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월 들어 70% 이상 폭증했다. 당분간 확진자 급증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연말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미국 각 지역에서 그동안의 지배종이던 델타 변이를 압도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뉴욕 일대에서는 전체 확진 사례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 비중이 이미 92%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산됐다. 플로리다주 등 남동부, 중서부,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도 이달 12~18일 일주일간 오미크론 변이 감염 비중이 90%를 넘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미국 전역에서 확산하면서 전체 확진자 수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20일 기준 14만1824명으로 지난달 말 이후 70%나 증가했다. CNN방송은 이날 미국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2개 주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으로 미국 각 주는 방역을 강화하고 연말 행사를 취소하는 등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이날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21일부터 마트와 교회, 헬스장 등 실내 공공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3만7000명에 이르는 시 공무원들 역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부스터샷(추가 접종)도 맞아야 한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새해맞이 행사가 취소됐다. 20일 LA타임스는 LA 시내 그랜드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가 온라인 중계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LA카운티에서는 19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3512명으로 일주일 전(1460명)보다 140% 폭증했다. 최다 확진자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뉴욕시도 매년 12월 31일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던 새해맞이 ‘볼드랍’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할지를 이번 주 안에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 사실상 미국 전역으로 번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촉구하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일부 지역에서 단행됐던 전격적인 봉쇄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 “나라를 봉쇄하는 것에 대한 연설이 아니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와 코로나19 검사 확대 조치, 미접종자의 위험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사람들을 겁주려는 것이 아니다”며 “백신 접종자들에게는 코로나19가 작년 3월과 비슷한 위협 요인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미국에선 “힘든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상 감염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본격적인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장과 학교가 일부 폐쇄되는 등 경제가 다시 봉쇄의 터널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9일(현지 시간) CNN과 NBC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코로나19의 겨울철 급격한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오미크론과 관련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놀라운 확산력과 전염력”이라며 “오미크론이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봐도 전체 감염자 중 오미크론 감염 비율이 불과 몇 퍼센트였다가 이제는 30∼50%까지 올라가는 지역이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봤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 의료체계에 부담이 생기면서 힘든 겨울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피할 수 없다”면서 “겨울이 깊어가면서 우리는 오미크론 때문에 힘든 몇 주, 또는 몇 달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진짜 문제는 백신 접종 자격이 되는데 아직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접종을 해도 돌파감염이 생기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중증 질환에 빠질 위험 면에선 부스터샷 접종자와 일반 접종자, 미접종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경험으로 봤을 때 이 바이러스는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면서 향후 팬데믹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시인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NIH) 원장도 앞으로 몇 주 동안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하루 확진자가 100만 명이 넘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라며 “관건은 이 100만 명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세가 심할 것인지이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19일 현재 13만3012명으로 11월 말에 비해 60% 급증했다. 하루 사망자는 약 1300명, 입원 환자는 7만 명 선으로 역시 증가 추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상황과 오미크론 변이 대책에 관한 특별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러스 확산이 경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온라인 예약사이트 ‘오픈테이블’의 통계를 인용해 이달 6∼12일 일주일간 미국 음식점들의 고객 수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줄었다고 보도했다. 1주 전과 2주 전엔 2년 전 대비 각각 9%, 4% 작았던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크리스 퓨슬리어 씨는 종업원 한 명이 최근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지난 주중 점심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그는 “새해가 되면 시내 근로자들이 사무실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 기업들이 오미크론 때문에 재택근무를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랜스 래핀 씨도 최근 며칠간 고객 서너 명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미용실의 주 고객들도 직장에 출근하는 근로자들이지만 이들의 사무실 복귀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쇼핑객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은 대목이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매장이 한산해지고 있다. 매장 내 카메라로 고객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센서매틱솔루션에 따르면 이달 12∼18일 일주일간 매장 내 유동 인구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3%나 줄었다. 유동 인구 감소폭이 그 전주엔 10%대였는데 점점 커지고 있다. WSJ는 “거의 2년간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위기와 인력 부족, 비용 상승 등 어려움을 겪어 왔던 업체들이 이번에는 오미크론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SANTA IS HERE!’ 