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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의사협회가 10일 오전 8시∼오후 6시 집단휴진에 들어간다.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휴진이 이뤄지지만 종합병원 60여 곳의 전공의들도 휴진에 동참할 계획이다. 이날 하루 동네 의원에 갈 때는 미리 휴진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의원급 동네 병원의 휴진 여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에서 이날 오후부터 확인할 수 있다. 거주지 인근의 병원급 이상 병원 현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 홈페이지와 보건복지콜센터(12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10일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은 당초 개원의(2만8000곳) 일부를 중심으로 진행돼 ‘미풍’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종합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1만7000명)의 상당수가 동참을 결정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9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의사들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더이상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의사 막내들의 동참 결정이 선배 의사들의 참여를 자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공의 참여율이 변수 집단휴진 규모는 전공의들의 참여 비율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국 62개 종합병원 전공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8일 ‘전국 전공의 대표자대회’를 열고 찬성 47표, 기권 15표로 집단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전공의들은 10일 오전 8시∼오후 6시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전체의 약 5%에 해당하는 필수 진료인력을 제외하고 진료를 거부하기로 했다. 24일부터 6일 동안 예정된 2차 집단휴진에는 필수 진료인력을 포함해 전원이 동참하기로 했다. 송명제 전공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사들의 면허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전공의들의 동참 열기가 뜨거워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공의가 100명 이상인 종합병원 70여 곳 중 60여 곳이 휴진 참가를 결의한 상황이다. 수도권에서는 가천대 길병원, 경희의료원, 고려대의료원, 인제대 백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등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전북대병원, 조선대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등의 전공의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환자 이용도가 가장 큰 빅5 병원(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중에는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만이 동참을 결정한 상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대표들이 휴진 참석을 결의한다고 모든 전공의가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교수들도 휴진 참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0일 하루 정도는 교수급 의사들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집단휴진은 위법 엄정 대처” 정부는 집단휴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회 주말 정책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정부와 의협이 의료 현안에 관해 협의 중인 상태에서 납득할 이유 없이 집단휴진을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한 명백한 법 위반이다”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시도 보건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인력을 투입해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료기관을 조사해 곧바로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할 예정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1일 업무정지 처분 예고장을 보내고 해당 의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휴진했다고 판단하면 15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소, 약국 등을 이용해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11∼23일 환자 한 명당 15분 진료, 전공의 매일 8시간씩 주 40시간만 근무 등 준법투쟁을 진행하고 24일부터 6일 동안 필수인력까지 포함한 2차 집단휴진을 전개할 예정이다.유근형 noel@donga.com·최지연 기자}

《 한국의 골수이식(BMT·조혈모세포이식) 기술, 수술 공간, 수술 후 관리시스템 등을 몽골에 통째로 이식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기술 이전 교육을 받은 몽골 의료진이 현지에 구축한 BMT센터에서 자국 최초로 자가골수이식 수술에 성공한 것. 현지 의료진을 자립시키는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진행해온 ‘몽골 프로젝트’는 한국의 골수이식(BMT·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의 기술뿐만 아니라 수술 공간, 설비, 사후관리 시스템까지 종합적으로 구축해주는 프로젝트다. 2011년 첫발을 내디딘 몽골 프로젝트는 지난달 27일 몽골 의료진이 자국 다발성 골수암 환자 수라크바이르 씨(51)의 자가 골수이식에 성공함으로써 3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몽골의 의료 환경은 한국의 1980년대 수준. 이번 프로젝트 성공 이전까지는 골수이식을 할 수 있는 의사도, 수술을 할 공간과 의료기기도 없었다. 몽골 프로젝트의 핵심은 서울성모병원의 BMT센터를 몽골 국립제1병원에 그대로 재현하고, 몽골 의료진 스스로 이 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성모병원은 2012년 2월부터 몽골 의사 10명, 간호사 10명, 임상병리사 5명을 초청해 교육해왔다. 이들은 서울에서 골수이식이 필요한 다양한 환자를 경험했다. 성모병원은 한 해 국내에서 이뤄지는 골수이식 수술(약 2000건)의 25%가량인 500여 건을 맡아 수술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의 골수이식 수술 완치율(5년 내 재발하지 않는 비율)은 60%로 미국(약 30%)보다 높다. 성공적인 골수이식을 위해선 위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몽골 최고의 병원인 제1병원조차 프로젝트 이전까지는 무균실이 없었다. 몽골 정부는 서울성모병원의 BMT센터를 벤치마킹해 각종 의료기기, 무균병실, 수술실을 현지에 구축했다. 이성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인들은 초원에서 쓰던 비위생적인 이불을 병원에 가져와서 썼다”면서 “골수이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심정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2012년 말 몽골 의료진은 스스로 수술을 할 수 있는 기준을 통과했다. 이어 첫 환자로 수라크바이르 씨를 선정했고 지난달 한국 의료진의 관리감독 아래 몽골 임상병리사가 환자의 몸에서 골수 세포를 분리해 냉동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7일엔 환자에게 다시 골수를 주입하는 데 성공했고 4일 현재 부작용 없이 회복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의료기술 이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동 등지의 국가에 대한 의료수출의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 전문가들은 하나의 BMT센터 기술이전이 8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호원 보건복지부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은 “현재는 의료수출이 병원 단위로 이뤄지고 있지만, 곧 의료기술까지 수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BMT센터 등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을 중동에 수출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번 성공이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성공은 스마트 의료수출 모델로 평가받는다. 병원 신축이나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의료지식과 경험만 전수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몽골 프로젝트를 이끈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BMT센터장은 “국내 병원들이 개발도상국가에 수술 지원 등의 사업은 해왔지만, 이처럼 해당 국가의 의료진을 자립시키는 프로젝트가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세상에 나오기 전 엄마 배 속을 유영하던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상상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느낌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최근 엄마의 자궁 속에서 따뜻한 양수의 온기를 느끼며 둥둥 떠다니는 듯한 편안함을 경험했다. 꿈속에서 일어난 일은 결코 아니었다. 수(水) 치료의 한 프로그램인 ‘아쿠아라나(수중 마사지 및 스트레칭)’를 체험하면서다. 수 치료는 물속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재활·물리 치료다. 수 치료엔 미네랄이 풍부한 물속에서 치료받는 아쿠아라나뿐만 아니라 물을 마시거나 물을 몸에 바르거나 쏟아지는 물에 몸을 대는 수압마사지 등이 있다. 