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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 정부 인사들을 만나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사업 등 ‘그린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했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그는 27일 국회에서 브엉딘후에 베트남 국회의장을, 28일 국가혁신센터에서는 팜민찐 총리를 만났다. 최 회장은 국가 수소 서밋 행사에 참여해 “수소, 탄소포집(CCUS), 소형원자로(SMR), 에너지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베트남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겠다”면서 “‘넷 제로’ 달성에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정부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1990년대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현지 원유개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사업, 사회활동을 함께 해왔다. SK가 동남아 거점으로 삼아온 국가이기도 하다. △정치·안보적 외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안전지대 △현지 정부 및 기업과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한국 3대 교역국으로 잘 갖춰진 인프라 등의 강점을 갖고 있어서다. 베트남 정부는 ‘2050년 넷 제로(탄소중립)’를 국가적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또 제조업에서 첨단 분야로의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SK는 국가혁신센터 건립에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과 기술 혁신에 힘을 보탰다. SK는 국가혁신센터 개관 첫 행사로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VIIE 2023’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약 30년 후 첨단 미래도시로 변한 하노이를 가상현실로 선보인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분수령이 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사내이사 한 명이 돌연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내부에 이상 기류가 생기면서 3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는 이날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원유석 대표이사(사장)과 진 전무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진 전무가 30일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이 통과되기 위한 셈법이 달라진다.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과반 이상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한다’고 적시돼 있다. 6명이 모두 참석을 할 경우 4명이 안건에 찬성을 해야 통과가 된다. 진 전무가 빠질 경우 최대 5명만 출석을 할 수 있어 3명만 찬성을 해도 안건이 통과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대해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다. 진 전무는 그동안 분리 매각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회사 안팎에서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찬성 압박을 받은 진 전무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진 전무는 24일 열린 이사회 임시회의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 전무 사퇴가 맞다면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어서 누가 순수하게 해석을 하겠느냐”며 “이렇게 해서 의결이 된 들 이사회가 제 기능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본보는 진 전무에게 이날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한 멤버는 진 전무 사임 소식에 대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물어보라”고만 답했다. 한편 이사회 안팎에서는 윤창번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윤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통합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로펌)가 김앤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에 관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일각에서 대한항공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로펌 소속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윤 사외이사는 이사회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직접 출석이 어려울 경우 온라인 등을 통해 결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하이닉스가 3분기(7∼9월) 1조792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고용량 DDR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전 분기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줄었고, D램은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9조662억 원, 영업손실 1조7920억 원, 순손실 2조1847억 원의 실적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작년 4분기(10∼12월)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경영 실적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 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4% 늘고 영업손실은 38% 줄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분기(4∼6월)에 매출 7조3000억 원, 영업손실 2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을 1조 원가량 줄일 수 있었던 건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모두 늘어났고, D램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보다 출하량이 약 20% 늘어났고, ASP 또한 약 10% 상승했다. 낸드는 ASP가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량 모바일 제품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7∼12월) 들어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제품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형 AI 수요 증가와 함께 시장 상황이 지속해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 효과가 하반기 들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주요 제품의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 이에 메모리 산업은 극심했던 다운턴(하강)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추후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주력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또한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채권단의 일부 양보만 있으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도약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과정에 