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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4일 국무총리를 보좌할 차관급 국무총리비서실장을 부활시키고 국무총리실의 명칭을 국무조정실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건 총리의 국무조정 기능을 강화해 책임총리제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수위는 신설되는 기회균등위원회와 사회보장위원회도 총리실 산하에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의 유민봉 간사는 이날 “새 총리가 비서 업무를 충실히 보좌받을 수 있도록 비서 기능을 독립시켰다”며 “그러면 국무총리실의 기능이 국무조정에 있게 되므로 이름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국무총리실장(장관급) 산하에 차관급의 국무차장과 사무차장이 있고 사무차장이 행정업무와 함께 총리비서 역할까지 함께 맡고 있다. 인수위의 방침은 비서실장을 따로 두면서도 두 명의 차장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 사무차장이 국무조정 및 행정 등 새로운 기능을 부여받음으로써 국무조정실(현 국무총리실)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을 따로 두겠다는 건 총리가 행정 각 부를 통할할 실질적 권한을 갖게 제대로 보좌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유 간사는 “비서실 기능을 독립시키고 특임장관실이 폐지되면서 상당한 인력이 국무총리실로 보강될 것”이라며 “국무총리가 두 차장의 기능 설정에 상당한 재량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수위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 가운데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위원회는 총리실로 이관돼 존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 간사는 “신설되는 기회균등위원회와 사회보장위원회, 현 정부의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관리들이 대선 이후 최근까지 ‘박근혜 정부와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5일 “북한 외교관과 관리들이 미국 정부와 국제기구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새 정부와 잘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포기 선언과 핵실험 강행을 밝힌 최근까지 계속됐다는 것. 정부 당국도 이런 상황을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이후 박근혜 당선인 측 인사들에게도 ‘만나자’는 북측의 비공개 제안이 잇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으로 엄포를 놓은 북한이지만 다른 한쪽에선 새 정부와 관계 개선을 하고 싶은 뜻을 표시하며 ‘줄 대기’를 해온 셈이다. 새누리당 대선캠프 출신의 한 인사는 “당선인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북측 인사를 만나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때와 상황이 아니라고 느껴 완곡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누가 비공개 대북접촉을 제안했는지, 북측의 누가 만날 의사를 알려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북측 인사와 접촉했다는 설(說)이 돌았던 새누리당 A 의원은 “중국에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북측 인사와의 접촉을 주선하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호기심이 들기도 했지만 오해를 살까 봐 만나지 않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다른 인사에게도 북측과의 비공개 접촉 제안이 들어왔다고 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측 인사와의 접촉을 주선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대북사업 전문가들이나 조선족, 재미교포 인사가 많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인수위 안팎에선 최대석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이 사퇴한 이유가 대북 접촉 문제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4일 오후 2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 들어올 때 기자들은 의아해했다. 박 당선인이 지명될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리라 생각했는데 혼자였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시선은 10분 전부터 기자회견장 단상에 앉아있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에게 자연스레 쏠렸다. “설마….” 기자들은 그가 인수위원장 자격으로 회견에 배석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박 당선인이 “저와 함께 새 정부를 이끌어갈 총리 후보자는 현재 인수위원장을 맡은…”이라고 말하자 곳곳에서 “아…”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를 유력하게 거론하거나 주목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인수위원장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전례가 없는 데다 김 위원장 스스로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인수위원은 법에 정해진 임무가 끝나면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이 대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음에도 인수위원장 후보로 눈여겨본 이가 많지 않았듯 이번에도 ‘등잔 밑’이 어두웠던 셈이다. 그동안 인수위 안팎에선 청렴함과 신망을 근거로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조무제 전 대법관,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등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호남 출신의 김황식 현 국무총리의 유임설까지 나왔다. 인수위 진영 부위원장은 23일 밤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나오는 이름은 다 소설”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 말이 맞은 셈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발표 날짜마저 입을 닫았다. 채널A 기자가 23일 밤까지 이틀에 걸쳐 당선인비서실의 이정현 정무팀장 자택을 찾았지만 이 팀장은 “총리 후보자 발표를 24일에 하지 않을 것이다. 총리 인선이 시급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기자들은 김능환 전 위원장을 비롯해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의 자택을 방문하며 취재했다. 23일 밤 동아일보 기자는 김용준 후보자의 자택도 찾았다. 밤늦게까지 기다려도 김 후보자는 들어오지 않았다. 초인종을 눌렀지만 응답이 없었고 집안의 불도 꺼져 있었다. 취재를 피하기 위해 아예 집을 비웠던 것 같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비핵화 포기를 선언하고 핵실험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고뇌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박 당선인은 정부 출범부터 극도로 악화된 남북관계 및 안보상황과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이 약속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초반부터 꼬일 수도 있다. 박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오전만 해도 “현 정부 당국이 책임 있게 대응해야지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서 반응을 내놓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오후 6시경 뒤늦게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3차 핵실험으로 사태를 추가적으로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박 당선인이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게 당선인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보 당국은 이날 북한 외무성 성명과 북한 핵실험 징후 등에 대해 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이 박 당선인에게 보고되면서 심각성을 느낀 인수위가 뒤늦게 공개적으로 핵실험에 대한 경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이 현실화하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 캠프에 있었던 한 대북 전문가는 “핵실험을 하면 대화가 정말 어려워진다. 