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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국 수입 제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지난 수십 년간 가장 강한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우선 구매) 원칙을 만들겠다.”(민주당 정강 정책)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외 통상 기조는 지금의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치 지형의 격변에 따라 한미 양국 간 경제, 통상 부문의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한미 FTA 개정 요구 가능성” 트럼프 후보는 올 7월 발표한 공화당 정강 정책을 통해 통상 분야의 미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했다. 특히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외국산 제품 전반에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공화당은 무역흑자 규모에 따른 보복관세 부과도 정강 정책에서 당 방침으로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대미 무역 흑자국을 상대로 무역협정 개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실제로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고 있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후보의 보편 관세는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슈지만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실제로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 불분명하다”며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무역에서 결과적인 균형을 추구하면서 미국이 적자를 보지 않겠다는 생각이 뚜렷한데 우방국도 배려하지 않는다는 기조가 더해지면서 한국에 어떤 정책을 펼칠지 점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해리스 통상 정책, “바이든보다 급진적” 평가 민주당은 지난달 발표한 정강 정책에서 ‘바이 아메리칸’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너무 오랫동안 미국의 통상 정책은 중산층 일자리를 해외로 보내고 우리의 공급망을 훼손하는 방향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해리스 후보는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28%로 높이겠다고 했다. 미국 법인세는 외국 법인에도 동일하게 부과되기 때문에 현실화된다면 한국 기업들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어떤 방식으로 계승할지 불명확하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해리스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젊고, 급진적인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공급망을 분리하지 못하면 약속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 흑자 공격과 친환경 이슈 대응 준비해야” 우선적으로는 자동차를 비롯한 미국 전통 산업에서의 무역 흑자 문제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 활용 확대 등이 중대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이 가장 우려되는 산업”이라며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미국 차는 한국에서 팔리지 않는다는 점을 앞세워 한국의 무역 흑자를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US스틸이 일본 기업에 인수되는 문제가 대선 이슈로 떠오르면서 철강재 역시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여 전 본부장은 “해리스 후보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은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를 보다 강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연합(EU)이 이미 시행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미국판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제품 생산 과정에 발생한 탄소의 양을 측정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해 미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세금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배추와 무, 사과 등 추석 성수품 가격이 일주일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할인 지원과 공급 확대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최근 폭염 등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배추(상품) 1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달 27일 7561원에서 이달 4일 6704원으로 11.3% 하락했다. 무(상품) 역시 같은 기간 1개당 소매 가격이 4067원에서 3672원으로 9.7% 떨어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서 20대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인 17만 t 공급하고 700억 원 규모의 할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과 역시 공급이 평소보다 3배 넘게 늘어나며 가격이 하락했다. 4일 기준 사과(홍로·상품) 10개당 소매 가격은 2만5731원으로 지난달 27일(2만7627원)보다 6.9% 내렸다. 배(원황·상품)도 같은 기간 10개당 소매 가격이 3만3378원에서 3만3300원으로 0.2% 떨어졌다. 한우와 돼지도 사육 두수가 늘어 가격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3일 삼겹살 1kg 소비자 가격은 지난달 27일보다 0.5% 감소했다. 정부의 물량 방출에 따라 명태, 오징어 등 주요 수산물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0% 오르며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 폭을 보였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며 석유류 상승 폭이 줄어든 데다 농산물 가격 오름세도 한풀 꺾인 영향이 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올랐다.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올 4월(2.9%)부터 5개월 연속 2%대를 이어 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물가가 0.1% 상승하면서 전달(8.4%)보다 오름 폭이 크게 줄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1년 전 상승 폭이 워낙 컸던 탓에 오름세가 적게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은 2.4% 올랐는데, 이 중 농산물이 3.6% 올라 전달(9.0%)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물가가 3월 정점 이후 점차 상승 폭이 둔화하다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채소, 과일, 수산물 등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3.2% 오르며 전달(7.7%)보다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다만 일부 과일과 채소류는 여전히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배는 120.3%, 사과는 17.0% 뛰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도 9.6% 상승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여름 배추가 본격 출하되고 방출 물량을 일평균 700t 수준으로 확대함에 따라 공급 여건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일 가격 역시 햇과일이 출시되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기상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와 같아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도 이날 열린 ‘2024년 G20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해 볼 시기가 됐다며 “금융 안정 등을 봐서 어떻게 움직일지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물가가) 우리가 생각한 경로대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집값 상승으로 인해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금융 불안이 커진 것은 변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가 안정돼 가고 있는 만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이 한은의 금리 인하 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추석 때쯤이면 술이 맛있게 발효된대요. 