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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의장국을 맡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의장이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이번 총회 연단에 올라 “UAE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같은 기간 세계 평균의 6배에 달하는 7.5%나 뛰었다”며 공개 저격했다.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술탄 아흐마드 알 자비르 COP28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1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메리 로빈슨 전 유엔 기후변화 특사와의 대담에서 나왔다. 그는 각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합의한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나 시나리오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선사시대처럼 동굴 속으로 들어가길 원하지 않는 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알 자비르 의장은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이자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최고경영자(CEO)다. 이 발언에 로빈슨 전 특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알 자비르 의장은 “현재 이미 벌어진 기후 문제나 양극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며 “나를 (기후위기 사태의) 책임자로 손가락질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랬던 그는 COP28 개막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선 “203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로드맵을 각국에 확고히 이해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UAE에서는 화석연료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UAE가 이번 총회 의장국을 맡으면서 시작부터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UAE가 의장국 지위를 자국의 화석연료 수출에 활용하려 한 정황이 공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BBC와 비영리단체인 기후보고센터(CCR)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UAE는 중국, 브라질, 독일 등 15개국 관계자들에게 자국 석유·가스 기업을 홍보하고 거래를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1일 UAE는 300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로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 국가 간 격차를 해소한다는 취지의 ‘알테라’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총회 전부터 국영 석유회사 CEO가 의장을 맡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COP28에 연사로 나선 고어 전 부통령은 3일 “(알 자비르 의장이 CEO인)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는 석유·가스 운송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배출되고 있다는 것을 (위성사진을 통해) 우주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이 임시 휴전이 깨진 후 가자지구 남부에 10월 7일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해 최소 240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이 그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본거지였던 가자지구 북부에 공격을 집중해 통제권을 쥔 뒤 남부로 총구를 돌리면서 빚어진 일이다. 이스라엘은 11월 24일∼12월 1일의 임시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 북부에 머물던 하마스 지도부가 남부로 이동했다는 점을 남부 공격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 남부의 거점 도시 칸유니스 일대에는 북부 피란민 100만 명을 포함해 민간인 약 200만 명이 밀집해 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예상되면서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이 “하마스 지도부 제거하려면 불가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일 “(1, 2일 이틀간) 가자지구 전역에서 400곳이 넘는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자시티 등 가자지구 북부 거점 도시에 집중됐던 과거 공습과 달리 이번 공격에는 칸유니스 등 남부 지역 내 50개의 목표물 공격도 포함됐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개전 이후 공격하지 않은 지역을 이틀 동안 타격했다.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전역의 민간인에게 구체적 장소를 거론하며 대피령도 내렸다.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북부 주민은 다라즈, 투파의 쉼터로 대피하라. 남부 주민은 (가자지구 최남단으로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라파의 쉼터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칸유니스에 머무는 피란민 일부는 로이터통신에 “공포의 밤이었다”고 전했다. 현지 방송 채널12는 “칸유니스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주도한 하마스 고위 간부 예히야 신와르 등이 불특정 다수의 전투원과 함께 칸유니스 지하 터널에 숨어 전쟁을 지휘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하마스 완전 소탕을 위해 남부 공격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0월 27일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에 돌입한 뒤 북부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를 비롯해 북부 전역을 사실상 장악했다. 하마스 지휘본부가 있다고 알려진 알시파 병원은 물론 하마스 주요 군사시설 상당수를 파괴하거나 수색했다. 하지만 신와르 등 핵심 지도부는 잡지 못했다. 이에 이스라엘의 다음 전략은 하마스 지도부 제거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보좌진에게 “신와르를 제거하도록 군을 독려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 “이스라엘 자제하라” 피란민이 몰린 가자지구 남부에 공격이 확대되면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반(反)이스라엘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해온 미국 고위 관계자들도 잇달아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일 미 캘리포니아주 ‘레이건 전미 방위포럼(RNDF)’ 연설에서 “이런 싸움에서는 무게중심이 민간인에 있다”면서 “이들을 적들의 수중으로 몰아넣는 것은 전술적 승리를 위해 전략적 패배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지휘한 미 중부사령관 출신으로,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으로 전투에서 승리할지 몰라도 전쟁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전쟁 발발 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스라엘은 국제인도법과 전쟁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이는 테러집단(하마스)과 대치할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BBC는 이를 두고 “미국이 분명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설정한 것”이라고 평했다. 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도 이스라엘 규탄장이 됐다. 그간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마스 완전 궤멸에는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전쟁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COP28 대표단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총회 참석에 항의하며 회의장에서 철수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30일 휴전 종료 시한 직전 휴전을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가자지구가 ‘불안한 평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 유혈 충돌이 계속됐다. 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 와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제닌 난민촌의 한 건물을 급습했다. ‘테러리스트 진압’을 목표로 한 이 공격으로 4명이 숨졌고, 여기에는 8세 어린이와 15세 청소년이 포함됐다. 