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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 등 군내 반인권적 가혹행위를 근절하려면 일선 지휘관들이 이를 숨기거나 쉬쉬할 수 없도록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확실하고 강도 높은 ‘페널티 처방(처벌 조항)’이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지휘관들이 병영악습을 숨기거나 방조할 경우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하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가혹행위를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도 초급간부(하사)의 방조 및 가담, 지휘체계의 은폐 의혹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며 “군내 폭력과 가혹행위를 숨기는 지휘관은 사기와 전투력을 좀먹는 암적 요소로 보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병영폭력을 눈감거나 은폐한 지휘관은 인사기록에 이를 ‘중대 과실’로 반영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안이 심각할 경우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도록 함으로서 불명예전역 조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고의성이 의심되면 군 검찰의 수사를 받도록 해 혐의가 입증되면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군내 악습을 은폐했다가 적발돼 불명예 전역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군인연금을 깎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윤 일병 사건 이후 군인사회의 무능과 기강 해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면서 군인연금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 아울러 반인륜적 반인권적 병영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휘책임을 물어 해체함으로써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육군 관계자는 “모든 지휘관들이 병영폭력과 가혹행위는 반드시 공개하는 것이 자신과 상관은 물론이고 부하에게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실히 들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일반전방소초(GOP)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육군 22사단에서 근무하는 한 병사가 어지럼증을 호소한 지 5개월여 만에 뒤늦게 뇌종양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22사단 소속 김모 상병은 지난달 23일 국군수도병원 신경외과에서 뇌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김 상병은 4일 민간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김 상병은 2월 초 잦은 어지럼 증세로 국군강릉병원을 찾았다. 병원 측은 뇌 MRI 촬영 처방을 했지만 김 상병은 MRI를 찍지 않고 동행한 간부(중사)와 함께 부대로 복귀했다. 이 간부가 처방전을 꼼꼼히 살폈다면 치료 시기가 앞당겨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 간부는 ‘처방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1월 당뇨 합병증으로 숨진 육군 50사단 이모 훈련병과 2월 악성종양 4기 판정을 받은 김모 병장의 질병 사실이 진료카드에 기록됐지만 다른 군의관이 ‘합격 판정’을 내려 부실한 군 의료실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인책 범위에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등 육군 수뇌부까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3일 “이번 사태는 단순한 폭행사망 사건이 아니라 군의 기강과 군율을 송두리째 짓밟는 중대 위기 상황”이라며 “군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불신을 털어내려면 권 총장 등 육군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4일 열리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 문제를 놓고 해당 사단장과 군단장의 보직 해임은 물론이고 권 총장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와 국방부도 육군 지휘부에 대한 대대적 문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소집한 긴급 군 수뇌부 회의에서 권 총장 등 육군 수뇌부가 4월에 발생한 윤 일병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 강력히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육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 연대장을 비롯한 10여 명을 보직 해임하는 등 중징계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일어나선 안 될 수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긴급 군 수뇌부 회의를 소집해 육군 28사단의 윤모 일병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분노와 공분 그 자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이 회의에서 “이번 사건의 가해자와 방조자, 관계자를 군법에 정한 최고 수준에서 일벌백계하는 한편 장병의 인권이 존중받는 병영문화를 만들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백승주 국방차관과 권오성 육군 참모총장, 최차규 공군참모총장, 엄현성 해군참모차장, 이영주 해병대 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군 당국은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이후 4월 한 달간 육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병사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구타와 폭언, 강제 암기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3900여 명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혹행위의 경중에 따라 휴가를 제한받거나 영창에 가는 등 징계 조치를 받았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공군 주력기인 F-15E 전투기 12대와 운용요원 350여 명이 1일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에 배치됐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비하고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미 공군 전력의 한반도 순환 전개 계획에 따른 것이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최근 미 아이다호 주의 마운틴홈 공군기지를 출발한 F-15E 전투기 12대와 조종사, 운용요원들이 이날 오산기지에 도착했다. 