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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소국이며 옛 소련의 일원이었던 몰도바의 28일 총선에서 친(親)유럽 성향의 집권 여당 ‘행동과 연대당(PAS)’이 친러시아 야당을 눌렀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논란 속에 친서방 정당이 승리하면서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52.15%가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PAS가 50.03%의 득표율(개표율 99.5% 기준)을 기록했다. 몰도바 의회 101석 중 최소 51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자당, 공산당 등이 결집한 친러 성향 ‘애국블록’의 득표율은 24.26%에 그쳤다.인구 260만 명의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EU 회원국인 루마니아 사이에 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 오랫동안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정세 불안을 겪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EU 가입을 신청해 그해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 2030년까지 EU에 가입한다는 목표를 내세워 집권한 PAS는 2021년 총선에서 62석을 얻어 과반수를 확보했다. 하지만 EU 가입 목표를 헌법에 넣는 방안을 추진한 지난해 10월 국민투표에선 찬성 50.4%, 반대 49.5%로 근소하게 이겼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선 애국블록의 지지율(36%)이 PAS(34.7%)를 앞서 집권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대러시아 교역 감소,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 고물가가 겹치며 여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친 것.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유럽 영공 침범 등으로 유권자들의 반러 정서가 확산되면서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광범위한 허위 정보를 유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주장해 왔다. 스타니슬라프 세크리에루 안보보좌관은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외국민 투표소 등에 대해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몰도바 외교부는 벨기에,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 있는 재외국민 투표소가 폭탄테러 위협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친러 야당들은 선거 결과에 반발했다.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선거 승리를 주장해온 이고르 도돈 애국블록 대표는 28일 “산두 대통령이 투표를 무효화시키려 한다”며 의회 앞에서 대대적 시위를 예고했다. 친러 야당들의 조직적인 반발의 배후에도 러시아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소국이며 옛 소련의 일원이었던 몰도바의 28일 총선에서 친(親) 유럽 성향의 집권여당 ‘행동과 연대당(PAS)’이 친러시아 야당을 눌렀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논란 속에 친 서방 정당이 승리하면서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28일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52.15%가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PAS가 50.03%의 득표율(개표율 99.5% 기준)을 기록했다. 몰도바 의회 101석 중 최소 51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자당·공산당 등이 결집한 친러 성향 ‘애국 블록’의 득표율은 24.26%에 그쳤다.인구 260만 명의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EU 회원국인 루마니아 사이에 있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오랫동안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정세 불안을 겪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EU 가입을 신청해 그해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2030년까지 EU에 가입한다는 목표를 내세워 집권한 PAS는 2021년 총선에서 62석을 얻어 과반수를 확보했다. 하지만 EU 가입 목표를 헌법에 넣는 방안을 추진한 지난해 10월 국민투표에선 찬성 50.4%, 반대 49.5%로 근소하게 이겼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선 애국 블록의 지지율(36%)이 PAS(34.7%)를 앞서 집권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대러시아 교역 감소,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 고물가가 겹치며 여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친 것.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유럽 영공 침범 등으로 유권자들의 반러 정서가 확산되면서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광범위한 허위 정보를 유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스타니슬라프 세크리에루 안보보좌관은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외국민 투표소 등에 대해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몰도바 외무부는 벨기에,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 있는 재외국민 투표소가 폭탄테러 위협을 받았다고 발표했다.친러 야당들은 선거 결과에 반발했다.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선거 승리를 주장해온 이고르 도돈 애국 블록 대표는 28일 “산두 대통령이 투표를 무효화시키려 한다”며 의회 앞에서 대대적 시위를 예고했다. 친러 야당들의 조직적인 반발에도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 의약품에 이어 반도체와 전자제품 등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 부과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미국 생산량에 비례해 관세를 매기는 방안이 제기됐고, 전자제품은 제품 내에 들어있는 반도체 개수에 맞춰 관세 부과가 유력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한미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이 지연되면 스마트폰과 TV 등 한국 핵심 수출품의 대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있다. ● 반도체·전자제품도 관세 임박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내에서 제조한 반도체와 수입한 반도체 물량 비율을 1 대 1로 맞추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령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 100개를 생산하면, 이 회사가 미국으로 수입하는 반도체 100개에 무관세 혜택을 주는 것이다. 다만 이를 넘어설 경우 고관세를 매긴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생각이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자제품 안에 들어간 칩 개수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칫솔부터 노트북에 이르는 광범위한 소비재가 타격을 입게 되면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와 전자제품까지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은 대부분 미국발 관세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25일(현지 시간) “미국에 의약품 생산시설을 두지 않는다면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알루미늄, 구리제품 등에 50%,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관세를 내고 있다.● 업종별로 엇갈리는 우려반도체와 전자제품까지 품목별 관세를 낼 것이란 전망에 국내 기업들은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업종별로는 표정이 엇갈렸다. 우선 반도체 업계는 미국 내 생산량만큼 수입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정책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반도체 관계자는 “반도체는 공급망이 복잡해 자국 생산 물량과 수입 물량을 나누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내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가 없기 때문에 제도 시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이미 미국 공장을 짓는 상황이라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오히려 국내 반도체 기업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반면 전자제품은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정보기술(IT) 기기와 스마트 TV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과의 기술 차별화를 위해 스마트 TV에 다수의 반도체를 쓰고 있는데 반도체 개수에 따른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전자제품 반도체 개수에 따라 관세를 어떻게 올릴지는 불확실하다. 