친척 어른들이 오시면 오늘 만든 술을 함께 나눠 먹으려고요.” 1일 ‘2024 에이팜쇼’에서 열린 ‘전통주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이동훈 씨(23)는 ‘석탄주(惜呑酒)’의 주재료 중 하나인 고두밥을 식히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농업 쪽으로 진로를 생각 중”이라며 “나중에 직접 기른 작물로 전통술을 만들어 먹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에이팜쇼에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열린 전통주 만들기와 ‘A팜 파티(쿠킹 클래스)’는 시작 15분 전부터 현장 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전통주 만들기는 중장년층에게, 쿠킹 클래스로 진행된 A팜 파티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1일 진행된 전통주 만들기 수업에선 석탄주를 만들었다. ‘술이 너무 맛있어 마시기 아깝다’는 의미를 가진 석탄주는 쌀과 누룩, 물로 밑술을 빚은 다음 덧술로 밑술에 고두밥을 함께 섞어 만드는 술이다. 이날 수업에선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밑술은 미리 준비돼 있었다. 수업을 진행한 김용우 한국술교육원 원장은 “전통주는 직접 손으로 만들고 정성을 쏟아야 해 풍미와 맛 자체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석탄주 만들기에 한창이던 신인자 씨(66)는 “어릴 때 어깨너머로 어머니가 술을 빚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직접 빚어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남편과 술을 나눠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진행된 전통주 만들기에선 청원생명쌀 막걸리를 만들었다. 수업에 참여했던 채실근 씨(75)는 미리 만들어 놓은 막걸리 맛을 보곤 “우리 쌀로 술을 만들어 풍미가 좋고 향이 깊다”며 “예전에 시골에서 막걸리를 자주 빚어 먹곤 했는데 그때 추억이 떠올랐다”면서 웃었다.신효섭 셰프가 진행한 A팜 파티에선 곳곳에서 어린 자녀와 함께 참여한 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A팜 파티도 지난달 31일, 이달 1일 모두 ‘오리 타코’와 ‘자숙 전복 개구리 쌈밥’ 등 두 가지 요리를 배워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신 셰프가 훈제 오리, 전복 등 농특산물을 활용해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선보인 다음 50여 명의 참가자가 신 셰프를 따라서 음식을 만들었다. 자숙 전복 개구리 쌈밥은 전복과 밥, 쌈장을 한곳에 모아 비벼 쌈을 싼 뒤, 쌈밥을 개구리 모양으로 꾸민 음식이다. 15세 딸과 함께 A팜 파티에 참여한 김민정 씨(40)는 “우리 농특산물로 이렇게 재밌고 간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니 놀랍다”며 “집에 가서도 아이들과 음식을 다시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접시 위 토르티야엔 훈제 오리를 비롯해 양배추, 당근, 양파 등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여야는 1일 당 대표 회담을 마친 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유예할지 폐지할지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에서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 기타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이익의 20∼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금투세 폐지, 최소한 내년 1월 1일 시행 유예”를 요구한 반면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본 시장 전반에 대한 구조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며 패키지 정책 마련을 주장하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표는 회동에 앞서 공개된 모두발언에선 금투세의 보완 필요성을 언급하며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대표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더 많이,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 금투세를 폐지하는 데 국민이 집중하는 건 그런 이유”라고 했고, 이 대표도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비정상이기 때문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갖고 있는 금투세를 지금 적용하면 안 그래도 비정상인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이것을 교정하고 보완하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첫 안건으로 금투세 폐지를 꺼내며 “최소한 내년 1월 시행은 유예하고 논의를 이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금투세 자체는 과세 기준을 대폭 완화해 시행하되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의 상법 개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대폭 확대 등을 ‘패키지’로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 대표는 저녁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금투세도 종합 검토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당 대표는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딥페이크 성범죄를 처벌·제재·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 육아휴직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과 국가 기반 전력망 확충 등 미래 먹거리 육성 방안도 적극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방향성에 대한 합의일 뿐 구체적인 결과에 이른 건 아니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여야는 1일 당 대표 회담을 마친 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주식 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유예 또는 폐지할지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에서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 기타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이익의 20~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금투세 폐지, 최소한 내년 1월 1일 시행 유예”를 요구한 반면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본 시장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이 수반돼야 한다”며 패키지 정책 마련을 주장하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대표는 회동에 앞서 공개된 모두발언에선 금투세의 보완 필요성을 언급하며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대표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더 많이,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 금투세를 폐지하는 데 국민이 집중하는 건 그런 이유”라고 했고, 이 대표도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비정상이기 때문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갖고 있는 금투세를 지금 적용하면 안 그래도 비정상인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이것을 교정하고 보완하자는 차원”이라고 했다.