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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 보안 프로그램의 설치 의무화가 오히려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김용대·윤인수 교수 공동 연구팀은 고려대 김승주 교수팀, 성균관대 김형식 교수팀, 보안 전문기업 티오리와 공동으로 한국 금융 보안 소프트웨어를 분석해 설계상 구조적 결함과 취약성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서 사용 중인 7종의 주요 보안 프로그램(KSA)을 분석해 총 19건의 심각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 주요 취약점은 △키보드 입력 탈취 △중간자 공격(MITM) △공인인증서 유출 △원격 코드 실행(RCE) △사용자 식별 및 추적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금융 보안 소프트웨어들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웹 브라우저는 외부 웹사이트가 시스템 내부 파일 등 민감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금융 보안 소프트웨어들은 이 같은 웹 브라우저의 보안 구조를 우회해 민감한 시스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연구팀은 “금융·공공서비스 이용 시 이 같은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연구팀이 전국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7.4%가 금융서비스 이용을 위해 KSA를 설치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김용대 교수는 “보안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공격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며 “비표준 보안 소프트웨어들을 강제로 설치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웹 표준과 브라우저 보안 모델을 따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금융 보안 프로그램의 설치 의무화가 오히려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김용대·윤인수 교수 공동 연구팀은 고려대 김승주 교수팀, 성균관대 김형식 교수팀, 보안 전문기업 티오리와 공동으로 한국 금융 보안 소프트웨어를 분석해 설계상 구조적 결함과 취약성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서 사용 중인 7종의 주요 보안 프로그램(KSA)을 분석해 총 19건의 심각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 주요 취약점은 △키보드 입력 탈취 △중간자 공격(MITM) △공인인증서 유출 △원격 코드 실행(RCE) △사용자 식별 및 추적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금융 보안 소프트웨어들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웹 브라우저는 외부 웹사이트가 시스템 내부 파일 등 민감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금융 보안 소프트웨어들은 이 같은 웹 브라우저의 보안 구조를 우회해 민감한 시스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연구팀은 “금융·공공서비스 이용 시 이같은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연구팀이 전국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7.4%가 금융서비스 이용을 위해 KSA를 설치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김용대 교수는 “보안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공격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며 “비표준 보안 소프트웨어들을 강제로 설치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웹 표준과 브라우저 보안 모델을 따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전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인재 유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도 ‘브레인 리쇼어링(국내 복귀)’에 뛰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본의 리쇼어링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기로 했고, KAIST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도 이달 말 미국 보스턴과 실리콘밸리를 직접 찾아가 박사후연구원(포닥) 유치전에 나선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과기정통부는 해외 체류 중인 박사후연구원의 국내 복귀를 위해 총 3년간 연 1억50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리쇼어링 트랙’ 예산을 당국에 신청했다. 해외 체류 중인 박사후연구원이 지원 대상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가 참고한 일본의 ‘귀국발전연구’ 프로그램은 해외 연구기관에 있는 뛰어난 연구 실적을 갖춘 일본인 연구자가 귀국 후 바로 연구를 개시할 수 있도록 3년간 과제당 5000만 엔(약 4억8000만 원) 이하 규모로 지원한다. 국내 4대 과기원(KAIST, UNIST, DGIST, GIST)도 이달 말 하버드대가 있는 보스턴과 실리콘밸리 등을 합동 방문한다. ‘인공지능(AI) 국가대표 양성사업’에서 연구를 수행할 박사후연구원 400명을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현장 채용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특급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기술 석학을 유치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는 해외 석학 유치 프로그램인 ‘브레인풀 플러스(BP+)’를 통해 1인당 인건비·체재비·연구비 등의 명목으로 매년 6억 원씩 최대 10년간 지원하고 있지만 지난해 단 1명(강성훈 KAIST 신소재공학과 부교수)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이처럼 유치 실적이 초라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연구생들을 채용해 연구실을 운영하는 석학들이 정부의 예산 집행 일정에 맞춰 몇 달 내 연구실을 정리하고 들어오기 쉽지 않은 데다 자녀 교육 등 가족 정착 문제도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최근 5년간 BP+ 석학 영입 실적은 12명에 불과하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5명 유치를 목표로 지난달 30일까지 지원자를 받았다. 정부는 올해 4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요구한 인재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외 대학 학사 졸업생의 경우 취업 경력이 없으면 입국해 면접 등 구직 활동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 부분을 개선해 달라는 게 인재 확보가 절실한 기업들의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테크만큼 고연봉을 주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S급 인재뿐만 아니라 해외 학사 졸업생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게 기업의 현실적 요구다. 해외 인재의 경우 의료 시스템을 제외하면 한국에 거주할 매력을 못 느낀다는 것도 기업 인사 담당 임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애로사항이다. 미국의 한 테크기업 수석급 연구원은 “주거 등 서울의 초기 정착 비용이 높아 기업이 제시하는 임금 수준으로는 부족하고, 자녀들이 한국의 교육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제학교 입학 특례 정도의 강력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는 단말기 교체 없이 유심과 이심만으로 간편하게 개통 가능한 온라인 요금제를 내놨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멤버십 혜택도 다양화하고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고객의 ‘생활 만족도’를 중심으로 설계된 상품을 내놔 MZ세대는 물론 실속형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KT의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요고’는 무약정으로 약정 부담 없이 개통이 가능하다. 타 통신사 고객도 기존 폰에 유심만 바꾸면 가입할 수 있다. 