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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기업의 퇴직임원 챙겨주기 관행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공기업이 하도급업체와의 거래 단계에 퇴직임원의 회사를 끼워 넣어 수수료를 챙기게 해주는 이른바 ‘통행세’ 문화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노 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이 총수 일가의 자회사를 유통 단계에 넣는 것처럼 공기업에도 같이 일했던 퇴직자를 챙겨주기 위한 통행세 관행이 있다”며 “대기업과 달리 감독에 소홀했던 공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서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공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을 꼽았다. 공기업이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대책 추진 과정에서 경영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하도급업체에 각종 비용을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 위원장은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자칫 공기업의 효율성은 높아져도 공기업의 비효율이 외부 민간업체로 전이(轉移)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면서 “통행세 관행은 납품업체의 비용 부담을 늘리는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올 상반기 공기업 거래업체들을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벌인 뒤 하반기에 현장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공기업이 하도급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추가비용을 부담할 주체 등을 명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노 위원장은 계약서를 분명하게 작성하지 않고 사업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하도급업체에 떠넘기는 공기업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기업이 건설공사를 위해 석재를 납품받은 뒤 공사 현장에서 석재를 다듬는 데 드는 비용까지 하도급업체에 부담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며 “공기업이 구체적인 하도급 집행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보니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장은 일부 공기업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통해 중소 상공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기업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민간 영역까지 진출해 자회사를 만들다 보니 민간시장을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농협 등 자산총액 기준 상위 5개 공기업과 KT, 포스코 등 민영화된 공기업 2곳의 계열사 수는 총 151개로 2009년에 비해 44개 늘었다. 노 위원장은 우체국이 배급망을 이용해 택배업에 나선 것도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영역에 공기업이 진출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 위원장은 국내 기업이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자유무역협정(FTA)에 차별적 법집행을 막는 조항을 넣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현재 추진 중인 중국과의 FTA 협상에서 외국기업 차별 금지, 법집행의 투명성 등의 조항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감시할 전담 조직을 5월에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노 위원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신고 사건을 처리하고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인력 보강이 불가피하다”며 “4, 5월에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안전행정부와 이미 협의했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말도 못합니데이. 혁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하니까 요즘 주변 ‘나 홀로 아파트’까지 엄청 마이 지었다 아입니까. 바빠 죽겠습니데이.” 18일 대구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 정창대 골드공인중개소 대표는 사무실 벽에 붙은 혁신도시 지도를 가리키며 들뜬 목소리로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부터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을 옮겨 오면서 근처 아파트 매매가가 2000만∼3000만 원씩 일제히 올랐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혁신도시 조성 사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구 달서구 월성동 GS공인의 손영탁 대표는 “월성동은 혁신도시가 조성된 신서동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도 아파트 매매가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라고 전했다. 혁신도시는 2005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에 따라 대구, 제주, 부산 등 전국 10개 도시에 조성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수는 75개. 이주가 늘면서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10%), 전남(7.2%) 등 이달 14일 기준 주요 혁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월 말에 비해 크게 올랐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1월 부동산시장 심리조사 결과 혁신도시가 조성된 대구(143.4) 충남(140.6) 경북(140.3) 광주(137.6)의 주택매매 소비지수는 서울(128.4) 및 수도권(126.9)을 웃돌았다.대구=송충현 balgun@donga.com / 김현진 기자}

지난주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를 앞두고 일부 편의점 가맹본부가 각 점포에 초콜릿 물량을 강제로 할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7일 씨유(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국내 대표 편의점 4곳의 가맹본부에 조사관을 보내 초콜릿 물량 ‘밀어내기’가 있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편의점 가맹본부가 점포에 초콜릿 물량을 강제로 할당했을 경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거래법) 12조 ‘불공정 거래행위 금지’의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돼 제재를 받게 된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는 매해 밸런타인데이 이후 편의점 앞에 팔다 남은 초콜릿 물량이 쌓여 있는 모습을 두고 편의점 가맹본부가 과도한 물량을 점포에 할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최근에는 한 업체 점주가 가맹본부로부터 초콜릿 판매를 할당받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제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 밀어내기 정황이 입증되는 업체에는 가맹사업거래법 위반으로 시정조치를 요구하거나 매출액의 2%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밀어내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일부 점포 점주가 물량 발주에 미숙해 빚어진 일”이라며 “강제로 발주하거나 제품을 밀어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특정 업체의 얘기일 뿐 편의점 업계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제품 발주량 등 (공정위에서) 요청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가맹본부의 밀어내기 행위는 지난해 일부 유통업체의 ‘갑(甲)의 횡포’가 이슈가 되면서 이미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편의점 300곳의 점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9.3%가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품을 구입하도록 강요하거나 판매 목표를 강제하는 등의 ‘밀어내기’가 가장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라는 응답(52.5%·중복 응답)이 나왔다. 