한 대표는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첫 안건으로 금투세 폐지를 꺼내며 “최소한 내년 1월 시행은 유예하고 논의를 이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금투세 자체는 과세 기준을 대폭 완화해 시행하되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의 상법 개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대폭 확대 등을 ‘패키지’로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 대표는 저녁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금투세도 종합 검토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양당 대표는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딥페이크 성범죄를 처벌·제재·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 육아휴직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과 국가 기반 전력망 확충 등 미래 먹거리 육성 방안도 적극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방향성에 대한 합의일 뿐 구체적인 결과에 이른 건 아니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나가다 치즈를 굽는 냄새가 좋아서 한 번 먹어봤는데 맛이 좋네요.” 31일 ‘2024 에이팜쇼’에서 만난 최성민(57) 씨는 요구르트와 모차렐라 치즈, 구워먹는 치즈 등이 가득한 봉지를 한 손에 들고 있었다.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에이팜 마켓’ 안에 자리한 전북 남원시의 ‘하먼치즈’ 부스에서 구입한 제품들이었다. 경기 용인시에서 에이팜쇼를 찾았다는 최 씨는 “아내와 함께 먹어봤는데 둘 다 만족스러웠다”며 “치즈가 건강식인데다 간식거리로 괜찮고 술 안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구매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지역 특산품관에는 지역별 특산품과 색다른 전통주를 구매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남원의 인터원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만든 치즈와 요구르트 등을 소개하는 하먼치즈 부스 앞에는 제품을 맛보고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인터원목장을 운영하는 황인원 씨(42)는 “오늘 하루 매출만 200만 원을 넘겼다”며 “남원에 위치한 목장에서 당일 착유한 우유를 바로 가공하는 제품이라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대전 지역 전통주인 노산춘 화주를 알리는 부스도 방문객들로 붐볐다. 노산춘주 전승교육관 관장인 이미려 주령사가 직접 부스에 자리해 방문객들에게 전통주의 특성을 알렸다. 여자친구와 함께 부스를 찾은 대학생 윤승기(24) 씨는 이 주령사의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노산춘주 한 병을 구매했다. 윤 씨는 “주령사가 직접 본인의 얼굴을 걸고 판매를 한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며 “술을 한 잔도 못하지만 할아버지께 선물로 드리려고 샀다”고 했다. 이날 진행된 ‘지역 특산물 경매’에도 4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경기 가평군의 포도, 경북 영천시의 샤인머스캣, 각 지역별 전통주 등 다양한 상품의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조금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려는 이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영천의 샤인머스캣 한 박스를 판매가보다 저렴한 1만9000원에 낙찰받은 한재석(75) 씨는 “지인한테 선물하기 위해 경매에 참여했고 싼 값에 좋은 농산물을 산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매년 에이팜쇼를 방문하는데 지역 특산품을 이렇게 알리고 소개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우리 농특산물로 이렇게 재밌고 간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니 놀라워요. 집에 가서도 아이들과 이 요리를 다시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31일 열린 ‘2024 에이팜쇼’를 찾은 김민정 씨(40)는 A팜 파티에서 15세 딸과 함께 만든 ‘오리 타코’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접시 위 또띠아에는 훈제 오리를 비롯해 양배추, 당근, 구운 양파 등이 먹음직스럽게 담겨있었다.이날 A팜 파티는 ‘오리 타코’와 ‘자숙 전복 개구리 쌈밥’ 두 가지 요리를 배워 만들어보는 쿠킹 클래스 형태로 진행됐다. 먼저 신효섭 셰프가 훈제 오리, 전복 등 농특산물을 활용해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선보인 다음 50여 명의 사람들이 신 셰프를 따라서 음식을 만들었다. 자숙 전복 개구리 쌈밥은 전복과 밥, 쌈장을 한 곳에 모아 비벼 쌈을 싼 뒤, 쌈밥을 개구리 모양으로 꾸민 음식이다.A팜 파티는 우리 농산물로 직접 요리를 만들고 먹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사전 예약과 현장 선착순 예약을 통해 이미 신청이 마감됐는데도 ‘추가 신청은 안 되냐’며 행사장 밖에서 줄을 서는 사람들도 있었다.서울 성동구 왕십리에서 온 윤성민(44) 씨는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먹어볼 수 있어 ‘일석이조’인 것 같다”며 “조리 과정도 재밌게 설명해 주셔서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개인적으로 농촌으로 가는 분들이 단순히 귀촌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의 자격을 갖추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을 목적으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귀농인은 세금 감면이나 연금 및 의료보험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단순 귀촌인과 같은 비(非)농업인들은 별다른 혜택이 없습니다.”(최민규 농촌공간 대표)31일 열린 ‘2024 에이팜쇼’ 제2전시관에서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의 귀농·귀촌 설명회가 진행됐다. 귀농·귀촌 컨설팅 전문가인 최 대표가 강사로 나선 설명회는 준비된 100여 개의 좌석이 꽉 차 서서 관람하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서울 강동구에서 온 김영호 씨(59)는 “건강 때문에 귀농을 생각하고 있어 오늘 강연을 듣게 됐다”며 “귀농할 때 효과적으로 시골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김영기 씨(50)는 “강연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화면으로 나오는 강의 내용을 사진으로 찍는 등 열심히 듣는 게 인상적이었다”라며 “나도 필요한 부분은 사진으로 상세히 남겨뒀다”고 했다.최민규 대표는 귀농·귀촌을 선택하기 전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으로 농촌을 미리 경험해 볼 것을 추천했다. 섣부른 선택 후에 농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특히 짧은 기간이라도 농촌에 직접 살아보면서 본인이 귀농·귀촌을 할 준비가 됐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 대표는 “귀농·귀촌을 하는 분들의 자본금은 평균 1억7000만 원 정도인데 대부분 농촌에 살아보거나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는 분들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 중인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서 살아보면 지역 주민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귀농·귀촌의 체계적인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이 같은 준비를 거쳤다면 어느 지역에 가서 살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 대표는 “어떤 지자체에서 어떤 작물로 농사를 지을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경북 성주의 참외, 충북 충주의 사과처럼 지자체가 집중투자 하는 대표 작물이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잘 알아보는 것도 필수”라고 설명했다.