얼마 전 찾아간 뉴욕 맨해튼 34번가의 메이시스 백화점 8층. ‘여기 산타가 왔다’는 광고판 밑에선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성탄절 영화의 대표작 ‘34번가의 기적’의 배경이 된 이곳은 매년 연말이 되면 수십만의 뉴요커들이 산타클로스를 ‘알현’하기 위해 찾는 명소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문을 닫아서 그런지 올해는 예약 손님들이 꽉 차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런데 이곳에서 만난 직원들은 산타를 만나는 방식이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했다. 아이들은 이제 예전처럼 산타에게 귓속말로 소원을 말하거나 무릎에 눕는 친밀한 행동을 할 수 없다. 또 산타와 아이들 사이에는 큰 책상이 가로놓여 있고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했다. 올해는 아이들이 다시 산타의 품에 안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고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34번가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씁쓸해한다. 요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의 안타까운 풍경이다. “이 사태는 언제쯤 끝날까요.”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의 16일 언론 브리핑. 모두가 답을 알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질문이 불쑥 튀어나왔다. 호컬 주지사는 숨을 쉬더니, 손을 맞잡아 비비고, 또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며 뜸을 들이다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미크론도 몇 달 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지금 이 세상에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저도 그렇고요.” 그날 주지사의 반응에선 요즘 뉴요커들이 느끼는 피로와 무력감이 한가득 묻어났다. 시민들은 시내 곳곳의 검사소에서 두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연신 한숨을 내쉰다. “도대체 언제쯤에나 끝이 날까”, “그렇게 참고 견뎠는데 왜 달라진 게 없나” 하는 답답함이다. 작년 이맘때쯤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나가서 시민들의 새해 소망을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소망의 벽’에 게시된 종이쪽지들에는 “새해에는 건강을 바란다”는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때만 해도 모두가 2021년은 좀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소망을 적어내고 있다고 한다. 뉴욕 시민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식당과 학교, 기업, 공연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바이러스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많은 곳이 문을 닫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올해는 그나마 작년보다 거리에 사람도 더 많이 보이고 크리스마스트리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지만 시민들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가족과 지인을 먼저 보낸 트라우마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겹치면서 ‘마음의 병’까지 확산되고 있다. 요즘 미국의 심리상담사들은 시골에서조차 예약이 꽉 차고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뉴요커들은 과연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 특히 백신이라는 무기를 갖고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생각에 이들은 자신감을 잃은 상태다. 그러나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는 연일 시민들에게 계속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은 모든 전투에서 패하던 제2차 세계대전 초기와 비슷하다.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우린 이길 것이다.” 요즘은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전쟁이다. 너무나 힘들고 지치지만 우리에겐 어떻게든 이겨내는 길밖에 없다.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미국에선 “힘든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의 특성 상 확진자 수가 지금보다 훨씬 더 급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커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본격적인 피해가 시작되고 있다. 이미 직장과 학교가 일부 폐쇄되는 등 경제가 다시 봉쇄의 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9일(현지 시간) CNN과 NBC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겨울철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오미크론에 대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그것의 놀라운 확산 능력과 전염력”이라며 “오미크론이 진짜로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봐도 전체 감염자 중 오미크론 감염 비율이 불과 몇 퍼센트였다가 이제 30~50%까지 올라가는 지역이 있다”며 오미크론의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봤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의료체계에 부담이 생기면서 힘든 겨울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피할 수가 없다”면서 “오미크론 때문에 겨울이 깊어가면서 우리는 힘든 몇 주, 또는 몇 달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진짜 문제는 우리나라에 백신 접종 자격이 되는 데 아직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해도 돌파감염이 생기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부스터샷 접종자와 일반 접종자, 미접종자 사이에는 중증 질환에 빠질 위험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의 경험으로 봤을 때 이 바이러스는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면서 향후 팬데믹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시인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NIH) 원장도 향후 수주 동안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하루 확진자가 곧 100만 명이 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관건은 이 100만 명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세가 심할 것인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그저 숨을 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19일 현재 13만3012명으로 11월 말에 비해 60% 급증했다. 하루 사망자는 약 1300명, 입원 환자는 7만 명 선으로 역시 증가 추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상황과 오미크론 변이 대책에 관한 특별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면서 경제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생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온라인 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의 통계를 인용해 이달 6~12일 미국 음식점들의 고객 수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2%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1주 전과 2주 전에는 2년 전 대비 각각 9%, 4% 손님이 적었던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크리스 퓨슬리어 씨는 최근 종업원 중 한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지난주에는 주중 점심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그는 “새해가 되면 시내 근로자들이 사무실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오미크론 때문에 재택 근무를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맨해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랜스 라핀 씨도 최근 며칠 간 고객 서너 명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미용실의 주된 고객도 직장에 출근하는 근로자들이지만 이들의 사무실 복귀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쇼핑객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시즌은 미국에서 그야말로 쇼핑 대목이지만 코로나19의 위험 때문에 매장이 한산해지고 있다. 