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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등교 수업을 앞두고 교실 내 에어컨 사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밀폐 공간에서 감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창문 일부를 열어놓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내용의 방역지침 개선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새로운 방역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및 각 시도교육청과 최종 협의 후 교실 내 에어컨 사용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6일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3월 시도교육청에 보낸 방역지침을 통해 교실 내 에어컨 사용과 공기청정기 사용을 제한했다. 유력한 방안은 교실 창문의 3분의 1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에어컨 가동을 허용하는 것이다. 교실에 60cm 크기의 창문이 10개 있다면, 10개 모두 20cm가량 열고 에어컨을 켜는 것. 일부 방향의 창문만 열어 두고 에어컨을 가동하면 공기순환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교육당국은 공기순환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더라도 수시로 환기를 하면 사용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에어컨 사용 주의사항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교실 뿐 아니라 사무실, 집, 대중교통 등의 실내 에어컨 사용 지침을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다. 정부가 에어컨 관련 방역 지침을 내놓는 것은 때 이른 더위 때문이다. 6일 전남 담양군은 최고기온 33.6도를 기록했다. 고3이 개학하는 13일도 대구가 27도까지 오르는 등 더운 날씨가 예보됐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프로야구 등 스포츠 경기가 관중 없이 개막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이에 따라 관객 입장이 단계적으로 허용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6일 “우선은 관중 없이 프로 스포츠 경기를 진행하지만 앞으로 코로나19 발생상황, 현장 방역조치 이행 여부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입장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8일 프로 축구, 14일 프로 여자골프가 관중 없이 개막한다. 이날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가 시행된 가운데 방역당국은 이달 말 생활방역 세부지침 개정판을 발표하기로 했다. 3일 발표한 31개 세부분야 지침을 40여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요양병원, 요양원 등 고위험시설에 대한 방역지침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고위험시설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요구하는 게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법제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명. 31번 환자가 확인된 2월 18일 이후 가장 적은 수다. 2명은 쿠웨이트에서 입국한 한국인으로 공항 검역과정에서 확인됐다. 지난 4일간 이들을 포함해 쿠웨이트발 입국자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쿠웨이트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환기를 자주 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한편 이날 대한병원협회가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인 코로나’ 상황”이라며 “올 가을이나 겨울에 올 수 있는 대유행에 대비해 비상 대응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가 6일 시작된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107일, 대유행 위기에 맞서서 차단과 제한 중심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한 지 45일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단계적이나마 모든 분야에서 일상 복귀를 시도하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참고할 나라도, 선례도 없는 것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생활방역에 작은 틈이라도 나면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역사회 사각지대에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 중일 수 있어서다. 결국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전까지 최소 1년 이상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미지의 바이러스로 인한 새 감염병이 언제든지 창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른바 ‘바이러스 X’의 등장이다. 정부가 생활방역 전환이 코로나19의 종식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결국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더 건강한 일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려면 ‘반찬 공용’처럼 위생에 취약한 일상 속 문화를 자발적으로 바꿔야 한다. 가급적 모든 음식을 1인용으로 제공하고, 각자 덜어먹을 수 있는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올 3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일 신규 확진자를 90%가량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1차 사회적 거리 두기(3월 22일∼4월 5일) 때 100여 명에서 70여 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2차 사회적 거리 두기(4월 6∼19일)에는 하루 35.5명으로 줄었다. 완화된 3차 사회적 거리 두기(4월 20일∼5월 5일)에는 9.1명까지 낮아졌다. 생활방역 전환을 하루 앞둔 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가 4명 아래에 머문 건 2월 18일 이후 77일 만. 모두 해외 유입으로 지역 감염은 이틀 연속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생활방역 전환 후 ‘개인 방역’이 실패하면 이 같은 성과가 물거품이 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생활방역 전환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새로운 사회 규범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국민 개개인과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을 책임지는 주체가 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위은지 wizi@donga.com·사지원 기자}

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백반집. 김치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공기밥 2개와 반찬 네 가지, 찌개가 한꺼번에 나왔다. 찌개는 스테인리스 그릇 하나에 담겨 있었다. 덜어 먹을 수 있는 국자와 개인 그릇은 없었다. 옆 테이블에선 손님 2명이 이미 찌개 하나에 각자 숟가락을 번갈아 넣으며 국물을 먹고 있었다. 두 사람의 젓가락은 김치와 나물 등 다른 반찬그릇에도 바쁘게 오갔다. 이곳뿐 아니라 다른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같은 그릇 반찬까지 나눠 먹는 전형적인 한국의 식사문화다. 찌개까지 같이 먹는 경우는 많이 줄었지만 반찬을 같이 먹는 건 한식은 물론이고 중식·일식당에서도 흔하다. 저렴한 분식집, 비싼 한정식 사정도 비슷하다. 많은 사람이 찜찜하다고 여기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나친 문화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속에선 이런 문화를 먼저 바꿔야 한다. 지금보다 일상의 위생 수준을 한층 높여야 감염병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반찬 공용’, 이제는 그만 6일 생활방역 전환을 앞두고 동아일보 취재팀은 4, 5일 이틀에 걸쳐 서울의 여러 형태의 식당을 둘러봤다. 방역당국은 생활방역 실천을 위한 세부 지침으로 음식을 각자 덜어 먹도록 식당에서 개인 접시와 국자, 집게를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분식집.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온 즉석떡볶이를 개인 그릇에 떠먹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자신이 쓰던 수저를 떡볶이 국물에 담갔다. 대학생 이모 씨(27)는 “평소엔 별 생각 없이 먹었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다 보니 좀 불안하다”고 말했다. 성북구의 또 다른 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밥을 볶아 내오자 여러 사람이 따로 덜지 않고 각자 숟가락질을 시작했다. 서대문구의 한 국밥집은 식탁마다 공용 양념통을 뒀다. 한 여성은 테이블 위에 있는 소금을 개인 숟가락으로 덜어 국밥에 넣었다. 인근 김치찌개 전문점은 식탁 위에 김가루통을 뒀다. 공용 집게가 있었지만 자신의 수저를 쓰는 이도 많았다. 대학생 이모 씨(22)는 “외국처럼 양념이나 소스를 개인 접시에 따로 내오면 좀 더 위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 씨(34)는 “한국 음식은 함께 나눠먹는 메뉴가 너무 많다”며 “위생 관리를 100%로 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아직은 갈 길 멀어 손님이 다녀간 식탁을 젖은 행주로만 닦는 식당도 있었다. 5일 종로구의 한 식당에선 식사가 끝난 테이블을 행주로 쓰윽 닦아냈다. 