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은지

위은지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전략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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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히어로콘텐츠와 같은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지면에 비해 제약이 적은 디지털 공간에서 어떻게 독자들에게 기사를 더 효과적이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wiz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검찰-법원판결44%
사회일반23%
정치일반10%
사건·범죄7%
사법7%
우주/천체3%
정당3%
기타3%
  • 폐렴 사망 17세, ‘코로나 음성’ 최종판정 나왔지만…

    폐렴 증세를 보이다 18일 숨진 17세 고등학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 그러나 기저질환이 없었던 건강한 청소년이 갑자기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질본, “병원 검사 오류 가능성” 19일 질병관리본부(질본)는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숨진 A 군의 검체를 재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A 군의 진단 결과와 의무기록을 검토한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도 A 군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 군은 숨지기 전까지 병원에서 1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호흡기 검체로 검사한 12번은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소변과 가래로 실시한 마지막 검사에서는 일부 유전자 항목이 양성 반응을 보여 ‘미결정’이 나왔다. 질본은 A 군이 숨진 뒤 그의 검체를 인계받아 재분석을 실시했다. 서울대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도 실시간 유전자검사(RT-PCR)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3곳 모두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13번째 검사에서만 일부 양성 반응이 나온 이유에 대해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 검사실이 바이러스에 오염됐거나, 검사 과정에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천권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분석관리단장은 “환자의 검체가 들어있지 않은 대조군에서도 양성 반응이 확인돼 두 가지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키트 자체의 오류 가능성도 낮게 봤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재검사도 13번째 진단검사에 사용된 같은 종류의 키트를 썼는데도 모두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질본은 이날 오전부터 영남대병원의 진단검사를 잠정 중단하고, 전문가들을 파견해 원인을 조사 중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남대병원에서 최근 시행한 다른 검사에서도 잘못이 발생했는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남대병원은 “검사 오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호 원장은 이날 병원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검사실 오염이나 기술의 오류가 있었으면 다른 검사에도 문제가 있었을 텐데 그렇지는 않았다”며 “정도관리와 재점검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중증환자 의료 공백 우려 커져 기저질환이 없던 A 군이 갑자기 사망에 이른 원인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영남대병원은 처음에 사망진단서 직접 사인에 ‘코로나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이라고 기재했으나 이후 일반폐렴 소견으로 바꿨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면역계에 과민 반응이 일어나는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다발성 장기부전이 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부검을 하기 전에는 정확한 사인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음성 판정과 별개로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만 집중하느라 오히려 중환자 치료를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A 군의 부모는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병원 측이 12일 저녁 발열 증세로 경산 중앙병원을 찾은 아들에게 해열제와 항생제만 처방해줬다”고 말했다. A 군 어머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면서 “코로나19 음성이 나오거나 확진이 나와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대구 주요 대형병원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여유분도 현재 1기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크모는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몸 안으로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동아일보가 대구 대형병원 8곳을 조사한 결과 모두 에크모 17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16기가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자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에크모는 경북대병원의 1기뿐이다. 에크모는 1대당 8000만 원 이상 고가이기 때문에 추가 구입도 쉽지 않다. A 군도 13일 영남대병원에 입원할 당시 에크모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남은 기기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영남대병원이 보유한 에크모 4기가 모두 사용 중이어서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에크모를 빌려와야 했다. 대구 지역에선 중증이 될 우려가 높은 고령의 확진 환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정된 자원을 적절히 배분해 중증 환자가 치료 기회를 놓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위은지 wizi@donga.com·강동웅 / 대구=명민준 기자}

    •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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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더 늦춰 4월 개학… 정부, 대입일정 변경 검토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초중고교 및 유치원의 개학을 2주 더 연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3번째 연기다. 23일로 예정된 개학은 4월 6일로 미뤄지고, 법정 수업일수도 줄어든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학 입시 일정 변경도 검토 중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교가 지역사회의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전국 학교의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두 차례에 걸쳐 3주간 개학을 연기했다. 이번 연기로 휴업 기간은 5주로 늘어난다. 유 장관은 “개학 시기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4월 6일보다) 더 연기하고 그렇지 않으면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각급 학교에 법정 수업일수(연간 초중고교 190일, 유치원 180일)를 열흘씩 줄이도록 권고했다. 