와파는 총에 맞은 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테러리스트 2명을 사살했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 2명이 더 발생했다”며 “(건물에 있던) 테러리스트 용의자들이 폭발물을 던져 실탄 사격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제닌에 진입해 테러리스트 색출 작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1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사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인터넷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서안지구 무아라자트 지역에 무장한 이스라엘 정착민들로 보이는 무리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집을 습격하는 영상이 온라인으로 유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에선 무장한 사람들이 히브리어로 소리 지르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조롱하면서 폭행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하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 대해 “비자 발급 금지 등 제재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현재 일어나는 일(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마감 시한을 10여 분 앞둔 30일 오전 6시 50분경 휴전을 1일 오전까지로 하루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30일 개전 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정부와 장기 휴전 및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30일 휴전 종료 시한 직전 휴전을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가자지구가 ‘불안한 평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 유혈 충돌이 계속됐다.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 와파(WAFA)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제닌 난민촌 한 건물을 급습했다. “테러리스트 진압”을 목표로 한 이 공격으로 4명이 숨졌는데 그 중 8세 아동과 15세 청소년이 포함됐다. 와파는 총에 맞은 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테러리스트 2명을 사살했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 2명이 더 발생했다”며 “(건물에 있던) 테러리스트 용의자들이 폭발물을 던져 실탄사격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제닌에 진입해 테러리스트 색출 작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1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사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인터넷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서안지구 무아라자트 지역에 무장한 이스라엘 정착민들로 보이는 무리가 팔레스타인 주민 집을 습격하는 영상이 온라인으로 유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에선 무장한 사람들이 히브리어로 소리지르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조롱하며 폭행했다.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하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 대해 “비자 발급 금지 등 제재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현재 일어나는 일(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마감 시한을 10여 분 앞둔 30일 오전 6시 50분경 1일 오전까지로 휴전을 하루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30일 개전 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정부와 장기 휴전과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추가 인질 석방 및 휴전 이틀 연장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24일 오전 7시부터 발효한 4일간의 휴전은 30일 오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인질을 최소 10명씩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 기간을 연장한다는 기존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이틀의 휴전 연장을 위해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20명을 추가로 석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당시 약 240명의 인질을 붙잡은 하마스는 24∼27일 나흘 동안 이스라엘인 50명과 외국인 19명 등 총 69명을 돌려보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했다. 그간 이스라엘에 휴전 연장을 압박해 온 미국은 양측의 이번 결정을 반겼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7일 “모든 인질이 석방될 때까지 교전 중단 연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남성과 군인 석방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질 협상을 위해 28일 카타르에 도착해 다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전쟁 발발 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아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인질을 모두 돌려받으면 하마스 궤멸에 나서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군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휴전이)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전투로 복귀할 것이고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전역에서 전력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공세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지원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집권 민주당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지원에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대가로 휴전 연장, 민간인 피해 최소화 등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유대인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글에 동의하는 댓글을 달아 ‘반(反)유대주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이스라엘 현지를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지난달 전쟁 발발 당시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남부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 등을 둘러봤다. 그는 ‘하마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도 돕고 싶다”며 적극 맞장구를 쳤다. 반유대주의 논란 후 월트디즈니 등 많은 미국 기업이 항의 차원에서 X에 광고를 중단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추가 인질 석방 및 휴전 이틀 연장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24일 오전 7시부터 발효한 4일 간의 휴전은 30일 오전까지 이어지게 됐다.인질을 최소 10명씩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 기간을 연장한다는 기존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이틀의 휴전 연장을 위해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20명을 추가로 석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6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당시 약 240명의 인질을 붙잡은 하마스는 24~27일 동안 이스라엘인 50명과 외국인 19명 등 총 69명을 돌려보냈다. 이스라엘 또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했다.그간 이스라엘에 휴전 연장을 압박해 온 미국은 양측의 이번 결정을 반겼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7일 “모든 인질이 석방될 때까지 교전중단 연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전쟁 발발 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아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다만 이스라엘은 인질을 모두 돌려받으면 하마스 궤멸에 나서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군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휴전이)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전투로 복귀할 것이고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전역에서 전력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공세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지원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집권 민주당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지원에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대가로 휴전 연장, 민간인 피해 최소화 등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최근 유대인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글에 동의하는 댓글을 달아 ‘반(反)유대주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이스라엘 현지를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지난달 전쟁 발발 당시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남부 크파르아자 키부츠 등을 둘러봤다. 