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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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취재하는 방송·영화 담당 기자입니다.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더 재밌는 기사 안에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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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문화 일반48%
인물/CEO13%
사회일반7%
IT3%
산업3%
검찰-법원판결3%
패션3%
음악3%
기타17%
  • [책의 향기]혹독한 타국생활… 詩는 구원이었네

    1966년 여름, 공군 군의관이었던 저자는 제대를 앞두고 재경문인 한일회담 반대서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군본부 광장에서 체포돼 ‘다시는 고국 땅을 밟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도장을 찍고 미국으로 가야 했다. 미국에서의 삶은 출구 없는 감옥이었다. 매일 새로운 생명을 받아내고 죽어가는 환자를 보냈다. 때론 환자와 친구가 되기도 했지만, 그가 죽으면 직접 부검을 해야만 하는 잔인한 날도 있었다. 혹독한 수련의 시절, 그는 틈틈이 시를 쓰고 휴일마다 근교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았다. 향수와 고독을 이겨내게 해준 유일한 구원은 모국어로 쓰는 시와 예술뿐이었다. 한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저자 마종기가 삶을 회고한 산문집을 펴냈다. 시적 감성을 자극한 수많은 작품과 인생에 대한 성찰, 고국을 향한 그리움, 사랑하는 이들과의 작별도 다뤘다. 연세대 의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 주립대학병원에서 수련의를 거치며 겪은 감정의 격랑도 느껴진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 제1실에 전시된 같은 크기의 25개 자화상,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본 로댕의 조각품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의 요염한 여인들까지. 자신을 압도한 예술가는 누구였고, 그들의 작품은 무엇이었는지 소상하게 이야기를 펼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젊은 나이에 고국을 떠나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했던 진한 외로움을 달래주고 힘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 그 모든 예술이나 독서나 여행을 친한 이에게 말하듯 순서도 곡절도 이유도 없이 줄줄이 벌여 놓은 게 이 책”이라고 적었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생소한 오페라 문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의 인연을 비롯해 예술적으로 교감을 나눈 이들과의 대화, 문학작품과 의학상식, 미국 현대시의 비밀, 그리고 세계 곳곳을 돌아보며 느낀 감동을 정리한 대목도 흥미롭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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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장르, 진화를 접목하다

    “그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더 똑똑하고, 더 빠르고, 조직화됐어요.” 2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 예고편에서 좀비들이 점령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잠입한 용병은 이렇게 말한다. 영화에서 좀비는 계급을 나누고, 왕국을 이뤄 살아갈 정도로 진화한 존재다. 고도화된 지능과 신체 역량을 가진 ‘알파 좀비’들이 이보다 열등한 좀비들을 지배한다. 알파 좀비 중에서도 리더는 왕 제우스와 왕비 아테나다. 그들 나름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따르는 좀비들은 살육 본능만 남아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이전의 유형들과 다르다. 기존 좀비물이 인간과 좀비들의 사투를 그렸다면 최근에는 진화한 좀비들이 인간과 공존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숱한 콘텐츠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 좀비를 변주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이야기를 선사하려는 취지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선 지능이 있는 좀비들이 자신들의 규율을 어기지 않는 한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소통과 합의가 가능한 좀비의 탄생인 셈이다. 영화 연출과 더불어 각본도 맡은 잭 스나이더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와의 인터뷰에서 “좀비도 진화한다는 콘셉트에서 영화를 시작했다. 그들 안에도 위계질서가 있고, 조직을 이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좀비들을 다스리는 제우스와 아테나는 원시적이지만 소통 방식도 갖추고 있다. ‘동물의 왕국’을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웹툰에서도 인간과 좀비의 공존을 그린 서사가 나오고 있다. 올 2월 연재를 시작한 네이버 웹툰 ‘위아 더 좀비’가 대표적이다. 좀비가 가득한 초대형 서울타워에 갇힌 주인공 김인종은 구조되지 못해 이곳에서 1년간 갇혀 지낸다. 김인종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각자의 사정에 의해 좀비들과 타워 안에서 살고 있다. 인류 문명이 멸망한 아포칼립스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일반 좀비물과 달리 마트, 수족관 등 일상 공간에서 좀비와 인간이 함께 사는 모습을 그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간은 선, 좀비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도 금이 가고 있다. 2월 공개된 네이버 웹툰 ‘사람의 조각’에서는 좀비와 인간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인간과 한 팀을 이루는 좀비들은 정신은 인간, 육체는 좀비인 ‘반인(半人) 반(半)좀비’다. 주인공인 군의관 백민철은 백신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인간의 의식을 지녔지만 육체는 좀비가 된다. 그는 인간, 좀비들과 함께 자신의 딸 지호를 구하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김여정 네이버웹툰 한국웹툰 리더는 “좀비와의 공존을 그린 좀비물은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주는 동시에 장르적 긴장감과 현실적 공감대를 살릴 수 있어 더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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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성기 “5·18 책임자들이 반성했다면 이런 영화 나오지 않았을 것”

    12일 개봉하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주인공 오채근(안성기)에게는 아들과 한 약속이 있다. 1980년 5월 18일 민주화를 외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날, 그들을 진압한 공수부대원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고 희생자의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 아버지의 과거 행적에 반감을 갖고 이런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환으로 채근은 당시 책임자 중 한 사람인 ‘왕년의 투 스타’ 박기준(박근형)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반성 없이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기준과 마주한 채근은 이런 말을 한다. “그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그렇게 편히 잘살 수 있었는지….” 배우 안성기(69)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채근과 같은 의구심을 품었다. ‘왜 잘못한 이들은 반성하지 않는가.’ 이는 출연으로 이어졌다. 6일 화상으로 만난 안성기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고통은 남아 있다”며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이 영화처럼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궁극적으로 서로가 화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성기는 출연료를 받지 않은 것에 더해 제작비를 일부 보탠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정국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저예산 영화라 안성기 씨와 같은 대배우를 캐스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마 해주실까’ 하는 생각을 갖고 대본을 전달했는데 바로 다음 날 ‘출연하고 싶다’며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안성기는 “출연료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시나리오에 진정성이 있었기에 제안을 받고 고민 없이 바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안성기에게는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두 번째 영화다. 그는 ‘화려한 휴가’(2007년)에서 진압군에 의해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과 함께 시민군을 결성해 사투를 벌이는 퇴역 장교 흥수를 연기했다. 채근은 흥수보다 훨씬 복합적인 인물이라 연기하기가 까다로웠다고 한다. 안성기는 “채근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 아들에 대한 미안함, 광주시민에 대한 감정까지 혼재된 인물이라 캐릭터를 표현할 때 절제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책임자들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이런 영화는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에 계속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광주시민들과 함께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70% 이상이 광주 현지에서 촬영됐다. 광주시 등은 촬영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했고, 광주시민들이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채근의 단골 식당 주인 할머니와 직원들이 그 예다. “영화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많은 일반인과 촬영을 한 건 처음이었다”는 안성기는 “그분들과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해 편안하게 해드리려 했다. 그분들 덕에 영화가 아마추어적인 것 같으면서도 사실감이 있고, 진실성이 돋보이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1957년 고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한 그는 지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원동력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새로움’을 꼽았다. 그는 올여름 촬영에 들어가는 신현식 감독의 신작에서 치매에 걸린 딸을 둔 아버지를 연기한다. “새 작품에 참여하면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장소에 간다.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다. 그 점 때문에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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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뚫고 졸리가 온다

