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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충남 금산군에 있는 KT SAT의 금산위성센터. 45개의 거대한 안테나들이 각각의 방향으로 하늘을 향해 있었다. 안테나들은 3만6000km 상공의 정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지금은 관측, 위성방송, 선박통신 정도를 담당하지만 다가올 6세대(6G) 이동통신 시대에서는 인공위성이 통신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6G 통신망을 기반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가동하려면 5세대(5G)보다도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저지연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위성이 사각지대 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구 300∼1500km 상공의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운용되는 ‘저궤도 위성’ 확보가 중요하다. 2일 충남 금산군 위성센터에서 만난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은 “한반도 전역에서 24시간 안정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최소 216개의 위성이, 글로벌 사업을 위해선 400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위성 중심의 6G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1일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했다. 2024년부터 8년간 진행되는 사업으로 예산 약 5900억 원을 들여 저궤도 통신 서비스용 위성 4기를 발사한다는 내용이다. 위성 부품과 통신 시스템 등의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 계획도 담겼다. 위성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방 분야에서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6G 표준특허를 선점하고 2026년 세계 최초로 6G 시범서비스 시연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에도 예타를 신청했지만 사업 활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하지만 6G 통신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은 위성통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위성통신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서비스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인터넷망이 마비되자 올해 3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즉각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1800여 개의 통신용 저궤도 위성을 우주에서 운용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4만2000여 개의 위성을 갖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구 저궤도인 고도 550km에 무게 227kg의 소형 위성을 대규모로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후발 주자인 영국 원웹, 미국 아마존(카이퍼) 등도 수천 개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목표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민간 기업과의 협업도 필수다. 이미 국내 ICT 업계에선 위성 기반의 6G 시대에 대비해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KT SAT는 정지궤도 위성 5기를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 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6G와 위성 통신 서비스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최 기술총괄은 “미국, 영국, 캐나다 기업에 이어 중국에서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상용화 계획을 밝힌 상황”이라며 “한국이 더 이상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부, 민간 기업이 협력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금산=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6일 오전 4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e스포츠 구단 담원기아의 연습실. 늦은 시간까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를 연습한 프로 게이머 데프트(본명 김혁규‧26)는 같은 팀 선수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과 브라질이 맞붙는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1-4 패배.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데프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동갑내기인) 황희찬 등 몇몇 젊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4년 뒤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되더라고요. 말 그대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담원기아 사무실에서 9일 만난 데프트는 “아직도 마음이 들떠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10년간 좌절했다, 그래도 꺾이지 않았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월드컵 기간 가장 화제가 됐던 문구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월드컵 방문 대회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대표팀을 보며 사람들은 ‘중꺾마’를 가슴에 새겼다. “(중꺾마는) 정말 멋진 말이다. 선수들도, 우리 팀도, 국민들도 인생에서 꺾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손흥민은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중꺾마 현상’을 직접 이야기했다. 데프트도 손흥민, 조규성 등 중꺾마를 언급한 대표팀 선수들의 인터뷰 기사와 영상을 봤다고 했다. “제 이야기를 계기로 나온 문구가 스포츠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좋은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으니 자랑스럽죠.” 데뷔 10년 차 게이머 데프트는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세계 대회(롤드컵) 결승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상대는 데프트의 서울 마포고 동창이자 이미 e스포츠 업계에서 ‘레전드’로 불리는 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의 T1(옛 SK텔레콤 T1). 모두가 T1의 승리를 예상했다. 롤드컵 결승전에 처음 나서는 데프트와 달리 과거 3차례 우승한 페이커의 경험을 더 높이 평가했다. “저도…. 예전엔 (페이커에게) 열등감 같은 감정을 어느 정도 느꼈죠. 밖에선 ‘마포고 듀오’라고 불렀는데, 롤드컵 우승을 한 적 없는 저와 비교할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데프트가 속한 팀 DRX가 첫 경기를 내줄 때만 해도 결과는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게임 중반까지 점수는 1-2. 모두가 뒤집을 수 없다고 말할 때 DRX는 마지막 2경기를 연달아 잡아냈다. 예상을 깬 반전에 젊은 게이머들은 열광했다. 롤드컵이 시작할 때 데프트와 DRX가 우승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DRX는 지난해 한국 여름 리그에서 최하위(10위)에 머물렀고 올해 성적도 6위였다. 