그는 ‘하마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도 돕고 싶다”며 적극 맞장구를 쳤다. 반유대주의 논란 후 월트디즈니 등 많은 미국 기업이 항의 차원에서 X에 광고를 중단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26일 풀려난 인질 17명 중에는 네 살 배기인 아비가일 모르 에단이 포함돼 있다. 아비가일은 가족과 생이별한 지 50일 만에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반겨줄 부모는 없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키부츠(집단농장) 크파르 아자를 공격할 때 집 안에 있었던 아비가일의 부모는 모두 총격에 숨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버지 로이는 당시 아비가일을 몸으로 감싼 채 총에 맞았다. 아비가일은 아버지 품에서 빠져나와 이웃집으로 도망쳤지만 이내 하마스 대원에게 발각돼 납치됐다. 아비가일의 열 살 오빠와 여섯 살 언니는 옷장에 숨어 납치를 피했지만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모 탈은 “두 남매는 바람소리만 들어도 벌벌 떤다”고 전했다. 할아버지 카르멜은 “아비게일의 귀환은 기쁘지만 아이 부모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이들의 죽음은 절대 치유되지 않을 상처”라며 안타까워했다.● 석방됐지만 부모 사망 소식에 또 충격 27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일시 휴전 및 인질 맞교환이 합의 마지막 날인 4일 차를 맞았다. 하마스는 26일까지 사흘에 걸쳐 인질 240여 명 가운데 이스라엘인 39명과 외국인 19명 등 총 58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도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17명을 풀어줬다. 이스라엘과 미국 이중국적을 가진 아비가일은 미국 국적자가 석방된 첫 사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긴급 연설에서 “아비가일은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아이가 집에 돌아와 감사하다”고 했다. 석방된 인질 중에는 미성년자가 상당수다. 이들은 뒤늦게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노암 오르(16)와 알마(13) 남매는 석방 후 할아버지와 만나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엄마는 살해됐고 아빠는 실종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것. 납치 당시 남매는 부모와 함께 집 안 은신처에 머물고 있었다. 하마스 대원들이 집에 불을 지르며 가족들을 밖으로 끌어냈고 남매는 나오자마자 붙잡혀 차량 트렁크에 실렸다. 남매의 어머니는 총격에 숨졌고, 아버지는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납치된 일가족 중 일부만 풀려난 사례가 많다. 억류 기간 중 9번째 생일을 맞은 오하드 먼더(9)는 어머니, 조부모와 함께 하마스에 납치됐다 할아버지만 빼고 풀려났다. 먼더의 친척들은 “풀려난 가족들이 납치 당시 트라우마와 아직 억류된 할아버지 걱정에 아직도 충격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 납치된 일가친척 10명 중 미성년자와 여성 6명만 귀환한 아비그도리 가족의 사례를 전하며 “포옹, 눈물, 아픔이 따른다”고 보도했다. ● 하마스 “휴전 연장”… 이 “휴전 후 총력전” 하마스는 인질을 추가 석방해 휴전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26일 성명을 통해 “4일간 휴전 종료 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합의문에 명시된 대로 석방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 조건의 휴전 연장에 환영한다”면서도 휴전 기간 이후 다시 총력전에 나서겠다”며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했으며 “모든 인질 석방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측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가 휴전을 하루 연장하려면 그때마다 이스라엘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해야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앞서 휴전을 최장 10일까지로 못 박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은 최대 300명까지로 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이 최소 20명의 인질 추가 석방을 조건으로 한 일시 교전 중단 연장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26일(현지 시간) 풀려난 인질 17명 중에는 네 살 배기인 아비게일 모르 에단이 포함돼 있다. 아비게일은 가족과 생이별한지 50일 만에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반겨줄 부모는 없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키부츠(집단농장) 크파르 아자를 공격할 때 집 안에 있었던 아비게일의 부모는 모두 총격에 숨졌다.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버지 로이는 당시 아비게일을 몸으로 감싼 채 총에 맞았다. 아비게일은 아버지 품에서 빠져나와 이웃집으로 도망쳤지만 이내 하마스 대원에게 발각돼 납치됐다. 아비게일의 10살 오빠와 6살 언니는 옷장에 숨어 납치를 피했지만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모 탈은 “두 남매는 바람소리만 들어도 벌벌 떤다”고 전했다. 할아버지 카르멜은 “아비게일의 귀환은 기쁘지만 아이 부모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이들의 죽음은 절대 치유되지 않을 상처”라며 안타까워했다.● 석방됐지만 부모 사망 소식에 또 충격27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일시 휴전 및 인질 맞교환이 합의 마지막 날인 4일 차를 맞았다. 하마스는 26일까지 사흘에 걸쳐 인질 240여 명 가운데 이스라엘인 39명과 외국인 19명 등 총 58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도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17명을 풀어줬다. 이스라엘과 미국 이중국적을 가진 아비게일은 미국 국적자가 석방된 첫 사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긴급 연설에서 “아비게일은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아이가 집에 돌아와 감사하다”고 했다.석방된 인질 중에는 미성년자가 상당수다. 이들은 뒤늦게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노암 오르(16)와 알마(13) 남매는 석방 후 할아버지와 만나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엄마는 살해됐고 아빠는 실종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것. 납치 당시 남매는 부모와 함께 집안 은신처에 머물고 있었다. 하마스 대원들이 집에 불을 지르며 가족들을 밖으로 끌어냈고 남매는 나오자마자 붙잡혀 차량 트렁크에 실렸다. 남매의 어머니는 총격에 숨졌고, 아버지는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납치된 일가족 중 일부만 풀려난 사례가 많다. 억류 기간 중 9번째 생일을 맞은 오하드 먼더(9)는 어머니, 조부모와 함께 하마스에 납치됐다 할아버지만 빼고 풀려났다. 먼더의 친척들은 “풀려난 가족들이 납치 당시 트라우마와 아직 억류된 할아버지 걱정에 아직도 충격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 납치된 일가친척 10명 중 미성년자와 여성 6명만 귀환한 아비그도리 가족의 사례를 전하며 “포옹, 눈물, 아픔이 따른다”고 보도했다. ● 하마스 “휴전 연장”…이 “휴전 후 총력전”하마스는 인질을 추가 석방해 휴전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26일 성명을 통해 “4일간 휴전 종료 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합의문에 명시된 대로 석방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 조건의 휴전 연장에 환영한다”면서도 휴전 기간 이후 다시 총력전에 나서겠다”며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했으며 ”모든 인질 석방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양측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가 휴전을 하루 연장하려면 그때마다 이스라엘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해야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앞서 휴전을 최장 10일까지로 못 박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은 최대 300명까지로 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이 최소 20명의 인질 추가 석방을 조건으로 한 일시 교전 중단 연장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7일 이후 48일 만에 잠시 총성이 멈췄다. 