바로 직전 다른 테이블을 닦던 행주를 물에 헹구지 않은 채 그대로 썼다. 수저받침이 따로 없다 보니 냅킨 위에 수저를 올려 놓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냅킨의 먼지나 화학물질이 수저에 묻을 수 있어 이마저 깨끗하지는 않다. 관악구의 한 분식집은 수저통에 뚜껑이 없어 수저가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식사하는 사람들의 미세한 비말(침방울)이 수저로 튈 수 있는 상황. 실제로 일부 수저에는 떡볶이 국물로 보이는 얼룩이 보였다. 방역당국의 생활방역 세부 지침에 따르면 이용자는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테이블 간격을 최소 1m 이상 유지하며 △가능한 한 서로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앉고 △식사 시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거리가 있었다. 4일 오후 고깃집 10여 곳이 모여 있는 마포구의 한 골목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손님들로 붐볐다. 테이블 사이 간격은 종업원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 지름 1m 내외의 원형 테이블에 손님 3, 4명이 둘러앉았다. 공용 고기집게가 있었지만 자신의 젓가락으로 고기를 뒤집는 사람도 있었다. 테이블 옆에 놓인 휴지통은 뚜껑이 없어 손님이 코나 입을 닦은 휴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식당에서 가급적 대화를 자제하는 게 좋지만 술에 취한 손님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취재팀이 만난 손님들은 위생상의 문제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었다. 대학생 박모 씨(23)는 “어차피 함께 식사하면 보이지 않는 침방울이 전해지는 건 막을 수 없다. 이 정도를 불결하다고 생각하면 식당을 이용하기 힘들다”고 했다.○ ‘상차림’도 위생 중심으로 전문가들은 식사 중 바이러스나 세균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끓는 음식인 경우 안심할 수 있지만 차가운 반찬을 함께 먹을 때 수저가 오가는 과정에서 확진자의 비말이 전파될 수 있다. 특히 반찬을 같이 먹다 보면 상대방과의 거리가 가까워져 직접적인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음식물 자체로 코로나19의 전파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음식을 가운데 놓고 사람들이 둘러앉으면 서로 침방울을 튀기기 쉽다”며 “개인별로 음식이 나오면 거리를 두고 앉기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용 음식을 개인 식기에 덜어 먹거나 식당에서 개인별로 반찬을 따로 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인이 입을 댄 젓가락으로 반찬을 이것저것 집어먹으면 교차 오염 가능성이 있다”며 “식당 좌석마다 손세정제를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음식을 내놓는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엄 교수는 “쟁반 안에 한 사람이 먹을 밥과 국, 반찬을 따로 내주는 식당들이 있는데 이런 상차림이 대중화돼야 한다”고 말했다.위은지 wizi@donga.com·신지환·사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된다. 생활방역은 일상생활에서 방역수칙을 실천하며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것이다. 시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생활방역 수칙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최근 2주간 진행한 온라인 의견조사 결과를 Q&A로 정리했다. ―열이 나면 무조건 집에서 3, 4일 쉬어야 하나. 쉬는 동안에는 자가 격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내야 하나.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3, 4일 동안 쉬면서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이 기간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1339 콜센터나 보건소에 문의해야 한다. 집에서 쉬는 동안 자가 격리 수준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주변 사람과 만나지 않는 게 좋다.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경우에도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식사는 개인용 식기를 이용해 혼자하고, 화장실도 되도록 단독으로 써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거리두기를 해야 하나. “마스크 착용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전파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마스크를 썼더라도 최소 1m 이상 다른 사람과 거리 두기를 권한다.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내, 개별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사람 사이의 간격이 유지되는 야외는 안전한가. “야외는 실내 밀집공간보다 안전하다. 그러나 야외에서도 다른 사람과 최소 1m 이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거리 두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엘리베이터 버튼에 붙이는 항균필름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엘리베이터는 좁은 밀폐 공간이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마스크를 쓴 채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버튼 등 많은 사람의 손이 닿는 표면을 만진 경우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은 소독제로 문질러 닦는 게 원칙이다. 버튼에 항균필름이 부착돼 있어도 이를 만진 뒤에는 손을 씻는 게 좋다.” ―손 소독제 사용만으로도 코로나19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나. 손은 얼마나 자주 씻어야 하나. “손 소독제로도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손 씻기와 같은 순서로 소독제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손을 소독해야 한다. 손 씻기 주기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평소에 30초 이상 자주 올바르게 손을 씻는 게 좋다. 특히 △식사 전 △음식 준비 전후 △외출 후 △화장실 사용 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공공장소에 있는 비누를 써도 되나.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 없다면 써도 무방하다.” ―기침할 때 휴지로 입 가리기와 옷소매로 가리기 중 어떤 게 더 나은가.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한 뒤에는 소매도 소독해야 하는 것 아닌가. “휴지로 가리는 것이 좋다. 휴지가 없는데 갑자기 기침이 나오면 옷소매 안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게 도움이 된다. 기침 후 옷소매에 이물질이 묻었더라도 옷소매를 소독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옷소매를 만지지 않아야 하고 귀가한 뒤 세탁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환기 요령이 궁금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환기는 주기적으로 하는 게 좋다. 환기를 하지 않으면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이 축적돼 실내공기 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가 있어도 하루 2회 이상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게 좋다. 그래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침방울의 공기 중 농도를 낮출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처벌받나. “정부 방역지침은 권고사항이다. 다만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정명령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혼잡한 대중교통, 소규모 사업장 등에서는 다른 사람과 2m 거리 두기 등의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손 위생 준수, 마스크 착용 등 보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된다. 생활방역은 일상생활에서 방역 수칙을 실천하며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시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생활방역 수칙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최근 2주간 진행한 온라인 의견조사 결과를 Q&A로 정리했다.―열이 나면 무조건 집에서 3~4일 쉬어야 하나. 쉬는 동안엔 자가 격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내야 하나.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3~4일간 쉬면서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이 기간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1339 콜센터나 보건소에 문의해야 한다. 집에서 쉬는 동안 자가 격리 수준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주변 사람과 만나지 않는 게 좋다.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경우에도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식사는 개인용 식기를 이용해 혼자하고, 화장실도 가능한 단독으로 써야 한다.”