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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빔(Iron Beam)’은 현실이다. 공상과학(SF)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이스라엘의 최신식 레이저 기반 요격 시스템 ‘아이언빔’을 생산하는 국영 방위산업기업 ‘라파엘’ 관계자는 12일 하이파의 본사를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라파엘은 자체 개발한 첨단무기를 선보이는 쇼케이스룸을 외국 언론 중에는 처음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라파엘 관계자는 “아이언빔이 이미 이스라엘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방공망의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에서 차로 2시간 가량 북쪽으로 달려 도착한 라파엘 본사는 경비가 삼엄했다. 적의 공격에 대비해 정문 바닥에 설치한 육중한 철제 차단장치가 설치됐다. 3명의 보안요원이 취재진의 버스에 올라타 녹음기나 카메라, 노트북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했다. 휴대전화의 카메라 부분에는 보안 스티커를 일일이 부착하기도 했다. 라파엘 측은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와의 충돌이 아직 지속되고 있어 언제든 적 공격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아이언빔은 미사일, 무인기(드론), 로켓을 요격하며 이스라엘 방공망의 핵심 전력으로 꼽혀온 ‘아이언돔(Iron Dome)’과 확실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아이언돔은 미사일로 요격으로 하지만, 아이언빔은 ‘고에너지 레이저(HPL·High Power Laser)’를 쏴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비용 측면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아이언돔은 1발에 최대 5만 달러(약 73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레이더 전력과 인원 등을 추가하면 실제 비용이 최대 15만 달러(약 2억1900만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아이언빔은 1회 발사에 5달러(약 7300원) 내외의 전기료만 든다. 횟수도 제한이 없어 무제한 연속적으로 발사가 가능하다고 라파엘 측은 설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사일 및 드론 요격 성공률은 각각 86%, 9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빔과 이이언돔은 상호 보완제다. 악천후가 발생하거나 레이저를 쏠 수 없는 지형에선 인공지능(AI) 기반 지휘 통제 시스템의 판단에 따라 아이언빔 대신 아이언돔이 자동 발사된다.기존 레이저빔의 단점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게 라파엘 측의 주장이다. 장거리 표적을 향해 레이저를 쏘면 대기 중 먼지, 수분에 의해 산란하거나 꺾인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레이저를 하나로 합쳐 강력한 빔을 만드는 기술, 빛을 바늘구멍처럼 작은 목표에 집중시키는 기술 등을 고도화했다.특히 아이언빔의 소형 모델인 ‘모바일’과 ‘라이트’는 보병부대의 트럭, 장갑차 등 이동수단에 설치돼 기동성이 뛰어나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아군, 전략 자산 등을 쉽게 보호할 수 있다.아이언돔, 아이언빔 등 첨단 군수 체계는 이스라엘 경제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2년째 전쟁을 겪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군수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1분기(1~3월) 3.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이스라엘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도 해내고 있다. 라파엘사 관계자는 “아이언돔과 아이언빔이 지키는 도시는 한국에도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이언빔(Iron Beam)*이스라엘이 미사일 방공 체계 ‘아이언돔(Iron Dome)’에 이어 선보인 고에너지 레이저 기반의 차세대 방공 시스템이다. 아이언돔은 1회 발사에 약 7000만 원이 소요되는 반면, 아이언빔은 전기료(1회에 약 3~5달러) 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아이언빔 라인업*①아이언빔: 100kw급 출력, 450mm 대형 렌즈, 사거리 약 10km, 국경 공항 군기지 방어용.②아이언빔 모바일(Mobile): 50kw급 출력, 250mm 렌즈, 트럭 등 전투부대에 장착해 이동 가능.③아이언빔 해상용(Naval): 아이언빔 모바일과 비슷한 사양으로 군함 등 해상에 탑재 가능④아이언빔 라이트(Iron Beam Lite): 10kw급 소형 모델, 지프 등 지상군 차량에 탑재해 아군과 전략자산 보호.하이파=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폴란드 국민과 안보를 겨냥한 유례없는 파괴 공작이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7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동쪽으로 100km 떨어진 미카에서 발생한 철로 폭발 사건의 배후로 ‘외국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그는 “철로 손상 정도를 볼 때 열차를 탈선시키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관사가 조기에 발견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미카뿐 아니라 루블린주 푸와비에서도 철로 손상 및 방해물이 발견됐다. 두 곳 모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및 원조 물자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다. 하루 최대 115대의 열차가 통과한다. 특히 투스크 총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러시아를 지목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란드는 최근 수차례 영공을 침입한 무인기(드론), 정체를 알 수 없는 방화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를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는 55명도 구금했다. 투스크 총리는 “범인이 누구건 간에 반드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군사 영향력 확대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으로 무기와 물자를 공급하는 폴란드 철도가 최근 공격당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폴란드에 연대와 지지를 표하며 “이 사건에 폴란드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러시아의 전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이즈마일항에서 정박 중이던 튀르키예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용 선박 ‘오린다’호가 공격을 받았다고 아나돌루통신 등 튀르키예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 역시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된다. AP통신 등은 “러시아가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해 오데사 일대의 흑해 항구들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고 짚었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이 배에는 약 4000t의 LPG가 적재돼 있었고, 승조원 16명 중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습으로 이 항구와 멀지 않은 루마니아의 플라우루 주민들도 대피해야 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폴란드 국민과 안보를 겨냥한 유례없는 파괴 공작이다.”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7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동쪽으로 100km 떨어진 미카에서 발생한 철로 폭발 사건의 배후로 ‘외국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그는 “철로 손상 정도를 볼 때 열차를 탈선시키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관사가 조기에 발견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미카 뿐아니라 루블린주 푸와비에서도 철로 손상 및 방해물이 발견됐다. 두 곳 모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및 원조 물자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다. 하루 최대 115대의 열차가 통과한다. 특히 투스크 총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러시아를 지목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란드는 최근 수차례 영공을 침입한 무인기(드론), 정체를 알 수 없는 방화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를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는 55명도 구금했다. 