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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프랑스 체조협회가 발행하는 월간지 ‘르 짐나스트 마가진’ 4월호의 표지(사진)를 장식했다. 리듬체조 변방인 동양의 선수가 표지 모델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제26회 프랑스 티에 그랑프리에 출전하고 있는 손연재는 볼(27.625점), 후프(27.550점), 리본(27.250점) 등 3종목 결선에 올랐다.}

농구선수 서장훈 씨(38·창원LG·207cm)와 오정연 KBS 아나운서(29·왼쪽) 부부가 결혼 3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오정연 아나운서는 14일 서울가정법원에 서장훈 씨를 상대로 이혼 조정신청을 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2008년 오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KBS ‘비바 점프볼’에서 처음 만나 2009년 5월 웨딩마치를 울렸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부터 불화설에 시달렸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누리꾼을 고소하기도 했다. 서 씨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주변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무척 괴롭다. 정연 씨와 원만하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아나운서도 측근을 통해 “마음이 힘들지만 괜찮다”는 심경을 전했다. 연세대 출신인 서 씨는 ‘국보급 센터’로 불리며 1990년대 한국 농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현역 시절 해태에서 6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습니다. 고향 팬들에게 다시 우승을 선사해야 하는데…. 선수 때보다 더 어렵네요.”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의 방문팀 더그아웃.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KIA 선동열 감독(49)의 눈빛은 고뇌에 차 있었다. 17년 만에 고향 팀에 돌아와 새 시즌을 맞는 설렘보다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야 하는 책임감이 더 커 보였다. 롯데와의 시범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뒤 이날 선 감독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야구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의 최대 고민은 ‘구멍 난 투수진’이다. 양현종 김진우 등 주요 투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낙마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지금의 투수 전력은 처음 구상했던 ‘지키는 야구’의 50% 수준이다. 4, 5월 투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상위권 진입도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하지만 왕년의 ‘무등산 폭격기’는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 투수 ‘흐림’, 공격 ‘맑음’ 선 감독은 허약한 KIA 불펜을 강화할 적임자로 기대됐다. 그는 삼성 감독 시절 막강 불펜을 구축하며 6시즌 중 2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다. 그는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 마무리 보직도 확정하지 못했다. 경기를 많이 치르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며 “왼손 투수 박경태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투수진의 공백을 공격력 강화로 막겠다는 구상이다. 선동열식 ‘지키는 야구’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공격 야구를 가미한 이른바 ‘지공(지키는 공격야구)’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야수들은 해외 전지훈련에서 타격이 좋아졌다. 공격력만큼은 8개 구단 중 1위를 자신한다. 팀 타율도 0.270 이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KIA는 2003년 이후 한 번도 팀 타율 0.270을 넘지 못했다. 매사에 신중한 선 감독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타격만큼은 자신감이 넘쳤다. 선 감독은 ‘지공’의 키 플레이어로 4번 타자 후보인 김상현을 꼽았다. 그는 “김상현의 컨디션이 2009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탈 때만큼 좋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범호, 지난해보다 몰라보게 달라진 신종길도 기대된다”고 했다.○ 영호남 라이벌 대결 기대선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나머지 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이 ‘공격야구’라고 하지만 사실은 투수력이 더 막강하다. 현재는 ‘1강(삼성) 7중’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부상이 적은 팀이 언제든 1강이 될 수 있다.”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류중일 감독과의 영호남 라이벌전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지만 팬들이 즐거워할 뉴스거리”라며 “현역 시절에도 삼성전은 흥분되는 경기였다. 올해도 그럴 것 같다”고 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 10월 KIA 사령탑에 부임한 뒤 꾸준한 다이어트로 몰라보게 날씬해졌다. 지난해부터 KIA 선수들에게 대대적인 체지방 감량을 지시한 것처럼 자신도 감독석에서 팬들과 만날 준비를 해온 셈이다. “체력이 버텨줘야 고향 팬에게 좋은 야구를 보여주죠.(웃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 겁니다.”부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동부를 잡는 방법은 체력전밖에 없어요. 회사에서 주는 홍삼을 물처럼 먹고 있습니다.”(인삼공사 이상범 감독) “이 감독이 홍삼을 선물해줘 먹어봤는데 좋더라.(웃음) 우리는 연고지 원주 치악산의 맑은 공기와 물을 보약으로 여기겠다.”