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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KT가 신청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일부 대출상품 판매 중단 등 영업 차질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심사과정 중 신청인(KT)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 등이 확인돼 관련법상 심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T는 정보통신기술(ICT) 주력 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게 허용한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지난달 케이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 관련법,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KT는 2016년 지하철 입찰 담합으로 벌금형을 받았고 지금도 다른 담합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심사 중단으로 케이뱅크의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KT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후 케이뱅크 최대주주에 오른 뒤 6000억 원가량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케이뱅크는 기존 주주 외에 자본을 투입할 새로운 주주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계 리딩 기업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사로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조사 및 대상 기업과의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간편송금 업체에 쌓인 선불 충전금이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이 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없는 데다 자칫 업체가 도산하면 고객들이 맡겨놓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말 기준 미상환 잔액은 1298억8900만 원이었다. 2017년 말 375억5800만 원에서 1년 만에 3.5배로 늘어난 것이다. 미상환 잔액은 고객이 선불로 충전한 금액 중 아직 쓰지 않고 계정에 남겨둔 돈을 말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의 미상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86억600만 원이었다. 그밖에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간편송금 업체에 쌓인 미상환 잔액을 모두 합하면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간편송금 업체들은 미상환 잔액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은행 보통예금, 정기예금 상품에 넣어 관리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수시로 입출금을 하기 때문에 장기 금융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부분 은행 예금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상환 잔액 규모가 급증하는 만큼 관련 시장도 커질 수 있어 자산운용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간편송금 업체는 미상환 잔액을 운용해 수익을 올리더라도 이를 고객에게 돌려줄 수 없다. 은행 예·적금이 아니면서 고객에게 확정적인 이자를 준다고 약속하면 ‘유사 수신’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최대 200만 원까지 선불금을 충전하면 연 5%를 포인트로 얹어주고, 카카오페이는 연 1.7%의 ‘리워드’를 제공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서비스가 유사 수신 행위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을 진행 중이다. 미상환 잔액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 자산 보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은행 등에 맡겨놓은 예금과 달리 간편송금 서비스에 예치한 돈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아 업체가 망하면 구제받을 길이 없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간편송금 업체는 미상환 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20% 이상 유지하고, 1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하고 있지만 경영지도 기준일 뿐 강제성은 없다. 지금은 업체들이 미상환 잔액의 대부분을 은행 예금에 맡겨 놓고 있지만, 언제든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 상품으로 운용하려는 유혹이 생길 수 있고 부실 경영으로 회사가 도산할 수도 있다. 지금도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은 적자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상환 잔액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고객 보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편송금을 포함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나 온라인에 카드 정보 등을 미리 입력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3억8000만 건으로 2016년(8억3300만 건)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가입자 수는 1억7000만 명(중복 가입 포함)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지난해 80조1453억 원으로, 2016년(26조 8808억 원)의 3배 정도로 커졌다. 신민기 minki@donga.com·김형민 기자}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간편송금 업체에 쌓인 선불 충전금이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이 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없는 데다 자칫 업체가 도산하면 고객들이 맡겨놓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말 기준 미상환잔액은 1298억8900만 원이었다. 2017년 말 375억5800만 원에서 1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미상환잔액은 고객이 선불로 충전한 금액 중 아직 쓰지 않고 계정에 남겨 둔 돈을 말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의 미상환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86억600만 원이었다. 그밖에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간편송금 업체에 쌓인 미상환잔액을 모두 합하면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간편송금 업체들은 미상환잔액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은행 보통예금, 정기예금으로 넣어 관리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수시로 입출금을 하기 때문에 장기 금융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부분 은행 예금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상환잔액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도 커질 수 있어 자산운용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간편송금 서비스는 미상환잔액을 운용해 수익을 올리더라도 이를 고객에게 돌려줄 수 없다. 은행 예·적금이 아니면서 고객에게 확정적인 이자를 준다고 약속하면 ‘유사 수신’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최대 200만 원까지 선불금을 충전하면 연 5%를 포인트로 얹어주고, 카카오페이는 연 1.7%의 ‘리워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서비스가 유사 수신 행위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을 진행 중이다. 미상환잔액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 자산 보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은행 등에 맡겨놓은 예금과 달리 간편송금 서비스에 예치한 돈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아 업체가 망하면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간편송금 업체는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20% 이상 유지하고, 1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하고 있지만 경영지도 기준일 뿐 강제성은 없다. 지금은 업체들이 미상환잔액의 대부분을 은행 예금에 맡겨 놓고 있지만, 언제든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상품으로 운용하려는 유혹이 생길 수 있고 부실경영으로 회사가 도산할 수도 있다. 