수시모집 기간을 비롯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짜 등 대입 일정도 함께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일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학교 개학은 연기됐지만 학원들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교육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9일 0시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 등 아시아 일부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실시하고 있다. 17일 국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832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84명 늘어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이 중 대구와 경기 신규 확진자가 각각 32명과 31명이었다.김수연 sykim@donga.com·위은지 기자}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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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도 출근→아프면 쉰다… 장기전 대비 ‘새로운 일상’ 준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속 가능한 ‘생활 방역’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수준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 달 넘게 지속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일상으로 복귀해도 추가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생활 속 방역 매뉴얼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유행성 감염병으로 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질본이 인플루엔자 감시 체계에 코로나19를 추가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이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진입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국내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일 현재 세계 161개국에 바이러스가 퍼졌고, 이 중 83개국에서 지역사회 감염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본 본부장)는 “이번 유행이 최소 여름, 길게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무게 중심을 ‘자발적 격리’에서 ‘생활 방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7일 “9·11테러 이후 안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듯 코로나19 이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바뀔 것”이라며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이 공감하고 쉽게 따를 수 있는 ‘방역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 예컨대 전문가들은 직장에서 회의나 모임의 규모를 줄이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다. 모든 직원이 같은 공간에 모이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손잡이나 키보드처럼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을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나 휴지를 위생적으로 버릴 수 있도록 뚜껑이 닫힌 쓰레기통을 쓰라고 권고할 만큼 세심한 매뉴얼을 두고 있다. ‘아프면 쉰다’는 직장 문화도 확산돼야 한다. 병원 진단서 없이도 병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자칫 병원에 과부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증상자가 유입되지 않도록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열 등 건강 상태를 당분간 매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학교는 바이러스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때도 학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학생들의 밀집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 학년이나 학급별로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점심도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 먹도록 해 접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체육이나 합창, 과학실험 등 밀접 접촉이 예상되는 수업은 가급적 연기하는 게 좋다. 집단 감염이 집중되고 있는 종교 행사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매뉴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보건당국이 강제로 금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7일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강제 금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득이하게 예배를 본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다음 달 총선에서도 생활 방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전에 우편투표를 하거나 덜 붐비는 시간대에 투표소로 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투표소에서도 투표함 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넓히는 게 좋다.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 기자}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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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장기전 대비…‘아프면 쉰다’ 일상 속 생활 방역 매뉴얼 마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학 연기, 재택 근무, 집단 모임 자제 등 국민의 협조로 코로나19의 큰 불길은 잡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냥 지속할 순 없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 학교가 문을 열고 일상 복귀가 시작되면 잠잠해진 확산세가 반등할 우려도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9·11 테러 이후 안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듯이, 코로나19 이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바뀔 것”이라며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공감하고 쉽게 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효성을 갖는 기간을 앞으로 2, 3주로 보고 이달 안에 구체적인 생활 방역 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 곳에 모여 공동 작업을 선호하는 근무 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면 보고나 회의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 모든 직원이 같은 공간에 모이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도 접촉을 줄이는 방법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증상자가 유입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열 등 건강산태를 매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면 쉰다’는 문화도 확산돼야 한다. 특히 병가를 쓸 때 진단서를 의료기관에서 받아오도록 하는 것은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병원의 과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손잡이나 키보드처럼 사람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은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것도 습관화돼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나 휴지 등을 위생적으로 버릴 수 있도록 닫힌 형태의 쓰레기통을 두는 것을 제안할 정도로 세심한 매뉴얼을 제시한다. 