―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거리두기 해야 하나. “마스크 착용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전파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 마스크를 썼더라도 최소 1m 이상 사람 간 거리두기를 권한다. 혼잡하지 않은 야외, 가정 내, 개별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사람 간의 간격이 유지되는 야외는 안전한가. “야외는 실내 밀집 공간보다 안전하다. 그러나 야외에서도 다른 사람과 최소 1m 이상 거리두기를 해야 하며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엘리베이터 버튼에 붙이는 항균필름은 정말 효과가 있나. “엘리베이터는 좁은 밀폐 공간이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버튼 등 많은 사람들의 손이 닿는 표면을 만진 경우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은 소독제로 주기적으로 닦는게 원칙이다. 버튼에 항균 필름이 부착돼 있더라도 이를 만진 뒤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손 소독제 사용만으로도 코로나19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나. 손은 얼마나 자주 씻어야 하나. “손 소독제로도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손 씻기와 같은 순서로 소독제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손을 소독해야 한다. 손씻기 주기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평소에 30초 이상 자주 올바르게 손을 씻는게 좋다. 특히 △식사 전 △음식 준비하기 전·중·후 △외출 후 ·화장실 사용 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공공장소에 있는 비누를 써도 되나.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 없으면 괜찮다.“―기침할 때 휴지로 입 가리기와 옷소매로 가리기 중 어떤 게 더 나은가.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한 뒤에는 그 소매도 소독해야 하는 것 아닌가. ”휴지로 가리는 것이 좋다. 휴지가 없는데 갑자기 기침이 나오면 옷소매 안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침 후 옷소매에 이물질이 묻었더라도 옷소매를 소독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옷소매를 만지지 않아야 하고 귀가 후 세탁하는 것이 좋다.“―미세먼지가 심한 날 환기 요령이 궁금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환기는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미세먼지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이 축적돼 실내 공기 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가 있더라도 하루 2회 이상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게 좋다. 그래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침방울의 공기 중 농도를 낮출 수 있다.“―현실적으로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처벌받나. ”지침은 권고사항이다. 다만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정명령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혼잡한 대중교통, 소규모 사업장 등에서는 타인과 2m 거리두기 등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는 손위생 준수, 마스크 착용 등 보완적인 방역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 재개는 2일 오전 6시 30분경 북한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20일 만에 잠행을 마치고 김 위원장이 택한 현장은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 오전 8시경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 21장에서 김 위원장은 걷고 대화하고 준공식 테이프를 자르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그간 제기된 건강 이상설과는 거리가 있는 정상적인 행보를 보였다. ○ 김정은, 담배 피우며 건강 이상설 불식 시도 곧이어 이날 오후 3시경 조선중앙TV는 정규방송 첫 순서로 김 위원장이 참석한 인비료공장 준공식 소식을 15분 분량의 영상과 함께 내보냈다. 통상 저녁 방송 시간쯤 영상을 공개했던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신속한 공개였다. 영상 속 김 위원장은 마스크를 착용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야외 준공식 행사장에 걸어서 입장했다. 대규모 인파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가 하면 주석단에 앉은 뒤 간부들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준공 테이프를 자른 뒤 손뼉을 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준공식 후 공장을 둘러보면서 시설 계단을 혼자 내려가기도 했다. 다리를 저는 듯한 모습이 잠깐 노출되기도 했으나 지팡이는 쓰지 않았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정상 체구가 아닌 만큼 체중의 영향으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일 뿐”이라고 했다. 얼굴 살이 더 붙고, 피부가 다소 탄 것으로 볼 때 앞선 잠행 기간에 병석이 아니라 야외활동에 나섰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편집 영상에선 ‘건강 이상설’을 의식한 듯 다분히 의도된 장면들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경호원들과 떨어져 혼자 터벅터벅 걸었고 실외에서는 공장 관련 설명을 들으면서, 실내에서는 재떨이를 옆에 두고 담배를 피웠다. ‘혼자 일어설 수 없는 상황’이라든가 ‘심혈관 수술을 받았다’는 일각의 주장을 영상을 통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에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 견해도 있다. 공장 시찰 장면에서 12인승용 녹색 카트가 등장한 것을 두고 ‘2014년 다리 수술 후 40일 만에 김 위원장이 복귀했을 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오래 걷는 게 힘들었을 때도 이용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뇌졸중 카트’라고 주장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 그 카트를 탔다고 해서 석연치 않다고 하는데 근거 없는 의혹을 일으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김 위원장의 오른쪽 손목 밑에 검은 점이 생긴 것과 관련해 “심장 시술과 관련된 동맥주사 흔적일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 공개 활동인 지난달 11일 당 정치국회의 당시엔 같은 곳에 그런 흔적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한 심장내과 교수는 “사진상 반점 위치가 손목에서 좀 떨어져 있어 통상적인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 부위는 아니지만 시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수술이나 간단한 시술조차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 김여정, 김정은 오른쪽에 앉으며 2인자 재확인 이날 행사에선 김 위원장 잠적 기간 미국 워싱턴 조야 등에서 후계설이 불거졌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도 재확인됐다. 김여정은 자신보다 당내 공식 서열이 높은 김덕훈 당 부위원장보다도 상석인 김 위원장 오른편에 앉아 백두혈통의 무게감을 드러냈다. 또 김 위원장에게 준공식 테이프 커팅용 가위를 전달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연단에 오르자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뒤에서 의자를 빼주기도 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신병 이상설에 침묵해 오던 북한이 이번 준공식을 통해 복합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는 대로 미국을 압박할 타이밍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약해지는 시점을 공략해 도발 로드맵을 재가동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중국에도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중국 매체들이 한국 언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보도하자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중국 외교부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위은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니다. 스스로 방역을 책임져야 하는 새로운 일상이다.” 3일 정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전환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자칫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경우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어서다. 생활방역은 아직까지 성공한 국가가 없다. 그야말로 ‘가지 않은 길’이다. 싱가포르도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시도하고자 3월 말 개학했지만 결국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이어졌다. 국내 전문가들이 생활방역 전환 후 2차 재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유다. 생활방역은 일상을 영위하면서도 방역이 가능한 최선의 방안으로 정부가 제시한 방역 지침이다.