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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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4-04-21~2024-05-21
국제일반31%
유럽/EU16%
사회일반13%
인사일반13%
러시아6%
칼럼6%
중국6%
국제인물3%
국제정세3%
정치일반3%
  • 프리고진, 러 국방과 권력갈등 폭발… 모스크바 200km앞 진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병(私兵)’으로 불리던 최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은 왜 푸틴의 등에 칼을 꽂았을까. 그 배후에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누적된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정규군의 해묵은 갈등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프리고진이 정규군을 이끄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의 권력 다툼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국면 전환을 노리고 초유의 반란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한 바그너그룹이 불과 36시간여 만에 모스크바와 불과 200km 떨어진 옐레츠까지 손쉽게 진격한 것도 관심을 모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히틀러조차 점령하지 못했던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가 일개 용병조직에 뚫릴 뻔한 것이다.● 프리고진 vs 쇼이구 ‘파워게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 시간) 이번 반란의 배경으로 프리고진과 쇼이구 장관의 갈등을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프리고진은 정규군의 전술 운용을 줄곧 비판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다. 특히 프리고진은 올 1월 자신과 가깝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전 통합사령관이 지지부진한 전황의 책임을 지고 지휘권을 상실하자 격노했다. 이때부터 양측의 권력 다툼 또한 본격화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임박한 지난달 프리고진은 정규군이 고의적으로 바그너그룹에 대한 보급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바그너그룹이 혈투를 벌이며 도네츠크, 바흐무트 등 주요 도시를 점령하는 성과를 냈는데도 러시아군이 이를 인정해 주기는커녕 정상적인 보급조차 방해하고 있다며 “바그너 전사들이 파리처럼 죽어간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정규군의 통제권 안에 묶어두려는 쇼이구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하며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쇼이구 장관은 이달 10일 모든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고, 프리고진은 다음 날 “국방부와 더 이상 계약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반란이 시작된 23일에는 쇼이구 장관이 바그너그룹에 대한 로켓 공격을 명령했다는 영상을 게시하고 “이 ‘인간쓰레기’는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히틀러도 못 뚫은 모스크바 코앞까지전 세계를 제패하려 했던 히틀러조차 점령하지 못했던 모스크바 코앞까지 일개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그룹이 진격했다는 것도 많은 의문을 낳는다. 바그너그룹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모스크바 인근 옐레츠까지 정규군과 간헐적 교전을 벌였지만 큰 저항 없이 순조롭게 진격했다. 프리고진은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를 접수할 때 (군이) 총알 한 발 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군의 대응이 유명무실했다고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정규군이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사실상 묵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한다. 푸틴 대통령과 정규군 수뇌부의 지도력이 예상보다 훨씬 약한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1일부터 프리고진이 러시아군 수뇌부를 겨냥한 군사 행동을 준비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타국 정부가 반란 이틀 전부터 파악한 정보를 러시아군은 입수하지 못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24일 TV 연설에서 프리고진을 향해 “등에 칼을 꽂은 반역”이라고 비판한 뒤 프리고진과 전격 합의한 것,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난 프리고진의 행방이 아직 묘연한 것도 의문을 더한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대립한 쇼이구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 등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쇼이구 장관을 문책하면 프리고진의 손을 들어주는 꼴이 될 수 있고, 군 수장에게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진퇴양난이다. 모스크바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24일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과 시내 주요 박물관 등은 모조리 폐쇄됐다. 당국은 장갑차와 병력이 주둔하는 검문소를 마련하고 주민들의 통행 자제를 촉구했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일부 도로에서는 바그너그룹의 진격을 막기 위해 굴착기 등 중장비가 고의로 도로를 파헤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모스크바 당국은 시민 안전 등을 위해 월요일인 26일도 휴일로 지정하기로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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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그너 그룹 진격 멈춰…프리고진, 러 떠나고 처벌 면해

    무장반란을 일으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향하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바그너 그룹은 벨라루스로 철수하기로 해 반란은 마무리됐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에 따라 무장반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벨라루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개인적으로 약 20년 동안 알고 지냈기 때문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 이 같이 중재했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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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2030엑스포 사우디 지지는 1차 투표에 유효”

    프랑스가 지난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도시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한 점에 대해 “1차 투표에만 해당한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의 사우디 지지에 실망감을 표출한 이탈리아에 대한 지지 여지를 남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해 사우디 리야드 지지 발표에 대해 “이제 문제는 얼마나 많은 라운드가 필요할지다. 우리가 (사우디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은 국제기구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첫 번째 라운드에만 유효하다”며 “그 다음은 두고 봐야한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이 결정은 지난해 사우디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고, 그것이 우리가 받은 유일한 요청이었다”며 “사우디로부터 우리에게 중요한 주제에 대한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로이터는 프랑스의 사우디 지지에 대해 이탈리아가 실망을 표현했다며, 이번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은 이탈리아를 지지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말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프랑스를 공식 방문했을 때 석유 공급 문제를 논의하며 사우디 지지 방침을 밝혔다.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올해 11월 말에 열리는 제17차 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3분의 2 이상의 표를 받는 회원국이 나와야 한다. 3분의 2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가장 적은 표를 받은 후보를 빼고 2차 투표에 들어간다. 