나흘간 교전을 중지하기로 양측이 합의하면서 24일 오전 7시(현지 시간)부터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양측은 이날부터 나흘간 50여 명의 인질을 석방하고, 인질 1명당 이스라엘 감옥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을 풀어주기로 했지만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은 석방된 인질들이 무사히 자국 국경을 통과하면 2시간 뒤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돌려보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제사회는 휴전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지만 하마스를 궤멸하겠다는 이스라엘의 태도에 변화가 없어 ‘짧고 불안한 평화’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인질-수감자 1 대 3 맞교환CNN,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휴전 합의 발효 시간인 오전 7시 직후에도 국경도시인 이스라엘의 스데로트 인근에선 로켓 경보가 울렸다. 가자지구에서도 소형 화기 발사 소리가 났다. 하지만 20여 분이 지나자 소리가 잦아들었고 양측 간 공격이 중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일시 휴전 합의에 따라 27일까지 가자지구 전역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북부와 남부를 잇는 주요 도로를 통해서만 민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전 중지 약 1시간 30분 만에 구호품 및 연료 지원도 재개됐다.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약 200대의 구호품 트럭이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가자지구 내 연료 반입에 난색을 표했던 이스라엘도 “병원 가동 등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구호품은 반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 등에 따르면 이날 교전 중지 9시간 만인 오후 4시부터는 하마스가 인질 240여 명 중 여성과 어린이 13명을 국제적십자 직원 등에게 인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들의 건강을 1차 확인한 후 이스라엘 내 6개 병원으로 옮겨 추가 검진을 한다. 이후 나흘간 총 50여 명이 순차적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을 맞교환한다는 합의에 따라 수감자 39명도 풀려날 전망이다. 추후 인질 10명씩 추가 석방이 이뤄질 때마다 휴전 기간을 하루씩 연장할 여지도 열어놓았다. 가자지구 남부에서 4일간 무인기(드론) 정찰 비행도 중단된다. 가자지구 북부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6시간씩 비행을 멈춘다. 인질 석방 과정에서 드론이 정찰 비행을 하면 남은 인질의 위치, 동선 등이 노출될 수 있다는 하마스의 우려를 이스라엘이 받아들였다. 다만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과정에서 합의 이행 여부 등을 두고 양측이 충돌해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 “급한 불 껐다” vs “짧고 불안한 평화”국제사회는 휴전 상태가 장기간 지속돼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에 지원의 손길이 열려 급한 불을 끄게 됐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는 “하루만이라도 폭격 없이 잠들길 원하는 환자들과 아이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쟁 양상을 크게 바꾸진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일 오전 교전 중지가 시작된 직후 가자지구 전역에 “주민들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전단을 살포했다. 아직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국제사회는 일시적 휴전이 이행된 것을 환영하며 휴전이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마스와 짧은 전투 중지 이후에도 작전은 강력하게 지속될 것이다. 전투는 최소 두 달 이상 더 지속될 것”이라며 공격이 재개될 것임을 예고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합의한 인질 석방 및 일시 휴전 개시가 당초 알려진 23일에서 미뤄졌다. 양측은 석방 대상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결정, 맞교환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나흘간 휴전,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 맞교환에 동의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양측의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또한 아직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미 CNN 방송은 “1차 석방할 인질 명단을 이스라엘이 받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협상 파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인질) 석방은 합의에 따라 시작되겠지만 금요일(24일)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석방이 24일 오전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을 둘러싼 각종 후일담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몇 시간 만에 카타르 정부는 미 백악관에 인질 석방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카타르는 가자지구 하마스 정부의 연간 인건비 절반을 원조하고 군사적으로도 비밀리에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주요 우방국이자 이스라엘과도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은 카타르의 제안에 따라 하마스 측과 협상을 벌일 비밀 조직을 구성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브렛 맥거크 NSC 중동조정관 등 소수 관계자 등만 실체를 알 정도로 비밀리에 운영됐다. 이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매일 정보를 교환했고 지난달 23일 이스라엘 모녀 인질 2명을 풀려나게 하는 성과를 냈다. CNN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맥거크 조정관의 팔을 붙잡고 “이 (인질) 협상은 꼭 필요하다. 인질이 적어도 50명은 풀려나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에 진입해 인질 협상이 잠시 결렬됐지만 결국 22일 하마스 측은 카타르에 협상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 22일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받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언급하며 서방이 러시아에 편파적인 이중 잣대를 쓴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충격적인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데도 서방이 이를 못 본 척한다”고 주장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2일(현지 시간)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민간인 인질 240여 명 중 50명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23일부터 4일간 임시 휴전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6일 만의 첫 합의다.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인질 교환 및 임시 휴전안을 승인했다. 하마스 또한 “팔레스타인인 여성 및 어린이 수감자 150명을 돌려받기로 했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 백악관은 석방될 인질 가운데 3세 여자아이를 포함해 미국인 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 중 매일 10명 안팎의 인질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양측은 하마스가 합의한 50명에 더해 인질 10명을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1일씩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그 기간은 첫 인질 교환 뒤 최대 10일로 한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와 별개로 하마스를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2일 인질 일부 석방 및 나흘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민간인 희생 논란이 커진 중동 전쟁은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영구 휴전을 요구하는 일부 국제사회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궤멸’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어 이번 휴전 종료 이후 전황이 주목된다.● 이 ‘나흘간 모든 군사 행동 중지’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전시 내각이 일시 휴전 합의안을 승인했다면서 “정부는 모든 인질의 귀환에 전념하고 있다. 목표 달성 첫 단계를 승인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극우 강경파 장관 3명은 반대했지만 군과 정보기관이 지지하며 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에 따르면 하마스가 23일부터 나흘간 어린이와 여성 중심으로 하루 12, 13명씩 최소 50명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을 풀어주게 된다. 석방 인질은 어린이 30명 및 그들 어머니 8명과 여성 12명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후 하마스가 10명씩 추가로 풀어주면 휴전은 하루씩 연장될 수 있고 최장 열흘간 휴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80명 석방 가능성을 전했다. 