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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확인도 아직 안 된다는데….” 24일 오후 9시경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리튬전지 제조공장 앞. 이날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희생된 외국인 근로자 유족들이 애타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사망한 중국 국적 여성 근로자의 남편도 신원 파악이 안 돼 빈소도 찾아가지 못한 채 공장 바로 옆 골목 귀퉁이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화재로 고립됐던 근로자 20여 명은 화재 발생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35분경 모두 주검으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외국인 20명 중 중국 국적 외국인은 최소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시신 5구가 안치된 화성시 송산면 육일리 송산장례문화원에도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촌누나 2명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직접 장례식장을 방문했다는 중국 국적 강모 씨는 “누나들이 전화기가 꺼져 있다. 이곳으로 오면 찾을 수 있다고 했다”며 “작은누나는 중국에 딸이 한 명 있다”며 망연자실했다. 강 씨는 결국 시신 확인도 못 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은 외국인 실종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실종자 중 22명은 화재 발생 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중 한국인은 2명, 외국인은 20명(중국 18명, 라오스 1명, 국적 미상 1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여성은 1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2층에서 리튬전지 완제품을 검수하거나 포장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특히 납품 일정이 몰린 탓에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공장이 있는 전곡산업단지 일대 전지 공장들은 포장과 조립 업무 등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상당히 많이 고용했다고 한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이날 처음 출근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와 실종자 중 불법체류자가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22명의 시신은 화성시내 5개 병원 등으로 분산돼 안치됐지만 신원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일부 시신은 훼손이 심해 성별 특정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유전자(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발만 동동 구른 가족들 화마(火魔)가 가족의 일터를 덮쳤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공장으로 달려온 실종자 가족들은 걷잡을 수 없이 솟아오른 불길과 까맣게 그을린 외벽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하듯 리튬전지에서 타오른 불이 쉽사리 꺼지지 않아서다. 이날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한 한국인 여성은 “(화재 소식 후) 회사에 아무리 연락해도 받지 않아 택시를 타고 급하게 달려왔다”며 울먹였다. 또 다른 여성은 “애들 아빠 어떻게 하냐, 어떻게 해”라며 오열하다 이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았다. 실종자의 자녀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도 “우리 아빠 어딨는 거야, 아빠 어딨어”를 하염없이 외쳤다. 이번 화재에서 가장 먼저 사망 판정을 받은 김모 씨(52)의 빈소가 차려진 화성 송산장례문화원엔 김 씨의 부인이 두 눈이 벌겋게 부은 채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인 김 씨는 평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이 공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온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발을 동동 구르거나 손으로 연신 얼굴을 쓸어내렸다. 정부는 사망자들의 국적 등 신분이 확인되는 즉시 피해자의 국가에 사고 사실을 긴급 통보하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에 주재 중인 각국 대사관이 유족 및 보호자의 입국 및 체류를 지원하면 외교부는 대사관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화성=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화성=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경기 화성시의 한 리튬전지 제조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24일 오후 10시 현재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는 1명이다. 소방 당국은 리튬전지 약 3만5000개가 보관돼 있던 건물에서 폭발하듯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경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산업단지에 있는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공장 11채 중 3동 2층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해당 건물 1, 2층에는 아리셀 직원과 일용직 등 10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망한 22명 중 대다수가 리튬 1차전지 완제품을 검수하는 2층에서 발견됐다. 그중 20명이 외국인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2층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미처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사고 직전 현장을 나온 직원 이모 씨는 “몇 초 안에 연기가 몰려서 시야 확보가 안 돼 동료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등 인원 191명과 펌프차 등 장비 72대를 투입했지만 불길은 약 5시간 후인 오후 3시 10분경에야 초기 진압됐다.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급격히 불이 번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배터리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과열되는 ‘열폭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화성시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400도 열폭주’ 리튬전지 “펑펑펑”… 2층 근로자 대부분 대피 못해[화성 리튬전지공장 화재 참사]리튬전지 불나면 몇초만에 ‘열폭주’… 흰연기 15초만에 공장 내부 뒤덮어유독가스도 다량발생 접근 힘들어… 100% 충전 1차전지, 폭발력 더 커경기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가 커진 이유는 리튬전지들이 폭발하듯 연소하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전지 내부 물질들의 전기화학적 반응 때문에 연쇄 발열 반응이 벌어지면서 화재가 순식간에 번졌고, 진압 역시 어렵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열 폭주 현상이 벌어지면 배터리 온도가 불과 몇 초 만에 영상 400도 이상으로 폭증하고 꺼진 불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여기에 불이 난 공장이 대형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이었던 것도 화재를 키웠다.● 입구 반대편에서 대부분 숨져 24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사상자와 고립자가 속출한 아리셀 공장 앞. 이날 화재 현장은 회색 연기가 자욱하게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소방관들이 사방에서 펌프차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며 진압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공장 외벽과 열기를 못 이긴 공장 자재들이 흉측하게 녹아내려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이따금 ‘펑’ ‘펑’ 하는 폭음이 이어졌고, 주변에는 크고 작은 부품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화재 현장에 굴착기를 끌고 지원을 나온 오태현 성일중기 대표는 “오전 11시경 현장에 도착했는데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셀 수 없이 났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건물 3동(제조 공장)에 있던 직원 중 1층에 있던 근로자는 모두 대피했다. 