투스크 총리는 “범인이 누구건 간에 반드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군사 영향력 확대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으로 무기와 물자를 공급하는 폴란드 철도가 최근 공격당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폴란드에 연대와 지지를 표하며 “이 사건에 폴란드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러시아의 전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이즈마일항에서 정박 중이던 튀르키예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용 선박 ‘오린다’호가 공격을 받았다고 아나돌루통신 등 튀르키예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 역시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된다. AP통신 등은 “러시아가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해 오데사 일대의 흑해 항구들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고 짚었다.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 배에는 약 4000t의 LPG가 적재돼 있었고, 승조원 16명 중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습으로 이 항구와 멀지 않은 루마니아의 플라우루 주민들도 대피해야 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겨울철을 앞두고 상대방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번 겨울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양측 국민 모두에게 가장 혹독한 겨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우크라이나는 16일 그리스를 통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 대사 등과 함께 LNG 수입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리스를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우크라이나의 LNG 수입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에 치중했던 러시아가 최근 천연가스 시설을 집중 공격하면서 겨울철 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 영토의 가스관을 통해 자국산 천연가스를 전 유럽으로 수출했다. 이 때문에 전쟁 와중에도 가스관 공격을 비교적 자제했다. 그러나 이에 관한 계약들은 모두 올 1월 종료됐다. 러시아로선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보호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관련 시설을 집중 공격했고, 현재는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생산이 60% 정도 중단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NYT)는 이런 상황으로 인해 수 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올 겨울 추위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가정의 80%가 천연가스로 난방과 취사를 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의 정유소와 송유관 등에 대한 ‘맞불’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14일 무인기(드론) 등을 대거 동원해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흑해 노보로시스크를 공습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여파로 노보로시스크 셰스하리스 터미널, 인근의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에서의 원유 선적이 모두 중단됐다. 두 곳에서 수출하는 원유는 일일 220만 배럴로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량의 20%에 달한다. 다만 현재는 수출 기능이 상당 부분 복원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 정부 고위 인사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에너지 국영기업 ‘에네르고아톰’의 부패 사건을 무마하는 데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는 15일 X에 “에너지 부문의 완전한 투명성과 진실성은 최우선 과제”라며 “국영 에너지 기업 전반의 재무 활동을 감사하고 경영 활동을 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는 와중에 에너지 기업의 비리까지 겹치자 국민 분노가 심상치않다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핵무기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핵 전력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5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연이어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미국 또한 핵실험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지 H W 부시 전 행정부 시절인 1992년 이후 33년간 중단됐던 핵실험 재개 의사를 공언한 것이다.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5일 각 부처에 “핵무기 실험 준비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며 미국에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핵 경쟁 또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ICBM ‘미니트맨’ 시험 발사미군은 미 서부 시간 5일 오전 1시 30분(러시아 모스크바 시간 5일 낮 12시 반)경 반덴버그 기지에서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사거리 9600km의 ‘미니트맨3’는 전략 폭격기, 핵잠수함과 더불어 미국의 3대 핵무기 전력으로 꼽힌다. 미군은 이날 ICBM 체계의 신뢰성, 작전 준비 태세, 정확성 등을 평가했다. 시험 발사된 미니트맨3는 4200마일(약 6720km)을 날아 당초 목표했던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방어 시험장에 정확히 떨어졌다. 미니트맨3의 시험 발사 사실이 공개된 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비즈니스포럼’ 행사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의 핵전력을 경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1위의 핵보유국이지만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라며 “2위 러시아가 (미국을) 따라오고 있고 3위 중국은 한참 뒤처져 있지만 4∼5년 안에 (미국과 러시아를 모두)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우리는 미군에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 달러(약 1450조 원)를 투자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미국은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실현하고 있으며 아무도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미국이 하면 우리도 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모스크바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면서 외교 및 국방부, 정보기관, 관련 민간 기관에 “(미국의) 핵실험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 분석해 핵무기 실험 준비 착수 가능성에 대한 합의된 제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미국의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전면적인 핵실험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실험 장소로 북극과 가까운 극동 노바야제믈랴 실험장을 언급했다. 이곳은 1990년 소련이 마지막 핵무기 실험을 실시했던 장소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또한 “지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행동에 제때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핵실험 준비에 필요한 기간은 그 유형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틴 정권은 지난달 26일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로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인 ‘부레베스트니크’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흘 뒤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첨단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시험 발사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연일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두 나라의 이런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의 핵무기를 보유한 두 나라가 지정학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는 단계를 향해 빠르게 가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두 나라가 핵실험을 강행하면 핵 긴장이 냉전 정점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핵무기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핵 전력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5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연이어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미국 또한 핵실험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지 H.W. 부시 전 행정부 시절인 1992년 이후 33년간 중단됐던 핵실험 재개 의사를 공언한 것이다.