한편 공정위는 초콜릿 밀어내기에 대한 조사와 함께 14일 개정된 가맹사업법에 따라 심야 영업단축을 신청한 점포가 불이익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개정법은 심야에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질병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가 생길 경우 편의점주가 오전 1∼6시에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김범석 bsism@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앞으로 대형마트나 대기업슈퍼마켓(SSM)은 일방적으로 입점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없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이마트, 롯데슈퍼 등 대형유통업체가 중소상공인과의 계약에 사용하는 임대차계약서, 상품공급계약서 등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불공정 약관 시정조치를 받은 업체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개사와 롯데슈퍼, GS수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SSM 4개사다. 지금까지 대형유통업체는 입점한 중소업체와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어도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약관이 개정됨에 따라 대형유통업체는 임대차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임차인과 서면합의를 거쳐야 한다. 공정위는 또 중소상공인이 대형유통업체와의 물품 거래내용을 누설할 경우 최대 5000만 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물리게 한 약관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건설사가 새로 짓는 아파트에 설치할 가스보일러 납품업체를 고르기 위해 진행한 입찰에서 입찰가격 등을 담합한 보일러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건설사가 발주한 가정용 가스보일러 구매입찰에서 사전에 입찰가격을 담합한 5개 보일러 업체에 총 5억5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린나이코리아, 롯데알미늄, 대성합동지주 등이다. 업체별 과징금은 귀뚜라미가 1억6600만 원, 경동나비엔 1억4800만 원, 린나이코리아 1억1600만 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2005년에 가정용 가스보일러 특판업무 담당자들의 모임인 ‘특우회’를 만들어 입찰 과정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로 합의했다. 특판업무는 보일러 업체가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아파트 등 대규모 건설현장에 바로 납품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들은 2006년 3월 한화건설이 발주한 ‘부산메가쎈텀’부터 2009년 3월 벽산건설이 발주한 ‘하남시 노인복지주택’까지 총 21건의 입찰에서 담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5개 보일러 업체가 특판업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총 99%나 된다”면서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 낙찰가격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낙찰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지적된 문제점은 내부적으로 모두 시정했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보일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10월 결혼을 앞둔 김모 씨(31·로펌 근무)는 약혼자의 친정과 가까운 서울 송파구 잠실동 A아파트에서 월세 아파트를 알아보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같은 단지 내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 월세 가격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층에 있어 매매가가 유사한 전용 84.9m² 아파트의 시세는 보증금 3억 원은 같아도 월세는 80만∼140만 원대로 중구난방이었다. 바로 옆 동의 같은 면적 아파트는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이었다. 김 씨는 “같은 단지 안, 같은 면적의 아파트들도 월세가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임대차시장서 밀리는 세입자 지원 정부가 월세시장 개혁에 나선 것은 임대차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늘어 내년이면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월세 가격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월세 공급이 부족해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월세 시세를 세밀하게 공개하고 월세 물량을 늘리는 대책이 없으면 집주인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세입자들이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고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월세 시세는 서울 부산 등 7개 광역시와 경기 등 전국 8개 광역시도에 대해서만 발표되고 있어 특정 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시세가 다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제공되는 통계는 세입자와 집주인이 참고하기 힘들 정도로 질이 낮다”라고 말했다. 향후 정부가 244개 시군구별 월세 평균 시세와 월세 전환율을 공개하면 월세가격이 집주인 맘대로 고무줄처럼 높아지는 일이 줄어 월세 세입자의 피해도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는 또 전세가격 급등으로 서민들이 월세가 끼지 않은 ‘순수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어진 만큼 보증부 월세 물량 자체를 늘려야 월세가격이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주먹구구 월세가격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격은 시장 관행에 맞춰 자의적으로 책정돼 들쑥날쑥하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월세전환율 상한은 10%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전국의 아파트 평균 월세전환율은 임대차시장에서 7%대 이하로 통용되고 있어 큰 의미가 없다. 김 씨가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 잠실의 A아파트는 총 5000채로 구성된 대단지다. 