귀농·귀촌 과정에서 각종 투자 사기 등의 리스크 역시 주의해야 한다. 그는 “귀농·귀촌 컨설팅을 하면서 기획 부동산 매입을 권유하는 법인은 대부분 사기”라며 “최근에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한다며 ‘스마트팜’ 투자를 유도하는 사기도 많다”고 했다.관람객들은 최 대표의 강의 내내 질문을 던지거나 메모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단상에서 내려온 최 대표를 붙잡고 귀농·귀촌 노하우 등을 묻는 관람객들이 몰렸다.설명회 종료 후 만난 최성희(64) 씨는 “전남 고흥군으로의 귀촌을 고민하던 차에 이날 설명회가 귀촌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 씨는 “1시간 30분의 강의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들었다”며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데 내년에 은퇴 후 남편과 제2의 인생을 설계하러 귀촌해도 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작물 모니터링부터 무인 작업이 가능한 농기계 등 미래 농업의 모습을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2024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가 30일부터 서울 서초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열린다. 농업 분야 창업을 꿈꾸는 청년부터 반려 식물 만들기, 동물 만지기 등 다양한 체험을 희망하는 아이들까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시와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된다. 11회째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올해 에이팜쇼는 총 7422m² 규모의 전시장에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기업 등의 부스 300여 개가 차려진다. 각 부스에서는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 제공과 상담이 진행되고, 미래 농업 기술을 바탕으로 한 농업의 최신 트렌드 또한 살펴볼 수 있다. 제1전시장의 미래기업관에서는 농업 분야의 ‘어벤져스’로 불리는 ‘A-벤처스’ 기업들의 우수한 첨단 미래 농업 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인공위성 농업 기술 기업인 ‘새팜’은 국내외 220여 기의 인공위성 영상을 학습한 AI를 활용해 농작물 재배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촌 고령화에 대비해 지능형 농업기계 솔루션을 개발하는 ‘지엘아이엔에스(GLINS)’는 원격 제어와 무인 작업이 가능한 농기계 제어기 등을 전시한다. 스마트 농업관에서는 미래 농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부스에선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촌캉스’(농촌+바캉스)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가볼 만한 농촌 여행지를 추천받고, 공기 정화 기능이 탁월한 ‘스칸디아모스 액자’를 만들어 보는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농협 부스에선 창농을 희망하는 청년을 위해 다양한 농업 교육과 컨설팅, 보수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는 청년 농부사관학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숲휴양치유관에선 ‘반려식물 클리닉’을 통해 반려식물의 올바른 관리법을 확인하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교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직접 화분에 식물을 심어 보는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체험관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니피그, 아기 타조 등 동물 15종과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곤충 15종을 직접 만져 보는 체험 행사가 준비돼 있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강연 프로그램도 있다. 시골 생활을 소개하는 구독자 약 42만 명의 유튜브 채널 ‘오지는 오진다’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현우 씨와 정태준 씨는 ‘좋은 빈집을 선택하는 법과 활용 방법’을 주제로 농담(農談)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올해는 서울시교육청, 전북·전남도교육청이 함께하는 ‘농촌 유학관’도 만나볼 수 있다. 농촌 유학관에서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유학을 가는 농촌 유학의 취지를 파악하고, 자연 생태교육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농촌 유학의 다양한 장점을 엿볼 수 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금(金)사과’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던 사과가 올 추석엔 1년 전보다 가격이 55% 가까이 쌀 것으로 전망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와 배 생산량은 지난해 추석 성수기와 비교해 20%씩 늘어 평년 이상으로 전망된다”며 “가격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사과(10kg) 가격은 다음 달 3만4182원으로 1년 전보다 54.8%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신고·15kg)의 9월 가격 역시 1년 전보다 11.8%가량 쌀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했던 채소류도 다음 주부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송 장관은 “폭염 때문에 우려가 많았던 축산물 역시 공급과 가격이 모두 안정적일 것이고 배추는 다음 주에 출하가 본격화하면 가격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며 “성수품 14개 품목 구매 비용을 작년보다 5% 이상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주요 성수품 품목별로 가격 급등락, 생육 상황 변화 등 수급 상황 변동 대비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고 장관이 주재하는 점검회의를 매일 열어 이상 동향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쌀값에 대해선 “정부 수매와 농협 대책이 진행되고 있어 산지 쌀 가격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 10월에 발표하는 쌀 수확기 대책을 올해는 한 달 앞당겨 추석 전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쌀 5만 t을 추가로 사들였다. 농협중앙회도 1000억 원을 투입해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송 장관은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젊은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은행이 ‘한은사(寺)’에서 벗어나 더 시끄러운 한은으로 거듭나려면 각 금융통화위원들의 역할을 늘리고 발언의 자율성을 지금보다 더 확보해 줘야 합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한은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 사과를 비롯한 수입 금지 품목 개방 등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보고서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절간처럼 조용하다고 해서 ‘한은사’라고도 불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 교수는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엔 각 지역 연준 위원들이 활발히 언론 인터뷰를 하고 의장 결정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등 소통이 활발한 편”이라며 “한은에도 분야마다 전문성을 갖춘 금통위원들이 있는 만큼 소통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의장 시절 10년 가까이 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연준 전문가’다. 