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5일 각 부처에 “핵무기 실험 준비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며 미국에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핵 경쟁 또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ICBM ‘미니트맨’ 시험발사미군은 미 서부시간 5일 오전 1시30분(러시아 모스크바 시간 5일 낮 12시반)경 반덴버그 기지에서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사거리 9600km의 ‘미니트맨3’는 전략 폭격기, 핵잠수함과 더불어 미국의 3대 핵무기 전력으로 꼽힌다. 미군은 이날 ICBM 체계의 신뢰성, 작전 준비 태세, 정확성 등을 평가했다. 시험 발사된 미니트맨3는 4200마일(약 6720km)을 날아 당초 목표했던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방어 시험장에 정확히 떨어졌다.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 사실이 공개된 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비즈니스포럼’ 행사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의 핵전력을 경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1위의 핵보유국이지만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라며 “2위 러시아가 (미국을) 따라오고 있고 3위 중국은 한참 뒤처져 있지만 4~5년 안에 (미국과 러시아를 모두)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우리는 미군에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 달러(약 1450조 원)를 투자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미국은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실현하고 있으며 아무도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미국이 하면 우리도 한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모스크바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면서 외교 및 국방부, 정보기관, 관련 민간 기관에 “(미국의) 핵실험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 분석해 핵무기 실험 준비 착수 가능성에 대한 합의된 제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미국의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푸틴 대통령의 최측근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전면적인 핵실험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실험 장소로 북극과 가까운 극동 노바야제믈랴 실험장을 언급했다. 이곳은 1990년 소련이 마지막 핵무기 실험을 실시했던 장소다.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또한 “지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행동에 제때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핵실험 준비에 필요한 기간은 그 유형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했다.푸틴 정권은 지난달 26일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로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인 ‘부레베스트니크’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흘 뒤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첨단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시험 발사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연일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두 나라의 이런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의 핵무기를 보유한 두 나라가 지정학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는 단계를 향해 빠르게 가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두 나라가 핵 실험을 강행하면 핵 긴장이 냉전 정점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북중 접경지의 물류 기반 개발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러시아가 희토류 광물의 채굴·개발을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극동지역 경제포럼의 실행 과제 중 하나로 중국과 북한 접경지에 복합운송, 물류센터를 신설 및 확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존 러시아-중국 간 철교 2곳 등을 활용하면서 북한을 연결하는 새 교량을 2026년까지 개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 극동의 대외 물류망과 교역 채널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러시아의 중국 북한 접경지역 기반 강화는 희토류 개발 계획과 관련이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희토류 광물의 채굴 및 개발 로드맵을 12월 1일까지 각료회의(내각)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군사 장비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전략 광물로 전 세계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광물이다. 러시아는 최근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해 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탈리아 로마의 13세기 중세 탑 내부가 3일 보수공사 중 무너져 작업자 한 명이 사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고대 역사 중심지인 포로 로마노 맞은편의 ‘콘티탑(Torre dei Conti)’ 일부가 보수공사 중 붕괴됐다. 탑의 일부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부터 내부에서 파편과 흰 연기를 내며 무너지기 시작했고, 약 90분 뒤 더 많은 흙먼지가 일어나며 추가 붕괴가 이어졌다. 로마 소방당국은 내부 상태 확인을 위해 무인기(드론)를 투입하며 늦은 밤까지 구조 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구조 과정에서 2차 붕괴로 소방대원들을 향해 잔해물이 쏟아졌고, 루마니아 국적의 작업자 1명이 숨졌다. 옆에 있던 나머지 작업자 3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또 콘티탑은 외관이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탑의 하중을 지지하는 기초 부분과 계단, 지붕 등에 추가 손상이 우려된다고 로마 문화유산 당국은 설명했다. 콘티탑은 13세기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가 거주하기 위해 지은 탑이다. 1349년 지진으로 손상된 후 17세기에 한 차례 붕괴됐다. 로마 당국은 탑을 박물관과 회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내년 완료를 목표로 4년에 걸쳐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탈리아 로마의 13세기 중세 탑 내부가 3일 보수공사 중 무너져 작업자 한 명이 사망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고대 역사 중심지인 포로 로마노 맞은 편의 ‘콘티탑(Torre dei Conti)’ 일부가 보수공사 중 붕괴됐다. 탑의 일부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부터 내부에서 파편과 흰 연기를 내며 무너지기 시작했고, 약 90분 뒤 더 많은 흙먼지가 일어나며 추가 붕괴가 이어졌다.로마 소방당국은 내부 상태 확인을 위해 무인기(드론)을 투입하며 늦은 밤까지 구조 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구조 과정에서 2차 붕괴로 소방대원들을 향해 잔해물이 쏟아졌고, 루마니아 국적의 작업자 1명이 숨졌다. 옆에 있던 나머지 작업자 3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또 콘티탑은 외관이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탑의 하중을 지지하는 기초 부분과 계단, 지붕 등에 추가 손상이 우려된다고 로마 문화유산 당국은 설명했다.콘티탑은 13세기 교황 인노첸시오 3세가 거주하기 위해 지은 탑이다. 1349년 지진으로 손상된 후 17세기에 한 차례 붕괴됐다. 로마 당국은 탑을 박물관과 회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내년 완료를 목표로 4년에 걸쳐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공사비는 약 690만 유로(약 113억 원)로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았다.한편, 러시아는 이번 붕괴 사고와 이탈리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탈리아 정부가 납세자의 세금을 낭비하는 한 국가 경제부터 고대 탑들까지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에 대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부끄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레바논이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에 실패한다면 자위권을 행사하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일 내각회의에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거론하며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레바논이 새로운 전선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필요에 따라 행동하겠다”며 거듭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2023년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가자 전쟁’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일단 휴전에 들어가자,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가자 전쟁 발발 뒤 헤즈볼라는 하마스 편을 들며 이스라엘과 줄곧 대립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재로 휴전했다. 