매장 내 카메라로 고객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센서매틱솔루션에 따르면 12~18일 매장 내 유동 인구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나 급감했다. 유동 인구 감소폭은 그 전주나 전전주에는 10%대에 불과했지만 점점 커지고 있다. 이밖에도 각 기업들은 오미크론 출현에 대응해 이사회나 연례 모임 등을 취소하고 원격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WSJ는 “거의 2년 동안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위기, 인력 부족과 비용 상승 등 어려움을 겪어 왔던 업체들이 이번에는 오미크론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그린포인트 지역 대로변에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이 검사소. 시민 수백 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교차로 모퉁이를 돌아 ‘ㄱ’자로 늘어서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등록을 마친 사람들은 검사를 받기 위해 반대쪽에 만들어진 더 긴 줄에 새로 서야 했다. 접수 담당 간호사는 “지금 왔으면 두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근처 약국에 ‘코로나19 무료 검사’라는 안내판이 있어 들어가 보니 안에서도 역시 많은 사람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던 캐슬린이라는 여성은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사람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려줘서 검사받게 됐다”며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많이 걸렸다”고 했다. 줄 선 시민들에게 커피 등을 팔던 노점상은 때아닌 ‘대목’을 만났다. 그는 “일주일 전만 해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사흘 전부터 긴 줄이 생겼다”고 말했다. 토요일인 18일 타임스스퀘어 광장 검사소에도 끝을 알 수 없는 긴 줄이 대로변을 메우고 있었다. 찬 공기에 보슬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검사를 받으려는 행렬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휴일을 맞아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실외에서도 절반 이상은 마스크를 쓰고 걸었다. 뉴욕에서 코로나19 검사소가 사람들로 붐비고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그만큼 코로나19가 최근 빠르게 확산하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출현하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것이다. 17일 하루 뉴욕주는 팬데믹 시작 이후 가장 많은 2만190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뉴욕시 역시 16, 17일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었고 양성률은 8%에 육박했다. 뉴욕시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초엔 1000명 안팎, 이달 초만 해도 20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한두 달 만에 5∼10배가량 폭증했다. 뉴욕시는 팬데믹 초기인 작년 봄에 시신 처리가 힘들었을 만큼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의 ‘핫스폿’이었다. 그때의 트라우마가 최근 되살아나면서 시민들을 또다시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검사소에 매일같이 시민들이 몰리자 뉴욕시는 급히 검사소를 늘리고 인력도 보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온라인을 통해 주요 검사소의 예상 대기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대응으로는 하루 10만 건이 넘는 검사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이런 가파른 급증세의 주원인으로 오미크론을 지목하고 있다. 데이브 초크시 뉴욕시 보건국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뉴욕에 왔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뉴욕시 전체 확진자의 13%가량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몇 주 뒤엔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뉴욕에서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최악의 연말 분위기가 뒤덮고 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다시 시작하고 대규모 모임이나 행사,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을씨년스러운 크리스마스 시즌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올가을 대면 공연이 재개된 브로드웨이에는 다시 암흑이 찾아왔다. 확진 판정을 받는 배우와 제작진이 속출하면서 인기 뮤지컬과 공연이 다수 취소됐다. 뉴욕시에서만 4000개가 넘는 학교 교실이 폐쇄됐고 음식점 예약이 줄어들기 시작한 가운데 종업원의 감염으로 문을 닫는 식당도 잇따르고 있다. 졸업식과 연말 파티, 스터디 모임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대학가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는 환자들이 쏟아지면서 의료체계가 마비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병원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로 했고 캔자스와 미주리주 병원들에선 수술 일정을 연기하고 환자를 돌려보내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13만 명에 육박해 지난달 말에 비해 50%가량 급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단계적(step-by-step)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는 중에도 한국 등 동맹국과 함께 대북 제재를 계속 집행해 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7일(현지 시간)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간담회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궁극의 목적을 위해 외교적으로 관여할 준비를 하고 단계적 진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아직 북한과 외교에서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다시 묻자 설리번 보좌관은 “올해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은 외교에 관여할 의지와 준비가 돼 있음을 북한에 전달했다”면서도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제재를 계속해서 집행하고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제재 등 압박 수단도 함께 취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다만 “북한이 일부 역량(미사일 발사)에 대한 시험은 하지만 다른 형태의 도발은 삼가고 있다”면서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기본적인 사항을 바탕으로 진전을 이루기 위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 타결’ 방식의 중간 정도 지점에 있다고 평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약 2년간의 초(超)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접고 긴축을 서두르기로 했다.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4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연준의 긴축 행보가 빨라짐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통화정책과 글로벌 자산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5일(현지 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 자산 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 달러씩 줄인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300억 달러로 늘려 테이퍼링을 내년 3월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리를 제로 수준(0.00∼0.25%)으로 낮추고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중에 돈을 풀어왔다. 