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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러 정부 부처에 흩어져 있는 미디어 진흥 기능과 규제 업무를 통합해 ‘미디어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13일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나왔다. 한국외국어대 심영섭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정보통신기술(ICT)·방송통신 분야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관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심 교수는 “미디어위원회 설립의 기본 취지는 미디어의 공영성을 강화하고 민영 미디어 기업의 시장 자율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합치는 조직 개편을 기본 골격으로 미디어 정책을 총괄하는 통합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방통위, 방송심의위,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나뉘어 있는 미디어 진흥과 규제 기능을 통합해 미디어위원회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미디어위원회 구상의 핵심 중 하나는 방심위의 심의 기능을 민간 자율기구에 완전히 떼어 주자는 것”이라며 “현행 방심위를 민간 자율기구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을 보완하자는 것이지 통합기구를 통한 규제 강화 제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미디어 정책을 모두 관장하는 거대 부처가 탄생할 경우 자칫 언론 길들이기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앙대 김성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간 심의기구인 방심위를 정부 조직인 방통위와 통합하면 정부가 미디어 콘텐츠를 직접 규제할 수 있는 강력한 거대 기구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권헌영 교수는 “자칫 잘못하면 통합 미디어위원회가 특정 자본, 정치 세력을 대변하는 곳으로 전락할 수 있고 강력한 검열 국가가 탄생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김성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붓던 국민의당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선 주자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지사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12일 국민의당은 “(노무현 정부의) 대북 송금 특검은 한나라당의 요구였다”란 안 지사의 발언에 대해 “교활하고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안 지사의 발언과 관련해 “궤변”이라면서 “궁지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팔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재두 대변인도 전날 안 지사를 향해 “대선 후보 지지율이 좀 올랐다고 정신 줄을 놨다”며 맹비난했다. 국민의당은 10일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충남 농민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는데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웃고 떠들고 있다”며 안 지사를 겨냥하는 등 사흘 연속 ‘안희정 때리기’에 집중했다.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인 ‘반(反)문재인’ 성향 유권자들이 최근 안 지사에게 관심을 보이는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이러다 언론의 ‘안(安)’ 호칭을 안 지사에게 뺏기는 것 아니냐”며 “안 전 대표의 지지율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북 송금 특검 발언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자 안 지사는 한발 물러섰다. 안 지사는 이날 광주 서구 5·18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의 위로와 사과가 당시 고초를 겪은 분께 위로가 되면 얼마든지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역시 안희정”이라며 반겼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정치를 하셔야 감동”이라며 “파이팅! 안희정 지사”라고 했다.박성진 psjin@donga.com / 광주=유근형 기자}

“그야말로 문전성시(門前成市)다.”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는 학자 900여 명이 이름을 올렸고 지지 그룹인 ‘더불어포럼’에는 직업군별 인사 10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안 지사의 캠프에는 매일 자원봉사 희망자, 지지자, 전문가 등 약 100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여론조사가 곧 사람과 돈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낮은 지지율이 대선 행보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재연됐다. 설 연휴 전까지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최근 출마를 접었다. 박 시장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여론조사에서 야권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데 실패했다.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그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라고 고백했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기초단체장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대선 도전 자체를 접은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여의도 정치권이 여론조사에 종속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을 눈앞에 둔 2017년 대한민국 정치권에선 여론조사의 위력이 다시 한번 위세를 떨치고 있다. 명지대 윤종빈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여론조사 지지율만으로 정치 행보를 결정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이대로라면 정치인들이 콘텐츠나 알맹이 있는 정책보다는 이미지나 포퓰리즘 공약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 정치생명 걸린 지지율… 포퓰리즘 공약 남발 우려여론조사가 대선후보 캠프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좌우하는 현상이 이번 대선에서 재연되고 있다. 문 전 대표 주변에는 지지자와 전문가들이 몰려들어 내부 경쟁과 분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책공약을 만드는 ‘정책공간 국민성장’ 관계자는 “문 전 대표에게 자신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관철하기 위해 직보(직접 보고) 라인을 찾거나, 이름만 올리고 활동은 안 하는 사람들과 구분되는 핵심 그룹을 따로 구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곧 발족하는 공식 캠프에는 친문(친문재인) 의원들뿐 아니라 비문(비문재인) 성향의 의원들까지 속속 합류하고 있다. 한 비문 성향의 의원은 “지금 문 캠프에 ‘어중이떠중이’로 합류하기엔 늦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는 대선 캠프들 10일 갤럽 조사에서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와 지지율 19%로 2강 구도를 형성한 안 지사의 캠프는 요즘 북새통이다. 당초 안 지사는 “대규모 캠프를 꾸리거나 사람 줄 세우기를 하지 않겠다”며 30, 40대 젊은 인재들로 약 40명 규모의 캠프를 구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설 연휴를 지나고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자원봉사와 후원 문의가 폭주해 오히려 고민이 늘었다. 