하지만 2층에서 일하던 근로자는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자 22명은 모두 2층에서 발견됐다. 특히 사망자 20명이 외국인 노동자로 건물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출입구 반대편에 몰려 있다가 숨졌다. 발화지점은 2층 작업장 출입구 주변이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층 작업장 출입구 앞쪽으로 대피했다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지 않았을까 하는데, 근로자들이 놀라서 막혀 있는 (작업장) 안쪽으로 대피했다”며 “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은 일용직이 대부분이라 (이들이)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지 않았던 점도 피해가 커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사망자들은 성별만 알아볼 수 있을 뿐 맨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에 탄 상태였다고 한다. 일부는 2층에서 바깥으로 뛰어내려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0분경이 돼서야 큰 불길을 잡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 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오후 6시경이 지나 실종 상태로 분류됐던 21명이 대부분 불에 탄 채 시신으로 실려 나오면서 곳곳에서는 한숨과 망연자실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화재는 1989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했던 폭발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 럭키화학 폭발 사고로 사망자 16명이 발생했고 17명이 다쳤다.● 불 더 키운 ‘열 폭주’ 화재를 키운 건 공장 내 리튬전지들이었다. 리튬전지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 폭주’ 현상이다. 리튬전지 안에는 음극과 양극을 막는 분리막이 있는데 충격이나 열 등으로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열이 발생한다. 열은 순식간에 수백 도까지 치솟게 되고 제어가 안 되는 상황에 다다르면 폭발로 이어진다. 또한 리튬전지에 불이 나면 불화수소가 다량으로 발생한다. 불화수소는 한두 모금만 마셔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유독 물질로 꼽힌다. 특히 리튬전지 화재는 물로 끄기 어렵다. 리튬전지에 물이 닿으면 수소가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한 수소가 산소와 만나면 불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빠르게 도착해도 불을 쉽게 끄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이 공장 일대에는) 리튬전지 화재 등을 진화할 전용 소화 장비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화재가 발생한 업체는 리튬 배터리를 제조해 완제품을 납품하는 곳이어서 최소 3만5000개의 전지가 불이 난 공장 2층에 있었다”며 “전지들이 다 타고 나서야 불이 잡혔다”고 말했다. 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화성=송유근 기자 big@donga.com화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화성=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불이 난 지 4시간이 넘었는데 아직 연락 하나 받지 못했어요.”24일 오후 2시 반경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한 리튬전지 공장 정문 앞. 이날 오전 10시 31분경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0명 이상 고립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여성이 “남편이 연락이 되질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화재가 발생한 2층에서 근무를 하다 연락이 두절됐다고 했다. 여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불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회사에 아무리 연락해도 아무도 받지 않아 택시를 타고 급하게 달려왔다”며 “(남편의 생존 여부가) 왜 확인이 안 돼느냐, 도대체 왜…”라고 울먹였다.● 발만 동동 구른 가족들화마(火魔)가 가족의 일터를 덮쳤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공장으로 달려온 실종자 가족들은 겉잡을 수 없이 솟아오른 불길과 까맣게 그을린 외벽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하듯 리튬전지에서 타오른 불이 쉽사리 꺼지지 않아서다.한 여성은 “애들 아빠 어떻게 하냐, 어떻게 해”라며 오열하다 이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 앉았다. 소방관들이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버스로 안내했지만 이마저도 뿌리치며 “밖에서 남편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실종자의 자녀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도 “우리 아빠 어딨는 거야, 아빠 어딨어”를 하염없이 외치며 옆에 있던 남동생을 끌어 안고 눈물을 흘렸다.화재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 직원들도 가족들과 함께 동료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렸다. 1층에서 근무하다 간신히 탈출했다는 이모 씨(59)는 “생산 쪽 책임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평소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었다. 최근에는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도 했는데…”며 말을 잇지 못했다.이번 화재에서 가장 먼저 사망 판정을 받은 김모 씨(52)의 빈소가 차려진 화성 송산장례문화원엔 김 씨의 부인이 두 눈이 벌겋게 부은 채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인 김 씨는 평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이 공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온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동동 구르거나 손으로 연신 얼굴을 쓸어내렸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은 외국인실종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실종자 중 22명은 화재 발생 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중 한국인은 2명, 외국인은 20명(중국 18명, 라오스 1명, 국적 미상 1명)으로 집계됐는데,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2층에서 리튬전지 완제품을 검수하거나 포장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특히 납품 일정이 몰린 탓에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공장이 있는 전곡산업단지 일대 전지 공장들은 포장과 조립 등 단순 업무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상당히 많이 고용했다고 한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이날 처음 출근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와 실종자 중 불법체류자가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사망자 22명의 시신은 화성시내 5곳 병원으로 분산돼 안치됐지만 신원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시신 훼손이 심해 현재 성별 특정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유전자(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정부는 사망자들의 국적 등 신분이 확인되는 즉시 피해자의 국가에 사고 사실을 긴급 통보하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에 주재 중인 각국 대사관이 유족 및 보호자의 입국 및 체류를 지원하면 외교부는 대사관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피해자들이 어떤 비자를 받았느냐 등에 따라 유족을 지원할 부처도 달라진다. 