(동부 강동희 감독)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이하 챔프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27일 원주 치악체육관은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 행사가 역대 처음으로 제3의 장소가 아닌 28일 오후 7시 1차전을 치를 코트에서 열렸기에 자연스러우면서도 긴장감이 교차했다. 이전보다 독한 질문이 쏟아졌고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재기발랄한 답변도 많았다. ○ 동부의 절대 우세? 올 시즌 챔프전은 정규시즌 경이적인 기록들을 쏟아낸 동부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많다. 강동희 감독(46)은 세간의 평가가 부담스러운 듯 “빈말이 아니라 진짜 7차전까지 갈 것 같다. 인삼공사와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5승 1패지만 항상 박빙 승부였다”며 “최선을 다해 지난해 챔프전에서 준우승한 아쉬움을 풀겠다”고 말했다. 전신인 SBS, KT&G 시절을 포함해 처음 챔프전에 진출한 이상범 감독(43)은 “동부가 4승으로 이긴다는 평이 있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젊은 인삼공사가 동부를 잡아야 한국 농구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때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41점)으로 패한 걸 되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 선배 동부 vs 후배 인삼공사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주축 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은 동부와 인삼공사의 대결이 노련미와 패기의 대결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동부 김주성(33)과 박지현(33)은 단정한 검은색 머리를 고수한 반면 인삼공사 오세근(25)과 김태술(28)은 각각 노란색과 갈색의 헤어스타일을 뽐냈다. 부산 동아고 선후배 사이인 동부 박지현과 인삼공사 김태술은 포인트가드 지존을 놓고 대결한다. 김태술은 “중학생 때 당시 동아고 박지현 선배랑 연습게임을 하면 볼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15년 만에 선배한테 복수할 기회다. 4쿼터 끝날 때까지 선배를 괴롭히겠다”고 자극했다. 박지현은 “코트에서는 후배라고 봐주는 건 없다. 태술이의 득점과 어시스트 중 하나는 반드시 잡겠다”고 답했다. 중앙대 선후배 사이인 동부 김주성과 인삼공사 오세근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오세근은 “정규시즌 때 힘으로 하다가 주성이 형의 노련미에 말렸다. 챔프전에서는 머리를 쓰겠다”고 말했다. 김주성도 “세근이가 많이 큰 거 같다. 후배의 도전이 반갑고 즐겁다”고 응수했다.원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쉽지 않은 결심을 전하는 아내의 목소리는 인터뷰 내내 조금씩 떨렸다. 남편은 언제나 그랬듯 말없이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의 간판 박정은(35)이 남편인 배우 한상진 씨(35)와 함께 2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본보에 처음으로 은퇴 번복을 사실을 알렸다. 박정은 한상진 부부는 2004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박정은은 2011∼2012시즌 종료 후 은퇴하기로 남편과 약속했다(본보 2011년 8월 3일자 A23면 참조). 박정은은 구단과 언론을 통해 2011∼2012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8년째 미뤄뒀던 출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난적 신한은행에 1승 3패로 탈락한 뒤 박정은의 생각은 복잡해졌다. 박정은은 가드 이미선의 공백 속에 1.5군급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박정은이 이끄는 삼성생명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는 신한은행과 대등한 경기력을 펼쳤다. 박정은은 “(이)미선이만 있었다면 우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울컥했다”며 “박태은 이선화 등 어린 선수들이 신한은행과 자신 있게 맞서는 모습을 보며 1년만 더 플레잉코치로 뛰며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은퇴 번복은 곧 8년 동안 기다려 온 출산의 연기를 의미한다. 박정은은 “8년 동안 남편, 양가 부모님보다 농구가 우선이었다. 더 하겠다고 말할 염치가 없었다”며 “여자 선수들이 은퇴한 후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며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여자 선수들은 장기간의 합숙과 출산 문제 때문에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아내의 현역생활 연장 결정에 힘을 실어준 것은 남편 한상진 씨다. 한 씨는 “딱 한 번 아내에게 은퇴를 종용했다가 후회한 적이 있다. 나도 연기자인데 35세에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니 암담했다”며 “아내가 출산을 위해서 은퇴하는 것은 죽어도 싫다. 농구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임신이 잘되게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부부는 결혼생활 8년 동안 함께 지낸 시간이 고작 2년여에 불과하단다. 바쁜 훈련 일정 탓에 집에서 밥을 함께 먹은 것도 손에 꼽을 정도다. 부부싸움 후에 한 씨가 구단 숙소 창문 앞에 가서 용서를 빈 적도 있다고 했다. 한 씨는 “얼마 전 한선교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만났는데 ‘대한민국 국보랑 결혼했으니 일반인의 행복은 잠시 미루라’고 하셨다. 아내의 아름다운 은퇴를 위해 1년은 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은 “17년을 삼성생명에서만 뛰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구단에 보답하고 싶다. 내년 시즌 우승과 역대 최초로 3점슛 통산 1000개(현재 932개)를 이루고 정상에서 한상진의 아내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번 챔프전에 내 영혼을 바친다.’ 여자 프로농구 선수 중 최고령인 국민은행 정선민(38)이 자신의 카카오톡에 글귀 하나를 남겼다. 26일 안산에서 시작한 친정팀 신한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을 앞둔 정선민의 다부진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의욕이 과해서였을까. 정선민은 이날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코트에 들어선 정선민은 전반에만 실책 2개를 범했다. 