이에 따라 레바논에선 국가 보안군만 무기를 소지할 수 있고, 헤즈볼라는 무장 해제를 진행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이유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이어왔고, 최근에도 헤즈볼라 대원 4명을 사살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헤즈볼라에 ‘당근’을 앞세워 무장 해제를 유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백악관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이날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하고 이란과의 관계를 끊으면 레바논 남부를 개발하는 사업에 중동 산유국들이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굴복시키려는 이스라엘과 달리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며 설득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또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연립정부 내각에 공동여당으로 참여하며 정치·사회적 영향력도 큰 만큼 무작정 무장 해제를 종용해선 소기의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레바논이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에 실패한다면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일 내각회의에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거론하며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레바논이 새로운 전선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필요에 따라 행동하겠다”며 거듭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2023년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가자 전쟁’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일단 휴전에 들어가자,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가자 전쟁 발발 뒤 헤즈볼라는 하마스 편을 들며 이스라엘과 줄곧 대립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재로 휴전했다. 이에 따라 레바논에선 국가 보안군만 무기를 소지할 수 있고, 헤즈볼라는 무장해제를 진행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이유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이어왔고, 최근에도 헤즈볼라 대원 4명을 사살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헤즈볼라에 ‘당근’을 앞세워 무장 해제를 유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백악관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이날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하고 이란과의 관계를 끊으면 레바논 남부를 개발하는 사업에 중동 산유국들이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굴복시키려는 이스라엘과 달리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며 설득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또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연립정부 내각에 공동여당으로 참여하며 정치·사회적 영향력도 큰 만큼 무작정 무장 해제를 종용해선 소기의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슬람 테러범을 제거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에 ‘총을 쏘며(guns-a-blazing)’ 들어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인구 약 2억2000만 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가 자국 내 기독교인 학살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노골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아프리카의 탈레반’으로 불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 등이 기독교인을 학살하는데도 정부가 용인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마약 밀매 근절을 이유로 카리브해에서 잇따라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습하며 내정간섭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중남미를 넘어 아프리카에서도 군사 개입에 나설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아프리카에서 연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경제 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주요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군사 작전 준비 지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살해를 계속 허용한다면 모든 지원과 구호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며 “끔찍한 잔혹 행위를 저지르는 이슬람 테러범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이 ‘망신스러운 나라(나이지리아)’에 총을 쏘며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방부(전쟁부)에 나이지리아에서 실현 가능한 군사작전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가 공격한다면 소중한 기독교인들을 공격한 테러리스트 깡패들처럼 빠르고 사납고 달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31일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에 대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저지르고 있다며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침해 우려가 심각한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 수준을 평가해 자유가 심하게 저해받는 국가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 현재 북한, 중국, 이란,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12개국이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세계연감 자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구의 53.5%는 무슬림, 45.9%는 기독교인이다. 양측 비율이 엇비슷해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북부는 무슬림, 남부는 기독교인이 주로 거주한다. 특히 보코하람 등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수십 년간 교회를 공격하고 기독교도 어린이를 납치했다. 2009년 이후에만 이로 인해 4만 명 이상이 숨지고 200만 명 이상이 피란을 떠났다. 다만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는 종교적 박해를 반대한다. 종교의 자유와 관용은 우리 정체성의 핵심 요소”라고 반발했다.● 아프리카서 중국 견제가 목적 트럼프 대통령이 ‘기독교도 박해’를 군사 개입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진짜 목적은 아프리카를 둘러싼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나이지리아 내 도로, 철도, 항만 등 주요 인프라 건설을 위해 지금까지 최소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투입했다. 