관여했던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이 최종 무산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위한 다양한 ‘플랜B’가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이 살 길은 대한항공과의 통합만이 유일하다”는 전제로 통합이 추진돼 왔지만, 해외 경쟁당국의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홀로 서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금 마른 아시아나… “대한항공과의 통합만이 유일한 길”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측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매각에 찬성하면 1500억 원을 곧바로 지원하고, 5500억 원을 저금리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대한항공은 인수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7000억 원을 먼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했는데, 통합이 완료되기 전 아시아나항공이 이 돈을 미리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에 대한 독점을 우려하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화물 분리매각 찬성’을 끌어내기 위해 아시아나의 가장 아픈 부분인 현금 유동성을 파고든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현금 유동성은 약 3000억 원 수준이다. 그런데 각종 차입금 및 대출 만기, 고정비 지출 시한 등이 다가오고 있다. 현금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1400% 수준. 독자 생존이 어려울 뿐 아니라 통합이 불발돼도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으로 자금 수혈을 받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항공사 임원은 “통합이 미뤄지면 공적자금 지원을 또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채권단 배려만 있다면… “또 다른 회생의 길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방안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는 주장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단, ‘채권단의 배려와 양보’가 핵심 전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약 1조8000억 원, 영구채는 6200억 원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다. 차입금 이자는 7% 수준, 영구채 이자는 9∼13% 사이다. 영구채에는 발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를 올려주는 ‘스텝 업’ 조항이 있어서 계속 이자는 불어나는 구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금리를 조금만 낮춰줘도 연간 1000억 원 이상 숨통이 트인다”면서 “채권단 승인만 있으면 금리가 더 낮은 채권을 발행해서 영구채를 갚거나 채권단이 가진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너스 통장과도 같은 ‘크레디트 라인’을 산업은행이 열어줘서 필요한 돈을 가져다 쓰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분리매각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이 경우 3000억∼5000억 원의 자금 수혈이 가능해진다는 평가다. 한편으로는 2019년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다 포기하면서 발생한 ‘2200억 원 계약금’ 소송도 진행 중이다. 1심에서 이긴 아시아나항공이 최종 승소하면 현금 2200억 원이 확보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4일 임시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황 및 향후 시나리오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는 30일 오후 2시 ‘화물사업 분리매각’에 대한 의결을 진행한다. 안건이 부결되면 대한항공과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채권단의 일부 양보만 있으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도약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과정에 관여했던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이 최종 무산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위한 다양한 ‘플랜B’가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이 살 길은 대한항공과의 통합만이 유일하다”는 전제로 통합이 추진돼 왔지만, 해외 경쟁당국의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홀로서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현금 마른 아시아나… “대한항공과의 통합만이 유일한 길”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측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에 찬성하면 1500억 원을 곧바로 지원하고, 5500억 원을 저금리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대한항공은 인수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7000억 원을 먼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했는데, 통합이 완료되기 전 아시아나항공이 이 돈을 미리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에 대한 독점을 우려하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화물 분리 매각 찬성’을 끌어내기기 위해 아시아나의 가장 아픈 부분인 현금 유동성을 파고든 것이다.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현금 유동성은 약 3000억 수준이다. 그런데 각종 차입금 및 대출 만기, 고정비 지출 시한 등이 다가오고 있다. 현금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1400% 수준. 독자 생존이 어려울 뿐 아니라 통합이 불발돼도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으로 자금 수혈을 받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항공사 임원은 “통합이 미뤄지면 공적자금 지원을 또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채권단 배려만 있다면… “또 다른 회생의 길 있다” 주장도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방안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는 주장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단 ‘채권단의 배려와 양보’가 핵심 전제다.현재 아시아나항공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갚아야 할 차입금은 약 1조8000억 원, 영구채는 6200억 원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다. 차입금 이자는 7% 수준, 영구채 이자는 9~13% 사이다. 영구채에는 발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를 올려주는 ‘스텝 업’ 조항이 있어서 계속 이자는 불어나는 구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금리를 조금만 낮춰줘도 연간 1000억 원 이상 숨통이 트인다”면서 “채권단 승인만 있으면 금리가 더 낮은 채권을 발행해서 영구채를 갚거나 채권단이 가진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너스 통장과도 같은 ‘크레딧 라인’을 산업은행이 열어줘서 필요한 돈을 가져다 쓰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이 경우 3000억~5000억 원의 자금 수혈이 가능해진다는 평가다. 한편으로는 2019년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다 포기하면서 발생한 ‘2200억 원 계약금’ 소송도 진행 중이다. 1심에서 이긴 아시아나항공이 최종 승소하면 현금 2200억 원이 확보된다.