모든 사람에게 자리와 역할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안희정 크루(crew)’ 제도를 만들어 지지자들을 참여시키고 있다”라며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문 전 대표 측에 이름을 올렸던 교수들의 참여 문의가 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반면 지지율 반등에 실패한 대선주자들은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2년 넘게 전남 강진에 머무르다 지난해 10월 정계에 복귀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에게는 낮은 지지율이 치명타였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손 의장의 지원을 약속받기 위해 강진을 찾을 때만 해도 그의 몸값은 ‘상한가’를 쳤다. 하지만 정계 복귀와 민주당 탈당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1∼4%에 머무르자 민주당 손학규계 의원 10여 명은 손 의장에게 등을 돌렸다. 손 의장 측 한 의원은 “손 의장의 지지율이 10%만 나왔더라도 비문 진영이 모두 가세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포함한 나머지 주자들은 저조한 지지율로 인재 영입에 고전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 위주로 캠프를 꾸렸지만 새롭게 참여한 교수 등 인사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탄핵 국면에서 문 전 대표의 턱밑까지 추격했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자 유명 인사보다 일반 후원그룹을 강조하는 전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민, 노동자, 상인, 청년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흙수저 후원회’를 구성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가까웠던 인사들에게 ‘도와 달라’고 찾아가 보면 문 전 대표를 돕기로 했다는 사람이 많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귀국 20일 만에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을 막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주변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새누리당의 한 보좌관은 “반 전 총장 귀국 전 상당수 여권 보좌관이 사표를 내고 합류를 타진했는데, 지금은 사표 낸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저조한 지지율이 돈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선 경선에 출마할 경우 기탁금(민주당 약 3억5000만 원), 홍보비, 인건비, 지방 순회경선 부대비용까지 10억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인 후보들은 돈 문제로 경선 참여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주요 정치인의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는 바로미터다. 문 전 대표는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많이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 성향의 한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 국민의 주요 관심사는 적폐 청산 같은 사회 개혁 이슈였다. 개헌은 3, 4번째 관심사였기에 국민만 믿고 ‘대선 후 개헌론’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신뢰도는 계속 떨어지는데 영향력은 더 커져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가 실제 선거 결과를 크게 빗나가는 사건들이 세계적으로 연이어 발생해 지구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4·13총선 당시 거의 모든 언론은 새누리당의 절반 의석 확보 이상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상파 방송 3사가 66억여 원을 들여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해 여소야대는 예측했지만 제1당은 맞히지 못해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는 대선 전날까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류 매체들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다가 결국 망신을 당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진보 주류 매체들이 여론조사 숫자에 나타나지 않은 ‘기성 제도권에 대한 미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당일 유럽연합 잔류가 우세하다는 결과를 발표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정치권에서 여론조사의 힘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대선 때부터였다.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두 곳의 여론조사기관에 각각 전국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의뢰했지만 한 기관의 결과가 기준에 미달해 무효화됐다. 결국 2000명의 여론조사 결과만 가지고 후보 단일화가 성사됐고, 노 후보가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은 가장 치열한 당내 경선으로 평가받는데, 당시 박근혜 후보는 다른 항목에서 이기고도 여론조사에서 져 이명박 후보에게 석패했다. 박 후보는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 투표(80%)에서 이겼지만 20%가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패해 후보 자리를 내줬다. 이 후보는 경선 승리 후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4년 6·4지방선거와 2016년 4·13총선에서는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 지역구가 적지 않았다. 중앙대 국제정치학과 최영진 교수는 “여론조사에 매달린 정치는 정당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21번째 전화 연결이 끝나자 어깨가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응답자가 성의껏 설문에 답해 줄 거라는 기대는 이미 무너졌다. “한 명만, 딱 한 명만”이라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외쳤지만 여론조사를 시작한다는 문구를 채 읽기도 전에 이미 ‘뚜∼ 뚜∼ 뚜∼’ 통화 종료음이 들려왔다. 예비 유권자들이 바라는 다양한 정치적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 건 너무 순진했던 걸까. 부지불식간에 긴 한숨이 나왔다. 긴장한 탓인지 오른쪽 다리도 떨렸다. 동아일보 정치부에서 야당을 출입하고 있는 기자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에서 대선 여론조사를 실제 경험해 보기 위해 8일 하루 동안 여론조사원으로 활동했다.‘난공불락(難攻不落)’ 20, 30대 여성과 충청권 22번째 통화가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에 위치한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반응을 기다렸다. “네….” 응답자가 ‘말’을 했다. 통화 종료음 대신 전해져 오는 음성은 처음이었다. “선생님의 나이는 만 몇 세이십니까?” “스물둘요.” 20대였다. 게다가 여성이었다. 여론조사에서는 20, 30대 한 명의 응답이 전체 신뢰도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그만큼 귀한 표본이다. 특히 20, 30대 여성은 응답률이 가장 낮은 표본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응답자의 목소리에서 잔뜩 귀찮음이 묻어났다. 게다가 잠에서 막 깬 듯했다. 설문 문항을 불러 주던 말이 빨라졌다. 조사원의 입장인데도 ‘설문 문항이 왜 이렇게 많지’라는 짜증이 밀려왔다. 끝이 보일 무렵.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 멍해졌다. “어렵다…”라는 말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여론조사 업체를 난감하게 만드는 공포의(?) 표본군은 또 있다. 바로 충청권 응답자들이다. 여론조사기관에서 15년간 근무한 송미라 R&R 운영본부 차장은 “지역별로 응답 성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송 차장에 따르면 충청권 응답자들은 설문을 진행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다.