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환

정양환 부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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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양환 기자입니다.

r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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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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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등록 끝나자마자… 선거 파행 위기

    다음 달 12일 치러질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20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 국면에 접어들었다. 본격적인 선거전은 입후보 자격심사가 끝나는 25일 이후부터지만 벌써부터 선거법 위반 여부 등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입후보 기간(18∼20일) 동안 모두 4명의 스님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등록 순서대로 덕숭총림(수덕사) 방장인 설정 스님,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 전 조계종 포교원장인 혜총 스님, 전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기호 1번부터 4번까지 배정받았다. 자승 원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기호 1번 설정 스님은 18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불교를 중흥시키고 종단 발전을 도모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실히 그 길에 나서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현 집행부가 선거인단 321명에 대한 영향력이 압도적인 상황이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그러나 종단 개혁파가 “안팎으로 시끄러운 현 체제의 답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다, 최근 불거진 학력 위조 이슈를 비롯해 개인 신상과 관련한 의혹들이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반(反)자승파’로 분류되는 기호 2번 수불 스님은 후보 자격 시비로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19일 조계종 최대 계파인 ‘불교광장’ 소속 일부 중앙종회의원들이 ‘수불 스님의 대중공양은 금품을 살포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불 스님 측은 20일 선관위에 보낸 입장문에서 “종헌과 종법은 물론 선거법상에도 징계 규정이 없다”고 반발했다. 또 한 관계자는 “만약 억지로 출마를 막는다면 법원에 선거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한편, 선관위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직선제는 80% 이상의 지지를 받았지만 집행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사실상 무산됐다”면서 “설정 스님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수불 스님의 출마까지 좌절된다면 이번 선거는 최악의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 선관위는 25일까지 입후보 자격심사를 진행해 출마 가능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한편 기호 3, 4번인 혜총 스님과 원학 스님은 20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18일 수불 스님이 기자회견을 가진 건 사전 선거운동으로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수불 스님 측은 “종책(공약) 제시를 한 적이 없어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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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장 보시하러 전국 교도소 갑니다”

    “힘들긴 뭐가 힘들겠습니까. 이렇게 중생에게 베풀 복이 넘치는데. 4년 반 동안 즐겁게 전국을 돌아봐야죠.” 스님들은 연신 싱글벙글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난 운천 스님(전북 남원시 선원사 주지)과 마가 스님(‘자비명상’ 이사장)은 새로운 장난감 선물을 받은 아이들 같은 표정이었다. 이들은 전국 교도소를 돌며 ‘법(法)과 밥을 나누는 법회’를 개최한다. 법무부 교정본부와 일정을 조정 중인데, 전국 53개 교도소를 다 도는 데 4년 6개월이 걸린단다. 사실 두 스님은 원래부터 교도소 출입(?)이 잦았다. 특히 운천 스님은 2009년부터 여러 교도소와 복지시설을 찾아 짜장면을 요리해 나누는 ‘짜장 보시’로 유명했다. 한번 가면 적어도 1000인분씩 만든 게 벌써 1000회가 넘는다. 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끼던 차에 ‘불교계의 힐링 멘토’로 불리는 마가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작부터 안면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2015년이었습니다. 대지진이 났던 네팔에 함께 봉사활동을 갔다가 마음이 통했지요. 마침 최근에 ‘제가 짜장면을 만들 테니, 스님이 좋은 법문을 들려주세요’라고 연락이 왔습디다. 옳다구나 싶어서 일을 좀 크게 벌이기로 했지요.”(마가 스님) 두 스님의 보시는 내용만 봐도 무척 알차다. 일단 짜장면 보시는 기본. 여기에 마가 스님의 저서 ‘나를 바꾸는 100일’ ‘간추린 자비도량참법’을 10만 권씩 준비해 배포한다. 이를 바탕으로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에 위안을 주는 강의와 명상 시간을 갖는다. 운천 스님은 “젊은 불자 예술인으로 구성된 ‘그래도 예스 예술단’이 춤과 노래 공연도 선보인다”며 “수용자 가족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고, 교정공무원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스님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개신교가 운영하는 소망교도소처럼 언젠가 이 땅에 불교교도소를 짓겠다는 원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마가 스님은 “교도소 법회 봉행만으로도 예산이 빠듯하지만 마음을 굳게 먹으면 못할 일이 없다”며 “이렇게 힘을 합쳤으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수용자 교화 활동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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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숯과 불 그리고 암호… 더 강렬해진 ‘화가 신부님’

    ‘화가 신부’로 유명한 조광호 신부(70·사진)가 20일부터 서울 용산구 김세중미술관에서 초대전를 갖는다. 조 신부의 이번 전시 주제는 ‘로고스의 불(logos ignis)’이다. 로고스는 존재와 진리, 불은 생명의 불씨를 뜻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현대 추상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이는데, 숯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조 신부는 “내게 예술이란 하느님의 말씀인 ‘로고스’의 의미를 해독하려는 실존적 인간의 뜨거운 열정과 그리움”이라며 “숯과 불을 통해 만물에 내재된 하느님의 숨결과 생명의 에너지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의 작품에는 암호와 같은 다양한 기호들이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숫자 ‘3’은 초월적 세계인 하느님의 나라를 뜻하고, ‘∞’(무한대)는 무한하고 영원한 하느님을 상징한다. 고종희 한양여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종교 미술과 달리 조 신부의 작품은 강렬하고 과감하며 실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1979년 성베네딕도 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은 조 신부는 1985년 독일 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5년 동안 현대회화를 배웠다. 오스트리아에선 동판화와 스테인드글라스도 연구했다. 서울 당산철교의 대형 벽화와 서소문 순교성지 기념탑, 옛 서울역 로비 천장화 등이 그의 작품이다. 다음 달 10일까지. 02-717-5129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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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다시 꺼내든 ‘총, 균, 쇠’

