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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다음 달 데이비스컵을 끝으로 은퇴한다. 나달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 은퇴한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최근 2년간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며 “내 마지막 대회가 조국을 대표해 뛰는 데이비스컵이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은 11월 19∼24일 나달의 나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뒤 대회 주최 측이 마련한 고별 행사도 사양해 가며 “꼭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 통산 22승을 거뒀다. 이 중 14번은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흙신’으로 불렸다. 2022년 프랑스오픈에선 견디기 힘들 정도의 왼발 통증에도 진통제를 맞아 가며 정상에 올라 테니스 팬들을 감동시켰다. 올해 파리 올림픽 이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한 나달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인생의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내 테니스 인생은 상상 이상으로 길고 성공적이었다. 이젠 끝내야 할 때”라며 “내 커리어는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여정이었다. 마음에 완벽한 평안을 안고 떠난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냈다”고 했다. 또 “그동안 테니스 선수로 경험해 온 모든 것은 행운이었다. 특히 대단했던 라이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많은 시간, 또 평생 잊을 수 없을 순간들을 이들과 함께했다”고 돌아봤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나달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 노바크 조코비치 (37·세르비아)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불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페더러가 20승을 올렸고, 나달은 22승을 기록했다. 이후 조코비치가 24승으로 이들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 선수 중에선 페더러가 2022년 가장 먼저 은퇴했다. 페더러의 은퇴 무대로 열린 그해 레이버컵(유럽팀과 유럽을 제외한 월드팀 간 대항전)에서 나달은 아내가 임신 합병증으로 위독했는데도 페더러와 한 팀으로 복식 경기를 치렀다. 나달의 은퇴 경기는 파리 올림픽 때 복식 파트너였던 스페인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1)와 함께 출전하는 데이비스컵 복식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제탁구연맹(ITTF)은 청소년 대회를 19세 이하, 17세 이하, 15세 이하 등으로 나눠 치른다. 그러면 16세 남자 선수는 17세 이하 대회에 출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18, 19세 형들을 상대해 봐야 딱히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권혁(16·대전동산고)은 다르다. 권혁은 지난달 21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대회 19세 이하부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직전 대회였던 방콕 유스 컨텐더 19세 이하부 결승에서 길민석(19·한국거래소)에게 패했던 아픔도 털어냈다. 10일 현재 권혁은 19세 이하 남자 단식 세계랭킹 22위다. 권혁은 어렸을 때부터 형들과 탁구를 하고 노는 게 일상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권혁은 아버지에게 지도받는 중고교생 형들과 놀면서 자연스럽게 탁구를 익혔다. 권오신 대전동산고 탁구부 감독(51)이 권혁의 아버지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올해는 실업팀 한국거래소 소속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권혁은 고교 졸업 후 한국거래소에 입단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탁구팀 훈련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최근 만난 권혁은 “학교 훈련보다 힘들긴 하다. 그래도 형들과 훈련하면 실력이 확실히 많이 는다”며 “여기서 당장 잘하려고 하면 힘든 훈련을 못 버틸 것 같아 최대한 멀리 보며 하루하루 형들에게 기술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권혁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영리한 경기 운영이 장점으로 평가됐다.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56)의 지도를 받으면서부터는 빠른 공격으로 승부를 거는 쪽으로 경기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당장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혁은 “나는 원래 머리싸움을 많이 했는데 실업팀 형들을 만나면 기술도 수싸움도 상대가 안 되니 기술을 더 탄탄하게 다지는 쪽으로 경기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직관’ 경험도 권혁의 마음가짐을 바꿔 놓았다. 권혁은 대전시체육회의 유망주 지원 사업인 ‘꿈드림프로젝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파리에 다녀왔다. 권혁은 “세계선수권대회도 (부산에서 열려) 올해 처음 직접 봤는데 올림픽은 또 다르더라.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권혁은 한국 선수 최초로 15세 이하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19세 이하부 경기를 함께 치르면서 17세 이하 세계랭킹도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 감독의 딸 유예린(16·화성도시공사)과 짝을 이루는 혼합복식에선 17세 이하 세계랭킹 1위다. 권혁은 “이제 주니어 랭킹엔 딱히 의미를 두지 않는다. 시니어 랭킹을 끌어올려 하루빨리 성인 국가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며 “세계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혁의 시니어 남자 단식 랭킹은 229위다. 권혁은 지난해 10월 WTT 도하 피더를 통해 성인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피더는 ITTF가 주최하는 WTT 4개 시리즈(챔피언스, 스타 컨텐더, 컨덴더, 피더)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결과는 본선 1회전(64강) 탈락이었다. 권혁은 이달 말 코소보 프리슈티나에서 열리는 피더 대회를 통해 성인 무대 본선 첫 승에 도전한다.인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최고 승률(0.605) 팀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선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탈락 위기에 놓였다.다저스는 9일 샌디에이고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3차전 방문경기에서 5-6으로 져 시리즈 전적 1승 2패가 됐다. 이날 다저스는 1회초 무키 베츠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를 먼저 뽑았지만 2회말에만 6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3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만루포가 터지면서 곧바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다저스는 에르난데스의 만루 홈런 이후 8회초 2사에 프레디 프리먼의 중전 안타가 나올 때까지 열여섯 타자 연속 아웃을 당했다. 2차전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며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오타니 쇼헤이(사진)는 3차전에서도 삼진 2개를 기록하며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2회말 투런포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포함해 올 시즌 가을야구 4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저스는 2022시즌 샌디에이고에 1승 3패, 2023시즌엔 애리조나에 3연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샌디에이고는 10일 안방에서 열리는 4차전을 이기면 2022년 이후 2년 만에 NL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른다. 