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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분명히 16강에 진출할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리그 B조 경기가 열린 12일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 미디어 센터. 경기가 열리기 2시간 30분전에 열린 같은 조인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미디어센터에 설치된 10여대의 TV에서 방송됐다. 미디어센터에는 아르헨티나 기자들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미국,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온 300여명의 기자들로 북적였다.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시작되자 많은 기자들의 시선이 TV로 향했다. 전반 7분 한국의 선제골이 터지자 모여 있던 한국 취재진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주위에 있던 아르헨티나 기자 등 외국 기자들이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어떤 기자는 한국 취재진에게 엄지손가락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가 2-0으로 한국이 이기자 한 아르헨티나 기자는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이 2차전 준비에 골머리를 앓겠다"며 웃었다. 이어 "한국의 조직력이 생각보다 더 뛰어나다. 아르헨티나도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아르헨티나 기자도 "농담이 아니라 한국전에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리스를 완전히 압도한 90분이었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른 외국 기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경기를 90분 내내 유심하게 지켜보던 체코 TV의 루브스 라벡 기자는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빠르다. 그리스 수비진이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이 정도 실력이면 아르헨티나와 충분히 비길 수도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이면서 그리스에서 스포츠 기자로 일하는 알레한드로 로자노 기자는 "한국의 조직력은 세계 톱 랭킹이다. 역습에도 능했다. 이에 반해 그리스는 자신들의 전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했다"며 "한국의 지금 전력이면 아르헨티나와 함께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도 한국 취재진들을 알아본 관중들이 축하한다며 인사말을 건넸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정수의 첫번째 골 장면 (출처 : SBS) 박지성의 두번째 골 장면 (출처 : SBS)}
남아공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개최국의 첫 경기 무패 징크스를 이어갔다. 남아공 대표팀은 11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열린 조별 리그 A조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대회를 포함해 역대 19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개최국의 첫 경기 전적은 14승 6무(2002년은 한국·일본 공동 개최)로 패한 적은 한 번도 없다.○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인산인해사커시티 주변은 경기 6시간 전부터 개막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축구팬들로 가득했다. 노란 옷을 입은 남아공 응원단은 부부젤라를 불어대며 멀리서도 이곳이 개막전이 열리는 곳임을 알렸다. 멕시코 응원단은 이에 맞서 멕시코 국기를 두르고 응원 구호를 외쳤다. 경기장 안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경기장 안은 곳곳에서 부는 부부젤라 소리에 옆 사람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8만여 명이 가득한 경기장에는 약 1만 명의 멕시코 축구팬도 전통 타악기를 때리며 응원을 펼쳤다. 시끄러운 소음 탓에 귀마개를 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도 눈에 띄었다. 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경기장 대형 화면에 멕시코 대표팀이 소개되자 남아공 팬들이 야유를 보내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경기 전후반과 휴식 시간 등 2시간 내내 경기장의 부부젤라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관중 대부분이 앉아서 관람하기보다 서서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사커시티 경기장은 말 그대로 ‘축구 시(市)’였다.○남아공 첫 경기 불패 신화 이어가경기 전반 남아공은 멕시코의 파상 공세에 밀렸다. 남아공은 스티븐 피나르(에버턴)를 앞세워 수비를 두껍게 하는 4-5-1 전형을 내세웠다. 멕시코는 기예르모 프랑코(웨스트햄), 카를로스 벨라(아스널), 히오바니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 등 삼각편대로 경기 내내 남아공의 문전을 내내 위협했다. 부부젤라 소리가 경기 내내 울리는 가운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지만 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기다렸던 남아공 월드컵 1호 골은 후반에 나왔다. 후반 10분 남아공의 카기쇼 딕가코이(풀럼)가 길게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공을 시피웨 차발랄라(카이저)가 2m 정도 몰다 왼발로 강하게 찼다. 멕시코 골키퍼가 점프하며 손을 뻗었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경기장은 부부젤라 소리와 함께 남아공 관중의 함성에 들썩였다. 멕시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34분 교체 투입 된 안드레스 과르다도(데포르티보)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길게 올려준 공을 골대 오른쪽에 있던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남아공은 17일 오전 3시 30분 우루과이와 조별 리그 2차전을 치른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메시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에서 한국과 맞붙는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의 부상 소문을 부정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팀닥터인 도나토 비아니 씨는 11일 남아공 프리토리아대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직전 취재진과 만나 “23명의 선수 모두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부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팀닥터 “이상없다” 이례적 해명팀닥터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직접 설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전날 스페인 언론을 통해 메시가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느라 체력을 모두 소진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전날 아르헨티나 대표팀 트레이닝을 맡고 있는 페르난도 시뇨리니 코치는 스페인 언론과 만나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올 시즌 70경기 이상을 뛰는 등 이미 체력을 많이 소진해 회복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훈련에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와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팀닥터는 “이들은 실내체육관에서 훈련했다. 