최종 2개 후보 중 더 많은 표를 받은 곳이 최종 개최지가 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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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10조원 ‘오일 머니’ 공세… 伊, 할리우드 배우 동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두고 한국과 경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는 각각의 강점을 살린 유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우디는 ‘오일 머니’를 과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의 유구한 역사와 첨단기술의 공존을 강조하며 유명 배우 러셀 크로의 찬조 연설까지 곁들였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투자장관은 “리야드 엑스포 개최에 78억 달러(약 10조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에 진출할 외국 기업에 투자 기회와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도 했다. 사우디는 앞서 19일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 ‘그랑팔레’에서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단을 초청한 행사도 개최했다. ‘그랑팔레’는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 유명 가수의 공연 등이 열리는 곳이다. 파리 곳곳을 누비는 택시에 리야드 엑스포 관련 광고도 부착했다. 이탈리아는 윤석열 대통령을 앞세운 한국과 마찬가지로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직접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멜로니 총리는 20일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직접 연사로 나서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겠다”고 영어로 말했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의 검투사를 주제로 한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인 크로가 등장한 찬조 영상도 공개했다. 그는 로마 명소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한 이 영상에서 “로마는 세계의 수도”라고 했다. AP통신은 한국의 부산 엑스포 유치 노력에 대해 “BTS, 넷플릭스의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 삼성 스마트폰, 현대차 등을 보유한 문화·경제 강국 한국이 (엑스포 같은) 국제 행사를 통해 세계의 인정을 받는 데도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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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경제강국 韓, 국제적 인정 원해”…외신, 尹 ‘엑스포 유치전’ 보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두고 한국과 경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는 각각의 강점을 살린 유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우디는 ‘오일 머니’를 과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의 유구한 역사와 첨단기술의 공존을 강조하며 유명 배우 러셀 크로의 찬조 연설까지 곁들였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투자장관은 “리야드 엑스포 개최에 78억 달러(약 10조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에 진출할 외국 기업에게 투자 기회와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도 했다.사우디는 앞서 19일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 ‘그랑 팔레’에서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단을 초청한 행사도 개최했다. ‘그랑 팔레’는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 유명 가수의 공연 등이 열리는 곳이다. 파리 곳곳을 누비는 택시에 리야드 엑스포 관련 광고도 부착했다. 이탈리아는 윤석열 대통령을 앞세운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고지도자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직접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멜로니 총리는 20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경wod 프레젠테이션(PT)에서 직접 연사로 나서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겠다”고 영어로 말했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의 검투사를 주제로 한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연인 크로가 등장한 찬조 영상도 공개했다. 그는 로마 명소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한 이 영상에서 “로마는 세계의 수도”라고 했다. AP통신은 한국의 부산 엑스포 유치 노력에 대해 “BTS, 넷플릭스의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 삼성 스마트폰, 현대차 등을 보유한 문화·경제 강국 한국이 (엑스포 같은) 국제 행사를 통해 세계의 인정을 받는 데도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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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 파괴된 인천 보며 떠나… 한국 발전 대단”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던 보람이 정말 컸지요.” 6·25전쟁 정전(1953년 7월 27일) 70주년을 맞아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생말로의 자택에서 만난 참전용사 폴 로랑 씨(94)는 전후 처음으로 1989년 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찾았을 때를 회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휴전 뒤 인천에서 또 다른 전쟁터인 베트남으로 떠날 때 인천 주변 지역이 100% 파괴됐던 모습을 보면서 너무 슬펐다”면서 “그랬던 한국이 전후 정부의 통치에 여러 문제가 있었음에도 이렇게 발전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1949년 알제리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던 로랑 씨는 1951∼1952년 베트남을 거쳐 1953년 4∼10월 유엔군 프랑스대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중사로 참전했다. 그는 주로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중공군과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중가산 전투에서 싸웠다. 당시 프랑스는 육해군 3241명을 파병해 292명이 전사했다. 현재 고령으로 남은 생존자는 29명. 1953년 당시 부대의 최연소자(24세)로서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를 떠나 부산에 닿았던 벅찬 감정을 잊을 수 없다. “미군들이 음악을 화려하게 연주하며 우리 대대 환영식을 거대하게 해줬어요. 당시엔 전쟁에 대한 두려움보단 ‘공산주의를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죠.” 그는 “당시 나는 물론이고 참전을 자원한 다른 군인들도 의지가 단단했다”면서 “중공군의 반격을 받았을 땐 매 순간 ‘실수하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라도 경계를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로랑 씨는 전쟁에서 숨진 동료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전쟁에서 살아남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서 오랜 세월 이렇게 잘 살고, 오늘 인터뷰를 하다니 정말 운이 좋다”면서 “동료들이 많이 숨져 너무 슬펐지만, 자유를 지키려 싸웠으니 영예롭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노르망디=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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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차기총장 신경전에 9년 재임 현총장 유임될듯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두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나토 주요 회원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가 서로 이견을 노출한 것이다. 1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임기가 석 달 남은 가운데 유력한 후임 사무총장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이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백악관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월리스 장관 선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더 넓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사실상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이 월리스 장관을 비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리스 장관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도록 지나치게 영국 정부를 닦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월리스 장관을 마뜩잖아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속하지 않은 국가 인물이 또다시 나토 사무총장을 맡는 것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EU 소속이 아닌 노르웨이 출신이다. 