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웃집의 ‘발망치’로 층간소음 피해를 입었을 때 배상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23일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해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공동주택 층간소음 범위와 기준 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직접충격소음 1분 등가소음도’ 기준이 현재 주간 43dB(데시벨), 야간 38dB에서 주간 39dB, 야간 34dB로 4dB씩 강화된다. 직접충격소음이란 발걸음, 의자 끌기처럼 실제 바닥과 벽 충격을 통해 발생하는 소음으로, 전체 층간소음 민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1분 등가소음도는 소음이 가장 큰 1분간 평균 소음을 뜻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공동주택에서 아이가 뛸 때 43dB 내외, 의자를 끌 때 40dB, 공놀이를 할 때 39dB의 소음이 발생한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아이가 뛰거나 공놀이를 하는 소음이 층간소음 피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컸던 셈이다. 관계 부처는 이르면 다음 달 내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올해 안에 기준 개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새 기준은 이웃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소음 중지를 요청하거나 환경부 및 국토부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피해 배상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쓰이게 된다. 분쟁조정위가 소음 피해를 인정하면 상대방으로부터 피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맞벌이 가족 등을 위해 야간(오후 6∼9시) 상담과 소음측정기 지원 등도 확대할 예정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정부가 서울시의 상습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빗물터널’ 건설 등에 국고 2250억 원을 지원한다. 2027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해주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침수 및 하천홍수 방지대책’을 23일 발표했다. 8월 8일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도심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유례없는 침수가 발생한 서울 강남역과 광화문에는 2027년까지 지하에 설치되는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한다. 정부가 전체 예산의 25%(약 1500억 원)를 국고로 지원하기로 했다. 상습침수구역인 서울 관악구 도림천에도 한강과 천을 잇는 ‘지하방수로’를 설치하고 국고 750억 원을 지원한다. 이들 사업은 신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받는다. ‘예비타당성조사’란 대규모 공공투자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도심 홍수 예보 강화를 위해 기존 하천예보에 강우·하천수위 모니터링 자료와 하수도 유량계측 자료를 추가한 후 인공지능(AI) 예보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1653개 읍·면·동 강수 시 침수 위험도를 표기한 ‘도시침수지도’도 2025년까지 완성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하수관로를 교체하고 빗물받이·맨홀을 개선하는 등 하수도 개량에 들어가는 예산과 국가하천 정비 예산도 2023년 각각 49%, 43% 증액 편성한다.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도시침수대응기획단(가칭)’도 곧 출범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22일 오전 서울대 온실가스 이동관측차량이 서울 마포구의 한 발전시설 옆을 지나자 차내에 있던 측정기의 메탄(CH4) 수치가 순식간에 수직 상승했다. “1만ppb를 넘었어요. 이 정도면 일반적인 공기 중 메탄 농도의 5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측정기 옆 좌석에 앉아 실시간으로 수치를 확인하던 주재원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설명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CO2)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이산화탄소보다 양은 적지만 온실효과는 28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이번에는 도로 차량들이 내뿜는 배기가스 탓에 이산화탄소 수치가 500ppm(ppm은 1ppb 1000배)에서 800ppm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한국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오염원이 없는 곳에서 측정한 농도) 423.1ppm의 2배 가까운 수치였다. 이날 기자가 차량에 동승한 시간은 약 1시간 반. 그 사이 1000ppb 넘는 메탄 농도와 700ppm 넘는 이산화탄소 농도만 10번 넘게 관측됐다. 주 연구원은 “온실가스는 짧게는 십수 년, 길게는 수백 년간 사라지지 않고 대기 중에 머물며 기온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강원의 겨울 42년간 21.6일 짧아져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속성장을 이뤄낸 국가다. 같은 기간 경제만큼 고속성장 한 것이 또 있다. 바로 기온이다.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 속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 월등히 빠르다. 산업화 이후(1850~2020년) 170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은 1.09도 올랐다. 한국환경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1980~2021년 42년간 1.4도 올랐다. 전 세계 평균 대비 5배 이상 빨리 오른 셈이다. ‘수십 년간 고작 1.4도?’. 크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기온변화를 계절로 바꿔 이야기해보면 느낌은 달라진다. 환경연구원이 전국 61개 관측지점에서 1980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매일 관측한 기온을 분석해 전국 10개 주요지역의 ‘여름일수’(한낮 기온 25도 이상)를 뽑아봤다. 그 결과 42년간 여름일수는 경기에서 17.6일, 강원 17.1일 전남과 경남에서 각각 16.8일과 16.4일 증가했다. 특히 서울은 31.0일이나 늘었다. 1980년보다 2021년 여름이 한 달 길어졌다는 뜻이다. 유독 서울의 여름일수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급격한 도시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심창섭 환경연구원 대기환경연구실장은 “아스팔트 등 토지 포장 증가로 인한 도시열섬현상은 주로 최저기온에 영향을 준다”며 “서울은 밤새 ‘덜’ 떨어진 기온이 다음날 낮기온 상승을 견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계절 변화폭이 작은 것은 아니다. 일평균기온이 5도 이하인 날을 뜻하는 ‘겨울일수’의 경우 42년간 충남에서 17.4일, 경북에서 19.1일, 경기에서 19.2일 줄었다. 강원 지역의 겨울은 21.6일이나 짧아져서 서울의 변화폭(14.7일 감소)을 크게 상회했다. 지역에 따라 변화의 양상은 달라도 전반적으로 덥고 따뜻한 날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코로나로 ‘반짝’ 줄었던 온실가스, 도로 제자리기온 상승은 단순히 덥고 마는 문제가 아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기온이 2도 오를 때 15~40%의 북극생물이 멸종위기에 처한다. 3도 오르면 전체 생물의 20~50%가 멸종될 수 있고, 5도 오르면 해수면이 높아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같은 대도시들이 바닷물에 잠긴다. 6도 오르면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시작된다. 최근 국내 폭우와 해외 폭염, 가뭄 같은 극한 날씨도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안타깝게도 기온 상승을 아예 막을 방법은 없다. 온실가스는 한 번 배출되면 공기 중에 길게는 수백 년간 머물며 사라지지 않고 누적되기 때문이다. 