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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제.’ 정부가 이달 6일 발표한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대부분 이렇게 부른다. 사실 정부 자료에는 ‘69’라는 숫자가 없는데도 말이다. 공식 보도자료는 물론이고 보도 참고자료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편안의 직접 당사자들인 기업과 노동자의 뇌리에는 69시간이 주는 ‘과로의 이미지’만 남았을 뿐이다. 정부 발표 후 MZ(밀레니얼+Z세대)노조 등이 크게 반발하자 개편안 추진에는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재검토 지시에도 뾰족한 수가 금방 튀어나오길 기대하긴 어렵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개편안은 사실상 무산된 거나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2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부인하지만 사실상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결국 근로시간제 개편안은 주당 근무시간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려다가 60시간 미만으로 후퇴한 셈이 됐다.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은 유연화와 자율성 확대를 통한 생산성 증대에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57%, 독일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해고가 어렵다거나 주 52시간제처럼 획일화된 기준이 경영현장에 적용됐기 때문으로 분석하는 이들이 많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생산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했던 것 같다. 대통령부터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뒤이어 나온 정부 정책들의 방향성은 예외 없이 노동유연성 확보를 향하고 있다. 주 52시간제를 손보기로 한 것도 ‘52시간’이라는 상한선이 기업 현장에서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본다. 법으로 강제하는 범위를 줄이고 노사가 자율권을 더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MZ노조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반대는 사용자인 기업들이 지금보다 일을 더 시킨 뒤 정작 휴식권은 보장하지 않을 것이란 의심 때문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개편안에는 이런 반발을 잠재울 장치가 가득 담겨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기업들이 근로시간과 관련해 보다 큰 자율성을 가진다면 노동자들도 그에 상응하는 휴식과 보상을 챙길 수 있어야 한다. ‘노사 합의’ 또는 ‘근로자대표와의 합의’ 등의 조건을 달았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일부 힘 있는 대기업 노조를 제외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겐 해당사항이 없을 수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개편안의 목적이 ‘유연성’에 있다면 업종별, 직무별 특성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기술(IT) 기업과 제조업체, 사무직과 생산직이 똑같은 근무형태를 가져야 할 이유는 없기에 그렇다. “현장에서는 정부 의도대로 제도가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노동자들에게도 안전장치 역할을 할 제도가 선행돼야 반감도 덜할 거다.”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라고 했던 MZ노조 측 의견이다. 오랜 시간 묵혀둔 노동시장의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다소 천천히 가더라도 꼼꼼하게 설계된 정책만이 노사 양측을 설득할 수 있다.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현대자동차가 기술직(생산직) 신입사원 채용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10년 만에 진행된 이번 채용에는 400명 모집에 18만여 명이 지원했다는 설까지 돌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오후 9시까지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에 대한 지원서를 받았다. 서류접수 첫날인 2일 이미 수만 명이 채용 홈페이지 접속을 시도하는 등 이른바 ‘킹산직’(생산직 중 가장 좋은 일자리라는 뜻)이란 별명에 걸맞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측은 이번 지원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채용에 과도한 관심이 모인 만큼 지원자 수 공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침이 내려진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직전 생산직 채용이었던 2013년에는 16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기아가 100명 채용공고를 냈을 때 5만 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려든 바 있다. 업계에서는 때문에 400명을 뽑는 이번 현대차 채용에도 10만 명 이상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에도 300명의 생산직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직 채용이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은 우선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 원(2021년 기준 9600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생산직 연봉은 평균보다 다소 낮을 수 있지만, 확실한 정년보장과 자사 차량 최대 30% 할인 등의 혜택까지 고려한다면 쉽게 찾기 힘든 일자리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현대차는 서류전형을 진행한 뒤 이달 말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어 두 차수로 나눠 1, 2차 면접을 진행하고 7월 중 최종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8월과 9월 약 4주간의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배치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2010년대 중반 막 사회에 진출한 ‘밀레니얼세대’는 탐구의 대상이었다. 이전 세대들과 사고방식, 행동양식, 언어가 모두 달랐다. 불과 몇 년 뒤 유튜브를 비롯한 웹 콘텐츠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10대가 ‘Z세대’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았다. 기성세대는 이들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한데 묶어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출판물이 넘쳐났고, 기업교육 시장에서는 ‘MZ세대’를 키워드로 한 속성 과정들이 우후죽순으로 출현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MZ세대가 ‘현재’가 아니라 ‘미래’라고 선을 그었다. 50, 60대 최고경영자(CEO)나 고위 임원들이 보기에 그들은 아직 ‘햇병아리’에 불과했으니까. 