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가계부채가 석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섰다. 환율 급등으로 물가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빚 리스크가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23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6조4000억 원 증가했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더한 것으로 가계부채의 총량을 뜻한다. 가계부채는 통상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덩치가 커지게 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에는 가계빚이 연간 100조 원 이상씩 불어나는 등 최근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가 있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사실상 증가율이 제로(400억 원 증가) 수준에 머물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듯 했지만, 2분기(4~6월) 들어서 다시 증가세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 수요가 위축되고 있지만 2분기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전 분기 보다 다소 늘었다”며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경기를 위축시키고,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지게 된다. 올 1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향후 10년간은 개발자 구인난을 면치 못할 것 같다.” 한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핵심 경쟁력인 개발자의 시장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인수하거나 대학과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인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또 전 세계에서 개발자를 모집하는 채용 설명회도 수시로 열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캠퍼스의 인력 양성이 산업구조 변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로부터 근로자 수급도 꽉 막히면서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최근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시급 9160원에 1300원의 웃돈을 주겠다는 알바 구인광고를 했지만 사람을 구할 수 없었다. 이 씨는 “일손이 모자라 영업에 차질이 심각하다”며 “그렇다고 사람 뽑자고 시급을 더 올리자니 식자재값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 임차료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를 할 만한 젊은 사람 자체가 부족한 데다, 이들이 대면 서비스업도 기피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최근 전통 제조업과 뿌리산업,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물론 IT 등 신산업까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보통 경기가 둔화하면 고용도 함께 침체되지만, 요즘은 성장률이 떨어지며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에도 실업률이 낮고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에서 최근 관찰되고 있는 ‘고용 있는 침체(Jobful Recession)’ 현상이 한국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초반으로 지금도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실업률은 7월 기준(2.9%)으로 역대 최저치였고 고용률은 반대로 가장 높았다. 이런 상황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청년인구 급감 및 일자리 미스매치 같은 구조적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의 충격에 휩싸인 한국 경제는 기업들의 인력난이 가중될 경우 산업경쟁력이 떨어져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화 후퇴와 고령화라는 큰 흐름이 겹치면서 전 세계적인 인력난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위기를 돌파하지 못한다면 성장은 크게 제약되고 장기 저성장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청년인구 감소에 “일할 사람 없다” 아우성…“장기적 저성장 우려”[고용 있는 침체]‘불황 속 인력난’ 경제 동력 위태팬데믹 계기 산업구조 변하는데 채워줄 인재 공급 제대로 안돼코로나에 해외근로자 유입도 막혀뿌리기업 2년새 2000개 사라져… 인력난속 저성장 악순환 우려 커져 경남 김해에서 용접 관련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씨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매번 납기 일자를 맞추지 못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긴 터널을 지나면서 기능 숙련공들이 빠져나간 반면, 주 52시간 근무제로 필요한 인력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5년 전에 100명이 했던 일을 하려면 이제 130명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하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사람은 7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일할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 업체들이 많다”고 했다.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2만 명 이상 급증하며 22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실업률도 2.9%로 7월 기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언뜻 보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며 ‘일자리 호황’이라도 찾아온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장률이 올해 2%대 초반, 내년에는 1%대가 예상되는 등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연구원도 22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당초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기 침체 속 인력난에 직면한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일손 부족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품 생산과 기술 개발 등 핵심적인 직군에서 근로자 채용이 어렵다 보니 구인난이 경영이나 영업에 타격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력난이 저성장 부추기는 악순환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업종은 제조업과 뿌리산업, 신산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최근 발주가 늘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상황이 유독 심각하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올해 9월 기준 6만 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 중 9509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6월 예상되는 부족 인력은 1만1099명으로 늘어난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후방 산업도 취약하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뿌리산업 부족 인력은 9936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뿌리기업은 3만여 개로 조사됐는데 고질적 인력난으로 2년 새 2000개가 넘는 업체가 사라졌다. 미래 먹거리 산업도 일손이 부족하다.