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장윤정 차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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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의 사람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yunju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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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상상력이 자란다… 디자인교과서 펼친 서울 초등생들 外

    한때는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도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이 세계를 대표하는 ‘디자인 수도’다. 초등학교부터 디자인 교과서를 접하고 누구나 서울 시내 곳곳에 마련된 디자인연구소와 디자인지원센터를 통해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헬싱키, 런던, 파리, 밀라노 등 전통적인 디자인 메카를 따라잡기 위한 서울의 전략을 살펴봤다. ■ 청와대 간 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제2연평해전 전사자 가족 3명이 28일 청와대를 찾았다. 유가족들은 “명예회복을 위해 그동안 정부로부터 외면당했던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 대한 예우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사한 지 8년이 지났지만 가족들의 아픔은 그대로다.■ 13만원 들여 300억대 회사 가로챈 사기단‘13만 원을 들여 300억 원 규모의 건설회사를 가로챈다?’ 이처럼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날 뻔 했다. 허위서류를 작성한 뒤 법무법인의 공증제도를 이용해 남의 회사를 자신들의 명의로 만들어 제삼자에게 팔려던 사기단이 붙잡혔다. ■ 후텐마 기지 원점으로… 日정국 후폭풍미일 갈등의 진원지였던 후텐마 문제가 28일 타결됐다. 일본이 미국의 주장을 거의 들어주는 내용의 미일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 후폭풍은 거세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각료 서명’을 끝까지 거부한 사민당 출신 각료를 해임했다. 정권 출범 8개월 만에 3당 연립이 위기를 맞았다. ■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은 어땠을까사람들이 쇼핑을 여가 생활처럼 즐기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에서 소비문화가 시작됐다고 보는 책이 나왔다. 상점의 간판이 요즘 유명 브랜드처럼 저작권을 갖고 거래되었으며 고대의 유물이 갑자기 값비싼 골동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시기다. ■ 프로야구 빈볼 부르는 ‘무례’들은?빈볼(Bean Ball). 야구에서 투수가 타자의 머리 쪽을 향해 고의로 던지는 위협구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1920년 이 공에 머리를 맞은 타자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공이지만 필요악처럼 어쩔 수 없이 빈볼을 던지게 되는 상황도 있다는데…. ■ BBQ치킨 해외진출 성공 비결국내시장 성공에 도취해 무작정 외국으로 나갔다가 낭패를 보는 기업이 많다. 글로벌 치킨 브랜드로 성장한 BBQ도 마찬가지. 오류투성이 시장조사 결과만 믿고 외국으로 나갔다 초창기에 큰코다쳤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BBQ의 해외진출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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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복이 존경받는 사회]윤영하 소령 아버지의 소원