    ‘총, 균, 쇠’(사진)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계기는 유치하다. 얼마 전 술에 취해 터벅터벅 집에 가던 길.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렀는데, 점원이 눈을 사로잡았다. 아르바이트 학생일 듯한데, 한쪽 팔에 문신이 빽빽하게 들어선 게 아닌가.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 그의 손에 들린 두툼한 책 한 권에 또다시 눈길이 꽂혔다. 맞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쓴 그 책이었다. 집에 돌아와 한참을 뒤졌더니, 곰삭은 종이 냄새가 밴 ‘고서(古書)’가 주인을 맞았다. 반가운 마음에 몇 장을 넘겼는데…. 어라, 매캐할 정도로 내용이 깜깜하다. 분명 읽긴 했었는데. 괜스레 ‘타투인(人)’에게 질투가 피어올랐다. 마침 찾아보니 ‘총, 균, 쇠’는 올해 출간 20주년을 맞았다. 스무 해 전, 한 교수는 퓰리처상까지 받게 되는 명저를 세상에 내놓았다. 10년 전쯤, 웬 중년은 ‘×폼’ 잡으며 그 책을 읽곤 시원하게 까먹었다. 올해, 어느 멋진 젊은이는 계산대에 앉아 근사한 지식으로 머리를 채우고 있다. 서로를 몰라도 우리는 이어져 있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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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패밀리, 양평에 주기도문 산책길 조성

    ‘주기도문과 함께 걷는 올레길.’ 기독교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는 11일 “경기 양평군 가족테마파크 ‘더블유 스토리’에 주기도문을 주제로 한 산책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성인 걸음으로 약 3000보(총 2.1km)가 걸리는 이 길의 또 다른 이름은 ‘비움과 채움의 길’이다. 기독교도로서 자신을 돌아보며 잡념을 비우고 소중한 주기도문의 정신으로 채우자는 뜻이 담겼다. 산책로는 이재홍 아시아미술관 이사장과 재프랑스 화가 정택영 씨가 미술감독을 맡아 7개의 주제에 따른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주기도문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대형 십자가 작품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복제 작품도 곳곳에 배치했다. 하이패밀리는 산책로 완공을 기념해 18일부터 ‘주기도문 해설과 함께하는 산책 프로그램’도 시행할 예정이다. 매주 목요일 파이프 오르간 연주와 함께하는 코스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송 목사는 “현대 기독교인이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삶의 과제는 주기도문을 찾아오는 일”이라며 “영혼이 새롭게 피어나는 일상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31-772-3223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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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정양환]신뢰라는 이름의 전차