브렉시트를 통해 EU에서 이탈한 영국 인사가 사무총장이 되면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서 잇달아 수장을 맡는 것이다. 이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나토 ‘킹 메이커’가 될 권리는 없다”며 “월리스 장관 선출을 무마하려는 그의 시도는 브렉시트에 대한 보복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결국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유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을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에게 유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진행되고 있어 전쟁이 결정적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나토 수장이 바뀌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가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창설 75주년 기념 나토 정상회의까지 그가 계속 사무총장을 맡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노르웨이 매체 NRK가 보도했다. 2014년 4년 임기 사무총장직을 맡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 차례 연임한 데 이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1년을 연장해 9년째 재직 중이다. 역대 나토 사무총장 가운데 최장기 재임이다. 임기는 9월 말 끝나지만 다음 달 리투아니아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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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우크라, 용감한 나라란 점 닮아…더 지원해주길”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압박했던 보람이 정말 컸지요.”6·25 전쟁 휴전(1953년 7월 27일) 70주년을 맞아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생 말로의 자택에서 만난 참전 용사 폴 로랑 씨(94)는 전후 처음으로 1989년 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찾았을 때를 회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휴전 뒤 인천에서 또 다른 전쟁터인 베트남으로 떠날 때 인천 주변 지역이 100% 파괴됐던 모습을 보면서 너무 슬펐다”면서 “그랬던 한국이 전후 정부의 통치에 여러 문제가 있었음에도 이렇게 발전에 성공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덧붙였다.로랑 씨는 14세 때부터 사무직 비서로 일을 시작해 20세에 군에 입대한 뒤 1949년 알제리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1951~1952년 베트남을 거쳐 1953년 4~10월 유엔군 프랑스 대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중사로 참전했다. 그는 주로 중공군이 남측 영토 탈환을 꾀한 중가산 전투에서 싸웠다. 당시 프랑스는 육해군 3241명을 파병해 292명(프랑스인 268명, 프랑스대대 소속 한국인 24명)이 전사했다. 현재 고령으로 남은 생존자는 29명. 24세에 부대의 최연소자로서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를 떠나 부산에 닿았던 그는 부산 땅을 밟을 때의 벅찬 감정을 잊을 수 없다. “미군들이 음악을 화려하게 연주하며 우리 대대 환영식을 거대하게 해줬어요. 당시엔 전쟁에 대한 두려움보단 ‘공산주의를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죠.” ‘공산주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로 한국전쟁 참전을 자원했던 그는 “내가 기대하고 원했던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느껴지질 않았다”며 “당시 나는 물론이고 참전을 자원한 다른 군인들도 의지가 단단했다”고 했다. 다만 중공군의 반격을 받았을 땐 매순간 ‘실수하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라도 경계를 놓을 수 없었다.로랑 씨는 같은 대대에서 군인은 아니었지만 학생 신분으로 프랑스 군인들을 돕던 당시 스무살 한국인 학생 J.K 한 씨를 그리워했다. 프랑스어 실력을 늘리고 싶어 통역 등 대대 활동을 도왔던 한 씨는 로랑 씨와 가족과 장래 꿈을 이야기하면서 힘든 시간을 함께 버텼다.“한국 남부에 대가족을 두고 온 친구였는데 편지가 고향에 잘 전달되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동생을 엄청 예뻐해서 유난히 얘길 많이 했죠. 살아있다면 90세쯤일 텐데 과학자의 꿈은 이뤘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로랑 씨는 당시 연애 중이던 지금의 부인 이베트 씨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용기를 잃지 않으려 했다. 큼직한 상자 안에 빼곡히 꽂힌 빛바랜 편지들을 보여주며 “나를 걱정하면서도 용기 내라는 짧은 편지를 전해준 아내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그는 전쟁에서 숨진 동료들을 떠올리면서 “내가 전쟁에서 살아남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서 오랜 세월이 이렇게 잘 살고, 오늘 당신을 만나 인터뷰를 하다니 정말 운이 좋다”면서 “동료들이 많이 숨져 너무나도 슬펐지만, 자유를 지키려 싸웠으니 영예롭다고 생각한다”고 도 말했다.정전 상태가 70년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로랑 씨는 “당시 모두들 종전을 원했지만 한국도 중국도 사상자가 너무 많았다”면서 정전의 불가피했음을 얘기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는 그의 마음은 남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을 소환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작지만 용감했던 한국하고 닮았어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잘 지원하곤 있지만 한국을 닮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더 지원을 보탰으면 좋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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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도 푸틴도, 아프리카 정상들의 종전 요청 거부

    중립 성향인 아프리카의 7개국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을 연이어 만나 종전을 촉구했지만 두 국가 모두 사실상 거부했다. 이 아프리카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졌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잠비아, 이집트,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코모로 7개국 지도자들은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수한 뒤에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상황에서 협상은 전쟁을 동결할 뿐”이라고도 했다. 7개국 지도자들은 다음 날인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만났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쟁은 끝나야만 한다”고 촉구하며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로 개방, 양국 포로 교환, 고향을 떠난 어린이들의 귀환 등을 강조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당사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인정하고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 평화를 확립하려 한다면 그 누구와도 건설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화 참여를 거부한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탓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논의된 합의문 초안이라는 문서를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문서에 주둔 부대 규모와 장비, 인력 수가 명시됐고 이에 합의한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의 서명도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 곡물 수출 제한으로 