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현대자동차가 지방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현대차는 22일 전남대, 23일 전북대에서 ‘숨은 인재 찾기 히든카드’ 이벤트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자동차 관련 퀴즈가 나오는 ‘H골든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이 현대차의 대졸 공채에 지원하면 서류 전형을 면제해준다. 현대차는 다음 달 서울(7, 8일)과 부산(10일)에서 실시하는 ‘현대자동차 잡페어’에서는 ‘5분 자기 PR’ 우수자를 뽑아 같은 혜택을 줄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7∼12월)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 지원서를 9월 4일부터 14일까지 접수한다. 4년제 대학 졸업자 및 내년 2월 졸업예정자는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recruit.hyundai.com)를 통해 지원서를 낼 수 있다. 서류 전형 합격자는 9월 중 채용 홈페이지와 e메일을 통해 통지된다. 채용은 전략지원, 개발, 플랜트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세부 모집 분야는 △전략 지원의 경우 경영지원, 재경, 해외영업, 해외마케팅, 국내영업지원, 국내마케팅, 서비스, 상품기획이고 △개발은 연구개발, 파일럿, 구매 및 부품개발이며 △플랜트는 플랜트 운영, 플랜트 기술, 품질 등이다. 응시자는 희망 분야를 선택해야 하며 모든 전형은 분야별로 실시한다. 전형 절차는 1차 서류 전형, 2차 인적성검사(HKAT), 3차 면접, 4차 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현대차는 특히 면접에 ‘100초 스피치’ 과정을 도입해 다양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한국GM, ‘2013년형 쉐보레 아베오’ 시판한국GM은 20일부터 ‘2013년형 쉐보레 아베오’(사진)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 모델에는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정보와 오락의 합성어) 시스템인 ‘쉐보레 마이링크’와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갔다. 뉴욕 레드, 치치 그레이 메탈릭, 알렉산더 화이트 펄 색상도 추가했다. 가격은 기본 옵션에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세단형이 L모델 1249만 원, LS모델 1364만 원, LT모델 1434만 원이다. 자동변속기 선택 시는 150만 원이 추가된다. ■ 샘표 창립 66주년 ‘CEO 하이파이브 이벤트’샘표식품 창립 66주년인 20일 이 회사 박진선 사장이 출근하는 직원들과 격려와 축하인사를 나누는 ‘하이파이브 깜짝 이벤트’(사진)를 벌였다. 1946년 창립 이래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에 주력하고 있는 ‘샘표’ 브랜드는 현존하는 국내 최장수 상표다. 박 사장은 “60년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한 우물 경영’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음식문화 수준을 높이는 가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 미닛메이드 ‘180mL 꼬마병’ 출시코카콜라의 주스 브랜드 미닛메이드는 180mL 소용량인 ‘미닛메이드 꼬마병’을 출시했다. 오렌지 포도 제주감귤 알로에 토마토 매실의 6가지가 있다. 병마다 과일의 단면을 표현한 디자인을 넣었고 손에 쏙 잡히게 했다. 가격은 1100원. 다양한 종류를 섞은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있다. ■ 동화약품-홍명보재단 ‘축구꿈나무 프로젝트’동화약품은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 ‘후시딘과 함께하는 축구꿈나무 쑥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후시딘 상처공감 다이어리 페이스북(www.facebook.com/Fucidin.Diary)에서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올림픽 축구 동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댓글을 남기면 된다. 동화약품은 댓글 1개당 1000원씩 홍명보장학재단에 적립해 축구 꿈나무들에게 축구 용품을 전달한다. ■ 홈플러스 ‘심플리 와인’ 11종 선보여홈플러스는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심플리 와인’ 11종(사진)을 20일 출시했다. 레이블과 뚜껑의 색깔을 통일하고 ‘심플리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과 같이 원산지와 포도 품종을 그대로 잇는 식으로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보도록 했다. 무난한 맛에 가격도 부담이 없다는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 9900원. 7종은 돌려서 따는 ‘스크루캡’을 적용했다. ■ 마리오아울렛, 울랄라세션 광고모델 발탁마리오아울렛은 9월 3일 문을 여는 마리오아울렛 패션타운의 전속 광고모델로 ‘슈퍼스타K’ 시즌3의 우승자인 그룹 ‘울랄라세션’을 발탁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완공되는 마리오아울렛 패션타운에는 국내 아웃렛 업계 최대 규모인 450개 브랜드가 입점 할 예정이다. ■ 9월 20일까지 한국프랜차이즈대상 공모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9월 20일까지 ‘2012 제13회 한국프랜차이즈대상’을 공모한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및 가맹점, 프랜차이즈 관련 공로자들이 대상이다.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이 후원하는 이 상은 본사가 자체 경쟁력을 갖고 가맹점과 상생하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한국프랜차이즈 대상 사무국(서울 광진구 능동 237-11 광명빌딩 8층)을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응모하면 된다. 서류 양식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홈페이지(www.ikfa.or.kr) 참조.}
