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SBS TV 드라마 ‘야왕’의 남자 주인공 하류(권상우 분)는 시체 유기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4년 만에 출소한다. 이 장면에서 하류는 오랜 세월에 빛이 바랜 붉은 벽돌 담장 가운데 있는 교도소 철문을 열고 세상에 나온다. 교도소는 성곽처럼 길게 이어진 붉은 담에 둘러싸여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해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착한남자’에도 이 건물이 나왔다. 강마루(송중기 분)를 칼로 찌른 혐의로 복역한 안민영(김태훈 분)이 출소하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광복절 특사’ ‘숨’ ‘이끼’ ‘투사부일체’ ‘집행자’ 등의 영화와 드라마 ‘더킹 투 하츠’ ‘드라마의 제왕’ ‘다섯손가락’ ‘빛과 그림자’에는 이 건물의 내부 수감시설까지 등장한다. 재연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는 재소자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교도소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다. 일제가 1908년 애국지사들을 수감하기 위해 근대식 감옥인 경성감옥으로 만든 건물이다. 경성감옥에서 서대문감옥, 서대문형무소, 서울형무소, 서울교도소,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바뀌는 동안 많은 애국지사와 민주화 열사가 이곳을 거쳐 가거나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유관순 열사가 옥고를 치르다 순국한 곳도 여기다. 1987년 11월 서울구치소가 경기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수감의 역사는 끝났지만,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려는 뜻이 모여 1998년 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 이후 역사 교육의 현장이자 영상물 촬영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역사관 관계자는 “30만 원을 내면 건물 안팎을 2시간 동안 촬영할 수 있다”며 “한 달에 10여 차례 촬영장소 섭외 문의가 온다”고 했다. 이 역사관에서 주로 촬영이 이뤄지는 것은 실제 교도소 촬영 허가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교도소 정문이나 주차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촬영이 허락되는 게 고작이다. 교정시설 내부가 공개되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촬영 장비 중 상당수가 교도소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어서다. 역사관에서도 촬영 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사형장이다. 구치소 이전 후 한때 사형장에서도 촬영이 가능했지만, 일부 업체가 사형장에서 옷 광고나 개그 영상을 찍어 논란이 된 뒤에는 일절 금지됐다. 역사관 관계자는 “사형장은 역사의 아픔이 깊이 배어 있는 곳”이라며 “사형이 집행된 분의 유족들이 문제의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서울 강남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지역이 됐다. 강남구에 따르면 1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60만 명 중 절반 이상인 32만4000명(54%)이 강남을 찾았다. 그러나 대부분 강남의 명소를 다 돌아보지 못하고 신사동 가로수길, 삼성동 코엑스 등 2, 3곳만 방문하고 돌아갔다는 게 강남구 측의 설명이다. 강남구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강남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도록 강남 21곳을 거치는 ‘강남시티투어버스’를 5월 1일부터 운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자치구가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투어버스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주차장 부근에 건립 중인 관광정보센터를 출발해 압구정 로데오거리, SM엔터테인먼트 사옥 및 청담동 거리, 봉은사, 코엑스, 양재천, 광평대군 묘역, 선릉, 강남역, 도산공원, 가로수길과 거점 호텔 등을 거쳐 다시 정보센터로 돌아온다. 총길이는 24.5km로 평균 105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은 정보센터를 포함한 정류장 21곳 어디서든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표 한 장만 있으면 원하는 곳에서 내려 관광을 한 뒤 1시간 간격으로 오는 버스를 무제한으로 갈아타고 이동할 수 있다. 투어에 쓰일 두 대의 버스로는 유럽식 2층 버스와 2층 천장이 개방된 오픈형 버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시내에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는 주체가 서울시와 강남구 등 두 곳이 되면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객이 두 버스를 혼동해 서울시티투어버스 표를 끊어 강남시티투어버스를 타려다 탑승을 거부당하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희수 강남구 관광진흥과장은 “서울시티투어버스 노선 일부를 압구정동 관광정보센터까지 연장해 정보센터가 두 투어버스의 환승 터미널 역할을 하게 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두 버스 표 중 하나만 있으면 정보센터에서 환승해 가며 강남과 도심 및 강북 지역 곳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겨울철 스케이트장으로 이용됐던 서울광장이 새 옷으로 갈아입은 뒤 다음 달 15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을 찾는 시민들이 봄기운을 느끼며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을 앞두고 광장의 잔디 6449m²를 전면 교체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광장에 남아 있는 잔디는 겨울철 한파와 스케이트장 운영으로 대부분 훼손됐다. 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의 양묘장에서 자체 생산한 잔디를 서울광장에 심고 주변 화단에도 팬지, 튤립 등 봄꽃을 심을 예정이다. 배호영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서울광장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잔디가 뿌리를 내리는 동안 광장에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앞 보도에는 165m에 달하는 ‘올림픽 스타의 길’이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각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대형 사진을 담은 전시벽 23개가 설치된 이 길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금메달을 따기 직전의 감격적인 순간을 유일하게 입체로 재현한 동상(사진)이 그것이다. 길을 따라 질주할 것 같아 보이는 이 동상은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일장기를 단 채 금메달을 딴 고 손기정 선수 동상이다. 동상 받침대에는 ‘망국의 한을 우승으로 승화시킨 슬픈 올림픽의 승리자. 