계절근로(E-8) 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숨지거나 다쳤을 때는 법무부가,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은 외국인이 피해를 봤을 때는 고용노동부가 지원 업무를 주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경기 화성시의 한 리튬전지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면서 24일 오후 6시 반 현재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는 1명이다. 소방 당국은 리튬전지 약 3만5000개가 보관돼있던 건물에서 폭발하듯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경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산업단지에 있는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공장 11채 중 3동 2층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해당 건물 1, 2층에는 아리셀 직원과 일용직 등 10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망한 22명 중 대다수가 리튬전지 완제품을 검수하는 2층에서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2층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미처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사고 직전 현장을 나온 직원 이모 씨는 “수 초 안에 연기가 몰려서 시야 확보가 안 돼 동료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경기소방재난본부는 인접 소방서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등 인원 191명과 펌프차 등 장비 72대를 투입했지만 불길은 약 5시간 후인 오후 3시 10분경에야 초기 진압됐다.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급격히 불이 번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배터리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과열되는 ‘열폭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화성시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2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꺼진 줄 알았던 불이 다시 확산하면서 진화에 12시간이나 걸렸다. 특히 불길이 한 번 잡힌 이후에도 건물 내 환풍구를 통해 다시 불길이 살아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고층 건물에 주로 설치되는 수직형 구조의 환풍구가 불씨를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는 ‘굴뚝’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환풍구 입구 주변에 자동 개폐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19일 아파트 지하 2층 재활용 수거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50분 만인 오전 8시 48분경 불길이 잡혔다. 그러나 약 1시간 40분 후인 오전 10시 25분경 최초 발화 지점 바로 위층인 지하 1층 체육관 천장에서 화점이 또 발견되며 재확산됐고, 약 12시간이 지나서야 완진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재활용 수거장 인근의 수직형 환풍구를 타고 불씨가 위층까지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건물에 설치된 수직형 환풍구에 ‘굴뚝 효과’가 발생해 불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굴뚝 효과란 건축물 내부와 외부 간 온도·밀도 차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굴뚝 효과 발생 시 연기 확산 속도는 초당 3∼5m까지 올라간다. 수평으로 이동하거나(초당 0.5∼1m) 외벽에 둘러싸이지 않은 채 수직으로 이동하는 경우(초당 2∼3m)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건물) 높이가 높을수록 연기의 이동 속도는 더 빨라진다”며 “환풍기 내부에 직접 들어갈 수도 없으니 진화가 더욱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개정된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환풍구의 배관 통로가 방화구획을 통과할 경우 연기나 불꽃을 감지해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화 댐퍼’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건물은 1999년에 완공돼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형 건물에는 자동으로 연기를 감지할 수 있는 댐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일에도 서울 도심 주택가에서 큰불이 나 주민 40여 명이 대피하고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2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16층짜리 아파트 10층에서 불이 나 약 3시간 만인 오후 4시 36분경에 꺼졌다. 이 화재로 주민 40여 명이 대피했다. 또 발화 지점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에어컨 기사 김모 씨(51)가 얼굴 화상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갔으며, 생후 11개월 남아와 생후 5개월 남아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에어컨 수리를 위해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인근에 있던 물체에 불이 붙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1일 오전 10시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2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꺼진 줄 알았던 불이 다시 확산하면서 진화에 12시간이나 걸렸다. 특히 불길이 한 번 잡힌 이후에도 건물 내 환풍구를 통해 다시 불길이 살아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고층 건물에 주로 설치되는 수직형 구조의 환풍구가 불씨를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는 ‘굴뚝’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환풍구 입구 주변에 자동 개폐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소방청에 따르면 19일 아파트 지하 2층 재활용 수거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50분 만인 오전 8시 48분경 불길이 잡혔다. 그러나 약 1시간 40분 후인 오전 10시 25분경 최초 발화 지점 바로 위층인 지하 1층 체육관 천장에서 화점이 또 발견되며 재확산됐고, 약 12시간이 지나서야 완진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재활용 수거장 인근의 수직형 환풍구를 타고 불씨가 위층까지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전문가들은 이 건물에 설치된 수직형 환풍구에 ‘굴뚝 효과’가 발생해 불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굴뚝 효과란 건축물 내부와 외부 간 온도·밀도 차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굴뚝 효과 발생 시 연기 확산 속도는 초당 3~5m까지 올라간다. 수평으로 이동하거나(초당 0.5~1m)나 외벽에 둘러 쌓이지 않은 채 수직으로 이동하는 경우(초당 2~3m)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다.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건물) 높이가 높을수록 연기의 이동 속도는 더 빨라진다”며 “환풍기 내부에 직접 들어갈 수도 없으니 진화가 더욱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개정된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환풍구의 배관 통로가 방화구획을 통과할 경우 연기나 불꽃을 감지해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화 댐퍼’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건물은 1999년에 완공돼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형 건물에는 자동으로 연기를 감지할 수 있는 댐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20일에도 서울 도심 주택가에서 큰 불이 나 주민 40여명이 대피하고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2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16층짜리 아파트 10층에서 불이 나 약 3시간 만인 오후 4시 36분경에 꺼졌다. 