중국 정부가 자본을 제공하고 중국 기업이 해당 공사의 건설을 맡는 구조여서 사실상 중국의 경제 식민지로 만드는 작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올 들어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리튬 가공공장 두 곳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군사 협력도 한창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과 나이지리아는 올 5월 나이지리아의 탄약 생산 확대, 군사 장비 유지 보수 및 개선, 국방 전문 인력의 교육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의 국영 무기 제조업체 중국북방산업그룹공사(노린코·Norinco)가 관련 작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과의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중재 등에 바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나이지리아를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일 뿐 실제 군사행동에 나설 의지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슬람 테러범을 제거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에 ‘총을 쏘며‘(guns-a-blazing)’ 들어갈 수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인구 약 2억2000만 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가 자국 내 기독교인 학살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노골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아프리카의 탈레반’으로 불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 등이 기독교인을 학살하는데도 정부가 용인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마약 밀매 근절을 이유로 카리브해에서 잇따라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습하며 내정간섭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중남미를 넘어 아프리카에서도 군사 개입에 나설 뜻을 밝힌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아프리카에서 연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경제 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주요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군사 작전 준비 지시”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살해를 계속 허용한다면 모든 지원과 구호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며 “끔찍한 잔혹 행위를 저지르는 이슬람 테러리범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이 ‘망신스러운 나라(나이지리아)’에 총을 쏘며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방부(전쟁부)에 나이지리아에서 실현가능한 군사작전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가 공격한다면 소중한 기독교인들을 공격한 테러리스트 깡패들처럼 빠르고 사납고 달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31일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에 대한 집단학살(제노사이드)를 저지르고 있다며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침해 우려가 심각한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 수준을 평가해 자유가 심하게 저해받는 국가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 현재 북한, 중국, 이란,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12개국이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됐다.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세계연감 자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구의 53.5%는 무슬림, 45.9%는 기독교인이다. 양측 비율이 엇비슷해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북부는 무슬림, 남부는 기독교인이 주로 거주한다. 특히 보코하람 등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수십 년간 교회를 공격하고 기독교도 어린이를 납치했다. 2009년 이후에만 이로 인해 4만 명 이상이 숨지고 200만 명 이상이 피난을 떠났다.다만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는 종교적 박해를 반대한다. 종교 자유와 관용은 우리 정체성의 핵심 요소”라고 반발했다.● 아프리카서 중국 견제가 목적트럼프 대통령이 ‘기독교도 박해’를 군사 개입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진짜 목적은 아프리카를 둘러싼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나이지리아 내 도로, 철도, 항만 등 주요 인프라 건설을 위해 지금까지 최소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투입했다. 중국 정부가 자본을 제공하고 중국 기업이 해당 공사의 건설을 맡는 구조여서 사실상 중국의 경제 식민지로 만드는 작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올들어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리튬 가공공장 두 곳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군사 협력도 한창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과 나이지리아는 올 5월 나이지리아의 탄약 생산 확대, 군사 장비 유지보수 및 개선, 국방 전문 인력의 교육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의 국영 무기 제조업체 중국북방산업그룹공사(노린코·Norinco)가 관련 작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과의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중재 등에 바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나이지리아를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일뿐 실제 군사행동에 나설 의지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첨단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이며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인 ‘부레베스트니크’의 실험을 완료했다고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자신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맞서 핵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요 강대국 간 핵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이어 핵전력 과시하는 푸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9일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위로하며 “‘포세이돈 수중 무인기’를 핵동력 시설로 활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 무인기는 속도와 이동, 깊이 면에서 세계 유사체가 없고,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도 없다. 요격할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포세이돈은 핵무기와 재래식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사용한 원자폭탄의 약 100배 위력을 지녀 ‘둠스데이(Doomsday·지구 최후의 날) 핵 어뢰’로도 불린다. 최대 시속 200km로 이동할 수 있고, 서구 주요국의 방어망을 피해 해안 도시를 파괴할 만큼의 강력한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키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측은 포세이돈의 위력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자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능가한다고 주장한다. 서방이 ‘사탄(Satan·악마)’으로 부르는 사르마트는 한 번에 10∼15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 또한 1만8000km에 달해 러시아에서 워싱턴,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르마트가 조만간 실전에 배치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등을 둘러싼 처리 방안 등으로 양측 이견이 심화됐고 회담이 무산됐다. 그 뒤 러시아는 연이어 핵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佛 신형 핵무기 공개, 美 핵무기 관련 예산 증액 미국 군사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8일 프랑스도 새로운 핵탄두를 탑재한 ‘M51’ 전략탄도미사일의 세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9500km, 4∼6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사거리, 정확도, 적 방어선 관통 능력 등이 이전 버전보다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 미사일을 ‘르트리옹팡’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4척에 탑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핵무기 운용과 유지 보수, 현대화에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9460억 달러(약 1330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차세대 ICBM ‘센티널 개발 사업’ 등 전략·전술핵 발사 체계의 현대화에도 3090억 달러(약 430조 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연일 핵무기 확장과 현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체코서 친러 성향 정권 탄생할 듯 한편 ‘체코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보수 성향의 정치인 안드레이 바비시 전 총리 겸 긍정당 대표가 다시 총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긍정당은 이달 3, 4일 총선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획득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해 왔다. 바비시 전 총리는 29일 성향이 비슷한 자유직접민주주의당, 운전자당과의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세 정당 모두 체코의 우크라이나 지원, 이민, 기후변화 대책 등에 반대한다. 