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검단 아파트처럼 무너진 건 아니잖아요?”지난해 1월 경기 A아파트에 사는 이동민(가명·입주자협의회장) 씨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통화하다 돌아온 답변에 말문이 막혔다. 앞서 이 씨는 A아파트의 국토교통부 안전진단 보고서를 받아 살펴봤다. 지하 주차장에 시공된 철근 개수가 도면보다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파트에 다녀간 국토부 정밀안전진단업체 관계자는 ‘화재 시 물을 가득 실은 소방차가 못 들어올 수도 있다’며 위험성을 구두로 경고했다. 이 씨는 사용 승인을 내어준 지자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별문제 없지 않냐’는 투였다. 국토부,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보고서가 오타일 거예요”란 답변이 돌아왔다. 부실 시공 가능성을 일축했다.그로부터 열 달 뒤인 11월 27일.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찾아간 이 씨의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 천장 전면 보수작업이 한창이었다. 입구에는 ‘보수 공사로 이용 불가’ 팻말이 붙어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사다리 사이로 인부들이 철근 누락 지점마다 보강 작업을 했다.이 씨는 철근 누락을 찾아내고 보강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 인식이 어떤 수준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씨의 아파트는 2023년 4월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같은 해 10월 국토부가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안전점검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문제없다’고 한 아파트 중 하나였다. 발표대로면 A아파트에 부실시공은 없어야 했다. 하지만 이 씨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민간전문업체와 시공사의 재조사 결과, 지하 주차장 철근이 33개나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조차 부실을 인정했다. 이 씨는 “정부나 지자체의 말을 믿고 내 아파트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정부 발표에 대한 불안감과 의문점에서 시작해 홀로 ‘누락’을 추적해 온 지난 1년 4개월을 떠올렸다.“여기가 맨 처음 철근 누락이 발견된 기둥입니다.”지난해 11월 27일 경기 A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주자협의회장 이동민(가명) 씨가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을 한 기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더니 말했다. 주차장은 2주 전부터 철근이 누락된 자리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탄소보강섬유를 덧대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존 천장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보강섬유를 시공했다. 누락된 철근 33개를 대신해 건물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누락’을 찾아내기 위해 홀로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맞서 고군분투한 1년 4개월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겼다.●“화재 때 소방차가 못 들어올 수도 있어요”〈의심〉“주차장 하중 계산 잘못, 붕괴 위험”구조기술사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국토교통부의 민간 무량판 아파트 1차 조사(설계 도면 검증) 직후였던 2023년 8월 16일. A아파트를 조사하러 온 건축구조기술사는 도면을 살펴보더니 이 씨와 입주민들에게 심각하게 말했다. “지하 주차장의 하중(무게) 계산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는 “물을 가득 실은 소방차가 주차장 위 1층에 진입하면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 “20층 이상 건물은 불이 나면 소방굴절사다리차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 차가 무겁다. 이 아파트는 그 차가 못 들어올 구역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씨와 입주민들은 가슴이 철렁했다.3주 뒤 국토부 2차 조사(주차장 전단보강근 조사)가 시작됐다.마침 지자체에서 아파트 사용승인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현장에 온 것을 본 이 씨는 다급하게 다가가 설명했다. “전문가가 말하는데 여기 붕괴 위험 때문에 소방차가 못 들어올 수도 있답니다. 불나면 고층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를 들은 책임자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분(구조기술사)이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일 거예요. 아니 진짜 설계 문제가 있었다면 아파트 사용승인이 안 나왔겠죠.” 말이 안 통하자 이 씨는 현장에 온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 수도권지역본부장에게도 다가갔다. “여기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어떡합니까.” 이를 들은 본부장은 이 씨를 안심시키듯 “아 네네,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유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곤 자리를 떴다. 이후 그는 소식이 없었다. 이 씨의 우려는 점점 절박함으로 변해갔다.●‘부실시공 없다’는데 보고서가 이상하다〈누락〉국토부 조사 “문제없다”지만 찜찜보고서 뒤져보니 ‘철근 부실’ 명확두 달 뒤인 10월 23일, 국토부는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조사 결과 부실시공 없어’라는 발표를 했다. 그때까지도 A아파트 조사 결과는 이 씨에게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이 씨는 관할 지자체에 아파트 조사 보고서를 요구했지만 ‘우리도 없다’는 답변이 왔다. 국토부는 여전히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씨는 재차 지자체에 보고서 입수 방법을 수소문했고, 이에 지자체 주무관이 업체에서 보고서를 받아 이 씨에게 건네줬다.마침 같은 아파트에 건설 전문가가 살고 있었다. 이 씨는 그와 함께 국토부 보고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구조도면은 구조계산서와 일치한다. 구조체 보강공사는 필요 없다….’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가던 와중에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설계도면에는 천장 주철근(건물을 지탱하는 직선 모양의 핵심 철근) 시공 간격이 165mm였다. 그런데 조사업체가 측정한 실제 간격은 320mm였다. 간격이 약 2배였다. 이 씨와 함께 보고서를 분석한 전문가가 “이건 중간에 박혀 있어야 할 철근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그런데 국토부 보고서 말미의 철근 탐사 결론은 ‘적정’(문제 없음)이었다. ‘뭔가 잘못됐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거짓이다.’●“오타”라는 국토부-“안 무너졌잖아”란 지자체〈방관〉누락 찾으려 1년4개월 고군분투국토부도 지자체도 ‘나몰라라’만이 씨는 보고서에서 찾아낸 문제를 국토부,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원에 알렸다. “아 그거, 아마 오타일 거예요 오타.” 허무한 답변이 돌아왔다. 믿을 수 없었던 이 씨는 조사업체에 직접 연락해 “철근이 누락된 게 맞습니까. 국토부는 오타라고 합디다” 하고 물었다. 업체는 이틀 뒤 고심 섞인 답변을 보내왔다. “엔지니어의 양심으로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오타가 아닙니다.” 국토부 해명과 달리 철근이 누락됐다는 말이었다. 국토부 보고서의 결론이 거짓이었고, 국토부의 해명도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동시에 ‘우리 아파트가 정말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국토안전원에 이 사실을 알리자 국토부는 바빠졌다. 내부 회의를 거치더니 ‘우리는 전단보강근, 콘크리트 강도를 조사했지 천장 주철근은 조사하지 않았다. 천장 주철근이 없는 건 맞지만 우리 판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 주철근은 조사를 안 했으니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뜻이었다. 불과 두 달 전 ‘부실시공은 없다’고 발표한 것과는 다른 태도였다.2023년 7월 31일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천장의 판, 바닥이자 천장을 이루고 있는 이 판에 여러 층으로 철근이 가로세로로 다 들어가 있다. 그것을 빼먹은 것이라면 우리나라가 정말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철근을 빼먹으면 대한민국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 주철근이 이 씨의 아파트에는 빠져 있었다. 이 씨는 “본인들(국토부)이 철근 누락 사실을 문서에 써놓고, 전단보강근만 조사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 궤변 아니냐”고 말했다.●“아파트가 무너져야 공무원들이 후회할까요”〈인정〉철근 33개 누락 확인 후 보강공사“우리 아파트는 운이 좋았어요”정부와 지자체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A아파트는 결국 지난해 2월부터 민간 안전진단업체를 선정해 넉 달간 재조사를 진행했다. 시공사, 국토부의 간섭을 우려해 일부러 지방 업체를 골랐다. 이 업체가 철근 탐사 장비로 지하 주차장의 천장을 검사한 결과 철근 2000여 개 중 총 33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도 와서 살펴본 뒤 자신들의 부실시공을 인정하고 보강 공사비를 전액 지불했다.이 씨는 히어로팀에 “우리 아파트는 운이 좋았다”며 “국토부 보고서에서 철근 누락 1개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단순 오타라는 말을 믿었다면 계속 안전하다고 믿고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철근 누락은 오타가 아니라 진짜라고 알려준 조사업체의 양심고백 덕분에 보강공사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국토부가 ‘부실시공이 없다’고 밝힌 아파트는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427곳(준공 기준 288곳) 전부다. 이 씨는 “우리 아파트처럼 철근이 빠진 아파트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 씨처럼 철근 누락을 직접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일부 아파트는 국토부에 조사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영업상 비밀침해’를 이유로 비공개 처리됐다.