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구독 41

추천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6-03-12~2026-04-11
국제일반33%
미국/북미22%
문화 일반15%
사고7%
사건·범죄4%
국제사고4%
사회일반4%
정책/칼럼4%
중동4%
일본3%
  • 北, 美관광객 1명 억류

    북한이 미국인 관광객 밀러 매슈 토드 씨(24)를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하면서 입국 검사 과정에서 망동을 부린 미국 공민 밀러 매슈 토드를 억류했다”고 25일 밤 보도에서 발표했다. 또 “그는 입국 과정에서 공화국이 합법적으로 발급한 관광증을 찢어버리며 ‘망명을 하겠다’ ‘피난처로 정하고 왔다’고 떠들어 우리 법질서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 미국인 관광객을 억류한 뒤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4-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월호 침몰]“교도소에서 4년 모은 돈 기부합니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에 근무하는 현직 경찰입니다. 물살이 얼굴로 차올랐을 아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피를 토할 지경입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기원하며 4월 급여 전액을 보내드립니다. 최○○.’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솔, 한희 엄마입니다. 세월호를 보면서 먹는 게 죄스러워 음식이 입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금식하며 기도한 돈 보내드립니다. 방○○.’ ‘경북 직업훈련교도소에 수감 중인 청년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며 4년간 모아둔 돈을 기부하려 합니다.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려주세요. 김○○.’ 대한민국이 세월호 침몰 참사의 슬픔에 빠져 있는 가운데 희생자 및 그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세월호 희생자 돕기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24일 오후 4시 현재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 기부에 9만9603명의 누리꾼이 3억3141만여 원을 기부했고, 다음 희망해 희망모금에서는 5만5393명이 2억여 원을 모았다. 모인 성금은 모금이 종료된 뒤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뜻에 따라 쓰일 예정이다. 희망브리지는 네이버와 다음 모금 외에도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교총, 기아대책과 함께 별도의 모금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24일 오전 9시까지 총 820여 명이 9억여 원의 성금을 보내왔다”며 “현직 경찰, 재소자, 아기 엄마 등 시민들이 성금과 함께 편지를 보내오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도 24일 오후까지 세월호 희생자를 돕기 위해 전국에서 24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도 “24일 현재 약 10억 원의 성금이 모였다”고 밝혔다.이은택 nabi@donga.com·권오혁 기자}

    • 2014-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프리카TV서 희생자 모욕…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검거

    경찰이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고 성적(性的)으로 모욕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30대 남성을 형사입건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던 중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모욕한 혐의(모욕죄)로 개인방송 진행자(BJ) 정모 씨(36)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정 씨는 16일 오후부터 17일 새벽 사이 자신이 진행한 방송에서 누리꾼 시청자 3000여 명에게 단원고 학생들을 지칭해 “수학여행 뭐 암초여행을 갔나”, “수학여행의 ‘수’자가 ‘물 수’자거든요. 물을 배운다, 물을 배우러 가는 여행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또 희생자 여학생들을 지칭해 “교복 입었을 거 아냐. 찬물이 몸에 삭 스며들었겠네” 등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도 했다. 정 씨는 “4년간 방송을 해 왔고 방송에 집중하느라 당시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일반인 생존자는 정부 관심밖… “알아서 수습하라니 막막”

    세월호 탑승객 지모 씨(45·여)는 침몰 7일째인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탔던 지 씨의 큰아들(12)은 18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 씨의 남편 조모 씨(45)는 아직 실종 상태다. 일가족 4명 중 유일하게 구조된 막내아들 조모 군(8)은 엄마가 안치된 병원의 어린이병동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지 씨의 시신이 옮겨진 지 하루가 지났지만 23일 병원 장례식장에는 아직 두 모자의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다. 조 군의 외삼촌 지모 씨(44)는 진도에서 실종 상태인 매형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조 군의 곁은 외할머니가 24시간 지키고 있다. 지 씨는 “앞으로 다가올 일이 첩첩산중인데 가족 친척들 모두 혼이 나간 상태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돕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뭘 해야 하는지는 일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자 중에는 조 군 같은 어린아이도 있다. 이번 참사에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정부 대책은 고교생 생존자와 실종자 및 사망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3일 현재 총 174명의 생존자 중 99명이 단원고 학생이나 교사가 아니다. 이 중에는 조 군처럼 가족 중 일부가 아직 실종 상태인 사람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정부의 관심에서 비켜난 이들 생존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사태를 수습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막막한 처지다. 이들은 “최소한 무엇부터 챙겨야 하는지, 어느 기관에서 어떤 지원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라도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에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희생자 가족들에게 안내 인력이 지원됐다. 당시 국방부와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천안함에 승선했던 장병의 가족마다 군인 1명씩을 ‘안내 장병’으로 붙였다. 이들은 자기가 맡은 가족들의 의식주를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구조 및 수색 작업 상황을 전하고 사태 수습을 도왔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는 이 같은 인력이 전혀 지원되지 않아 희생자 및 생존자 가족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반 생존자들 중에서도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S)이 의심되는 사례가 많다. 조 군의 가족들에 따르면 조 군은 입원한 뒤 아빠 엄마가 보이지 않자 하루 종일 크게 울었다고 한다. 조용히 있는가 싶어서 가보면 옆으로 돌아누운 채 베개에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아직 조 군에게 아빠 엄마가 실종되거나 숨졌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부모의 생사를 모르는 상태다. 혹시나 병원 휴게실에서 TV뉴스 소리라도 들릴까 조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 군은 겉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혼자 꾹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족들은 어린 조 군이 부모의 비극을 직감적으로 눈치 채고 충격을 받아 혼자 속으로 억누르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단원고는 학교 측에서 전 학년을 대상으로 일괄 심리치료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다른 생존자들은 각자 알아서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청해진해운 측이 처음에 6인실에 입원시켰던 생존자는 사건 충격으로 밤에 악몽을 꾸고 잠을 못 이루거나 비명을 질러 급히 1인실로 옮겨지기도 했다.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생존자 강모 씨(41)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정부가 일반 생존자의 심리치료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거주지 인근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상담전화(1577-0199) 안내가 전부다. 승선한 가족 중에서 일부만 살아남은 경우 숨진 가족의 장례 절차도 고민이다. 생존 가족이 대부분 입원해 치료를 받거나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대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생존자 가족들은 “남은 가족이나 친척만으로는 힘에 부치거나 경황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생존자나 사망자 가족들에게 맨투맨 식으로 담당인력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이은택 nabi@donga.com·곽도영 / 진도=박성진 기자}