기아자동차가 20일부터 ‘2013년형 모닝’을 시중에 판매한다. 새 모델에는 체리핑크와 아쿠아민트 색상을 추가했고, 새로 디자인한 14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 모든 트림에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과 뒷좌석 3점식 벨트, 코너를 돌 때 브레이크 유압을 제어하는 코너링 브레이크 컨트롤(CBC)을 기본으로 달았다.기아차는 운행 중 정차할 때 엔진 구동을 일시적으로 멈춰 연료 소모를 줄이는 ‘ISG’를 장착한 ‘에코플러스’ 모델도 선보였다. 이 모델의 연료소비효율은 L당 20.8km로 기존 모델보다 9.5% 향상됐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843만∼1139만 원, 바이퓨얼 모델 1038만∼1269만 원, 에코플러스 모델은 1085만∼1318만 원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국내 9개 주요 고속도로 가운데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값이 가장 싼 곳은 88올림픽고속도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대구와 광주를 잇는 88올림픽고속도로에 있는 주유소들의 휘발유 값은 L당 평균 1968원이다. 이어 경부고속도로 1981원, 호남고속도로 1982원,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1985원, 남해고속도로 1988원, 중부내륙고속도로 1995원, 중앙고속도로 2002원, 영동고속도로 2011원, 서해안고속도로 2018원 순이었다. 경유 가격 역시 88올림픽도로가 L당 평균 1776원으로 가장 쌌고, 서해안고속도로가 1826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처럼 기름 가격이 다른 것은 주유소 임대료, 차량 통행량 외에도 알뜰주유소가 얼마나 있는지가 영향을 미쳤다. 88올림픽고속도로의 상·하행 주유소 7개 가운데 5개(약 71%), 경부고속도로는 30개 중 25개(약 83%), 호남고속도로는 9개 중 7개(약 77%)가 알뜰주유소였다. 반면 서해안고속도로는 17개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가 2개(12%)에 그쳤다. 개별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가 가장 싼 곳은 중앙고속도로 하행선 단양휴게소(L당 1930원)였다. 휘발유 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같은 중앙고속도로 상하행선 청도휴게소(L당 2097원)로 L당 167원의 가격 차이가 났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쌍용차 ‘험로 드라이빙’ 스쿨 개최쌍용자동차는 18, 19일 이틀간 강원 정선에서 ‘오프로드(험로) 드라이빙’ 스쿨을 진행했다. 쌍용차 4륜 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보유한 고객 총 60팀 300여 명은 코스별 전문 강사에게 이론 교육을 받았고 화절령 일대 55km를 달렸다. 쌍용차는 아웃도어 이벤트를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진 일우재단 ‘어린이 사진교실’ 열어한진그룹 일우재단은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 용인시 한진그룹 신갈연수원에서 암미신월아동센터 학생 22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사진교실’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암미신월아동센터는 교육과 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들이 방학이나 학교 수업 이후 시간을 보내는 보호기관이다. ■ 인삼公, 군산 가맹점 침수제품 교환KGC인삼공사가 12, 13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전북 군산지역 가맹점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피해복구단은 18일 피해를 입은 3개 매장을 방문해 판매하기 어렵게 된 물품을 수거하고 매장을 청소하는 등 봉사활동을 했다. 또 약 5000만 원 상당의 정관장 제품을 무상으로 전량 교환해줬다.}

대두식품은 연간 2만4000여 t의 팥 앙금을 생산해 제빵업체 등에 납품한다. 팥 앙금이 얼마나 다양할까 싶지만 고객의 주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만들다보니 종류가 200가지가 넘는다. 대두식품 관계자는 “현재 국내 팥 앙금 생산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우리 제품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51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대두식품은 올해 매출 목표를 800억 원으로 높여 잡았다. 현재 대두식품은 전국에 60여 개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빵집 아들에서 팥 앙금 업체 대표로 조성용 대두식품 대표(56)의 부모는 1945년부터 전북 군산에서 ‘이성당제과점’을 운영했다. 조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은 뒤 빵에 들어가는 팥 앙금을 체계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1983년 대두식품을 설립했다. 어려서부터 부모가 빵 만드는 모습을 봐온 그는 빵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팥 앙금이라고 생각했다. 대두식품은 ‘무방부제 생산’이라는 철칙 아래 업계 최초로 자동공정을 도입하여 팥 앙금을 생산했다. 팥 앙금이 들어간 양갱, 죽 등을 만들며 판매 제품도 다양화했다. 팥 앙금 제조 노하우를 축적한 조 대표는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1995년 화과자 브랜드인 ㈜화과방을 설립했다. 자사(自社)에서 생산한 앙금을 그대로 사용해 경쟁력을 높였다. 화과자에서 만주, 월병, 모나카 등으로 제품의 종류를 늘렸다. 다양한 제품군에 대두식품의 앙금이 주는 신뢰가 더해져 주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이 화과방의 제품을 받아쓰기 시작했다. 대두식품은 팥 앙금 업체로서는 규모가 큰 편이었지만 이를 사용하는 큰 제과·제빵기업의 눈으로 보면 하나의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어려움도 많았다. 회사 관계자는 “팥을 대부분 수입하는 상황에서 팥의 국제가격이 많이 올라도 팥 앙금은 제값을 받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두식품이 지속적으로 완제품을 개발하게 된 데에는 이 같은 설움도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대두식품의 또 다른 도전, 쌀가루 제품 조 대표는 2005년 새 사업을 시작했다. 쌀가루 제품인 ‘햇쌀마루’ 사업에 도전한 것이다. 평생을 빵과 함께해온 그는 밀가루보다 몸에 좋은 쌀로 빵을 만들어보겠다는 꿈이 있었다. 대두식품 측은 “쌀가루 제품은 생산단가가 기존 밀 제품의 1.5배나 되는데도 조 대표는 강력한 의지로 햇쌀마루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한 식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쌀가루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5년 군산에 쌀가루 전문공장을 세우며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쌀빵 외에 쌀만주, 쌀라면 등의 쌀가루 제품을 햇쌀마루 브랜드로 생산하고 있다. 대두식품 관계자는 “밀가루로 만드는 모든 제품을 쌀가루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 결과 해외 수요도 크게 늘었다. 대두식품은 현재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팥 앙금과 쌀가루 제품이 특히 인기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350만 달러(약 39억55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대두식품은 올해 미국 매출을 500만 달러(약 56억5000만 원)로 책정했다. 현재 해외 영업팀을 중심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대두식품은 앞으로 해외지사를 꾸려 수출사업을 키우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대두식품의 기반이 됐던 이성당제과점은 현재 조 대표의 아내 김현주 씨가 운영하고 있다. 29년 전과 마찬가지로 대두식품은 이성당제과점의 빵에 들어가는 모든 팥 앙금을 제공하고 있다. 