백전노장답지 않게 2쿼터부터 파울 트러블(3개)에 빠지며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결국 정규시즌 평균득점(16.23점)에 못 미치는 10득점에 그쳤다. 팀의 중심인 정선민이 힘을 쓰지 못한 국민은행은 최강 신한은행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프로스포츠 사상 첫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통합 6연패를 노리는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을 83-59로 대파하고 먼저 1승을 챙겼다. 신한은행은 전반을 30-25로 리드한 뒤 3쿼터에 3점슛 5개를 집중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신한은행의 김단비는 27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안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프로야구가 4월 7일 개막한다. 올 시즌에는 흥행카드가 많아 시범경기부터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지략 대결을 펼칠 8개 구단 감독이 본보 지면을 통해 차례로 자신의 구상을 밝힌다. ‘2012년 내 야구는 ○○다’ 사령탑 릴레이 인터뷰 첫 회의 주인공은 지난해 챔피언 삼성 류중일 감독이다. 》 그는 기자들의 곤란한 질문에도 돌아가는 법이 없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경상도 남자는 과묵하다’는 통념도 잠시 잊게 된다. 성품만큼이나 화끈한 야구로 사령탑 데뷔 해인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삼성 류중일 감독(49). 시범경기가 한창인 20일 인천의 원정 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류 감독은 화통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지난해 3월에는 성적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잤는데 올해는 기대감 덕분에 새벽에 일찍 깬다”고 말했다.○ 이승엽 & 최형우 시너지 효과 기대 류 감독은 지난해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화끈한 공격야구’를 천명했다. 2005년부터 6시즌 동안 ‘지키는 야구’로 우승 2회를 일군 전임 선동열 감독(49·현 KIA 감독)과는 선을 긋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지난해 삼성은 팀 타율은 7위(0.259)에 그쳤지만 홈런왕 최형우를 배출하는 등 공격 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 감독은 “올해는 화공(화끈한 공격야구의 준말) 시즌2를 선보이겠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달린 뒤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2연패까지 단계적으로 이루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화공 시즌2’의 키 플레이어로는 8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36)을 지목했다. 그의 눈에는 벌써부터 ‘이승엽 효과’가 보인다. “이승엽의 진지한 훈련 자세와 일본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젊은 선수들에게 피와 살이 되고 있어요.”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29)의 미묘한 자존심 싸움도 오히려 반갑다. “관중이 (이)승엽에게 더 환호하는 것에 대해 (최)형우가 자존심 상해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나 이는 형우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죠. 건전한 경쟁이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겁니다.”○ 판세는 ‘8강 8약’ 삼성은 지난해 우승 전력이 건재한 데다 이승엽까지 가세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은 1강(삼성) 7중’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류 감독은 세간의 평가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올 시즌 판세를 ‘8강 8약’으로 전망했다. 류 감독은 “이대호, 장원준이 빠진 롯데가 약해졌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기동력이 강화됐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넥센도 무섭더라. 김태균 박찬호가 복귀한 한화도 다크호스다”라며 “8개 구단 모두가 4강 후보다. 변수가 생기면 삼성도 4강에서 미끄러질 수 있는 게 야구”라고 말했다. ○ 새 얼굴 심창민 박정태 주목 류 감독은 주목해야 할 선수로 KIA에서 이적한 박정태(27)와 ‘제2의 권오준’으로 주목받는 사이드암 심창민(19)을 꼽았다. 류 감독은 “최강 삼성 불펜이 노쇠 기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메이저리그 10승 출신으로 기대를 모은 외국인투수 미치 탈보트(29)에 대해서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국내 타자들에게 많이 맞았는데 공부가 많이 됐을 것이다.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우승 후 아내의 오랜 소원 하나를 들어줬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그가 기독교 신자인 아내를 위해 성탄절에 교회를 찾아 우승 헌금을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79승, 한국시리즈 4승, 아시아시리즈 3승을 합쳐 86만 원을 헌금했어요. 올해 성탄절에는 지난해보다 1승을 보태 87만 원을 하고 싶어요.”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3일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이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 1쿼터 중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르자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가 벤치로 들어가며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졌다. 벤치에 앉아서도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레더는 정규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37분 6초를 뛰며 득점 4위(24.22점)에 오른 모비스 전력의 핵이지만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단 5득점에 그쳤다. 