바비시 전 총리가 재집권하면 체코 또한 친(親)러 성향인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과 마찬가지로 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첨단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이며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인 ‘부레베스트니크’의 실험을 완료했다고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자신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핵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요 강대국간 핵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이어 핵전력 과시하는 푸틴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9일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위로하며 “‘포세이돈 수중 무인기’를 핵동력 시설로 활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 무인기는 속도와 이동, 깊이 면에서 세계 유사체가 없고,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도 없다. 요격할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포세이돈은 핵무기와 재래식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사용한 원자폭탄의 약 100배 위력을 지녀 ‘둠스데이(Doomsday·지구 최후의 날) 핵 어뢰’로도 불린다. 최대 시속 200km로 이동할 수 있고, 서구 주요국의 방어망을 피해 해안 도시를 파괴할 만큼의 강력한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키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러시아 측은 포세이돈의 위력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자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능가한다고 주장한다. 서방이 ‘사탄(Satan·악마)’으로 부르는 사르마트는 한 번에 10~15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 또한 1만8000km에 달해 러시아에서 워싱턴,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르마트가 조만간 실전에 배치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등을 둘러싼 처리 방안 등으로 양측 이견이 심화됐고 회담이 무산됐다. 그 뒤 러시아는 연이어 핵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佛 신형 핵무기 공개, 美 핵무기 관련 예산 증액미국 군사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8일 프랑스도 새로운 핵탄두를 탑재한 ‘M51’ 전략탄도미사일의 세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9500km, 4~6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사거리, 정확도, 적 방어선 관통 능력 등이 이전 버전보다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 미사일을 ‘르트리옹팡’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4척에 탑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핵무기 운용과 유지보수, 현대화에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9460억 달러(약 1330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차세대 ICBM ‘센티널 개발 사업’ 등 전략·전술핵 발사 체계의 현대화에도 3090억 달러(약 430조 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연일 핵무기 확장과 현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체코서 친러 성향 정권 탄생할 듯한편 ‘체코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보수 성향의 정치인 안드레이 바비시 전 총리 겸 긍정당 대표가 다시 총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긍정당은 이달 3, 4일 총선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획득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해 왔다. 바비시 전 총리는 29일 성향이 비슷한 자유직접민주주의당, 운전자당과의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세 정당 모두 체코의 우크라이나 지원, 이민, 기후변화 대책 등에 반대한다. 바비시 전 총리가 재집권하면 체코 또한 친(親)러 성향인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과 마찬가지로 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 시신 인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28일 가자지구를 공습해 최소 100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APF통신 등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1차 휴전이 발효된 10일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작전이 전개된 것이다.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 등 2단계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1차 휴전 후 최대 공습 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내 거점 도시인 북부 가자시티와 남부 칸유니스 등을 공습했다.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35명을 포함해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폭격에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수색이 진행 중이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 병사 1명도 가자 남부에서 교전 중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발표했다. 앞서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즉시 강력한 공격을 가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또 하마스가 1단계 휴전협정 당시 약속한 인질 시신 송환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하마스가 추가 송환한 인질 시신 1구의 신원이 약속했던 13명 중 1명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환된 시신이 2023년 12월 숨진 다른 인질인 차르파티의 신체 부위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마스가 이 시신을 다른 곳에서 가져와 중장비로 판 구덩이에 넣은 뒤 국제적십자사(ICRC)에 시신을 찾은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관련 증거 영상을 공개하며 “중장비가 부족해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한다는 하마스의 주장은 허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하마스는 추가 인질 송환을 연기하겠다며 “이스라엘은 우리가 합의를 위반했다는 거짓비난을 멈추라”고 맞섰다. ● 트럼프 “휴전 위태로워질 이유 전혀 없다” 이스라엘은 29일 휴전 복귀를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정치권의 지시에 따라 군은 일련의 공습으로 수십 개의 테러 목표물과 테러리스트를 타격한 후 휴전을 다시 이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가자 휴전을 집권 2기 최대 외교 성과로 거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전 파기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 도쿄에서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 무력충돌 재발과 관련해 “휴전이 위태로워질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들(하마스)이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을 죽여서 반격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격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휴전 뒤에도 무력 사용이 필요하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 J D 밴스 미 부통령도 28일 취재진에게 “사소한 충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이 종전으로 가는 2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마스는 중동 평화에서 매우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우리가 해야 한다면 하마스를 아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그러면 하마스가 끝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불안한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강경 보수 세력과의 연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이어 가기 위해 가자지구 내 긴장을 고조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전시 내각’을 유지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의도적으로 무력 충돌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 제기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아니라며 휴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과격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이스라엘에 최근 촉구했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 시신 인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28일가자지구를 공습해 최소 100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방송과 APF통신 등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1차 휴전이 발효된 10일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작전이 전개된 것이다.