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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국 의대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10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에서 이날까지 발표한 2025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은 총 1597명이다. 올 9월 의대 정시모집 발표 인원(1492명)보다 105명이 늘어난 것이다. 의대의 수시에서 정시 이월 인원이 100명이 넘은 것은 2021학년도 이후 4년 만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한 의대 인원은 2021학년 157명, 2022학년 63명, 2023학년 13명, 2024학년 33명이었다. 특히 지방권 의대를 중심으로 이월 규모가 늘어났다. 이월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대구가톨릭대로 지난해 2명에서 15명으로 7배 이상으로 늘었고, 충남대는 2명에서 11명, 고신대는 0명에서 8명으로 증가했다. 대학들은 27일 수시 합격자 등록을 마감한 뒤 중복 합격 등으로 등록하지 않은 인원을 파악하고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는 등 최종 정시모집 인원을 발표해 왔다. 이 중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의대 수시모집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규모였다. 그동안 의료계는 내년도 의대 정원 조정이 가능한 ‘마지막 카드’로 의대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정시모집 인원 공지와 원서 접수까지 진행되면서 의료계의 요구는 더 이상 받아들여지기 어렵게 됐다. 교육부는 “정시 이월 방법 등은 이미 고등교육법령에 따라 공고된 대학별 입시 모집요강에 명시돼 있다. 이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선을 그어 왔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 기간은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대학입시 등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과정에서 파행을 빚었던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산하 전문위원회를 재구성했다.국교위는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0차 회의를 열고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회 제2기 위원 위촉(안)’(중장기 전문위)을 심의·의결했다. 국교위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향후 10년간 추진할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위원회다. 여기서 전문위는 국교위가 수립하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대한 자문과 사전 검토 등을 한다.중장기 전문위는 대학 입시 등 국가 교육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전문위로 국교위 산하 3개 전문위 중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앞서 올해 8월 일부 보수 성향 위원이 수능 이원화와 고교 내신 외부기관 평가 등을 밀어붙인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원 1명이 해촉되고 일부 위원들은 사퇴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다가 결국 해체됐다.이에 국교위는 지난달 제 38차 전체회의에서 김경근 고려대 명예교수와 고대혁 경인교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새 전문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나머지 19명 위원을 위촉하는 안건을 심의했다.새로 위촉되는 위원들은 2년 임기동안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계획 자문, 사전검토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국교위는 2026년부터 시행할 ‘10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중장기 전문위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 내년 1월 전체회의에서 시안을 심의하고 내년 3월 최종안을 심의·의결할 계획이다.다만 중장기 발전계획이 예정대로 논의돼 발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사전에 검토하고 자문할 전문위가 이제 꾸려졌는데 다음달 이를 심의해 의결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 측에선 정치적으로 혼란스런 상황이니만큼 중장기 발전계획을 무리해서 ‘맹탕’으로 마련하지 않고 미뤄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이배용 국교위원장은 “11월 전문위 재구성과 공동위원장 신규 위촉안을 의결한 데 이어 오늘 전문위원 위촉안을 의결했다”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새롭게 구성하는 만큼 위원들이 요청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날 회의에서는 ‘교육정책관계자 협의회’ 구성·운영계획(안)도 심의·의결했다. 교육정책협의회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등과 관련해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하기 위한 기구다. 그외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직업·평생교육’과 ‘교육 기반’ 분야의 주요 과제를 논의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내년 전국 초중고교에 도입 예정이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지위가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됐다.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이 의결된 것이다.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에서 채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채택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교육개혁 주요 국정과제였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이다.● ‘AI 교과서’ 채택률 떨어질 듯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육부가 내년 3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의 영어 수학 정보 과목을 대상으로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했다. 공포 후 즉시 시행이며 지난달 검정을 통과해 현재 학교별로 채택 과정을 밟고 있는 AI 디지털교과서에도 적용된다. 교과서는 각 학교가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하고 예산도 지원되지만 교육자료는 학교장 재량으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자율 선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채택률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교사노동조합연맹이 “AI 교과서 선정은 학교 자율에 맡기고 효과성 검증부터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는 등 교사와 학부모 상당수가 학생 문해력 저하 우려 등을 들며 AI 디지털교과서 채택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탄핵 정국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 요구를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AI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을 시도교육청과 함께 마련하고, 교육 격차 해소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체 반발, 소송전 불가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시도교육감 입장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4일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개정안을 유보해 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입장문에 