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4일 임시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황 및 향후 시나리오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는 30일 오후 2시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에 대한 의결을 진행한다. 안건이 부결되면 대한항공과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달 25일 경기 용인시의 보안 검색 시스템 전문기업 에스에스티랩의 실험실.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가방 등 수하물이 ‘E3S’라는 이름의 보안 검색 장비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3S는 X레이로 수하물을 판독해주는 장치다. 공항에서 짐 검사를 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그 장비와 비슷했다. 그런데 식별 화면에는 2차원(2D)이 아닌 3차원(3D) 형태가 나타났다. 직원들은 화면 내 물건을 앞뒤, 위아래로 돌려보며 판독했다. 최광윤 에스에스티랩 대표는 “입체적인 3D로 수하물을 보면 위험물 적발을 더 잘할 수 있다. 가방 등에서 액체류를 직접 꺼내지 않아도 돼 공항 보안 검색 시간이 크게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ESS는 최근 유럽항공청(ECAC) 인증을 받았다. ECAC 인증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럽 시장 상용화를 위해서는 꼭 통과해야 하는 과제다. 진화하는 폭발물과 위험물 등을 모두 판독해야 하기 때문이다. 난도가 가장 높은 ‘인증 끝판왕’으로도 불린다. ECAC 인증을 획득한 국가는 미국, 영국, 중국 등 3곳뿐이었다. 이번 인증으로 한국은 ECAC 인증을 획득한 4번째 국가가 됐다. 기업으로 따지면 7번째다. 중국 보안 장비는 해외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는 걸 고려하면 대부분 미국과 영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2년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에스에스티랩과 함께 ‘차세대 항공 보안 검색 장비 기술 개발’ 과제를 시작했다. 10여 년 만의 성과인 셈이다. ECAC는 처음엔 “테러리스트와 연관됐는지 누가 아느냐”며 에스에스티랩과의 미팅조차 거부했다. 국토부가 나서 이 업체를 보증해 주고서야 인증 기회를 얻었다. 최 대표는 “정말 막막했다. 어떤 물체와 액체로 장비 테스트를 하는지도 안 알려줬고, 시험 장소도 평가 직전에 알려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시험에 떨어지면 통과 못 한 이유가 뭔지도 몰랐다”면서 “몇 차례나 항공기로 장비를 옮기고 시험을 보는 데만 수억 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에스에스티랩은 올해 8월 초 인증을 획득했다. 그리고 최근 ECAC 홈페이지에 인증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영국이 양분했던 세계 보안 장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에스에스티랩은 미국교통안전청(TSA) 인증도 진행하고 있다. 보안 장비 시장은 고성장이 예상된다. 23일 항공보안업계에 따르면 올해 X레이 보안 검색 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57억 달러(약 7조7000억 원)다. 매년 5∼6%씩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8년에는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증은 한국 고유의 보안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에 도입된 보안 검색 장비들은 외산이다 보니, 장비에서 얻어진 정보들도 모두 해외로 넘어갔다. 에스에스티랩의 장비를 사용하면 보안 데이터를 해외로 유출시키지 않아도 된다. 이 데이터를 축적하면 추후 인공지능(AI) 및 보안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현장 배치와 실증이다. 국내 시장에서 실적이 쌓여야 수출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준상 국토부 항공보안정책과장은 “항공 보안 장비 국산화 정책에 따른 성과인 만큼 세계 시장에서 선택받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다”며 “제2, 3의 국산 기술 보유 업체들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용인=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는 기술 혁신과 성장의 기회가 교차한다. 반도체업계에는 더 큰 도약과 함께 도전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AI 시장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히 증대되는 ‘초거대 AI’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서 메모리 패러다임을 계속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초거대 AI 시대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연산 장치와 빠르게 주고받는 기술과 이 과정에서 전력 소비를 어떻게 최소화할지 등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E D램 ‘샤인볼트’를 처음 선보였다. 샤인볼트는 초당 1.2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영화 4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11나노(n·1n는 10억분의 1)급 D램을 업계 최대 수준의 집적도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10나노 이하 D램에서 3차원(3D) 신구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기술 개발이 상용화되면 단일 칩에서 100Gb(기가비트) 이상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2나노급으로 개발한 현존 최대 집적도의 D램 신제품(32Gb)을 내놨다. 3D 신구조가 개발될 경우 용량을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9세대 V낸드(수직으로 쌓아올린 메모리)에서 더블 스택 구조(낸드 2개를 붙여 단수를 높이는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를 개발 중이라고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신규 낸드 제품을 내년 초에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고도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탈부착이 가능한 차량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저장장치)가 그것이다. 원래는 시스템별로 별도의 SSD가 필요했다. 이번 신제품은 하나의 저장장치가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여러 시스템을 구현하는 단일 칩) 여러 개와 연결된다. 차량 내 전장 설계가 그만큼 간단해지는 것이다. 탈부착이 가능해 상황에 따라 용량을 쉽게 높일 수도 있다. 이 사장은 “무한한 상상력과 담대한 도전을 통해 혁신을 이끌겠다”며 “고객·파트너와의 밀접한 협력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확장된 솔루션을 제공해 메모리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안 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합병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의 분리 매각’ 안건을 통과시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에 이달 말 최종 시정안을 낼 때 한국∼유럽 화물 노선에 대한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화물을 분리 매각하기 위해선 아시아나 이사회의 찬성이 꼭 필요하다. 아시아나 이사진은 아시아나 화물 매각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엇갈린다. 