어쩌면 자신들이 못다 이해한 MZ세대가 이미 회사의 주축이라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현실은 어떤가. 밀레니얼세대는 이미 기업의 허리 라인을 장악했다. 일부는 중간관리자로서 조직 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Z세대들도 점차 사회로 진출하면서 ‘엄마찬스’ 없이도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Z세대가 누구인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만 그쳐선 곤란해질 수 있다. MZ세대가 기업과 사회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또 어떻게 바꿔나가려 하는지 객관적으로 마주할 때가 온 것이다. 본보가 MZ세대에 속하는 ‘20∼39세’를 대상으로 기업인식 조사를 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기업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대략 이랬다. 기업에 호감을 가진 응답자가 비(非)호감이라 답한 이들의 세 배나 됐고, 본인이나 자신의 진로로는 ‘대기업 취업’을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보다도 많이 선택했다. 기업·기업인에 대한 신뢰도의 경우 비록 ‘신뢰한다’는 답이 ‘신뢰하지 않는다’보다 적었지만, 정부·공무원이나 국회·정치인에 비해선 높은 편이었다. MZ들은 또 “소개팅에서 회계사보다 삼전(삼성전자)이 더 먹힌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창출이지만 매출에만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기업들은 (정치인들과 달리) 잘못한 게 드러나면 바로 고개 숙여 사과는 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 이들의 생각이 모두 정답이라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오류투성이다. 그래서 MZ의 시각을 반영하는 게 기업 생존을 위한 ‘충분조건’이라 말하긴 힘들다. 다만 ‘필요조건’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한 대기업 임원은 본보 기사를 보고 “지금까지는 MZ세대를 관찰하기 바빴다. 이제 기업문화든 사업전략이든 그들의 말과 행동을 반영해야겠다고 새삼 느낀다”고 전해왔다. 사실 기업보다 더 급한 쪽은 노조다. 노조는 노조원들의 바람을 현실화하는 조직이다. MZ들은 자신이 일한 만큼 공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MZ들에게 “한반도에 평화적 분위기가 확장돼 군비를 감축하면 남는 재원을 복지, 노동자 예산으로 쓸 수 있다”(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같은 발언은 상식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근로자들 중 MZ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 노조는 존재 가치를 잃어갈 것이다. 노조에도 생존을 위한 선택의 시간이 왔다. 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소비자가 물건을 사려는데 3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건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비자들은 기다림에 지쳐 구매를 포기하거나 대체품을 찾을 테니까. 유명 맛집 앞에서 한두 시간 줄을 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그런데 서너 달 전까지 자동차 시장이 실제 그랬다. 현대자동차 대리점을 찾아가 일부 인기 모델을 문의하면 “당장 계약해도 이 차는 2년 반, 저 차는 1년 반”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자동차 회사들에도 피치 못할 사정은 있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통째 흔들렸다. 2021년 보복 수요가 살아나자 공급망 위기로 인한 생산 차질은 더 크게 부각됐다. 한국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었기에 소비자들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일각에선 자동차 회사들이 공급난 위기를 명분으로 이른바 ‘배짱 영업’을 한다는 의심도 있었다. 차 가격을 슬금슬금 올려도 “빨리만 받게 해 달라”는 고객들은 별다른 저항조차 못 했으니 말이다. 차량 인도가 늦어지는 건 다른 나라 전쟁 탓으로 돌리면 그만이었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다. 우선 무너졌던 공급망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신차 대기자들 중 계약 포기자가 속출했다.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어든 만큼 대기 기간은 짧아졌다. 위에서 언급한 ‘30개월’의 주인공인 제네시스 ‘GV80’은 지금 계약하면 10개월 만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 ‘아이오닉6’ 역시 지난해 말 계약 시 18개월에서 현재 계약자의 경우 13개월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제네시스 차량을 취급하는 딜러와 통화해보니 “지금 추세로 가면 대기 기간이 조금은 더 짧아질 것 같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시장이 정상화되는 게 당연히 반갑다. 기업들로서는 바이러스나 전쟁을 출고 지연의 핑계로 삼기가 어려워졌다. 오롯이 생산경쟁력으로 승부해야 그나마 남은 신차 대기자들을 지켜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 자동차 기업, 더 정확히 한국 내 자동차 공장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시간당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려면 노조 허락부터 구해야 한다. 잘 안 팔리는 차량의 생산을 줄이고 일부 근로자를 인기 모델 생산라인으로 전환 배치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다. 생산 과정 일부를 떼어내 용역을 줬다고 불법 파견 판단을 받기도 한다. 경직된 노동환경은 낮은 생산성과 직결된다. 자동차 얘기를 했지만 이는 한국 경제 전체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1시간 근로당 국내총생산(GDP) 창출가치는 42.9달러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미국(74.8달러), 독일(68.3달러), 프랑스(66.7달러) 등의 노동생산성은 모두 한국의 1.5배가 넘는다. ‘11개월 연속 무역적자’와 ‘8개월 연속 수출 역성장’이 한국 경제의 현주소다. 바닥까지 떨어진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 당장 한 부위를 치료해야 한다면 그건 노동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다.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최근 본보와 인터뷰한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가 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다. 그가 전한 핵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되면서 리스료가 매우 저렴해졌는데 그때가 도입 적기라고 봤다”는 말에 있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초 중장거리 항공기 ‘A330-300’을 도입했다. LCC가 대규모 자금을 들여 대형 항공기를 들여온 것 자체도 과감한 결정이지만, 글로벌 팬데믹으로 여행 산업 자체가 완전히 망가져 있던 시기였기에 더 주목받았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 대표의 말을 간단히 해석하면 가장 필요한 물건을 가장 쌀 때 산 셈이다. 