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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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04-14~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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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공화당, 사상 첫 여성 대선후보 선출

    ‘프랑스의 앙겔라 메르켈’로 불리는 여성 정치인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4)가 제1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로 4일 선출됐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정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여성이 뽑힌 건 처음이다. 페크레스 후보가 내년 4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프랑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페크레스는 4일 당내 대선 후보 결선투표에서 61%를 득표해 39%를 얻은 에리크 시오티 하원의원을 눌렀다. 1차 경선에선 시오티가 1위, 페크레스가 2위였는데 1차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결선에서 페크레스를 지지하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페크레스는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을 유럽을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들에 빗댔다. 그는 “나의 3분의 2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나머지 3분의 1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라고 했다.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엔 “나처럼 용기 있게 주장하고 맡은 일을 해내는 여성이 국민의 이익을 옹호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15세 때 소련 청소년 캠프에서 지내면서 러시아어를 배웠다. 동독 출신 메르켈 총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어에 유창하다는 걸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위대한 프랑스’를 주창한 드골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긍지 복원’을 내세운 그는 주 35시간 근무제 폐지,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두고 ‘좌파와 우파를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하며 “보수주의자만이 국민을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로 꼽히는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이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최고 명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행정부에서 정부 대변인, 예산장관 등을 지냈고 2015년 파리를 포함한 북부 핵심 지역 일드프랑스 주지사에 뽑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25%대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성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53), 극우 평론가 에리크 제무르(63·무소속)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페크레스의 지지율은 이보다 낮은 10%대 초반이지만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만큼 지지율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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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건우 “콩쿠르 성적이 음악의 목적 되어선 안된다”

    “세계 음악계가 가벼워져서 탈입니다. 콩쿠르 지상주의, 화려한 조명, 눈을 사로잡는 연주자의 의상 등이 젊은 연주자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5)가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나폴레옹 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7일 오전 4시)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김홍기(30) 김도현(27) 박진형(25) 등 젊은 피아니스트 3명과 각각 피아노 한 대씩을 치는 ‘백건우와 친구들’ 협주 공연을 갖는다. 따로 제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백 씨는 이 3명을 직접 발탁했다. 이들은 모차르트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라벨의 ‘라발스’ 등을 선보인다. 백 씨는 이날 동석한 3명의 후배를 보며 “매번 ‘내가 왜 이렇게밖에 못 쳤을까’라고 한탄하겠지만 돌이켜보면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음악, 가치, 진실이 있다”며 격려했다. 제자를 키울 겨를도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자 양성에 열린 생각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새로운 연주를 접하기 위해 수시로 유튜브에서 젊은 연주자의 영상을 찾아본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후배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밝혔다. 백 씨는 특히 유명 콩쿠르 성적에 목을 매는 현 음악계의 ‘줄 세우기’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력을 쌓는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콩쿠르가 필요한 면도 있지만 음악의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음악에서의 1, 2, 3등 순위 비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65년간 피아노를 쳤으니 이젠 할 만큼 했다’는 매너리즘이 생기냐고 묻자 “매번 ‘이번 연주를 잘했다’는 만족감은 없다”며 “실수하고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부딪힌다. 그런 ‘사랑’을 버리지 못해 평생 음악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음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몇 년 만에 갑자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면 착각”이라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아내 윤정희 씨(77)의 친정 식구들은 그와 딸이 병든 윤 씨를 파리에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10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자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음악의 끝은 결국 인간으로 귀결된다”며 “음악은 우리 삶에서 온다. ‘삶을 얼마나 깊이 깨달았느냐’에 따라 음악도 깊어진다”고 덧붙였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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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건우 “삶을 얼마나 깊이 깨달았느냐에 따라 음악도 깊어져”

    “세계 음악계가 가벼워져서 탈입니다. 콩쿠르 지상주의, 화려한 조명, 눈을 사로잡는 연주자의 의상 등이 젊은 연주자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5)가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나폴레옹 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7일 오전 4시)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김홍기(30), 김도현(27), 박진형(25) 등 젊은 피아니스트 3명과 각각 피아노 한 대씩을 치는 ‘백건우와 친구들’ 협주 공연을 갖는다. 따로 제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백 씨는 이 3명을 직접 발탁했다. 이들은 모차르트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라벨의 ‘라발스’ 등을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프랑스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문화교류단체 에코드라코레(한국의 메아리)가 개최하는 제13회 한불 친선 콘서트다. 백 씨는 이날 동석한 3명의 후배를 보며 “매번 ‘내가 왜 이렇게 밖에 못 쳤을까’라고 한탄하겠지만 돌이켜 보면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음악, 가치, 진실이 있다”며 격려했다. 제자를 키울 겨를도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자 양성에 열린 생각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새로운 연주를 접하기 위해 수시로 유튜브에서 젊은 연주자의 영상을 찾아본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후배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밝혔다. 백 씨는 특히 유명 콩쿠르 성적에 목을 매는 현 음악계의 ‘줄 세우기’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력을 쌓는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콩쿠르가 필요한 면도 있지만 음악의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음악에서의 1, 2, 3등 순위 비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음악의 세계는 지구보다 넓은 반면 우리가 아는 음악 세계는 베토벤,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 유명 오페라 몇 개 정도”라며 “세상에는 좋은 음악이 너무 많은 만큼 다양한 음악을 알리는 제도가 갖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65년간 피아노를 쳤으니 이젠 할 만큼 했다’는 매너리즘이 생기냐고 묻자 “매번 ‘이번 연주를 잘했다’는 만족감은 없다”며 “실수하고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부딪힌다. 