지금도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은 적자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상환잔액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고객 보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편송금을 포함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나 온라인에 카드 정보 등을 미리 입력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4억8000만 건으로 2016년(8억3000만 건)의 3배 수준으로 늘었고 결제 금액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성장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가입자 수는 1억9000만 명(중복가입 포함)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지난해 101조756억 원으로, 2016년(33조9709억 원)의 3배 정도로 커졌다. 신민기기자 minki@donga.com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 창구 앞에 놓인 휴대전화 크기의 전자 기기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1초 뒤 ‘띡’하는 전자음이 두 번 울렸다. 최 위원장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 확인이 완료됐다는 신호다. 이후 모니터에 전자 서명을 한 뒤 그는 계좌에 있던 돈을 인출할 수 있었다. 최 위원장이 처음 바이오 정보를 등록하고 인증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정도.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미 한 번 등록을 해놨기 때문에 손바닥만 기계에 대면 바로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주민등록증이나 통장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도 필요가 없다. 국민은행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바이오 인증 서비스다. 손바닥을 기계 위에 대기만 하면 다른 절차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바이오 인증은 이미 금융권에서 활용돼 왔지만, 지금까지는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만 가능했고 비밀번호 등 다른 인증 수단과 함께 이용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인증 수단 없이 정맥 인증만으로 출금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예금을 지급할 때 통장이나 인감 확인 의무를 명시한 은행업감독규정을 올해 상반기 안에 개정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통장, 인감이나 서명 없이 바이오 인증만으로 신원을 확인받고 출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이오 인증이 일반 영업점에도 확산되면 고령층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 소비자들은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에 익숙하지 않아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신분증을 집에 놓고 오기 십상이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은행 고객 약 1800만 명 중 300만 명이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대면성향’ 고객이었고 이 중 27%가 60대 이상이었다. 바이오 인증과 관련된 산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4년 74억6000만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1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5%에 이르는 성장세다. 국내 은행들도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5년 12월부터 디지털 셀프뱅킹 창구에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는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정맥 인증을 받으면 출금이나 이체를 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아이폰 이용자가 목소리로 본인 인증을 받는 ‘보이스 뱅킹’을 지난해 선보였다. 고객이 아이폰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시리(Siri)’에 “내 딸에게 10만 원을 보내줘”라고 말한 뒤 지문이나 얼굴 인식으로 본인 인증을 받으면 송금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앱’에서 지문, 홍채, 얼굴인식을 활용한 본인인증을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2017년 스마트폰 앱에서 홍채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바이오 정보를 남용하지 못하게 두 부분으로 쪼개 금융사와 금융결제원에 각각 보관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바이오 정보가 아직은 해킹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은 “바이오 인증이 다른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계속 해킹 시도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위·변조 동향을 살피고 기술적 결함이 보이면 즉각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조은아 기자}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 창구 앞에 놓인 휴대폰 크기의 전자 기기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1초 뒤 ‘띡’하는 전자음이 두 번 울렸다. 최 위원장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확인이 완료됐다는 신호다. 이후 모니터에 전자 서명을 한 뒤 그는 계좌에 있던 돈을 인출 받을 수 있었다. 최 위원장이 처음 바이오 정보를 등록하고 인증을 받는데 걸린 시간은 3분 정도.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미 한 번 등록을 해놨기 때문에 손바닥만 기계에 대면 바로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주민등록증이나 통장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도 필요가 없다. 국민은행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바이오 인증 서비스다. 손바닥을 기계 위에 대기만 하면 다른 절차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바이오 인증은 이미 금융권에서 활용돼 왔지만, 지금까지는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만 가능했고 비밀번호 등 다른 인증 수단과 함께 이용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인증수단 없이 정맥 인증만으로 출금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예금을 지급할 때 통장이나 인감 확인 의무를 명시한 은행업감독규정을 올해 상반기 안에 개정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통장, 인감이나 서명 없이 바이오 인증만으로 신원을 확인받고 출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이오 인증이 일반 영업점에서도 확산되면 고령층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 소비자들은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에 익숙하지 않아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신분증을 집에 놓고 오기 십상이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은행 고객 약 1800만 명 중 300만 명이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대면성향’ 고객이었고 이 중 27%가 60대 이상이었다. 바이오 인증과 관련된 산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4년 74억6000만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1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5%에 이르는 성장세다. 국내 은행들도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5년 12월부터 디지털 셀프뱅킹 창구에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는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정맥 인증을 받아 출금이나 이체를 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아이폰 이용자가 목소리로 본인 인증을 받는 ‘보이스 뱅킹’을 지난해 선보였다. 