연준은 내년 중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의사를 시장에 전달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중 12명은 내년 금리가 세 차례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금리 정상화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종래의 기조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내년 1, 2월에 추가 인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백기를 들고 통화정책 대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했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긴축의 채비를 갖추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내년 봄에 2년간의 제로 금리 시대를 마무리하고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5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달라진 경제 인식을 드러냈다. 지금까지는 팬데믹의 충격으로부터 경기를 살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인플레이션 등 경기 과열 우려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 개선과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에 따라 우리는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올 들어 경제 활동이 왕성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더 많은 양의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이례적인 경기 확장 국면을 감안하면 통화당국의 인위적인 경기 부양이 더는 필요 없다는 취지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 등의 자산 가격에 대해서는 “평가가치가 다소 높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태도에도 변화가 있었다. 연준은 올봄부터 물가 상승이 공급망 위기와 경제 재가동에 따른 ‘일시적(transitory)’ 현상이라는 표현을 FOMC 성명에 넣었지만 이날은 이 표현을 삭제했다.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장기화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맞서 싸우겠다는 ‘인플레 파이터’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연준은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2.6%로 높여 잡았고, 실업률 전망치는 3.8%에서 3.5%로 낮췄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이 향후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언제쯤 일어날지에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시점이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첫 인상 시기로 거론돼 온 6월보다 3개월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2018년 12월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내년 3월 또는 5월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번 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연준이 내년 봄을 시작으로 일련의 금리 인상을 하기 위한 장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이 2%를 넘고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에 이르는 시점까지는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연준이 풀린 돈을 본격적으로 회수하는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매입한 채권 등 자산 규모(대차대조표)는 8조7000억 달러에 이른다. QT는 만기가 다가온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연준이 보유 자산을 줄여 나가는 것을 말한다. QT는 양적완화(QE)와 반대로 유동성을 직접 환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속도가 빨라지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의 긴축 발표에도 시장의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요 지수가 1∼2%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약 2년 간의 초(超)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접고 긴축으로 확실히 방향을 틀었다.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4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연준의 긴축 행보가 빨라짐에 따라 각국의 통화 정책과 자산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준은 15일(현지 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달 자산 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 달러씩 줄인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300억 달러로 늘려 이를 내년 3월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금리를 제로 수준(0.00~0.25%)으로 낮추고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중에 돈을 풀어왔다. 연준은 이와 함께 내년 중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의사를 시장에 전달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FOMC 위원 중 12명은 내년 금리가 세 차례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9월에는 대부분인 15명이 1회 이하의 금리 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 발전과 경제 전망에 대한 변화가 이 같은 통화정책의 진화를 뒷받침했다”며 “노동 시장 개선과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에 따라 우리는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올 들어 경제활동이 왕성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최대 고용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더 많은 양의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당국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이 더는 필요 없다는 취지다. 그는 대신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하기 위해 우리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긴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연준은 올 봄부터 FOMC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이 공급망 위기와 경제 재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표현을 넣었지만 이날은 이 표현을 삭제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상이 언제쯤 일어날지에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시점이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첫 인상 시기로 거론돼 온 6월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연준이 내년 봄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릴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경제매체인 마켓워치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2018년 12월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내년 3월 또는 5월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했다. 