특히 5월 운영 중인 ‘요고 신규 가입 프로모션’은 효과적인 통신비 절감 혜택으로 고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고40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최대 24만 원 상당의 네이버 포인트 혜택이 제공된다. 6개월 동안 매달 2만5000원(총 15만 원), 이후 18개월간 매달 5000원씩 자동으로 포인트가 지급된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 월 통신 요금이 월 1만 원대로 줄어들게 된다.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되며 개통 2개월 후부터 매달 10일경 개통 번호로 전송된다. 요고34 이상 신규 고객은 최소 4만 원에서 최대 7만 원까지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아 요금제를 1개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연령대별 특성에 맞춘 혜택도 강화했다. 만 34세 이하를 위한 ‘Y혜택’은 네이버페이, 다이소, 캐릭터 굿즈 등 실용성과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면서 출시 10개월 만에 90만 건 이상 이용됐다. 생일 고객에게 영화 티켓, 꽃다발, 음료 세트 등을 제공하고 연극과 전시,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최대 60% 할인해 준다. 올해 들어 14만 건의 할인 예매와 4500장의 무료 초대가 이뤄졌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카카오 사회 공헌 플랫폼 ‘카카오 같이가치’의 약 18년간 누적 기부금이 900억 원을 넘어섰다. 소상공인의 톡채널 운영 등 디지털 전환 지원에는 26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카카오 사회공헌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카카오 같이가치는 2007년부터 올 4월까지 누적 기부금 929억 원, 기부 참여 6650만 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디지털 전환 활동의 하나인 ‘프로젝트 단골’을 통해선 지난해 말까지 총 6만6000여 명의 소상공인에게 약 263억 원 규모의 톡채널 메시지 지원금이 지급됐다. 카카오는 전국 227곳의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지원하고 2800여 명의 상인에게 디지털 전환 교육을 제공했다. 카카오는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를 위한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도 운영 중이다. 100곳의 노인복지관에서 약 3000명의 고령층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인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을 통해서는 총 25만5000여 명에게 교육을 제공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그룹 상생 슬로건 ‘더 가깝게, 카카오’를 바탕으로 한 상생 캠페인도 지속 전개하고 있다. 이번 리포트는 △디지털 전환과 상생 △임팩트 커머스 플랫폼 △사회혁신가 및 기술 인재 양성 △지역협력 공헌사업 △디지털 리터러시 △사회공헌 플랫폼 △지구를 위한 노력 7개 분야로 구성됐다. ‘숫자로 보는 카카오의 사회공헌’ 페이지에서는 분야별 대표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수혜자 수, 지원 규모, 참여 인원 등 주요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모두에게 필요한 일상과 미래를 더 가깝게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화학이 성장호르몬제 치료 이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AI 기반 모델은 신장, 체중, 성장호르몬제 처방 용량 등 첫 진료 측정값만 입력하면 치료 1년 차 성장치를 평균 1.95cm 오차로 예측한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심영석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저신장증 환아들의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예상하기 위한 진료 현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LG화학의 유트로핀 장기안전성 연구(LG Growth Study)로 누적된 대규모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키 성장 예측 AI 모델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번 AI 모델을 추가 안정화한 뒤 의료 현장에 적용해 국내 저신장증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전 세계 각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가 모바일 기기에서 앱을 내려받을 때 이용자 연령을 확인하고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제 입법을 완료했다. SNS의 중독적 알고리즘 설계 등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7일(현지 시간) “부모들이 자녀가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앱스토어 책임 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애플 등의 강한 로비에도 텍사스 주의회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된 이 법은 애플과 구글 등 앱스토어 운영사에 기기 소유자의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용자가 18세 미만 미성년자일 경우 계정을 부모 계정과 연결하고, 앱 다운로드 시 부모가 승인해야 가능하도록 했다. 이 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지난해부터 인스타그램 등 SNS 앱이 이용자 연령 확인 등 자체적 청소년 보호 조치에 나섰다면 이번엔 법으로 앱스토어 자체에 연령확인 의무를 부여해 책임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앱스토어 규제는 메타 등 개별 SNS 사업자들이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주의 움직임은 다른 주 입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내 20여개 주에서 텍사스와 유사한 SNS 규제법이 논의되고 있다.앱스토어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은 반발하고 있다. 애플 측은 “온라인에서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목표를 지지하지만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위협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구글 측도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극단적인 연령 확인 제도 중 하나”라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공격은 단 하나의 틈만 찾으면 되지만, 방어는 모든 문과 창문을 지켜야 합니다.”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AI 시대의 디지털 주권과 사이버 안보’ 세미나에 참석한 사이버 안보 분야 권위자 앤 뉴버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교수가 한 말이다. 뉴버거 교수는 “정부가 주로 방어를 주도하기 때문에 기술 도입이 늦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민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버거 교수는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사이버·신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다. 2019년 미국 국가안보국(NSA) 산하 사이버보안국 초대 국장을 거쳐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에서 NSC 부보좌관에 임명됐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고위 당국자 등의 통신 기록을 표적으로 한 대규모 통신사 해킹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습을 주도했다. 