이 씨는 국토부와 지자체가 문제를 외면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검단 아파트처럼 또 다른 아파트가 무너진 뒤에야 정부가, 공무원들이 후회할까요?”〈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 ▽영상: 김지희 안정용 PD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288곳중 철근 1개 이상 누락 8곳3곳은 콘크리트 강도 부적합 판정전단보강근 ‘간격 미흡-누락’ 확인돼도정부, 전문가 내세워 “그래도 안전”조사방식도 ‘정밀→신속’으로 바꾸고기둥 주철근 조사 빼 ‘답정너 진단’2023년 10월 23일 국토교통부는 “입주민이 직접 입회한 가운데 투명하고 철저하게 조사를 했다”며 ‘민간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은 없다’고 발표했다. 총 427곳(시공 중 139개, 준공 288개)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 조사했는데 철근 누락 등 부실은 하나도 없었다는 내용이었다.히어로팀은 국토부 발표에 의문을 품고 준공을 마친 288곳의 국토부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국토부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보고서로 총 1102쪽 분량이다. 이를 건축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정밀 분석한 결과, 보고서에 담긴 아파트들 중 최소 11곳(3.8%)에서 부실이 발견됐다. 8곳은 ‘철근 누락’이 있었고, 3곳은 콘크리트 강도가 법적 최소 안전 기준(85%)보다 낮았다. 부실이 없다던 국토부 발표와 달랐다.● 철근 빠졌는데 국토부는 “누락 0건” 발표국토부의 G아파트 조사보고서에는 총 10곳의 철근 조사 구역 중 1곳에서 ‘전단보강근을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 전단보강근은 기둥이나 벽체가 천장, 바닥과 연결되는 부위를 잡아주는 철근이다. 당시 조사를 수행한 안전진단업체는 ‘도면에는 전단보강근이 표기돼 있지만, 현장조사에서는 철근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어놨다. 도면에 있는 철근이 실제로는 없다는 뜻이다.H아파트 국토부 보고서에는 철근 조사가 실시된 4개 구역 모두에 ‘부적정’ 판정이 적혀 있었다. 도면대로면 10cm 간격으로 설치해야 할 철근이 실제로는 20cm 간격으로 설치돼 있었다는 것. 철근 절반을 빼먹은 셈이다. 해당 조사 업체는 “전단보강근이 일부 누락됐거나 시공 간격이 미흡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도 남겼지만, 국토부의 공식 발표에 전혀 없었다. 그 대신 국토부는 보고서에 ‘그래도 안전하다’는 취지의 전문가 자문단 의견을 넣어놨다. 해당 자문단은 “천장(슬래브)이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고 있어 전단보강근 시공이 더는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게재했다.히어로팀은 위 보고서들을 전문가들에게 가져가 검증을 의뢰했다. 보고서를 살펴본 홍건호 호서대 건축공학부 교수(전 검단사고조사위원장)는 “철근을 설계와 달리 빠뜨렸다면 수분양자에 대한 계약 위반”이라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보수, 보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콘크리트, 설계 강도의 76%에 그쳐보고서에는 2023년 국토부가 조사한 아파트 288곳 중 16곳의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 기준(100%)에 미달한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그중 3곳은 시설물특별법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적용하면 ‘부적합 구조물’에 해당됐다. 콘크리트 설계 강도가 85% 미만인 경우가 부적합 구조물이다. 콘크리트 강도가 76.7%에 불과한 I아파트도 있었다. 참고로 2023년 붕괴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경우 콘크리트 강도가 70.4%에 불과한 구역도 있었다. 김강수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한국콘크리트학회 부회장)는 히어로팀에 “85% 미만인 구조체는 품질 저하로 구조적 보수나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외에도 국토부 보고서에는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불분명해 ‘보류’ 판정이 내려지거나, 조사 자체를 못 한 아파트도 16곳 있었다. 부실 여부 자체를 아예 파악하지 못한 곳들이다. J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 11개 구역 중 7곳에서 ‘전단보강근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판정 보류다.● 부수지 않으면 정확히 확인 어려운 전단보강근히어로팀이 한국콘크리트학회에 이 같은 국토부 보고서 내용을 검증 의뢰한 결과 “전단보강근은 철근 탐사 장비로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파괴 철근 검사기로 겉면을 훑는 식으로는 제대로 검사가 안 된다는 뜻이다.전단보강근은 천장과 기둥의 철근을 엮어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전단보강근이 매립된 천장 부분을 비파괴 철근 검사기로 훑으면 철근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아주 작은 ‘점’만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철근에 가려져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히어로팀은 국토부 보고서에 ‘전단보강근이 설치됐다’고 적혀 있는 아파트 3곳의 조사 보고서를 전문가들에게 검증 의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히어로팀에 ‘판독 불가’라는 결론을 전달해 왔다. 안전진단업체인 황두엔지니어링 이우진 대표는 “(국토부가) 전단보강근이 설치됐다고 판정한 일부 보고서 내용을 살펴봤는데, 저라면 철근이 설치됐는지 안 됐는지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개월 필요한 조사가 2개월에 끝나”정부가 발표 데드라인을 미리 정한 뒤 기한에 맞추려 조사 방식을 축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국토부에 조사를 지시했고, 일주일 뒤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은 한국시설안전협회와 회의를 열어 논의했다. 여기서 8가지 이상 방식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두 달 내 끝내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협회는 4개월가량 필요하다며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협회 관계자는 “그러자 용산(대통령실)과 행정부(국토부)에서 두 달 안에 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어왔다”며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는 기본적인 것만 하면 (두 달 내)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결국 국토부는 조사 기간을 두 달로 맞추려 조사 항목을 4개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기둥, 벽체의 주철근 조사 등은 생략됐다.전문가들은 촉박한 조사 기간과 축소된 조사 방식이 부실 조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안전진단업체가 아파트 전수조사 현장에 인력을 실제 투입한 기간은 9월 1∼25일로 25일에 불과했다. 주영규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전 검단사고조사위원)는 히어로팀에 “안전진단업체가 제대로 조사하려면 한 단지에 ‘올인’해도 최소 3개월은 필요하다”며 “근본 원인들을 조사하지 않고 발표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추가 검사 자료 등을 바탕으로 ‘문제없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저희는 2개 항목(전단보강근 유무, 콘크리트 강도)만 안전점검을 했기 때문에 아파트 전체가 100% 자신 있게 부실시공이 없다고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라고 했다. 조사 일정 축소에 대해선 “LH 아파트 조사와 동일하게 진행했으며 (축소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④-상]“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 [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 ▽영상: 김지희 안정용 PD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지난해 11월 경기 A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각기둥 한 곳 표면에 비(非)파괴 철근 검사기를 갖다 대고 왼쪽부터 천천히 훑었다. 검사기 액정 화면에 ‘철근’을 나타내는 파란 수직선이 하나씩 나타났다. 총 4개. 표면에서 깊이 3cm 안에 철근 4개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8개여야 하는데 4개가 안 보이네요.” 설계 도면대로면 철근은 8개여야 했다. 기둥의 다른 3개 면도 검사기로 훑었다. 그 결과 기둥 속에 있어야 할 주철근 총 24개 중 12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과 검사에 동행한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전공 객원교수는 “기둥이 잘못 설치됐다”고 말했다.2023년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뒤 국토교통부는 같은해 10월 23일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427곳(시공 중 139곳, 준공 288곳)을 2개월간 전수 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 등 부실 시공이 없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는 결과만 발표하고 아파트 명단, 세부 안전진단 결과는 비공개에 부쳤다.아파트는 한국인에게 ‘집’을 넘어 재산 대부분이자 정체성이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산다. 정부 발표대로 우리 아파트는 안전할까. 검증이 필요했다. 히어로팀은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1102쪽 분량(준공 288곳)의 무량판 아파트 안전진단 보고서 전체를 입수해 전문가들과 수개월간 분석했다. 철근 누락 8곳, 콘크리트 강도 미달 3곳 등 최소 11곳에서 부실이 발견됐다.히어로팀은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 조사했다. 국토부 조사팀이 다녀갔던 아파트 중 히어로팀이 설계도면을 확보한 21곳을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에 걸쳐 조사했다. 국토부가 사용한 장비와 똑같은 전문장비로 지하주차장 기둥 총 850여 개를 조사하고, 문제가 있는 곳은 전문가와 함께 찾아가 재검증했다. 그 결과 9개 단지(43%) 기둥 25개에서 철근 누락을 발견했다. 도면에는 있지만 실제로는 없는, 누락된 철근은 총 60개였다.히어로팀은 더 나아가 아파트의 ‘뼈대’인 철근이 어떻게, 왜 누락되는지 이유를 취재했다. 철근이 빠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봤다. 