세계 곡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해선 “세계 식량 시장 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결과가 아니라 서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시장의 모든 식품을 휩쓸어 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흑해 곡물협정 연장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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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조은아]챗GPT가 美·英 편들까 긴장하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매년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테크 현장을 찾아 주로 영어로 연설했다. ‘영어 하는 프랑스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의 호감을 끌고 투자하기 좋은 나라 이미지를 부각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자국어와 자국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남다른 프랑스인들이 국제행사에서 영어를 쓰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개막한 비바테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프랑스어로 연설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연설 내용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영어를 쓰는 인공지능(AI)에 맞서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명분으로 프랑스어를 쓰는 대형 AI 모델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세계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프랑스어 AI 데이터베이스 개발자 2억 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어 AI 언어처리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2개사를 언급하며 이들 같은 곳을 더 육성하기 위해 공적 자금 4000만 유로(약 559억 원)를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다른 유럽 주요국 수장들은 이 같은 자국어 AI 육성 방침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가 프랑스어 AI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올해 돌풍인 생성형 AI 챗봇 ‘챗GPT’가 대개 영어로 된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해 정보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영어권 국가 시각에 치중하기 쉬운 영어로 된 정보만 집중 입력되면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미국이나 영국 등에 유리한 정보를 무한 재생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어권 중심 정보가 생성형 AI에 의해 정설처럼 굳어지면 프랑스에 외교적,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종속되지 않는 프랑스 독자 외교 노선을 강조하는 그로서는 AI 정보 전쟁의 패자(敗者)가 되는 것을 두려워할 만하다. 그렇다면 한국어가 외교나 학술, 문화 분야에서 공식 언어로 통용되지 않는 한국으로선 더욱 심각한 일이다. 한국어 자료를 충분히 입력받지 못한 생성형 AI는 훗날 우리가 당연히 진실이라고 믿는 명제를 진실이라고 토해내지 못할 수 있다. ‘독도는 한국 땅’이고 ‘동해가 맞고 일본해는 틀리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독도와 동해 관련 일본어로 된 정보가 더 많이 유입되면 우리 생각과는 상반되는 내용이 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기자가 챗GPT에 ‘독도는 한국 땅인가 일본 땅인가’라고 질문하니 ‘독도 주권 문제는 논쟁 대상이며 최종 결정은 국제법, 협상 등을 통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AI의 정치적 편향성은 우려할 만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다. 유럽 논문 공유 플랫폼 ‘리서치게이트’에 실린 뉴질랜드 오타고 폴리테크닉 논문에 따르면 챗GPT에 정치적 성향 테스트 15건을 실시한 결과 14건은 좌파 선호 관점을 나타냈다. 챗GPT에 정치적 쟁점을 물으면 중립적으로 보이는 ‘정치적 의견이 없다’ ‘판단할 수 없다’는 답을 내놓곤 하지만 정밀 분석해 보면 그 맥락에는 편향성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AI 한국어 처리 모델 개발이 시급하다. 한국인 사용자가 무료 또는 싼값에 기존 AI 모델 의존도를 높이는 사이 외국 AI 개발사들은 그 비용을 높일 수 있다. AI가 낳을 부작용을 막는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규제에 치중하느라 한국 맞춤형 AI 개발의 타이밍을 놓친다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영어권, 일본어권 AI의 식민지화를 피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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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러시아, 아프리카의 종전제안 사실상 거부

    중립 성향인 아프리카의 7개국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을 연이어 만나 종전을 촉구했지만 두 국가 모두 사실상 거부했다. 이들 아프리카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졌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잠비아, 이집트,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코모로스 7개국 지도자들은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수한 뒤에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상황에서 협상은 전쟁을 동결할 뿐”이라고도 했다. 7개국 지도자들은 다음날인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만났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쟁은 끝나야만 한다”고 촉구하며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로 개방, 양국 포로 교환, 고향을 떠난 어린이들의 귀환 등을 강조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당사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인정하고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 평화를 확립하려 한다면 그 누구와도 건설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화 참여를 거부한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탓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논의된 합의문 초안이라는 문서를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인 이 문서에 주둔 부대 규모와 장비, 인력 숫자가 명시됐고 이에 합의한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의 서명도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 곡물 수출 제한으로 세계 곡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해선 “세계 식량 시장 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결과가 아니라 서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시장의 모든 식품을 휩쓸어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흑해곡물협정 연장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 봉쇄로 고조되는 식량난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엔(UN)과 튀르키예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양국은 이후 2차례 협정을 연장했고, 이견 끝에 지난달 18일 다시 연장에 합의했지만 러시아가 협정 탈퇴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식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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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테크 굴기’… 佛박람회 중앙에 ‘美제재 대상’ 화웨이 전시관