함지훈에게 어느 정도 점수를 주더라도 레더를 묶는 동부 강동희 감독의 수비전술에 말려들었기 때문이다. 4차전 경기 전 강 감독은 “레더는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으면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함지훈을 놔두더라도 레더에게 공이 투입되는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더 수비에 성공한 정규시즌 챔피언 동부가 모비스를 79-54로 꺾고 3승째(1패)를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강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을 기회를 잡았다. 이날 동부는 짠물 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다. 동부의 센터 김주성과 로드 벤슨은 레더가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더블팀 수비로 에워쌌다. 레더는 2쿼터 5분 16초를 남긴 시점까지 득점하지 못하는 등 3점밖에 넣지 못했다. 레더는 무리한 공격을 남발하다 실책을 7개나 범하고 무너졌다. 레더가 골밑에서 막히자 모비스의 공격은 외곽으로 겉돌았다. 간간이 외곽슛 찬스가 났지만 설상가상으로 모비스의 야투 성공률은 34%로 동부(60%)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1쿼터 중반부터 계속 리드를 유지한 동부는 4쿼터 후반 2진 선수를 대거 투입하며 25점 차 완승을 자축했다. 동부의 이광재는 3점슛 4개(6개 시도)를 포함해 16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벤슨도 16득점 8리바운드로 거들었다. 김주성은 블록슛 3개(8득점)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 제 몫을 했다. 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이광재가 오늘 그랬다. 김주성은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2차전부터 레더를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칭찬했다. 동부는 4강 플레이오프 인삼공사-KT의 승자와 28일 오후 7시 원주에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울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대학시절까지 4번 타자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저 수많은 관중이 이름을 연호하는 프로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었다. 1999년 프로 데뷔 후 한 계단씩 성장해 롯데의 ‘4번 타자’로 시즌을 맞게 된 홍성흔(35) 얘기다. 홍성흔은 일본으로 떠난 이대호(30·오릭스)를 대신해 올해 롯데 타선의 중심을 맡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4번 타자’ 보직을 받고 준비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만난 홍성흔은 진중하면서도 특유의 시원시원한 어투로 감회를 밝혔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부담감 때문에 타석에 서면 몸이 뻣뻣해졌다”며 “내가 해결한다는 생각을 최대한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버맨 스타일 밀고 나갈 것”홍성흔은 4번 타자로 변신하기 위해 스윙 폼도 수정했다. 힘보다는 정확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방망이를 두 손으로 세게 잡고 스윙을 했다. 반면 지금은 왼손에 힘을 빼고 타이밍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 박정태 타격코치의 현역 시절 타격 자세를 자기 식으로 응용했다. 홍성흔은 “(이)대호가 영리한 점은 힘으로만 치지 않고 정확히 맞히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며 “홈런과 타점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정타를 치면 장타도 나온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타격에 임하겠다”고 말했다.홍성흔의 별명은 ‘오버맨’이다. 약간 오버 한다 싶게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잡는 스타일 때문이다. 무게감 있는 4번 타자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홍성흔은 “4번을 맡은 뒤 행동이 조심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4번 타자라고 무게만 잡는 게 능사는 아니다. 내 스타일을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투수들의 견제와 아들의 기대홍성흔은 4번 타자에 대한 투수들의 견제가 생각보다 심하다고 했다. 21일 한화 박찬호와의 대결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느꼈단다. 그는 “시속 140km 초반대로 던지던 (박)찬호 형이 나한테는 147∼8km대 직구를 뿌리더라. 4번 타자는 반드시 삼진으로 잡겠다는 찬호 형의 의지가 느껴졌다. 다른 투수들도 4번에게는 확실히 쉬운 공을 잘 안 준다”고 말했다.홍성흔은 4번 타자로 성공해야 할 다소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아빠보다 이대호를 더 응원하는 듯했던 아들 화철 군(4) 때문이란다.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아들이 ‘이대호보다 더 잘해야 된다’며 부담을 주더군요. 아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잘해야지요.”부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둔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의 KT 라커룸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적지에서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위기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KT 전창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우리가 질 것으로 예상했는지 기자들이 질문을 별로 안 하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0-3으로 탈락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팀의 장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먼저 2승을 거둔 인삼공사도 처지는 KT와 달랐지만 남다른 승부욕을 보였다. 