이를 위해 붕괴 위험을 3차원(3D)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하고 건설 현장을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근로자, 감리, 구조기술사 등 182명은 ‘누락’의 실체를 털어놨다. 이 기획은 그간 7개월을 담은 ‘부실과 누락에 대한 보고서’다.“이곳 지하 주차장은 여러 종류의 기둥들이 모여 있어 복잡합니다. 시공자가 헷갈려 설계도면과 다른 기둥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최 교수는 도면을 손으로 가리켰다. 주철근 절반이 빠진 기둥의 주변에는 다른 종류의 기둥이 여러 개 그려져 있었다. 최 교수는 “이 기둥은 공장에서 철근을 모두 넣은 완제품을 현장에서 설치한 방식”이라고 했다. 그런데 도면 속 기둥과 실제 설치된 기둥은 철근 개수가 달랐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최 교수와 함께 부실 기둥의 위쪽에 뭐가 있는지 확인해 봤다. 1층에 가 보니 비상시 소방차가 다니는 보행자 통행로가 있었다. 최 교수는 “만약 고층 건물 아랫부분이었다면 하중이 커 위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1곳 아파트 중 9곳 철근 누락주철근은 건물을 지탱하는 여러 소재 중 콘크리트와 함께 가장 중요한 ‘뼈대’ 역할을 한다. 2023년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전단보강근’은 기둥과 천장, 바닥의 연결 부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주철근은 건물 무게를 직접 지탱한다. 건물의 붕괴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부위지만 정작 국토부 조사에서는 대상에서 빠졌다.히어로팀은 지난해 5개월간 전국 5개 시도의 21개 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의 주철근 시공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9개 단지에서 주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기둥 숫자로는 총 850여 개를 조사했는데 그중 25개(약 3%) 기둥에 철근 총 60개가 빠져 있었다.경기 B아파트 주차장에선 기둥 30개 가운데 6개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기둥 1개당 적게는 1개, 많게는 5개의 철근이 빠져 총 17개 철근이 빠졌다. 그 위에는 어린이집, 상가 등이 있었다. 이곳의 주차장 도면을 보면 크게 두 종류의 기둥이 설치됐다. 한 종류는 사각 기둥의 한 면에 철근 3개씩, 다른 종류는 5개씩 들어갔다고 도면에 쓰여 있었다. 3개씩 들어가는 기둥이 전체 기둥 139개 중 94개(68%)였다. 이들은 철근에 문제가 없었다. 반면 철근이 5개씩 들어가야 할 기둥에서는 누락이 발견됐다. 현장을 동행한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건축구조기술사)은 “5개씩 철근이 설치돼야 할 기둥에도 3개씩만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전남 C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연속된 기둥 3개 전부 철근이 2개씩 빠져 있었다. 대구 D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기둥 3개에서, 대구 E아파트에서는 기둥 5개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 전남 F아파트에서는 기둥 콘크리트 밖으로 철근 일부가 튀어나와 있었다. 부식의 위험이 커 보였다.● 철근 1개=사무실 하나 버틸 힘… “1개라도 누락 땐 보강해야”철근 24개중 절반 12개 빠진 기둥도1개 빼면 사무실 하나 버틸 힘 사라져“하나쯤 괜찮겠지 관행이 붕괴 불러무게 버틸 수 있게 반드시 보강해야”히어로팀은 현장에서 얻은 검사 결과를 가지고 구조설계 전문업체 ‘한구조엔지니어링’에 분석을 의뢰했다. 철근이 빠진 기둥은 무게를 버티는 힘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분석 결과 A아파트 기둥(철근 24개 중 12개 누락)이 설계대로 시공됐을 경우 견뎌낼 수 있는 무게는 약 300t이다. 하지만 철근 누락 시공 탓에 지탱 한계가 4분의 3인 226t으로 줄었다. 철근 총 20개 중 2개가 빠진 B아파트 기둥이 견딜 수 있는 최대 무게는 294t이다. 철근 20개를 모두 넣었더라면 306t까진 버틸 수 있었다. 이길림 한구조엔지니어링 이사는 “B아파트 기둥의 경우 철근이 하나 빠지면서 사무실 하나 정도(㎡당 350kg)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기둥뿐 아니라 천장에도 주철근이 빠졌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 천장 철근을 5개에서 4개로 줄였다고 가정해 분석하자 ‘부적격 건물’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기둥 철근이 빠졌을 때보다 영향이 컸다.아파트 설계 및 시공에는 ‘안전율’이라는 개념이 있다. 버틸 수 있는 최대 무게를 실제 가해지는 무게로 나눈 숫자. 안전율이 1보다 낮으면 붕괴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구조기술사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해 안전율에 1.2∼1.5배 이상의 여유분을 두고 건물을 설계한다. 철근 10개가 필요한 지점에 12∼15개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1, 2개가 빠져도 당장 붕괴가 일어나진 않는다.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철근 누락 지점을 반드시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원감정인(건설) 오석진 진이엔씨 대표는 “신차 타이어 부품 1개가 없어도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 아파트도 같다”고 말했다. 구조설계전문업체 정승열 SH구조엔지니어링 대표는 “철근 한 개라도 빠지면 그만큼 무게를 버틸 여유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최근 건설 현장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밸류엔지니어링(VE)’이 확대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율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1.5배 이상 두던 안전율을 1에 가깝게 타이트하게 수정하는 식이다.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시공 관리 감독 역량이 떨어진다”며 “무턱대고 안전율만 타이트하게 가져가면 붕괴 위험만 높아지는 꼴”이라고 했다.● “철근 하나쯤이야 관행 계속되면…”지난해 9월 서울 구로구의 공사 현장에서 만난 신상준 철근소장은 “철근이 빠져도 콘크리트에 묻히고 나면 아무도 모르고 넘어가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철근 하나쯤은 빼먹어도 괜찮을 것. 모를 것”이라는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게 현장 이야기다. 철근 탐사를 마친 안 전 학장은 이 같은 업계 관행에 대해 “설마 하며 넘어갔던 안전불감증 끝에 발생한 사고를 몇 번이나 더 겪어야 하냐”라며 ‘하인리히 법칙’을 예로 들었다. “330번 중앙선을 침범하면 300번은 문제가 없고 29번은 경미한 사고, 1번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는 게 하인리히 법칙입니다. ‘철근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관행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대형 붕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히어로팀 어떻게 조사했나국토부 쓰는 장비로 기둥 1개당 30번 이상 주철근 탐지히어로콘텐츠팀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자기장 활용 비(非)파괴 검사 장비로 조사 대상 아파트 기둥과 철근을 탐사했다. 콘크리트를 깨부수지 않고 철근 시공 유무를 검사할 수 있는 유일하고 검증된 방식이다. 히어로팀은 리히텐슈타인 ‘힐티’사의 최신 철근 탐지기인 ‘PS(페로스캔) 300’ 모델을 사용했는데, 국토교통부 전수조사 시행 당시 조사업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장비다. 기자들은 서울 송파구 힐티코리아 본사에서 전문가에게 장비 사용 교육도 받았다. 이 장비는 콘크리트 깊이 최대 20cm 안까지 철근 확인이 가능하다.히어로팀은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의 기둥당 위, 중간, 아래 부위를 총 30회 이상씩 검사했고 전문가와 동행해 재검증을 받았다. 결과 데이터는 건축구조기술사 등에게 의뢰해 다시 검증을 받았다.국토부는 2023년 조사 당시 철근 중 ‘전단보강근’을 조사했는데 이 철근은 기둥과 천장, 바닥의 연결 지점에 묻혀 있어 검사 장비로는 제대로 탐지가 안 된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를 부수고 그 안을 들여다보는 파괴 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전단보강근은 외부에서 장비로 검사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철근들에 가려져 있어 제대로 판독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히어로팀은 이런 점을 감안해 기둥에 수직으로 설치되는 ‘주철근’을 탐사했다. 건물의 붕괴를 막는 데 있어 전단보강근보다 훨씬 중요한 핵심 부위가 주철근이라는 점, 외부에서 장비로 탐지하기가 매우 쉽고 빠르다는 점, 검사 결과가 정확히 나온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히어로팀은 철근 누락이 발견된 아파트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입주민 등에 재산상 피해를 줄 수 있는 점, 특정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아파트의 문제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히어로콘텐츠팀 ‘누락’ 시리즈 모음〉()[④-상]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 [④-하] “조경비용 늘면 철근서 빼…‘쪽대본 드라마’ 찍듯 아파트 지어”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는 2023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민간 아파트 조사 결과의 진실성, 이와 관련된 철근 등 부실 시공 문제를 7개월간 파헤쳤습니다. 아래 QR코드를 스캔하면 콘크리트 속 감춰진 ‘누락’을 디지털로 구현한 ‘아파트 철근탐사 보고서’()로 연결됩니다. 27일 오전 9시부터 4부작 다큐도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순차 공개됩니다.