위기를 버텨낼 체력이 전제돼야겠지만 이보다 좋은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우연인지, A330-300을 만든 에어버스 역시 경기 침체 시절의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본 기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항공사들의 실적 추락 속에 에어버스 같은 항공기 제조사들도 역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위기대응 전략 맨 윗줄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플랜이 자리했다. 그러나 에어버스는 우주, 방위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병행했다. ‘A320 NEO’라는 유류 효율이 높은 신규 모델도 개발했다. 현재 에어버스의 먹거리는 이때 만들어진 것이란 평가가 많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경기 침체의 충격이 예상보다 더 크다. 대한민국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0% 가까이 빠졌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90% 넘게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아예 10년 만의 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올 1분기(1∼3월)엔 실적이 더 가라앉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이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어질지, 또 얼마나 지속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김도균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테나를 걷어선 안 된다”고 했다. 불황기에는 비교적 건실한 기업들도 일시적 유동성 문제에 빠져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김 파트너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이미 좋은 기업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중”이라며 “당장 대규모 자금 확보가 부담된다면 타깃 기업의 일부 지분만이라도 사는 ‘마이너리티 투자’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실제 경기 침체 시의 기업 인수합병(M&A)이 2∼4배 수익으로 되돌아왔다는 자체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김 파트너는 지금 같은 시기엔 기존 사업의 덩치를 키우는 ‘스케일 딜(Scale deal)’보다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을 살피는 ‘스코프 딜(Scope deal)’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불황이라서 투자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 ‘불황이니까 생존이 우선 과제다’는 명제만이 반드시 정답일 순 없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불황에도 불구하고’가 더 자주 언급될 필요가 있다. 첨단 산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 사업 구조 재편이 절실한 기업들에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에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이 27일까지 온라인 공감 콘퍼런스 ‘인디아더 존스(In the other zones)’를 개최한다. 2020년부터 공감 사회 구현을 목적으로 열고 있는 ‘APoV(Another Point of View) 콘퍼런스’로, 19일 개막한 올해 콘퍼런스 주제는 ‘다양성’이다. 티앤씨재단 측은 매일(주말 제외) 강연 혹은 토론 영상 한 편씩을 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21일에는 9월 서울대에서 가천대 창업대학장으로 자리를 옮긴 장대익 교수가 ‘행복과 다양성의 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인류가 다양성을 수용하도록 진화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경쟁 환경 속에서도 다양성을 확대할 방안을 제안했다. 장 교수는 27일 인구학 전문가인 조영태 서울대 교수와 ‘생존의 필수조건: 다양성’에 대한 대담도 가질 예정이다. 성탄절 직후인 26일에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와 염운옥 경희대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교수가 ‘우리사회의 인종주의와 낙인’을 주제로 토론한다. 이 밖에 22일 민영 고려대 미디어학 교수, 23일 김학철 연세대 종교학 교수 등의 강연도 예정돼 있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를 해소하고 융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올해만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 운임을 30% 정도 올려줬어요. 그런데 안전운임제 품목에 자기들도 들어가겠다고 전부 파업을 하더라고요. 얼마를 더 받아야 한다는 거죠?” 최근까지 지방에서 주유소 영업을 담당했던 한 정유회사 직원이 반문했다. 물론 그는 답을 알고 있었다. ‘얼마’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9일 파업을 멈췄다. 총파업 16일째였다. 기업들은 창고가 포화돼 공장을 멈춰야 할까 봐 발을 동동 굴렀고, 몇만 원을 벌겠다고 오토바이 주유를 하려던 배달기사는 헛걸음만 했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자신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한다. 올해 말로 일몰을 맞는 안전운임제가 없어지면 도로 위 사고가 많아질 거란 ‘반협박’과 함께 말이다. 그들은 파업 철회 하루 만인 10일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안전운임제는 2018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2020∼2022년 3년 시한으로 시행됐다. 배경은 이렇다. 화물차의 과속이나 졸음운전으로 도로 위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랐는데, ‘운임’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사고를 낸 화물차주들이 지갑만 두둑했다면 과속 따윈 하지 않았을 거란 논리다. 사고를 내지 않기 위해선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수입까지 줄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는 이걸 들어줬다. 최저임금제와는 분명 다르다. 화물 차주들은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억대 대출을 받아 화물차를 구매하라고 하지 않았다. 심지어 허가제로 운영해 과당 경쟁으로부터도 기존 차주들을 보호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현재 컨테이너와 시멘트 화물 차량에 한해 적용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시행 후 시멘트 과적 경험이 30%에서 10%로 줄었다고 밝힌다. 컨테이너와 시멘트 차량의 12시간 이상 장시간 운행 비율은 각각 29%에서 1.4%, 50%에서 27%로 줄었다고 한다. 모두 사실이라 해도 문제는 도로가 전혀 안전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시행 직전인 2019년 사업용 화물차로 인한 교통사고는 6085건, 사망자는 177명이었다. 제도 시행 2년 차인 지난해 사고 건수는 6013건으로 72건(1.2%) 줄었지만 사망자는 28명(15.8%)이나 늘어난 205명이다. ‘안전’이란 제도 이름이 무색하다. 