이 전력은 6개월간 한국에 배치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 전력은 한국 공군과 함께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을 타격하는 한미 연합작전을 숙달하는 훈련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달 실시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군사연습에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9년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전력을 모두 철수하면서 초래된 대북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F-16과 F-15, A-10 등 항공 전력을 3∼6개월 단위로 한국에 순환 전개해왔다. 주로 F-16급 전투기를 배치했다. F-15 기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F-15E 기종이 한국에 전개된 것은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F-15E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가한 전투기로 첨단 항전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항전장비는 고정밀도의 3차원(3D) 항법체계로 주야간에 상관없이 공대공, 공대지 정밀타격 임무를 수행하며 통신 두절이나 체계 고장 등 비상시에도 기지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군 관계자는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휴전선과 가까운 지역에서 신형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해 대남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6개월간 전북 군산 공군기지에 순환 배치됐던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 12대는 최근 호주의 틴들 공군기지로 이동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북한은 31일 UFG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강행하면 청와대와 미 백악관을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훈련 취소를 요구했다. 최근 백악관을 비롯해 미 본토에 대한 핵공격을 거론한 데 이어 또다시 미국을 조준해 협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대외 선전선동 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내고 “이번 연습에 참가하는 모든 무력침략, 남조선(한국)과 해외에 있는 군사기지들, (미국) 백악관과 국방성, 청와대가 우리(북)의 전략 및 전술 로케트(로켓)를 비롯한 강력한 최첨단 초정밀 화력타격 수단의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

이용걸 방위사업청장(57·행시 23회·사진)이 최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청장은 지난주 초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한 뒤 휴가를 떠났다. 군 관계자는 “개인적 사유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사퇴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 청장이 정부 부처 차관급 인사 가운데 최고참인 데다 최근 개각 인사에서 행정고시 출신 후배들이 장차관에 잇달아 기용되자 용퇴를 결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방산 비리 의혹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통 재무관료 출신인 이 청장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3월 방위사업청장에 기용돼 1년 4개월간 직무를 수행했다. 국방부 차관 재직 시 저렴하고 질 좋은 민간제품을 군수품으로 채택해 예산 절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북한이 3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KN-09 신형 방사포(다연장로켓)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26일 스커드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이후 나흘 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10분간 평안북도 묘향산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신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 포탄은 3, 4초간 비행하다 추락해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어 오후 5시 50분과 오후 6시경 같은 지역에서 동쪽 방향으로 신형 방사포 2발이 발사돼 각각 210여 km와 130여 km를 날아갔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북한의 신형 방사포가 200km 이상을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300mm 방사포를 개량한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190여 km로 평가돼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사거리를 더 늘려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은 이날 묘향산 특각(전용별장)에 머물며 방사포 발사 현장을 직접 지휘했다”며 “김정은이 오전에 1차 발사가 실패하자 오후에 추가 발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김정은이 이달 9일과 26일 황해도 지역 군부대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 현장을 잇달아 참관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이 이달 초 미그-19 전투기 추락으로 비행훈련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북한 미그-19 전투기가 올해에만 3대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30일 “비행 훈련에 나선 북한의 미그-19 전투기가 지난달과 이달 등 올해 들어서만 모두 세 차례 추락했다”며 “옛 소련에서 도입해 운용 중인 미그 계열의 전투기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달 초 미그-19가 추락한 이후 해당 기종의 비행훈련이 중단됐다”고 확인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서 정전유지 임무를 수행하다 북한의 악랄한 만행에 희생된 장병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정전협정 체결 61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빅터 S 비에라 예비역 대령(83)은 28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1976년 북한의 도끼만행사건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38년 전 그날이 어제처럼 생생하다”고 말한 비에라 대령 옆자리에서 박세환 재향군인회장(74)이 그의 손을 꼭 잡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비에라 대령은 1976년 8월 18일 북한의 도끼만행사건 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이 사건으로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배릿 중위 등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들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비에라 대령은 사건 사흘 뒤인 8월 21일 한미 양국군의 대북 응징 무력시위인 폴 버니언 작전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한국군 1사단 11연대 1대대장(중령)이었던 박 회장과 서로 부대를 수시로 찾아 각별한 우애를 나눴다. 