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주요 정보기술(IT) 분야의 지난해 인력 부족 규모는 9453명이었는데 올해 1만4514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도 등 신흥국에서 개발자를 데려올 수 있었지만 팬데믹 이후 해외 근로자 공급도 막혀버렸다”고 했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든 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서울 보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최저 시급으로는 서빙 등 보조인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4대 보험에 가입하고 근로 기간을 1년 이상 채우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바로 관두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인구 감소-팬데믹-규제 등 복합 원인 ‘고용 있는 침체’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팬데믹 등을 계기로 산업구조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데 이를 채워줄 만한 인재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저출산의 여파로 베이비부머의 빈자리를 메워 줄 청년층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점이 현장의 구인난을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와 세계화 후퇴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제한된다는 점도 근로자 부족의 큰 요인이다. 산업계 인력 공급을 제약하는 대학 정원 규제, 미래를 선도할 혁신산업이 부재하다는 점도 ‘성장 없는 고용’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꼽힌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매우 제한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청년 실업자들이 괜찮은 일자리만 찾아 장기간 떠도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은 올해 1분기(1∼3월) 17만4000명으로 1년 전(10만2000명)보다 70% 급증했다.○ 경기 침체와 노동력 부족 장기화 우려 다만 일각에서는 ‘고용 있는 침체’가 팬데믹 이후 전환기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기 후행(後行)지표인 고용의 특성상 일자리도 경기 흐름에 따라 조만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도 최근 고용동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하반기 고용은 금리 인상과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증가 폭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이 장기 침체의 문턱에 들어선 상황에서 ‘고용 있는 침체’가 새로운 경제 상식처럼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추계에 따르면 2016∼2025년 1.9%인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6∼2035년에 0.4%, 이후엔 0%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고령화 추세는 가속화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소지가 높다. 불황 속 인력난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일본은 내수 비중이 높아 장기 침체 국면을 견딜 수 있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성장률이 떨어지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과감한 노동 개혁과 산업 구조 재편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용 있는 침체(Jobful Recession)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기업들의 인력난이 심해지는 현상으로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나타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났던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과 상반된 현상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환율이 장 중 134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데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미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39.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이던 지난달 15일(1326.1원)을 넘어 2009년 4월 29일(1340.7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 중 1340.2원까지 오르며 2거래일 연속 장 중 고점을 돌파했다. 환율은 16일 이후 5거래일 만에 37.4원 급등했다.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추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환율은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한 뒤 좀처럼 1300원 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선 5일을 제외하고 계속 종가 기준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1300원대 고환율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중국 런민은행이 기준금리 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한 것도 달러화 강세에 일조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위안화 약세가 환율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도 1% 넘게 추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1%(30.19포인트) 내린 2,462.50에 마감했다. 금리 인상에 민감한 코스닥지수는 2.25%(18.30포인트) 급락한 795.87에 거래를 마쳤다.高환율 이어지면 국내 물가 상승 부채질 우려한은 25일 기준금리 인상 폭 주목 미국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8.5%)이 전월(9.1%)보다 낮게 나오면서 ‘물가 정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연준은 여전히 강력한 긴축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지지를 검토하겠다”면서 긴축 속도조절론을 경계했다. 이달 25일부터 열리는 연례 경제포럼 잭슨홀 미팅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 행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투자은행 나트웨스트마켓의 케빈 커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진단한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파월 의장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커지고 달러 강세로 환율이 추가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국내 물가의 정점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당장 25일로 다가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창용 한은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지만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지면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미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39.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이던 지난달 15일(1326.1원)을 넘어 2009년 4월 29일(1340.7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340.2원까지 오르며 2거래일 연속 장중 고점을 돌파했다. 환율은 16일 이후 5거래일 만에 37.4원 급등했다.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추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환율은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한 뒤 좀처럼 1300원 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선 5일을 제외하고 계속 종가 기준 1300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1300원 대 고환율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한 것도 달러화 강세에 일조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위안화 약세가 환율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도 1% 넘게 추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1%(30.19포인트) 내린 2,462.50에 마감했다. 