따라서 수 치료는 뇌중풍 등 질환으로 인한 수술 뒤 재활 환자, 근육통 및 관절 환자, 움직임이 불편한 노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엔 아토피 피부염 환자, 몸이 붓는 산모, 피로에 지친 일반인도 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수 치료 센터를 갖춘 제주 ‘WE호텔’에서 수 치료의 참맛을 느껴봤다. 최일봉 WE호텔 병원장은 “WE는 ‘Water and Energy(워터 앤드 에너지)’의 약자이며 치료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치유 목적의 의료관광 메디컬 리조트”라고 말했다.○ 맞춤형 수 치료 제공 지난달 28일 제주 서귀포 한라산 자락에 위치한 WE호텔에 도착하자 생경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인테리어로 장식된 곳에 흰색 목욕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1, 2층에 위치한 수 치료 센터와 3∼5층의 객실을 오가는 이용객들이었다. WE호텔이 병원과 호텔을 접목시킨 국내 최초의 메디컬 리조트라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의료진은 기자를 먼저 수영장이 아닌 진료실로 안내했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는 체형검사, 체열검사, 체질량검사, 안면피부검사 등이 필요했다. 체형검사에서는 몸의 무게중심이 전체적으로 앞으로 쏠리는 경증 요추전만과 거북목 진단을 받았다. 복부 비만이 있고, 컴퓨터를 많이 쓰는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몸의 열 분포를 측정하는 체열검사에서는 대부분 정상이었지만, 어깨와 목 부위가 주변보다 다소 낮은 33.5도 정도로 나왔다. 근육이 뭉치고 염증이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모니카 비어먼이 고안한 독일의 대중적 수 치료인 ‘아쿠아라나’와 복부 근육을 키우는 ‘아쿠아 피트니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엄마 배 속을 유영하는 착각 들어 아쿠아라나를 위해 메디테이션 풀(Meditation Pool)에 들어서자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수영장 위로 돔 모형의 조형물이 있어 굴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돔의 벽에는 다양한 빛을 쏴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홍준기 수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몸을 뒤로 눕혔다. 부력을 높이는 보조기구를 다리와 목 위에 얹으니 한결 편안해졌다. 귀가 물속에 잠기자 음악이 흘러나왔다. 수중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이었다. ‘엄마 배 속에서 태교 음악을 들으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수 치료사는 먼저 물 위에 뜬 기자의 팔과 다리를 가볍게 주물렀다. 물에 대한 공포와 남아 있던 긴장감이 이내 사라졌다. 그러곤 기자의 몸을 이리저리 끌며 물의 저항을 온전히 느끼게 하면서 스트레칭을 해줬다. 신비한 느낌은 그때 찾아왔다. 낯선 치료사가 몸을 이끌고 있다는 어색함은 이내 사라지고 엄마 배 속을 유영하고 있다는 착각이 밀려왔다. 약 40분의 유영이 끝나자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거칠었던 피부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같은 시각 함께 아쿠아라나를 체험한 50대 여성은 “인어공주가 된 것 같았다”고 했고, 다른 30대 여성은 “하늘을 나는 것같이 황홀했다”고 했다.○ ‘아쿠아 피트니스’ 지상 운동보다 효과 만점 다음으로는 제주도 천연 암반수를 사용하는 용암해수탕으로 이동해 ‘아쿠아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복부를 자극하는 다양한 자세를 반복했다. 기자는 ‘몸꽝’이지만 물의 부력 때문인지 큰 동작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마무리로는 약산성(pH 4.2∼4.8)의 탄소가 나오는 욕조에서 수중 안마를 받으며 뭉쳤던 근육을 풀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기분은 상쾌해졌지만, 과연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체열검사를 한 번 더 받아봤다. 33.5도 정도였던 어깨와 목 부위의 온도가 35.2도까지 올라왔다. 주치의인 강은철 WE호텔 웰니스센터장(제주한라병원 재활의학과장)은 “뭉쳤던 근육이 조금은 풀어졌다”며 “물 밖에서 운동할 때보다 힘은 덜 들지만, 신체 밸런스의 회복 속도는 더 빠른 것이 수 치료의 최대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수 치료 1회는 오픈 기념으로 80분에 약 15만 원. 숙박, 조식, 피부케어를 포함한 WE호텔의 2박 3일 수 치료 프로그램은 120만 원부터 시작된다.서귀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투자기업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지침 개정안’이 정작 앙꼬가 빠진 채 지엽적인 부분만 통과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문형표 장관 주재로 2014년 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의결권행사지침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각 기업의 이사 선임 시 기업 측의 전횡을 막기 위한 것. 이 때문에 관심은 ‘비리 이사 재선임 반대안’과 ‘의결권 행사 방향을 주총 전에 공개하는 안’ 등 두 가지에 모아졌다. ‘비리이사 재선임 반대안’은 현재 ‘기업가치를 훼손했거나 주주 권익을 침해한 이력자’로 돼 있는 규정을 ‘횡령, 배임으로 1심 판결을 받은 인물’로 구체화하는 것. 또 비리 당사자뿐 아니라 함께 재직했던 이사도 감시 감독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의결권 행사 여부의 사전 공개는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특정 회사 사외이사 연임에 반대 입장을 주총 전에 공식화하는 것. 이 경우 소액주주들까지 동참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기업 견제 기능이 더욱 확실하게 된다. 기금운용위원회가 두 사안의 의결을 보류한 것은 기업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의 사외이사는 재벌 총수 일가의 도구로 이용되곤 했다. 기업의 사외이사 임명에 제동이 걸릴 경우 재벌 총수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기업 경영에도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금운용위원회는 전체 위원 20명 중 노동계 인사 3명이 빠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궁색하게 변명했다. 권종호 의결 행사 전문위원장은 “위원 사이에 일부 이견이 있었고, 노동계를 빼고 의결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보류했다”고 말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 개혁의지가 후퇴되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당연히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아야 할 비리 이사들을 제한하지 못한다는 건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날 위원회는 사외이사의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연임 동의 기준 출석률을 현행 60%에서 75%로 강화했다. 이전에는 60%만 참석하면 연임에 동의했지만 이제는 75%가 참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해당 회사와 자회사를 통틀어 10년 이상 재직한 이사의 연임에는 동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해당 회사에서 10년 이상 재임했을 때만 반대했다. 여러 계열사를 돌아가면서 사외이사로 장기 재임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다. 한편 재계는 주주가치를 침해하거나 이를 방조한 인사에 대한 이사진 선임 반대 등 핵심 조항이 이날 개정안엔 반영되지 않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이날 통과된 사외이사 선임 기준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계열사까지 포함해 10년 이상 재임하면 사외이사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진우 기자}

아하, 이 약저용량 아스피린 ‘아스트릭스’심장이 약한 노인들에게 겨울은 공포의 대상이다. 급격하게 수은주가 떨어지면서 급성 심근경색, 협심증, 뇌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추위가 한풀 꺾이는 시기에는 심장병에 대한 경계를 풀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초봄도 겨울 못지않게 심뇌혈관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고 경고한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동맥(관상동맥)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년 동안 협심증과 심근경색 환자를 조사한 결과 3, 4월에 환자가 가장 많았다.봄철 운동 시작할 때 심장질환 조심해야 특히 겨울 동안 움츠리고 있다가 봄을 맞아 다시 운동을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한다. 겨울에는 운동량이 줄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평소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 환자는 운동을 할 때 수축기 혈압은 180mmHg, 이완기 혈압은 110mmHg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 심박 수는 1분에 ‘(220―나이)×0.7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50세는 1분당 심박 수를 약 128회로 조절해야 한다. 심장병을 지병으로 갖고 있을 땐 일반인보다 심장 정지가 일어날 가능성이 100배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봄철 황사 빈도가 늘고 있는 것도 심혈관 질환 환자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코와 기관지에서 대부분 걸러지는 일반 먼지와 달리 머리카락 100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초미세먼지’(2.5μm·마이크로미터 미만)는 폐와 심장에 직접 도달한다. 