유감을 표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역시 이날 “강은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대구시교육감)이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교과서 도입을 전제로 개발에 참여해 온 AI 디지털교과서 업체들의 반발과 소송전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을 믿고 최대 수백억 원을 들여 투자했는데 교육자료로 격하되며 채택률이 낮아질 경우 막대한 손해를 피할 수 없고 추후 확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AI 디지털교과서 발행사 관계자는 “법안 효력 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부터 행정, 민사 소송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다른 발행사들과 공동 대응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 역시 “이미 교과서 검정을 통과했는데 소급 입법을 통해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것이라 개발사에서 정부 신뢰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하면 이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의대에 최초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종로학원이 서울권 대학 6곳, 비수도권 대학 4곳의 의대 수시 합격자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초합격자 641명 중 392명만 등록해 38.8%(249명)가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등록률 30.4%(162명)와 비교하면 8.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의대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률은 서울권과 비수도권 대학 모두 증가했다. 서울지역 6개 의대 최초합격자 중 등록을 포기한 인원은 전체 인원의 36.7%인 131명이었다. 지난해 105명(31.2%) 대비 5.5%포인트 늘어났다.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대폭 증원된 비수도권 의대의 미등록률은 더욱 높았다. 부산대, 연세대(미래), 제주대, 충북대 등 비수도권 의대 4개교는 최초합격자의 41.5%(284명 중 118명)가 등록하지 않았다. 학교별로는 연세대(미래)만 21.7%일 뿐 충북대 63.3%, 제주대 48.6%, 부산대 42.3%의 미등록률을 보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에는 의대 간 중복 합격에 따른 이동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합격 규모가 커지겠지만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가는 미선발 인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은 수시 미충원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을 28∼30일 발표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의대에 최초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정원이 대폭 늘어난 지방 의대의 수시모집 미등록 비율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시에서 다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 역시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22일 종로학원이 서울권 대학 6곳, 비수도권 대학 4곳의 의대 수시 합격자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초합격자 641명 중 392명만 등록해 10명 중 4명 꼴인 38.8%(249명)가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0.4%(162명)가 등록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8.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의대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률은 서울권과 비수도권 대학 모두 증가했다. 서울지역 6개 의대 최초합격자 중 등록을 포기한 인원은 131명으로 미등록률은 36.7%였다. 지난해 105명(31.2%) 대비 5.5%포인트 늘었다. 특히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대폭 증원된 비수도권 의대의 미등록률은 더욱 높았다. 부산대, 연세대(미래), 제주대, 충북대 등 비수도권 의대 4개교는 최초 합격자의 41.5%(248명 중 118명)가 등록하지 않았다. 학교별로는 연세대(미래)만 21.7%일 뿐 충북대 63.3%, 제주대 48.6%, 부산대 42.3%의 미등록 비율을 보였다. 지역인재전형으로 한정하면 수시 합격자의 미등록 비율은 43.4%로 더 올라간다. 지난해 31명에서 올해는 약 2.4배 증가한 75명이 수시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의대 증원으로 수시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전년(8명) 대비 약 4배 이상 늘어난 충북대 의대의 경우 35명 모집에 합격한 최초합격자의 77%에 달하는 27명이 중복 합격한 의대 진학 등을 이유로 미등록했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비수도권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우수한 학생들이 분산되면서 모집정원이 늘지 않은 서울권 의대도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추가합격 규모가 커지겠지만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가는 미선발 인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각 대학은 수시 추가 합격자 발표를 마무리한 뒤 수시 미충원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을 28~30일 발표한다. 의료계는 여전히 증원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 미충원 이월 중단 등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러 차례 점검하고 검토해봤지만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정부로서는 도저히 조정 여지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 최초 합격자의 33.7%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합격자 상당수가 모집인원이 늘어난 의대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18일까지 최초 합격자 등록을 진행한 결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합격자 7040명 중 2369명(33.7%)이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등록 포기자는 2087명에서 282명 늘었고, 등록 포기율은 30.1%에서 3.6%포인트 올랐다. 학교별로 보면 서울대는 최초 합격자의 6.1%인 133명, 고려대는 44.9%인 1203명, 연세대는 47.5%인 103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서울대의 등록 포기율은 지난해(7.3%)보다 1.2%포인트 낮아졌으나 고려대는 지난해(44.1%)보다 0.8%포인트, 연세대는 지난해(36.4%)보다 11.1%포인트 올랐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자연계열 일부 전공에선 눈에 띄게 등록 포기자가 많았다. 연세대는 수학과와 첨단컴퓨팅학부에서 각각 최초 합격자의 72.7%, 71.6%가 등록을 포기했다. 고려대는 전기전자공학부에서 65.2%, 물리학과에서 64.5%가 등록을 포기했다. 입시업계에선 이를 두고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자연계열과 의대에 중복 합격한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수시는 총 6번 지원 가능한데 의대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주로 의대와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에 중복 지원한다. 둘 다 합격한 경우 대부분이 의대를 택하면서 자연계열에서 이탈자가 생기게 된다. 의대 최초 합격자 중에도 등록 포기자가 많았는데 이는 의대 두 곳 이상에 중복 합격해 상위권 대학 한 곳에만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의대 수시 최초 합격자 등록 포기율은 각각 55.2%, 41.3%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5%포인트, 11.