샌디에이고는 2년 전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차전을 패한 뒤 내리 3연승했다. 이날 뉴욕 메츠는 필라델피아와의 NL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7-2 승리를 거두고 2승 1패로 앞섰다. NL 6번 시드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탄 메츠는 2015년 이후 9년 만의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겼다. 메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3번 시드 밀워키를 2승 1패로 눌렀다. 필라델피아는 NL 2번 시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안세영(22)이 파리 올림픽 이후 처음 공식 대회에 출전한 뒤 눈물을 흘렸다. 안세영은 9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에서 소속팀 삼성생명이 대표하는 부산의 단식 2경기에 나서 심유진(인천)을 2-0(21-14, 21-9)으로 꺾었다. 안세영은 8월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표팀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의사 결정 체계 등이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저해한다는 작심발언을 했고, 이후 국내외 대회에 모두 불참했다. 안세영은 ‘쉬는 동안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는가’라는 질문에 한동안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안세영은 “너무 속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잘 복귀할 수 있어서 좋다. 올림픽이 끝나고 복귀 첫 무대였는데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기억해주고 환호해줘서 기뻤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준비한 대로 풀어 나가서 좋았다”고 했다. 이날 승리 후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한 안세영은 “(이런 순간을) 두 달 동안 기다렸던 것 같다. 보러 와주신 분들이 내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했다”며 “많이 기다려주고, 배드민턴을 사랑해준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인터뷰 말미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다 다시 눈물을 흘리자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울지 마, 울지 마”를 외쳤다. 이를 듣고 웃음을 보인 안세영은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 달라”는 당부를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안세영은 그간 국제대회에 불참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지켜왔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 1위를 8일 천위페이(중국)에게 내줬다. 하지만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뤘으니 조금은 즐겨도 되지 않나 싶어서 즐겼다. 앞으로 배드민턴을 즐기다 보면 어느샌가 세계 랭킹 1위에 또 올라가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KT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을 챙기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T는 9일 안방 수원에서 열린 LG와의 준PO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에 터진 심우준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6-5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두 팀은 11일 LG의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이날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벼랑 끝에 몰려야 잘하는 것 같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실제로 KT 선수들은 이번 가을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KT는 1일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에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2일과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겨도 탈락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대전 방식을 딛고 2연승을 거두며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준PO에 오른 건 KT가 처음이었다. KT는 또 한 번의 ‘마법 같은 승리’에 도전한다. 그동안 5전 3승제로 치러진 준PO 1, 2차전에서 양 팀이 1승씩 나눠 가진 건 6번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이 100% PO에 진출했다. 이번 준PO 1, 2차전에서도 두 팀은 1승씩 챙겼고 3차전에선 LG가 이겼다. 이날 4차전을 잡은 KT가 5차전에서도 승리하면 또 한번 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4차전에서 KT는 LG 김현수와 박해민에게 연속 타자 홈런(2회), 문성주에게 적시타(4회)를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다 4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 4-3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엔 강백호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점수 차를 5-3으로 벌렸다. 하지만 KT는 8회초 2점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두 팀은 결국 정규 이닝 9회에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KT는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LG의 6번째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배정대가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 대타 천성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만루 기회가 날아가는 듯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KT 쪽으로 향했다. 2사 만루에서 심우준이 정우영 옆으로 지나는 땅볼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이 공을 서로 잡으려던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충돌하는 사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으면서 4시간 10분에 걸친 승부를 끝냈다.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좋은 수비를 여러 번 보여준 심우준은 이날 끝내기 내야안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KT 마운드에선 선발과 중간 등 전천후로 등판하고 있는 고영표와 마무리 투수 박영현의 호투가 빛났다. 5회 등판한 고영표는 3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박영현은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1회까지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 3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승리투수가 된 박영현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 감독은 경기 후 “0%의 기적을 쓰라고 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두 팀은 5차전에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PO 1∼4차전에 모두 등판한) 에르난데스와 (3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손주영도 모두 대기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박영현에 대해 “일단 상태를 보겠다”며 5차전 등판 가능성을 열어놨다. 