한국 리그에서 롤드컵에 갈 수 있는 것은 4개 팀. DRX는 순위가 높은 다른 팀과 두 번의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 뒤 가까스로 롤드컵으로 향했다. 롤드컵에서도 DRX는 최약체였다. 조별리그에서 유럽의 강팀 ‘로그’에게 패배한 뒤 데프트는 말했다.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앞으로는) 충분히 이길 것 같아요.” 그의 말은 인터뷰 기사와 영상 제목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한 번 더 다듬어져 쓰였다. 실제 대답과 조금 다른 표현이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10년째 롤드컵 우승을 향해 달려오면서 수 없이 좌절했지만, 아직도 그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데프트 자신의 삶을 잘 담아낸 문구라고 느꼈기 때문이다.결과에 앞서 과정을 봤다, 그래서 즐겼다 DRX가 유럽, 중국의 강팀을 연이어 꺾고 반전을 만들어내도 사람들은 ‘이변’이라 불렀다. 데프트는 “무너지지 말자”며 같은 팀 선수들을 다독였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인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8강에서 만나 0-2로 지고 있다가 3-2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자 데프트는 오랜 기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에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는데, 8강전에서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8년 전 데프트는 중국으로 향했다. 낯선 언어와 환경이라는 장벽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강팀에서 롤드컵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결과’만 낼 수 있다면 충분했다. 데프트가 이적한 EDG는 2015년 중국 리그(LPL)에서 우승했다. 이적 첫 시즌에 중국 리그에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데프트는 물오른 기량을 증명했다. 많은 이의 기대를 받으며 출전한 롤드컵. 8강에서 데프트를 앞세운 EDG는 예상과 달리 유럽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프나틱에게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다시 1년을 준비해 도전한 2016년 롤드컵에서도 데프트를 앞세운 EDG는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데프트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채 2년 만에 한국 리그로 돌아왔다. 한국팀 KT 롤스터에 합류한 뒤에도 데프트는 한동안 다른 선수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 전략과 방향을 요구했다. 그렇게 시간이 더 지난 뒤에도 데프트는 롤드컵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한 번 더 팀을 옮겨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데프트 원맨팀’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땐 팀보다는 제가 우선이었어요. 저를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했을 때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거든요.” 롤 경기는 5명이 각자 캐릭터를 골라 정해진 역할을 맡아 한 팀을 이룬다. 헤드셋을 낀 선수들은 실시간으로 각자의 상황과 판단을 공유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선수 1명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다. 완벽한 팀워크를 만들어내려면 결국 치열한 과정이 필요하다. 데뷔 후 늘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던 데프트도 여러 번 실패를 겪은 뒤 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데프트는 “팀을 옮기고 새롭게 도전하면서 팀워크를 다지고, 과정을 쌓아가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싸우지 않으면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어요.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어떤 전략과 선택이 맞는지 검증하고 확인해야죠. 이번 롤드컵 우승은 치열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였어요.” 청년 세대는 과정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면서 롤드컵 결과라는 결과물을 일군 데스트와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DRX에 우승컵을 안긴 뒤 최근 담원 기아로 이적한 데프트는 이러한 현상에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뿌듯하다”고 했다. “얼마 전까진 온라인 공간에서 부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 희망적인 이야기가 늘어난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런 시간이 지나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6일 오전 4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e스포츠팀 담원기아의 연습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연습을 마친 프로 게이머 데프트(본명 김혁규·26)는 같은 팀 선수들과 모여 한국과 브라질이 맞붙는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지켜봤다. 결과는 1-4 패배.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데프트는 경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저와 동갑내기인) 황희찬 등 젊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는 게 보였어요. ‘꺾이지 않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는 문구는 이번 월드컵 기간에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조별리그 가나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조규성도 ‘중꺾마’ 정신이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 데뷔 10년 차로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던 데프트에서 비롯된 말이다. 10월 데프트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답변한 것이 ‘중꺾마’로 소개된 후 청년들 사이에서 희망의 단어가 됐다. 데프트는 지난달 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롤 세계대회(롤드컵) 결승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상대는 데프트의 서울 마포고 동창이자 e스포츠의 ‘레전드’로 불리는 페이커(본명 이상혁). 모두가 페이커가 이끄는 팀 T1의 승리를 예상했다. DRX는 지난해 한국 여름 리그에서 최하위(10위)에 머물렀고 올해 성적도 6위였다. 가까스로 진출한 롤드컵 무대에서도 최약체로 평가됐다. 조별리그에서 유럽의 강팀에 패배한 뒤 데프트는 말했다.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것 같아요.” 이 말을 전한 한 인터뷰 기사와 영상 제목에 ‘중꺾마’가 처음 쓰였다. 데프트는 수없이 좌절하고도 도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잘 담아낸 것 같아 자신도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 데프트는 “무너지지 말자”며 DRX 선수들을 다독였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인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8강에서 만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을 때 데프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데프트는 롤드컵에 아예 나가지 못하거나 늘 8강 문턱에서 좌절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8강에서 그 기분을 느껴서 너무 좋았어요.” 