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의대에선 등록 포기자가 없었지만 다른 전공에서 13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약대의 경우 최초 합격자의 23.3%, 치대는 47.1%가 등록을 포기했는데 다른 대학 의대와 중복 합격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들은 19일부터 중도 이탈을 메우기 위한 수시 추가 합격을 진행하고 있다. 26일까지 충원되지 않은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는데, 각 대학은 미충원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을 28∼30일 발표한다. 다만 의대의 경우 의사단체에서 증원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충원 이월 중단 등의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고려대 연세대 최초합격자 중 절반에 가까운 46.1%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합격자 상당수가 모집인원이 늘어난 의대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18일까지 최초합격자 등록을 진행한 결과 고려대와 연세대 합격자 4854명 중 2236명(46.1%)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등록 포기자는 1927명에서 309명 늘었고, 등록 포기율은 40.6%에서 5.5%포인트 올랐다.학교별로 보면 고려대는 최초 합격자의 44.9%인 1203명, 연세대는 47.5%인 103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고려대의 등록 포기율은 지난해(44.1%)보다 0.8%포인트, 연세대는 지난해(36.4%)보다 11.1%포인트 올랐다.자연계열 일부 전공에선 눈에 띄게 등록 포기자가 많았다. 연세대는 수학과와 첨단컴퓨팅학부에서 각각 최초합격자의 72.7%, 71.6%가 등록을 포기했다. 고려대는 전기전자공학부에서 65.2%, 물리학과에서 64.5%가 등록을 포기했다. 입시업계에선 이를 두고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자연계열과 의대에 중복 합격한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수시는 총 6번 지원 가능한데 의대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주로 의대와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에 중복 지원한다. 둘 다 합격한 경우 대부분이 의대를 택하면서 자연계열에서 이탈자가 생기게 된다.의대 최초합격자 중에도 등록 포기자가 많았는데 이는 의대 두 곳 이상에 중복 합격해 상위권 대학 한 곳에만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의대 수시 최초합격자 등록 포기율은 각각 55.2%, 41.3%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5%포인트, 11.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의대에선 등록 포기자가 없었지만 다른 전공에서 13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약대의 경우 최초합격자의 23.3%, 치대는 47.1%가 등록을 포기했는데 다른 대학 의대와 중복 합격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대학들은 19일부터 중도 이탈을 메우기 위한 수시 추가합격을 진행 중이다. 26일까지 충원되지 않은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는데 각 대학은 미충원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을 28~30일 발표한다. 다만 의대의 경우 의사단체에서 증원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충원 이월 중단 등의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주요 대학들이 내년 등록금을 5% 안팎으로 인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대학 등록금은 정부 규제로 2009년부터 올해까지 16년째 대부분 동결된 상태다. 하지만 주요 대학 총장들 사이에선 장기간 등록금이 동결되며 우수 교원 채용이 어려워지고, 시설이 노후화되는 등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순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주요대 10곳 중 6곳 ‘등록금 인상’ 검토 18일 동아일보가 서울 주요 대학 10곳에 내년 등록금 인상 계획을 문의한 결과 4곳은 “인상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고 2곳은 “인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정인 4곳도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지난달 전국 4년제 사립대 총장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3분의 2는 “내년에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거나 인상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가 이달 말 공고하는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는 5.5%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대학들은 내년에 최대 5%가량 등록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총장 대부분이 내년에는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인상 폭은 5%가량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올해 4년제 사립대와 국립대 평균 등록금을 고려하면 5% 인상 시 연간 평균 38만 원, 21만 원가량 인상된다. 교육부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등록금도 동결을 권고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경제가 많이 안 좋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동안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왔다.● “경쟁력 약화 더는 못 버텨”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는 5.64%였다. 하지만 4년제 대학 193곳 중 166곳(86%)은 동결을 택했고 등록금을 인상한 곳은 26곳(13.5%)에 그쳤다. 등록금 인상분이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금보다 많지만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아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 정부 방침을 거스르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매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된 탓에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대학 연간 등록금 평균은 국립대 419만 원, 사립대 752만 원으로 2011년 국립대 435만 원, 사립대 769만 원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하지만 대학 총장들은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로 정부가 기능 부전 상태다 보니 교육부가 규제와 지원을 내세우며 등록금 인상 자제를 요청할 동력이 약화됐다. 또 재학생 사이에서도 등록금 인상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숭실대 학보사는 교육 질 확보를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설을 쓰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총장은 “재정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육 경쟁력 저하도 이제 한계 상황”이라며 “이번이 아니면 언제 등록금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초 주요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비수도권 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 관계자는 “올해 등록금을 올린 26곳은 모두 사립대였지만 내년에는 국립대도 인상을 계획 중인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의대를 포함해 전국 대학의 내년도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등록이 18일 마감됐다. 