    배신당한 전사자의 혼장례식 축소 훈장 등급 깎여김前대통령 ‘월드컵 외유’ 서운아들이 준 하얀봉투6월 8일 출동직전 함께 식사처음이자 마지막 용돈 건네해군 대위 출신인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벼락같은’ 소식을 들었던 2002년 6월 29일에도, 이틀 뒤 치러진 영결식에서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아들의 전우 한상국 중사의 시신은 41일 만에 배와 함께 찾았다. 박동혁 병장은 84일 동안 부상으로 신음하다 숨을 거뒀다. 영결식과 한 중사, 박 병장의 장례식을 포함해 세 번의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아버지는 “분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서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8년이 지나고 아버지는 달라졌다. “사고 처리가 끝난 다음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절에서 아들을 추모하다가, 집에서 아들의 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14일 경기 시흥시 자택에서 만난 그는 꼿꼿한 자세로 인터뷰를 하다가 갑자기 “미안하다”며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흘렸다.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씨(68)다. ○ 날벼락 같은 죽음, 그리고 명예“서해에서 북한 배하고 교전이 일어났다는데 영하는 괜찮을까요?”윤 씨는 2002년 6월 29일 오전 외출했다가 집에 있던 부인 황덕희 씨(64)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해군사관학교 18기 출신인 윤 씨는 바로 평소에 연락하던 해군 후배에게 전화했다. “사망자 중 장교는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심했지만 곧 TV에 보도된 사망자 명단에 ‘윤영하’라는 이름이 나왔다.“1999년 제1연평해전에서 우리 군이 대승을 했으니 분명 북한군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 봤어요. 그렇게 되면 북한군이 기습할 테니 우리 피해가 클 것이라고도 생각했죠.”그는 남의 이야기를 하듯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이 “명예로웠다”고 했다. 윤 씨는 “군인은 언제든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라며 “국가를 위해 전사했다는 것보다 군인에게 더 명예로운 일은 없다”고 말했다.다만 제2연평해전 당일부터 오락가락한 군과 정부의 태도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윤 씨가 사고 당일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현장 해군 관계자는 윤 씨에게 “5일장에 을지무공훈장 수여로 예우가 결정됐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날 저녁 해군은 유가족들에게 “3일장은 어떠냐”고 의견을 냈고 이는 그대로 반영됐다. 훈장도 을지무공훈장에서 한 단계 깎인 충무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윤 씨는 “해군에 있는 후배에게 왜 훈장 등급이 깎였느냐고 물어보니 ‘미안하다’고만 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는 더욱 안타까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다음 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월드컵 공동 개최국 정상으로 결승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지만 윤 씨는 대통령의 출국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전쟁이 나면 대통령은 밖에 있다가도 들어와야 합니다. 그게 정상적인 국가예요.” ○ 마지막 소원윤 씨가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02년 6월 8일 출동 직전이었다.“출동을 나가면 거의 한 달씩 차를 햇빛 아래 세워둬요. 그래서 종종 평택 해군 2함대에 있는 영하 차를 내가 집으로 가져오곤 했어요. 차 가지러 갔다가 부대 앞에서 만났습니다.”그날은 아버지의 생일이었다. 점심으로 두부전골을 먹은 부자(父子)는 자동차 열쇠를 주고받은 다음 헤어졌다. 떠나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흰 봉투를 내밀었다. 아들은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했다. 50만 원이 든 하얀 봉투는 아버지가 큰아들에게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용돈이었다. “박봉에 아버지 생일이라고 월급을 조금씩 모았을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네요.”윤 씨는 기자에게 한 가지 소원이 있다고 말했다. “염치없지만 마지막 바람이 있다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공식 추모식에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참석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든 내년이든 상관없어요. 2002년 영결식 당시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모두 오지 않았죠.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책임지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시흥=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故 윤영하 소령은… ▼영어 능통 만능 스포츠맨교관 마다하고 함상근무 자원진중한 성격 ‘고민 상담사’1973년 11월 24일 인천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3년 동안 가족이 해운회사를 다닌 아버지를 따라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에 체류해 영어에 능통했다. 수영과 테니스도 수준급인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군인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1992년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996년 해사 50기로 임관했다. 가족들은 “영어를 잘하니 해사 교관으로 남으라”고 권유했지만 본인이 해군의 ‘최전방’인 함상 근무를 자원했다.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해 주위의 신임이 높았다. 동생 영민 씨(33)는 “항상 차분했으며 옳은 길을 선택해 가려는 믿음직한 형이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해사 동기인 최민석 예비역 소령(37)은 “재학 당시 진중한 성격 때문에 (윤 소령에게) 고민 상담을 하는 동기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월드컵 응원했던 아들 월드컵에 묻힐 줄이야” ▼ “경기장에 갈 수는 없지만 온 국민과 함께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전국이 2002 한일 월드컵 열기에 휩싸인 2002년 6월 14일. 당시 29세의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이 TV에 나와 씩씩하게 말했다. 이날 한국은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축구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전국적인 월드컵 응원 열기를 전한 MBC ‘뉴스데스크’ 프로그램에서 윤 소령은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동료들과 함께 출연했다.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최민석 예비역 소령은 “해군 2함대에서 출동했다 들어오며 찍은 영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방송된 화면이 부모에게는 윤 소령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다. 어머니 황덕희 씨는 “그때는 별생각 없이 봤지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윤 소령은 TV에 나오고 보름 뒤인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했다. 윤 소령은 “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포함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은 월드컵의 열기에 묻혀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시흥=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청와대 찾은 제2연평해전 유족들묘비문 교체-전사자 예우 개선 등 건의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들이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전사자 대우와 관련된 가족들의 요청사항을 전달했다. 청와대 측은 이날 접수한 가족들의 요청을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하기로 했다.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씨(68)는 이날 “1시간 동안 청와대를 방문해 그동안 가족들이 생각하고 있던 문제점들을 이야기했다”며 “청와대 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사자 6명의 가족 중 윤 씨 등 3명의 유가족이 이날 면담에 참석했다. 이들은 전사자 묘비문의 표기를 바꾸는 문제와 한상국 중사의 사후 진급 문제, 전사자 예우 향상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가족들은 그동안 ‘연평도 근해에서 전사’로 표시된 전사자 묘비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로 바꿔줄 것을 국가보훈처 등에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또 교전 당시 41일 동안 실종된 채 진급일이 지났지만 결국 진급하지 못했던 한 중사의 진급 문제도 제기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6용사 사연’ 독자 큰 반향“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것 같아 미안”“전사자에 예우 다하는게 국격 높이는 일”“당신을 너무 오랫동안 잊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2002년 월드컵의 함성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제2연평해전의 희생 장병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24일부터 6회에 걸쳐 소개한 동아일보 ‘제복(MIU)이 존경받는 사회-제2연평해전 6인의 용사도 잊지 않겠습니다’ 시리즈가 나간 후 가족들을 돕고 싶다는 독자들의 연락이 이어지는 등 반향이 일고 있다.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했음에도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되지 못한 아들들 때문에 한이 맺혔던 유가족들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고 조천형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 씨(70)는 “이제 많이 덤덤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면에 등장한 아들의 얼굴을 보고 다시 눈물이 났다”며 “늦게라도 아들의 목소리를 담아줘 고맙다”고 거듭 전했다. 고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 씨(57)는 “8년간의 기다림이 그래도 보람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제대로 예우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경찰소방공상자후원연합회 봉사회장인 이학영 씨(53)는 “천안함 사건이 터진 지금 제2연평해전 6용사를 재조명한 것은 시기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군 관계자는 “당시에 스러져간 분들의 명예를 드높인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며 “앞으로 군에서 전사자에게 예우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곧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광염교회는 유가족들을 위해 써 달라며 600만 원의 성금을 전해왔다. 이석진 부목사는 “전사자 가족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아 조금이라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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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억 회사 삼키는데 쓴 돈이… 13만원으로 끝낸 간큰 사기단

    단돈 13만 원으로 300억 원대 건설회사를 삼키려던 간 큰 사기단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허위 서류를 꾸며 중견 건설회사의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공증을 받아 이를 제삼자에게 매각하려 한 권모 씨(67)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 씨(69)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 씨 등은 1월 11일 비상장주식회사인 K사의 대표이사 등이 변경됐다는 내용이 담긴 거짓 서류를 서초구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에서 공증을 받은 뒤 법원 등기소에 제출해 K사의 소유권을 자신들의 명의로 바꾼 혐의(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등)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경기 안산시의 한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마치 K건설의 본사 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실제 대표이사 한모 씨(50)를 해임하고 장모 씨(58)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처럼 의사록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들이 K건설의 주식 26만여 주를 소유한 것처럼 주주명부를 허위로 작성했다. 서류를 가져가자 해임을 의결한 사람들을 상대로 진위를 확인할 뿐 해임된 대표이사까지 확인할 필요가 없는 법무법인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증을 진행했다. 등기소 역시 별다른 확인 없이 변경 내용을 등기부에 기재했다. 실제로 비상장주식회사는 상장주식회사와 달리 주식 변동 상황에 대해 증권거래소에 신고할 의무가 없어 누가 실제 주주이고 소유 주식이 얼마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전과만 수십 개에 이를 만큼 사기에 능숙한 권 씨 일당은 법무법인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아 법원 등기소에 제출하기만 하면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법인 대표 등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악용해 이처럼 대담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 K건설은 경기 시흥시에 230억 원대 화물터미널 완공을 앞두는 등 자산규모가 300억 원대인 중견회사. 하지만 권 씨 일당이 법인등기부 등본상 소유권 변경을 위해 지불한 돈은 법무사 비용 5만 원, 공증 수수료 3만 원, 등기 변경 접수비 5만 원 등 총 13만 원에 불과했다. 대표이사 등이 변경됐다는 내용이 법인 등기부에 등재되자 이들은 새 경영진 행세를 하며 자산 규모가 300억 원대인 회사를 160억 원에 싸게 팔겠다며 부동산 컨설팅업자 등을 접촉하기까지 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가 팔린다는 소문을 들은 K사 측이 수사를 의뢰해 사건을 파악하던 중 전모가 드러났다”라며 “공증인법에는 주주총회에서 의결한 자 등의 진술만으로도 법무법인이 공증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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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만원 들여 300억대 회사 인수 시도