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최대 2년간 코로나19를 완전 종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제 6일부터는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하고 모임과 외출, 행사 등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체계로 전환된다.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공공시설도 단계적으로 운영이 재개된다. 우선 실내외 분산시설부터 우선적으로 개장한다. 실외 분산시설은 국립공원, 실외 체육생활시설 등이 해당된다. 미술관 박물관 등은 실내 분산시설이다. 이후 실내외 밀집시설이 문을 연다. 예컨대 실외는 스포츠 관람시설, 실내는 국공립 극장, 공연장, 복지관 등이다.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종교시설과 체육시설, 학원, 유흥시설 등의 경우 방역수칙을 준수해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자체 재량으로 지역의 방역 상황에 따라 운영 자제 같은 행정명령이 실시될 수도 있다. 공공시설 운영 재개와 고위험시설 행정명령은 이달 말까지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감염병 ‘심각’ 단계인 위기 경보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연휴기간이 끝난 후 신규 확진자 발생 상황,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발생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위기 단계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언제든지 다시 ‘고강도’ 거리 두기로 돌아갈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거리 두기의 정도는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 나뉜다. 5일까지는 총 세 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됐다. 3월 22일∼4월 19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이달 5일까지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다. 6일부터 생활방역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감염통제 상황에 따라 국가 방역체계가 완화와 강화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3단계를 나누는 기준은 △일일평균 신규 환자 50명 미만 △감염 경로 불명 사례 5% 미만 △집단발생의 수와 규모 △방역망 내 관리비율 80% 이상 유지 여부 등이다. 방역당국이 이를 주기적으로 평가한 뒤 평가 결과에 따라 거리 두기 3단계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생활방역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중단하는 것으로 인식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방역체계를 유지하면서 사회·경제적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며 “위생이나 접촉문화 등 사회가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재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793명으로 전날 대비 13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29일부터 나흘 연속 10명 미만을 유지하다 이날 다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위은지 기자}

원격 의료는 ‘원격 모니터링’과 ‘원격 진료’로 나뉜다. 모니터링은 환자가 전용 의료기기로 혈압이나 맥박을 측정하면 의사가 원격에서 확인하는 걸 뜻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전화나 화상채팅으로 의사 진단과 처방까지 받으면 원격 진료가 된다. 원격 진료는 현행법상 불허지만 원격 모니터링에 대해선 규정이 애매하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막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 진료가 한시 허용된 뒤에는 대구경북 코로나19 환자와 생활치료센터 환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진료를 시행했다. 원격 모니터링과 원격 진료를 모두 경험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사진)을 인터뷰했다. ―코로나19 원격 진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 “코로나19 환자가 한때 폭증한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 진료를 실시했다. 비대면 전화 상담이었다. 서울대병원 외래환자 중 전화상담을 선택한 환자에 한해 약 처방까지 온라인으로 해줬다. 3월에 외래환자의 10%가, 현재는 2∼3%가 전화 상담을 진행 중이다. 생활치료센터 환자들에 대해서도 온라인 진료를 했다. 환자 휴대전화에 원격 진료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 혈압, 산소포화도, 체온 등을 기록하도록 했다.” ―실제 원격 진료를 해보니 어떤 게 아쉬웠나. “현재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를 잴 때 자동으로 수치가 입력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갖고 있지만 통일된 기준이 없어 환자들이 일일이 수치를 적어냈다. 요즘은 환자 스스로 심장음, 호흡음도 원격으로 청진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마련돼 있다. 이것도 현장에선 이용되지 못했다. 생활치료센터 환자의 온라인 대면진료에서 바이털사인(호흡 수, 맥박 수, 체온, 혈압) 체크 정도에 그친 게 아쉽다.” ―향후 원격 진료 개선점을 꼽는다면…. “원격 진료 협력 시스템이 절실하다.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비교적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는 원격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중증에서 경증으로 바뀐 환자는 1, 2차 병원에서 원격 진료를 받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경증에서 중증으로 바뀌는 경우도 별도의 원격 진료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 의료정보를 각급 병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위은지 기자}

올 1월 19일 낮 12시 30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특별검역대. 중국 우한(武漢)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검역을 진행하던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소속 이승화 검역관(41)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중국인 여성 A 씨(35)가 내민 건강상태질문서 ‘발열’ 항목에 체크 표시가 있었다. 고막체온계에 뜬 수치는 38.3도. 여성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이 검역관은 중국어로 “호흡기 증상은 없느냐”고 물었다. 대만으로 1년간 연수를 다녀온 이 검역관은 중국어에 능통했다. A 씨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전날 우한 현지 병원을 다녀온 뒤 기침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 그는 자신의 폐를 찍은 X레이 사진까지 보여주며 “의사가 단순한 감기로 진단했다”고 항변했다. 당시 보건당국은 우한을 방문하고 14일 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모두 있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했다. 발열 증상만 있는 A 씨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검역관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결국 A 씨는 “출국 직전 해열제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해열제를 먹고도 체온이 38.3도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당시 우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었다. 이 검역관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보자”고 설득했지만 A 씨는 거부했다. 그는 시어머니, 자녀 등 4명과 인천공항을 경유해 당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다. 이 검역관은 상사인 김한숙 검역1과장(47·여)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김 과장은 잠시 고민한 뒤 병원 이송을 결정했다. A 씨는 탑승동 내 임시격리시설에 1시간가량 머문 뒤 인천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이송도 이 검역관의 몫이었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일요일이어서 통역자를 구하기 어렵다”며 그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다음 날 오전 이 검역관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A 씨가 이날 코로나19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 국내 코로나19 1번 환자로, 100일 동안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시작이었다. 1번 환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이 검역관은 자가 격리됐다. 김 과장은 “1번 환자가 검역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면 공항 면세점 등 주변을 돌아다니다 감염을 일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역 과정에서 끝까지 의심을 풀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든 덕에 1번 환자를 신속히 포착할 수 있었다. 28일은 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27일 0시 기준 확진자 1만738명 중 해외 입국자는 1044명. 