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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빚을 갚을 길이 없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은 일단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은 뒤 그 집에 세 들어 장기 거주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은행권 포용금융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새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세일 앤드 리스백’(주택 매각 후 재임차 지원제도)은 캠코에 주택을 팔아 빚을 청산하고, 남는 자금으로 해당 주택을 빌려 최대 11년간 장기 거주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연체 채무가 주택가격의 70%였다면 집을 캠코에 매각한 뒤 차액인 30%를 보증금으로 하고 월세를 내며 거주하게 된다. 임차 기간이 끝나면 해당 주택에 대한 ‘우선 재매입권’도 부여한다. 대상은 부부 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이면서 시세 6억 원 이하의 1주택자로,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경우다. 집을 지키면서 장기로 빚을 갚으려는 이들에게는 캠코가 주담대 연체채권을 매입해 이자를 감면하거나 최대 35년으로 만기를 연장하고 금리도 최저 3.5%까지 조정해준다. 이 밖에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연 3∼4%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 ‘햇살론 유스’도 23일 1년 만에 재출시된다. 만 34세 이하이면서 연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미취업 청년 또는 중소기업에 1년 이하 재직한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올해 3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감사로 재취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금감원의 징계 대상에 오른 은행에 취업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 국장 출신 C 씨가 3월 하나은행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 국장 J 씨도 우리은행 감사 취임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은행 주총까지는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이들은 사실상 내정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3년 재취업 금지 기간을 넘겨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 출신이 감사로 가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16일 1차로 두 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고, 22일에도 개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며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예고했고, 은행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 제재 결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의 ‘관피아’ 낙하산 관행은 세월호 참사 이후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비(非)금감원 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는 우리은행마저 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하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감사 자리를 전부 금감원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겸 최고운용책임자(CIO)가 도주 직전 100억 원대 회사 자금을 인출한 사실을 금융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출국 금지된 이 전 부사장이 국내에서 도피 행각을 이어가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적 중이다. 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해 1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이 전 부사장의 출입국 이력이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국내에서 카드 사용 등 ‘생체반응’을 숨긴 채 도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버닝썬 사건’의 윤규근 총경(49·수감 중)에게 공짜 주식을 제공한 전 녹원씨엔아이 대표 정모 씨도 같은 방식으로 검찰의 추적을 따돌리다가 붙잡혔다. 만약 밀항 등을 통해 해외로 도피했더라도 여러 국가를 거치면서 본인 여권을 사용했다면 충분히 소재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2017년 1조 원 규모의 라임운용을 지난해 7월 말 기준 5조7000억 원 규모로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라임운용이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출범한 2016년 합류했다.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 사모사채, 무역금융 등 현재 문제가 된 펀드 대부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라임운용에서 원종준 대표의 기여분이 1조 원이라면 이 전 부사장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4조7000억 원)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 전 부사장의 은닉 재산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 규모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라임 사태’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투자자에 대한 배상이고 이 전 부사장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라임운용이 투자자 배상에 쓸 수 있는 유동화 자금은 약 2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전 부사장이 보유한 금액을 더하면 배상액이 높아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의 실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검찰에 정식 수사 의뢰를 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이 그동안 진행해 온 라임운용의 ‘공격적 투자’가 불법으로 판명될 소지가 크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상장 폐지를 앞둔 한계기업에 투자 명목으로 전환사채를 사들여 자금을 빌려준 뒤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과 결탁해 주가 조작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김동혁 hack@donga.com·김형민·장윤정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에 9억 원이 넘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학생 자녀를 위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전세살이를 하는 A 씨. 