    단돈 13만 원으로 300억 원대 건설회사를 삼키려던 간 큰 사기단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허위 서류를 꾸며 중견 건설회사의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공증을 받아 이를 제3자에게 매각하려 한 권모 씨(67) 등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 씨(69)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1월11일 비상장주식회사인 K사의 대표이사 등이 변경됐다는 내용이 담긴 거짓 서류를 서초구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에서 공증을 받고서는 법원 등기소에 제출, K사의 소유권을 자신들의 명의로 바꾼 혐의(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등)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안산의 한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마치 K건설의 본사 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실제 대표이사 한모(50)씨를 해임하고 장모 씨(58)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처럼 의사록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들이 K건설의 주식 26만여 주를 소유한 것처럼 주주명부를 허위로 작성했다. 서류를 가져가자 해임을 의결한 사람들을 상대로 진위여부를 확인할 뿐 해임된 대표이사까지 확인할 필요가 없는 법무법인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증을 진행했다. 등기소 역시 별다른 확인 없이 변경 내용을 등기부에 기재했다. 실제로 비상장주식회사는 상장주식회사와 달리 주식 변동 상황에 대해 증권거래소에 신고할 의무가 없어 누가 실제 주주이고 소유 주식이 얼마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전과만 수십 개에 이를 만큼 사기에 능숙한 권 씨 일당은 법무법인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아 법원 등기소에 제출하기만 하면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법인 대표 등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악용해 이처럼 대담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 K건설은 경기 시흥시에 230억 원대 화물터미널 완공을 앞두는 등 자산규모가 300억 원대인 중견회사. 하지만 권씨 일당이 법인등기부 등본상 소유권 변경을 위해 지불한 돈은 법무사 비용 5만 원, 공증 수수료 3만 원, 등기 변경 접수비 5만 원 등 총 13만 원에 불과했다. 대표이사 등이 변경됐다는 내용이 법인 등기부에 등재되자 이들은 새 경영진 행세를 하며 자산 규모가 300억 원대인 회사를 160억 원에 싸게 팔겠다며 부동산 컨설팅업자 등을 접촉하기까지 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가 팔린다는 소문을 들은 K사 측이 수사를 의뢰해 사건을 파악하던 중 이들의 전모가 드러났다"라며 "공증인 법에는 주주총회에서 의결한 자 등의 진술만으로도 법무법인이 공증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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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선거 나가려면 명예박사학위는 필수? 外

    해마다 학위수여식 때 몇몇 정치인은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박사모’를 쓴다. 정치학 학위뿐이 아니다. 행정학, 철학에 심지어 수의학 학위까지 받는다. 고등교육법상 ‘학술 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했거나, 인류문화 향상에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명예박사학위가 정치인들에게 왜 수여되는지 ‘명박(名博)’과 정치인 사이의 함수를 풀어봤다. ■ 경기교육감 후보 24시 밀착 르포대통령수석비서관 출신 대학교수와 운동권 출신 대학교수가 맞붙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정진곤 후보와 김상곤 후보가 그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두 후보의 대결은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거운동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두 후보의 막바지 표심잡기 현장을 살펴봤다. ■ 자메이카, 갱단 두목 잡으려다…카리브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러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레게 음악의 본고장’ 자메이카. 미국에 마약을 판매해온 갱단 두목을 잡으려다 최근 국가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졌다. 두목의 체포를 막으려는 무장갱단과 그를 잡으려는 군경의 유혈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 ‘글로벌 최첨단’ 익산 미륵사의 재발견서동요의 주인공인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전해 오는 곳, 무너질 듯 힘겹게 서있는 석탑으로 유명한 곳, 전북 익산 미륵사. 건축학자인 배병선 씨가 미륵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7세기 익산은 백제가 추진했던 국제적 신도시이고, 미륵사는 첨단 건축기법을 도입한 대형 건축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伊디자인스쿨 “상상력을 팝니다”‘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멋을 아는 세계인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문구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힘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에서도 산업디자인의 메카로 알려진 도시 밀라노를 찾아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법에 대해 알아봤다. 밀라노에서 ‘디자인’은 즐거운 놀이였다. ■ 버선 신고 추는 ‘백조의 호수’ 백조가 토슈즈 대신 버선을 본떠 만든 ‘코슈즈’를 신었다. 지그프리트 왕자는 지규 왕자, 오데트 공주는 설고니 공주로 바뀌었다.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에 한삼춤, 향발춤 등 한국 춤을 결합한 무용극 ‘백조의 호수’. 한국 고유의 춤사위로 표현하는 백조의 날갯짓은 어떨까. ■ 北과의 축구평가전으로 본 그리스 전력남아공 월드컵 B조에서 한국과 처음 맞붙는 그리스를 깰 비책은 무엇일까. 26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넣어 2-2 무승부를 이끈 북한의 ‘인민 루니’ 정대세가 한국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날 경기를 보고 ‘희망’을 봤다고 분석했다.}

    •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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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지사 후보님들 홍보물에 ‘박사’ 하나쯤 찍혀 있습니까?…‘名博 정치’