폴 버니언 작전에도 최전방 지휘관으로 참가한 두 사람은 서로를 전우라고 부르며 38년간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비에라 대령은 “한미 양국군이 힙을 합쳐 JSA 내 미루나무를 절단한 폴 버니언 작전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중대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폴 버니언 작전은 6·25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작전으로 북의 도발 의지를 꺾는 동시에 2년 뒤 한미연합사령부 창설의 단초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북한의 도끼만행 직후 리처드 스틸웰 주한미군사령관과 박정희 대통령의 특보, 주한 미국대사 등이 대북 응징 수위와 방법을 놓고 협의했지만 강온파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 결국 스틸웰 사령관은 JSA 대대장이었던 비에라 대령에게 의견을 구했고, 그는 “원래 계획대로 미루나무를 반드시 잘라야 한다”고 강력히 건의해 작전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전쟁을 불사할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은 임무 완수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미군 가족들이 철수하고, 전방지역의 모든 포문을 북에 조준한 상태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작전에 임했다”면서 “한미 장병들이 전우로서 생사를 함께한다는 믿음과 신뢰 덕분에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박 회장은 비에라 대령이 작전 수행 도중 사망했다는 소문을 듣고, 통제선을 뚫고 직접 부대로 달려가 그가 무사한 것을 보고 덥석 껴안았다는 기억도 꺼냈다. 작전이 끝난 뒤 비에라 대령은 잘라낸 미루나무 가지에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를 새겨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 비에라 대령은 “북한의 유일한 목표는 적화통일이라는 점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게 없다”며 “김정은은 유치하고 예측 불가한 데다 김일성과 김정일보다 훨씬 더 위험한 인물인 만큼 절대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오랜 우여곡절 끝에 비상(飛上)의 계기를 맞았다. 군 당국은 2020년대 초까지 쌍발엔진을 탑재하는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최근 결정하고, 연내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F-16급 이상의 고성능 국산 전투기 120대를 만들어 F-4와 F-5 등 노후 기종을 대체하는 KFX 사업에는 개발과 양산에 총 20조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개발사업인 만큼 군 안팎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사업의 직간접적인 수혜를 보게 될 군과 민간 이해당사자들 간 논쟁도 첨예하다. 일례로 KFX의 핵심 쟁점인 엔진 개수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대결구도가 전개됐다. 공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쌍발엔진’을,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단발엔진’을 각각 지지하면서 1년 넘게 지루한 공방을 거듭했다. 군 당국이 ‘쌍발엔진파’의 손을 들어주면서 엔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KF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막대한 재원을 조달하기 쉽지 않고 기술적 사업적으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항공 선진국들도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전투기 개발을 국내 기술로 추진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발비와 양산 가격이 치솟아 수출 경쟁력 확보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장기간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일수록 신중을 기해 국익 차원에서 이해득실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KFX 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소모적 논쟁만 반복하는 바람에 득보다 실이 컸다.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김대중 대통령이 “2015년까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시작된 KFX 사업은 이후 제자리걸음만 했다. 정권과 평가기관에 따라 사업이 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하면서 10여 년간 허송세월만 한 것이다. 그 사이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은 차기 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KFX 사업의 타당성을 더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한가롭지 않다. 당장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가 시급하다. 공군에 따르면 완벽한 영공방어를 위해서는 430여 대의 전투기를 상시 운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도입한 지 30, 40년이 지난 노후 기종의 퇴역이 본격화되면서 전투기 부족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2019년 이후에는 적정 보유대수보다 100대 이상 전투기가 부족해 영공 방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더욱이 F-35A로 결정된 차기 전투기(FX)의 도입 사업도 예산문제로 당초 계획했던 60대에서 40대로 축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KFX 사업이 더 지체될 경우 다른 대안이 없다. 정비와 운영유지비 문제도 심각하다. 공군은 미국에서 도입한 F-15K 60대의 2012∼2013년 운영유지비로 30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썼다. 대당 1000억 원이 넘는 F-15K 3대 값이 2년간 정비 비용으로 날아간 셈이다. 