최선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가능한 줄여 농도 상승폭을 최대한 줄이는 것뿐이다. 하지만 한반도 상공의 온실가스 농도는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2020년과 마찬가지로 2.7ppm 올랐다. 메탄의 경우 지난해만 22ppb 올라서 오히려 연 평균 증가치(10ppb)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상승했다. 2020년 잠시 ‘기적’이 일어났던 적이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 연구팀이 2019년 7월~2020년 9월 서울 도심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시행 기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시행 전 대비 8% 감소, 증가량은 42% 감소했다. 정 교수는 “인간의 적극적인 행동(거리 두기)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정 교수가 최근까지 관측을 이어간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빠르게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1월 20일 32.9ppm이었던 서울 이산화탄소 농도는 ‘신천지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표된 8월 8.4ppm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2021년 7월에는 23.1ppm, 11월에는 30.4ppm을 기록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정 교수는 “올 7월 26.9ppm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더 올랐다”고 밝혔다. 봄, 여름, 여름, 여름, 가을…환경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지금과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100년 서울의 여름은 지금보다 40.4일, 강원과 제주의 여름은 각각 59.5일, 63.8일 늘어난다. 겨울은 서울 40.3일, 강원 36.4일, 전남 46.9일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가 아니라 ‘봄 여름 여름 여름 가을 (겨울)’의 나라가 되고 있는 셈이다. 23일은 24절기 중 ‘더위가 그치는 때’를 뜻하는 처서(處暑)였다. 본래 처서가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고 산소를 찾아 벌초를 했다. 하지만 요즘 처서에 이런 일을 하다가는 더위로 쓰러질지 모른다. 2022년 처서는 ‘더위가 한창인 때’다. 한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 참여국으로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약속시한이 8년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의 겨울을 지키려면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더위가 사그라진다’는 절기로 ‘처서(處暑)’인 23일 중부지방 곳곳에 비가 내리겠다. 24일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나면 한여름 무더위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밤부터 수도권 곳곳에 내린 비는 23일까지 이어진다. 비 구름대는 이날 오전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중남부, 충청으로 이동해 비를 뿌릴 예정이다. 강원 일부 지역과 충청 남부에서는 밤까지 비 오는 곳이 있겠다. 이후 비 구름대가 남하하면서 24일 오전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밤부터 24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충남, 전북 서부 10∼50mm, 강원과 충북, 남부지방은 5∼30mm다. 이번 비는 북쪽에서 내려온 기압골(기압이 낮은 곳)에서 비롯됐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면서 중국 북부에 있던 기압골을 한반도 방향으로 밀어냈다. 한여름 한반도 상공을 지배하며 ‘찜통더위’를 선사하던 북태평양고기압은 22일 현재 이들에 밀려 남해까지 내려간 상태다. 기상청은 24일 비가 그치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잠시 북상하겠지만 다시 한반도 상공을 덮을 가능성은 낮다고 예보했다. 사실상 ‘푹푹 찌는 듯한’ 한여름 더위는 끝나는 셈이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8월 25일에서 9월 1일 한낮 기온은 26∼30도로 그 전주보다 3도가량 낮다. 하지만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해서 완전히 물러가는 것은 아니다. 25, 26일에도 강원과 충청, 전북, 경북 지역에 강수가 예정된 데다 이후 맑은 날씨가 기온을 끌어올리면서 한동안 덥고 습한 여름 날씨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낮 기온은 서울과 광주 31도, 대전 29도, 대구 33도로 예보됐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24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 내리는 지역이 있겠다. 이 비가 지나고 나면 ‘푹푹 찌는’ 한여름 무더위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기압골(기압이 낮은 곳) 영향으로 22일부터 비가 시작된다. 경기 북부에 밤부터 비가 내리고, 서울, 인천,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의 경우 날이 흐린 가운데 가끔 비 내리는 곳이 있겠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기압골이 다가옴에 따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22일 오전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다. 기압골이 남동쪽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비 구름대도 남쪽으로 이동한다. 서울, 인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는 23일 새벽까지,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중남부, 강원 영동, 충청에는 이날 오전까지 비 오는 곳이 있겠다. 강원 남부와 충청 남부에는 23일 밤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부 지방은 23일 늦은 오전부터 강수 영향권에 들기 시작해 24일 오전까지 비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22일 밤부터 24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전국 대부분 지역 5~30mm, 울릉도와 독도는 5mm 내외다. 하지만 기상청은 기압골의 이동 속도에 따라 강수의 시종시점과 강수량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실시간 기상 정보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비는 북쪽 찬 공기가 내려오며 중국 북쪽에 있던 기압골을 우리나라 쪽으로 밀어낸 데 따른 것이다. 한여름 한반도 상공을 지배하며 ‘찜통더위’를 선사하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은 북쪽 기압계에 밀려 현재 남해까지 내려간 상태다. 비가 그친 24일경 이 북태평양고기압이 충청 인근까지 잠시 북상할 것으로 보이나 곧 북쪽 찬 공기에 밀려 재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사실상 북태평양고기압이 지배하던 한여름은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상청의 장기예보를 살펴보면 8월 25일~9월 1일 한낮기온은 26~30도 사이로 전주보다 3도가량 낮다. 하지만 한풀 꺾였다고 해서 더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5, 26일에도 북쪽에서 내려오는 기압골로 인해 강수가 예정된 데다 맑은 날 내려쬔 햇볕으로 인해 공기가 금세 뜨거워질 수 있어 한동안 덥고 습한 여름 날씨는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한낮기온은 서울과 대전 30도, 광주 31도, 대구 33도로 예보됐다. 