대두식품 관계자는 “조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늘 최선의 제품을 만들자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런 대두식품의 노력을 인정해 조 대표를 ‘2012년 7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했다. 중기중앙회는 대두식품이 우리나라 곡물 가공식품의 선진화 및 세계화를 선도했다고 평가했다. 쌀가공협회는 대두식품의 햇쌀마루 제품을 2008∼2010년 3년 연속 ‘우수 쌀 가공제품 톱10’에 선정하기도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엄마의 마음으로.’ 충북 증평의 게장 전문업체 청보F&B의 제1공장. 지난달 19일 만난 박종명 대표(50·여)는 컴퓨터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셜커머스(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업체 등록을 앞두고 각종 자료들을 점검하는 중이었다. 박 대표는 “소셜커머스 진출을 결심하게 된 데는 대학생 딸과 군복무 중인 아들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특히 휴가를 나오면 게장부터 찾는 아들은 맛에 대해서 까다로운 조언도 해준다고 했다. 박 대표는 “내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 것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말을 보탰다.○ 좌충우돌 전업주부의 도전기 20여 년간을 전업주부로 살아온 박 대표는 2007년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박 대표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상태였다. 이때 갓 대학에 입학한 딸의 한마디가 박 대표에게 자신감을 줬다. 딸은 “엄마가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을 해 변변찮은 사회 경험 한 번 없던 그였지만 용기를 냈다. 기왕 일을 할 바엔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게장을 선택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박 대표는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게장을 선택해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생각처럼 사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웃소싱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그는 상위 업체들의 무리한 요구에 사업 초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부도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박 대표는 “늦게 시작한 사업이었던 만큼, 가족들에게 어려움을 티내고 싶지 않았다”며 가슴앓이하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박 대표는 ‘기본’을 고수했다. 박 대표는 “음식의 맛만 유지한다면 언젠가 일어서리란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알이 꽉 찬 암게를 구하기 위해 인천 연평도로, 싱싱한 전복을 구하기 위해 전남 완도로 떠났다. 20가지의 재료를 넣어 만든 육수도 개발했다. 고객들에게 ‘신선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여름(6∼8월)에는 게장을 만들지 않는 방법도 강행했다. 박 대표는 “게장처럼 장에 절인 음식은 여름철에 상할 가능성이 낮지만, 고객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에는 아예 게장 생산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여름에는 돈가스, 양념 갈비 등 육류 제품을 주로 만든다.○ 성공의 열쇠는 ‘다양화’ 박 대표는 성공의 비결을 묻는 방법에 대해 ‘사업의 다양화’라고 설명했다. 청보F&B는 게장 외에도 전복장, 대하장, 자숙문어 등을 생산한다. 올해부터는 돈가스, 양념갈비, 양념갈매기살 등 축산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의 납 꽃게 파동을 언급하며 “식품 사업은 작은 문제 하나에도 사업 자체가 말라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놓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방법도 다양화했다. 사업 초기 TV 홈쇼핑에 주력해 오던 청보F&B는 인터넷 쇼핑몰,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활로 개척에 나섰다. 인터넷 사업은 다양한 고객들을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젊은층에 인기가 많았다. 박 대표는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을 위해 기존 세트(간장게장 2.5kg짜리 2개, 양념게장 1kg짜리 1개)보다 작은 소규모 세트 구성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대하장의 경우 특히 일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아 일본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4억 원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5년 만에 매출 60억∼7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7년 매출 목표는 110억 원으로 잡았다. 올해 충북 증평에 제2공장을 완공한 청보F&B는 내년에는 부산에도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명 청보(淸報)는 맑고 깨끗한 것을 널리 알린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유명한 게장 업체들이 많았지만 하나같이 단명한 이유는 바로 식품 관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업 이름대로 깨끗하고 신선한 식품을 만들어 게장 업계에서 이름을 드높이고 싶다”고 말했다.증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하여라 인턴기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

“난 살아있는 전설이다.” vs “아니다. 아직 멀었다.” 우사인 볼트의 ‘전설’ 발언을 두고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볼트의 장외 대결이 뜨겁다. 볼트는 대회 이전부터 수차례 “나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기 위해 런던에 왔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먼저 불을 지른 건 로게 위원장 쪽. AP통신에 따르면 로게 위원장은 9일(현지 시간) 남자 200m 결선을 앞두고 기자들과의 대화 도중 “볼트가 전설이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업적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로게 위원장은 “볼트의 업적은 선수로서의 인생이 모두 끝난 뒤에 평가할 일”이라며 “시간은 (경기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볼트가 3, 4개 올림픽에 꾸준히 나와야 전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칼 루이스처럼 4개 대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멀리뛰기)을 딴 선수도 있다”고 말하며 볼트를 우회적으로 자극했다. 