김 교수를 만난 이날은 마침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대통령실에서 이례적으로 “아쉽다”며 유감을 표명한 날이었다. 김 교수는 “각 경제기관의 시각이 모두 다른 것처럼 서로의 다른 입장을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해선 나쁘지 않게 본다”면서도 “다만 발언으로 인해 서로 눈치를 보게 될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리처드 닉슨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곤 연준의 결정에 대해 관여한 대통령이 거의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올해 한은이 0.25%포인트씩 한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경우 0.25%포인트씩 두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한은은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금통위를 연내 두 차례(10월, 11월), 연준은 세 차례(9월, 11월, 12월) 남겨두고 있다. 그는 “한국과 미국 모두 금리 인하를 ‘언제’ 할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인하의 ‘속도와 폭’”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미국이 한국보다 금리를 더 빠르게 올렸다는 점에서 내릴 때도 급격하게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단행 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환율 불안’을 꼽았다. 김 교수는 “현재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우려스럽긴 하지만 두 가지는 어느 정도 정책적으로 잡아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반면 환율의 경우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변수가 많아 세계 각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때 오히려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고금리 장기화 때문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당장 금리 인하를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가 내수 부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한은의 양대 책무는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인데, 물가는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지만 금융 안정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불안정 등으로 인해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여서 섣불리 금리 인하를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선 경기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미국도 인플레이션이라는 큰불을 잡고 잔불을 진화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다만 미국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노동시장이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나오는 보고서들을 보면 우리의 생각만큼 노동시장이 좋지만은 않았을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다음 달부터 연 매출 1억 원인 자영업자도 최대 20만 원의 전기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전통시장 상인은 1000만 원의 성수품 구매 대금을 연 4.5% 이하 금리로 빌릴 수 있고, 이밖에 유동성이 막힌 소상공인도 대출·보증을 새롭게 받을 수 있게 된다.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는 이 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지원책이 담겼다. 길어지는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에게 각종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금융지원을 확대해 주려는 취지다.연 매출 6000만 원 이하 자영업자에게 주던 최대 20만 원의 전기료 지원은 매출액 기준을 1억400만 원 미만까지로 늘린다. 9월 초 공고를 내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상시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자는 10~12월분 고용·산재보험료 납부를 미뤄준다. 산재보험료 납부 유예 대상엔 1인 자영업자도 포함된다.전통시장 상인이라면 9월 13일까지 성수품 구매 대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다. 지자체 추천을 받은 우수 시장상인회를 통해 공급하는 융자로, 상인회가 최대 2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 이 돈으로 개인·점포에 최대 1000만 원을 빌려주는 구조다. 금리는 상인회가 자율적으로 매기는데 연 4.5%를 넘지 않을 예정이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43조 원 규모의 대출·보증도 새롭게 내준다.티몬, 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에는 대출금리를 내려주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금 금리를 연 2.5%(고정금리)로 인하해 주는 것이다. 기존에 대출받은 기업도 소급 적용해 준다. 이들에 대한 중앙·지자체 유동성 공급 규모도 1조6000억 원까지로 4000억 원 늘린다. 영세사업자 등에게 부가세와 관세 환급금을 법정지급기한보다 5일 일찍 주고, 매출이 감소한 수출 중소기업 등에는 법인세 중간예납 납부 기한을 2개월 미뤄주기로 했다.물가 부담을 낮추고 소비를 살리기 위한 대책도 담겼다. 우선 총 700억 원을 들여 사과·배·배추 등 농산물은 최대 50%, 김·명태·고등어 등 수산물은 최대 60% 할인해 준다. 할인되는 품목과 할인율은 유통업체마다 다른데 농산물은 롯데마트·하나로마트·NS몰·엠페스트가 최대 할인율을 제공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주는 전통시장 할인상품권은 1년 전보다 60% 이상 늘어난 58억 원어치를 발행한다. 올 하반기(7~12월) 전통시장 지출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기존 40%에서 80%로 2배 상향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추석 연휴인 9월 14일부터 18일까지는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면 공항 주차장 이용료를 안 내도 된다. 9월 15일부터 18일까지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정부는 또 하반기 비수도권 숙박 쿠폰을 50만 장 배포하고 정부와 기업이 20만 원의 여행경비를 지원해 주는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국내 여행 지원을 5만 명을 추가 모집하기로 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정부의 내년도 국방예산은 61조6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해(59조4244억 원)보다 3.6% 증가한 것. 이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2020년(50조1527억 원)에 처음으로 50조 원대가 된 지 5년 만에 ‘국방예산 60조 원’ 시대가 된다. 병장 월급은 올해 125만 원에서 내년 150만 원으로 인상된다. 자산 형성 기금인 ‘병내일준비지원금’도 올해 40만 원에서 내년엔 55만 원으로 인상돼 이를 포함하면 병장 봉급은 총 205만 원이 된다. ‘병 봉급 200만 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북핵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에는 6조1600억 원이 투입된다. 3축 체계 중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인 F-35A 스텔스전투기 추가 도입과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인 특임여단용 정찰·타격 드론 확보, 탄도탄 요격 능력을 갖춘 철매-2 성능 개량 사업 등에 들어간다. 