한편 기상청은 22일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390km 부근 해상과 일본 도큐 남동쪽 약 1690km 부근 해상에서 각각 제9호 태풍 ‘망온’과 제10호 태풍 ‘도카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두 태풍 모두 발생지점과 예상경로가 한반도로부터 멀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9일 중부 지방에서 시작된 비가 20일 남부 지방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일요일)에는 날이 개겠지만, 한반도 상공에서 여러 기압계가 계속 ‘각축전’을 벌이면서 다음주 다시 중부 지방에 비가 내리는 등 한동안 강수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반도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기압이 낮은 곳) 영향으로 오후부터 중부 지방과 경북 북부에 비가 내릴 예정이다. 서울과 인천은 19일 밤까지, 충청 지역은 20일 오전까지 비가 내린 뒤 그치겠다. 20일 새벽에는 호남, 영남 지방 등 남쪽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곳 비는 20일 밤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제주에도 20일 늦은 오후 비가 시작돼 저녁까지 비 내리는 곳이 있겠다. 19일, 20일 예상강수량은 경기 동부, 강원 영서, 충청, 전북 20~70㎜, 서울과 인천, 경기 서부, 강원 영동, 전남, 경상권, 제주 5~50㎜다. 한편 공기 중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는 가운데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대기 불안정이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수량이 지난주처럼 많지는 않겠지만, 최근 많은 비가 내린 탓에 하천과 계곡의 수위가 높아져있다. 지반도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로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는 폭염이 계속된다. 20일 한낮기온은 서울과 대구 33도, 대전 32도, 광주 31도로 예보됐다. 19일에도 부산과 울산, 대구, 광주, 제주, 전남 등 남부 지방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일요일인 21일에는 전국이 맑은 날씨를 맞이한다. 하지만 다음 주부터 한반도 상공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다시 날이 흐려지고, 23일(화요일)에는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예정이다. 현재 한반도 남동쪽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 서쪽에는 저기압, 북서쪽에는 티베트고기압 등 서너 개의 기압이 자리해 있다. 어느 하나 지배적인 기압이 없이 여러 기압계가 한반도 상공에서 각축전을 벌이며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남쪽과 서쪽에서 꾸준히 유입된 다습한 공기 영향으로 이미 하늘이 ‘거대한 물주머니’가 되어있다. 기압끼리 충돌하거나 기압 간 영향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 언제든 국지적인 강수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23일 오전에는 충남, 오후에는 호남 지역에 비가 예보됐다. 하지만 기상청은 기압계 영향 탓에 날씨 변동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부 활동 시 실시간 날씨 정보를 꼭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최근의 한반도 상공이 수증기를 다량으로 머금은 ‘거대한 물주머니’라는 사실이 관측 수치로 확인됐다. 8일 중부지방을 휩쓴 폭우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상청의 전국 13개 대표관측지점에서 8월 1∼15일 ‘상대습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평균값은 82%로, 전국 단위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5번째로 높았다. 상대습도는 대기 중 수증기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수증기 양이 같아도 온도가 낮아지면 상대습도는 높아진다. 상대습도 역대 1위는 장마가 8월 16일까지 이어져 관측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한 2020년으로, 85%였다. 역시 8월 장마가 있었던 1987년과 평년보다 여름이 서늘했던 1993년, 수해로 수백 명이 사망한 1998년이 83%로 뒤를 이었다. 올해 8월은 장마 기간이 아니었다. 80% 이상의 습도는 일반적으로 장마철 강수일에나 볼 수 있다. 8월 초 습도는 75% 전후가 보통이다. 올해는 강수일수도 전국 평균 9.1일로 평년(13.8일)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중부지방에 비가 많이 왔지만 남부에는 거의 오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습도가 50년 관측사상 손에 꼽힐 만큼 높게 나타났다. 이런 높은 습도의 원인은 지속된 수증기 유입 때문이다. 장마가 끝났음에도 기압계 영향으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한반도로 공급되고 있다. 그로 인해 일교차도 줄었다. 이달 전국 평균 일교차는 6.0도로 평년(7.5도)보다 현저히 작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하늘은 건드리면 터질 수 있는 빵빵한 물풍선 같은 상태”라며 “언제 어느 지역에서든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7일에도 강원 경북 제주 지역에 최대 2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강원 양양에 한때 시간당 86.0mm의 ‘극한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한반도 상공이 수증기를 다량으로 머금은 ‘거대한 물주머니’라는 사실이 관측수치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중부지방을 휩쓴 폭우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상청의 전국 13개 대표관측지점에서 8월 1~15일 상대습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평균값은 82%로, 전국 단위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5번째로 높았다. ‘상대습도’란 대기 중 수중기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수증기 양이 같아도 온도가 낮아지면 상대습도는 높아진다. 상대습도 역대 1위는 장마가 8월 16일까지 이어져 관측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한 2020년으로, 85%였다. 역시 8월 장마가 있었던 1987년과 평년보다 여름이 서늘했던 1993년, 수해로 수백 명이 사망한 1998년이 83%로 뒤를 이었다. 올해 8월은 장마기간이 아니었다. 80% 이상의 습도는 일반적으로 장마철 강수일에나 볼 수 있다. 8월초 습도는 75% 전후가 보통이다. 올해는 강수일수도 전국 평균 9.1일로 평년(13.8일)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중부 지방에 비가 많이 왔지만 남부에는 거의 오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습도가 50년 관측사상 손에 꼽힐 만큼 높게 나타났다. 이런 높은 습도의 원인은 지속된 수증기 유입 때문이다. 장마가 끝났음에도 기압계 영향으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한반도로 공급되고 있다. 그로 인해 일교차도 줄었다. 이달 전국 평균 일교차는 6.0도로 평년(7.5도)보다 현저히 작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하늘은 건드리면 터질 수 있는 빵빵한 물풍선 같은 상태”라며 “언제 어느 지역에서든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7일에도 강원 경북 제주 지역에 최대 200㎜ 넘는 비가 내렸다. 강원 양양에 한때 시간당 86.0㎜의 ‘극한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6일 이른 새벽까지 충남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뒤 남하한 정체전선(비 구름대)은 이어 전북과 경북 등 남부지방에 비를 내렸다. 17일에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강풍을 동반한 비로 주택 등 건물 6동이 침수되고, 도로와 차량이 물에 잠기는 등 11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4시 23분경에는 정읍 이평면의 한 마을회관과 주택 2채의 지붕이 강풍을 동반한 비에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오전 5시 4분경에는 완주군 이서면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침수돼 1명이 차 안에 갇힌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하루 동안 내린 비는 전북 완주 고산면 126.1mm, 전주 덕진구 115.8mm, 경북 김천 구성면 78.9mm 등이다. 