금리 인상에 민감한 코스닥지수는 2.25%(18.30포인트) 급락한 795.87에 거래를 마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고물가는 은퇴자들에게 ‘침묵의 살인자’다. 물가와 연동되는 공적연금을 제외하면 노후 자금은 물가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에 사전에 장기, 적립 투자로 인플레이션을 이겨내야 한다.”(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주식시장의 골이 깊은 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다. 미국 주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맞서지 말고 하락 폭이 큰 대형주 중심으로 접근하라.”(안석훈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리서치팀장) 19, 20일 이틀간 열린 ‘2022 동아재테크·핀테크쇼’에서 연금, 주식, 세무 전문가들은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 달라진 환경에 맞춰 새로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고정수입 없이 기존 자산을 지켜내야 하는 노후자금 운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장기, 분산 투자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식은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은 리츠(REITs) 투자를 통해 생애 전반에 걸쳐 자산 배분을 하라고 권했다. 가입자가 정한 은퇴 예상 시점에 맞춰 금융사가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도 추천됐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식, 채권 투자도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안 팀장은 현재의 미국 주식시장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로 평가하고 개별 종목보다는 ETF를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실적이 안정적인 애플 등에 꾸준히 투자하면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방산 분야를 눈여겨보라는 추천이 나왔다. 민재기 KB증권 PRIME센터 팀장은 “모든 이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만큼 필수 소비재 부문이 유망하다”며 “소위 ‘태조 이방원’이라고 불리는 태양광, 조선·기자재, 2차 전지, 방산, 원자력 부문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주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센터장은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분할 매수하면 연 8∼1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퀀트전략팀장은 “최근 5%대 금리를 주는 회사채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동나고 있다”며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 금리가 좋은 우량 회사채와 국고채 등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최근 젊은층에게 인기를 끄는 ‘아트테크(아트+재테크)’와 가상자산 투자 전략도 소개됐다. 주송현 투게더아트 AT문화예술아카데미 원장은 “세계 100대 부호의 30% 이상이 미술품에 투자한다”며 “최근 등장한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들에서는 유명 작품의 소유권을 지분으로 살 수 있어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차두휘 미래에셋증권 선임매니저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 화폐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이자율이 높고 투자 접근성이 좋다”며 “달러에 투자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옴에 따라 환율이 급등하며 장중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25.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연고점이었던 지난달 15일(1326.1원)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328.8원까지 치솟아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나흘간 23.5원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0.61% 내린 2,492.69에 장을 마치며 다시 2,500 선 아래로 하락했다. 최근 연준의 통화 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9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해 왔지만 최근 몇몇 위원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물가 정점론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경계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 미중 갈등 재점화, 유럽의 원자재 공급 부족 등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외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1.9%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미 기준금리가 이미 역전된 상황에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향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자본 유출이 심화하고 원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동안 저금리와 자산가격 상승이라는 투자 환경에 익숙했지만 지금은 금리 변화와 자산가격 조정 국면에 슬기롭게 대응하는 체계적인 투자 전환 계획을 모색할 때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2 동아재테크·핀테크쇼’ 축사에서 “수십 년 만에 경험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충격에 투자자들의 혼란과 어려움이 크다.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회사 건전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재테크와 핀테크를 결합한 국내 대표 박람회로, 올해는 ‘금리 인상기, 달라지는 재테크 전략’을 주제로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이날 관람객 5000여 명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빅블러 시대에 핀테크의 진화 속도와 범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자산 증식에 대한 국민의 바람을 현실로 이루고 금융산업의 혁신을 위해 국회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20일까지 열리며 코엑스 1층 B2홀에서 부동산, 주식 투자, 세무 전문가들의 릴레이 강연이 이어진다. 메타버스 은행서 재테크 상담… 얼굴인식 AI로 실명 인증 혁신기술 접목 서비스-핀테크 선보여 종합금융플랫폼, 고객에 맞춤서비스… 가상 영업점서 송금-환전 정보 주고빅데이터 활용 최신 투자정보 제공… 관람객들 “재밌겠다, 가입해보자”농어업인-투자자 연결 P2P서비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도 눈길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동아재테크·핀테크쇼’의 NH농협금융 홍보관에서는 NH농협은행이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가 소개됐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본인의 스마트폰을 켜고 독도버스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자 ‘편한세상’이라는 닉네임의 아바타가 등장했다. 권 행장의 아바타는 가상으로 구현된 독도를 돌아다니며 쓰레기 줍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고 가상 영업점을 방문해 송금, 환전 등과 관련된 실제 금융정보를 얻었다. 