로게 위원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볼트가 결승선에 도착하기 전에 세리머니를 하는 것을 보고 다른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볼트는 “이제는 400m 계주에 집중하겠다”며 올림픽 2회 연속 3관왕이라는 새로운 전설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27)가 육상 여자 200m에서 우승하며 육상 왕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펠릭스는 9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8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펠릭스는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의 대회 3연패, 여자 100m 우승자 셸리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자메이카)의 대회 2관왕을 막았다. 펠릭스의 막판 스퍼트가 돋보였다. 펠릭스는 곡선 주로에서 브라운과 프라이스에게 다소 뒤처졌지만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스퍼트를 발휘해 뒤집기에 성공했다. 베이징 대회(21초93), 아테네 대회(22초18) 때보다 빨랐다. 펠릭스에 이어 프라이스(22초09)가 은메달을, 카멀리타 지터(미국·22초14)가 동메달을 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어렵다.”일본의 우에무라 하루키 런던 올림픽 선수단장은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의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당초 금메달 15∼18개로 종합 5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일본은 남은 기간 6∼8개의 금메달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12일째인 8일 현재 일본의 성적은 금 2개, 은 13개, 동 14개로 종합 20위. 사실상 지난 대회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 9개, 은 6개, 동 10개) 이상의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인정한 셈이다.자신만만하던 일본의 발등을 찍은 것은 전통의 ‘메달밭’ 유도다.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 때 4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7개의 금메달을 유도 한 종목에서 쓸어 담았다. 반면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유도에서 획득한 메달은 금 1개, 은 3개, 동 3개가 전부다. 한국(금 2개)은 물론이고 러시아(금 3개) 프랑스(2개)보다 부진한 성적. 특히 남자 유도에서는 1964년 유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일본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사상 최초의 굴욕’, ‘역사적 대패’라는 내용으로 일본 유도의 현주소를 다뤘고, 요시무라 가즈오 전(全)일본유도연맹 강화위원장은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호치 등은 부진의 원인을 △2009년 룰 변경 이후 적응 부진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진단했다. 유도 경기 방식이 기술보다는 포인트 위주로 바뀌면서 일본의 장기인 기술을 발휘하지 못한 데다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쳤다는 것이다.유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은 강세였던 수영에서도 부진했다. 이번 대회부터 야구와 소프트볼이 빠진 것도 일본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우에무라 선수단장은 남은 기간에 축구 체조 육상 레슬링 등에서 메달을 따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지막 한 발이 권총을 떠났다. 최영래(30·경기도청)가 고개를 숙였다. 8.1점. ‘추격자’ 진종오(33·KT)가 쏜 최후의 총알은 과녁의 중앙을 통과했다. 10.2점. 런던 올림픽 사격 50m 권총 금메달의 주인공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5일 결선이 끝난 뒤 진종오와 최영래는 가장 먼저 서로를 찾았다. 두 선수는 함께 울고 함께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를 들었다. 같은 시상대에 선 것도 잠시. 한 발로 희비가 엇갈린 진종오와 최영래에 대한 대우는 메달 색깔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회 2관왕이자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진종오는 연금 지급에서도 두둑한 가산점을 챙기게 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는 이미 월정 지급 연금의 상한선인 100만 원을 받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월정금 상한선을 넘긴 선수는 추가 수상 내용에 대해서는 일시금으로 받는다. 진종오는 올림픽, 국제사격연맹 월드컵 우승 등으로 런던 올림픽 이전에 이미 상한선(110점)을 훨씬 웃도는 251점을 획득했다. 이번에 2개의 금메달을 보탠 진종오는 금메달 점수 180점(90×2)에 2연패 가산점(45점)과 2관왕 가산점(18점)을 더해 총 243점을 얻게 됐다. 진종오는 243점에 대해 10점당 500만 원(올림픽 금메달 기준)을 적용해 총 1억2000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게 된다. 소속팀 KT와 대한사격연맹 회장사인 한화그룹으로부터 받게 될 포상금까지 포함하면 진종오는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래는 이번 은메달로 매달 75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 시 받는 월별 연금은 지급 상한선과 같은 100만 원이다. 한 번의 실수로 매달 25만 원 적은 연금을 받게 된 셈이다. 포상금도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 대회 포상금 지급 기준으로 금메달 5000만 원, 은메달 2000만 원을 책정한 바 있다. ‘10-10’ 계획을 조기 달성할 정도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종목별 협회들도 포상금을 둘러싸고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분주해졌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흘린 피땀에 보답하기 위해 포상금 지급 규모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8일 브라질과 준결승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은 성적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최대 31억3000만 원(금메달 기준)의 포상금을 받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지막 한 발을 쏜 최영래(30·경기도청)가 고개를 숙였다. 8.1점. '추격자' 진종오(33·KT)의 권총을 떠난 최후의 총알은 과녁의 중앙을 통과했다. 10.2점. 런던 올림픽 사격 50m 권총 금메달의 주인공이 막판에 바뀌는 순간이었다. 5일 결선이 끝난 뒤 진종오와 최영래는 가장 먼저 서로를 찾았다. 