박 당선인은 북한 지도부의 이런 행태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강화라는 국제사회의 여론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움직임을 무시한 채 무작정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기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재개하려던 대북 식량지원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보수층으로부터 ‘퍼주기’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무엇보다 국가 안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박 당선인인 만큼 북한의 도발에 강경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남북교류를 전면 중단하는 5·24조치를 강행했다. 최대석 전 인수위원의 사퇴 등 박 당선인 측 내부에서 대북 온건파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심상치 않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점차 국방과 안보를 중시하는 대북강경책이 힘을 얻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외교통상부가 갖고 있던 통상교섭 기능이 신설되는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가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상정책과 교섭권, 통상조약 체결권까지 총괄하게 됐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외교부에 설치한 통상교섭본부가 15년 만에 완전히 떨어져 나간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진영 부위원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통상교섭의 전문성과 실효성 강화를 위해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의 통상교섭 및 통상교섭 총괄조정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이관하고 기획재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 수립 기능도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긴다”고 밝혔다. 인수위 국정조정기획분과 유민봉 간사는 “통상조약 체결권도 산업부로 다 넘어간다”고 했다. 인수위는 산업통상자원부에 통상교섭본부를 따로 두지 않고 통상교섭실로 축소할 계획이다. 현재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은 통상교섭 대표 자격을 잃으면서 차관 또는 실장급(1급)으로 격하될 것으로 보인다. 유 간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통상교섭 대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비롯한 각종 통상장관회담과 한중 FTA를 비롯한 통상협정에서 정부 통상대표 자격으로 해당국과 상대하게 된다. 국정기획조정분과 옥동석 위원은 “통상교섭본부는 잠정적으로는 차관보급인 통상교섭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외교부의 고유 기능인 다자·양자 경제외교와 국제경제 협력 기능은 외교부에 존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경제기구 관련 업무와 녹색성장, 기후변화, 에너지 외교 등은 외교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교섭 담당자들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세종시로 내려갈 경우 서울에 있는 주한 외국공관의 협상 당사자들과 교섭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강석훈 위원은 “세종시 이전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기능 이관만 논의했다”고 말해 조직개편 논의가 치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부는 위성락 주러시아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외교와 통상의 결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누군가는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내자 이날 인트라넷의 e메일 전체 답신이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차단해 구설에 올랐다. 통상교섭의 전권(全權)을 물려받은 지식경제부는 단순한 실물산업 진흥부처에서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대외통상 부처’로 거듭나면서 조직 분위기가 고무돼 있다. 지경부 고위 당국자는 “통상기능 업무 조정이 깨끗하게 마무리돼 과거 통상산업부 시절 겪었던 혼란을 겪지 않게 됐다”며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통상전략 마련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이정은·이상훈 기자 zeitung@donga.com}

동아일보가 22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이른바 ‘택시법’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옳은 결정이라고 손을 들어줬다. 거부권 행사가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62.5%)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답변(23.4%)의 약 2.7배였다. 이번 조사는 이 대통령의 5년 국정운영에 대해 응답자의 62.3%가 ‘부정적’(‘긍정적’이라는 답은 33.0%)이라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 택시법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이런 여론을 반영하듯 응답자의 66.5%가 택시법에 대해 ‘포퓰리즘 법안으로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택시업계를 살리기 위한 법안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은 17.1%에 그쳤다. 이런 경향은 연령대나 이념(보수·중도·진보), 지지 정당에 상관없이 비슷했다. 20대 가운데 67.8%가 ‘문제 있다’고 답했고, 60대 이상 응답자의 61.4%도 ‘문제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보수층의 73.6%, 진보층의 65.8%, 새누리당 지지자의 69.5%, 민주당 지지자의 70.3%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택시업계가 ‘택시법은 최저 수준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운행 중단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바라보는 상당수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에 응답자들의 43.8%는 “정부가 택시법을 거부하는 대신 국회에 제출한 택시만을 위한 특별법 성격의 ‘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기존 택시법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18.0%에 그쳤다. ‘택시법을 부결하고 정부의 대체 법안도 부결시켜야 한다’는 견해도 23.1%였다. 국회가 압도적인 지지로 택시법을 통과시킨 만큼 정부의 재의 요구에 따라 택시법을 다루더라도 다시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심은 이를 원치 않는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2.0%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 ‘문제 없다’는 답은 18.4%에 그쳤다. ‘문제 없다’는 답 가운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은 2.0%에 불과했다. ‘별로 문제가 없다’는 답은 16.4%였다. 보수층에서도 이 후보자에게 ‘문제 있다’는 의견이 63.6%에 달했다. 중도층(64.6%) 진보층(65.0%)에서 이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답한 비율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새누리당 지지자의 57.9%도 이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이 후보자의 이념 성향과 상관없이 위장전입, 관용차로 딸 출근시키기 등 공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행위와 특정업무경비의 사적 유용 의혹, 해외 출장 시 비행기 좌석 등급을 낮춰 차액을 챙겼다는 ‘항공권깡’ 의혹 등이 국민 정서에서 동떨어져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념성향이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의 68.2%가 국회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했으며, 보수층에서도 부결시켜야 한다는 응답(55.0%)이 통과시켜야 한다는 응답(29.9%)을 크게 앞질렀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도 부결시켜야 한다는 답변(48.3%)이 통과시켜야 한다는 답변(33.8%)보다 많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與 지지자 63% “朴공약 우선순위 다시 정해야” 민주당 지지자 53% “국민과의 약속 꼭 지켜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모두 지켜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지지 정당과 연령에 따라 답변이 미묘하게 엇갈렸다.