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조사원의 질문을 가만히 듣다가 “질문에 대한 답은 내 마음속에 있다”며 응답을 피하기 일쑤다. 반면에 호남과 영남권 응답자들은 여론조사에 적극적이다. 특히 호남 지역 응답자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아 정치인들의 이력이나 행보를 바탕으로 설문 문항의 허점을 지적하는 경우도 많다. 영남 지역도 응답률이 높은 편이다.여론조사 업체들의 고군분투 여론조사는 응답률과의 싸움이다. 일반적으로 평균 응답률은 8∼15%다. 전화 여론조사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을 이용한다. R&R의 경우 1000명의 응답을 받기 위해 무선전화 번호 1만5000개와 유선전화 번호 2만 개를 프로그램으로 생성해 무작위로 통화 연결을 시도한다. 유·무선 3만5000개의 번호를 응답 후보군으로 두고 이 중 1000명이 설문을 완료하면 결과를 공표할 수 있다. 인구 구성에 맞춰 사전에 정해진 △성별 △지역별 △연령별 표본 할당을 채워 가는 식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20, 30대와 같은 ‘마(魔)의 연령대’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장애물은 따로 있다. 유선전화를 이용하지 않고 휴대전화만 사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최근에는 여론조사 업체 발신 번호를 스팸 번호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해 번호를 차단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양하랑 R&R 사회조사분석본부 연구원은 “전국에 ‘착한 응답자’ 1000명은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을 의심하면서 답변을 꺼리는 것도 여론조사의 장애물이다. RDD 방식은 프로그램이 임의로 번호를 생성한다. 따라서 여론조사기관 입장에서는 특정 번호가 실제 존재하는 전화번호인지, 특정인의 번호인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자기 번호를 여론조사기관이 어떻게 알았는지 의구심이 들게 마련이다. 조사원들이 여론조사기관임을 밝히면 가장 먼저 듣는 대답 중 하나가 “제 번호를 어떻게 알았어요?”라는 질문이다. 송 차장은 “여론조사기관의 가장 중요한 홍보 전략 중 하나가 ‘절대 개인정보를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여론조사는 소수 표본을 조사해 일반 대중의 여론을 파악하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오차 줄이기’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이를 위한 장치도 여럿 있다. △응답률 높이기 △임의로 질문 문항 섞기 △대선 주자 순서 임의 설정 △조사원의 실수 등 ‘비표본 오차’ 검증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는 태생적으로 실제 여론이 될 수는 없는 한계가 있다.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정일권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가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되는 등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를 실제 여론으로 간주해선 안 되고 여론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정도로 참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가 10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영상회의실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열린 ‘조류인플루엔자(AI) 및 구제역 일일점검 영상회의’에 참석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충남도 방역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안 지사는 황 권한대행에게 “특별 기부금 등 재정 조기 집행을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남도 제공}

지난해 한국의 4·13총선과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그리고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는 데 실패했다. 낮은 응답률도 문제지만 속내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응답자들의 진의(眞意)를 여론조사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럼 여론조사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은 없을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샤이(shy·부끄러워하는) 보수’ 등 숨은 여론을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여론조사 기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사용되는 것이 ‘빅데이터 분석’이다.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이 맞히지 못한 선거 결과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히는 일이 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표심 잡아내는 빅데이터 지난해 미국 대선의 승자는 빅데이터라는 말이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이 대부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승리를 예측한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모바일 검색량을 토대로 분석한 예측치가 실제 결과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전 세종대 경영학부 우종필 교수는 “대선 당선자는 트럼프가 될 것이고, 선거인단 수는 도널드 트럼프 285∼275명, 힐러리 클린턴 263∼253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대선 결과 그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고 한 예측은 적중했다. 선거인단은 트럼프가 306명, 클린턴이 232명을 확보해 약간의 차이를 보였지만 이것도 근접하게 맞혔다. 우 교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은 빅데이터를 분석한 덕분이다. 그는 구글의 검색 키워드 추세를 도표화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민심을 읽었다. 우 교수는 “유권자의 절대 다수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온라인에서는 굳이 표심을 숨기지도 않고 숨길 수도 없다”며 “이번 미국 대선을 두고 SNS를 분석한 결과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분석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복병으로 자리 잡은 ‘샤이’한 유권자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유력한 장치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샤이 유권자’ 현상을 독일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노엘레 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자신이 품고 있는 생각이 다수의 의견과 다르면 이를 굳이 밝히지 않고 침묵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샤이 유권자 현상은 ‘샤이 트럼프’로 불리며 여론조사 참패 사태를 초래했다. ‘샤이 유권자’ 현상은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보수 진영을 ‘수구 꼴통’으로 진보 진영을 ‘빨갱이’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념 성향의 극단에 있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지 성향을 드러내지 않게 된 것이다.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정일권 교수는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표본 입장에서 자신의 선택이 데이터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왜곡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보완재일 뿐 대체재는 아닌 빅데이터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이 여론조사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이들은 빅데이터 분석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 교수는 “빅데이터를 추출하는 공간은 인터넷, 모바일 환경인데 이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연령대는 아무래도 젊은층이 많다. 