실외훈련에 나오지 않은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이날 15분만 훈련을 공개했다. 테베스와 에인세를 제외한 21명의 선수는 중앙선 부근에 모여 공 뺏기 훈련을 가볍게 소화했다. 메시는 장기인 왼발 코너킥 훈련에 주력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의 곁에서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12일 오후 11시 나이지리아와의 첫 경기를 앞둔 아르헨티나의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은 “선수들 모두 빨리 경기가 시작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남아공에 온 뒤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생각만 든다”며 “우리가 속한 조가 좋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메시의 바르셀로나 팀 동료인 다니 아우베스(브라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 메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팀의 실력 차이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아우베스는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실력이 좋지만 바르셀로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에서 메시는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동료와 함께 뛰었다”고 말했다. 아우베스는 “이런 이유로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뽑히며 남아공 월드컵을 빛낼 스타로 주목받았던 메시가 월드컵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동료와 책임을 나눠 가질 수 있었지만 대표팀에서는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메시가 부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북한 대표팀은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에서 취재진에게 ‘인기’가 높다. 접촉이 쉽지 않은 데다 최근의 경색된 남북 관계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남아공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공개 훈련을 한 북한 대표팀이 11일 요하네스버그 템비사의 마쿨롱 경기장에서 다시 취재진에게 훈련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은 첫 공개훈련 때 왔던 100여 명보다 훨씬 줄어든 60여 명에 불과했다. 이는 북한이 훈련 일정을 자주 바꿨기 때문이다. 전날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의 미디어 채널을 통해 북한은 오후에 15분간 훈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비공개 훈련을 한다고 바꿨다. 그마저도 훈련 시간이 한 시간 늦춰지고 다시 15분간 공개하겠다며 오락가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취재진도 공개, 비공개 여부를 둘러싼 정보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북한 대표팀의 행정 지원을 맡은 FIFA의 고든 클렌 왓슨 씨는 “북한 대표팀이 최대한 언론에 공개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북한 대표팀으로부터 일정을 통보받는 처지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처음으로 북한 취재진도 모습을 나타냈다. 외국 기자들이 찾는 데 혈안이 되었던 북한 기자 2명이 훈련장을 찾았다. 이들은 언론 노출을 꺼리는 듯 취재진 ID 카드를 옷 안에 숨기며 이름과 소속사 공개를 피했다. 그들이 들고 있는 ENG 카메라에는 ‘AP News’라는 외국 통신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소속을 묻자 이들은 “AP가 될 수도 있고 조선도 맞다”고 짧게 대답했다. 월드컵을 북한에서 TV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이들은 “인민들은 월드컵을 보고 싶어 한다.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남한 방송사가 방송을 제공하지 않으니 어떻게 볼 수 있겠냐”고 말했다. 15분간의 공개 훈련이 끝나자 북한 기자들은 종적을 감췄다. 공개 훈련에 앞서 북한 대표팀의 안영학(오미야·사진)은 조별리그 상대인 브라질에 대해 “약점은 별로 없어 보인다. 승산이 많지는 않지만 없지도 않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충분히 준비하면 한국도 강팀을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외신 기자가 ‘브라질을 이기는 것과 남북이 평화를 이루는 것 중 어떤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북한 미디어 담당관이 “정치적인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며 안영학의 대답을 막았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월드컵은 선진국들이 모두 유치하고 싶어 하는 행사입니다.” 4일부터 남아공에 머물며 제60회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 참석 중인 정몽준 FIFA 부회장은 11일 요하네스버그 콘퍼런스센터에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유럽축구연맹(UEFA)이 개최국 출전권을 포함해 5장을 가져갈 수 있었지만 1장을 포기했다”며 “유럽 출전권을 4장으로 유지하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각각 0.5장씩 더 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본선에 출전하는 대륙별 국가는 유럽 4개국, 아시아 3.5개국, 아프리카 3.5개국, 북중미 2개국, 남미 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이 됐다. 정 부회장은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활동과 관련해서는 “부지런히 FIFA 집행위원들을 만나고 있다. 