    “축하는 드리지만, (방송에선) 안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껏 봤던 가장 묘한 댓글이 아닌가 싶다. 짧은 문장 한 줄에 이토록 섬뜩하게 벼린 ‘정색’이 담겨 있다니. 그것도 높임말로. 싫어도 정말 싫나 보다. 기사는 별것 아니었다. 연예인 S 씨가 득남했다는 소식. 경사스러운 일인데 반응은 쌩하니 찬바람이 분다. 그래도 우리나라 누리꾼들, 기본 예의는 차린다. 대다수가 산모와 아이는 건드리지 않았다. 건강하길 빌어준다.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다. 알 사람은 다 안다. S 씨는 참 오랜만에 연예계로 돌아왔다.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7년 만.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바뀌었건만. 여전히 그에겐 줄기차게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뎅기열.’ 어쩌면 S 씨는 섭섭할 수 있겠다. 그렇게 긴 세월을 자숙했건만. 사고 친 연예인이 어디 한둘인가. 도박은 물론 음주운전, 약물복용, 병역의혹 등 다양한 ‘빨간 줄’이 그이고도 버젓이 활동하는 이가 수두룩 빽빽하다. 뭐, 연예인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높은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에게 ‘직장 복귀’의 문은 일반인에 비해 확실히 좁지 않다. 그런데 왜 유독 S 씨에겐 이리도 엄격할까. 처음이 아니란 점도 한 가지 이유일 터. 하지만 그보다 더 마음이 식어버린 까닭이 있다. 바로 ‘거짓말’이다. “해외여행을 하다 뎅기열에 걸려 입원했다”며 공개했던 한 장의 사진. 두고두고 회자되며 굵고 질긴 멍에가 됐다. 실제로 대중이 마음을 돌린 사례를 보자. 사건사고의 경중보단 진실성 여부에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 한다”고 수차례 말해 놓고 정작 미국으로 가버렸던 Y 씨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던 K 씨 등등. 그 어이없던 ‘눈 가리고 아웅’이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갔다. 한마디로, 상호 간의 신뢰가 깨진 것이다.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양치기소년까지 갈 필요도 없다. 잠깐 어쭙잖지만 아는 척 좀 하련다. 장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1755년)이란 책이 있다. 여기엔 수사슴과 토끼의 딜레마란 게 나온다. 사냥꾼 2명이 힘을 합쳐 수사슴을 사냥할지, 각자 손쉽게 토끼를 잡으러 갈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학자들은 거창하게 “집단행동의 큰 보상과 개인주의의 작은 보상 사이의 선택”이라 부른다. 인간은 대체로 수사슴으로 기우는데,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다. 상대가 고기를 나눌 거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신뢰는 인류든 동물이든 본능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사자 무리가 포획물을 공유한단 믿음이 없다면 뭐하려고 함께 사냥에 나서겠나. 영장류는 더 민감하다. 침팬지가 사육사에게 가장 크게 화를 내는 순간은 다른 침팬지에게 더 좋은 먹이를 줬을 때다. 공정하거나 공평할 거란 상호 신뢰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수많은 부모들은 자식에게 “거짓말은 나쁘다”고 가르친다. 실은 본인들도 꽤나 했을 텐데도. 어쩌면 그건 무의식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생존 방식을 일러주는 게 아닐까. 한 번 어그러지면 무척이나 회복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살다 보면 기차는 놓칠 수 있다. 그러나 되돌아오진 않는다. 시간을 놓치고 티켓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건 승객들이 아니다. 게다가 다음 열차는 같은 행선지로 가리란 보장도 없다. 무섭지만 그게 삶이다.정양환 문화부 기자 ray@donga.com}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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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무원장 직선제 무위… 승려대회 미궁… 긴장의 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조계종은 6일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다음 달 1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치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2013년 재임에 성공해 8년 동안 조계종을 이끌었던 자승 원장 체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선거법상 차기 총무원장 입후보 기간은 18∼20일 사흘간. 현재까진 자승 원장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덕숭총림(수덕사) 방장인 설정 스님(75)과 간화선 전파에 힘써온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64·전 범어사 주지)이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하지만 가장 뜨거운 쟁점인 직선제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최근 18일간 단식하다 쓰러진 명진 스님(67) 등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안팎으로 거세 선거의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 총무원장 후보군 수면 위로 “종단의 어려움을 극복할 소임이 주어진다면 외면하지 않겠다.” 8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사실상 출마선언을 한 설정 스님에 대해 자승 원장 측이 최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이 많다. 중앙종회 의원과 교구 본사 주지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321명)에 대한 영향력이 압도적인 현 집행부와 신망이 높은 설정 스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결합은 산술적인 표 계산에서는 유리하지만 “설정 스님 출마는 자승 원장 체제의 연장선”이라는 종단 개혁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설정 스님이 학력 의혹을 최근 사실상 인정한 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건이다. 스님은 이제껏 여러 인터뷰와 저서에서 자신이 서울대 농과대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마선언 당일 “1976년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했는데 그간 본의 아니게 바로잡지 못해 참회한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혀온 수불 스님은 “중도 하차는 결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일각에서 “지난해 금품을 살포하며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입후보 자격을 문제 삼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한 불교계 관계자는 “수불 스님은 20년 이상 승가의 전통에 따른 대중공양을 해왔을 뿐이라고 해명한 상태”라며 “수불 스님의 출마가 무산된다면 선거는 공정성 시비에 휩쓸려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화엄사 전 주지인 종열 스님과 봉은사 전 주지인 원학 스님도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 직선제와 수좌회…선거 좌우할 쟁점들 후보군과 별개로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불씨는 여전하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스님들의 80.5%가 찬성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직선제 열망이 뜨겁지만 종단 집행부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월에는 수행승 1800여 명의 모임인 전국선원수좌회가 “이번 선거에 직선제를 도입하라”고 공개 천명하기도 했다. 수좌회는 지난달 9일 ‘직선제 및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결의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86년과 94년, 98년 세 차례 열렸던 승려대회는 열릴 때마다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원로모임인 장로선림위원회의 인준이 계속 미뤄지며 개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매주 목요일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리는 촛불법회도 집행부로선 부담이다. 주최 측인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을 위한 연석회의’와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는 14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범불교도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건강 문제로 명진 스님의 단식은 중단했으나, 수좌회 소속 용상 스님과 대안 스님이 뒤를 이으며 조계사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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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사 ‘이슬람 포비아’에 일침… “왜곡된 시선 갈등만 악화”

    “세계 이슬람 인구가 17억 명이 넘습니다. 세계 3대 종교로 꼽힐 만큼 전통도 깊죠. 하지만 여전히 바깥의 시선은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습니다. 무지로 인한 근거 없는 비판은 갈등만 악화시킬 뿐이에요.” 1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엔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함이 묻어났다. 이슬람교도의 항변 아니냐고? 실은 스스로도 “보수 교단 소속”이라고 밝힌 김동문 목사(57)가 하는 얘기다. 김 목사는 지난달 출간한 책 ‘우리는 왜 이슬람을 혐오할까’(선율·사진)에서도 국내외에 만연한 ‘이슬람 포비아(공포·혐오)’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나온 그는 14년 동안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거주했으며 25년 이상 수많은 이슬람 교인과 속 깊은 친분을 맺어 왔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체류 중인 김 목사는 이슬람교가 일반화의 오류로 많은 오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슬람 하면 테러집단을 떠올리는 그릇된 인식이 꽤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는 “잘못된 일을 비난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걸 전체를 매도하는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무슬림 대부분은 문제 많은 극단주의를 싫어하고 반대한다”고 했다. 오히려 김 목사는 이웃 종교에 대한 포용력을 이슬람교의 장점으로 꼽았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과거 기독교에 박해받았던 유대교를 받아들여 공동체사회를 인정해준 건 이슬람 국가들이었다. 그가 만난 이슬람교도들은 타 종교에 대한 선입견도 훨씬 적은 편이었다. 김 목사는 “물론 지속된 전쟁의 여파로 많이 변모하긴 했지만 이슬람의 1400년 문화에는 관용의 정신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이슬람교 역시 아쉬운 점이 있다. 이슬람교도는 대다수가 날 때부터 이슬람교도다. 집안과 가문의 전통이 우선시돼 개인의 선택에 따른 개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 목사는 “역사적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긴 해도 이슬람 내부에서도 시대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논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제언했다. 김 목사는 자신이 ‘중동 전문가’로 꼽히는 것에 대해 “무슨 전문가란 말처럼 허황된 게 없다. 그것 역시 다양한 이슬람교의 색채를 단순화시키는 오류”라며 “한국도 서구사회의 일방적 논리에서 벗어나 좀 더 깊이 이슬람사회를 들여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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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사로 수놓은 삼라만상의 아름다움