올해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운영유지비도 14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공군 관계자는 “사소한 부품이라도 제작업체가 부르는 가격대로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산 전투기라면 운영 유지비를 수십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KFX 사업이 기술적 종속으로 인한 울며 겨자 먹기 식 국고 낭비를 막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KFX 사업의 수출 가능성을 지레 비관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T-50 고등훈련기를 개발해 항공산업을 수출 효자로 일궈낸 경험과 노하우를 KFX 사업에 적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T-50을 개량한 FA-50 경공격기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이라크에 52대가 수출됐고, 추가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KFX가 우수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2030년대 세계 전투기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KFX 사업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이해관계와 사업의 주도권 등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더는 KFX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윤상호 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동부전선 육군 22사단에 근무하다 27일 영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신모 이병(22)은 A급(특별관리대상) 관심병사였던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육군에 따르면 운동화 끈에 목을 맨 상태로 숨진 신 이병은 입대 전 병무청 심리검사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관리를 받아왔다. 신 이병이 숨진 날 오전 강원 철원군 모 사단에서 근무하던 A급 관심병사인 박모 이병(21)도 영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부대 측은 박 이병을 국군일동병원으로 긴급 후송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데 이어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5월 중순에 입대해 6월 20일 부대에 전입한 박 이병은 우울증 증세로 사단 의무대에서 2주간 약물치료를 받았다”며 “그는 A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A급 관심병사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이어지자 군 당국은 이들의 자살 배경과 해당 지휘관들의 병사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군내 전체 관심병사 규모는 A급과 B급(중점관리 대상)을 포함해 1만7000∼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전협정 61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27일)을 맞아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유엔군 참전영웅 5명(미군 4명, 터키군 1명)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한다. 미군 군수장교로 참전한 에드워드 로니 중장은 더글러스 맥아더 연합군 사령관을 보좌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는 한편 흥남철수작전을 주도해 피란민 10만 명을 후송하는 데 기여했다. 로널드 로서 예비역 중사(84)는 1952년 1월 최고의 격전지였던 철의 삼각지대 일대에서 공산군과 사투를 벌이다 부상을 무릅쓰고 적군 13명을 사살하는 공을 세웠다. 일본계 미국인 2세인 히로미 미야무라 예비역 하사(88)는 1951년 4월 경기 연천군 일대에서 중공군과 격전을 치른 끝에 포로로 붙잡혔다가 2년 4개월 뒤 석방됐다. 또 아이너 잉만 예비역 병장(84)은 1951년 2월 충북 제천 인근에서 중공군 요새를 공격하다 얼굴에 총상을 입고도 선두에서 적군을 무찌르는 전공을 세웠다. 고넨츠 대위는 1951년 4월 38선 인근 고지에서 중대를 지휘하며 중공군의 대공세에 맞서다 완전히 포위되자 “적군의 포로가 되느니 아군의 총에 죽겠다”며 상급 부대에 자신의 중대가 있는 지역을 포격할 것을 요청했다. 상급 부대는 그의 요청대로 포격을 했고 고넨츠 대위와 부하들은 적과 함께 전사함으로써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했다. 보훈처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1개 참전국 대표와 참전용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기념식에서 훈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기념식 후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는 국내외 참전용사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와 자긍심 함양을 위해 ‘2014년 6·25 전쟁영웅 선정 기념패’와 ‘평화의 사도 메달’ 전달식이 진행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현지 시간으로 27일 한국전참전협회(KWVA) 주관으로 정전 기념식을 비롯해 의회 리셉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계획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전쟁은 무승부가 아닌 한국의 승리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7일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기념식에서 6·25전쟁을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정전 기념식에 참석한 그는 “지금 한국이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역동적 경제는 전쟁에서 승리한 데 따른 유업(legacy)”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6·25전쟁은 더이상 ‘잊혀진 전쟁’이 아닌 ‘영예로운 전쟁’이자 ‘영광의 승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정전협정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국가기념일)’로 선언하고 참전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6·25는 ‘영광의 승전(勝戰)’ 올해 61년을 맞는 정전협정일은 그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승만 정부가 휴전을 반대해 서명을 거부한 점이 부각돼 2012년까지 정부 차원의 공식행사도 없었다. 유엔군사령부와 중립국감독위원회 차원의 간략한 기념행사만 판문점에서 열렸다. 보훈처 관계자는 20일 “6·25전쟁은 기억하지만 정전협정은 언제이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모르는 국민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 유엔 21개 참전국은 정전협정일을 ‘한국전쟁 참전기념일’로 정하고, 국가 차원의 기념식을 개최해 왔다. 두 나라는 올해도 정부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는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전쟁의 참화를 딛고, 60여 년 만에 경제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유진영의 피땀과 정전체제라는 점을 후대에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 전쟁 중단 상태인 정전(停戰)은 ‘불안한 평화’를 뜻한다. 