해당 보도를 한 로이터도 미 상무부가 반도체 포함 수입 가전기기는 25%, 일본·유럽연합(EU)은 15%의 관세율 인상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 수치가 잠정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가전업체들은 “이미 관세를 내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반도체까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24일(현지 시간) 총격이 가해져 구금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현지 수사 당국은 총격범 조슈아 얀(29)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고,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이날 사건 현장에서는 얀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ICE 반대(ANTI-ICE)’ 문구가 적힌 미사용 탄환이 발견됐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불법 이민자 단속과 체포, 구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10일 청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지 꼭 2주 만에 또다시 정치적 동기로 의심되는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커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또한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진보 진영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 ‘안티 ICE’ 총알 발견AP통신 등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40분경 ICE 구금시설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시설에 있던 구금자 3명이 총격범 얀이 쏜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신원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상자 중 1명은 멕시코 국적자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X에 총격범 얀의 주변에서 ‘안티 ICE’라는 문구가 적힌 총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얀은 몇 달 전까지 댈러스 북쪽 교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했다. 2015년에 마리화나 판매 혐의로 기소당한 기록이 남아 있다. 얀은 특별한 정치적 활동에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0년 3월 텍사스주에서 열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 때 투표했다. 잠시 살았던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무소속 유권자’로 자신을 등록했다. 얀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총격 사건을 저지를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얀의 형인 노아는 NBC방송에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쪽의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얀을 2주 전 부모와 함께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 좌파 테러범 소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신 나간 범인이 탄피에 ‘안티 ICE’라고 썼다. 커크의 암살 후에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주에 좌파 단체 ‘안티파’를 포함한 국내 테러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원들에게 당장 ICE와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수사(修辭)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 민주당 일각에서 무리한 단속을 감행한다며 ICE를 ‘나치’에 비유한 것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ICE는 이달 초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 및 구금 조치를 주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도 같은 날 “총격범은 법 집행기관을 노리려는 정치적 동기를 가졌다. 이런 공격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이런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놈 국토안보장관도 “이 끔찍한 공격은 ICE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이 ICE에 대한 공격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ICE가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곳곳에 요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민주당, 자유주의 활동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요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강경한 반이민 정책 속에 늘어나는 ICE에 대한 공격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6월까지 ICE 요원에 대한 폭력 사건은 최소 79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0건의 약 8배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이 접해 있으며 많은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통로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폭력 사건이 빈번하다. 올 7월에도 텍사스주 앨버레이도에 있는 ICE 구금시설, 인근 매캘런의 국경순찰대 시설에서 각각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2교 인근. “자전거 안전하게 타세요”라는 경찰의 말에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던 시민이 멈추며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 그는 도로교통법상 의무인 헬멧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상범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최근 음악을 들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어폰을 낀 채로는 주변 소리를 듣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사고 4년 새 최고 이날 강남서의 자전거 교통사고 예방 캠페인 현장을 동행해 보니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자전거를 타는 운전자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공유자전거를 타는 운전자의 헬멧 착용률이 낮았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커브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계장은 “한강 직선코스에서는 시속 30km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운전자가 흔하다”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경찰에게 “전기자전거인 ‘자토바이’가 인도에서 달릴 때 특히 위협적”이라고 호소했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가해 교통사고는 5571건으로, 하루 15건꼴로 발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8.3% 늘었다. 2020년 5667건에서 2023년 5146건으로 감소세를 이어 가던 자전거 교통사고가 지난해 증가로 전환해 4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오토바이 사고가 7.7% 줄고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사고가 6.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전거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도 4년 만에 6000명을 넘어섰다. 자전거 교통사고는 PM 사고보다 사망률도 높다. 지난해 자전거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치사율)는 1.3%로, PM(1.0%)을 앞섰다. 