    재와 피로 뒤덮인 얼굴의 해나(앤젤리나 졸리)가 소년 코너(핀 리틀)와 함께 불타는 숲을 질주한다. 발끝까지 쫓아온 화염을 피하려고 계곡으로 몸을 던진 두 사람. 이들은 불길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물속에서 숨을 참는다. 5일 한국을 시작으로 각국에서 개봉하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화재 현장에서 세 소년을 구하지 못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방대원 해나가 범죄 증거를 갖고 도주 중인 코너를 지키려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소년을 없애려는 범죄 조직은 이들이 피신한 산에 불을 지르는데 해나는 소방대원으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그를 지켜낸다. 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한국, 미국, 호주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주인공 앤젤리나 졸리(46)와 핀 리틀(15)은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약 121만 m² 넓이의 사막에 나무 110그루를 심은 뒤 프로판가스로 화재를 연출했다. 배우들이 연기에 휩싸인 채 촬영해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는 것. 졸리는 “최근 영화에서 컴퓨터그래픽(CG)이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 화재를 보고 느끼면서 연기해 진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것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 해나는 화재 현장에서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짓눌려 살아가지만 코너를 끝까지 지켜 마음의 짐을 던다. 타인을 위한 희생정신을 연기한 게 자신에게도 치유의 경험이 됐다고 졸리는 고백했다. 그는 “내 삶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성숙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해나가 코너를 도우며 구원을 얻는 데 공감이 갔다”고 했다. 이어 “살면서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는다. 영화 촬영 당시 나 역시 강인한 시점은 아니었다”며 “해나가 코너와 함께 산불을 극복하면서 내적 강인함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게 내게도 치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후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코너 역의 리틀은 “영화에 어두운 장면이 많아 감정적으로 상당히 힘든 때도 있었다. 현실로 돌아올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버텼다”고 털어놓았다. 해나와 코너는 불길에 맞서 사선을 넘나들며 신뢰를 쌓는다. 졸리는 ‘당신에게 신뢰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윤리적,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가, 그걸 지키기 위해 나와 함께 싸울 것인가가 공유됐을 때 신뢰가 형성된다”고 답했다. 졸리는 한국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의 첫째 아들인 매덕스는 연세대에 진학했다. 그는 올해 개봉을 앞둔 마블스튜디오의 영화 ‘이터널스’에서 마동석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졸리는 “한국을 굉장히 가깝게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덕스가 계속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고 내게 알려줄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마동석은 재능이 굉장히 뛰어나고 친절하다. 내게 좋은 동료이자 친구”라며 “앞으로 한국 작품에 출연하거나 제작에 참여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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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카데미상 단골서 영화제작자로… 블란쳇 “박찬욱 감독과 협업하고파”

    아카데미 배우상 후보에 일곱 번 오르고 영화 ‘블루 재스민’(2013년)과 ‘에비에이터’(2004년)로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카데미 단골. ‘커피와 담배’(2003년)에서 1인 2역, ‘매니페스토’(2016년)에서는 1인 12역까지 소화한 ‘1인 다역’의 귀재. 밥 딜런의 생애를 그린 영화 ‘아임 낫 데어’(2007년), 연극 ‘리차드 2세’에서 남자 역할을 맡으며 성별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기 천재. 여성 ‘투 톱’ 주연에 동성애 소재라는 장벽으로 10년 넘게 제작되지 못했던 영화 ‘캐롤’(2015년)에 주연으로 출연한 것은 물론 직접 제작자로 나선 뚝심. 이 모든 수식어를 담는 그는 케이트 블란쳇(52)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1997년 ‘파라다이스 로드’로 데뷔한 그는 24년간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독보적인 배우가 됐다. 하지만 그를 영화 제작자로 아는 이는 드물다. 영화감독인 남편 앤드루 업턴과 함께 영화 제작사 ‘더티 필름’을 세우고 캐롤을 제작한 블란쳇은 두 번째 영화로 그리스 감독 크리스토스 니코우가 연출한 ‘애플’을 택했다. 애플의 이달 한국 개봉을 앞두고 그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애플은 기억상실증이 유행병이 된 세상이 배경이다. 이 병에 걸린 주인공 알리스는 자신의 이름도, 집 주소도 잊어버렸다. 병원은 그에게 새로운 경험을 통해 기억을 만들어내는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알리스는 영화 보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일상부터 여성과 잠자리를 갖는 것까지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을 쌓으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시사회에서 애플을 본 블란쳇은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됐다고 했다. “애플을 영화제에서 보게 된 건 엄청난 행운이었어요. 이상하고 묘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현실 세계에서 너무나 있을 법한 이야기였어요. 붕 떠 있는 듯하면서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죠. 이후 크리스토스와 미팅을 했고, 만난 직후부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웃었어요.” 블란쳇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영화의 배급을 담당했다. 영화가 거래되는 필름마켓에서 해외 판매에 힘을 실어준 것.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감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서요. 크리스토스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점은 매우 명확했기에 베니스 영화제 이후 그가 ‘영화가 다양한 시장에 진입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했을 때 제 대답은 당연히 ‘예스’였죠. 특히 올해는 (팬데믹으로) 영화가 해외 시장에 판매되는 게 어려웠기에 영화가 숨쉴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애플은 정체불명의 원인으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기억상실을 겪게 된다는 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덮친 현실과 닮았다. “영화 제작에 6년이 걸렸기에 유행병이라는 개념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훨씬 전 크리스토스의 머릿속에 있었어요. 물론 현재 사람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지나오고 있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팬데믹이라는 렌즈를 통해 감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다만 그건 우연의 일치예요. 이 영화는 정체성과 고독, 그리고 익숙한 것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점은 시대를 막론하고 울림을 줄 거예요.” 그는 더티 필름이 곧 선보일 흥미로운 작품이 많다며 한국 감독들과의 협업도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더티 필름은 박찬욱 감독과 오랜 기간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그에겐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이 있고 이야기와 캐릭터, 관객을 바라보는 놀라운 방식이 있어요. 영화에 대한 제 관심은 다방면에 걸쳐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훌륭하고 유일무이한 이야기를 가진 좋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겁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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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계 “이건희 컬렉션 모아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미술계에서 이건희 컬렉션으로 국립근대미술관을 세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전시실이나 특별관 마련을 지시하는 등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등 미술계 인사들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0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은 “근대미술이 현대미술관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가 기증 근대미술품 100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00여 점을 기반으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며 “신설 미술관에 ‘이병철실’과 ‘이건희실’을 둬 삼성가의 기증의 뜻을 기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주비위에는 김 이사장을 비롯해 신현웅 전 문화관광부 차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 전 서울옥션 대표,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우찬규 학고재 대표,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새 미술관 입지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정부서울청사를 제안했다. 정준모 전 실장은 “송현동 부지에 미술관이 들어서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공예박물관, 인사동을 연결하는 문화예술 클러스터로 조성할 수 있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주비위는 정부서울청사의 경우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상징하는 장소로, 근대미술이 갖는 상징성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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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술-경제발전이 자연을 해친다고?

    2019년 전 세계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8%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세계인의 절반이 환경문제가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건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2010년 후반부터 ‘기후변화를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은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환경운동가들도 가세했다.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2030년경 우리가 알던 운명이 종말로 향하는 걸 목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에너지 시민단체 ‘환경진보’를 이끌고 있는 저자는 미디어가 조장한 ‘종말론적 환경주의’를 비판한다. 환경문제로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는 시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 선진국 혹은 중진국의 경제 활동보다는 나무와 숯을 연료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빈국의 가난이라고 주장한다. 환경 보존과 대척점에 있다고 여겨진 기술 및 경제 발전이 오히려 환경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나무나 숯을 연료로 쓰면 초원과 숲이 파괴돼 야생동물 멸종으로 이어진다는 것. 1700년대 말 나무를 주 원료로 사용해 삼림이 파괴된 영국과 미국은 18, 19세기 들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숲을 지킬 수 있었다. 유일한 친환경 에너지는 원자력이라는 견해도 제시했다. 독일과 한국 등에서 탈원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주장이다. 1960년대까지 대부분의 환경운동가들은 원자력이 깨끗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사실상 무제한의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환경단체가 원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이 천연가스나 신재생에너지 회사로부터 돈을 받거나, 해당 기업들에 투자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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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계 “이건희 컬렉션 기반 근대미술관 세우자”…송현동 부지·정부서울청사 제안