화물 매각에 찬성하는 이사진은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태를 고려해 화물 분리 매각에 찬성해 합병을 매듭짓고, 대한항공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에서 찬성을 결의하면 1500억 원을 바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매각에 반대하는 이사진은 “산은의 자금 중단 압박은 이사회에 대한 사실상의 협박”이라며 “해외 경쟁당국이 합병 승인을 최종 불허할 수도 있고,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따라서 수년간 끌어온 합병 논의를 중단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는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같은 시각에 대한항공 이사회도 개최된다. 양사 이사회의 결과에 서로 영향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동일 시간에 열린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에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찬법, 윤영두, 김수천, 한창수 등 아시아나의 전임 사장들이 최근 ‘합병 반대’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에게 보냈다. A4용지 6장 분량의 성명서에서 전임 사장단은 “산은의 잘못된 판단으로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슬롯(공항에서 특정 시간에 운항할 수 있는 권리) 및 운수권 반납 등의 혹독한 요구에 직면했다. 국부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애초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 기업’으로 인정받게 해서 합병 승인을 받으려 했다. 회생 불가 기업으로 인정받으면 독점 등 경쟁 제한성에 대한 검토를 받지 않고, 쉽게 합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해외 경쟁당국에서도 아시아나를 회생 불가 기업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결국 독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슬롯 및 운수권 반납 등을 해야만 했다. 전임 사장단은 화물 분리 매각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도 언급했다. 전임 사장단은 △아시아나항공 주력 화물기인 B747 9대의 평균 기령이 27년으로 노후됐다는 점 △향후 5∼6년 이내에 신규 기종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 △조종사 등의 반발 예상 등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화물을 분리 매각하려 해도 인수자를 못 찾을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전임 사장단은 “분리 매각 과정에서 금융 및 항공기 리스 업체 등 채권단이 분리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차입금 및 잔여 항공기 임차료 등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며 “2015년 화물 분사를 고려했지만, 다양한 문제가 있어서 포기를 했다. 합병을 위해 대한항공을 지원한 의지로 아시아나항공에 접근하면 유능한 전략적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제 크기의 슈퍼널 UAM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17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서 만난 신재원 현대자동차 미래항공모빌리티(AAM)본부장(사장)은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문 계열사인 미국 슈퍼널은 이번 ADEX에서 인테리어 콘셉트를 공개했는데,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실물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신 사장은 “슈퍼널의 UAM은 현대차 제네시스 등과 함께 좌석 재질이나 디자인, 색상 등에서 많은 협력을 했다”며 “자동차그룹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다. 슈퍼널이 이번에 공개한 콘셉트 모델은 나비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5인승으로 디자인됐다. 좌석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고, 베이지 색상을 활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줬다. 좌석이라는 느낌보다는 가구를 배치한 것 같았다. 디지털 스크린으로는 비행 정보 등을 보여줬다. 기존 항공기와 인테리어나 분위기 등이 사뭇 달랐다. 마치 고급 자동차에 탄 느낌이랄까. 현대차는 UAM 등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19년 현대차그룹에 UAM사업부가 생겼고,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인 신 사장에게 수장을 맡겼다. 지난해엔 사업부가 AAM본부로 격상됐다. 신 사장은 “2024년 말부터 본격적인 실증을 시작하고, 2025년 말 다양한 종류의 기체와 디자인 등을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UAM은 실제로 날려봐야 한다”면서 “2026년 최종 제품에 근접한 시제기를 바탕으로 시험 비행에 나서 각종 인증을 완료한 뒤 2028년 본격적인 비행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UAM은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지만, 불확실성도 크다. 미국과 유럽의 깐깐한 비행 인증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신 사장은 “미국과 유럽도 새로운 모빌리티 인증에 대한 시스템과 규칙을 만들어가는 단계여서 인증이 빠를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며 “UAM은 뉴욕 시장이 다르고,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이 다른 만큼 시장별 분석이 매우 중요해 급진적으로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가 내년 CES에서 UAM 실물을 공개하는 것은 ‘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한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의 개발 성과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항공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시선도 있다. 신 사장은 “헬기는 산불 진화나 응급 등 목적에 따라 투입되지만 버스처럼 특정 노선, 특정 시간에 정기 상용 노선으로 운영하진 못한다”며 “UAM은 이것이 가능하다. 게다가 매연과 소음이 적어 대중적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슈퍼널은 UAM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슈퍼널은 18일 현대위아와 UAM 착륙시스템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17일엔 대한항공과 국내 UAM 운항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맺고 기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UAM 시장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성남=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폐식용유와 동물성 지방 등을 정제해 바이오원료를 생산하는 폐자원 원료 업체 ‘대경오앤티’에 투자한다.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폐자원 기반의 재생 연료 확보를 위해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16일 대경오앤티 지분 투자를 위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KDB산업은행, 유진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3개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공동 설립해 대경오앤티 지분 100%를 확보할 예정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SPC 지분 40%를, 산은과 유진 측이 지분 60%를 보유하는 구조다. 지분 구조 외 투자 규모 등 세부 사항은 계약상 공개하지 않는다. 대경오앤티는 1995년 설립돼 폐자원 기반 원료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도축 부산물에서 나오는 동물성 지방과 음식점, 식품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를 바이오 디젤, 바이오 항공유 등의 원료로 공급하는 국내 최대 업체다. SK가 이번 투자에 나선 건 SAF의 핵심 원료인 동물성 지방과 폐식용유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에서는 SAF를 생산하는 시설은 없다. 