특히 자전거 운전자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치사율도 함께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60대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의 치사율은 2.0%, 70세 이상은 4.2%였다.● 청소년 사이 번지는 ‘노 브레이크’ 픽시 자전거 눈에 띄는 건 미성년자가 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내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8세 미만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는 1461건으로 집계됐다. 10건 중 3건꼴로 18세 미만이 일으킨 셈이다. 전년(940건) 대비 1.6배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기어가 고정된 ‘픽시(fixie) 자전거’의 제동장치를 제거해 빠른 속도를 즐기는 주행 방식이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며 ‘도로 위의 무법자’로 떠오르고 있다. 픽시 자전거는 브레이크 대신 페달을 후진하듯 역방향으로 돌려 속도를 줄인다.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면서 멈추는 ‘스키딩’ 같은 묘기를 부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픽시 자전거의 최고 시속은 약 80km로, 자동차와 맞먹는다. 이런 픽시 자전거의 브레이크를 제거할 경우 급정거가 필요한 상황에서 빠르게 멈추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커진다.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실험 결과 시속 10km일 때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의 제동거리는 브레이크가 있을 때의 5.5배로 늘어났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제동거리의 차이는 더욱 커졌다. 실제로 올 7월 관악구에서는 픽시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달리던 중학생 한 명이 멈추지 못하고 에어컨 실외기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대전에서는 택시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픽시 자전거를 들이받는 사고도 있었다. 경찰은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를 타는 경우도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17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 18세 미만 아동이 여러 차례 적발돼 부모에게 통보가 이뤄졌음에도 부모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동학대 방임으로 보호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안전수칙 알리고 헬멧 대여도 활성화해야”자전거를 탈 때 가장 지키지 않는 안전 수칙으로는 보행로 주행 금지가 꼽힌다. 지난해 자전거와 사람 간 발생한 사고 중 약 30%는 보행로로 다니던 보행자와의 사고였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도 차에 해당되기 때문에 보행로로 달릴 수 없다. 자전거도로가 없다면 차로 가장자리로 다니거나 인도에서 자전거를 끌며 걸어야 한다. 건널목도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 시 보행로 주행 등 법규 위반이 빈번하지만 인식 자체가 부족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교차로에서 자전거와 차량이 충돌할 경우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주행 방법을 모르는 운전자도 많다. 자전거로 좌회전을 할 때는 차량 신호에 맞춰 주행해서는 안 된다. 대신 직진 신호에 따라 이동한 뒤 모서리에서 다시 왼쪽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우회전 시에는 차량의 사각지대에 들어가지 않도록 서행하며 차량을 먼저 보내는 것이 좋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자전거 또는 PM 이용 경험이 있는 운전자 702명 중 63%가 교차로 좌회전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음주운전도 문제다. 자전거를 술에 취해 타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된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10만 원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거나, 알아도 안 지키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적인 변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공유 자전거를 사용할 때 헬멧도 함께 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다면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전거와 자동차가 공존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사고 시 책임 등 도로교통법 내용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日, ‘스마트폰 주행’에 범칙금… 덴마크 ‘자전거 고속도로’ 확충처벌-인프라-교육 삼박자로자전거 사고 예방 나선 선진국자전거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해외에서는 관련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제도를 도입해 왔다. 일본 경찰청은 내년 4월부터 자전거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범칙금 제도를 시행한다. 자전거 운행 중 스마트폰 이용에는 1만2000엔(약 11만3000원)을 부과한다. 신호 위반 시엔 6000엔(약 5만6000원)을, 이어폰 착용이나 우산 사용시에 5000엔(약 4만7000원)을 각각 물린다. 일본이 자전거 사고에 칼을 빼 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는 음주운전, 신호 위반 등 14개 위험 행위로 3년 안에 2차례 이상 적발된 14세 이상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안전 강습을 받게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지난해부턴 자전거 음주운전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50만 엔(약 47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자전거 천국’이라고 불리는 덴마크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안내한다. 밤이면 흰색 전조등과 빨간색 후미등을 켜야 하며, 이를 달지 않으면 벌금을 물린다.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기 전에는 명확한 수신호를 보낼 것” “추월하기 전에는 왼쪽 어깨 너머를 살필 것” 등 명확한 지침도 제공한다. 자전거 통행을 위한 인프라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덴마크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자전거 고속도로’를 개설했다. 보행자 및 차량 통행과 분리돼 있고, 별도의 표시가 있어 자전거 운전자들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2012년부터 10여년간 286.6km에 달하는 노선이 개통됐다. 2045년까지 코펜하겐 일대에는 850km가 넘는 60여 개의 노선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유럽은 어린이 대상 자전거 교통안전 교육도 활발하다.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체계적인 자전거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과정에는 경찰이 직접 참여해 안전수칙을 지도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시험을 치러 합격한 학생에게는 면허증을 발급한다. 학생들은 실제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며 교통 표지판을 읽는 방법, 손으로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표시하는 법 등을 평가받는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 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프랑스 파리 법원이 25일(현지 시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2007~2012년 집권)에게 리비아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의혹에 관해 범죄 공모 혐의를 인정,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당시 2005년경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2011년 사망)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유로(약 700억 원)를 지원하는 대가로 산업·외교적 혜택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기 집권과 독재로 당시 국제 무대에서 고립됐던 카다피 정권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르코지 후보를 지원하며 국제 무대로의 복귀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불법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2006년 리비아에서 프랑스에 자금이 유입된 사실은 있지만, 법원은 이 자금이 2007년 사르코지 캠프의 선거 운동에 쓰였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날 법원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당시 정당 대표로 있으면서 자기 측근과 정치적 지지자들이 대선 자금 조달을 위해 리비아 당국에 접근하는 걸 방치했다고 보고 ‘범죄 공모 혐의’는 인정했다. 