학교는 새로운 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때도 학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학생들의 밀집도를 낮추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점심도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 먹도록 해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체육이나 음악 수업 등 학생들이 가까이 접촉하는 수업은 연기하는 것이 권고된다. 종교행사를 강제로 금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강제 금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예배 등 집단 행사를 재개한다면 마스크 착용, 2m 이상 거리두기 등을 준수해야 한다. 다음달 총선에서도 생활 방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우편 투표(사전 투표)를 하거나 아침 등 덜 붐비는 시간을 이용해 접촉을 최소화 할 것을 권고한다. 투표소에서도 각 투표함의 거리를 최대한 넓히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력한 이동제한, 영업장 폐쇄 등 강제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국민의 자율적인 생활 방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달 초 환자가 급증했던 대구가 강력한 봉쇄 조치 없이도 시민 의식으로 확산세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4월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구체적인 생활 방역 지침을 정부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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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초유의 ‘4월 개학’…“19일부터 모든 입국자 특별입국절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초중고교 및 유치원의 개학을 2주일 더 연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3번째 연기다. 23일로 예정된 개학은 4월 6일로 미뤄졌다. 법정 수업일수가 줄어들면서 대학입시 일정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교가 지역사회의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전국 학교의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두 차례에 걸쳐 3주간 개학을 연기했다. 유 장관은 “개학 시기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4월 6일보다) 더 연기하고 그렇지 않으면 앞당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법정 수업일수(연간 초중고 190일, 유치원 180일)에서 10일을 감축하도록 각급 학교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대입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19일 0시부터 국내에 도착한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 등 아시아 일부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모든 입국자는 건강상태질문서와 함께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입국장에서 발열 검사를 받고 증상이 있을 경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 입국자 명단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돼 입국 후 14일간 증상 발현 여부를 지자체가 확인한다. 한편 17일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832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84명 늘어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구와 경기지역 신규 확진자가 각각 32명과 31명이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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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8주간 50인 이상 행사 금지’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구체적 대책 마련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일상 속 방역에 대한 분위기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교회들이 다시 현장 예배를 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피해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도 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부는 16일 두 차례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소한 3월 말까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초중고교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와 관련 없는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의 최대 목표는 고위험군의 집단 발병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것”이라며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기 위한 세심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장기전에 대비한 ‘생활 방역’을 강조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격리를 수개월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장 학교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아파도 나온다’는 문화를 ‘아프면 쉰다’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감염원이 될지 모르니 사람이 모이는 것을 피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이를 지지해 줘야 한다는 것. 정 본부장은 “장기전에 대비해 이제 생활 속의 방역수칙 준수가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의 방법과 기준에 대해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현지 시간) “향후 8주 동안 50인 이상의 집단 행사 금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잠복기 약 2주의 코로나19가 3, 4차 감염까지 발생하는 기간을 고려해 8주라는 거리 두기 기간을 제시한 것 같다”며 “정부의 메시지가 구체적이고 단호할수록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 자발적 격리를 더 이끌어 내려면 보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직장에 가지 않더라도 급여가 줄어들지 않도록 유급휴가 지원을 강화하고, 특별재난기금 등을 활용해서 생계가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도와야 이들의 자발적 격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종교 행사 등 닫힌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집단 행사에 대해 보다 강도 높은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를 거두려면 집단 행사 금지 등 정부 지침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 기자}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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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번 빨아도 거뜬… ‘한달 마스크’ 나온다