    미술계에서 이건희 컬렉션으로 국립근대미술관을 세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전시실이나 특별관 마련을 지시하는 등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등 미술계 인사들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0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은 “근대미술이 현대미술관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가 기증 근대미술품 100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00여 점을 기반으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며 “신설 미술관에 ‘이병철실’과 ‘이건희실’을 둬 삼성가의 기증의 뜻을 기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주비위에는 김 이사장을 비롯해 신현웅 전 문화관광부 차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 전 서울옥션 대표,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우찬규 학고재 대표,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새 미술관 입지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정부서울청사를 제안했다. 정준모 전 실장은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있던 송현동 부지에 미술관이 들어서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공예박물관, 인사동을 연결하는 문화예술 클러스터로 조성할 수 있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주비위는 정부서울청사의 경우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상징하는 장소로, 근대미술이 갖는 상징성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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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익장 배우들 활약에… 접었던 꿈, 다시 펼치는 실버세대

    8일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받는 이는 tvN ‘나빌레라’ 제작진, 보낸 이는 자신이 60대라고 했다. 이 60대는 가지런한 글씨로 편지 한 장에 자신의 일상을 고백했다. 그는 이렇게 전했다. “최근에 음악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예순을 훌쩍 넘어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서야 난생처음 피아노, 성악을 배우다 보니 여간 힘들지 않더군요. 너무 늦었단 생각에 포기해야 하나 갈등하던 중에 나빌레라를 봤습니다. 저도 모르게 박인환 배우님에게 동화돼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사회에서 소외되어 가는 듯한 기분 때문에 소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용기 내 도전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년 배우들의 활약이 중장년층의 생에 깊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들은 70세에 발레에 도전하는 심덕출(박인환)을 보고 마음 한구석에 접어놨던 꿈을 꺼낸다. 74세의 나이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을 보며 삶을 버틸 용기를 얻는다. ‘내리막길 인생’으로 치부됐던 이들에게 노년 배우들의 발자취가 희망으로 비치는 것이다. 27일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59세 남성이라고 밝힌 이는 “나빌레라를 보다 학창 시절 발레를 전공한 아내가 환갑을 1년 앞두고 다시 발레학원에 등록했다. 참 자랑스럽다”고 썼다. 드라마를 연출한 한동화 PD(49)는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중장년층에게 가벼운 응원보다는 깊은 감동으로 힘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70년이란 세월을 보낸 ‘진짜 덕출’이 필요했고, 박인환 나문희 선생님 덕에 주름 하나, 대사 한마디로도 진정성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나리’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중장년층 관객들이 많은 것 또한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느끼기 위한 이유가 크다. 지난주 미나리를 관람한 김용상 씨(65)는 “한국에선 이미 ‘국민배우’ 반열에 오른 윤여정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 뒤늦게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기에 궁금해서 영화를 봤다”며 “지금까지 봐 온 윤여정의 연기 중 가장 진짜 같았다. 시간과 연륜이 헛되이 지나가는 게 아니라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든다는 생각에 위안이 컸다”고 밝혔다. 최근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는 최모 씨(66·여)도 “전공이 공학이었는데 젊을 때 한 일은 비서였다. 같은 여성으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꾸준히 도전했고, 그걸로 상까지 받은 윤여정이 ‘멋진 동년배’로 보였다. 죽을 날 받아놓은 양 심심하게 살아오던 우리에게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미나리를 향한 중장년층의 관심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8일 CGV 데이터전략팀에 따르면 미나리는 타 영화 대비 50대 이상 예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나리가 개봉한 지난달 3일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인 25일까지 미나리의 50대 이상 예매율은 26%였다. 같은 기간 미나리를 제외한 다른 영화들의 50대 이상 예매 관객은 15%였다. 타 영화에 비해 50대 이상 관객 비중이 11%포인트나 높은 것.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에는 미나리 예매 관객의 50대 이상 비율이 26%에서 27%로 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50대 이상은 당일 현장 구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예매율이 전체의 26%에 달하는 건 매우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김태언 beborn@donga.com·김재희 기자}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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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미나리 ‘윤여정 효과’ 톡톡… 국내 누적관객 100만 ‘눈앞’

    영화 ‘미나리’(사진)가 ‘아카데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미나리에서 순자로 열연한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이후 미나리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는 관객들이 많아진 것. 27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5만2798명을 기록하고 있는 미나리는 이번 주말을 지나면 1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극장가는 기대하고 있다. 2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나리는 지난 한 주간 하루 1000∼2000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일일 박스오피스 5, 6위권을 맴돌았다. 영화는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당일인 26일 4906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고 27일에는 8516명이 관람해 2위로 껑충 뛰었다. 21일부터 인터넷TV(IPTV)와 웨이브,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미나리 서비스를 시작해 안방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황이기에 ‘역주행 예매’의 의미가 더욱 뜻깊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이탈리아에서 26일(현지 시간) 개봉한 미나리는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 영화산업협회(ANEC)에 따르면 미나리는 26일 하루 25개 상영관에서 1635명의 관객을 모아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2위인 ‘코퍼스 크리스티’(285명)의 6배에 가까운 관객 수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문신을 한 신부님’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2월 개봉했다.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 홈페이지 메인에는 윤여정의 얼굴이 걸렸다. IMDb는 ‘노매드랜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 ‘더 파더’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앤서니 홉킨스, 그리고 미나리의 윤여정 세 사람이 나란히 배치된 사진을 싣고 ‘2021년 오스카 수상작 중 꼭 봐야 하는 작품’ 중 하나로 미나리를 소개했다.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아카데미 수상 소감에 더해 수상 이후 이어진 미국 현지 인터뷰에서도 입담을 선보이고 있는 윤여정 개인을 향한 관심도 현재 진행형이다. 윤여정은 28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작품을 맡으면 한국 사람들은 내가 할리우드를 동경한다고 생각하지만 난 할리우드를 동경하지 않는다. 미국에 계속 오는 이유는 내가 미국에 와서 일하면 아들을 더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와 하는 말이다”라는 진솔한 생각을 밝혔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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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은 서러움 자체, 극복은 내몫”…‘젊은’ 할머니에 반했다