한반도 상공에 습기가 가득 찬 데다 서해안에서 계속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며칠간 이어진 비에도 불구하고 비 구름대의 강수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전북 김제 서암동에서는 오전 한때 시간당 63.5mm의 폭우가 관측되기도 했다. 남부 지방의 비는 지역에 따라 오다 말다를 거듭하며 1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16일부터 17일까지 예상강수량은 남해안과 제주도 30~100mm, 전남과 경남 10~60mm, 전북과 경북, 강원 영동 5~40mm다. 정체전선이 주로 위치할 남해안과 제주의 경우 누적강수량이 최대 150mm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중부 지방은 16일 간만에 맑은 날씨를 맞았다. 18일에는 비 구름대가 완전히 물러나면서 전국이 마른 하늘 아래 놓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낮기온은 서울과 광주, 대구 30도, 대전 31도로 예보됐다. 하지만 19일부터는 다시 강수가 시작된다. 서울과 강원, 충청은 19일 오후부터 20일 오전까지, 나머지 지역은 20일(제주는 21일) 비가 내릴 예정이다. 비는 21일(제주 제외) 그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시간당 85mm 강우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시간당 116mm의 비가 왔다.” 8일 유례없는 침수 사태를 겪은 서울 강남구가 침수 다음 날 밝힌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시간당 30mm 이상’이다. 시간당 80mm 이상은 사람들이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고 느낄 정도의 폭우다. 하지만 이런 극한의 집중호우, 이른바 ‘극한호우’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25년간 국내 시간당 강수량 수치를 분석해 보면 극한호우가 결코 극히 드문 사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시간당 80mm 넘는 비 25년간 576회본보 취재진은 동네 단위 상세관측지점을 본격 설치한 1997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관측지점(2022년 기준 638곳)의 시간당 강수량 정보를 살펴봤다. 시간당 80mm 이상의 극한호우가 관측된 횟수는 올해만 해도 이달 11일까지 30차례에 달했다. 올해 시간당 최대강수는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지점에서 관측된 141.5mm였다. 1994년 시작한 구(區)별 관측은 물론이고, 1907년 이래 시 차원의 관측 기록을 통틀어 서울에서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서울의 8월 평균 강수량이 300mm 정도다. 보름간 내릴 비가 단 1시간 동안 쏟아졌다는 얘기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6월 29일 충남 서산시 수석동 등 총 12개 지점에서 시간당 100mm 넘는 극한호우가 관측됐다. 시간당 80mm 이상의 극한호우는 2019년 30회, 2020년 35회, 2021년 21회 관측됐다. 극한호우가 결코 올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호우로 불어난 계곡물에 32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던 ‘지리산 폭우 참사’가 발생한 1998년에 극한호우 횟수는 34회였다. 특정 지역에 갑작스레 쏟아지는 폭우를 뜻하는 ‘게릴라성 호우’라는 말도 이때 처음 나왔다. 집중호우로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6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2001년에도 극한호우가 40회 나타났다. 이 해에도 7월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시간당 99.5mm, 서초구 서초동에 91.5mm의 비가 내리면서 고속터미널역이 침수되기도 했다.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2011년에는 27회의 극한호우가 발생했다. 이들을 비롯해 1997년 이래 25년 동안 관측된 극한호우는 총 576회에 달했다.○ 따뜻해진 바다·극지… 폭염·폭우 불러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강한 호우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인천 등 전국 13개 대표 측정지점의 50년간 시간당 50mm 이상 강수일수는 1973∼1982년 연평균 2.4일이었다가 2012∼2021년 6.0일까지 늘었다. 극한호우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다. 올해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올여름 태평양에서는 기상이변인 ‘라니냐’가 발생해 해수온도가 낮아졌고, 반대로 극지온도가 오르면서 위도 간의 온도차가 줄었다. 이 때문에 남북 간 온도차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정체됐다. 그 대신 남북 간 요동이 커졌다. 김성묵 기상청 재해기상대응팀장은 “남북으로 크게 요동치는 제트기류의 남쪽에 갇힌 지역엔 폭염이, 기류 경계면에 묶인 지역엔 비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는 최근 폭염을 겪은 유럽, 후자는 잦은 비가 오는 한국에 해당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제트기류 둔화와 기류 정체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경우 찬 공기에 밀려 남동쪽으로 물러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통해 뜨거운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고 있다. 이렇게 평상시와 다른 기압계로 인해 일시에 많은 수증기가 모이면 극한호우가 발생하게 된다.○ 극한호우, 8월에 많고 가을까지 발생극한호우는 일상적인 기상 현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 아니어도 나타날 수 있다. 실제 1997년 이래 관측된 극한호우를 월별로 살펴보면 장마가 주로 발생하는 7월(183회)보다 8월(204회)에 많이 발생했다. 9월(92회), 10월(57회) 등 가을철에 발생한 횟수도 적지 않다. 기상청은 우리가 지금과 유사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강한 강수 빈도가 2040년까지 29%, 2060년까지 46%, 2100년까지 53% 증가할 것이라고 6월에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그 빈도는 2100년까지 29%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역별 침수 위험과 저수 및 배수 용량을 고려한 내수침수 위험지도를 만들고 있다. 김주완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호우는 단 한 번만 발생해도 큰 피해를 남기는 만큼 바뀐 기후를 토대로 도시 배수와 방재 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8월 내린 이번 집중호우는 장마일까. “아니다”라는 게 기상청 답이다. 장마는 초여름 북상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의 차고 건조한 기단을 밀어 올리면서 발생하는 충돌로 6월 하순부터 7월 초중순까지 비가 내리는 기상 현상이다. 장마 때는 약 30일 동안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한국 연간 강수량 1000∼1300mm의 절반가량이 이 시기에 집중된다. 하지만 올 8월 초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오히려 장마 때보다 더 많은 비를 뿌렸다. 경기 광주시 초월읍 643.0mm, 양평군 용문면 641.0mm 등 일부 지역은 8일 0시부터 12일 0시까지 나흘 동안 누적 강수량이 600mm를 넘었다. 반년 동안 내릴 비가 나흘 사이에 내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 직후인 8월 초중순 또다시 큰비가 내리는 강수 경향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본래 장마가 지나고 나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덮으면서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고, 북쪽 찬 공기가 다시 남하하는 8월 말, 9월 초까지 큰비가 내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1973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강수 경향을 보면 8월 10일과 20일 집중호우가 내리는 우기가 찾아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 기간에도 장마와 마찬가지로 56개 대표 관측지점 평균 7mm 이상의 비가 며칠 연속으로 내린다”고 말했다. 