이를 지켜보던 젊은 관람객들 사이에선 “재밌겠다. 우리도 가입해 보자”는 반응이 나왔다. 재테크와 핀테크를 결합한 국내 최대 박람회인 이번 행사에서는 주요 금융사와 핀테크 회사 50여 곳이 100여 개 부스를 차리고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와 금융 상품을 선보였다. 이날 방문한 관람객 5000여 명은 메타버스, 생체인증, 가상현실(VR) 등 혁신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체험하며 핀테크의 현주소를 몸으로 느꼈다. 별도로 마련된 부동산 및 재테크 강연장도 500여 석의 좌석이 가득 찼다.○ 메타버스 영업점, 얼굴 인증 앱 등 혁신 서비스 소개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금융계 및 정치권 인사 300여 명은 주요 홍보관을 방문해 각 금융사가 준비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둘러봤다. 주요 금융그룹은 메타버스,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결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 플랫폼’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KB금융그룹은 고객이 VR 기기를 쓰고 가상 영업점을 방문해 아바타로 나타난 실제 은행원을 만나 상담 등을 할 수 있는 ‘KB메타버스 VR브랜치’를 소개했다. KB금융 홍보관에서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등 계열사 직원들이 직접 재테크 상담도 해줬다. 이곳을 찾은 김대건 씨(60)는 “현재 가입한 보험에서 어떤 보장을 줄이고 추가해야 할지를 컨설팅 받아 좋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내놓은 배달앱 ‘땡겨요’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신 투자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신한금융투자의 프리미엄 콘텐츠 ‘투자 플러스’도 소개됐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의 대표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를 앞세웠다. 하나원큐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여러 그룹사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한데 모은 것은 물론이고 은행권 최초로 얼굴 촬영만으로 실명 확인이 가능한 ‘얼굴 인증 기술’이 적용했다. 행사장을 관람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별로 특화된 서비스와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며 “금융권의 변화가 느껴져 감명 깊었다”고 했다. ○ 핀테크 혁신 기술, 관람객 눈길 끌어‘4차산업 금융 혁신관’에서는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육성 및 지원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18곳이 독창적인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우리금융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디노랩’을 통해 육성하는 ‘크레이지알파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 시세를 예측하고 자녀 계획, 결혼 계획 등 개인 변수를 분석해 맞춤형 부동산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이 지원하는 ‘메사쿠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안면인식 기술은 모바일뱅킹 앱과 영업점 창구에서 실명 확인 등에 활용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신한퓨쳐스랩’을 통해 지원하는 ‘스틸리언’은 정부와 기업 등에 안전한 보안 환경을 제공하는 모바일 보안 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은행들이 지원하는 다양한 스타트업 프로그램과 혁신 기술들을 일반 고객이 직접 만나볼 기회가 마련됐다”고 했다. 핀테크 회사들이 마련한 홍보관에서는 조각투자, 간편송금,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할 수 있었다.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은 중소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한 P2P 서비스 나이스abc를, ‘온투인’은 농어업인과 투자자를 연결한 P2P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아트투게더’는 1만 원 단위로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동구매 플랫폼을 소개했다. 관람객 이주형 씨(49)는 “예·적금이나 주식 외에도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주요 참석자 명단▽정·관계=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주현 금융위원장 ▽금융계=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이재원 빗썸코리아 대표, 이호성 하나은행 총괄부행장, 문창환 IBK기업은행 부행장 ▽금융 관련 협회=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오광만 여신금융협회 전무 ▽기관=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박종석 금융결제원장, 김철웅 금융보안원장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장중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19일 오후 1시 반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6원 오른 1327.3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5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26.7원)을 한 달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 때 1328원 넘게 치솟기도 했다.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건 연준의 통화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9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물가 정점론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경계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미중 갈등 재점화, 유럽의 원자재 공급 부족 등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몇몇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다만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연준 긴축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상반기(1~6월)에 비해서는 현저히 덜 불확실해졌기 때문에 2분기(4~6월)처럼 가파른 달러화 강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외건전성 지표가 최근 악화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1.9%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미 기준금리가 이미 역전된 상황에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향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자본유출이 심화하고 원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의 외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 규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아졌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월 말보다 3.7%포인트 오른 41.9%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6월 말(45.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기외채 비율 상승은 최근 외환보유액의 급감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7월 말 기준 4386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0월 말(4692억1000만 달러)보다 306억 달러 줄었다. 올 6월 말 기준 단기외채는 1838억 달러(약 242조6000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3월 말보다 89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2008년 9월 말(1878억 달러) 이후 약 14년 만에 최대치다. 