의사단체 내부에서도 “합격자는 이미 의료계 일원”이란 현실론이 나오지만 강경파들은 여전히 내년도 모집 정지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및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는 19일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2025학년도 증원 조정이 없으면 내년에도 의료공백이 이어질 것”이란 입장을 전할 방침이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39곳 모두 이날까지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등록을 마감했다. 이번에 선발된 최초합격자는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4610명의 67.6%인 3118명이다. 각 의대는 이 중 중복합격자가 빠져나간 자리를 26일까지 추가합격자로 메울 방침이다. 추가합격자 등록이 끝나면 2025학년도 수시모집이 마무리되고 정시모집이 본격화된다. 강경파에선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두 국회 상임위원장을 만나 내년도 증원 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사단체 내부에서도 등록 후에는 합격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내년도 모집 정지나 증원 철회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1월 초 예정된 의협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합동 토론회에서 “(2025학년도) 수시 합격생도 이미 우리(의료계) 아닌가”라며 이들의 교육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18일 울산대 의대 교수 및 의대생 등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정문 앞에서 “이대로 2025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되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0명이 돼야 한다”며 2026학년 정원 관련 요구를 내놨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중학교 2학년생인 김민지(가명·14) 양은 최근 매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몸이 합성된 선정적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김 양은 고민 끝에 학교에 알린 뒤 경찰에 사이버폭력 피해 신고를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로 밝혀졌고, 충격을 받은 김 양은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못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입은 아동과 청소년은 2019년 444명에서 2022년 1175명으로 늘었다. 3년 만에 피해자 수가 3배가량이 된 것이다. 이렇듯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최근 아동이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해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법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재홍 초록우산 아동옹호본부 과장은 “성범죄와 도박뿐 아니라 불법 마약 유통, 유해 콘텐츠 확산 등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범죄와 위협은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고 각 범죄의 발생 건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보고서에서 올 11월 16세 미만 아동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한 호주와 교내 학생들의 데이터 접속 제한 등이 담긴 법안이 발의된 영국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범죄를 막기 위한 기술 구현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세이프티(안전)’에 대한 국민적 인식 수준을 높이고 관련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이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지난달 진행했다. 초록우산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범죄를 막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방’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공유하는 것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여준 뒤 관련 법 및 제도 마련을 위한 서명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초록우산은 캠페인을 통해 모은 국민 서명을 국회 및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초록우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도박, 마약, 사이버 폭력 실태를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며 아동에게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정책토론에 참여한 초록우산 아동권리옹호단 정서우 군(13)은 “저희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며 “온라인과 디지털 기기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아동과 청소년이 그 안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해외에서도 SNS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몇몇 플랫폼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온라인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기술 개발과 함께 온라인 범죄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민적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미국과 유럽 국가 등이 사이버 보안 관련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입장에서 ‘수출 장벽’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희조 고려대 융합보안대학원 책임교수는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기적인 융합보안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융합보안대학원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국내 최초 및 최대 ‘융합보안 인재’ 양성 기관이다. 고려대에선 매년 50명 이상의 석박사급 인재들이 융합보안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융합보안 인재’를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 “첫째, 융합이란 두 개 이상의 기술이 합쳐지며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이 대표적이다. IT는 인터넷 네트워크 등 컴퓨터 중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말하며 OT는 공장 생산이나 자동차, 의료기기,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명령을 내리는 산업용 제어 시스템이다. 산업이 고도화되며 전통 제조 산업현장의 운영에 IT가 연동되고 있는데 이렇게 결합된 다분야를 이해하는 인재가 ‘융합 인재’다. 둘째, 융합 분야에 보안 위협이 높아졌다. 해킹을 당해 공장 생산이 멈추거나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고, 환자 생명이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이를 막으려면 공장 제어 시스템에 대한 보안이 필요한데 IT만 이해하고, OT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반쪽짜리 보안 인재가 된다. 