데프트는 이번 롤드컵 우승을 두고 “선수들끼리 치열하게 토론하고 싸운 결과”라고 했다. 데프트는 여러 차례의 실패를 통해 ‘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결과를 얻어냈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도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빌드업 축구’를 이식시키기 위해 4년간 내부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데프트는 최근 담원기아로 팀을 옮겼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또래들이 중꺾마를 주목하는 것을 보며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사회를 향한 희망의 이야기가 많아지는 걸 보면서 좋았습니다. 과정이 있어서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해요.”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가 법인 명의로 임대한 초호화 아파트에 거주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장 대표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8층의 전용 483m² 주택으로 위메이드 게임의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자회사 전기아이피가 2월 보증금 120억 원을 내고 임대했다. 장 대표는 전기아이피 대표도 함께 맡고 있다. 위메이드 측은 대표이사에 대한 복리후생 차원에서 사택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증금 액수가 지난해 전기아이피 매출액(1187억 원)의 10%가 넘는다는 데 있다. 특히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는 이날 4대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 상황이다. 장 대표가 법인 부담으로 호화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 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부에서는 전기아이피와 위메이드가 거액의 주택 보증금을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법인세를 줄이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납부할 세금이 있으면 자문을 거쳐 기한 내에 낼 것”이라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10월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카카오 내부엔 재난 관리와 서비스 복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어 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지휘하는 개발자 조직 등을 신설해 대규모 장애 사고에 대비하고 서비스 안정화 투자 규모도 기존보다 3배 늘리기로 했다. 카카오는 7일 연례 개발자 행사인 ‘이프 카카오’를 통해 이러한 내용의 사고 원인 분석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고 원인 조사를 총괄한 이확영 그렙 대표는 “사고 초기엔 카카오에 컨트롤타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10월 15일 오후 3시 19분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가 중단됐을 때 카카오(카카오톡),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 등은 개별적으로 장애에 대응했다. 이를 총괄할 조직이나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또 카카오 임직원들이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카카오톡, 카카오워크도 마비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단도 없는 상태였다. 이 대표는 “기존에 사용하던 업무 도구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중요한 의사결정 내용을 전파하기 위한 소통 채널까지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지적을 고려해 데이터센터 등 네트워크 관련 정보기술(IT) 개발자를 대규모로 채용해 CEO 직할 조직으로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서비스 중단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CEO 중심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별도로 장애 사고가 벌어지면 초기 대응 단계부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재해복구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재난복구(DR) 시스템은 데이터센터 3개가 연동돼 대규모 장애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삼중화’ 시스템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1곳이 멈춘 상황에서도 2곳의 서버 시설로 기존처럼 디지털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삼중화 시스템 구축과 추가 인재 채용을 위해 앞으로 5년간 기존보다 3배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대위 재발방지대책 공동소위원장인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철저히 반성하며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며 “서비스 안정화가 사회적 책임이라는 점을 항상 명심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10월 발생한 SK C&C 판교데이터센터의 화재 사고와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는 업체들의 부실한 재난 관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터센터의 구조 설계부터 화재 대응까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 대형 재난에 대비한 계획 및 훈련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디지털 서비스 장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10월 15일 오후 3시 19분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지하 3층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곧바로 소화 장비를 작동했지만 가스 소화가 어려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특성상 초기 진화에 한계가 있었다. SK C&C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설치했으면서도 이에 적합한 특수 방화 설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에도 문제가 있었다. 배터리 위쪽으로 전력선이 설치됐기 때문에 화재 초기에 전력선이 손상됐다. 비상시 전원을 공급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로도 화재가 번지며 전력 공급이 끊겼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배터리실과 UPS 장치를 설치한 공간 사이에 격벽을 설치했지만, 두 공간을 완벽히 분리하지 않은 탓이다. 연결된 천장공간을 통해 불이 번졌다. 물을 뿌려야 화재 진압이 가능할 정도로 불이 번진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내 특정 구역의 전력만 부분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현장 직원들이 전력 차단 스위치를 현장에서 바로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실제 화재 상황까지 반영한 세부 대응 계획이 없었고 모의 훈련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경우 판교데이터센터와 다른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시스템을 일부 갖추긴 했지만, 정작 예비용 서버를 가동하기 위한 관리 도구를 판교데이터센터에만 둔 탓에 장애가 길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미지나 동영상 송수신 시스템 등은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가 이뤄지지 않아 완전 복구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카카오의 핵심 기능과 서비스 등을 판교데이터센터에 집중적으로 모아놓은 것도 사태를 키운 원인 중 하나였다. 