새누리당 지지자의 62.7%는 ‘국가 재정을 감안해 공약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공약을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응답은 34.8%로 낮았다. 거꾸로 민주통합당 지지자 중에선 ‘공약을 지키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는 답변이 52.8%로 ‘공약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는 답변(46.8%)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에서 ‘공약을 지키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는 응답(20대 52.5%, 30대 55.9%)이 많았고 40대 이상에서는 ‘공약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는 답변(40대 58.2%, 50대 60.0%, 60대 이상 51.6%)이 많았다.박 당선인을 지지해 표를 준 이들이 ‘공약을 지키지 않아도 좋다’고 나선 반면 다른 후보를 지지한 이들은 당선인에게 ‘공약을 지키라’고 압박하는 역설적인 모습이다. 박 당선인 지지층일수록 부작용을 우려해 ‘공약을 무리하게 이행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공약만 이행하자’라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과 젊은 세대의 경우 복지 등에 관한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가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역보다 능력과 경륜 중심으로 후보를 골라야 한다’라는 답변이 88.8%로 압도적이었다. ‘지역화합 차원에서 비영남 출신 중에서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라는 답변은 8.2%에 불과했다. 박 당선인이 ‘책임총리제’를 약속한 만큼 새 정부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서는 지역 안배보다 능력을 중심으로 총리 후보자를 골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는 본보가 지난해 12월 29일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와도 맥이 통한다. 당시 첫 총리를 고를 때 ‘능력·경륜보다 출신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은 16.3%로 낮았다. 다만 호남 민심에는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신년 조사에선 호남 지역 응답자의 41.9%가 ‘출신 지역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호남 지역의 81.4%도 ‘능력과 경륜의 국무총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위가 최근 발표한 정부 및 청와대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전 연령층, 전 지역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응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답변보다 많았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의 82.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중도층의 67.5%, 진보층의 55.8%도 조직개편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청와대 조직 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국가안보실의 신설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었다.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박근혜 청와대 2실 체제’의 양대 축이다. 국가안보실은 국가적 위기를 관리하는 기능을 총괄하면서 외교·국방·통일 정책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수석비서관급)은 폐지돼 그 기능이 국가안보실에 흡수된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외 안보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안보실을 신설해 국가적 위기 사안에 신속하고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국정 운영의 중심축으로 국가안보를 확실하게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병세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은 최근 국가안보실의 역할을 △정책 조율 △위기 관리 △중장기적 전략 준비 등이라고 소개했다. 윤 위원은 특히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지속 가능한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안보실은 미국 백악관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안보회의(NSC)의 실무를 관장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실을 벤치마킹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수위 안팎에선 박근혜 청와대의 국가안보실장도 대통령이 주재하는 NSC의 간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인수위 측은 “노무현 정부 시절 권한 남용으로 논란이 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의 부활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명박 정부는 NSC 사무처 기능을 폐지하는 대신 외교안보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외교부 장관이 의장인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매주 1회 회의)가 맡도록 했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거치며 국가위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국가위기관리실을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컨트롤타워 역할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국가안보실의 탄생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판단과 닿아 있는 것이다. 국가안보실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비서실 산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이 유지되면서 둘의 역할이 중복되거나 옥상옥(屋上屋)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상당수 외교안보부처 당국자들의 첫 반응도 “조직 개편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의 업무 관련 정보와 각 부처가 놓치는 부분을 파악해 부처들이 대응해야 할 이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국가안보실은 장기적인 전략과 대응, 종합적인 정보 분석, 다양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안보 정보의 수집과 통합적 분석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실장의 직급에 대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당선인의 구상이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지만 장관급이 될 것이 유력하다.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는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와 윤병세 위원이 거론된다. 김 간사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방부 장관을, 윤 위원은 마지막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최대석 위원이 사퇴한 지 벌써 5일이 지났다. 인수위는 여전히 ‘일신상의 이유’라며 사퇴 이유에 입을 닫고 있다. 그러는 사이 최 전 위원의 사임 배경을 둘러싸고 온갖 설(說)이 터져 나왔다. 