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이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수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포스트시즌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4개 매치업 모두 2차전까지 1승 1패 동률로 끝났다. 8일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인 뉴욕 양키스와 클리블랜드가 각각 캔자스시티와 디트로이트에 패했다. 전날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1차전 승리 팀인 LA다저스와 뉴욕 메츠가 각각 샌디에이고와 필라델피아에 졌다. MLB 디비전시리즈 역사상 2차전까지 한 팀도 2승을 선점하지 못한 건 처음이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포스트시즌 부진 징크스를 이어간 에런 저지(양키스)는 이날 포스트시즌 첫 안타(3타수 1안타 1볼넷)를 신고했다. 하지만 팀의 2-4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저지는 1, 2차전 합계 7타수 1안타 3삼진 2볼넷에 타점은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저지는 정규리그 통산 OPS(출루율+장타율)가 1.010에 달하지만 포스트시즌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저지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0.208, OPS는 0.760이다. 같은 날 디트로이트는 9회에 0-0 균형을 깨는 케리 카펜터의 3점 홈런이 터져 클리블랜드에 3-0으로 승리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태릭 스쿠벌이 7이닝 동안 안타 세 개만 내주고 삼진을 8개 잡으며 호투했다. 통계는 3, 4차전을 안방에서 치르는 하위 시드 팀에 조금 유리하다. 이제껏 디비전시리즈를 방문경기로 시작해 1승1패 동률을 만들고 안방으로 돌아온 팀의 시리즈 승리 확률은 66%(44차례 중 29차례 진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와, 신발 끈까지 다 파란색이네.” 6일 2024 슈퍼블루마라톤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평화의 공원 평화광장으로 참가자들이 몰려들자 한 아이가 외쳤다. 이날 대부분 파란색 대회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 8000명은 운동화 끈도 파란색 끈으로 바꿔 묶고 나왔다. 파란색 운동화 끈으로 머리를 묶거나 팔찌로 활용한 참가자도 있었다. 슈퍼블루마라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파란색 신발 끈을 매고 함께 달리며 서로를 이해하고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의 대회다. 지적장애인의 체육·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가 2015년부터 롯데와 함께 개최해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블루(BLUE·Beautiful Language Use (will) Echo)’는 ‘아름다운 말은 울림이 됩니다’라는 뜻이다. 슈퍼블루마라톤은 SOK가 2014년부터 시작한 장애인 관련 용어 바르게 쓰기 운동인 슈퍼블루캠페인의 일환이다. 참가자들은 이날 출발 전 ‘슈퍼블루 다섯 가지 약속’(△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입니다 △장애는 앓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을 땐 상대가 원하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발달장애인에게 반말을 하지 말아 주세요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이라고 불러주세요)을 함께 외쳤다. 대회는 평화광장을 출발해 노을공원, 하늘공원을 돌아오는 10km와 5km,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슈퍼블루 5km 코스, 올해 신설된 슈퍼블루 걷기 코스(1.6km)까지 네 부문으로 열렸다. 슈퍼블루 걷기는 유아차에 타고 있는 어린아이들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코스로 마련됐다. 정양석 SOK 회장은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좀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슈퍼블루 걷기 코스를 신설했다”며 “발달장애인들의 사회 참여와 스포츠 참여가 저조하다. 슈퍼블루마라톤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 전국 시도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스포츠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슈퍼블루마라톤의 홍보대사인 가수 션과 신동민 작가는 슈퍼블루 5km 코스를 직접 뛰었다. 발달장애인인 신 작가의 그림은 이번 대회 키 비주얼(Key Visual)로 쓰였다. 신 작가는 장애인-비장애인이 팀을 이뤄 훈련하는 ‘션샤인 러닝 클래스’에 참여한 뒤 대회에 참가했다. 정 회장은 “작년부터 운영 중인 사전 행사 션샤인 러닝 클래스는 올해 2회 차를 성황리에 마쳤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러너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슈퍼블루마라톤 참가는 ‘우리는 장애인과 함께합니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대회는 접수 39일 만에 8000명의 참가자가 모집돼 역대 최단기간에 마감했다. 슈퍼블루마라톤이 장애인 인식 개선을 대표하는 대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처음 출전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오타니는 6일 샌디에이고와의 MLB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1차전 안방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나서 3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의 7-5 승리를 거들었다. 오타니의 ‘가을야구 첫 홈런’은 다저스가 0-3으로 뒤진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오타니는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시속 156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 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3-3을 만드는 동점포이자 오타니가 MLB 데뷔 후 7시즌 만에 기록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2018년 MLB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뛴 6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4회말 중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후속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오타니는 “경기 전부터 야구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대로 즐겼다”며 포스트시즌 첫 경기 소감을 말했다. 정규시즌에서 MLB 양대 리그 30개 팀을 통틀어 최고 승률(0.605)을 기록한 다저스는 이날 7-5로 승리했다. 아메리칸리그(AL) 정규시즌 1위 팀 뉴욕 양키스도 이날 안방에서 캔자스시티를 6-5로 꺾고 디비전시리즈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양키스는 5-5로 맞선 7회말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타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MLB 양대 리그 홈런 1위에 오른 에런 저지(양키스)는 삼진 3개를 당하면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NL의 뉴욕 메츠는 필라델피아를 6-2로, AL의 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를 7-0으로 각각 꺾고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챙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내 주니어 여자 1위 이서아(16·춘천SC)가 1일 본선이 시작되는 2024 국제테니스연맹(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 테니스투어대회에서 시즌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닌달 ITF 춘천, ITF 안동 타이틀을 싹쓸이한 이서아는 이번 대회에서 3주 연속이자 시즌 다섯 번째 국제주니어대회 타이틀을 노린다. 