본보가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이 인터넷 중개 사이트에 올린 전용 85m² 아파트 44채의 월세가격을 조사한 결과 보증금은 5000만 원에서 5억5000만 원, 월세는 70만∼230만 원으로 시세가 제각각이었다. ▼ “결혼시장서 집 소유는 막강 스펙” ▼보통 보증금이 높을수록 월세는 낮게 정해진다. 하지만 보증금이 4억 원으로 동일한 경우에도 월세는 70만∼100만 원으로 차이가 컸다. 같은 물건인데도 중개업소마다 서로 다른 5개의 가격이 올려진 사례도 있었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세가 대체로 일정한 전세와 달리 월세금은 집주인의 의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월세 시장의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월세 계약을 할 때 집주인들이 한국의 보증금과 비슷한 ‘시큐리티 디파짓’으로 한두 달치 렌트비(월세)를 받는다는 기준이 통용된다. 세입자가 집을 나갈 때 연체한 월세가 있거나 수리를 해야 할 경우 여기에서 일부 돈을 떼고 나머지를 돌려준다. 이상명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월세보증금의 기준이 월세의 몇 개월 치쯤 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없다 보니 세입자가 보증금과 월세를 동시에 부담해야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월세를 구하는 세입자들이 보증금과 월세에 대한 시세 정보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영국은 정부와 런던 시가 운영하는 ‘런던 렌트 맵’ 사이트를 통해 구역별로 월세 시세 지도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집주인들도 할 말이 있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위원은 “보증제도 등의 제도 미비로 공실 위험이나 체납 위험을 집주인이 다 감당해야 하다 보니 시장 이자율에 더해 ‘위험 프리미엄’까지 얹어 받아 월세금이 부담스럽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수록 월세 부담 높아 과도한 월세금은 저소득층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전모 씨(33·경기 부천시)는 최근 결혼을 전제로 1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결혼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이 씨가 여자친구에게 “당장 내 집 마련을 할 형편은 안 되고 전셋집은 찾기 어려우니 월셋집을 얻어야겠다”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 씨는 “헤어진 후 지인을 통해 여자친구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월세로 지출하려면 계속 맞벌이를 해야 할 것 같고, 씀씀이도 줄여야 할 것 같아 고민이 됐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이명길 연애코치는 “월세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근 1, 2년 여성 회원들이 부쩍 남성의 주택 보유 여부를 중요한 ‘스펙’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코치는 “여성들은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되는 ‘리스크’까지 고려해 가계 소득에 대해 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지난해 9월 펴낸 ‘존폐 기로의 전세제도’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전세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면서 저소득층 가구가 많아 주거불안전이 심각한 월세가구가 더 많은 임대료를 내는 모순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월세가구가 전세가구보다 1.6∼4배 정도(수도권 아파트 기준) 더 많은 주거비용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은행이 전월세 가격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금이 오르면 고소득층이, 월세금이 오르면 저소득층의 소비가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준일 jikim@donga.com·김현진 / 세종=송충현 기자}
정부가 전국의 월세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월세 임대 공급물량을 늘리는 등 월세시장 개혁에 나선다. 전체 임대주택 10채 중 4채가 월세일 정도로 월세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없으면 고가(高價) 월세만 늘어나 세입자들이 소득수준에 맞는 집을 구하지 못하는 불일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서울, 경기와 전국 6대 광역시 단위로 발표하는 전국 월세가격 통계를 올해 안에 전국 244개 시군구 단위로 쪼개서 공개하기로 했다. 기준시점인 2012년 6월에 비해 동네별 월세 시세가 얼마나 변동했는지를 가격지수로 표시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일단 실거래가를 집주인이 직접 등록하도록 강제하지는 않고 집주인과 세입자를 대상으로 월세수준을 조사해서 시세 변동 폭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임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거의 독점하는 임대주택 시장에 부동산투자회사(리츠) 등 민간자본이 참여토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시도 4월까지 원룸과 전세임대, 장기안심 등 공공임대주택 7580가구를 조기 공급하는 내용의 ‘봄 이사철 전·월세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또 연간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1만5029가구의 69%인 1만413가구를 상반기 안에 집중 공급하기로 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홍수영·조영달 기자}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뼈대로 잡은 17개 중점과제는 한국 경제가 진일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파열음이 나올 수 있는 민감한 화두들이다. 특히 의료, 교육, 관광, 노동, 부동산, 복지 관련 정책들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정치, 사회적 갈등이 크게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중점과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벌써 불거진 서비스업 육성 논란 정부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대규모 투자를 일으켜 일자리를 확충할 수 있는 서비스 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서비스업은 17개 중점 과제 가운데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야다. 일부 정치권과 이익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경제자유구역을 의료, 교육, 관광 특화지구로 만들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외국 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된 경제자유구역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부분 개발이 지연되고 투자 유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화 업종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의료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규제 때문에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다”며 “특화 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면 경제자유구역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외국인 투자를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의료, 교육, 관광에 대한 규제완화로 시장을 선점한 만큼 뒤늦게 뛰어든 한국이 성과를 내려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국제학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수준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육성과 관련해 의료계는 사실상 영리병원을 허용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영종도 복합리조트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허용하는 이슈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중에 내국인 카지노도 허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정동 인천대 교수(무역학)는 “한국은 중국처럼 큰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의료, 교육, 관광 분야 규제완화에 대한 반대를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동·교육 분야에 잠재된 뇌관 시장경제질서 회복이라는 키워드에 따라 정부가 준비 중인 과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고용 유연성 제고 방안이다. 