그러나 한국의 대외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게 한은과 정부의 평가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 비율이 70%를 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달러화 강세에 대응하면서 다른 국가들도 외환보유액이 줄었기 때문에 대외 신인도 하락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기획재정부도 “외채 건전성은 과거 추이, 상환 능력, 세부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기 1년 이상인 장기외채(4782억 달러)를 포함해 한국이 외국에 갚아야 할 대외채무는 79억 달러 늘어난 662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다. 한국이 외국에서 받아야 할 대외채권은 1조482억 달러로 317억 달러 줄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운용 중인 TIGER 상장지수펀드(ETF) 전체 순자산이 30조 원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종가 기준 TIGER ETF 142종목의 전체 순자산은 30조481억 원으로 연초 이후 3조8113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 규모가 3조6405억 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TIGER ETF가 국내 ETF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한 셈이다. ‘TIGER 미국S&P500 ETF’는 연초 이후 6882억 원 증가하며 올해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해당 ETF는 미국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는 상품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 들어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3곳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 이용자와 중·저소득층, 30대 이하 청년층에서 다중채무가 늘고 있다.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급증한 취약계층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패널 약 100만 명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자 가운데 22.4%가 다중채무자였다. 지난해 말(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다.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한 다중채무 비중은 31.9%로 더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자 수는 1989만4000명이다. 다중채무자 비율을 감안하면 다중채무자 수는 약 445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1752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1754조2000억 원)보다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대출 총액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다중채무자가 늘어난 건 팬데믹 장기화로 자영업자 등 자금난에 빠진 대출자들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 등에서도 돈을 빌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경우 3월 말 기준으로 대출자 수 기준 69.0%, 대출 잔액 기준 76.8%가 다중채무 상태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각각 1.5%포인트, 0.9%포인트씩 다중채무 비중이 늘었다. 소득별로는 중소득자(소득 30∼70%)와 저소득자(하위 30%)의 다중채무 비중이 커졌다. 중소득자와 저소득자의 다중채무 비중은 각 25.0%, 9.4%로 지난해 말보다 각 0.2%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고소득자(상위 30%) 비중은 65.6%로 오히려 0.3%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다중채무 비중이 0.6%포인트 늘며 전 연령대 중에 가장 많이 늘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 들어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3곳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과 중·저소득층, 30대 이하 청년층에서 다중채무가 늘고 있어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급증한 취약계층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패널 약 100만 명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자 가운데 22.4%가 다중채무자였다. 지난해 말(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중채무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1989만4000명)에 대입하면 다중채무자 수가 약 445만6000명에 달한다. 차주 수가 아닌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한 다중채무 비중은 31.9%로 더 높다.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1752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1754조2000억 원)보다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대출 총액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다중채무자가 늘어난 건 팬데믹 장기화로 자영업자 등 자금난에 빠진 차주들이 저축은행은 비롯한 2금융권에서 돈을 빌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경우 3월 말 기준 차주 수 기준 69.0%, 대출 잔액 기준 76.8%가 다중채무 상태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각각 1.5%포인트, 0.9%포인트씩 다중채무 비중이 늘었다. 반면 시중은행의 3월 말 기준 다중채무 비중은 차주 수 기준 25.4%, 대출 잔액 기준 27.6%였다. 소득별로는 중소득자(소득 30~70%)와 저소득자(하위 30%)의 다중채무 비중이 커졌다. 중소득자와 저소득자의 다중채무 비중은 각 25.0%, 9.4%로 지난해 말보다 각 0.2%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고소득자(상위 30%) 비중은 65.6%로 오히려 0.3%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다중채부 비중이 0.6%포인트 늘며 전 연령대 중에 가장 많이 늘었다. 윤 의원은 “다중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청년층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취약 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증시 침체와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 NH투자, 한국투자, 삼성, KB, 신한금융투자, 하나, 메리츠, 키움, 대신)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2조68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조6656억 원)에 비해 42.4% 줄었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2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0% 급감했다. 삼성증권(2886억 원)과 한국투자증권(3486억 원)도 각각 47.9%, 40.3%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은 4607억 원으로 29.5% 줄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유일하게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9.7%. 9.8% 증가했다. 올 상반기 증권사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주식 거래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4737억 원으로 전년 동기(30조1370억 원)보다 38.7% 줄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투자에서 대규모 채권 평가 손실이 난 것도 증권사 실적을 악화시켰다. 