▽팀장: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취재: 김수현 이문수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양충현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윤서영 안태광 인턴 ▽영상: 김지희 안정용 PD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최근 10년간 전체 연령에서 여성 고용률이 상승하고 남녀 고용률 격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의 경력 단절이 크게 완화됐고 일을 하지 않는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도 줄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여성가족부와 함께 국내 여성들의 경제 활동 변화를 담은 ‘2024년 여성경제활동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여성 취업자는 1246만4000명으로 고용률은 54.1%였다. 2013년(48.9%) 대비 5.2%포인트 올랐으며 직전 해(52.9%)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남성 고용률은 71.3%로 남녀 간 고용률 성별 격차는 17.2%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남녀 간 고용률 격차는 여성의 고용률이 10년째 꾸준히 올라 2018년 20%포인트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격차를 좁혀 오고 있다. 2013년과 비교할 때 경력 단절이 시작되는 나이인 30∼34세(14.6%포인트 상승)와 55∼59세(11.3%포인트 상승) 연령층에서 고용률 증가 폭이 컸다. 10년 새 경력 단절이 주로 시작되는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증가한 이유는 여성의 경력 단절 예방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학력(전문대 졸업 이상) 여성 고용률 역시 68.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2023년 전체 연령대 여성 경력 단절자 규모도 13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4%(4만8000명) 감소했다. 2014년 전체 여성 경력 단절자 규모는 216만4000명이었는데 9년간 여성 경력 단절자 규모가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여성 실업자는 전년 대비 3만2000명 줄어 35만3000명이며 실업률은 0.3%포인트 감소한 2.8%다. 여성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2020년 이후 감소세인데 2023년 기준 1022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4000명 줄었다. 여성이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가사(56.3%·576만1000명)가 가장 많았다. 2023년 시간당 남성 임금 대비 여성 임금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한편 경력 단절 여성 규모는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성별에 따른 고용 격차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남성의 71% 수준으로 분석됐다. 여성 근로자(정규직, 비정규직)의 2023년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8502원, 월 임금은 278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남성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만6042원, 월 임금은 426만 원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심야 배송을 하던 정슬기 씨는 지난해 5월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정 씨의 유족은 “높은 강도의 육체적 업무와 정신적 부담, 누적된 과로로 숨졌다”고 했다. 고인은 평소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하루 약 10시간 30분 일했고 주 6일에 주 평균 노동 시간은 63시간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정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쿠팡CLS)에 대해 실시한 3개 분야의 종합 근로감독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3개 분야는 산업안전보건 기획 감독, 기초노동질서 감독, 배송기사 불법 파견 감독이다. 고용부는 “쿠팡 배송기사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업규칙-복무규정 등 적용받지 않아” 쿠팡 배송기사들은 현재 택배 영업점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다. 하지만 정 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쿠팡CLS의 지휘와 감독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법 파견 의혹이 일었다. 노동계는 산업재해 등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사업자’인 쿠팡 배송기사들을 사실상 파견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2023년 10월 경기 군포시 주택 복도에서 60대 쿠팡 배송기사가 숨진 채 발견되자 쿠팡은 “배송기사는 쿠팡 직원이 아니라 전문 배송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쿠팡CLS 본사, 11개 배송캠프, 34개 택배 영업점 등을 대상으로 배송기사들이 실제 근로자인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37명을 대면 조사했고 최근 1년간 배송기사 1245명의 SNS 내용을 분석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송기사들은 본인이 소유한 배송차량을 본인이 직접 관리하며 제품을 배달했다. 배송 업무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고 개인의 재량에 따라 입차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으며 배송을 마치면 업무가 종료됐다. 쿠팡CLS나 영업점에서 별도 지시를 받지 않았으며 취업규칙과 복무규정 등도 적용받지 않았다. 급여도 고정된 기본급이 없이 배송 수량에 따른 수수료 형태로 받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배송기사들의 SNS 내용을 분석해 봤더니 배송 확인이 90%, 배송 독려가 9.6%, 기타 내용이 0.4%였다”며 “배송 독려나 지원 요청 등이 일부 업무 지시의 성격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화물 배송 준수 독려는 화물 운송 계약을 고지하는 것이라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노동계 “불법 경영에 면죄부” 주장 고용부의 발표에 택배기사들은 반발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과로사 원인 규명과 해법 마련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과 다름없다”며 “택배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들보다 법과 제도적 보장이 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점을 분명히 해 고용부가 자신의 책임을 덜어내는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열악한 쿠팡의 노동 현실을 은폐하고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며 “고용부가 택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 했다면 간접고용과 특수고용이라는 고용 형태의 한계와 별개로 최대한 실효적인 근로감독을 했어야 했다”고 했다.국회에서도 고용부의 근로감독을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근로감독 결과 어디에도 배송기사들의 야간 노동 시간과 강도를 조사했다는 내용이 없다”며 “임금 착취이자 장시간 노동의 원인이 되는 상차 분류 작업에 대해서도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 분류 작업이 업무 과중 요인일 뿐 문제가 없다는 쿠팡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고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사와 관련해 지급된 실업금여와 대지급금이 1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고용노동부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큐텐코리아 및 계열사 관련 실업 급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7월 7일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큐텐코리아과 계열사에 지급된 실업급여는 35억9000만 원이었다. 신청자는 954명으로 이중 943명이 수급대상으로 선정됐다.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는 지난해 7월 발생한 e커머스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로 큐텐그룹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결제대금 정산 기간을 이용한 ‘판매 대금 돌려막기’ 등으로 발생했다.지난해 말 기준 큐텐 계열사에서 발생한 임금체불에 대해 대지급금을 받은 근로자는 1176명(중복인원 포함)으로 집계됐다. 대지급금 총액은 80억여 원으로 체불 근로자 80명에 대한 생계비 융자 63억 원도 지급됐다. 대지급금은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의 체불액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실업급여는 다시 취업하지 않으면 최소 120일 간 지급되기 때문에 전체 실업급여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큐텐코리아 계열사별 실업급여 지급액은 위메프(15억3000만 원), 인터파크커머스(9억7000만 원), 티몬(9억 5000만 원), 큐텐테크놀로지유한회사(1억5000만 원) 순이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연간 임금체불액이 2년 연속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초부터 임금 체불 근절을 약속했지만 오히려 임금 체불 규모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임금체불 예방 및 대응 조치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 임금체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임금체불액은 1조8659억 원으로 역대 최고액이었던 2023년 1조7845억 원을 넘어섰다. 12월 임금체불액이 포함되면 사상 처음으로 연 임금체불액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간 임금체불액은 2020년 1조5830억 원, 2021년 1조3505억 원, 2022년 1조3472억 원으로 감소세였지만 2023년부터 체불액이 크게 늘었다. 4년간 약 17%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체 임금체불액 뿐만 아니라 1인당 체불액도 늘어났다. 1인당 체불임금액은 2020년 1인당 약 537만 원이었지만 2024년 11월 기준 1인당 약 710만 원으로 32% 증가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도 취임 직후 여러차례 임금체불 근절을 강조해왔다. 고용부도 상습 임금체불자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방안을 발표하는 등 임금체불 예방 및 처벌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임금체불에 취약한 산업구조의 개선 없이 효과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금체불이 자주 발생하는 건설업, 제조업, 조선업 현장에서는 원청에서 일을 수주해 다른 하도급사에 일을 넘긴 뒤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식의 ‘다단계 하도급’ 업체들이 많다. 