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 등 2단계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 1차 휴전 후 최대 공습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내 거점 도시인 북부 가자시티와 남부 칸유니스 등을 공습했다.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35명을 포함해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수백병이 다쳤다”고 밝혔다. 폭격에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수색이 진행 중이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 병사 1명도 가자 남부에서 교전 중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발표했다.앞서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즉시 강력한 공격을 가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또 하마스가 1단계 휴전협정 당시 약속한 인질 시신 송환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스라엘군은 27일 하마스가 추가 송환한 인질 시신 1구의 신원이 약속했던 13명 중 1명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환된 시신이 2023년 12월 숨진 다른 인질인 차르파티의 신체 부위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마스가 이 시신을 다른 곳에서 가져와 중장비로 판 구덩이에 넣은 뒤 국제적십자사(ICRC)에 시신을 찾은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관련 증거 영상을 공개하며 “중장비가 부족해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한다는 하마스의 주장은 허위”라고 비난했다.이에 하마스는 추가 인질 송환을 연기하겠다며 “이스라엘은 우리가 합의를 위반했다는 거짓비난을 멈추라”고 맞섰다.● 트럼프 “휴전 위태로워질 이유 전혀 없다”이스라엘은 29일 휴전 복귀를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정치권의 지시에 따라 군은 일련의 공습으로 수십개의 테러 목표물과 테러리스트를 타격한 후 휴전을 다시 이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가자 휴전을 집권 2기 최대 외교 성과로 거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전 파기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 도쿄에서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 무력충돌 재발과 관련해 “휴전이 위태로워질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들(하마스)이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을 죽여서 반격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격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휴전 뒤에도 무력 사용이 필요하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 J D 밴스 미 부통령도 28일 취재진에게 “사소한 충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이 종전으로 가는 2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마스는 중동 평화에서 매우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우리가 해야 한다면 하마스를 아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그러면 하마스가 끝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하지만 불안한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강경 보수 세력과의 연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이어 가기 위해 가자지구 내 긴장을 고조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전시 내각’을 유지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의도적으로 무력 충돌을 유도한다는 것이다.다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 제기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아니라며 휴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과격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이스라엘에 최근 촉구했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올해 20주년을 맞은 프랑스 파리 한국영화제가 개막작으로 ‘좀비딸’을 상영하며 28일(현지 시간) 개막했다. 개·폐막식 티켓이 판매 시작 15분 만에 매진되는 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파리한국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퓌블리시스 시네마에서 ‘관객에게 바치는 오마주’라는 주제로 장편 25편, 단편 56편 등 총 81편을 상영한다. 올해 한국에서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필감성 감독의 ‘좀비딸’이 영화제의 문을 열었다. 일부 프랑스 관객은 눈물을 흘리며 “올해 본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상영 후 기립박수를 박은 필 감독은 “프랑스 관객들의 한국 영화 사랑에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집행위는 영화제 20주년을 기념해 관객이 직접 뽑은 역대 관객상 수상작 8편을 다시 상영하는 회고전도 연다.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2016년), 장준환 감독의 ‘1987’(2017년), 박영주 감독의 ‘시민덕희’(2024년) 등이 프랑스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또 김병우 감독의 ‘전지적 독자 시점’, 황병국 감독의 ‘야당’ 등 최신작들도 상영된다. 폐막작은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이 선정됐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협상 중재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요 접경지에서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을 순방 중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이 의제에서 떨어져 있는 틈을 타 최대한 많은 영토를 확보하고, 이를 향후 협상에서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양측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를 둘러싸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합참은 26일 약 200명의 러시아군이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포크로우스크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또한 증원군을 배치해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백병전 외에도 전선의 20km 전후에서 폭발물을 실은 무인기(드론)로 보급 차량 등도 공격하고 있다.● 러-우, 포크로우스크서 혈투현재 러시아군은 “포크로우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포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고 물자 조달 또한 어렵지만 러시아군을 몰아내야 한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을 추적하는 플랫폼 ‘딥스테이트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올 8월 러시아에 빼앗겼던 포크로우스크 북쪽 마을 3곳을 26일 탈환했다. 도네츠크주는 이번 휴전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약 75%를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는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네츠크주 전체를 넘겨주지 않으면 휴전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우크라이나는 결사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휴전 협상에 미온적인 러시아를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27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러시아의 핵 추진 순항미사일 실험을 위협 행위로 보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은) 러시아 해안 바로 앞에 핵잠수함을 두고 있다. 8000마일(약 1만3000km)을 날아갈 필요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특히 그는 “푸틴이 그런 말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1주일 만에 끝났어야 할 전쟁이 이제 곧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며 “그는 미사일을 시험할 게 아니라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측이 26일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의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논평이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부레베스트니크가 약 15시간 동안 최소 1만4000km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최신형보다 사거리와 비행시간이 각각 5배 이상 길다. 