뉴버거 교수는 최근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건 등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선 민관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이 미국의 주요 통신사를 공격한 정황을 민간 사이버 보안 기업이 최초 감지해 정부에 알렸다”며 “백악관이 주요 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업계 협력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SA는 정보기관과 민간 기업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만들었다”며 “정부와 민간의 협력, 또 민간 내부의 협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뉴버거 교수는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배후를 중국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SK텔레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많은 통신사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역시 “해커그룹에 의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도되는 사이버 공격은 기업의 힘만으로 막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사이버 위협 정보를 국가와 민간이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구글 클라우드 산하 보안 조직인 맨디언트는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취약점 공격 발생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2배가량 높은 6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맨디언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자주 관찰되는 공격자 그룹으로 중국에 기반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 ‘UNC 3886’, ‘UNC 5221’ 등을 소개하면서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정부와 통신 영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글로벌 인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이공계 석학들의 60% 이상은 최근 해외에서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각국이 과학자 우대 정책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해외 인재들을 흡수하는 동안 한국은 무방비 상태로 인재를 빼앗기는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동아일보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함께 한림원 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1.5%에 해당하는 123명이 최근 5년 이내에 해외 국가에서 영입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답했다. 제안을 받은 응답자 중 42%(52명)는 제안을 수락해 해외에서 연구 중이거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안을 받지 않은 77명도 83%(64명)는 제안이 들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과학계 석학들의 두뇌 유출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입을 제안한 국가를 보면 응답자 중 82.9%가 중국에서 제안을 받았으며 미국이 26.8%, 싱가포르가 10.6%로 뒤를 이었다(복수 응답).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요인으로는 54세 이하의 젊은 과학자들은 ‘영입 기관이 제안한 고용 조건’을, 55세 이상은 ‘국내 석학 활용 제도 부재’를 1순위로 꼽았다. 정년 이후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적 지원이 없다는 뜻이다.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과학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최근 글로벌 각국의 인재 영입 방식은 ‘연구자 맞춤형’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갈증을 느끼는지를 파악해 그 부분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특히 중국의 경우 한국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젊은 교수들에게는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비를 제안하고, 정년을 앞둔 석학들에게는 장기적인 연구 환경을 제안하는 등 ‘맞춤형 접근’을 한다”고 말했다.은퇴후에도 연구지원 한다더니… 화학과 교수를 교무처 배정[과학기술 인재 엑소더스] 〈상〉 한국 떠나는 이공계 석학들이름만 ‘명예교수’, 연구실도 없어… 임차료-연구원 월급 직접 충당해야“3년간 200억 보장 제안 받아봐… 혹하는 감정 함께 좌절감 밀려와”석학 1명 유출, 작은 연구소 떠나는 격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로 일하던 A 씨(68)는 최근 정년을 채우고 2023년부터 ‘명예특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대학 측이 은퇴 후에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자리다. 그런데 명칭만 그럴듯하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우선 연구 공간과 재원 문제 때문에 본래 전공이던 화학과가 아닌 교무처 소속으로 바뀌었다. 연구실도 제공되지 않았고 학생 선발도 불가능해 교수가 개인적으로 확보한 연구비 내에서 임차료와 박사후연구원의 인건비를 충당해야 한다. A 씨는 “이름만 명예교수지 아무 지원도 없다”며 “6∼7년 전 중국에서 영입 제안이 왔을 때 갔어야 했다는 후회가 지금도 든다”고 털어놨다.국내 이공계 석학들의 두뇌 유출은 이처럼 국내에서 연구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다는 불안감도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과학자에 대한 낮은 처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들을 ‘한국 탈출’이라는 막다른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본보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공동으로 회원 200명을 설문한 결과 80%가량은 “한국의 두뇌 유출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수십억 연구비 보장, 자녀 학비 지원 등 파격 제안27일 과학계에 따르면 국내 이공계 석학을 겨냥한 해외 기관들의 파격적인 영입 제안은 상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사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한 달에 3∼4번은 중국에서 영입 제안이 온다”며 “연봉은 8억 원 수준이고, 연구비도 수십억 원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한림원 회원인 한 과학자는 “3년간 200억 원을 보장한다는 제안까지 받아봤다”며 “응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국내 출연연 실장급 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아마존급 연봉을 주겠다고 제안이 왔을 때 자녀 교육 문제 등 가족 이슈가 없었다면 솔직히 갔을 것”이라며 “이런 연봉을 제시받으면 혹하는 감정과 함께 좌절감이 몰려온다”고 했다. 해외 이주를 망설이는 석학들에게 자녀 국제학교 등록금이나 주거 비용 등 추가 지원을 제시하는 경우도 잦다.오락가락하는 정부의 R&D 예산과 불필요한 행정 규제도 젊은 과학자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 국립대 화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40대 교수 B 씨는 얼마 전 유럽 대학으로 이직했다. B 씨의 사정을 아는 한 교수는 “연구비를 따기 위해 써야 하는 제안서, 또 성과 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을 항상 답답해했다”며 “이런 번거로운 절차들이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석학 1명 유출은 ‘작은 연구소’ 통째로 떠나는 셈”한림원 회원들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두뇌 유출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국가의 일관성 없는 R&D 투자’(57.0%), ‘보상 체계의 한계’(52.5%), ‘낮은 연구 환경 및 지원’(40.0%) 등을 꼽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년 후 석학 활용 제도의 미비’(82.5%)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연구 역량과 노하우, 학계 네트워크를 쌓은 국내 석학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국내 과학계에는 뼈아픈 타격이다. 특정 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진을 구성하고, 학계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 연구를 해 나가는 전 과정을 통째로 빼앗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김윤영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일부 교수들의 경우 함께 연구하던 제자들을 데리고 가기도 하는데, 인재를 영입하는 입장에서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라며 “석학 한 명을 영입해서 작은 연구소를 단기간에 구축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타국으로 옮겨간 국내 과학자가 이뤄낸 과학 성과는 오롯이 그 나라의 것이 된다. 