이서아는 현재 ITF 국제주니어대회 공식 대회 15연승 중이다.이서아는 올해부터 ITF 국제주니어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세계 주니어랭킹도 끌어 올리고 있다. 올해 ITF 국제주니어대회 성적은 26승 3패(89.7%)다. 올해 세계주니어 287위로 시작한 이서아의 현재 랭킹은 170위다. 이번 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 대회에도 1번 시드를 받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지난달 29일 안동대회 우승 후 이번 대회가 열리는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한 이서아는 지난달 30일 공식훈련 종료 후 “어제 잘 쉬면서 컨디션도 잘 회복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목표”라는 말했다. 이서아는 1회전(32강)에서 재미교포 윤세나(미국)를 상대한다. 이외에 한국 여자 선수로는 추예성(15·씽크론AC)이 3번 시드, 홍예리(13·서울시테니스협회)가 6번 시드, 정의수(16·중앙여고)가 7번 시드를 받고 대회에 나선다.남자 단식에서는 서현석(17·씽크론AC)이 톱 시드를 받는다. 서현석은 올해 ITF 국제주니어대회 세 차례 준우승 끝에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회에서 시즌 첫 타이틀을 따냈다. 직전 안동대회에서 준우승한 나유키 가쿠(일본), 4강에 진출한 멍판밍(중국)도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올해 ITF 국제주니어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두 번씩 한 김동민(14·오리온)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올해 신설된 홍종문컵 국제주니어테니스투어대회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J100 등급으로, 세계 상위권을 노리는 국내 주니어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 대회는 故 장호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국제주니어대회다. 홍순용 장호테니스재단 집행위원장이 이번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는다. ITF와 대한테니스협회에서 주최, 장호테니스재단에서 주관하며 (주)조흥, 그린제약, 송파구청, 우리은행에서 후원한다.홍 전 회장은 1957년 장호배주니어 테니스대회를 개최하며 국내 테니스 발전을 이끈 인물이다. 올해 68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주니어 테니스 대회다. 한국 최초의 프로 테니스 선수인 이덕희 여사, 국내 남자 선수 최초 투어 우승자인 이형택,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정현 등 국내 내로라하는 테니스 선수들이 모두 장호배를 거쳤다. 홍 전 회장이 2019년 별세한 후에도 장호 가문에서는 테니스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특히 홍순용 집행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국제주니어대회 개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내외 대회를 직접 견학하며 신설 대회를 준비했고 홍종문배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는 김도영(KIA)으로 시작해 김도영으로 끝날 분위기다. 봄(4월)부터 프로야구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여름(8월)에는 역대 최소 경기(111경기)-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가을(9월)에도 김도영은 2014년 서건창의 한 시즌 최다 득점(135득점)을 넘어 최다 득점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김도영은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에는 ‘40홈런-40도루’ 도전을 본격화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40홈런-40도루는 2015년 테임즈(당시 NC)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록했다. 달성하면 김도영이 국내 선수 최초다. 김도영은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을 때부터 “언젠가는 30홈런-30도루를 할 선수”라고 불리던 선수다. 그런데 하필 그 ‘언젠가’가 올해가 된 특별한 도화선이 뭘까. 이범호 KIA 감독은 “수비에서나 공격에서나 전혀 터치가 없으면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어린 선수들은 조금만 못해도 ‘(나를) 빼면 어떡하지’ 하고 눈치를 본다. 이런 선수들은 그냥 놔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야구장에 ‘마음껏 풀어둔’ 김도영은 올해 처음 풀타임을 치르며 30홈런-30도루와 동시에 3루수로 실책도 30개를 했다. ‘30홈런-30도루-30실책’ 기록 역시 프로야구 최초다. 누군가는 이를 ‘불명예 기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감독의 눈에는 30실책이야말로 올 시즌 김도영이 꽃피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자양분이다. 이 감독은 “난 데뷔하고 20홈런을 치기까지 5년이 걸렸다. 도영이는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안 겪었으면 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본헤드 플레이를 빼고는 실책 때문에 뭐라고 한 적이 없다. 실수했다고 숨기 시작하면 이런 기록은 한 해 뒤에 도전해야 한다. 어차피 실책을 많이 하는 시즌이 한 번은 나와 버려야 한다. 그러면 다음에 실책도 20개, 10개로 준다”고 했다. 해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선수”라는 소리를 듣는 선수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에서 눈독을 들였다는 선수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기대만큼의 잠재력을 터뜨리지는 못한다. 아무리 훌륭한 원석이라도 알맞은 ‘가공’ 없이 보석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 다이아몬드라도 어떻게 커팅이 되느냐에 따라 값어치는 천지 차이다. 좋은 원석일수록 전문가 눈에는 보석이 아른거린다. 지도자가 ‘이것만 손보면 좋겠다’며 선수에게 손을 대려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날고 기는 타자도 타석에서 10번 중 7번을 실패하는 게 야구다. 단판 승부가 아닌 1년 144경기를 치르며 당장의 성공보다 중요한 건 실패를 견디는 방법을 알아내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다. 김도영이 자신에게 쏟아진 기대를 현실로 만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능력을 믿고 기다려준 ‘노터치’의 시간들이다. 인간은 돌덩이가 아니다. 바깥에서 잘라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치며 다듬어질 때 가장 밝게 빛난다. 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마운드에서 한 타자라도 상대하고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정우람(39·한화)은 자신의 은퇴식을 사흘 앞둔 26일 이렇게 말하면서 “올 시즌에 선수로는 팬들께 인사드리지 못했는데 은퇴하게 됐다. (은퇴식 날) 등판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 연습은 계속하고 있었는데 어제 (한 타자 상대) 등판이 확정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1년부터 은퇴식을 치르는 선수에 한해 경기 엔트리 정원 초과 등록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 정우람이 소속 팀 한화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29일 대전 안방구장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정우람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등판 투수다.