여기 포함된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은 혈관을 둘러싼 내피세포에 염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혈관 구멍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결국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심혈관질환자들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1∼2010년 심혈관질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μm 증가할 때마다 환자가 입원할 확률은 1.26%포인트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저용량 아스피린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 약을 통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100mg)은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의 주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이 혈소판의 응집을 차단해 심뇌혈관 질환의 주범인 혈전 생성을 막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저용량 아스피린은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15% 낮추고, 뇌중풍 발병률도 17%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심장학회(AHA)는 아스피린이 매년 5000명 이상의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혈관질환 예방 필수 약물 리스트에 아스피린을 포함시키고 있다. 미국의사협회(AMA)는 심혈관 질환과 뇌중풍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의 복용을 권고하는 지침을 갖고 있다. 보령제약이 만드는 아스트릭스는 대표적인 국내 저용량 아스피린 중 하나다. 지난해 약 3억 캡슐이 처방되거나 판매됐고 매년 280만 명이 복용하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아스트릭스는 약가가 캡슐 1개당 43원으로 다른 약제들에 비해 경제적인 ‘국민 보건약’이다”라며 “특히 지난해 전문의들이 가장 많이 처방했다”고 말했다. 아스트릭스는 고혈압, 비만, 당뇨, 고콜레스테롤 환자의 심혈관 질환 예방뿐 아니라 색전증 예방에도 쓰인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주 1회 100mg씩 먹으면 된다. 협심증, 심근경색, 허혈발작, 뇌경색 환자에게는 최대 300mg까지 쓸 수 있다. 아스트릭스는 체내에 들어가면 주성분인 아스피린이 조금씩 지속적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한 알만 복용해도 효과가 크다. 한 알 속엔 약 130개의 작은 알갱이가 하나하나 코팅 처리돼 있어 위장 내에 고르게 흡수되는 장점이 있다. 위장 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흡수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때문에 식전 후 상관없이 언제든지 복용해도 된다. 아스피린의 주요 부작용인 위출혈, 구토 등의 부작용도 줄였다. 한편 아스피린은 심혈관 질환이 아닌 다른 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스페인의 한 연구팀은 저용량 아스피린이 비만 환자의 인슐린 분비량을 증가시켜 혈당을 줄인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이틀에 한 번씩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10년 동안 천식의 발병 위험이 10% 정도 줄어든다고 보고했다. 미 국립암염구소는 ‘미 국립암염구소저널’을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여성들의 난소암 발병률이 일반 여성에 비해 20%가량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스피린은 위나 장에 궤양, 출혈성 위염이 있는 경우 삼가야 한다. 아스피린이 지혈작용을 막아 출혈을 계속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위, 대장 내시경 검사를 했거나 용종을 떼어냈을 경우에도 5일 정도는 아스피린을 먹지 말아야 한다.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우병 환자와 같이 피가 잘 멎지 않는 환자, 간이나 신장에 장애가 있는 환자, 아스피린 제제에 대한 알레르기로 천식 발작이 있는 경우도 복용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올해 초 부산에 사는 한 30대 주부가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된 8세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줬다. 유서에는 ‘딸의 아토피 완치를 위해 5년 넘게 치료했지만 스테로이드 연고 과다 사용으로 더 악화됐다’는 내용들로 빼곡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고통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아토피로 인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아토피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들도 해마다 등장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토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매년 평균 13.6% 증가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국내 총 환자 수가 200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 수치도 발표됐다.아토피 환자 200만 시대 유아기나 소아기에 시작된 아토피는 대부분 자연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토피는 기본적으로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장기간 이어지는 만성질환이다. 치유되기까지는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연고 등 치료제의 부작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환자 가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르는 연고를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위축되고 얇아질 수 있다. 스테로이드제 역시 많이 쓰면 피부 혈관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치료제도 있지만 대부분 외국 제품이어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부담도 크다. 인터넷 등에는 각종 민간요법이 나와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 많아 무턱대고 따라하면 해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사실상 몇 가지 없는 셈이다.비타민C 아토피 피부염 대체 치료제로 각광 이런 고민 속에 대안적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비타민C는 대표적인 대안 치료제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아토피 건선 등 면역성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비타민C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로 인해 발생되는 대표적 면역성 피부질환이다. 사람은 여러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생체 내에서 생명유지에 필요한 산소가 활성산소로 변한다. 활성산소는 강한 산화력을 가지고 있어 세포막 분해, 단백질 분해, DNA 합성 억제 등 생리적 장애를 일으킨다. 비타민C 등 항산화 물질은 이런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이다. 비타민C는 가려움증을 억제하며 아토피의 2차 감염에서 발견 되는 세균 억제에도 효과적이다. 피부 탄력과 관련된 콜라겐과 엘라스틴 생성을 촉진해 손상된 피부를 빠른 시간 내에 회복 시켜주기도 한다. 비타민C는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다. 비타민C를 복용해도 전체 피부의 약 7%의 면적에만 전달되기 때문이다. 비타민C는 피부에 바르는 것도 쉽지 않다. 수용성 비타민이라 피부에 흡수되지 않는다. 햇빛이나 공기 등에 노출되면 쉽게 산화된다. 비타민C 피부 깊이 전달하는 기술 개발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서의 비타민C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 벤처기업 현대아이비티는 바이오융합기술을 이용해 피부에 바르면 순수 비타민C를 1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피부 깊이 전달하는 비타브리드C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1월 홍콩 코스모프루프 세계박람회에서 세계 의학계에 발표돼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아이비티는 ‘비타브리드C ATOSIS PLUS’라는 제품도 출시했다. 피부세포의 자기방어시스템 회복을 도와 아토피 피부염을 고치는 신개념 치료제다. 조보현 임피리얼팰리스피부과 원장은 “순수 비타민C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 제제이지만 특성상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간주돼 왔다”며 “순수 비타민C를 지속적으로 피부 깊이 전달하는 기술 개발로 면역성 피부 질환 치료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비타브리드C ATOSIS PLUS에 대한 정보는 현대아이비티 홈페이지(www.vitabridc.com)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현대아이비티는 국내 출시와 함께 무료로 사용 기회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싸우지 않는 부부가 더 위험하다.’ 어느 사회학자의 고상한 말이다. 의견 차와 조정의 과정이 건강한 부부 생활을 돕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양날의 검과 같다. 싸움 강도의 임계점을 넘으면 부부생활의 아주 중요한 부분까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 간의 성(性) 문제까지도. 부부 싸움 중의 막말과 폭언은 성기능 장애를 넘어 불임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싸움 과정에서 폭언이나 막말에 노출될 경우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남성의 정자 수를 감소시킨다. 뿐만 아니라 여성도 배란일이 늦어지는 등 호르몬 균형이 깨진다. 결국 임신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심리적 악영향은 더 크다. 기본적으로 폭언으로 정서적 상처를 입으면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다. 