그런 ‘사랑’을 버리지 못해 평생 음악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음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몇 년 만에 갑자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면 착각”이라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아노 독주회의 경우 2시간가량의 무대가 오롯이 연주자 손끝에 달려있다. 떨리고 힘들 수밖에 없다”며 “나도 (젊은 시절) 무대에 서기 전 얼마나 떨렸던지 손을 보면서 ‘과연 이 손이 움직일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씨는 “악보도 100개를 다 외워서 했다”며 “이제는 곡을 통째로 암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무대에서 악보를 놓고 연주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 윤정희 씨(77)의 친정 식구들은 그와 딸이 병든 윤 씨를 파리에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10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자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음악의 끝은 결국 인간으로 귀결된다”며 “음악은 우리 삶에서 온다. ‘삶을 얼마나 깊이 깨달았느냐’에 따라 음악도 깊어진다”고 덧붙였다. 백 씨는 65년 간 추구해온 연주 스타일에 대해 “항상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것을 추구해왔다”며 “두 개의 점이 있으면 제일 가까운 거리를 찾고 이를 어떻게 연결이 되는가에 집중했다. 음악은 결국 두 음을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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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트라 2차접종뒤 모더나 부스터샷, 항체 32배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시 앞서 맞은 것과 다른 종류의 백신을 맞는 이른바 ‘교차접종’이 강한 면역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스터샷에 쓰인 백신 대부분은 종류에 관계없이 항체 수치를 최소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1, 2차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뒤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 추가접종을 하면 항체 수치가 대조(對照)군에 비해 3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 2차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모더나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맞았을 땐 대조군 대비 11배 많았다.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AZ 백신이나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까지 마친 287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1, 2차 때 맞은 것과 같은 종류를 포함해 모두 7가지 백신을 이들에게 나눠 맞혔다. 부스터샷에 쓰인 백신은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큐어백, 발네바 등 7종류다. 큐어백과 발네바는 사용을 승인한 국가가 아직 없다. 각 백신의 부스터샷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대조군엔 뇌수막염 백신을 맞혔다. 부스터샷 4주 후에 접종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7가지 백신 모두 항체 수치와 면역세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백신은 항체 수치를 적어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며 “어떤 종류의 백신을 부스터샷에 사용해도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메린 보이시 옥스퍼드대 통계학자는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부스터샷으로 쓸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부스터샷에서도 모더나와 화이자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이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1, 2차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그룹이 부스터샷으로 발네바 백신을 맞았을 땐 대조군에 비해 항체가 1.31배 증가했는데 모더나는 11.49배 많아졌다고 NYT는 전했다. 1, 2차에 AZ 백신을 맞고 부스터샷도 AZ 백신으로 맞으면 항체 수치가 대조군 대비 3.25배였는데 화이자는 24.5배, 모더나는 32.3배였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오미크론 변이 맞춤형 백신을 다음 달부터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상자 규모가 크고 연구 설계도 잘된 것으로 보인다”며 “교차접종의 항체 증가 폭이 (일반 접종보다) 더 크다는 결과도 최근 발표되는 관련 논문과 경향성이 일치한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 나온 미국에선 2일 뉴욕주와 미네소타 콜로라도 등에서 모두 8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해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에선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 나라의 절반이 넘는 14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몇 달 안에 EU 내 감염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은 국경의 문턱을 높여 입국 방역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부스터샷을 포함한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우리 계획에 봉쇄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 검사가 포함된다”고 했다. 여행 규제의 경우 다음 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출발지 비행기 탑승 전 24시간 이내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72시간 이내에 받으면 됐는데 규제가 강화됐다. 또 미국 내 비행기나 버스, 기차 안, 공항시설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기간이 내년 3월까지로 연장됐다. 독일은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도 식당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스포츠 문화행사에도 참여할 수 없게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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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카멜레온’ 숄츠, 실용주의 무장… “난 메르켈과 꽤 달라”[글로벌 포커스]

    “메르켈 총리와 비교되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나는 그와 꽤 다르다.” ‘남자 메르켈’ ‘기계인간’ ‘정치 카멜레온’ 등으로 불리는 올라프 숄츠 차기 독일 총리 후보자(63)가 6∼9일 중으로 예정된 연방하원 표결을 통해 제9대 독일 총리에 오른다. 2005년부터 16년간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을 이끌며 자유세계의 지도자 역할까지 했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앙겔라 메르켈 총리(67) 시대가 끝나고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인 숄츠가 ‘독일호’의 새 선장이 되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좌파 녹색당, 우파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한 그는 연정 합의문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강화, 최저임금 인상, 투표연령 하향, 대마초 합법화, 장기 거주 난민에 시민권 부여, 대(對)중국·러시아 강경 노선 등을 취할 뜻을 밝혔다. 메르켈 정책에서 ‘좌회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변화가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과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열정적 사회주의자 숄츠는 1958년 서독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에서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의 조부는 철도 노동자, 부모는 섬유 공장의 노동자였다. 숄츠는 집안에서 대학에 간 첫 번째 인물이다. 어린 시절 북부 항구 도시 함부르크로 이사했고 사민당 지지세가 강한 이곳에서 자연스레 사민당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숄츠는 17세인 1975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사민당에 가입했다. ‘젊은 사회주의자들’이란 뜻의 사민당 청년조직 ‘유조스(Jusos)’에서 활동하면서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했다. 특히 양극화 문제에 비판적 시각을 가졌다. 독일 dpa통신은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숄츠는 고교생으로 사민당에 입당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회주의자”라며 “그에겐 여전히 당시 성향이 상당 부분 남아있다”고 전했다. 1978년 함부르크대 법학과에 입학한 그는 1985년부터 노동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주로 공장 폐쇄로 생계를 위협받는 노동계층을 변호했다. 