또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일반화물 차량들의 일평균 운행 거리는 2019년 378.1km에서 지난해 390.9km로 늘어났다. 일평균 운행 속도는 시속 46.2km에서 48.6km로 빨라졌다. 운임 단가가 높아지니 차주들은 더 긴 거리를 더 빨리 오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일반화물 차주의 월평균 순수입(유가보조금 포함)은 378만 원으로, 2019년 289만 원에 비해 89만 원(30.8%)이나 올랐다. 결국 3년간의 안전운임제 시행은 차주들의 주머니만 불려준 셈이다. 안전을 부르짖었던 이들이 파업 기간 중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이 하나 더 있다. 운행 중인 동료 차량에 망설임 없이 던진 ‘쇠구슬’이었다. 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전기자동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관련 소재 업체들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미래’로 불리는 포스코케미칼이 대표적이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의 ‘탈중국’ 바람이 불면서 양극재 및 음극재 사업은 날개를 달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포스코케미칼 매출은 1조533억 원으로 첫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작년 3분기의 5050억 원과 비교하면 10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주가도 급상승세다. 2일 종가는 21만4500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의 14만4000원보다 49.0%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1조1547억 원에서 16조6159억 원으로 올랐다. 2019년 12월 말의 3조37억 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시총이 5.6배로 껑충 뛴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했다. 음극재 역시 북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스와 5월과 7월 각각 8조389억 원, 13조7696억 원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총 22조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포스코그룹 내 소재 사업은 원래 포스코ESM(양극재)과 포스코켐텍(음극재)으로 나눠져 있었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은 이듬해 4월 두 회사를 통합해 포스코케미칼을 출범시켰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월 1조2735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투자 재원도 확보했다.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증자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그룹 차원의 원자재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 2018년 아르헨티나 살타주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를 인수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흑연 광산을 사들인 데 이어 호주 니켈 제련업체 레이븐소프에 30%의 지분을 투자함으로써 핵심 광물들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IRA와 같은 변수가 포스코케미칼에는 더 큰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계속 진화 중이다. 핵심은 기업별 ‘특기’를 살려 가장 효율적으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는 점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라는 경영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순수 사회공헌활동도 회사와 회사 구성원은 물론이고 협력사, 고객사 및 고객 등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민간 최대의 사회적가치(SV) 플랫폼인 SOVAC 운영이 대표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을 활용한 시민 헌혈 이벤트에는 SK 협력업체와 사회적기업 직원 등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SK는 대당 3억 원 정도인 헌혈버스 2대와 SK텔레콤이 개발한 헌혈 애플리케이션(앱) ‘레드 커넥트’를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함으로써 인프라 확대부터 지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에는 서울 중구 명동 및 회현동의 중소 음식점들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공급했다.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의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10월 정부 등과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새로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에 모두 5조2000억 원 규모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협력사 어려움을 분담하기 위해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 약 3조 원을 확보했고, 협력사 경영 상황 등을 감안해 40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사업 다각화 지원 펀드’를 도입해 친환경차 부품 개발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내연기관차 부품 협력사가 시중에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완성차, 부품업계, 정부, 유관기관이 하나의 팀이 되어 유기적 협업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품업계에 대한 상생과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문화, 혁신, 예술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며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개장한 ‘LG아트센터 서울’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을 문화예술의 허브로 육성하는 데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아트센터 서울에는 미취학 아동부터 직장인, 시니어 고객까지 다양한 세대를 대상으로 한 발레, 음악, 연극 등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과 예술과 인문학을 융합한 강의형 프로그램, 공연장 스태프의 가이드로 볼 수 있는 백 스테이지 투어가 마련돼 있다. LG아트센터 서울과 튜브를 통해 연결되는 LG디스커버리랩에서는 청소년 대상 인공지능(AI) 교육도 이뤄진다. 10월 13일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런던 심포니 협연으로 장식한 개관 공연은 티켓 구매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40초 만에 전석 매진됐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개관 공연들도 이미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LG아트센터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들은 개관 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안도는 ‘튜브(TUBE)’, ‘게이트 아크(GATE ARC)’,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등 3가지 건축 요소를 바탕으로 디자인했다. 