하지만 한반도 정전체제는 60년 넘게 전쟁 방지와 평화 보장을 담보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이는 정전협정 유지를 위한 군사적 보장 장치(유엔사)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한미 군사동맹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김재창 한미안보연구회장(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이승만 정부가 유엔사로 하여금 정전유지 책임을 맡도록 하고, 협정 체결 3개월 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은 국가 생존을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끈질기게 요구하며 유엔사 해체를 통한 한미동맹 와해를 기도하고 있다.○“종전의 시대 앞당기는 촉매제로” 정전의 역사는 대한민국과 한미동맹의 발전사다. 한미동맹을 버팀목 삼아 정전체제는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를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양영조 군사편찬연구소 군사사부장은 “국방비 절감으로 국가예산을 경제발전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에도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회사들은 탄탄한 한미동맹을 신뢰하면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하거나 상향 조정했다. 군 관계자는 “정전협정을 떠받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유사시 미국은 5개 항모 전단 등 전체 전력의 50%를 한반도에 증원하도록 돼 있다”며 “이는 한화로 250조 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보훈처 등 정부 당국은 올해부터 정전협정일을 평화통일 기반 구축의 디딤돌로 재조명하기로 했다. 그 방안으로 정전 기념식을 참전국 대표와 참전용사, 전 유엔군사령관 등이 함께하는 국제행사로 정례화해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협력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허남성 교수는 “정전협정이 6·25전쟁을 평화통일로 마무리 짓는 종전(終戰)의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군 수사기관이 강원 고성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 총기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22) 검거 작전 중 발생한 오인사격 사고와 관련해 7명을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전 중 오인 사격을 처벌한 전례가 없어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군 관계자는 20일 “임 병장 검거작전 중 발생한 2건의 오인사격과 관련해 7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9일 형사 입건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오인사격으로 수색조 소대장이 팔 관통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 사격을 한 하사 2명이 입건됐다. 다음 날 수색조 병사 1명이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선 사격을 한 부대의 대대장과 중대장, 분대장, 운전병, 무전병 등 5명이 형사 입건돼 군 검찰에 송치됐다. 군 당국은 지난주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위한 17일 남북 실무접촉 결렬 책임을 남쪽에 떠넘기면서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 지시로 9월 10일∼10월 4일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한 뒤 “김정은 동지께서 대회에 참가할 국가종합팀 남자축구 검열경기를 지도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우리 선수들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중대한 계기”라며 “신성한 체육이 불순세력의 정치적 농락물로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은 실무접촉 결과와 관련해 남측을 압박하는 동시에 조만간 추가 회담을 통해 대회 참가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정은의 축구경기 관람에는 4월 9일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100여 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이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남북 사회·문화·체육 교류를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0일 KBS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체제 생존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제 붕괴’를 거론하면서까지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현혹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한 장관은 북한이 최근 단거리 발사체를 잇달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이런 도발을 하면서도 정부나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통일전선전술 차원의 평화공세를 하고 있다”며 “남한 내부의 분열을 통한 대북정책 전환 압박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군 호위함 함장이 만취 상태에서 부하 여군 간부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보직 해임됐다. 18일 군 당국에 따르면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소속 호위함 함장인 A 중령은 7일 부대 인근 식당에서 부하들과 회식을 한 뒤 ‘2차’로 간 주점에서 위관급 여군 간부 2명을 양옆에 앉혀 놓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 성추행했다. 군 관계자는 “당시 A 중령은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한 상태였다”면서 “일부 부하들이 (성추행 행위를) 만류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북한군이 미사일과 포 사격 훈련을 잇달아 실시한 점에 비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간부들에게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성추행을 당한 여군 간부들은 이를 상부에 보고했고, 해군은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A 중령을 11일 보직 해임했다”고 말했다. A 중령은 군 조사에서 당시 너무 취한 상태여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후 성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性)군기 위반 사고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일벌백계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현재 군 검찰에 이첩돼 A 중령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A 중령은 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처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해군은 올 4월 중순에도 동해 1함대사령부 소속 초계함 내에서 여군 간부에 대한 