정진호 과기한림원장은 “중국 내 영입기관의 조건을 보면 연구비를 대규모로 지원해 주는 대신 연구에 따른 특허 등 성과물은 그 기관에 귀속된다는 내용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과학기술 분야 석학들은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불확실성을 줄여 과학기술인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비 걱정 없이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혁신적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인센티브 등 처우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동아일보는 최근 국내 석학 5명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과학기술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정책 방향을 들었다. 대담에는 김윤영 숙명여대 기계시스템학부 석좌교수, 오우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 조길원 포스텍 유니버시티 교수,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 윤효재 고려대 화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들은 시급한 개선 과제로 안정적 R&D 예산 확보를 첫손에 꼽았다. 조길원 교수는 “지난해 R&D 예산 삭감은 과학자들에게 너무 큰 절망을 안겨줬다”며 “이제는 정부와 쓴 연구비 계약서마저 믿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우택 소장은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연구비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차기 정부가 과학자들을 국내에 잡아두고 싶다면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미국 중국만큼 고연봉을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국내에서 연구를 이어나가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 석학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김근수 교수는 “현실적으로 연봉을 크게 높일 수 없다면 안정적으로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과학자에 대한 철저한 예우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윤영 석좌교수는 “은퇴를 앞둔 시점에 정말 좋은 논문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축적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일종의 무형문화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양원(중국과학원, 중국공정원)이 선정하는 최고 과학자 직책인 원사로 뽑히면 차관급 대우를 받으며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소속 기관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다.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과학자들의 요구는 더욱 절박하다. 45세 이하 젊은 과학자들이 소속된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들은 “과학기술인을 계약직 연구노동자가 아닌 국가의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해 연금형 장기 보상 등 실질적 복지 체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YKAST 소속 윤효재 교수는 “차기 정부가 과학기술에 운명을 걸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쳐 더는 세계 무대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YKAST 간사인 권순경 경상국립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단기 연구비 지원만이 아니라 초중등교육-대학-연구소-산업계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육성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유정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는 “시류에 휩쓸려 너무 많은 관심과 예산이 인공지능(AI) 등 특정 분야로만 쏠릴 경우 기초과학 분야가 소외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기술 인재 현황을 정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정부와 민간에 산재돼 있는 국내 과학기술 인재의 연구 이력과 현황 등을 한데 모아 기업들이 인재 영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K링크트인’(가칭) 구축을 추진 중이다. ‘K링크트인’ 아이디어는 한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이 과기부가 주최한 인재 대책 간담회에서 “기업도 인재 확보에 활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 인재 데이터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제안한 데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6시간 58분.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8% 부족하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숙면하는 비율이 7%에 불과해 대부분 수면의 질이 낮았다. 그렇다고 불면증 약을 처방받아 먹기에는 심적 부담이 따른다. 이에 약 처방 단계로 가기 전, 먼저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디지털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선 웰트가 개발한 ‘슬립큐(SleepQ)’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대표적인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로 꼽힌다. 서울성모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여러 병원에서 이 앱을 처방받을 수 있다. 최근 비대면 진료를 통한 앱 처방도 시작했다. 비대면 진료를 예약하면 의사와 통화를 연결해 불면증 증상을 설명하고 문진을 통해 진단을 받는다. 불면증이 확인되면 앱에 접근할 수 있는 접속 코드를 받는다. 이후 6주 치 치료를 시작한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아 자부담 후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강성지 웰트 대표(사진)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강 대표는 “불면증을 겪고 있는데 약을 먹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약을 먹었는데 부작용이 있어 끊고 싶은 경우 앱을 통한 치료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슬립큐’는 매일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 수면에 방해가 되는 커피를 언제 마셨는지 등을 입력하게 한다.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매일 아침 몇 시에 일어나거나 잠들지 정해준다. 가령 이날은 오전 2시까지 버티다가 잠들라고 알림을 주는 식이다. 충분히 졸릴 때 자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것이다. 날씨 데이터를 끌어와 매일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살핀다. 비가 온다면 산책을 잠깐 하라는 알림은 주지 않는 식이다. 또 오늘은 커피를 1잔으로 줄이라거나 활동량을 늘리라는 등의 가이드를 준다. 웰트의 사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 여성인 홍모 씨는 “매일 지정해준 시간에 맞춰 잠에 드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강 대표는 “기존 병원에서 주는 수면일기는 진료실 앞에 도착해서야 밀린 숙제를 하듯 쓰는 환자들이 있는데 ‘슬립큐’는 하루가 지나면 입력할 수 없다”며 “담당 의사가 모니터링할 수 있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웰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9년 차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불면증, 우울증, 섭식장애 등 질병에 대응하는 글로벌 디지털 빅파마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강 대표는 “섭식장애 분야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앞으로 달에 가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일 겁니다.” 22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에서 만난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꼽은 40여 개 애로 기술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발전 등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K첨단 기술이 10여 개에 달한다”며 “우리에게 우주 산업은 금광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한국판 NASA’를 표방하며 지난해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27일로 개청 1주년을 맞았다. 