    정치인은 名博을 좋아해총 100명… 2개이상 취득 15명… 능력 인정받고 ‘동문’ 확장 실리일부대학 ‘인맥 넓히기’ 남발도지방선거와의 함수지자체장 모두 51개 받아… 시장-서울구청장 후보 11명프로필에 ‘명박’ 올려놔 홍보“명예박사 학위를 드리겠습니다.” 목포대는 2002년 박태영 당시 전남도지사에게 명예경제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2003년도에는 전태홍 당시 목포시장에게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줬다. 2007년에는 정종득 시장에게, 2009년에는 박준영 지사에게 각각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목포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5년에 명예경제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이 대통령은 목포대 동문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동아일보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종합한 전국 111개대의 2002∼2009년 상반기(1∼6월)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에서 7년 반 동안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인원이 104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인과 관료가 학위수여자의 상당수를 차지해 대학들이 학위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 상당수도 명예박사 학위 소유자 학위를 받은 1045명의 직업군에서 다수를 차지한 것은 해외인사로 308명(29.5%)이었고 경제인이 285명(27.2%)으로 그 다음이었다. 정치인과 관료는 각각 100명(9.6%)과 79명(7.6%)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지자체장에게 주어진 명예박사 학위는 시장 29개, 지사 10개, 군수 5개, 구청장 7개 등 총 51개에 이르렀다. 실제로 명예박사 정치인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후보로 뛰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지사 선거 출마자 가운데 부산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허남식 김정길 후보,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 등 명예박사는 7명이나 된다. 서울시 구청장 후보 가운데도 정송학 광진구청장 후보, 김기성 강북구청장 후보 등 명예박사 소유자가 4명이나 된다. 김정길 후보는 홈페이지 프로필에 부산대, 조선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을 홍보하고 있었다. 김기성 후보도 홈페이지 프로필에 성신여대 명예정치학박사임을 밝혀놨다. 명예박사 학위를 2, 3개씩 챙긴 정치인도 적지 않았다. 명예박사 학위를 2개 이상 받은 이는 40명이었고 이 가운데 37.5%인 15명이 정치인이었다. 신호범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5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4개,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와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3개씩 학위를 취득했다. ○ 대학과 정치인 이해관계 맞아 ‘학위 남발’이라는 비판 속에도 정치인들이 명예박사 학위를 많이 받는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는 능력을 인정받는 의미가 있는 데다 미래의 표밭이 되는 ‘동문’을 넓힐 수 있다. 대학들로서도 특정인과의 이해관계를 맺거나 ‘인맥’을 넓히는 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 한 의원 보좌관은 “대학 동문들과 그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명예박사 학위가 큰 역할을 한다”며 “이를 거절할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정치인들은 “거저 얻는 게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부산대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민주당 김정길 후보 측은 “이 학위는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으로 보여준 행정능력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부분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남발된 다른 명예박사 학위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명예박사 학위가 검증 없이 남발되다보니 명예박사들이 뇌물혐의 등으로 실형 판결을 받는 등 물의를 일으키는 일도 간혹 발생한다. 경상대에서 명예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진의장 통영시장은 지난달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명예박사 학위를 많이 수여한 상위 10개 대학은 선문대, 서울기독대, 순천향대, 부경대, 중부대, 동아대, 전남대, 한국산업기술대학, 경남대, 계명대로 국립대가 4곳이나 포진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립대가 연구 수주나 자치단체 지원을 받기 위해 명예박사 학위를 적극 활용한다고 분석한다. 금오공대 관계자는 “지방대들은 해당 지역과 연관되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학위수여자로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구 의원이라든지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우선 고려대상”이라고 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dongA.com에 1045명 명단}

    •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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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복이 존경받는 사회]조천형 중사 부인의 염원

    앞만 보고 달려 버틴 8년서너시간 자며 자격증 따고공무원 취직 뒤엔 대학 진학여덟 살 딸의 해군 사랑아빠 얼굴은 기억 못하지만‘용감한 전사자’ 당당히 말해 “저 시은이에요. 어버이날 축하해요. 제가 모은 돈으로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샀어요. 아빠에게는 못 드려서 죄송해요. 제가 마음속으로 전할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제가 엄마 말씀을 잘 들을게요.”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정에서 함포를 관리하는 병기사로 근무하다 숨진 조천형 중사의 부인 강정순 씨(36)는 올해 어버이날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시은이(8)한테서 특별한 카드를 받았다. 곱게 접힌 카드에는 시은이가 또박또박 쓴 짧은 편지글과 함께 긴 머리의 엄마와 군복을 입은 아빠가 크레파스로 그려져 있었다. 강 씨는 애써 눈물을 감췄지만 코끝이 시큰해졌다. ‘여보, 백일을 갓 넘겼던 시은이가 이제 어버이날 하늘의 아빠를 챙길 줄도 아네요….’ ○ 백일 갓 지난 아기 남기고… 결혼 반년을 겨우 넘긴 때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울어대는 아기를 안고 정신없이 남편의 3일장을 치르고 나니 모유마저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먹였다. 모유에 익숙해져 자꾸 분유를 토해내다 장염에 걸린 아기를 들쳐 업고 늦은 밤 병원으로 뛰어가며 강 씨는 곁에 남편이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가장을 잃은 강 씨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백방으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첫 직장은 대전의 한 백화점. 그 전까지 살림만 하던 강 씨는 아이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판매원으로 일했다. 12시간 동안 서서 일을 하다 보니 허리디스크가 생겨 1년여 만에 백화점을 그만두고 대전 국가보훈처 직원의 조언으로 자격증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서너 시간 잤나. 손이 부르트도록 워드 연습을 하고 컴퓨터 공부를 했죠.” 강 씨는 아기를 돌보면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정보처리기능사 공부에 몰두했다. 결국 보훈처의 추천으로 2004년 정부대전청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했고 이듬해인 2005년엔 대전 서구 기능직 10급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직장을 얻은 뒤에도 쉬지 않았다. 2006년부터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대덕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2년 뒤에는 한밭대 경영학과에 편입했다. 오후 6시에 퇴근을 하면 학교에 가 수업을 듣고 집에 들어오면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지만 집에서도 시은이 공부를 봐주며 과제를 위해 책을 폈다. 올해 2월 그는 경영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대전 서구 도마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 씨는 조만간 또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회복지학 공부를 다시 해 복지사로 어려운 이들을 돌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정신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여 왔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이도 하늘에서 이런 저를 자랑스러워하겠죠?”○ 아들을 앞세운 아버지는 간경화 강 씨는 이제 자신보다 시아버지인 조상근 씨(70)가 걱정이다. 강 씨는 딸 시은이를 보고 억척같이 살고 있지만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낸 조 씨는 몇 년간 술을 입에서 떼지 못했다. 19일 대전 동구 신흥동에서 만난 조 씨의 몸은 까맣게 깡말라 있었다. 평생 건설노동자로 살아오며 단련된 몸이지만 아들이 죽고 3년여간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 간경화에 걸렸다. 조 씨는 “집에 오면 술이라도 마셔야 먼저 간 아들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요즘도 13가지 종류의 알약을 하루에 두 번 입에 털어 넣는다. 소화가 잘 안돼 식사는 하루에 한 끼 정도가 전부다. 그래도 가족들의 조언에 따라 최근에는 소일거리로 집 주차장 옆 텃밭에서 닭 3마리와 토끼 2마리를 키우고 있다. 토끼들은 최근에 새끼를 5마리나 낳았다. “토끼 먹일 거 찾는다며 여기저기 움직이니까 그래도 좀 시간이 가네.” ○ “아빠는 해군으로 전사하셨어요” 강 씨가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기는 점은 조 중사가 남기고 간 딸 시은이의 가슴속에 아빠가 굳건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시은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우리 아빠는 왜 와서 달리기 같이 안 하느냐”며 운동회 때마다 엄마를 가슴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제 주변에서 “아버지는 뭐 하시니”라고 물으면 “우리 아빠는 해군이셨는데 전사하셨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강 씨는 시은이가 3세 때 놀이터에서 “너희 아빠는 어디 있니”라고 묻는 동네 친구의 질문에 “우리 아빠는 죽었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조 중사의 생전 사진과 비디오 등을 틈날 때마다 시은이에게 보여줬다. 이제는 엄마보다 시은이가 해군을 더 사랑한다. “한번은 시은이가 손을 잡고는 경비실에 가 한 경비 아저씨를 소개해주더라고요. 경비 아저씨도 해군이라고….” 시은이가 다니는 대전 서구 복수동 복수초등학교 친구들도 시은이 아빠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해군이라는 사실을 모두 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시은이가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줬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시대회에서도 시은이는 ‘우리와 해군’이라는 제목으로 ‘해군은 우리를 지켜주는 분들’이라고 썼다. 가족들은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빠를 가슴에 품고 사는 시은이를 위해서라도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 대한 예우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강 씨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우리 시은이가 아빠를 외면당한 해군이 아니라 용감하게 싸우다 간 ‘전사자’로 기억할 수 있어야 해요.”대전=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故조천형 중사는교사 꿈꾸던 만능 스포츠맨속 깊어 별명도 ‘애늙은이’“사랑한다” 전화, 유언으로1976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1남 2녀 중 둘째로 어렸을 때부터 큰 키(183cm)와 남다른 운동신경으로 대전 가양중학교 때부터 육상선수로 뛰었다. 1991년 제20회 추계전국남녀중고등학교 대회 남자중 3종경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상도 여러 번 탔다. 힘든 훈련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그를 코치나 친구들은 ‘애늙은이’라고 불렀다. 조 중사의 누나 조성순 씨(36)는 “내가 막내 여동생이랑 싸우면 항상 가운데서 말리고 중재하는 사려 깊은 동생이었다”고 말했다. 대전체고를 거쳐 대전대 사회체육학과에 진학했다. 체육교사가 돼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1998년 10월 해군 부사관 173기로 임관했다. 2001년 11월 7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제2연평해전 발발 전날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다.}