    “닮고 싶은 찐어른”…솔직담백 롤모델, 윤여정에 빠졌다 “노년에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될 수 있구나”, “고통을 통해 경지에 오른 푸르른 감각”, “또박또박 성실하게 살아온 삶에 경의를 표한다”…. ‘윤여정 신드롬’이 뜨겁다. 한국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윤여정(74·사진)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는 글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달구고 있다. 윤여정의 매력은 솔직하고 매사 최선을 다하며 남을 배려하는 ‘찐어른’의 모습에서 나온다. 남을 속이거나, 자기의 일을 떠넘기거나, 내로남불에 젖은 ‘무늬만 어른’이 많은 시대에 윤여정은 솔직하다 못해 투명하다. 2018년 SBS ‘집사부일체’에서 “나도 맨날 실수하고 화도 낸다. 인품이 훌륭하지도 않다”며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살면 된다. 어른이라고 해서 꼭 배울 게 있느냐?”고 한 게 대표적이다. 윤여정은 한발 물러서며 다른 이를 빛내기도 한다. 올해 tvN에서 방영한 ‘윤스테이’에서 외국인 손님들이 음식을 칭찬하자 “(요리를 한) 친구들이 최선을 다했다. 셰프와 훈련을 했고, 집에서도 연습을 많이 했다”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진짜 어른’의 면모를 발산하는 그를 보며 젊은이들은 힘을 얻고, 자신도 멋진 어른이 되는 길을 그려보기도 한다. 윤여정은 젊은이들도 어려워하는 도전과 소통에도 거침없이 뛰어든다. 남녀, 세대, 국적을 뛰어넘어 그에게 빠져드는 이유다. 사람들이 윤여정을 보며 마음을 열고 열광하는 지점은 가장 중요하지만 실상 지켜지기 어려운 기본 가치에 대한 것들이다. 약속대로 행동하고 권위주의에 물들지 않는 그를 보며 많은 이들이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전에 없던 롤모델을 찾아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은 인간사 여러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낸 한 여성의 모습에 때론 동질감을, 노력과 품격을 잃지 않는 프로의 모습에 때론 동경을 품는다. 윤여정이라는 인간 자체가 가진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평가다. 그는 영화 ‘화녀’로 충무로 최고의 배우로 떠올랐지만 홀연히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고, 이혼 뒤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제로 상태였다. 배우로서 경력이 단절됐던 그가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고 자신을 일하게 만든 자녀들에게 감사를 전한 것은 다양한 위치에 놓인 사람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위로를 받았다는 워킹맘과 경력단절여성들, 감사를 느꼈다는 누군가의 아들딸들이 많았다. 원로 배우이기에 편안하게 많은 걸 누릴 수 있지만 낮은 자세로 연기에 임하는 윤여정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는 ‘미나리’ 촬영에 참여하기로 한 후 제작비가 빠듯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미국행 비행기표를 직접 구입했다. 윤여정은 올해 SBS 웹예능 ‘문명특급’에서 미나리 촬영 당시에 대해 “미국 애들한테 ‘왓(What)?’ 소리 들으면서 난 여기서 진짜 노바디(Nobody)구나, 연기를 잘해서 얘네한테 보여주는 길밖엔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작품을 해야 도전이지”라고 했다. 이어 “감독들한테 ‘이렇게 오래 찍으면 나 간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발전을 못 한다”고 말했다. 2013년 예능 ‘꽃보다 누나’에서는 “똥 밟았다 생각할 수 있는 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가 원치 않는 경험에서도 얻는 것이 있다”고 했다. 움츠러든 이들은 낯설고 거친 상황도 피하지 않는 그를 보며 나아가 보라는 용기를 얻는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다. 그런데 그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한다. 나는 극복했다”(2017년 tvN ‘택시’)는 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윤여정은 나이를 막론하고 격의 없이 어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통하고 관계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젊은층이 특히 닮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 꼽는다. tvN ‘윤식당’에서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너희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된다. 남북통일도 중요하지만 세대 간 소통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한 말은 큰 호응을 얻었다. 인생의 숱한 굴곡을 헤쳐 온 그이기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을 느낀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 인생만 아쉬운 것 같지만 다 아프고 다 아쉽다”(tvN ‘꽃보다 누나’), “젊을 때는 아름다운 것만 보이겠지만 아름다움과 슬픔이 같이 간다”(tvN ‘택시’)는 말이 공감을 자아내는 이유다. 특히나 젊은이들이 윤여정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이런 굴곡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윤여정은 늘 1등 자리에 머물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배우가 아니라 지나칠 정도의 굴곡이 있었던 사람”이라며 “최근 박탈감이나 좌절감을 많이 느끼는 젊은 세대들이 꾸준히 노력해 자기 분야에서 끝내 성공하는 윤여정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틀을 거부하는 행보도 신선함을 선사한다. 2005년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그는 주인공 금순(한혜진)의 할머니 역을 맡았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결혼을 반대하는 시어머니 역에 머무르지 않겠다. 뻔한 역을 할 거면 어머니 역을 건너뛰고 할머니 역을 해도 괜찮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윤여정은 자신의 생각대로 선택하되 이를 강요하지 않고 각자 판단하게 한다”며 “젊은층이 기성세대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깨게 돼 즐거워하고 환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며들다.’ 사람들이 윤여정에게 스며드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이다.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그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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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 넘쳤던 윤여정, 김기영 감독과도 죽 잘 맞아”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25일(현지 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배우 윤여정(74)의 수상 소감은 그의 스크린 데뷔작 ‘화녀’(1971년)를 연출한 고 김기영 감독을 향한 감사로 끝을 맺었다.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것’이라는 말에선 집에 불이 나 갑작스레 세상을 등진 김 감독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그가 수상 소감에서 언급한 감독은 ‘미나리’를 함께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과 김 감독, 단 두 명이다. 윤여정의 시작과 현재를 만든 감독인 셈. 김 감독은 당시 영화 경험이 없었던 신인 윤여정을 화녀와 ‘충녀’(1972년) 두 편에 주연으로 출연시켰다. 화녀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스페인 시제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3관왕에 오른 윤여정에게는 지금도 ‘김기영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난 화녀의 제작자 정진우 감독(83)은 “어제 생방송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봤다. 내가 상 받은 것보다 더 기뻤다”며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 역시 청룡영화상 감독상, 대종상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거장이지만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더 울컥했다는 것. 정 감독은 김 감독과 함께 ‘여(女)’(1968년)의 감독을 맡고, 김 감독이 연출한 화녀와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1978년)를 제작한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영화계 후배다. “어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타고 나서 김기영 감독 첫째 아들한테 전화를 걸었다. ‘소감으로 네 아버지 얘길 했다’고 하니 ‘저도 봤어요’ 하더라.” 정 감독은 ‘괴기스럽다’ ‘그로테스크하다’는 단어로 김 감독을 설명했다. 그 이유는 김 감독이 연출한 영화 한 편만 봐도 납득이 간다. ‘하녀’(1960년)에서 화녀, 충녀로 이어지는 ‘3부작’에는 수십 마리의 쥐가 계단을 뛰어다니고, 충녀에서는 알사탕 위에서 정사신이 펼쳐진다. “만나기만 하면 카뮈 얘길 하면서 실존주의를 논하고 ‘이 닦을 시간 있으면 시나리오를 한 줄 더 쓰겠다’고 할 정도로 영화에 미쳤던 사람”이었다. 그런 김 감독은 “윤여정과 죽이 참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윤여정이 착해. 김기영이랑 한 번 작업하고 나면 ‘아이고’ 하고 전부 도망가는데 윤여정은 안 그랬어. 쉽게 말해 ‘열성파’끼리 만났으니까 궁합이 맞은 거야. 괴기스러운 감독과 괴기스러운 배우지. 제작부가 동네방네 쥐덫에 잡힌 쥐를 모아서 세트장에 쥐 50마리를 다 풀어놓고 연기를 시켜. 그런 사람 밑에서 도망가지 않은 것 자체가 대단한 거지.” ‘괴기스러운 감독’ 김기영 밑에서 꿋꿋이 영화 두 편을 찍은 윤여정은 시간이 흘러 “그땐 어려서 몰랐다. 기괴하기만 했다. 이후 다른 감독들과 작품을 했더니 좀 심심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김기영한테 가면 배우가 되어서 나온다. 그 사람은 배우 만드는 기계다”라며 “완벽하게 자기가 생각하는 캐릭터로 만든다. 그게 될 때까지 무자비하게 훈련을 시킨다. 윤여정은 그 밑에서 두 편을 버틴 거다”라고 했다. 윤여정이 화녀로 받은 첫 국제영화상인 시제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은 정 감독이 화녀의 남자 주인공 남궁원과 영화제에 참석해 받아왔다. “그땐 비행기 티켓도 자비로 끊어야 했기에 윤여정을 못 데려간 게 아직도 미안하다”는 그는 “직접 가진 못했지만 실력만은 정정당당하게 인정받았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유럽의 심사위원들이 한국의 존재도 잘 몰랐던 때라 ‘로비’가 중요했다는 것. 영화를 잘봐 주십사 심사위원들에게 선물할 와인 13병을 챙겨갔지만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 마셔버리는 바람에 전달하진 못했다. “한국이 어딘지도 모르던 때에 아무 로비도 없이 윤여정은 순수하게 자기 실력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거야.” 정 감독은 미나리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윤여정의 신인 시절을 관객에게 다시 선보이고자 화녀 재개봉을 추진했다. 다음 달 1일 CGV 시그니처K관에서 상영을 시작한다. “아카데미 수상은 지금 영화인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김기영 감독과 윤여정 같은 과거 감독과 배우들이 쌓아온 것들의 결과물이기도 해. 그 덕에 50년 만에 화녀도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니 기쁠 따름이지.”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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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보다 싫은 연기도 끝을 봐” “젊은이보다 더 신세대”