    일반 면마스크에 끼워 반복적으로 빨아 쓸 수 있는 고성능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마스크 필터를 하루에 1500장 제조할 수 있는 설비도 이미 갖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마스크 대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 제품의 사용 승인을 최대한 서두를 계획이다. KAIST는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20회까지 세탁해도 필터의 효율이 94% 유지되는 새로운 나노섬유 필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나노섬유를 열십(十)자 형태로 엮어 통기성이 좋으면서도 여과 효율이 높은 필터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면마스크에 끼우면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침방울이나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N95(미국국립산업안전보건원이 인증한 산업용 특수 마스크) 수준의 고성능 마스크를 만들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설립한 교원창업기업에서 하루 1500장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했다”며 “식약처 승인을 거쳐 제품화한 후 곧 양산 설비를 증설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현재 마스크와 관련해 긴급사용 승인제도를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긴급사용 승인제도는 의료기기법에 따라 감염병 대유행 시 평소에는 제조 허가나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위기상황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한시적으로 승인해주는 제도다. 현재는 진단시약 5건과 체온계 1건이 승인됐다. 다만 식약처는 마스크 관련 품목은 최대한 빠르게 심사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품목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필터에 사용된 신소재가 인체에 유해한지 아닌지 안전성을 검증하는 게 우선”이라며 “해당 소재가 안전하다고 입증이 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심사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빨아 쓰는 마스크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적은 없다.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위은지 기자}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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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입국자에 발열검사 등 특별입국절차 추진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모든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 실시를 준비 중이다.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도 추가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제 특정한 나라를 구분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게 의미가 없다”며 “이른 시일 내 전 입국자에 대해 절차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특별입국절차는 중국 이탈리아 등 9개국에 적용 중이다. 해당 입국자를 대상으로 의심증상 사전 신고, 일대일 발열 검사,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등이 실시된다. 두 차례 연기 끝에 23일로 예정된 전국 학교의 개학은 3번째 연기가 유력한 상황이다. 시도교육청은 대부분 추가 연기에 찬성하고 있다. 교육부도 대구지역 상황과 연계해 결정할 방침이라 연기 가능성이 높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5일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이달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참여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어린이 감염 및 전파 기회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사회 2차 유행 우려가 있다”며 “개학을 연기하는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의 기본 요소”라고 밝혔다. 3번째 연기가 결정되면 개학은 1주일 늦은 30일, 또는 2주 후인 4월 6일 중에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측은 “16일 또는 17일 구체적인 일정과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대구와 경북 경산시, 봉화군, 청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처음이다. 피해 복구비 중 50%를 국비로 지원하는 정책 등이 시행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8162명(1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에 비해 76명이 증가했다. 일일 확진자가 100명 이하를 기록한 건 지난달 21일(74명) 이후 23일 만이다.위은지 wizi@donga.com·박재명·박효목 기자}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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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확진자 줄었지만 집단감염 여전… 확산 멈출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는 13일 110명, 14일 107명, 15일 76명으로 증가폭이 계속 줄고 있다. 15일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23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시한 게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시행 4주 차까지 바이러스 전염을 늦추는 효과를 높인다. 이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예상보다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환자의 88%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지역의 신규 환자가 감소한 영향도 크다. 이날 대구경북의 신규 확진자는 46명.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조기에 집중된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콜센터와 PC방, 교회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해외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숫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은 “신천지 관련 환자가 줄면서 전체 신규 확진자는 줄었지만 수도권에서는 집단감염 사례가 오히려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비교해도 신규 확진자가 많기 때문에 좋은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해외 상황도 변수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유럽에서 전파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짧게는 올 상반기, 길게는 연말까지 산발적인 환자 발생에 계속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지 않을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 위원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부만 동참하면 실효성이 없다”며 “모두가 힘을 합쳐 유행 초기처럼 신규 확진자 수를 한 자릿수대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날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의 현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당국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파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지역사회에서 더 이상의 큰 전파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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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 전 세계로 확대”…4월 개학 가능성도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모든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 실시를 준비 중이다.