다만 7월 이후 증시가 반등하고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하반기(7∼12월)는 상반기보다 나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지만 증권사들이 최근 몇 년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사업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최근 코스피가 2,500 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13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코스피 전체 시총 1986조8000억 원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은 606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1%로 2009년 8월 13일(30.52%)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34.20%까지 올랐다가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긴축 여파로 국내 증시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로 원화 약세가 계속되고 한미 기준금리마저 역전되면서 외국인에게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2,300 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이달 12일 2,527.94로 반등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2조5000억 원)에 이어 이달 12일까지 코스피 주식 1조8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10조6000억 원을 순매도해 여전히 매도 우위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최근 코스피가 2,500 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13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코스피 전체 시총 1986조8000억 원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은 606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1%로 2009년 8월 13일(30.52%)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34.20%까지 올랐다가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긴축 여파로 국내 증시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로 원화 약세가 계속되고 한미 기준금리마저 역전되면서 외국인에게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2,300 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이달 12일 2,527.94로 반등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2조5000억 원)에 이어 이달 12일까지 코스피 주식 1조8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10조6000억 원을 순매도해 여전히 매도 우위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5%로 전월(9.1%)에 비해 다소 꺾이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물가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 여지가 생기고 이는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 것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9% 급등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11일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73%(42.90포인트)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도 모처럼 일제히 반등했다. 코스피가 1% 이상 상승한 건 지난달 18일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다만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확실히 꺾였는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과도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고개 든 美 인플레 정점론작년에 이어 올 들어서도 거침없이 오르던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6월에 마침내 상승률이 9.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연준의 잇단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도 이제 정점을 지났을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힘을 얻어왔다. 미국 물가가 한풀 꺾인 결정적 계기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0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갤런당 3달러대인 3.99달러로 내려왔다. 6월 고점에서 21%나 하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곧 진정되면서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급격히 퍼졌다. 금리 선물(先物)로 기준금리 추이를 점치는 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빅스텝)할 가능성을 56.5%로 점쳤다. 9일까지만 해도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68.0%로 대세였는데 하루 만에 전망이 급변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전달 대비) 제로(0)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야당인 공화당과 주요 언론들은 “자화자찬은 시기상조”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내려갔지만 식료품과 주거비 등 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준도 여전히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7월 물가상승률은 ‘승리’로 보기엔 갈 길이 너무 멀다”며 “기준금리를 연말 3.9%, 내년 4.4%까지 올려야 한다”고 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금리가 연말 3.25∼3.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안정 속단은 어려워”만일 미국의 물가가 계속 안정되고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선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한미 기준금리는 이미 역전됐지만 금리 격차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벌어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고 1300원 넘게 치솟았던 환율이 안정되면서 수입물가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7.4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303.0원에 마감했다. 다만 향후 경기 흐름이 아직 불확실하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경계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물가 안정을 자신하긴 이르다. 최상목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이는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에 기인한 면이 크다”며 “결국은 유가 향방에 달려 있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지금의 원자재 가격 조정 국면이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글로벌 긴축에 따른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하반기(7∼12월) 기업공개(IPO) 시장도 여전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예상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를 넘어 올해 ‘IPO 대어’로 꼽힌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 지난해 증시가 활황일 때 기업가치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았던 차량 공유 플랫폼 업체 쏘카는 1조 원 미만으로 체급을 낮춰 상장하기로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 쏘카의 공모가가 2만8000원으로 확정되면서 이를 적용한 쏘카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9666억 원으로 정해졌다. 