성적인 자극에 둔감해지고 감수성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남성은 발기부전, 조루, 성적 불감증 등 성기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 폭언이나 막말로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발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으로 감소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진다. 부부 간의 폭언은 쉽게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더 위험하다. 처음엔 폭언을 듣던 사람이 다음번에는 언어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맞고 자란 아이가 나중에 자신의 아이를 때리게 되는 학습효과와 비슷한 이치다. 이동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폭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듣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공격적인 성향을 심어줄 수 있다”며 “부부 간 폭언을 멈추지 못할 경우 전문 상담사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나쁜 말’의 폐해는 감정에만 그치지 않는다. 본보 기자가 직접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나쁜 말’을 들은 직후 스트레스지수가 2분 만에 5단계나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또한 빙산의 일각. 언어폭력은 두통, 불면증, 근육통, 우울증은 물론이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까지 유발한다. 장기적으로 사람의 인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도 결국 말이다. 동아일보 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2부에서는 말이 신체 및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 “야, 이 답답아. 똑바로 하란 말이야!” 오늘도 직장 상사의 폭언이 시작됐다. 심장이 정신없이 쿵쾅거렸다. 등과 손에서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침을 상사의 폭언으로 시작한 지는 벌써 4년째. 회계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 A 씨(37·여)의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낮에는 두통과 현기증이, 밤에는 불면증이 찾아왔다. 뭘 먹어도 소화가 안 됐다. 목과 어깨, 허리는 전보다 자주 결리고 쿡쿡 쑤셨다. 우울한 감정도 잦아졌다. 한 달 전 찾은 병원에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가벼운 목 디스크 진단까지 받았다. 심리상담을 진행한 의사는 “직장 내에서의 언어폭력이 우울증과 목 디스크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폭언, 정신뿐 아니라 신체까지 파괴 폭언에 장기간 노출되면 스트레스 등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A 씨처럼 신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막말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두통, 어지럼증, 불면증, 근육통, 우울증 등 가벼운 증상은 기본. 심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불임 등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폭언에 노출되면 1차적으로는 흥분하거나 긴장했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당황한 나머지 숨이 가빠지거나 혈압이 상승해 심장이 뛰는 속도가 빨라진다. 심하면 식은땀이나 어지럼증, 두통 등을 호소한다. 폭언은 불면증과 불안증, 우울증, 근육통 등을 유발해 심신을 들쑤신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근육이 긴장상태에 빠져 평소 하지 않았던 실수도 반복할 수 있다. ○ 자율신경계 호르몬 뇌파의 균형을 깨뜨려 이 같은 몸의 반응들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뇌파가 막말에 반응해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자율신경계는 폭언에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우리 몸은 자율신경계를 구성하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균형을 이뤄야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폭언과 같은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교감신경계의 활성도가 높아져 자율신경계 균형을 흐트린다. 몸에서는 가슴이 조여 오거나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 근육통, 식은땀, 어지럼증 등의 이상기운이 감지된다. 나쁜 말은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끼친다.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코르티솔은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임파구의 수를 감소시켜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는 감염성 질환과 암 등 각종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어 위험하다. 폭언으로 인한 불면증, 우울증 등도 코르티솔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돼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뇌파의 균형도 깨져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건강한 몸 상태에서는 알파파가 활성화되지만 폭언을 들으면 베타파가 활성화된다. 베타파는 긴장과 흥분 상태를 지속해 불안증을 일으킨다. 김 교수는 “실제 아내에게 비난받은 남편의 뇌파를 측정해본 결과 욕을 듣기 전보다 베타파는 더욱 항진됐다”며 “막말은 뇌파를 자극해 신체에 부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위산과 펩신을 과다 분비시켜 소화불량, 위궤양 등을 생기게 할 수 있다. ○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게 막말은 시한폭탄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을 지병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막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막말에 노출되면 코르티솔이 분비돼 혈당과 혈압 수치가 급격히 오르는 등 격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막말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에겐 단 한 번의 폭언도 방심해선 안 된다. 최홍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심한 경우 뇌중풍(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이 한꺼번에 올 수 있다”며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취약한 사람에게 폭언은 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말의 상처는 칼로 찌르는 것보다 더 오래간다고 입을 모은다. 잠깐의 소음처럼 어쩌다 한 번 받는 스트레스는 그 순간을 넘기면 금방 잊히곤 하지만, 폭언은 편도체라는 뇌의 회로에 오래도록 저장된다.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폭언과 막말 중에서도 적대감이 동반된 비난 섞인 말이 신체에 가장 좋지 않다”며 “나쁜 말로 인한 충격과 질병을 피하기 위해선 상대의 인격을 모독하는 말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의료관광을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 중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외국인 환자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중국 환자는 전년도보다 69.1% 늘어난 3만2503명(20.4%)으로 미국인(3만582명·19.2%)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기획팀장은 “정확한 통계는 올해 상반기에 나오지만 중국인 의료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지난해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 차원의 의료관광 지원이 시작된 2009년 4725명에 불과했던 중국인 의료관광객은 2012년까지 7배 가까이로 늘었다. 2012년 중국 환자들은 진료비로만 1인당 169만 원, 총 550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내 한류 열풍의 영향이 컸다. 한류의 여파로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찾은 중국 여성들이 특히 많았다. 2012년 중국 의료관광객의 약 70%는 여성이었고, 이들 중 36.5%는 성형외과를, 15.2%는 피부과를 각각 찾았다. 반면 일본 의료관광객은 줄었다. 일본 환자는 2011년 2만2491명으로 중국인(1만922명)보다 많았지만, 2012년에는 12.2%가 줄어 1만9744명(3위)에 머물렀다. 러시아, 몽골의 환자는 전년 대비 각각 70.3%, 157.4% 급증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봄이 다가오고 있다. 입춘이 지나간 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서서히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을 움직이다 보면 각종 통증도 늘고 있다. 특별히 심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어깨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십견은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어깨질환이다. 어깨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오십견이 생기면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지속적으로 욱신거릴 때가 많다. 오십견을 두고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치부해버리기 쉽다. 50이 되면 누구나 어깨가 아플 수 있기에 오십견으로 불리고 있다.회전근개 파열 시 몸 앞쪽 어깨관절에 통증 오십견 등 가벼운 어깨 통증을 방치하면 큰 병으로 번질 수 있다. 만성적으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라면 회전근개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오십견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질환이 바로 회전근개다. 