휴전 기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지상 및 공군 작전은 중단된다. 총리실은 “가자지구 공격이나 (하마스 요원 등) 체포는 없을 것”이라며 “일부 예외를 빼고 드론 등 항공기 운용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의료품과 연료 등 구호 트럭 수백 대의 가자지구 진입도 허용된다. 인질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외교부는 이날 “인질 석방 규모는 합의 이행 단계 후반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며 “향후 합의의 모든 측면이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하마스 제거 때까지 전쟁”일시 휴전 합의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 ‘휴전 촉구’ 여론에 일부 호응하면서 전쟁 목표로 내건 ‘인질 구출’에도 일부 성과를 거둬 국내 반(反)네타냐후 여론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게 됐다. 최근 ‘인질 석방 우선’을 요구하며 총리실 앞까지 행진한 인질들의 일부 가족을 만난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이) 최우선 임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내각회의에서도 “(휴전이) 어렵지만 옳은 결정”이라고 합의에 동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마스로서는 풀어준 인질보다 더 많은 수감자를 데려오고 이스라엘 공격을 중지시켜 민간인 보호에 앞장섰다는 호의적 여론을 조성할 수 있게 된 한편 군사적 재정비 및 피신할 시간을 벌게 됐다.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향 등을 놓고 이스라엘과 몇 차례 충돌한 미국은 민간인 희생을 줄일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냄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압박 역량을 입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 과정은 네타냐후와 백악관 간 갈등이 증폭된 사례”라며 “백악관은 일정 시간 교전 중지만을 고집하는 네타냐후 설득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친(親)이스라엘 대 친팔레스타인 진영 갈등도 한풀 수그러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이스라엘 및 하마스 사이에서 휴전 합의를 성사시킨 카타르는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타르는 하마스 모체라 할 수 있는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과 밀접한 관계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카타르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제안해 구성한 소규모 비밀 조직이 하마스 측과 직접 협상하며 이번 합의안 작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조직의 구성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휴전 종료 후에도 인질 협상이 이어지며 더 긴 휴전이 찾아올지는 불투명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일시 휴전 후 전쟁을 멈출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있다. 하마스 제거를 완수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쫓아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NYT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더 긴 휴전이나 ‘두 국가 해법’ 같은 영구 조치까지 요구한다면 네타냐후와 바이든은 다시 충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음 주 초 중동 전쟁 발발 후 네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아 휴전 및 향후 대응을 논의할 방침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대선 투표요? 결과가 뻔한데 뭐하러 투표를 해요. 저 말고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19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만난 시민 A 씨는 다음 달 10∼12일 치러지는 대선 때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냉소적으로 답했다. 2014년부터 집권 중인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69)의 3선이 사실상 확정적이며 선거는 요식 행위에 불과한데 왜 투표를 하겠느냐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그 와중에 A 씨는 기자에게 “이름을 절대 알려주지 않겠다”며 반대파 탄압으로 유명한 시시 정권을 두려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이집트 전역에는 시시 대통령의 얼굴이 등장한 대형 포스터, 전광판, 플래카드 등이 가득하다. 시시 대통령을 비롯해 총 4명의 후보가 나섰음에도 그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의 홍보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A 씨 같은 시민들이 “나머지 후보 3명은 구색 갖추기용 들러리에 불과하며 사실상 1인 후보가 출마한 선거”라고 꼬집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시 대통령은 2014년, 2018년 대선에서 모두 각각 9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원래대로라면 내년 6월 대선이 치러져야 하지만 반년 앞당긴 다음 달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것에 대한 논란 또한 상당하다. 만성적인 경제난과 외환보유액 부족에 시달리는 이집트는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30억 달러(약 3조9000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돈을 빌린 후에도 고물가, 통화가치 하락, 빈곤율 증가 등이 이어지자 시시 대통령의 인기 또한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시시 정권이 잠시 ‘국면 전환’을 해 보려고 조기 대선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이 가득하다.국가 신용등급 하향 러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최근 잇달아 이집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있다. 등급 하향 전에도 3대 신평사 모두 ‘투자 부적격’ 등급을 부여했지만 그 와중에도 더 나빠졌다. 지난달 무디스가 가장 먼저 ‘B3’에서 ‘Caa1’로 낮췄다. 직후 S&P도 ‘B’에서 ‘B―’로 강등했다. 이달 초 피치 또한 ‘B’에서 ‘B―’로 낮추며 하향 대열에 합류했다. 피치 측은 “대외 자금 조달 능력, 거시경제 안정성, 정부 부채 상태 등이 모두 위험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집트의 경제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본격화했다. 우선 코로나19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밀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전쟁으로 주식인 빵 가격이 치솟은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시시 정권 초기인 2015년 27.8%였던 빈곤율은 2020년 31.9%로 올랐다. 현재는 더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물가 상승률 또한 매월 30, 40%대를 넘나든다.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지만 IMF가 요구하는 경제 구조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IMF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변동 환율제 도입을 요구했다. 경제난을 반영해 미 달러화에 대한 이집트파운드 가치가 떨어져도 사실 그대로 반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시 정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인위적으로 달러당 31이집트파운드로 고정하고 있다. 꼼수로 통화가치 하락을 막아놨지만 암시장에서는 45파운드에 거래될 정도로 실제 화폐 가치와 고시 환율과의 괴리가 심하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서민 생활고 또한 가중되고 있다.‘21세기 파라오’ 노리는 시시 이집트는 겉으로 보면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군인 출신인 시시 대통령은 집권 내내 반대파를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하는 권위주의 통치로 일관하고 있다. 당초 이번 대선에서의 출마가 유력했던 몇몇 인사는 출마 기회 자체를 봉쇄당했다. 시시 정권이 야권 인사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일도 다반사다. 특히 시시 대통령은 2019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기존 4년에서 6년으로 늘려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다음 달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하면 76세가 되는 2030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현대판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통치자)의 탄생’ ‘노골적인 종신 집권 시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생 아슈라프 씨(21)는 “이번 대선에서도 시시 대통령이 90% 이상의 득표율을 손쉽게 얻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권위주의 통치를 한다고 해도 민주적 절차를 보장한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득표율이 나오는 것 또한 주목받고 있다. 