월드컵 유치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유치 가능성에 대해 정 부회장은 “현재 남북관계가 좋지 않지만 12년 후는 전환기가 될 수 있다. 2002년 대회는 한일 관계 회복이 관심사였던 만큼 이번에 개최권을 가져오면 처음으로 단독 월드컵을 치르게 된다. FIFA 집행위원들에게 마지막 분단국가의 평화를 도와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메시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에서 한국과 맞붙는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의 부상 소문을 부정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팀닥터인 도나토 비아니는 11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대학교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직전 취재진과 만나 "23명의 선수 모두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부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팀닥터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직접 설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전날 스페인 언론을 통해 메시가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느라 체력을 모두 소진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전날 아르헨티나 대표팀 트레이닝을 맡고 있는 페르난도 시뇨리니 코치는 스페인 언론과 만나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올 시즌 70경기 이상을 뛰는 등 이미 체력을 많이 소진해 회복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훈련에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와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팀닥터는 "이들은 실내체육관에서 훈련했다. 실외 훈련에 나오지 않은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이날 15분만 훈련을 공개했다. 테베스와 에인세를 제외한 21명의 선수들은 중앙선 부근에 모여 공 뺏기 훈련을 가볍게 소화했다. 메시는 장기인 왼발 코너킥 훈련에 주력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의 곁에서 지켜보면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12일 오후 11시 나이지리아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은 "선수들 모두 빨리 경기가 시작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남아공에 온 뒤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생각만 든다"며 "우리가 속한 조가 좋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메시의 바르셀로나 팀 동료인 다니 아우베스(브라질)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 메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팀의 실력 차이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아우베스는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실력이 좋지만 바르셀로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에서 메시는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동료와 함께 뛰었다"고 말했다. 아우베스는 "이런 이유로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뽑히며 남아공 월드컵을 빛낼 스타로 주목받았던 메시가 월드컵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동료와 책임을 나눠 가질 수 있었지만 대표팀에서는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메시가 부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뿌우∼. 뿌우우우∼.” 남아공은 축제 분위기다. 요하네스버그와 프리토리아 시내에선 응원도구 중 하나인 부부젤라(남아공 최대 부족인 줄루족이 부족 간 전쟁 시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사용한 긴 나팔) 소리를 밤낮없이 들을 수 있다. 남아공 국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띈다.○ 남아공 월드컵 열기 고조 10일 요하네스버그에서는 남아공 대표팀의 승리를 바라는 대규모 퍼레이드가 열렸다. 4000여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남아공 국기를 흔들며 남아공 대표팀의 애칭인 ‘바파나바파나’(소년이라는 뜻의 줄루어)를 외쳤다. 남아공 신문과 방송에서는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이 줄곧 나왔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입장권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일 총 301만 장의 입장권 중 97%가 팔려 13만5000여 장만 남았다고 밝혔다. 남은 표도 경기가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좌석이어서 남아공 조직위원회는 현장판매를 해 조별 예선이 끝날 때면 판매율이 98%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표 값은 최대 5배가 올랐다. 보통 조별 예선 경기의 입장권이 20달러(약 2만5000원)에서 160달러(약 20만 원) 정도이지만 11일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 입장권 평균 가격은 800달러(약 100만 원)로 치솟았다. 25일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경기도 550달러(약 70만 원)로 껑충 뛰었다.○ 개최지 개막전 무패 공식 월드컵 징크스는 많지만 지금까지 절대 깨지지 않은 공식이 하나 있다.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패하지 않고 16강에 무조건 진출한다’는 것. 남아공은 FIFA 랭킹 83위에 불과하다. 17위의 멕시코와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개막전을 갖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랭킹이 훨씬 앞서는 멕시코의 일방적 우세가 예상된다. 또 남아공이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두 차례다. 이번 대회는 개최국 자격으로 진출권을 얻었다. 1998년 대회에선 2무 1패, 2002년 대회에서는 1승 1무 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남아공이 이번 월드컵에 거는 기대는 크다. 브라질 출신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감독을 영입하면서 최근 세 차례 평가전에서 3연승(콜롬비아 3-0승, 과테말라 5-0승, 덴마크 1-0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다.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JABULANI)’는 지금까지 나온 축구공 중에 가장 둥글다. 공을 감싸는 패널(조각)이 8개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8개의 패널을 고열 접합 방식으로 이어 붙여 완벽한 구형에 가깝다. 국제축구연맹이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첫 공인구를 발표한 이후 월드컵 공인구는 기술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역사를 살펴봤다.》 “북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습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이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공개 훈련을 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북한은 9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템비사의 마쿨롱 스타디움에서 비록 15분간이긴 했지만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아무 이유 없이 공개 훈련을 취소했던 북한은 모든 팀은 첫 경기 전까지 훈련을 공개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이날 마지못해 훈련을 공개한 것이다. 