그는 한국인의 민족 영웅이자 지구촌 체육인의 자랑으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영원히 달린다’라는 글귀가 한국어, 영어, 독일어로 새겨져 있다. 작품 이름은 ‘세계 제패의 순간’. 2006년부터 길 입구를 지키고 있다. 손기정기념재단(이하 재단)은 손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 70주년을 맞아 2006년 2월 동상 제작에 들어갔다. 서양화가인 강형구 재단 이사장과 그의 지인인 조각가 박철찬 씨가 힘을 합쳤다. 이들은 당시 사진을 바탕으로 손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을 높이 250cm의 동상으로 재현했다. 동상은 같은 해 8월 9일 서울광장에서 공개됐고 이후 이 길로 옮겨졌다. 그런데 동상은 손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와 다른 게 있다. 오른쪽 가슴의 일장기가 태극기로 바뀌었다. 얼굴 표정도 조금 더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강 이사장은 “손 선수가 생전에 ‘42.195km를 완주한 찰나의 순간에 힘겨움과 환희, 민족의 아픔, 서러움 등 온갖 감정을 다 느꼈다’고 늘 말해 왔다”라며 “그 감정을 사람들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도록 실제보다 표정을 조금 과장했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의 주독 한국대사관 앞에도 이 동상과 똑같은 동상이 있다. 재단은 2006년 당시 동상을 두 개 제작해 하나를 베를린 올림픽주경기장이나 경기장 인근의 올림픽 기념관에 전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념관 측이 동상 관람객이 거의 없는 후미진 곳을 설치 장소로 내줘 재단은 동상 설치를 미루기로 했다. 동상은 적당한 장소가 마련될 때까지 당분간 주독 한국대사관 앞을 지키며 손 선수가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지 3년. “남편이 언제 보고 싶으냐”고 물으면 고 박경수 상사의 아내 박미선 씨(33)가 눈물을 쏟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질문에 앞서 “정말 죄송하지만…”이라는 말을 연발한 이유도 혹시나 다시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미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자에게 박 씨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괜찮아요. 남편 얘기 물어보는 거 실례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그저 담담한 목소리였습니다. “지금도 남편과 찍은 사진이 거실에 그대로 있어요. 남편이 죽었다고 인정 못해요. 시신도 못 찾았잖아요.” 박 상사는 한 달에 15일은 배를 타러 갔다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2010년 3월까지 결혼생활을 한 10년 동안 그랬듯, 이번엔 출정을 조금 길게 나간 것뿐이라고 아내는 믿고 있었습니다. 3월이면 각종 언론사에서 전화해 근황을 물어보는 게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제 그만 (남편이 저세상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재촉 같아서 그랬습니다. “곧 돌아올 건데, 저한테는 기다리는 게 일상일 뿐인데…. 그런 것만 안 물어보면 남편 얘기는 뭐든 물어봐도 괜찮아요.” 천안함 폭침사건 3주기를 맞아 취재팀은 천안함 46용사의 유족과 고 한주호 준위 유족 등 47명에게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유족 20명은 아예 연락이 되지 않거나 천안함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렵게 통화가 된 유족들도 1년 전 같은 인터뷰를 했을 때와 확실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고 심영빈 중사 아버지 심대일 씨는 지난해 인터뷰 당시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아들이 잊혀지는 게 얼마나 아쉬운지 자세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허전하다” “아들은 빈자리만 남겼다” “할 말이 없다”라는 짧은 답만 남겼습니다. 1년 새 말수가 줄어든 그가 남긴 가장 긴 말은 읊조리듯 반복한 “잊혀지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그게 당연한 건데…”였습니다. 유족들에게 직접 찾아뵙겠다고 부탁하면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조용히 살고 싶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어렵게 승낙을 했다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기자의 직업에 몇 번이나 회의가 들었습니다. 취재를 하는 동안 기자를 가장 울컥하게 한 건 3년이 지나도 남편과 아들이 없다는 사실을 차마 인정하지 못하는, 수화기 너머 유족들의 담담함이었습니다. 몇몇 유족은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라는 질문에 “아들이 죽은 걸 인정하지 않는데 무슨 말을 남겨야 하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아직 마음껏 슬퍼할 수도 없다는 유족들이 어렵게 입을 열었을 때 기자는 미안함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올 때가 됐는데’ 계속 그렇게 생각해요.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아직 받아들일 때가 안 된 거 같아요.”(박미선 씨)손효주·박희창 기자 hjson@donga.com}

故 방일민 중사 아버지 방광혁 씨(61) 아빠는 요즘 낚시터에 자주 가. 거기 가면 혼자 실컷 울 수 있거든. 너 어릴 때 그 낚시터에 많이 데리고 다녔는데…. 이제는 아빠 혼자서 울고 있구나.故 이재민 하사 아버지 이기섭 씨(54)재민이가 혼자 외롭게 있진 않을 테니까…. 젊은 청춘 46명과 함께 잘 지내고 있을 거니까…. 그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으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故 강준 상사 아버지 강현찬 씨(66)잘해주지 못해서, 잘 가르치지 못해서, 배부르게 먹이지 못해서 지금도 아버지가 많이 미안해. 잊혀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아빠가 너무 미안해. 故 민평기 상사 어머니 윤청자 씨(70)평기를 만나면 용서를 빌 거예요. ‘잘 입히지도, 잘 먹이지도 못한 어미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요. 평기는 다시는 꽃다운 사람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걸 전하고 떠났어요. 그걸 꼭 기억해주세요. 故 박정훈 병장 아버지 박대석 씨(54)정훈아 네 방은 아직 그대로 있다. 아버지는 이제 힘든 티도 안 내고 잘 참고 잘 이겨내고 있어. 아들, 잘 지내지? 잘 있는 거지?故 강태민 상병 아버지 강영식 씨(53)아들에게 남길 말요? 없어요. 태민이가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거 같아요. 그때 못한 말을 다 할 겁니다. 아직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못 믿겠어요. 故 서대호 중사 아버지 서영희 씨(57)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발 국가가 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대호도 무엇보다 그걸 바랄 겁니다. 故 이상준 중사 어머니 김이영 씨(57)상준아,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네가 살아 있어. 또다시 3월이 되니까 엄마는 또 가슴이 불안하게 쿵쾅거린다. 우리 새끼, 내 새끼…. 하늘에서 꼭 만나자. 