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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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유초중고와 대학 같은 학교 영역뿐 아니라 사교육까지 취재합니다. 2009년 입사해 법조팀과 산업부에서 일한 3년을 제외하고 교육팀에 있었습니다.

yena@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교육56%
사회일반31%
인사일반5%
대통령2%
보건2%
칼럼2%
노동2%
  • [시도별 일반계 고교 평가]상벌-학칙 엄격한 男고교, 면학분위기 다잡고 실력 상승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공부를 잘한다? 평준화 지역보다 비평준화 지역의 학교가 더 좋다? 교육여건이 나쁘면 학교수준이 떨어진다? 이런 인식은 동아일보 고교평가에 따르면 딱 들어맞지 않는다.○ 남고와 비평준화 지역도 잘할 수 있다 17개 시도의 1위 학교는 남고 8곳, 공학 5곳, 여고 4곳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시도에서 상위 20개교 중에 남고의 비율이 높았다. 요즘 여학생에게 내신이 뒤질까 봐 남학생 학부모가 남녀공학을 꺼리는 것과는 다른 결과다. 물론 남고라고 다 같지는 않다.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상벌을 확실히 주는 학교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산 동래고를 보자. 17위에서 9위로 올랐다. 이 학교는 등교 시간을 관리하려고 학생증의 바코드를 기계에 찍게 한다. 지각하면 벌점을 매긴다. 이상엽 교장은 “질서를 강조하고 두발을 엄하게 규제하니 학생들이 114년의 학교 전통을 깨는 행동을 자제하는 편이다. 스스로 면학 분위기를 다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만 여고의 강세가 여전했다. 1위 학교는 지난해(은광여고)에 이어 올해(숙명여고)도 여고였다. 상위 10곳 중에도 여학교가 6곳으로 더 많았다. 이돈희 숙명여고 교장은 “교사의 수준이 학원 강사보다 높고 준비를 더 많이 하니까 입학 뒤 몇 달이 지나면 학생들이 학원을 끊는다. 전시행정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에 열중하도록 돕는 게 좋은 학교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비평준화와 평준화 지역이 섞인 곳은 7개 시도다. 경기 충북 경북 제주에서는 비평준화, 경남 전북 전남에서는 평준화 지역에서 1위 학교가 나왔다. 경기는 상위 20개교 가운데 비평준화(11곳)와 평준화(9곳) 지역이 비슷했다. 전북은 상위 20개교 중에 평준화 지역 고교가 18곳이나 됐다. 서울은 상위 20개교 가운데 7곳이 강남구에 있다. 노원구(4곳), 송파구와 양천구(각 3곳), 서초구(2곳) 등 사교육 특구의 순위가 높았다. 대구 역시 사교육 중심인 수성구 소재 고교가 1∼3위를 하는 등 10위권에 7개 학교가 이름을 올렸다.○ 지원하고 노력하면 달라진다 올해 평가에서 교육적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부분은 낙후된 지역에 있는 학교의 변화를 확인한 셈이다. 자율형공립고가 정부 지원을 받으며 방과후학교를 다양하게 했기에 가능했다. 경제력이 좋지 않아 학생들이 사교육을 많이 받기 어려운 지역이라도 교사들이 자체적인 교육과정과 교재를 개발하고 연수를 받으면서 가르친 결과, 성적이 올라갔다. 제주 서귀포여고의 강방선 교감은 “예산을 시설 투자가 아니라 오로지 교육활동에만 쏟을 수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자기소개서 작성은 물론이고 수리·언어 논술·면접 대비, 영어연극 오케스트라 연극 배드민턴 활동 등 다양한 스펙을 쌓게 지도한다. 수시전형의 대학별 고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올해는 1학년부터 수시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능 향상도 항목에서 만점을 받은 충북 청원고(2위)는 최상위권과 중상위권 학생이 골고루 많은 편이다. 학년당 80명씩 뽑아 기숙사를 운영하는 게 특징. 절반은 상위권 학생, 절반은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선발한다. 선택과 집중식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박재환 교감은 “신설 학교라서 개교 첫해(2007년)에는 정원에 미달됐지만 2009년 자공고가 되면서 많은 학생이 지원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 분위기가 안정됐고, 수준에 맞춰 열심히 가르치니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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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하고 자살 생각해본 청소년일수록 음주-흡연 비율 높아

    A 씨(45)는 최근 기가 막히는 경험을 했다. 새벽에 신문을 가지러 현관문을 열었는데 담배 냄새가 확 풍겨 오는 게 아닌가. 복도를 살폈다. 유독 작은 뒷모습이었다. 많아봐야 중학교 1, 2학년 정도 돼 보이는 아이였다. 눈이 마주쳤지만 아이는 당황하지도 않았다. 한 손에는 담뱃갑, 한 손에는 모락모락 연기가 나는 담배를 든 채. "학생이 아침부터 왜 담배를 피우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 이랬다. "우울해서 피우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세요." 우울함을 자주 느끼거나 자살을 생각해본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흡연율과 음주율이 약 2배로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울할 때 담배나 술에 의존하는 게 성인에만 국한된 게 아니란 뜻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일 '2012년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1~고3까지 약 8만 명 대상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10명 중 3명(34.9%)은 술을 마시고, 2명(21.9%)은 담배를 피웠다. 자살 생각을 안했던 학생의 경우 음주율과 흡연율이 각각 18.9%, 9.2%였다. 이런 차이는 우울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울증을 느낀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의 음주율은 각각 31.1%와 17.7%, 흡연율은 18.3%와 8.5%로 차이가 났다. 흡연율과 음주율은 중학생보다는 고교생이 높았다. 자살을 생각한 특성화고교생 중 53.8%는 술을 마셔봤고 40.9%는 담배를 입에 대봤다. 우울증과 자살 생각은 수면 부족에도 영향을 줬다. 자살을 고려했던 청소년 가운데 54.0%는 최근 7일 동안 잠을 자도 피로가 충분히 또는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우울했던 청소년의 50.8%도 같은 생각이었다. 청소년의 우울증(30.5%), 자살 생각률(18.3%), 스트레스 인지율(41.9%)은 모두 지난해보다 줄었다. 하지만 성인보다는 높았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특히 그랬다. 한편 중학생 10명 중 6명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술과 담배를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살 수 있었다고 답했다. 고등학생은 10명 중 8명이 손쉽게 술과 담배를 손에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는 이달 말 인터넷 홈페이지(http://yhs.cdc.go.kr)에 공개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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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정시, 수능 30→60%… 학생부 40→10%로