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도 추가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제 특정한 나라를 구분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게 의미가 없다”며 “이른 시일 내 전 입국자에 대해 절차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특별입국절차는 중국 이탈리아 등 9개국에 적용 중이다. 해당 입국자를 대상으로 의심증상 사전 신고, 일대일 발열 검사,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등이 실시된다. 두 차례 연기 끝에 23일로 예정된 전국 학교의 개학은 3번째 연기가 유력한 상황이다. 시도교육청은 대부분 추가 연기에 찬성하고 있다. 교육부도 대구지역 상황과 연계해 결정할 방침이라 연기 가능성이 높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5일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이달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참여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어린이 감염 및 전파 기회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사회 2차 유행 우려가 있다”며 “개학을 연기하는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의 기본 요소”라고 밝혔다. 3번째 연기가 결정되면 개학은 1주일 늦은 30일, 또는 2주 후인 4월 6일 중에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측은 “16일 아니면 17일 중 구체적인 일정과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대구와 경북 경산시, 봉화군, 청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처음이다. 피해 복구비 중 50%를 국비로 지원하는 정책 등이 시행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총 8162명(15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에 비해 76명이 증가했다. 일일 확진자가 100명 이하를 기록한 건 지난달 21일(74명) 이후 23일 만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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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만에 확진자 두 자릿수 증가…정부,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선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일 76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가 100명 이하를 기록한 건 지난달 21일(74명) 이후 23일 만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총 확진자는 8162명(0시 기준)으로 늘었다. 하루 전 8086명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두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신규 완치자는 120명으로 13부터 사흘 연속 확진자를 넘어섰다. 대구경북에서는 45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를 비롯해 교회, 의료기관 등 소규모 집단 감염 여파로 22명(서울 9명, 경기 11명, 인천 2명)이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피해를 입은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결정에는 정부가 대구경북의 위기를 국가적 차원에서 조속히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국비 50% 지원 등을 비롯해 고교 학자금 면제, 농·임·어업인 자금 융자 및 상환기한 연기, 세입자 보조 등의 지원을 받는다. 위은지 기자wizi@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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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애∼” 닥터헬기서 울려퍼진 첫 아기 소리

    “벌써 아기 머리가 보여요!” 12일 오후 5시경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상공을 지나던 응급의료구조헬기(닥터헬기) 안에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헬기 안에선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김형주 과장이 응급구조사와 함께 출산을 앞둔 A 씨(38)를 살피고 있었다. 닥터헬기가 A 씨를 태우고 출발한 곳은 전남 완도군 노화도. 이날 오후 4시 10분경 “만삭의 산모가 진통을 호소한다”는 연락이 목포한국병원에 전해졌다. 김 과장과 응급구조사 1명, 기장 2명은 곧장 닥터헬기를 타고 노화도로 출발했다. 병원에서 섬까지 차량과 배를 이용하면 꼬박 2시간이 걸리지만 헬기를 타면 20분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헬기가 노화도에서 이륙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A 씨의 출산이 임박한 것이다. 병원까지는 아직 10분가량 더 날아가야 했다. 김 과장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수술)도구가 다 있으니 한번 해 보자”고 말한 뒤 곧바로 출산 유도를 시작했다. 김 과장과 응급구조사는 침착하게 아기를 감쌀 포대기와 탯줄가위, 소독솜 등을 준비했다. 프로펠러 소음 때문에 소리를 질러야 의사소통이 됐다. 김 과장은 산모에게 “힘주세요!” “빼세요!”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다행히 순산이었다. 응급구조사는 아기를 받자마자 깨끗한 포대기로 감쌌다. 국내에 도입된 닥터헬기 운항 중 출산이 이뤄진 건 처음이다. 잠시 후 A 씨는 헬기 안에서 예쁜 딸을 품에 안았다. 오후 5시 10분경 목포한국병원에 도착한 산모와 아기는 곧장 근처 산부인과로 이송됐다. 김 과장은 “의료진과 의료기구가 있는 닥터헬기가 아니었다면 감히 출산을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

    •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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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마을 산모, ‘하늘 위 응급실’ 닥터헬기서 첫 출산

    “벌써 아기 머리가 보여요!” 12일 오후 5시경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상공을 지나던 응급의료구조헬기(닥터헬기) 안에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헬기 안에선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김형주 과장이 응급구조사와 함께 출산을 앞둔 A 씨(38)를 살피고 있었다. 닥터헬기가 A 씨를 태우고 출발한 곳은 전남 완도군 노화도. 이날 오후 4시 10분경 “만삭의 산모가 진통을 호소한다”는 연락이 목포한국병원에 전해졌다. 김 과장과 응급구조사 1명, 기장 2명은 곧장 닥터헬기를 타고 노화도로 출발했다. 배를 타고 가면 꼬박 2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그런데 헬기가 노화도에서 이륙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A 씨의 출산이 임박한 것이다. 병원까지는 아직 10분가량 더 날아가야 했다. 김 과장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수술)도구가 다 있으니 한 번 해 봅시다”고 말한 뒤 곧바로 출산 유도를 시작했다. 김 과장과 응급구조사는 침착하게 아기를 감쌀 포대기와 탯줄가위, 소독솜 등을 준비했다. 프로펠러 소음 때문에 소리를 질러야 의사소통이 됐다. 김 과장은 “산모에게 ‘힘주세요!’ ‘빼세요!’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다행히 순산이었다. 응급구조사는 아기를 받자마자 깨끗한 포대기로 감쌌다. 아기 아빠는 긴장이 풀렸는지 눈물을 흘렸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은 닥터헬기 기장은 깜짝 놀라 ”아기가 나왔냐?“며 물은 뒤 병원에 출산 소식을 알렸다. 국내에 도입된 닥터헬기 운항 중 출산이 이뤄진 건 처음이다. 잠시 후 A 씨는 헬기 안에서 예쁜 딸을 품에 안았다. 