두 선수는 함께 울다 함께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를 들었다. 한 발로 희비가 엇갈린 진종오와 최영래는 메달 색깔에 따른 대우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회 2관왕이자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진종오는 연금 지급에서도 두둑한 가산점을 챙기게 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는 이미 월정 지급 연금의 상한선인 100만 원을 받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월정금 상한선을 넘긴 선수는 추가 수상 내역에 대해서는 일시금으로 받는다. 진종오는 올림픽, 국제사격연맹 월드컵 우승 등으로 런던 올림픽 이전에 이미 상한선(110점)을 훨씬 상회하는 251점을 획득했다. 이번에 2개의 금메달을 보탠 진종오는 금메달 점수 180점(90+90)에 2연패 가산점(45)과 2관왕 가산점(18)을 더해 총 243 점을 얻게 됐다. 진종오는 243점에 대해 10점 당 500만 원(올림픽 금메달 기준)을 적용해 총 1억2000만 원을 일시불로 받게 된다. KT와 대한사격연맹 회장사인 한화그룹으로부터 받게 될 특별 포상금까지 포함하면 진종오는 돈방석에 앉을 전망. 최영래는 이번 은메달로 매달 75만 원의 연금을 지급받는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 시 받는 월별 연금은 지급 상한선과 같은 100만 원이다. 만약 수명을 80세로 가정할 경우 30세인 최영래는 금메달과 함께 약 1억5000만 원의 연금까지 놓치게 된 셈이다. 포상금도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 대회 포상금 지급 기준으로 금메달 5000만 원, 은메달 2000만 원 책정한 바 있다. '10-10' 계획을 조기 달성할 정도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종목별 협회들도 포상금을 둘러싼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분주해졌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흘린 피땀에 보답하기 위해 포상금 지급 규모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8일 브라질과 준결승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은 성적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최대 31억 3000만 원(금메달 기준)의 포상금을 받는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은메달 잔혹사.’ 중국 탁구의 간판 왕하오가 세 번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한을 풀지 못했다. 세계랭킹 4위인 왕하오는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엑셀 탁구장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남자 탁구 단식 결승에서 팀 동료인 장지커(세계랭킹 1위)에게 1-4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세트를 내리 내준 왕하오는 4세트를 따며 체면치레를 했으나 결국 5세트에서 주저앉았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은메달. ‘이면타법의 완성자’로 불린 왕하오는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2009년 요코하마 세계선수권 남자 단식 등에서 정상에 올랐으나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유승민(한국),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마린(중국)에게 패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 왕하오는 “올림픽에서 세 차례나 팬들을 실망시켜 아쉽다”면서도 “12년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왕하오보다 더 혹독한 기록을 남긴 선수도 있다. 소련의 체조 대표 빅토르 리시츠키는 1964년 도쿄 올림픽,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없이 은메달만 5개를 땄다. 리시츠키는 마루, 도마, 개인 종합, 체조 단체(2개)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은메달만 목에 걸었다. 국내에서는 유용성-이동수(2000, 2004년 남자 배드민턴 복식), 문의제(2000년 76kg급, 2004년 84kg급), 이상은(1996, 2004년 여자 핸드볼), 장은정(1988, 1996년 여자 하키) 등이 두 번이나 금메달을 코앞에 둔 채 돌아서야 했다. 한편 수영 대표 박태환은 은메달 2개를 추가해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올림픽 은메달(총 3개)을 딴 선수가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가 막을 올린 지 어느새 7일째입니다. 하지만 한여름에도 몸은 춥고 마음은 시립니다. 저는 런던 올림픽 경기장의 빈 좌석입니다. 어제는 어디선가 날아온 신문지에 의지해 몸을 녹이기도 했습니다. 체온을 나눌 사람이 간절합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을 지켰던 할아버지는 늘 당시 자랑을 하셨어요. 그땐 너무 바빠 좀 쉬고 싶었다고…. 요즘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LOCOG)는 저와 동병상련인 동료가 늘어나 걱정이 많은 모양입니다. 올림픽 경기 입장권이 대부분 동났다는 발표와 달리 경기장은 썰렁할 때가 많습니다. 서둘러 추가 티켓 판매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마저도 약발이 별로 없었던지 조직위원회는 교사, 학생에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까지 단체로 동원하기 시작했어요. 효과는 있었던 모양입니다. 1일에는 올림픽 개막 후 210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더군요. 그렇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까요. 관중석이 휑해진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종목별 국제연맹, 후원사 등에 배정된 입장권 중 다수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체 880만 장의 티켓 중에 5분의 1이 배정됐다니 걱정입니다. 하루에 1만2000여 명의 친구가 허전함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그나마 볼거리가 많은 비치발리볼 경기장에 있는 제 친구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래요. 지난달 30일에는 누군가가 제 이름(The empty seat)으로 트위터 아이디(@OlympicSeat)를 만들었어요. 가려운 곳을 긁어 주거나 제 마음에 쏙쏙 드는 글들이 줄을 잇더군요. 속이 다 시원해졌어요. 불과 닷새 만에 팔로어가 2만 명을 넘었다니 이러다 관중 수보다 많아지는 건 아닐까요.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환한 미소를 보인 패자에게도 박수가 쏟아졌다. 1일 열린 유도 남자 81kg급 결승. 김재범에게 패한 올레 비쇼프(독일·사진)는 경기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건넸다. 경기 종료 후 비쇼프는 바닥에 엎드려 흐느끼는 김재범에게 다가가 등을 토닥였다. 시상식에서도 연방 밝은 표정으로 새로운 올림픽 챔피언에게 축하를 전했다. 