이 중 436명이 공항 검역 과정에서 포착됐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1월 30일부터 현재까지 약 1만 명의 입국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검역관 등 공항 직원 중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달 1일 모든 입국자에 대한 의무적 자가 격리와 13일 무비자입국 중단 등으로 입국자는 크게 줄었다. 하루 평균 외국인 입국자는 이달 1∼12일 1332명에서 13∼23일 779명으로 41.5% 급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100일을 하루 앞둔 27일 “국민과 의료진께 깊이 감사드린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입국자 비율은 여전히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었지만 해외발 환자는 계속 나오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10명씩 발생한 25∼27일 해외 입국 확진자는 각각 4명, 9명, 7명이었다.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 입국자가 국내 재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기에 입국자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지원 4g1@donga.com·강동웅·위은지 기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성실하게 살았는데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하나….” 2월 22일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윤광출 씨(87·대구)는 너무 억울했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감기 증상이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에게 종종 반찬을 갖다준 큰딸(59)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날개 없는 천사”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에 심혈관 질환까지 있는 윤 씨는 ‘고위험군’ 환자였다. 딸과 함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한 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폐렴이 진행됐다. 혈중 산소포화도가 한때 50%대로 떨어졌다. 대구에 환자가 폭증하던 시기라 중증환자 병상도 구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가족에게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힘들어도 이겨 내겠다고 다짐하던 윤 씨도 큰딸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다른 자녀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가족 모두 오열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의료진을 통해 전북대병원의 빈 병상을 찾아낸 것. 윤 씨는 손수 짐을 챙기며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전북대병원 의료진은 지난달 6일 병원에 도착한 윤 씨를 상대로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2주간 무의식 상태에서 기계로 인공호흡을 하는 고난도 과정이었다. 같은 달 20일 윤 씨가 무의식 상태에서 깨어나 큰 소리를 지르자 의료진이 깜짝 놀라 달려왔다. 당시 윤 씨의 치료를 담당했던 한 의료진은 “이런 일이 거의 없는데 기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나날이 좋아진 윤 씨는 이달 3일 퇴원했다. 윤 씨 주치의였던 이흥범 전북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이도 있고 심장도 원래 안 좋은 분인데 치료를 잘 버텨주셔서 놀라웠다”며 “의식 회복 후에도 의료진의 치료를 잘 따라주셨다”고 말했다. 윤 씨는 “나를 정성껏 돌봐준 의료진 덕분에 나을 수 있었다”며 “그분들은 ‘날개 없는 천사’다”라고 가족에게 말했다. 재양성 판정을 받고 다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윤 씨는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도 없고 폐렴도 경미한 수준이다. 윤 씨는 다시 입원하러 집을 떠나며 자녀들에게 “병원 생활 잘하고 올게. 너희도 몸 잘 챙기고 있어라”고 당부했을 만큼 꿋꿋했다. 윤 씨의 큰딸은 “자신을 보고 많은 사람이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게 아버지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조금만 더 힘내 기적을 완성하자” “자기 몸도 아픈데 아버지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큰딸 모습이 생각납니다.” 대구동산병원의 이지연 교수(감염관리실장)는 윤 씨 부녀의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이 교수가 확진자 치료 총괄을 맡고 있는 대구동산병원은 2월 21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지금까지 돌봐온 환자만 윤 씨 부녀를 포함해 800여 명에 이른다. 이 교수는 “그동안 어떻게 그 힘든 날을 버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은 대구경북 지역 신규 확진자가 거의 없지만 3월까지만 해도 전쟁 같았다. 신규 환자가 하루에만 80여 명 입원할 때도 있었다. 새벽에도 응급환자가 발생해 밤낮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전담병원 운영에 익숙지 않은 부분이 많아 진료 틈틈이 수시로 회의도 했다. 이 교수는 “그때 항상 긴장 상태에 있던 습관 때문에 요즘은 나도 모르게 평소에도 항상 긴장해 있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이라 명확한 치료 방법을 잘 몰라서 환자들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 중환자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는 “일반 환자면 임종 며칠 전부터 가족들이 찾아와 이별을 준비할 텐데 코로나19 환자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그런 환자들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연결해 주는데 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같이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 우한이나 환자가 많이 발생해 봉쇄된 지역과 비교하면 대구가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의 의료진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에게 “여기까지 온 것만도 기적”이라며 “조금만 더 힘을 내서 기적을 함께 완성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위은지 wizi@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6)의 심혈관계 질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가족력과 비만도를 감안할 때 급성심근경색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은 심혈관 질환의 하나로 국내 사망 원인 2위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내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이로 인해 피가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의 괴사가 일어나게 된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일으키며, 3∼6시간 내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 심장 분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았다면 ‘스텐트 시술’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의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 스텐트 삽입술 등 시술을 받는다. 증상이 심각하면 흉부를 열어야 하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아야 한다. 스텐트 시술은 막힌 혈관 부위에 그물망 모양의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 허벅지나 손목 동맥으로 가는 관을 넣어 좁아진 혈관까지 밀어 넣고 혈전을 뽑아낸다. 스텐트 시술은 중증도에 따라 퇴원 시기가 다르다. 시술 다음 날 퇴원할 수도 있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심장 상태가 좋지 않으면 중환자실에 입원한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으면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린다. 한 심장내과 교수는 “시술이 아닌 가슴을 열어 심장에 대체혈관을 연결해야 하는 수술을 받을 경우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스텐트 시술의 경우 보통의 숙련된 심장병 전문의가 집도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 전이나 스텐트 시술 과정에 심정지가 오면 최악의 경우 뇌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수도권 대형 병원의 한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이 심정지로 이어져 혈액이 5분 넘게 공급되지 않으면 뇌손상이 시작돼 뇌사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스텐트 시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합병증이 있거나 빠른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급성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인 비만, 흡연, 음주 등 모두에 해당된다. 고도비만으로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 과도한 흡연은 동맥경화로 이어지기 쉽다. 동맥경화는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보도된 사진 등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은 2018년 3월 대북특사단과 만났을 때보다 더 비만해진 모습이다.