이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여론을 반영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이 왜 변하는지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빅데이터 분석이 여론의 흐름, 실시간으로 변하는 여론 등 방향성은 보여줄 수 있지만 “왜 그렇게 변하는지”에 대한 해석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여론조사의 보완재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 교수는 “빅데이터로 전체적인 흐름을 살피면서 원인 분석이나 해설이 필요한 경우 여론조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상호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9일 ‘샌더스식’ 후원금 모금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개미’들의 소액 다수 후원으로 밑바닥에서부터 탄핵 정국 이후 주춤했던 ‘이재명 돌풍’을 다시 한번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7달러(약 3만 원) 소액 기부’ 캠페인을 내세워 지난해 4월까지 700만 명으로부터 2억900만 달러(약 2479억 원)를 모으는 성과를 냈다. 이 시장도 금액보다는 기부자 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후원금 모금 시작을 알린 이 시장 측의 핵심 인사는 “모금을 계기로 평범한 일상을 사는 다수의 입에서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거법상 올해 정당의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공식적으로 24억4905만 원 한도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청년, 해고노동자, 채무자, 농민 등 이른바 ‘흙수저’ ‘무(無)수저’들로 구성된 공식 후원회도 출범시켰다. 이 시장은 “분야별로 우리 사회 대표적 ‘을(乙)’을 상징하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사회복지사 박수인 씨 등 공동후원회장단 12명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이날 야권 경선 후보들을 향해 탄핵 완성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그동안 공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내부 교통정리’에 나섰다. 계속되는 견제와 비판에 활동 폭을 좁히며 몸을 낮추기로 했다. 문 전 대표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9일 오전 전병헌 전 의원(전략), 노영민 전 의원(조직), 손혜원 의원(홍보), 홍종학 전 의원(정책) 등 본부장들과 첫 회의를 했다. 핵심인 상황실장에는 강기정 전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이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은 다양한 성향을 가진 인사들의 참여로 불협화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 전 대표와 송 의원은 전날 일자리 공약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문 전 대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지만 송 의원은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반대해왔다. 문 전 대표 측은 토론 회피, 대선 행보 등 논란에 대한 대응에도 고심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질문을 막은 것에 대한 기자들의 항의에 대해 “공보팀과 기자들 사이에 잘 협의가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 상황이 끝난 이후 질문을 해야 하는데 어제는 엉켰다”고 했다. 공식 해명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다만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 경선 예비후보 등록은 당분간 미뤄질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10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지지율 30%를 돌파하며 순항하던 문 전 대표가 새해 첫 암초를 만났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를 향해 “검증 미꾸라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본인에 대한 검증 부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문 전 대표의 이중 잣대가 놀랍기만 하다”고 공격했다.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도 이날 광주전남언론포럼 토론회에서 “좌절적, 패배적 생각에서 나온 ‘어쩔 수 없으니 문재인’(어쩔문)은 벗어나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광진구 서울시민안전체험관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의 독립, 원자력발전소 정책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세월호 침몰과 인양에 대한 의혹,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세먼지 공기오염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역시 원전처럼 신규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화재 당시 초인종을 눌러 이웃을 대피시키고 숨진 ‘초인종 의인’ 안치범 씨의 부친 안광명 씨가 문 전 대표 지지 뜻을 밝혔다.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한 송영길 의원이 첫날부터 불협화음을 냈다. 송 의원은 8일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에 대해 “국가 예산과 세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누가 못하느냐”며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고 지적했다. 캠프 총괄 책임자가 자기 후보 공약을 두고 ‘문제가 있다’고 한 것이다. 송 의원은 이어 “당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 없는 이상적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며 “이런 메시지가 정리가 안 된 채 나가고 있다. 후보와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우리 캠프나 선대위에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함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후보는 접니다”라고 했다. 운동권 출신으로 반문(반문재인) 진영 의원들과 가까운 송 의원은 당내 통합 차원에서 문 전 대표의 총괄로 영입됐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이날 “일자리라는 게 그런 식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문 전 대표의 일자리 공약을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재단 정치경제포럼’ 기조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든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 재원을 무엇으로 다 충당할 것이냐”며 “결국 증세를 하지 않고 재원을 충당할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길진균기자 leon@donga.com박성진 기자psjin@donga.com}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민주권개혁회의 동지 여러분!오늘 국민주권개혁회의는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합니다.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새로운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입니다.대한민국은 3대 위기에 처했습니다.국민생활의 위기, 동아시아의 위기, 정치의 위기가 그것입니다. 