실제 여러 디지털 서비스의 관문 역할을 하는 ‘카카오 인증’ 등 핵심 기능은 판교데이터센터에서 주로 처리했다. 서비스 장애 탐지, 전파, 복구 등 각 대응 단계별 체계적인 조치 방안도 미흡했다. 또 일부 서버나 연결망 등 오류에 대비한 훈련은 했지만 1개 데이터센터 전체가 마비되는 대형 재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사고 조사 발표에서 배터리에서 불꽃이 튄 근본적인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SK C&C와 카카오, 네이버에 화재 및 서비스 장애 원인, 개선 조치 계획 등을 마련해 한 달 내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행정지도를 내릴 예정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웹툰 속 대사를 순서대로 전달해 시각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가 내년 초에 출시된다. 네이버웹툰은 5일 열린 ‘2022 널리 세미나’에서 시각장애인의 웹툰 감상을 돕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웹툰 등 이미지 속 문자를 인식해 음성으로 바꿔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다. 다만 웹툰은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이야기를 맥락에 맞게 전달해야 하는 만큼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디지털 콘텐츠로 꼽혔다. 네이버웹툰은 1년 넘게 연구한 끝에 AI 기술로 웹툰 이미지 속 대사를 이야기 순서대로 문자로 바꿔주는 ‘웹툰 대체 텍스트’ 자동 제공 기술을 개발했다. 웹툰의 말풍선과 위치 정보를 활용해 막힘없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문자를 인식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이렇게 추출한 문자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읽어주는 ‘보이스오버’ 기능 등을 활용해 음성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 속에서 어떤 캐릭터가 말했는지도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완결됐거나 연재하고 있는 웹툰 약 18만 개에 AI 기술을 적용해 내년 1월 중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어부터 시작해 서비스 언어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머리! 젖습니다. 옷도! 젖습니다. 신발! 젖습니다. 양말까지 젖습니다.” 에버랜드 직원이 놀이기구 탑승을 빠른 랩 형식으로 안내하는 현장을 담아낸 이른바 ‘소울리스좌 영상’(사진)이 올해 국내 유튜브 최고 인기 동영상으로 선정됐다. 가장 빠르게 성장한 유튜브 채널로는 생활 속 일화를 짧은 영상으로 구성한 ‘숏박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인기 동영상, 크리에이터 결산’ 자료를 공개했다. 인기 동영상 1위는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홍보 채널 ‘티타남’이 올린 소울리스좌 콘텐츠다. 에버랜드 직원 김한나 씨가 놀이기구 ‘아마존 익스프레스’ 탑승을 안내하며 무미건조한 말투와 눈빛으로 빠른 랩을 구사한 영상이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영혼 없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현대사회의 직장인과 닮았다”고 공감을 표시하며 소울리스좌라는 별명도 붙였다. 올해 4월 4일 올라온 이 영상의 조회 수는 2530만 건에 이른다. 구독자 수 변동을 기준으로 한 국내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유튜버) 부문에선 ‘숏박스’와 ‘너덜트’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일상생활 이야기를 재치 있는 짧은 영상으로 구성해 ‘코믹 쇼트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머리! 젖습니다. 옷도! 젖습니다. 신발! 젖습니다. 양말까지 젖습니다. 옷, 머리, 신발, 양말 다 다 젖습니다. 물에 젖고 물만 맞는 여기는 아마존.” 에버랜드 직원이 놀이기구 탑승을 빠른 랩 형식으로 안내하는 현장을 담아낸 이른바 ‘소울리스좌 영상’이 올해 국내 유튜브 최고 인기 동영상으로 선정됐다. 가장 빠르게 성장한 유튜브 채널로는 생활 속 일화를 짧은 영상으로 구성한 ‘숏박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인기 동영상, 크리에이터 결산’을 발표했다. 가장 인기를 끈 동영상 1위는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홍보 채널 ‘티타남’이 올린 소울리스좌 영상이다. 에버랜드 직원 김한나 씨가 놀이기구 ‘아마존 익스프레스’ 탑승을 안내하며 무미건조한 말투와 눈빛으로 빠른 랩을 구사한 영상이다. 영상을 본 유튜브 이용자들은 “영혼 없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현대사회의 직장인과 닮았다”고 공감을 표시하며 소울리스좌라는 별명을 붙였다. 올해 4월 4일 올라온 이 영상의 조회 수는 2530만 건에 이른다. 음악 콘텐츠도 유튜브에서 꾸준한 인기를 받았다. 채널 ‘딩고 뮤직’에 올라온 가수 태연의 라이브 영상이 최고 인기 동영상 2위를 차지했다. 3위엔 올해 데뷔한 여성 아이돌그룹 뉴진스의 무대를 한 번에 끊지 않고 촬영한 음악 방송 영상이 선정됐다. 유튜브는 올해 눈에 띈 경향으로 ‘토크쇼(대화형) 콘텐츠’의 인기를 꼽았다. 가수 이영지가 진행하는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과 채널 스튜디오 와플의 ‘주현영 토크쇼’ 등이 화제를 모았다.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는 가수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차지했다. 임영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유튜브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로 선정됐다. 유튜브는 올해 글로벌 음악 시장을 한국 여성 아이돌그룹이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4세대 걸그룹으로 불리는 (여자)아이들의 ‘톰보이’가 인기 뮤직비디오 4위, 블랙핑크의 ‘핑크 베놈이’ 6위였다. 또 아이브는 ‘애프터 라이크’(7위)와 ‘러브 다이브’(9위) 등 2곡이 상위권에 올랐다. 구독자 수 변동을 기준으로 한 국내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유튜버) 부문에선 ‘숏박스’가 1위를 차지했고 ‘너덜트’가 2위로 뒤를 이었다. 숏박스와 너덜트는 일상생활 이야기를 재치 있는 짧은 영상으로 구성했고 ‘코믹 쇼트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숏박스의 구독자 수는 현재 233만 명, 너덜트는 145만 명이다.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세계 최초로 이용자의 이동과 물류 서비스를 통합한 형태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대구에서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9일 “대구에서 여객, 물류 통합형 ‘달구벌자율차’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카카오모빌리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국자동차연구원, KT, 현대오토에버, 뉴빌리티 등이 모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컨소시엄’에서 맡았다. 내년 초까지는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주변 10.6km 구간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무료로 탈 수 있는 여객 서비스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3대를 운영한다. 