또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행위는) 시민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징역 5년 형과 벌금 10만 유로(약 1억6000만 원), 5년간 피선거권 박탈 등을 선고했다. 형 집행 영장은 추후 집행하도록 했다.검찰은 올 3월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 형과 30만 유로(약 4억7000만 원)의 벌금,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부과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24일(현지 시간) 총격이 가해져, 구금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현지 수사당국은 총격범 조슈아 얀(29)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고,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이날 사건 현장에서는 얀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ICE 반대(ANTI-ICE)’ 문구가 적힌 미사용 탄환이 발견됐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불법이민자 단속과 체포, 구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앞서 10일 청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지 꼭 2주 만에 또다시 정치적 동기로 의심되는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커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또한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진보 진영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티 ICE’ 총알 발견AP통신 등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40분경 ICE 구금시설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시설에 있던 구금자 3명이 총격범 얀이 쏜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신원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상자 중 1명은 멕시코 국적인 것으로 드러났다.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X에 총격범 얀의 주변에서 ‘안티 ICE’라는 문구가 적힌 총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얀은 몇 달 전까지 댈러스 북쪽 교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했다. 2015년에 마리화나 판매 혐의로 기소당한 기록이 남아 있다.얀은 특별한 정치적 활동에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0년 3월 텍사스주에서 열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 때 투표했다. 잠시 살았던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무소속 유권자’로 자신을 등록했다.얀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총격 사건을 저지를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얀의 형인 노아는 NBC방송에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쪽의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얀을 2주 전 부모와 함께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 좌파 테러범 소행”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신 나간 범인이 탄피에 ‘안티 ICE’라고 썼다. 커크의 암살 후에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주에 좌파 단체 ‘안티파’를 포함한 국내 테러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원들에게 당장 ICE와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수사(修辭)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 민주당 일각에서 무리한 단속을 감행한다며 ICE를 ‘나치’에 비유한 것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ICE는 이달초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 및 구금 조치를 주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밴스 부통령도 같은 날 “총격범은 법 집행기관을 노리려는 정치적 동기를 가졌다. 이런 공격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이런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놈 국토안보장관도 “이 끔찍한 공격은 ICE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이 오히려 ICE에 대한 공격을 야기하고 있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ICE가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곳곳에 요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민주당, 자유주의 활동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요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강경한 반이민 정책 속에 늘어나는 ICE에 대한 공격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같은 해 6월까지 ICE 요원에 대한 폭력 사건은 최소 79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0건의 약 8배다.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했으며 많은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통로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폭력 사건이 빈번하다. 올 7월에도 텍사스주 앨버레이도에 있는 ICE 구금시설, 인근 매캘런의 국경순찰대 시설에서 각각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에 역대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는 기념 공간을 만들면서 직전 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자리엔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 사진을 걸었다. 그간 꾸준히 의혹이 제기돼 온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논란을 부각시키고, 그를 조롱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새로운 것이 생겼다”며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 등이 있는 백악관 업무동인 웨스트윙 주랑에 새로 조성된 역대 대통령 기념 공간인 ‘대통령 명예의 거리(Presidential Walk of Fame)’ 사진을 공개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가운데, 46대인 바이든 전 대통령 자리에는 그의 사진 대신 오토펜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름을 적는 사진이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인지력 저하를 겪었음에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그에게 보고하지 않고 오토펜으로 여러 주요 정책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올 5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오토펜을 사용한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 6월엔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분명히 말하지만 대통령 재임 기간 사면과 행정명령, 입법 등의 결정은 내가 내렸다”고 반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대통령 명예의 거리’ 조성 뿐 아니라 다양한 백악관 시설 개편을 추진 중이다. 그는 백악관 내 정원인 ‘로즈가든’에도 잔디 대신 대리석 등 석재를 깔아 연회장을 만들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나와 타이레놀 최고경영자(CEO) 중 누가 더 기이한 48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최근 총기 테러로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발언 논란으로 잠시 방송을 중단했던 미국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겸 코미디언 지미 키멀(58·사진)이 23일 복귀했다. 