    서울대가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수험생이 내신과 수능을 모두 준비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수능이 EBS 반영 비율을 높이면서 변별력이 떨어진 문제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의대 교수)은 “수시에선 수능 부담을 없애고 정시에선 내신 등 다른 부담을 줄였다. 전체적으로 모집 취지를 살리면서 학생의 입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내용이 개편됐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의 부담이 실제로 줄어들지는 확실치 않다. 수시에 주력한다 하더라도 정시를 전혀 준비하지 않는 수험생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 입시, 어떻게 대비하나 서울대 수시모집을 지원하는 수험생은 이론적으로는 수능을 안 봐도 된다. 그 대신에 학생부 비중이 높아지므로 학교생활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과 공부를 충실히 하고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학생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거다. 교과와 관련된 창의력을 높이는 활동을 많이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시모집에 제출하는 서류가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용임을 감안하면 맞춤형 준비를 할 시간은 많지 않다. 모집단위에 따라 전공적성 검사 및 면접 방식이 세분되므로 일찌감치 지원 계열을 결정하는 것도 관건이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공적성과 인성면접이 확대되기 때문에 수시 일반전형 지원자는 전공을 미리 결정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전형안으로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는 지방 고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전체 수험생의 10% 정도가 서울대의 기존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2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을 넘기므로 전반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기준 미달로 떨어졌던 지방의 일부 상위권 학생이 혜택을 볼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학교 영향은 서울대의 방침과 상관없이 다른 대학은 내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분위기다. 수능이 선택형으로 바뀌는 가운데 최저학력기준까지 낮추면 학생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교과부가 최근 주요 대학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라고 권고했지만 대학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서울 상위권 A대의 입학처장은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은 전교에서 적어도 5∼10등 하는 학생이라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안 봐도 수준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대학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면 출신 고교를 기준으로 학생 수준을 가늠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만 노리지 않는다면 최상위권 학생도 수능 준비를 포기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B대 입학처장은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면 수시 지원자가 많아지므로 논술 등 다른 변별 요소가 강화되는 게 당연하다. 수능 부담은 줄어들지 몰라도 학생의 전체 학업 부담이 줄어드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저학력기준 폐지가 특수목적고 학생을 위한 꼼수라고 보는 대학도 있다. C대 입학처장은 “상위권대가 수시나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선호한다고 생각해 일부 특목고생은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다. 서울대가 이런 점을 감안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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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 복지’의 역설… 1169억짜리 ‘토요학교’ 참여율 10%대

    1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A초등학교의 돌봄교실. 학생 4명이 앉아 있었다. 10분 정도 지나자 2명이 들어왔다. 10분 뒤 학생들은 교실로 돌아갔다. 간식으로 받은 빵과 우유를 먹는 학생은 없었다. 이날 아침 A초교의 돌봄교실을 이용한 학생은 전교생의 0.32%였다. “매일 간식비 1만 원에 교사 인건비 2만 원이 들어가지만 이용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이걸 왜 운영하나 싶다. 예산 낭비가 아닌가.” A초교 교사의 말이다. ○ 0.32%만 오는 돌봄교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 부모를 위한 복지 정책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1700개교에 돌봄교실당 연간 최대 5000만 원씩 모두 700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돌봄교실 이용 학생은 3만1859명으로 전체 초등학생의 1.07%에 불과했다. A초교 관계자는 “강남지역은 도우미가 있어 아침 돌봄교실 이용자가 거의 없다. 교육청에 야간 돌봄교실도 시행 중이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오후 6시면 집에 간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B초교 관계자도 “5, 6명(전교생의 0.81%)만 아침 돌봄교실을 이용한다. 학교보안관이 오전 7시 반부터 있어서 바로 교실로 가도 되는데 인건비가 아깝다”고 했다. 전교생의 0.41%만 아침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서울 중랑구 C초교 관계자는 “수요조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에만 열어야 하는데, 학교장경영능력평가에 반영되니 무조건 운영하려는 학교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공짜라 안 오는 토요프로그램 예산이 샌다는 지적은 토요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올해 주5일제 수업이 전면 도입되면서 교과부는 토요프로그램 운영비로 1169억 원을 지원했다. 학생이 특기적성이나 문예체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돕는 예산이다. 서울 서초구 D중에서 운영되는 통기타반의 신청자는 21명이지만 매주 토요일 나오는 학생은 3, 4명에 불과하다. 학교 관계자는 “공짜니까 빠져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사비와 전기료가 아까워 없앨까 했는데, 그러면 학부모들이 항의한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걸로 생각하면서 소중한 건 모른다”고 꼬집었다. 교과부에 따르면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은 3월 첫째 주 8.8%, 둘째 주 13.4%, 셋째 주 18.4%였다.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1만1249개교)의 89.2%. 하지만 이용 학생은 극히 적다. 특히 서울은 전체 학교의 94.9%가 토요프로그램을 열지만 참여율은 7.6%다. 서울 강동구 E초교 관계자는 “수익자 부담인 평일 방과후학교는 참여율이 높다. 하지만 토요프로그램은 반대로 결석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창피할까봐 기피하는 저소득층 지원제도 취약계층의 교육 문화 복지를 통합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교육복지우선지원 예산도 같은 처지다. 올해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 1804곳에 총 1600억 원을 지원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예산이 남았다. 서울 F중은 지원받은 예산 4480만 원 중 2000만 원이 남았다. 최근 영화 관람을 실시했지만 참여 학생은 9명에 불과했다. 당초 참가 목표였던 70여 명에 크게 부족했다. 학교 관계자는 “자기가 저소득층이라고 낙인 찍힐까봐 학생들이 참여를 잘 안 한다. 먹고 마시는 데 쓰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 G고교 관계자는 “학생이 안 오니까 참석 인원을 부풀리기도 한다. 학교장경영능력평가와 승진 가산점에 반영되니까 기를 쓰고 사업을 따 내긴 하는데, 솔직히 눈먼 돈이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H중 행정실장의 지적은 핵심을 찌른다. “지역별 계층별 차이를 고려해 차등 지원해야지, 무조건 주면 참여율이 떨어지고 예산만 낭비된다. 차라리 그 돈을 경상비로 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전기료가 올라 난방비가 걱정인데….”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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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취업 내비게이터]‘365 캠퍼스 프로그램’ 운용, 노동부와 함께 인턴십 프로그램까지

    한성대는 다양한 경로로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다. 직접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뿐 아니라 인턴십 프로그램, 창업 양성제도가 대표적이다. ‘365 캠퍼스 프로그램’은 한성대가 자랑하는 취업지원 제도다. 방학 중 취업 관련 실무교육과 현장실습을 제공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여름·겨울방학 중의 계절학기에 열리는 취업캠프에서는 기업 인사담당자가 직접 △실전 모의면접 특강 △이력서·자기소개서 클리닉을 진행한다. 명사나 어학 특강도 수시로 열린다. 잡카페를 통해서는 △개별 취업 상담 △단과대별 취업 아카데미 △취업·창업 페스티벌 △채용설명회 등이 계속 이뤄진다.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한성 1등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한성대 졸업생들이 주로 취업한 기업체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한성대는 재학생 전원에게 1인당 100만 원씩 교육장학금을 제공한다. 자기개발이나 취업 준비를 위해 학원 수강과 시험 응시료 등에 쓰는 용도다. 매달 둘째 주 모의 토익 토익스피킹 OPIC 시험도 실시한다. 고시반도 5개가 있다. △공무원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관세사 △임용고시 준비반.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관세사 2명, 감정평가사 5명이 배출됐고 올해는 공인회계사 3명이 합격했다. 고용노동부와 연계한 장·단기 인턴십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기간은 2∼6개월. 국내에서는 고용노동부 청년직장체험 프로그램과 자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외로 진출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ICCEUSA 인턴십 프로그램은 미국의 패션 정보기술(IT) 경영 분야 기업에서 1년간 일할 수 있다. KORTA 해외인턴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말레이시아나 뉴질랜드에서 6개월 동안 무역 관련 실무를 배울 수 있다. 디즈니 칼리지 프로그램은 미국 몽클레어 주립대에서 강의를 듣고, 월트디즈니사에서 유급 인턴으로 일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인턴지원단에서 지원하는 WEST프로그램도 있다.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Hansung Success Frontier Program’이 대표적이다. 해외 기관이나 국제기구 대학 기업 등을 대상으로 방학 기간을 이용한 탐방 계획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1인당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에 있는 해외 명문대 17곳과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환학생으로 가거나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다. 정주택 총장은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성대는 국내 최초로 취업과 창업을 통합해 관리한다”고 말했다.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창업멘토위원회, 취업창업기획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여름·겨울방학 중의 계절학기에는 창업캠프를 열어 아이디어 발굴부터 시작해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취업 관련 기술을 전수해준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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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취업 내비게이터]취업진로지원센터 확대… 담임 교수제와 저학년부터 미래 설계