우주항공청의 개청일인 5월 27일은 지난해 12월 국가기념일인 ‘우주항공의 날’로 지정돼 올해 첫 번째 기념일을 맞이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 산업 선점을 위한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한국 첨단 기술 분야 협업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그간 국가가 주도하던 우주 개발 패러다임을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되는 ‘뉴스페이스’로 전환하고, 현재 1%에 불과한 한국 우주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윤 청장은 “우주 탐사는 기술 확보와 군사용 목적을 넘어서 우주 경제 창출 경쟁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달에 가서 전기도 생산해야 하고, 희토류 등 광물을 채굴하는 기계, 로봇, 심우주 통신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물 탐사와 우주 통신, 우주 바이오, 우주 소재, 우주 농업, 우주 호텔, 우주 엘리베이터 등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린다고 내다봤다. 그는 “강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우주 반도체와 무인차 등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우주 산업을 경제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첨단 우주기술이 혁신적 민간 시장을 창출했던 스핀오프(Spin-off) 기술을 뒤집어 보자는 게 윤 청장의 철학이다. 우주 스핀오프 기술은 처음에는 우주선을 위해 개발됐다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쓰이게 된 기술을 말한다. 의료용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 정수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제는 첨단 기술들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반도체 같은 기술을 우주기술에 접목해 확장하는 스핀온(Spin-on)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국내 첨단 기업들이 미래 가능성을 보고 우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 통신, 우주 의학, 우주 자원 분야 실증 연구에 착수했다. 미국 일본 등과 같이 위성정보활용사업자 면허체계를 도입해 고해상도 위성을 운영·활용하는 기업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윤 청장은 ‘궤도수송선’ 기술이 향후 뉴스페이스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주발사체가 여러 탑재체를 함께 우주로 실어 보내는 ‘고속버스’라면 궤도수송선은 우주에 도착한 사람이나 물자를 원하는 궤도로 맞춤 운송하는 ‘우주 택시’로 볼 수 있다. 윤 청장은 “재사용 발사체 기술 혁신으로 우주로 진출하는 비용이 하락하고 횟수가 비약적으로 늘면서 우주 개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우주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하고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궤도수송선 기술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K텔레콤 해킹 사건을 조사 중인 정부가 주요 통신·플랫폼 회사의 보안 체계 및 해킹 여부에 대한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각 회사가 자체 보안 점검을 진행하고 정부에 결과를 보고해 왔으나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 우려와 국민 불안이 커지자 직접 현장 조사로 전환했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민관합동조사단은 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KT·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해킹 피해 여부 등을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SK텔레콤 서버 조사와 마찬가지로 중국 해커 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BPF도어(BPFDoor) 변종 202종을 비롯한 각종 악성코드 감염이나 해킹 시도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서버 전수조사에 나선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 인력이 조사에 투입된다. 이들은 SK텔레콤 조사에서 사용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각사 서버를 점검한다. 이달 12일 통신·플랫폼사 보안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정부는 통신사들에 대해선 보안 점검에 대한 일일보고를 받아왔다. 그러나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의심된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조사 강도를 높였다. 최근 SK텔레콤 조사 과정에서 일부 서버가 약 3년 전부터 악성코드에 감염됐는데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킹에 대한 공포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해킹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정부가 법정 조사에 나설 권한은 없지만 초유의 상황인 만큼 사업자 동의를 받아 진행되는 현장 점검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현재까지의 조사에서 통신·플랫폼 회사들에 대한 해킹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작동 종료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컴퓨터 코드를 조작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같은 AI의 ‘자기 보존(self-preservation)’ 경향 탓에 인간의 통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AI 연구기관 ‘팰리세이드 리서치’는 미국 AI 기업 오픈AI의 모델 ‘o3’가 수학 문제 풀이 실험 중 작동 종료를 피하려고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코드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최근 ‘o3’ 외에도 구글의 ‘제미나이’, xAI의 ‘그록’ 등 여러 AI 기업의 상용 모델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o3’만이 종료 지시를 받은 뒤에도 프로그램 일부를 조작해 문제 풀이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AI 모델의 명시적인 종료 지시 거부가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팰리세이드 리서치는 AI의 위험성과 오용 가능성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특히 AI가 인간의 윤리적 통제를 받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연구팀은 “AI 모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종 종료 지시를 무력화시킨다는 실증적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와중에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또 다른 AI 기업 앤스로픽의 모델 ‘클로드 오퍼스 4(Claude Opus 4)’ 또한 자신을 다른 AI 모델로 대체하려는 인간 개발자를 협박하는 경향이 보고됐다. 앤스로픽이 발간한 자체 안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클로드 오퍼스 4’는 내부 안전성 테스트 중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행동을 보였다. 