경제난, 반대파 탄압 등 시시 대통령의 ‘과(過)’가 뚜렷한데도 그가 높은 지지율로 선거에서 계속 이기는 이유는 세속주의 정착, 여성의 사회활동 증진 등 일부 ‘공(功)’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수십 년간 철권통치를 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났다. 이후 최초의 민선 지도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만 해도 이집트에도 서구식 민주주의가 꽃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이슬람 원리주의에 기반한 신정일치 국가 건설을 꿈꾸는 ‘무슬림형제단’이란 조직의 지지로 정권을 잡았기에 21세기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 극단적인 이슬람 보수주의 정책을 폈다. 무르시 정권은 종교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려 했다. 또 이슬람 외의 다른 종교를 철저히 탄압했다. 이에 대한 사회 전반의 반감으로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집권 1년 만에 축출됐다. 이후 권좌에 오른 사람이 바로 시시 대통령이다. 이집트 사회 전반에는 시시 정권이 비록 독재는 할지언정 광신에 가까운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을 제어해 주고 세속주의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는 평가 또한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실제 시시 대통령은 집권 후 무르시 정권 때의 각종 여성 억압 정책을 무효화했다. 이집트의 토착 기독교 종파인 콥트 정교회에도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중동전쟁에 복잡한 속내 다만 시시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다 해도 경제난,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그의 3기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무슬림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에서 출범했다. 하마스 또한 무슬림형제단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모든 행위를 ‘성전(聖戰)’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땅에도 이슬람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외친다. 시시 대통령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후 다른 아랍국과 함께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사반대하고 있다. 자국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가자지구 주민을 도와줄 여력이 없고, 일반 난민 속에 하마스 대원이 섞여 들어와 이집트 땅에서 테러 등을 벌일 위험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 상황△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축출△ 2012년 무함마드 무르시, 첫 민선 대통령 취임△ 2013년 쿠데타로 무르시 축출△ 2014년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 집권 시작△ 2018년 시시 대통령, 재선 △ 2019년 시시 대통령, 임기 늘리는 개헌 단행△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30억 달러 구제금융△ 2023년 12월 10∼12일 대선 김기윤 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2일(현지 시간)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민간인 인질 240여 명 중 50명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빠르면 23일부터 4일간 임시 휴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6일 만의 첫 합의다.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인질 교환 및 임시 휴전안을 승인했다. 하마스 또한 “팔레스타인 여성 및 어린이 수감자 150명을 돌려받기로 했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 백악관은 석방될 인질 가운데 3세 여자아이를 포함해 미국인 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 중 매일 10명 안팎의 인질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양측은 하마스가 합의한 50명에 더해 인질 10명을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1일씩 연장하기로 했다. 휴전 기간이 4일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와 별개로 하마스를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뜻을 거듭 시사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인질 석방 및 일시 교전 중지를 두고 막판 협상 중인 가운데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아랍 국가들 간 이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주도의 ‘두 국가 해법’과 함께 다국적군을 임시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모두 이를 거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문에서 “궁극적 평화를 위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PA 통치하에 재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임시 안보 지원’ 등을 포함해 협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가자지구에 일정 기간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극단주의자들을 상대로 미국 비자 발급 금지 등 제재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기고문 관련 질문에 “현재 PA는 가자지구를 통치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중동 국가들도 이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중동과 미국, 유럽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바레인 지역안보 콘퍼런스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평화유지군 파견은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파괴를 승인하는 일이다. 그 어떤 아랍국도 가자지구에 군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매일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데 우리에게 사후 처리를 맡으라는 것이냐”고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고위 관계자도 미 정부 관계자를 향해 “(현 사태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의 순간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NYT는 이슬람 대중의 여론에 압박을 느낀 아랍 국가들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미국, 카타르 등의 중재로 이뤄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WP는 19일 “교전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수십 명을 석방하는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안에는 양측이 최소 5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여성, 어린이 50여 명을 24시간마다 소규모로 나눠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 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날 “하마스를 궤멸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현재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일부 지도부와 조직원이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상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에는 피란민 수십만 명이 머물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영국 보수당 정부가 소득세를 절반으로 낮추고 국민보험(National Insurance)료를 인하하는 등의 감세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노동당에 20%포인트가량 뒤지며 위기에 처한 집권 보수당이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외교장관으로 깜짝 기용한 데 이어 ‘감세 카드’까지 준비하며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리시 수낵 총리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경제 성장 촉진 및 보수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소득세, 국민보험료의 막판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2일 정부 재정과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가을 성명(the autumn statement )’ 발표 이전에 중·저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 여부를 결정하기로 깜짝 결정했다”면서 “복지 등 타 분야 재정 지출을 줄여 세수 감소를 만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낵 총리와 재무부는 이 같은 행보가 언론에 사전 노출될 것을 막기 위해 해당 감세안에 나무나 강 이름을 붙인 ‘코드명’까지 설정하며 깜짝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헌트 장관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있고, 보수당 정부는 그 길을 택할 것”이라며 감세를 시사했다. 