어깨 관절은 운동 범위가 가장 큰 관절이다. 그 어떤 관절보다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회전근개는 이러한 어깨의 불안정성을 유지시키는 구조물이다. 회전근개는 크게 4개 근육으로 이뤄졌다. 몸 앞쪽의 견갑하근, 위쪽의 극상근, 뒤쪽의 극하근과 소원근이다. 이 근육들은 어깨 관절이 쉽게 빠지는 것을 막는다. 일단 회전근개 파열이 생기면 몸 앞쪽의 어깨 관절에 통증이 생긴다. 그래서 팔을 올리기가 힘들 수 있다. 팔 위쪽의 삼각근 부분까지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어깨가 아프면 일단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다. 팔을 어깨 위로 들어올릴 때,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목보다 어깨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누웠을 때 통증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목 부위 질환도 의심해 봐야 한다.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찾아야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진행될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일차적으로 운동요법 치료부터 진행한다. 통증을 일으키는 행동이나 활동을 중단하면서 기능 회복을 위한 운동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이다. 이때는 온열찜질, 스트레칭, 근력 강화 운동 등을 함께 진행하면 도움이 된다. 초기엔 팔을 앞쪽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기, 팔을 천천히 돌리기, 팔을 등 쪽으로 들기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절을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있을 경우 타인의 도움을 받아 수동적 운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운동이 비교적 자유로울 정도로 나아졌다면 아령 등을 이용해 회전근개 및 견갑골 주위 근육의 근력을 증가시키는 운동이 중요하다. 최소 3개월 이상의 운동 요법으로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는 많지 않다. 곽봉준 선정형외과 원장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완전 파열이 된 것으로 보여도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수술을 권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각광받는 체외충격파 치료 통증이 심할 경우 관절 안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도 가능하다. 하지만 약물이 회전근개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고 자연적인 재생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비수술적 치료법은 체외 충격파 치료다. 체외 충격파는 통증을 일으키는 조직의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통증을 감소시킨다. 조직의 치유와 재생을 유도하기도 한다. 삼각근과 견갑골 주변의 근육 통증, 오십견, 어깨에 생긴 석회성 건염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체외 충격파엔 작은 범위를 치료하는 집중형 충격파 치료와 넓은 범위를 치료하는 방사형 충격파 치료가 있다. 체외 충격파가 어깨와 팔꿈치 통증 치료에 사용된 것은 1990년대. 유럽에서 시작돼 현재는 수많은 임상 결과와 연구, 학회 활동 등을 통해 치료효과가 입증됐다. 국내에는 2004년 도입됐다. 현재는 석회성건염 치료 등 다양한 어깨 통증 개선에 이용되고 있다. 선정형외과도 체외 충격파 치료를 선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곽 원장은 2010년 10월 독일에서 출판된 체외충격파치료의 임상지침서 ‘Shock Wave Therapy In Practice’의 원본과 번역본을 국내에 출판하는 등 충격파 치료를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체외충격파는 골아세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골절 후 뼈가 잘 붙지 않을 때도 충격파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충격파가 성장인자 방출, 줄기세포 자극 등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체외충격파는 1회 약 15∼20분이 걸린다. 일주일에 2번씩 4∼5주 정도 집중치료를 받으면 된다. 문의 1566-5265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무늬만 ‘선택’인 채 부담만 키웠던 선택진료비가 2017년까지 현재의 36%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를 위해 병원 전체 의사의 80%까지 둘 수 있는 선택의사 비율을 2016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4년 업무보고 계획안을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선택진료 축소에 따른 병원 손실을 수가(진료 시 국민건강보험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 인상을 통해 보전할 방침이다. 고도의 전문적 수술, 처치, 기능검사에 대한 수가 인상으로 약 3500억 원, 우수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의료질 향상 분담금 수가 신설로 약 5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선택의사 자격을 유지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더라도 진료비의 5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전문진료의사가산제(가칭)를 2017년 도입하기로 했다. 일반 병실이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상급 병실을 이용해야 하는 일도 줄어든다. 정부는 올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 병실을 현행 6인실 이상에서 4인실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상급 종합병원의 일반 병상 의무 비율을 현재 50%에서 2015년까지 70%로 올리기로 했다. 이럴 경우 전체 상급 병실료는 지금의 67%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4, 5인실 병실료는 현행 6인실 기본 입원료의 각각 160%, 130%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재 약 6만7000원인 4인실 병실료 환자부담분은 2만4000원으로 떨어진다. 간병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33개 병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보호자 없는 병동)을 2017년까지 지방 중소병원의 70%로 확대하고, 부분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까지 간병비 건강보험을 확대하는 방안은 2018년 이후로 미뤘다. 한편 복지부는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해 매년 2회에 한해 2박 3일 동안 환자를 요양기관에 맡길 수 있는 ‘가족휴가제’를 올 7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또 2015년부터 70세 이상 노인은 2년마다 무상으로 치매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하루에도 수십 번 가래를 뱉는다. 하지만 목 안의 답답함은 없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기침을 자주 하다보니 동료들의 눈치가 보일 지경이다. 한번 기침을 시작하면 숨이 넘어갈 것처럼 힘이 든다. 바람이 불거나 공기가 탁한 곳에 가면 기침은 더 심해진다. 병원에 가도 뚜렷한 해답은 없었다. 목에 좋다는 음식을 먹어봤지만 반짝 효과가 있을 뿐 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자주 찾아오는 요즘 기관지염을 달고 사는 김수성 씨(32)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김 씨와 같은 폐,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에게 주목을 끌고 있는 제품이 있다. ‘산들 통배고’라는 맞춤형 건강식품이다. 통배고는 기관지와 폐, 목 건강에 좋은 천연재료들을 전통방식인 가마솥에서 96시간 이상 달여 만든 제품이다. 100% 국내산 배(경주)가 주 원료다. 소백산 산도라지, 영주 약도라지, 영천 은행, 경산 대추, 안동 생강 등 지역 특산물들도 들어간다. 10년 이상된 도라지로 만든 분말, 홍도라지, 산삼 배양근 등도 함유됐다. 무엇보다 산들 통배고는 방부제, 설탕, 색소 등의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돌이 지난 아이부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복용이 가능하다. 산들건강 관계자는 “산들 통배고는 기계로 끓여 나오는 기존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품질을 자랑한다”며 “목을 많이 쓰는 교사, 가수, 성악가 등에게 인기다”고 말했다. 제품도 통배고, 도라지통배고, 홍도라지통배고, 삼(蔘)통배고 등으로 다양하다. 홍도라지통배고는 저온 증숙 건조시킨 홍도라지를 포함한 제품이다. 유효사포닌이 많이 함유돼 기침, 가래가 많은 비염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삼(蔘)통배고는 산삼 배양근이 들어가 있는 제품이다. 마른기침을 자주하고 편식하는 허약 체질의 어린이, 기력이 약한 65세 이상 노인, 폐질환 수술을 받았거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 등에게 도움이 된다. 산들건강은 전문 상담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 전화(02-778-4568)를 통해 체질과 연령대에 따라 자기 몸에 맞는 상품을 전문 상담사가 직접 권해준다. 본사를 방문하면 무료 시식과 전문 상담의 기회도 제공한다. 산들건강은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국내산 아로니아 즙과 천연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 피톤치드가 풍부한 장성 축령산 편백 제품 등을 판매 중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올해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위암 수술로 25일 동안 입원한 김모 씨(71)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로 총 693만 원을 지출했다. 각종 선택진료비가 421만 원, 1인실(2일), 2인실(8일), 4인실(8일) 등 상급병실료로 160만 원, 2주가량 간병인에게 지급한 돈 112만 원 등이다. 