그는 올해 말로 닥친 전세 만기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집주인이 분명히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할 것 같은데 20일부터 새로운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돼 은행에선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 그는 추가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자금을 수소문 중이다. A 씨는 “자녀가 학업을 마치면 일산으로 들어갈 텐데 예고도 없이 이런 규제가 시행된다니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20일부터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강화하고, 대출자에 대한 사후관리도 엄격하게 하는 강력한 규제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이 일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가 주택 보유자, 전세금 올라도 추가 대출 못 받아 새로운 규제의 핵심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들의 신규 전세대출을 막고, 전세대출을 받은 뒤 고가 주택을 사면 대출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번 규제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해 전세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미 다른 지역에 고가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자녀 교육 등의 목적으로 서울 강남 등지에 전세를 사는 경우다. 이 경우 만약 집주인이 나중에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해도 세입자는 규제에 따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결국 전세금 증액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마련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반전세나 월세로 돌려야 한다. 경우에 따라 보유 주택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최근의 가파른 전세금 상승세를 고려하면 2년 전 전세가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규제로 인해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 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전셋집 마련을 위해서는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설령 같은 단지 내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한다 해도 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 다만 당국도 이런 상황을 우려해 전셋집 이사로 증액 없이 대출을 재이용할 경우 4월 20일까지에 한해 SGI서울보증에서 한 차례 전세보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9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전세대출자도 안심할 수 없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거주하는 B 씨는 요즘 자기 집값이 오를까봐 조마조마하다. 곧 양천구 목동에 전셋집을 구해 이사 갈 계획인데 신도림에 보유한 아파트는 전세를 내주더라도 목동에 들어가려면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 문제는 전세대출을 신청할 때 지금 8억 원이던 신도림 아파트 가격이 나중에 9억 원보다 올라갈 경우다. 9억 원 초과 고가 주택 보유자는 아예 대출을 받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B 씨는 “집값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이사 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회수되는 전세대출 갚지 못하면 금융거래 불이익 전세를 끼고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전략도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을 받은 뒤 9억 원 초과 주택을 사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대출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를 위반해 대출금 회수 조치를 당했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자칫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은행들은 늦어도 3개월에 한 번씩 국토교통부의 보유 주택 수 확인 시스템을 통해 대출자의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규제를 어긴 것으로 적발되면 차주들은 약 2주 안에 대출금을 도로 갚아야 하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연체 정보가 등록된다. 이러면 연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출과 카드 발급이 사실상 막힌다. 만일 연체 정보가 등록된 상태에서 이후 석 달간 대출을 갚지 못하면 실제로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다. 또 규제 위반으로 대출 회수를 당한 차주는 이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없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동혁 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거주하는 A씨는 요즘 자기 집값이 오를까봐 조마조마하다. 올 3월 양천구 목동에 전셋집을 구해 이사갈 계획인데 신도림에 보유한 아파트는 전세를 내주더라도 목동에 들어가려면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 문제는 전세대출을 신청할 때 지금 8억 원이던 신도림 아파트 가격이 9억 원보다 올라갈 때다. 9억 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전세대출을 막아버리는 규제가 20일부터 시행되면 아예 대출을 받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집값이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불안합니다. 이사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나요?” 20일부터 고가주택 보유자의 신규 전세대출을 막고, 기존 전세대출을 이용해 고가주택을 사면 대출금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제가 시행된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고가주택 보유자, 전세금 오르면 신규 대출 막혀 이번 전세규제를 잠시나마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20일 이전에 이미 전세대출을 이용중인 고가주택 보유자 정도다. 이들은 해당 전세대출의 만기에 대출보증을 계속 연장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역시도 어디까지나 기존 전셋집에 머무르면서 증액 없이 그대로 대출보증을 연장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전셋집을 이사하거나 전세대출을 증액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들 역시 전세대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에 9억 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2018년 9월 전세대출 2억 원을 받아 강남에 7억 원짜리 전셋집에 거주하고 있을 때, 올 9월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면 전세대출을 추가로 받기는 어려워진다. 결국 스스로 전세금 상승분을 미리 마련해놓거나 울며겨자먹기로 반전세로 갈아타야 한다. 최근의 가파른 전세금 상승세를 고려하면 2년 전 전세가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결국 9억 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 중 전세대출로 전셋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추가 전세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반전세로 월세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전셋집 마련을 위해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설령 같은 단지 내 다른 전셋집으로 이사를 한다 해도 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 이번 규제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질 전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로 전세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12.16대책으로 인한 연쇄후폭풍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정부는 12·16 대책 이전에 집 구입을 마친 사람에 대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LTV 비율이 9억 원까지는 40%를, 9억 원 초과분은 20%를 적용해 집주인이 조달할 수 있는 대출액이 대폭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9751만 원으로 9억 원에 육박한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절반가량은 가격이 9억 원을 넘긴다는 뜻이다. 