    • 201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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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외면했지만 그들을 기억하는게 우리 의무”

    “아버님,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무궁화동산에 제2연평해전과 전사자를 소개하는 알림판을 만들어 세워놓으려고 해요. 문구 좀 봐 주세요.”(최순조 씨) 2002년 월드컵 등 굵직한 이슈들에 가려졌던 제2연평해전의 전사자를 기억하고 예우를 다해 온 시민단체가 있다. 바로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 회원들이다. 이들은 2003년 이후 사건 발생일인 6월 29일 추모행사뿐 아니라 결혼식 등 유가족들의 집안 대소사까지 챙겨 오고 있다. 이들은 20일에도 치킨, 과일 등을 두 손에 가득 들고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 평택 해군콘도를 찾아 늦은 밤까지 정담을 나눴다. 추모본부가 만들어진 것은 2003년. 북한군의 공격으로 전사한 장병들을 위한 분향소 하나 없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모여 웹포털에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온·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해 오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이 모임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추모행사가 2008년부터 국가주관 행사로 바뀌는 데는 이들의 서명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 ‘전사자 후원의 밤’ 행사를 2007년부터 기획, 진행해 오고 있는 것도 추모본부다. 현재 회원이 3800여 명인 추모본부 최순조 회장(55)은 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이야기를 묶어 2007년 소설 ‘서해해전(현재는 연평해전)’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 제2연평해전 소식을 접한 뒤 이를 소설로 쓰기로 결심하고 한국에 돌아와 등단했다. “나라를 지키다 간 젊은이들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어도 그들을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요? 분단국가에 산다는 현실을 너무 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평택=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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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신용보증제 악용 100억 가로채

    한국수출보험공사 수출신용보증제도의 허술한 대출심사를 이용해 100억 원 상당의 대출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중소기업의 무역을 장려하기 위해 수출보험공사가 대출금을 보증해주는 수탁보증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은행권으로부터 100억 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권모 씨(55) 등 8명을 구속하고 일당 유모 씨(4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유령법인의 ‘바지사장’ 노릇을 한 임모 씨(47)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21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노숙인의 명의로 유령회사를 설립하거나 부도 직전의 회사 대표를 꾀어 법인 간 거래를 한 것처럼 실적을 조작한 서류 등을 8개 은행에 46차례 제출해 수탁보증제 대출금 100억 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수탁보증제도에 따라 공사 측이 요구하는 보증신청 서류만 갖추면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노렸다. 공사와 시중의 16개 은행 간 협약에 따라 운영되는 수탁보증제도는 대출금의 80%를 보험공사가, 20%는 은행에서 부담하며 금융기관이 위임받아 수탁보증서 발급부터 대출까지 직접 처리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대출금의 20%를 예탁받기 때문에 은행들로서는 부담이 없고 그만큼 심사도 엄격하지 않은 편이다. 노숙인 모집과 자료 조작, 은행 작업 등으로 철저히 역할을 나눈 이들은 서울역 등의 노숙인에게 500만∼3000만 원을 주고 명의를 빌려 유령회사를 만들었고 빚이 많은 회사 대표에게는 대출금의 20∼30%를 주겠다고 꾀어 범행을 공모했다. 그 후 금융거래와 수출실적, 납세증명 등 서류를 허위로 꾸며 은행에 제출했고 건당 1억5000만∼2억5000만 원을 빌린 뒤 이자를 갚지 않은 채 폐업했다. 경찰 관계자는 “2000년부터 운영된 한국수출보험공사 수탁보증제도를 통해 발생한 누적손실액이 1471억 원가량이며 이 중 부정대출로 인한 사고금액은 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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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롯머신 업계 대부 정덕진씨 출금조치