    단국대는 기존 취업진로지원센터를 취업진로처로 확대 개편했다. 저학년부터 자기 적성을 알고 취업에 대비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1, 2학년에게는 ‘DKU Career Model’이 적용된다. 진로를 상담해주고 인·적성검사, 커리어 플랜 작성을 실시해 취업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게 도와준다. 3, 4학년에게는 보다 실질적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구인·구직 연계 도우미의 도움도 받을 수 있고, 취업상담 전문가가 일대일 상담과 함께 자기소개서 첨삭 지도를 해 준다. 캠퍼스에는 취업 카페 ‘Job으路’가 있다. 재학생들은 쾌적하게 꾸며진 이곳에서 원스톱으로 취업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다. 올해부터 학과별로 취업담임 교수제가 도입됐다. 또 취업이나 진로탐색 과목을 핵심교양으로 지정해 저학년부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취업을 앞둔 학생에게는 리더십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단국 리더스 프로그램(Dankook Leaders Program)’과 ‘단국 엘리트 프로그램(Dankook Elite Program)’이다. 3학년 학생 중 학점 어학능력 면접을 고려해 선발한다.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붙는다. 사회에 진출한 뒤 후배들을 위한 멘토 역할을 해줄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총 6단계를 이수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주제로 한 워크숍을 27시간 들은 뒤 기획력과 프레젠테이션 세미나,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세미나 등이 실시된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선배와 1박 2일 취업캠프도 한다. 모든 단계가 끝나면 인증서를 받는다. 죽전캠퍼스에는 취업동아리 ‘티핑포인트’가 있다. 실제 기업 채용 절차와 비슷하게 서류와 면접을 통해 뽑는데도 매학기 초 신입 선발 경쟁률은 평균 3 대 1을 기록한다. 그만큼 취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취업 정보를 공유하면서 각 기업이 개최하는 공모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금융 유통 통신 전자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선배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한다. 재학생들의 창업도 도와주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창조캠퍼스에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선정됐다. 프로젝트 팀에 선정되면 컨설팅과 함께 자금·공간·장비를 지원받는다. 창업역량 강화교육을 실시하고, 좋은 성과물을 내면 포상금을 지급한다. 단국대는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대학창업교육패키지사업에 선정돼 창업동아리를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학술연구회나 동아리들 중 심사를 통해 창업동아리 아이템 개발비와 운영비 200만 원을 지원한다. 또 동아리 공간도 내주고 대내외 창업 관련 행사에 참가 추천도 해준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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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취업 내비게이터]산학협력 인턴십으로 직업의식 함양, 현장 체험 통해 ‘맞춤형 인재’ 양성

    서울여대 취업경력개발원은 진로 탐색부터 취업 준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다. 상담을 통해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역량을 개발하게 한다. 급변하는 채용시장을 분석해 관련 정보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기업현장을 미리 경험하게 해 자기 개발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학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매 학기마다 운영하는 ‘CAP+(직업지도프로그램)’를 들을 수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할 수 있다. 비즈니스와 서비스 마인드 고취를 목표를 하는 ‘현대백화점 서비스아카데미’와 함께 항공승무원 비서 무역 금융 등 특정 직업군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는 ‘커리어 코칭(Career Coaching)’은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다. 직무별 전문가로부터 실무지식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실전 직무교육 프로그램’, 공통 직업 기초역량을 키워주는 ‘취업역량 강화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입사 전형에 대비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업종·직종별 1대1 입사서류 클리닉이나 잡 인터뷰 트레이닝(Job Interview Training)이 대표적이다. 서울여대는 이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캠퍼스 마일리지(C-Money)다. 학교에서 화폐와 동일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취업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에게 적립해준다. 산학 협력 인턴십 프로그램인 ‘SWCD Academy’는 서울여대만의 자랑이다. 기업에서 일을 해보면서 올바른 직업의식을 함양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격요건을 알 수 있도록 한다. 3, 4학년을 대상으로 여름·겨울방학 때 2개월간 진행된다. 실습생들(330여 명)은 우선 학교에서 약 30시간의 사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 다음 국내 150여 개 기업에 배치된다. 2002년 여름방학 때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총 2275명이 수료했다. 실습생들이 나갔던 기업 수만 해도 1034개에 이른다. 수료생들은 평균보다 더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습생에게는 120만 원의 실습비를 지원한다. 프로그램 수료 뒤에는 산업현장 실습과목으로 2학점도 취득할 수 있다. 학생들이 학과별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계속 다양한 기업을 개발하고 있다. 취업 전문 컨설턴트(잡 매니저)로부터 직접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잡 컨설팅(Job Consulting)’ 프로그램도 있다. 각 분야별 전문가 5명이 취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을 상담해준다. 1대 1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대한 첨삭 지도를 해주고, 지원 분야별로 모의면접을 해준다.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도 이용 가능하다. 개인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여대생들을 위해 잡 매니저별로 개별 상담실도 운영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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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취업 내비게이터]학부·과 자체교육인증시스템 도입… 전체 학생, 1대1 취업 멘토링 실시