훈련에 앞서 북한의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사진)가 10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했다. 정대세는 북한이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강팀과 맞붙게 된 것에 대해 “선수들 모두 용기를 가지고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용기는 기적을 만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선 첫 상대인 브라질에 대해서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반드시 이기고 싶다”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활약했던 북한 대표팀의 비디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선배들처럼 또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대세는 인터뷰 내내 영어로 질문을 받으면 자신도 영어로 의견을 밝혔다. 정대세는 ‘목표(target)’와 ‘걱정(worry)’ 두 단어는 생각이 나지 않는 듯 곁의 통역관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북한의 훈련이 시작됐다. 북한은 두 조로 나뉘어 공 뺏기를 하는 등 몸을 풀었다. 선수들은 장난도 치고 웃으면서 즐겁게 훈련했다. 10여 분이 흐르고 선수들이 조끼를 입고 본격적인 전술훈련을 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자 현지 경찰이 “공개 훈련 시간이 끝났다”고 취재진에게 외쳤다. 보통 다른 팀들이 1시간 넘게 훈련을 공개한 것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다. 한 외신 기자는 “그래도 남아공에서 북한 선수를 인터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SBS와 중계권 협상 사실상 결렬… 北, 월드컵 불법시청?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11일)이 다가왔으나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SBS와 북한의 협상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양철훈 SBS 남북교류협력단장은 “1월 이후 협의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다른 경로로 월드컵을 중계할 경우 중계권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북한과 SBS는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중국 베이징에서 협상을 가진 뒤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북한은 SBS를 통하지 않고 해외 위성방송의 중계를 수신기로 받아 방송할 수 있지만 이는 SBS의 중계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양 단장은 “북한이 불법 중계를 하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위성방송으로 중계를 수신한 뒤 편집해 무단 녹화 방송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우리 정부가 약 15만 달러의 중계 비용을 대납해줘 녹화 방송으로 중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축구 꿈나무를 위해 뜻 깊은 선물을 선사했다. 홍명보 장학재단과 하나은행은 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소샹구베의 이퀘지레템바 초등학교에서 빈민가 유소년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장을 건립해 기증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 감독을 비롯해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 2022 월드컵 유치위원회 송영식 부위원장, 김한수 남아공 대사, 그웬 프리토리아 시장 등 남아공 정부 관계자와 교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축구장 기증 프로젝트는 홍 감독의 광희중학교 은사인 임흥세 감독이 남아공에서 축구 꿈나무를 지도하는 인연으로 추진됐다. 남아공 정부도 경기장 터를 99년 동안 무료로 대여해주는 지원을 약속했다. 총 7000m² 면적에 잔디가 깔린 경기장은 총 공사비 2억여 원이 들었다. 경기장 명칭은 하나은행과 홍명보 장학재단의 명칭을 넣어 ‘Hana Bank-HMB Dream Stadium’이다. 홍 감독은 “축구를 통해서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 비록 어린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한국이 제공한 잔디 위에서 꿈을 키우고 나중에는 남아공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2일 한국과 그리스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본 뒤 귀국한다는 홍 감독은 “말은 쉽지만 후배들이 차분하게 준비해서 자신들이 가진 실력을 100%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그리스 선수들이 신체 조건이 좋아 한국 공격수들이 위축될 수 있지만 스피드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당신은 빙상 위에서나 밖에서나 올림픽 정신의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답장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지난달 31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간 김연아가 클린턴 장관이 보낸 답장을 뒤늦게 전달받았다고 9일 밝혔다. 김연아가 4월 클린턴 장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편지의 답장을 받은 것. 클린턴 장관은 2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의 연기를 극찬했고 김연아는 이 소식을 듣고 직접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클린턴 장관은 답장에서 “아이티 지진 참사의 국제 구조 활동에 재정적 지원을 했다는 데 매우 감동했다”며 “피겨 선수로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개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환원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역할 모델로 세계 모든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라고 적었다. 클린턴 장관은 “앞으로도 당신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 내가 당신에게 동기 부여와 영감을 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김연아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연아는 “답장을 보내주실 줄은 몰랐기 때문에 편지를 받았을 때 정말 깜짝 놀랐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북한 대표팀의 공개 훈련을 보기 위해 1시간 전부터 100여 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기다렸다. 북한과 함께 G조에 속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는 물론 영국, 미국, 중국, 이스라엘, 폴란드, 스웨덴, 아르헨티나 등 20여 개국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한국 취재진이 나타나자 경기장 주변의 현지인들을 취재하던 외국 기자들의 눈길이 쏟아졌다. 