판정 직후 매트 가운데서 두 선수가 10여 초간 서로를 끌어안은 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승패를 떠나 최고의 훈훈한 장면이었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당시 주인공은 금메달을 딴 비쇼프였다. 결승에서 김재범을 꺾은 비쇼프는 시상대에서 김재범의 손을 들어주며 한 체급을 올려 출전했던 젊은 한국 선수의 도전을 높이 샀다. 묘하게도 전날 열린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오심 논란 끝에 신아람을 누른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은 국적이 비쇼프와 같다는 이유로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대비가 되기도 했다. 비쇼프의 행동이 주목받으면서 베이징 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에서 최민호와 맞붙은 루트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도 새삼 다시 화제가 됐다. 당시 파이셔는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치고도 우승자 최민호에게 먼저 축하를 건네 ‘훈남’ 칭호를 들었다. 파이셔는 이번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 32강에서 탈락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영국 단일 축구대표팀(Team GB)이 아랍에미리트를 꺾고 올림픽 축구에서 52년 만에 승리했다. 영국 대표팀은 2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 대표팀과의 남자 축구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라이언 긱스, 스콧 싱클레어, 대니얼 스터리지의 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경기 전반 16분 선제골을 넣은 라이언 긱스(38)는 올림픽 본선 최고령 득점자 기록(기존 37세)을 갈아 치웠다. ○…AFP통신은 29일 오후 11시경 올림픽 주경기장인 올림픽스타디움의 성화가 꺼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홍보담당자 재키 브록도일 씨는 경기장 중앙에서 점화한 성화대를 구석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성화를 다시 점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여자 사격선수 킴벌리 로드(33)는 29일 런던 올림픽 사격 스키트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수상으로 로드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5회 연속으로 개인전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로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최고령 사격 선수는 72세”라며 “내게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여자 테니스 대표 마리야 샤라포바가 올림픽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샤라포바는 29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단식 1라운드 경기에서 이스라엘의 샤하르 페르를 2-0(6-2, 6-0)으로 이겼다. 남자부에 출전한 앤디 머리(영국)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도 각각 승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 #1. 2004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이 열린 그리스 아테네. 열다섯 살 앳된 소년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 버저가 울리기도 전에 스타트를 끊었다. 결국 물에 ‘몸만 담그고’ 바로 실격. 소년은 탈의실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2. 4년 뒤 중국 베이징. 어느새 훌쩍 커버린 소년은 같은 종목에 출전했다. 두 번 실수는 없었다. 거짓말 같은 스피드로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경쟁자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3. 그리고 또 4년 뒤 영국 런던. 이제 청년 냄새가 풀풀 나는그가 다시 한 번 결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SK텔레콤)얘기다. 4년 전 ‘베이징 박태환’과 현재의 ‘런던 박태환’.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 긴장은 덜 된다.”21일 런던에 도착한 박태환의 첫마디였다. 물맛이 생각보다 짜지 않다는 등 너스레도 떨었다. 이를 들은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태환이의 심장이 그만큼 단단해졌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박태환의 긴장을 풀어주는 심리치료제는 음악과 그의 활약상이 담긴 동영상 감상. 물론 긴장을 덜 한다고 방심한다는 얘긴 아니다. 박태환은 “주변 기대가 큰 만큼 부담은 더 커졌다. 결코 방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외모도 변했다. 얼굴은 소년티를 벗었다. 갸름한 얼굴엔 남자다운 선이 붙었고, 눈빛에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박태환의 어머니 유성미 씨는 “베이징 대회 당시만 해도 여성 팬 가운데 ‘누나 팬’이 90% 이상이었는데 이제 절반은 ‘오빠 부대’”라고 귀띔했다.박태환의 신체 변화에서 핵심 키워드는 ‘근육’. 기존의 날렵하던 몸매가 한눈에 봐도 탄탄해졌다. 박태환 전담팀에 따르면 베이징 올림픽 당시 박태환의 체지방률은 약 10.5%. 지금은 8.5% 정도로 줄었다. 반면 체중은 74kg에서 77kg으로 늘어났다. 체중 증가는 근육량이 늘어서다. 어깨는 떡 벌어지고, 가슴 두께는 2cm가량 더 두꺼워졌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량도 10∼15% 증가했다. 특히 단거리에 유리한 속근(速筋)이 발달했다는 게 주목할 부분. 전담팀의 체력담당 권태현 트레이너는 “박태환은 지구력에 유리한 지근(遲筋)을 타고났다. 순간적인 폭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속근 발달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타고난 지구력에 스피드까지 갖췄다는 얘기다.특유의 장점이던 폐활량은 4년 전보다 더 늘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박태환의 폐활량은 6900cc. 예선 탈락했던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선 6700cc 정도에 머물렀다. 그랬던 폐활량을 현재는 7200cc까지 만들었다.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훈련한 덕을 봤다.영법(泳法)도 4년 전 박태환이 아니다.베이징 대회 때 박태환은 잠영은 물론이고 돌핀킥도 거의 하지 않았다. 물의 저항과 싸워야 하는 수영에서 그 저항을 덜 받으려면 물속에서 하는 헤엄인 잠영이 필수. 적은 에너지로 빠른 속도를 이끌어내는 돌핀킥도 중요하다.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 아래 지옥 훈련을 한 덕분에 지금 박태환의 돌핀킥은 5, 6회에 이른다. 잠영으로는 최대 13m까지 갈 수 있게 됐다. 팔을 젓는 스트로크 역시 체력이 더 소모되지만 효율성은 높은 ‘I’형으로 바꿔 경쟁력을 높였다.