    서울시립대는 모든 학부·과에 자체교육인증시스템을 도입했다. 핵심은 학과의 커리큘럼과 교수의 가르치는 방식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바꾼다. 학부 교육이 곧 스펙이 되는 교육과정이다. 서울시립대가 추구하는 교육이다. 강의에 ‘UOS ABLE(Advanced Based Learning Educa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학생들 스스로 체험하고 연구하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글쓰기와 발표력을 키울 수 있다. 자연스럽게 취업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따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도시사회학과 1학년 학생들은 전공과목에서 A4용지 2장 분량의 에세이 다섯 편을 써야 한다. 영어 발표 4번, 영상을 직접 촬영·편집하는 과제도 수행해야 한다. 실제로 도시사회학과의 취업률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이건 총장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단편적인 취업 기술이 아니라 종합적인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수업방식을 계속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는 2004년 취업경력개발센터를 만들어 체계적인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1단계는 직무이해 및 선택. 전체 학생에게 1대1 진로·취업 멘토링을 실시한다. 3, 4학년 대상의 2단계는 취업훈련 및 경력개발이다. △카네기 지도자 양성 과정 △이미지 메이킹 집중 트레이닝 △입사지원서 완성 △실전면접 캠프 △모의 직무 적성검사 △기업 직무교육 △취업 동아리 운영 △동문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카네기 지도자 양성 과정은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자신감, 인간관계,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 관리 등을 배운다. 마지막 단계는 △직장체험 △인사담당자 특강 △채용설명회 및 캠퍼스 리크루팅으로 이뤄진다. 4학년 대상이다. 전체 학년에 걸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오랜 기간 진로를 성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졸업에 임박해 당장의 취업에 목매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1년에 평균 6000여 명(중복 참여자 포함)이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성과도 뛰어나다. 2011년 기준 서울시립대 전체 취업률 62.9% 가운데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은 79.2%였다. 또 상위 10개 그룹 취업률 39% 중 프로그램 참가 학생 비율은 64.8%였다. 취업지원 프로그램은 계속 발전 중이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학생들이 취업할 때 정말 필요한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 진로 설정이나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1대1 전문가 집중상담도 실시한다. 올해에만 지금까지 906명이 전문가 상담을 받았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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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파일]‘무늬만 공모’ 논란 민동석, 유네스코 한국委 총장 임명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29일 제19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민동석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60)을 임명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교과부 장관실에서 임명장을 수여하며 “외교 행정 경험을 살려 집무를 잘 수행해 달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민 사무총장은 심사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내정설을 제기해 논란이 됐었다(본보 9월 24일자 A1면 참조). 이 장관은 “임명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민 사무총장은 “난관 같지만, 디딤돌 삼아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노어과를 졸업한 민 사무총장은 1979년 제13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주제네바대표부 1등서기관, 주미대사관 1등서기관, 한미 FTA 쇠고기협상 수석대표 등을 역임했다.}

    • 20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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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닮나… 서울교육감 선거도 단일화 늦추기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12월 19일)를 앞두고 좌파 및 진보진영이 후보 단일화를 늦추는 분위기다. 대선과 비슷한 모양새다. ‘2012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추대위원회’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됐던 후보경선을 1주일 이상 미뤄 12, 13일 이틀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수진영의 ‘좋은 교육감 추대 시민회의’와 ‘선택 12·19 교육계 원로회’도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후보경선 연기 여부를 논의했다. 진보진영의 선택을 모르는 상태에서 굳이 패를 먼저 보여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논란 끝에 일단은 예정된 날짜(11월 2일)에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민회의 관계자는 “일정을 미루려면 후보 간 동의가 필요해서 계획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진보진영 추대위는 경선 일정 연기 이유를 “후보들이 공약을 알릴 시간을 보장하고 (경선에)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계 원로회 관계자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 유권자의 관심을 받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진영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32.4%)과 진보진영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33.0%)은 엇비슷하다.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좋은 교육감 시민회의에 후보등록 의사를 밝힌 9명 가운데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2명이 경선일에 확인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중 1명은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직 공무원은 재선거 후보 등록일(11월 25일) 이전에 사퇴하면 된다. 하지만 특정 진영의 후보로 뽑힌 상태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데 대한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 권한대행은 좋은 교육감 시민회의에 후보 등록 여부를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서 출마 권유를 받고 결심을 굳혔다고 교육계 인사들은 전한다. 이 권한대행은 11월 중순쯤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선거운동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권한대행이 된 지 얼마 안 돼 당장 사퇴하면 오히려 부정적인 여파만 생길 수 있다. 우선 좌파 성향 교육감과 확실히 반대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때를 봐서 자율고 같은 이 장관의 대표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곽노현 전 교육감의 정책을 되돌리는 내용을 여러 차례 발표한 점도 이런 수순을 감안해서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좋은 교육감 시민회의 관계자는 “보수진영 후보로 나오고 싶으면 11월 2일(경선일)에는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후에 나와도 절대 보수진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대선과 비슷하게 단일화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현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시민 김모 씨(45)는 “단일화를 해도 어차피 각 진영에서 만든 공약을 후보가 대신하는 것 아닌가. 왜 단일화를 늦추는 쇼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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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로 분석한 한국사회 3대 현안]청소년 자살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국가정보화를 주도하는 싱크탱크다. 정보기술(IT) 전문기관이 왜 ‘빅데이터 국가전략 포럼’(이하 포럼)을 만들면서 청소년 자살 문제를 다루기로 했을까. 진흥원의 김현곤 센터장은 “빅데이터가 자료를 수집 저장 분석하는 기술에 그치지 말고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의 사례를 소개했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는 범국가적 프로젝트(1986∼1996년). 핀란드는 1397건의 자살 사건에 대한 심리학적 부검 보고서를 만들었다. 의료 및 사회보장 자료, 경찰 기록을 담았다. 가족, 친구, 고용주, 의사, 간호사와의 면담결과를 함께 넣었다. 핀란드는 이를 토대로 자살 대책을 마련했다. 효과가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가 1990년 30.3명에서 2004년 20.4명으로 줄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계속 증가했던 자살 사망률에 제동을 걸었다.(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2006년) 2001년 한국의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7.3명. 지난해에는 31.7명. 핀란드의 자살사망률이 최고점이었던 1990년보다 많다. 특히 1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점에 포럼은 주목했다. 핀란드가 국가적 차원의 오프라인 보고서를 바탕으로 자살을 줄였다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학교에서 버려진 아이들 포럼 전문가들이 온라인 자료를 분석하는 동안 동아일보 취재진은 현장을 찾았다. 자살을 생각했거나, 글을 썼거나, 실제로 자살한 사례를 모았다. 다영이(가명)는 약국을 자주 찾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신을 차려보면 약국 앞이었다. 수면제를 먹으면 편하게 눈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불행은 2학년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시작됐다. 3학년 때는 오빠(당시 17세)가 세상을 떠났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최근에는 인터넷 게시판에 ‘이 나이에 자살하고 싶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중학교 3학년 효윤이(가명). 전교 300명 중 20∼25등, 반 37명 중 3, 4등 정도다. 언제나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시험이 다가오면 늘 불안하다. 창문을 보면 떨어져서 죽고 싶다. 결국 유서를 쓰고 칼로 손목을 그었다.○ 자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 분석팀은 올해 1월 1일∼10월 18일의 자료를 수집했다. 자살이 언급된 50만6766건을 △뉴스(온라인에 게재되는 214개 웹사이트) △블로그(네이트, 네이버, 이글루스, 다음, 티스토리, 야후) △카페(네이버, 다음, 뽐뿌, 카드고릴라, SLR클럽) △SNS(트위터, 미투데이) △게시판(네이버 지식인, 네이트 지식, 다음의 신지식 아고라 미즈넷 텔존, 디스이즈게임의 자유게시판,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찾았다. 이 중에서 청소년이 작성했다고 추정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6만9886건을 다시 추렸다. 분석 결과는 동아일보 취재진이 마주친 현실과 일치했다. 우선 청소년이 자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특징이 보였다. 인터넷에 올린 글의 감정표현을 분석했더니 △문제가 해결된다 △자유롭다 △행복해진다는 등의 내용이 45%였다. 성인을 포함한 전체 글의 긍정적 표현(30%)보다 훨씬 높았다. 자살을 언제 가장 많이 생각할까. 트위터를 기준으로 보면 주말이 끝난 월요일부터가 위험하다. 토요일에는 6298건, 일요일에는 6681건이었지만 월요일에는 9175건이었다. 화요일(8928건)을 지나 수요일(9703건)에 정점을 이뤘다. 박재영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자신은 너무 힘든데 아무렇지 않게 한 주가 시작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10명 중 9명은 자살 방법으로 투신을 생각했다. 보건복지부의 보고서(2011 대한민국 자살 현황)에서도 자살 청소년의 56%는 투신을 택했다고 나온다.○ 모두가 보듬어야 하는 아이들 동아일보 취재진과 포럼의 분석 결과를 보고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진단을 내놓았다. “청소년이 자살 사건을 접하고 그럴 수 있다고 가볍게 생각하지 않게 심각성을 일깨워야 한다.”(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팀장) “요즘 아이들은 내면이 약해서 학교에서 갈등이 생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인 자원이 부족하다.”(최인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포럼 전문가들은 IT를 활용한 자살예방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청소년의 심리 상태와 행동 방식을 토대로 민관이 함께 운용하자는 말. 진흥원의 권정은 선임은 “자살상담센터의 인력을 청소년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시간대에 집중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김정선 매니저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자살과 관련된 글을 위험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인터넷에 위험한 글이 올라왔을 때, 상담기관이 바로 알고 대응하는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자살을 막기 위한 해법은 또 없을까. 민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포함한 ‘대한민국 사회 현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2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청계천로의 한국정보화진흥원 지하 1층 대강당.○ 빅데이터 국가전략포럼 분석팀 △종합기획: 김현곤 박정은(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 △청소년 자살: 권정은 정지선(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 김정선 김현남(SK텔레콤 스마트인사이트 성장솔루션 사업팀) △청년 일자리: 이유택 백인수(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 조인호 김형래(한국고용정보원 정보화사업본부) 구태훈 신중섭(테라데이터) △영유아 보육정책: 김정미 윤미영(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 박영일(SM2네트웍스)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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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일 밤12시 “외로워” 트윗은 소리없는 비명