그는 복귀 첫 방송에서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근거 없이 “임신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타이레놀 제조·판매사 경영진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비판했다. 이날 방청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키멀은 “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겠다는 위협은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며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국인의 생계를 빼앗는 게 우리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다만 그는 커크 관련 발언에 대해 “젊은이의 살인 사건을 가볍게 여길 의도, 특정 집단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키멀은 앞서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마가(MAGA)’를 거론하며 “‘마가 갱단’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커크의 살해범을 자신과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17일 ABC방송의 모회사 월트디즈니는 키멀 쇼의 제작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보 진영 등에서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월트디즈니 측은 22일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다만 키멀의 복귀에 따른 논란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방송 직전 트루스소셜에 “야당 민주당에 편향적인 ‘쓰레기 방송’을 99% 내보내는 사람(키멀)을 왜 다시 데려오려 하는가”라며 반발했다. 이어 “키멀은 민주당의 또 다른 하수인”이라며 그의 복귀가 “중대한 불법 선거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BC방송에 대한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키멀의 방송을 미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주요 지역 방송을 소유한 넥스타, 싱클레어 등은 ‘지미 키멀 라이브 쇼’에 대한 방송 중단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나와 타이레놀 최고경영자(CEO) 중 누가 더 기이한 48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최근 총기 테러로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발언 논란으로 잠시 방송을 중단했던 미국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겸 코미디언 지미 키멀(58·사진)이 23일 복귀했다. 그는 복귀 첫 방송에서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근거 없이 “임산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해 타이레놀 경영진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비판했다.이날 방청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키멀은 “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겠다는 위협은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며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국인의 생계를 빼앗는 게 우리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대통령을 비판했다.다만 그는 커크 관련 발언에 대해 “젊은이의 살인 사건을 가볍게 여길 의도, 특정 집단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키멀은 앞서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마가(MAGA)’를 거 론하며 “‘마가 갱단’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커크의 살해범을 자신과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17일 ABC방송의 모회사 월트디즈니는 키멀쇼의 제작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보 진영 등에서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월트디즈니 측은 22일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다만 키멀의 복귀에 따른 논란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방송 직전 트루스소셜에 “야당 민주당에 편향적인 ‘쓰레기 방송’을 99% 내보내는 사람(키멀)을 왜 다시 데려오려 하는가”라며 반발했다. 이어 “키멀은 민주당의 또 다른 하수인”이라며 그의 복귀가 “중대한 불법 선거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BC방송에 대한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키멀의 방송을 미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주요 지역 방송을 소유한 넥스타, 싱클레어 등은 ‘지미 키멀 라이브 쇼’에 대한 방송 중단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50%의 ‘폭탄 관세’를 부과한 데다 최근 인도계 전문직 근로자가 집중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H-1B’ 비자의 수수료 또한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9만9395명이 H-1B 비자를 받았는데 이 중 인도계가 28만3397명으로 약 71%를 차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였던 이 비자의 발급 수수료를 21일부터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올렸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상 조치가 연간 2800억 달러(약 392조 원) 규모인 인도의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IT 산업단체 ‘나스콤’은 성명을 통해 “IT 직종의 H-1B 노동자들은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처사를 비판했다. 10만 달러의 비자 수수료가 일종의 비(非)관세 장벽이며 인도 경제, 인도와 미국의 관계 등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우려했다. 해외에서 일하는 인도 근로자의 고국 송금이 대폭 줄어들고 이 여파로 인도 루피화 가치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인도계 숙련 노동자들은 해마다 최소 350억 달러(약 48조8000억 원)를 고국으로 송금한다. 지난해 기준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외 송금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3.5%에 달했다. 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최근 청년실업 등으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IT 서비스 부문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대거 공급하는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12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직간접 고용 인원 또한 6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IT 산업이 타격받으면 모디 정권의 지지율 또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양국의 관계 악화가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 밀착했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협의체 ‘쿼드’ 또한 중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서방의 제재에도 계속 수입한다는 점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모디 총리 또한 중국 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미국에 맞섰다. 모디 총리는 1일 중국에서 열린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손을 잡고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엔비디아가 오픈AI 주주가 되고, 오픈AI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원전 10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전 세계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두 거물 기업이 ‘동맹’을 맺고 글로벌 AI 컴퓨팅 인프라 패권을 더욱 확대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손잡은 두 거물… 원전 10기 규모 인프라 만든다 22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거래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투자는 차세대 모델을 학습, 운영해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현을 향한 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계약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총 100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오픈AI 주주가 된다. 