이 화재로 주민 40여 명이 대피헀다. 또 발화 지점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에어컨 기사 김모 씨(51)가 얼굴 화상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갔으며, 생후 11개월 남아와 생후 5개월 남아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 “에어컨 수리를 위해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인근에 있던 물체에 불이 붙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1일 오전 10시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의혹에 연루된 의사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경찰이 파악했다. 경찰은 고려제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의사들과 제약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4월 29일 고려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한 결과 확인이 필요한 대상은 의사 기준으로 1000명 이상”이라며 “금품을 받은 경위에 따라 입건자가 1000명 다 될 수도 있고 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려제약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최근 3, 4년간 의사들에게 수백만∼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고려제약 관계자 8명과 의사 14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 왔다. 확인 대상의 소속 병원은 규모가 다양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불법 리베이트 대상이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에 근무하느냐는 질문에 조 청장은 “(소속 병원이) 다양하게 있다”고 답했다. 또 조 청장은 “한 제약사의 문제라고 보기엔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라며 “세무 당국과 협의해 수사를 확대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의혹에 연루된 의사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경찰이 파악했다. 경찰은 고려제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의사들과 제약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17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4월 29일 고려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한 결과 확인이 필요한 대상은 의사 기준으로 1000명 이상”이라며 “금품을 받은 경위에 따라 입건자가 1000명 다 될 수도 있고 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려제약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최근 3, 4년간 의사들에게 수백만~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고려제약 관계자 8명과 의사 14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왔다. 확인 대상의 소속 병원은 규모가 다양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불법 리베이트 대상이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에 근무하느냐는 질문에 조 청장은 “(소속 병원이) 다양하게 있다”고 답했다. 또 조 청장은 “한 제약사의 문제라고 보기엔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라며 “세무당국과 협의해 수사를 확대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전북 부안군에서 12일 규모 4.8 지진이 발생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여파가 미친 가운데, 내진 설계와 보강을 마치지 못한 초중고교가 서울 내 10곳 중 4곳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지역 내 초중고교 1439곳의 건물 3867채 가운데 내진 설계나 보강 공사가 완료된 건물은 2189채로 56.6%였다. 나머지 1678채가 지진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된 것. 특히 지진으로 주거지를 잃은 이재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대피소로 지정된 초중고교 645곳의 건물 676채 중 96채(약 14%)는 내진 보강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2015년 시행된 교육부 ‘학교시설 내진설계 기준’ 등에 따르면 초중고교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등으로 외벽을 보강해야 한다. 규모 6.0 이상의 지진에도 버티는 게 목표다. 2017년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 이후로 학교 건물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자 이듬해 교육부는 2029년까지 전국 모든 학교 시설에 내진 성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7년 1월 기준 26.5%였던 서울 내 초중고교 건물의 내진 성능 확보율은 7년이 지난 올해 약 30%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공사 소음 민원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특성상 그나마 긴 겨울방학을 이용해야 공사가 가능한데 소음이나 분진 등 민원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미진한 내진 보강 상태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13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 가보니 급식소를 제외한 교실 등 건물에는 철골이나 철강 외벽 등 내진 설비가 적용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인근 주민 신모 씨(32)는 “지진이 나면 이 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어떡하냐”고 우려했다. 한편 전날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부안에서는 13일에도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전북도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접수된 피해 신고는 285건이다. 전날 오후 9시 기준 158건보다 127건 늘었다. 주택 피해가 182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주민을 위로하고 피해 조치 사항을 점검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권익현 부안군수는 피해 복구와 주민 구호를 위해 50억 원의 특별교부세 지원을 요청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최근 한 유튜버가 20년 전 ‘경남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연달아 공개하면서 이 사건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당시 가해자 대다수가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 ‘이제라도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공개된 가해자가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여파가 커지고 있다. 다만 무고한 시민이 가해자의 지인으로 오인돼 피해를 보는 사례까지 나오자 한편에선 ‘사적 제재는 부작용이 크다.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이 이를 부추긴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해자 지목’ 4명 중 3명 일자리 잃어 6일 유튜버 A 씨는 한 30대 남성을 밀양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동영상에는 해당 남성의 실명과 얼굴뿐 아니라 현재 직장과 직급, 출신 군부대 등이 언급됐다. 이는 A 씨가 1일 밀양 사건 가해자 44명의 신상을 차례대로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뒤 네 번째로 올린 영상이었다. 앞서 A 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3명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장 등에 항의 전화와 e메일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특히 A 씨가 처음 신상을 공개한 박모 씨의 경우 친척이 운영하던 음식점에서 해고됐을 뿐 아니라 해당 점포가 무허가 건물이라는 점이 추가로 드러나 철거됐다. 