한국형전투기 KF-21(보라매)도 내년부터 최초 양산된다. 군인 가족과 초급 간부 주거시설 개선 예산은 올해 5260억 원에서 내년 7863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국가보훈부는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드론 등 신기술을 활용한 범국민적 기념행사와 광복기념관 건립 등에 97억 원을 편성했다.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의 초기 정착지원금을 현재 1000만 원에서 내년에 1500만 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예산안을 편성했다. 한편 내년 공무원 임금은 대통령을 포함해 직급과 상관없이 올해보다 3% 오른다. 2017년(3.5%)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인상 폭이다. 정부는 그간 누적된 물가 상승과 팬데믹 기간에 억눌러 왔던 보수 인상률, 민간과의 보수 격차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농가가 농작물을 수확해 얻은 수입이 줄었을 때 소득의 최대 85%를 보장해주는 ‘수입안정보험’이 내년부터 전면 도입된다. 농업직불금 예산은 3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로 늘어나고, 농산물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과를 비롯한 농수산물 비축 물량도 올해보다 17% 확대한다. 27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수입안정보험 예산은 2078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해(81억 원)보다 약 25배 늘어난 규모다. 올해 콩, 감자, 보리 등 9개 품목에 대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했는데, 내년부터 이들 품목에 대해 전면 도입하면서 예산이 크게 늘었다. 이 밖에 벼, 무, 배추 등 6개 품목도 시범사업으로 추가돼 이들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도 수입안정보험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수입안정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경작자의 작물 수확량과 가격을 모두 감안해 수입 감소분의 일정액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현재 1%인 가입률도 2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농업직불금 관련 예산도 3조4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3000억 원 늘어난다. 특히 면적직불금 단가는 ha당 100만∼205만 원에서 136만∼215만 원으로 약 5% 인상된다. 면적직불금 단가가 오르는 건 2020년 공익직불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농산물 비축도 늘린다. 사과 2만 t을 신규 비축하는 등 농산물 비축량을 올해 28만6000t에서 33만4000t으로 확대하고, 계약재배 물량도 101만4000t에서 105만 t으로 확대한다.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산지-소비자 온라인 거래 물류비 지원(67억 원)도 신설된다. 농산물 직거래 융자는 70억 원 늘어나고, 수산물 직매장 30개도 신규 설치될 예정이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많은 가계부채에도 그동안 한국이 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뒤를 받쳐줄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재정지출이 많아지며 국가부채가 큰 폭으로 늘고 공기업 부실도 커지면서 부채 위기에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올 상반기(1∼6월) 나라살림 적자 폭이 연간 목표치보다도 많은 100조 원을 넘어섰고, ‘숨은 나랏빚’인 공공기관 부채까지 1600조 원에 육박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나랏빚을 견제할 재정준칙 법제화가 시급하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103조40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상반기(―110조5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적자로, 정부의 연간 적자 목표치(91조6000억 원)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 주는 지표다. 나라살림 적자 폭이 커진 건 대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급감하는 등 세수 결손의 영향이 컸다. 공기업들의 빚도 역대 최고치다. 2022년 공공부문 부채는 1588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61조4000억 원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73.5%로 사상 처음 70%를 돌파했다. 공공부문 부채는 공기업 부채 전부를 반영해 정부가 안고 있는 재정 위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통상 ‘숨은 나랏빚’으로 불린다. 이처럼 정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재정건전성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재정준칙은 정부가 재정을 함부로 쓸 수 없도록 제어하는 법적 장치로 주요국 대부분이 갖추고 있다. 예산 편성 시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제한하고 국가채무가 GDP의 60%를 초과하면 재정적자 한도를 GDP의 2%로 축소해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억제하는 내용이다. 역대 정부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세수는 줄어들고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여서 재정준칙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정부와 가계가 진 빚이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섰다. 경기 부진과 감세 등으로 세수가 줄고, 수도권 집값이 들썩이며 ‘빚투’ ‘영끌’이 되살아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한 탓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빚 때문에 앞으로 경기 회복이 더욱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중앙정부 채무와 가계신용 합계는 3042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1.25배 수준으로, 정부와 가계 빚이 300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과 결제 이전 카드 사용액을 더한 실질적인 가계부채를 뜻한다. 특히 2분기(4∼6월)에 늘어난 정부와 가계 빚은 44조 원으로, 올 1분기(1∼3월) 증가 폭(20조 원)의 2배가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절정이었던 2021년 3분기(7∼9월·63조 원)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중앙정부 채무는 6월 말 1145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1115조5000억 원)보다 30조4000억 원 늘었다. 2년째 세수 펑크와 감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국고채 발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가계부채는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2분기에만 13조8000억 원 증가하며 1896조2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상 빚이 늘면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인해 내수가 부진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 확대를 통해 가계부채를 줄이고 세수 확충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다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올 2분기 1년 전보다 2.9% 감소해 9개 분기 연속 줄며 역대 