경제 불황과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 그리고 불평등의 심화는 국민생활을 위협하고 청년들의 미래를 어둡게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어리석은 대통령이 나라를 절단내도록 여야 기득권 정치세력은 나라를 구할 생각은 없이 정권 싸움에만 열중하여 한없이 무기력하고 무책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언제나 위기 앞에서 강했습니다. 좌절하거나 비탄에 빠지는 대신 ‘내가 나를 대표한다’는 국민주권의 정신으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섰습니다. 국민의 위대한 힘으로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을 뿐 아니라, ‘이게 나라냐’를 외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기치를 높이 들었습니다. 위대한 시민혁명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국민은 정치권에 시민혁명을 완수할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것을 시민혁명이라 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대개조해서 새판을 짜야 합니다. 국가의 기본 운영원리인 헌법을 바꾸어서, 불평등과 부패의 온상인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를 강력한 중소기업 중심체제로 바꾸고, 기득권 세력의 특권유지수단이 된 검찰 등 권력기구를 국민주권의 수단으로 바꾸고, 승자독식의 정치체제를 합의제 민주주의로 바꾸겠습니다. 한국 정치의 주도세력을 기득권 세력에서 개혁세력으로 바꾸겠습니다. 혁신중소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젊은이들이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고, 걱정없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고,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민주권개혁회의 동지 여러분!국민의당 동지 여러분!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수구세력은 정권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자기 패거리가 아니면 철저히 배제하고, 집단적인 문자테러를 가하는 민주당의 패권주의 집단이 정권을 잡는 것도 정권교체가 아닙니다. 그것은 박근혜 패권세력에서 또 다른 패권세력으로 바뀌는 패권교체에 불과합니다. 모든 대세론은 허상입니다. 국민만이 진실입니다.촛불민심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개혁세력이 나서야 합니다. 안정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유능한 개혁세력이 나서야 합니다. 국민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정치세력간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력을 가진 개혁세력이 나서야 합니다.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바로 새로운 정치, 국가 대개혁의 중심입니다. 정권교체를 이루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주역입니다. 국민의 당과 통합하여 더 나은 정권교체를 이루겠습니다. 함께 잘사는 나라,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고 통일의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한국정치의 새판을 짜서 통합의 정치를 열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겠습니다.국민주권개혁회의 동지 여러분!국민의당 동지 여러분!우리의 통합은 개혁세력 총결집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개혁공동정부의 수립에 찬동하는 모든 개혁세력은 함께 해 주십시오. 우리 함께 진정한 정권교체와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의 주역이 됩시다.변화의 시대에 개혁에 앞장섭시다. 반드시 승리합시다. 2017년 2월 7일손 학 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이 7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전격 선언했다. 손 의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패권과 반기득권을 지향해온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바로 새로운 개혁세력의 중심이자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주역”이라며 “통합은 개혁세력 총집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개혁정권 수립에 찬동하는 모든 개혁세력은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의 공정성장, 천정배의 개혁정치, 정운찬의 동반성장과 손을 잡고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 명분에 대해 손 의장은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능하고 어리석은 대통령이 나라를 절단 내기까지 여야 기득권 정치세력은 한없이 무기력하고 무책임했지만, 국민은 위대한 시민혁명을 시작했다. 이제 국민은 정치권에 시민혁명을 완수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고 덧붙혔다. 국민주권개혁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개헌도 언급했다. 손 의장은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화해협력 노선을 충실한 계승자이자 불평등과 저성장의 늪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고 국민을 살릴 미래 세력이며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함께 열어갈 개헌세력”이라고 밝혔다. 손 의장은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의 경선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의장은 안 전 대표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저는 됩니다”라고 짧지만 강하게 답변했다. 한편 손 의장은 통합 선언 이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 전화통화에서 “오늘 통합선언한다고 미리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국방안보 분야 조언 및 자문 역할로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사진)이 6일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기존 합의는 존중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전 사령관은 이날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국방·안보 정책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사드와 관련해 첫째, 우리는 절대 중국의 경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둘째, 기존 합의는 존중한다고 선언해야 한다. 두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다음 정부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문 전 대표의 입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 전 사령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 관련 견해차를 조율했는지에 대해 “(문 전 대표가) 동맹국 간 합의는 존중한다는 것이 내가 받은 인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사드 관련 입장이 애매하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전역하고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연락을 받고 일주일 있다가 바로 (문 전 대표를) 뵌 것 같다”고 전했다. 전 전 사령관은 페이스북에 “7만 원짜리 특수작전 칼 (예산)을 (국회에서) 부결시켰다는 얘기를 듣고 조용히 살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캠프 합류의 변을 남겼지만 국방부는 6일 “관련 예산이 반영돼 보급이 추진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 전 사령관은 중위 시절인 1983년 10월 북한의 버마(현 미얀마) 아웅산 테러 때 중상을 입은 이기백 당시 합참의장을 긴급 이송해 생명을 구했다. 전 전 사령관의 어머니는 첫 한국인 여성 외교관인 홍숙자 씨이고 부인은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다.박성진 psjin@donga.com·손효주 기자}