이들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새로운 전세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전세 끼고 고가주택 매수’ 불가능 전세를 끼고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전략도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을 받은 뒤 9억 초과 고가주택을 사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대출을 회수하는 강력한 규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과연 당국이 일일이 어떻게 주택구매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겠느냐며 주택 매수를 강행하기엔 불이익이 강력하다. 이제 은행들은 늦어도 3개월에 한 번씩 국토교통부의 보유 주택 수 확인 시스템을 통해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규제를 어긴 것으로 적발되면 차주들은 약 2주 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연체 정보가 등록된다. 이러면 연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출과 카드 발급이 사실상 막힌다. 만일 연체정보가 등록된 상태에서 이후 석 달간 대출을 갚지 못하면 실제로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서울 강서구에 10억 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A 씨는 올해 자녀 교육을 위해 본인의 집은 전세를 내주고 강남구 대치동에 전셋집을 구해 들어갈 계획이다. 부족한 자금은 전세대출로 충당하려던 참이다. 반대로 전세대출을 받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는 B 씨는 은퇴 후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려 현재 집을 알아보고 있다. 집값이 9억 원 이상이라 부담이 되지만 전세를 끼고 구입했다가 전세 만기 시점에 입주를 하려 한다. 당장 A 씨나 B 씨는 이사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0일부터 시가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전세대출을 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을 받아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행위도 전면 차단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12·16대책 중 전세대출 관련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예고했던 대로 20일부터 9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 보유자는 SGI서울보증에서도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10·1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공적 전세대출 보증(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을 막은 데 이어 사적 보증도 전면 차단한 것이다.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는 사실상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셈이다. 다만 20일 이후 대출 신청자부터 규제가 적용되며 20일 이전 전세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20일 이전에 이미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만기가 오더라도 대출보증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셋집을 옮기거나 대출액을 늘리면 ‘신규 보증’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전세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20일 기준 시가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차주가 전셋집 이사(전세계약 체결 포함) 때문에 증액 없이 대출 연장을 원할 때에 한해 4월 20일까지 SGI 보증을 1번 더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집주인의 사정 등으로 전셋집을 이전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대출보증 중단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근무지 이전과 자녀 양육, 부모 봉양, 요양 등의 이유로 시군을 벗어나 전셋집에 거주해야 할 경우엔 예외적으로 고가 주택 보유자라도 전세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전셋집과 보유 고가 주택 양쪽에 가구원이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아울러 전세대출을 받은 후 고가 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20일부터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시점에 ‘고가 주택을 취득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는 경우 대출이 회수됩니다’라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회수 조치에 들어간다. 전세대출을 즉각 상환할 것을 알리고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연체정보를 등록하고 연체이자를 매기는 등 불이익을 준다. 또 이런 차주에게는 3년간 주택 관련 대출 이용이 제한된다. 20일 이전에 이미 전세대출을 받은 이들이 대책 시행일 이후 고가 주택을 취득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당장 대출금 회수에 나서진 않지만 만기 시 대출 연장을 해주지 않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난해 12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전용 84m² 아파트를 12억5000만 원에 사려던 40대 A 씨는 12·16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대출 가능액이 5억 원에서 4억3000만 원으로 줄면서 7000만 원을 융통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각종 대출을 다 끌어모아 빠듯하게 자금을 맞춰 놓은 탓에 방법이 없었다. A 씨는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 대책 발표 이전에 계약하지 못한 게 한스럽다”고 하소연했다. 파급효과가 큰 부동산 정책이 예고 기간 없이 자주 나오고 정부 내 조율도 없이 불쑥 던져지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국민의 혼란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대책을 발표했다가 ‘땜질’을 거듭하고 안 그래도 복잡한 부동산 관련 세제는 현 정부 들어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달라져 세무사조차 헷갈릴 만큼 ‘난수표’가 됐다. 세금 신고를 잘못해서 가산세를 무는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대통령의 14일 신년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부동산 매매 허가제 관련 언급 또한 이런 난맥상에서 나왔다는 시각이 많다. 급기야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박선호 1차관은 주택거래 허가제에 대해 16일 “검토한 적 없다”고 라디오 방송에서 두 번이나 명확하게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이날 “(매매 허가제가) 사적인 간담회에서조차 검토된 적 없다”며 “강 수석을 만나서는 ‘어이 사고 쳤네’라고 얘기해 줬다”고 밝혔다. 