    비단에 수를 놓아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국내 입사장(入絲匠)의 적통이라 할 수 있는 이경자 씨(65·경기 무형문화재 제19호)의 작품전 ‘색불이공 공불이색(色不異空 空不異色)’이 11일부터 서울 중구 동국대박물관(관장 정우택)에서 열린다. 입사란 금속이나 장신구 표면에 금사(金絲·금을 가느다란 실처럼 뽑은 것)나 은사(銀絲)로 다양한 문양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한반도에선 일본 이소노카미(石上) 신궁에 있는 4세기 백제 유물 칠지도(七支刀)가 대표적 사례로 꼽힐 만큼 오랜 전통이 깃들었다. 특히 이 씨는 조선시대 마지막 입사장인 이학응(1900∼1988)의 직계 제자로 1984년부터 금·은입사 유물 200여 점을 복원, 재현하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한국문화원이나 호주 파워하우스뮤지엄 등에도 작품을 선보였으며, 대표작 ‘108 니르바나’가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돼 있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불교를 주제로 한 소품부터 다양한 생활용품까지 모두 100여 점이다. 정 관장은 “한국의 입사공예는 동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꼽히지만 제작이 어렵고 수요가 적어 전통 단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고의 작업으로 최고의 경지를 선보인 이 씨의 작품들은 삼라만상을 마음으로 수놓은 힘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2일까지. 일요일 휴관. 02-2260-3722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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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7대종단 지도자 만난 교황 “종교 간 존중을”

    “신께서 한국인에게 평화와 (남북한) 형제 간 화해란 선물을 주시길 언제나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와 만난 자리에서 “인류는 개인과 공동체, 민족, 국가의 분쟁을 거부하고 크나큰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가톨릭교회는 다른 종교인과 대화하고 협력하며 그들의 자산과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길 권고한다”며 “종교 간 대화가 결실을 거두려면 늘 개방적이면서도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4년) 아름다운 한국 땅으로 향했던 순례가 떠오른다. 당시 하느님과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무척 고마웠다”며 “우리의 충만한 우정과 서로에게 받았던 좋은 것들이 모두 함께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별 알현에는 종지협 대표의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김영근 성균관장, 이경호 성공회 서울교구장 등 7대 종단 지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 위기가 해결될 수 있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공동명의 서한을 전달했다. 종지협 관계자는 “교황이 한국 종교지도자와 별도로 실내에서 면담을 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이 엿보였다”고 설명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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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동물의 공감 능력, 생존을 위한 본능

    과학자가 안 됐다면, 빌 브라이슨이 되지 않았을까. 세계적인 생물학자에게 실례겠지만, 읽는 내내 그런 잡생각이 들었다. ‘유쾌한 글쟁이’란 별명을 지닌 작가 브라이슨이 떠오를 정도로, ‘공감의 시대’는 위트가 넘친다. 오해는 마시라. 그렇다고 이 책이 가볍단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진지하다. 미국 에머리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내 안의 유인원’(2005년 국내 출간) 등 영장류 연구에서 탁월한 공적을 쌓아온 인물. 실제로 과학자 입장에서 설파하는 ‘공감(empathy)’이란 주제는 매우 지적이고 논리적이고 날카롭다. 저자는 세간의 진화생물학에 대한 오해가 무척 안타깝다. 살짝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를 원망하는 뉘앙스도 풍기는데, 유전자의 진화 방식을 설명하려 ‘이기적(selfish)’이란 감성을 섞는 바람에 인간(그리고 동물)은 천성이 이기적이란 착각에 빠뜨렸다고 봤다. 마찬가지로 무지한(?) 정치·경제계도 일조했다. 예를 들어, ‘적자생존’은 찰스 다윈이 아니라 정치철학자 허버트 스펜서가 한 말이다. 어쨌든 동물은 공격성만큼 공감 능력도 타고나며, 이타적 행위는 종의 생존을 위한 자연선택의 결과라는 걸 저자는 차고 넘치는 ‘팩트’로 중무장한 채 일러준다. 긴 말 필요 없다. 재밌고 즐겁다. 소파에 드러누워 읽어도 될 만치 편안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잃지 않는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역시 일가를 이룬 고수는 글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번역을 맡은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의 내공도 크게 일조했지 싶다. 원제 ‘The Age of Empathy: Nature‘s Lessons for a Kinder Society’(2009년).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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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름길 찾다간 있던 길도 잃어버려… 아무렴 어떠냐, 소풍 왔다 쳐라”