하지만 김 씨와 같은 환자의 비급여 진료비는 정부의 개선책이 자리 잡는 2017년엔 대폭 준다. 선택의사 비율이 현재 80% 수준에서 30%로 떨어지게 되면서 선택진료비가 절반 이하인 152만 원으로 준다. 4인실은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때문에 상급병실료(1, 2인실)는 46만 원만 납부하면 된다. 건보 적용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간병비를 제외하더라도 비급여 지출이 절반 이하로 줄게 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11일 발표한 3대 비급여 개선안이 계획대로 시행되면 ‘말뿐인 선택진료비’라는 오명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선택진료제도 정비가 완료되는 2017년에는 환자 부담률이 현재의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진료의사가산제’ 신설 놓고 논란 선택의사를 30% 수준으로 남겨두고 전문진료의사가산제를 신설한 것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비선택의사가 현재보다 대폭 늘기 때문에 환자가 어쩔 수 없이 선택진료를 받는 경우는 줄게 된다. 최영현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선택진료비 폐지를 두고 의료계와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지만 약간은 남겨두는 게 국내 의료기술 발전에 순기능을 할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자단체들은 중증 질환의 선택진료비가 줄어드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정부안은 권위있는 명의를 더 축소하는 것인데, 환자들은 선택진료의에게 진료받기 위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가장 진전된 대책이지만 여전히 선택진료를 잔존시키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간병비 대책은 여전히 미흡 4인실까지 일반병실로 인정됨에 따라 상급병실료 부담도 현재의 67%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4, 5인실 병실료는 현행 6인실 기본입원료의 160%, 130%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6만7000원가량인 4인실 환자 부담분이 현재의 36% 수준인 2만4000원가량으로 떨어지게 된다. 3대 비급여 중 환자 부담이 가장 큰 간병비 대책은 미흡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현재 33개 병원에서 진행 중인 포괄간호서비스제를 지방병원의 70%까지 확대하고 건강보험을 부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18년부터는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병원은 1개 병동만 이 제도를 운영하면 되기 때문에 혜택을 보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2018년부터 총 10만 명 이상의 간호인력이 충원돼야 간병인이 없는 포괄간호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는데 인력 수급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건보료 인상 불가피? 3대 비급여를 건강보험체계 안으로 흡수하면 대형병원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원 조달도 문제다. 3대 비급여 개선안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올해만 5600억 원이 소요되고 2017년에는 그 규모가 1조7280억 원으로 불어난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만 총 4조5000억 원, 연평균 1조1250억 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 액수는 건강보험료를 매년 약 1% 추가 인상해야 보전이 가능한 수치다. 정부는 4대 중증 질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이미 약 1조5000억 원을 마련한 만큼 보험료 인상을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복지전문가들은 “현 정부안대로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면 이번 정권까지는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정권을 넘어 노인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미래에는 감당이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샘물 기자}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은 수술이나 입원 치료를 한 번 받을 때 비급여 진료비(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검사비 등)를 292만5000원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본보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함께 희귀난치성질환자 515명의 진료비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다. 재단에서는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250%(4인 가족 기준 386만 원) 이하인 사람에게 연간 1인당 최대 500만 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재단의 지원을 받은 660명의 환자 중 수술비나 입원비를 지원받은 환자 515명을 추려 실시했다. 희귀난치성질환은 4대 중증질환(암, 심혈관, 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 중에서도 특히 비급여 진료비가 많이 든다. 상당수가 선택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석쟁 생명보험재단 전무는 “희귀난치성질환은 진단과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진료 경험이 많은 대학병원 조교수급 이상에게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게다가 대학병원은 다인실이 부족해 입원 초기에는 상급병실에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급병실료도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분석 결과 환자 515명 중 선택진료비가 발생한 환자는 482명으로 93%를 차지했다. 상급병실료를 낸 환자도 249명(48%)으로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환자들이 1회 수술이나 입원 치료를 받을 때 내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는 각각 117만6000원, 45만 원이었다. 비급여 진료비 중에서도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는 환자의 부담이 가장 큰 ‘3대 비급여’로 불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4대 중증질환에 대해 비급여 진료비를 모두 건강보험에 끌어들여 급여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방안 최종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연두 업무보고 때 3대 비급여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택진료의사 비율을 현행 80%에서 20∼30% 수준으로 대폭 줄이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 기준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이샘물 evey@donga.com·유근형 기자}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 비친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뜬다. 오전엔 제주 천연수를 이용해 수(水)치료를 받고, 오후엔 의사에게 검진을 받는다. 한라산이 바라보이는 힐링센터에선 요가로 몸을 단련한다. 밤엔 5성급 특급호텔의 시설을 갖춘 객실에서 잠을 청한다. 이 같은 하루 일과가 한곳에서 가능한 신개념 메디컬리조트가 탄생했다. 국내 최초로 의료와 휴양시설을 결합한 모델인 제주 메디컬리조트 ‘The WE호텔’이 9일 개장했다. WE호텔은 국내에서 의료기관이 직접 운영할 예정인 메디텔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메디텔은 기본적으로 숙박시설이기 때문에 호텔 안에 꼭 의료시설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WE호텔은 숙박시설과 의료시설, 휴양시설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시설로, 메디텔보다 한층 발전된 단계”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메디텔은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3월 1일부터 허용된다. WE호텔이 메디텔보다 진화된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2011년 3월 시행한 보건의료 특례조례 때문이다. 조례에선 제주도에 의료법인이 의료법상의 부대사업 외에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등을 추가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법인 한라의료재단은 600억 원을 투자해 3년여간의 준비 끝에 서귀포시에 WE호텔을 설립했다. 대지면적 2만9980m², 건축면적 4830m²에 지상 5층 규모다. 의료기관 병실 30병상, 호텔 객실은 86실에 산후조리센터, 수(水)치료센터 등이 마련됐다. 내부는 크게 △건강증진센터 △미용성형센터 △웰니스센터 △호텔로 구성된다. 건강증진센터에서는 맞춤형 건강검진을, 미용성형센터에서는 미용성형과 항노화클리닉을 제공한다. 웰니스센터에서는 화산암이 걸러낸 지하수를 이용한 스파와 함께 스트레칭 등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투숙객에게는 특급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라의료재단은 WE호텔 설립으로 의료기관에 30명, 호텔에 100명 등 130명을 고용했다. 김성수 WE호텔 사장 겸 제주한라병원장은 “설계 인테리어 가구 치료시설까지 제 인생을 걸고 혼을 담아 후세에 남겨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리조트를 세웠다”며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수치료센터를 능가하는 시설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WE호텔은 이미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고소득층 해외 환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개관 행사에는 인도네시아의 로빈 메가와티당 의장, 중국의 왕타이핑 중일한경제발전협회장 등 해외인사들이 참석에 관심을 보였다. WE호텔은 연간 5000명 이상의 환자를 유치한다는 1차 목표를 세웠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융복합 의료관광의 모델이 최초로 출범한 만큼 올해를 2020년에 해외 환자 100만 명을 유치하기 위한 일대 도약의 계기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찾는 해외 환자는 2009년 6만 명, 2010년 8만 명, 2011년 12만 명, 2012년 15만9000명, 지난해 20만 명(추정)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엔 약 16만 명의 해외 환자가 유치되면서 진료와 관광수익 3000억 원이 발생했고 약 5000명의 고용이 창출됐다. 복지부는 2020년에 100만 명의 환자가 오면 진료 및 관광 수익으로 2조9000억 원을 벌고, 5만4000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서귀포=유근형 기자}