    지은이(가명·고2)는 아래를 내려다봤다. 물이 차가워 보였다. 무더운 여름인데도. 오른손을 꼭 붙든 친구를 봤다. “더이상 외롭지 않게 돼.” 아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거기, 학생!!!” 경찰 2명이 급하게 달려왔다. 한강의 ○○대교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리려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지은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가정 형편은 계속 어려웠다. 고등학생이 되니 더 힘들게 느껴졌다. 뭘 해도 미래가 달라질 것 같지 않았다. 이야기할 곳은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했다. 긴긴 밤은 PC방이나 게임방에서 보냈다.어느 날 외로워 미칠 듯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동반자살을 이야기하던 친구와 술을 퍼부었다. 지은이는 택시를 타고 ○○대교로 가면서 친구 몇 명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고마웠어. 행복해.”죽음을 결심하기 전 청소년은 신호를 보낸다. 지은이처럼. 자살이 순식간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생각을 요즘은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카페 게시판 같은 온라인 공간에 많이 올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위험신호가 ‘소리 없는 외침’으로 끝난 사례다. 가족이, 친구들이, 선생님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어떻게 하면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을까. 동아일보가 민관 합동의 ‘빅데이터 국가전략 포럼’, SK텔레콤과 함께 청소년 자살 문제를 다룬 이유다.먼저 자살을 주제로 하는 글이나 의견이 인터넷에 얼마나 많은지 살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50만6766건이었다. 이어 글의 작성자가 청소년임을 파악하기 위한 키워드로 데이터를 다시 걸렀다. 6만9886건이 나왔다. 자살하고 싶다는 심정을 털어놓거나, 구체적 방법을 묻거나, 동반자살을 생각하는 10대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분석 결과 자살을 긍정적으로 보는 청소년(45%)이 일반인(30%)보다 높게 나왔다. 자살하고 싶은 이유로는 외로움과 고독(4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학교폭력(20.5%), 성적·진학(19.6%), 경제적 빈곤(3.4%)이었다.자살 관련 청소년의 트위터는 월요일에 급증하기 시작해 수요일에 최고조에 이르렀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10시에서 밤 12시 사이에 가장 많았다. 심야에 외로움을 느끼는 10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제2, 제3의 지은이가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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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형이냐 B형이냐… 대학-수험생 수능 눈치

    내년 대학입시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외국어 수리 영역이 처음으로 A, B형으로 나뉘면서 중위권 대학이 입시 전형 계획을 좀처럼 짜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다음 달 1일까지 대학들로부터 △과목별 A, B형 유형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탐구영역 과목 수 △B형에 대한 가산점이 포함된 입시 전형 계획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중위권 대학은 문제가 상대적으로 쉬운 A형을 몇 개나 반영해야 할지 서로 눈치만 보는 중이다. A형을 하나 더 늘리면 대학 수준이 떨어져 보일 것 같아서다. 또 B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얼마나 줘야 할지도 막막해한다. 수도권 A대 관계자는 “A형이 너무 쉬우면 실력이 좋지 않아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럼 B형 응시생에게 가산점을 줘도 A형 1등급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결국 학교는 좋은 학생을 못 뽑게 된다”고 말했다. B대 관계자는 “가산점을 10∼15% 정도로 생각하는데, A형과 B형이 실제로는 얼마나 차이 나는지, 어떤 실력의 학생들이 어느 유형을 선택할지 몰라 난감하다”고 했다. 대학이 전형 계획을 정하지 못하니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은 더 답답하다. 이성권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서울 대진고 교사)은 “같은 점수라도 가산점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진학하는 대학 수준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중위권 학생에게 내년 입시는 로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권우 서울 이화여대부속고 입시전략실장은 “중위권 학생은 A형과 B형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원서를 넣을 때도 가산점을 고려한 눈치경쟁이 엄청 치열할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능으로 전형이 복잡해지면 수험생과 학부모가 입시업체의 컨설팅에 더욱 의존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서울 C대 관계자는 “지원에 유리한 대학을 일일이 계산해야 하는데, 학생이나 학부모가 하기 힘들다. 컨설팅 업체를 찾는 건 지극히 당연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욱연 서강대 입학처장은 “수능이 크게 바뀌니 적어도 내년만큼은 3월 모의수능을 치르고 전형 계획을 발표토록 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교협은 전형 계획을 늦게 발표할수록 혼란이 커진다며 11월 전형 계획 제출 이후 내용을 바꾸는 대학에 대해서는 행정적 재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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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기다렸죠? 나만의 신문 직접 만들어 보세요