차량은 자율주행 ‘레벨4’ 수준으로 운전자 없이도 주행 상황을 인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후엔 자율주행 차량 운영 구간을 확대해 테크노폴리스에서 국가산업단지까지 이어지는 28.2km 구간에서 여객과 물류 기능을 통합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세계 최초로 이용자의 이동과 물류 서비스를 통합한 형태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대구에서 시작한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포함해 6개 자율주행 관련 기술 회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서다.카카오모빌리티는 29일 “대구에서 여객, 물류 통합형 ‘달구벌자율차’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국자동차연구원, KT, 현대오토에버, 뉴빌리티 등이 모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컨소시엄’에서 운영한다.내년 초까지는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주변 10.6km 구간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탈 수 있는 여객 서비스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3대를 운영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나 테크노폴리스 지역 곳곳에 설치돼 있는 QR코드를 모바일 기기로 찍으면 자율주행 차량 이용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용 가능 시간은 평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다.컨소시엄이 운영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레벨4’ 수준으로 운전자 없이도 주행 상황을 인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차량마다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4대와 카메라 5대, 전방 레이더 1대가 설치돼 있다. 다만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전문 교육을 받은 안전 관리 직원이 차량 운전석에 탑승할 예정이다.컨소시엄은 내년 중 자율주행 차량 운영 구간을 확대해 테크노폴리스에서 국가산업단지까지 이어지는 28.2km 구간에서 여객과 물류 기능을 통합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율주행 차량도 5대 추가해 총 8대를 운영하기로 했다.컨소시엄은 자율주행 차량에 물건을 넣고 이동하거나 배송 로봇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의 물류 운송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번 자율주행 사업에서 단순히 첨단 기술을 실증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의 실생활에 편의를 줄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컨소시엄은 올해 5월 국토교통부의 ‘제 2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대구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사업에서 통합형 모빌리티 서비스 기획과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 부사장은 “달구벌자율차 사업은 여객과 물류 서비스를 한 번에 운영하는 새로운 서비스”라며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와 결합해 일반 이용자들이 더 쉽게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황도연 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43·사진)이 신규 대표로 취임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당근마켓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황 부사장의 대표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황 대표 선임을 계기로 당근마켓은 김용현·김재현 공동 대표 체제에서 각자 대표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카카오 커머스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지낸 황 대표는 지난해 3월 당근마켓에 합류했다. 황 대표는 당근마켓의 지역 기반 서비스를 수익 사업과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할 예정이다. 김용현 대표는 캐나다 현지 사업을 총괄한다. 공동 창업자인 김재현 전 공동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직책을 바꿔 장기적 사업 전략과 미래 방향성을 설계하는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게임사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가 상장폐지 처분을 맞으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공들여 온 블록체인 게임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위메이드 외에도 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황에서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로 업계 전체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위메이드 측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다음 달 8일부터 위믹스가 상장폐지돼도 당장 국내 게임 이용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은 작다고 주장했다. 미르4 등의 P2E 기능은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해외 시장에서만 적용하고 있고, 위메이드는 해외 거래소 20여 곳에선 여전히 위믹스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 세계 가상자산, 게임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하락됐다는 점이다. 국내 4대 거래소가 다음 달 8일부터 위믹스의 거래 지원을 종료(상장폐지)할 예정인 가운데 개당 가격은 연초(약 1만1300원)보다 1만 원 이상 떨어진 상태다. 미르4 등을 이용하며 위믹스를 받아온 해외 이용자로선 게임을 계속해야 할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이다. 위믹스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이렇다 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위믹스의 위기는 위메이드와 마찬가지로 P2E 시장에 뛰어든 국내 대형 게임업체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넷마블(마브렉스), 컴투스홀딩스(엑스플라), 카카오게임즈(보라) 등이 직접 가상자산을 발행해 P2E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P2E 외에 가상자산을 활용한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사업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컴투스홀딩스는 이달 9일 첫 엑스플라 메인넷 기반 게임을 출시하는 등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높여 왔지만 최근 엑스플라가 상장해 있던 FTX 파산에 이어 위믹스 사태까지 겹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위메이드 주가가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진 여파로 컴투스홀딩스(―6.38%), 컴투스(―2.64%), 카카오게임즈(―3.71%)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국내 4대 거래소의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영향으로 다른 가상자산의 가치까지 하락하자 게임사들은 P2E 게임 등 가상자산 연동 사업을 과거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11일 올해 3분기(7∼9월) 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P2E 기능을 넣은 신작 게임 ‘몬스터 아레나’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신뢰도 논란이 불거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이드와 협력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에도 불똥이 튈 우려가 있다. 