롯데는 사회 구성원의 마음이 닿아 공감을 만든다는 ‘마음이 마음에게’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나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연말을 앞두고 ‘재난재해 회복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 3월과 8월 발생한 산불, 집중호우로 지금까지도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롯데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경기, 강원, 충남, 경북 지역 내 재난위기가정에 농촌사랑상품권, 구호키트 등 약 1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물품을 지원한다. 지원 물품은 사전 신청 및 심사를 통해 선정된 3200명에게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지급됐다. 롯데는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한 현장 지원을 위해 세면도구, 마스크, 충전기, 통조림 등으로 구성된 구호키트와 재난구호상품권을 확보해 두고 있다. 롯데는 올해 산불과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복구 성금 10억 원과 함께 구호키트를 전달한 바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내리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이 각각 2.7%, 4.0%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법인세 감세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법인세 인하 효과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보고서는 전경련의 의뢰를 받아 황상현 상명대 교수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외부감사대상 기업(금융업 제외)의 재무지표와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지방세 포함) 데이터를 기반으로 법인세율 변화에 따른 영향을 추정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인하하면 기업 총자산 대비 투자율은 5.7%포인트 늘어났고, 고용도 3.5%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낮아져도 기업의 법인세 비용은 오히려 3.2% 늘어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감세로 인한 기업 성장 촉진에 따라 정부가 걷는 세수가 더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투자는 대기업, 고용은 중소기업에 대해 법인세 인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인하할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총 자산 대비 투자 비중은 각각 6.6%포인트, 3.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건에서 고용 증가율은 대기업 2.7%, 중소기업 4.0%로 추정됐다. 전경련은 이를 근거로 “최고세율 인하 효과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일각에서 주장하는 ‘부자 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자동차 가격이 끝없이 치솟으면서 ‘합리적 가격’을 내세웠던 기존의 베스트셀링 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이 대표적. 4000만 원대에 수입 준중형 SUV를 살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매력 포인트다. 작년 7월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티구안은 올해 1∼10월 2691대가 팔렸다. 2008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뒤 누적 판매량은 5만9532대로 연내 6만 대 돌파 여부도 주목된다. 신차 대기에 지친 국내 소비자로서는 ‘빠른 출고’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티구안 공급이 대폭 개선되면서 일부 트림은 즉시 출고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밝혔다. 기존 티구안 오너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역시 ‘경제성’이다. 2.0 TDI 모델의 복합연료소비효율은 L당 15.6km(도심 L당 14.2km, 고속 L당 17.6km), 2.0 TDI 4모션의 복합연비는 L당 13.4km(도심 L당 12.3km, 고속 L당 15.0km)이다. 여기에 ‘5년, 15만 km 무상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는 사고차량 보험 수리 시 자기부담금을 총 5회까지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털케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초 1년, 사고 1회당 50만 원 한도라는 조건은 있지만 차량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서비스다. 티구안의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트래블 어시스트’는 출발부터 시속 210km에 이르는 주행 속도 구간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고려해 속도와 차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17일은 중동 모래바람이 거셌던 날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찾아가 회담 및 오찬을, 국내 기업인 8명을 자신의 숙소로 불러서는 차담회를 가졌다. ‘미스터 에브리싱’이 국내에 머문 20시간 남짓 동안 온 나라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그날 빈 살만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귀빈들이 있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이다. 윤 대통령은 국내 반도체 ‘투톱’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초대해 양국 정상과 반도체 기업인들 간 차담회를 가졌다. ASML은 반도체 생산라인에 필요한 첨단장비를 만들어 공급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이 장비 하나가 2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대형 선박 하나 값이다. 더구나 1년에 겨우 40∼50대밖에 만들지 못한다. ASML이 고객사를 찾아다니면서 “우리 장비를 써 달라”며 영업할 일은 없다. 반도체 기업들이 “제발 우리 것부터 만들어 달라”고 알아서 찾아오니까. 비즈니스 관계에서 통상적으로 돈을 주면 ‘갑’, 받으면 ‘을’이라 한다. ASML은 돈을 받는 쪽이지만 돈을 주는 쪽보다 결정권이 훨씬 센 이른바 ‘슈퍼 을’이다. ASML의 진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과 반도체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첨단 기술을 한 발이라도 앞서 상용화하려면 ASML 같은 장비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어서다. 