    “아들뻘인데도 한 번도 어르신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나영석 PD) “연기보다 실제 모습에서 매력이 훨씬 크다.”(이재용 감독) 함께 작업한 이들이 말하는 윤여정은 사람과 영화에 진심인 배우다.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마음을 준 타인에겐 관대하다. 육신의 나이를 떠나 생각이 깨어 있는 청춘 그 자체이기도 하다. ○ ‘좋은 사람과 함께 간다’는 신조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 온 윤여정이지만 그에게도 도전 중의 도전으로 꼽히는 역할이 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노인들의 섹스와 자살을 돕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했다. 10여 년을 친구로 지낸 이재용 감독(55)의 부탁에 출연을 결정했다. 이 감독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저를 믿고 지지해 주셨다”고 했다. “세월의 힘이었죠.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최소한 배우를 함부로 이용하거나, 진정성 없이 영화를 만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좋은 사람’과 작업한다는 윤여정의 신조는 여러 감독들과의 작업에서도 두드러진다. 임상수 감독(59)은 “‘미나리’는 주연배우부터 막내 스태프까지 인건비를 n분의 1을 할 정도로 열악한 제작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 감독을 처음 봤을 때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셔서 출연을 결정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처음 만난 송해성 감독(57)과는 윤여정이 꼭 넣길 바랐던 장면을 ‘통편집’하면서 앙금이 생기기도 했다. 틈틈이 연락을 이어 오다 ‘고령화 가족’에서 다시 만났다. 송 감독은 “책(시나리오)을 전달하러 갔더니 통편집 이야기를 하시면서 책도 안 보고 ‘안 하겠다’고 하셨다. 얼마 안 있어 ‘자녀는 누구냐’고 물으시기에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이라고 하니 ‘자식이 맘에 든다’며 쿨하게 하시겠다더라. 겉으론 ‘나 안 해’ 하시지만 거절도 잘 못하신다”고 전했다.○ 죽기보다 싫어도 영화를 위해선 한다 감독과 작가들이 말하는 윤여정은 연기를 위해 투신하는 배우다. 노희경 작가는 윤여정에 대한 기고글에서 “지문 하나 없이 ‘…’만 있어도 미치게 연기를 해낸다. 젊은 나이에 혼자 몸으로 두 아이를 키워내면서, 예쁘지도 않은 얼굴과 좋지도 않은 목소리로, 게다가 아첨할 줄도 모르는 성격으로 그녀가 오늘의 자리에 오기까지 그녀의 숭고한 노력과 극(그녀에게는 삶일 것)에 대한 애정을 어찌 감히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썼다. ‘죽여주는 여자’는 매우 낡은 여관에서 촬영이 진행돼 비위가 약한 윤여정은 밥 한 숟갈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지만 감독의 지시를 끝까지 수행해냈다. “남성 고객의 사타구니에 주사를 놓는 장면이 있어요. 윤 선생님은 한 테이크에 끝내길 바라셨지만 디테일을 살리려는 제 욕심에 세 테이크를 가게 됐어요. 두 번 찍고 ‘더 이상 못 찍겠다’고 하셨는데 한 번 더 부탁을 드렸죠. 죽기보다 싫으셨겠지만 해주셨어요. ‘영화는 영원히 남는 거니까 감독 말을 들어주자’는 생각이 있으세요.”(이재용 감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는 전도연에게 밀쳐져 바닥에 세게 넘어지는 장면에서 대역을 거부하고 직접 소화했다. “스턴트맨을 쓰자고 제안드렸는데 직접 하겠다고 하셨어요. 현장에서 전혀 힘든 티를 안 내셔서 몰랐는데 다음 날 허벅지에 엄청 큰 멍이 든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괜히 대배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김용훈 감독) 보이지 않는 곳에선 대본을 파고드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하다. 이재용 감독은 “‘대사를 잘 못 외우게 되면 연기를 그만둘 거다’라고 말씀하시곤 한다”며 “본인이 타고난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하시기에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했다. 임상수 감독은 “NG가 거의 없는 배우”라고 했다. ○ 연예계가 인정하는 타고난 이야기꾼 유머 넘치는 입담도 많은 이들이 꼽는 윤여정의 매력이다. 나영석 PD는 26일 본보와의 통화해서 “버릇없이 들릴 수도 있지만 윤여정 선생님은 친구 같은 사람이다. (내가) 아들뻘인데도 대화를 나누면서 한 번도 어르신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데 그 안에 위트와 재치가 있다. 대화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배우 송혜교는 24일 방영된 OCN ‘윤스토리’에서 “가끔 선생님과 와인을 마시는데 ‘어떻게 마인드가 젊은 친구들보다 더 신세대 같으시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끔은 제가 더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많이 웃어서 선생님 뵙고 집에 오면 팔자주름이 더 선명하게 생겨서 가끔 만나야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감독은 “굉장히 기억력이 좋으시고 이야기꾼 소질이 있으시다. 연예계 이야기부터 본인의 과거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시고, 촌철살인의 농담도 잘 던지신다”며 “그분의 매력은 연기보다 실제 모습에서 훨씬 크기에 윤여정이라는 개인이 드러나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여배우들’(2009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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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여정 “세상에 펑! 하고 일어나는 일은 없어요…한걸음 한걸음 노력”

    절실했다. 먹고살아야 했다. 두 아이가 엄마를 쳐다보고 있었다.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를 혹독하게 담금질했다. 역경과 도전, 때로는 삐딱한 시선 속에 55년 연기 인생을 달려온 윤여정(74)은 마침내 배우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말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트로피를 손에 쥐고 활짝 웃으며. 1966년 데뷔해 90여 편의 드라마, 33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자리매김한 윤여정은 이제 세계무대의 중심에 섰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배우상은 넘어서지 못한 영역이었다. 윤여정은 스스로를 ‘생계형 배우’라고 칭해 왔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오스카의 여왕이 됐다. 그는 “운이 좀 더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의 영예는 그저 운이나 우연이 아니었다. 윤여정은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한순간에 이뤄진 게 아니다. 나는 경력을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했다”면서 “세상에 펑(BANG) 하고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살던 대로”라며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 죽으면 좋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윤여정의 ‘위대한 여정’은 진행형인 셈이다. 한편 윤여정의 수상은 아시아계 배우 중에서는 1957년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우메키 미요시(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1등’ ‘최고’만 고집말고 다같이 ‘최중’이 되면 안되나” 배우 윤여정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언변은 또다시 세계를 들었다 놨다. 유머로 아카데미를 폭소케 했으며, 진심 어린 고백으로 영화계를 감동시켰다. 윤여정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유니언스테이션, 돌비극장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에서 “많은 유럽 사람들이 제 이름을 ‘여영’이라거나 ‘유정’으로 부르는데 오늘은 모두 용서하겠다”며 좌중을 웃게 했다. 그는 이어 “제가 운이 조금 더 좋았을 뿐”이라며 같은 부문에 오른 후보들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특히 ‘힐빌리의 노래’에 출연한 배우 글렌 클로스에 대해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겠나. 그의 영화를 정말 많이 봤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영화에서의 수상자”라고 했다. 윤여정이 수상 소감에서 브래드 피트를 언급한 뒤 그를 당황케 하는 질문도 있었다. 시상식 백스테이지에서 한 외국 기자가 윤여정에게 ‘브래드 피트에게서 무슨 냄새가 났느냐(What did Brad Pitt smell like)’고 물은 것. 윤여정은 “나는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고 재치 있는 답을 날렸다. 일각에서는 ‘smell like’가 냄새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유명인을 만났을 때의 기분을 묻는 뜻으로 쓰인다는 해석도 있지만 공식 석상에서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뒤이어 열린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윤여정은 보다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배우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때에 도리어 “최고의 순간이 싫다”고 했다. 그는 “이게 최고의 순간인지 잘 모르겠다.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다”라며 “굳이 너무 ‘1등’ ‘최고’만 고집하지 말고 다 같이 ‘최중’이 되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계획 없다. 오스카상을 탔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주변에서 제가 상을 받을 것 같다고 했는데 솔직히 안 믿었다. 요행수도 안 믿는 사람이고 인생을 오래 살며 배반을 많이 당해 봤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연기 철학에 대해선 “열등의식에서 시작됐다. 열심히 대사를 외워 남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게 시작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절실하게 연기했다.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다”고 회고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이유를 잘 쓴 대본과 제작진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부모가 희생하는 건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이야기인 데다 모두가 진심으로 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진심으로 얘기를 썼다.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다”고 덧붙였다. 리 아이작 정 감독에 대한 신뢰도 묻어났다. 그는 “우리 아들보다도 어린 감독인데 현장에서 누구도 업신여기지 않고 차분하게 여러 사람을 존중하며 일했다. 그에게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그는 “전에는 성과가 좋을 것 같은 작품을 했는데 환갑 넘어서부터 혼자 약속한 게 있다. 사람이 좋으면 한다는 것.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사치스럽게 사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말하기 어려운 돈 이야기도 거침없이 했다. 그는 “브래드 피트가 우리 영화의 제작자여서 다음에 영화 만들 때는 돈 좀 더 써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조금 더 쓰겠다고 하더라. 크게 쓰겠다고는 안 하고”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상식에서는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만났네. (미국) 털사에서 우리가 (‘미나리’를) 촬영할 땐 어디 있었던 거예요?”라고 물어 폭소가 터졌다. 그는 수상 직전까지 2002 한일 월드컵 대표팀, 김연아 선수 등 운동선수의 심정에 이입했다고 했다. “아무 계획도 없이 영화를 찍으며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니까 몸에 힘이 들어가 눈 실핏줄이 다 터졌어요. 상을 타서 성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러워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로스앤젤레스=유승진 특파원}