故 심영빈 중사 아버지 심대일 씨(64)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그 자연스러움이 왜 이리 가슴 아플까요. 故 장진선 중사 아버지 장만수 씨(55)진선이는 부모에게 뭘 그렇게 잘해주겠다고 돈 한번 마음껏 써보지 못하고 아끼고 살다 갔을까요. 아직 아들 시신도 찾지 못했습니다.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죠? 故 차균석 중사 아버지 차상률 씨(51)균석이 미니홈피에 자주 들어가서 오늘은 누가 들어왔나 봐요. 언제부터인가 들어오는 이가 없네요. 이렇게 잊혀지나 봅니다. 故 손수민 중사 아버지 손강열 씨(56)당사자가 아니면 쉽게 잊는 게 당연하겠죠. 그런데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서 국가 안보의 소중함까지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故 서승원 중사 어머니 남봉임 씨(46)일주일에 한 번씩 묘비라도 한 번 어루만지고 와야 버틸 수가 있어요. 그때 군대에 못 가게 잡을 걸…. 너무 어린 나이에 널 군대에 보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故 신선준 상사 아버지 신국현 씨(62)어떻게든 아들 생각을 안 하려고 합니다. 지금쯤 좋은 곳으로 갔겠죠? 갖은 애를 써봐도 아들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故 박석원 상사 아버지 박병규 씨(57)잊혀지는 것보다 가슴 아픈 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의 진실을 믿지 않는다는 겁니다. 안보에는 진보와 보수도, 여야도, 지역감정도 없어야 합니다.故 박보람 중사 어머니 박명이 씨(51)혹시나 전화가 오지 않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보람이 전화를 기다립니다. 아들 번호로 전화를 해보고 싶지만 겁이 나요. 보람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으면 어떡해요. 그걸 확인하고 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릴 거 같아요. 故 김선명 병장 아버지 김호엽 씨(53)죽어라 일하면서 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아요. 얘기해서 뭐 하겠습니까…. 그저 잊혀지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故 김태석 원사 아내 이수정 씨(39)나도 그 사람도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네요. 여보, 더이상 아무 일 없게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도와주세요. 故 이상희 하사 아버지 이성우 씨(52)아직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내 앞에서…. 멱살이라도 잡고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아무런 대응도 할 수가 없어요. 혹시라도 내가 먼저 간 아이들 명예에 먹칠을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故 나현민 상병 아버지 나재봉 씨(55)해군 간다고 했을 때 조금 더 말렸더라면 어땠을까…. 사람들이 묻더라. “이제 3년 됐으니 좀 괜찮겠네요”라고.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이 세월이 지났다고 해서 어떻게 괜찮아질 수가 있겠어.故 남기훈 원사 아내 지영신 씨(38)잊혀지는 건 어쩔 수 없겠죠. 그래도 아주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故 정범구 병장 어머니 심복섭 씨(51)어떤 사건이든 잊혀져요. 잊혀지는 건 문제가 아니에요. 아직도 잘못 알려지고 있다는 게 문제죠. 아무것도 물어보지 마세요. 이렇게 얘기하면서 슬퍼지는 거 원치 않습니다. 故 문영욱 중사 외삼촌 문상희 씨(59)영욱아. 아직도 마음이 착잡하구나. 여기는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잘 지킬 거니까 넌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마라. 故 정태준 일병 여동생 정주희 씨(21)오빠, 더이상 힘들어하지 마. 오빠는 하늘에서 그냥 편하게 쉬기만 하면 돼.}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남서쪽 2.5km 지점(추정)에서 서해 경비 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전사했다.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26일로 천안함 폭침 사건 3주기를 맞는다. 유족과 생존 장병은 여전히 아프다. 본보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제발 가만히 놔 달라”고 부탁했다. 아직 가슴속의 응어리를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유족은 말했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아직도 아들이 그립다.” 한 생존 장병은 “먼저 떠난 전우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기에 ‘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들의 깊은 슬픔을 들어봤다. 사진은 2함대사령부에 근무하는 이상엽 중위가 6일 경기 화성의 서해안(궁평항)에서 천안함 사건 3주기를 의미하는 국화 3송이를 든 채 먼저 떠난 전우들의 넋을 기리는 모습.박희창·손효주 기자·사진 화성=신원건 기자 ▼ “바람은 딱 하나, 제발 국가안보가 더 강해졌으면” ▼엄마는 울지 않았다. 하얀 스크린 위로 흐르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슬프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어두운 극장 안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눈물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그래, 그렇겠다’ 싶으면서도 눈물이 흐르진 않았어요. 아직도 내 아픔이 너무 커서….”아들과 함께 영화를 본 것은 ‘아바타’가 마지막이었다. 2010년 설 전날이었던 2월 13일 아들이 엄마의 손을 잡아끌었다. 아들과 단둘이 영화를 본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웠다. 그리고 41일 뒤인 3월 26일 아들은 엄마를 떠났다. 아들의 나이 26세 때였다. “아들 일이 아닌 다른 일에는 감정이 메마른 것 같아요.”하루도 거르지 않은 ‘비석 세수’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주황색 천을 손에 든 엄마가 나란히 서 있는 비석들 사이를 오가며 비석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닦았다. 아들은 2010년 4월 29일 이곳에 묻혔다. 바로 다음 날부터 2년 7개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석을 닦았다. “우리 아들과 전우(戰友)들 세수시켜 주는 거예요.”아들 얼굴에 먼지가 쌓이는 게 싫었다. 엄마와 아빠의 좋은 점만 골라 닮아 두 누나보다 더 예쁘게 생긴 막내였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 아들의 비석 주변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은 더 싫었다. “물속에서 40일 동안이나 있었는데, 또 물속에 들어가는 것 같아서….”주변에서는 ‘일상이 되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까지 이곳을 찾아 아들 세수를 시켜주는 게 엄마의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남편과 함께 오전 5시 반이든, 오후 10시든 생각날 때마다 아들을 찾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손목터널증후군까지 생겼다. 