결국 IT와 OT를 모두 이해하고 통합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인재가 ‘융합보안 인재’다.” ―국내 융합보안 인재 양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랜섬웨어 공격을 당해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해커에게 돈을 요구받는 일이 늘었다. 3년 전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가 해킹을 당해 미 동부 지역에 연료 공급이 중단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 및 국가들은 해킹 등 불법 행위에 강경하게 대응 중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에선 법령을 강화해 사이버보안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정부에 납품하거나 유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이미지 타격을 염려해 법적 대응이나 보안 시스템 강화를 택하는 대신 해커들에게 수억 원씩 주고 무마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이렇게 대응할 순 없다. 글로벌 보안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제 표준과 보안 인증 요건을 이해하는 융합보안 인재 육성이 절실하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노하우를 설명해 달라. “융합보안 인재 육성을 위해선 협업이 필수적이다. 고려대의 경우 현재 12개 연구실이 참여해 18개 특화 수업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다. 보통 대학원은 본인 연구실에서만 공부하는데 다른 연구실과 공동으로 일하며 협업 능력을 키우고 있다. 또 2년 석사 과정의 경우 인턴십이 필수다. 방학 때 KT, SK텔레콤, LS일렉트릭 등과 협력해 프로젝트 식 인턴십을 진행한다. 제품 출시 전 취약점을 찾는 버그 테스트를 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기업 프로세스를 경험하며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정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자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라며 반응이 좋다.” ―해외 기관이나 기업과도 협업을 하나. “현재 독일, 스위스, 미국 연구기관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정보통신 강국인 한국의 기술을 자국 사업에 접목하고 싶어 한다. 특히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공장 운영 시스템 보안에 관심이 많아 가장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올해와 지난해는 학생들이 독일 단기연수에서 다름슈타트공대의 PTW 제조생산연구소와 제조기업 현장을 방문했다. 기업 최고 레벨 인사 앞에서 연구를 소개하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재학생 1명은 전 세계에서 85명만 선발하는 구글 PhD 펠로십에 선정되기도 했다. 석사과정 학생 중에는 미국 정부 인사와 멘토링을 진행한 후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6개월간 북한 사이버 공격 정책 연구를 한 경우도 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 5년간 배출한 졸업생 45명 중 36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4명이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교수와 학생, 대학, 정부기관이 협력하면서 지난해부터 운영이 안착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멘토링과 인턴십, 세미나 등에서 현업 전문가들과 교류를 강화하고 해외 연구 기회나 방문 연구 기회도 늘릴 생각이다. 융합보안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학업량이 많아 학생들도 어려워하지만 국가산업경쟁력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인재 양성 예산을 유지하면서 인재 양성 사업 노하우가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미국과 유럽 국가 등이 사이버 보안 관련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입장에서 ‘수출 장벽’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이희조 고려대 융합보안대학원 책임교수는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기적인 융합보안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융합보안대학원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국내 최초 및 최대 ‘융합보안 인재’ 양성 기관이다. 고려대에선 매년 50명 이상의 석박사급 인재들이 융합보안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융합보안 인재’를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첫째, 융합이란 두 개 이상의 기술이 합쳐지며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이 대표적이다. IT는 인터넷 네트워크 등 컴퓨터 중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말하며 OT는 공장 생산이나 자동차, 의료기기,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명령을 내리는 산업용 제어 시스템이다. 산업이 고도화되며 전통 제조 산업현장의 운영에 IT가 연동되고 있는데 이렇게 결합된 다분야를 이해하는 인재가 ‘융합 인재’다. 둘째, 융합 분야에 보안 위협이 높아졌다. 해킹을 당해 공장 생산이 멈추거나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고, 환자 생명이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이를 막으려면 공장 제어 시스템에 대한 보안이 필요한데 IT만 이해하고, OT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반쪽짜리 보안 인재가 된다. 결국 IT와 OT를 모두 이해하고 통합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인재가 ‘융합보안 인재’다.”―국내 융합보안 인재 양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최근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랜섬웨어 공격을 당해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해커에게 돈을 요구받는 일이 늘었다. 3년 전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가 해킹을 당해 미 동부 지역에 연료 공급이 중단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 및 국가들은 해킹 등 불법 행위에 강경하게 대응 중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에선 법령을 강화해 사이버보안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정부에 납품하거나 유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이미지 타격을 염려해 법적 대응이나 보안 시스템 강화를 택하는 대신 해커들에게 수억 원씩 주고 무마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이렇게 대응할 순 없다. 글로벌 보안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제 표준과 보안 인증 요건을 이해하는 융합보안 인재 육성이 절실하다.”―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노하우를 설명해 달라.“융합보안 인재 육성을 위해선 협업이 필수적이다. 고려대의 경우 현재 12개 연구실이 참여해 18개 특화 수업 커리큘럼을 운영중이다. 보통 대학원은 본인 연구실에서만 공부하는데 다른 연구실과 공동으로 일하며 협업 능력을 키우고 있다. 또 2년 석사 과정의 경우 인턴십이 필수다. 방학 때 KT, SK텔레콤, LS일렉트릭 등과 협력해 프로젝트식 인턴십을 진행한다. 제품 출시 전 취약점을 찾는 버그 테스트를 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기업 프로세스를 경험하며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정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자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라며 반응이 좋다.”―해외기관이나 기업과도 협업을 하나.“현재 독일, 스위스, 미국 연구기관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정보통신 강국인 한국의 기술을 자국 사업에 접목시키고 싶어 한다. 