테이퍼링이 끝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그 다음 단계로 연준이 풀린 돈을 본격 회수하는 ‘양적긴축’(QT)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매입한 채권 등 자산 규모(대차대조표)가 8조7000억 달러에 이르는데, QT는 만기가 다가온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 자산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QT는 양적완화(QE)와 반대로 유동성을 직접 줄여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지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의 긴축 발표에도 시장의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요 지수가 1~2% 급등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고위험군의 입원과 사망 비율을 89%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이 약이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이자는 14일(현지 시간) 자사가 개발한 먹는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위험군이 코로나19 증상이 시작된 지 사흘 안에 이 약을 먹으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에 발표된 잠정 분석 결과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연내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실험 결과를 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697명이 이 약을 사흘 내에 복용한 결과 5명만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반면 682명의 위약 복용군에서는 44명이 입원했고 그중 9명이 사망했다. 또 건강한 사람 등 저위험군 대상 실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입원·사망 확률을 70%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왔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의학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실험 결과는 홈런을 친 것과 같다”면서 “아주 효과적인 수단을 갖게 됐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화이자는 이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자기 복제에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활동을 막는다는 사실이 초기 실험에서 확인됐다. 돌스텐 최고의학책임자는 “이 바이러스는 프로테아제 기능이 없이는 자기 복제를 못하고 병을 일으키지 못한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효과가 매우 상당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팍스로비드의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발표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이 소식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을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이자 알약이 출시되려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포함해 몇 단계가 남았다”면서도 “우리 행정부는 1000만 명의 미국인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을 이미 주문해뒀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 치료제 7만 명분 선구매 약관을 정해 놓은 상태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내년에 최소 8000만 명분의 팍스로비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구인난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식당들이 메뉴판 간소화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요식업계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센셜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식당의 60%가량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메뉴 개수를 줄였다고 밝혔다. 특히 고급 식당들의 경우 올해 들어 메뉴 개수가 23% 감소했다. 일부 식당들은 참치, 스테이크, 연어 같은 비싼 식재료가 들어가는 메뉴를 줄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버드도그라는 식당은 팬데믹으로 19개월간 문을 닫았다가 얼마 전 17개의 음식을 선보이며 영업을 재개했다. 17개의 메뉴는 팬데믹 전에 비해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식당은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실험적인 음식이나 계절 메뉴를 내놓기보다는 고정적인 메뉴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로비 윌슨 씨는 “메뉴판이 ‘히트곡 모음집’처럼 됐다”고 말했다. 뉴욕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로터 씨도 조리에 시간이 많이 들거나 식재료가 비싼 메뉴는 뺐다. 요식업계에 따르면 식당 메뉴는 경기 상황에 따라 증감을 반복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식당들의 음식 가짓수는 줄었다가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메뉴판이 다시 두꺼워졌다. 이번에는 경제 재가동으로 식당 고객은 늘어난 반면, 구인난과 식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제약 요인이 생기면서 메뉴 개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개수를 줄이는 대신 메뉴를 고급화해 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마이애미에서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아니 마인홀드 씨는 식재료 가격이 오르고 종업원들이 그만둔 상황을 고려해 고급화 전략으로 바꿨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구인난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식당들이 메뉴판 간소화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요식업계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센셜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식당의 60% 가량은 고객에 제공하는 메뉴를 줄였다고 밝혔다. 특히 고급 식당들의 경우 올해 들어 메뉴 개수가 23% 감소했다. 일부 식당들은 참치, 스테이크, 연어 같은 비싼 식재료를 줄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버드도그라는 식당은 팬데믹으로 19개월 간 문을 닫았다가 얼마 전 17개의 음식 종류가 있는 메뉴판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이는 팬데믹 전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식당은 새로운 재료를 동원해 실험적인 음식이나 계절 메뉴를 내놓기보다는 주방이 편리하도록 고정적인 메뉴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로비 윌슨은 “메뉴판이 ‘히트곡 모음집’처럼 됐다”고 말했다. 뉴욕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로터 씨도 조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비싼 요리들은 메뉴에서 뺐다. 이전처럼 일부 대표 메뉴에 집착하기보다는 식재료의 비용과 준비 시간을 고려해서 메뉴판의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이다. 요식업계에 따르면 식당 메뉴는 경기 상황에 따라 증감을 반복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식당들은 메뉴 개수를 줄였다가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메뉴판이 다시 두꺼워지곤 했다. 이번에는 경제 재가동으로 식당 고객은 늘어난 반면, 구인난과 식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제약 요인이 생기면서 메뉴 수가 적어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고급화 전략을 쓰는 식당도 생기고 있다. 