인삼공사 선수단은 원정 숙소인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호텔을 나서며 개인 짐을 모두 구단 버스에 챙겨 나왔다. 3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짓고 안양 숙소로 곧바로 올라가자는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의 특명 때문이다. 이 감독은 “3차전에서 끝내려면 이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양 팀 모두 배수진을 쳤던 3차전의 최종 승자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KT였다. 조성민이 완벽하게 부활한 KT는 인삼공사를 83-67로 꺾고 2패 뒤 귀중한 1승을 거뒀다. 경기는 1쿼터부터 육탄전이었다. 인삼공사 오세근은 수비를 앞에 두고도 투지 넘치는 골밑 돌파를 시도하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KT도 주장 조동현이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맞섰다. 전반까지 33-33으로 맞선 양 팀의 균형은 3쿼터에 깨졌다. 흐름을 바꾼 주인공은 1, 2차전에서 인삼공사 이정현과 박찬희의 압박 수비에 막혀 부진했던 KT 간판 포워드 조성민이었다. 조성민은 3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키며 59-51 리드를 이끌었다. 기세가 오른 4쿼터에는 속공을 주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성민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을 올렸고 어시스트 8개, 가로채기 5개까지 기록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조성민은 “나 자신한테 서운한 마음이 많았다.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의 핵심인 오세근은 17득점 7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는 19득점(8리바운드)을 보탰다. 조커 김현민(14득점)은 고비 때마다 분위기를 띄우는 덩크슛 2개를 성공하는 등 깜짝 활약을 펼쳤다. 전 감독은 “김현민이 궂은일을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차전은 24일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 2차전에서 김동우 박종천 등 고참 포워드들이 부진했다. 외곽이 터져야 승산이 있다.”(모비스 유재학 감독) “모비스는 외곽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다. 이광재 박지현 등을 이용해 3점슛을 공격적으로 노리겠다.”(동부 강동희 감독) 미리 입을 맞추고 경기장에 나온 사람들 같았다. 21일 울산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둔 양 팀 감독이 그랬다. 1승 1패로 맞선 두 감독은 약속이라도 한 듯 3차전을 외곽싸움으로 전망했다. 1, 2차전이 높이에서 승부가 갈린 것을 감안하면 의외였다. 동부는 김주성이 함지훈(18득점) 수비에 실패한 1차전은 패했지만 로드 벤슨이 함지훈을 8점으로 묶은 2차전은 승리했다. 지략가로 정평이 난 두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3점슛 7개를 적재적소에 집중시킨 동부가 야투 난조에 시달린 모비스를 70-50으로 대파하고 먼저 2승째(1패)를 거둬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모비스는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소인 16개의 야투에 그치며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인 50득점의 수모를 겪었다. 종전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 기록은 18일 KT가 기록한 51점.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로 맞선 14회 중 3차전 승리 팀이 챔프전에 진출할 확률은 85.7%(12회)에 이른다. 동부는 1쿼터 이광재와 박지현이 3점슛 2개씩을 적중시키며 22-11로 기선을 제압했다. 모비스가 2쿼터 들어 외곽 수비를 가다듬고 함지훈이 8득점을 집중시키며 전반을 24-30까지 쫓았지만 골밑 공격만으로는 더는 추격이 불가능했다. 동부는 3쿼터 모비스를 8점으로 묶는 사이 24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모비스는 3쿼터 2분 56초를 남긴 시점까지 3점슛을 1개도 성공하지 못하는 등 최악의 외곽슛 난조에 시달렸다. 동부 박지현은 14득점, 5가로채기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로드 벤슨은 11득점, 19리바운드를 보탰다. 동부의 질식 수비도 빛났다. 동부는 함지훈에게 어느 정도 득점을 허용하더라도 외곽을 꽁꽁 묶는 지능적인 수비를 펼쳤다. 골밑에서도 함지훈에게 더블팀 수비를 하기보단 테렌스 레더와의 협력 공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함지훈은 2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파울 트러블에 시달린 레더는 5점에 묶였다. 강동희 감독은 “함지훈이 10점을 넣든 20점을 넣든 상관없다. 줄 건 주더라도 함지훈으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을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차전은 23일 오후 7시 울산에서 열린다.울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42.195km를 뛰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평온해 보였다. 그는 담담히 결승 테이프를 끊고는 차분히 성호를 긋고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고향 에티오피아의 가족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두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2012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3회 동아마라톤 여자부에서 2시간23분26초의 기록으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타데세 페예세 보루(24·에티오피아) 얘기다. 보루는 세계무대에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예다. 2010년 세계하프마라톤챔피언십 4위에 오르는 등 주로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풀코스는 2009년 베네치아 마라톤(2시간36분57초)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4번째 완주다. 지난해 에인트호번 마라톤대회에서 2위(2시간25분20초)에 오른 게 그의 최고 기록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보루의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보루는 35km 지점부터 선두에 나서며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우승은 상상도 못했다. 