위헌적 발상이라는 여론에 밀려 수습하는 모양새다. 12·16대책 발표 직후 정부는 준비 부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책 발표 당일에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라 하더라도 임차보증금(전세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은 허용한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인 지난해 12월 17일 이를 금지한다고 말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때도 부동산 정책을 놓고 정부 내 의견 충돌이 돌출됐다. 국토부에서 8월 구체적인 추진 방침을 밝힌 직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실제 적용에는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다”며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이는 이런 난맥상은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은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어떤 얘기를 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은 신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장윤정·김지현 기자▶A3면에 관련기사}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부가 12·16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뒤 대출, 세제 규제 등이 한층 더 복잡해지면서 관련 상담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그 덕분에 매출은 늘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이란 표현까지 쓰며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하지만 급하게 징벌적으로 규제를 도입하다 보니 정부 신뢰가 깎이며 집값 안정 효과도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12월 5억9827만 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2월 8억9751만 원으로 50%가량 뛰었다. 결국 ‘누더기’가 된 규정 탓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정책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 오락가락 ‘말 바꾸기’ 정책 2017년 ‘8·2대책’을 내놓으며 정부는 다주택자가 임대주택 등록 후 8년간 임대를 유지하면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임대소득세, 양도소득세 등을 면제하거나 대폭 줄여주겠다고 발표했다. 주거 안정을 목표로 임대 물량을 늘리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2018년 서울 집값이 다시 급등하자 9·13대책을 내놓으며 세제 혜택을 취소 또는 축소했다. “다주택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자 1년 만에 정반대 정책이 나온 것이다. 조율 없는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7월 돌연 “통으로 여의도를 개발하겠다”며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을 밝히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박 시장은 거듭 “서울시의 권한”이라며 맞섰지만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한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자꾸 부동산 얘기를 한다는 데 있다”고 했다. ○ 땜질로 누더기 된 정책 금융당국은 12·16대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장과 관련해 발표 당일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분양공고)를 낸 곳에 한해서만 종전 규정대로 이주비와 추가분담금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반발이 거세지자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발표 당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장에도 종전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전세대출 세부 규정이 나오기까지는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정부는 12·16대책을 통해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을 전면 차단하겠다고만 했고, 대출 수요자들은 정확한 시행 시기, 세부 규정을 알지 못해 마냥 가슴을 졸여야 했다. 대출, 세제, 청약 등 부동산 관련 규정이 수차례 수정되며 1주택자라도 9억 원이 넘는 집을 매매하려면 난수표보다 더 어려운 규정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택 양도세는 2017년 8·2부동산대책부터 지난해 12·16대책을 거치면서 비과세와 감면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양도세 비과세 대상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세무사 중에는 몇십만 원 벌려다 몇천만 원 물어줄 수 있다며 수임을 포기하고 있어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자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추가 대책이 이어지면서 다른 세법들도 누더기가 됐다. 종합부동산세만 하더라도 이번 정부 들어 2018년 7월 세법개정안과 그해 9·13대책, 지난해 12·16대책 등 세 차례나 손을 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약제도는 10차례 이상 변경됐다.○ “정부 스스로 신뢰 깎아먹어” 일각에선 부동산 정책의 혼란이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정책 방향을 선회하면서 생긴 후폭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서울 강남을 타깃으로 한 대책에 부정적이었던 청와대가 집값이 계속 오르자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초강경 기조로 돌아서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니면 말고 식의 ‘공수표’만 날리며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을 정책이 아니라 정치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 / 세종=주애진 / 장윤정 기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와 관련해 자율조정 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자율조정 배상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에 가입해 손실이 확정된 고객과 영국 금리 연계 DLF에 가입한 뒤 중도 해지해 손실이 확정된 고객 등 600여 명이 대상이다. 