오픈AI는 투자금을 이용해 10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전력량으로 원전 10기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한 CNBC 인터뷰에서 “10GW는 AI 가속기 400만∼500만 개에 해당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이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하할 AI 가속기 전체 물량과 맞먹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두 회사는 우선 100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 하반기(7∼12월)까지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이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첫 100억 달러는 계약 체결 즉시 현금으로 지급되고 인프라 구축 단계마다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100억 달러 투자를 통해 오픈AI 지분 약 2%를 받게 된다.● “폭발적 AI 수요 보여 주는 계약” 이번 계약이 그동안 제기된 ‘AI 거품론’을 일부 불식시킨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올트먼 CEO가 8월 ‘AI 버블’ 발언을 한 이후 투자자 불안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AI 산업의 미래 성장을 둘러싸고 논쟁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AI 시장의 선두에 선 두 기업이 함께 100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이런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빅테크들이 10GW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 자체가 미래 AI 수요를 보여 주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계약에 대해 “챗GPT 같은 AI 도구와 이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에 대한 폭발적 수요를 보여주는 초대형 계약”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오픈AI가 추진하던 ‘탈엔비디아’ 구상이 달라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AI 칩을 의존하던 오픈AI는 최근 브로드컴 등과 자체 AI 칩 개발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를 기점으로 오픈AI가 엔비디아를 전략적 우선 파트너로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픈AI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고객사인 오픈AI를 잃지 않고 엔비디아 주도 생태계를 확고하게 지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이 우리의 다른 고객사에 대한 제품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50%의 ‘폭탄 관세’를 부과한 데다 최근 인도계 전문직 근로자가 집중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H-1B’ 비자의 수수료 또한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9만9395명이 H-1B 비자를 받았는데 이 중 인도계가 28만3397명으로 약 71%를 차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였던 이 비자의 발급 수수료를 21일부터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올렸다.23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상 조치가 연간 2800억 달러(약 392조 원) 규모인 인도의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IT 산업단체 ‘나스콤’은 성명을 통해 “IT 직종의 H-1B 노동자들은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처사를 비판했다. 10만 달러의 비자 수수료가 일종의 비(非)관세 장벽이며 인도 경제, 인도와 미국과의 관계 등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우려했다.해외에서 일하는 인도 근로자의 고국 송금이 대폭 줄어들고 이 여파로 인도 루피화 가치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인도계 숙련 노동자들은 해마다 최소 350억 달러(약 48조8000억 원)를 고국으로 송금한다. 지난해 기준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외 송금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3.5%에 달했다.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최근 청년실업 등으로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IT 서비스 부문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대거 공급하는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12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직간접 고용 인원 또한 6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IT 산업이 타격받으면 모디 정권의 지지율 또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양국의 관계 악화가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 밀착했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협의체 ‘쿼드’ 또한 중시했다.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서방의 제재에도 계속 수입한다는 점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모디 총리 또한 중국, 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미국에 맞섰다. 모디 총리는 1일 중국에서 열린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블라미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사진) 일본 농림수산상이 20일 도쿄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한일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과 더불어 양강 후보로 꼽힌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 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 가고자 한다”고 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선 “(의원) 당선 이후 매년 참배하는 데 대해 문제가 없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어디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분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 평화에 대한 맹세는 당연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총리 취임 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에 대해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001∼2006년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이다. 2009년 중의원(하원)에 당선된 후 내리 5선을 했다. 지지통신이 12∼15일 남녀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23.8%로 가장 많았다. 경쟁자인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21.0%로 2위였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H-1B 비자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 의학,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고급 외국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1990년 마련됐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숙련된 인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이민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비자로는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 및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외국의 많은 인력이 H-1B를 통해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장기간 미국에서 거주해 왔다. 