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의 얼굴과 목 부위에 살이 더 붙었고, 얼굴 혈색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 정도 비만이면 당뇨와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적으로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가족력이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부 김일성 주석은 모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현지 지도 중 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증으로 숨졌다. 생전 동맥경화 치료를 받은 김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젊은 편이지만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위은지 기자}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6)의 심혈관계 질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가족력과 비만도를 감안할 때 급성심근경색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은 심혈관질환의 하나로 국내 사망원인 2위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내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이로 인해 피가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의 괴사가 일어나게 된다. 갑작스런 가슴통증을 일으키며, 3~6시간 내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 심장분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았다면 ‘스텐트 시술’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의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 스텐트 삽입술 등 시술을 받는다. 증상이 심각하면 흉부를 열어야하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아야 한다. 스텐트 시술은 막힌 혈관 부위에 그물망 모양의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 허벅지나 손목동맥으로 가는 관을 넣어 좁아진 혈관까지 밀어 넣고 혈전을 뽑아낸다. 스텐트 시술은 중증도에 따라 퇴원시기가 다르다. 시술 다음 날 퇴원할 수도 있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심장상태가 좋지 않으면 중환자실에 입원한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으면 회복기간이 오래 걸린다. 한 심장내과 교수는 “시술이 아닌 가슴을 열어 심장에 대체혈관을 연결해야하는 수술을 받을 경우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스텐트 시술의 경우 보통의 숙련된 심장병 전문의가 집도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 전이나 스텐트 시술 과정에 심정지가 오면 최악의 경우 뇌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한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이 심정지로 이어져 혈액이 5분 넘게 공급되지 않으면 뇌손상이 시작돼 뇌사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스텐트 시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합병증이 있거나 빠른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급성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인 비만, 흡연, 음주 모두에 해당된다. 고도비만으로 인해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 과도한 흡연은 동맥경화로 이어지기 쉽다. 동맥경화는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보도된 사진 등을 볼 때 김 위원장은 2018년 3월 대북특사단과 만났을 때보다 더 비만해진 모습이다.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의 얼굴과 목 부위에 살이 더 붙었고 얼굴 혈색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 정도 비만이면 당뇨와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적으로 혈관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가족력이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부 김일성 주석은 모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현지 지도 중 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증으로 숨졌다. 생전 동맥경화 치료를 받은 김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젊은 편이지만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방역당국이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후 생활방역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언제든지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종 감염병이 2, 3차 유행으로 피해를 키운 대표적인 사례는 스페인 독감이다. 약 3년간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첫 유행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1918년 봄 시작됐다. 여름 들어 확산세가 줄었지만 같은 해 9∼11월 치명률이 더 높은 2차 유행이 찾아왔다. 영국의 경우 1차 유행 치명률은 0.5%였지만 2차는 2.5%로 5배가 됐다. 이후 종식되는 듯하던 스페인 독감은 이듬해인 1919년 초 3차 유행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독감 당시 모범적인 대응 사례로 꼽히는 곳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다. 세인트루이스시는 1918년 10월 초부터 학교, 교회,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환자 증가세가 둔화하자 정치계와 경제계에서 영업 재개 압력이 시작됐다. 시 당국이 11월 중순 일부 극장과 학교 운영을 재개하자 환자가 다시 늘었다. 다시 극장과 학교 폐쇄 조치를 내리고 12월 말까지 유지했다. 1918년 겨울 세인트루이스시의 치명률은 0.36%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필라델피아시(0.75%)의 절반가량이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전문가들이 여름이 되면 코로나19가 남반구 국가에서 유행하다 가을에 다시 북반구 국가에서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차 유행을 막기 위해서 방역의 고삐를 느슨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동안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해왔던 규칙을 지켜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이탈리아나 중국 우한(武漢)시처럼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는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감염 확대가 첫 피크를 넘으면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바이러스 특성상 중간에 대책을 중단하면 감염 피크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효한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돼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대책을 계속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방역당국이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후 생활방역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 언제든지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신종 감염병이 2, 3차 유행으로 피해를 키운 대표적인 사례는 스페인 독감이다. 약 3년 간 전세계에서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첫 유행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1918년 봄 시작됐다. 여름 들어 확산세가 줄었지만 같은 해 9~11월 치명률이 더 높은 2차 유행이 찾아왔다. 영국의 경우 1차 유행 치명률은 0.5%였지만 2차는 2.5%로 5배가 됐다. 이후 종식되는 듯 하던 스페인 독감은 이듬해인 1919년 초 3차 유행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독감 당시 모범적인 대응사례로 꼽히는 곳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다. 세인트루이스시는 1918년 10월 초부터 학교, 교회,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환자 증가세가 둔화하자 정치계와 경제계에서 영업 재개 압력이 시작됐다. 시 당국이 11월 중순 일부 극장과 학교 운영을 재개하자 환자가 다시 늘었다. 