오후 5시 10분경 목포한국병원에 도착한 산모와 아기는 곧장 근처 산부인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의료진과 의료기구가 있는 닥터헬기가 아니었다면 감히 출산을 시도해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wizi@donga.com}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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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로 콜센터 다른층도 확진… 확산 우려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건물의 11층 외에 9, 10층 사무실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12일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구로구 코리아빌딩 10층에 입주한 상조업체 직원 A 씨(34)와 9층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직원 B 씨(27·여)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이날 오후 11시까지 서울(72명) 경기(21명) 인천(17명) 등 총 110명의 직원과 접촉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층 외에 다른 층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콜센터 직원 확진자 중 일부는 서울 양천구 목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투잡’ 근무를 하고, 경기 부천시의 작은 교회를 다녀 수도권의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선 코로나19 확진자 정모 씨(82)가 11일 오후 10시경 숨졌다. 정 씨는 폐암 말기로 지난달 24일 경기 분당제생병원에 입원했다가 명지병원으로 옮겼다. 수도권에서 한국인 거주자가 코로나19로 숨진 것은 처음이다. 콜센터 등 고위험 사업장에서 집단감염 위험이 높아지자 정부는 12일 △직원 좌석 간격 1m 떨어뜨리기 △교차 출퇴근 및 휴식 △하루 2회 발열 체크 등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이날 해양수산부 공무원 13명과 국가보훈처 1명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수부 공무원 18명과 다른 부처 공무원 5명 등 모두 23명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 고양=이경진 lkj@donga.com / 위은지·조건희 기자}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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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처 “공무원 교대로 재택근무”

    서울 구로구 콜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일부가 지하철과 버스 등으로 출퇴근한 것이 확인되면서 대중교통을 통한 감염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일단 보건당국은 대중교통에서 확진자와 마주치는 정도로는 감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택시 같은 좁은 공간에서 오래 함께 있었다면 어느 정도 전염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가능성이 낮다”며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의 전염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할 수 없다.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하철과 버스의 소독을 강화할 필요성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 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지침을 내놓았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들이 의무적으로 교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는 ‘공무원 대상 유연근무 이행지침’을 중앙행정기관 50여 곳에 전달했다. 기관별 출근 시간을 오전 8∼9시 사이에서 다르게 정해 출퇴근 인원을 분산하도록 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밀집사업장 대상 관리지침에도 직원들의 출퇴근 및 식사 시간을 분산해 많은 사람이 동시에 몰리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사업장은 콜센터, 노래방, PC방, 스포츠센터, 종교시설, 클럽, 학원 등이다.위은지 wizi@donga.com·박창규 기자}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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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콜센터-PC방 등 밀집사업장, 하루 2번 발열체크” 세부지침 발표

    콜센터처럼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 밀집해 있고 침방울로 인한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해당 사업장은 콜센터, 노래방, PC방, 스포츠센터, 종교시설, 클럽, 학원 등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12일 내놓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업장 집중 관리 지침’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은 직원들의 좌석 간격을 가급적 1m 이상 떨어뜨려야 한다. 직원들의 출퇴근 및 식사 시간을 교차 실시해 많은 사람이 동시에 몰리지 않도록 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라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도록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사업장 내 실내 휴게실 같은 다중 이용공간은 일시 폐쇄해야 한다. 집단행사나 출장은 물론 소규모 모임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 사업장은 하루 2번 직원들의 발열 여부, 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용객이나 방문객이 사업장에 들어올 때도 체온을 재야 한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하지 않도록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또한 각 사업장은 팀장급 이상을 감염관리 책임자로 지정해 직원 증상 모니터링, 사업장 내 손소독제 비치 등 역할을 맡겨야 한다. 사업장 내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관할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지침을 바탕으로 각 부처는 소관 사업장별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지침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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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집근무 콜센터’ 서울에만 425곳… 영세업체는 관리 사각지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수협중앙회 건물. 콜센터 현장 점검을 나온 서울시 공무원 A 씨는 이곳을 방문했다가 빈손으로 나왔다. 주소대로 찾아갔는데 콜센터는 마포구에 있었던 것. A 씨는 “가는 곳마다 콜센터가 아니라고 한다”며 허탈해했다. 10일 구로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거 쏟아진 뒤 서울시는 긴급 콜센터 현장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선 주소가 맞지 않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구로구 콜센터에 이어 대구 콜센터까지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콜센터 같은 ‘고위험 사업장’의 방역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물류센터나 PC방처럼 밀접 접촉이 불가피한 사업장으로 번지면 또 다른 대규모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고위험 사업장은 실태 파악도 만만치 않아 정부로서도 곤혹스럽다.○ 콜센터, 방역 시급한데 점검도 쉽지 않아 한국고객센터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콜센터 운영업체는 전국에 740개 업체가 산재해 있다. 서울시는 425곳(57.4%)이 서울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콜센터는 집단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므로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시설 폐쇄 명령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콜센터는 직원들이 밀접한 거리에서 일하는 데다 말도 많이 해 집단 감염의 위험이 크다. 11일에도 서울 종로구 라이나생명 텔레마케팅센터에서 근무하는 텔레마케터 1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자 라이나생명은 이 텔레마케터가 일하던 층을 아예 폐쇄했다. 같은 층에 있던 텔레마케터와 직원 140명은 모두 귀가 조치했다. 