하나은행도 이날 DLF 배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자율조정 배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율조정 배상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DLF 피해자에게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16일 DLF 사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두 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김동혁 hack@donga.com·장윤정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6)는 ‘전세 탈출, 아파트 장만’이라는 인생 목표를 미루고 최근 새 차를 구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포구 일대 아파트를 직접 돌아보고,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눈여겨보던 아파트(전용면적 84m²) 가격은 지난해 초 11억 원대에서 연말 14억 원으로 무섭게 오른 데다 12·16부동산대책으로 대출한도까지 1억 원 정도 줄어 이젠 마음을 비우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이 발표된 이후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우회로를 찾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KB국민,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2·16대책 시행 후 3주(12월 17일∼1월 6일)간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0조6003억 원으로, 대책 시행 전 3주(11월 26일∼12월 16일)에 비해 1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잔액 역시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437조9523억 원에서 이달 6일 437조4616억 원으로 3주새 0.11% 줄었다. 매달 2조∼3조 원씩 불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바뀐 것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12월 17일 이전에 이미 매매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치른 경우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경과 조치 때문에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주담대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대책이 강력했다는 얘기다. 대출 통로가 막힌 실수요자들이 우회로를 찾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직장 사내대출 등의 틈새를 찾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대출에 나서는 것이다. 12·16대책 발표 후 분양가 9억 원대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청약을 넣었다 당첨된 A 씨는 사내대출로 5000만 원을 조달하고, 부모님에게 차용증을 쓰고 1억 원을 빌려 가까스로 계약금을 납입했다. 나머지는 대출상담사와 의논해가며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보증금,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최대한 끌어모아 조달할 계획이다. 일부 자산가들은 법인까지 설립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됨은 물론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부담이 커지자 법인을 동원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영업 중인 한 법무사는 “법인 설립 문의가 하루 3, 4건씩 들어온다”며 “누구나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보니 부동산 투자 목적의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지점장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법인도 개인과 동일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받아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매해 종합부동산세라도 줄이려는 자산가들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의 틈새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일부 지방은행이 무보증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자 당국은 14일 즉각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규제를 회피·우회하는 전세대출 행위를 제한해 나갈 것”이라며 “무보증 전세대출 취급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시 세부 취급 내용까지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금융회사에 공적 보증 공급을 제한하는 등 추가 조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김동혁 기자}

새해 벽두부터 금융지주 수장들의 향후 행보를 결정지을 굵직한 변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하나금융 함영주 부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 재판의 1심 선고도 이달 이뤄진다. 지난해 12월 30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회장에 대한 제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일찍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 체계를 끝내고 우리은행장을 새로 뽑되,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 등을 인정해 손 회장에게 3년 임기의 회장직을 다시 맡기기로 한 것.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연임이 확정된다. 문제는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DLF 제재심이라는 암초를 마주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이달 16일과 30일 두 차례 제재심을 통해 손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금감원은 현재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염두에 두고 있다. 만약 문책경고를 받게 된다면 남은 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이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3월 주주총회 전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가 확정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법원에 제재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금감원과 각을 세우는 것은 우리금융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중징계를 받고 자리를 지킨 전례가 없다”며 “손 회장도 제재심 결과를 걱정하기보다는 일단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데 ‘다걸기(올인)’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우리금융은 제재심에서 적극적인 소명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행보도 제재심 결과에 달려 있다. 금감원은 함 부회장에게도 문책경고 가능성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징계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12월 부회장 임기를 마친 뒤 차기 회장에 도전하기 어려워진다.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신한은행장 시절 신입사원 부정 채용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22일 법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신한금융 내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향후 5년간 임원진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 측은 1심의 판단이 확정 판결은 아닌 만큼 회장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 회장은 연임이 결정된 후 “자숙하는 자세로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수장들의 거취에 걸려 있는 이슈는 아니지만 금융지주들은 ‘라임 사태’의 향방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조 원대의 손실이 우려되는 데다 불완전판매 등을 놓고 은행 책임론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투자자들이 라임자산운용과 판매사인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이달 금감원과 회계법인이 라임 펀드 실사 결과를 발표하면 분쟁 조정 신청과 소송전에 참여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1. “지출이 이미 평균치를 초과했어요. 