현행법상 SAF가 석유대체연료에 포함돼 있지 않아 석유 이외의 원료로 석유 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SK그룹을 비롯해 국내외 정유사들은 폐자원 원료에 정제 기술을 더해 SAF를 생산하는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늦어도 2025년부터는 실제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친환경 항공유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원료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SAF 기업에도 이미 투자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전 세계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SAF 공급 가능 공항’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항공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할 SAF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에 항공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ICAO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SAF 공급 가능 공항(Airports Distributing SAF)’은 총 109개다. 이 중 상시 SAF 공급 체계를 갖춘 공항은 69개,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공항은 40개다. 3분의 2 이상이 미국과 유럽지역에 분포돼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 2곳(하네다, 나리타 공항)과 중국 2곳(닝보, 톈진 공항)이 포함됐다. 이들 공항에서는 지난해부터 SAF를 사용한 상업 비행을 하고 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는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의 에티하드항공이 SAF를 급유한 뒤 이륙했다. 반면 한국 공항은 한 곳도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유럽연합(EU)은 모든 항공기가 역내 운항을 할 때는 SAF를 섞도록 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전체 항공유 중 2%를 의무적으로 SAF를 써야 한다. 프랑스는 이미 1% SAF 의무 사용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SAF 1갤런(약 3.8L)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기존 항공유보다 3∼6배는 비싼 SAF 생산과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SAF 10% 의무 도입을 밝히면서, 연간 19억 갤런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국가들이 모두 SAF 부문 투자에 적극 나서는 동안 한국은 작은 걸음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등 모든 공항이 SAF 저장 및 공급, 유통, 급유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향후 도입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SAF 인프라 구축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법적 문제도 있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서는 SAF가 석유대체연료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석유 이외의 원료로 석유 제품을 만들면 불법이기에 국내에선 SAF 생산시설을 지을 수 없다. SAF 연구에 적극 나선 정유사들이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배경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SAF를 쓰려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SAF를 2% 정도 넣은 화물기로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 실증 운항에 나설 때 SAF를 전량 수입했다. 대한항공은 SAF 1% 사용이 의무화된 프랑스 파리 노선을 오갈 때도, 한국에서는 SAF를 급유할 수 없어 파리에서 인천으로 올 때만 SAF를 넣고 있다. 글로벌 SAF 시장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2027년 SAF 시장은 215억6520만 달러(약 29조23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부분 항공기들이 SAF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데 정작 공항에서 주유를 할 수 없다면 항공사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신규 노선 취항 등에서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항공업계에서는 “한국은 SAF 분야에서만큼은 항공 후진국”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공항, 정유사 모두 SAF 실증이나 급유 이력 등을 쌓아야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면서 “미래 항공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전 세계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SAF 공급 가능 공항’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항공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할 SAF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에 항공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6일 ICAO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SAF 공급 가능 공항(Airports Distributing SAF)’은 총 109개다. 이 중 상시 SAF 공급 체계를 갖춘 공항은 69개,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공항은 40개다. 3분의 2 이상이 미국과 유럽지역에 분포돼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 2곳(하네다, 나리타 공항)과 중국 2곳(닝보, 톈진 공항)이 포함됐다. 이들 공항에서는 지난해부터 SAF를 사용한 상업 비행을 하고 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는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의 에티하드 항공이 SAF 급유한 뒤 이륙했다. 반면 한국 공항은 한 곳도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유럽연합(EU)은 모든 항공기가 역내 운항을 할 때는 SAF 연료를 섞도록 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전체 항공유 중 2%를 의무적으로 SAF를 써야 한다. 프랑스는 이미 1% SAF 의무 사용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SAF 1갤런(약 3.8L)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기존 항공유보다 3~6배는 비싼 SAF 생산과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SAF 10% 의무 도입을 밝히면서, 연간 19억 갤런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다.글로벌 국가들이 모두 SAF 부문 투자에 적극 나서는 동안 한국은 잰걸음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등 모든 공항이 SAF 저장 및 공급, 유통, 급유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향후 도입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SAF 인프라 구축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법적 문제도 있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서는 SAF가 석유대체연료에도 포함돼있지 않다. 