놀랍고 행복하다. 서울은 기온이 뛰기에 적당했고 바람도 전혀 없는 환상적인 코스였다”고 말했다. 보루는 많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그렇듯 ‘마라톤 가장(家長)’이다. 그는 마라톤 대회 상금을 모아 고향의 부모와 다섯 형제를 부양하고 있다. 서울국제마라톤 우승상금 8만 달러(약 9000만 원)와 기록 보너스 1만 달러(약 1127만 원) 등 총 9만 달러(약 1억143만 원)의 두둑한 상금을 챙긴 보루는 “이 상금으로 가족이 살 수 있는 집을 사는 데 보탤 것”이라며 웃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특별취재반▽스포츠레저부안영식 부장, 이원홍 황태훈 김종석 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헌재 이종석 유근형 정윤철 조동주 기자▽사회부박진우 손효주 조건희 김준일 서동일 송금한 전주영 권기범 기자 ▽사진부김동주 신원건 차장, 원대연 박영대 최혁중 김재명 홍진환 장승윤 양회성 기자▽스포츠동아전영희 김민성 권현진 기자▽채널A김동욱 한일웅 기자}
‘김한별’이라는 한국 이름을 유니폼에 새긴 귀화선수 킴벌리 로벌슨이 위기에 놓인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을 구했다. 삼성생명은 18일 용인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신한은행을 64-56으로 잡고 2연패 후 첫 승을 거뒀다. 삼성생명은 전반을 34-19로 앞섰지만 3쿼터부터 신한은행의 맹추격을 받으며 4쿼터 중반 50-50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김한별이 4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는 등 16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센터 김계령(22득점 8리바운드)과 이선화(17득점 6리바운드)는 상대 센터 하은주를 10점으로 묶었다. 4차전은 20일 안산에서 열린다.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역시 ‘명품 마라톤’이네요.”18일 2012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3회 동아마라톤을 지켜본 이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국내 대회 최초의 2시간5분대 기록을 탄생시키며 한국 마라톤 ‘기록의 산실’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우승자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시간5분37초)를 비롯해 2위 제임스 킵상 쾀바이(2시간6분3초), 3위 엘리우드 킵타누이(2시간6분44초) 등이 종전 역대 국내 대회 기록을 넘어섰다.동아마라톤은 보스턴 마라톤(116회)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긴 역사만큼이나 기록도 풍성했다. 1964년 이후 나온 한국기록 19개 가운데 10개가 동아마라톤에서 나왔다. 동아마라톤의 기록 행진은 이명정이 시작했다. 그는 풀코스 대회로 바뀐 1965년 제3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21분21초의 한국기록을 세웠다. ‘마의 2시간15분대’를 처음 무너뜨린 무대도 동아마라톤이었다. 이홍렬은 1984년 제55회 대회에서 2시간14분59초의 한국 최고 기록을 세웠다. 국내 최초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최고 등급인 골드라벨로 치러지기 시작한 2010년에도 기록 행진은 계속됐다. 실베스터 테이멧(케냐)은 2시간6분49초의 기록으로 국내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시간7분대 벽을 허물며 골드라벨 인증을 축하해줬다. 당시 2위를 한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케냐)도 2시간6분59초로 결승테이프를 끊었다. 그리고 2년 뒤인 올해 대회에선 2시간5분대 기록이 세워졌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서울국제마라톤 코스는 국제 마라톤 가운데 몇 안 되는 도심을 관통하는 명품 코스다.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독려하기 위해 2시간4분대에 20만 달러(약 2억2500만 원), 5분대 10만 달러(약 1억1200만 원), 6분대 5만 달러(약 5600만 원) 등 순위와는 별도로 유례없는 기록 상금을 내걸었다. 우승 상금(8만 달러·약 9000만 원)만 해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로는 단연 최고액이다.윤여춘 MBC 해설위원은 “올해 2시간5분대 기록이 나오면서 내년에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오는 것도 시간 문제다”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특별취재반▽스포츠레저부안영식 부장, 이원홍 황태훈 김종석 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헌재 이종석 유근형 정윤철 조동주 기자▽사회부박진우 손효주 조건희 김준일 서동일 송금한 전주영 권기범 기자 ▽사진부김동주 신원건 차장, 원대연 박영대 최혁중 김재명 홍진환 장승윤 양회성 기자▽스포츠동아전영희 김민성 권현진 기자▽채널A김동욱 한일웅 기자}

“불가항력적인 존재다.”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의 이호근 감독은 신한은행의 골리앗 하은주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협력수비, 반칙작전 등 각양각색의 방법을 동원해 봤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것이다. 하은주는 16일 용인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자신이 절대적인 존재임을 입증했다. 신한은행은 고비 때마다 하은주의 높이를 이용해 삼성생명을 73-72로 잡고 2승째를 거둬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겼다. 하은주는 23분 23초 동안 뛰면서 26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강영숙은 14점(7리바운드)을 보탰다. 삼성생명의 간판 포워드 박정은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7득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3차전은 18일 용인에서 열린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012년 런던 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특급 열차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국내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가 꿈의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 런던 무대를 밟으려면 올림픽 A기준기록(남자 2시간15분, 여자 2시간37분)을 통과한 국내 선수 중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기록만 인정된다. 