대형 콜센터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SK텔레콤은 콜센터 직원 6000여 명이 희망할 경우 모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도 12일부터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B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나 정부기관 콜센터들은 상부 지침에 따라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중소형 규모의 콜센터다. 11일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의 소규모 콜센터 대부분은 여전히 별 조치 없이 영업을 이어갔다. 동작구의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B 씨(25)도 평소처럼 출근길에 올랐다. 이 콜센터에는 300여 명이 근무한다. B 씨는 “직원들이 다닥다닥 벌집처럼 붙어 있어 한 명만 감염돼도 싹 다 옮을 수 있다”고 했다. 종로구에 있는 콜센터 직원도 “회사가 마스크 착용을 공지하고 손 소독제도 제공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중소형 콜센터들은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돌리기도 어렵다. 고객정보의 보안 문제로 재택근무에 필요한 장비가 없이는 개인 PC로 일하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외주계약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영세 콜센터들은 비용 부담이 큰 장비 마련이 불가능하다. 한 소규모 콜센터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적지 않지만 무작정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골치”라고 했다.○ 또 다른 고위험 사업장도 화약고 콜센터가 아니어도 또 다른 고위험 사업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11일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택배 상품을 분류하는 컨베이어벨트 주위로 직원들이 1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바짝 붙어 작업했다. 하지만 30여 명 가운데 마스크를 쓴 직원은 10명도 되지 않았다.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C 씨는 “마스크를 안 썼다고 지적하는 관리자도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뒤늦게 고위험 사업장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감염관리 지침을 만들 방침이다.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침 적용 대상은 노래방과 PC방, 클럽, 헬스장, 학원 등 밀폐된 환경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침방울 감염 우려가 큰 사업장들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콜센터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고위험 사업장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강도 높은 예방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위은지 기자}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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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걱정 커진 수도권 집단감염… 정부 뒤늦게 “중증응급센터 운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콜센터발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수도권 방역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의료 체계 강화와 관련해 11일 의심 증상이 있는 중증 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중증응급진료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응급실이 폐쇄되면서 발생하는 의료 공백을 예방하고, 중증 환자가 응급실 입원을 거부당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이는 물론 필요한 조치지만 수도권 비상 국면에 맞춰 보다 선제적인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식간에 급증하는 수도권 확진자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11시 기준 서울, 경기, 인천의 구로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환자는 99명이다. 국내 첫 환자 발생 50일이 지나는 동안 인구 대비 비교적 선방했던 수도권에 순식간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콜센터발 집단 감염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지는 섣불리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수도권의 인구 밀도와 복잡한 이동 동선을 감안하면 대구경북보다 더 광범위한 전파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처럼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변수가 없더라도 수십, 수백 명 단위의 집단 감염이 꼬리를 물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인구가 많은 만큼 대형병원이 많고 의료 인프라도 잘 갖춰진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가 있느냐이다. 국가 지정 음압병상은 9일 기준 서울 96.8%, 인천 87.5%, 경기 80.8%가 차 있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의료원의 병상 581개 중에서는 절반 이상(308개·53%)이 가동 중이다. 국가 지정과 민간을 가릴 것 없이 전체 가용 병상을 중증도에 따라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큰 그림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활치료시설 확충 서둘러야 수도권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가장 서둘러야 할 것은 경증 환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시설 확보라는 의견이 많다. 앞서 환자 폭증을 예상하지 못했던 대구경북의 경우 뒤늦게 생활치료시설 13곳을 마련해 3000명가량을 수용했다. 하지만 한발 늦은 대처로 11일 현재 아직까지도 1138명이 자가 격리 상태로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6일부터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집단 감염이 잇따르면서 대구경북과 같은 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우선 16일부터 노원구 태릉선수촌(200실)을 활용하고, 순차적으로 9개 시설(1840실)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경기 용인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연수원(200실), 경기 광주 DB그룹 인재개발원(120실) 두 곳을 확보한 상태다. 중증 환자가 대규모로 쏟아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중증 환자는 80명, 이 중 54명이 위중한 상태다. 기존 코로나19 사망자들은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호흡기 환자에게 ‘생명줄’과 다름없는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등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자원은 한계가 있다. 서울 시내 대형병원들도 상당수가 에크모나 인공호흡기 등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서울의 이른바 ‘빅4 병원’의 자원을 다 합쳐도 중환자 100명 이상을 치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은 “중증에서 회복된 환자를 빨리 경증 전담시설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해서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을 유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박창규·위은지 기자}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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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로 콜센터 86명 확진… 수도권 23곳서 출퇴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금융·보험 관련 콜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일 86명(오후 11시 기준)으로 늘었다. 