    ‘어디에도 머물지 말고/어떤 것에도 묶여 있지 말고/통과시켜야겠습니다./삐지지 말고/꽁하지 말고/통과시키세요.’ 경기 양평군 화야산 기슭 서종사에서 만난 범일 스님은 뭐든지 참 쉬워 보였다. 차 한 대 겨우 빠져나갈 비포장도로를 고생해서 달려왔는데 “오랜만에 덜컹덜컹하니 좋지요?”라지 않나, 본인이 서울 봉은사에서 나온 뒤 무일푼으로 몸 누일 곳 없던 시절 얘기도 “더 나아지려고” 그랬던 거란다. “열혈 행복전도사 강의 같다”고 슬쩍 타박했더니 “아무렴 어떠냐. 물소리 새소리 들었으니 소풍 왔다 쳐라”며 껄껄 웃었다. 2009년 베스트셀러 ‘조아질라고’를 냈던 스님은 최근 두 번째 에세이집 ‘통과 통과’(불광출판사)를 펴냈다. 6월부터 부산의 천년고찰 운수사 주지까지 맡아 바쁜 와중에 말이다. 이거, 책에서 ‘담백한 삶’을 주창해온 평소 지론과 너무 다른 거 아닌가. “움막 짓고 살며 벽돌 하나씩 기와 하나씩 서종사를 세운 지 17년 됐습니다. 인적 드문 산속에서 텃밭 일구고 불경 공부하며 사는 시간이 너무도 행복했지요. 그런데 올해 초부터 이상하게 가슴이 쿵쾅거립디다. 번뇌 끝에 ‘아, 아직 깨치지도 못한 것이 어디 안주하려 드나’ 혼내는 거구나 싶었죠. 속세건 절에서건 몸이 바쁜 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마음이 매이지 않으면 다 좋은 겁니다.” 말이야 쉽지. 속인들은 하루에도 열두 번 골칫거리로 머리를 싸맨다. 단박에 스님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서 그렇다”며 토닥였다. “인간은 정말 신비로운 존재예요. 입으로 걱정을 내뱉으면 진짜 우환이 몰려옵니다. 스스로 운 좋다 믿어야 행운도 찾아오죠. 아니라고요? 그건 첨부터 100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근심 10개 중 하나가 줄면 얼마나 나아진 겁니까. 그렇게 좋아지는 겁니다. 그런데 9개만 보고 불평을 쏟아내죠. 그럼 다시 10으로 돌아가요. 8로 7로 내디뎌야 2도 1도 가는 건데. 지름길을 찾다간 있던 길도 잃어요.” 요즘 스님은 일주일에도 2, 3번씩 운수사와 서종사를 오간다. 사이버 도량 ‘조아질라고’()도 본인이 챙긴다. 건강을 걱정했더니 “어허,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 말했건만”이라며 짐짓 정색한 척했다. 스님은 “풀 한 포기 쳐다보며 풀의 소리를 떠올릴 여지만 있으면 법(法)은 어디서든 닦을 수 있다”며 “달이 보름달 그믐달로 차고 기울 듯 마음도 변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니 조급히 굴지 말라”고 말했다.양평=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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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3만명 참가 평화사상 축제” 통일교, 문선명 총재 5주기 행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7일 문선명 총재 성화(聖和·별세) 5주기를 맞아 기념행사를 연다. 유경석 가정연합 한국회장(사진)은 지난달 30일 열린 간담회에서 “국내외 정치 경제 종교 지도자들을 포함한 3만여 명이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문 전 총재와 한학자 총재의 효정(孝情) 문화를 기리며 평화사상으로 세상을 밝히는 축제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가정연합은 64개국에서 온 4000여 쌍의 합동결혼식도 거행한다. 아울러 5∼1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2017 효정종교평화 초종교 성직자 국제세미나’도 개최한다. 2006년 가톨릭에서 파문당한 에마뉘엘 밀링고 전 대주교를 비롯해 국내외 종교지도자 200여 명이 참석한다. 16일에는 대한천리교 대종교 기독교선교연합회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종교평화 피스컵 종교지도자 친선 축구대회’가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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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청소년합창단 “첫 해외공연 설레요”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놀랄 만큼 잘 부르진 않았다. 때론 가사도 더듬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손끝이 찌릿했다. 끝자락엔 목 언저리도 뜨거워졌다. 29일 저녁 경기 과천시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 ‘에반젤리 장애청소년합창단’의 마지막 리허설은 뭔지 모를 기운이 연습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달장애청소년 47명으로 구성된 이 합창단이 창단 최초로 해외공연을 떠난다. 한국국제교류재단 후원으로 다음 달 2일 일본 시가(滋賀)현 리쓰메이칸대에서 열리는 ‘제34회 장애인 차별과 싸우는 공동체 전국연합(공동연) 전국대회 개막식’에 초청받았다. 1984년 설립된 일본의 대표적 장애인시민단체인 공동연이 전국대회에 해외음악단체를 초청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단장인 홍창진 신부(경기 광명성당 주임신부)와 배우 손현주 씨가 2005년 설립한 에반젤리합창단은 13년 동안 놀라운 성과를 만들었다.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 등 크고 작은 자선행사에서 이름을 떨치더니 드디어 일본까지 진출했다. 운영을 맡은 신혜정 국장은 “솔직히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단원들 보호 문제로 거절하려 했다”며 “오히려 아이들이 드디어 외국무대에 설 만큼 인정받아서 너무 기쁘다며 의욕을 불태웠다”고 귀띔했다. 이번 일본 공연은 청소년 단원 23명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인솔교사도 16명이나 함께 간다. 살짝 흥분한 탓인지 이날 연습도 처음엔 꽤나 산만했다. 촬영 일정상 연습에 오지 못한 손 씨가 “뭣보다 건강하고 즐겁게 다녀와야 한다”는 영상을 보내오자 아이들은 크게 박수를 치며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한번 집중하기 시작하자 무섭도록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다. 합창단원인 유지원 군(17·경기 용인시 신봉고 2년)은 “매일 집에서도 아빠 엄마와 노래를 부르며 연습했다”며 “우리 합창단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가족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부를 노래는 총 3곡. 합창곡으로 유명한 ‘넬라 판타지아’와 가요 ‘마법의 성’, 일본 국민 아이돌 스마프의 노래 ‘세상에 하나뿐인 꽃’이다. 지휘자 신호철 씨(47)는 “한국어와 일본어, 이탈리어로 된 3곡을 완전히 소화하는 데 9개월이 걸렸다”며 “힘들었을 텐데도 한 번도 내색하지 않을 정도로 대견하고 씩씩한 친구들”이라고 전했다. 합창단의 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내년 가을엔 중국 광저우(廣州)에 있는 오페라하우스에서 자선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홍 신부는 “에반젤리합창단은 누구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행복을 맛보는 게 우선이다”며 “중국과 일본 장애아들과 교류하며 한 뼘씩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과천=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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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정양환]보이지 않는 사랑