현행법상 원청의 동의없이 수주한 일을 그대로 재하도급을 주는 것은 불법이지만 건설업, 제조업 현장에서는 공사 비용을 아끼고 작업상 하자 책임을 넘기기 위해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다.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불경기로 인해 하도급사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약 조건 상의 불이익이나 임금체불 문제 역시 심화되고 있다. 계약서를 쓰자고 하거나 도급 비용을 협상하려고 하면 도급사에서는 ‘당신 아니어도 할 사람은 많다’라는 식으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이나 기성(공사 대금) 체불이 발생해도 업계 평판과 다음 일감을 따는 데 불이익을 받을까봐 쉽게 신고하거나 갈등을 일으키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불법 하도급의 구조 개선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임금체계 등을 명시한 표준계약서 확산 등 근로기준법상 기본적인 부분들부터 지켜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 하도급사를 운영 중인 30년 경력 건설업자 전모 씨는 “계약상 분쟁이 생기면 하도급사는 그냥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하도급이든 재하도급이든 구조적으로는 없어져야하지만 현실적으론 어렵다. 정상적인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 안했을 때 발주처가 큰 페널티를 받는 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남성 육아휴직자가 9년 새 5배 늘었다. 지난해 민간 부분 남성 육아휴직자는 4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민간 부문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는 3만9463명이었다. 2023년 대비 19.9%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 육아휴직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4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용부 통계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공무원·교사·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공무원, 교사 등을 포함하면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 근로자’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2019년 처음 2만 명을 돌파한 뒤 2022년 3만 명을 넘었다.올해는 처음으로 4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16년 7616명과 비교해 볼 때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은 31.7%에 달했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이 남성인 것이다. 정부는 일·가정 양립 제도를 개선하고 확대한 게 부부간 맞돌봄 문화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가정 총 소득 문제를 지원해준 점이 큰 효과를 봤다고 본다.고용부는 2022년 ‘3+3 부모육아휴직제’, 지난해 ‘부모함께육아휴직제(6+6 부모육아휴직제)’를 신설했다. 해당 제도는 시행 6개월 여 만에 2023년 육아휴직 수급자 수(3만 5336명)를 뛰어넘었다.2023년 시행한 ‘3+3 제도’의 연간 전체 수급자 수는 2만3910명이며 2024년 6+6제도를 이용한 수급자는 4만8781명이다. 육아휴직 부부의 소득 문제를 추가 지원해주자 육아휴직 제도 사용자가 1년새 2배로 늘어난 것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치는 1.8%로 전망한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에 연일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모로 암울한 새해를 맞이했지만, 한국 경제를 이끄는 근로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올해는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이래 37년 만에 처음으로 시간당 시급 1만 원을 넘게 되는 기념비적인 해다. 육아휴직 제도와 업무 공백에 따른 대체인력 채용 지원 제도도 확대, 개편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바뀌는 고용노동 분야 상식을 정리해 봤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지난해(9860원)보다 1.7% 인상된다. 일급 환산 시 8시간 기준 8만240원, 주 40시간 근로 기준 월 환산액은 209만6270원이다. 월 지급하는 상여금 및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도 최저임금에 전부 산입된다. 수습 시작일부터 3개월 이내 근무 중인 근로자는 최저임금액의 10%를 감액할 수 있다. 다만 1년 미만으로 짧게 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단순 노무 업무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해 고시한 직종의 근로자는 감액이 불가능하다.● 육아휴직 급여, 대체인력 지원금 인상 육아휴직 급여액도 늘어난다. 기존 월 상한 150만 원(통상임금의 80%)에서 육아휴직 기간 첫 3개월은 월 상한 250만 원(통상임금의 100%), 이후 4∼6개월은 월 상한 200만 원(통상임금의 100%), 7개월 이후는 월 상한 160만 원(통상임금의 80%)으로 확대 조정된다. 또 휴직 기간 동안 육아휴직 급여의 75%를 받고 남은 25%는 복직 후 6개월 이상 근무 시 사후 지급받던 구조를 변경해 앞으로 육아휴직 기간 내 급여를 100%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부모가 전부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혜택도 늘어난다. 부모가 각각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한부모, 또는 중증 장애 아동 부모의 경우 육아휴직 사용 가능 기간이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또한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 동안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 지원한다. 첫 달 상한액은 2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인상되고, 2∼6개월간은 현행과 동일(250만, 300만, 350만, 400만, 450만 원)하게 지원된다. 또한 한부모 근로자에 대해서도 첫 3개월간 육아휴직급여를 현재 250만 원에서 월 300만 원으로 상향한다. 이후 지원액도 현행 150만 원에서 4∼6개월 200만 원, 7개월 이후부터 160만 원으로 확대 지원한다.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육아휴직을 원활하게 사용하지 못하던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공백을 대체인력을 고용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해 지급되는 대체인력 지원금은 월 80만 원에서 올해부터 월 120만 원으로 인상된다.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으로 업무를 분담한 근로자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해 업무분담 지원금 월 20만 원이 지원된다. 이 외에도 ‘육아지원 3법’ 개정 시행으로 배우자 출산휴가 역시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난임치료휴가도 기존 3일(유급 1일)에서 6일(유급 2일)로 늘어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자녀 연령 8세(초2) 이하에서 12세(초6)로 확대 조정된다.● 청년, 중장년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 지원 청년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일자리 도약 장려금’ 사업도 도약장려금 유형Ⅱ를 신설해 지원한다. 기존에는 우선지원대상기업에서 15∼34세의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 채용 후 6개월 이상 고용 유지 시 사업주에게 최장 2년간 최대 1200만 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5인 이상 빈일자리 업종 기업이 청년을 정규직 신규 채용 시 기업에 1년간 채용장려금으로 최대 720만 원을 지원하고, 청년 채용자에게는 장기근속 인센티브(12개월, 24개월 차에 각 240만 원)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일자리 창출 및 취업 지원 혜택은 중장년층에도 열려 있다. 고용부는 올해부터 ‘중장년 경력지원제’를 신설해 운영한다. 주 업무에서 퇴직한 사무직 등 중장년에게 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는 취지다. 자격 취득 등으로 경력을 전환해 재취업하고자 하는 퇴직 중장년에게 1∼3개월간 직무 교육과 직무 수행을 제공하며 참여 수당으로 월 최대 150만 원을 지원한다. 전기기사, 공조 기능사, 사회복지사 등 자격 또는 기술이 필요해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참여 기업도 프로그램 운영 수당으로 참여자 1인당 월 최대 40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 외에도 올해 6월 1일부터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돼 폭염 등에 대한 사업자 보건 조치 의무화가 실시된다. 지난해 10월 22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는 폭염 등에 근로자가 장시간 노출됨으로써 발생하는 건강 장해를 예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질적 보호 조치는 전문가와 노사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고용부는 건설, 물류, 위생 등 소규모 폭염 취약 사업장에 대한 이동식 에어컨 등 온열 질환 예방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올해 10월 23일부터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강화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누적 임금체불액이 11월 기준 역대 최고액을 넘어선 가운데 실질적인 임금체불 제재 수단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임금체불액은 1조8659억 원이다. 기존 역대 최고 임금체불액은 2023년의 1조7845억 원이었는데, 이를 11개월 만에 돌파한 것이다. 월평균 임금체불액이 1696억 원임을 고려했을 때, 역대 최초로 체불액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한 건설업 근로자는 “노조가 좀 강하게 움직였을 때는 임금 체불이라든지, 추가 근무 수당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그나마 잘 지켜졌었는데 노조가 힘을 잃은 뒤에는 ‘형님, 나 돈 떼먹힌 거 좀 받아줘’라고 말하는 동료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악의적인 상습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10월부터 상습 체불 사업주를 지정하고, 이들의 체불자료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제공하기로 했다. 