    “화웨이 인공지능콘택트센터(AICC)는 우수한 기술로 고객 생산성을 높여 드립니다.”14일(현지 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테크’ 행사장인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베르사유 한가운데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전시관이 차지했다. 중국계인 우융 화웨이 프랑스 법인 이사는 각국 기자들에게 “프랑스어로 설명해도 괜찮겠느냐”면서 유창한 프랑스어로 이렇게 홍보했다.화웨이는 “중국 정부에 정보를 빼돌린다”며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파리 중심에서 프랑스 법인이 연간 2억9600만 유로(약 4091억 원)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며 투자 성과를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국면에서 독자 행보를 이어가는 프랑스가 중국 간판 기업의 투자를 톡톡히 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화웨이 프랑스 법인 이사인 샤를 카트리노는 “20년간 프랑스에서 사업하며 파트너 업체들과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양국의 정치적 영향은 없다.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올해 7회째로 17일까지 열리는 비바테크에는 화웨이 알리바바 같은 중국 대기업과 함께 구글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및 세계 스타트업 2500여 곳이 참가해 투자 유치에 애를 쓰고 있다. 한국은 주최 측 주력 파트너인 ‘올해의 국가’로 선정됐다. 국내 스타트업 45곳이 LVMH 로레알 같은 다른 파트너와 함께 행사장 중심부에서 통합관을 운영했다.● 보조금-세금 혜택… 佛 FDI 56% 급증 경기 침체 등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비바테크를 비롯한 각종 투자 유치 행사로 대규모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 주목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422억 달러(약 54조 원)로 전년(270억 달러)에 비해 약 56% 늘었다. 이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는 지난해 5만8810개로 전년보다 31% 늘었다.이런 성과의 비결에 대해 이날 비바테크를 찾은 제롬 쥘리앵 주한 프랑스대사관 상무 참사관은 “프랑스 정부는 2030년까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국내외 첨단기술 기업에 보조금 540억 유로(약 75조 원)를 지급하기로 해 벌써 글로벌 기업 170곳이 지원했다”며 “혁신 기업에 대한 세율도 2017년 30%대에서 25%로 낮췄다”고 설명했다.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유망 스타트업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벤처부와 KT, 삼성C랩 지원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꾀하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모레’ 윤도연 대표이사는 “AI 시장은 커지는데 미국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해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니) 생산 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유럽 시장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다른 AI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찾는 수요를 잡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행사장 찾아 “AI에 5억 유로 투입”프랑스 정부의 지원으로 확장세에 접어든 스타트업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 바이오 기술 업체 ‘비옥세지’ 시드네 로스탕 최고경영자(CEO)는 “창업 초기 8년간 법인세를 최대 50% 감면받아 창업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각종 정부 지원금과 세금 혜택을 받아 현재 외부 펀딩 없이 순수 자기자본으로 운영하고 있다.해마다 비바테크를 방문해 영어 연설로 투자를 이끈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행사장을 찾았다. 2시간가량 행사장을 둘러보며 세계 각국 투자자의 관심을 받은 그는 이 자리에서 AI 개발에 5억 유로(약 70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 100곳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마크롱 대통령은 16일 비바테크 참석차 파리를 찾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난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공장 유치를 설득할 것으로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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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KTV, 프랑스 국립 시청각기구(INA)와 업무협약 체결

    한국정책방송원(KTV)은 프랑스 국립 시청각기구(INA)가 소장한 한국 관련 영상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14일(현지 시간) KTV에 따르면 KTV는 프랑스 파리 외곽 브리쉬르마른 INA 본사에서 업무협약식을 열고 양 기관 보유 영상의 연구 목적 사용 및 상업적 위탁 판매 그리고 문화유산 홍보 문화예술프로젝트 기획에 합의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하종대 KTV 원장과 스테판 람지 INA 커뮤니케이션 국장을 비롯해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KTV는 “이번 협약으로 KTV는 INA 온라인 플랫폼의 총 200만 시간 넘는 영상 아카이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으며 INA는 한국 영상 문화유산을 프랑스에 소개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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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희귀 성화, 미사일 세례 뚫고 비밀 수송 작전

    우크라이나 희귀 성화(聖畫·Icon)들이 러시아군 미사일 세례를 뚫고 비밀리에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무사히 옮겨져 전시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소실이나 도난 위험에 처한 우크라이나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 문화재들은 유럽 다른 국가로 ‘구조’돼 보호받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국립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이 소장한 성화 5점이 14일부터 루브르박물관에서 ‘신성한 이미지의 기원’이란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그리스도와 성모 그리고 성인(聖人)을 그린 성화는 동방 정교회에서 성스러운 작품으로 여겨진다. 전시작은 6세기와 7세기 초 제작된 이집트 시나이 사막의 성(聖) 카타리나 수도원 성화 4점과 13세기 말 또는 14세기 초 콘스탄티노플(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제작된 성 니콜라우스 모자이크화다. 이 성화들은 루브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다른 우크라이나 성화 11점과 함께 지난달 은밀하게 폴란드와 독일을 거쳐 이송됐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의 약 40m 옆에 떨어져 미술관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이후 다른 소장품 모두 모처(某處)로 옮겨졌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이날 루브르박물관에서 “(러시아가) 우리 유물을 훔치고 문화유산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세계 유산 일부인 우크라이나 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 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의한 우크라이나 문화재, 예술품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러시아군은 남부 헤르손 미술관에 난입해 유물과 예술품 수백 점을 훔쳐 크림반도 심페로폴로 가져갔다. 약탈된 물품에는 에카테리나 여제 고문을 맡은 정치인 그리고리 포촘킨의 유골도 포함돼 있다. 이 작품들은 심페로폴의 콘서트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빈협약에 따라 전쟁 상대국 문화재 약탈은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문화재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예술품 및 문화재 보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박물관은 지난해 4월 리비우 국립 미술관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 소장 작품의 손상을 막기 위해 특수보호직물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베네치아 박물관 측은 리비우 미술관이 소장한 미술품 6만5000여 점과 조각상 2000여 점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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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성화 ‘비밀 수송 작전’…미사일 세례 뚫고 루브르로