대북정책 노선을 둘러싼 갈등의 결과라는 얘기가 먼저 나오더니 최 전 위원이 인수위 정책의 논의 내용을 언론에 흘렸기 때문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최 전 위원의 재산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느니, 처가인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이 있다느니, 아들의 이중 국적과 병역 면제 때문이라느니 하는 최 전 위원 개인 신상과 관련된 추정도 여과 없이 퍼져 나갔다. 최 전 위원이 대북 비공개 접촉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모든 설은 아직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확인된 게 없다. 인수위가 이 설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 전 위원은 휴대전화를 꺼놓은 뒤 집을 떠나 있는 상태다. 설에 의존하기보다 최 전 위원에게서 사퇴 이유를 직접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16일 최 전 위원이 머물 가능성이 있는 경남 고성의 최 전 위원 아버지 고 최재구 전 공화당 부총재의 생가를 찾았다. 최 전 위원은 생가에 없었다. 생가 인근에서 만난 최 전 위원의 한 친척은 “최 전 위원의 아들은 군대를 갔다”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면 아들의 병역면제설은 애초 성립될 수 없는 추정이었던 셈이다. 이 친척은 “사람들이 너무한다”고 했다. 지금껏 제기된 설들 중 하나가 진실일 수도 있고, 모두 거짓일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껏 제기된 설들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대중에게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위의 침묵으로 확인되지 않는 각종 설이 난무하는 동안 최 전 위원은 하지 않은 행위로 명예가 훼손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인수위는 침묵 이유에 대해 “누구도 인사 문제로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논리를 편다. 지금의 혼란한 상황을 배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 전 위원과 가까운 한 북한학자는 “이렇게 혼란스러운 지경인데 인수위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가”라며 답답해했다. 여전히 인수위는 모르쇠를 고집하고 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16일 “이미 인수위를 떠난 사람에 대해 인수위에서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최 전 위원이 남북교류에 무게를 두는 온건파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강경기조 선회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인수위가 입을 열어야 하는 이유다.윤완준 정치부 기자 zeitung@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5일 “국민의 민원과 민심을 새 정부 로드맵에 반영하기 위해 트위터 계정(twitter.com/kor_2013)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이날부터 국민의 정책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든 국민행복제안센터(1666-0225)에 전문 상담원 6명을 배치했다. ‘불통’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최대석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사진)이 사퇴한 지 3일이 지났지만 사임 배경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계속 증폭되고 있다. “일신상의 이유”라며 입을 다물고 있는 인수위 측의 불통(不通) 때문이다. 인수위가 침묵하는 사이 인터넷 매체 등에선 각종 설이 난무했다. 최 전 위원은 사퇴 이후 연락을 끊고 가족과 함께 지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한 의원은 “최 전 위원이 현재 시골에 머물고 있다”고 했고, 다른 인사는 “경남 고성에 돌아가신 부친이 살았던 본가가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최 전 위원 자택은 현관문이 잠기지 않은 채로 있어 그가 사퇴를 결심한 뒤 급히 이동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15일엔 최 전 위원의 부인 허연호 씨가 지분을 갖고 있으며 GS그룹과 관련이 있는 회사 ‘코스모앤컴퍼니’가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코스모앤컴퍼니 문제가 드러났다는 얘기와 최 전 위원이 사임 의사를 밝힌 12일 오전에 국세청 업무보고가 있었다는 점을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처가에서 최 전 위원에게 인수위원직을 그만두라고 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GS그룹 측은 “최 전 위원이 GS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건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처가에서 인수위원직을 그만둬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 “최 전 위원 부부는 2010년 GS 관련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내부 갈등설이나 보안유출 책임설과 관련해선 최 전 위원이 사의를 표명하기 직전까지 인수위원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으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최 전 위원은 사의를 표명한 12일 오전 국가정보원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오후 4시경까지 전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인수위 사무실로 돌아온 건 이날 오후 5시 반경이었다. 그는 김용준 인수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동료 위원들에게 “인수위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문제가 발생했는데, 내 개인 비리는 아니고 나로 인해 벌어진 일 같지는 않지만…”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뉘앙스가 제3자로 인해 벌어진 일을 자신이 대신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고 최 전 위원이 굉장히 억울해한다는 느낌도 받았다는 전언이다. 최 전 위원의 한 지인은 “최 전 위원이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인수위에서 해명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최 전 위원이 11일 오전에 누군가에게서 메모를 받았고 이 메모에 최 전 위원의 결격사유가 담겼다는 얘기도 있다. 11일 오전이면 국방부의 업무보고 때다. 한 참석자는 “최 전 위원이 ‘남북군사회담 준비가 잘돼 가느냐’라고 물었고 이견이나 언쟁도 없고 중간에 눈에 띌 만큼 자리를 비우지 않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인수위원은 “국방부 업무보고 때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았다”고 전했다. 전날인 10일 밤 최 전 위원은 통일부 인수위 팀 관계자들과 인수위 인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표정이 밝았다고 한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5일 “인수위가 무슨 보안사처럼 보안, 보안 하니까 불통이 되고 오히려 국민이 불안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최소한 사퇴 배경이라도 국민에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5일 발표한 정부 조직 개편안의 후속 작업으로 중앙 부처 실국들의 개편이 본격화되면 박근혜 정부에서 ‘공무원 100만 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가 이날 정부 조직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공무원 증감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15부 2처 18청인 정부 조직을 17부 3처 17청으로 확대하는 만큼 전체 공무원 수가 늘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현재 행정부·입법부·사법부·지방공무원은 모두 99만 명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교육·안전·복지 관련 공공 부문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점도 공무원 100만 명 시대를 예감케 한다. 박 당선인은 경찰 인력을 2만 명 더 늘려 ‘경찰 1인당 담당 주민’을 400명 이내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경찰청이 각종 범죄 발생에 책임 있게 대처하도록 생활 안전 기능을 단계적으로 보강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수준에 맞추겠다고 했고 소방공무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인 5년 전 전체 공무원의 5.3%인 6851명을 감축한 것과 대조되는 광경이다. 