박태환이 받을 포상금 규모도 4년 전과 달라졌다. SK텔레콤은 박태환의 성적에 따라 금메달 1억5000만 원, 은메달 8000만 원, 동메달 500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딴 박태환은 합쳐서 1억5000만 원을 받았다. 현재 박태환의 연금점수는 282.7점. 연금 월별 수령 상한선인 110점을 한참 뛰어넘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하나 따면 7000만 원, 2개 따면 1억3000만 원을 일시금으로 쥐게 된다.베이징에서 박태환은 컨디션 조절에 심혈을 기울였다. 베이징의 탁한 공기에 대비해 코치진은 공기청정기 9대를 준비했고, 대한체육회는 코 마스크를 지급했다. 4년이 흐른 지금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바나나를 마이크 삼아 이야기하고, 기자들이 건네는 농담은 재치 있게 받아친다. 29일 새벽 자유형 400m 결선을 마친 뒤 박태환은 어떤 모습일까.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런던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역사상 가장 ‘엄격한’ 올림픽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데이비드 하우먼 WADA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에 인간의 성장호르몬(HGH)을 검사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을 통해 인간의 몸에서 만들어진 성장호르몬과 인공 호르몬을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ADA는 성장호르몬 검사에 신기술이 추가되면 선수들의 도핑 여부를 더 확실하게 잡아내리라 기대하고 있다. WADA는 올림픽을 앞두고 6개월 동안 7만1649건의 샘플을 검사해 107명의 선수를 적발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에도 6000차례 이상의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순수해야 할 올림픽은 언젠가부터 약물과의 전쟁이 됐다.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선수들의 욕망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의 도움을 받는 도핑이란 ‘꼼수’를 쓰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WADA를 만들어 그 약물을 잡아내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도핑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그를 잡아내는 기술 또한 발전하고 있다. 도핑 검사를 실시한 첫 올림픽은 1968년 열린 프랑스 그르노블 겨울 올림픽. 여름 올림픽 기준으로는 같은 해 열린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처음 실시됐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덴마크의 사이클 선수 크누드 에네마르크 옌센이 경기 도중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정밀 조사 결과 옌센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암페타민’을 과다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사상 대표적인 도핑 사례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100m에 출전한 벤 존슨(캐나다)이다. 세계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우승했던 존슨은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사실이 밝혀져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북한의 사격선수 김정수가 베타 차단제의 일종인 프로프라놀롤 양성 반응이 나와 메달을 반납했다. 종목에 따라 선수들이 찾는 약물도 천차만별이다. 복싱, 레슬링, 유도와 같은 체급 종목 선수들은 체중 감량을 쉽게 해주는 ‘이뇨제’를 사용한다. 사격, 양궁 등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종목은 혈압강하제(降下劑)가 문제가 되곤 한다. 과거의 도핑이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수혈 내지 성장호르몬 투여를 통해 허점을 노리는 식으로 진화했다. 성장호르몬으로 정상인과 약물 복용자를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은 혈액 mL당 불과 몇 ng(나노그램·1ng은 10억분의 1g) 정도의 양. 이런 극미량 수준에서 기준치를 약간 넘어서는 것을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투여한 지 1시간 내에 분해돼 버리기 때문에 적시에 발견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곤란한 것은 기준치를 넘어선 이유가 선수의 선천적인 체질 때문인지 약물 복용 때문인지를 판정하기 힘들다는 점. 그런데 WADA가 이를 적발할 수 있다고 하니 ‘약물 잡는’ 기술 또한 엄청나게 발전한 셈이다. ‘잡느냐’ ‘피하느냐’의 싸움. 과연 WADA의 금지약물 전쟁은 성공할 것인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어머니, 20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앞으로 6시간만 지나면 어머니를 뵙게 되는데도 이 마음을 글로 남기고 싶어 펜을 듭니다. 목소리는 어떨지, 키는 얼마나 클지, 생김새는 사진과 어떻게 다를지 모두 궁금하네요. 어머니도 같은 마음이실 거란 생각을 합니다. 참 떨립니다. 지난달 결혼식에서 사회를 본 친구 녀석이 “신랑 입장!”이라고 외칠 때보다 더 말이에요.저는 지금 제 아내와 함께 가고 있습니다. 고마운 아내는 어머니께 꼭 당신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제 이야기에 선뜻 신혼 여행지를 캐나다로 바꿨습니다. 가까운 미국에 있으면서도 찾아뵙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뿐이었어요. 영어만 잘하면 미국생활은 문제없을 거란 생각은 정말 큰 착각이었어요. 닥치는 대로 밑바닥 일을 했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그때마다 흔들린 저를 잡아준 건 어머니의 편지였어요. 다행히 얼마 전 미군 군무원 일자리를 구했어요. 한국 파견이 가능하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죠. 사실 아내를 만나는 데도 ‘편지’가 큰 몫을 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저는 한국에 있는 그녀에게 늘 편지로 마음을 전했어요. 글이라는 것이 참 더 애틋함을 갖게 하잖아요. 아내는 매달 제가 보낸 편지에서 진심을 느끼고 결국 청혼을 받아줬답니다. 편지는 참 묘한 매력이 있어요. 어머니의 편지에는 늘 당신의 손 냄새가 묻어 있어요. 세 아들을 키운 손, 병상에 누운 환자들을 어루만지는 간호사의 손 그리고 직접 종이에 살갗을 대고 이국땅의 아들인 제게 편지를 쓰는 손. 편지에서 전 어머니의 냄새를 맡았답니다. 그리고 제가 편지에서 느꼈던 캐나다의 봄 향기가 지금 배 위를 스치는 바람 속에 그대로 있군요. 어느새 배가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1992년 2월 캐나다 밴쿠버 섬으로 가는 여객선상에서 》 ○ 편지 한 통에 바뀐 인생그는 미국 시민권자다. 현재 경기 평택시의 한 건설 관련 회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과거 그의 삶은 간단치 않았다. 