상습 체불 사업주로 지정되면 국가나 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이나 지원금 신청에서도 제한을 받는다. 또 국가 등이 발주하는 공사에 참여가 제한되거나 감점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제재 대상은 1년간 근로자 1명당 3개월분 임금 이상 체불(퇴직금 제외) 또는 5회 이상 임금을 체불하거나 체불 총액이 3000만 원 이상(퇴직금 포함)인 사업주다. 상습 체불자에 대한 강제 수사도 강화된다. 임금 체불로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가 체불 임금을 청산하지 않은 채 도피할 수 없게끔 출국 금지될 수 있다. 또 명단 공개 사업주가 다시 임금을 체불하는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게 된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범죄를 의미한다. 그간 임금체불의 경우 반의사불벌 조항이 적용돼 업주가 체불액 일부만 주면서 합의를 종용하는 등 제도가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다만 여전히 노동계를 중심으로 임금체불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적용이 전면 폐지된 게 아니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로 현재 퇴직자에게만 적용되는 체불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100분의 20)가 재직 근로자에게도 적용되며, 상습적인 체불 등으로 손해를 입은 근로자가 법원에 손해배상(3배 이내 금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한국의 여성 고용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OECD 38개국의 15~64세 여성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고용률은 61.4%, 경제활동 참가율은 63.1%로 3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2003년에는 여성 고용률이 27위, 경제활동 참가율은 32위였는데 20년 만에 고용률은 4계단 떨어지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1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대표적인 성평등 고용지표들이 20년째 OECD 국가 중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21년 기준 한국에서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56.2%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 규모와 인구 수가 비슷한 국민소득 3만 달러·인구 5000만 이상 국가들 7개국(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이탈리아,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7개국의 평균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68.2%였다.일본의 경우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이 74.8%에 달했으며 이탈리아(57.2%), 미국(67.1%) 제외한 모든 나라가 70%를 넘는 고용률을 기록했다. 한국도 지난 20년간 성평등, 기혼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정책적 지원을 해왔음에도 타 선진국 대비 실제 성평등 고용 지표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 및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의 64.3%는 육아와 가사 때문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타 이유는 재학 및 수강(15.7%), 연로(10.6%), 기타(7.9%), 심신장애(1.5%) 등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이들 7개국 중 여성 고용률이 70%를 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독일, 일본, 영국 3개국과 한국의 고용환경을 비교했을 때 유연한 근로환경 및 가족 돌봄 지원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경우 1주 연장근로 가능 시간을 최대 12시간으로 정한 반면 3개국의 경우 월 단위 이상의 연장근로 시간 제도를 운영해 탄력적인 근무 시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노사 합의를 통해 업무량에 따른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탄력적 근무 시간제도는 한국의 경우 최대 6개월 단위로 운영할 수 있는 반면 3개국의 경우 최대 1년 단위 운영이 가능하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 정책 지출 비중도 한국(1.5%)에 비해 독일(2.4%), 영국(2.3%), 일본(2%)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치는 1.8%로 전망한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에 연일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모로 암울한 새해를 맞이했지만, 한국 경제를 이끄는 근로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올해는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이래 37년 만에 처음으로 시간당 시급 1만 원을 넘게 되는 기념비적인 해다. 육아휴직 제도와 업무 공백에 따른 대체인력 채용 지원 제도도 확대, 개편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바뀌는 고용노동 분야 상식을 정리해봤다.●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올해(9860원)보다 1.7% 인상된다. 일급 환산 시 8시간 기준 8만 240원, 주 40시간 근로 기주 월 환산액은 209만6270원이다. 월 지급하는 상여금 및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도 최저임금에 전부 산입된다.수습 시작일부터 3개월 이내 근무 중인 근로자는 최저임금액의 10%를 감액할 수 있다. 다만 1년 미만으로 짧게 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단순 노무 업무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해 고시한 직종의 근로자는 감액이 불가능하다.●육아휴직 급여, 대체인력지원금 인상육아휴직 급여액도 늘어난다. 기존 월 상한 150만 원(통상임금의 80%)에서 육아휴직 기간 첫 3개월은 월 상한 250만 원(통상임금의 100%), 이후 4~6개월은 월 상한 200만 원(통상임금의 100%), 7개월 이후는 월 상한 160만 원(통상임금의 80%)으로 확대 조정된다. 또 휴직기간동안 육아휴직 급여의 75%를 받고 남은 25%는 복직 후 6개월 이상 근무 시 사후지급 받던 구조를 변경해 앞으로 육아휴직 기간 내 급여를 100%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부모가 전부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혜택도 늘어난다. 부모가 각각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한부모, 또는 중증 장애 아동 부모의 경우 육아휴직 사용 가능 기간이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또한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 동안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 지원한다. 첫 달 상한액은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되고, 2~6개월 간은 현행과 동일(250, 300, 350, 400, 450만 원)하게 지원된다. 또한 한부모 근로자에 대해서도 첫 3개월간 육아휴직급여를 현재 250만 원에서 월 300만 원으로 상향한다. 이후 지원액도 현행 150만 원에서 4~6개월 200만 원, 7개월 이후부터 160만 원으로 확대 지원한다.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육아휴직을 원활하게 사용하지 못하던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공백을 대체인력을 고용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해 지급되는 대체인력지원금은 월 80만원에서 올해부터 월 120만원으로 인상된다.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으로 업무를 분담한 근로자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해 업무분담지원금 월 20만원이 지원된다. 이외에도 ‘육아지원 3법’ 개정 시행으로 배우자 출산휴가 역시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난임치료휴가도 기존 3일(유급 1일)에서 6일(유급 2일)로 늘어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자녀 연령 8세(초2) 이하에서 12세(초6)로 확대 조정된다.●청년, 중장년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 지원청년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일자리 도약 장려금’ 사업도 도약장려금 유형Ⅱ를 신설해 지원한다. 기존에는 우선지원대상기업에서 15~34세의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 채용 후 6개월 이상 고용유지 시 사업주에게 최장 2년간 최대 12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5인 이상 빈일자리 업종 기업이 청년을 정규직 신규 채용시 기업에 1년간 채용장려금으로 최대 720만 원을 지원하고, 청년 채용자에게는 장기근속 인센티브(12개월, 24개월차에 각 240만 원)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일자리 창출 및 취업 지원 혜택은 중장년층에게도 열려 있다. 고용부는 올해부터 ‘중장년 경력지원제’를 신설해 운영한다. 주 업무에서 퇴직한 사무직 등 중장년에게 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는 취지다. 자격 취득 등으로 경력을 전환해 재취업하고자 하는 퇴직 중장년에게 1~3개월 간 직무교육과 직무수행을 제공하며 참여 수당으로 월 최대 150만 원을 지원한다. 전기기사, 공조 기능사, 사회복지사 등 자격 또는 기술이 필요해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참여 기업도 프로그램 운영수당으로 참여자 1인당 월 최대 40만 원을 지원받는다.이외에도 올해 6월 1일부터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돼 폭염 등에 대한 사업자 보건조치 의무화가 실시된다. 