특히 1990년 통일 이후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독 노동자들이 대규모 해고 등의 어려움을 겪자 해당 기업의 직장 노조와 연계해 노동자들을 보살폈다. 1998년 연방의회 의원이 된 그는 메르켈 총리가 처음 집권했던 2007∼2009년 사민당 몫으로 배정된 노동사회부의 장관을, 2011년부터 7년간 정치적 고향 함부르크에서 시장을 지냈다.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메르켈 4기 내각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투입 확대 등을 주도했다. 그는 재무장관 시절 월 1만5500유로(약 2065만 원)를 받았고 순자산은 약 200만∼5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슐츠는 8월 시사매체 ‘분테’ 인터뷰에서 자신을 ‘부자’로 칭했다. 그는 “나는 부자다. 매년 20만 유로의 연봉을 받으면 부자”라며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려면 나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남다른 아내 사랑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사민당 동료인 아내 브리타 에른스트(60)다. 함부르크 태생의 에른스트는 1978년 사민당에 가입했다. 1980년대 중반 유조스에서 숄츠를 만났고 곧 연인이 됐다. 당시 운동을 싫어하고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숄츠가 활발한 성격에 달리기, 조정, 자전거 타기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에른스트에게 먼저 반했다는 후문이다. 둘은 1998년 결혼했고 아이는 없다. 숄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수차례 남다른 아내 사랑을 과시했다. 분테 인터뷰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정치적 성공보다 중요한가’란 질문을 받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아내가 운동하기 귀찮아하는 자신을 스포츠에 입문시켰고 이제 스스로 일주일에 서너 번 운동을 즐기게 됐다고도 했다. 독일에서 에른스트는 ‘숄츠의 아내’보다는 한 사람의 독립 정치인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사민당 소속 연방의회 의원들의 보좌관, 함부르크 시의회 의원 등을 거쳐 수도 베를린 인근 브란덴부르크주의 교육·청소년부 장관, 문화부 장관 등을 지냈다. 시사매체 슈피겔은 남편이 총리가 돼도 그가 전형적인 총리 배우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독립적인 정치 경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결혼 후에도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고 있다. 일간 빌트는 숄츠가 2011∼2018년 함부르크 시장을 지낼 때 에른스트 또한 시의회 의원이었지만 그가 ‘시장 부인’ 역할보다 자신의 의원 업무에 충실했다고 평했다. 9월 총선 유세 당시에도 활발히 배우자의 선거운동을 도운 다른 당 대표의 아내와 달리 에른스트는 유세 현장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숄츠는 7월 여성잡지 ‘브리기트’ 인터뷰에서 ‘당신이 총리에 오르면 아내는 어떻게 되는가’란 질문을 받고 “그런 질문은 나를 화나게 한다. 그는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훌륭한 정치인으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계인간숄츠의 별명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숄초마트(Scholzomat)’, 즉 기계인간 숄츠다. 그의 이름에 로봇, 자동화 등을 뜻하는 단어 ‘아우토마트(Automat)’를 합친 단어로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가 기계 같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실제 그는 정치 인생 내내 진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동시에 정치인으로서 공감능력, 친화력, 카리스마 등은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이 별명이 붙은 시점은 2003년.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수백만 명의 실업자 등으로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 경제를 살리려면 해고기준 완화, 실업수당 및 의료보험 축소, 시간제 일자리 대거 도입 등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슈뢰더는 사민당 소속임에도 ‘하르츠 개혁’이란 이름이 붙은 대대적인 노동 개혁을 추진했다. 이때 당 사무총장이던 숄츠 또한 청년 시절 자신의 정치성향과 다른 노동유연화 정책을 입안하고 홍보해야 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그의 정치성향 변화 및 하르츠 개혁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그때마다 숄츠는 무표정한 얼굴로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로봇 같다’는 평이 나왔고 평생 별명으로 굳어졌다. 다만 그는 2007∼2009년 노동사회부 장관으로 복귀한 후에는 실업급여 장기 지급 등 다시 노동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폈다. 이런 그를 두고 NYT는 ‘정치적 카멜레온’ 같은 존재라며 “좌우 정책을 모두 펼쳐 정확한 입장을 알 수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했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역시 “젊은 시절에는 급진적 사회주의자였지만 변호사, 의원 등을 거치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중도 성향도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 남자 메르켈침착하고 신중한 언행, 소박한 생활 태도, 무자녀 등 숄츠와 메르켈 총리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메르켈은 네 차례 임기 중 2기를 제외한 세 차례 임기에서 모두 사민당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했다. 숄츠 또한 메르켈 1기와 4기 내각에서 장관을 지냈다. 즉, 당적은 다르지만 숄츠는 메르켈 정권의 재무장관으로서 메르켈의 유산을 계승할 수 있는 자연 상속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메르켈의 은퇴가 달갑지 않은 독일인은 본능적으로 메르켈과 가장 닮은 총리 후보를 찾았고, 숄츠가 그 요구에 부합했다”며 “그는 사실상 ‘남성 메르켈’”이라고 평했다. 유권자들이 7월 대홍수 피해 현장에서의 파안대소 등 다소 경박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보다 숄츠로부터 메르켈의 향수를 더 진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메르켈 또한 10월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물론이고 G20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도 차기 총리 숄츠를 동반했다. 그가 자신의 후임자임을 만천하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독일 외교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질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메르켈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프랑스 대통령과 특히 가깝게 지내며 EU 체제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그와 사르코지의 이름을 합한 ‘메르코지’, 그와 올랑드의 이름을 합한 ‘멜랑드’란 용어도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 또한 지난달 3일 메르켈을 유명 와인 산지 부르고뉴의 고성으로 초청했다. 미슐랭 3스타 요리사인 요한 샤퓌가 만든 만찬을 즐긴 후 마크롱은 메르켈에게 최고 훈장 ‘레지옹도뇌르 그랑크루아’를 수여하며 “언제나 친구로 남아 달라”고 했다. 메르켈 또한 눈시울을 붉히며 마크롱을 포옹했다. 숄츠 또한 재무장관 재직 내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과 가깝게 지냈다. 둘은 코로나19 사태 후 EU 경제 회복을 위한 EU 공동채권 발행 등을 주도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독일 공군은 의료수송기로 프랑스 환자들을 슈투트가르트의 독일 군병원으로 실어 날라 치료했다. 이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숄츠의 동생이자 마취과 의사인 옌스(62)였다. 르메르 장관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의대 병원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옌스에게 “당신과 당신의 형에게 감사한다. 독일은 프랑스의 휼륭한 가족”이라고 치하했다. 르몽드는 메르켈의 은퇴로 독일과 프랑스의 긴밀한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숄츠의 취임으로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외교·연정 내 이견 등 과제도 산적총리 숄츠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대유행, 연일 서방을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인권탄압 등으로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 등 난제가 상당하다. 