마이애미의 한 베트남 음식점은 음식 가짓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고급 재료가 들어가는 비싼 요리로 메뉴를 업그레이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여 내년 6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할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이 나왔다. 연준은 14~15일(현지 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15일 오후 새로운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한다. 물가 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어서 이날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 긴축 속도를 기존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CNBC방송은 이코노미스트와 주식전략가, 자산운용가 등 31명의 월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현재의 월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늘려서 내년 3월에 자산 매입을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또 연준이 내년과 내후년 각각 3차례씩 기준금리를 올려 2023년 말에는 금리가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첫 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6월로 예측됐다. 올 9월 같은 조사 때는 전문가들이 내년 말까지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 답했는데 이에 비하면 인상 시점이 반 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응답자들은 또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4년 5월 2.3%에 이른 뒤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은 내년 2월 정점을 찍은 뒤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 2%보다 훨씬 높은 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응답자의 41%는 현재의 구인난이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봤고 31%는 인플레이션이 오래 갈 것으로 봤다. 올해 크게 오른 미국 증시는 내년에 1.5%만 상승하며 숨고르기를 한 뒤 2023년에는 다시 6%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는 대체로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존의 경기부양 기조를 접고 대대적인 긴축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NBC방송은 “연준은 15일 극적인 정책 전환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 내년 3월에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근 40년 만에 최고치인 6.8%까지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더해 1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1년 전보다 9.6% 급등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고 시장 예상치도 넘어섰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공식화할 수도 있다. 연준의 긴축 가속이 예상되면서 이날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14% 내리며 하락장을 주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고위험군의 입원과 사망 비율을 89%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이 약이 새 변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이자는 14일(현지 시간) 자사가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위험군이 코로나19 증상이 시작된 지 사흘 안에 이 약을 복용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각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에 발표된 잠정 분석 결과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연내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실험 결과를 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97명이 이 약을 사흘 내에 복용한 결과 5명만 입원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682명의 위약 복용군에서는 44명이 입원해 그 중 9명이 사망했다. 또 건강한 사람 등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입원·사망 확률을 70%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의학책임자(CS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실험 결과는 홈런을 친 것과 같다”면서 “아주 효과적인 수단을 갖게 됐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화이자는 이 치료제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자기 복제를 위해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활동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초기 실험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돌스텐 CSO는 “프로테아제 기능이 없이는 이 바이러스는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고 병을 일으키지 못한다”며 “오미크론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효과가 매우 상당할 것으로 강하게 확신한다”고 했다. 화이자는 오미크론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할 계획이다. 이날 팍스로비드의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발표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이자의 희망적인 발표에 고무돼 있다”며 “이 소식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을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이자 알약이 출시되려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포함해 몇 가지 단계가 남았다”면서도 “우리 행정부는 1000만 명의 미국인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을 이미 주문해 뒀다”고 강조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내년에 최소 8000만 명분의 팍스로비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한 명꼴로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노인들의 백신 접종률이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 중엔 백신 미접종자가 훨씬 많지만 돌파 감염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79만5727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약 60만 명으로 전체의 75%다. 연령대 인구 비중으로 보면 65세 이상은 100명 중 한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해, 65세 미만(1400명 중 1명 사망)에 비해 치명률이 훨씬 높다. 사인별로 보면 코로나19는 지난해 이후 전체 노인 사망자의 13%를 차지해 심장병과 암에 이어 세 번째로 비율이 높았다.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노인 비중은 올 초만 해도 이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으면서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지만 날씨가 추워진 10월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려 지금은 70%를 넘어섰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자가 하루 20만 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13일 하루 1576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새로 나왔는데 이는 실제 확인된 숫자일 뿐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무증상 또는 경증 사례까지 감안해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감염자는 하루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구인난이 심각한 미국의 일부 대형 병원들이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하나둘씩 철회하고 있다. 