석유 이외의 원료로 석유 제품을 만들면 불법이기에 국내에선 SAF 생산시설을 지을 수 없다. SAF 연구에 적극 나선 정유사들이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배경이다.때문에 국내에서 SAF를 쓰려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SAF를 2% 정도 넣은 화물기로 인천~LA 노선 실증 운항에 나설 때 SAF를 전량 수입했다. 대한항공은 SAF 1% 사용이 의무화된 프랑스 파리 노선을 오갈 때도, 한국에서는 SAF를 급유할 수 없어 파리에서 인천으로 올 때만 SAF를 넣고 있다.글로벌 SAF 시장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2027년 SAF 시장은 215억 6520만 달러(29조23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부분 항공기들이 SAF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데 정작 공항에서 주유를 할 수 없다면 항공사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신규 노선 취항 등에서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항공업계에서는 “한국은 SAF 분야에서만큼은 항공후진국”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공항, 정유사 모두 SAF 실증이나 급유 이력 등을 쌓아야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면서 “미래 항공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해서는 무려 50여 가지를 보완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현금 지원’을 앞세워 설득 중임에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기업 결합을 담당하는 EU집행위원회(EC)는 지난달 말 대한항공이 보낸 초안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EC가 문제 삼고 있는 독점 우려 해소를 위해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 △항공기(A330) 대여 및 조종사 100명 등 인력 파견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을 초안에 담았다. EC는 최소 3년간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여객 노선에 취항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운영을 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슬롯을 대한항공이 회수하지 못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최악의 경우 외항사 및 해외 국가들에 유럽 4개 노선을 뺏길 수도 있다. 조종사 파견과 관련해 EC는 티웨이가 조종사를 직고용하는 방식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EC는 티웨이항공이 지속적으로 노선 운영을 할 수 있을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한지도 추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C는 또 대한항공이 분리 매각하겠다고 약속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의 항공기와 인력 범위를 확정해 제출하라고 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EC는 화물 부문이 어떠한 입김에도 좌지우지되지 않는 독립적인 상태여야 한다는 걸 강조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다. 이달 말 열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대한 반대 결정이 나오면 두 회사 간 통합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EC 요구를 살펴본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내부에서는 신중론이 거세지고 있다. 애초 통합 의도와는 완전히 달라졌고, 화물 분리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는 점, 일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너무 낡아 매각이 쉽지 않다는 것 등이 이유다.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을 승인했는데, EC가 내년 12월 최종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우려도 이사회가 결정을 망설이는 지점이다. 대한항공은 이에 현금이 부족한 아시아나에 “통합에 찬성해주면 운영 자금 1500억 원을 곧바로 지급하겠다”는 당근까지 내밀며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EU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승인을 검토 중인 미국과 일본이 더 큰 요구를 할 수 있고, 통합이 되더라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이사회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사회 때문에 통합이 안 됐다’는 비판도 이사회가 감당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한국경제인협회는 ‘ESG 공시 의무화 조기 시행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냈다. 한경협은 이 제도의 조기 시행이 어려운 이유로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부재 △공시 준비기간 촉박 △공시 위한 인력 부족 △데이터 신뢰성 저하 및 법률 리스크(위험) 등을 들었다. 국내에는 ESG 공시 기준의 참고가 될 ‘국제회계기준(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에 대한 최종 번역본이 아직 나와 있지 않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ESG 리스크 영향을 측정할 통일된 기준이나 모델도 없다. 기업이 부정확한 정보를 공시하게 될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공시 준비 기간 및 인력·인프라 부족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공시 정보의 신뢰성 저하로 이어지고, 기업들은 법률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공시된 ESG 관련 정보가 부실했다거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기업 대상 소송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윤 한경협 CSR본부장은 “공시 제도 안착을 위해 자율 공시 및 면책 기간 부여 등 시행착오에 대한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방한 중이던 에스토니아와 카리콤(CARICOM·카리브 공동체) 각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경제산업 각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 및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양측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그린에너지 등에서 양국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SK스퀘어는 에스토니아 기업청과 ICT 투자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SK스퀘어는 에스토니아 국부펀드 스마트캡(SmartCap)의 ICT, 환경, 에너지 분야 혁신기업 투자에 출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앞서 12일엔 ‘한-카리브 고위급 포럼’ 참석차 방한한 자메이카, 그레나다, 벨리즈 등 카리콤 각국 정부 대표단과 만찬을 함께 했다. 농업, ICT, 관광 등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이 자리에서 논의됐다. 