경북 청도군 관계자는 “민원 전화가 수없이 걸려 와서 확인해보니 실제로 위반 건축물이어서 곧장 영업정지와 철거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또 신상이 공개된 신모 씨는 자동차 회사에서 해고됐고, 고모 씨는 통신사에서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전 사건에 시민의 공분이 집중된 근본적인 원인은 가해자 대다수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평가 때문이다. 2004년 밀양 지역 남고생 44명이 울산에 사는 여중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이 사건은 일부 가해자가 범행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하지만 극소수만 소년원에 입소했고 대다수는 봉사활동 명령이나 보호관찰 등 처분만 받았다. 미성년자라는 이유였다. 사건 당시는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가 2013년 폐지되기 전이었다. 성폭행은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었기에 피해자의 아버지(사망)와 합의한 10여 명은 재판도 받지 않았다. 여기에 일부 가해자가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반성문을 제출한 점이 재조명되자 여론은 더 험악해졌다.● “죗값 치러야” vs “사적제재로 2차 피해”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사건과 무관한 시민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처럼 오인돼 비난받는 등 부작용도 이어지고 있다. 밀양시의 한 네일숍이 ‘가해자의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목됐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네일숍 주인은 “사건과 아무 관련도 없는데, 네일숍 리뷰에 욕설이 쏟아지는 등 피해를 당했다”며 A 씨 등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진정했다. 또 A 씨는 ‘피해자 가족과 대화해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피해자 측을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피해자 측은 오히려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밀양시 주민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 지역 비하 논란도 일고 있다. 사건 당시 밀양에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는 일부 주장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밀양 출신 남성과는 결혼도 하면 안 된다’는 글도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밀양시민 이모 씨(36)는 “시민 대다수가 충격적인 이 사건에 공분하고 있고 20년이 지나도 가해자의 범죄와 처벌 수위를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해자를 옹호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적 제재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이를 초래한 사법 체계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일로 정구승 변호사는 “이 사건은 수사기관부터 법조계까지 모두가 지탄받았어야 했지만 제대로 된 제도 개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적 제재를 막으려면 성범죄 관련 처벌을 높이고 수사도 꼼꼼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밀양=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청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마약 운전으로 행인을 친 이른바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의 범인이 8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오간 도박 사이트의 총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신모 씨(29)를 도박공간 개설 등 혐의로 추가 입건하는 등 해당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도박에 가담한 61명을 검거하고 그중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캄보디아에 도박 사이트 환전 사무실을 마련하고 대포통장 수십 개를 모아 8000명의 회원으로부터 8600억 원 상당의 도박 자금을 관리했다. 신 씨는 이 사이트의 국내 총판 7명 중 1명으로, 회원 모집을 담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에서 주차 시비 상대를 흉기로 협박한 이른바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의 피의자 홍모 씨(31)의 자금 출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가 도박 자금을 세탁한 사실과 신 씨의 가담을 확인했다. 이후 신 씨의 지인들이 운영한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원 30명이 피해자 101명으로부터 21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확인했다. 이 중 2명은 가상자산(코인)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60대 남성이 도주 13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했다. 피의자인 박모 씨(65)는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박 씨에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3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서초구 남태령역 인근에서 박 씨를 긴급 체포했다. 박 씨는 전날 오후 6시 54분경 강남구 선릉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 관계인 60대 여성과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쓰러진 모녀는 인근 대형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박 씨는 살해 직후 도중 과정에서 여러 차례 택시를 바꿔 탔으며,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걸어서 이동하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남아있는 폐쇄회로(CC)TV 기록 등을 토대로 박 씨의 인상착의 및 동선을 파악한 경찰은 추적 끝에 남태령역 인근 길가에서 박 씨를 찾아 체포했다. 박 씨는 숨진 어머니와 지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서서로 압송된 박 씨는 ‘우발적 범행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네”라고 대답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거기(오피스텔)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주 이유에 대해선 “겁이 나서 그랬다”고 했다. 수서서는 이날 박 씨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전에는) 내가 조심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숨만 쉬어도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서울대 출신 박모 씨(40·구속) 등이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성착취물의 피해자 60여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합성물이든, 실제 촬영물이든 피해자는 똑같이 공포를 느낀다”며 “처벌을 강화하고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유포범은 추적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공들이지 않는 일부 경찰관의 인식과 관행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성착취물을 처음 접한 건 2021년 7월. 이후 경찰은 4차례나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텔레그램 측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초기부터 유포범의 텔레그램 ‘고유 ID’ 등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일반 ID와 달리, 고유 ID는 유전자(DNA)처럼 텔레그램 탈퇴 전까지 유지된다. 