탄핵 정국에서 대선 주자로 주목을 받았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지지율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은 7.0%의 지지율을 기록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7.4%)에 이어 5위에 그쳤다. 본보 신년 여론조사(지난해 12월 28∼30일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당내 대선 주자 지지율 2위를 차지했던 이 시장은 이번 조사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이 시장에 대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낮아진 점이 눈에 띈다.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진보 성향 유권자의 17.0%가 이 시장을 지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8.8%로 나타나 약 절반으로 줄었다. 중도층에서는 7.5%, 보수층에서는 3.1%가 이 시장을 지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청년층의 지지율도 신년 여론조사 13.5%에서 이번에는 9.5%로, 30대는 18.7%에서 10.0%로 각각 떨어졌다. 다만 이 시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1위(14.8%)로 꼽혔다. 이어 안 지사(14.1%), 문 전 대표(13.0%), 안 전 대표(12.5%) 등 순이었다. ‘청년 구직’의 당사자인 20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 부분 2위인 안 지사(6.0%)의 3배가 넘는 지지(20.3%)를 받았다. 포퓰리즘 논란에도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기본소득’, ‘토지 배당’ 등의 공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앞으로 이 시장이 자신의 지지 기반인 진보 진영과 청년들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선명성’을 무기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을 누드 풍자한 그림을 국회에서 전시해 논란을 불러온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2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직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23일 그림 논란이 보도된 지 3일 만에 민주당이 표 의원을 징계위에 회부하고, 회부한 지 7일 만에 징계 처분을 확정한 것은 정치적 논란을 신속하게 일단락 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전시회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다”며 “심판원의 당직 정지 6개월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결과적으로 여성분들을 포함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강하게 느끼신 분들이 계셨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성공적 전환’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열린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우선 강조했다. 그는 “공공건물 한 채도 그냥 짓지 않고 사물인터넷(IoT)망을 구축한 스마트 하우스, 도로, 도시를 건설하고 전국 주요 도로 및 주차장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해 전기차가 지역 경제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키워드인 ‘창업’과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도 밝혔다. 창업 기업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정부가 매매해주고, 연대보증제를 폐지해 도전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개편하는 것과 공공빅데이터센터 설립도 약속했다. 이를 놓고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설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1일 대구를 방문해 “(문 전 대표가) 박정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방식”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잘 진행하는지 깊이 있는 연구가 부족한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도 “국가는 기초 연구 투자라든지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많은 투자 지원 등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며 “이미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대통령 직속으로, 총리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 추진을 준비하는 위원회들을 두고 있고 국가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또 “문 전 대표가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안철수”라며 “저는 정권 교체 성격이 분명할 뿐 아니라, 정보화 시대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확고한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대선 선거운동과 관련해 “정말 제가 돕지 않아서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느냐”며 “아무리 조그만 도움을 준 사람이라도 고맙다고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 아니냐”고 문 전 대표를 거듭 비난했다.박성진 psji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예비 후보로 등록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후보로서의 첫 일정으로 3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그야말로 독재자”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곳에 묻혀 있다고 한들 광주 학살을 자행한 그를 추모할 수 없는 것처럼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 인권 침해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만 참배했다. 이 시장은 나아가 보수 정권의 대통령 모두를 ‘불의한 기득권자’로 규정했다. 그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친일 독재 매국 세력이 이 나라 다수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소수의 불의한 기득권자들로부터 다수의 약자들이 지켜지도록 몫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중도 보수 성향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통합 행보에 나서는 것과 달리 선명성을 더욱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구속 여부에 관해 “정치권이 주문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당연히 구속시켜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 시장은 “수백억 원 규모 비리를 저지른 고위공직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과 어긋나게 말한다면 국민의 대리인이 아닌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영호남에서 함께 지지받는 후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설 연휴 동안 경남 양산시 자택에 머물던 문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여사와 만나 “이번 대선을 처음으로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선거로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부산에서 부산·경남 민주화운동의 대부인 송기인 