    우크라이나 희귀 성화(聖畫·Icon)들이 러시아군 미사일 세례를 뚫고 비밀리에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무사히 옮겨져 전시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소실이나 도난 위험에 처한 우크라이나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 문화재들은 유럽 다른 국가로 ‘구조’ 돼 보호받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국립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이 소장한 성화 5점이 14일부터 루브르박물관에서 ‘신성한 이미지의 기원’이란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그리스도와 성모 그리고 성인(聖人)을 그린 성화는 동방 정교회에서 성스러운 작품으로 여겨진다. 전시작은 6세기와 7세기 초 제작된 이집트 시나이 사막의 성(聖) 카타리나 수도원 성화 4점과 13세기 말 또는 14세기 초 콘스탄티노플(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제작된 성 니콜라우스 모자이크화다. 이 성화들은 루브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다른 우크라이나 성화 11점과 함께 지난달 은밀하게 폴란드와 독일을 거쳐 이송됐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 약 40m 옆에 떨어져 미술관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이후 다른 소장품 모두 모처(某處)로 옮겨졌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이날 루브르박물관에서 “(러시아가) 우리 유물을 훔치고 문화유산을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세계 유산 일부인 우크라이나 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 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의한 우크라이나 문화재, 예술품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러시아군은 남부 헤르손 미술관에 난입해 유물과 예술품 수백 점을 훔쳐 크림반도 심페로폴로 가져갔다. 약탈된 물품에는 에카테리나 여제 고문을 맡은 정치인 그리고리 포촘킨의 유골도 포함돼 있다. 이 작품들은 심페로폴의 콘서트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엔나 협약에 따라 전쟁 상대국 문화재 약탈은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문화재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예술품 및 문화재 보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박물관은 지난해 4월 리비우 국립 미술관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 소장 작품 손상을 막기 위해 특수보호직물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베네치아 박물관 측은 리비우 미술관이 소장한 미술품 6만5000여 점과 조각상 2000여 점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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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러에 맞서 단결” 25개국 1만명 역대최대 방공훈련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949년 창설 이래 최대 방공(防空)훈련에 돌입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을 계기로 2018년부터 5년간 공들인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을 상정하고 이뤄졌다. 반격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동남부 격전지 7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체첸공화국 특수부대와 계약을 맺고 병력을 보강했다.● “러시아 침략에 맞선 나토 단결 입증”12일(현지 시간) 독일 영공 및 북해와 발트해 상공에서 시작된 나토 창설 이후 최대 방공훈련 ‘에어 디펜더 23’은 23일까지 진행된다. 나토 회원국 독일이 주도하는 이 훈련에는 올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와 옵서버 자격으로 함께하는 일본을 비롯해 25개국이 참여했다. 25개 국가에서 병력 1만여 명과 함께 독일 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 30대 및 토네이도 16대, 미국 네덜란드의 F-35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와 헬리콥터 250대가 투입됐다. 이번 훈련은 집단방위체제를 규정한 나토 조약 제5조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하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가 발동된 상황을 가정했다. 훈련 주도국인 독일 공군은 방어 훈련이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했을 때 반격하는 상황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 디펜더 23 감독관인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 연방공군 참모총장은 “훈련의 주요 목적은 러시아 침략에 맞서 나토의 단결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르하르츠 참모총장은 이번 훈련을 2018년부터 준비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이 (훈련의) 방아쇠가 됐다”고 말했다.● 우크라, 동남부 7개 마을 탈환우크라이나 대반격 전황도 속속 전해졌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남부 자포리자주 로브코베, 레바드네, 노보다리우카 마을과 도네츠크주 남부 스토로제베를 비롯해 7개 마을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밤 동영상 연설에서 “전투는 치열하지만 우리가 전진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적의 손실은 우리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반격 작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3개국 정상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탄약 무기 및 전투 차량을 앞으로 며칠, 몇 주에 걸쳐 계속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늦추려 남부 헤르손 노바카호우카 댐에 이어 도네츠크의 또 다른 소규모 댐을 파괴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발레리 셰르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12일 도네츠크 서부 모크리 얄리강 상류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돼 양안으로 범람했다며 “러시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늦추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남동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저항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격도 이어갔다. 13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인 중부 크리비리흐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러시아군 전열에 다소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체첸공화국 특수부대 아크마트그룹과 전투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용병 계약인 셈이다. 그동안 남동부 격전지에서 러시아 정규군을 대신해 전투를 벌인 민간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국방부 사이 계약은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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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창설 이래 최대 방공훈련…“러에 맞서 단결 입증”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949년 창설 이래 최대 방공(防空)훈련에 돌입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계기로 2018년부터 5년간 공들인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을 상정하고 이뤄졌다. 반격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동남부 격전지 7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체첸 공화국 특수부대와 계약을 맺고 병력을 보강했다.● 사실상 러시아의 나토 공격 겨냥 12일(현지 시간) 독일 영공 및 북해와 발트해 상공에서 시작된 나토 창설 이후 최대 방공훈련 ‘에어 디펜더 23’은 23일까지 진행된다. 나토 회원국 독일이 주도하는 에어 디펜더 23 훈련에는 올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와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는 일본을 비롯해 25개국이 참여했다. 25개 국가에서 병력 1만여 명과 함께 독일 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 30대와 토네이도 16대, 미국 네덜란드의 F-35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와 헬리콥터 250대가 투입됐다. 이번 훈련은 집단방위체제를 규정한 나토 조약 제5조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하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가 발동된 상황을 가정했다. 