그 자체로 피의자의 소재나 정체를 밝힐 순 없지만 향후 여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A 씨는 2022년 3월 박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박 씨의 고유 ID를 확보한 덕에 추후 그의 범행을 특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A 씨는 “박 씨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회사를 조퇴하고 택시 타고 경찰서로 달려가며 일부러 장단을 맞춰 줬다”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고유 ID 추적 및 방법을 성범죄 수사 매뉴얼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합성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씨 등에게 적용된 허위 영상물 반포죄는 징역형 상한이 5년이다. 촬영물 반포죄의 7년보다 처벌이 약하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전에는) 내가 조심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숨만 쉬어도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서울대 출신 박모 씨(40·구속) 등이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성착취물의 피해자 60여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합성물이든, 실제 촬영물이든 피해자는 똑같이 공포를 느낀다”며 “처벌을 강화하고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피해자들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유포범은 추적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공들이지 않는 일부 경찰관의 인식과 관행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성착취물을 처음 접한 건 2021년 7월. 이후 경찰은 4차례나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텔레그램 측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탓이다.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초기부터 유포범의 텔레그램 ‘고유 ID’ 등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일반 ID와 달리, 고유 ID는 유전자(DNA)처럼 텔레그램 탈퇴 전까지 유지된다. 그 자체로 피의자의 소재나 정체를 밝힐 순 없지만 향후 여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A 씨는 2022년 3월 박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박 씨의 고유 ID를 확보한 덕에 추후 그의 범행을 특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A 씨는 “박 씨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회사를 조퇴하고 택시로 경찰서로 달려가며 일부러 장단을 맞춰 줬다”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고유 ID 추적 및 방법을 성범죄 수사 매뉴얼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합성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씨 등에게 적용된 허위영상물 반포죄는 징역형 상한이 5년이다. 촬영물 반포죄의 7년보다 처벌이 약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약 5개월 만에 주범인 박 씨와 강모 씨(30)를 모두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만든 성착취물을 2차 유포한 20대 남성 박모 씨도 24일 구속 기소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4일 구속됐다. 9일 사고를 낸 후 보름 만이다. 영장을 심사한 판사는 김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그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구하는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점을 언급하며 ‘힘없는 이에게 (죄를) 떠넘기려 했다’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 ‘金, 사회 초년생에게 떠넘기려 해’ 질책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씨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와 본부장 전모 씨도 구속됐다. 이 씨와 전 씨는 김 씨 매니저에게 거짓 자수를 지시하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없앤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약 50분간 진행된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신 판사는 김 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 씨는 처벌받으면 안 되고, 힘없는 사회 초년생인 막내 직원은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 직후 20대 초반인 소속사 직원에게 전화해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요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구속 전 심문에서 판사가 피의자를 꾸짖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이 직원은 ‘겁이 난다’며 김 씨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의 다른 매니저가 김 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대리 출석해 거짓 자백을 했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 참석해 김 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A4용지 수십 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단순한 음주운전을 넘어서 도주·은폐 시도 혐의가 중대하고, 추가 증거 인멸이나 도주를 할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씨는 오전 11시경 검은 양복에 흰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가며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있을 심문 잘 받겠다”라고만 답했다. 오후 1시 23분경 심사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온 김 씨는 증거 인멸 관여 등을 묻는 말에 “죄송하다”라고만 7번 반복했다.● “성실히 수사” 다짐 후 폰 비번 숨겨 중대한 인명 피해가 없는 음주 뺑소니 사건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김 씨도 만약 사고를 내고 달아난 직후에 자수했다면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씨 측이 조직적, 반복적으로 증거를 없애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게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씨는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하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그 후에도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다가 영장을 통해 압수되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수사팀은 아직 김 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이에 관해 묻자 김 씨 측은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량을 축소해서 진술하는 등 ‘반쪽짜리 시인’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기록과 유흥주점에 동석한 접대부 진술 등을 통해 그가 사고 전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고 봤다. 하지만 김 씨는 소주 3, 4잔 등을 포함해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4일 구속됐다. 9일 사고를 낸 후 보름 만이다. 영장을 심사한 판사는 김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그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구하는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점을 언급하며 ‘힘없는 이에게 (죄를) 떠넘기려 했다’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 ‘金, 사회 초년생에게 떠넘기려 해’ 질책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씨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와 본부장 전모 씨도 구속됐다. 