델타, 오미크론 변이 등의 확산으로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할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 병원들이 취한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HCA 헬스케어, 테닛 헬스케어, 애드벤트 헬스,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유명 의료법인과 의료 비영리단체가 최근 직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중단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루이지애나주 연방법원이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가 백신 접종을 강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를 중단시킨 데 따른 것이다. CMS는 당초 내년 1월 4일까지 전국 약 1000만 명의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마치도록 의무화했지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법원 판결 후 HCA 헬스케어는 약 27만5000명의 직원들에 대한 백신 의무화를 중단하고 ‘접종 권고’로 대체했다. 미국의 일부 병원들은 연방정부의 권고와 관계없이 이전부터 직원들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왔다. 그 결과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일부 의료 인력이 ‘강제로 원치 않는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일을 그만 두겠다’며 병원을 떠났다. 이것이 최근의 구인난과 겹쳐 의료 현장의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여전히 백신 의무화를 고수하고 있는 병원들도 많다. 미국 전역에서 39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카이저 퍼머넨테는 최근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 352명을 해고했다. 내년 1월 초까지도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은 추가로 해고할 뜻도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에서 지금까지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한 명 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이나 지인들 중에 코로나19로 죽은 사람이 최소 한두 명씩은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미국 노인들은 백신 접종률이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노인들이 훨씬 많지만 돌파 감염 사례도 꾸준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1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79만5727명으로 80만 명에 육박했다. 이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약 60만 명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비중으로 봐도 65세 이상은 100명 중 한 명 꼴로 코로나19로 사망해, 65세 미만(1400명 중 1명 사망)에 비해 치명률이 훨씬 높았다. 사인 별로 보면 코로나19는 지난해 이후 전체 노인 사망의 13%를 차지해 심장병과 암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당뇨병, 사고사, 알츠하이머 등 다른 주요 사망 원인들도 추월했다.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노인들의 비중은 올 초만 해도 이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으면서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은 87%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 전체 인구 평균(61%)보다 접종률이 월등하게 높다. 하지만 노인 사망자 비중은 날씨가 추워진 10월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려 지금은 다시 70%선을 넘어섰다. 또 백신을 맞지 않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중증 감염 사례도 늘어나 이달 들어 병원이 입원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고령층에서 사망자가 예상과 달리 계속 불어나자 의료계는 우려를 금치 못 하고 있다. 물론 사망자가 여전히 백신을 안 맞는 노인들에게 쏠리고 있지만, 접종을 완료한 노인들도 코로나19에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노인들은 자연적으로 면역 체계와 신체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특히 올 들어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면서 일부 노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전체 사망자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NYT에 따르면 올 들어 누적 사망자가 50만에서 60만으로 10만 명 증가하는 데 114일, 60만에서 70만으로 상승하는 데 107일이 각각 걸렸다. 하지만 70만 명에서 79만5727명으로 사실상 10만 명이 더 증가하기까지는 불과 71일이 걸렸다. 미국은 일반인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4일로 딱 1년이 된다. 작년 12월 14일 뉴욕 대형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처음 백신을 맞은 이후 1년 만에 2억 명이 접종을 마쳤지만 여전히 감염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오늘 여러분이 모두 ‘플레이스테이션5’(PS5)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물건이 들어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는 편히 계셔도 됩니다.” 17만 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미국 유튜버 J 씨는 이달 초 ‘타깃(미국의 유통업체)에서 PS5 구입하기’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에서 수천 명의 시청자를 상대로 이같이 말했다. 그가 타깃에 물건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지금이에요. 갑시다”라고 외치자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통해 소니의 최신 게임기 PS5 구입을 시도했다. 얼마 후 한 시청자가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조카 선물 하나 마련했네요”라며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5달러(약 5900원)를 J 씨에게 팁으로 건넸다. J 씨는 시청자들에게 팁을 받고 인기 게임기 구입을 도와주는 전문 유튜버다. 그는 유통업체의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해 언제 어느 쇼핑몰에 물량이 풀릴지를 파악한 뒤 이를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구독자들에게 전달한다. PS5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같은 인기 게임기는 과거에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구입하기 쉽지 않았지만 올 연말에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미국에서는 공급망 위기와 팬데믹 여파로 제품 품절과 배송 지연이 일상화되면서 한정된 상품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연말 쇼핑대란 속에서 J 씨처럼 상품 구매를 도와주는 전문 유튜버들은 성업 중이다. 연말 쇼핑시즌 속에서 미국의 소비자들은 원하는 물건을 구하기도 어렵고, 찾았다 해도 비싼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1월 한 달간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재고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뜬 경우는 2년 전인 2019년 11월보다 258%나 늘었다. 같은 달 온라인 물가(어도비 디지털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5% 상승해 201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최근에는 일명 ‘그린치 봇(Grinch Bot)’이 등장해 소비자들을 더 위협하고 있다. 