아직은 별다른 이견이 표출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정치쟁점화할 수 있는 잠재된 뇌관으로 분류된다. 대기업그룹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강화 등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안은 정치권에서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지금보다는 의결권 제한이 강화되는 것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당초 계획에 비해서는 수위가 낮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대기업 봐주기’라며 반발할 가능성이 높고 새누리당도 의결권 제한 강화가 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는 인력이 없고 대기업에만 몰리는 구직자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고용 유연성 제고방안은 감원과 임금 삭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런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난 사람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거나 생계를 돕는 실업대책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 일각에서는 근로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파장이 예상되는 과제는 대학 구조개혁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대학 정원을 16만 명 정도 줄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를 위해 3년마다 대학을 평가해 최우수대학은 자율 감축, 나머지 대학은 강제로 정원을 줄이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벌써부터 정부가 강제로 대학 정원을 줄이는 조치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총장은 “수요자가 좋은 대학을 선택하도록 시장원리에 맡기면 될 텐데 구체적인 기준과 근거도 없이 무조건 구조개혁을 하라는 것은 정부가 대학을 분란의 장으로 만드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사회적 갈등 해소에 최선 다해야”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뼈대를 이루는 17개 중점과제가 한국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정부가 대체로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과제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결실은 맺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가장 크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좌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정부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서 서비스업 육성 같은 큰 그림을 추진하지 않고는 한국 경제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규제는 완화하되 대기업의 독주를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김희균·문병기 기자}
대기업집단(재벌) 지배구조 개선, 의료 교육 관광에 특화된 경제자유구역 조성, 초중등 교육 개혁, 변호사 의사 등 전문자격사 진입장벽 해소 등을 뼈대로 하는 17개 정책이 박근혜 정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중점과제로 선정됐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이 과제들을 토대로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정책의 방향을 제대로 잡았지만 서비스업 육성 같은 핵심 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동아일보가 12일 입수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주요 분야별 중점과제’ 자료에 따르면 3개년 계획은 △비정상의 정상화 관련 3개 과제 △창조경제 관련 3개 과제 △내수 활성화 관련 11개 과제 등 17개 과제별로 추진된다. 비정상의 정상화와 관련해 정부는 대기업그룹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되 경제 활성화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도를 개편키로 했다. 당초 정부는 총수가 금융 계열사 지분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때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일부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려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총수가 계열 금융사를 통해 계열 제조업체에 의결권을 행사할 때 특수관계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창조경제 분야에서는 민간 기관투자가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생기는 양도차익에 대해 낮은 세율로 과세하거나 비과세하는 혜택을 부여해 벤처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또 기업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일정 궤도에 오른 벤처기업을 다른 글로벌 기업에 팔아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인천, 부산 진해, 광양만권 등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을 의료, 교육, 관광 특화지구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같은 부동산시장을 옥죄는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 방지 등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안도 3개년 계획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박재명 / 홍수용 기자}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한 축을 ‘규제개혁’으로 잡아 내수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해 수출에 편중돼 있는 한국 경제의 체질을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성장하는 균형 잡힌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한국형 규제’ 철폐와 ‘손톱 밑 가시형 규제’ 철폐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한국형 규제란 외국에는 없는데 한국에만 존재하면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말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2일 “기업의 투자활동을 방해하는 한국형 규제를 검토한 결과 총 31개를 선정했다”며 “선정된 규제를 어떤 식으로 개선해 나갈지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무조정실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수도권의 공장 신·증설을 금지하는 ‘수도권 규제’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 등이 대표적인 한국형 규제로 꼽혔다. 