쏘카는 올해 3월 롯데렌탈이 1831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을 당시만 해도 1조3000억 원짜리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쏘카는 당초 희망 공모가로 3만4000∼4만5000원을 제시했지만 앞서 348개 기관이 참여한 수요 예측에서 56 대 1 수준의 부진한 경쟁률로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290개 기관이 희망 공모가 하단(3만40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 기조와 경기 침체 속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국내 렌터카 업체와의 차별성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쏘카는 10, 11일 이틀간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데 첫날 경쟁률은 3.33 대 1, 청약증거금은 424억 원에 그쳤다. 쏘카의 상장 몸값이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조 단위 상장기업은 탄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IPO 기업 수는 50개 사로 공모금액(14조 원)과 공모가 기준 시총(75조4000억 원)은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하지만 이는 공모가 기준 시총이 최대 70조2000억 원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상장사 시총은 대부분 5000억 원 미만이다. 전 세계 증시가 크게 위축되자 상장을 준비해 온 기업들도 계획을 잇달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1월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은 수요 예측 부진을 이유로 줄줄이 상장을 철회했다.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는 몸값을 40% 이상 낮춘 후에야 증시에 입성할 수 있었다. 연내 상장을 계획했던 CJ올리브영도 이달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IPO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쏘카는 상장을 강행하기로 했지만 컬리와 케이뱅크 등 하반기 대어들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특히 코스피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기업인 쏘카가 몸값을 대거 낮추면서 2호 기업으로 유력한 컬리 역시 상장할 경우 몸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컬리는 지난해 말 지분 투자를 받을 때 기업가치 4조 원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시장의 눈높이는 2조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PO 외에 추가 자금 조달원이 열려 있는 대어급 기업들은 상장 시기를 상당 기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전기 합선에 따른 접속 장애로 한국투자증권의 거래 시스템과 홈페이지가 15시간 이상 마비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8일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 7시 15분까지 접속되지 않았다. 거래 시스템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와 내부 전산 시스템까지 정상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공급이 끊긴 탓에 한투증권은 전날 투자자들에게 공지 문자메시지조차 전송하지 못했다. 한투증권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원 공급 문제로 시스템 접속이 불가한 상태”라며 “8일 미국 정규시장 주문 수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음을 안내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전산 장애로 인해 제때 주식을 매도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9일 대고객 사과문을 통해 “상당 시간 거래 불가로 고객분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은 이번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 민원을 12일까지 접수하고 절차에 따라 신속히 보상할 방침이다. 한편 한투증권은 8일 서울의 기록적인 폭우로 여의도 본사 사옥이 일부 침수되는 피해도 겪었다. 6층 외부 정원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누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 시스템 등의 전산 장애가 사옥 침수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본사 5층은 침수 피해를 봤지만 합선이 발생한 지하 3층 전산기계실은 누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명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차량 공유 플랫폼 업체인 쏘카가 몸값을 크게 낮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쏘카는 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주당 공모가를 2만8000원으로 확정짓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희망 공모가 범위(3만4000~4만5000원) 하단보다 약 18% 낮은 수준이다. 공모 물량도 364만 주로 기존(455만 주)보다 20% 줄였다. 쏘카는 이 같은 결정을 반영해 발행 조건을 확정한 증권신고서를 공시했다. 쏘카가 공모가를 낮춘 건 수요예측 결과가 참담했기 때문이다. 쏘카는 앞서 4, 5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경쟁률이 56 대 1 수준이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348개 기관 가운데 290곳이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평가받았던 쏘카는 상장하더라도 일단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확정된 공모가와 공모 후 발행주식 수를 기준으로 추산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666억 원 수준이다. 조 단위 몸값을 포기하더라도 하루빨리 공모 자금을 투입해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기존 주주들도 쏘카의 이 같은 전략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에 자금을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IMM PE의 주당 매입단가가 약 2만4754원 수준으로 공모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쏘카는 10, 11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 청약은 대표주간사 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간사 회사인 삼성증권, 인수회사인 유안타증권에서 신청할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의 이규성 대표(57·사진)가 돌연 사임했다. 칼라일은 7일(현지 시간) 이 대표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년 공동 대표에 오른 지 약 4년 반 만이며 2020년 7월 단독 대표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이 대표의 사퇴로 빌 콘웨이 공동 창업자 겸 비상임 공동회장이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해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칼라일은 CEO 선임 부서를 신설하고 이사회를 통해 후계자 선정을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칼라일은 “이 대표와의 고용협약이 올해 말에 종료됨에 따라 이사회와 이 대표는 새로운 CEO 발굴을 시작하는 데 상호 합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은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퇴진이 연말 만료되는 계약 연장을 놓고 빚어진 갈등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금융회사의 최고위직에 오른 대표적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유명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