강수 시기뿐 아니라 강수의 양상도 ‘한 번에 많이 내리는’ 집중호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1961∼2020년을 30년씩 나눠 비교한 결과 하루 200mm 넘는 폭우가 전체 강수 중 3%에서 5%로 증가했다”며 “시간당 30mm 이상 집중호우가 늘어나는 경향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이 기간을 ‘제2장마’나 ‘우기’로 불러야 할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 대부분이 앞으로 여름철 강수 패턴이 계속해서 바뀔 것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강수가 점점 늘어날 것이란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7일까지 이틀간 남부지방에 최대 150mm가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시작된 중부지방의 비는 16일 그치겠지만 19일 다시 비 소식이 예보됐다. 15일 북한 상공에서 만들어진 정체전선(비 구름대)이 남하하면서 이날 늦은 오후부터 중부지방과 전북 지역에 비가 내렸다. 정체전선이 지난주처럼 많은 강수량을 내포하고 남북으로 좁게 형성되면서 경기 동두천, 강원 춘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후 한때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15일부터 16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북 30∼100mm, 경기 남부, 강원 5∼40mm,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5mm 내외다. 정체전선은 빠른 속도로 남하해 16일 오전 남부 지방에 도달한다. 이후 속도가 느려지면서 길게는 17일 오후까지 이 지역에 비를 뿌릴 예정이다. 16, 17일 충남과 남부 지방 강수량은 30∼100mm로 예측됐는데 지역에 따라 150mm 이상 오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체전선이 지나가고 나면 날이 개고 다시 폭염이 찾아온다. 하지만 맑은 날씨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다시 정체전선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부터 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이 비는 20일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이번 주도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16, 17일 이틀간 남부 지방에는 최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북한 상공에서 만들어진 정체전선(비 구름대)이 남하하면서 15일 늦은 오후부터 중부지방에 다시 비가 시작된다.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은 오후 3~6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전북과 경북 북부 지역으로, 16일 새벽에는 그 밖의 남부지방과 제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에 남하하는 정체전선 역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남북으로는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된 데다 현재 한반도 상공이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상태라 지역별로 한때 시간당 5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15일 오후 1시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충청, 대전, 세종 등에는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정체전선의 이동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라 지난주처럼 한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선이 빠르게 남하하면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방의 비는 16일 새벽에 그치고, 충청과 전북에서는 16일 오전까지 비가 오다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부지방에서는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이 남부에 이르러서는 속도가 떨어지면서 중부지방과 달리 한 지역에 더 오래 머물고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남부지방의 비는 16일 이른 오전부터 시작돼 충남 남부와 전남, 경상권 등에서 길게는 17일 오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5~17일 강수량은 전국 30~100㎜, 강원 영동과 경상권 동부, 제주 등 10~60㎜다. 충남 남부와 호남권, 경남권 남해안 일대의 경우 최대 150㎜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정체전선이 지나고 나면 중국 북부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날이 개고 폭염이 찾아온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16~18일, 그밖에 중부지방은 17일, 18일, 남부지방은 18일 맑거나 구름이 많지만 비는 오지 않는 날씨를 맞는다. 16일 한낮기온은 서울 30도, 대전 31도, 광주 29도, 대구 32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비가 오지 않는 지역에서는 체감온도 33~35도의 매우 무더운 폭염이 나타나고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건강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런 맑은 날씨는 오래 가지 않는다. 19일 다시 비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정체전선이 다시 활성화됨과 동시에 서쪽에서 저기압이 들어와 19일 중부지방부터 다시 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 비는 20일 전국으로 확대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이번 주도 정체전선(비구름대)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면서 15일 수도권부터 차례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8일을 제외하고는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예보됐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이자 ‘삼복(三伏)’ 중 ‘말복’인 15일 수도권과 강원, 충남 북부 등에 10∼60mm, 강원 동해안에 5∼40mm 비가 내릴 예정이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대기 하층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도 있겠다. 비는 이날 오후 한때 소강 상태를 보인 후 다시 늦은 오후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남서쪽에 있는 고기압이 북쪽 찬 공기를 밀어 올리면서 다시 정체전선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이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17일 오전까지 전국 곳곳에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15일 늦은 오후부터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 3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경상권 동해안 10∼60mm, 강원 영동 5∼40mm다. 비 구름대가 가진 강수량은 많지만 정체전선의 이동 속도가 빨라 지난주 같은 기록적인 폭우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다만 일시적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지역은 있을 수 있다”며 “거듭된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주말인 13, 14일에도 충남 청양과 부여, 경기 평택 등에 100∼200mm의 비가 내렸다. 정체전선이 약화하며 17일 오후 비가 그치지만 19일 다시 강수가 예보됐다. 19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20일에는 중부 지방과 호남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비가 오지 않는 지역에서는 폭염이 계속된다. 15일 한낮 기온은 서울 31도, 대전과 광주 32도, 대구 35도로 예보됐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4일 새벽 충남 부여에 시간당 11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2명이 실종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주말 폭우는 충남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14일 오전 1시경부터 부여군 은산면에는 시간당 110.6mm의 폭우가 내렸다.