손목이나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해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의 인대에 눌려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병. 아침에 일어나면 왼손 가운뎃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아 오른손으로 잡고 펴야 한다. “의사 말로는 너무 열심히 비석을 닦아서 그렇대요. 한 해, 두 해는 괜찮았는데 3년째 되니까 이렇게 문제가 생겼네요.”아들이 떠나기 전 엄마는 심한 편두통에 시달렸다. 하지만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편두통이 사라졌다. ‘우리 아들이 엄마가 아픈 것까지 다 가져갔나 보구나.’ 엄마는 한동안 그런 줄로 믿었다. 요즘은 온몸이 아프다. 사고 당시 정신적 충격이 워낙 컸고, 이후로도 아들에게 집착하면서 잊고 있었던 통증이 하나둘씩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의사는 설명했다. 요즘은 심장 박동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는 부정맥까지 엄습해온다.“걸레 하나만 주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엄마를 지켜보던 한 참배객이 말을 건넸다. “걸레가 아니라 수건이에요. 따로 빨고, 삶아서 쓰기 때문에 수건보다 더 깨끗해요.”“엄마, 늙지 마.”지난해 11월 말 첫째 딸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하면서 18개월 된 손자를 돌봐주기 위해 엄마는 서울로 올라갔다. 현충원을 매일 찾다가 주말에만 찾게 된 게 이 무렵이다. 주중에는 할머니로 살다가 주말이 되면 대전에 내려와 아들을 찾는 엄마가 된다.“두 딸과 손자, 손녀가 있으니까 그 시간들을 견뎌내기가 조금 더 쉬웠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다른 자식들 생각도 하라’고 하고…. 그래도 먼저 보낸 자식이 가장 사랑스럽고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젠 뭘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으니까요.”대전 집 안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아들의 사진이 보인다. 아들의 안장식 때 사용했던 사진이다. 가끔 엄마는 그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사람들이 흔히들 인중이 짧으면 일찍 죽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재엽이는 그렇지도 않았거든요. 어디가 어때서 이렇게 일찍 떠나갈 운명이었는지….”평택 2함대사령부에 머물다 집에 온 아들은 가끔 “엄마, 두부조림 해줘”라고 말하곤 했다. 요즘 엄마는 두부조림을 만들지 못한다. 아들이 다시 생각날 것 같아서다. 아들은 하루에도 한두 번씩 꼭 전화를 할 정도로 자상했다. “당연한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한 친구가 ‘아들이 평생 할 전화 다 하고 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자기 아들은 한 달이 가도 거의 전화를 안 한다면서….”한번은 아들이 술을 마시고 전화를 했다. 엄마가 전화기에 대고 “재엽아, 사랑해”라고 해도 “알았어”라고 말하는 게 전부였던 아들이 그날은 달랐다.“엄마, 늙지 마.”엄마는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보내고 나니까 그 말이 그렇게 아프더라고요.” 아들 말대로 젊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엄마는 화장을 할 수가 없다.“예전에는 화장을 꼭 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아들을 보내고 나니까 화장하는 것조차도 아들한테 죄스럽더라고요. 나만 살았는데 뭘 그렇게 가꾸려고 하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엄마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아들이 떠나던 날 오후에도 통화를 했다. 첫째 딸이 아들 입으라고 줄무늬 반팔 티셔츠를 집으로 보내와 엄마는 사진을 찍어 아들에게 보내줬다. 아들은 “3월 30일 아니면 4월 1일에 부대로 돌아가니까 그때쯤 집에 갈게”라고 말했다. 그 티셔츠는 결국 아들이 떠나고 100일이 지난 후 불 속으로 사라졌다. ‘옷을 태워주지 않으면 영혼이 헐벗고 다닌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겨울 옷, 여름 옷 한 벌씩을 그렇게 아들에게 보내고 난 뒤에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국립대전현충원에는 보훈미래관이 있다. 1층 전시실 한쪽 벽면에는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천안함 전사자 46명의 사진이 가득 채워져 있다. 위로부터 둘째 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 엄마 강금옥 씨(58)의 아들 고 임재엽 중사가 머무는 또 다른 곳이다. 그와 전우들 앞에는 두 동강 난 천안함 모형이 유리 상자에 담겨 있다.한 가족이 그들 앞에 몇 초간 서 있다가 이내 자리를 떴다. 그렇게 사람들은 그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대전=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해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은 96학번 대학 새내기인 승민(이제훈 분)과 서연(수지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 ‘첫사랑 열풍’을 일으켰다. 이들이 다니는 대학교 이름은 영화에서 명확히 언급되지 않는다. 다만 승민과 서연이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서울 신촌에 있는 학교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촬영된 학교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의 경희대(사진)다. 남녀 주인공이 건축학개론 수업을 마치고 대화를 나누는 곳은 경희대 문과대 건물 앞이다. 서연이 하얀 치마를 입고 책을 품에 안은 채 혼자 걸어가는 곳은 경희대 노천극장 앞이다. 경희대가 첫사랑의 아련함을 담은 영화에 등장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영화 ‘클래식’에는 지혜(손예진 분)와 상민(조인성 분)이 쏟아지는 비를 피해 함께 점퍼를 쓰고 뛰어가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도 경희대 중앙도서관 진입로와 도서관 입구 등 캠퍼스 곳곳이 나왔다. 같은 해 개봉한 ‘동갑내기 과외하기’, 2008년 ‘무림여대생’에도 경희대가 등장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학교 본관, 평화의 전당 등 웅장한 고딕 양식의 건물이 있는가 하면 1950, 60년대에 지은 오래되고 낮은 건물도 섞여 있어 다양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도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다. 학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요즘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빨간 벽돌 건물 3개 동이 있다. 학교를 관통하는 중앙로의 조경도 예쁜 것으로 소문났다. 서울시립대에서는 1992년 방영된 드라마 ‘내일은 사랑’을 시작으로 2009년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2011년 ‘마이프린세스’, 2012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촬영됐다. 