훈련 주도국인 독일 공군은 방어 훈련이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했을 때 반격하는 상황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 디펜더 23 감독관인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 연방공군 참모총장은 “훈련의 주요 목적은 러시아 침략에 맞서 나토의 단결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르하르츠 참모총장은 이번 훈련이 2018년부터 준비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이 (훈련의) 방아쇠가 됐다”고 말했다.●우크라, 동남부 7개 마을 탈환 우크라이나 대반격 전황도 속속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대반격 개시 이후 10~11일 우크라이나 동남부 격전지 마을 7곳을 러시아로부터 탈환했다고 밝혔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남부 자포리자주 로브코보, 레바드네, 노보다리우카 마을과 도네츠크주 남부 스토로제베를 비롯해 7개 마을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대반격 작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독일 프랑스 폴란드 3개국 정상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탄약 무기 및 전투 차량을 앞으로 며칠, 몇 주에 걸쳐 계속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늦추려 남부 헤르손 노바카호우카 댐에 이어 도네츠크 또 다른 소규모 댐을 파괴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했다.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발레리 셰르셴은 이날 도네츠크 서부 모크리 얄리강 상류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돼 양안으로 범람했다고 말했다. 이어 셰르셴 대변인은 “러시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늦추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남동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저항하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격도 이어갔다.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인 중부 크리비리흐 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다만 러시아 군 전열에 다소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체첸 공화국 특수부대 아크마트 그룹과 전투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용병 계약인 셈이다. 그동안 남동부 격전지에서 러시아 정규군을 대신해 전투를 벌인 민간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 사이 계약은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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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최장수 총리 ‘스캔들 제조기’ 베를루스코니 별세

    숱한 성(性) 추문과 각종 부패에도 이탈리아 역대 최장수 총리를 지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사진)가 만성 백혈병으로 1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소유 이탈리아 미디어 기업 메디아세트는 홈페이지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9일 백혈병 치료를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1936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대 중반 부동산 업체를 세운 뒤 개발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이렇게 거머쥔 부(富)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최대 상업방송 메디아세트를 창업해 1990년대 초반에는 4개 민영 TV 중 3개 채널을 소유한 언론 재벌이 됐다. 1986년에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최고 인기팀 AC 밀란을 사들여 구단주가 됐다. 그는 1994년 1월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총선이 발표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좌파 승리가 예상되자 “정권을 공산주의자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우파 ‘전진 이탈리아당’을 창당해 수도 로마 중심지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두 달 뒤 총리까지 올랐다. 2001∼2006년 두 번째 총리를 맡아 전후 이탈리아에서 단일 정부로는 최장기 재임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08년 세 번째 총리가 됐지만 문란한 사생활과 부정부패 문제가 또 터졌다. 성매매 종사 여성들과 파티를 벌이는 등 잇단 섹스 스캔들이 불거졌고 부패 및 탈세 혐의로 2012년 말 유죄가 선고됐다. 고령이라 복역 대신 사회봉사 1년형을 받으며 정치판을 떠났다. 2017년 AC밀란까지 매각하며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듯했던 그는 그해 11월 시칠리아 지방선거에서 우파 연합 후보를 지지하며 승리를 이끌어 정계에 복귀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이탈리아형제들(FdI) 등과 우파 3당 연정을 성사시켰고 자신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총리 재임 시절 밀라노같이 부유한 북부를 대변하며 특유의 카리스마로 불안한 이탈리아 연정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이탈리아를 세계 무대에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자신의 언론사를 정치 선전에 이용했고, 정치권력을 남용해 막대한 부를 더 키웠다는 비판도 받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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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테네그로 뒤집은 권도형… “총리 유력 野대표에 정치자금 의혹”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자 올 3월부터 위조 여권 사용 혐의 등으로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11일 총선을 앞둔 몬테네그로 정쟁의 한복판에 섰다. 총선에서 실각할 가능성이 있는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38)는 7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5일 권 대표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았다”며 해당 편지에 권 대표가 유력 야권 정치인 겸 전 재무장관인 밀로이코 스파이치 ‘지금유럽’ 대표(36)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공개했다. 현재 주요 정당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유럽’을 이끌고 있으며 차기 총리로도 거론되는 스파이치 대표는 “2018년 내가 일했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섰다. 현직 총리가 총선 직전 직접 의혹을 제기한 만큼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편지 내용이 사실이면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로 도피하는 데 스파이치 대표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어 권 대표의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내무 “권 대표 노트북에 후원 증거” 8일 현지 매체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아바조비치 총리는 7일 회견에서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가) 연락을 취했고 제3자(스파이치 대표)가 이익을 얻기 위해 (권 대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 시도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정치 자금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권 대표는 마르코 코바치 법무장관 등에게도 자신이 스파이치 대표를 후원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특별검사의 수사도 촉구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스파이치 대표가 그와 접촉한 것이 사실이라면 몬테네그로에 좋지 않다. 몬테네그로가 전 세계 사기꾼의 온상이 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당국은 두 사람의 거래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프 아지치 내무장관은 스파이치 대표가 몬테네그로와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권 대표를 만났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두 사람이 만난 거리 이름까지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권 대표로부터 압수한 노트북에 정치 자금 후원의 증거가 담겨 있다. 액수를 말하진 않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스파이치 “나도 피해자” 스파이치 대표는 자신과 자신의 회사 또한 권 대표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아바조비치 총리의 기자회견은 ‘지금유럽’의 총선 승리를 막기 위한 조작된 음모론이라고 맞섰다. 그는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재무장관을 지내며 가상자산 업계를 적극 지원했다. 당시 “블록체인 산업이 향후 3년 안에 몬테네그로 경제의 30%를 차지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했다. 권 대표는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달 11일 첫 재판을 받았다. 다음 재판은 16일 열린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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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 나라’ 佛서 패스트푸드점 급증… 고물가에 3년 새 17% 늘어[글로벌 현장을 가다]