특히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공장 운영시스템 보안에 관심이 많아 가장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올해와 지난해는 학생들이 독일 단기연수에서 다름슈타트 공대의 PTW 제조생산연구소와 제조기업 현장을 방문했다. 기업 최고레벨 인사 앞에서 연구를 소개하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재학생 1명은 전 세계에서 85명만 선발하는 구글 PhD 펠로우십에 선정되기도 했다. 석사과정 학생 중에는 미국 정부 인사와 멘토링을 진행한 후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6개월간 북한 사이버 공격 정책 연구를 한 경우도 있다.”―앞으로의 목표와 과제는 무엇인가.“지난 5년간 배출한 졸업생 45명 중 36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4명이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교수와 학생, 대학, 정부기관이 협력하면서 지난해부터 운영이 안착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멘토링과 인턴십, 세미나 등에서 현업 전문가들과 교류를 강화하고 해외 연구 기회나 방문 연구 기회도 늘릴 생각이다. 융합보안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학업량이 많아 학생들도 어려워하지만 국가산업경쟁력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인재 양성 예산을 유지하면서 인재양성사업 노하우가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비상계엄 사태 후 귀국했는데 기말시험을 비대면으로 볼 수 있겠냐고 문의한 중국인 유학생이 있어서 허락했습니다.” 서울의 한 주요대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일부 유학생이 학부모 연락을 받고 귀국했다”며 “재정난이 심각한데 이번 사태로 내년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차질을 빚을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비상계엄 사태 직후 국내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 상당수가 불안을 호소하며 일부는 귀국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와 각국 대사관, 교환학생이 파견된 해외 대학 등으로부터 유학생 안전을 확인하는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부터 대사관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유학생 안전 관련 문의가 여러 건 왔다”며 “다행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긴 했지만 혹시 귀국하겠다는 학생이 있을까 싶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의 경우 학부모 상당수가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경험한 세대다 보니 비상계엄 사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학생들이 불안해하자 이화여대는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작성된 ‘외국인 유학생 대상 안전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국내 대학 상당수는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올해까지 16년째 등록금이 동결되자 재정난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완화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교육당국의 제한 없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로 외국인 유학생이 줄어들 경우 재정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년도 한국 유학을 계획한 외국인 학생 상당수가 입학처를 통해 ‘여전히 한국에 가도 되는 상황이냐’는 문의를 해 왔다”며 “학생은 유학을 오겠다고 해도 학부모가 반대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교육부의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 목표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학 위기 해법 중 하나로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내년 1학기 일선 학교에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 대신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에서 채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교육부는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이날 국회 법사위는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교과서와 달리 교육자료는 학교장이 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선 교사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고, 도입 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법사위 18명 중 여당은 7명뿐이어서 법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법사위에 출석해 “문제점에 대해 계속 보완하고 철저히 책임지겠다”며 교과서 지위 유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법사위 직후 “AI 디지털교과서가 교과서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적극 설명했으나 법안이 의결돼 유감”이라며 “본회의 전까지 국회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계에선 현재 야당이 국회 다수인 만큼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핵심 과제인 AI 디지털교과서는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다. 현실적으로 교사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교육자료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요청을 받고 많게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2년여 동안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온 에듀테크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제주 등 일부 지자체에선 도의회에서도 관련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비상계엄 사태 후 귀국했는데 기말시험을 비대면으로 볼 수 있겠냐고 문의한 중국인 유학생이 있어서 허락했습니다.”서울의 한 주요대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일부 유학생이 학부모 연락을 받고 귀국했다”며 “재정난이 심각한데 이번 사태로 내년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비상계엄 사태 직후 국내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 상당수가 불안을 호소하며 일부는 귀국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와 각국 대사관, 교환학생이 파견된 해외 대학 등으로부터 유학생 안전을 확인하는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부터 대사관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유학생 안전 관련 문의가 여러 건 왔다”며 “다행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긴 했지만 혹시 귀국하겠다는 학생이 있을까 싶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중국 유학생의 경우 학부모 상당수가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경험한 세대다 보니 비상계엄 사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학생들이 불안해하자 이화여대는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작성된 ‘외국인 유학생 대상 안전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국내 대학 상당수는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올해까지 16년째 등록금이 동결되자 재정난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완화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교육당국의 제한 없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만큼 이번 사태로 외국인 유학생이 줄어들 경우 재정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년도 한국 유학을 계획한 외국인 학생 상당수가 입학처를 통해 ‘여전히 한국에 가도 되는 상황이냐’는 문의를 해 왔다”며 “학생은 유학을 오겠다고 해도 학부모가 반대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교육부의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 목표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학 위기 해법 중 하나로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서울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국내 정치 이슈로 정세가 불안하다는 대외 이미지가 자리잡으면 내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외국인 유학생 수가 감소할 수 있다. 