최근엔 ‘7급 공무원’, ‘오자룡이 간다’를 촬영하는 등 거의 매년 드라마 촬영이 진행된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요즘 대학들이 매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우리처럼 운치 있는 건물이 있는 곳이 드물다”며 “특히 경농관, 제1공학관, 전농관 등 30년 이상 된 건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캠퍼스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담으려는 촬영 관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의 촬영이 쉽게 허락되는 건 아니다. 서울시립대는 촬영에 비교적 우호적이지만 면학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주말에만 촬영을 허가한다. 경희대는 학교 이미지를 고려해 영상물의 내용을 검토한 뒤 허가를 내준다. 지난해에는 한 영화 제작 관계자가 경희대 본관을 북한 노동당 당사 외경으로 쓰겠다며 섭외 요청을 했지만 거절했다. 학교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우리 시장에 무료배송서비스 센터가 있었다고요? 금시초문인데….” 3일 오후 강서구 화곡동의 까치산시장. 이 시장에서 쌀가게를 운영하는 임광식 씨는 “시장 안에 배송센터가 어디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만난 다른 상인들도 대부분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었다. 금시초문이라는 반응과 달리 이 시장에는 무료배송서비스 센터가 있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시내 34개 시장에 무료공동배송 센터 설치 지원금을 지급했다.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처럼 무료배송 서비스가 실시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 시장 한 곳당 최대 3300만 원씩 9억8100만 원을 지원했다. 시는 설치비와 초기 운영비를 지원해준 다음 시장 상인들이 나서서 센터를 활성화하게 할 작정이었다. 까치산시장도 2009년 지원을 받아 배송용 경차 등을 구입하고 배송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재는 배송센터 운영이 중단됐다. 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지원금으로 문을 열긴 했지만 배송 직원 인건비와 차량 유지비 등이 부족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인회 차원에서 배송센터를 이용하라는 홍보도 거의 하지 않아 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고객이나 상인도 소수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센터의 수익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시에 따르면 지원금을 받은 뒤 배송센터를 운영하다 폐쇄했거나 배송 실적이 거의 없는 곳은 34곳 중 10곳 안팎에 이른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자 지원책을 내놨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는 곳이 상당수인 셈. 2009년 문을 연 화곡동의 남부골목시장 배송센터도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우선 배송 건당 상인이 배송센터에 지급하는 배송료가 1000원 수준이어서 배송료만으로 인건비나 운영비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일부 상인은 고객의 배송비를 자신들이 부담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다. 오토바이가 있는 상인들이 개별 배송을 고집하는 바람에 배송 물량이 적어 배송센터 수익은 더 떨어졌다. 반면에 2008년 지원금을 받아 배송센터를 설치한 중랑구 망우동의 우림시장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 시장 배송센터는 상인에게서 받는 건당 2000원의 배송료 외에 상인회비 6만 원에서 6000원씩을 따로 떼어내 인건비와 운영비로 사용한다. 언제나 무료로 배송을 해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손님도 늘었다. 이 시장 역시 센터 설립 전 상인들의 반발이 있었다. 배송 직원의 월급을 배송료로 감당하지 않고 왜 상인들이 따로 줘야 하느냐는 것. 이에 시장 상인회가 나서 두 달에 걸쳐 상인들을 설득했다. 상인회 박철우 회장은 “배송센터는 하루 40건에 이르는 배송건수에도 불구하고 낮은 배송료 탓에 월 120만 원가량 적자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고객을 끌어와 시장 전체 매출을 극대화하는 사업이기에 배송을 활성화할수록 시장도 살아난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시는 올해 새로 지정되는 20개 시장에 8개월간 인건비를 지원해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인건비 지원이 끊긴 이후 다시 운영이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며 “배송센터 운영은 수익 사업이 아니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라는 점을 인식하고 상인과 상인회가 운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손님을 기다린다며 차도에 오래 정차한 택시, 자녀를 태워가려고 학원가 앞 보도에 정차한 차량 등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실시된다. 서울시는 불법 주정차가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200곳을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4일부터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200곳은 병원 은행 음식점 등 개인적인 용무를 보려고 잠시 주정차하는 경우가 많은 도로와 주차장 부족으로 상습적인 불법 주차가 발생하는 주택가, 택시 택배차량 등 사업용 차량의 장기 정차가 자주 발생하는 도로, 대형마트·백화점 주변 도로 등이다. 시에 따르면 영동대로 대치동 100m 구간에는 학원, 병원, 아파트 상가가 밀집해 낮 12시부터∼오후 9시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교통 혼잡이 빚어진다. 시는 시와 자치구의 단속 공무원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1회 적발 시 승용차 및 1t 이하 트럭은 과태료 4만 원, 승합차 및 1t 초과 트럭은 5만 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적발된 뒤 2시간이 지나도 이동하지 않으면 1만 원을 추가로 부과한다. 다만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규모 음식점이 몰려 있는 6차로 이하 도로변 일대와 재래시장 일대, 경찰 지정 화물조업 장소 등 1942곳에서는 통행에 큰 지장이 없는 한 단속을 자제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동아일보의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가 지적했듯 도로변 불법 주정차가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등 사회적 손실이 큰 만큼 집중적으로 단속과 계도를 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사거리에서 청량리역 방향으로 걷다보면 거수경례를 하며 반갑게 맞는 이가 있다. 사람이 아닌 ‘주꾸미’다. 높이가 230cm에 이르는 이 주꾸미 동상은 다리 8개 중 한 개를 거수경례를 하듯 눈 위에 붙이고 있다. 동상 받침대에는 ‘용두동 주꾸미 특화거리’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주꾸미 볶음으로 유명한 ‘용두동 주꾸미 골목’ 입구를 2009년 11월부터 지키는 주인공이다. 