신부와 시민사회 인사들을 만나 민심을 들었다. 30일 상경한 문 전 대표는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경선캠프 발족 등을 통해 대권 도전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2월 중순이나 3월 초로 예상되는 공식 출마 선언 때까지 정책 발표에 집중하며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을 캠프 출범에 맞출지, 이후에 할지를 두고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며 “당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후에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당이 예비후보 접수를 시작한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을 조금 당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찾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설 연휴 기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책 발표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30일과 29일 페이스북에 각각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작살내겠습니다” “생리대를 공공재로 다루자”는 글을 올리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30일 올린 “지지자 여러분들께 호소드립니다”라는 글에서 이 시장은 “이기기 위해 싸워야지 싸우기 위해 싸우지는 말자”고 당부했다. 최근 자신과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SNS상에서 비방전을 벌이자 자제를 주문한 것. 그는 글에서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楚漢志)’의 주인공 유방과 항우의 예를 들면서 “약한 유방 군대가 강한 항우 군대를 왜 이겼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설을 맞아 29일 고향인 충남 논산의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새해 인사를 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편 김부겸 의원은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의원은 아직까지 당 경선 예비후보 등록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며 “(후보 등록 여부 등에 대해) 늦어도 다음 달 10일까지는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길진균 leon@donga.com·박성진 기자}

설 연휴가 지나면서 대선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월부터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 일정이 시작되고 정치세력 간 합종연횡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30일 주요 대선 주자 캠프에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3대 변수를 꼽아 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엔 설 연휴 기간 확인한 민심과 자신들의 주요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캠프가 꼽은 변수들은 △정권교체 프레임의 영향력 △각종 연대 시나리오의 성사 여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시 구속 여부 등으로 압축된다. 각 캠프가 이 변수들에 ‘맞춤형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기 대선 프레임은 “바꿔” 최순실 국정 농단 및 박 대통령 탄핵 사태는 조기 대선 정국의 출발점이다. 야권의 ‘정권교체’ 프레임이 현 시점에선 민심을 파고드는 가장 강력한 투표 동인(動因)이라는 의미다. 정권교체 프레임이 부각될수록 야권의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할 수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 정권교체를 이뤄낼 확실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다른 야권 주자들은 ‘어떤 정권교체냐’가 중요하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측은 “정권교체 열망으로 인해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돼 있지만 정권교체 자체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더 좋은 정권교체’ 프레임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도 “분풀이하려는 정권교체로는 국민이 명령하는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권교체 프레임은 보수 진영 주자들에겐 극복 대상 1호다. ‘정치교체’를 내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은 “문 전 대표가 내세우는 정권교체는 결국 친박(친박근혜)에서 친문(친문재인)으로의 패권교체일 뿐”이라며 “이번 대선은 패권 대 비패권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단순히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며 ‘인물론’을 내세웠다.○ ‘비문 빅텐트’ 성사 여부 ‘여야 연정’ ‘보수 단일화’ ‘야권 공동정부’…. 제3지대에 주자들이 난립하고, 여야를 넘나드는 각종 합종연횡 구상이 무성한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으로 양분돼 충돌해 온 역대 대선과는 다소 다른 양상인 셈이다. 그런 만큼 어느 세력들이 어떤 범위로 손을 잡을지에 따라 대선 판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현재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야권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의 ‘반문재인(반문)’ 정서다. 문 전 대표 측은 “‘제3지대론’ ‘빅텐트론’ 등의 성사 도구로 ‘반문 정서’가 활용되고 있다”며 “비문 진영이 모두 결합하는 빅텐트의 성사 여부가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모두 참여하는 야권 후보 단일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측은 “야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며 야권 공동정부 구성과 대선 결선투표 도입을 주장했다. 역대 대선에선 주로 야권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유 의원은 “설 민심을 들어보니 그간 보수 정당을 지지했던 분들의 대선 패배에 대한 위기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며 “문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 후보로 단일화 노력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 측은 “‘반기문 대 문재인’의 확고한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하게 되면 보수 대통합을 넘어 중도 진영까지 포괄하는 빅텐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핵심판 이후 민심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내린 뒤 민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도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의 사법 처리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김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이 구속되면 보수층의 동정심을 유발해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 유리한 현재의 대선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부동층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건이다. 