각각 새 내각의 외교장관과 재무장관이 된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40),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42)와의 간극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대책과 복지 강화를 외치는 녹색당과 시장주의 및 재정 긴축을 요구하는 자민당과의 충돌이 빈번할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베어보크 대표가 새 내각에서 숄츠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는 “녹색당은 사민당, 자민당과 달리 메르켈이 네 번 집권하는 동안 한 번도 연정에 참여하지 못한 당”이라며 “그런 녹색당이 새 연정 내 제2당이 됐고 당 대표 또한 외교장관이라는 주요 직책을 맡았다”며 인권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녹색당이 독일의 대외 정책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현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유럽팀 전문연구원 또한 “베어보크는 러시아에 비판적이며 독일과 러시아의 송유·가스관 합작사업인 노르트스트림에도 굉장히 부정적인 인물”이라며 독일의 대외정책이 상당 부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 후보자(63)1958년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 출생1975년 사회민주당 입당, 산하 청년조직 ‘유조스’에서 활동1978년 함부르크대 법학과 입학1985년 변호사 시험 합격,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1998년 연방의회 입성, 사민당 동료 브리타 에른스트(60)와 결혼2001년 함부르크주 내무장관2007∼2009년 노동사회부 장관2011∼2018년 함부르크 시장2018년 3월 부총리 겸 재무장관2021년 8월 사민당 총리 후보 선출2021년 9월 26일 사민당 총선 승리2021년 11월 24일 녹색당·자유민주당과 연정 구성2021년 12월 6∼9일 중 연정 출범 및 총리 취임 예정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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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고별사 “증오에 맞서 민주주의 지켜야”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2일(현지 시간) “증오, 폭력, 음모론 등 가짜정보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또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63)가 이끌 새 정부에 “많은 성공을 거두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수도 베를린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열린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 행사에서 “민주주의는 사실에 대한 신뢰, 비판과 문제를 바로잡는 능력, 상호 존중과 균형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와 폭력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여기는 곳에 살고 있다. 증오에 맞서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는 총리, 대통령, 국방장관 등이 물러날 때 연방군을 사열하는 일종의 퇴임식 행사다. 16세기 말 작센지방 군악대가 군인들에게 맥주통 꼭지를 두드리며 취침을 알린 것에서 유래했다. 행사의 주인공에게는 군악대가 연주할 3개의 음악을 고를 권한이 주어진다. 메르켈 총리는 펑크록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 찬송가 ‘주 천주의 권능과’, 독일 가요 ‘날 위해 빨간 장미 비가 내려야 해’를 신청했다. 특히 그는 첫 번째로 연주된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를 들으며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유명 펑크록 가수 니나 하겐(66)이 부른 곡으로 메르켈이 자란 동독에서 197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날 검은 코트에 검은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한 메르켈 총리는 “16년의 재임 기간은 다사다난했고 정치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나에게 아주 큰 도전이었다”면서도 “동시에 나를 매우 충만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 등을 언급하며 “이런 위기들이 기후변화, 디지털화, 이민 등 우리 시대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다자 간 협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려준다”고도 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지도자와 과학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16년간 보내준 신뢰에 진심으로 고맙다. 신뢰는 정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을 늘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볼 것을 추천한다”는 말을 끝으로 약 9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국방장관,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 등이 참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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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고별 열병식…“증오에 맞서 민주주의 지켜달라”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2일(현지 시간) “증오, 폭력, 음모론 등 가짜정보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또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63)가 이끌 새 정부에 “많은 성공을 거두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수도 베를린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열린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 행사에서 “민주주의는 사실에 대한 신뢰, 비판과 문제를 바로잡는 능력, 상호 존중과 균형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와 폭력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여기는 곳에 살고 있다. 증오에 맞서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는 총리, 대통령, 국방장관 등이 물러날 때 연방군을 사열하는 일종의 퇴임식 행사다. 16세기 말 작센지방 군악대가 군인들에게 맥주통 꼭지를 두드리며 취침을 알린 것에서 유래했다. 행사의 주인공에게는 군악대가 연주할 3개의 음악을 고를 권한이 주어진다. 메르켈 총리는 펑크록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 찬송가 ‘주 천주의 권능과’, 독일 가요 ‘날 위해 빨간 장미 비가 내려야 해’를 신청했다. 특히 그는 첫 번째로 연주된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를 들으며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유명 펑크록 가수 니나 하겐(66)이 부른 곡으로 메르켈이 자란 동독에서 197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날 검은 코트에 검은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한 메르켈 총리는 “16년의 재임 기간은 다사다난했고 정치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나에게 아주 큰 도전이었다”면서도 “동시에 나를 매우 충만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 등을 언급하며 “이런 위기들이 기후변화, 디지털화, 이민 등 우리 시대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다자 간 협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려준다”고도 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지도자와 과학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16년간 보내준 신뢰에 진심으로 고맙다. 신뢰는 정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을 늘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볼 것을 추천한다”는 말을 끝으로 약 9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국방장관, 숄츠 차기 총리 후보자 등이 참석했다. 통상 총리의 그로서 차펜슈트라이히에는 최소 600명 이상이 참석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의 여파로 약 200명만 참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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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도 오미크론에 뚫려… 남아공, 4주만에 확진 74%가 신종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은 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최소 30개국 이상으로 확산했다. 이 변이의 출현을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약 4주 만에 이미 지배종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지난달 22일 남아공 여행에서 돌아와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더나 백신을 2회 접종했지만 부스터샷(추가 접종)은 맞지 않았고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가 회복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스터샷으로 면역 반응이 증가하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정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지난달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한 코로나19 검체 중 74%가 오미크론 변이로 나타났다고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가 1일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된 검체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은 남아공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하우텡주에서 지난달 8일 채취된 것이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 4주 만에 남아공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불러왔던 델타 변이를 압도하며 4차 유행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함께 빠르게 늘고 있다. 1일엔 전날의 2배이자 이틀 전의 4배가량인 8561명이 보고됐다. 