이 골목에는 1990년대 초부터 주꾸미 전문 음식점들이 들어섰다. 주꾸미 골목의 원조인 나정순 할머니가 우연히 내놓은 주꾸미 볶음이 인기를 끌면서 골목이 형성됐다. 하지만 대로변에서 이 골목이 보이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이에 동대문구와 동대문구의회 이병윤 의원(새누리당)은 주꾸미 골목을 알리는 ‘용두동 주꾸미 특화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4000만 원을 들여 동상 건립 계획을 세웠다. 이 의원은 “동상에 주꾸미 다리의 움직임을 표현해 달라고 주문했는데 거수경례하는 듯 다리 하나가 올라간 모양으로 제작됐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주꾸미 동상이 일본 중국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골목 위치를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용두동 임오네 주꾸미’의 주인 박춘자 씨(72·여)는 “‘주꾸미 동상이 있는 곳’이라고만 말해주면 사람들이 골목을 쉽게 찾아온다”며 “동상 앞을 지날 때마다 ‘고맙다’고 혼잣말을 한다”며 웃었다. 충남 태안에도 주꾸미 동상이 세워진다. 900년 전 보물을 건져낸 대한민국 일등공신 주꾸미를 ‘기리기’ 위한 동상이다. 2007년 태안군 안흥항 대섬 앞바다에서 통발 인양작업을 하던 어민이 주꾸미를 건져 올렸는데 이 주꾸미는 비색(翡色)이 감도는 대접을 빨판으로 단단히 움켜쥔 상태였다. 봄철 알을 낳은 주꾸미는 알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의 조개껍데기 등으로 산란지 입구를 막는데, 조개껍데기 대신 청자 대접을 사용한 것. 그 덕분에 고려청자 2만3000여 점과 목간 20여 점을 싣고 1131년 난파한 태안 보물선 발굴이 본격화됐다. 국립태안해양문화재연구소 건립 추진위원회는 내년 말 태안군 신진도에 준공될 연구소 입구에 고려청자에 주꾸미가 매달려 있는 모양의 동상을 세울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이자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경교장(京橋莊·사적 465호)에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구 선생이 서거한 1949년 6월 26일 이후 경교장은 미군 주둔지, 주한 대만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됐다. 1967년에는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경교장을 매입해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될 당시의 응접실, 선전부 사무실 등을 병원 원무과와 물품공급실, 의사 휴게실로 사용하면서 과거의 흔적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구 선생이 2층 집무실 복도 책상에서 육군 소위였던 안두희에게 암살당할 당시 총탄 흔적이 남았던 유리창도 새 유리창으로 바뀌어 있었다. 앞으로는 1938년 건립될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경교장을 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경교장 원형 복원 공사를 마치고 2일부터 무료로 개방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강북삼성병원과의 합의를 거쳐 병원 시설을 이전한 뒤 내외부 공간을 복원하는 공사를 2010년부터 진행했다. 경교장 1층에는 임시정부 회의가 열렸던 국무위원회실이자 귀빈응접실, 임시정부의 대외 홍보 업무를 담당했던 선전부 사무실, 만찬 행사가 열렸던 귀빈식당이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 천장과 바닥, 창문 등을 포함한 전체 공간을 비롯해 소파 등의 가구와 커튼, 조명,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과거 모습 그대로 재현됐다. 2층에는 김구 선생 서거 당시의 총탄 자국이 재현된 것을 포함해 서재, 임시정부 요인들의 숙소, 김구 선생이 사용한 거실, 욕실 등이 옛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임시정부 당시 부엌으로 쓰인 지하는 전시실로 바뀌었다. 암살 당시 김구 선생의 혈흔이 묻은 ‘혈의(血衣)’, 북한 내 비밀조직원들이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북한 내 동향을 보고한 ‘속옷밀서’ 등 유물 31점이 이곳에 전시된다. 시 관계자는 “김구 선생 유족의 증언과 전문가의 조언, 과거 자료에 남아있던 경교장 도면과 사진을 모두 활용해 있는 그대로 재현했다”며 “국민들이 경교장을 둘러보고 시대적 아픔과 당시의 고민들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 마포소방서는 다음 달 23일 토요일 오전 9시, ‘놀토(노는 토요일)’를 맞은 초중고교 청소년 50명을 ‘토요 119 안전교실’에 초대한다. 청소년들은 현직 소방관들의 안내를 받아 소방서 내 안전체험관에 들어가 실제 화재 현장에서처럼 피어오르는 ‘가짜 연기’를 피해 탈출하는 체험을 한다. 부엌 모형이 설치된 공간에서는 공간이 흔들리는 지진 체험도 할 수 있다. 소화기 사용법, 심폐소생술 등 오전 9시부터 4시간 동안 이어지는 체험 교실에서는 재난 대피 방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소방관 체험도 하며 ‘놀토’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같은 날 강남청소년수련관은 초등학생 20명을 모집해 경기 양평군의 딸기 농장으로 체험을 떠날 예정이다. 어린이들은 딸기를 직접 수확한 다음 보리개떡과 작은 솟대를 직접 만드는 농촌 체험을 하게 된다. ‘놀토’를 맞은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놀토 프로그램’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역사박물관, 한강사업본부 등 산하 기관 및 시내 청소년 관련 시설, 소방서 등과 함께 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놀토 체험 프로그램 2051개를 마련해 다음 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문화예술, 생태환경, 직업진로, 정보기술(IT)과학 등 9개 영역으로 나뉜다. 여의도 물빛 무대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 관람부터 나비학습관 견학, 물 재생센터 탐방, 동물원 대탐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도시철도 체험, 금융교실, 소방안전체험 등 직업진로 영역에 마련된 150개 프로그램에서는 직업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시는 기본 프로그램 2051개 이외에 ‘서울여행으로 떠나는 교과서 투어’ 프로그램 24개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교과서에서 본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법을 운현궁에서 직접 체험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다음 달 1일 놀토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놀토 서울’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앱을 실행하면 자신이 위치한 곳 반경 10km 이내에서 진행되는 놀토 프로그램 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아동청소년 체험활동 정보사이트 ‘유스내비’(www.youthnavi.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빌린 자전거를 아라뱃길 계양대교 자전거 대여소에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서비스가 시행되면 시민들은 여의도한강공원∼아라뱃길 계양대교 구간 곳곳을 자전거로 여행한 뒤 공항철도 계양역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 두 지점 간의 거리는 23km로 2∼3시간 소요된다. 