오늘 점심 장소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을 추천합니다.” 재테크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직장인 A 씨. 하지만 요즘은 맞춤형 자산관리로 돈을 모으는 재미에 빠졌다. 계좌 입출금 명세, 카드 사용 실적, 보험 가입 현황 등 금융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 덕분이다. 지출 관리는 물론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해주고, 여윳돈이 생기면 그에 맞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는 등 나만을 위한 맞춤관리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2. 결혼 후 집에서 살림만 해온 주부 B 씨. 대출 경험도 없고, 배우자 명의의 신용카드를 써온 터라 ‘금융 이력 부족자’로 분류돼 은행 대출 자체가 힘들었다. 하지만 B 씨의 통신요금 납부 이력, 온라인쇼핑 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9일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A 씨와 B 씨의 가상 사례에서 보듯 소비자들의 금융생활이 보다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3법은 데이터를 ‘가명 처리’하면 본인 동의 없이도 통계 작성, 연구, 공익 목적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핀테크 기업 등이 빅데이터라는 원유(原油)를 활용해 개별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마이데이터’ 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의 동의하에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각 금융기관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모아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가입자가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를 추려 보여주는 넷플릭스처럼 최적의 금융상품 추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부 학생 등 금융 이력 부족자나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요금이나 수도·전기요금 납부 이력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 신용조회업자(CB)가 생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금융 이력 부족자 1100만 명, 자영업자 660만 명의 신용도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결제정보 데이터를 이용한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분석 등 컨설팅 사업 진출을 눈여겨보는 카드사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내려고 할 때 카드사는 개인고객 결제 빅데이터를 이용해 창업자에게 최적의 입지를 제안할 수 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 3법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의 역차별 논란을 초래하고 있는 개인정보동의제도 등을 추가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기업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 시 ‘필수’와 ‘선택’ 항목 등을 구분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과 비교해 빅데이터 분야가 많이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3법은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역차별 해소를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동의제도 개선 등 추가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자현·신무경 기자}

#1. “지출이 이미 평균치를 초과했어요. 오늘 점심 장소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을 추천합니다.” 재테크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직장인 A 씨. 하지만 요즘은 맞춤형 자산관리로 돈을 모으는 재미에 빠졌다. 계좌 입출금 내역, 카드 사용실적, 보험 가입현황 등 금융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 덕분이다. 지출 관리는 물론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해주고, 여윳돈이 생기면 그에 맞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등 나만을 위한 맞춤관리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2. 결혼 후 집에서 살림만 해온 주부 B씨. 대출 경험도 없고, 배우자 명의의 신용카드를 써온 터라 ‘금융이력 부족자’로 분류돼 은행 대출 자체가 힘들었다. 하지만 B 씨의 통신요금 납부 이력, 온라인쇼핑 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9일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A 씨와 B 씨의 가상사례에서 보듯 소비자들의 금융생활이 보다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3법은 데이터를 ‘가명 처리’하면 본인 동의 없이도 통계 작성, 연구, 공익 목적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핀테크 기업 등이 빅데이터라는 원유(原油)를 활용해 개별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마이데이터’ 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의 동의 하에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각 금융기관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모아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가입자가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를 추려 보여주는 넷플릭스처럼 최적의 금융상품 추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부 학생 등 금융이력 부족자나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출문턱도 낮아질 전망이다. 통신요금이나 수도·전기요금 납부이력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 신용조회업자(CB)가 생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금융이력 부족자 1100만 명, 자영업자 660만 명의 신용도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결제정보 데이터를 이용한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분석 등 컨설팅 사업 진출을 눈여겨보는 카드사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내려고 할 때 카드사는 개인고객 결제 빅데이터를 이용해 창업자에게 최적의 입지를 제안할 수 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 3법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의 역차별 논란을 초래하고 있는 개인정보동의제도 등을 추가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기업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 시 ‘필수’와 ‘선택’ 항목 등을 구분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과 비교해 빅데이터 분야가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3법은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역차별 해소를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동의제도 개선 등 추가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앞으로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은 최소 여성 이사 1명은 이사회에 둬야 한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즉, 이사 중 최소 한 명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법안은 2018년 10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지만 그 후 상임위를 거치며 대폭 손질됐다. 