다시 극장과 학교 폐쇄 조치를 내리고 12월 말까지 유지했다. 1918년 겨울 세인트루이스시의 치명률은 0.36%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필라델피아시(0.75%)의 절반가량이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페인 독감 때는 1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의료 상황도 좋지 않아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면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여름이 되면 코로나19가 남반구 국가에서 유행하다 가을에 다시 북반구 국가에서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차 유행을 막기 위해서 방역의 고삐를 느슨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동안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해왔던 규칙을 지켜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이탈리아나 중국 우한(武漢)시처럼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는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감염 확대가 첫 피크를 넘으면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바이러스 특성상 중간에 대책을 중단하면 감염 피크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효한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돼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대책을 계속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정부가 종교와 학원, 체육, 유흥시설 등의 운영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키로 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국민의 일상을 서서히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두 달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을 해소하고 소상공인의 피해도 방치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정부는 자칫 집단 방심으로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재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각심 유지를 당부했다.○ ‘4말 5초’ 황금연휴가 고비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다음 달 5일까지 완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종료 대신 연장을 선택한 건 최근 나들이 인파가 늘고, 총선 등으로 사람들의 접촉이 늘어난 탓이다. 향후 1, 2주 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특히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인 황금연휴에 최소한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민 여론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17일부터 이틀 동안 국민 1000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 63.3%가 완화에 반대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재확산 우려가 크다는 이유(66.2%)가 가장 많았다. 다만 최근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거리 두기를 완화할 근거가 생겼다.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는 30명 이하를 유지했고,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환자 비율은 2.1%로 나타났다. 정부 방역망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2주마다 감염 확산 위험도를 평가해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실내 밀집시설 운영 제한을 완화했지만 방역 지침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소독 및 출입자 관리 등이다. 이를 어기면 해당 시설 폐쇄 등 벌칙이 부과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며 “종교·유흥시설 등의 거리 두기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초 생활방역 전환”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지침을 전환할 계획이다. 본보가 생활방역위원회의 민간 전문가 8명을 취재한 결과 일상생활 속에서 밀집도를 낮추고, 최소한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직장의 경우 가장 큰 변화는 근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화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가 코로나19를 통해 더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회식 문화가 쇠퇴하고,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면서 대중교통 밀집도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면 쉰다’는 문화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혹시 모를 감염을 막는 게 기본 에티켓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다만 이런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아파도 쉴 수 없는 근로자를 위한 ‘상병수당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컸다. 그러나 원내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진료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병을 조기 발견하고 건강을 지속 관리하는 개념의 의료 행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교실 내 학생 수를 줄이고 책상 간격을 띄우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해 한꺼번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는 것도 학교 밀집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밀집시설 이용 방식도 바뀐다. 사전예약제 등으로 실내체육관 등 시설을 이용하는 인원을 당분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총선 때 경험했듯이 줄 설 땐 ‘1m 거리 두기’를 지키는 것도 보편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방역에 대한 경계를 낮추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처벌과 강제보단 적절한 인센티브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전주영 기자}

정부가 종교와 학원, 체육, 유흥시설 등의 운영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키로 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국민의 일상을 서서히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두 달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을 해소하고 소상공인의 피해도 방치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완화 조치가 집단적인 경각심 해제로 이어지는 건 경계했다. ● ‘황금연휴’가 고비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다음 달 5일까지 완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최근 봄나들이 인파가 늘고, 총선을 거치면서 사람들 사이의 접촉이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 향후 1, 2주 동안 확산세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연휴기간에 최소한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민 여론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17일부터 이틀 동안 국민 1000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 63.3%가 완화에 반대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재확산 우려가 크다는 이유(66.2%)가 가장 많았다. 다만 최근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거리 두기를 완화할 근거가 생겼다.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는 30명 이하를 유지했고,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환자 비율은 2.1%로 나타났다. 정부 방역망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2주마다 감염 확산 위험도를 평가해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실내 밀집시설 운영 제한을 완화했지만 방역 지침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소독 및 출입자 관리 등이다. 이를 어기면 해당 시설을 폐쇄 등 벌칙이 부과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며 “종교·유흥시설 등의 거리 두기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생활 속 거리 두기’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현 수준의 신규 환자 발생 규모가 유지되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지침을 전환할 계획이다. 학교, 직장 등에서 밀집도를 낮추고, 최소한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활방역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8명을 취재한 결과 어느 정도 밑그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근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화다. 