서비스업종 등 각종 현장에서 체감하는 ‘손톱 밑 가시’ 규제를 없애는 정책도 계속된다. 정부가 덩어리 규제를 해소하느라 현장에서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작은 규제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중앙정부의 규제개선 효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별로 규제 현황과 개선 사례를 종합해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는 전문자격사의 진입장벽을 완화해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도 담겼다. 전문업종 간의 칸막이를 제거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전문자격사는 변호사 세무사 약사 등 시험을 통해 자격을 얻는 전문직종 종사자를 의미한다. 전문자격사 진입장벽이 완화되면 전문자격사가 아니더라도 약국 건축사사무소 등 전문자격사가 전담하는 업무영역에 뛰어들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법인약국 허용이 대표적인 예다. 전문자격사 진입장벽 완화는 관련 이익단체의 반발이 거세 좀처럼 폐지하기가 어려운 규제로 꼽힌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정부는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다 중단한 바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진입장벽 완화 방안으로는 전문자격사 법인 간 동업 허용이 꼽힌다. 법인 간 동업이 허용되면 변호사와 세무사 등이 하나의 법인을 꾸려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협의 단계에 있으며 공동 법인을 꾸리기 힘든 영세한 업자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뼈대로 잡은 17개 중점과제는 ‘공사 기간은 있지만 완공을 장담하기 힘든 거친 토목공사’에 비유된다. 한국 경제의 약점을 보완해 끊어진 ‘성장의 사다리’를 이으려는 취지지만 하나같이 사회적 타협점을 찾기 힘든 중장기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제체질을 바꾸는 근본적 개혁 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중진국 함정’에서 탈출할 수 없다고 보고 이들 과제를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 ○ 대통령 지시 5주 만에 로드맵 마련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3개년 계획 구상을 밝힌 지 불과 5주일 만에 중점과제 선정을 마쳤다. 기업의 투자 의욕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을 바꾸기 위해 시장에 충격을 주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정책 중 경제 활성화에 꼭 필요한 과제를 추려내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해 우선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과제 선정 때 정부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이제부터 뛰어보자’는 공감대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비정상적 경제행위들이 사회 통합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 주체들이 불공평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2.0%)과 2013년(2.8%) 연속 2%대에 머물렀다. 기업들이 돈을 금고에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를 하지 않아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1.5%를 나타냈다. 국가채무가 480조 원을 넘는 등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져 나랏돈을 써 경기를 부양하기도 쉽지 않다. 기재부 당국자는 “경제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도 힘들 것”이라며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과 시장경제가 키워드 17개 중점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중소기업’과 ‘시장경제’다. 우선 정부는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벤처 투자, 일자리 창출, 사회적 대타협 같은 정책들을 긴 안목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런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면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그 결과 고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대기업과의 상생이 가능해진다는 시나리오다. 초중등 교육제도를 개혁해 대학 진학과 대기업 취직이 전부인 양 보는 시각을 바꿔 어릴 때부터 유연한 사고를 갖도록 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젊은이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거나 유망한 중소기업에 대거 취직함에 따라 일자리는 있는데 구직자가 없는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제도는 과거 한시적 세제 혜택이나 임금 보전 같은 일시적 대책이 많았다. 이번 3개년 계획에는 중소기업이 시장 내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방안이 담겼다. 유통구조를 개혁해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자영업자들이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자금을 지원하거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른 키워드는 시장경제다. 불합리하거나 비정상적인 관행으로 흐트러진 자본주의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남아 있는 분양가 상한제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같은 규제를 개선하거나 의료, 교육, 금융, 관광, 소프트웨어 등 이른바 5대 서비스 산업을 얽매는 규제를 푸는 과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서비스업 대책은 ‘이 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이지만 세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영리병원 도입 등 파격적인 방안이 나올 경우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서비스산업이 일반 제조업보다 고용창출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매출이 10억 원 늘어날 때마다 일자리가 7명 이상 늘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는 매출이 그만큼 늘어도 고용은 1명도 채 늘지 않는다. 