한국에선 육군 통역병, 무역회사 직원, 미국에선 사진관 종업원, 접시닦이, 뉴욕의 택시운전사, 미군 군무원 등 10여 가지 직업을 가졌다. 경북 의성군의 한 시골 동네에서 태어난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다양한 인생역정을 겪은 것은 편지 한 통 때문이었다. 40년 전 얼굴도 모르는 벽안(碧眼)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가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꿔버릴 줄 몰랐다. 18일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자택에서 만난 허용환 씨(53)는 안방에서 묵직한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왔다. 빛바랜 누런 편지봉투가 쏟아져 나왔다. 받은 것만 600통이 넘는단다. 청년시절 아내와 주고받은 연애편지부터 방송인 하일, 가수 인순이가 허 씨에게 보낸 편지도 있다. 그런데 영문으로 주소가 적힌 편지들이 가장 많았다. 주소지는 캐나다 밴쿠버 바로 건너편에 있는 밴쿠버 섬이고 발신인은 비비엔 켄드릭. “캐나다 어머니”라며 허 씨는 앨범에서 두 장의 사진을 꺼내 보여줬다. 한 장에는 까까머리 중학생, 다른 한 장에는 코가 높은 40대 외국인 여성이 있었다. 40년 전 두 사람이 펜팔을 시작할 당시 모습이다. 소년이었던 허 씨는 어느새 돋보기를 써야 하는 중년이 됐고, 중년이었던 어머니는 80대 할머니가 됐다. 그는 다시 가방 안으로 손을 밀어 넣어 1972년 6월 9일 처음 캐나다에서 온 편지를 소중하게 꺼냈다. 그렇게 캐나다 어머니와 한국 아들 사이에 40년간 오간 800여 통의 편지에 담긴 사연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 1972년, 캐나다에 보낸 첫 편지나의 캐나다 친구에게. 안녕하세요, 비비엔 켄드릭 씨. 대한민국 경북 의성군에 사는 허용환입니다. 열세 살 중학생이에요. 처음 켄드릭 씨의 편지를 받았을 때 뛸 듯이 기뻤답니다. 외국인에게 편지를 받다니. 게다가 이곳에서 볼 수 없는 하얗고 빳빳한 편지지가 신기했어요. 하지만 당신의 편지를 읽을 수가 없어 곧 슬픔에 빠졌답니다. 구레나룻이 멋진 중학교 영어 선생님께 여쭸더니 필기체라고 하네요. 선생님은 줄 사이의 여백에 일일이 해석을 달아주셨어요. 사실 이 편지도 선생님이 대신 써주시는 거랍니다. 올해 안에는 꼭 직접 영어로 편지를 써서 보낼 생각입니다. 지난해 국민학교 수학여행으로 대구라는 곳에 갔어요. 처음 가본 대구에서 책에서만 봤던 서양 사람을 직접 구경한 거예요. 노란 머리, 오뚝한 콧날에 청바지를 입은 다리는 어찌 그리 길던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죠. 그때 결심했어요. ‘영어를 공부해야겠다.’ 그때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펜팔이었어요. 이듬해 중학생이 되자마자 어머니께 펜팔협회에 가입시켜 달라고 매달렸어요. 어머니는 약초를 뜯어 번 돈으로 가입비 500원을 내주셨어요. 제일 좋아하는 짜장면이 한 그릇에 90원이라 시골에선 큰돈이었죠. 처음 협회 배지를 달고는 명문대 배지를 단 대학생이라도 된 양 우쭐대던 기억이 나요. 저는 외교관 아니면 기자가 되고 싶어요. 대구에서 만났던 그런 백인 아저씨는 물론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어요. 영어를 배울수록 저는 더 많은 것을 꿈꾸게 되겠죠? 당신의 편지에선 캐나다의 봄 향기가 난답니다. 사진으로만 봐오던 캐나다의 울창한 숲과 강의 향기가 이런 것 아닐까 생각해봐요. 사실 전 붉은 단풍이 새겨진 국기 외에는 캐나다에 대해서 잘 몰라요. 편지를 읽어 보니 당신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신이 편지에 쓴 6·25전쟁은 벌써 20년이나 지난 이야기인걸요. 당신이 태어난 영국,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캐나다, 그 어느 곳의 이야기라도 좋아요. 당신이 이야기하는 만큼 제 꿈은 더 커질 테니. 첫 번째 편지는 여기서 줄일 게요. 태평양을 건너올 두 번째 편지를 기다리며… 안녕. ○ 1982년, 어머니께 드리는 통역병의 편지디어 맘(Dear Mom·사랑하는 어머니). 신고합니다! 대한민국 육군 허용환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어머니, 지난해 9월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서울이 선정됐어요. 6년 전 캐나다에서 열린 몬트리올 올림픽이 생각나네요. 그때 어머니께서 몬트리올 올림픽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이젠 제 차례네요. 저는 경남 김해에 있는 군부대에서 통역병으로 근무하게 됐어요. 청바지 입은 외국인의 다리 길이를 보고 놀랐던 꼬마가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라니 믿어지세요? 군에 같이 입대한 통역병들 가운데 저만 유일하게 고졸이에요. 돌이켜보면 정말 저의 영어 사랑은 각별했어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이었어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평소와는 달리 길이 꽉 막혀 있었죠. 무슨 일인가 하고 봤더니 미군이 몰던 차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 승강이를 벌이고 있더군요. 저는 당장 버스에서 내려 그 미군에게 갔어요. 사실 제 머릿속엔 그를 도와주겠다는 생각보다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앞섰죠. 저는 의사소통이 안 돼 어쩔 줄 몰라 하는 미군과 택시 운전사의 말을 통역했죠. 그때 버스 안에서 저를 바라보던 여고생들의 눈길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깨가 으쓱해져요. 그 사건이 인연이 돼 저는 그 미군과 친구가 됐어요. 그의 집에도 가고, 군부대에서 열리는 파티에도 초대됐죠. 부대에 있는 미군들을 불러 학교에서 영어 특강을 주선한 적도 있었어요. 친구들의 입이 떡 벌어졌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게 어머니 덕분이에요. 어머니의 은혜는 그뿐이 아니었죠. 제가 부모님의 곁을 떠나 형들이 있는 대구로 가던 그해부터 어머니는 세 달에 한 번 제게 30달러를 보내주셨죠. 타지에서 밥 거르지 말고, 읽고 싶은 책 모두 사서 보라고. 가끔은 신장이 안 좋으신 한국의 어머니를 위해 약값도 보태주셨죠. ―한국의 아들 휴버트 올림 ○ 2012년, 어머니의 답장아들 용환, 그리고 그의 아내 순희에게. 보내준 편지는 잘 받았다. 나는 평소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발코니에 앉아 바다를 가르는 여객선들을 바라보고 있어. 저 배는 이 시간에 지나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알래스카로 가는 배인 모양이다. 원래 계획대로 이번 여름에 너희 가족이 이곳에 왔다면 좋았으련만. 더이상 긴 여행을 떠나기 힘든 나 자신이 안타까울 뿐이구나. 편지와 함께 사진들을 보내준 덕에 그곳의 소식은 잘 전해 듣고 있다. 준호, 준영, 연재 하나같이 너를 닮아 모두 예쁘게 자라고 있구나. 결혼 뒤 9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해 너희 부부가 아파하던 순간이 문득 거짓말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 여섯 살배기 동갑인 연재와 내 증손녀 라이더가 올해부터 펜팔을 시작했더구나. 네가 연재에 대해 이야기한 것처럼 라이더도 편지에 몹시 빠져 있는 듯해. 제 딴에는 우표가 얼마나 신기할까. 이 아이들은 앞으로 몇 년간 편지를 주고받을까? 40년 아니면 80년? 그건 그 아이들의 몫이겠지. 늘 행복해라. 고맙다 아들아.―너의 ‘캐나다 어머니’ 켄드릭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