지난해 10월 22일 ‘산언안전보건법’ 개정안에는 폭염 등에 근로자가 장시간 노출됨으로써 발생하는 건강장해를 예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질적 보호조치는 전문가와 노·사 의견수렴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고용부는 건설, 물류, 위생 등 소규모 폭염 취약사업장에 대한 이동식 에어컨 등 온열질환 예방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기업이 육아휴직 등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 인력을 채용할 경우 해당 직원 1인당 연간 최대 1840만 원을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고용부는 이날 신한금융그룹,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5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육아휴직 등에 따른 대체 인력 채용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출산 전후 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한 근로자의 대체인력을 채용하거나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사업주 및 근로자다. 먼저 정부는 기존 300인 미만 중소기업 대상 대체인력지원금을 지난해 월 80만 원에서 올해 월 최대 120만 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예산도 지난해 144억 원에서 올해 1194억 원으로 8배로 늘었다. 신규 인력 채용뿐만 아니라 같은 부서 직원이 업무를 대체하거나 새로 채용된 근로자가 기존 근로자의 일을 담당해도 지원금을 지급한다. 신한금융그룹은 100억 원을 출연해 처음으로 대체 인력을 채용한 50인 미만 기업에 채용 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각각 100만 원씩 총 2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광주·울산·경북·전북 등 5개 지자체는 대체인력 일자리에 취업한 근로자에게 직접 200만 원을 지원한다. 광주·울산·경북·전북 지역 지원 대상 근로자는 취업 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각각 100만 원씩 총 200만 원을, 서울 지역 지원 대상 근로자는 각각 60만 원씩 총 120만 원을 지급받는다. 고용부와 신한금융그룹의 기업지원제도는 지역별 고용센터 또는 고용24(work24.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5개 지자체 지원제도는 각 자치단체에서 신청할 수 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강원 지역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박모 씨(30)는 올 3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학생 학부모로부터 “새 학기 아침 등교 지도 때 아이의 어깨와 가슴을 밀쳤다”는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학교 측에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학부모는 박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5월에 나온 1심 판결에서 박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학부모는 항소했다. 박 씨는 “불안과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있고 위장 장애도 나타났다”고 하소연했다.● 다시 증가세 돌아선 교사 고충 상담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 침해 논란이 가열되며 교권 보호 대책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교권 침해로 고통받는 교사들이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올 1∼6월 학부모·학생의 교권 침해 등으로 인한 교사들의 고충 상담 건수는 1246건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1222건에서 서이초 사건 발생 직후인 하반기(7∼12월) 839건으로 약 31% 감소했지만 올 상반기 다시 급증한 것이다.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교사들이 서이초 사건 이후 한동안 조심하던 학부모 등으로부터 다시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현장에선 학부모의 악질 민원 등으로 인한 고충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를 걸핏하면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3∼6월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는 32건으로 지난해 9월∼올 2월 신고 건수와 동일했다.● 교권보호 강화됐다지만 현장선 ‘글쎄’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국회와 정부는 ‘교권보호 5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각종 대책을 내놨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 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될 경우 교육감 의견 제출이 의무화됐다. 개별 학교에서 운영하던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지역으로 이관했으며 교권 침해 직통번호(1395)도 개통됐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실효성이 낮은 조치가 대부분’이라고 평가한다. 박 씨 역시 교보위가 열렸지만 “학부모나 학생과의 유의미한 만남, 통화, 언쟁 등 접촉이 한 번도 없었다”는 이유로 교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장 수석부위원장은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교보위가 이관됐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데다 현장에선 ‘신문이 기계적, 법률적이어서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안 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원스톱이라던 교권 침해 직통번호도 결국 여러 곳에 전화를 돌려야 하는 등 발표 내용과는 다른 형태로 시행되는 대책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권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권본부장은 “저출산으로 자녀 한 명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자신의 권리를 앞세우는 사회 분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부적응 학생 등이 결합해 교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엔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18일)를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서울에선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사단체 및 학부모, 학생이 참여하는 공동 추모식이 열린다. 좌담회, 전시회, 출판기념회 등도 예정돼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한성손재한장학회(이사장 손명아) 한성과학상 심사위원회는 이길호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 이준희 미국 미시간대 분자통합생리학과 교수를 제7회 한성과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물리학 분야 수상자인 이길호 교수는 양자 상태가 복제되는 플로케 상태를 초전도체 양자소자에서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양자역학 연구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학 분야 수상자인 임 교수는 생체 네트워크와 치매 병리의 연관성을 분자 수준에서 화학적 접근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업적을 쌓았다. 생명과학 분야 수상자인 이준희 교수는 생체조직 내 모든 유전자 발현을 현미경 수준의 고해상도를 갖고 한 번의 실험으로 분석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한성과학상은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손재한 월드타워 회장이 제정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0만 원이 각각 수여된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해 새로운 기관을 만드는 유보통합 시행 시점이 지난해 정부가 밝힌 내년에서 2026년으로 1년 미뤄졌다. 정부는 이날 유보통합 실행 계획을 발표했지만 명칭과 입학 방식, 교사 자격 통합 여부, 재원 마련 방안 등이 여전히 확실치 않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하면 누구나 하루 12시간 영유아 돌봄 27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를 열고 유보통합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6년부터 운영되는 통합 교육·보육기관은 희망하는 영유아 누구나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하루 최대 12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거점기관을 통해 맞벌이 부부나 자영업자를 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은 0세반을 기준으로 현재 1 대 3에서 앞으로 1 대 2까지 줄일 계획이다. 3∼5세반은 현재 1 대 12에서 1 대 8로 낮춘다. 현재 0∼2세만 혜택을 받는 무상 보육 대상은 내년 5세를 시작으로 2026년 4세, 2027년 3세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교육부는 현재 ‘처음학교로(유치원)’와 ‘입소대기관리시스템(어린이집)’으로 나뉘어 있는 입학·입소 신청 창구 역시 11월부터 통합할 계획이다. 또 기존에 상시 입학이 곤란했던 유치원에 대해서도 상시 입학제를 도입해 돌봄 공백을 없앨 계획이다. 정부는 유보통합 시범학교로 올해 100곳, 내년 1000곳을 지정하며 단계적으로 통합 기관을 늘릴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린이집 유치원 통합 방안이 연말까지 확정되면 관련 법은 내년에 최대한 통과시킬 계획”이라며 “(유보통합이 시행되면) 저출산에 대한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칭은 영유아학교, 유아학교 등 검토 유보통합이 처음 추진되기 시작한 건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이었다. 하지만 교사 통합 등의 문제가 번번이 발목을 잡아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교육부는 지난해 1월 “2025년부터 유보통합을 시행해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군구청에서 담당하던 보육 관련 업무를 지방 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법 통과가 미뤄지면서 시행도 1년 밀렸다. 이 부총리는 이날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게 유보통합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 이번에 분명한 모습을 선보인 만큼 70개 넘는 세부 과제를 차근차근 해 나가 학부모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미정인 대목도 많다. 통합 기관의 명칭에 대해 교육부는 “영유아학교, 유아학교 등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조속히 결정할 것”이라고만 했다. 