이재용 회장이 6월 친히 유럽으로 건너가 베닝크 ASML 회장을 만난 것도, 윤 대통령이 친히 차담회를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일본의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화낙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하는 ‘슈퍼 을’이다. 전 세계적 스마트공장 확산 속에서 화낙의 로봇들을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 대만 TSMC도 같은 부류다. 삼성전자가 추격에 나서고는 있지만 TSMC의 위상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 국내에도 ‘슈퍼 을’을 향해 가고 있는 기업이 여럿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배터리 3사가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어나니 안정적 배터리 수급은 완성차 업체들의 가장 큰 미션이 됐다. 업계에서는 “몇 년 전만 해도 실감이 안 났는데, 이젠 확실히 배터리가 ‘갑 같은 을’ 대접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9월 미국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란 해석이다.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CD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강력한 을이 될 자질을 갖췄다. 미국 애플의 전략폰에 카메라모듈을 거의 독점 공급하다시피 하는 LG이노텍도 다크호스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지만 누군가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십 년간의 꾸준한 투자로 경쟁력을 키워온 한국산 ‘슈퍼 을’ 후보들이 제대로 잠재력을 터트릴 때가 오고 있다. 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가 17일 새벽 방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회담을 계기로 한-사우디 경제협력이 활로를 찾을지 주목된다. 총 사업비 5000억 달러(약 662조 원)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 사업 ‘네옴시티’를 둘러싼 진전된 논의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한국 기업들과 사우디 정부 간 20여 건의 사업협력도 맺어질 예정이다. 사업 규모가 최대 수십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17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회담과 관련해 양국은 논의 주제를 막판 조율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담 주제는 현재까지 정해져 있진 않다”면서 “사우디의 네옴시티와 관련한 도시개발 인프라 문제부터 원전, 방산 등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격의 없이 얘기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같은 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도 회동한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7년 천명한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다. 세계 각국의 대표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사우디 정부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두고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진 배경이기도 하다.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투자장관은 미리 한국에 들어와 정부 고위 관계자와 주요 기업 대표들을 만나 사업협력 내용을 조율했다.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 삼성물산 등 5개사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 달러 규모의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현대로템이 사우디 투자부 및 철도청과 철도차량 제조 공장 설립과 관련한 MOU를 맺기로 했다. 롯데정밀화학은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제품 생산공장 건설에 대해, 한화그룹은 방위산업 수출과 관련해 사우디 측과 협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도 16일 이사회를 열고 7조 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논의했다. 에쓰오일은 17일 공시를 통해 최종 투자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주요 사업군 중 하나인 방산부문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대우조선 실사에 들어가 4주째를 앞둔 한화그룹은 이달 중순경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현장 실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과 맺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에 따라 4주간의 실사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시 2주를 연장할 수 있다. 한화 측은 곧 발표될 3분기(7∼9월) 실적 등 대우조선의 현황과 경쟁력 등을 분석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6주간 실사를 벌이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3분기 실적에는 하청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사진)이 진두지휘하는 한화의 방산사업은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를 합병한 데 이어 30일 ㈜한화로부터 물적분할 된 방산 부문 회사(가칭 한화방산) 주식을 전량 취득하면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된다. 그룹 전체가 약 2조 원을 투입해야 하는 대우조선 인수는 방산부문 집중 육성을 위한 중요한 퍼즐조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1조 원으로 대우조선 지분 24.7%를, 한화시스템과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5000억 원, 4000억 원을 투입해 각각 12.3%, 9.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 확보’와 ‘노조와의 원만한 타협’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그룹 안팎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각각 2조2513억 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한화디펜스 관련 수출 계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1조 원 규모의 자금 마련은 충분히 자체적으로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 발표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수에 소요되는 자금 대부분을 방산부문 수주 관련 선수금 등 영업상 유입 자금을 통해 조달하고 외부 차입조달은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실제 재무부담은 추정 대비 작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시스템은 별도기준 1조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 등을 감안할 때 투자 이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 