현재 위믹스와 연동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은 21종이다. 위메이드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외 업체가 개발한 게임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는 앞으로 국내외 개발사와 협력해 31개의 게임을 자체 플랫폼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공지한 상태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과 교수는 “위믹스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가상자산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계속 사업을 함께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악성 리뷰(후기)와 ‘별점 테러’로 식당 점주들이 피해를 받는 일을 막기 위해 배달의민족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3일 “리뷰 추천순 정렬 시스템과 이용자가 남긴 평균 별점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 기능을 이달 말부터 애플리케이션(앱)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뷰 추천 시스템은 30일 서울 송파구 지역을 시작으로 적용하며 내년 1월 중 전국으로 확대한다. 리뷰 게시글 내용과 사진, 등록일 등 여러 변수를 종합해 알고리즘이 추천한 리뷰를 먼저 보여주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리뷰 게시글을 보여줄 때 별점 높은 순, 별점 낮은 순, 최신순 등 3가지 정렬 시스템만 제공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양질의 정보, 가게와 음식을 더 잘 표현한 리뷰 게시글을 이용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앱에선 29일부터 특정 이용자가 그동안 남긴 평균 별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리뷰 통계’ 기능도 적용한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리뷰 작성 이용자의 평소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다수의 식당에 의도적으로 나쁜 평가를 했는지 등을 다른 이용자들도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국, 일본보다 한국에서 서비스 로봇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요. 민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덕분이죠.”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홍원서·51)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를 18일 서울 송파구에서 만났다. 그는 앉은 자리 뒤편에 배치된 KT의 인공지능(AI) 서빙, 방역 로봇을 바라보며 “도심 식당, 호텔 곳곳에서 이러한 로봇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등을 거쳐 UCLA 로멜라 로봇메커니즘 연구소장을 맡은 홍 교수는 지난해 1월부터 KT에 조언하고 있다. 실생활에 유용한 로봇을 운용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AI를 융합해 ‘로봇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사업 구상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로봇 플랫폼을 사업화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한국 ICT 기업이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KT를 포함해 LG전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여러 한국 기업이 홍 교수에게 자문하거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 교수는 “로봇 사업은 실제 운용을 통해 일반 이용자들이 로봇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민간 기업이 이러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도우려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는 로봇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이용자 맞춤형으로 개선하는 ‘로봇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식당에서 음식이나 빈 그릇 등을 직원 대신 전달해주는 서빙 로봇이 대표적이다. 로봇의 몸체를 LG전자가 제작하면 신경 역할을 하는 로봇 플랫폼을 KT가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은 “로봇 제조, 솔루션·플랫폼 구축 등 개별 기업이 가장 잘하는 영역에서 협업하는 체계를 만드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실제 홍 교수는 KT를 포함해 한국 기업에 사업 전략을 조언하며 연구 과정에서 얻지 못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식당에서 서빙 로봇이 직원 대신 그릇을 치워주면 고객들이 음식물을 더 남긴다고 해요. 직원이 직접 정리할 때는 되도록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는 인간의 심리가 작용하는데, 로봇이 그릇을 치울 때는 그런 죄책감이 없어진다는 거죠. 연구만 해선 알 수 없는 내용이에요.” 홍 교수는 국내 로봇 시장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도 2025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23만 대의 로봇이 운용되고 시장이 2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홍 교수는 “로봇 기술, 사업이 가장 발전했다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사실 아마존 외엔 대부분 작은 스타트업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화에 도전하고 있다”며 “한국에선 대기업이 앞장서서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KT는 로봇 청소기를 뛰어넘는 ‘홈 로봇’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것을 장기 사업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집안일을 돕는 가전제품 형태의 로봇을 친숙하게 느낀다면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홍 교수는 “업계에서 로봇 청소기 이후 새로운 홈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10년간 도전했는데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유용하면서 비싸지 않고 안전한 제품을 한국 기업이 선보인다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에 해외 업체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아온 애플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이뤄지자 정책을 변경하기로 했다. 애플은 22일 입장 자료를 통해 “내년 1월부터 한국에 기반을 둔 개발자들을 위한 세금 서비스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앱 스토어(장터)에서 발생한 매출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국내 앱 개발사엔 부가세(10%)가 포함된 최종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앱 장터 수수료 30%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앱 개발사는 사실상 33%의 수수료를 냈던 것이다. 