각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려 홍보에 열을 올리는데 이번 사태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크게 훼손돼 고민”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내년 1학기 일선 학교에 도입될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 대신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에서 채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교육부는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를 밝혔다.이날 국회 법사위는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교과서와 달리 교육자료는 학교장이 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더불어민주당은 일선 교사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고, 도입 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법사위 18명 중 여당은 7명뿐이어서 법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법사위에 출석해 “우려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선 계속 보완하고 철저히 책임지겠다”며 교과서 지위 유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법사위 직후 “AI 디지털교과서가 교과서 지위를 유지해야 함을 적극 설명했으나 법안이 의결돼 유감”이라며 “본회의 전까지 국회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교육계에선 현재 야당이 국회 다수인 만큼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핵심 과제인 AI 디지털교과서는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다. 현실적으로 교사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교육자료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요청을 받고 많게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2년여 동안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온 에듀테크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제주 등 일부 지자체에선 도의회에서도 관련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교육부가 유보통합(어린이집과 유치원 통합) 기관설립과 운영 기준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의 반발로 무산됐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개최하려던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기관의 설립·운영기준(안)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는 한어총의 반대 시위 등으로 취소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 어린이집 관계자 200여명이 공청회장 출입구를 막고 시위를 벌여 공청회가 진행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유보통합)에 따라 출범할 통합기관의 설립 주체, 유형, 입지, 시설 요건 등에 대한 정책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앞서 교육부 의뢰를 받은 육아정책연구소는 16일 학부모 설문조사와 기관장 심층 면담 결과를 종합해 통합기관 출범 후 3∼5세 유아에게는 연 1회 추첨제를 적용하되 학부모 불안을 줄이기 위해 최대 4지망까지 지원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입학 전년도 말 최대 3곳까지 지원한 뒤 자동 추첨 시스템을 통해 선발하는 유치원과 유사한 선발 방식이다.연구소는 또 0∼2세 영아에 대해선 최대 3개까지 부모가 원하는 곳에 연중 수시로 대기 등록을 하면 해당 시점이 대기 순위에 반영되는 현행 어린이집의 상시대기·점수제를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유치원, 어린이집 시스템을 최대한 유지해 혼란을 줄이면서 관리를 일원화하고 서비스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이와 관련 한어총은 16일 비판 성명서를 내고 “이번 공청회 발제문을 살펴보면 어린이집이 현행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인정받고 있는 환경마저도 소급해 부정하고, 불필요한 규제의 대상으로 여기는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며 “보육 현장을 대표하는 한어총과의 소통 없이 밀어붙이기로 공청회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다음날인 17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하려던 ‘영유아 교원 자격·양성 체제 개편(시안) 공청회’도 취소했다. 17일 공청회는 영유아 교사 자격과 양성 체계 개편 방안 논의를 골자로 할 계획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관련 단체와 대화해 접점을 찾겠다. 현재로선 언제 공청회를 다시 개최할지는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교육부는 올 6월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발표한 이후 교원 자격·명칭·설립 운영 등의 통합기준을 올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장 반발뿐 아니라 탄핵 정국으로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예정대로 일정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장 의견 수렴 등에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정부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해 와서 업체들이 많게는 비용 수백억 원과 인력 수백 명을 투입했습니다.”(에듀테크 업체 관계자)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한 교과서 출판사 및 에듀테크 기업 20여 곳 사이에선 ‘도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현 정부 교육개혁 핵심 과제로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의 영어 수학 정보 과목을 대상으로 도입돼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과몰입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내년에 일단 도입하되 2026학년도부터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을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키며 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교육자료가 될 경우 학교 현장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 후 AI 디지털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교원단체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업체들이 길게는 2년가량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기존 교과서 업체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인력을 