고객이 아이폰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시리(Siri)’에 “내 딸에게 10만 원을 보내줘”라고 말한 뒤 지문이나 얼굴 인식으로 본인 인증을 받으면 송금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앱’에서 지문, 홍채, 얼굴인식을 활용한 본인인증을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2017년 스마트폰 앱에서 홍채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바이오 정보를 남용하지 못 하게 두 부분으로 쪼개 금융사와 금융결제원에 각각 보관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바이오 정보가 아직은 해킹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은 “바이오 인증이 다른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계속 해킹 시도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위·변조 동향을 살피고 기술적 결함이 보이면 즉각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방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기존 금융중심지인 서울과 부산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에서 전북을 추가 지정하면 행정력이 낭비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논의 결과 전북혁신도시를 제3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기에는 전북의 기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북을 추가하기보다는 서울과 부산 등 기존 금융중심지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최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금융중심지 계획이 서로 기관을 뺏고 빼앗는 제로섬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농생명과 연기금의 특화 금융을 이루겠다는 전북도의 계획도 좀 더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전북 지역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외에는 금융회사가 없는 등 금융기반 시설이 부족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주택과 생활편의시설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해 기금운용본부의 우수 인력이 퇴사하는 등 국민연금도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금융산업 관련 비전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 글로벌 금융중심지가 핀테크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등 금융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전북도 이에 견줄 만한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번 결정에 앞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거쳤다. 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약사항인 만큼 정부 판단은 가급적 뒤로 미루고 민간 위원들의 객관적 평가를 위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향후 금융중심지 선정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석훈 전북도 일자리경제국장은 “대통령 공약으로 전북도민의 기대가 컸지만 이번에 지정이 보류돼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국민연금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전북도 금융산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실리적인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중심지 계획은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지역균형 발전으로 왜곡돼 정치쟁점화하면 본래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중심지법에 따르면 정부는 3년마다 기본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 올해가 기본계획을 재수립해야 하는 해다. 문 대통령 공약에 따라 전북이 금융중심지 1순위 후보로 거론됐다. 전북은 국민연금과 농생명산업을 연계한 금융중심지 모델을 만들기로 하고 연구용역과 조례까지 개정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박영민 기자}
보험업계와 의료업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여부를 놓고 다시 맞붙고 있다. 지금은 환자가 진료내역서 등 서류를 병원에서 받아 보험사에 제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병원이 직접 보험사에 전산으로 진료기록을 보내 보험금이 자동 청구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권익 내세우며 여론전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의무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이 법안은 병원 등 의료기관이 전산화된 진료내역을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 보내고 심평원은 다시 이 정보를 각 보험사에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심의가 속도를 내면서 의료업계는 연일 법안 폐기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8일 “보험사가 자동 청구를 통해 소비자의 진료기록을 쌓아 나가면, 결국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근거가 많아진다”며 “청구 간소화 법안은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편의성을 높이려다가 자칫 소비자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 민간보험인 실손보험금 청구를 의료기관에 부담토록 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는 법안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1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험업계는 진료자료를 종이 서류가 아닌 전자 문서로 전송하면 병원이나 보험사 모두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환자 개인정보의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진료정보를 심평원이 중개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 의료계 과잉진료 차단 목적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한 두 업계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보험사들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손해율이 오를 수 있다. 소비자들이 귀찮아서 포기했던 소액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이에 따른 손실보다 보험금 자동 청구가 병원의 과잉진료나 보험사기를 걸러내는 효과가 더 크다고 기대한다. 진료기록의 전산화 과정에서 병원마다 다른 비급여 진료의 코드가 표준화되기 때문에, 의사가 진료비를 부풀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의료업계는 청구 간소화가 시행되면 정부나 보험사가 실손보험의 진료수가를 통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심평원이 실손보험금 청구에 개입하면 정부가 병원들의 값비싼 비급여 진료비를 들여다볼 수 있고 이는 진료수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의료계의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의료계의 우려 사항을 보완해서라도 청구 간소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두철 상명대 금융보험학부 교수는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보험사기 등을 걸러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지분을 새 담보로 내놓으며, 50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채권단에 요구했다. 또 3년 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 측의 이 같은 제안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가 제공하겠다는 추가 담보가 요구 조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좀 더 확실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제안은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0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날 이런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회사가 채권단에 제시한 담보는 박 전 회장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보유 지분 4.8%(13만3900주)다. 금호고속은 비상장 회사라서 지분의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이 지분의 가치가 200억∼300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회장과 박세창 IDT 대표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분은 이미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에 담보로 잡힌 지분이다. 회사는 채권단이 이 담보를 해지해준다는 전제를 걸고 담보 제공을 약속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 같은 담보 제공 대가로 3조4000억 원 규모의 기존 차입금 만기 연장과 50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만약 3년 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지 않거나 차입금 상환이 미진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자구 계획 이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자구안이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든 안이라고 보고 있다. 채권단에서는 “고작 이 정도를 담보로 내놓고 5000억 원을 더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추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한 박 전 회장과 박세창 대표의 금호고속 지분 역시 이미 채권단 담보로 잡혀 있어 ‘담보 돌려 막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변종국 기자}