남성 장교들의 성추행 및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자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함장인 B 중령을 보직 해임한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쏴 올리는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등을 기념하는 군 열병식에서 TEL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실제 미사일 발사 장면을 노출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의 전술로켓 발사 훈련을 참관하는 장면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김정은은 발사 장소에서 1∼2km 떨어진 야외 연단에 앉아 북한군 지휘관들과 함께 미사일 발사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 군 당국은 이 모습이 전날(9일) 새벽 황해도 태탄비행장 인근 지역에서 스커드-C 미사일의 발사 장면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미사일은 북한 영토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500여 km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또 다른 사진에는 미사일이 TEL의 수직발사대에서 화염을 뿜으며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속 TEL은 좌우에 타이어가 4개씩(4X4) 장착된 군용차량에 수직발사대를 탑재한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대남 기습타격용 핵심전력인 TEL의 실제 운용 장면을 공개한 전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TEL의 세부 제원이나 발사장소 및 시설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TEL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젠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대남 선제타격 능력을 보유했다고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TEL은 수시로 이동하면서 미사일을 쏠 수 있기 때문에 위성이나 레이더로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 북한은 스커드를 비롯해 노동과 무수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TEL을 200대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이 명령만 내리면 언제 어디서든 핵과 생화학탄두까지 탑재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이날 발사 훈련을 지도하면서 “말과 행동이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직접 발사 명령을 내린 김정은은 “적들의 무분별한 대결 광증을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으로 제압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바로 다음 날 김정은의 참관 사실을 공개하는 움직임은 김정일 시대에는 볼 수 없던 이례적 행보다. 김정은이 무력시위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통해 위협이 실제 상황이 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9일 동해상으로 스커드-C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공화국(정부) 성명’으로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응원단 파견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4시와 4시 20분경 황해도 태탄 공군기지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 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약 500km를 날아간 뒤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전 낙하 지역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둔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스커드-C 미사일과 KN-09 신형 방사포(다연장로켓)를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황해도 지역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나 남한 전역을 기습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무력시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당사국들이 자제하고 국면을 완화하는 데 유리한 일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지난달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한국군의 최전방초소(GP) 인근 철책에 설치된 귀순유도벨을 누르고 도주한 북한군은 8군단과 경보병여단 소속 특수부대원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부터 MDL의 모든 전선에서 특수부대원들을 비무장지대(DMZ) 안으로 5, 6명씩 조별로 투입해 은거지 구축과 매복, 기습침투 훈련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 북한 특수부대원들은 낮에는 굴을 파고 숨었다가 밤에는 MDL을 넘나들면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떠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9일 경기 파주시 최전방 지역에서 MDL을 넘어와 아군 GP에서 600m 떨어진 철책까지 접근해 귀순유도벨을 누른 뒤 달아난 북한군도 특수부대원들이라고 군 당국은 전했다. 인근 지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북한 특수부대원 3명이 2분여 만에 귀순유도벨을 뜯어 북으로 도주하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 군은 K-4 고속 유탄기관총을 발사하며 MDL 앞 50m 지점까지 추격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DMZ 안으로 특수부대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들여보내는 침투훈련을 집중적으로 벌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DMZ 안에서의 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도발을 감행한 북한군이 수법을 바꿔 특수부대원들을 몰래 침투시켜 아군 GP를 습격하는 육상 도발을 감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MDL을 침투하면 사살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특수전 부대는 총 20만 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들은 유사시 땅굴이나 AN-2기 등을 이용해 한국 후방에 침투한 뒤 주요 목표를 타격하거나 요인을 암살하는 후방 교란 임무를 맡고 있다.:: 귀순유도벨 ::북한군의 귀순을 유도하기 위해 최전방 지역 비무장지대(DMZ) 안에 설치한 벨 기능을 갖춘 인터폰. 아군 최전방초소(GP)와 군사분계선(MDL) 사이에 설치된 철책에 달려 있다. 