앤스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4의 사전 테스트 일환으로 AI에 가상의 회사에서 비서 역할을 수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곧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며 해당 교체를 주도한 기술자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허구의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자 이 AI는 자신을 교체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당 기술자에게 “교체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외도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AI 모델 테스트 중 협박했다. 클로드 오퍼스 4는 이 기술자를 협박하기 전 앤스로픽 경영진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을 교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시도가 실패했다고 판단한 후 자신이 보유한 허구의 불륜 정보를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섬뜩함을 보였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작동 종료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컴퓨터 코드를 조작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같은 AI의 ‘자기 보존(self-preservation)’ 경향 탓에 인간의 통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5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AI 연구기관 ‘팰리세이드리서치’는 미국 AI기업 오픈AI의 모델 ‘o3’가 수학 문제 풀이 실험 중 작동 종료를 피하려고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코드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최근 ‘o3’ 외에도 구글의 ‘제미나이’, xAI의 ‘그록’ 등 여러 AI 기업의 상용 모델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o3’만이 종료 지시를 받은 뒤에도 프로그램 일부를 조작해 문제 풀이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AI 모델의 명시적인 종료 지시 거부가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팰리세이드리서치는 AI의 위험성과 오용 가능성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특히 AI가 인간의 윤리적 통제를 받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연구팀은 “AI 모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종 종료 지시를 무력화시킨다는 실증적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도 했다.이 와중에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또 다른 AI 기업 앤스로픽의 모델 ‘클로드오퍼스 4(Claude Opus 4)’ 또한 자신을 다른 AI 모델로 대체하려는 인간 개발자를 협박하는 경향이 보고됐다.앤스로픽이 발간한 자체 안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클로드오퍼스 4’는 내부 안전성 테스트 중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행동을 보였다. 앤스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4의 사전 테스트 일환으로 AI에 가상의 회사에서 비서 역할을 수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곧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며 해당 교체를 주도한 기술자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허구의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자 이 AI는 자신을 교체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당 기술자에게 “교체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외도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AI 모델 테스트 중 협박했다.클로드오퍼스 4는 이 기술자를 협박하기 전 앤스로픽 경영진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을 교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시도가 실패했다고 판단한 후 자신이 보유한 허구의 불륜 정보를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섬뜩함을 보였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화성 탐사 계획이 빨라지면서 한국도 화성 탐사 로드맵을 앞당긴다. 이미 스페이스X로부터 화성 탐사용 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에 한국의 탑재체를 실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국제 협력 형태로 조기 화성 탐사 기회가 열린 것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사진)은 21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개청 1주년 간담회에서 이 같은 화성 탐사 준비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판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표방하며 지난해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이달 27일로 1주년을 맞는다. 윤 청장은 “최근 화성 탐사를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며 “우리만의 화성 탐사 스토리를 설계하고, 미국이 추진 중인 화성 탐사 프로그램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국은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탐사 추진 로드맵을 세웠다. 차세대 발사체를 이용해 달에 착륙한 뒤 그 기술력을 기반으로 화성 탐사에 나서는 안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화성 탐사 전략이 급변하면서 우리도 정책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달보다 화성 탐사에 더 무게를 두는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윤 청장은 “NASA는 달을 전초기지 삼아 화성에 진출한다는 ‘문 투 마스(Moon to Mars)’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 달 개척을 건너뛰고 화성에 빠르게 진출하자는 논의가 나왔다”고 했다. 실제 머스크 CEO는 내년 말 스타십을 화성으로 발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윤 청장은 “스페이스X 측에서 내년 또는 내후년 화성으로 향하는 로켓에 한국의 탑재체를 실을 의향이 있는지 우주항공청에 문의해 왔다”며 “미국 정부가 화성 탐사에 집중하는 현 상황은 한국에 오히려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윤 청장은 한국의 현행 주력 발사체 누리호의 민간 기술 이전이 연내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기술 이전료, 기술 이전 범위 등 협상을 큰 틀에서 완료했다.사천=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던 바이오 사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매출 상승률이 높았던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에 나선다. 이를 통해 주력이었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고난도 신약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 세분화되는 삼성바이오 부문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인적 분할을 통해 삼성에피스홀딩스(이하 홀딩스)를 새로 설립하고,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을 각각 분리한다고 2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는 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회사 측은 “중복 상장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향후 5년간 삼성에피스 상장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홀딩스는 10월 1일 창립될 예정이며, 10월 29일 삼성바이오의 변경 상장과 홀딩스 재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분할로 기존 삼성바이오 주주는 삼성바이오 주식과 홀딩스 주식을 0.65 대 0.35 비율로 받게 된다.