최장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빚 사흘새 1.3조 급증… DSR한도 축소 검토‘가계부채와 전쟁’에도 영끌 수요주담대 이달 증가폭 역대최대 우려갭투자 전세대출 제한 확대 추진LTV 강화 등 고강도 대책 만지작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더 높여 적용하는 등의 관리 방안을 내놨지만 대출 수요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에도 사흘 동안 가계부채는 1조30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더 강력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선 은행들의 DSR 한도 축소를 유도하되 가능한 모든 관리 수단을 검토해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 대책에도 사흘 새 주담대 1.7조 원↑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2일 기준 722조5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기 전인 19일(721조2113억 원) 대비 1조3173억 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말(715조7383억 원)과 비교해도 6조7903억 원 증가했다. 앞서 20일 금융당국은 다음 달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시 수도권 주담대에 더 높은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고 은행권이 신규 취급 가계대출에 대해 내부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게 하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사흘 새 주담대 잔액이 1조7105억 원 불어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규제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9월 전으로 대출 실행을 앞당기겠다는 상담이 지난달 말, 이달 초부터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8월 주담대 증가 폭이 역대 최대였던 7월 주담대 증가 폭을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월 5대 은행 주담대는 7조5975억 원 늘어나며 월별 대출 잔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인 바 있다. 22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전월(559조7501억 원)보다 6조1456억 원 급증한 565조89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월말까지 열흘 정도가 남은 만큼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7월의 증가 폭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듯 가계의 ‘영끌’ 수요에 경기 부진이 겹쳐 6월 말 정부와 가계가 진 빚은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6월 말 지방정부 채무를 제외한 국가채무와 가계신용 합계는 3042조 원에 달한다. ● 당국, “가계부채와의 전쟁” 선언 우선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대출을 더 조이게끔 함으로써 가계대출을 관리할 방침이다. 현재 일부 은행이 시행 중인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갭투자 전세대출 제한 등의 조치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플러스모기지론(MCI·MCG) 중단에 따른 대출 한도 제한을 비롯해 주담대 거치기간 폐지 등의 방안도 거론된다. DSR 한도 자체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행 차주별 DSR 규제는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은행들로 하여금 이를 자체적으로 하향 조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연 소득의 40%를 대출 상환에 쓰는 것은 과하다”며 “은행권이 상환 능력을 판단해서 대출을 내줄 수 있도록 자체적인 DSR 관리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으면 △정책모기지, 전세대출 등으로 DSR 적용 범위 확대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하향 △은행권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 등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 등 과거와 같은 고강도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 이후에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감소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관리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자식처럼 보살피며 키운 닭인데 픽픽 죽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 충북 지역에서 10여 년간 양계장을 운영해온 A 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출하를 열흘 정도 앞두고 폭염으로 인해 키우던 닭 12만 마리 중 2만 마리가 폐사했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치면 대략 3000만 원가량 손해를 본 셈이다. A 씨는 “아침마다 죽은 닭을 치우면서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 심정은 말로 다 표현 못 한다”며 “태풍 이후에도 날이 덥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올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두 달여간 가축이 100만 마리 가까이 폐사하고,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태풍 ‘종다리’ 등 기상 변수까지 더해지며 향후 밥상 물가가 더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달여간 가축 100만 마리 폐사 21일 행정안전부의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1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가축이 99만7000마리 폐사했다. 이 중 닭, 오리 등 가금류는 93만7000마리, 돼지는 6만 마리다. 닭과 돼지의 경우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더위에 더 취약하다. 폭염에 양식 어류도 567만2000마리 폐사했다. 이에 닭, 돼지 등 축산물 물가도 폭염 전보다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육계 1kg당 소매 가격은 6089원으로, 폭염 전인 5월 20일 평균 소매 가격(5969원)보다 2%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삼겹살 1kg 소비자가격도 7% 올랐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가축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며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폭우에 이어 찜통더위까지 이어지며 농산물 물가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1일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전월(5146원) 대비 34.6% 상승한 6926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9.7% 비싸고 평년보다는 29.7% 높은 수준이다. 시금치(100g)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 48.9%, 파프리카(200g)는 29.7% 올랐다. 여기에 뜨겁고 습한 공기를 안고 오는 태풍 ‘종다리’까지 북상하며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종다리가 열대저압부로 약화되긴 했지만 고온 다습한 수증기 덩어리가 내륙에 머물면서 찜통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추 171%, 오이 99% 폭등 집중호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도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9.56으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6월에 내림세로 돌아섰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올랐다. 