이르면 4월에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활동이 시작된다. 특사경은 경찰은 아니지만 경찰과 같은 수사권한을 가진 공무원이다. 특사경으로 지명되면 금감원 직원도 시세조종(주가조작), 미공개 정보 이용 같은 주식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할 때 통신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을 활용한 강제수사를 벌일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특사경 활동이 기관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논란의 특사경, 정치권 요구에 떠밀려 시작 금감원의 특사경 활동은 이미 2015년부터 법으로 허용돼 있었다. 하지만 추천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장이 이를 수년간 행사하지 않아 해당 규정은 사문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정치권에서 금감원의 특사경 활동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쏟아졌고 금융위도 더 이상 특사경 지명을 미룰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예 금융위원장뿐 아니라 금융감독원장도 특사경을 추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으로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의원들은 금융위가 특사경 지명을 서두르지 않으면 박 의원의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금융위를 압박해왔다. 여야 의원들은 1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한목소리로 “금융위가 특사경 도입을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고 밀어붙였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금융위가 올 6월경 특사경을 출범시키겠다고 한 것에 대해 “그때가 되면 사무공간 분리가 안 된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또 특사경 지명을 미룰 것 같다”고 따졌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 역시 “금융위가 추천권을 제대로 행사했으면 됐을 텐데 여태까지 특사경이 작동되지 않고 있었던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국회 압박에 못 이겨 사실상 떠밀리듯 특사경을 출범시키는 상황에 빠졌다.○ 금융위-금감원 밥그릇 싸움 재연 금융위는 금감원, 검찰 등 관련기관과 함께 특사경의 조직과 활동 범위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일단 세 기관은 증권선물위원회가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해 검찰에 이첩한 사건만 특사경에 맡기기로 협의했다. 또 직원은 10명 이내로 구성하기로 했다. 아직 이견이 남아있는 부분은 금감원 내 기존 조사 조직과 특사경 수사조직 간의 정보교류 차단(차이니스 월·Chinese wall)을 하는 문제다. 금감원은 특사경 조직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안에 두되 다른 층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보안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특사경 조직을 금감원 건물 밖에 둬야 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맞서 왔다. 현재로서는 일단 특사경 조직을 금감원 본원 밖에 두되 인근 건물에 설치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여전히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민간 조직인 금감원에 강제수사권을 부여하면 자칫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이 자주 생길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금융위와의 기능 중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금감원 특사경이 맡을 일이 현재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의 역할과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에서는 기존의 권한이 상당 부분 금감원에 넘어가는 것을 불편해하는 의견이 많다. 특사경이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을 맡게 되다 보면 자본시장조사단의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사경 논의가 자꾸 기관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 같다”며 “날고 기는 증권시장 범죄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을지가 논의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반에서 누가 가장 ‘엄친딸’ 같아요?” “….” 5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시끌시끌하던 1학년 3반 교실에 정적이 흘렀다. ‘엄친딸’을 지목해달라는 요청에 학생들이 잠시 망설였다. 이내 교실에선 “그걸 왜, 굳이 찾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취재팀은 서울의 고등학교 2곳을 찾아 엄친아, 엄친딸이란 말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인식을 탐구했다. 명문대, 전문직이라는 기성세대 성공 법칙의 시작인 이 단어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다. 학생들에게 ‘엄친딸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란 질문부터 던졌다. 김수민 양(16)은 “사람마다 특성이 다 다른데 왜 무엇이 좋다고 먼저 규정해 놓고 그렇게 부르는지 의문이 든다”고 얘기했다. 엄친딸은 어른들이 정해 놓은 틀에 갇혀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친구들 같다는 것이다.》“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제 꿈을 찾아가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딸기농사에 스마트 농업기술을 도입하려는 이하영 씨(21)도, 명문대 타이틀을 버리고 요리를 배운 김현성 씨(37)도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들뿐 아니다. ‘부장님처럼 살기 싫다’는 요즘 청년들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임산부용 과자 제작자, 웹소설 작가 등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저게 직업이냐’란 분야에서 성공하길 원한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기성세대인 ‘부모’와의 갈등이 일어난다. 대한민국 부모 대다수는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해 전문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이런 바람이 ‘엄친아, 엄친딸’이란 말에 투영돼 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청년 452명에게 ‘부모님 등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성공 기준’을 묻자 ‘높은 연봉 등 경제력’(34.4%)과 ‘안정적 직장’(22.2%)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엄친아, 엄친딸’에 호의적이지 않다. 스스로 정한 성공법칙을 찾고, 그 안에서 다양한 재미와 보람을 추구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이 단어는 꿈을 막는 장애물과 동의어다. 취재팀은 엄친아가 되기를 거부한 채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선 청년들을 만났다.▼ 농사에 꽂힌 열네살 “딸기 농부 될래요” 한달동안 부모 설득 ▼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2005년 전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학습 시간으로 유명한 한국에서 15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이 말은 대학 진학에 모든 것을 거는 청소년을 대표하는 말이 됐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 3학년 8반 교실에서도 ‘엄친아’는 청년들에게 꿈을 획일화하는 장애물로 여겨졌다. 