그린치 봇은 컴퓨터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장난감이나 전자제품 등을 대량 선점한 뒤 이를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크리스마스를 싫어해 사람들의 선물을 훔치고 다니는 애니메이션 영화 ‘그린치’에서 따온 이름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빅토리오 씨는 최근 출시된 포켓몬 프리미엄 컬렉션 카드를 구하려 했지만 인터넷에는 이런 그린치들만 판을 치고 있다. 그는 ABC방송에 “원래는 120달러짜리인데 온라인에서 300달러, 심지어 600달러에도 팔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공급난이 심화되자 유통업체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재고가 없을 경우 다른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출을 유도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 대신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공급망 붕괴에 따른 배송 비용의 증가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 등 미국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인기 상품들은 물량 확보가 되지 않아서 진열대가 통째로 비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에는 미국인들의 연말 필수품인 크리스마스트리마저도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생나무 트리의 경우 수송비와 인건비 상승,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비싸졌고,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모조품 트리도 물류 대란의 충격으로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된 아침 메뉴 중 하나인 베이글 빵에 발라 먹을 크림치즈마저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0일 미국 켄터키, 아칸소, 일리노이, 미시시피, 미주리, 테네시 등 중부와 남동부 6개 주에 토네이도(강력한 회오리바람)가 몰아쳐 한국 시간 13일 0시 현재 최소 9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주요 도시가 쑥대밭이 됐다고 CNN, BBC 등이 보도했다. 켄터키에서만 최소 7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실종자가 많은 데다 구조 작업이 더뎌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2월에 토네이도가 발생한 것을 두고 일부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여파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토네이도는 봄에서 여름에 걸쳐 주로 발생한다. 기상 전문가 제프 마스터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상학자로 일한 40년 동안 가장 충격적인 기상이변”이라고 했다. 피해가 가장 큰 켄터키의 앤디 버시어 주지사는 11일 “주 서부에서만 7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가 100명을 넘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못 본 파괴력이다.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다”고 했다. 인구 1만 명가량인 켄터키 남서부의 소도시 메이필드는 도시 전체가 사실상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거리에는 부서진 건물 잔해와 끊어진 전깃줄, 파손된 자동차 등이 나뒹굴었다. 캐시 오낸 시장은 “도시가 성냥개비처럼 변했다. 마치 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메이필드에선 성탄절을 앞두고 급증하는 수요에 대느라 24시간 가동 중이던 양초 공장이 무너지면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토네이도가 덮친 10일 오후 9시 30분경 약 110명의 근로자가 공장 안에 있었는데 40명만 구조된 상태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렸다가 구조된 직원은 CNN에 “공장 건물이 갑자기 앞뒤로 흔들리더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현장 구조 책임자는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사망자들 위로 기어가야 했다”며 참혹한 분위기를 전했다.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서도 아마존 물류센터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소 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40만 제곱피트(약 1만1200평)에 이르는 이 물류센터에선 축구장 크기의 지붕이 무너졌다. 당국은 붕괴 당시 약 50명이 건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네시(4명), 아칸소(2명), 미주리(2명) 등에서도 사망자가 확인됐다. 6개 주 곳곳에선 강풍에 열차가 탈선하고, 트럭이 전복됐다. 강한 비바람에 송전선이 끊어져 최소 30만 명이 전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켄터키에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 투입, 구호물자 지원 등을 지시했다. 취임 후 줄곧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일이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결과일 수 있다.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구조와 복구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을 시점에 켄터키를 직접 방문하겠다고도 밝혔다. 기상 전문가들은 흔치 않은 겨울 토네이도를 두고 지구 온난화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유례없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은 지난주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며 12월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테네시주 최대 도시 멤피스 또한 이달 한때 103년 만의 최고인 26도까지 올랐다. 중서부에서도 평년 기온을 10도 이상 웃도는 이례적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따뜻한 공기가 중서부 지역에서 내려오는 한랭전선 및 저기압과 충돌하면서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WP는 “기후변화와 토네이도의 상관관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높은 기온이 이런 끔찍한 재난을 계속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아칸소주에서 발생한 이번 토네이도는 켄터키 등을 거치면서 약 4시간 만에 최소 400km(약 250마일)를 이동해 역대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토네이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기록은 1925년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을 덮친 350km의 토네이도로 당시 695명이 사망하고 주택 1만5000채가 파손됐다. 또 이번 토네이도로 부서진 건물 잔해가 상공 약 6100m 높이까지 치솟은 것으로 관측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거의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가지표가 계속 악화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6.8% 상승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198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 초 1%대에 불과하던 물가상승률은 하반기에 5%대로 치솟은 뒤 10월 이후 두 달 연속 6%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1년 전보다 33.3% 폭등했고 중고차 가격도 31.4%나 상승했다. 식료품은 6.1% 올랐고, 주거비 역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3.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경제 재가동에 따른 수요 급증과 공급망 위기, 구인난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작년 봄 이후 지속된 경기부양 기조를 접고 긴축을 서두르기로 사실상 방향을 돌린 상태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가 상승이 진정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안정에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우리가 바라는 만큼은 아니지만 가격과 비용 상승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