    •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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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여정 연기 55년… 바람난 가정부서 소녀같은 엄마까지 ‘팔색조’

    윤여정(74)은 스스로를 ‘생계형 배우’라고 말한다. 홀로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단역이라도 닥치는 대로 맡았던 그는 “배가 고플 때 가장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의 모성애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헌신적인 사랑의 결과물이었다. 그가 초등학생일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일을 하며 세 딸을 홀로 키웠다. 어렸을 때부터 곧잘 공부를 한 자신을 ‘스타’라고 부른 어머니를 위해 윤여정은 탤런트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한양대 국문과 진학 후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선물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에게 방송국 관계자는 배우를 해보라고 권했다.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탤런트 공채시험을 통과하면서 55년의 연기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윤여정과 에로티시즘어머니를 향한 효심에서 출발해 배우의 길로 접어든 윤여정에게서 감독들은 ‘에로티시즘’을 봤다. 그의 진가를 처음 알아본 고(故) 김기영 감독도 그랬다. 서구적인 마스크와 허스키한 목소리에 매료된 김 감독은 당시 신인이던 그를 ‘화녀’(1971년)와 ‘충녀’(1972년)의 주연으로 발탁했다. 두 영화에서 윤여정은 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당돌한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화녀에서는 주인집 유부남과 바람이 난 가정부를 연기했고, 충녀에서는 아내의 권위에 눌려 발기부전을 겪는 남자의 후처가 돼 그의 아이를 낳아야 하는 명자를 연기했다. 감정의 극단을 건드리는 감독이자 ‘기인’으로 불린 김 감독은 윤여정을 “유일하게 내 말을 알아들은 배우”라고 평하기도 했다. 화녀로 윤여정은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스페인 시체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20대의 윤여정으로부터 에로티시즘을 이끌어낸 이가 김 감독이었다면 중년을 맞은 윤여정의 숨은 에로티시즘은 임상수 감독의 손에서 빚어졌다. 임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년)에서 윤여정은 성불구 남편을 놓고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맺고 자식들에게 “나 섹스도 한다”고 말하는 홍병한을 연기했다. 윤여정은 ‘돈의 맛’(2012년)에서 모든 걸 가진 대한민국 상류층 노인 백금옥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그는 김강우가 분한 주영작과의 정사신도 감행했다.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2016년)에서는 2만∼3만 원을 받고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했다.○ “살기 위해 목숨 걸고 연기했다”김기영 감독부터 해외 유수 영화제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까지 실력파 감독들의 페르소나로 낙점된 윤여정이지만 그에게도 설움의 시절은 있었다. 가수 조영남과 결혼한 직후인 1974년 미국행을 택한 윤여정은 이혼 후 1985년 한국에 돌아왔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여덟. 화녀 흥행에 이어 MBC 드라마 ‘장희빈’에서 주연으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11년의 긴 공백기를 딛고 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독특한 목소리 탓에 호불호가 갈렸던 그는 이혼녀 낙인까지 찍히면서 ‘비선호도 연예인 1위’로 꼽히기도 했다. 그가 TV에 나올 때 “목소리가 듣기 싫다” “저 여자는 이혼녀다. TV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시청자 전화가 걸려올 정도였다. 자칫 비호감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던 그가 재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왕년의 윤여정’을 내려놓고 철저히 생존을 위해 연기한 강인함이었다. 홀로 두 아들을 키워야 했던 그에게 연기는 돈을 버는 생계수단이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신인 시절을 뒤로하고 단역까지 닥치는 대로 맡았다. 윤여정은 한때 MBC ‘전원일기’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2009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는 생계형 연기자예요. 연기자가 가장 연기를 잘할 때는 돈이 궁할 때예요. 배가 고프면 뭐든 매달릴 수밖에 없어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의 대모’ 김수현 작가도 그가 자리를 잡는 데 힘을 보탰다. 김 작가의 데뷔작 ‘무지개’(1972년)에 출연하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미국에서도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았다. 김 작가는 방송가에서 그를 기피할 때 윤여정을 파격적으로 캐스팅했다. 윤여정은 김수현과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등 많은 작품들을 함께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주로 주연의 엄마 또는 이모였지만 먹고사는 것이 급했던 윤여정은 주·조연이나 단역을 가리지 않았다.○ ‘비전형적 할머니’로 제2 전성기“정작 내가 할머니 나이가 되면 (대본을 못 외워서) 할머니 역할은 못 맡을 것”이라고 말했던 윤여정. 그의 우려와 달리 윤여정은 70세가 넘어서도 ‘비전형적 할머니’ 캐릭터를 만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고령화 가족’(2013년)에서는 세 자녀를 묵묵히 키워낸 강인함과, 담벼락 사이에 핀 꽃을 보며 설레는 소녀 감성을 동시에 가진 엄마를 연기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송해성 감독은 “윤여정이 가진 소녀 같은 이미지 때문에 캐스팅했다. 그에게는 나이가 없다. 할머니, 엄마가 아니라 윤여정 그 자체”라고 말했다. 영화와 드라마에 숱하게 나오는 치매노인도 그가 연기하면 뻔하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18년)에서는 치매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미스터리한 치매노인을 연기했는데, 10분 남짓의 짧은 출연분량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윤여정은 늘 겁 없고, 정통적이지 않은 여성상을 연기해 왔다. 순박한 시골 처녀가 팜파탈로 변신하는 화녀로 여우주연상을 휩쓴 뒤 전통을 뒤흔드는 역할을 맡아 왔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미나리’에서 그의 연기에 대해 ‘비전형적인 할머니’라고 정의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도 적극적으로 순자라는 인물을 구축했다. 밤을 깨물어 뱉은 뒤 손자에게 건네는 장면도, 손자와 함께 미나리가 심어진 곳을 찾아간 장면에서 “원더풀 미나리!”라고 외치는 대사도 그가 낸 아이디어다. 손주의 마운틴듀를 뺏어 먹고, 욕설을 내뱉기도 하지만 심장병을 앓는 손자를 위해 기꺼이 침대를 내주는 ‘순자’ 역할로 윤여정은 74세의 나이에 할리우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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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인들이 말하는 윤여정…“스크린 밖에서 더 매력적인 사람”