반면 애플은 해외 개발사에는 최종소비자가격에서 부가세를 제외한 공급가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았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애플의 이러한 수수료 정책이 부당하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고, 이에 공정위는 9월 애플코리아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엔 미국 본사 임원과 면담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국내 앱 개발사에도 해외 업체와 같은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22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앱 개발업계 간담회를 갖고 “애플의 자진 시정 전에 벌어진 위법 행위는 계속해서 조사하고 심의하고 (변경한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도 살펴보겠다”며 “앱마켓 생태계의 역동성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려면 앱마켓 사업자의 독점력 남용 행위가 적기에 시정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국, 일본보다 한국에서 서비스 로봇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요. 민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덕분이죠.”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홍원서·51)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를 18일 서울 송파구에서 만났다. 그는 앉은 자리 뒤편에 배치된 KT의 인공지능(AI) 서빙, 방역 로봇을 바라보며 “도심 식당, 호텔 곳곳에서 이러한 로봇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등을 거쳐 UCLA 로멜라 로봇메커니즘 연구소장을 맡은 홍 교수는 지난해 1월부터 KT에 조언하고 있다. 실생활에 유용한 로봇을 운용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AI를 융합해 ‘로봇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사업 구상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로봇 플랫폼을 사업화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한국 ICT 기업이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KT를 포함해 LG전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여러 한국 기업이 홍 교수에게 자문하거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 교수는 “로봇 사업은 실제 운용을 통해 일반 이용자들이 로봇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민간 기업이 이러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도우려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는 로봇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이용자 맞춤형으로 개선하는 ‘로봇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식당에서 음식이나 빈 그릇 등을 직원 대신 전달해주는 서빙 로봇이 대표적이다. 로봇의 몸체를 LG전자가 제작하면 신경 역할을 하는 로봇 플랫폼을 KT가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은 “로봇 제조, 솔루션·플랫폼 구축 등 개별 기업이 가장 잘하는 영역에서 협업하는 체계를 만드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실제 홍 교수는 KT를 포함해 한국 기업에 사업 전략을 조언하며 연구 과정에서 얻지 못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식당에서 서빙 로봇이 직원 대신 그릇을 치워주면 고객들이 음식물을 더 남긴다고 해요. 직원이 직접 정리할 때는 되도록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는 인간의 심리가 작용하는데, 로봇이 그릇을 치울 때는 그런 죄책감이 없어진다는 거죠. 연구만 해선 알 수 없는 내용이에요.” 홍 교수는 국내 로봇 시장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도 2025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23만 대의 로봇이 운용되고 시장이 2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홍 교수는 “로봇 기술, 사업이 가장 발전했다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사실 아마존 외엔 대부분 작은 스타트업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화에 도전하고 있다”며 “한국에선 대기업이 앞장서서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KT는 로봇 청소기를 뛰어넘는 ‘홈 로봇’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것을 장기 사업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집안일을 돕는 가전제품 형태의 로봇을 친숙하게 느낀다면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홍 교수는 “업계에서 로봇 청소기 이후 새로운 홈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10년간 도전했는데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유용하면서 비싸지 않고 안전한 제품을 한국 기업이 선보인다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최근 사흘 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이어 우체국과 IBK기업은행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금융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금융권의 전산 시스템 관리에 근본적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오전 8시 10분부터 9시 15분까지 기업은행의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기업은행 고객들은 1시간가량 이체나 결제 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네트워크 장비의 물리적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명확한 원인은 파악 중”이라고 했다. 18일에는 우체국의 모바일뱅킹 앱에서 8시간 33분간 장애가 발생했다. 모바일뱅킹 앱에 접속하면 ‘네트워크 오류’가 뜨면서 자동으로 종료되는 식이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앱 장애 현상은 18일 오후 2시 30분경 처음 발생해 1시간 5분 만에 정상화됐다. 하지만 오후 4시 33분경 재차 접속 장애가 빚어져 19일 0시 1분경 완전히 복구됐다. 가입자 800만 명이 넘는 케이뱅크의 모바일 앱은 17일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먹통이 됐다. 7시간 30분 동안 고객들은 계좌 입출금은 물론이고 체크카드 결제를 할 수 없었다.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원화 입출금도 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일부 서버 저장 장치에 문제가 생겨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구체적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문제가 발생한 금융기관 3곳이 같은 데이터센터를 쓰지 않는 만큼 연관성이 없는 개별 사고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3곳에서 해킹 등 사이버 공격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모두 내부 서버 문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원인 등을 파악해 현장 검사 등 추가 조치 여부를 판단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흘간 연이은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 전반의 전산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금융권에서 총 781건의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SK텔레콤의 ‘T우주’를 구독하는 하나은행 고객에게 적금 금리는 높여주고 환전수수료는 낮춰준다. 