서울국제마라톤은 세계적으로도 ‘기록 잘 나오는 대회’로 명성이 높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하는 골드라벨 대회이자 국내 개최 최고기록(2시간6분49초·실베스터 테이멧)도 나왔다. 엘리트 선수는 물론이고 아마추어 마라토너 사이에서도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려면 서울국제마라톤으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윤여춘 MBC 해설위원은 “부상 선수를 제외하면 올림픽을 꿈꾸는 선수는 대부분 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한다. 다음 달 대구국제마라톤과 군산-새만금 마라톤대회가 남았지만 기온이 높아져 좋은 기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는 간판 정진혁(22·건국대)이 이미 기준기록을 통과한 가운데 고준석(22·건국대), 이영욱(20·건국대), 김영진(29·삼성전자), 박주영(32·한국전력공사) 등이 런던행 티켓을 노리고 있다. 정진혁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봉주 선배가 은메달 따는 모습을 보며 마라토너의 꿈을 키워왔다. 당시 이봉주 선배처럼 이왕이면 국내 1위 기록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개인 최고기록(2시간29분27초)과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 동시 경신을 노리는 김성은(23·삼성전자)이 런던행 티켓까지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이선영(28)과 임경희(30·이상 SH공사)도 런던행을 노리고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날씨만 좋다면….” 18일 열리는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톱랭커들은 2시간5분대 기록 달성의 최우선 조건으로 날씨를 꼽았다. 코스도 좋고 참가 선수들도 역대 최고인 상태에서 날씨만 도와준다면 2010년 케냐의 실베스터 테이멧이 세운 대회 최고기록(2시간6분49초)을 넘어 2시간6분 벽도 깰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은 지난해 비가 오는 바람에 압데르라힘 굼리(모로코)가 2시간9분11초로 1위, 정진혁(건국대)이 2시간9분28초로 2위를 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마라톤에서 날씨는 중요한 변수다. 기상청은 당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1mm 미만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한 선수들의 출사표를 모았다. △제임스 쾀바이(29·케냐·2시간4분27초)=서울국제마라톤은 첫 출전이다. 내 고향 케냐 엘도레트에서 지난겨울 강훈련을 해 어느 누구보다 빨리 달릴 자신이 있다. 기록의 최고 장애물은 비와 바람이다. 비와 바람만 없다면 대회 조직위가 바라는 2시간5분대 기록을 충분히 세울 수 있다. △엘리우드 킵타누이(23·케냐·2시간5분39초)=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한국은 두 번째 방문이라 서울이 낯설지는 않다. 대구는 무더웠지만 서울은 서늘해 좋다. 너무 춥지 않고 비나 바람이 없길 바랄 뿐이다. 그러면 내가 대회 최고기록을 세우고 우승하겠다. △정진혁(22·건국대·2시간9분28초)=지난해 잠실대교에서 잡힌 악연을 털어내겠다. 잠실대교 위 약 35km 지점에서 굼리에게 잡혀 2위를 했는데 올해는 그 지점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동계훈련을 잘 소화했다. 12년 묵은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깨거나 깰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아스칼레 타파 마가르사(28·에티오피아·2시간21분31초)=한국은 첫 방문인데 느낌이 좋다. 훈련도 잘했고 컨디션도 좋아 좋은 기록을 세울 자신 있다. △웨이야난(31·중국·2시간23분12초)=10년 전부터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2002년과 2007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꼭 이루겠다. 지난해엔 훈련 부족으로 살이 많이 쪘는데 올핸 체중도 줄고 컨디션도 좋다. △테타나 필로뉴크(28·우크라이나·2시간26분24초)=10개월 전 출산한 뒤 첫 출전이라 설렌다. 몸을 출산 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크라이나 고산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도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8일 서울국제마라톤… 교통통제 양해 바랍니다▼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가 18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 이르는 42.195km 코스에서 열립니다.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시 35분까지 구간별로 서울시내 교통이 부분 통제됩니다. 교통 통제 시간표와 코스도(A21면)를 참조해 나들이 계획을 세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서울지방경찰청은 시민 여러분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 전날 밤인데 이상해요. 떨리지가 않아요.” 여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하루 앞둔 13일 밤. 신한은행 간판 포워드 김단비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주전으로 맞는 두 번째 플레이오프라 그런지 선배들이 없어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원의 은퇴와 정선민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프로스포츠 사상 첫 정규시즌 6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의 팀 분위기가 느껴졌다. 신한은행은 14일 안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생명을 75-70으로 꺾고 먼저 첫 승을 챙겼다. 경기 초반 신한은행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웠다.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뒤 한 달가량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신한은행 선수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이유는 있었다. 