미국 빅테크 업계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 중에도 H-1B 비자를 통해 미국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이 H-1B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X를 통해 “H-1B 비자가 없었다면 내가 스페이스X, 테슬라 등 미국을 강하게 만든 글로벌 기업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H-1B가 외국의 두뇌를 유치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번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브라질에서 온 마이크 크리거 인스타그램 공동창립자도 H-1B를 발급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H-1B 비자로 미국에 정착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996년 슬로베니아에서 관광비자로 미국에 온 멜라니아 여사는 이후 H-1B를 발급받아 모델로 활동했다. 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H-1B 신규 발급은 매년 8만5000개(학사 이상 6만5000명, 석박사 2만 명)로 제한되지만 통상 신청에는 수십만 명이 몰린다. 지난해에는 75만8000여 명이 신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H-1B가 가장 많이 발급된 국가는 인도다. 지난해의 경우 약 70%가 인도 출신에게 발급됐다. IT 분야를 중심으로 인도 인력들의 빅테크 진출과 연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다음으로는 중국(11.7%)이 많았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3983명(1.0%)이 이 비자를 발급받아 5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연평균 2000명 정도가 H-1B 비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전문직 취업 비자(H-1B) 발급 수수료 100배 인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反)이민 기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로 해외 고급 인력을 H-1B 비자로 데려온 미국 주요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인력 고용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비자 발급 비용을 1인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크게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조치는 그 약속의 이행”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 등 주요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투자를 종용하면서도, 외국 인력이 미국에 들어오는 건 막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마가 “H-1B, 美 노동자 설 자리 없애” 비판 그간 H-1B는 미국에 정착하려는 과학기술 분야 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자로 꼽혀 왔다. 또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도로 여겨졌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H-1B 발급이 추첨임에도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이 많은 인도계에 편중되는 상황을 지적해 왔다. 또 “고숙련 노동자가 아닌 단순 코딩 등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를 데려와 미국인 노동자가 설 자리를 없애는 제도”라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미국 산업계에서 H-1B는 필요한 제도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H-1B 발급 수수료는 근로자가 아닌 고용주가 지불하도록 돼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주는 H-1B 비자 신청을 위한 노동 조건 신청서(ETA-9035), 고용주 청원서(I-129) 등 관련 비용을 급여 공제 등 어떤 방식으로든 근로자에게 부담하게 해선 안 된다. 학생 비자(F-1)에서 H-1B로 전환할 때도 고용주가 수수료를 내도록 돼 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H-1B의 연간 수수료를 대폭 증액함에 따라 고용주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변화가 인공지능 같은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기업뿐 아니라 H-1B를 통해 확보한 대학 연구진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인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간 H-1B 비자 발급 직원들을 긴급 소환하는 등 혼란이 커지자,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포고문 서명식에 배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과 다른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은 “핵심은 연 단위(수수료)라는 것”이라며 “최대 6년까지 적용돼 매년 10만 달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의 미국 유입 문턱을 높이기 위해 비자 발급 비용은 높이고, 체류 기간은 단축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존 투자이민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이 100만 달러(법인은 200만 달러)를 기부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드카드’ 제도 도입 행정명령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서명했다. 지난달부터는 미국 내 불법 체류 가능성이 높은 국가 출신들이 사업이나 관광 관련 비자를 받을 때 1인당 최대 1만5000달러의 ‘비자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韓 정부 “한국인 쿼터 넓히더라도 비용 부담 우려” 한편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H-1B 비자 관련 정책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당국 간 비자 협의에 직접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쿼터를 넓혀 주더라도 수수료를 올릴 경우 우리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B1(상용비자) 비자의 유연한 적용이나,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비자(E4) 신설을 받아주는 대신 수수료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비자 제도 개선을 논의할 한미 간 워킹그룹(실무조직)은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전문직 취업 비자(H-1B) 발급 수수료 100배 인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反)이민 기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로 해외 고급 인력을 H-1B 비자로 데려온 미국 주요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인력 고용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비자 발급 비용을 1인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크게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조치는 그 약속의 이행”이라고 밝혔다.미국이 한국 등 주요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투자를 종용하면서도, 외국 인력이 미국에 들어오는 건 막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마가 “H-1B, 美 노동자 설 자리 없애” 비판그간 H-1B는 미국에 정착하려는 과학기술 분야 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자로 꼽혀 왔다. 또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H-1B 발급이 추첨임에도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이 많은 인도계에 편중되는 상황을 지적해왔다. 또 “고숙련 노동자가 아닌 단순 코딩 등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를 데려와 미국 노동자가 설 자리를 없애는 제도”라고 비판해 왔다.하지만 미국 산업계에선 H-1B는 필요한 제도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H-1B 발급 수수료는 근로자가 아닌 고용주가 지불하도록 돼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주는 H-1B 비자 신청을 위한 노동 조건 신청서(ETA-9035), 고용주 청원서(I-129) 등 관련 비용을 급여 공제 등 어떤 방식으로든 근로자에게 부담하게 해선 안 된다. 학생 비자(F-1)에서 H-1B로 전환할 때도 고용주가 수수료를 내도록 돼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H-1B의 연간 수수료를 대폭 증액함에 따라 고용주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게 된 것.