모집 방식도 유치원처럼 추첨제로 할지, 어린이집처럼 맞벌이와 다자녀 가정 등에 가점을 줄지 결정하지 못했다. 소요 재원 및 재원 확보 계획에 대해서도 이 부총리는 “시안이고 예산 협의 과정이 남아 있어 명확한 숫자가 제시되지 못했다”고 했다. 유보 통합의 가장 큰 난제인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교사들에게 부여할 자격증을 통합자격증으로 할지, 0∼2세와 3∼5세를 각각 영아정교사와 유아정교사로 분리할지 정하지 못하고 1, 2안으로 나눠 발표한 것이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44)이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냈다는 논란 끝에 27일 자진 사퇴했다. 교총 77년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된 지 7일 만이다. 이날 박 회장은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들, 전국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교총도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후보 검증 제도를 개선해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2013년 인천국제고 근무 당시 한 여학생에게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어요”, “나의 여신님”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와 쪽지를 보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당선 후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박 회장은 “제자를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교총 회원들이 잇달아 탈퇴를 선언하며 논란이 가열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퇴를 선택했다. 교총은 차기 회장을 뽑을 때까지 문태혁 수석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44)이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냈다는 논란 끝에 27일 자진 사퇴했다. 교총 77년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된 지 7일 만이다.이날 박 회장은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들, 전국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교총도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후보 검증 제도를 개선해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하겠다”고 했다.박 회장은 2013년 인천국제고 근무 당시 한 여학생에게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어요”, “나의 여신님”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와 쪽지를 보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당선 후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박 회장은 “제자를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교총 회원들이 잇달아 탈퇴를 선언하며 논란이 가열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퇴를 선택했다. 교총은 차기 회장을 뽑을 때까지 문태혁 수석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로 충청권의 경우 향후 15년 내 신입생 4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학도 기초학문 연구와 인재 배출뿐 아니라 지방 정부와 함께 지역 특화산업 연계를 통한 지역 산업 선도 및 발전의 핵심이 돼야 합니다.”윤승조 국립한국교통대 총장은 21일 충북 충주시 교통대 본관 총장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지역 국립대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교통대는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한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충북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선정돼 앞으로 5년간 국비 100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윤 총장은 충북대와의 통합 절차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아래는 일문일답.―충북대와의 통합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대학 간 통합은 교직원,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이해관계자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크다. 대학 간 통합은 양 대학 총장이 합의한 원칙에 따라 연합 형태가 아닌 화학적 통합이란 전제하에 지역 산업과 연계된 캠퍼스 재배치가 이뤄져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양 대학 공동으로 유사중복학과 통합 용역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통합 및 캠퍼스 재배치 안을 모든 대학 구성원과 소통하면서 마련해 충북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 협의에서 장애물은 없나. “28일까지 양 대학의 통폐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아직 통합대의 교명, 대학본부의 위치 그리고 학사구조 개편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양 대학의 입장 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사중복학과 통합과 충북 특화산업과 연계한 캠퍼스 재배치 안에 대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 양측의 상호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원화 캠퍼스로 할 수도 있는데 유사학과 통폐합을 꼭 해야 하나. “지금까지 대학 통합 사례를 봤을 때 캠퍼스 고사(枯死)를 막기 위한 유사학과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멀티캠퍼스식 융합이나 백화점식 학과 나열은 캠퍼스 공동화 및 불균형 그리고 지역사회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 교통대만 해도 계약직을 포함해서 대학 교직원만 1000여 명이다. 대학이 미치는 지역적 영향력도 크다. 통합의 시너지를 내려면 비슷한 학과들이 뭉쳐 연구 영역도 넓히고 좋은 아이디어도 공유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교통대의 경우 모빌리티와 2차전지 관련 공학 계열에 강점이 있고 충북대의 경우 반도체 분야에 강점이 큰 만큼, 이에 특화된 캠퍼스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유치 의지가 강하다. “충북대병원 충주병원(분원) 유치는 2022년부터 충주 지역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추진 사업으로 충주 바이오헬스 국가산단의 핵심 요소다.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보완 요청이 있어 자료를 보완해 제출했고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교통대는 현재 바이오헬스 국가산단에 예정된 충주분원 부지를 교통대 충주캠퍼스 인근 부지로 변경하고, 치과대학 및 병원을 포함한 의료 클러스터를 제안하고 있다. 충주 주민들은 현재 의료 인프라가 낙후돼 아프면 서울로 가서 진료를 받는 실정이다. 분원 유치는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주민까지 모두 염원하는 사업이라 기대가 크다.” ―치대 유치에 대한 지자체 요구도 크다고 들었다. “현재 치대가 없는 광역자치단체는 제주와 충북뿐이고, 이 때문에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다. 충북 내 두 대학이 통합하는 만큼 주민들이 염원하는 치대 유치도 꼭 이뤄졌으면 한다.” ―학령 인구 감소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정부에선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대비와 청년층의 지역 정주를 통한 지방 활성화를 위해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은 단순 학문 연구 기관이 아닌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리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대학이 백화점식 대학 학사구조 대신 지역 산업과 연계된 특성화를 통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주와 증평 바이오 산단 등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많이 들어오는 만큼 대학도 이런 흐름을 잘 살려 지역 정주 인원을 늘려 나가고자 한다.” 충주=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서울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문해력·수리력 검사 대상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11월 4∼7일 학교별 일정을 고려해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를 초중고교 500곳 소속 학생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진단 검사에는 210개교 학생 4만5000여 명이 응시했다. 시험 시간은 총 4시간으로 문해력Ⅰ, Ⅱ와 수리력Ⅰ, Ⅱ 등 4개 과목을 치를 예정이다. 대상 학년은 초4, 초6, 중2, 고1이다.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는 서울 학생들의 기초학력 점검을 위해 지난해부터 서울시의회의 지원을 받아 시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교과 학습의 기초 소양인 문해력과 수리력을 진단할 수 있는 범교과적 검사 도구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초학력 진단 도구와는 차이가 있다. 시교육청은 시행 일정과 방법 등을 안내하기 위해 10월 28, 29일 각 학교의 업무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연수를 실시한다. 시교육청은 진단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초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지원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소양교육 지원 협의체를 운영하고 자료를 개발하기로 했다. 방과후학교 기초 문해력·수리력 프로그램도 개설하고 학습 지원 대상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문해력과 수리력 진단과 정보 제공, 교원 역량 강화 및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의 미래 역량을 신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