    신문박물관(프레시움)이 25일 다시 문을 열었어요. 지난해 5월 말 잠시 문을 닫은 뒤 1년 5개월 만이네요.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3, 4층에서 일민미술관 5, 6층으로 이사했답니다. 일민미술관은 1926년 동아일보 사옥으로 지어져 66년간 신문을 발행했던 건물이에요. 2000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신문박물관의 의미가 더해지겠죠? 그동안 신문박물관의 재개관 날짜를 묻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어요. 아이에게 신문 역사를 가르쳐주고 싶다는 부모, 신문활용교육(NIE)을 위해 학생과 오겠다는 교사 등. 신문박물관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세계 66개국 신문 한자리에 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세계 66개 나라의 신문을 볼 수 있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러시아의 이즈베스티야, 핀란드의 헬싱긴 사노마트, 케냐의 데일리 네이션, 네팔의 더카트만두포스트 등 평소에 보기 힘든 신문이 많아요. 전시된 신문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모두 2000년 1월 1일에 발간된 1면이라는 점이죠. 한 해의 시작일 뿐 아니라 새로운 천 년이 열린 의미 있는 날이었죠. 이 때문에 신문 1면도 저마다 화려하고 색다르게 만들어졌어요. 개성 넘치는 지면을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 지역 신문을 살펴볼까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나라가 많아서 스페인어를 사용해요.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쓰고요. 아프리카 지역 신문은 어떨까요. 독재 정권 아래에서 통제를 많이 받았죠. 하지만 오랫동안 영국이나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신문 제작 수준은 아주 높습니다. 유럽은 1450년경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활판인쇄술이 보급되면서 신문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긴 역사만큼 다양한 신문이 발행됩니다. 르몽드(프랑스) 더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이상 영국)가 대표적이죠. 한글로 쓰인 외국 신문도 있어요. 카자흐스탄의 고려일보예요.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가거나 일제 통치를 피해 건너간 동포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세계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일본의 요미우리, 중국의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도 눈여겨볼 만하네요.○ 한국 신문 130년 역사 한눈에 신문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볼 수도 있어요. 한국 최초의 신문은 1883년 발간된 한성순보예요. 나라가 강해지려면 강대국의 문물과 기술을 배워야 한다며 관련 기사를 많이 실었어요. 1896년에는 최초의 한글신문인 독립신문이 발행됐습니다. 그 뒤 ‘황성신문’ ‘제국신문’ ‘대한매일신보’가 잇달아 나왔죠. 1910년 시작된 일제강점기에 모든 신문은 폐간됐습니다. 조선총독부에서 내는 매일신보와 경성일보만 남았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일본은 문화 정치를 시작합니다. 1920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의 창간을 허용했죠. 하지만 기사를 사전에 검열해 마음에 안 들면 판매를 금지시키고 정간 명령을 내리곤 했어요. 대표적인 게 일장기 말소 사건이죠. 6·25전쟁이 끝난 뒤 이승만 대통령이 계속 독재정치를 하자 신문은 두 파로 나뉘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정부를 지지하는 서울신문 자유신문 연합신문으로요. 4·19혁명으로 들어선 장면 정부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죠. 그 덕분에 5개월 만에 일간지는 41종에서 389종으로, 주간지는 136종에서 476종으로, 월간지는 400종에서 470종으로, 통신사는 14개사에서 274개사로 늘어났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일부 신문을 폐간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구속했습니다. 저항도 컸지요. 1971년 4월 15일에는 동아일보 기자들이 언론 자유를 지키겠다고 선언했어요. 정부는 기업이 동아일보에 광고를 싣지 못하게 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격려 광고를 싣거나 성금을 모아줬답니다. 1980년에는 언론 통폐합이 있었습니다. 언론이 너무 많아 사회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이유였죠. 신문은 중앙 일간지 7개와 전국 각 도에 1개씩만 남았습니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 많은 신문이 복간되거나 창간되고 전문지도 등장했습니다. 신문 역사관 벽에는 신문 1면이 전시돼 있어요. 1면은 그날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 실리죠. 독자의 눈에 잘 띄도록 어떤 신문은 제목이, 또 어떤 신문은 사진이 한 면의 반을 차지하기도 해요. 갑자기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때 임시로 발행하는 호외도 주의 깊게 보세요. 대한제국 선포에서부터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등 우리 사회의 큰 사건을 알 수 있죠. ‘신문과 문화’ 코너에는 신문의 디자인과 광고, 사진, 만화의 변화상이 전시돼 있습니다. ‘신문과 제작’ 코너에서는 납활자 목제카메라 같은 유물을 통해 신문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내가 제호 짜고 기사도 작성하는 재미 신문박물관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6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신문제작체험’ 코너가 있습니다. 먼저 블루 스크린 앞에서 사진을 찍으세요. 그 다음 컴퓨터에서 적절한 배경을 골라 합성해요. 제호를 짜고 기사를 작성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신문을 만들 수 있답니다. 방학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 대상의 ‘어린이기자 체험교실’은 방학 중 3일 동안 열립니다. 취재 편집회의 인쇄 등 신문 제작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요. 여성가족부 장관이 주는 활동기록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참가비 8만 원) ‘토요놀이교실’은 초등학교 1∼3학년이 신문과 친해질 수 있게 해주죠. 기자 명함이나 광고를 만들어 보고, 어문교열기자가 돼서 기사도 고쳐 본답니다. 방학 중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 4시에 진행합니다. (1회에 1만 원) 신문박물관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관람료는 일반 및 대학생은 3000원, 초중고교생은 2000원. 20명 이상 단체일 경우 각각 2000원과 1500원으로 할인됩니다. 3인 가족은 5000원, 4인 가족은 6000원이고요. 교육 목적으로 학생(15∼40명)을 데려온 초중고교 교사는 무료입니다. 전화(02-2020-1880)나 팩스(02-2020-1839), 홈페이지(www.presseum.or.kr)를 통해 신청하면 오전 10시 반이나 오후 3시 반에 안내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일반 관람객을 위한 투어는 화∼토요일 오후 2시에 있습니다. 이번 주말 신문박물관에서 한국 신문 130여 년의 역사를 배워보면 어떨까요?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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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육청, 곽노현표 정책 대부분 U턴

    초중고교 교장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장경영능력평가가 내년부터 없어진다. 그 대신 이 평가를 학교평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태스크포스팀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학교장경영능력평가는 2009년부터 시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시행한 제도다. 교장 전보·전직, 성과상여금, 표창, 해외연수 등 인사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올해는 이미 예고가 된 만큼 시행하겠지만 내년부터 폐지된다면 평가 결과가 인사고과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권한대행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률에 근거한 평가도 아니었다. 학교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다면 학교장도 잘한다는 뜻인데 굳이 여러 가지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장경영능력평가 제도의 폐지로 곽노현 전 교육감이 역점을 뒀던 정책은 대부분 교육현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이 권한대행은 대법원 판결로 곽 전 교육감이 지난달 27일 직을 상실한 직후부터 학교규칙 제정·개정 자율화, 방과후학교 교과프로그램 비중 제한 철회, 소규모 수학여행 의무화 폐지 방침을 내놓았다. ‘곽 전 교육감의 색깔 지우기’라는 일각의 비판에 이 권한대행은 “혼란을 초래한 정책은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학교에 자율성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만 (교육청 방향대로) 해야 한다는 건 걷어내겠다”며 곽 전 교육감의 정책이 잘못됐음을 분명히 했다.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의 정책이 달라 빚어진 혼란이 사라졌다고 평가한다. A고 교장은 “낙후지역은 교과위주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강제해서라도 학교에서 공부시키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교육청이 못하게 했다. 이제 학교가 자율적으로 하라니까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교과프로그램 운영이 학교성과급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학교장경영능력평가에서는 나쁜 평가를 받으니 난감했다”고 얘기했다. B고 교장은 “학교장경영능력평가 지표가 교과부가 지급하는 학교성과급 지표와 상반되는 게 많아 혼란스러웠는데 폐지한다면 안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민영(가명·45) 씨는 “학칙으로 두발을 좀 규제했으면 좋겠는데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시작도 못했다. 이제야 학칙 제정·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교육정책 되돌리기’가 약 두 달 만에 재연될까 우려한다. 교육감 재선거(12월 19일)에서 좌파 교육감이 당선되면 시교육청의 정책이 다시 바뀔지 몰라서다. C중 교사는 “지금은 안정되는 것 같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어떤 교육감이 되든지 자기 철학을 심으려고 하면 결국 학생과 교사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좌파진영은 이 권한대행이 곽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지우려 한다고 비판한다. 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23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부교육감이 교육감의 궐석을 기다렸다는 듯 서울교육을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나섰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와 김형태 서울시교육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권한대행이 각 학교에 학칙 제정·개정을 지시한 것은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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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초중고생 진로 설문’ 매년 실시… 변화상 추적-연구해 정책 반영