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는 1999년 9월 시간당 116mm에 이어 역대 2번째이며 8월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보령에서도 시간당 70mm 정도의 비가 퍼부었다. 청양에도 13, 14일을 합쳐 186mm의 비가 내렸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피해도 속출했다.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에선 오전 1시 44분경 1t 트럭이 불어난 하천 물살에 휩쓸리면서 타고 있던 2명이 실종됐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탑승한 차량이 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와 대피 요령을 설명하던 중 통신이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220명과 장비 20여 대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양군에선 농수로 작업을 하던 80대 남성이 경운기에 깔려 다쳤다. 충남소방본부 등에는 13일 오후부터 산사태와 농경지·주택 침수 등 140여 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에서만 도로 유실 등 18건의 피해가 났고, 농경지 약 200ha가 물에 잠겼다. 충남도 관계자는 “긴급 복구 작업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인 15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수도권을 시작으로 강원,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새벽 물폭탄에 부여 은산천 범람… “순식간에 마을 물바다로” 충남 남부 농경지 침수 등 피해 속출하천 일대 폭격 맞은것처럼 황폐화토사 쏟아져 주택 덮치고 도로 파손, 부여 시설하우스 170여ha 물에 잠겨전국 이재민 7595명… 20명 사망-실종, 주택 등 6876채-농경지 1140ha 침수 “이런 물난리는 태어나 처음이야. 하천이 넘치면서 마을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어.” 14일 오후 1시경 충남 부여군 은산면 신대리에서 50년 가까이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성백철 씨(74)는 기자를 보자마자 큰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 안에는 흙탕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있었다. 성 씨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과자와 생필품을 주워 담으며 연신 혀를 찼다. 가게 앞 도로에도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빗물에 쓸려 떠내려온 가전제품과 식기류 등이 흙더미에 파묻혀 있었고, 거리 곳곳에 비료 포대와 나뭇가지 등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주택·상가·차량 침수…농작물 피해 잇따라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충남 남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건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밤사이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부여군 은산면 신대리는 14일 오전 1시경부터 시간당 110.6mm의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은산천이 범람했다. 주변 주택과 상가 수십 곳이 물에 잠겼고 인근에 주차 중이던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됐다. 성 씨는 “냉장고가 마치 종이배처럼 둥둥 떠다니다 가게 현관을 막았다”며 공포스러웠던 당시를 기억했다. 이날 오후 둘러본 은산천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둑방 곳곳이 움푹 파여 있었고 하천 전봇대도 빗물에 휩쓸려 쓰러진 상태였다. 주변 도로는 토사로 아스팔트를 보기 어려웠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어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미용실 주인 송민자 씨는 “미용실 집기와 에어컨, 선풍기, 차량까지 모두 물에 잠겨 작동이 안 된다”며 “내일 비가 더 온다는데 배구수를 막은 쓰레기를 빨리 치우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청양군 장평면에선 새벽에 내린 집중호우로 화산2리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주택을 덮쳤고, 남양면에서는 도로가 심하게 파손됐다. 보령시에서도 대천 나들목 인근 도로에 물이 차면서 주변을 지나던 차량이 물에 잠겨 운전자가 급하게 대피했다. 농작물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부여에서만 멜론과 수박, 포도 비닐하우스 등 약 170ha가 물에 잠겼다.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배원덕 씨(부여군 은산면)는 “물이 차면 포도의 당도가 떨어지고 알맹이가 터져 상품 가치를 잃는다. 그렇다고 익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수확도 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이재민 7600여 명…서울 실종자 1명 오인 신고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사는 곳을 떠나 대피한 이재민과 임시 대피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7개 시도 3823가구(7595명)에 달한다. 주택과 상가 등 6876채가 물에 잠겼고 농경지 1140ha가 침수됐다. 사망자는 서울 8명과 경기 4명, 강원 2명 등 지금까지 14명 발생했다. 실종자는 6명, 부상자는 26명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당초 서울 서초구에서 4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수색 결과 건물 지하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1명은 오인 신고라는 결론을 내리고 실종자 수에서 제외했다. 한편 9일 경기 광주시에서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된 남매 중 남동생(64)은 13일 오전 11시 반경 실종 지점에서 약 23km 떨어진 팔당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의 누나인 70대 여성과 9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여중생, 같은 날 강원 원주시에서 실종된 노부부 등 남은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부여=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광주=공승배 기자 ksb@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이번 주도 정체전선(비구름대)이 활성화되면서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이자 ‘삼복(三伏)’ 중 ‘말복’인 15일 오전까지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는 영향으로, 경기 동부와 강원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린다. 강수는 이날 오후 들어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가 늦은 오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한반도 남서쪽에서 발달한 고온다습한 고기압이 북쪽 찬 공기와 만나면서 북한 지역에 다시 정체전선(비구름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정체전선이 빠르게 남하하면서 15일 밤부터 다시 수도권을 시작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17일 오전까지 전선이 남하하는 길목마다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5~16일 예상강수량은 전국 30~100㎜(많은 곳 150㎜ 이상), 경상권 동해안 10~60㎜, 강원 영동 5~40㎜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가진 강수량은 많지만 정체전선의 이동속도가 빨라 지난주처럼 한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일시적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지역은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선 13, 14일 주말에도 중부와 남부 지방 곳곳에 비가 내렸다. 