    《“프랑스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를 정말 싫어했는데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젊은층이 맥도널드 같은 곳을 많이 가죠.”지난달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대로변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 앞에서 만난 시민 마리엘렌 벨장그 씨는 두 손에 맥도널드 제품을 각각 든 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좀 전에 회의 하나를 마치고 이제 다른 회의에 참석하러 가야 해서 바쁘다. 이럴 땐 패스트푸드가 빠르고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좋다”며 웃었다.》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패스트푸드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개선문 방향으로 샹젤리제 대로를 약 10분 걷는 동안에도 맥도널드, 버거킹 등 7곳의 패스트푸드점을 볼 수 있었다. 몇몇 매장은 건물 밖 테이블까지 만석이었다. 반면 이 주변 고급 레스토랑은 테라스는 물론이고 건물 내부까지 자리가 많이 비어 대조를 이뤘다. 佛패스트푸드점 20년 새 4배 시장조사회사 ‘CHD엑스퍼트-데이터센셜’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전체 패스트푸드 매장 수는 5만1500곳으로 20년간 4배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도 17% 증가했다. 햄버거를 먹는 영국인들을 향해 ‘고깃덩어리나 먹는 국가’라며 패스트푸드를 수준 낮은 음식으로 하대하던 프랑스인들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빠진 일상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랑스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 올랐다. 4월(5.9%)에 비해선 소폭 완화됐지만 지난해 5월부터 매월 5%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로 식료품 등 원료 값이 오르니 외식비도 뛰고 있다. 프랑스 호텔 및 식당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외식비가 8%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식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파리의 팡테옹 근처 패스트푸드 매장 앞에서 만난 장뤼크 시르 씨는 “예전에는 1주일에 3번씩 외식을 했지만 지금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물가로 일반 식당의 가격은 엄청 뛰었지만 패스트푸드는 비교적 저렴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날 취재팀 2명이 맥도널드에서 식사하는 데 든 비용은 18.5유로(약 2만6000원)였다. 바로 옆 프랑스식 레스토랑에선 1인분 가격만 39.6유로(약 5만5000원)에 달했다.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일반 레스토랑에서 외식할 비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2인분을 주문할 수 있는 셈이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르몽드 등 유명 언론에서도 최근 ‘20유로 이하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 등을 종종 소개하고 있다. 샌드위치, 바게트 등 빵만 팔던 빵집에선 기존에 보기 힘들던 테이블과 의자를 매장 내에 놓고 점심 식사 손님을 받는다. 샌드위치, 음료, 간단한 샐러드를 곁들인 10유로대 저렴한 식사 메뉴가 인기다. 음료나 간단한 디저트만 팔던 카페들도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구성된 간편 점심 식사를 판매하고 있다.할인 매장서 ‘짠물 소비’ 고물가는 프랑스인의 쇼핑 패턴도 바꿔놓았다. 파리 곳곳엔 재고 물품을 저렴하게 파는 할인 매장이 늘고 있다. 대형마트 ‘스토코마니’는 올해 3월 할인 품목을 다양하게 늘리고 할인 매장을 세련되게 리모델링해 눈길을 끌었다. 스토코마니의 한 지점은 다양한 색상의 네온사인으로 13개 영역을 구분해 가격대별로 제품을 배치했다.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을 쇼핑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매장은 2유로(약 2800원) 미만에 살 수 있는 제품이 약 2000개에 달한다. 할인 폭은 최대 70%. 스토코마니는 지난해 8억 유로(약 1조1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급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프랑스인들은 장바구니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못난이 매장’도 즐겨 찾는다. 할인 매장 ‘프리미암’은 농산지 협동조합, 제조업자 등과의 직거래를 통해 외형이 고르지 않아 제대로 팔기 어려운 과일과 채소, 잘게 잘리지 못한 햄과 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도 인기다. 중고품 수요도 늘고 있다. 현지 매체 ‘유럽1’에 따르면 유아 중고용품 판매 애플리케이션 ‘빕스’는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이곳에선 유아 중고용품을 신제품의 50∼80%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보리스 포르코니 빕스 홍보담당자는 “올해 이용자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드플레이션’ 논란 고물가가 계속되자 ‘그리드플레이션(greed+inflation)’ 논란도 일고 있다. 그리드플레이션은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려고 판매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덩달아 소비자 가격 또한 오르고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기업들은 보통 가격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낮추려 하기 때문에 그리드플레이션은 억지 논리라는 반론도 존재하지만 고물가가 워낙 심하다 보니 기업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독일 금융기업 알리안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가 유럽의 식량 인플레이션에 작지만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또한 유럽 당국자들이 근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핵심 요인으로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꼽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민심이 흉흉한 데다 정부의 가격 동결 압박이 강해지다 보니 주요 기업 또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유통회사 카르푸는 지난해 시리얼, 커피, 기저귀 등 100여 개 필수 품목에 대해 일시적으로 가격을 동결했다. 에너지 값 급등으로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올린 주요 에너지 기업도 최근 잇따라 가격 인하 방침을 밝혔다. 자영업자도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특히 프랑스의 ‘국민 빵’으로 통하는 바게트 값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버터, 밀가루 등 원료 값뿐 아니라 빵을 굽는 데 쓰이는 에너지 비용도 급등한 탓이다. 프랑스 곳곳에서 제빵사들이 “바게트를 구울 수 없다”며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는 일이 잦다.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여진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권은 ‘바게트 대란’까지 일어나면 민심이 폭발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 1월 엘리제궁에 제빵사들을 초청해 “에너지 가격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에너지 기업과 협의하겠다”고 달랬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또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빵사는 세금 납부를 미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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