유지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화는 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 내년 1분기(1∼3월) 말에는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등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화 측은 노조를 대립관계가 아닌 상생 파트너로 보고 전향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노조는 물론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제주항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연계해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북극곰 살리기 프로젝트’는 조종사들이 연료 효율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데 뜻을 모아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활주로 중간에 진입해 이륙하는 ‘중간이륙’, 착륙 후 지상 이동 시 2개 엔진 중 1개만 사용하기, 연료효율 최적화를 위한 최적 고도 비행 등이다. 구조적으로도 항공기 브레이크를 기존 스틸 브레이크에서 보다 가벼운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하거나, 엔진 세척 등을 통해 비행 효율을 개선하는 등 탄소배출 저감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1월엔 국내 최초로 폐기처분 유니폼을 재활용한 상품인 ‘리프레시 백’ 시리즈를 100개 한정으로 제작해 제주항공 여행전문 온라인 쇼핑몰 ‘제이샵’에서 판매했다. 앞으로도 구명조끼 등 폐기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개발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또 ‘제주’ 제품의 판로 확대와 브랜드 홍보를 위한 지역 상생모델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 업체들이 생산하는 상큼하귤, 제주 흑돼지육포와 말육포 등을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는 등 제주지역 생산기업과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판매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11월부터는 제주 지역업체와 협업해 제주도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만든 간식도 판매한다. 이와 함께 항공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주요 대학의 항공 관련 학과와 산학협력을 맺어 안전관리체계와 공정문화 형성 등의 항공안전교육도 진행한다. 제주항공은 3월 명지전문대 항공서비스과를 시작으로 광주대, 극동대 등과 산학협력을 추진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대법원 1부는 27일 기아 사내 하청 근로자 271명이 원청인 기아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 날 대법원 3부도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 근로자 159명이 마찬가지로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자동차 생산 공정의 핵심인 컨베이어벨트를 직접 활용하지 않는 ‘간접 공정’ 역시 도급이 인정되지 않고 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첫 사례다. 앞서 7월 28일 포스코 사내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59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도 대법원은 원고 승소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원청인 포스코가 전산관리시스템(MES)으로 작업 관련 정보를 공유한 것에 대해 “사실상의 직접 지시(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내 하도급 활용 범위를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대법원 판결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기업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다양한 형태의 사내 하도급 관련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국GM이다. 한국GM은 변속기 및 엔진 조립이나 자재 보급 등에 투입된 하도급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2019년 2월과 2020년 6월의 1, 2심은 근로자들이 승소했다. 대법원에서 하도급 근로자 직고용 결론이 나오면 한국GM은 추가 임금 지불 등을 위해 최소 5000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 약 1700명의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는 것도 7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GM으로선 타격이 크다. MES와 관련한 소송들도 재계에선 논란거리다. 디지털 시대에 전산시스템을 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MES는 생산 현장에서 작업 환경, 제어, 물류 추적, 상태 파악, 불량 관리 등의 정보를 공유해 생산 관리를 원활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직접 고용을 하든, 도급 계약을 통해 하청을 주든 생산 정보를 동시에 공유하는 건 꼭 필요하다는 게 기업들의 항변이다.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크레인 업무 등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 직고용 안내문을 발송한 포스코는 포장과 운전 업무 등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역시 MES를 통해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했느냐가 관건이다. 2019년 2월 1심 재판부는 ‘적법 도급’으로 회사 손을 들어줬지만 올해 2월 2심에서는 ‘불법 파견’으로 결론이 났다. 비슷한 시기 1, 2심이 진행된 현대차의 불출, 수출 선적 등의 업무에 대해서는 반대로 1심에선 근로자가, 2심에선 회사 측이 승소했다. 재판부에 따라 MES를 통한 정보 제공을 적법과 불법으로 엇갈린 판단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는 “MES 시스템은 현대 제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채택돼 있는 시스템으로, 생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 전달이 주목적”이라며 “법원이 이런 현실을 외면한다면 한국에서 제조업의 노무 도급 사용은 사실상 금지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르노코리아자동차도 친환경차 ‘돌풍’에 합류한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이달 1일부터 ‘XM3 E-TECH 하이브리드’에 대해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사전계약 시작 5일 만에 4000대가 넘는 계약 실적을 나타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24만5396대다. 이 중 전기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73.6% 늘어난 11만99841대였다. 전체 판매량의 9.6%다. 하이브리드 차도 같은 기간 16.6% 늘어난 20만3340대가 팔렸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XM3 E-TECH 하이브리드 국내 출시에 대비해 EV 서비스 네트워크부터 강화하고 있다. 