외국 기자들은 다가와 “북한에서 온 기자들이냐”고 물었다. 한국 기자라고 말하자 “도대체 북한 취재진들은 어디에 있냐”며 궁금해했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취재진 ID카드를 신청하긴 했지만 경기장이나 프레스센터 어디에도 북한 취재진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北공개훈련 보러온 외국기자들북한 취재진 안 보이자우리 취재진에 질문공세 북한 취재진이 아님을 알고 발길을 돌릴 줄 알았지만 곧이어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그나마 북한 대표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고 있을 것 같은 한국 취재진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외국 기자들은 북한 대표팀의 모든 것이 궁금한 것 같았다. AFP통신의 존 위버 기자는 “북한 대표팀이 왜 그렇게 폐쇄적이냐”고 질문했고, 스웨덴의 한 TV 리포터는 “한국 국민들이 북한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적대국인 북한을 응원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어떤 기자는 “한국과 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는가”라고 물었다. 대부분 월드컵에 관한 질문들이었지만 어떤 기자는 최근 한국과 북한의 정치적인 문제에 관해 질문을 쏟아냈다. 물론 정치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모두 “노 코멘트”였다. 이날 북한 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한국 취재진들은 오히려 외국 기자들에게 취재를 당했다. 이날 유일하게 인터뷰에 응한 북한의 ‘인민 루니’ 정대세는 “북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의 노력과 소망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느껴졌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에 축구 꿈나무를 위한 뜻 깊은 선물을 선사했다. 홍명보 장학재단과 하나은행은 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쇼상구베의 이퀘지레템바 초등학교에서 빈민가 유소년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장을 건립해 기증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 감독을 비롯해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 2022 월드컵 유치위원회 송영식 부위원장, 김한수 남아공 대사, 그웬 프리토리아 시장 등 남아공 정부 관계자와 교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축구장 기증 프로젝트는 홍 감독의 광희중학교 은사인 임흥세 감독이 남아공에서 축구 꿈나무를 지도하는 인연으로 추진됐다. 남아공 정부도 경기장 터를 99년 동안 무료로 대여해주는 지원을 약속했다. 총 7000㎡ 면적에 잔디가 깔린 경기장은 총 공사비 2억여 원이 들었다. 경기장 명칭은 하나은행과 홍명보 장학재단의 명칭을 넣어 'Hana Bank-HMB Dream Stadium'이다. 홍 감독은 "축구를 통해서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 비록 어린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지만 한국이 제공한 잔디 위에서 꿈을 키우고 나중에는 남아공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2일 한국과 그리스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본 뒤 귀국한다는 홍 감독은 "말은 쉽지만 후배들이 차분하게 준비해서 자신들이 가진 실력을 100%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그리스 선수들이 신체 조건이 좋아 한국 공격수들이 위축될 수 있지만 스피드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프리토리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당신은 빙상 위에서나 밖에서나 올림픽 정신의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답장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지난달 31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간 김연아가 클린턴 장관이 보낸 답장을 뒤늦게 전달 받았다고 9일 밝혔다. 김연아가 4월 클린턴 장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편지의 답장을 받은 것. 클린턴 장관은 2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에서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의 연기를 극찬했고 김연아는 이 소식을 듣고 직접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클린턴 장관은 답장에서 "아이티 지진 참사의 국제 구조 활동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다는 데 매우 감동했다"며 "피겨 선수로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개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환원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역할 모델로 세계 모든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고 적었다. 클린턴 장관은 "앞으로도 당신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 내가 당신에게 동기 부여와 영감을 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김연아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연아는 "답장을 보내 주실 줄은 몰랐기 때문에 편지를 받았을 때 정말 깜짝 놀랐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인터뷰는 물론 만나는 것조차 금지입니다.” 아직도 숨길 것이 그렇게 많은 것일까. 1일 남아공 현지에 입성한 북한 대표팀은 여전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북한 대표팀에 대해서는 숙소와 훈련 장소를 제외하면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그 흔한 공식 기자회견조차 없다. 은둔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AP통신이 북한의 훈련 장면을 처음 취재한 뒤 국내의 한 방송사가 마치 자사의 취재인 것처럼 방영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궁금한 마음에 8일 북한 팀이 묵고 있는 요하네스버그 인근 미드란드의 프로티아 호텔을 찾았다. 선수단과 팀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지만 정문에서부터 막혔다. 한국 취재진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북한으로부터 인터뷰는 물론 만나는 것도 허가하지 말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뻗치기’를 한 끝에 20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호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호텔 입구와 로비에는 몇 개의 대형 인공기가 걸려 있어 북한의 한 호텔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대했던 북한 측 미디어 담당관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국제축구연맹(FIFA)의 북한 측 연락관이 나와 “북한 대표팀의 언론 접촉은 없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경찰에게 북한 대표팀에 대해 물어 보니 “선수들 모두가 친절하고 이야기도 잘한다”며 인상을 전했다. 