프랑스에서도 2일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처음 나왔다. 장프랑수아 델프레시 프랑스 과학자문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프랑스에서 계속 확산해 내년 1월 말이면 델타 변이를 넘어 지배 변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일본, 한국에 이어 2일 싱가포르와 인도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 유럽연합(EU)은 이 변이의 지역 감염이 현실화되자 회원국 모두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 “EU 역내 4억5000만 명 중 3분의 1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27개 회원국과 논의해 EU 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 의무화는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리스는 내년부터 60세 이상이 백신 접종 거부 시 매달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고, 독일도 접종 의무화 법안을 연내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각 항공사에 ‘12월 중 일본으로 입국하는 항공권 신규 예약을 받지 말라’고 요청했던 것을 2일 취소했다. “너무 과도한 조치”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사흘 만에 철회한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일본) 국민의 귀국 수요를 충분히 배려하도록 국토교통성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제약사 모더나의 스티븐 호지 사장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부스터샷 개발에 착수했고, 이르면 내년 3월 임상시험과 승인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1일 전했다. 화이자의 미카엘 돌스텐 최고과학책임자도 “지난 주말부터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며 “내년 3월 하순쯤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2일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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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학교폭력 가해자 최대 징역 10년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하는 법안이 1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집권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뿐 아니라 우파 공화당 등 야당들도 찬성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이 법안은 일반적인 가해자에게 3년의 징역형 혹은 4만5000유로(약 6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크게 다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 징역형 기간이 최대 10년, 벌금은 최대 15만 유로(약 2억 원)까지 늘어난다.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장관은 법안 통과 후 “아이들의 삶이 학교폭력으로 망가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며 “공화국의 가치를 따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프랑스 법은 13세 미만 아동을 형사 미성년자로 규정하고 형사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13∼18세 청소년은 형사 처벌이 가능하나 같은 범죄를 저지른 성인보다 훨씬 약한 처벌을 받는다. 이번 학교폭력 퇴치법은 13∼18세에게 연령과 폭력 정도에 따라 달리 적용되고 13세 미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교육부 조사에서 초중고교생 10명 중 1명, 전국적으로는 70만 명 이상이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에는 같은 학교 15세 학생들에게 상습적 구타와 괴롭힘을 당하던 14세 소녀가 해당 학생들에게 살해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범인들이 소녀를 구타한 후 시신을 파리 센강에 버려 프랑스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학교폭력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년 2월까지 개발해 학생들의 스마트폰, PC 등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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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근절 나선 佛, 가해자에게 최대 징역 10년형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 최고 징역 10년 형을 선고하는 법안이 1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집권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뿐 아니라 우파 공화당 등 야당들도 찬성하고 있어 빠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이 법안은 일반적인 가해자에게 3년의 징역형 혹은 4만 5000유로(약 6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크게 다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 징역형 기간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장관은 법안 통과 후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의 삶이 학교 폭력으로 망가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며 “공화국의 가치를 따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부 조사에서 초중고 학생 10명 중 1명, 전국적으로는 약 70만 명 이상이 학교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에는 같은 학교 학생에게 상습적 구타와 괴롭힘을 당해 오던 14세 소녀가 해당 학생들로부터 살해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범인들이 소녀를 구타한 후 시신을 파리 센 강에 버려 프랑스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학교 폭력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년 2월까지 개발해 학생들의 스마트폰, PC 등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그간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최근 10년 간 학교 폭력 발생 건수가 줄어들지 않았다며 무작정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프랑스 법은 13세 미만 아동을 형사 미성년자로 규정하고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다. 13~18세 청소년은 형사 처벌이 가능하나 같은 범죄를 저지른 성인보다 훨씬 낮은 처벌을 받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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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도 오미크론 환자, 6대주 다 퍼져… 日, 자국민 입국도 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브라질에서도 나오면서 이 변이 출현이 공식 보고된 지 1주일 만에 남미까지 6대주 모두에서 전파가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전 세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해외에 있는 자국민에 대해서도 12월 중 일본 입국을 제한하는 초강력 방역 카드를 꺼냈다.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근 귀국한 부부가 이 변이 감염자로 처음 확인됐다. 아프리카 중서부 나이지리아에서도 1일 처음으로 이 변이 감염 사례가 2건 나왔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최근 북아프리카 지역을 다녀온 여행자의 감염이 확인됐다. 아일랜드, 노르웨이, 아프리카 가나에서도 1일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스위스에서도 지난달 30일 감염 사례가 2건 나왔다. 이로써 1일 오후 10시 현재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중동에 걸쳐 모두 27개국에서 전파가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남아공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출현을 보고하고, 이어 각국이 남아프리카발 입국을 막기 전 이 변이가 이미 세계 곳곳에 있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1일 나이지리아 보건당국은 10월 수거했던 샘플 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도 지난달 19∼23일 채취된 검체에서 이 변이가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달 말 페루에서 일본으로 입국한 남성이 1일 일본의 오미크론 변이 2번째 감염자로 드러나면서 남미에서도 브라질 보고에 앞서 이 변이가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2월 말까지 일본을 목적지로 하는 모든 국제 항공편의 신규 예약을 받지 말라고 각 항공사에 요청했다고 NHK가 1일 보도했다. 