이 씨와 전 씨는 김 씨 매니저에게 거짓 자수를 지시하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없앤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약 50분간 진행된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신 판사는 김 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 씨는 처벌받으면 안 되고, 힘없는 사회 초년생인 막내 직원은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 직후 20대 초반인 소속사 직원에게 전화해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요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구속 전 심문에서 판사가 피의자를 꾸짖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이 직원은 ‘겁이 난다’며 김 씨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의 다른 매니저가 김 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대리 출석해 거짓 자백을 했다.검찰은 이날 심문에 참석해 김 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A4용지 수십 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단순한 음주운전을 넘어서 도주·은폐 시도 혐의가 중대하고, 추가 증거 인멸이나 도주를 할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김 씨는 오전 11시경 검은 양복에 흰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가며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있을 심문 잘 받겠다”라고만 답했다. 오후 1시 23분경 심사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온 김 씨는 증거 인멸 관여 등을 묻는 말에 “죄송하다”라고만 7번 반복했다.● “성실히 수사” 다짐 후 폰 비번 숨겨중대한 인명 피해가 없는 음주 뺑소니 사건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김 씨도 만약 사고를 내고 달아난 직후에 자수했다면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씨 측이 조직적, 반복적으로 증거를 없애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게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김 씨는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하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그 후에도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다가 영장을 통해 압수되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수사팀은 아직 김 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이에 관해 묻자 김 씨 측은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씨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제거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는데, 사고 차량 블랙박스를 김 씨가 직접 빼냈을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량을 축소해서 진술하는 등 ‘반쪽짜리 시인’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기록과 유흥주점에 동석한 접대부 진술 등을 통해 그가 사고 전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고 봤다. 하지만 김 씨는 소주 3, 4잔 등을 포함해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음주 뺑소니를 내고 사고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콘서트에 출연한다’며 24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미뤄 달라고 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3일 김 씨 측 변호인이 신청한 김 씨의 영장 심사 연기 요청을 기각했다. 김 씨 측은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공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를 마친 뒤 심사를 받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해 24일 출연은 어려워졌다.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구인된 상태로 대기하기 때문이다. 법원 기각 후 멜론티켓은 “24일 공연에 김호중은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김 씨 측 관계자도 “6월 1, 2일 경북 김천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담당 검사가 영장 심사에 직접 출석해 구속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이 경찰 수사 단계인 피의자의 영장 심사에 참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택시를 치고 달아난 뒤 범행 은폐에 가담한 혐의(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 교사 등)를 받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음주 뺑소니를 내고 사고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콘서트에 출연한다’며 24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미뤄달라고 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김 씨 측이 조직적·계획적으로 범행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례적으로 경찰 수사 단계인 김 씨의 영장 심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3일 김 씨 측 변호인이 신청한 김 씨의 영장 심사 연기 요청을 기각했다. 김 씨 측은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공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을 마친 뒤 심사를 받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그의 24일 출연은 어려워졌다. 심사는 24일 낮 12시에 열리는데, 발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구인된 상태로 대기하기 때문이다.23일 서울중앙지검은 “김 씨 사건은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인멸, 범인도피 사법 방해행위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라며 “담당 검사가 영장 심사에 직접 출석해 구속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경찰 수사 단계인 피의자의 영장 심사에 참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 씨 사건에서 드러난 사고 은폐 정황을 구속 사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도로에서 택시를 치고 달아난 뒤 범행 은폐에 가담한 혐의(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 교사 등)를 받는다. 김 씨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와 본부장 전모 씨도 사고 은폐에 가담한 혐의로 24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1일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발생 이후 열흘 동안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던 김 씨는 이날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 지하로 들어갔다. 불과 3시간여 만에 조사는 끝났지만 김 씨는 취재진 앞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로 6시간 가까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김 씨는 취재진 앞에서 12초간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황급히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만큼 사고 직전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소속사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 등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공모한 적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취재진 피해 지하로 ‘은밀’ 출석 김 씨는 이날 오후 2시경 검은색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 정문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듯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취재진의 접근을 막으면서 김 씨는 지하 통로를 이용해 곧장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20일 김 씨가 변호인을 통해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김 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5시경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6시간 가까이 “취재진이 철수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던 김 씨는 오후 10시 40분경에야 경찰서 밖으로 변호인과 함께 나타났다. 