인수위는 정부 조직 개편 이후 중앙 부처 실국의 존폐도 함께 검토하고 있어 공무원들의 운명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안전·복지 등 ‘대민(對民) 서비스 현장 공무원은 늘리는 반면, 고위직은 줄이겠다’라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55명에 이르는 검사장급(차관급) 검찰 간부를 순차적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규모가 축소된 부처들의 고위급 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행정부의 장관급 공무원은 28명, 차관급은 93명이다. 지방·입법·사법부까지 합치면 장관급이 41명, 차관급 107명에 이른다. 정무직인 장차관을 제외하고 부처에서 주로 실국장을 맡는 가·나급(옛 1, 2급) 고위 공무원단도 1550명에 이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4일 ‘최대석 미스터리’의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수위원의 갑작스러운 사퇴도 전례가 없지만 사퇴 이유가 이처럼 ‘깜깜이’인 경우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외부와 연락을 끊은 최대석 전 위원은 사퇴 이유를 묻는 동아일보 기자의 e메일에 이날 오전 답장을 보내왔다. 최 전 위원은 e메일에서 ‘아직은 뭐라고 말씀드릴 처지가 아니다. 물론 개인 차원의 비리 같은 것은 아니다. 적절한 시점이 되면 알리겠다’고 적었다. 최 전 위원은 전날 밤 지인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도 ‘조금 복잡한 사정이 발생해 사임을 요청했다. 개인적인 비리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렸다.e메일에서 개인 비리가 아니라는 점을 유독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일부 언론에서 최 전 위원이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사위인 점을 들어 상당한 재산 보유와 주식 거래 등이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게 아니냐고 보도한 데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설령 개인적 문제가 있더라도 장관 후보도 아닌 상황에서 임기 두 달의 인수위원을 갑자기 사퇴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e메일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지금은 말할 처지가 아니지만 적절한 시점이 되면 알리겠다’ ‘복잡한 사정이 발생했다’는 부분이다. 인수위가 밝힌 대로 ‘일신상의 문제’가 아닌 인수위 내부에 사정이 있었다는 뉘앙스가 풍기는 대목이다.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여러 차례 강조한 ‘보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데 따른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12일 정무분과 소관인 국가정보원의 업무보고 때 외교국방통일분과인 최 전 위원이 참석했다”며 “이날 한 방송에서 국정원 업무보고에 대북라인만 참석했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이를 발설한 사람에 대한 보안조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발설자로 최 전 위원이 지목되면서 이날 사퇴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에 앞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을 없애고 그 기능을 신설할 국가안보실에서 맡는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최 전 위원이 발설자로 지목되기도 했다.하지만 최 전 위원이 이런 사실을 강하게 부인한 데다 이런 문제로 새 정부 대북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그의 사임을 박 당선인이 쉽게 받아들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국정원 업무보고와 관련한 보안조사가 업무보고가 끝난 뒤 반나절 만에 이뤄져 사퇴까지 했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북정책 기조를 둘러싼 인수위 내부 갈등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최 전 위원이 인수위 내 강경파와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다. 최 전 위원의 학계 지인들은 “박 당선인이 공직 경험이 있는 인사들에게 많이 의존하면서 최 전 위원이 소외감을 느꼈을 수 있다. 박 당선인이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 강경파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이 같은 설명도 박 당선인이 강경파들보다 최 전 위원과 더 오래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는 14일 기자들에게 “나나 윤병세 위원이 (최 전 위원과) 알력을 빚을 사람이냐”며 “(내부 갈등은) 절대 없다고 봐도 된다”며 강하게 부인했다.만약 건강상의 이유라면 왜 당장 밝히지 못하는지, 개인적 문제라면 왜 나중에 알리겠다고 했는지도 의문이다.이재명·윤완준·홍수영 기자 egija@donga.com}

“깨끗하고 중립적인 사람이 검찰총장이 돼야 검찰이 자연스레 제 기능을 되찾게 된다. 검찰총장의 무거운 책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한 부장검사) “건군 이래 국민적 존경과 신망을 받는 국방장관을 꼽기 힘들다는 지적이 가슴 아프다.”(국방부 고위 관계자) “국세청장들이 ‘본업보다 가욋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국세청 관계자) 동아일보가 ‘박근혜 시대-인사가 만사다’ 시리즈를 통해 고위 공직자의 자격요건을 제시할 때마다 해당 부처 당국자들은 한결같이 “다음 정부의 인사에 실질적인 지침이 될 것”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7일 ‘검찰총장의 5대 자격요건’이 보도되자 “검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려주는 좋은 교육 자료다. 후배들에게 검찰총장의 자격요건이 담긴 기사를 복사해서 나눠줬다”는 부장검사도 있었다. 이달 2일 국방부 장관의 4대 자격요건을 읽은 한 전직 국방부 장관은 “역대 국방 수장들의 공과(功過)를 가감 없이 지적해 ‘안보 백년대계’를 책임질 차기 국방부 장관의 인선 지침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자격요건을 제시한 국가정보원장은 정보기관이라는 특성상 다수의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들을 익명으로 취재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익명이 지켜지지 않으면 인터뷰 자체를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존재를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지난해 12월 24일 국정원장의 5대 자격요건 보도가 나간 뒤엔 잇따라 취재진에게 연락을 해서 “이번에야말로 정보의 정치화를 막을 통찰력을 갖춘 경륜 있는 정보 전문가”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응했던 전직 국가안전기획부 관계자는 보도 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났을 때 뼈 있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장에 대통령 핵심 측근을 앉히면 안 되고 정보 전문가가 아닌 법조인은 안 된다고 제시해놓고 국정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로 법조인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을 소개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얘기였다. “그만큼 5대 자격요건을 두루 갖춘 국정원장감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인사가 만사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자격요건을 제시하면서도 “그런 요건을 갖춘 사람이 한국에 과연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31일 보도된 외교통상부 장관의 5대 자격요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한 외교관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외교부 장관감은 아무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이처럼 정부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역설 앞에 기자들은 힘이 빠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이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이념으로 갈등하며 인재풀을 넓히는 데 인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른바 진보정권이 잡으면 능력이 있어도 보수 성향의 인물을 기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정부 내에 있는 인재들도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쳐왔고 보수정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그러다 보니 권력 교체기에 관료나 전문가들이 비전을 제시하거나 소신을 말하기보다 권력에 줄을 서는 행태가 나타났다는 것. 