황희준 군(18)은 “원래부터 부모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말”이라며 “자녀 입장에서 엄친아가 이상적인 존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모의 벽 넘어서 내 길 찾는 청년들 이를 반영하듯 ‘엄친아’의 공식에 갇혀 있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에 사는 이하영 씨(21·여)의 직업은 ‘농부’다. 농사에 ‘꽂힌’ 건 열네 살 때였다. ‘옥수수 박사’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의 책을 읽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문제였다. “농업고에 가겠다”는 딸의 폭탄 발언에 이 씨의 부모는 뜨악해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것이 최고라며 만류했다. 이 씨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한 달 넘게 설득하고서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라”는 부모의 허락을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논농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 씨는 훌륭한 ‘딸기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가장 좋아하는 맛 좋은 딸기를 4계절 내내 재배해서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어서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수석 입사했던 김현성 씨(37)는 입사 2년 만인 2014년 사표를 냈다. 오랜 셰프의 꿈을 이루려 결단을 내린 것이다. 퇴사 소식을 들은 부모님은 “잠이 안 온다”며 반대했다. 서른두 살의 초짜 요리사 지망생을 받아주는 가게가 없어 음식점 서빙부터 했고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영국에서 연수를 받은 뒤에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열었다. 김 씨는 “내가 갈 길을 내가 정해 후회는 없다”며 “부모님도 이제는 내 길을 이해해주신다”고 말했다.○ “엄친아·엄친딸 효용성 줄어들어” 서울 양진초병설유치원에서 근무하는 ‘남자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처럼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기성세대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낸 경우도 있다. 그는 “주변에서 남자가 왜 유치원 교사를 하냐는 눈초리가 있었다”며 “하지만 난 이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엄친아를 거부하는 청년들에게 부모들도 하고 싶은 말은 있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웹툰작가가 꿈인 중학생 자녀를 둔 A 씨는 “그동안 공부는 100명 중에 50등을 해도 먹고살 수 있었지만 다른 분야는 1등을 해도 살아남기 어렵지 않았냐”며 “엄친아를 강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A 씨는 자녀의 목표를 인정하고 애니메이션고 진학을 돕고 있다. A 씨처럼 자녀가 전형적인 ‘엄친아’가 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약해진 것도 감지된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송모 씨(43)는 “좋은 대학에 입학해도 졸업 전부터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엄친아보다는 아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돕는 게 목표라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엄친아가 되기 위해 발버둥쳐도 부모 세대만큼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가치관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는 흐름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 “4050이 먼저 돌아보세요, 엄친아-엄친딸로 행복했는지” ▼ 청년들 ‘좋은 학벌=성공’ 인식 줄어… “학벌은 중요한 요소 아니다” 42%“좋은 학벌이 플러스가 될 순 있지만 필수는 아니다. 큰돈 벌지 않아도 원하는 일에 도전하며 취미를 즐기면 성공한 삶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에게 들은 ‘성공의 조건’은 이렇게 요약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엄친아’, ‘엄친딸’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좋은 학벌’이 전만큼 성공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청년 452명에게 ‘학벌이 행복과 성공에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더니 42.0%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학력자본(좋은 학벌)이 부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는 경험이 쌓인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명문대와 안정적 직장을 향한 무한 경쟁 레이스에서 승리하더라도 얻는 것이 별로 없다면 정해진 레이스 대신 자신이 원하는 속도와 방향을 향해 달린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청년들은 오히려 성공과 행복을 스스로 규정하고 자기성취감이 높은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20대는 타인의 시선이나 물질적 기준이 아닌 주관적인 만족을 추구할 수 있게 된 세대”라고 설명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말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했던 4050 세대가 대다수일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이 신(新)청년들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자녀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넓은 시야로 조언한다면 각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는 청년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신청년들이 자신의 행복만 추구하는 ‘소확행’에 그치지 않고 사회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 달라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 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미국인 찰스 카슨 씨(47)는 지난해 1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부인의 간 일부를 이식받았다. 미국 스탠퍼드대병원 의료진은 백혈병 전 단계인 ‘골수 이형성 증후군’과 간경화 진단을 받은 카슨 씨에게 “‘생체 간 이식(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것)’ 의술은 한국이 더 앞서 있다”며 한국행을 추천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카슨 씨는 올 2월 귀국했다. 지금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은 미용과 성형이 주된 목적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외과 수술이나 장기이식 등 심각한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에 오는 의료관광객도 최근 증가하면서 이들이 국내에서 쓰는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침술 등 한방 치료를 받기 위해 오는 외국인 환자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된 2009년 6만 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환자 수는 2017년 현재 32만 명을 헤아린다. 8일 신한카드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8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분석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국내에서 9조4255억 원을 썼다. 업종별로 보면 이중 의료 부문 지출액이 5206억 원으로 전년보다 38.2% 급증했다. 전체 지출액 증가율(12.6%)의 3배가 넘는 속도다. 한국의 질 높은 의료 서비스가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효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외국인 환자가 늘면 막대한 관광 수입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에서 외국인 환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의료 코디네이터 등의 고용을 늘리기 때문에 연관 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의료 관광객의 지출액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2164억 원(41.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930억 원(17.9%) 러시아 495억 원(9.5%) 일본 410억 원(7.9%) 등의 순이었다.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온 환자들은 주로 미용과 성형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중국 환자 5명 중 1명(19.3%)은 성형외과를 찾았다. 2위가 피부과(16.3%)였다. 