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하고 19세이던 2004년 SK(현 SSG)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후 지난 시즌까지 모두 1004경기에 등판했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단일 리그 최다 등판이다. 군 복무 기간인 2013, 2014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18시즌을 1군 리그에서 뛰었는데 5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15번이나 된다. 2006년엔 82경기, 2008년엔 85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팀당 한 시즌 126경기를 치를 때로 팀 전체 경기의 65%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정우람은 올해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정우람은 52경기에 나섰던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과 상의해 ‘플레잉 코치’(선수 겸 코치)를 맡았다. 올 시즌엔 1군 경기 등판 없이 잔류군 투수코치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 왔다. 정우람은 “좀 쉬었으니 ‘몸 상태가 나아졌나’ 하고 나름대로 체크를 많이 했는데 (등판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여름쯤부터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냥 코치’처럼 선수들에게 많이 다가갔다”고 했다. 정우람은 홀드왕을 두 차례(2008, 2011년) 차지했다. 2015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SK에서 한화로 이적할 땐 불펜 투수 역대 최고 몸값(4년 84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엔 세이브왕(35세이브)에 오르며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로 남아 있다. 이런 타이틀에도 정우람은 “나는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인정해 주는 것 같다”며 “멀리 보지 않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겼다”고 했다. 정우람은 1004경기 통산 977과 3분의 1이닝 투구에서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937탈삼진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000이닝 200세이브 1000탈삼진에 조금씩 모자란다. 정우람은 “우리 팀이 계속 리빌딩 중이어서 욕심을 덜 낸 부분도 있다. 좀 더 발버둥 쳤으면 달성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얻은 게 훨씬 많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행복감이 더 크다”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100세이브-100홀드를 달성한 선수는 정우람과 정대현 삼성 코치(106세이브-121홀드) 둘뿐이다. 정우람은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가장 슬펐던 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꼽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관중석이 텅 빈 경기장에서 야구를 했다. 팬들이 없으니 이렇게 힘을 못 쓰는구나 하고 느꼈다. 야구장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을 때 가장 멋진 모습이 나왔다. 앞으론 그 함성을 못 듣는 게 제일 아쉽지 않을까 싶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KIA는 17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7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1위를 확정해 한국시리즈(KS)로 직행했다. 19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범호 KIA 감독(43)은 축하 인사를 건네자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해야죠. 그래야 ‘축하’죠”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시리즈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일지도 계산해야 하니 쉴 시간이 없다”고 했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해 그동안 KS에 11번 올라 모두 우승했다. 이 감독은 전임 감독의 비위로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는데도 KIA를 7년 만에 KS 무대로 이끌었다.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팀의 1군 타격코치였다. KIA 팬들은 요즘 경기 후반부만 되면 이 감독의 KIA 선수 시절 응원가를 부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팬들이 감독을 위한 응원가를 부르는 팀은 KIA가 유일하다.이 감독은 ‘선수 마음 돌보기’를 올 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했다. 그는 “일단 선수 마음이 다치지 않아야 나와 선수 간에 신뢰가 쌓인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에게 ‘왜 못했어’라고 하는 건 선수에게 상처가 된다”며 “어쨌든 내가 출전시킨 선수가 아닌가. 잘하면 선수가 잘 대처해 준 것이고 못하면 그 상황에 출전시킨 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화를 낼 일도 많이 없어지더라”라고 했다. 물론 이 감독에게도 마음 파악이 어려운 선수는 분명히 있다. 이 감독은 “(최고참인 최)형우나 (나)성범이 같은 애들은 몸이 좀 안 좋을 때 ‘하루 정도 빼줄게’ 해도 ‘괜찮습니다’라고 한다. 진짜 괜찮아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책임감 때문인 건지까지는 파악이 안 된다. 이런 선수들은 제가 ‘하루 쉬어’ 하고 딱 빼줘야만 쉰다”고 했다. 이 감독은 “팀(KIA)에 오래 있었고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있던 친구들도 많다 보니 성격을 다 안다. 가만히 놔둬도 어떻게든 다시 돌아와서 잘하는 선수가 있고, 자극하고 압박하는 말을 계속해야 잘하는 선수가 있다. 선수마다 그런 특징을 파악하려 했다”고 말했다. 2000년 한화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1년부터 2019년까지 KIA에서 뛰었다. 선수 은퇴 후엔 KIA에서 코치로 4년을 보냈다. KIA의 베테랑 선수들 대부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를 ‘형’이라 불렀다. 많은 감독이 소통을 강조하지만 시즌 내내 모든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령탑 1년 차에 누구보다 능숙하게 이 일을 해낸 이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의 권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모든 게 끝난다. 선수가 먼저 오길 기다리면 시간만 길어진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더그아웃에서 선글라스를 낄 일도 거의 없었다. 감독들은 그때그때 표정에 드러나는 감정을 숨기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이 감독은 “나도 지칠 때는 표정이 굳긴 했다. 하지만 안경으로 가리고 싶진 않았다. 선수들도 내 표정을 보고 ‘감독이 화가 났네, 기분이 좋네’ 하거나 ‘저 정도면 화난 게 아니야’ 등도 알게 된다”며 “올 시즌엔 화를 낸 경기가 10경기도 안 되는 것 같다. 물론 선수들이 많이 이겨줬으니 화를 덜 냈겠지만…”이라며 웃었다. 올 시즌 KIA는 개막 이후 열흘만 빼고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내내 선수들이 모두 고생했다. 하지만 앞으로 또 가야 할 길이 있으니 너무 흥이 나 있으면 안 된다. 아직도 (KS 우승까지) 가는 길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그 길을 딱 찾고 잘 간다면 ‘아, 참 즐거웠다’ 하는 기억을 갖고 선수들과 마무리 훈련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베아트리스 하다드 마이아(28·브라질·세계랭킹 17위)가 여자프로테니스(WTA) 코리아오픈 정상에 올랐다. 하다드 마이아는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다리야 카삿키나(27·러시아·13위)에게 2-1(1-6, 6-4, 6-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14만2000달러(약 1억9000만 원)를 받았다. 