이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 결과 음바페와 홀란은 각각 41%와 4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메시(12%), 호날두 (7%)를 압도했다. 음바페와 홀란은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꿈의 무대’로 불릴 만큼 최고 수준의 팀들이 맞붙는 이 대회에서 홀란은 8골로 득점 1위, 음바페는 5골로 공동 5위를 기록 중이다.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4골로 공동 9위에 올라 있다. 특히 음바페는 17일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16강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1 대승의 주역이 됐다. 18일에는 홀란이 세비야전에서 2골을 넣으며 도르트문트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호날두는 무득점에 그쳤고 유벤투스는 포르투에 1-2로 졌다.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16강 1차전에서 소속팀이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음바페와 홀란은 맹활약으로 팀의 8강행에 기여하고 있다. 2000년 7월 21일생인 홀란은 챔피언스리그 통산 18골을 기록하며 음바페가 갖고 있던 만 21세 이전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19골) 기록을 넘어설 기세다. 194cm의 큰 키로 제공권을 장악하며 문전에서의 창의적인 플레이에도 능한 홀란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음바페(178cm)는 30대 중반인 메시(170cm)와 호날두(187cm)를 대체할 조합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타였던 리오 퍼디낸드는 BBC를 통해 “새 시대가 오고 있다. 두 선수가 10년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