다만 정체전선의 영향이 아니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한반도의 수증기가 만난 것이 원인이다. 일부 지역은 14일 오전까지 180㎜가 넘는 많은 강수량을 보이기도 했다. 충남 청양 청양읍의 경우 13일 0시부터 14일 오후 12시까지 강수량이 186.0㎜, 청양 정산면은 181.5㎜이었다. 부여 부여읍도 176.7㎜를 기록했다. 부여읍에서는 14일 오전 2시 한때 시간당 92.2㎜의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이밖에 세종과 충남 보령, 예산, 충북 청주 등에 이틀간 50㎜ 넘는 비가 내렸다. 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13일 하루 비가 내리는 데 그쳐 이틀간 누적강수량이 10~40㎜를 보였다. 한편 12일 일본 남동쪽 해상에서 발달한 제8호 태풍 ‘메아리’는 일본 도쿄 부근을 거쳐 14일 오후 9시경 삿포로 동쪽 해상에서 소멸한다. 경로 자체가 일본 쪽으로 치우쳐 있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태풍이 남쪽으로부터 끌고 올라온 다량의 수증기가 기류를 타고 일부 한반도로 유입되며 강수량 증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주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는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14일에도 남부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15일 한낮기온은 서울 31도, 대전과 광주 32도, 대구 35도로 예보됐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수도권 등에 폭우를 내렸던 비구름대가 11일 남하하면서 충청과 전북을 중심으로 건물과 도로 곳곳의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는 시내 주택과 상가 등에서 비 피해 신고가 181건 접수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12명, 실종자는 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원 춘천에서 급류에 휩쓸렸던 70대 여성과 서울 서초구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정부는 이날 수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이재민에게는 최장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이재민 1인당 최대 3000만 원의 긴급생활안정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 건강보험료와 통신비, 전기료 감면 등도 추진한다. 12일 오전까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부터 12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라 20∼70mm, 충청, 경상, 제주 5∼40mm다. 12일 오후 날이 개겠지만 13일부터 다시 중부지방과 전라, 경북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전문가 “물폭탄 대응 당장 이것부터” 저지대 지하철역 차수판 별로 없어판 더 설치하고 높이도 상향을… 맨홀 수압 덜게 구멍 많이 뚫어야빗물 잘 스며드는 ‘투수 블록’ 쓰고 산사태 위험지역, 2m 보호벽 필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진 가운데 폭우 속 도심 곳곳에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취약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선 남매가 맨홀에 빠져 숨지거나 실종됐고, 산사태로 아파트·학교 옆 축대가 무너지는가 하면 9호선 동작역을 비롯한 지하철역이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10일 빗물터널 추가 건설과 강우 처리 능력을 시간당 100mm 이상으로 늘리는 등 장기적 대책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지대 차수판 설치 의무화해야서울 강남역 인근 등 폭우 때마다 비 피해가 심각한 저지대 등에는 빗물이 시설물 내부에 밀려드는 것을 차단하는 차수판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차수판 설치가 의무가 아닌 탓에 저지대 지하철역도 차수판이 없는 곳이 적지 않다. 역에 차수판이 있다고 해도 높이가 30∼35cm 정도여서 이번과 같은 폭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작역의 경우에도 8일 호우 상황에서 차수판을 세웠지만 빗물이 판을 넘어 쏟아져 들어왔다. 일반 빌딩 역시 대부분 차수판이 설치돼 있지 않은 탓에 이번 폭우처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살피러 갔다가 아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있었던 서초구 등이 건물 신축 시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기존 건물에 대한 설치 유도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모든 곳에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는 없지만 저지대만이라도 지하철역 등을 중심으로 차수판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하고 차수판 높이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빗물받이 등도 평소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맨홀 그물망 등 안전장치 마련해야폭우 때면 ‘거리의 지뢰’로 돌변하는 맨홀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맨홀 뚜껑은 무게가 40∼160kg인데 집중호우 때 관로 내부 수압이 높아지면 위로 튕겨 나갈 수 있다. 현재 서울시 상하수도 등이 지나는 맨홀은 총 62만4318개에 이른다. 먼저 맨홀 뚜껑이 떨어져 나갈 소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폭우 시 맨홀이 받는 수압을 덜도록 구멍이 한 개가 아니라 많이 뚫린 맨홀을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맨홀 주변에 가지 않는 것이 좋지만 침수 땐 위치를 알 수 없는 만큼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성일 대도시방재안전연구소장은 “배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맨홀 뚜껑 아래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전 그물망은 보통 관로 공사를 할 때 작업자 추락 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그물이다. 이 그물을 맨홀 뚜껑 아래에 설치해 놓으면 유사시에도 보행자가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투수 블록 늘리고 산사태 보호벽 세워야인도 등의 포장에 빗물이 잘 스며드는 특성을 지닌 투수(透水) 블록과 투수 콘크리트 등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보행로, 공원, 건물 주차장 등에 물이 잘 스며드는 투수 블록이나 잔디 블록을 깔면 상대적으로 하수로 몰리는 물의 양은 줄게 돼 있다”면서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투수 블록과 투수 콘크리트를 사용해 투수 면적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투수 블록을 깔면 덤으로 토양 생태환경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산사태 위험지역의 경우 보호벽을 세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 바로 아래 주택이 있는 지역에 2m 높이의 철근 콘크리트 보호벽을 만들면 유사 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대규모 산사태를 제외하면 대체로 쓸려 내려오는 흙의 두께가 1m 미만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흙 무게를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8, 9일 이틀 동안 수도권 등에 기록적 폭우를 내린 비구름대(정체전선)가 10일 남하해 충청권에 시간당 최대 60mm 이상의 집중호우를 뿌렸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대전 대덕구 장동에 225.0mm, 충북 청주 흥덕구에 222.5mm, 충남 공주 유구읍에 213.0mm의 비가 내리는 등 대전과 충청 일부 지역에 하루 동안 2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대전 유성구 구성동에서는 한때 시간당 강우량이 61.1mm(오전 7시경), 충남 보령 오천면에서는 60.5mm(오후 7시경)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지역 외에도 충남 아산, 서천, 충북 청주 등 충청 곳곳에서 시간당 30mm가 넘는 강한 강수가 관측됐다.