    정부가 청소년의 진로고민과 희망직업을 알아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조사결과는 진로교육 정책에 반영한다. 또 초중고교생 1000명씩을 선정해 진로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해마다 파악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학교 진로교육지표’ 조사를 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중학교 일반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의 학생 2만4780명 △중고교 전체(5465곳)와 초등학교 85곳의 진로담당교사나 부장교사 △일반고 학부모 1020명이다. 교과부 박성수 진로교육인재정책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진로 관련 설문조사를 하기는 처음”이라며 “대입과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책은 진로교육이다. 학생의 진로고민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정책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연말마다 하는 설문조사 내용을 커리어넷 홈페이지(www.career.go.kr)에 DB로 만들 방침이다. 설문에서는 학생의 희망직업과 진학목표를 파악하기 위해 △장래 희망은 누구로부터 가장 영향을 받는지 △자신과 부모님의 희망 직업 △언제부터 그 꿈을 갖게 됐는지 △진학을 희망하는 고교와 대학 전공을 물어본다. 또 진로에 대한 고민을 알아보려고 ‘어른이 되었을 때 돈 명예 권련 인기 봉사 중 무엇을 가장 얻고 싶습니까’ 같은 질문을 한다. 일과 직업에 대한 태도를 알아보는 질문으로는 △취업시 어느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지 △중소기업이나 생산직에 취업하겠는지 △대학은 반드시 졸업해야 하는지 △고졸자는 대졸자에 비해 대기업 취업이나 승진, 연애·결혼이 어렵다고 보는지 등이 있다. 학부모에게는 △희망하는 자녀의 1년 수입 △자녀를 어디까지 가르치고 싶은지 △수입·정년·여가가 많은 곳, 스트레스가 적은 곳, 남들이 인정하는 곳 중 자녀가 어떤 직장을 택하기 바라는지를 묻는다. 교사에게는 △진로교육의 장애 요인 △진로교육 연간 횟수와 예산 등을 물어 진로교육 현황을 파악한다. 올해 첫 설문조사 결과는 12월 발표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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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女高들 ‘이과반’ 늘리는 이유는?

    “수학이랑 과학이 어렵긴 하지만, 이과에서 올(all) 1등급은 대학 자유이용권이라고들 하니까요. 취업에도 이과가 유리할 것 같아요.”(고등학교 1학년 김모 양) ‘이과’ 바람이 여학생들에게까지 불고 있다. 현재 고교 1학년은 올해 안에 문·이과를 결정해야 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편의상 학생들을 두 계열로 나눈다. 최근 학교들이 예비조사를 한 결과 여고에서도 이과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숙명여고에서는 내년 2학년부터 이과가 1개 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15개 반 중 5개뿐이다. 차세일 교감은 “예비조사를 해보니 이과를 택하겠다는 학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여고도 내년에 11개 반 중 5개가 이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4개다. 안연근 진로지도교사는 “남고처럼 절반을 훨씬 넘는 수준까지는 되지 못하지만, 이과를 기피했던 여고에서 이 정도 변화는 큰 것”이라고 했다. 광주 대광여고도 현재는 이과가 12개 반 중 5곳뿐이지만, 내년에는 6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개 반을 늘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학급당 인원이 늘어나는 학교도 있다. 대구 효성여고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10개 반 중 4개가 이과다. 하지만 이동완 교무부장은 “과거에는 문과는 학급당 53명, 이과는 43명 정도였는데 이제 그 차이가 없어질 것 같다. 그만큼 이과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같은 성적이라도 이과가 대학 가기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진 때문이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대학 정원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과 수능 응시생이 문과보다 훨씬 적다. 지난해 수능에서 이과형인 수리‘가’형을 고른 수험생은 25.1%(16만2113명)였고 수리‘나’형은 74.9%(48만4974명)였다. 문과에 비해 수험생 수가 적은 이과가 대학에 진학하기 수월하다는 뜻이다.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여학생의 인식 변화가 생긴 영향도 크다. 박승동 서초 메가스터디 원장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문과를 나와 봐야 마땅히 갈 만한 전공이 없고 취업에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문과 학생들에게 인기 있었던 법대가 없어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재 고1이 대학에 가는 201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대폭 확대되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현재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 중인 12개 대학 중 동국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전원을 폐지한다. 이에 따라 2015학년도에는 의대 정원이 현재 14곳에서 25곳으로 늘어난다. 박권우 서울 이대부고 입시전략실장은 “아예 의대를 노리고 이과를 선택하는 상위권 여학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학부모들에게 ‘수학 못한다고 이과 안 가는 건 바보짓’이라고 강조한다. 대입정원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도, 취업 면에서도 이과가 대세다”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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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교육전문가 프리먼 교수 방한 “한국 영어유치원 열풍 이해 안돼”

    “영어를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영어교육 전문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도널드 프리먼 교수(미시간대)가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개최한 ‘영어교육 세미나’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한 그는 17일에도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영어교육으로 세계 10위 안에 든다는 전문가라는데 잘못 이해했나 싶어서 다시 물었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 “영어는 배워야 할 게 아니라 일상에서 쓰는 것이다.” ‘영어교육 세미나’는 4년 전부터 매년 시도교육청의 영어교육 담당 장학사와 연구사 20여 명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다. 17일 열린 올해 세미나는 규모가 더 커졌다. ‘프리먼 교수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교사들까지 청강을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프리먼 교수가 쓴 원서를 여러 권 읽어봤다. 그런 그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것. 프리먼 교수에게 한국에서 최근 영어태교와 영어유치원이 유행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영어는 학교에 들어간 뒤 배워도 된다.” 너무 어려서부터 영어를 학습하려고 하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그는 연구 사례 하나를 들려줬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첫해에 아이들은 영어에 호기심을 가진다. 하지만 바로 다음 해에 지쳐버린다. 학교에서는 영어를 문법 듣기 읽기 쓰기를 모두 완벽하게 해야 하는 일종의 학문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어는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하라는 뜻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영어를 많이 노출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즈니 만화를 보여주거나 영어로 된 노래를 들려주는 것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영어로 말을 걸 필요도 없다. 그저 보여주고 들려주면 된다. 프리먼 교수는 자신의 두 딸 이야기도 했다. “프랑스어를 잘하는데 배운 건 고등학교 때예요. 그 대신 어려서 프랑스어로 많이 놀았죠.” 문법이나 발음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프리먼 교수는 “모국어를 익힐 때와 똑같이 접근하면 된다”고 말했다. 모국어는 문법을 따로 배우지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익힌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그냥 듣고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하게 된다. 철자나 문법이 조금 틀려도 소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부모들에게는 과도한 욕심과 기대를 버리라고 당부했다. 아이에게 완벽한 영어를 강요하지 말라는 것. 프리먼 교수는 “부모 자신이 영어로 하고 싶은 것을 아이도 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어자막 없이 영화를 보고 싶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으면 아이에게도 그걸 하게 해주면 된다. 단어책을 달달 외우고 문법책에 밑줄을 긋게 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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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민동석?… 유네스코 한국委 사무총장 최종후보 2명에 올라