수낵 총리는 재무장관 재임 당시 “현재 20%인 기본 소득세율을 2024년까지 ‘1페니’라도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보수당 대표 출마 당시엔 2029년까지 해당 세율을 16%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앞서 수낵 총리는 상속세 기본세율(40%)을 최대 절반으로 줄이거나 상속세 부과 기준을 현행(32만5000파운드·약 5억2500만 원)보다 올리는 정책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일자 내년 봄까지 추진을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가 덜한 상속세 인하를 추진하려 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더 광범위한 유권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소득세 인하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인질 석방 및 일시 교전 중지를 두고 막판 협상 중인 가운데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아랍 국가들 간 이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주도의 ‘두 국가 해법’과 함께 다국적군을 임시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모두 이를 거부하고 있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문에서 “궁극적 평화를 위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PA 통치 하에 재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임시 안보 지원’ 등을 포함해 협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가자지구에 일정 기간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극단주의자들을 상대로 미국 비자 발급 금지 등 제재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기고문 관련 질문에 “현재 PA는 가자지구를 통치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중동 국가들도 이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중동과 미국, 유럽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바레인 지역안보 콘퍼런스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평화유지군 파견은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파괴를 승인하는 일이다. 그 어떤 아랍국도 가자지구에 군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매일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데 우리에게 사후 처리를 맡으라는 것이냐”고도 했다.아랍에미리트(UAE) 고위 관계자도 미 정부 관계자를 향해 “(현 사태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의 순간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NYT는 이슬람 대중의 여론에 압박을 느낀 아랍 국가들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미국, 카타르 등의 중재로 이뤄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WP는 19일 “교전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수십 명을 석방하는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안에는 양측이 최소 5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여성, 어린이 50여 명을 24시간마다 소규모로 나눠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 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날 “하마스를 궤멸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현재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일부 지도부와 조직원이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상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에는 피란민 수십만 명이 머물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15일 보도했다. 그간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 대원 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지원을 해 온 이란이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참전 불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란이 참전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확산될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하마스가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 또한 크다. 이란이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 반미 세력 최전선에 있는 하마스의 세력 약화를 감수하더라도 미국과의 직접 대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하메네이, 하마스에 “통보 없이 전쟁” 추궁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아 하니야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킬 당시 이란에 전혀 사전 통보를 해 주지 않았다는 점을 추궁했다. 이란이 참전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메네이가 이란은 물론이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전면적으로 참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마스 내부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니야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또한 전쟁 발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헤즈볼라 지휘관은 텔레그래프에 “자다가 일어났더니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며 하마스 측이 자신들에게도 사전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하메네이는 어떤 식으로든 하마스를 계속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등을 통해 중동 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주요 시설을 로켓, 무인기(드론) 등으로 공격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란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은 정부·종교지도자들에게 위험을 수반하는 지역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에 정통한 나세르 이마니 분석가도 “이란의 정책과 전략을 따르고 이란을 대신해 행동하는 ‘저항의 축’이 있기 때문에 이란이 직접 전쟁에 개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하마스를 보고도 무대응하면 당장 국민들이나 아랍 우군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위험 때문에 계속 무언가를 할 듯한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도 이런 이란의 딜레마를 알기에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줄곧 보냈다는 것이다. ● 이스라엘 “병원서 하마스 지휘소 찾아” 15일 오전 2시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병원 부지 내 한 건물에서 하마스의 작전 지휘소로 쓰인 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센터에서도 작전 정보가 담긴 컴퓨터와, AK 소총, 탄약, 수류탄 등이 발견됐다며 관련 영상 또한 공개했다. 이는 아랍권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민간 의료시설까지 공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했다”고 줄곧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고 확언했지만 하마스는 ‘거짓 선동’이라며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관련 영상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무삭제, 무편집’이라는 당초 주장과 달리 일부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재공개한 탓이다. 양측의 공방 속에서도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고, 일시 휴전을 맺기 위한 협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NYT 등은 양측이 3일간의 교전 중지를 조건으로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15일 보도했다. 그간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 대원 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지원을 해 온 이란이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참전 불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이란이 참전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확산될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하마스가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 또한 크다. 