    한때 슬롯머신업계의 대부로 불렸던 정덕진 씨(69·사진)가 건설업자와의 분쟁에 휘말려 최근 출국금지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지석배)는 지난해 11월 건설업자 이모 씨(58)가 정 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정 씨를 출국금지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슬롯머신 비리’ 사건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 홍준표 검사(현 한나라당 국회의원)가 구속했던 정 씨가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이 씨와의 자금 거래에서 빚어진 갈등 때문. 정 씨는 2006년 H건설을 운영하던 이 씨가 쇼핑몰과 상가 등을 분양하면서 자금이 부족하자 이 씨에게 50억 원을 빌려줬다. 이 씨 측에 따르면 2006년 12월 정 씨는 돈 대신 분양 중이던 상가를 달라고 요구했고, 이 씨는 “상가 건물 두 채를 분양하고 차액을 정산한다”는 내용의 ‘이행합의서’를 작성한 뒤 상가건물 두 채를 양도했다. 상가가 400억 원대의 가치가 나간 만큼 차액을 돌려받기로 했다는 것. 그러나 이후 분양이 진행됐는데도 정산이 이뤄지지 않자 이 씨는 2008년 7월경 정산금 청구소송을 내는 한편 정 씨의 재산 100억 원 상당을 가압류했다. 반면 정 씨는 이행합의서를 쓴 것은 맞지만 합의서의 조건을 이 씨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효력이 없고, 오히려 이 씨가 대전의 한 빌딩에 자신에 대한 채무 담보로 설정했던 25억 원의 근저당권을 임의로 해제했다고 맞서고 있다. 상가도 이 씨가 일부를 개인적으로 분양해 채권자인 자신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 정 씨는 이 씨의 소송 제기에 맞서 이 씨를 배임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첫 법적 분쟁 때는 2008년 12월 이 씨가 구속되고 지난해 1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유죄 선고를 받는 등 정 씨가 승리했다. 궁지에 몰린 이 씨는 소송을 취하하고 가압류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정 씨와 합의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 씨는 구치소에서 석방되자 지난해 11월 정 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수사와 재판 당시 정 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관련자들이 정 씨의 사주로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 실제로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일부 관련자들은 “수십억 원의 사업 준비금을 챙겨준다는 말에 (정 씨가) 시키는 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로의 주장이 전혀 다른 데다 사건이 복잡해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기초 조사가 끝나면 정 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 씨는 한때 전국에 호텔 5곳과 슬롯머신 업소 9곳을 운영해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로 불렸다. 1993년 슬롯머신 비리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박철언 의원이 정 씨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정 씨는 1998년 필리핀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1년 6개월간 복역하고 출소한 정 씨는 2001년 이민을 가겠다고 밝힌 적도 있으나 2003년 또다시 필리핀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됐다. 그의 동생 정덕일 씨는 지금도 제주 신라호텔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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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등친 할머니 사기단

    ‘1500원짜리 약초가 수백만 원의 만병통치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노인들을 상대로 값싼 중국산 약초를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비싼 값에 팔아온 할머니 사기단 ‘노랭이 식구’ 일당 7명을 검거해 천모 씨(67·여)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 씨(59)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주범인 천 씨가 노랑머리를 하고 다닌다고 해서 별명이 붙은 ‘노랭이 식구’ 사기단은 2010년 1월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 노상에서 한모 씨(72·여)에게 시가 1500원짜리 약재인 중국산 보골지 600g을 관절염 특효약이라며 400만 원에 판매하는 등 2009년 2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서민층 노인 200여 명에게서 3억 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람이 많은 시장에 한약재를 깔고 행인들을 현혹했다. “이 약 먹고 우리 아버지가 아픈 데 다 나았다”라며 살 것처럼 바람을 잡는 바람잡이 역할도 분담해 노인들은 꾀어냈다. 폐지를 수집해 근근이 살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한 씨는 “오늘 아니면 못 산다” “내 몫까지 같이 사면 내가 돈은 내일 주겠다”라는 이들의 말에 넘어가 은행에서 400만 원 대출까지 해 약초를 샀다. 이 일당은 1980년대부터 활동해 온 약재 전문사기단으로 주범 천 씨는 무려 사기 10범. 이들은 현금 인출이 용이한 은행 근처를 범행 장소로 잡아 피해자들로 하여금 적금 통장을 해지하거나 한 씨처럼 대출을 받아서까지 약재를 사게끔 했으며 한 번 선택한 장소는 두 번 다시 찾지 않았다. 이들은 이렇게 가로챈 돈으로 모두 132m²(40평형)짜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자식들에게 아파트를 사주는 등 넉넉한 생활을 누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골지는 발기부전과 양기회복에 쓰이는 약재로 단독으로만 과다복용하면 급성간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피해자들은 대부분 약재에 대한 지식이 없어 좋은 약으로 알고 복용했으며, 속았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자식들에게 혼날까 봐 신고하지 않았다”라며 약재 구입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의 범행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매달 10만∼20만 원을 상납 받아 온 오모 씨(75)도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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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허정무호 30명중 4명 탈락 外

    ■ 허정무호 30명중 4명 탈락… 최후의 23인은?지난달 30일 발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비 명단 30명에서 4명이 제외된 26명의 명단이 17일 발표됐다. 미드필더 2명, 수비수 2명이 탈락했다. 전날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이동국(전북)은 포함됐다. 다음 달 1일 최종 명단 23명이 발표된다. 일본(24일), 벨라루스(30일)와의 평가전 뒤 최후에 웃을 태극전사 23명은 누구일까. ■ 교장공모제 싸고 교육부-교총 정면충돌교총이 뿔났다. 교장공모제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오던 교총은 20일 8년 만에 정부와 특별교섭에 돌입한다. 특별교섭에 앞서 이미 교원 19만여 명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동의서 제출에 참여했고 100여 명은 대정부 소송을 준비 중이다. 정부와 교총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 ‘슬롯머신 대부’가 소송 휘말린 까닭은1993년 전국을 뒤흔들었던 ‘슬롯머신 비리 사건’의 주인공 정덕진 씨가 위증교사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50억 원을 빌려준 대신 양도받은 상가건물 2채가 불씨가 돼 법정분쟁에 휘말리게 된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 그를 둘러싼 분쟁의 진실은 무엇일까. ■ “제철 꽃게가 부른다” 북적이는 서해 포구요즘 서해안 포구는 ‘꽃게 반, 사람 반’이다. 제철 맞은 꽃게가 풍어를 이루고 이를 맛보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4∼6월에 서해안에서 잡히는 암꽃게는 알이 꽉 차 있고 살이 통통해 담백하고 달다.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요리해야 맛있는지 현지인의 얘기를 들어봤다. ■ 최고급 와규 씨수소까지… 日구제역 일파만파‘구제역 청정지대’로 불려온 일본에서 구제역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최고급 브랜드인 미야자키 와규(和牛)의 씨수소까지 감염돼 대거 도축됐다. 일본의 고급 와규 공급지인 미야자키 현의 구제역 피해가 일본 축산농가의 황폐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마저 나온다. ■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 경매가 기록 깰까 2007년 5월 작성된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박수근의 ‘빨래터’ 45억2000만 원)이 깨질 수 있을까. 이중섭의 ‘황소’(사진)가 6월 말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를 통해 최고가 기록에 도전한다. 1972년 서울 현대화랑 전시 이후 근 40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황소’를 내놓은 사람은 87세의 부동산 사업가. 경매는 35억 원부터 시작한다. ■ ‘외화내빈’ 칸 영화제… “살 만한 영화가 없다”“돈이 있어도 살 영화가 없다”는 목소리가 제63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필름 마켓을 찾은 영화 수입업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드물게 발견되는 수작에는 바이어들이 경쟁적으로 몰려들면서 가격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녀’ ‘포화 속으로’를 비롯한 한국의 일부 작품들은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예년에 비해 나빠졌다고 한다.}