현재 고전압 배터리 정비가 가능한 오렌지 레벨 정비소는 총 206곳으로 전체 정비소 414곳의 절반가량이다. 오렌지 레벨 정비소에서는 부품의 진단과 측정, 고전압 차단과 해제, 전기차 부품 수리 등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XM3 E-TECH 하이브리드를 정비할 수 있는 전문 기술 인력도 교육하고 있다. 오렌지 레벨의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근무하는 전기차 고전압 시스템 전문 기술 인력인 EV 스페셜리스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31일까지는 전시장 새 단장 기념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시장을 방문해 QR 코드를 스캔한 뒤 퀴즈를 풀어 응모한 고객 중 5500명에게 네이버페이 5000포인트를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추첨을 통해 3명에게는 50만 포인트를 추가 지급한다. 10월 중 르노코리아자동차를 계약하고 11월까지 출고하는 고객 중 30명을 추첨해 자사 순정 용품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당첨 고객 3명에게는 150만 원, 7명에게는 100만 원, 20명에게는 30만 원의 쿠폰을 증정할 예정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국 헤드헌팅 업체의 한국지사장인 A 씨에게 최근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평소 알고 지내던 대기업 임원 B 씨였다. 내년 초부터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지금부터라도 찾아봐 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A 씨는 “일부 대기업들은 재계약 대상이 아닌 임원들에게 간접적으로 언질을 주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 경영 상황이 나빠져 올해는 특히 많은 임원들이 회사를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대기업 인사 시즌이 막을 올렸다. 주요 그룹 중에는 한화가 12일 ㈜한화를 포함한 7개 계열사의 임원 승진인사를 내면서 일찌감치 첫 테이프를 끊었다. 24일에는 CJ가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도 11, 12월 인사를 앞두고 인선 작업에 한창이다. 누군가는 승진의 기쁨을 맛보지만, 다른 누군가는 회사에서 짐을 싸야 한다. 올해는 유독 인사 칼바람이 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반기 실적도 실적이거니와 내년 전망이 워낙 불투명해서다. 쏟아져 나올 퇴직자들 중 상당수는 재취업에 도전하게 된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이들이다. 1∼2년씩 기존 회사에서 자문역이나 고문으로 예우를 받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다시 능력을 펼치는 것만큼 좋은 선택지는 없다. 크고 작은 헤드헌팅 업체들에 B 씨처럼 다음 스텝에 대한 요청이 쏟아지는 이유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도 보통 2.5 대 1 정도였던 경영자문단 경쟁률이 올해는 훌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 퇴직 임원 출신들로 구성된 경영자문단은 중소기업들의 애로점에 대한 ‘원 포인트 레슨’ 역할을 한다. 보수는 따로 없다. 대기업 인사 시즌이 끝나는 연말이면 대기업 임원 출신 20∼30명씩을 모집해 약 200명 규모를 유지한다. 지원자들 중에는 재취업 때까지 ‘현장감’을 잃지 않으려 찾아온 이들이 있다. 협력센터의 박철한 소장은 “자문단으로 활동하다 해당 중소기업이나 소개를 받은 주변의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전했다. 재취업 시장에서도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시각은 청년 채용 시장보다 오히려 더 격차가 크다. 퇴직 임원들의 경우 일자리를 구하면서 보통 ‘직전 연봉의 70∼80% 선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고 마음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연봉에서 70∼80%가 깎이는 냉정한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A 씨는 “퇴직한 대기업 임원이 비슷한 수준의 다른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극소수”라며 “결국 훨씬 작은 기업에, 그마저도 파트타임으로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가 많다”고 했다. 대기업에서 치열하게 쌓아온 퇴직 임원들의 노하우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자산이다. 그 자산은 대부분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 퇴직 임원들이 재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의 시작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어떤 상황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찾아낼 수 있는 발상의 전환 역시 어려움을 이겨낼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김창덕 산업1부 차장 drake007@donga.com}
종합 안심솔루션 기업 에스원은 최근 재난재해 최소화나 중대사고 예방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9월 출시한 ‘블루스캔’이 주목받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블루스캔은 건물 주요 설비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센서를 부착해 원격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스마트 건물관리 솔루션’이다. 센서와 폐쇄회로(CC)TV를 연동해 태풍이나 폭우 등으로 인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원격관제 기능으로 최대한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 8월 집중호우 당시 블루스캔을 설치한 서울 강남의 빌딩들은 침수 사실을 빠르게 파악해 3분 만에 현장 조치를 할 수 있었다고 에스원 측은 설명했다. 블루스캔은 또 화재 신호를 감지하면 스프링클러 등의 작동 상태와 현장 상황까지 확인해 필요한 경우 소방서 신고 조치까지 진행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KT&G장학재단은 18일 미래 산업을 주도할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전날 KIST미래재단과 장학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상학 KT&G 지속경영본부장(부사장)과 김용직 KIST미래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KT&G장학재단은 총 1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장학생은 KIST 장학심사위원회의 종합평가를 통해 선발된다. KIST미래재단은 이 기부금을 활용해 대상자들에게 12월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KT&G장학재단은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기업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KT&G가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15년째 장학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KT&G장학재단 관계자는 “미래 과학기술을 책임질 젊은 세대가 훌륭히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