    “가끔은 제가 더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송혜교) “연기보다 실제 모습에서 매력이 훨씬 크다”(이재용 감독) 함께 작업한 주변인들이 말하는 윤여정은 사람와 영화에 진심인 사람이다.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마음을 준 타인에겐 관대하다. 육신의 나이를 떠나 생각이 깨어 있는 영원한 청춘이기도 하다. ●‘좋은 사람과 함께 간다’는 신조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 온 윤여정이지만 그에게도 도전 중의 도전으로 꼽히는 역할이 있다. ‘죽여주는 여자’(2016년)의 소영이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노인들의 섹스와 자살을 돕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했다. 10여 년을 친구로 지낸 이재용 감독(55)의 부탁에 출연을 결정했다. 이 감독은 죽여주는 여자에 윤여정이 출연한 것에 대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저를 믿고 지지해주셨다.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를 다룬다는 것에도 뜻을 함께 하셨다”고 했다. “세월의 힘이었죠.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최소한 배우를 함부로 이용하거나, 진정성 없이 영화를 만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좋은 사람’과 작업한다는 윤여정의 신조는 여러 감독들과의 작업에서도 두드러진다. ‘미나리’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이삭 감독을 도와주고 싶어서”라고 인터뷰에서 숱하게 밝힌 그다. 임상수 감독(59)은 “‘미나리’는 주연배우부터 막내 스태프까지 인건비를 n분의 1을 할 정도로 열악한 제작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이삭 감독을 처음 봤을 때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셔서 출연을 결정하셨을 거다. 선생님이 정 감독을 아들처럼 여기신 것 같다”고 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년)에서 처음 만난 송해성 감독(57)과는 윤여정이 꼭 넣길 바랐던 장면을 송 감독이 ‘통편집’하면서 앙금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틈틈이 연락을 이어 오던 그와 ‘고령화 가족’(2013년)에서 다시 만났다. 송 감독은 “책(시나리오)을 전달하러 갔더니 통편집 이야기를 하시면서 책도 안보시고 ‘안 하겠다’고 하셨다. 얼마 안 있어 ‘자녀는 누구냐’고 물으시기에 아들은 윤제문, 박해일이고 딸은 공효진이라고 하니 자식이 맘에 든다며 쿨하게 하시겠다고 하더라. 겉으론 ‘나 안 해’ 하시지만 거절도 잘 못한다.”고 전했다. ●죽기보다 싫어도 영화를 위해선 한다 감독들이 말하는 윤여정은 연기를 위해 기꺼이 ‘투신’하는 배우다. 죽여주는 여자는 실제 매우 낡은 여관에서 촬영이 진행돼 비위가 약한 윤여정은 여관 장면이 있는 날 와인 없이는 밥 한 숟갈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지만 감독의 지시를 끝까지 수행해냈다. “주사기로 남성 고객의 사타구니에 주사를 놓는 장면이 있어요. 윤 선생님은 한 테이크에 끝내길 바라셨지만 디테일을 살리려는 제 욕심에 세 테이크를 가게 됐어요. 두 번 찍으시고 ‘더 이상 못 찍겠다’고 하셨는데 한 번 더 부탁을 드렸죠. 죽기보다 싫으셨겠지만 해주셨어요. ‘영화는 영원히 남는 거니까 감독 말을 들어주자’는 생각이 있으세요.”(이재용 감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18년)에서는 전도연에게 밀쳐져 바닥에 세게 넘어지는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소화했다. “리허설만이라도 스턴트맨을 쓸 지 제안 드렸는데 직접 하겠다고 하셨어요. 현장에서 전혀 힘든 티를 안내셔서 ‘안 다치시고 끝나 다행이다’ 했는데 다음날 허벅지에 엄청 큰 멍이 들었어요.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하실 정도였죠.” 괜히 대배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김용훈 감독) 보이지 않는 곳에선 대본을 파고드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하다. 이재용 감독은 ”‘대사를 잘 못 외우게 되면 연기를 그만 둘 거다’라고 말씀하시곤 한다“며 ”본인이 타고난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하시기에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했다. 임상수 감독은 ”NG가 거의 없는 배우“라고 했다. ●연예계가 인정하는 타고난 ‘이야기꾼’ 유머 넘치는 입담도 많은 이들이 꼽는 윤여정의 매력이다. 배우 송혜교는 24일 방영된 OCN ‘윤스토리’에서 ”가끔 선생님과 와인을 마시는데 ‘어떻게 마인드가 젊은 친구들보다 더 신세대 같으시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끔은 제가 더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많이 웃어서 선생님 뵙고 집에 오면 팔자주름이 더 선명하게 생겨서 가끔 만나야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감독은 ”굉장히 기억력이 좋으시고 이야기꾼 소질이 있으시다. 연예계 이야기부터 본인의 과거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시고, 촌철살인의 농담도 잘 던지신다“며 ”그 분의 매력은 연기보다 실제 모습에서 훨씬 크기에 윤여정이라는 개인이 드러나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여배우들’이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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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부대’ 인기 타고… 다용도 칼 등 콜라보상품 속속 선보여

    채널A 화요일 예능 ‘강철부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제품들과 컬래버레이션 제작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강철부대 3, 4회(각 6일, 13일 방영) 중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구조를 하는 ‘IBS 침투 작전’ 미션에서 최영재 마스터는 부대원들에게 칼 한 자루를 건넸다. 136년 전통의 스위스 프리미엄 브랜드 ‘빅토리녹스’의 인기 제품인 ‘레인저 그립 55’였다. 이 제품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밧줄에 묶여 있는 인간 모형 더미를 구하기 위해 밧줄을 끊을 때 활용됐다. 3, 4회 시청률이 4.4%, 4.9%로 치솟으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방송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어릴 때부터 갖고 싶던 맥가이버칼인데 강철부대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더 갖고 싶어진다” “최영재 마스터가 고른 전술 나이프다. 캠핑나이프로 유명한데 생존 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니 하나 장만하고 싶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칼, 여행가방, 캐리어 등 레저용품을 판매하는 빅토리녹스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일명 ‘맥가이버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중 강철부대에 나온 레인저 그립 55는 총 12가지 기능을 갖춰서 익스트림 스포츠, 오지 캠핑 등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다. 내부 안전장치로 블레이드를 고정시켜서 사용 중 갑자기 블레이드가 닫히는 위험도 방지했다. 빅토리녹스 관계자는 “블레이드, 드라이버, 가위뿐만 아니라 오프너, 스크루 드라이버 등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에 유용한 기능들로 구성돼 레인저 그립 55 하나만으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녹스는 채널A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빅토리녹스의 베스트셀러인 ‘헌츠맨’ 모델에 강철부대 로고가 새겨진다. 빅토리녹스가 TV 프로그램에 제품 협찬을 하고, 한정판 제품까지 제작한 경우는 강철부대가 처음이다. 한정판 제품은 500개만 제작돼 강철부대 출연진에게 증정되고, 남은 소량이 5월 중 판매된다. 소시지 브랜드 ‘쟌슨빌’은 채널A와 함께 ‘강철부대찌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정통 훈연 방식으로 만든 쟌슨빌의 ‘오리지날 스모크 소시지’와 무지방 우유, 피망, 마늘, 후추가 조화를 이룬 소시지인 ‘쟌슨빌 코테키노’를 넣었다. 해동 후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는 완전조리 제품으로 500g짜리 3팩 기준 2만7000원에 판매된다. 제품 출시에 맞춰 5회가 방영된 20일에는 미디어 커머스 쇼핑몰 ‘오티티닷컴’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메시지로 ‘본방 사수’ 인증 사진을 보낼 경우 30명을 추첨해 강철부대찌개 3팩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벤트 참여 인원은 3000명이 넘었다. 닭고기 브랜드 ‘마니커’는 30일 ‘강철부대 닭가슴살’을 출시한다. 포장지에 강철부대 팀원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넣었다. 오리지널, 허브, 페퍼콘 등 3가지 맛에는 각각 ‘특수위장’, ‘비밀병기’, ‘불꽃총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니커 관계자는 “무항생제 닭가슴살만 사용했고 소스를 포함하지 않아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타 제품에 비해 육즙이 충분해 더 촉촉하고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3회에서 특수전사령부 출신 박준우 대원이 숙소에 모인 대원들에게 선물한 속옷도 화제다. 남성용 언더웨어 전문 브랜드 ‘라쉬반’ 제품. 남자 골프선수들이 많이 착용한다고 알려진 라쉬반 속옷은 레알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등 유명 축구 구단들과 공식 지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라쉬반은 강철부대 한정판 언더웨어도 출시할 예정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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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부대’ 인기 높아지자 콜라보레이션 상품 관심↑