본래 개정안 초안은 ‘특정 성(性)의 이사가 이사회 정원의 3분의 2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였다. 그러나 이사회 3분의 1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여성 이사가 최소 1명은 포함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당초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 성격의 조문은 막판에 ‘아니하여야 한다’는 의무 조항으로 바뀌었다. 다만 법 조항을 위반했을 경우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3.6% 수준에 불과하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과 기업은행 노조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행장은 10일에도 기업은행 본점이 아닌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서 업무를 봤다. 2일 임명된 뒤 8일째(출근일 기준 6일째) 노조로부터 출근 저지를 당한 것이다. 지금까지 낙하산 논란으로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다른 국책 은행장들보다 더 긴 기간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행장이 은행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난 윤 행장은 “얼음이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지, 깨고 갈 수는 없다”며 노조와의 갈등을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명이 된 이상 직원들과 함께 가겠다. 나는 (청와대 인사가 아닌) 행장”이라고 덧붙였다. 윤 행장과 노조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정기인사가 지연되는 등 기업은행의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기업은행은 수석부행장 등 부행장 5명의 임기 만료가 임박해 있고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이미 끝났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행장의 출근이 지연됨에 따라 내부 임직원 인사가 지체될 뿐 아니라 기업 대출 실적이 떨어지는 등 업무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017년 여당과 금융노조가 체결한 ‘낙하산 인사 근절’ 등에 관한 정책협약이 이행돼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청와대의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동혁 hack@donga.com·장윤정 기자}

#1. “지출이 이미 평균치를 초과했으니 오늘 점심 장소로는 20% 할인혜택이 가능한 ○○을 추천합니다.” 그동안 재테크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직장인 A씨. 하지만 요즘은 맞춤형 자산관리로 돈을 모으는 재미에 빠졌다. 계좌 입출금 내역, 카드 사용실적, 보험 가입현황 등 전 금융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 덕분이다. 지출 관리는 기본이고,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해주거나 계좌에 여윳돈이 생기면 그에 맞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등 나만을 위한 맞춤관리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2. 결혼 이후 집에서 살림만 해온 주부 B씨. 대출 경험도 없고, 남편 카드를 써온 터라 ‘금융이력 부족자’로 분류돼 은행 대출 자체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B 씨의 통신요금 납부 이력, 온라인쇼핑 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이 9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빅데이터 활용에 물꼬가 트였다. A 씨와 B 씨 사례는 데이터 3법 덕분에 가능해질 금융서비스를 가상으로 소개한 것이다. 데이터 3법은 데이터를 ‘가명(假名) 처리’하면 본인 동의 없이도 통계 작성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빅데이터 이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담았다.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빅데이터라는 원유(原油)를 활용해 각양각색의 서비스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마이데이터 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의 동의 하에 금융회사 등 각 기관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모아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개인별로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추려서 보여주는 ‘넷플릭스’처럼 최적의 금융상품 추천이 이뤄지는 것이다. 금융이력 부족자나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출문턱도 낮아질 전망이다. 통신요금이나 수도요금 납부이력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 신용조회업자(CB)가 생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금융이력 부족자 1100만 명, 자영업자 660만 명의 신용도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사들도 고객들의 결제정보 데이터를 이용해 새 먹거리 발굴이 가능하다. 벌써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분석 등 컨설팅 사업 진출을 눈여겨보는 카드사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내려고 할 때 카드사가 개인고객 결제 빅데이터를 이용해 최적의 입지를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남아있는 과제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데이터 3법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의 역차별 논란을 초래하고 있는 개인정보동의제도 등을 추가로 바꿔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기업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 시 ‘필수’와 ‘선택 항목’ 등을 구분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글로벌 IT 기업들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과 비교해 빅데이터 분야가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3법은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역차별 해소를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동의제도 개선 등 추가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고령층이 결제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이 6일 내놓은 ‘최근 현금 없는 사회 진전 국가들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한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취약계층의 현금 접근성이 떨어지고 소비생활에 불편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은행 자동입출금기(ATM)가 빠르게 줄어들어 현금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벽지에 사는 이들은 ATM을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형편이다. 2018년 스웨덴의 ATM 수는 2014년 대비 21.2%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웨덴에서는 상인들이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일도 늘고 있다. 