    “종교는 있으세요?” 아, 이렇게 맑고 뻔할 수가. 물론 예상은 했다. 종교 담당이니 취재원이라면 당연히 물어보리라. 신부와 목사, 스님, 이맘…, 모두가 그랬다. 종교란 영역을 표시하는 ‘시그니처(signature·서명)’ 같은 느낌? 괜히 쭈뼛거리다 먼저 털어놓은 적도 있다. 답은 한결같다. 표현은 수시로 바뀌지만 “딱히 없습니다.” 선배들에 따르면, 그러다 선교 말씀을 수 시간씩 듣기도 했다는데. 다행히 요즘은 그런 일 없다. 많이들 “차라리 잘됐네. ‘제3자’니 어디 편들거나 그러진 않겠군”이라며 격려한다. 한 목회자도 비슷한 덕담(?)을 하다, 끝자락에 슬쩍 한숨 섞인 혼잣말을 덧붙였다. “요샌 젊은이들 만나면 신앙을 가졌단 얘기 듣기 힘들어. 예년에 어디 다녔다고 하면 그나마 다행일 정도로.” 어려 보인다니 신나서 총총 물러났지만, 국내 종교계에 신자의 감소는 몇 년 사이 심각한 화두다. 올해 발표된 10년 주기의 통계청 종교인구 조사(2015년 기준)에서 종교 없는 국민이 56.1%로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2005년 47.1%에서 9%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대(62.0%)와 20대(64.9%) 등 청년층은 당시보다 평균 12%포인트 이상 크게 늘었다. 이러다 보니 최근 성직자에게 듣는 두 번째 시그니처 주제는 위기의식이다. 일종의 자성이랄까. ‘사회와 동떨어져 공감이 부족했다’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다’ 등등. 어느 간담회에서 만난 학자는 “인간과 종교, 인류와 신앙의 근본적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때 알아듣는 척한 거,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린다. 위안이야 되진 않겠지만,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가 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잉글랜드는 2014년 이미 무종교인이 48.5%로 종교인(43.8%)을 앞질렀다. 미국 역시 최근 신앙을 버리는 사람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단다. 장기 불황과 사회의 파편화 등 원인을 찾으려는 분위기도 우리랑 엇비슷하다. 정답은 당연히 모르겠다. 분명 한두 가진 아닐 터. 종교계 내부에선 갑론을박이 오고가는 토론회나 모임이 꽤나 잦다. 다만 제3자로서 한 발짝 물러나 보면, 그 치열함이 밖에선 그다지 잘 ‘보이지 않는다’. 괜스레 돌려 말하지 말자. 아무 포털 사이트나 들어가서 요즘 종교 관련 검색어를 찾아보시라. 과세, 선거, 시위…, 그리고 뒤따르는 수식어는 논란 갈등 진통 반발. 속 시끄러운 주제들뿐이다. 물론 하나하나 살펴보면 나름 이유가 있다. 실제로 새겨들어 볼 만한 얘기도 많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종교가 자꾸 해명 또는 변명을 하고 있단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신도들은 종교에서 이정표와 안식처를 얻길 바란다. 하소연하려고 친구를 만났는데, 오히려 넋두리를 늘어놓는다면 또 만나고 싶을까. 지난해 말 출간됐던 ‘지금, 한국의 종교’(메디치)란 책이 있다. 국내 3대 종교전문가들이 만나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 주장에 동의하건 안 하건, 당시 출판사의 홍보 문구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 어쩌면 현재도 진짜 위기는 아닐지 모른다. 연예계엔 이런 말이 있다. 악플(악성 댓글)이 무플보다 낫다고. 근심이 깊으면 관심이 식는다. 그건 순식간이다. 정양환 문화부 기자 ray@donga.com}

    •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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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바다 “목소리 재능 잘 쓰고 싶을뿐”