반 전 총장 측은 “현재 부동층은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많다”며 “중도, 보수 성향 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대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측도 “헌재 결정 전까지는 ‘정권 심판론’이 압도해 야권 주자가 득세할 수밖에 없지만 결정 이후 여론은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탄핵심판 이후 중위권 주자들에게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 지사 측은 “대한민국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세대교체, 시대교체 요구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시장 측은 “촛불 정국을 거치며 국민은 집단 지성체로 진화했다”며 “누가 국민의 뜻을 빠르게 파악하고 행동으로 옮기느냐가 대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박성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누드 풍자 그림 전시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25일 공식 사과했다. 표 의원은 이날 동물복지법과 관련한 외신기자 간담회를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열렸던 전시회로 특히 여성분들께서 많은 상처를 입으신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던 표 의원이 하루 만에 공개 사과를 한 것은 이번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자신을 영입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돌발 악재가 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르면 내일 윤리심판원을 열어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표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의 반발은 계속됐다. ‘북한동포와 통일을 위한 모임’ 대표 인지연 변호사(45·여)를 비롯한 일부 박사모 회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를 항의 방문한 뒤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국회를 찾아와 여성성 모독을 항의하는 시민도 줄을 이었다. 당내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만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그가 발가벗겨진 풍자 그림을 새누리당 의원이 걸었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당 소속 의원의 행동으로 상처받았을 국민께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작품을 통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무리 정당해도 일체의 차별은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까지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새누리당 등 일각에서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해 표 의원은 “과한 요구다. 이번 일이 법적인 책임을 진다든지 의원직을 사퇴한다든지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 ‘더러운 잠’을 국회에 전시한 것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전 대표는 24일 풍자 전시회 ‘곧, 바이!(soon bye)’를 주최한 표창원 의원을 공개 지적했고, 민주당은 표 의원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각각 정당과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누드 그림 파문’이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신속하게 진화 나선 문재인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작품은 예술가의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그 작품이 국회에서 정치인의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했다.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표 의원은 지난해 4·13총선 당시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 1호’였는데도 작심 비판을 한 것은 그만큼 이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이어 민주당은 오전 10시 반경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서영교 의원의 ‘가족 채용 논란’, 올해 초 개헌보고서 파문 당시 징계 검토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렸던 것과 대비된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의 신속한 대응은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작은 실수를 덮다가 큰일을 그르칠 수 있다’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보수 결집의 명분을 줄 수 있는 데다 여성계의 반발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65세 이상의 선출직 출마 금지를 주장하는 등 표 의원의 반복된 돌발행동이 보수 결집의 빌미를 줄 수 있어 조기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층·여성계 반발 이어져 실제 보수층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경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출범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부 참석자가 의원회관 1층에 전시 중이던 그림 ‘더러운 잠’을 떼어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그림을 발로 짓밟으며 파손했다. 한 60대 남성은 “박 대통령이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 전 여성들이 성희롱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 의원의 사무실이 있는 의원회관 7층에는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 그림을 파손한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회원 심모 씨(63)와 목모 씨(58)라고 밝혔다. 심 씨는 해군 장성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에서 “대통령을 욕보였다”, “그림을 그린 단체는 빨갱이 단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83명은 표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냈다. 여성 의원들과 여성 단체도 비판에 나섰다. 새누리당 나경원, 바른정당 박순자 등 여성 의원 14명은 성명서에서 “표 의원은 지난해 대정부질문에서 ‘잘생긴 남자 경찰관의 여학교 배치’를 문제 삼아 논란을 일으켰다”며 “표 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권은희 의원 등 국민의당 여성 의원 8명도 비판성명을 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65개 회원단체를 대표한 성명을 통해 “비열한 여성의 인격모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 작가들 “민주당, 대통령 만들기 혈안” 논란의 당사자인 표 의원은 공개 사과 없이 페이스북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달라”라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탄핵 심판을 앞둔 시기에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한 지적을 존중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면서도 ‘더러운 잠’에 대해 “분명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주최한 기획자와 작가들도 표 의원의 징계를 시도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민주당은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됐나. 표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지 마라”고 반발했다. 이 그림을 그린 이구영 작가는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폭력적인 이유로 예술창작의 자유가 훼손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성 폄훼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