한은은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 지급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 등도 폐해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5%가 ‘현금 없는 사회’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23%는 현금 사용 감소 추세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한은은 “우리나라도 국민의 현금 접근성, 현금 사용 선택권을 유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본 기업 4곳에 대한 은행의 배상 여부가 이달 말에 판가름 난다. 배상 권고를 받은 은행들이 분쟁조정안 검토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금감원이 이를 받아들일 방침이다. 은행들이 배상 권고안을 수용할 경우 다른 기업들도 추가로 분쟁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파장이 커질 수 있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로부터 키코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손해 배상 권고를 받은 6개 은행 모두 구두 또는 서면으로 검토 기한을 20일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은행들에 분조위 권고안을 통보하며 8일까지 권고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라고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연초 바쁜 일정을 고려해 내부 검토를 할 시간을 더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조위 권고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전에 키코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4개 수출기업에 판매 은행들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키코 판매 과정에서 환율 상승 예측치를 뺀 자료를 제공하는 등 불완전판매 정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150억 원, 우리은행 42억 원, KDB산업은행 28억 원 등 총 255억 원이다. 배상을 위한 마지막 수단인 이번 조정안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은행은 물론 기업도 수용해야 한다. 현재까지 수용 의사를 밝힌 기업은 한 곳뿐이다. 권고안을 받아든 은행들은 일단 기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결론을 내리기까지 적잖은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6일에야 사외이사들과의 간담회가 이루어졌고 신한은행은 내부 법률 검토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인 씨티은행도 본사와의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은행들은 권고안을 수용했을 경우 적잖은 후폭풍이 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권고를 받아들이면 4개 기업 외에도 150여 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추가로 분쟁조정에 나설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분조위 배상비율을 적용하면 은행권의 배상 총액은 2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키코에 대한 손해배상 시효가 지나 은행들에 대한 강제이행은 불가능한 만큼 수용을 결정할 유인이 적고, 배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어 은행들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 6곳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단번에 배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한 곳이 수용 의사를 밝히면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먼저 움직이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생결합펀드(DLF) 판매로 금감원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권고안을 수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기한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권고안 수용을 기대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간담회에서 “키코 배상에 대해 은행들이 대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고객과의 신뢰 형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의 수용을 간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김형민 기자}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첫 출근이 노조 반발로 무산됐다. 2일 임명된 윤 행장은 3일 오전 8시 반경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 도착했지만 기업은행 노조에 막혀 건물에 들어가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낙하산 인사’를 적폐 중에 적폐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도 “정권과 대통령에 부담을 주지 말고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윤 행장은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는 등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윤 행장은 노조가 물러서지 않자 결국 10여 분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윤 행장 임명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들은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첫 출근이 노조 반발로 무산됐다. 2일 임명된 윤 행장은 3일 오전 8시 반경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 도착했지만 기업은행 노조에 막혀 건물에 들어가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낙하산 인사’를 적폐 중에 적폐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도 “정권과 대통령에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윤 행장은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는 등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윤 행장은 노조원들에게 “(저를)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지적하셨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제가 와서 기업은행을 튼튼하게 만들고, 열심히 해서 더욱 키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노조가 물러서지 않자 결국 10여 분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출근은 무산됐으나 윤 행장은 3일 오후 ‘2020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노조와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노조는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행장 임명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들은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