이어 “북한 취재진과 함께 선수들은 식사를 하러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취재진은 남아공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 공개 훈련이 있다는 이야기에 서둘러 전날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평가전이 열렸던 마쿨롱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미 10여 명의 외국 기자들이 북한 대표팀의 모습을 담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주로 북한과 같은 조에 속한 브라질, 포르투갈의 취재진과 최근의 남북 관계를 반영하듯 일본 중국 취재진이었다. 외국 취재진들은 한국 기자들을 알아보고 북한 대표팀에 대해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곧 이런 취재 열기는 사라졌다. 경찰이 취재진을 불러 모으더니 “오늘 공개 훈련은 취소됐다. 모두 경기장에서 나가라”고 지시했다. 어리둥절해진 취재진은 취소 이유에 대해 묻자 경찰은 “나도 이유는 모른다. 북한 미디어 담당관이 올 것이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미디어 담당관은 끝내 만날 수 없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안 온다던 북한 대표팀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했다. 현대자동차 로고가 찍힌 버스를 보자 외국 취재진은 “북한 대표팀에 한국 현대자동차의 버스가 참 이질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IFA가 나눠 준 미디어 가이드에 나온 북한 미디어 담당관에게 전화를 하자 프리토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이 연결됐다. 북한 대사관 직원은 “나는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쫓겨나듯이 경기장 밖으로 나온 취재진은 갑작스러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을 붙잡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이내 하나둘 타고 온 차량을 타고 떠나야 했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남아공으로 출장을 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월드컵이 과연 안전하게 잘 열릴 수 있을까 의문을 보였다.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잘사는 국가이지만 역대 개최국에 비해 치안은 물론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하기는 힘든 곳이다. 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리그 등 주요 경기가 열리는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을 8일 찾았다. 경기장은 1km 밖에서도 쉽게 눈에 띌 만큼 형형색색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새로 포장한 도로에는 차량도 거의 없고 깔끔하기만 했다. 하지만 경기장에 다가갈수록 어딘가 이상했다. 여기저기에서 중장비들이 오가고 인부들이 보였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그래도 경기장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화려하게 보이던 경기장 외벽은 주변에서 날아온 먼지와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경기장 구내매점,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은 공사가 완료됐지만 곳곳에 건설 자재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경기장 안에는 공사 소음이 메아리쳤다. 책임자에게 언제 공사가 끝나는지 묻자 “무조건 개막식 전날에 마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척 상황을 봤을 때 일단 덮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공사가 마무리될 것 같은 인상을 떨치기 힘들었다. 더 큰 문제는 보안이었다. 월드컵 전부터 남아공은 테러 위협을 받고 있다. 반면 경기장 보안시설과 경비들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아무리 개막 전이라고 하지만 취재진은 ID카드를 보이기만 하면 미디어센터와 경기장을 무사통과할 수 있었다. 카드를 보면서 확인하는 경비는 없었다. 겨울올림픽이 열린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선 미디어센터는 물론 경기장을 출입할 때마다 바코드를 찍어 신원을 확인한 뒤에야 출입이 가능했다. 만약 테러리스트가 취재진 카드를 훔치거나 위조를 한다면 경기장 출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허술한 준비 상황을 보면 대회가 성공적이지 않더라도 무사히만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요하네스버그에서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남아공으로 출장을 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월드컵이 과연 안전하게 잘 열릴 수 있을까 의문을 보였다.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잘 사는 국가이지만 역대 개최국에 비해 치안은 물론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하기는 힘든 곳이다. 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리그 등 주요 경기가 열리는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을 8일 찾았다. 경기장은 1km 밖에서도 쉽게 눈에 띌 만큼 형형색색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새로 포장한 도로에는 차량도 거의 없고 깔끔하기만 했다. 하지만 경기장에 다가갈수록 어딘가 이상했다. 여기저기에서 중장비들이 오가고 인부들이 보였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그래도 경기장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화려하게 보이던 경기장 외복은 주변에서 날아온 먼지와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경기장 구내매점,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은 공사가 완료됐지만 곳곳에 건설 자재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경기장 안에는 공사 소음이 메아리쳤다. 책임자에게 언제 공사가 끝나는지 묻자 "무조건 개막식 전날에 마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척 상황을 봤을 때 일단 덮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공사가 마무리될 같은 인상을 떨치기 힘들었다. 더 큰 문제는 보안이었다. 월드컵 전부터 남아공은 테러 위협을 받고 있다. 반면 경기장 보안 시설과 경비들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아무리 개막 전이라고 하지만 취재진은 ID카드를 보이기만 하면 미디어센터와 경기장은 무사통과할 수 있었다. 카드를 보면서 확인하는 경비는 없었다. 