검은색 모자를 쓴 김 씨는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또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고 답한 뒤 나머지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경찰서를 떠났다. 김 씨의 변호인은 ‘꼼수 출석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규정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면서도 “본인 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으니 양해해 달라”고 답했다. 경찰은 벤틀리 SUV와 BMW 세단 등 사고 전후 탔던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를 낸 차량 외에도 유흥주점 이동 당시 탔던 차량과 사고 직후 매니저가 김 씨를 데리고 이동했던 차량 메모리카드까지 사라져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직전 방문한 식당과 유흥주점에 함께한 복수의 동석자로부터 “김 씨가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9일 김 씨가 일행 4명과 함께 강남구 한 식당에서 소주 7병과 맥주 3병을 주문했고, 이후 대리운전으로 자리를 옮긴 유흥주점에서도 술을 마셨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실제 음주 여부와 음주량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확한 음주량이 파악될 경우 김 씨의 체중 등을 반영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도 적용할 예정이다.● “콘서트 환불 수수료 면제… 공연은 그대로” 김 씨 측은 23, 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번 공연에 출연료 등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취소 시 위약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노 개런티’까지 감수하며 공연 강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티켓 판매처인 멜론은 이번 공연 티켓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수수료 면제 비용은 김호중 소속사에서 부담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때 취소표가 6000장 가까이 풀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호중 팬카페 트바로티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기 위해 깊은 반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의 일방적 옹호에 대중의 반감이 커지자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씨가 졸업한 경북 김천예고 인근에 조성된 ‘트바로티 김호중 소리길’을 두고 일부 시민들이 “소리길을 철거하라”며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다만 김천시는 “철거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1일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발생 이후 열흘 동안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던 김 씨는 이날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 지하로 들어갔다. 불과 3시간여 만에 조사는 끝났지만 김 씨는 취재진 앞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로 6시간 가까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김 씨는 취재진 앞에서 12초간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황급히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만큼 사고 직전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소속사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 등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공모한 적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취재진 피해 지하로 ‘은밀’ 출석김 씨는 이날 오후 2시경 검은색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 정문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듯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취재진의 접근을 막으면서 김 씨는 지하 통로를 통해 곧장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20일 김 씨가 변호인을 통해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김 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5시경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6시간 가까이 “취재진이 철수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던 김 씨는 오후 10시 40분경에서야 경찰서 밖으로 변호인과 함께 나타났다. 검은 색 모자를 쓴 김 씨는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또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고 답한 뒤 나머지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경찰서를 떠났다. 김 씨의 변호인은 ‘꼼수 출석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규정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면서도 “본인 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으니 양해해달라”고 답했다.경찰은 벤틀리 SUV와 BMW 세단 등 사고 전후 탔던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를 낸 차량 외에도 유흥주점 이동 당시 탔던 차량과 사고 직후 매니저가 김 씨를 데리고 이동했던 차량 메모리카드까지 사라져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직전 방문한 식당과 유흥주점에 함께한 복수의 동석자로부터 “김 씨가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9일 김 씨가 일행 4명과 함께 강남구 한 식당에서 소주 7병과 맥주 3명을 주문했고, 이후 대리운전으로 자리를 옮긴 유흥주점에서도 술을 마셨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실제 음주 여부와 음주량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확한 음주량이 파악될 경우 김 씨의 체중 등을 반영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콘서트 환불 수수료 면제…공연은 그대로”김 씨 측은 23, 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번 공연에 출연료 등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취소 시 위약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노 개런티’까지 감수하며 공연 강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티켓 판매처인 멜론은 이번 공연 티켓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수수료 면제 비용은 김호중 소속사에서 부담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때 취소표가 6000장 가까이 풀리는 소동이 벌어졌다.김호중 팬카페 트바로티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기 위해 깊은 반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의 일방적 옹호에 대중의 반감이 커지자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김 씨가 졸업한 경북 김천예고 인근에 조성된 ‘트바로티 김호중 소리길’을 두고 일부 시민들이 “소리길을 철거하라”며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다만 김천시는 “철거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