서울 56명, 인천 15명, 경기 15명이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집단 감염이다. 환자들의 거주지는 최소 23개 시군구에 퍼져 있다. 최초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에 따르면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 11층에서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일했다. 다른 층까지 포함하면 콜센터 직원은 700명이 넘는다. 검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 환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초 확진자는 4일 증상이 나타났다. 다른 환자는 대부분 콜센터 직원과 가족이다. 그러나 콜센터 직원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한 손님 한 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구체적인 동선이 확인된 일부 환자는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콜센터가 있는 건물 근처에는 지하철 1호선 구로역이 있다.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도 가깝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역학조사로 모든 접촉자를 찾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지하철, 광역버스 등을 통한 이동이 활발한 탓에 대구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며 “병상 확보 등 대규모 전파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센터 같은 이른바 ‘밀집사업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방역대책은 주로 다중이용시설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뒤늦게 콜센터 같은 밀집사업장 점검에 나섰다. 최근 대구경북의 신규 환자 발생은 감소세다. 반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구로 콜센터와 분당제생병원 등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집단감염 상황이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3차 유행’을 경고하고 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수도권 등의 지역 감염이 가시화하는 ‘3차 피크’가 다가올 수 있다”며 1차(첫 환자 발생), 2차(대구경북 환자 급증)에 이어 3번째 확산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 파고가 얼마나 클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소 4∼6주에 이르는 큰 파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관련 부처의 대책을 보고받고 “밀집공간의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철저하게 진단검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위은지 wizi@donga.com·홍석호·사지원 기자}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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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미루고 병원서 숙식… “환자 호전되는 보람에 버팁니다”

    6일 오후 4시 경북 안동시 안동의료원 3층. 초록색 수술복과 파란색 치과용 마스크를 쓴 간호사 6명이 스테이션(업무공간)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언제든 방호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하나같이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 폐쇄회로(CC)TV 화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18개 병실 상황을 비추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있거나, 앉아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 환자들이 보였다. 간호사들은 틈틈이 화면을 살피며 병동을 드나들었다. 안동의료원을 비롯한 경북지역 공공병원 5곳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병원마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6일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김천의료원과 안동의료원, 영주적십자병원을 찾아가 코로나19 치료의 최전선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만났다.○ 베테랑조차 “감염될까 두려웠다” “코로나19에 걸려도 좋으니 이 병원에 계속 있으면 안 될까요?” 지난달 24일 경북 김천의료원 32병동. 강해연 수 간호사(49)를 비롯한 의료진은 환자들의 호소에 마음이 흔들렸다. 이틀 전 의료진은 일주일 내 모든 병동을 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32병동은 간호인력이 24시간 내내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이다. 의료진과 정이 든 환자들이 많다. “집에 가고 싶지 않다”며 울음을 터뜨린 환자도 있었다. 강 간호사는 아쉬운 마음을 누르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여기서 치료를 받아야 나라가 안정을 되찾는다. 제발 도와 달라”며 환자들을 설득했다. 환자들의 협조로 사흘 만에 입원환자 55명을 모두 퇴원시키고 서둘러 시설개조를 마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질병이다 보니 베테랑 간호사도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올해 18년차인 박영숙 안동의료원 간호사(39)는 지난달 말 전담병원 지정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답답했다. 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감염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 두려워하는 모습을 숨기려고 일부러 당당한 척했다”고 말했다. 이은선 영주적십자병원 간호사(27)도 “기사로만 접하던 코로나19 환자가 온다니 솔직히 처음에는 무서웠다”며 “막상 만나보니 다른 환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막연한 두려움 탓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환자 돌보려 결혼식도 무기한 연기 간호사들은 개인 생활도 포기하고 환자 돌보기에 나서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20대 간호사는 1일로 예정된 결혼식을 일주일 전에 갑자기 미뤘다. 결혼 1년도 안 된 신혼의 이미선 영주적십자병원 간호사(27)는 남편과 ‘생이별’한 채 병원에서 숙식 중이다. 걱정하던 남편이 “그만두면 어떻겠냐”고 권했지만, 오히려 이 간호사는 “일단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남편을 설득했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업무강도는 일반 환자의 2배가 넘는다.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채 식사 배달부터 화장실·병실 청소까지 온전히 간호사들의 몫이다. 1시간만 입어도 숨이 차는 방호복을 최대 4시간씩 입는 간호사도 있다. 방호복 수량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최대한 아껴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크다. 이은선 간호사는 “방호복 내구력이 약해 열쇠고리 같은 것에 걸리면 금방 찢어진다”고 했다. 코로나19 병세의 특성상 환자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근무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래도 간호사들은 “환자들이 있는 한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다. “오늘 만난 환자가 ‘어제보다 몸이 더 나아졌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환자들의 ‘감사하다’는 한마디가 그렇게 힘이 될 수 없어요.”김천·안동·영주=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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