    • 20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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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0만원에 특효약 샀더니 중국산 3천원짜리

    '1500원 짜리 약초가 수백만 원의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노인들을 상대로 값싼 중국산 약초를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비싼 값에 팔아온 할머니 사기단 '노랭이 식구' 일당 7명을 검거, 천모 씨(67·여)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 씨(59)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주범인 천 씨가 노랑머리를 하고 다닌다고 해서 별명이 붙은 '노랭이 식구' 사기단은 2010년 1월 구로구 구로시장 노상에서 한모 씨(72·여)에게 시가 1500원짜리 약재인 중국산 보골지 600g을 관절염 특효약이라며 400만 원에 판매하는 등 2009년 2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서민층 노인 200여명에게서 3억 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사람들이 많은 시장에 한약재를 깔고 행인들을 현혹했다. "이 약 먹고 우리 아버지가 아픈데 다 낳았다"라며 살 것처럼 바람을 잡는 바람잡이 역할도 분담해 노인들은 꾀어냈다. 폐지를 수집해 근근이 살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모 씨는 "오늘이 아니면 못 산다" "내 몫까지 같이 사면 내가 돈은 내일 주겠다"라는 이들의 말에 넘어가 은행에서 400만 원 대출까지 해 약초를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1980년대부터 활동해 온 약재 전문사기단으로 주범 천씨는 무려 사기 10범. 이들은 인출이 용이한 은행 근처를 범행 장소로 잡아 피해자들로 하여금 적금 통장을 해지하거나 한 씨처럼 대출을 받아서까지 약재를 사게끔 했으며 한번 선택한 장소는 두 번 다시 찾지 않았다. 이들은 이렇게 가로챈 돈으로 모두 132㎡(40평형)짜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자식들에게 아파트를 사주는 등 넉넉한 생활을 누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골지는 발기부전과 양기회복에 쓰이는 약재로 단독으로만 과다복용하면 급성간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피해자들은 대부분 약재에 대한 지식이 없어 좋은 약으로 알고 복용했으며 속았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자식들에게 혼날까봐 신고하지 않았다"라며 약재 구입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의 범행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 매달 10만~20만 원을 상납 받아 온 오모 씨(75)도 공갈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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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촛불재판 1000여건 진행중 外

    2년 전 이맘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서울 도심을 공황 상태로 몰고 갔던 ‘촛불시위’ 공방이 법정에서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1270명이 법정에 섰고 수백 건의 민사 및 행정소송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사법사상 가장 많은 법정다툼을 초래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돈 줄게 상 다오” 사진대전3000만 원이면 대상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작품사진을 출품하지 않아도 750만 원을 주면 한국사진작가협회 사무처장이 대신 다른 사진을 출품해줘 특선에 입상했다. 심사위원들은 모텔에서 점수를 미리 매겼다. 이 모든 게 국내 최대 사진공모전인 ‘대한민국 사진대전’에서 일어난 일이다.■ 오바마-카르자이 화해, 왜?재선에 성공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다. 미국의 개혁 요구에 반발해 차라리 탈레반에 가담하겠다던 카르자이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는 목소리를 낮췄는데…. 오바마 대통령도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되뇔 수밖에 없는 속사정은 무엇일까.■ 한국 16강 상대 수비약점은그물 수비 그리스, 찰거머리 수비 아르헨티나, 장대 수비 나이지리아. 28일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 B조에서 한국이 맞붙을 상대국 수비의 특징이다. 이들은 언제 실점을 했고, 어떤 형태로 수비를 할까. 상대 수비를 알면 공격 루트가 보인다. B조 3개국 수비를 집중 분석해 본다.■ 삼성차 매각10년, 대금 다 갚았나2000년 4월 삼성자동차가 르노에 팔렸다. 국내 자동차회사의 첫 해외 매각이었다. 매각 대금 6150억 원을 놓고 “공장 용지 조성비도 안 되는 헐값”이라는 비난과 “공장 정상화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반박이 함께 나왔다. 그 후 10년. 새로 태어난 르노삼성자동차는 펄펄 날고 있지만 르노는 지금까지 인수대금의 절반 정도밖에 갚지 않았다. 왜 그럴까?}

    • 201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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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사진대전, 돈받고 수상작 선정 ‘검은 거래’

    ‘대상 3000만 원, 우수상 1500만 원, 입선 300만 원.’ 국내 최대 사진 공모전인 ‘대한민국 사진대전’의 수상작 선정 과정이 온갖 부정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정 출품자에게 상을 주는 대가로 수억 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로 한국사진작가협회 사무처장 김모 씨(55)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씨의 비리를 도운 협회 이사장 윤모 씨(72)와 직원 김모 씨(34), 심사위원 4명과 금품을 건넨 출품자 4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8년 4월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대상 수상을 부탁하는 진모 씨(63·여)에게서 3000만 원을 받는 등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진대전과 ‘서울시 사진대전’에 작품을 낸 42명에게서 총 4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보통 대상 작품에는 3000만 원, 입선부터 우수상은 300만∼1500만 원을 챙겼다. 김 씨는 심사위원들을 협회 이사장실이나 모텔로 불러 미리 출품하는 사진 샘플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게 하거나 심사장에 여직원을 들어오게 한 뒤 상을 줄 작품이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서는 방법으로 신호를 보내 특정 출품자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만들었다. 출품자들은 수상 경력을 쌓아 각종 사진대전 심사위원이나 초대작가로 활동하기 위해 사진대전 기획부터 심사위원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실력자’ 김 씨의 유혹에 넘어가 돈 봉투를 건넸다. 이번에 입건된 4명의 심사위원은 다른 사진대전에의 심사위원 위촉이나 사진 강좌 소개 등에서 사무처장 김 씨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수상작품 조작에 가담했다. 김 씨는 이렇게 챙긴 4억 원 대부분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범행 흔적을 숨기기 위해 수표로 돈을 가져오는 경우 이를 돌려주고 현금으로 가져오게 하거나 부하 직원의 가족 계좌로 송금 받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한국사진작가협회는 1993년 설립돼 현재 전국 회원이 6800여 명이다. 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진대전은 국내에서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꼽히며, 수상자에게는 실적에 따라 초대작가 또는 추천작가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한편 김 씨는 지난해 1월 협회 측 공금 4900여만 원을 가로채고 2007년 11월 이사장 윤 씨로부터 이사장 당선 대가로 2000만 원을 받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 씨가 2007년 이전에도 수상작 선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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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수된 대한민국사진대전…수상비리 적발