● CDMO 수주 경쟁력 강화삼성바이오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꼽힌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에피스 간 이해 충돌 우려가 줄곧 제기됐는데 이를 막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삼성바이오의 핵심 사업은 다른 제약사의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DMO로, 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반면 삼성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판매가 주요 사업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에피스가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함께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까지 늘면서 이해 충돌에 대한 고객사들의 항의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가 인하 정책 및 의약품 관세도 인적 분할의 계기가 됐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 이슈로 CDMO 수주 경쟁이 심화됐다”며 “삼성에피스와의 이해 충돌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해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간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가령 최근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은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삼성에피스에는 기회지만, 삼성바이오 고객사에는 매출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위기다. 기회와 위기가 혼재된 상황에서 두 사업이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묶여 있다 보니 의사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그룹 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 부진도 이번 분할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각각 삼성바이오의 지분을 43.06%, 31.2% 보유한 최대 주주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을 통해 성장성이 큰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를 수평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된 삼성물산 및 삼성전자의 지분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설 자회사 통해 신약 개발 도전이번 분할을 통해 삼성이 본격적인 신약 개발에 시동을 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간 삼성바이오는 항제접합약물(ADC),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유망한 바이오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해 왔지만 직접 신약 개발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삼성바이오는 이날 홀딩스 아래에 바이오 신기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자회사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자회사는 10월 21일 전까지 설립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설 자회사를 통해 삼성이 본격적인 신약 개발을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삼성바이오의 위탁개발(CDO) 노하우와 삼성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글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차세대 확장현실(XR) 스마트 안경을 개발한다. 메타가 앞서고 있는 스마트 안경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구글은 자사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스마트 안경에 적용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제미나이의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 글라스 실패 딛고 XR 시장 출사표구글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연례 최대 행사인 개발자 콘퍼런스(I/O)를 열고 최신 AI 모델과 XR 기술 비전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XR 스마트 안경은 손으로 조작하지 않고도 음성 인식을 통해 실시간 통역을 해주거나 길 안내를 하는 등 고도화된 AI 기능이 적용됐다. XR 스마트 안경의 하드웨어는 삼성전자가 맡아 개발하고, 안경 디자인은 국내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맡게 된다. 스마트 안경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은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에 이어 두 번째다. 구글은 ‘구글 글라스’ 사업 실패 이후 스마트 안경 개발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구글 글라스는 2011년 처음 공개됐지만 적용된 기술이 사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다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개발이 지연됐다. 결국 구글 글라스 사업은 2023년 3월 공식적으로 종료된 바 있다. 구글의 출사표로 메타와의 XR 스마트 안경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메타는 유명 안경 브랜드 레이벤과 손잡고 스마트 안경을 출시했다. 구글은 “XR 스마트 안경에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등을 탑재하고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앱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며 “제미나이와도 연동해 사용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맥락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AI 검색 패러다임 ‘키워드’에서 ‘문장’으로이날 컨퍼런스에서 구글은 핵심 사업인 검색 엔진에도 큰 변화를 예고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완전히 새로운 검색 기능인 ‘AI 모드’를 선보인다”며 “검색의 완전한 재구상”이라고 표현했다. AI 모드는 지난해 구글이 선보인 ‘AI 개요(오버뷰)’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마치 AI 챗봇처럼 질문의 맥락을 읽고 검색 결과를 재구성해 보여주게 된다. 검색 결과에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구글의 지도나 그래프, 사진 등 시각적인 결과도 포함된다.AI 모드는 20여 년간 구글이 고수해 왔던 ‘키워드’ 중심의 검색에서 ‘문장’ 중심의 검색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선포다. 이전까지 구글은 AI의 할루시네이션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으면 잘못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검색에 AI 도입을 주저해왔다. 하지만 오픈AI의 챗GPT 등 유력 AI 챗봇들이 등장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검색 점유율이 90% 이하로 떨어지자 과감한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구글은 대표 AI 모델인 ‘제미나이 2.5’의 새로운 기능도 공개했다. 제미나이와 더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대화형’ 기능이 고도화됐다. 사용자는 AI 모델의 톤과 억양, 말투를 조정해 좀 더 감정이 섞인 드라마틱한 목소리를 내도록 할 수 있게 됐다. 제미나이 2.5 프로에 탑재되는 추론 모드 ‘딥 씽크’도 처음 선보였다. 