겨울올림픽이 열린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선 미디어센터는 물론 경기장을 출입할 때마다 바코드를 찍어 신원을 확인한 뒤에야 출입이 가능했다. 만약 테러리스트가 취재진 카드를 훔치거나 위조를 한다면 경기장 출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허술한 준비 상황을 보면 대회가 성공적이지 않더라도 무사히만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 아르헨 공개훈련 통해 본 전술 분석《‘박지성 vs 리오넬 메시’ 그리고 ‘이청용 vs 카를로스 테베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인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칠 선수들이다. 아르헨티나는 7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프리토리아대 턱스 스포트 경기장에서 처음으로 공개 훈련을 했다. 아르헨티나는 23명의 선수를 나눠 30분간 실전과 같은 미니게임을 했다.》○4-4-2 전형에 메시는 중앙 미드필더 아르헨티나 주전 선수들이 속한 팀은 4-4-2 전형을 사용했다. 투 톱에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디에고 밀리토(인터 밀란)가 섰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는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와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 중앙에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배치됐다. 아르헨티나의 한 기자는 “지금까지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베스트 11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오늘 나온 선수들을 보니 공격과 미드필더진은 베스트 11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다름 아닌 메시와 테베스. 아르헨티나가 한국과의 경기에서 4-4-2 전형으로 나선다면 4-2-3-1 전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박지성과 이청용은 각각 메시, 테베스와 맞대결하게 된다. 그동안 4-4-2 전형에서 왼쪽 측면을 맡았던 박지성은 4-2-3-1 전형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이청용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이미 큰 무대에서 격돌해본 네 선수 박지성은 이미 메시와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박지성은 200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1, 2차전에서 메시가 속한 바르셀로나와 만났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박지성에게 바르셀로나의 키 플레이어인 메시 봉쇄의 중책을 맡겼다. 당시 박지성은 현지 언론들이 ‘상식을 넘어선 스태미나’라고 칭송할 정도로 풀타임으로 뛰어다니며 메시의 발을 꽁꽁 묶었다. 결국 박지성은 1차전 0-0, 2차전 1-0으로 팀의 결승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이청용도 두 차례 테베스와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지난해 볼턴과 맨체스터 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이청용은 오른쪽 미드필더, 테베스는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맞대결이 일어날 위치는 아니었지만 두 선수 모두 행동반경이 넓어 수차례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청용은 1도움, 테베스는 2골을 기록하며 테베스가 앞서는 듯싶었지만 영국 언론들은 이청용의 활약을 더 높이 평가했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템비사의 마쿨롱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평가전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얼마나 축구에 열광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더반에서 치를 나이지리아와의 B조 마지막 경기를 대비해 참고해야 할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템비사는 요하네스버그의 대표적인 흑인 빈민 밀집지역 중 하나. 이곳에서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가 평가전을 갖는다는 소식에 그 지역의 거의 모든 팬들이 경기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약 500m의 경기장 진입로는 겹겹이 줄 서서 아프리카 나팔인 ‘부부젤라’를 불며 입장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입구에서 표를 가진 사람들만 입장시키자 팬들이 밀어붙였고 결국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어린아이들이 깔려 다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 스탠드와 주변엔 3만∼4만 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전반 16분 나이지리아의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가 선제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는 강점과 허점을 동시에 노출했다. 올 2월 샤이부 아모두 감독 대신 스웨덴 출신의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이 부임했지만 뇌물 수수 스캔들이 있었고 선수들을 장악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개인기는 좋지만 조직력, 특히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전반 짧은 패스로 계속 공을 연결하며 차분하게 북한을 압박하다 순간적인 드리블로 수비를 무력화하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16분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고 터뜨린 아이예그베니의 골이 그랬다. 아이예그베니는 빅터 오빈나와 순간적인 2 대 1 패스로 수비수들을 제친 뒤 오른발 슛으로 북한의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동료끼리 수비 중 충돌하는 등 조직력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북한 정대세(가와사키)는 그런 수비 허점을 파고들어 몇 차례 위협적인 슛을 때렸다.나이지리아가 후반 들어 빅터 오빈나의 페널티킥으로 2-0으로 앞서 가자 북한의 ‘인민루니’ 정대세는 후반 18분 만회골을 넣어 만만치 않은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최종 경기 결과는 3 대 1.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아직도 준비중? ▼일부 경기장 조경공사 한창교통정체도 풀어야 할 숙제‘KE NAKO(케나코·이제 때가 됐다는 줄루어).’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관문인 요하네스버그와 인근 프리토리아 시내를 돌아다니면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다. 이번 월드컵의 슬로건으로 남아공 국민의 자신감이 드러난다. 비행기에서 내려 요하네스버그 OR 탐보국제공항에 첫발을 디디면 각종 월드컵 홍보물과 문구로 월드컵 분위기를 흠씬 느낄 수 있다.하지만 남아공이 월드컵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는지는 의문이다. 도로 곳곳에는 차로를 막고 포장공사와 조경공사가 이루어져 교통정체가 심각했다. 경기장도 문제다. 