자전거 대여료는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여소 출발을 기준으로 1시간에 3000원이며 1시간 이후에는 15분당 500원이 추가된다. 3시간은 7000원이다. 고급자전거는 1시간 대여에 6000원이며 이후 15분당 1000원이 추가된다. 아라뱃길 계양대교 대여소에선 시간당 빌릴 수는 없고 1일 기준 1만2000원이다. 단체로 이용하려면 예약이 필요하다. 한국영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그동안 한강공원 내에서만 편도 반납이 가능했지만 계양대교 같이 한강공원 밖에서도 편도 반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여의도 원효 대여점(010-9931-4440), 아라뱃길 계양대교점(031-999-7832)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시는 주택 에너지 손실의 주원인인 단열 기능이 없는 창호를 저렴한 가격에 단열 창호로 교체할 수 있도록 창호 전문 업체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협약에 참여한 업체는 LG하우시스, KCC, 이건창호, 한화L&C 등 4개 업체다. 창호 면적이 넓거나 창호에 단열 기능이 없어 냉·난방 시 에너지 손실이 많은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25일부터 협약에 따라 최대 20% 인하된 가격에 단열창호로 교체할 수 있다. 시는 단열창호, 단열재, 고효율보일러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제품으로 교체를 원하는 가구주나 주택 소유주에게도 200만∼1000만 원을 융자해준다. 자세한 사항은 자치구 환경과나 시 녹색에너지과(02-2133-3576∼8)로 문의하면 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금자(이영애)의 복수 과정을 담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년)의 분위기는 어둡고 음울하다. 이런 분위기를 한층 더 어둡게 만드는 장소가 있다. 어린이를 유괴,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3년간 복역한 이금자가 복수의 칼날을 갈며 생활하는 아파트다. 고요한 밤, 이금자가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내려가는 긴 계단 옆에는 낡은 아파트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이 아파트는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지고 깨지고 녹슬었다. 이 아파트는 ‘주먹이 운다’(2005년)의 소년원 복서 상환(류승범)이 할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아가는 곳으로 나온다. ‘추격자’(2008년)에서는 성매매 보도방 사무실이 있는 어두컴컴한 건물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소름’(2001년)에서는 곧 철거될 ‘미금아파트’로 등장한다. 이 아파트는 남산 자락에 있는 회현 제2시범아파트다. 보통 회현 시민아파트로 불린다. 회현 시민아파트는 김현옥 전 서울시장이 1968년부터 3년간 서울 시내에 건설한 총 434개동의 ‘시민아파트’ 중 하나였다. 1970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국내 최초로 중앙난방을 채택하고 당시로서는 고층인 10층이어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가수 윤수일, 은방울자매 등 당대 유명인들이 거주한 아파트로도 유명했다. 그러나 세월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준공 36년 만인 2006년 서울시로부터 위험등급인 D등급을 받고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됐다. 현재까지 352가구 중 147가구가 떠났다. 이후 ‘철거’와 ‘위험’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붙는다. 옛 명성을 잃었지만 19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덕에 음울한 분위기나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담아야 하는 스릴러 및 공포 영화 촬영의 메카라는 새로운 명성을 얻었다. 영화 제작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 협소하나마 주차 공간이 있고 서울 중심에 있다는 탁월한 촬영 조건 덕분에 더욱 인기다. 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말만 잘하면 30만 원가량 내고 한 집을 하루 종일 빌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범죄 현장으로 자주 등장하는 탓에 주민들을 설득하는 난관을 거쳐야 한다. 1969년 준공된 성북구의 정릉 스카이아파트도 스릴러 영화 촬영의 메카로 손꼽힌다. 이곳에서 ‘세븐데이즈’(2007년), ‘백야행’(2009년), ‘빈집’(2004년)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됐다. 이 아파트 역시 2006년 가장 위험한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이후 100여 가구에 달했던 입주민들이 떠나고 25가구만이 남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요즘 서울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이 돼 영화 관계자와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사업비 규모가 막대하고 민간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실상 유보됐던 서울 경전철 건설 사업의 추진 여부가 다음 달 결정된다. 서울시는 ‘도시철도 기본계획’ 수정에 관한 연구 용역 결과가 다음 달 나오는 대로 경전철 민자사업 추진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시는 추진이 확정되면 올해 안으로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1월부터 오세훈 전 시장이 마련한 경전철 7개 구간 건설 계획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진행해왔다. 시 관계자는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우이선(우이동∼신설동)을 제외하고 6개 구간 중 어느 구간을 우선 진행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08년 민자를 투입해 경전철을 건설하는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건설 계획 구간은 우이선을 비롯해 신림선(여의도∼서울대), 동북선(왕십리∼중계동), 면목선(신내동∼청량리), 서부선(은평구 신사동∼상도동), DMC선(DMC내부순환), 목동선(신월동∼당산역) 등 7개 구간이었다. 그러나 우이선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다음 달 19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361개 노선 중 15개 노선이 바뀌고 1개 노선이 신설된다. 서울시는 ‘2013년 정기 시내버스 노선 조정’ 심의를 통해 시내버스 노선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타 노선과 중복되는 장거리 운행 노선 5건을 단축한다. 661번(부천 상동∼여의도)은 여의도환승센터까지 가지 않고 영등포시장에서 회차한다. 420번(개포동∼전농동)은 용두동에서 회차한다. 500번은 석수역∼을지로입구, 150번은 시흥나들목∼도봉산, 410번은 수유동∼왕십리역으로 단축했다. 신규 수요로 인한 노선 조정도 이뤄진다. 2412번(분당∼성수동)은 기존에 강남 밤고개길 대신 세곡지구를 경유하도록 하고 분당 대신 고등동서 회차하도록 조정된다. 