하다드 마이아는 1세트를 쉽게 내줬고 2세트 들어서도 게임 스코어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포핸드 위너로 카삿키나의 서브 게임을 처음 브레이크하면서 3-3으로 균형을 맞춘 뒤 2세트를 따내 승부를 3세트까지 이어갔다. 기세가 오른 하다드 마이아는 3세트를 6-1로 따내며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하다드 마이아는 7년 전 이 대회 결승전 패배를 만회하며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거뒀다. 하다드 마이아는 2017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결승까지 올랐는데 옐레나 오스타펜코(27·라트비아·12위)에게 패해 준우승했다. 하다드 마이아는 7년 만에 다시 찾은 코리아오픈에서 역시 결승 무대를 밟았고 이번엔 우승 트로피를 놓치지 않았다. 전날 준결승전 승리 후 ‘손가락 하트’ 세리머니를 약속했던 하다드 마이아는 우승을 차지한 뒤 관중을 향해 손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어를 열심히 연습했는데 다 잊어버렸다. 내년에 (코리아오픈에) 다시 돌아와 한국어로 꼭 소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4 공주백제마라톤이 22일 충남 공주시민운동장 앞을 출발해 백제큰길 일대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렸다. 긴 무더위가 가신 ‘백제의 고도’는 마라톤 축제의 장이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秋分)인 이날 대회 출발 시간인 오전 9시를 앞두고 기온은 섭씨 20도 남짓으로 선선했다. 전날 저녁까지 비가 내린 뒤 환하게 열린 청명한 하늘을 보며 참가자들은 “날씨가 너무 좋다” “하늘이 예쁘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서로를 찍어주기에 바빴다. 공주시와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공동 주최하는 공주백제마라톤은 2003년 초대 대회 개최 이후 중부권을 대표하는 마스터스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대회에는 42.195km 풀코스를 비롯해 △3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등 5개 부문에 1만2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참가자가 2000명가량 늘었다.풀코스 남자부에서는 2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박현준 씨(40)가 2시간28분37초로 우승해 주목 받았다. 육상 장거리 엘리트 선수였던 박 씨는 2007년 11월 선수 시절 뛴 마지막 풀코스 기록 2시간27분30초에 단 1분7초 뒤진 좋은 기록을 세웠다. 엘리트 선수는 은퇴 후 2년이 지나면 마스터스로 참가할 수 있다. 박 씨는 “2007년을 끝으로 운동이 힘들어 그만뒀다가 2019년쯤부터 다시 뛰었다. 아프기 전에는 풀코스에서 1등을 못 해 봤는데 2022년 수술을 받은 뒤 큰 대회 풀코스에서 1등을 세 번 했다”며 웃었다. 그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오히려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 한때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에 이제는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꼭 해야지’보다는 ‘하다 보면 되겠지’ 하며 즐겁게 달리니 오히려 기록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박 씨는 6개월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데 장 기능이 조금 떨어진 것 말고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풀코스 여자부에서는 2018년도 우승자 노은희 씨(50)가 3시간14분38초로 우승했다. 노 씨는 “올해 나이가 50대에 접어들었다.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50대 부문 우수상을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공주백제마라톤, 경주국제마라톤까지 모두 뛰어 ‘런저니’ 메달도 받고 올해의 선수상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은 3월 서울마라톤에 참가하고, 가을 동아일보 주최 대회(공주, 경주국제)에도 참가한 남녀 마스터스 선수 중에서 연령대별 우수 선수를 선발한 뒤 최우수선수(MVP)를 뽑는다. 지난해 동아마라톤 여자부 30대 우수선수로 선정됐던 김하나 씨(37)는 32.195km 여자부에서 2시간15분14초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풀코스에서 정상에 섰던 김 씨는 이번 32.195km 우승을 발판으로 “(다음 달)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55분대 기록으로 3연패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남자부 32.195km에서는 이건희 씨(37)가 1시간59분23초로 우승했다. 5km 부문에서는 두 돌이 안 된 아이부터 최고령 강신관 씨(85)까지 남녀노소가 참가해 달리기 축제를 즐겼다. 강 씨는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성당 마라톤 팀과 함께 달리며 1년에 3∼4번 대회에 출전한다. 오늘 선선한 날씨에 금강변을 달려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날 대회장에는 최원철 공주시장과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배건주 공주시체육회 회장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시장은 5km, 임 의장은 10km 부문에 참가했다.공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4 공주백제마라톤이 22일 오전 9시 충남 공주시민운동장 앞에서 출발해 금강을 따라 백제큰길 일대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린다. 공주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공동 주최하는 공주백제마라톤은 2003년 초대 대회 개최 이후 중부권을 대표하는 마스터스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대회에는 42.195km 풀코스를 비롯해 △3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등 5개 부문에 1만200여 명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 지난해보다 2000명 이상 늘어난 숫자다. 참가 인원이 늘면서 러너들이 안전하게 레이스를 즐길 수 있도록 출발, 도착 지점도 운동장 바깥으로 옮겼다. 탈의실과 물품보관소는 여전히 운동장 안에 있다. 참가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은 하프코스다. 지난해보다 1000명 이상 늘어난 인원이 하프코스를 달린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0월에 이어지는 서울레이스(하프코스, 11km), 경주국제마라톤(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등 가을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점검에 나선 러너들이 모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설된 32.195km 부문도 인기를 끌고 있다. 32.195km 코스는 풀코스와 나란히 가다가 부여 방면에서 5km 먼저 반환점을 돌아 총 10km를 덜 뛰는 형태다. 조직위는 “32.195km는 풀코스 완주에 필요한 지구력을 키우기에 충분한 거리다. 그러면서도 풀코스만큼 몸에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풀코스 대회에 출전하기 전 훈련 삼아 32.195km 코스를 뛰는 동호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공주백제마라톤 코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과 무령왕릉, 부여 왕릉원 등 백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적지를 지난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는 10km 코스도 무령왕릉과 백제큰다리 등을 지나는 시내 코스로 바뀌어 더욱 풍성한 역사 체험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21일과 22일 이틀간 공산성, 무령왕릉, 석장리 박물관 등을 찾을 수 있는 입장권도 받는다. 21일에는 참가자들이 컨디션을 점검하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셰이크아웃런’(4.5km) 행사도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페이스메이커 20명이 참가해 러너들의 완주를 돕는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목표 기록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달릴 수 있다. 3월에 열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참가자가 이번 공주백제마라톤과 다음 달 열리는 경주국제마라톤까지 완주하면 ‘런저니’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단, 5km 완주자는 제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내가 초보 감독이란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사령탑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이렇게 말했다. 