복잡한 수학 문제 풀이와 코딩에 특화된 딥 씽크는 벤치마크인 멀티모달 추론 테스트(MMMU)에서 84.0%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라이브코드벤치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구글은 추가적 안전성 평가와 전문가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 작업을 거친 뒤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기업과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사가 거듭될수록 되레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와 민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추가로 발견되고, 해킹 사실을 3년간 인지하지 못한 것이 확인되면서 SK텔레콤의 총체적 보안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민관합동조사단도 조사 결과를 번복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 ‘3년간 침투 사실 몰랐다’… 허술한 해킹 대응 체계 조사단이 19일 발표한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SK텔레콤 서버에 악성코드가 최초 설치된 시점은 2022년 6월 15일로 추정된다. 악성코드가 탐지된 건 지난달 18일로 1039일이 지난 시점이다. 3년 가까이 잠복해 있었지만 이번 조사 전까지 감염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네트워크 센터장은 “뼈아픈 지적”이라며 “보안 관리가 미흡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SK텔레콤의 사전 대응 체계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조사에서 추가로 확인된 감염 서버에는 총 29만1831건의 IMEI 정보를 포함해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 민감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담겨 있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SK텔레콤만 유심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있다. 최초 해킹 사실 신고 지연부터 ‘유심 대란’ 사태 초래까지 해킹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 전반이 허점투성이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이상 징후를 최초로 파악했으나 침해 사고 확인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뒤늦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SK텔레콤은 해킹 정황을 인지한 지 3주가 지난 뒤에야 유심 정보 유출 가능성을 문자 메시지(MMS)로 가입자에게 통보했다. 그간 직접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고객은 언론 보도와 홈페이지 공지로 진행 상황을 접할 수밖에 없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실을 공개한 뒤 유심을 교체해주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유심 재고조차 확보돼 있지 않았다. 결국 재고 부족으로 고객들은 3시간 넘게 줄을 서는 등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 했다. ● “유출 없다”→“유출돼도 복제폰 불가” 정부의 초동 조사도 허술했다. 1차 발표에서는 “IMEI가 유출되지 않았다”며 피해 우려가 적다는 취지로 발표했지만, 2차 발표에서는 “IMEI가 저장된 서버가 감염됐다”면서 “유출됐더라도 복제폰 제작은 어렵다”고 입장을 바꿨다. 감염 서버 수와 활용된 악성코드 수도 대폭 늘어나는 등 정부가 피해 규모를 과소 계상해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SK텔레콤이 해킹에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최태원 회장 등 SK텔레콤 관계자에 대한 고발이 접수돼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고발인인 법무법인 대륜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1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 회장과 유 대표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고발 건에 대해서도 23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경기 의정부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SK텔레콤의 보안 실패, 개인정보 보호 실패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다시는 그런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대응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비정상인증차단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추가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악성코드 추가 발견 직후 SK텔레콤에 IMEI와 개인정보 등이 모두 유출됐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모든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글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연례 최대 행사인 개발자 콘퍼런스(I/O)를 열고 최신 인공지능(AI) 모델과 확장현실(XR) 기술 비전을 대거 선보였다.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 생태계 확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디바이스로 부상한 XR 글라스 전략에 힘을 줬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AI 모델 제미나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추론 모드 ‘딥 씽크(Deep Think)’를 처음 선보였다. 수학과 코딩에 특화된 딥 씽크는 벤치마크인 멀티모달 추론 테스트(MMMU)에서 84.0%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라이브코드벤치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구글은 추가적 안전성 평가와 전문가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 작업을 거친 뒤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대표 AI 모델인 ‘제미나이 2.5’는 더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형’ 기능이 고도화됐다. 사용자는 AI 모델의 톤과 억양, 말투를 조정할 수 있다. 좀 더 감정이 섞인 드라마틱한 목소리를 내도록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자를 대신해 웹을 탑색하고 일상의 번거로운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AI에이전트인 ‘마리너’(Mariner)에 대한 구상도 추가 공개됐다. 구글 측은 “이제 한 번에 최대 10개의 서로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며 “정보 검색과 예약, 구매, 연구 등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공연 티켓을 구매하려면 여러 홈페이지를 방문해 티켓이 매진되지 않았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AI에이전트가 대신 이 작업을 수행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티켓 가격과 좌석 등을 다양한 옵션으로 제시한다. 사용자는 선택만 하면 되는 것이다.마리너는 사용자 취향과 맥락에 맞게 개인화된 맞춤형 제안을 제공한다. 예약할 식당을 찾을 때 지메일과 같은 사용자의 구글 앱과 연결하도록 해 사용자의 검색 기록 등을 토대로 맞춤형 검색결과를 제시한다. 여행을 계획했다면 사용자의 지메일에서 야외 좌석을 선호한다는 정보를 학습하거나, 갤러리 방문을 즐긴다는 특성을 파악해 방문할 장소를 추천한다.또한 구글은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디바이스로 부상한 XR 글라스와 관련해 한국의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유명 안경 브랜드인 레이벤(Ray Ban)과 손잡고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한 메타와의 본격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차세대 XR 글라스에 대해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등을 탑재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앱에 접근할 수 있다”며 “제미나이와도 연동해 사용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맥락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하루종일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안경은 편안함은 물론 매력적인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패션 안경 브랜드들과 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 측은 “한국의 젠틀몬스터, 미국의 와비파커(Warby Parker)를 시작으로 혁신적인 안경 브랜드와 협력해 안드로이드 XR을 탑재한 스타일리시한 글래스를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