이란이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 반미 세력 최전선에 있는 하마스의 세력 약화를 감수하더라도 미국과의 직접 대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하메네이, 하마스에 “통보 없이 전쟁” 추궁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아 하니예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킬 당시 이란에 전혀 사전 통보를 해 주지 않았다는 점을 추궁했다. 이란이 참전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메네이가 이란은 물론이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전면적으로 참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마스 내부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니예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또한 전쟁 발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헤즈볼라 지휘관은 텔레그래프에 “자다가 일어났더니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며 하마스 측이 자신들에게도 사전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다만 하메네이는 어떤 식으로든 하마스를 계속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등을 통해 중동 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주요 시설을 로켓, 무인기(드론) 등으로 공격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란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은 정부·종교지도자들에게 위험을 수반하는 지역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에 정통한 나세르 이마니 분석가도 “이란의 정책과 전략을 따르고 이란을 대신해 행동하는 ‘저항의 축’이 있기 때문에 이란이 직접 전쟁에 개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하마스를 보고도 무대응을 하면 당장 국민들이나 아랍 우군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위험 때문에 계속 무언가를 할 듯한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도 이런 이란의 딜레마를 알기에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줄곧 보냈다는 것이다. ● 이스라엘 “병원서 하마스 지휘소 찾아”15일 오전 2시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병원 부지 내 한 건물에서 하마스의 작전 지휘소로 쓰인 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센터에서도 작전 정보가 담긴 컴퓨터와, AK 소총, 탄약, 수류탄 등이 발견됐다며 관련 영상 또한 공개했다.이는 아랍권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민간 의료시설까지 공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했다”고 줄곧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고 확언했지만 하마스는 ‘거짓 선동’이라며 부인했다.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관련 영상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무삭제, 무편집’이라는 당초 주장과 달리 일부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재공개한 탓이다.양측의 공방 속에서도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고, 일시 휴전을 맺기 위한 협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NYT 등은 양측이 3일간의 교전 중지를 조건으로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군이 15일 새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전격 급습했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 백악관 역시 “하마스가 병원시설을 이용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자 몇 시간 만에 작전이 시작됐다. 그동안 연료, 전력, 식수 부족 등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받던 알시파 병원은 이번 공습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병원 환자들을 제3자를 통해 대피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지지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새벽에 병원 응급실 진입, 지하 수색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경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하마스에 대한 정밀 표적 타격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대원들에게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주간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해당 병원이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선 “(작전 중인) 지상군에는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는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과 의료팀, 아랍어 통역자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병원 내 의료진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향해 탱크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지하 수색을 시작했으며 병원 내 수술실과 응급실에도 진입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병원에서 벗어나려다 총격을 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밝혔다. 현재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및 의료진 수백 명과 피란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다. 이 병원 지하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꾸준히 지목해온 곳이다. 여기에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4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무기를 보관하고 인질을 억류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 일대 란티시 병원 지하수색 영상을 공개하며 “군사작전 및 인질 억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전은 백악관이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무기도 보관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실행됐다. 이에 하마스는 해당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겨냥해 더욱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미국이 ‘청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산아들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 유지 그동안 알시파 병원에선 연료 부족으로 병원 가동 전력이 끊기고, 의료용품도 다 떨어져 영아와 환자 등 15명이 숨졌다. 병원 내부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이번 공습으로 알시파 병원은 더욱 재앙적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병원의 한 의사는 “이스라엘군이 작전 수행 불과 30분 전에 대피 경고를 했다”며 “창문, 발코니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고 곧 무장한 전차 소리가 들려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들이 마실 우유, 물, 음식이 이제 거의 없다. 병원 내 모든 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병원 관계자들은 작동을 멈춘 인큐베이터에서 조산아들을 꺼낸 뒤 포일로 몸을 싸서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을 유지시키는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내 다른 병원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역 내 30개 병원 중 1곳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환자와 의료진 등을 대피시키려 노력했으며 이들을 위한 안전 경로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NSC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병원 공격을 지지하지 않고 환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구호단체에 쓰일 일부 트럭용 연료 2만4000L 반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 구호단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연료가 병원에 쓰일 목적은 아니다. 가자지구 내부로 연료가 어떻게 전달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