역대 정부도 인재를 발굴하는 데 인색하거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검찰총장의 자격요건을 일독한 검찰 간부들은 “우리는 그런 요건을 갖춘 검찰총장을 오래전부터 언제나 기다려 왔다. 그런데 새 정부가 정말 그런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할 자세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또다시 특정 이념의 코드인사가 반복되면 검찰이 추락하는 건 물론이고 정권 말에 대통령이 그 부담과 폐해를 모두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외교통일 관련 부처의 전직 장관은 본인 스스로 이런 이념 프레임에 갇혀 인터뷰를 거부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전직 수장의 경험과 조언이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장관을 두 번 지낸 그는 기자가 기획의 취지를 설명하고 ‘성공적인 장관직 수행을 위한 자질, 차기 장관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가지씩만 언급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본보가 해당 부처 수장으로 거론한 사람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 한 인사는 한 행사장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자 일면식도 없으면서 “식사를 한번 하자”고 했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이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관심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거론된 한 인사는 함께 이름이 나온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에 대해 “경력과 자질 측면만 보자면 이 최고위원보다 오히려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더 어울린다”고 촌평하기도 했다.윤완준·전지성·조숭호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통일외교 분야 핵심 참모로 알려진 최대석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사진)이 갑작스레 사퇴했다. 인수위원 활동 9일 만으로, 인수위원이 중도에 사퇴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인수위 윤창중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최 위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12일 인수위원직 사의를 표명했고 박 당선인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사퇴 이유에 대해선 “일신상의 이유로만 이해해 달라. 더 말하기 어렵다”며 입을 다물었다. 최 위원은 이날 사퇴 사실이 알려진 오후 4시 이후 휴대전화 전원을 껐고 이후 본보 기자는 자택까지 찾아갔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인 최 위원은 7, 8년 전부터 박 당선인과 호흡을 맞추며 대북정책의 밑그림을 그려온 박근혜 외교통일팀의 원년 멤버다. 박 당선인이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으로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틀을 잡은 인물이기도 하다. 2010년 말 출범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대선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 위원으로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 수립을 주도해 왔다. 아버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4선의 고 최재구 전 공화당 부총재다. 박 당선인의 신임이 두터워 새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돼 온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어떤 곡절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위원은 8일 경남대와 북한대학원대 주최 연찬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연을 하고 고건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40여 명의 인사와 간담회도 가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최 위원이 총 4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잘 알겠다’는 말 외엔 발언을 가급적 삼가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였다”고 했다. 11일 국방부 업무보고 때는 “남북 군사회담 준비는 잘돼 가느냐”는 정도의 질문을 던졌으며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한다. 최 위원의 한 지인은 “10일 밤 한 상가에서 최 위원을 만났다. 그때까지 의욕에 넘쳤었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수위원 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다가 자신의 전공 분야인 통일부 업무보고(16일)를 앞두고 사퇴했기 때문에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마저도 주변에 “왜 그만뒀는지 아느냐”고 탐문하기도 했다. “내가 아는 위원들에게 다 전화를 돌려 봤는데 아무도 모르더라” “정말 모른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느냐”는 등 당선인 비서실과 인수위 관계자들도 정확한 사퇴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당선인 측 한 핵심 관계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개인적인 이유라고 들었다”고 했다. 최 위원은 GS그룹 허씨 일가(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사위로 처가 쪽이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자신이 보유한 GS그룹 주식을 장내 매도한 것 외엔 기업 활동에 관련된 적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주식 관련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인수위원 검증을 거친 만큼 ‘개인적 흠결’이 뒤늦게 나온 게 아니라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과 관련한 이견이 표출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추론도 있다. 최 위원은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고 5·24조치의 단계적 해제가 필요하다는 지론을 가진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안보가 강조되고 대북압박론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인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북 고립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발언이었다.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의 핵심 관계자는 이에 “정책으로 인한 갈등은 없었다. 황당한 얘기”라며 “옆에서 보기에 굉장한 과로를 느끼는 것 같았다. 건강 문제인 듯하다”고 말했다. 외교통일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설사 정책 이견이 있다고 해도 젠틀해서 싸우고 나올 사람은 아닌데…”라고 했다. 새 정부의 장관 자리 등을 둘러싼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음해성 투서가 접수됐을 거라는 얘기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주말인 12, 13일 국가정보원·대검찰청·경찰청·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의 업무보고를 잇달아 받았다. 국정원은 12일 오전 업무보고에 기획조정실장과 북한정보 수집 및 방첩수사 관련 국장 등 북한 업무 관련 담당자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와 해외 담당 파트가 빠진 것이다. 대북 정보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보고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국정원이 북한 업무 위주로 개편되면서 국내 정치·정보수집 업무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원장 산하에 1차장(해외)·2차장(국내)·3차장(북한) 체제로 운영된 국정원의 조직·운영 개편이 불가피해진다. 