일본 환자의 49.7%, 동남아 환자의 41%도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방문했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대다수는 개인이 운영하는 병원이나 의원들이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의 의료 관련 지출 규모는 각각 전년 대비 68.2%, 55.8% 증가했다. 반면 미국 러시아 중동 쪽 환자들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주로 찾는다. 2017년 미국과 러시아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진료과목은 내과였고, 두 번째가 건강검진센터였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서방에서 온 환자들에게는 최근 한방 병원의 인기도 높다고 의료계는 전한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우선 미용 성형뿐 아니라 건강검진과 외과 수술 분야 등에서도 국내 의료 서비스의 질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의료서비스 만족도는 90.5점이었다. 의료 수준은 전통적인 의료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과 비슷하지만 치료 비용은 그보다 저렴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암 치료 후 5년 생존율을 보면 한국은 70%로, 미국(69.2%) 일본(62.1%) 등보다 높다. 이영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치기반팀장은 “외과 수술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오히려 한국이 앞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환자가 ‘원스톱’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가 한국만큼 잘 갖춰진 나라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김호경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최근 3년간 직원 6000 명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굳이 비용을 들여 점포를 운영하고 인력을 고용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7일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SC제일, 한국씨티은행 등 6개 주요 시중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직원 수는 6만8667명으로, 3년 전 7만4620명보다 5953명(8.0%) 줄었다. 은행 인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는 소비자가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입·출금 거래에서 대면 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8.4%에 불과했다. 반면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절반이 넘는 52.6%였다. 그 결과 6개 시중은행과 NH농협·Sh수협·IBK기업·KDB산업은행의 지점 수는 2012년 6616개에서 지난해 5820개로 800개 가까이 사라졌다. 직원과 점포 수는 줄고 있지만 남아 있는 행원들의 임금 수준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6개 은행 직원의 연평균 급여는 2015년 820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300만 원으로 1100만 원(13.6%) 늘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장영은 씨(26·여)는 3년 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감독원 5급 조사역으로 승진했다. 연봉도 5000만 원에 달했다. 2012년 입사한 후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 승진한 결과였다. 그러나 성취감보다는 가슴 한쪽이 뻥 뚫린 듯한 허전함이 많았다.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그저 하루하루 버티며 산다’는 한탄을 듣던 3년 전 어느 날. ‘길’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직서를 던진 장 씨는 428일 동안 6대륙 44개국을 돌아다녔다. 여행을 마치고 에세이를 출간했다. 장 씨는 “안정적인 직장은 사라졌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디자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가르쳤다. 결승점을 향해 벌이는 속도전이라고 했다. 명문대 입학→대기업(공기업) 입사→결혼과 아파트 장만→고연봉과 승진이란 경주에서 한 방향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은 승자가 되고, 코스를 벗어나면 낙오자로 여겼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묻는다. “누가 결정한 코스인가요? 왜 결승점은 하나여야 하나요?” 취업난과 저성장,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과 고령화 속에서 성공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각이 기성세대와 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업체 진학사 ‘캐치’가 청년(17∼35세) 452명을 이달 초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성공과 자신들이 추구하는 성공은 ‘차이가 크다’고 답했다. 시각이 다르다 보니 기성세대와 청년 간의 갈등도 자주 일어난다. 프리랜서 작가 강모 씨(33)는 4년 전 유명 대기업 A사 인턴으로 입사했다가 정규직 전환을 코앞에 두고 술 접대와 오전 6시 출근을 압박하는 듯한 임원의 말을 듣고 사표를 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청년들의 달라진 성공법칙을 소개해 세대 간 이해를 돕고, 청년들의 새로운 꿈을 지원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시리즈를 5회에 걸쳐 게재한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 30여 명은 “조직보다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열중한다”고 입을 모았고, 공부만 잘하는 ‘엄친아’가 되기보단 농사, 장사에 인생을 걸었다.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대학을 가고 취업했던 아버지 세대의 ‘시간 함수’를 거부한 채 유튜브 같은 딴짓으로 돈을 벌기도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 앞에 놓인 사회구조적 여건이 달라졌다”며 “새로운 길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청년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고 창업지원, 교육기회 확대 등 제도적 지원책을 사회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결승점이 왜 똑같아야 하나요… 나만의 브랜드 만들어 성공” ▼ 우리는 성공모델이 달라요현장에서 만난 청년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퇴사학교’. 직장 초년생으로 보이는 20대 청년 10여 명이 ‘유튜브 크리에이터 입문’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곳은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이 자기계발을 하는 학원이다. 2016년 설립 후 지금까지 7000여 명이 거쳐 갔다. 이곳에서 만난 A 씨는 “기성세대처럼 조직에 헌신하다가 쓸쓸히 퇴사하기보다는 나만의 브랜드를 키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요즘 청년들은 ‘좋은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해 승진하기’에 올인하는 기성세대식의 성공을 원하지 않는다. 조직보다는 자신이 중심이 된 활동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능력을 기르는 자기계발을 원한다. 실제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청년 452명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을 설문한 결과 ‘롤모델이 없다’는 응답이 50.7%에 달했다. 청년 2명 중 1명이 기성세대 중 롤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또 ‘롤모델이 있다’고 답한 경우 그 이유는 ‘자신만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행복하게 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도 ‘나만의 취향과 개인 활동’(48.7%),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도전의 삶’(14.7%)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경제력’(9.9%)이나 ‘명예’(1.6%) 등 기성세대가 중시하는 성공의 기준을 거론한 청년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요즘 청년들은 직위나 연봉 등 획일화된 성공 기준보다 좀 더 다양한 삶의 요소를 성공의 잣대로 삼는다. 현재 셰프로 활동 중인 김현성 씨(37)는 서울대, 대기업 코스를 밟은 ‘엄친아’였다.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요리를 배운다고 할 때 김 씨 부모는 “네 생각에 잠이 안 온다”며 괴로워했다. 그럼에도 그는 요리를 배웠다. 재미를 중시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송지훈 군(17)은 대학 진학보다는 유튜버의 길을 택했다. 