    특정인 내정설로 중단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19대 사무총장 후보 2명이 확정됐다. 논란의 당사자였던 민동석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사진)이 포함됐다. 유네스코한국위 사무총장 후보심사위원회는 16일 오후 후보 4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했다. 당초 지난달 24일로 예정됐지만 내정설 논란을 지적한 동아일보 기사가 나가자 심사위원 2명이 사의를 표명하며 무산됐다. 심사위원 7명 중 6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장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후의 모든 일정을 심사위원장에게 일임했다. 심사위원회가 위원 2명을 다시 선임하면서 16일 다시 면접을 치렀다. 대상자는 4명이었다. 원래 5명이었으나 전택수 현 사무총장이 지난달 24일 지원을 철회했다. 전 사무총장은 11일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원 철회 이유를 묻자 “(내정설) 논란에 휩싸일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랬다”고 답했다. 민 전 차관은 압도적인 점수로 최종 후보 2명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기준은 △국제활동 역량(35%) △조직관리 능력 및 품성(25%) △유네스코 관련 활동 전문성(15%) △비전 제시 및 경영혁신 능력(25%)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민 전 차관이 오랜 시간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해 업무를 잘 파악한 것으로 심사위원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심사위원회는 면접 채점 결과를 집행위원회에 올린다. 집행위원회가 22일 2명 이상을 무순위로 추천하면 이 장관이 이달 말에 1명을 임명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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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 준비 안된 학생을 위한 진정한 대안교육

    덴마크 코펜하겐의 소르테담 초중등학교 9학년인 아드리안 트레데 군은 최근 진로를 바꿨다. 내년에 졸업할 수 있지만 1년 더 다니기로 했다. 지난해 학습계획서를 쓸 때까지만 해도 이 학교를 나온 뒤에는 일반고에 갈 생각이었다. 최종 결정을 앞둔 지난달 10일 진로상담가인 모에 옌센 씨를 찾았다. “원래 수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막연하게 일반고에 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대학에 진학해야 하니까…. 그런데 지금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요.”(트레데 군) “친구들과 같은 시기에 무조건 상급학교에 진학할 필요는 없어. 1년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고교로 진학해도 된단다.”(옌센 씨)○ 진로지도센터가 상담을 맡아 트레데 군은 상담을 마친 뒤 마음이 편해졌다. 그는 “옌센 진로상담가는 8학년 때부터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을 줬다. 직업의 종류를 알려주고, 일반고와 직업고 학생을 데려와 이야기할 시간도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옌센 씨는 이 학교 교사가 아니다. 그는 코펜하겐 청소년진로지도센터 소속. 이 학교에는 일주일에 두 번(월, 금요일) 온다. 이 학교 8, 9학년 120명은 모두 옌센 씨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덴마크는 2004년 진로 업무를 전담하는 진로지도센터를 만들었다. 현재는 초중등학생을 위한 청소년진로지도센터가 52곳, 고등학생을 위한 지역진로지도센터가 7곳 있다. 진로상담가 1명이 2, 3개 학교를 맡아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씩 머문다. 학생은 언제든 진로상담가를 찾아가면 된다. 진로상담가는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을 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학교가 알아서 진로상담을 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옌센 씨는 “교사는 수업을 해야 하므로 상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 학년이 올라가서 교사가 바뀌면 상담의 지속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진로 상담을 강화한 데에는 고교 졸업 비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교육부의 요르겐 브로크 자문관은 “준비가 안 된 학생이 무조건 고교에 진학하면 중도 탈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고교 졸업 비율이 77.4% 정도지만 장기적으로는 95%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덴마크는 2010년 10월부터 새로운 고교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학생이 일반고에 진학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진로상담가가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는 개인 사회 학업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이뤄진다. 학생들은 이 평가서를 중학교 졸업 평점, 지원서와 함께 고교에 제출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9만 명이 초중등학교를 졸업한다. 이 중 3000여 명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로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학부모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학생을 2년간 지켜본 진로상담가의 판단을 믿는다. 포 이슬란스 브뤼게 초중등학교의 진로상담가 토케 옌센 씨는 “부모는 자녀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지만 내게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 예를 들어 숙제는 거의 안 해오고 학교에 제때 오는 적이 없으며 친구들과 매일 싸우는 이유를 들어 일반고 진학 준비가 되지 않았고, 의사가 되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단 한 명도 포기 않는 교육 ‘준비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은 학생은 여러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다. 코펜하겐 청소년진로지도센터의 존 빈테 크누센 부서장은 “어떤 교육을 받는 게 좋을지 진로상담가가 추천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일반고나 직업학교 같은 정규 교육과정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초중등학교 졸업생의 60∼70%는 일반고에, 나머지는 직업학교에 간다. 코펜하겐에 있는 쿠바학교는 대안학교다. 가정불화 왕따 같은 문제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이 주로 온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2개월간 조금 특별한 교육을 받는다. 요리반 학생은 전교생을 위한 점심을 일주일에 4번 만든다. 등교해서 재료를 손질하고 끓이고 배식한 뒤 설거지까지 정신이 없다. 요리반의 시몬 크로그네스 군은 “요리를 친구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힘들었던 건 다 잊게 된다.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사진반은 얼굴에 콧수염을 붙인 여학생의 사진 등 6개월에 한 번씩 주제를 정해 전교생의 사진을 찍어 전시한다. 음악반은 작곡한 노래를 기타 드럼 베이스로 연주한다. 이외에도 △체육 △연극 △그래픽디자인 △영화 △매거진 등 다양한 반이 있다. 수학 영어 덴마크어 같은 수업도 있지만 꼭 들을 필요는 없다. 페테르 샨트 교장은 “학교에서 못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던 학생이 잘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게 목표다. 거기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 다시 학교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생활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안학교는 덴마크에 80개가 있다. 매년 1만 명이 거쳐 간다. 청소년진로지도센터가 운영하는 ‘정화교실’도 있다. 6개월 동안 기업에서 일하며 대인관계를 쌓거나 체육 활동을 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한다. 진로상담가 모르텐 오고르 씨는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맞춤형 교육을 한다. 그래야만 고등학교 졸업 비율 95%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10학년 △주간 고등학교 △그룹 카운슬링 △새로운 길 등 20여 개의 대안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고등학생의 진학 상담은 지역진로지도센터 소속 진로상담가들이 맡는다. 일반고 학생은 주로 대학을 갈지 말지, 대학에서는 어떤 전공을 택해야 할지를 상담한다. 직업학교 학생은 바로 일자리를 구할지, 기술직업학교에 진학할지를 상담한다. 학생은 지역진로지도센터가 개최하는 직업축제나 적성 찾기 워크숍에 참석할 수 있다. 2년 전부터 도입된 ‘e가이던스’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진로상담가에게 질문을 남기면 대개 24시간 내에 답변을 받는다.코펜하겐=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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