박근혜 당선인 측과 새누리당에선 그동안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기능을 폐지하고 해외와 대북 정보수집을 강화하거나 대북 업무만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박 당선인이 ‘튼튼한 안보’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국내 방첩 수사 기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12일 오후 업무보고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수위에 박 당선인의 검찰 개혁 공약을 이행할 큰 틀을 설명했다”며 “방안을 확정할 때까지 수시로 검찰과 인수위가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인 검사장급 축소안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존폐에 따른 대안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추가 보고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법무부는 54개인 검사장 직급의 축소 공약과 관련해 우선 4개 자리를 없애는 안과 최대 14개 자리까지 단계적으로 줄이는 안을 보고했다. 또 노무현 정부 때부터 검사장 직급이 늘어난 배경 등을 설명했다. 대검 관계자들은 중수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중수부 기능을 대신할 별도 수사기구 설치 방안, 고검 내 한시적인 수사 태스크포스(TF) 설치안의 장단점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13일 업무보고에서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등의 범죄에 대한 전담 조직을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우선 전국 101개 경찰서에 여성청소년과를 신설하고 성범죄 전담반을 신설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학교폭력 차단을 위해 학교 주변 200m를 ‘학생안전지역(Safe zone)’으로 지정해 폐쇄회로(CC)TV 설치를 확대하고 아동안전지킴이도 현행 2260명에서 5882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선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견제할 수 있도록 검사가 영장을 청구해주지 않으면 경찰이 관할 지방법원에 불복절차를 밟도록 하는 내용도 업무보고에 포함됐다.윤완준·전지성·신광영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위원회 소속 국민대통합특위와 청년특위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이 각각 합류했다. 두 특위 활동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대통합특위는 인수위원인 한광옥 위원장과 김경재 수석부위원장, 인요한 윤주경 김중태 부위원장에 하 의원까지 6명이 됐다. 하 의원은 국민대통합특위가 논의한 실천 방안을 조정하고 법안으로 만들어 제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386운동권 출신인 하 의원은 대북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 대표로 활동하며 북한민주화운동가로 변신한 뒤 지난해 4·11총선에서 19대 국회의원(부산 해운대-기장을)에 당선됐다. 새누리당 대선캠프 국민대통합위 총괄간사를 맡아 긴급조치 피해자 보상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국민대통합특위는 인수위가 출범한 지 5일이 지나도록 아직 전체회의를 한 적이 없어 상징 기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인수위 안팎에서 나온 바 있다. 국민대통합특위가 사회갈등 조정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상민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청년특위에는 손 위원장이 합류했다. 손 위원은 청년·20대·대학 분야를 맡는다. 기존 위원 가운데 윤상규 위원은 청년 일자리, 오신환 하지원 위원은 30대와 젊은 여성, 박칼린 위원은 문화콘텐츠 분야, 정현호 위원은 반값등록금, 이종식 위원은 미디어 소통 문제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대학 총학생회장들과 반값등록금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를 마련한다고 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도대체 누가 낸 아이디어냐? 누구의 발상이야?” 2012년 7월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26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처리하려다 밀실 논란을 야기한 한일 정보보호협정 추진 과정을 놓고 참모진을 매섭게 몰아쳤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6월 27일)하기 직전까지 참모들이 구체적인 처리 방침을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논란의 책임을 서로 미루는 것에 대해서도 역정을 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복잡한 외교안보 현안을 조율할 작전사령관이 없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라며 “당시 지휘자가 없어 악기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B급 오케스트라를 보는 듯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다양한 외교안보 정책 집행 및 조정 기능을 국익의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일사불란하게 조율해 내야 한다. 특히 미국 중국 주요 2개국(G2)의 지도부 교체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동북아 안보 질서가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국가안보실장은 국제정치 흐름을 읽는 ‘글로벌 아이(global eye)’와 함께 고도의 정무 감각까지 갖춰야 한다.① 한미동맹의 성과 유지하며 남북 관계 해소 이끌어 낼 전략가 국가안보실장은 높아진 한미동맹의 성과는 유지하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으로 냉각된 남북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지혜로운 정책 감각이 필요하다.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지렛대 삼아 물질적 지원을 요구하는 북한의 행태에는 이명박 정부처럼 강하게 거부하면서도, 경색된 남북 사이의 신뢰 회복을 추구해 가야 한다. 한미동맹과 남북 관계가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만드는 지략가가 돼야 하는 것이다. 윤병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계속 ‘엄한 아버지’ 스탠스만을 유지할 수는 없다. 한미동맹의 기초 아래 남북 관계 회복도 이뤄 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는 확실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대북 정책에 혼선이 생길 여지가 많았고 그것이 남북 관계를 더욱 꼬이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남북 관계는 바라지 않았다. 일부 청와대 참모의 강경 노선이 이 대통령을 ‘대북 강경론자’로 만든 측면도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② 외교 통일 국방 3대 축에 대한 고른 이해와 정무 감각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의 종합 코디네이터’인 만큼 외교 통일 국방이라는 3개 핵심 축에 대한 고른 이해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 중 한 명인 A 씨는 이 대통령에게 “당신은 국방 분야가 너무 약하다”라고 꾸지람을 받았다. 다른 핵심 참모 B 씨는 요즘도 “외교적 감각이 부족하다”라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외교안보 현안이 국내외 정치 현안과 긴밀하게 맞물릴 수밖에 없는 만큼 고도의 정무 감각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한일정보보호협정이 밀실 처리 논란 끝에 지금까지 흐지부지된 것도 한일 문제에 대해 국민이 갖는 ‘특별한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북 감시 체제 강화를 위해 일본의 안보 자산을 공유해야 한다’라는 안보적 발상에만 치우치다가 다른 핵심 요소를 놓쳐 버린 것이다. ③ G2가 격돌하는 동북아 신질서에 대한 전략적 통찰 이명박 정부의 한미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는 평가를 적지 않게 받았다. 