송 군은 “유튜브를 통해 1만 구독자를 모았다”며 “수능 문제를 더 잘 맞히는 것보다 사람들의 ‘좋아요’가 늘어나는 것에 더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낙후한 지역사회에 공유 하우스를 만들거나 지역 내 동물 보호에 나서는 등 공동체와 함께 성공을 이루길 원하는 청년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이 바뀌게 된 이유를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생존 환경 변화에서 찾는다. 우리 사회는 2010년 이후 2∼3%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나타냈다. 1980, 90년대 연간 경제성장률이 10%도 넘어서던 시대의 청년들과 달리 ‘성장의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 법칙은 기성세대와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형 제약회사에 다니던 박주현(가명·33) 씨는 입사 때부터 상사가 시키는 일에 충실했다. 오전 7시까지 출근해 업무를 준비했고, 팀장이 ‘퇴근하라’고 할 때까지 근무에 몰두했다. 상사와 회의를 하고 나서 팀원들끼리 따로 모여 상사의 발언 의중이 무엇인지 2차 회의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박 씨는 “직장 상사들이 강조한 근면과 희생 속에서 내 꿈이 사라지는 것 같아 퇴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년 전만 해도 청년들에게 ‘직장에서 성공하는 법’, ‘부자가 되는 법’과 같은 제목의 책들이 인기였다면 요즘에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다룬 책이 인기라고 강조한다. 조직에서 높이 올라가는 ‘리더형 성공’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만족하는 성공을 이루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요즘 청년의 꿈이라는 것이다. 커리어 개발 전문가인 장수한 ‘퇴사학교’ 대표는 “청년들이 처해 있는 환경에 공감하지 않은 채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성공법만 늘어놓으면 청년들을 정서적 사지로 내몰 뿐이다”라며 “청년들이 원하는 지원과 제도 개선책이 무엇인지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희생에 보상 따랐던 과거와 사회구조 달라” ▼ ‘과로 사회’의 저자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이 기성세대와는 다른 성공 방정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가성비’를 꼽았다. 산업화 시기에 국가와 기업은 ‘산업역군’ ‘모범 근로자’ 등 표어를 내세웠다. 열심히 한 만큼 물질적 보상도 보장됐다. 하지만 1985년 이후 태어난 35세 이하 청년은 노동을 둘러싼 다양한 사건 사고를 목격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땐 가족과 지인이 평생직장이라 믿었던 회사에서 명예퇴직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돌연사, 과로 자살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만 하다 죽을 수 있다’는 공포심이 청년들의 마음을 짓눌렀다. 김 위원은 “청년들은 한 회사에서 충성하는 것만으로는 가족과 나의 안위를 지켜낼 수 없다는 불안을 느낀다”며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갈 수 있게 경직된 근무 환경을 바꾸고 청년의 자기계발을 독려하는 등 ‘한강의 기적’을 이룬 과거 세대에 맞춰진 사회구조를 청년 맞춤형으로 바꿔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스스로도 5060이 현재 처해 있는 문제들에 비춰 자신들의 미래를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현재 은퇴 세대는 조기 퇴사와 과도한 자녀교육비, 부모 부양과 승진 지체 현상 등과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인구가 줄고 있어 지금 청년 세대가 20년 뒤에도 똑같은 환경에 놓이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창호 중앙대 박사(사회심리학)는 “청년들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게 사회보장 제도를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새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게 독려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대한 KT의 대주주 지위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에 대한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4일 “KT의 각종 법령 위반 의혹들이 가시지 않고 있어 적격성 심사를 계속 끌고 가야 할지 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금융위 전체회의를 열어 심사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정보통신기술(ICT) 주력 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게 허용한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지난달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 관련법,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KT는 2016년에 지하철 광고 담합 혐의로 7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최근에는 황창규 회장이 정치권 인사 등에 로비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만약 당국이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면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지위 확보는 당분간 어려워진다. 한편 카카오는 4일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보통주 기준) 구성은 한국투자증권 50%, 카카오 10%, KB국민은행 10% 등으로 돼 있다. 카카오 역시 적격성 심사를 무리 없이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자회사인 카카오M이 2016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1억 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 1억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카카오M 사건의 경우 해당 회사가 카카오 계열로 편입되기 전이어서 논란이 될 소지가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금융감독원이 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합당한 근거 없이 가산점을 부여했다가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금감원은 이에 대해 해당 부서와 담당자의 단순 실수이며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고의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위에 징계 처분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고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난 금감원의 부정 채용 사건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이날 금감원에 당시 채용을 담당했던 팀장에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금감원은 2017년 7월 소비자보호 부문 전문역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가산점을 부여했다. 금감원은 “최종 후보자 중 동점자가 발생했고 관련 분야 경력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라고 권익위와 금융위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권익위와 금융위는 전문역 특성상 입사 희망자 모두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가산점을 부여한 과정도 불투명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해당 채용공고문을 보면 ‘금융업무 관련 경력자’가 자격 요건으로 명시돼 있다. 한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전문역이라는 분야는 원래 관련 분야 경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기관마다 인사 규정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애초에 경력자를 뽑으면서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가산점을 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금감원은 금융위의 징계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인사부서가 당시 채용을 담당하지 않았고 실무 부서가 진행하면서 관련 규정을 잘 숙지하지 못해 벌어진 실수라고 금융위 등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위는 권익위가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정 채용을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금감원이 적발된 만큼 금감원만 징계를 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채용 과정이 불합리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전반적인 채용 규정에 대한 시스템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융공공기관 중 금감원 외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이번 권익위 조사에서 적발됐다. 