최 회장은 양일에 걸친 회동 직후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16일부터 사흘간 파리에서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SK 최고경영진과 함께 핵심 사업과 관련한 글로벌 전략 마련 등에 나선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2조4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연속 6000억 원대 영업이익에 그쳤던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처음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반도체 사업 부문은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4조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11일 연결기준 3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7조 원과 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77.9% 각각 감소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1.7%, 258.2% 늘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추락을 거듭하던 삼성전자로서는 1, 2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2분기(4조3600억 원 적자)보다 적자 폭을 5000억 원가량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3분기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7월로 앞당겨 출시한 ‘갤럭시 Z플립5·폴드5’가 글로벌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모바일경험·네트워크 부문이 3조 원대 중반의 이익을 낸 게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삼성전자, 반도체는 3개분기 연속 적자… “4분기 실적개선 기대” D램 현물 가격 한달새 5% 올라낸드플래시 감산 효과도 곧 반영고금리 등 영향 수요회복 소식 감감가격 바닥 찍었지만 반등 판단 일러 11일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직후 재계의 관심은 일제히 반도체(DS) 부문 성적에 쏠렸다. 2분기(4∼6월)에만 4조4600억 원의 적자를 낸 DS 부문이 얼마만큼 회복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흐름을 판가름할 수 있어서다. 잠정 실적 발표 때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진 않는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부문별 전망치를 내왔다. 이를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DS) ―3조8000억 원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3조3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9000억 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7000억 원 △전자장비(전장) 3000억 원 등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처음으로 세 분기 연속 적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낸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10∼12월)와 2009년 1분기(1∼3월)에 이어 올해 1분기가 14년 만이었다. 반도체에서만 세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본 것은 분기 기준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1∼6월) 8조9400억 원 적자와 3분기 적자 전망치를 합치면 올 들어서만 누적 적자가 12조 원 후반대에 이른다. PC나 서버 등 글로벌 핵심 수요처들이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해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그나마 2분기 대비 5000억 원 이상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보는 것은 2분기에 본격화한 메모리반도체 감산의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우선 반도체 시장의 선행 지표로 대표되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 2666’의 현물 가격은 10일 기준 1.5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 기록한 연중 최저가 1.448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여 사이에 5.0%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또 낸드플래시 제품군의 감산 폭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 떨어지는 낸드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낸드플래시 감산 효과는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반등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D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바닥 찍었지만…확실한 반등 판단은 일러 반도체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수요 회복이 최우선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지속되는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휴대전화, 컴퓨터를 포함한 각종 전자제품의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 서버 등 구축에 필요한 기업 단위 소비 재개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올라간다는 신호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공급량 조절에 따른 가격 변화인지, 고객사들이 반도체 구매를 늘려가고 있는지는 4분기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계속된 부진 속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은 전 분기(7900억 원)보다 영업이익을 2배 이상으로 늘린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15’와 삼성전자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5’ ‘Z폴드5’ 신제품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폴더플폰 연간 판매량은 1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MX의 신모델 출시 효과와 디스플레이의 선전 등이 당분간 반도체 보완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는 한국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는 기회입니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사진)은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파비용 가브리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식민지화, 전쟁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복원력을 갖고 건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과 삶의 질 지표를 잘 조화시켜야 하는데 이 혁명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점이 (부산에서) 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왜 한국, 왜 부산?’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과 이어진 만찬에는 드미트리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유치 도시 결정 투표를 할 각국 대표들, 공동유치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적 지한파 학자 샘 리처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도 “대한민국은 혁신·교육 ·협력이라는 세 강점을 통해 경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쿨(cool)하다. 엑스포로 지구촌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 회장은 “각국에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부산이 잘되는 게 우리나라 균형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LG그룹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창업 시대의 야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창사 71주년 기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민, 과감한 실행과 열린 소통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불굴의 창업정신과 사명감’은 지금의 우리를 100년 한화 그 이상의 미래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한화그룹의 창립 기념일은 10월 9일이다. 