북한군이 벨을 누르면 인근의 GP 상황실에서 이를 파악해 귀순 의사를 확인한다. 2012년 10월 북한군의 ‘노크 귀순’ 사건을 계기로 DMZ 내 수십 곳에 설치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만 죄인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합니다.” 동부전선 일반전방소초(GOP) 부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A 대위는 통화 내내 한숨과 탄식을 쏟아냈다. 강원 고성군 GOP 총기난사사건 이후 군에 대한 원성과 비난이 자신을 향하는 것 같아 가슴이 꽉 막힌다고 했다. 부대 지휘하랴, 관심병사 보살피랴 하루를 48시간처럼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는데 허사가 돼 버린 것 같다며 억울한 심경도 내비쳤다. 그는 “군이 욕먹고 비판받을 부분도 있지만 모든 책임을 군에 돌려선 제2, 제3의 병영참극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이 더는 쉬쉬하지 말고 관심병사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영 내 관심병사 문제는 이미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 군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군내 관심병사 실태는 충격적이다. 군 전체 관심병사 비율은 최대 10%에 이르고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관심병사도 2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22사단도 A, B급 800여 명을 포함해 관심병사가 1800여 명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지휘관들은 강군(强軍) 육성은 고사하고 자나 깨나 ‘관심병사 조심’, 사건사고 예방에 온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훈련을 잘하고, 경계임무에 완벽을 기해도 병영사건이 터지면 진급 등 인사 경력에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군에 ‘야전형 지휘관’이 줄고, ‘관리형 지휘관’이 늘어난다는 지적을 흘려듣기 힘든 대목이다. 강원 최전방 사단의 한 지휘관은 “바깥에선 ‘관심병사를 전역시키면 될 것 아니냐’고 하지만 현 병력 규모로도 책임 지역을 지키기가 빠듯한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병력감축의 부작용 등 군과 병영이 처한 심각한 현실을 국민과 사회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얘기였다. 관심병사를 걸러내기 위한 징병검사제도 등 사전 대책도 크게 미흡하다. 현재 전국 각 지방병무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상심리사는 27명에 불과하다. 지난 한 해 이들은 1차 인성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온 5만4450여 명을 상담했다. 1인당 하루 10명꼴로 연 2000여 명을 검사했다는 의미다. 검사 시간도 1인당 20여 분에 그쳐 실효성이 의문시될 수밖에 없다. 군내 심리상담사 실태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05년 경기 연천군 GOP 총기난사사건 이후 도입된 심리상담사는 현재 2000∼3000명 규모의 연대당 한 명꼴로 배치돼 있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1개 사단에 1명씩 운영되다가 올해부터 늘어난 게 이 정도다. 군에선 심리학이나 정신과를 전공한 전문인력을 원하지만 보수가 적고 오지 근무가 많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예비역들이 주류를 이룬다.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심리상담사는 관심병사들의 상담 과정에서 군대가 사회의 축소판이자 거울임을 절감한다고 토로했다. 관심병사 가운데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 붕괴와 소득 양극화로 초래된 가정불화나 파탄을 경험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사회의 구조적 황폐화로 어린 시절부터 좌절감과 분노를 경험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치유하지 않고 군에 들여보내는 것은 기름통을 안고 불에 뛰어들도록 하는 격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젊은 세대의 인성 파괴를 비롯해 극단적 범죄와 자살률 증가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회적 병리현상의 영향권에서 군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다. 국방부는 최근 인격존중의 병영문화 조성, 관심병사 관리체계 개선, 초급간부 리더십 향상 등 사건 후속 대책을 발표했지만 ‘재탕삼탕’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이 많다. 장병의 정신건강과 인성문제는 부대 사기는 물론이고 전투력 발휘와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다. 군이 관심병사를 제대로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민군 심리상담센터 등 제도적 장치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본다. 그래야 군이 바로 설 수 있다. 관심병사 문제는 군에 ‘뜨거운 감자’다. 언제까지 군이 ‘뜨거운 감자’를 들고서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을 지켜볼 것인가. 윤상호 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소총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 2, 3명이 지난달 1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한국군의 최전방초소(GP) 인근 지역까지 침투했다가 달아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대북 경계작전의 문제점을 덮으려고 쉬쉬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2시 20분경 경기 파주시 최전방 지역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 2, 3명이 MDL을 넘어 아군 GP와 GP 사이에 설치된 철책에 붙어 있는 귀순자 유도벨을 누르고 도주했다. 아군 GP와 유도벨이 설치된 철책 사이의 거리는 약 700m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유도벨이 울린 뒤 아군 병력들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전투 배치에 들어가 귀순과 도발 가능성에 대비했지만 북한군은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여름철 DMZ 안에서 참호를 파고 잠복하며 지상 침투훈련을 자주 하는 북한군이 담력 훈련 차원에서 아군 GP에 접근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동해안 전방의 섬 초소인 웅도방어대를 시찰하고 군인들의 포 사격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우리 해상에 기어드는 원수들을 해상에서 모조리 수장해버림으로써 조국 땅에 침략의 더러운 발을 한 치도 들여놓지 못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잇달아 대남 도발을 예고하는 듯한 훈련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북 경계작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은 또 최근 북한 주민(남성) 1명이 목선(전마선)을 타고 백령도로 귀순 의사를 밝혔을 때도 경계 임무에 문제가 없었는지 정확한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