서비스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인 반면 자동화설비로 공장을 가동하는 제조업은 매출이 늘어도 추가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공계 우수인재를 육성하고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공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은 기술 발전이 지속가능한 성장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정책이다. 1970년대 정부 주도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할 때 이공계 인재가 국가 경제 발전의 주역을 맡았던 것처럼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면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경영학)는 “3개년 계획은 장기 과제인 만큼 단기 실적이나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끈질기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홍수용 기자}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주면서 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깎아 온 대기업 계열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국내 대기업 계열 SI 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하도급법을 위반한 7개사를 적발하고 과징금 6억9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1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SK C&C, 신세계 I&C, 현대오토에버, 롯데정보통신, KT DS, 한화S&C, 아시아나IDT 등이다. SI는 네트워크 등 회사의 정보시스템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적발된 업체들은 하도급 업체와 프로젝트 계약을 맺으며 계약서 없이 구두로 작업지시를 내리거나 작업 대금을 부당하게 깎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정보통신은 2009년 10월 하도급 업체에 홈쇼핑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맡기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현대오토에버는 2009년 8월 경쟁 입찰을 통해 하도급 업체를 선정한 뒤 입찰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현재 모두 개선을 했고 앞으로도 하도급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벤처기업이 우수인력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벤처기업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 과세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주식을 구매할 때) 세금을 내지 않고, 주식을 처분할 때 세금을 내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주식을 구매할 때 최고 세율 38%인 근로소득세를 내야 했다. 정부는 현행 방식 외에 주식을 처분할 때 양도소득세(일반세율 20%, 중소기업 10%)를 내는 방식도 허용해 스톡옵션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스톡옵션은 자사 주식을 액면가나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회사가 성장해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유치할 때 주로 사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벤처업계에서는 스톡옵션을 활용하려 해도 세 부담이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토로해 왔다. 기재부에 따르면 주식 처분 시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하면 스톡옵션의 세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초반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과 집세, 학원비 등의 상승폭은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1.2%의 상승률을 나타낸 뒤 3개월 연속 1% 초반대를 유지했다. 돼지고기, 라면, 두부 등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는 품목 142개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6%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0%대를 지속했다.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채소 등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9% 떨어졌다. 배추, 파, 고춧가루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떨어지며 물가 안정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배추는 55%, 파는 41% 가격이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농산물의 수확 실적이 좋아 설 명절을 앞두고도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과 집세, 학원비, 택시비 등은 크게 올랐다. 도시가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10.9%, 전기료는 2.7% 올랐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이 잇달아 인상되며 상승폭을 키웠다. 전세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세(2.9%)와 월세(1.4%) 등 집세 상승폭도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대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물가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농산물과 교육비 등 체감물가를 안정시키도록 노력하고 공공요금을 철저하게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2010년 말 서울의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A사는 수요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를 많이 포함시켜 분양을 하려 했다. 하지만 외부 건축사무소에만 설계를 맡겨야 하는 건축법에 발목이 잡혔다. 설계를 맡은 건축사무소 측은 큰 아파트를 많이 넣어야 각종 건축규제를 통과할 수 있다며 버텼다. A사는 회사 안에 건축사를 17명이나 두고 있었지만 자기 회사 아파트를 설계할 수 없는 ‘비정상의 벽’에 부딪혔던 것이다. 2012년 말에 겨우 설계를 변경했지만 아직도 아파트 분양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외국처럼 내부 건축사를 활용할 수 있으면 분양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규제가 34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아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데도 2012년 5월 출범한 19대 국회가 새로 양산한 규제의 건수는 완화한 규제 건수의 5배가 넘었다. 3일 문을 연 2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이 경제 살리기 법안 통과에 주력하기로 했지만 야당의 도움 없이는 규제의 총량을 줄이기도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아일보가 3일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전국경제인연합회, 건설협회에 의뢰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기업 규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에만 있는 불합리한 ‘한국형 규제’는 모두 34건이었다. 규제 개혁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은 이들 규제가 모두 한국에만 있는 ‘별난 규제’여서 개혁의 대상이라고 봤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형 규제 중 단말기 보조금 규제, 렌터카 운전자 알선 금지 조항처럼 기업 현장에서 투자를 방해하는 ‘손톱 밑 가시형 규제’가 23건이었다. 수도권 규제나 금산분리 규제 등 나머지 11건의 규제는 여러 산업과 행정기관에 두루 걸쳐 있어 금방 없애기 힘든 ‘덩어리 규제’였다. 