김 회장은 10일 사내방송을 통해 5분가량 창립 기념사를 직접 발표했다. 특히 ‘혁신’이란 단어를 4번이나 사용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향한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한화의 혁신을 시장은 더 높은 기대와 신뢰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냉철한 안목으로 우리의 부족함을 찾고, 이를 혁신과 도전으로 채워갈 인재와 기술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재계에서 가장 변화가 빠른 기업 중 하나다. 계열사 간 조직 통합과 사업 개편은 물론이고 굵직한 인수합병(M&A)까지 성사시키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화는 에너지, 방산, 로봇 등을 핵심 사업군으로 내세워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에 통합 한화솔루션이 출범하면서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태양광 시장인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방산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로 분산돼 있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곳으로 합쳤다. 특히 올해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후 ‘한화오션’을 출범시켰다. 군함과 잠수함 등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우주, 지상, 해양을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로봇을 차세대 사업으로 낙점하고 지난달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켰다.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 사업부 중 협동 로봇, 무인운반차·자율이동로봇 부문을 분리한 것이다. ㈜한화가 68%, 호텔앤드리조트가 32%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와 미래를 함께할 한화오션과 함께 기존 역사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공의 서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며 “창업시대의 뜨거운 열정으로 무장한 챔피언이 되어 한화 가족 모두가 함께할 100년 한화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훈련 환경이 열악하거나 국제대회 때만 주목받는 종목에 대해 후원을 늘립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별도 후원사가 없던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면서 했던 말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지시로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에 공을 들여 왔다.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 열매를 맺었다는 평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펜싱과 핸드볼, 역도, 수영, e스포츠 등 10개 종목의 협회와 선수들을 후원했다. SK 후원을 받은 종목과 선수들은 총 25개의 메달(금 11개, 은 8개, 동 6개)을 획득했다. 금메달 수만 보면 우리 선수단 전체 42개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펜싱이 금메달 6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e스포츠도 2개의 금메달과 함께 은메달, 동메달을 1개씩 땄다. 수영의 황선우 선수와 역도의 박혜정 선수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SK그룹은 2021년 SK텔레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이미 20년 이상 후원 중인 핸드볼과 펜싱 외에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별도 후원사가 없었던 역도, 높이뛰기, 리듬체조,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 등까지 대상 종목을 넓혔다. 선수들에게 훈련 지원금, 국제대회 참가, 멘털(정신) 및 컨디션 관리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지원을 해왔다. 유망주 후원에도 적극적이었다. 황선우(수영), 손지인(리듬체조), 최진우(높이뛰기), 조현주(스케이트보드) 선수 등이 후원을 받은 대표적인 유망주들이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도 소문난 스포츠 마니아다.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직접 경기 결과와 하이라이트를 찾아본다고 한다. 특히 최 회장은 학창 시절 핸드볼 선수로 직접 경기를 뛰었다고 전해진다. 2008년부터는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스포츠든 사업이든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했을 때 행복할 수 있다”며 “우리보다 체격이 뛰어난 해외 선수들과 투지 있게 싸우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전한다. 스포츠와 기업 경영은 많이 닮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훈련 환경이 열악하거나, 국제대회 때만 주목 받는 종목에 대해 후원을 늘립시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별도 후원사가 없던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면서 했던 말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지시로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 열매를 맺었다는 평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펜싱과 핸드볼, 역도, 수영, e스포츠 등 10개 종목의 협회와 선수들을 후원했다. SK 후원을 받는 종목과 선수들은 총 25개의 메달(금11개, 은8개, 동 6개)을 획득했다. 금메달 수만 보면 우리 선수단 전체 42개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펜싱이 금메달 6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e스포츠도 2개의 금메달과 함께 은메달, 동메달을 1개씩 땄다. 수영의 황선우 선수와 역도의 박혜정 선수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SK그룹은 2021년 SK텔레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이미 20년 이상 후원 중인 핸드볼과 펜싱 외에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별도 후원사가 없었던 역도, 높이뛰기, 리듬체조,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 등까지 대상 종목을 넓혔다. 선수들에게 훈련 지원금, 국제대회 참가, 멘탈(정신) 및 컨디션 관리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지원을 해왔다. 유망주 후원에도 적극적이었다. 황선우(수영), 손지인(리듬체조), 최진우(높이뛰기), 조현주(스케이트보드) 선수 등이 후원을 받은 대표적인 유망주들이다.최 회장은 재계에서도 소문난 스포츠 매니아다.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직접 경기 결과와 하이라이트를 찾아본다고 한다. 특히 최 회장은 학창시절 핸드볼 선수로 직접 경기에 뛰었다고 전해진다. 2008년부터는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스포츠든 사업이든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했을 때 행복할 수 있다”며 “우리보다 체격이 뛰어난 해외 선수들과 투지 있게 싸우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전한다. 스포츠와 기업 경영은 많이 닮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