산은은 회장의 운전기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공개채용을 해야 했음에도 기존 직원을 다시 고용했다. 기은은 채용공고에서 제시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인원을 뽑아 징계를 받았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조기 진단이 어려워 ‘조용한 암’으로 불리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3일 자사 보험가입자 정보를 토대로 발표한 ‘빅데이터로 본 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사망 원인 3위였던 폐암은 2017년 위암을 앞지르고 사망 원인 2위를 기록했다. 5대 암 가운데 사망률 1위인 간암 사망자 비중은 2000년 40%에서 2017년 32%로 줄었다. 반면 폐암 사망자 비중은 이 기간 21%에서 31%로 10%포인트 늘었다. 위암도 27%에서 14%로 줄었다. 반면 서구 식생활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진 대장암과 췌장암 사망은 발생 빈도가 늘었다. 고령일수록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 남성 중 암 사망 원인이 폐암인 경우는 12%에 불과했지만, 50∼60대에는 23%, 70대 이상에서는 35.3%로 급증했다. 여성의 경우에도 50∼60대가 폐암으로 사망한 비중은 14.2%로, 자궁·난소암(14.5%), 유방암(14.3%)과 비슷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폐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일반 건강검진으로 포착하기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13개 기업이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취업포털 잡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시총 상위 100대 기업 중 소수의 중간관리자 이상급 직원이 대부분인 지주회사를 제외한 80개사의 지난해 연봉을 분석한 결과 1인 평균 연봉은 8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 평균 연봉이 9000만 원으로, 여성(5800만 원)보다 3200만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고연봉’인 기업은 에쓰오일로 지난해 1인 평균 급여가 1억3700만 원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1억3500만 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SK이노베이션 1억2800만 원, 삼성증권 1억2100만 원, NH투자증권이 1억2100만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체로 정유·증권 업계가 평균 연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정유 업계에선 과거부터 플랜트 전문 인력을 유치하면서 고연봉 관행이 이어져 오고 있고, 증권 업계에선 두둑한 성과급이 고연봉에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매출, 자산 규모로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1억1900만 원)를 비롯해 SK텔레콤(1억1600만 원) SK하이닉스(1억700만 원) 삼성화재해상보험(1억600만 원) 롯데케미칼(1억600만 원) 미래에셋대우(1억600만 원) 삼성물산(1억500만 원) 삼성카드(1억100만 원) 등이 ‘억대 연봉 직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중은행들도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거나 1억 원에 육박했다. 한국씨티은행이 1억1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9600만 원, 하나은행 9400만 원, 우리은행 9200만 원, KB국민은행이 9000만 원을 기록했다. 카드 업계에선 KB국민카드가 1억4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보험 업계 중에선 코리안리가 1억22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성화재(1억700만 원), 삼성생명(9800만 원)이 뒤를 이었다.황태호 taeho@donga.com·김형민 기자}

2014년 출범해 올해로 설립 5주년을 맞은 OK저축은행은 서울, 경기, 충청, 전라 등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OK저축은행은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임직원들이 매년 지역사회에 베풀고 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은 매년 전국에서 지역 사회와 동반 성장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은 연말 사회공헌 지역을 확대해 서울과 안산, 수원, 강원, 제주, 부산 등에서 본사 및 관계사 임직원 약 3000명이 함께 모여 김장, 연탄 나누기,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키트 제작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사회공헌 활동 릴레이를 통해 총 6000명의 이웃에게 혹한기에 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OK저축은행은 복지 취약 계층을 위해 김장 1만 포기, 연탄 5만 장, 겨울 이불 500채, 자원 관리사를 위한 방한복 150벌,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 및 문구류 400세트 등 약 2억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했다. OK저축은행 임직원들은 물품 기부뿐만 아니라 지적 장애인 및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과의 교류 시간을 갖고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시설을 청소하는 봉사활동도 진행했다. OK저축은행은 럭비, 하키, 농아인 야구 등 비인기 스포츠 종목 후원도 한다. 최근에는 여자프로농구단을 후원하며,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모기업 아프로서비스그룹을 통해 국내외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도 후원한다. OK저축은행, OK캐피탈 등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전 계열사가 출연한 OK배정장학재단은 2002년 설립된 이래 18년간 매년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아프로서비스그룹은 OK저축은행을 인수한 뒤에도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지원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중·고·대학생, 대학원 장학생들이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도록 ‘OK생활장학금(대학(원)생)’, ‘OK희망장학금(중고등학생)’ 등의 이름으로 매월 20만∼200만 원을 지원하는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OK배정장학재단은 국내외 대학생 및 스포츠 꿈나무 등을 포함한 5800여 명의 장학생에게 140억 원을 기부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 사회, 구성원에게 열린 마음으로 진심을 다한다’는 기업의 핵심 가치를 살려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하나은행은 31일 해외 항공기 리스 전문 회사인 ‘AAC(Arena Aviation Capital)’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AC는 2013년 설립된 네덜란드 항공기 리스 전문 회사로 항공기 약 60대를 운용 및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AAC가 항공기 리스 사업과 관련해 자금을 모집할 때 주관 금융사로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항공기 금융 주선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측은 매년 약 1조1300억 원 규모의 항공기 금융 계약을 주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항공기 리스와 관련해 1조2500억 원의 금융을 주선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 결과 ‘한정’ 판정을 받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해 채권단이 자산 매각 및 차입금 상환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이 계획에 따라 차입금 상환 유예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주채권은행이 KDB산업은행인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31일 “금호그룹은 회계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전 계획보다 더 구체적인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4월 6일까지 1년 전 맺은 업무협약(MOU) 연장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지난해 MOU에 따라 채권단은 1년간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MOU 이행 여부를 보고할 의무가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