프리토리아 로프터스 퍼스펠트 스타디움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 등은 경기장은 완공됐지만 주변 조경이나 기타 시설 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기장과 주차장은 3∼15km나 떨어져 있어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최근 사커시티 스타디움 시뮬레이션 결과 8만8000여 명이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 7시간이 지나서야 모두 입장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시내 상점들의 표정도 밝지 않다. 프리토리아의 한 주민은 “월드컵이 열린다고 해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당초 목표의 10분의 1만 온다고 해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치안상태가 좋아졌다고 남아공 정부에선 얘기하지만 경기장 주변 외에 치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현지 주민들조차 의아해하고 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동쪽에 위치한 템비사 마쿨롱 스타디움. 템비사는 대표적인 흑인 밀집지역으로 백인이나 동양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이지리아와 잠비아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이 많아 치안이 다른 곳에 비해 더 나쁘다. 5일 자동차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슬레이트와 합판으로 지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현지 교민인 김상훈 씨는 "자동차를 몰지 않고 걸어서 3km 정도의 거리를 걸어 스타디움으로 가는 것은 목숨을 내놓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마쿨롱 스타디움은 1만5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이 곳이 월드컵을 앞두고 주목을 받는 이유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 대표팀의 훈련 장소이기 때문이다. 북한 대표팀은 1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OR 탐보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베이스캠프인 미드란드 프로티아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마쿨롱 스타디움은 호텔과 자동차로 20분 거리. 북한 대표팀이 훈련장까지 이동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다. 반면 북한 대표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을 팬과 취재진들은 치안 문제로 접근하기 힘들다. 북한 대표팀이 훈련에 방해받지 않고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5일 북한 대표팀의 훈련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경기장 안으로 통하는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6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훈련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첫 공개 훈련에서 북한은 미니게임을 통해 본선에 대비한 전술을 가다듬었다. 정대세와 홍영조 등 해외 공격수들을 활용한 역습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훈 북한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YTN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적 강팀인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를 하게 돼 있는데 우리 선수들도 기세가 충천하며 우리식 전술로서 상대팀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안겨줬던 포르투갈과의 리턴매치를 염두에 둔 듯 "포르투갈의 사자와 북한의 호랑이가 맞대결하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길 것이다"며 의욕을 보였다. 정대세는 전날 외신 인터뷰에선 "북한은 브라질에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브라질은 북한을 쉽게 지나치기 힘들 것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프리토리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의 주전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평가전을 볼 때 각 포지션 주전은 쉽사리 떠올릴 수 있다. 반면 아직까지도 주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포지션이 있다. 가장 최후의 수비인 골키퍼 자리. 월드컵 4회 출전의 이운재(수원)와 월드컵 첫 출전인 정성룡(성남)의 경쟁은 이제 시작했다. 이운재와 정성룡은 4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각각 전반과 후반 45분씩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에 나선 이운재는 무실점으로, 후반에 나선 정성룡은 1실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본다면 이운재가 주전으로서 한 발짝 다가선 것 같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본다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정성룡은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 등 스페인의 주전 선수들이 교체 투입된 후반에 나와 여러 차례 선방했다. 후반 40분에 터진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의 골은 막기 힘든 골이었다. 실점을 하지 않은 이운재는 예전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전반 36분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의 골대를 맞고 나온 공도 이운재가 골대를 비운 채 앞으로 전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표팀 평가전에서 초반에는 이운재의 붙박이 현상이 두드러졌다. 1월 잠비아전을 시작으로 3월 코트디부아르전까지 7경기에서 모두 6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운재가 K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전과 24일 일본전에서 정성룡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결국 스페인전에서는 두 명 모두 똑같은 시간 동안 경쟁을 펼쳐야 했다. 허정무 감독도 경기 뒤 “김현태 골키퍼 코치와 상의해 봐야겠지만 상황에 따라 더 나은 사람이 경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선뜻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어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골키퍼의 경쟁은 없었다. 이운재의 차지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정성룡이 가세하면서 비로소 골키퍼 포지션에도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상대국에 따라 골키퍼가 바뀌는 시스템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운재와 정성룡의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