손톱 밑 가시와 덩어리 규제 중 상당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줄줄이 영향을 주면서 경제의 엔진을 늦추는 부정적 효과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규제가 우후죽순처럼 퍼진 것은 국회가 정치적 논리에 따라 규제 양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전경련에 의뢰해 경제 관련 5개 상임위원회에 1월 말까지 의원들이 발의한 19대 국회 경제 관련 법안 1264개를 △규제 강화 △규제 완화 △기업 지원 육성으로 분류해 보니 규제 강화 법안이 716개(56.6%)인 반면 완화 법안은 135개(10.7%)에 그쳤다. 의원들이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5.3개 발의할 때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법안은 1개만 발의한 결과다. 국회에서 스포츠카가 질주하는 속도로 규제를 만드는 반면 자전거가 굴러가는 속도로 규제를 없앤 셈이다. 이창수 국무조정실 규제총괄정책관은 “경제가 국민소득 4만 달러 수준으로 발돋움하려면 한국형 규제 중 꼭 필요한 규제를 제외하고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박진우·김준일 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로비 입구에 번쩍번쩍하는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천천히 멈춰 섰다. 독일인 우즈니 씨가 전날 국내 렌터카 업체의 ‘운전자 알선 서비스’를 통해 신청한 차량이다.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운전사 박모 씨(56)는 우즈니 씨를 태우고 행선지인 서울 강남구 코엑스로 향했다. 이 서비스는 본인이 원하는 차량을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어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장애인과 65세 이상 고령자를 제외한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한국에만 있는 ‘운전자 알선 금지 규제’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개발연구원(KDI), 기획재정부 등의 도움을 받아 취합한 34건의 ‘한국형’ 규제는 대체로 규제 입법 당시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만들어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반기업 정서의 산물 외국에는 없는데 한국에만 있는 한국형 규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규제에 정치적 논리가 덧씌워져 치유가 어려운 ‘규제괴물’로 전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규제를 개선하려 해도 ‘반(反)기업 정서’를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일부 정치권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점도 한국형 규제를 없애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 수도권 규제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수도권 내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다. 환경보호나 수도권의 지나친 팽창을 막기 위해 규제를 만든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수도권과 지방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규제가 만들어졌다. 그렇다 보니 수도권 규제를 철폐하면 지방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정부로서도 19개 법률과 58개 규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이 덩어리 규제를 손댈 엄두도 못 내게 됐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은 기업 투자가 저해된다는 이유로 1982년과 2003년에 각각 수도권 규제를 폐지한 바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규제와 기업집단 규제, 지주회사 규제 등도 국내에서는 규제가 언제 개선될지 예상하기 힘든 한국형 규제로 꼽힌다. ‘운전자 알선 금지’처럼 규제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대립으로 개선이 물 건너간 경우도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규제를 없애려고 시도는 했지만 손님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택시 업계의 입김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고 귀띔했다.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 시간을 관리하는 ‘셧다운제’ 등은 실효성 없이 관련 산업의 발전만 옥죄는 한국형 규제로 지적됐다.○ 규제 늘어 투자 위축…“대못 뽑아야” 한국형 규제는 국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는 지난해 말 기준 1만5269건으로 2010년보다 2000건가량 늘었다. 규제가 늘면서 기업 활동이 둔화돼 2011년에 80%였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75%대로 하락했다. 국내 기업의 투자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도 급감했다. 최근 10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 평균치를 살펴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231억 달러인 반면 한국은 88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한국형 규제의 ‘대못’을 뽑아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려면 규제 개선과 기업 수익성 회복, 고용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내 경제를 혈관이라고 보면 한국형 규제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전에 해당한다”며 “규제를 대신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한국형 규제를 원칙적으로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한국형 규제인 수도권 규제가 폐지되면 약 15조 원의 기업투자와 함께 1만3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흥국 경제위기 등으로 위축된 기업의 투자심리가 지나친 규제로 한 번 더 꺾일 수 있다”며 “개선할 수 있는 규제부터 개선해 나간다면 기업 수익성 회복과 고용 활성화 등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2일 내놓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이행계획’은 과거 구호에 그치던 개혁의 목표를 수치화해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을 독려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단체협약에 나와 있지 않은 공공기관 노사의 별도 합의사항이나 이면합의에 대한 개선조치가 없어 근본적인 개혁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행정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개혁에 성공하려면 국민이 속 시원해 할 감정적 대책에만 치우치지 말고 문제의 원인과 현실적인 처방을 내놓고 여론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조휴가와 학자금 축소 공공기관들은 복리후생 감축계획을 세우면서 민간회사보다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복지혜택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본인 결혼, 배우자 출산 때 최장 7일의 유급휴가를 주거나 초중고교 자녀에 대해 학자금 명목으로 1인당 100만 원 넘게 지급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33개 기관은 경조휴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고, 철도공사 장학재단 등 32개 기관은 학자금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철도공사는 지금까지 경영평가로 받은 성과급을 퇴직금 산정 때 포함해 지급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이렇게 퇴직금을 과다하게 지급하지 않도록 관련 기준을 개편키로 했다. 