또 부레베스트니크의 사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이라 핵탄두를 싣고 세계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中, 러 원유 수입 줄여야”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 주석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축소를 약속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 루코일 등을 제재한 것 또한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러시아는 원유 수출로 번 돈의 대부분을 전쟁 자금으로 쓰고 있다. 중국, 인도 등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에너지 회사에 대한 미국의 새 제재로 (러시아) 원유 수출이 50% 감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매달 최대 50억 달러(약 7조2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하기를 바란다”며 거듭 중국 측을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고도 거듭 요청했다. 또한 그는 “푸틴은 이 미사일로 러시아 에너지 시설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알 때에만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남측 외벽을 방문했다. 19일 4인조 절도범들이 사다리차를 타고 박물관에 침입해 8800만 유로(약 1500억 원)에 달하는 프랑스 왕실 보석을 훔쳐간 곳이다. 전대미문의 도난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경찰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출입 통제를 위한 폴리스라인조차 없었다. 기자가 박물관 외벽에 가까이 다가가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중년 남성인 사설 경비업체 직원 단 1명이 현장 주변을 순찰하고 있었지만 근무에 충실히 임한다는 느낌을 주진 못했다. 연신 휴대전화를 들고 개인 업무를 보는 것처럼 보였다. 기자가 다가가 “혼자 지키고 있냐”고 묻자 이 요원은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나도 내가 하는 일이 뭔지 모른다”고 했다. 현장을 지나던 독일인 관광객 알렉스 씨는 “경비 인력이 한 명뿐이라는 게 놀랍다. 독일이었다면 이렇게 큰 사건 뒤에는 경찰을 훨씬 많이 배치했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 확대 無 도난 사건 직후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프랑스 전역의 지방자치단체와 박물관, 문화 유적지를 보호하는 인력들에게 “현재의 보안 상황을 점검하고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지시가 이행되고 있다는 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이날 기자는 루브르 박물관의 외벽 2km를 돌아보는 동안 전담 경찰 인력을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테러 방지용’이란 문구가 적힌 경찰차 2대가 박물관 한편에 정차해 있었지만 그 안에도 사람은 없었다. 폐쇄회로(CC)TV가 간간이 설치돼 있었지만 주로 지하 부근 사무실을 지키는 용도였다. 건물 외벽과 2층 발코니를 비추는 CCTV 역시 턱없이 부족해 외부 침입을 막기 어려워 보였다.특히 범인들이 침입하며 깬 유리창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0일에도 임시 조치만 돼 있다가 최근에서야 정상 유리로 바뀌어 있었다. 한인 유학생 임서연 씨는 “한국이었다면 보여주기식으로라도 가림막을 설치하고 경찰을 대거 배치했을 것이다. 대형 사건 후에도 너무나도 느긋한 프랑스적인 풍경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도난 당시 영상들 또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도난범들이 진열장 유리를 절단하고 범행을 감행하는 동안 상당수 관람객은 제지하기보다는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는 데 집중했다. 7분여의 범행을 마치고 도난범들이 다시 사다리차를 타고 도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루브르 직원들 또한 “경찰을 부르라”고 했을 뿐 적극적인 제지에 나서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슷한 유형의 도난 범죄 또한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는 20대 중국인 여성이 총 6kg 상당의 금덩이를 훔쳤다. 놀라운 점은 도난 사실조차 뒤늦게 알려졌다는 점이다. 이 여성은 루브르 도난범들처럼 박물관 문 2개를 절단기로 자르고 진열장 유리를 용접기로 파괴한 후 금괴를 가져갔다. 절단기, 용접기, 가스통 등 범행 도구를 현장에 버린 점도 비슷했다. 자연산 금덩이는 일반 금괴보다 가치가 높아 피해 규모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브르 도난 다음 날인 이달 20일에는 18세기 철학자 드니 디드로를 기리는 북동부 랑그르의 ‘디드로의 계몽의 집’에서 역시 도난이 발생했다. 수 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금화와 은화 약 2000개가 사라졌다. 경찰은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보안 예산 확대 난항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프랑스 재정위기가 문화유산 보안 강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약 5.8%로 유럽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다. 적자 축소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측은 내년에 문화재 관련 예산 4100만 유로(약 680억 원)를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 예산은 이미 2024년에도 약 1억5000만 유로(약 2500억 원) 줄었다. 연이은 예산 삭감에 박물관 노후화를 개선하기 위한 주요 사업 또한 줄줄이 보류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또한 보안 개선 방안 관련 예비 연구를 진행해 2019년경 실현 방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보호 장비 배치 등 실제 개선 작업이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부터 2029년까지 박물관 시스템을 현대화하기 위한 보안 계획도 연기됐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박물관 노조는 “우리의 사명인 유산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결정이 반복됐다. 이는 정부와 박물관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부족으로 감시 인력 또한 점점 줄고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의 감시 인력은 최근 10년 동안 약 190명이 줄었다. 특히 안내소와 보안 요원 90명을 2023년부터 하청업체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 직원의 시급은 12유로(약 1만9000원)로 16유로(약 2만5000원)를 받는 정직원보다 적다. 이날 박물관 안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 김동현 씨 또한 “감시 인력 부족이 도난 사건의 원인이라고들 하는데 정작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근무를 하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CCTV 확대도 쉽지 않아CCTV 등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은 보안 카메라로 감시할 수 있는 면적이 전체 전시공간 면적(약 7만30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유명 작품이 몰려 있는 리슐리외 구역은 25%만 감시가 가능하다. 아예 CCTV가 없는 공간도 상당수이고, 노후화된 기기로 CCTV가 있으나 마나 한 공간도 많다고 전했다. 로랑스 데 카르 루브르 관장 또한 범행 후 의회에 출석해 CCTV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박물관 외벽에 대한 감시가 매우 부족하다”고 시인했다. 예산 부족 외에도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프랑스 사회의 전통이 CCTV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만난 시민 샤를린 씨는 “CCTV 확대를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고 24시간 감시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휴대폰 등을 통해 지금도 충분히 감시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또한 소모적인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야권은 일제히 “루브르 참사는 참을 수 없는 굴욕”이라며 마크롱 정권을 비판했다. 반면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은 “프랑스 사회가 최근 수십 년간 주요 박물관의 보안을 소홀히 해 왔다. 특정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맞섰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