    '대상 3000만 원, 우수상 1500만 원, 입선 300만 원.' 국내 최대사진 공모전인 '대한민국 사진대전'의 수상작 선정과정이 온갖 부정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정 출품자에게 상을 주는 대가로 수억 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로 한국사진작가협회 사무처장 김모 씨(55)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의 비리를 도운 협회 이사장 윤모 씨(72)와 직원 김모 씨(34), 심사위원 4명 및 금품을 건넨 출품자 4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8년 4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대상 수상을 부탁하는 진모 씨(63·여)에게서 3000만 원을 받는 등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사진대전'과 '서울시사진대전'에 작품을 낸 출품자 42명으로부터 총 4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그는 보통 대상작에는 3000만 원, 입선부터 우수상은 300만~1500만 원을 챙겼다. 김 씨는 심사위원들을 협회 이사장실이나 모텔로 불러 미리 출품하는 사진 샘플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게 하거나 심사장에 여직원을 들어오게 해 수상시켜야 할 작품이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서는 방법으로 신호를 보내 특정 출품자 작품을 수상작으로 만들었다. 수상경력을 쌓아 각종 사진대전 심사위원이나 초대작가로 활동하기 위해 출품자들은 사진대전 기획부터 심사위원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실력자' 김 씨의 유혹에 넘어가 돈 봉투를 건넸다. 심사위원 14명 가운데 이번에 입건된 4명의 심사위원들은 다른 사진대전에의 심사위원 위촉이나 사진 강좌 소개 등에서 사무처장 김 씨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수상작품 조작에 동조했다. 김씨는 이렇게 챙긴 4억 원 대부분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범죄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표로 돈을 가져오는 경우 이를 돌려주고 현금으로 가져오게끔 하거나 뇌물을 부하직원의 가족계좌로 송금 받는 등의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한국사진작가협회는 1993년 설립돼 현재 전국적으로 회원 680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조직이다. 협회 측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진대전은 국내에서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꼽히고 있으며 수상자에게는 실적에 따라 초대작가 또는 추천작가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1월 협회 측 공금 4900여만 원을 가로채고 2007년 11월 이사장 윤모 씨(72)로부터 이사장 당선 대가로 2000만 원을 받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가 2007년 이전에도 수상작 선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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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 간큰 도둑들

    절도 전과가 있는 서모 씨(25)와 김모 씨(28)는 교도소 동기. 새 삶을 시작해 보겠다는 목표도 사라지고 돈도 떨어지자 다시 옛날 버릇이 나왔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송모 씨(30)와 함께 빈집을 털어 유흥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목표 대상으로 삼은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서초2동의 한 복도식 아파트. 복도 쪽 창문의 방범창살만 자르면 침입하기가 수월했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오전 11시경 집이 빈 것을 확인하고는 절단기로 창살을 자르고 집으로 들어갔다. 안방 화장대 서랍의 현금, 노트북 3대, 명품 시계, 금반지 2개 등을 정신없이 쓸어 담는데 웬 배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검찰 배지(흉장)’. 검사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집을 털어 유유히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검찰 배지도 갖고 나왔다. 하지만 검사 집을 턴 간 큰 빈집털이범들은 이 검사가 경찰에 신고한 뒤 훔친 물건을 파는 과정에서 덜미를 잡혀 2주 만인 지난달 26일 경찰에 검거됐다. 다음 날 절도 혐의로 구속된 이들은 경찰에 “검찰 배지는 광주 터미널 근처 하수구에 버렸다”고 털어놨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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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사교의 여왕’ 알고보니 ‘사기의 여왕’

    1990년대에 서울 마포구 서교동 J호텔(지금은 폐업)에서 유명 베이커리 분점을 운영하던 장모 씨(63)는 빼어난 미모에 인심도 좋아 그의 가게에는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동네에서는 ‘사교의 여왕’으로 통했다. 장 씨는 어느 날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청와대 별정직 간부이고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경제 분야 업무를 본다”면서 공무원연금매장이나 군인아파트 분양 등에 함께 투자하자는 장 씨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선뜻 10억 원이 넘는 돈을 내놓았다. ‘호텔 베이커리 사장님이 설마 거짓말을 할까’ 하는 심리였다. 장 씨는 이런 식으로 가게 단골과 지인 5명에게서 모두 12억2000여만 원을 받았다. 그러던 중 1998년 7월 빵집이 부도가 나 문을 닫았다. 장 씨는 이미 미국으로 종적을 감춘 뒤였다. 알고 보니 애당초 가게는 빚을 내 얻은 것인 데다 적자가 누적돼 빚만 7억 원대였고 남편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장 씨는 빚쟁이들과 경찰 수사를 피해 가족을 놔둔 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식당 종업원 등으로 전전하다 2008년 몰래 귀국했다. 이후 2년 동안 남편과 딸이 있는 집에 은둔해오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집에 들른 경찰에 최근 붙잡히면서 12년에 걸친 도피생활은 끝이 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장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17일 구속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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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동네 할인마트 규제땐 WTO 제소”… FTA 영향 촉각

    유럽연합(EU)이 재래시장 인근에 대형마트나 대기업슈퍼마켓(SSM)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정부는 EU가 이 법안을 WTO에 제소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발효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EU 측이 최근 ‘대형마트나 SSM의 입지를 제한하는 것은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WTO 서비스협정에 위배된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식으로 WTO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를 구두 및 문서를 통해 우리 정부에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EU는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영국 테스코 등 EU 유통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해 이런 통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는 분석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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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공정택 강제구인 일단 유보

    서울시교육청 인사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성윤)는 25일 영장 실질심사에 불참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76)을 강제구인하려다 일단 유보했다. 심장질환 증세를 호소하며 22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공 전 교육감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실질심사에 나오지 않겠다고 하자 서부지검은 검사와 조사관 등 3명을 병원으로 보내 구인영장을 집행하려 했다. 하지만 관상동맥 조영술(심장혈관이 막혔는지를 검사하는 시술)을 받아 지혈 때문에 하루 정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견해를 받아들여 집행을 미루고 철수했다. 검찰은 구인영장의 유효기한인 30일까지 공 전 교육감에게 자진 출석할 것을 요청하고, 이를 거부하면 강제구인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23일 장모 전 인사담당 장학관(50)과 김모 전 교육정책국장(60)으로부터 59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공 전 교육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수수 前장학사 징역형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교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장학사가 되도록 도와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 기소된 전 시교육청 인사담당 장학사 임모 씨(50)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4600만 원을 선고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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