선택진료제는 매우 한국적인 제도다. 한국처럼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개인 비용을 내면서 선택진료를 받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독일 영국 핀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환자가 추가로 민간의료보험에 들면 더 우수한 의사와 만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공공병원의 과장급 의사에 한해 정규 근무시간 외에 추가 진료를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추가 시간에는 민간보험에 가입한 상류층이 일반 진료비의 2∼3배를 들여 진료를 받는다. 이럴 경우 진료 대기시간을 줄이거나 자신이 원하는 의사를 만날 수 있다. 영국도 공공의료제도(NHS)를 운영하며 무상의료를 실행하고 있지만 민간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면 보험사와 계약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한다. 공공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짧게는 6개월가량 대기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민간보험에 의한 진료 규모는 전체의 약 36%를 차지한다. 핀란드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보험에 의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의사 수는 전체의 33.6% 수준이다. 이들 중 민간병원에 상주하면서 민간보험에 가입된 환자만 진료하는 의사는 8.6%다. 돈을 더 많이 내면 더 좋은 병실을 사용하는 제도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4인실 이하 병상에 대해 차액베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은 병원에 따라 3, 4인실까지 일반병실로 인정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아시아보다 상급병실 차액이 발생하는 경우가 비교적 적다. 벨기에는 의사의 처방이 있을 경우 2인실까지는 추가 비용이 없다. 다만, 1인실을 사용하면 병실료를 더 내야 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팀장=하종대 편집국 부국장▽이진구(정책사회부) 변영욱(사진부) 차장, 유근형 이샘물(정책사회부) 하승희(편집부) 김아연(편집국) 기자}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이른바 3대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개선안을 발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1월을 넘겨 11일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부터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행복의료기획단(기획단)이 수차례 논의한 끝에 발표한 3대 비급여 개선 방안을 바탕으로 정부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해결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비급여는 한국 의료 시스템의 왜곡된 현상들이 집약된 문제여서 혁명적 수준의 조치 없이는 풀기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3대 비급여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면 결국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늘려야 하는데 재정 문제가 만만치 않다. 또 선택진료(6.5%)와 상급병실료 차액(4.2%)만으로 전체 진료수입의 10% 이상을 보전하고 있는 병원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 ‘빅5 병원’ 입원환자 93.5%가 선택진료 선택진료비는 말로만 ‘선택’일 뿐 실제로는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진료비 부담만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기획단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빅5 병원’(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성모 서울아산 세브란스)은 입원환자의 93.5%, 외래를 포함한 전체 환자의 76.2%가 선택진료를 이용했다. 2012년 환자들이 선택진료비로 지출한 금액만 1조3170억 원에 육박했다. 병원 총 수입의 약 6.5%, 전체 비급여 수입의 23.3%에 해당하는 액수다. 선택진료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으로 거론돼 왔다. 선택진료 의사의 조건을 강화하고 범위를 진료과별로 대폭 축소하면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병원별 선택진료 의사 비율을 현행 80%에서 20∼30%까지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행 제도는 전문의 경력 10년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추면 선택진료 자격을 준다. 병원은 이런 선택의사를 전체의 최대 80%까지 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종합병원(100병상 이상, 7개 진료과목 이상)의 경우 사실상 선택진료를 하지 않고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전문병원 간판을 내건 30병상 이상 병원급 병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선택진료비의 부분적 축소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먼저 선택진료 의사가 줄면 그만큼 선택진료비가 인상될 우려가 높다. 이뿐만 아니라 선택의사 축소가 병원 내 갈등을 야기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빅5 병원의 의사들은 사실상 정상급 의사인데 현실적으로 선택의사를 줄일 방법이 없다.○ 병원 표준화 없이는 병원 선택 도입도 어려워 의사별 선택진료제를 완전 폐지하고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가 병원 단위 평가를 통해 우수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환자의 병원에 대한 선택권은 보장될 수 있고, 정부가 진료비를 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병원선택제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국내 병원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정교한 평가에 소요되는 재원도 상당해 건보 재정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저평가가 예상되는 중소병원의 반발도 부담스럽다. 이정렬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선택의사를 줄이는 방법은 근시안적인 대책이다. 장기적으로는 완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단, 병원평가제로 가기 위해서는 병실을 표준화하고, 평가 잣대를 마련하는 등에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실 선택권 박탈하는 상급병실제도 상급병실료 문제도 환자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 환자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6인실)이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로 상급병실(1∼5인실)에 머물다가 일반병실로 옮겨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실상 자신의 형편과 기호에 따라 병실을 선택할 권리가 제한돼 왔던 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고려대 윤석준 교수팀이 공동 발표한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6인실을 이용하려면 하루 평균 63명이 2.8일을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큰 병원일수록 일반병실의 비율이 낮다는 사실이다. 일반병실 비율은 병원급 77.8%, 종합병원 72.6%, 상급종합병원 64.9%로 대형병원일수록 낮았다. 빅5 병원은 58.9%로 더 낮았다. 일반병실은 기본 입원료의 20%만 환자가 부담하지만 상급병실은 병원이 자체 책정하는 ‘상급병실료 차액’을 환자가 모두 내야 한다. 이 비용은 연간 1조147억 원에 이르렀다.○ 일반병실 비율 높여야 상급병실료 해결 상급병실료 문제는 일반병실 비율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하지만 그 비율이 높아질수록 손실을 봐야 하는 병원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안은 일반병실 비율을 현행 50%에서 75%로 올리는 것이다. 