실제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1일부터 일본 도착편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대상은 해외에 있는 일본인도 포함된다. 일본인이 아직 귀국 비행기 표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일본에 돌아올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이미 예약한 것은 유효하다. 오사 유키에(長有紀枝) 릿쿄대 사회학부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귀국자 모두를 대상으로 항공권을 예약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은 여행 관련 권고와 규정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입국 하루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검사 결과가 음성인 경우에도 입국 뒤 7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럽 일부 국가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15건 확인된 독일의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는 지난달 30일 “전 국민 백신 접종 의무화 입법을 내년 3월 초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도 내년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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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의 트럼프’ 극우 제무르 대선 출마 선언, “이민자 때문에 프랑스 사라져… 구원할 때”

    반(反)이민, 반이슬람 발언으로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언론인 에리크 제무르(63·사진)가 “프랑스를 구원하겠다”며 내년 4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무소속인 그는 조만간 정당을 창당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제무르는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올린 9분짜리 영상을 통해 “이민이 늘어나면서 ‘진짜 프랑스’가 사라졌다. 여러분 또한 조국에 있으면서도 이방인처럼 느낄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지금은 프랑스를 개혁할 때가 아니라 구해야 할 때”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딸들이 머리에 (무슬림) 스카프를 두르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아들들이 순종적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AFP통신 등은 그가 책상 위 마이크 앞에서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 모습을 연출한 것을 두고 나치 독일에 맞서 저항군 참여를 독려했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연설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제무르 외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 내년 대선에 나설 정치인들은 연일 ‘위대한 프랑스’를 외쳤던 드골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제무르는 1958년 몽트뢰유에서 알제리 출신의 유대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최고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일간 르피가로 논설위원을 거쳐 시사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며 “대부분의 범죄자는 흑인 무슬림이다. 이들을 프랑스에서 완전히 쫓아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의 이슬람화를 비판한 저서 ‘프랑스의 자살’은 2015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난민을 둘러싼 사회 분열이 심해지면서 특별한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도 늘 대선 후보군에 거론됐고 실제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유대계 법조인인 부인과 세 아이를 두고 있다. 그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지난달 27일 마르세유에서 자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행인에게 똑같이 손가락 욕설을 했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에게도 총기를 겨누는 시늉을 했다. 20대 여성 보좌관과의 불륜 의혹도 부담이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6∼29일 성인 2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한 13%를 기록해 마크롱 대통령(23%), 르펜 대표(19%)보다 낮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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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카셴코 “나토, 폴란드 핵배치땐 푸틴에 핵 요청”

    최근 난민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7)이 동맹인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우리 또한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라루스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다. 당시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배치했던 자국 핵무기를 회수했는데 이를 다시 배치해 달라고 요청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인정하고 곧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미국 등 서방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상황에서 러시아 편을 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최근 서방이 제기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해 “오히려 나토가 흑해 일대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로 훈련하는 등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라며 러시아 또한 수도 모스크바에서 5분이면 서방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방의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도 “미국, 영국, 호주가 ‘오커스(AUKUS)’를 만든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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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라루스 대통령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 요청할 것”…러-서방 대립 고조

    최근 난민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7)이 동맹인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우리 또한 러시아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라루스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다. 당시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배치했던 자국 핵무기를 회수했는데 이를 다시 배치해달라고 요청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인정하고 곧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자 미국 등 서방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상황에서 러시아 편을 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최근 서방이 제기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해 “오히려 나토가 흑해 일대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로 훈련하는 등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라며 러시아 또한 수도 모스크바에서 5분이면 서방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방의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도 “미국, 영국, 호주가 ‘오커스’(AUKUS)를 만든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중국을 두둔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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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의 트럼프’ 제무르, 대선 출마 선언…“프랑스 구원하겠다”