골리앗 하은주가 후반 출격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하은주는 막판에 위력을 발휘했다. 그는 59-62로 뒤진 4쿼터에서만 팀 득점의 절반(8점)을 책임지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신한은행의 이연화는 3점슛 5개(7개 시도)를 포함해 23득점, 김단비는 17득점 8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은 16일 용인에서 열린다.안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유근형 기자 맞나요? 76세 할머니와 배드민턴 대결 한번 안 하실래요?” 먼저 대결을 제안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전 과제 발굴에 어려움을 겪던 터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더구나 70대 할머니와의 대결이라니…. 배드민턴은 동네 뒷산에서 쳐본 게 전부였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넘쳤다. 제12회 파마넥스배 한국어머니배드민턴대회가 한창인 1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만석배드민턴전용경기장에서 대결 상대인 이난수 씨(76)와 처음 대면했다. 대결을 주선한 강영신 한국여성스포츠회 사무총장(62)은 말했다. “젊은 양반, 우리 이 선생님을 잘 부탁해요.”○ 배드민턴은 선구안이다 당연히 이기리라 생각한 탓에 털끝만큼의 긴장감도 없이 나선 코트. 이 씨의 서비스를 호기롭게 기다렸다. 그러나 그의 라켓을 떠난 셔틀콕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날아왔다. 기자는 라켓을 휘둘러 보지도 못한 채 멍하게 서 있었다. 마치 야구에서 스탠딩 삼진을 당한 타자처럼. 빠르게 기자의 등 뒤까지 날아간 롱 서비스였다. 당황한 기자의 어깨는 급속하게 굳었다. 롱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전보다 네트에서 멀리 떨어져 두 번째 서비스를 기다렸다. 그랬더니 이 씨의 서비스는 네트를 살짝 넘겨 기자의 앞쪽으로 떨어졌다. 쇼트 서비스였다. 두 번 연속 서서 당한 뒤 절감했다. 야구에서처럼 배드민턴에서도 선구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롱 서비스가 직구라면 쇼트 서비스는 날카롭게 떨어지는 변화구와도 같았다. 직구를 노리면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는 베테랑 투수처럼 이 씨는 서비스로 기자를 농락했다. 스코어는 0-7까지 벌어졌다. 여덟 번 만에 서비스를 받아냈지만 이 씨는 작심한 듯 드롭샷(역회전을 줘서 네트 바로 앞에 떨어지는 샷)을 시도했다. 기자는 온몸을 날려 라켓을 휘둘렀지만 셔틀콕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 뒤였다. 경기 내내 서비스에 고전하다 5-21로 대패하고 말았다. 승리한 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아줌마 부대에게 이용대처럼 멋진 윙크 세리머니를 선사하려던 계획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 배드민턴은 어머니의 활력소 이 씨는 초등학교 시절 육상 100m 선수를 지냈다. 1994년부터 18년간 전국 아마추어 배드민턴대회에서 이름을 날린 고수였다.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배드민턴 동호인은 16만 명에 이른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무릎부터 확인해요. 그러곤 하늘에 말하지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배드민턴 칠 수 있게 해주셔서’라고….” 이 씨는 매일 4시간 이상 배드민턴을 한다. 그는 “배드민턴을 하다 보니 골다공증과 같은 노인질환이 전혀 없고 체력과 심폐기능도 좋아진다”고 했다. 경기 후 악수를 하러 내민 이 씨의 손은 70대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고왔다. 무엇보다 운동을 통해 행복하게 인생을 즐기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수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찰스 로드가 이제야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깨달은 거 같네요. 허허.”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은 12일 인천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시즌 내내 교체 문제로 홍역을 치른 로드가 플레이오프 들어 개인플레이를 자제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팀플레이로 전 감독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드는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리바운드를 18개나 잡아내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전 감독은 “로드가 감독 숙소로 찾아와 수비 전술에 대해 상의하더라. 철이 든 것 같다”며 칭찬했다. ‘미운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한 로드의 활약은 3차전에서도 계속됐다. 로드가 맹활약한 KT는 전자랜드를 85-73으로 꺾고 2승 1패로 앞서며 4강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KT의 전반은 로드의 원맨쇼였다. 1, 2차전 격전을 치른 토종 선수들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로드의 진가는 더욱 빛이 났다. 간판 포워드 박상오가 전반에 무득점에 그쳤고 조성민도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외곽슛 기회를 좀처럼 만들지 못하자 로드가 활로를 뚫었다. 상대 골밑을 파고들며 전반에만 17득점하는 활약으로 팀의 44-39 리드를 이끌었다. 로드와 국내 선수들 간의 협력 플레이는 3쿼터부터 살아났다. 로드가 골밑 돌파를 하다 외곽으로 내준 공을 조동현, 조성민 등이 3점포로 연결하며 승기를 잡았다. 3쿼터를 64-56으로 끝낸 KT는 4쿼터에도 경기를 주도하며 승부를 갈랐다. 로드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37점을 올렸고 리바운드도 13개나 잡았다. 조성민은 18득점(6어시스트)을 보탰다. 박상오와 송영진은 전자랜드의 간판 문태종을 번갈아 수비하며 14득점으로 묶었다. 2011∼2012시즌 프로농구는 이날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합쳐 역대 최다인 122만4100명을 기록했다. 전창진 감독은 플레이오프 통산 36승째(24패)를 거둬 신선우 전 SK 감독(36승 26패)의 역대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4차전은 14일 인천에서 열린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