현재는 병원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만 일반병실 비율을 70% 이상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의 기준을 기존의 6인실에서 4인실로 축소하고 43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일반병실의 수를 전체의 70%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병원별 병실 가격, 빈 병실 현황, 입원 예정일, 입원 대기순번 등 상급병실 운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3대 비급여 중 부담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간병비 개선은 장기 과제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입원환자의 약 40%가 평균 월 200만 원이 넘게 지출하고 있는 간병비를 건보 재정이 모두 떠안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부가 메디텔(의료기관과 연관된 숙박시설)을 병원으로부터 1km 이내에만 세워야 한다는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거리 제약 없이 대한민국 전역에 메디텔을 세울 수 있게 된다. 5일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3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정부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의료기관의 숙박업을 허용하는 메디텔을 지난해 5월부터 본격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설립 요건이 까다로워 정작 의료계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개정안은 메디텔과 관련된 주요 요건들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메디텔이 의료관광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메디텔 설립자의 자격 요건도 완화된다. 당초 지난해 5월 발표된 입법예고안에는 연간 3000명 이상의 외국인(한 사람이 2번 진료 시 총환자 수는 2명으로 인정)을 진료한 의료기관이나 연간 1000명 이상 외국인 환자를 국내에 유치한 의료관광 관련 업자에 메디텔 설립 자격을 주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엔 1000명 이상이 방문한 병원, 500명 이상 환자를 유치한 업자로 자격 요건을 낮추기로 했다. 의료관광이라는 본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메디텔의 외국인환자 의무비율 규제도 현실화한다. 당초에는 전체 투숙객 중 외국인 비율이 50%가 넘어야 했다. 국제 경제 상황의 변동으로 의료관광객 추이가 유동적일 수 있는데 50% 제한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개정안에서는 환자 수가 아닌 객실 수로 외국인 비율을 통제하기로 했다. 총객실 가운데 내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 비율이 40%만 넘지 않으면 된다. 즉, 100개의 객실이 있는 메디텔이 50실만 찼을 경우 내국인이 40개의 객실을 채우고 외국인이 10개의 객실만을 채워도 된다. 외국인 비율 기준이 사실상 낮아진 셈이다. 외국인이 적게 방문해도 메디텔을 최소한 유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이 같은 메디텔 규제 완화가 의료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메디텔 ::의료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의료관광호텔을 말한다. 기존에도 호텔 안에 의료시설이 들어설 수 있었지만 의료기관이 직접 호텔을 소유하는 것은 금지됐었다. 메디텔 관련 법이 시행되면 의료와 관광을 함께 하기 위해 방한하는 환자 및 가족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강북 지역 한 건물에 간이 숙박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었다. 해외에서 오는 환자와 가족들이 수술 뒤 의료진의 관리 아래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메디텔을 추진하기 전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고시원 시설로 등록해야 했다. 지난해 정부가 메디텔 추진을 발표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병원 반경 1km 내에만 메디텔을 세울 수 있다는 조항 때문이었다. A 씨가 마련한 숙박 공간은 메디텔 허용 이후에도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당시 A 씨는 “1km 규정 해제 전까지 메디텔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며 씁쓸해했다 정부가 의료기관도 숙박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긴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지난해 입법예고했지만 정작 의료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투자를 꺼리게 하는 세부 규제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원 반경 1km 내에만 메디텔을 세워야 한다는 규정이 대표적이었다. 외국인 환자가 많이 찾는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강남구 신사역, 압구정역 일대에 몰려 있다. 하지만 이 지역 근방 1km 이내엔 호텔을 세울 터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땅을 구한다고 해도 땅값이 비싸 병원들의 투자가 쉽지 않다. 실제로 병원들은 규제가 많고 실익이 적은 메디텔을 포기해야만 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해외 환자 유치 우수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한 병원의 B 원장은 “메디텔은 중증 질환자보다는 미용성형을 목적으로 방한하는 환자에게 필요한 시설인데 이 병원들이 몰려 있는 지역 주변은 호텔을 지을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메디텔 1km 규정이 사라지면 의료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하는 병원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병원이 위치한 도심을 벗어나 더 좋은 조건의 터를 선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메디텔 설립 대상 병원을 의료관광객 연간 3000명 이상이 찾는 병원에서 1000명으로 완화해 그동안 해외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지방 병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원 스톱 의료관광’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받을 병원만 정하면 관광, 숙박 등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쉽게 의료관광을 즐길 수 있다. 가령 오전엔 서울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고 오후에는 제주도의 메디텔에 머물며 휴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메디텔이 활성화되면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이번 규제 완화로 2020년까지 약 20개의 메디텔이 건립되고 약 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치료 목적의 30병상과 객실 100개를 갖춘 중형 규모의 고급 메디텔이 설립되면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 인력이 약 40명, 그 밖의 서비스 인력이 약 60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상준 대한의료관광협회 회장은 “메디텔이 활성화되면 여기에 관련된 피고용인이 증가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메디텔 의료관광 관련 업종에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메디텔 규제 완화가 의료 상업화를 강화해 의료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병원들이 이름만 메디텔 간판을 달고 무분별하게 호텔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가 메디텔을 선택할 동기가 현재로서는 부족해 보인다. 서울 강남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제주도에 상주하며 메디텔에 가서 근무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말만 선택일 뿐 환자의 선택권이 거의 없던 선택진료의 병원당 의사 비율이 현행 80%에서 2017년 10∼20%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 경우 고난도 의술이 필요한 일부 중증환자 진료를 제외하면 사실상 선택진료가 사라져 환자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개선안이 11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쳐 2월 중순경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택진료 의사 비율을 병원당 20% 내외까지 줄이면 진료 원가가 높고 고난도의 의료 기술이 요구되는 진료항목의 진료비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증 질환자들이 추가로 감당하는 선택진료비 지출은 사라진다. 정부는 현재 전문의 경력 10년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추면 주었던 선택진료 자격도 12∼15년까지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병원 총수입의 약 6.5%를 차지하는 선택진료비 축소로 인한 병원계의 손실을 중증질환 수가 인상을 통해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선택진료비 지출이 많았던 1000개 질환 중 어떤 항목의 수가를 올릴지 병원계와 협의 중이다. 선택진료비는 그동안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환자의 진료비 부담만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3대 비급여 개선안의 밑그림을 그린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빅5 병원’(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성모, 서울아산, 세브란스)은 입원환자의 93.5%, 외래를 포함한 전체 환자의 76.2%가 선택진료를 받았다. 2012년 환자들이 선택진료비로 지출한 금액만 1조3170억 원에 육박했다.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는 선택의사 비율을 50%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과 선택진료를 전면 폐지하고 병원선택제로 가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선택진료비를 50%로 축소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먼저 선택진료 의사 수가 줄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회당 선택진료비가 인상될 우려가 높다. 그뿐만 아니라 선택의사 축소가 병원 내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선택의사를 50%로 축소하면 제도 개혁 효과가 미미하고, 완전 폐지하면 우수한 의료기술을 개발하려는 의사들의 동기가 사라진다”며 “환자 선택권과 의료비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절충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