특히 농산물(1.5%)과 수산물(2.2%)을 포함한 농림수산물이 전월보다 1.6% 상승하며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상추(171.4%)와 오이(98.8%), 닭고기(3.8%) 등의 오름세가 컸다. 생산자물가는 1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만간 식탁 물가가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한은은 국내 물가 상승의 10%가량은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후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은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이상기후가 평균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폐사한 닭과 돼지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각각 0.37%, 0.54% 수준(20일 기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혹시 모를 전염병 확산 가능성에도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우와 폭염 등으로 가격이 오른 채소류도 비축 물량 방출과 조기 출하 지원 등을 통해 수급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자식처럼 보살피며 키운 닭인데 픽픽 죽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충북 지역에서 10여 년간 양계장을 운영해온 A 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출하를 열흘 정도 앞두고 폭염으로 인해 키우던 닭 12만 마리 중 2만 마리가 폐사했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치면 대략 3000만 원가량 손해를 본 셈이다. A 씨는 “아침마다 죽은 닭을 치우면서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 심정은 말로 다 표현 못 한다”며 “태풍 이후에도 날이 덥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올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두 달여간 가축이 100만 마리 가까이 폐사하고,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태풍 ‘종다리’ 등 기상 변수까지 더해지며 향후 밥상 물가가 더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달여간 가축 100만 마리 폐사21일 행정안전부의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1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가축이 99만7000마리 폐사했다. 이 중 닭, 오리 등 가금류는 93만7000마리, 돼지는 6만 마리다. 닭과 돼지의 경우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더위에 더 취약하다. 폭염에 양식 어류도 567만2000마리 폐사했다.이에 닭, 돼지 등 축산물 물가도 폭염 전보다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육계 1kg당 소매 가격은 6089원으로, 폭염 전인 5월 20일 평균 소매 가격(5969원)보다 2%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삼겹살 1kg 소비자가격도 7% 올랐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가축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며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지난달 폭우에 이어 찜통더위까지 이어지며 농산물 물가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1일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전월(5146원) 대비 34.6% 상승한 6926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9.7% 비싸고 평년보다는 29.7% 높은 수준이다. 시금치(100g)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 48.9%, 파프리카(200g)는 29.7% 올랐다. 여기에 뜨겁고 습한 공기를 안고 오는 태풍 ‘종다리’까지 북상하며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종다리가 열대저압부로 약화되긴 했지만 고온 다습한 수증기 덩어리가 내륙에 머물면서 찜통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추 171%, 오이 99% 폭등집중호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도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9.56으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6월에 내림세로 돌아섰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올랐다.특히 농산물(1.5%)과 수산물(2.2%)을 포함한 농림수산물이 전월보다 1.6% 상승하며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상추(171.4%)와 오이(98.8%), 닭고기(3.8%) 등의 오름세가 컸다. 생산자물가는 1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만간 식탁 물가가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앞서 한은은 국내 물가 상승의 10%가량은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후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은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이상기후가 평균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농식품부 관계자는 “폐사한 닭과 돼지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각각 0.37%, 0.54% 수준(20일 기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혹시 모를 전염병 확산 가능성에도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우와 폭염 등으로 가격이 오른 채소류도 비축 물량 방출과 조기 출하 지원 등을 통해 수급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시군구를 통틀어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 울릉군이었다. 거주 인구에 비해 활동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중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의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구 주요 고용지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 지역 취업자는 1401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62.3%로 0.4%포인트 올랐다. 군 지역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오른 69.3%, 특별·광역시 구 지역은 0.7%포인트 상승한 59%로 나타났다. 시군구 고용률 모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전체 시군구 중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 울릉군(82.5%)이었다. 시 고용률은 제주 서귀포시(72.0%), 충남 당진시(70.9%), 전북 남원시(68.9%) 등에서 높았다. 다만 고용률과 함께 실업률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시 지역의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군 지역 실업률은 0.1%포인트 오른 1.3%, 특별·광역시 구 지역의 실업률은 0.4%포인트 높아진 4.0%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에서 ‘지역활동인구’ 개념을 처음 도입해 발표했다. 이는 지역에서 실제 활동하는 인구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지역 내 사업체에서 일하는 취업자(근무지 기준 취업자), 실업자 및 비경제활동인구를 합산해 산출한다. 서울 중구는 15세 이상 거주인구 대비 지역활동인구 비중이 334.6%로 가장 높았다. 활동 인구가 살고 있는 사람의 3배 이상이라는 뜻이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