굳이 모일 필요가 없다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감염병 시대의 생존법이 됐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는 코로나19를 통해 더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동현 한림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회식 문화가 쇠퇴하고,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면서 대중교통 밀집도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면 쉰다’는 문화도 확산될 전망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혹시 모를 감염을 막는 기본 에티켓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다만 이런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아파도 쉴 수 없는 근로자를 위한 ‘상병수당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비대면’ 확산은 의료계에서도 큰 변화다. 지금까지는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컸다. 그러나 원내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진료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를 수시로 모니터링 해 병을 조기발견하고 건강을 지속 관리하는 개념의 의료행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간 물리적 거리를 넓히는 것도 일상화된다. 교실은 학생 수를 줄이고 책상 간격을 띄우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해 한꺼번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는 것도 학교 밀집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밀집 시설을 이용방식도 바뀐다. 사전 예약제 등으로 실내 체육관 등 시설을 이용하는 인원을 당분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총선 때 경험했듯이 줄설 땐 ‘1m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도 보편화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방역에 대한 경계를 낮추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처벌과 강제보단 적절한 인센티브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형제가 추가 진단검사에서 다시 양성으로 확인됐다. 16일 경북 상주시에 따르면 A 군(5)과 동생 B 군(3)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각각 퇴원 30일과 13일 만이다. 다만 형제 모두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A 군 형제처럼 완치 후 감염이 확인된 재양성 사례가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재양성 사례는 16일 0시 기준 141건이다. 전체 확진자의 1.3%에 해당한다. 이날 하루에만 8명 등 최근 매일같이 10명 안팎의 재양성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감염병 사례와 비교해도 드문 일이다. 2015년 10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80번 환자(당시 35세)가 퇴원 9일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그는 같은 해 6월 첫 확진 판정을 받고 10월 3일 퇴원했다. 하지만 같은 달 12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국내 메르스 확진자 186명 중 유일한 재양성 사례다. 전체 확진자의 0.5%다. 코로나19 재양성 비율은 현재 1.3%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다루기 힘들다는 뜻이다. 재양성의 원인은 △죽은 바이러스 조각 검출 △검사 오류 △면역력 저하에 따른 바이러스 재활성화 △재감염 등이 꼽힌다. 바이러스 재활성화나 재감염이라면 검체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사한 재양성 검체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확인된 적은 없다. 지난달 퇴원 후 최근 재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 김포시의 30대 부부와 17개월 자녀 역시 바이러스가 분리 배양되지 않았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바이러스 재활성화나 재감염이라면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있어야 하고, 이는 분리 배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재양성자의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분리 배양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양성의 대부분도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된 탓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80번 환자의 경우 몸속에 남아있는 죽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세포 재생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 검출된 것이었다. 감염력이 없기 때문에 80번 환자가 퇴원 후 접촉한 129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머리카락이나 손톱이 새로 자라는 것처럼 호흡기 상피세포가 교체되면서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떨어져 나가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위은지 / 상주=명민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완치 판정을 받은 5살, 3살 형제가 진단검사에서 다시 양성이 나왔다. 16일 경북 상주시에 따르면 A 군(5)은 퇴원 30일 만에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의 동생 B 군(3)은 13일 만이다. 현재 형제 모두 증상은 없다. 이로서 완치 이후 재확진 사례는 16일 0시 기준 141건으로 늘었다. 전체 확진자 중 1.3%에 해당한다. 하루 사이에만 8명이 추가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양성자는 대체로 유증상자와 무증상자가 반반 정도의 비율”이라며 “재양성 사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으로 (코로나19는)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양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10월 메르스 80번 환자(당시 35세)는 퇴원 9일 만에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그해 6월 확진 판정을 받고 10월 3일 퇴원했지만 12일 발열 증상으로 다시 양성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메르스 확진자 총 186명 중 80번 환자만이 완치 후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재양성률은 0.5%로 코로나19에 비하면 낮다. 전문가들은 재양성 판정의 원인에 대해 4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죽은 바이러스 재검출 △면역력 저하 등으로 “ 안에 남아있던 바이러스 재활성화 △검사 오류 △타인으로부터 재감염 등이다. 메르스 80번 환자도 죽은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였다. 환자 ”속에 남아있던 죽은 메르스 유전자 조각이 세포 재생 과정에서 떨어져 나와 검출됐던 것이다. 이 환자 접촉자 129명 중 확진자가 감염력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현재까지 전문가들은 감염력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머리카락, 손톱이 새로 자라는 것처럼 호흡기 세포가 자라며 상피세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남아있던 바이러스 유전자가 다시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 재양성 판정을 받은 검체로부터 바이러스가 분리 배양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죽은 바이러스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퇴원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 김포시의 30대 부부와 17개월 자녀의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배양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방역당국은 타인으로부터 재감염을 제외한 3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양성자의 검체를 조사, 분석할 방침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국내 업체 2곳이 생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60만 회 분량이 14일 미국으로 수출됐다.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진단키트 수출을 요청한 지 21일 만이다. 이번 수출 물량은 지난달 한미 정상 통화 이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아 수출 계약이 끝난 3개 업체 중 2곳에서 생산한 제품들이다. 진단키트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화물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FEMA를 인용해 “미국이 한국에서 총 75만 회 분량의 진단키트 수입 계약을 지난주 체결했으며 이미 15만 회 분은 미국에 배송됐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한미 간 방역 협력이 한 단계 더 올라선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한미 보건장관 통화에서 국내 코로나19 진단검사 경험과 접촉자 추적, 재양성 사례 등을 논의했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에이자 장관은 “한국의 경험과 정보 공유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 양국 간 깊은 신뢰 관계와 파트너십에 따라 구체적인 논의와 협력을 더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위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