    반(反)이민, 반이슬람 발언으로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언론인 에릭 제무르(63)가 “프랑스를 구원하겠다”며 내년 4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무소속인 그는 조만간 정당을 창당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제무르는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올린 9분짜리 영상을 통해 “이민이 늘어나면서 ‘진짜 프랑스’가 사라졌다. 여러분 또한 조국에 있으면서도 이방인처럼 느낄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지금은 프랑스를 개혁할 때가 아니라 구해야 할 때”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딸들이 머리에 (무슬림) 스카프를 두르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아들들이 순종적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AFP통신 등은 그가 책상 위 마이크 앞에서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 모습을 연출한 것을 두고 나치 독일에 맞서 저항군 참여를 독려했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연설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제무르 외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 내년 대선에 나설 정치인들은 연일 ‘위대한 프랑스’를 외쳤던 드골 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제무르는 1958년 몽트레유에서 알제리 출신의 유대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만 4명을 배출한 최고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일간 르피가로 논설위원을 거쳐 시사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며 “대부분의 범죄자는 흑인 무슬림이다. 이들을 프랑스에서 완전히 쫓아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의 이슬람화를 비판한 저서 ‘프랑스의 자살’은 2015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난민을 둘러싼 사회 분열이 심해지면서 특별한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도 늘 대선 후보군에 거론됐고 실제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유대계 법조인인 부인과 세 아이를 두고 있다. 그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지난달 27일 마르세유에서 자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행인에게 똑같이 손가락 욕설을 했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에게도 총기를 겨누는 시늉을 했다. 20대 여성 보좌관과의 불륜 의혹도 부담이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6~29일 성인 2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한 13%를 기록해 마크롱 대통령(23%), 르펜 대표(19%)보다 낮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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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오미크론 지역감염’ 번진듯… 부스터샷 접종자도 확진

    전파력과 면역 회피능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에선 이미 ‘지역사회 감염’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독려하며 대응에 나섰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 변이에 대처하기 위한 보건장관 회의를 연 뒤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의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긴급한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아프리카 간 적 없는데 감염유럽에서는 아프리카 등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내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확인된 포르투갈 벨레넨스스 프로축구팀의 이 변이 감염자 13명 중 1명만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왔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된 남성은 아내와 두 자녀를 감염시켰다. 영국 정부에 전염병 확산 모델을 조언하는 워릭대 교수 마이클 틸더즐리는 “확진자가 발견된 시점엔 이미 더 많은 지역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정부 과학 고문들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수일 내에 수백 건씩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의 병원에서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견됐다. 남아공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입국한 여행자다. 스웨덴에서도 남아공을 여행하고 귀국한 여행자의 변이 감염이 이날 확인됐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까지 유럽에서만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포르투갈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 감염 사례는 영국 독일 캐나다 등에서 증가하고 있다. 감염 의심 사례도 프랑스와 아일랜드 등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 조사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했다.○ 부스터샷 접종자도 감염각국은 일단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미국의 모든 성인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종전엔 50세 이상 고령자 등에만 접종을 권고했는데, 권고 수준이 더 강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그 어떤 변이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 “모두가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봉쇄(정책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부스터샷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면서 면역이 약한 고령층 등은 3차 접종 3개월 뒤 4차 접종까지 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지난달 27일부터 부스터샷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소수 나왔지만 증상은 일단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4명은 백신을 3차례 접종한 이들이었다. 감염자 중 3명은 각각 말라위와 남아공, 영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들이었고 1명은 영국 여행자의 접촉자다.○ 백신 접종률 낮은 청년층 이하 감염률 높아오미크론 변이가 확산 중인 남아공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년층 이하 연령대의 감염이 두드러져 백신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현지 매체 IOL에 따르면 와실라 자삿 남아공 국립감염병연구소(NICD) 박사는 30일 “최근 며칠간 감염이 급증했는데, 환자 대부분은 10∼29세”라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60세 이상의 백신 접종률은 64%이지만 18∼34세 접종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확진자의 90%가량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영아들의 입원 증가도 관찰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남아공 하우텡주(州) 츠와니에선 입원 환자 중 2세 이하가 약 10%를 차지해, 델타 변이 유행 당시보다 비율이 높다고 NICD는 밝혔다. 감염된 영아가 경증이어도 부모들이 일단 입원부터 시키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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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도 물가 비상… 獨 5.2% 올라 ‘통일 이후 최고’

    독일의 11월 소비자물가가 5.2%나 상승하면서 동·서독 통일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벨기에도 11월 물가 상승률이 5%대에 달해 유럽 전체에 ‘물가 비상’이 걸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달 29일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1월 에너지 가격은 22%, 식품 4.5%, 서비스 2.8%, 임대료는 1.4% 증가해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의 경우 난방유 등 석유 가격은 51.9%, 마가린과 버터는 각각 14.1%, 11.5% 올랐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에너지 공급난 등이 겹쳐 10월 물가 상승률도 4.5%였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 5.2% 상승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로 물가가 급등했던 1992년 6월(5.8%)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하루 전날 발표된 스페인의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해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벨기에의 11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FT는 “유로화 사용 19개국인 유로존의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4%에 달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의 물가 상승세는 올해 말까지 최대치에 달한 후 내년부터는 서서히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유럽 전역에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그 여파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국장은 이날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내 물가 상승세가 통제범위 밖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2%)나 그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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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시간만에 사퇴한 스웨덴 총리, 5일만에 재선출