선두 KIA는 17일 SSG에 0-2로 졌다. 같은 날 2위 팀 삼성도 두산에 4-8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정규리그 7경기를 남겨 놓고 1위 확정 매직넘버가 ‘0’이 되면서 한국시리즈로 직행했다. 이 감독은 단일 리그 체제에서 부임 첫해 팀을 정규시즌 정상으로 이끈 역대 세 번째 사령탑이 됐다. 선동열 감독이 2005년 삼성을, 류중일 감독이 2011년 역시 삼성을 사령탑 데뷔 해에 정규시즌 정상에 올려놨다. 이 감독은 “운 좋게 실패보다 성공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올 1월 29일 KIA가 호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그는 팀의 1군 타격코치였다. 그는 감독 없이 시작한 호주 전지훈련 도중인 2월 13일 KIA 새 사령탑에 올랐다. KIA는 전지훈련 출발 당일 김종국 전 감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구단 협력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KIA 구단은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고 알리면서 “이 감독은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이른 시간 안에 수습하기엔 이 감독이 너무 어린 것 아니냐 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프로야구 출범 1년 전인 1981년 태어나 올해 43세다. KIA 최고참 선수 최형우(41)와 두 살 차이다. 2000년 한화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1년부터 2019년까지 KIA에서 뛰었다. 이 감독은 구단이 기대했던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으로 ‘형님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부임 첫해 정규시즌 정상을 밟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을 경기에 넣고 빼고 하는 게 힘들었다. 투수를 바꾸거나 대타를 쓸 땐 교체되는 선수를 걱정했다. 실책한 선수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힘들었다”며 “교체된 선수들과는 경기 후에 잘 풀고 다시 출전 기회를 주고 하면서 관계를 잘 유지하려고 했다. 그게 잘되면서 선수들과 마음도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2월 KIA 사령탑으로 선임된 직후에도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했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올 시즌 KIA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잦았다. 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은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4월 28일에야 처음 경기에 나섰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도 잇따랐다. 이 감독은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았다. 특히 투수들이 계속 부상을 당해 힘들었다”며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를 잘 메워주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왔을 때 팀이 더 강해지는 걸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KIA는 통산 12번째이자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7년 당시 팀 주장이었다. KIA가 올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 이 감독은 같은 팀에서 선수와 사령탑으로 모두 우승하는 역대 세 번째 지도자가 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두산 사령탑 시절 세 차례(2015, 2016, 2019년) 우승했고 2022년엔 김원형 당시 SSG 감독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같은 기록을 남겼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1번 올라 모두 우승했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우리는 12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48년 역사상 최초의 인도계 선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텍사스 투수 쿠마르 로커(25·텍사스)다. 로커는 13일 시애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탈삼진 2볼넷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5-4 승리를 도왔다.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데뷔전을 마친 로커는 “늘 내가 인도계라는 사실을 강조하셨던 어머니에게 특히 의미가 각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커는 미국의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어머니 루 씨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출신인 아버지 트레이시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쿠마르라는 이름도 힌디어로 ‘왕자’라는 뜻이다. 루 씨는 “쿠마르가 두 살 때 ‘얘는 MLB 투수가 될 거야’라고 남편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현실이 됐다”며 감격했다. 로커는 고교 졸업반이던 2018년 MLB 신인 드래프트 때 콜로라도에서 전체 1146순위 지명을 받는 데 그치자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로커는 2019년 밴더빌트대에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뉴욕 메츠가 2021년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다만 어깨 부상으로 계약을 맺지는 못했다. 수술을 받고 돌아온 그는 2022년 드래프트 때 텍사스로부터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MLB 데뷔는 미뤄지기만 했다. 로커는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어 지금까지 노력했다”라면서 “오늘 빠른 공을 던지다 홈런을 하나 맞았는데 구위가 돌아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9월 A매치 2연전을 마치고 소속 클럽으로 돌아간 한국 축구대표팀 유럽 리거들이 ‘한가위 축하 골’ 사냥에 나선다.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은 추석 연휴 기간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2연패에 도전한다. 명절 대표 스포츠 씨름도 추석장사대회로 팬들을 찾아간다. 테니스 메이저대회 US오픈 챔피언 출신 에마 라두카누(영국)가 출전하는 코리아오픈도 연휴 기간 서울에서 열린다.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15일 아스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안방경기를 치른다. 영국 북런던 지역을 연고지로 삼은 두 팀의 ‘북런던 더비’는 EPL을 대표하는 라이벌전이다. 손흥민은 아스널을 상대로 이번 시즌 리그 3호 골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11일 한국의 3-1 승리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전에서 1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12일 인스타그램에 “이제 런던으로 돌아가 토트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썼다. 