    “최근 책에서 ‘하늘과 밥은 똑같다’란 구절을 읽었어요. 둘 다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단 뜻이었습니다. 다만 하늘은 저절로 공유하지만, 밥은 스스로 노력이 필요하죠. 작지만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비비안나(바다의 세례명)는 다시 또 약속을 지켰다. 걸그룹 ‘S.E.S.’ 출신 바다(본명 최성희·37)가 다음 달 6일 ‘청각장애인 성전 건립기금 마련 음악회’를 연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24일 만난 그는 “당시 너무 좋아서 신부님께 언제든 불러주면 달려오겠다고 했다”며 “누군가를 돕는다기보다 내가 얻는 게 훨씬 많은 행복한 자리”라고 했다. ―평소 봉사·선행에 적극적이다. “무슨 소리. 훨씬 훌륭한 분이 많다. 감사하게도 신께서 ‘목소리’란 재능을 주셨다. 그걸 잘 쓰고 싶을 뿐이다. 가톨릭 신자라 언제라도 성당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음악회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다. 지난해 미국 5개 도시 자선콘서트에 참여했는데, 외국 농아인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울컥했다. 음악은 마음을 전하는 일이란 걸 다시금 느꼈다.” ―방송 활동 등으로 바쁜데 어떻게 짬을 냈나. “음…, 나의 ‘아나키아’(그리스어로 숙명)라고 믿기 때문이다. 일이라 여겼으면 힘들었을 거다. 뮤지컬 ‘노트르담의 꼽추’ 때 처음 이 단어를 배웠는데, 그땐 왠지 무겁고 불편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숙명이란 받아들이기 나름이란 걸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아나키아 아닐까.”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진지하다. “하하, ‘매드’(mad·2009년 곡) 후폭풍이 정말 오래간다. 솔직히 스트레스 받은 적도 있다. 방송은 한번 이미지가 정해지면 바꾸기도 어렵고. 하지만 감사하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원했던 방식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그것도 연예인이 감당할 몫이니까. 다만 ‘대한민국 최고의 디바’를 꿈꾸는 바다의 ‘노오력’도 봐주시면 더 고맙겠다.” ―최고의 디바, 부담스럽지 않나.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렇게 인사한다. 당연히 ‘자뻑’이다! 여전히 선배들보다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첫째, 목표를 향해 스스로 채찍질하겠단 뜻이다. 둘째, 모든 무대를 최고로 만들겠단 다짐이다. 셋째, 디바는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존재여야 한다. 그건 평소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나온다. 모자라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콘서트 제목이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해바라기 선배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평소 좋아하던 곡인데, 이번 음악회에 잘 어울리지 않나. 3월에 결혼한 남편이랑 함께 골랐다. 행복을 준다는 건 일종의 소통이다. 부부도 사회도 대화가 정말 중요하지 않나. 요즘 수화를 열심히 배운다. 콘서트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통했으면 해서. 청중이야말로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들이다.” ▽콘서트 ‘행복을 주는 사람’=9월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성당. 2만 원. 문의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02-995-7394)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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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프랑스 남자와 한국 여자의 두 도시 이야기

    솔직히 놀랐다. 실은 책장(冊張)을 열기 전엔 살짝 얕잡아 봤다. 국제 결혼한 부부(때론 연인)가 상대 나라 여행기 혹은 체험기를 묶는 형식. 그리 새로운 스타일이라곤 말 못하겠다. 게다가 통계학과 법률 전공의 프랑스 남편과 영화학 박사 아내라. 정말 ‘풍경’에 대한 ‘감각’만 나열한 게 아닐까 걱정됐다. 가끔 어떤 책은 자기들 연애담이 8할인 경우도 많기에. 와, 근데 이 책은 한 장만 읽어봐도 찌릿하게 촉이 온다. 허투루 쓴 게 아니란 걸. 부부는 파트 1과 2로 나눠 각자의 문장을 담았는데, 글을 짓는 솜씨가 느긋하면서도 오밀조밀하다. 매우 수준 높은 퀼트(quilt) 작품을 마주한 기분이랄까. 그들은 프랑스어로 ‘플라뇌르(flaneur·천천히 걸어 다니는 산보객)’를 자처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사색한 티가 역력하다. 딱 그만치 공감 가고 신선하다. 뭣보다 저자들의 시선엔 서로의 문화에 대한 존중이 있다. 배우자가 살아온 사회를 최선을 다해 이해하려 노력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터전을 강요하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파리지앵 남편은 두 도시의 카페를 자연스레 비교하며 서울 커피숍의 장점을 유머러스하게 정리한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파리 카페는 오히려 면박을 주지만, 또 나름 그들의 방식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쉽게 보기 힘든 성찰이다. 얼추 다 좋지만 괜히 좀 뻗대 보련다. 아닌 척하지만 남편은 자부심이, 아내는 부러움이 짙다. ‘역시 파리는 근사한 도시야’란 전제가 여기저기 깔려 있다. 물론 틀린 말이야 아니지. 그래도 무게추가 기울다 보니 균형감은 별로다. 뭐, 서울도 나아지겠지만.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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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적 차원서 北주민 돕는 방안 고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을 돕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 따라 스스로 돕는 자를 돕도록 한국에서 취업이나 창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겠습니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LDS·모르몬교)의 로버트 시 게이 신임 북아시아지역 회장(66·사진)은 24일 방한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종교의 의무”라며 남북한 인도주의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1일 회장으로 임명된 게이 장로는 “LDS는 난민캠프나 장애인 지원 등 어려운 이를 돕는 데 언제나 앞장서 왔다”며 “미국에서 오랫동안 쌓은 창업 취업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한국은 물론 북아시아 전체에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회장 보좌단을 맡은 최윤환 장로는 “게이 장로는 오랫동안 아프리카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취임 직전에도 뉴욕 북한대사관을 찾아가 지원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적극적이다”라고 했다. 게이 신임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기업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전문가. 매킨지 앤드 컴퍼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고, LDS 신자로 2012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와 함께 베인캐피털 상무이사로 15년간 근무했다. 게이 회장은 “롬니와는 지금도 며칠마다 통화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라며 “세계의 많은 이를 빈곤에서 구제하는 일에 대해 논의하곤 한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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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매미만큼 짧게 살다간 ‘다양성 영화’에도 관심을