수자원공사와 장학재단은 직원 가족에게까지 지급해온 건강검진비의 지원 대상을 축소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만경영 개선계획 자체는 국민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낙하산 사장들이 선임된 공공기관들이 과거 노조와 체결한 이면합의 내용과 그 합의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는 이면합의 사항을 올해 1월 말까지 공시토록 하고 상반기(1∼6월)에 집중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기관들의 자발적인 신고가 미흡한 상황이다. 정부는 “기관의 공시를 상시 점검하고 불성실한 공시가 적발되면 담당자를 인사조치하는 등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엄포성 발언만 반복하고 있다.○ ‘반짝 개혁’ 안 되도록 감시 필요 부채 중점관리 대상 18개 기관은 국내외 자산에 투자해둔 지분과 부동산을 매각해 부실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철도공사는 서울 용산의 땅을 재매각하는 한편 민자역사 지분을 팔아 1조9000억 원의 부채 상환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는 발전시설을 지을 때 원가를 최대한 줄이고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등 사업 규모를 조정해 6조2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줄일 계획이다. 특히 한전은 시가가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터와 서초구 양재동 강남지사 사옥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공사도 국내외 출자 지분과 해외 비축기지 용지 등 1조 원대의 자산을 매각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본사 이전 용지, 도로공사는 휴게시설 운영권과 본사 이전 용지 등을 매각해 3000억 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채 규모와 복리후생을 줄이려는 시도는 좋지만 공공기관을 공공의 적으로 보고 돌팔매질하는 식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개혁의 중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해 기관의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홍수용 기자}
한국거래소 코스콤 한국수출입은행 등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의 올해 1인당 복리후생비가 반 토막 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등 부채중점관리 대상 18개 기관은 2017년까지 부채를 당초 계획보다 40조 원 더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방만 경영 해소 방안 중 많은 부분은 노사 간 단체협약 사안이어서 실제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이행 계획’을 발표하고 이행 상황에 대한 중간평가를 9월경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행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정부가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한 38개 공공기관은 올해 교육비, 의료비, 경조금, 휴가비, 건강검진비 등을 포함한 복리후생비 규모를 작년 대비 1600억 원(23%)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해당 기관 직원 1명에게 지원되는 금액은 평균 484만 원으로 지난해(628만 원)보다 144만 원 감소한다. 이 중 복지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은 코스콤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거래소 한국마사회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다. 특히 거래소 직원들은 지난해 1명당 복리후생비가 전체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1306만 원이었지만 올해 447만 원으로 감소한다. 반면 최근 최장기 파업으로 국민의 불편을 초래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올해 647만 원으로 작년보다 5만 원 늘어난다. 기재부는 “코레일의 경우 명절휴가비와 보육시설 운영비가 늘어나면서 평균 지급액이 증가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출한 38개 공공기관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조폐공사 등 21곳은 상반기에 서둘러 복리후생비를 감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레일 한국전력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17곳은 감축 시점을 하반기 이후로 잡았다.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일부 기관의 개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H 등 18개 부채 중점관리 대상 기관들은 2017년까지 부채 증가 규모를 지난해 9월 작성했던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보다 39조5000억 원 더 줄이기로 했다. 당초 이 기관들은 2017년까지 부채 증가 규모를 85조4000억 원 수준으로 억제하기로 했으나 이번에 45조9000억 원으로 더 줄였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송충현 기자}

■ BMW코리아, 21종 1만4118대 리콜 실시국토교통부는 BMW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한 ‘525i’ 등 BMW 승용차 21종 1만4118대를 리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2007년 2월 21일∼2009년 12월 17일 제조된 ‘525i’ 등 12개 차종 1만1695대에서는 전기배선 연결부 접촉 불량이 지적됐다. 이 때문에 방향지시등을 비롯한 등화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2011년 9월 26일∼2013년 6월 10일 제조된 ‘528i’ 등 12개 차종 2423대에서는 윤활유 공급장치 결함이 지적됐다. 29일부터 BMW코리아 서비스센터에서 무상 수리 받을 수 있다. 문의 080-269-2200 ■ 순환출자 금지 위반땐 株價 10% 과징금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이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 금지 규정을 위반할 경우 순환출자를 위해 취득한 주식가격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물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 신규순환출자 금지 규정 시행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는 신규 순환출자를 최초 및 두 번째로 자진해서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면 고발을 면제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소외계층에 ‘행복상자’ 전달하나은행은 설을 앞둔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소외계층에게 생필품 등을 담은 1111개의 ‘행복상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행복상자는 한부모가정 및 조손가정 어린이, 홀몸노인, 새터민, 다문화가정 등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해 마련한 가래떡, 만두, 쌀, 라면 등의 생필품을 담은 상자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지방 사업본부를 통해 지자체와 복지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지방의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에도 행복상자를 배달할 예정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지역사회 공동체와 함께 발전을 추구하는 나눔은행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