끊임없이 양국 관계가 삐걱거렸던 노무현 정부 때문에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많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통찰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가 중국 정부에 구금된 것을 놓고 “정부가 그동안 대중 외교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원만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참모인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한미 또는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가 ‘반중(反中) 동맹’으로 오해받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중국도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를 만들 필요가 있고 그런 논의를 국가안보실에서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정책과 대중 정책의 전략적 조화를 이뤄 낼 수 있는 사람이 국가안보실장이 돼야 하는 이유이다.④ 대통령에게 국익 차원 직언 언제든 할 수 있는 정치적 용기 필수 외교안보분야의 전직 장관급 인사는 “간혹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과 국익이 미묘하게 충돌하는 상황을 맞을 때가 있다. 이때 대통령에게 ‘국익 차원에서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지지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인 대통령이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무리한 외교적 발언이나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다. 이 인사는 “그 순간은 달콤한 환호를 듣지만, 나중에 반드시 국익 차원의 반대급부를 치르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안보실장은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할 말을 다해 최선의 결정을 숙고할 수 있도록 하는 ‘최후의 게이트키퍼(gate keeper)’ 역할을 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임동원 씨가,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종석 씨가 일정 부분 그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은 자신이 맡은 직책과 상관없이 ‘외교안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계속함으로써 공식 기구나 공식 경로를 무색게 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가안보실장은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가 돼야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나 잡음을 막을 수 있다.이승헌·윤완준 기자 ddr@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외부 전문가 전문위원’ 가운데 여성·문화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황신혜밴드의 리더 김형태 씨(47)가 눈에 띈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쪽(정치나 정당)에는 관여한 적이 없는데 누가 (전문위원으로) 추천했는지 모르겠다. 얼떨떨하다”면서 “10일 인수위에서 위촉 사실을 통보 받고 심사숙고했다.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참여해도 괜찮겠다고 결심해 11일 임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순수예술 분야와 비주류 문화예술 분야 창작활동에 대한 국가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인디밴드 및 뮤지션 창작 지원 강화’ ‘독립 예술영화 제작 지원 및 전용관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 씨는 비주류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정책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홍익대 앞에서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해온 그는 한국 인디 음악계 1세대 뮤지션이다. 1997년 리더를 맡은 황신혜밴드의 1집 ‘만병통치’로 데뷔했다. ‘짬뽕’ 같은 독특한 곡이 홍익대 앞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전위적인 음악으로 주목받았다. 최근까지 라이브 연주 활동을 해왔다. 김 씨는 “올해 10년 만에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1999년에는 ‘햄릿프로젝트’의 햄릿 역으로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남자배우 인기상을 받았다.임희윤·윤완준 기자 imi@donga.com}
국방부가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사병 봉급을 2012년 기준으로 매년 20% 안팎씩 인상해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까지 지난해의 두 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한다.병사 봉급은 지난해 기준으로 이등병 8만1500원, 일병 8만8000원, 상병 9만7500원, 병장 10만8000원이다. 올해 병사의 봉급은 지난해에 비해 20% 인상됐다. 국방부의 계획대로 추진되면 2017년에는 이등병 16만3000원, 일병 17만6000원, 상병 19만5000원, 병장 21만60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이에 따라 병사 봉급 전체 예산도 지난해 5258억 원(수당 제외)에서 2017년에는 1조516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국방부는 남북한이 비무장지대와 남북 지역의 6·25전쟁 격전지를 서로 방문해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사한 국군의 유해를 끝까지 찾아낸다는 원칙 아래 미군이 북한 지역의 유해를 발굴하듯 우리도 유해를 발굴할 생각이 있다. 북한이 발굴을 허용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중국 정부의 특사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의 접견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대북정책에서 양국의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박근혜 외교’의 키포인트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한중 관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지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당선인은 접견에서 “한중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게 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양국 사이에 있는 강한 문화적, 역사적 유대감”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과 장 부부장은 농담도 주고받았다. 장 부부장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다소 어설프게 말하자 웃음이 터졌고 박 당선인은 중국말로 “신녠콰이러(新年快樂)”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한국어 발음이 어려웠겠다”고 하자 장 부부장이 “제가 원래 유머 전공”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에서 당선인의 인기가 높고 당선인을 중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로 여긴다”며 “당선인이 감명 깊게 읽은 책 ‘중국철학사’의 저자인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이 내 스승”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이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단 접견에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박 당선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이 농담을 할 정도로 중국어를 구사하고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특사를 맡는 등 여러 차례 중국을 찾아 중국을 잘 아는 정치인으로 본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2005년 방한했을 때 박 당선인을 만나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을 표하자 관련 서적을 인편으로 보내줄 정도로 두 사람의 친분도 깊다. 시 총서기는 2011년 12월, 지난해 3월, 10월 박 당선인을 초청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기반들을 토대로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균형외교를 통해 미중 간 협력에 기여하겠다는 외교 기조도 엿보인다. 박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이 나올 때도 미중 간 데탕트(긴장완화)라는 배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5, 16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