강동차고지와 천호역을 오가는 3321번을 신설했다. 4426번(개포주공4단지∼양재역)은 4433번(양재역∼대치역)과 노선이 겹쳐 폐선된다. 용산구 관내를 운행하던 18번도 405번으로 통합됐다. 7739번(홍제역∼은평차고지)은 7738번 노선과 겹치는 연가교사거리∼홍제역 구간을 다니지 않는다.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의 환승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3422번(고속버스터미널∼장지차고지)은 역삼동에서, 342번(강동차고지∼고속버스터미널)은 국립현충원에서 회차하도록 했다. 7024번은 서울역∼염천교 구간을 다니지 않고 263번(마장동∼여의도)은 여의도로 갈 때 퇴계로∼소공로∼남대문로∼칠패로로 다니도록 했다. 신호체계가 바뀌어 불편을 겪었던 3011번(장지동∼한남동)은 노선 구간 중 삼성로 학동로 대신 봉은사로 언주로 운행으로 변경했다. 문의는 다산콜센터(120), 시 버스정책과(02-2133-2282).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금희(가명·35·여) 씨는 지난해 세 살 된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딸이 어린이집 구석에 혼자 앉아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음악, 영어 등의 특별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특별활동 4과목에 월 18만 원을 내는 게 부담스러운 데다 아직 어린 딸이 표준보육과정 이외의 수업을 들으면 혼란스러울 거라는 생각에 수업을 신청하지 않았다. 어린이집이 특별활동을 신청하지 않은 유아에게는 해당 시간에 대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해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체 프로그램도, 돌봐주는 이도 없었다. 김 씨는 “딸이 소외된 모습을 보고 특별활동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반 강제적으로 특별활동을 강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보육시설 특별활동 프로그램 적정 관리 방안’(이하 관리 방안)에 따르면 특별활동은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자발적인 참여자에 한해서만 실시해야 한다. 미참여 아동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본보가 서울시와 함께 서울시내 국공립 및 민간 어린이집 각 10곳씩 총 20곳을 조사한 결과 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별활동을 대체하는 프로그램이 없는 데다 어린이집 측이 ‘특별활동을 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이야기하며 자극해 특별활동에 반강제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활동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학무모들 사이에서는 “0∼5세 무상보육이 아니라 반값 보육”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본보 조사 결과 국공립 어린이집 원생들의 특별활동 참여율은 89%, 민간어린이집은 95%였다. 그나마 특별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원생들은 여행을 가거나 몸이 아파 일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여서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이 참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원생 33명 중 2명이 특별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1명은 여행 때문에, 다른 1명은 영어 수업에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빠졌다”라고 했다. 원생 73명 중 10명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용산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10명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여서 특별활동비를 받지 않아 통계상 빠진 것일 뿐 원생 전원이 수업을 듣는다”라고 했다. 서울시 조사에서도 지난해 서울시내 어린이집 6105곳에 다니고 있는 0∼5세 영유아 23만5596명 중 65%(15만3137명)가 특별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통계에 ‘관리 방안’에 따라 특별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0∼2세 이하가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3∼5세의 거의 100%가 참여하는 셈이다. 본보 기자가 학부모를 가장해 어린이집 20여 곳에 전화를 해본 결과 어린이집 측은 특별활동을 신청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하는 말들로 ‘100% 참여’를 유도하고 있었다. 은평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특별활동을 신청하지 않으면 아이를 받지 않고 있다. 별도의 대체 프로그램은 없다”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특별활동을 신청하지 않는 어린이는 특별활동을 하는 오후에 집에 데려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한 자치구 어린이집 관계자는 “하루에 1∼2시간 있는 특별활동 시간은 보육 교사들이 그나마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라며 “특별활동을 안 하는 아이는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만 4세 된 딸을 강남구의 한 어린이집에 보내는 박한영(가명·35·여) 씨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대기자 때문에 엄두도 못 냈다. 민간어린이집 역시 동네에 딱 한 군데여서 어렵게 보냈는데 미운털이 박힐까봐 특별활동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월 21만 원의 특별활동비가 부담스러워 무상보육이라는 말이 다 허울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울시는 어린이집 특별활동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단속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한 6000곳이 넘는 어린이집을 전수 조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 대신 특별활동비가 최대 21만 원이나 되는 만큼 일부 어린이집 특별활동을 무료로 하는 것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재능기부자의 무료 강연을 통해 ‘특별활동비 없는 어린이집’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정규 인턴기자 동국대 사회학과 졸업}
서울시는 시민들이 직접 서울광장 면적의 20배(26만 m²)에 달하는 녹지를 가꾸도록 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시는 우선 ‘동네 골목길 가꾸기 사업’을 통해 올해 서울광장 규모인 1만3000m²의 ‘녹색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이나 민간단체가 나무를 심을 유휴공간을 찾아내 관할 구에 신청하면 구가 심사한 뒤 사업비와 공원 디자인 전문가를 지원한다.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다음 달에 참여 신청을 받는다. 총 24만6000m²에 이르는 녹지를 민간이 관리하는 ‘나무 돌보미 사업’도 시행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