    장대비가 내리더니 더위도 한풀 꺾이는 걸까. 동네 공원에선 나름 성대한 이·취임식이 벌어졌다. 낮엔 아직도 짝을 못 찾은 매미의 목청이 구성지나, 해가 떨어진 뒤엔 귀뚜라미가 울어댄다. 늦건 이르건 계절은 길을 잃지 않는다. 매미는 자주, 인간에게 안쓰럽게 여겨진다. 5∼7년을 땅 밑에서 살다 바깥세상으로 나온 지 겨우 2주 만에 생을 마쳐서다. 심지어 17년 이상 흙 속에 머무는 종도 있단다. 일본만화 ‘은혼’에선 그 처연함을 이렇게 보듬는 대목이 나온다. “어쩌면 평생을 열심히 살았기에 주어진 ‘삶의 보너스 휴가’일지 모른다”고. 20일 영화계에선 ‘택시운전사’의 1000만 영화 등극 소식이 들려왔다. 2003년 ‘실미도’를 시작으로 한국영화 사상 15번째다. 우리 영화가 관객에게 사랑받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 다만 그때마다 매미만큼도 극장에서 버티지 못했던 수많은 작품들이 떠오른다. 한 송이 장미도 아름답지만, 흐드러진 안개꽃다발 역시 근사하건만. 떠나가는 매미와, 그 이상 위로받아 마땅한 ‘다양성 영화’에도 건배를.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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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징용 유해 귀향… 통일 조국이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이렇게 유해라도 고향에 돌아왔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 덕분에 저도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아 보는군요. 통일된 조국이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만난 윤벽암 스님(61)은 심경이 복잡해 보였다. 유창한 한국말로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연신 되뇌면서도, 왠지 말끝엔 씁쓸한 기운이 묻어났다.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초청으로 방한한 스님은 일본 재일교포 사찰인 국평사(國平寺) 주지. 그가 지금까지 모시던 유해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33구를 위원회와 협력해 1차로 국내에 봉환한다는 사실은 동아일보 7일자 A25면에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13일 방한해 국민추모제와 안치식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 온 그가 피곤했던 걸까. “전혀 아닙니다. 제 평생의 소망이 이뤄지고 있는데 지칠 리가 있겠습니까. 단지…, ‘할아버지 스님’(고 류종묵 스님)은 1965년 도쿄에서 ‘조국의 평화통일’을 기원한다는 뜻으로 국평사를 창건하셨습니다. 희생자 유해를 보낼 때 언젠간 꼭 통일된 우리나라로 함께 가겠노라 다짐하셨죠. 기다리기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 이번에 유해를 봉환했습니다만, 그 말씀을 못 지켜 드려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스님은 국적이 ‘조선적(朝鮮籍)’이다. 조선적은 광복 뒤 일본 정부가 일본에 거주하는 동포에게 부여했던 외국인등록상 명칭. 1965년 한일수교 뒤 다수가 한국적(韓國籍)으로 바꿨지만 일부는 원 상태를 고수했다. 스님도 할아버지 스님의 제자였던 부친 윤일삼 스님(1956∼1987)을 따라 귀화도, 국적 전환도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한때는 총련이란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유는 별것 아닙니다. 조선 사람이니까요. 정치나 이데올로기 때문에 갈라진 나라에서 어느 한쪽을 택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불교의 기본 가르침도 화합 아닙니까. 우린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를 받아들일 때 어떤 것도 따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선 사람’이면 되는 거였죠. 오늘 마침 비무장지대(DMZ)를 다녀오는 길입니다. 처음 보는 풍경이었지만 왠지 친근함이 느껴졌어요. 국평사도 일종의 비무장지대에 있는 절이니까요.” 국평사는 창건 때부터 지금까지 모신 희생자 유해가 3000구가 넘는다. 실은 창건 목적 자체가 유해 안치였다. 다행히 2000여 구는 가족 친지가 모시겠다며 찾아갔지만, 여전히 1000구 정도가 남아 있다. 이번에 33구를 포함해 신원이 확인된 101구가 귀환하지만, 여전히 무연고인 유해가 많아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이번에 위원회처럼, 많은 재일동포와 일부 일본인도 적극 도와주고 있습니다. 다 고마운 분들이죠. 언제 일본에 오시면 국평사에 꼭 한번 들르세요. 우리 텃밭엔 조선호박, 조선깻잎 등 모두 우리 땅에서 가져온 채소만 심었습니다. 절 내에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말만 합니다. 왜나고요? 모셔진 분들이 고향처럼 느끼길 바라니까요. 살아서 그렇게 고생하셨는데, 죽은 뒤라도 편안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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