손흥민은 2019년 추석 연휴 기간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PL 경기에서 2골을 넣은 적이 있다. 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소속팀도 이날 리그 경기를 치른다. 프랑스 리그1의 PSG는 브레스투아를, 독일 분데스리가의 뮌헨은 홀슈타인 킬을 상대한다. EPL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은 16일 뉴캐슬전에서 이번 시즌 리그 첫 골에 도전한다.우상혁은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시즌 리그 랭킹 상위 6명이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우상혁은 시즌 리그 랭킹 3위로 파이널에 올랐다. 우상혁은 작년 이 대회에서 2m35를 넘어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상혁이 올해 대회에서 왕좌를 지키면 역대 세 번째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된다. 현역 선수 중 최고 기록(2m43) 보유자인 무타즈 바르심(카타르)과 잔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가 2연패를 달성한 적이 있다. 바르심은 시즌 리그 랭킹 6위이지만 이번 대회엔 출전하지 않는다.18일 경남 고성군에서 열리는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140kg 이하)에선 김민재가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올해 22세인 김민재는 씨름 4대 메이저대회(설날, 단오, 추석, 천하장사) 중 추석 대회를 빼고 모두 정상을 차지했다. 앞서 16일 금강급(90kg 이하)에선 현역 선수 최다 우승 기록이 새로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체급에 출전하는 임태혁 노범수 최정만이 나란히 21번씩 우승해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16일부터는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여자프로테니스(WTA) 코리아오픈 단복식 본선 1회전이 열린다. US오픈 우승자 라두카누 등이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자신을 ‘하프 코리안’이라고 소개했던 제시카 페굴라(미국·3위)는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갈비뼈 부상으로 기권했다. 페굴라의 어머니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보육원에서 지내다 미국으로 입양됐다. 프로야구에선 KIA의 정규리그 1위가 연휴 기간 확정될 수도 있다. 13일 현재 KIA의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는 5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4경기, K리그2(2부 리그) 6경기가 연휴 기간 열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US오픈에서 선수 생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을 밟은 제시카 페굴라(30·미국·3위)가 16일부터 시작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기권했다. 사유는 갈비뼈 부상이다.어머니가 한국계인 페굴라는 지난해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에서 위안웨(26·중국·38위)를 2-0(6-2, 6-3)으로 꺾고 우승했다. 당시 코트 인터뷰에서 페굴라는 “저는 엄마가 한국에서 입양된 하프 코리안”이라며 “한국말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 그래도 저는 코리안 바비큐와 김치를 좋아한다. 이곳에서 우승해 특별하고,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인사했었다.페굴라에게 코리아오픈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준 대회였다. 페굴라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4년 미국인 부모에게 입양돼 뉴욕에서 자랐다. 킴 페굴라는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로도 유명하다. 페굴라의 부모인 테니-킴 페굴라 부부는 미국프로미식축구(NFL) 버펄로 빌스의 구단주이자 천연가스, 부동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미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사업가다.페굴라는 2019년 이 대회 참가를 계기로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어머니 페굴라의 한국 방문 역시 당시가 처음이었다. 방문 당시 모녀는 킴 페굴라가 입양되기 전 머물렀던 보육원에 함께 방문했다. 페굴라는 “엄마가 한국말을 못 하는 데도 아시아, 한국인 분들이 엄마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셨다. 내 뿌리의 중요성을 그제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페굴라는 이번 대회 기권으로 2연패에는 도전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올해 대회에는 2004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현역 1위 선수가 참가해 기대를 모은다. 프랑스오픈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23·폴란드)는 코리아오픈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비옹테크는 올해 US오픈 8강에서 페굴라에게 0-2(2-6, 4-6)으로 패했다. US오픈에서 일찌감치 짐을 싼 시비옹테크는 같은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서 자신감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비옹테크 외에도 2021년 US오픈 챔피언 에마 라두카누(22·영국·72위) 등이 올해 대회에 참가한다.국내 유일 WTA 투어대회인 코리아오픈은 2004년 마리야 샤라포바(37·러시아)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이후 비너스 윌리엄스(44·미국·2007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32·체코·2014년), 옐레나 오스타펜코(27·라트비아·2017년), 카롤리나 무호바(28·체코·2019년) 등 메이저 대회에서 활약을 이어간 쟁쟁한 선수들을 우승자로 배출했다. 20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WTA 500 대회로 승격돼 열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 개설까지 홈런 3개, 도루 2개만 남겼다. 오타니는 팀이 10-8 승리를 거둔 12일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시즌 47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어 2회말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시즌 48호 도루를 기록했다. 올해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함께 추가한 건 이번이 12번째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은 리키 헨더슨이 1986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남긴 13경기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16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홈런 47개는 오타니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종전에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 기록한 46개가 기록이었다. 오타니는 또 이 홈런으로 빅리그 통산 기록을 218개로 늘리면서 추신수(SSG)가 가지고 있던 아시아 선수 MLB 최다 홈런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홈런 218개를 치기까지 추신수는 16년이 걸렸는데 오타니는 7년 만에 타이 기록을 세웠다. 투타를 겸업하며 2021, 2023년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타격에만 집중하고 있는 올해도 강력한 내셔널리그(NL)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타니가 MVP로 뽑히면 MLB 역사상 첫 지명타자 MVP가 된다. 또 프랭크 로빈슨에 이어 MLB 역사상 두 번째로 양대 리그에서 모두 MVP로 뽑히는 기록도 남길 수 있다. 로빈슨은 1961년에는 NL, 1966년에는 AL MVP로 뽑혔다. 지금까지 2개 팀 소속으로 MVP에 뽑힌 선수도 5명밖에 없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