    지난달 24일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된 지 7시간 만에 연정 붕괴로 사퇴했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사회민주당 대표(54·사진)가 5일 만에 총리로 다시 뽑혔다.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수도 스톡홀름 의회에서 열린 총리 인준 투표에서 안데르손은 총 349표 중 찬성 101표, 기권 75명, 반대 173표를 받았다. 스웨덴 법은 반대표가 과반(175석)이 안 되는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투표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정당과 협력하는 전통을 이어가면서 기후변화 대응, 사회 복지, 범죄 예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칼 구스타브 16세 국왕을 만나 총리 임명장을 받은 후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안데르손이 속한 중도좌파 사민당(100석)은 좌파 녹색당(16석)과 연정을 구성했다. 두 정당의 의석을 합해도 과반에는 턱없이 모자라 각종 안건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제1 야당인 우파 보수당, 강경 우파 스웨덴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달 24일 그의 첫 총리 선출 때에도 인준 투표 직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반대해 실패하자 녹색당이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연정 붕괴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안데르손 또한 ‘내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통해 재집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녹색당이 다시 안데르손 지지에 나서면서 이날 두 번째 총리 인준 투표가 실시됐다. 1967년 남동부 웁살라에서 태어난 안데르손은 10대 시절 수영 선수로 활동했다. 스톡홀름경제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고 1996년 예란 페르손 당시 총리의 경제자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 스테판 뢰벤 당시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발탁했다. 직설적 언사와 강한 추진력 등으로 ‘불도저’란 평을 얻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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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오미크론 지역감염’ 번진듯…부스터샷 접종자도 확진

    전파력과 면역 회피능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에선 이미 ‘지역사회 감염’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독려하며 대응에 나섰다.아프리카 간 적 없는데 감염유럽에서는 아프리카 등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내 집단 감염 사례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간) 확인된 포르투갈 벨레넨세스 프로축구팀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13명 중 1명만 최근 남아공을 다녀왔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 감염 진단을 받은 남성은 아내와 두 자녀를 감염시켰다. 영국 정부에 전염병 확산 모델을 조언하는 워릭대 교수 마이클 틸더즐리는 “확진자가 발견된 시점에는 이미 더 많은 지역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정부 과학 고문들을 인용해 수일 내에 오미크론 변이감염 사례가 수백 건씩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병원에서 29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네덜란드를 경유해 입국한 여행자다. 스웨덴에서도 남아공을 여행하고 귀국한 여행자의 변이 감염이 이날 확인됐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까지 유럽에서만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포르투갈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 인도양의 프랑스 해외영토 레위니옹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감염 사례는 영국(11건) 독일(4건) 캐나다(5건) 등에서 증가하고 있다. 감염 의심 사례도 프랑스(8건)와 아일랜드(10건) 등에서 조사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했다.부스터샷 접종자도 감염각국은 일단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9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미국의 모든 성인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종전엔 50세 이상 고령자 등에만 접종을 권고했고는데, 권고 수준이 한층 강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그 어떤 변이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 “모두가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봉쇄(정책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부스터샷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면서 면역이 약한 고령층 등은 3차 접종 3개월 뒤 4차 접종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27일부터 부스터샷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소수 나왔지만 증상은 일단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오미크론변이 감염자 중 4명은 백신을 3차례 접종한 이들이었다. 감염자 중 3명은 각각 말라위와 남아공, 영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들이었고 1명은 영국 여행자의 접촉자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이들이 모두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백신 접종률 낮은 청년층 이하 감염률 높아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남아공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년층 이하 연령대의 감염이 특히두드러져 백신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현지 매체 IOL에 따르면 와실라 자삿 남아공 국립감염병연구소(NICD) 박사는 30일 “최근 며칠간 감염이 급증했는데, 환자의 대부분은 10~29세”라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60세 이상의 백신 접종률은 64%이지만 18~34세 접종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확진자의 90%가량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영아들의 입원 증가도 관찰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남아공 가우텡주(州) 츠와니에서는 입원 환자 중 2세 이하가 약 10%를 차지해, 델타 변이의 유행 당시보다 비율이 높다고 NICD는 밝혔다. 감염된 영아가 경증이어도 부모들은 일단 입원부터 시키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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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도 물가 비상…獨 5.2% 올라 ‘통일 이후 최고’

    독일의 11월 소비자물가가 5.2%나 상승하면서 동·서독 통일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벨기에도 11월 물가 상승률이 5%대에 달하면서 유럽 전체에 ‘물가 비상’이 걸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29일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1월 에너지 가격은 22%, 식품 4.5%, 서비스 2.8%, 임대료는 1.4% 증가해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서부 라인란트팔츠 주의 경우 난방유 등 석유 가격은 51.9%, 마가린과 버터는 각각 14.1%, 11.5% 올랐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에너지 공급란 등이 겹치면서 10월 물가 상승률도 4.5%였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 5.2% 상승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로 물가가 급등했던 1992년 6월(5.8%)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하루 전날 발표된 스페인의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해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벨기에의 11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FT는 “유로화 사용 19개국인 유로존의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4%에 달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의 물가 상승세는 올해 연말까지 최대치에 달한 후 내년부터는 서서히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유럽 전역에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그 여파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국장은 이날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내 물가 상승세가 통제범위 밖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2%)나 그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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