통신비나 전자상거래 이용 및 납부 내역을 근거로 대출 한도와 금리 결정을 위한 신용평가를 할 수 있다.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하나금융그룹 간 융합이 구체화되면서 새롭게 내놓기로 한 서비스들이다. SK텔레콤은 20일 “SK스퀘어, 하나금융과 ICT 및 금융 산업 혁신을 위한 폭넓은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8일 열린 ‘전략적 파트너십 사업 공유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만나 구체적인 협업 전략을 확정했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의 구독서비스 ‘T우주’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기 적금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우주는 SK텔레콤이 최대 월 9900원의 이용료만 내면 디지털 콘텐츠,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예·적금 금리 5% 시대를 맞아 금융 소비자들이 0.1%포인트의 혜택이라도 더 받기 위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해 하나금융은 T우주 이용자에게 환전 수수료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의 상담 서비스와 금융상품 판매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하나금융 계열사에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무인 전화상담 시스템인 ‘AI 콘택트센터’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AI 콘택트센터는 이용자의 불만사항 접수, 상담 등을 자동화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용자 불만 사항도 체계적으로 기록한 뒤 이후 효율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또 하나금융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생중계 방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SK그룹과 하나금융은 7월 40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결정하며 협업 논의를 본격화했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 지분 3300억 원 규모(3.1%)를 매입했다. 하나카드는 SK텔레콤 지분 684억 원(0.6%), SK스퀘어 지분 316억 원(0.5%)을 사들였다. 지분 교환 후 양측은 ‘C레벨’(최고위급) 경영진이 수시로 만나며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SK그룹 ICT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SK스퀘어의 자회사인 11번가, 보안 업체 SK쉴더스 등과도 폭넓게 공동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하나금융은 기초 협의 과정에서만 40여 개의 신규 사업 과제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대안 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이 가진 금융 신용정보와 SK텔레콤의 통신비 납부 이력, 11번가의 이용자 전자상거래 이력 등을 종합해 개별 금융 소비자의 대출 한도, 금리 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카드의 금융 소비 데이터와 SK텔레콤의 위치 정보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도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금융사는 대규모 데이터를 갖고 있고, ICT 기업은 이것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앞으로 하나금융과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공동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하나금융은 차세대 인터넷 기술인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자율조직(DAO) 분야에서도 공동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ICT 기업과 금융회사의 긴밀한 협업은 최근 들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KT와 신한은행은 올해 1월 4375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도 KB금융그룹의 차세대 고객센터 구축 사업을 맡는 등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내 최대의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나흘간 일정을 마무리하고 20일 폐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되며 18만4000여 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행사 온라인 중계에는 97만 명 이상 접속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업계에선 코로나19 직전 지스타와 비교해 신작 게임을 중심으로 진행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e스포츠 경기나 인터넷 방송인의 게임 생중계를 지켜보는 행사 등 이른바 ‘보는 게임’에 초점을 맞췄던 2018∼2019년 행사와 달리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 개발사와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지스타에 4년 만에 복귀한 넥슨의 한국법인 넥슨코리아가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신작 게임의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신작 게임 개발진도 전시관에 나와 지스타에 온 젊은 이용자들을 만나 소통하고 조언을 구했다.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을 총괄하는 이범준 프로듀서(PD)는 “지스타를 통해 이용자들과 직접 마주하며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웹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나혼자만 레벨업’과 ‘아스달 연대기’ 등의 신작 4종을 지스타 전시관에서 공개했다. 일반 관람객들은 출시 예정인 아스달 연대기의 대규모 전투 게임을 직접 체험했다. 게임 개발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도 지스타에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별도 전시관을 내고 최신 게이밍 모니터를 전시했다. NHN도 기업 간 거래(B2B) 전시관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했다. 지스타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전시회였다. 전시관을 마련한 각 게임업체와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안전관리에 초점을 맞췄고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스타조직위는 부산시, 경찰, 소방당국과 협력해 주요 출입구와 승강 시설 등 관람객이 몰릴 수 있는 구역에 진행 요원을 다수 배치해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행사와 다르게 현장 티켓 판매 수량도 제한해 일정 수준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지 않도록 했다. 지스타조직위는 행사장 내부에 통행이 어려울 정도의 관람객이 몰리면 현장 발권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행사장 안전관리를 위해 현장 입장권 발급 제한, 중단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부산=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