추가로 뽑아 개발에 나섰고, 정보기술(IT) 기업도 속속 개발에 합류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뽑아 둔 인력도 많고 지역 박람회 등에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데 사업이 무산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업체 대표는 계엄 사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년에는 초중고교 중 일부 학년의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정부가 협조를 요청해 업체들이 많게는 비용 수백 억 원, 인력 수백 명을 투입했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놓고 관련 업체들 중심으로 ‘추진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10일부터 12일까지 동아일보가 접촉한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 업체 관계자들은 “지금도 개발비 등의 돈을 계속 투입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사업이 폐기될까봐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뽑아둔 인력도 많고 현재도 지역 박람회 등에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데 사업이 엎어지면 어떡할지 멘붕(멘탈붕괴) 상태”라며 “공교육에 적합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도입 중단시 폐기되면 다른데 쓸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벌써부터 관련 업체들 사이에선 2026년 이후 도입될 과목의 AI 디지털교과서를 놓고 더딘 개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미 계엄 사태 이전 현장 반발을 고려해 국어와 기술·가정 등 일부 과목 도입을 취소하는 등 2026학년도부터 도입 계획을 축소 또는 연기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2026학년도 교과서는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이라 취소되면 매우 곤란하다”면서도 “2027학년도부터 도입되는 과목의 경우 내년 1월부터 개발에 착수해야 하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AI 디지털 교과서 업체 대표는 계엄 사태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년에는 초중고교 중 일부 학년의 AI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확정된 게 없는데 AI 디지털 교과서에 한정된 회사 자원을 계속 투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최근 전국교사노동조합(전교조)와 서울교사노조 등에서는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의 교육정책을 거부한다”며 내년 AI 교과서 도입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야당은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각 학교의 장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AI 디지털 교과서 채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학교 예산에 따라 사용 여부가 달라져 AI 디지털 교과서로서의 의미가 퇴색된다.교육부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야당에서 추진하는 법안은 ‘소급 입법’의 문제가 있다. 교과서 지위가 박탈되면 각 학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없다”며 “법사위에 AI 디지털 교과서가 ‘교과서’로서의 필요성을 설득하면 정부 의견을 동의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12일 오후 2시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학생 맞춤 교육에 대해 학부모들과 차담회를 개최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차담회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따라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라며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여 학생 맞춤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알림장에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앞 글자를 모아 ‘국·수·사·과 준비’라고 적었더니 국수와 사과를 들고 온 학생이 있었습니다. 학부모가 잘못 이해한 거죠”(한 초교 교사)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0일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한국 성인(16∼65세)의 언어 및 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OECD 국가 평균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어능력 점수는 10년 전 조사보다 크게 떨어지며 최근 논란이 된 문해력 저하 실태를 보여 줬다.● 수치로 드러난 ‘문해력 저하’OECD에서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PIAAC는 미국 일본 등 31개국에서 16∼65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인 역량 조사다. 2011, 2012년 처음 실시됐으며 2022, 2023년 두 번째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인 6198명을 비롯해 16만 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언어능력은 500점 만점에 249점으로 OECD 평균(260점)보다 11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능력은 253점, 문제해결능력은 238점이었는데 이 역시 OECD 평균보다 각각 10점, 13점 낮았다.10년 전과 비교하면 특히 언어능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2011, 2012년 조사에서 한국 성인의 언어능력 점수는 273점으로 당시 OECD 평균과 같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과거보다 24점 하락하며 OECD 평균보다 11점 낮았다. 언어능력 점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언어능력의 경우 10년 전과 이번 조사에 모두 참여한 27개국 중 핀란드, 덴마크만 평균 점수가 상승했다”며 “2010년 이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며 책과 문자를 접하는 빈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팬데믹 기간 고립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영향도한국의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도 역량 저하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연령이 낮을수록 세 역량 점수가 높았는데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점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실제로 분석 대상을 16∼24세로 한정할 경우 한국의 언어능력은 276점으로 OECD 평균보다 3점 높았고, 수리능력은 273점으로 OECD 평균보다 1점 높았다. 또 1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13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1.9%를 차지했으나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24년에는 19.2%로 늘었다. OECD 보고서는 “일본, 스웨덴, 핀란드 등이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며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언어·수리능력 저하가 나타났으며 특히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70대 중반 이상 초고령층이 급속히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 역량 측면에서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며 “같은 연령층 내 교육 양극화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