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변화가 인공지능 같은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기업뿐 아니라 H-1B를 통해 확보한 대학 연구진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인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이번 조치로 미국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간 H-1B 비자 발급 직원들을 긴급 소환하는 등 혼란이 커지자,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포고문 서명식에 배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과 다른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은 “핵심은 연 단위(수수료)라는 것”이라며 “최대 6년까지 적용돼 매년 10만 달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의 미국 유입 문턱을 높이기 위해 비자 발급 비용은 높이고, 체류 기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존 투자이민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이 100만 달러(법인은 200만 달러)를 기부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드카드’ 제도 도입 행정명령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서명했다. 지난 달부터는 미국 내 불법 체류 가능성이 높은 국가 출신들이 사업이나 관광 관련 비자를 받을 때 1인당 최대 1만5000 달러의 ‘비자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韓정부 “한국인 비자 쿼터 넓히더라도 비용 부담 우려”한편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H-1B 비자 관련 정책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당국 간 비자 협의에 직접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쿼터를 넓혀 주더라도 수수료를 올릴 경우 우리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B1(상용비자) 비자의 유연한 적용이나,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비자(E4) 신설을 받아주는 대신 수수료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비자제도 개선을 논의할 한미 간 워킹그룹(실무조직)은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일본 농림수산상이 20일 도쿄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한일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과 더불어 양강 후보로 꼽힌다.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가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가고자 한다”고 했다.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선 “(의원) 당선 이후 매년 참배하는 데 대해 문제가 없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어디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분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 평화에 대한 맹세는 당연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총리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001~2006년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이다. 2009년 중의원(하원)에 당선된 후 내리 5선을 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쌀값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반값 비축미’ 방출로 가격을 내려 주목받았다.지지통신이 12∼15일 남녀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고이즈미 의원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23.8%로 가장 많았다. 경쟁자인 다카이치 의원은 21.0%로 2위였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H-1B 비자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 의학,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고급 외국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1990년 마련됐다. 당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숙련된 인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이민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비자로는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 및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외국의 많은 인력이 H-1B를 통해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장기간 미국에서 거주해 왔다.미국 빅테크 업계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 중에도 H-1B 비자를 통해 미국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이 H-1B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X를 통해 “H-1B 비자가 없었다면 내가 스페이스X, 테슬라 등 미국을 강하게 만든 글로벌 기업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H-1B가 외국의 두뇌를 유치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번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브라질에서 온 마이크 크리거 인스타그램 공동창립자도 H-1B를 발급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H-1B 비자로 미국에 정착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996년 슬로베니아에서 관광비자로 미국에 온 멜라니아 여사는 이후 H-1B를 발급받아 모델로 활동했다.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H-1B 신규 발급은 매년 8만5000개(학사 이상 6만5000명, 석박사 2만 명)로 제한되지만 통상 신청에는 수십만 명이 몰린다. 지난해에는 75만8000여 명이 신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H-1B가 가장 많이 발급된 국가는 인도다. 지난해의 경우 약 70%가 인도 출신에게 발급됐다. IT 분야를 중심으로 인도 인력들의 빅테크 진출과 연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다음으로는 중국(11.7%)이 많았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3983명(1.0%)이 이 비자를 발급받아 5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연평균 2000명 정도가 H-1B 비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키멀은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의 방송이 중단된 것 또한 시청률 저하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방송 제작이 무기한 중단된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지미 키멀(58·사진)을 혹평했다. 키멀, 스티븐 콜베어 CBS방송 진행자 등 자신에게 비판적인 방송인에 대한 보수 진영의 공격이 거듭되는 것이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는 뜻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 취재진에게 “키멀의 방송은 시청률이 매우 낮았고, ABC방송은 오래전에 그를 해고했어야 했다”며 “그걸 표현의 자유라고 부르든 말든 그는 재능 부족으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주요 방송사의 97%가 나를 반대한다. 면허 박탈이 나을 것”이라고 위협했다.2003년부터 ABC방송의 간판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해 온 키멀은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지지자이며 10일 연설 도중 피살된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를 거론했다. 당시 키멀은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커크의 암살범인 타일러 로빈슨을 자신들과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은 이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17일 ABC방송은 이 쇼의 편성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8일 ‘X’에서 “수년간 ‘캔슬 컬처’(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에 대한 지지 철회)를 비판했던 현 행정부가 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일상적으로 위협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와 논평가를 해고하라고 몰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