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mm가 넘는 비가 내리면 집중호우라 본다. 11일에는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수도권에 다시 비가 내린다. 중부지방은 물론 전북, 경북 지역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0∼12일까지 예상 강우량은 충청, 경북 북부, 전북 80∼200mm(많은 곳 250mm 이상), 서울, 인천, 경기 남부, 강원, 전남, 경북 20∼80mm, 경기 북부, 경남 5∼40mm다. 8∼10일에 비해 강우량이 많지는 않지만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좁고 천천히 이동해 한 지역에 일시에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흐린 날씨의 영향으로 기온은 다소 떨어져 11일 한낮 기온은 서울과 대전 27도, 광주 29도, 대구 31도로 예보됐다. 주말에는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다음 주 초 다시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8, 9일 이틀간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 최대 49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12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8일 서울 지역 강우량은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각 지역 소방본부가 잠정 집계한 피해 현황 등을 종합하면 전날부터 내린 비로 주택 침수와 산사태 등이 잇따르면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半)지하에 살던 장애인 가족 3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상습 침수 지역인 서울 서초, 강남구 일대에 호우가 집중된 것이 피해를 키웠다. 서초구에서만 4명이 건물 주차장과 맨홀 등지에서 실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간당 116mm의 비가 와 배수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등에서 주택과 상가 2579채가 침수되는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하루 동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관측지점에 내린 비는 381.5mm로 역대 최대치였다. 이 지역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 역시 141.5mm(오후 8∼9시)로 관측 사상 1위였다. 8일 0시부터 9일 오후 9시까지 이틀간 내린 누적 강수량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496.5mm, 경기 광주시 송정동 465.0mm에 달했다.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1000∼1300mm)의 40, 50%에 해당하는 비가 이틀 만에 쏟아진 것. 이번 비는 9, 10일 최대 300mm 이상 내리고 최장 1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11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 내륙 산지와 충청, 전북 북부 100∼300mm, 강원 동해안, 전북 남부, 경북 북부 50∼150mm, 경북 남부 30∼80mm다. 기상청은 “3일간 최대 누적강수량이 350mm 이상인 지역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 노원·관악구, 경기 양주·의정부·광명·군포·부천시와 가평·양평군, 강원 원주·춘천시와 평창·횡성군 등 13개 지역은 9일 오후 10시 현재 산사태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산림청은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4개 시도에 대해 산사태 위기 경보 단계를 이날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집중호우 대처 긴급 점검회의’에서 “신속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복구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가족 사망사고 현장을 방문해 주거 취약계층 안전 문제를 점검하라고 당부했다.두고 간 침수車 뒤엉켜 쑥대밭… 아파트 축대 무너져 한밤 대피 복구중 또 폭우… 늘어나는 피해“이런 일 처음 겪어” 상인들 한숨여의도-삼성동 대형몰도 침수“지진이 난 듯한 소리가 들리며 건물이 흔들렸어요.”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주민 60대 이모 씨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어젯밤 큰일이 난 줄 알고 서둘러 집 밖으로 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아파트는 전날 저녁 집중 호우로 아파트 주변 축대가 붕괴됐다. 오후 9시 10분경 축대 붕괴로 건물이 흔들리면서 이 씨의 집 주방에 있던 그릇들이 전부 떨어지며 깨질 정도였다고 한다. 이 씨는 주민 90여 명과 함께 동작중 등에 설치된 긴급 대피소에서 밤을 보냈다. ○ 주민 긴급 대피… 거리는 침수차 가득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서는 8, 9일 폭우로 328가구(441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주택·상가 2579채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침수 피해가 심한 서울 강남구, 동작구 일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장사를 오래했지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초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전날 오전 2시까지 가게에 들어찬 물을 퍼냈다고 했다. A 씨는 “가게 마감 시간을 앞두고 빗줄기가 거세지며 물이 순식간에 무릎까지 차올랐다”라며 “밤새 물을 퍼내고 오전에 다시 출근해 가게를 정리했는데 복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도 폭우로 의류 매장이 모인 지하 1층에 빗물이 들어차 9일 오전 복구 작업을 거쳐 오후가 돼서야 영업을 재개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내 코엑스몰도 침수돼 일부 매장에선 이날 오전 영업이 중단됐다. 전통시장 역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기준 서울 20개 시장 400여 개 점포, 경기 23개 시장의 140여 개 점포, 인천 5개 시장의 200여 개 점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골목길 곳곳은 운전자가 대피하며 두고 간 승용차와 오토바이 등이 뒤엉켜 있었다. 전날 고급 외제차가 물에 떠밀리다가 부딪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한 상가 지하주차장은 입구까지 물이 가득 차오른 상태였다.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간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산사태에, 불어난 강물에… 희생자 속출 경기와 강원 곳곳에는 산사태 피해가 속출했다. 9일 오전 1시경 경기 광주시 직동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을 지나가던 렉스턴 차량을 덮쳤다. 이에 30대 운전자 한 명이 숨졌고, 차량에 타고 있던 다른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원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도 9일 오후 1시경 산사태가 주택 1채를 덮치면서 집주인(71)이 매몰돼 숨졌다. 불어난 물에 휩쓸린 실종자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계곡 인근 펜션에 투숙한 B 씨(54)가 실종됐다가 오전 10시 20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 씨가 산책을 하던 중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인천에서는 8일부터 이틀간 4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천 동구에서는 60대 남성이 9일 오전 옆집 벽이 무너져 집 출입구가 막히면서 폭우 속에 집에 갇혔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