    채널A 화요일 예능 ‘강철부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제품들과 콜라보레이션 제작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강철부대 3, 4회(각 6일, 13일 방영) 중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구조를 하는 ‘IBS 침투 작전’ 미션에서 최영재 마스터는 부대원들에게 칼 한 자루를 건넸다. 136년 전통의 스위스 프리미엄 브랜드 ‘빅토리녹스’의 인기 제품인 ‘레인저 그립 55’였다. 이 제품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밧줄에 묶여 있는 인간 모형 더미를 구하기 위해 밧줄을 끊을 때 활용됐다. 3, 4회 시청률이 4.4%, 4.9%로 치솟으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방송 이후 SNS에는 “어릴 때부터 갖고 싶던 맥가이버칼인데 강철부대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더 갖고 싶어진다” “최영재 마스터가 고른 전술 나이프다. 캠핑나이프로 유명한데 생존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니 하나 장만하고 싶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칼, 여행가방, 캐리어 등 레저용품을 판매하는 빅토리녹스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일명 ‘맥가이버칼’로도 잘 알려져있다. 그 중 강철부대에 나온 레인저 그립 55는 총 12가지 기능을 갖춰서 익스트림 스포츠, 오지 캠핑 등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다. 내부 안전 장치로 블레이드를 고정시켜서 사용 중 갑자기 블레이드가 닫히는 위험도 방지했다. 빅토리녹스 관계자는 “블레이드, 드라이버, 가위뿐만 아니라 오프너, 스크류 드라이버 등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에 유용한 기능들로 구성돼 레인저 그립 55 하나만으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녹스는 채널A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빅토리녹스의 베스트셀러인 ‘헌츠맨’ 모델에 강철부대 로고가 새겨진다. 빅토리녹스가 TV 프로그램에 제품 협찬을 하고, 한정판 제품까지 제작한 경우는 강철부대가 처음이다. 한정판 제품은 500개만 제작돼 강철부대 출연진에게 증정되고, 남은 소량이 5월 중 판매된다. 소시지 브랜드 ‘쟌슨빌’은 채널A와 함께 ‘강철부대찌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정통 훈연 방식으로 만든 쟌슨빌의 ‘오리지날 스모크 소시지’와 무지방 우유, 피망, 마늘, 후추가 조화를 이룬 소시지인 ‘쟌슨빌 코테키노’를 넣었다. 해동 후 바로 끓여먹을 수 있는 완전 조리제품으로 500그램 짜리 3팩 기준 2만7000원에 판매된다. 제품 출시에 맞춰 5회가 방영된 20일에는 미디어 커머스 쇼핑몰 ‘오티티닷컴’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메시지로 ‘본방사수’ 인증 사진을 보낼 경우 30명을 추첨해 강철부대찌개 3팩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벤트 참여 인원은 3000명이 넘었다. 닭고기 브랜드 ‘마니커’는 30일 ‘강철부대 닭가슴살’을 출시한다. 포장지에 강철부대 팀원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넣었다. 오리지널, 허브, 페퍼콘 3가지 맛에는 각각 ‘특수위장’, ‘비밀병기’, ‘불꽃총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니커 관계자는 “무항생제 닭가슴살만 사용했고 소스를 포함하지 않아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타 제품에 비해 육즙이 충분해 더 촉촉하고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3회에서 특수전사령부 출신 박준우 대원이 숙소에 모인 대원들에게 선물한 속옷도 화제다. 남성용 언더웨어 전문 브랜드 ‘라쉬반’ 제품. 남자 골프선수들이 많이 착용한다고 알려진 라쉬반 속옷은 레알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등 유명 축구 구단들과 공식 지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라쉬반은 강철부대 한정판 언더웨어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 202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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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트라우마 이겨낸 사람들의 비결은?

    저자는 세 살 무렵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꼭대기에서 두려움을 처음 느꼈다. 계단에 한 발 올려놓았을 뿐인데 갑자기 넘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에 한 발은 에스컬레이터에, 다른 한 발은 바닥에 둔 채 얼어버렸고 결국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에스컬레이터에서의 공포감은 다른 장소와 시간에서도 재연됐다. 이후 잇단 교통사고는 운전 트라우마도 남겼다.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은 찰나의 느낌은 그에게 사고 당시의 생생한 고통을 되살린다. 이 책은 논픽션 작가인 저자가 자신의 트라우마에 정면으로 맞서 극복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두려움이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세히 분석한다. 그가 일상에서의 두려움에 맞서기로 한 계기는 어머니의 죽음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잃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품고 살던 그는 여행 도중 뇌졸중으로 숨진 어머니를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때 외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어머니의 삶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긴 것이 자신에게도 공포감을 주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후 두려움의 뿌리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신경과학, 의학, 심리학, 문학 등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두려움의 실체를 분석한다. 기원전 400년경 히포크라테스가 공포증의 원인으로 짚은 흑담즙부터 시작해 중세, 근대 등 각 시대가 공포와 두려움의 근원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짚는다. 두려움의 근원을 탐구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두려움을 정복하려는 도전도 흥미롭다. 어렸을 적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추락사고 이후 그를 따라다닌 고소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 스카이다이빙과 암벽등반에 도전한다. 자동차 사고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선 심리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다. 두려움을 껴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진솔한 경험담은 두려움을 갖고 있는 모든 이에게 적지 않은 위안을 줄 것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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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김일성 회고록, 출판경위 파악해 조치 검토”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사를 다룬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국내에 출간된 데 대해 통일부가 출판 경위 파악에 나섰다.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 ‘세기와 더불어’의 반입과 출간 과정에서 남북교류협력법 등의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2일 “책의 출간과 관련해 출판사 측이 통일부와 사전에 협의하거나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반입 승인 등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며 “출판 경위 등을 파악해 보면서 통일부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 주식회사 ‘남북교역’이 합법적으로 북한 도서를 다룰 수 있는 특수자료 취급인가 기관만을 대상으로 책을 판매하겠다며 통일부로부터 ‘세기와 더불어’의 반입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세기와 더불어’를 출간한 도서출판 민족사랑방 대표인 김승균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명예이사장(82)은 ‘남북교역’의 대표도 맡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출판을 목적으로 국내에 북한 도서를 반입하려면 통일부로부터 승인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이사장이 이번에 추가 승인 없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책을 판매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김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2년에 북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를 통해 책을 들여왔고 지난해 출판사를 만들어 올해 처음 출간했다”며 “현행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으면 모두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일성 회고록에 속을 사람이 어디 있나. 높아진 국민의식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자”고 썼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희 기자}

    •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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