    • 2014-04-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침몰직후 뱃머리 구멍 뚫고 진입?… 공기 빠져나와 배 급격히 가라앉아

    세월호가 침몰한 지 사흘째인 18일 실종자 수색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수색·인양작업과 관련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조선해양공학 분야 전문가인 성우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지상원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성형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의 설명을 통해 여러 궁금증을 풀어봤다. Q: 침몰 직후 뱃머리에 구멍을 뚫고 선체에 신속하게 진입했어야 하지 않나. A: 배가 침몰한 직후에는 선체 안에 공기가 차 있는 상태이고, 이 때문에 물에 뜨는 힘 ‘부력’이 유지된다. 배 여기저기가 부서져 선체 안으로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뱃머리에 구멍을 내면 안에 있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와 급격히 물이 차 배가 가라앉는다. 선체 안 ‘에어포켓’(선박이 뒤집혔을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선내 일부에 남아 있는 현상)이 있는 게 유력한 상황이고 생존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선체에 구멍을 낼 수 없다. 또 대형선박은 철판 두께가 3cm를 넘는데 이를 절단하기 위해서는 중장비가 필요하다. 사고 현장까지 수송해 오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Q: 대형유조선 등으로 침몰된 배를 둘러싸면 조류가 약해져 구조작업이 원활하지 않을까. A: 사고 해역을 군함이나 대형유조선 등으로 둘러싸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류는 수면 위 파도뿐만 아니라 수면 아래 수십 m에서 이동하는 물의 흐름이다. 아예 대형선박 여러 척을 바닷속으로 가라앉혀 바닥에서부터 수면까지 벽을 쌓듯 둘러싼다면 조류를 막는 효과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단지 수면 위에서 대형선박으로 사고지점을 둘러싸는 것은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파도를 막으려 띄운 선박도 시간이 지나면 파도 때문에 위아래로 진동한다. 대형선박의 진동이 또 다른 파도를 만들어내 오히려 더 위험해질 소지도 있다. Q: 수색작업이 난항인데 배를 수면 위로 더 끌어올려 내부를 수색할 수는 없나. A: 가능하다. 크레인으로 선수(船首)에 체인을 걸어 현재 위치에서 수직에 가깝게 세울 수 있다. 천안함 사례처럼 선체가 완전히 바닥에 가라앉았다면 어렵지만 현재 선체에 부력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고 선체도 크게 훼손된 곳이 없어 각도를 높여 세울 수 있다. 현재 동원된 크레인은 그 정도의 무게는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부분이 많아지면 잠수부가 아니더라도 선체 안에 진입해 수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생존자가 있다면 위험한 방법이다. Q: 사고 직전 세월호가 급선회했다는데 그것만으로 대형여객선이 침몰할 수 있나. A: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단순히 방향을 급하게 바꿨다고 침몰하지는 않는다. 선박의 조타실에는 승용차 핸들처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키’가 있다. 보통 이 키는 왼쪽으로 35도, 오른쪽으로 35도까지 움직인다. 방향을 바꿀 때 5도씩 천천히 바꿀 수도 있고 급박한 상황에서는 35도로 확 틀 수도 있는데 모두 운항이 가능한 범위 내다. 세월호는 사고 당일 평균 20노트로 운항했는데 일반 화물선은 25노트, 군함은 35노트까지 항속을 올리기도 한다. 최대속도는 50노트가 한계라고 본다. 즉, 세월호가 과속을 한 건 아니라는 뜻이다. 다른 복합적인 요인으로 전복됐을 가능성이 크다.이은택 nabi@donga.com·장선희 기자}

    • 2014-04-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생존자 증언-수사 통해 드러나는 침몰원인 전문가 분석

    해양수산부가 17일 공개한 세월호의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선박자동식별장치)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는 15일 오후 9시 인천항을 출발해 정상 항로를 따라 동남쪽으로 향하던 중 16일 오전 8시 48분 37초 병풍도 인근 해상에서 항로를 갑자기 남서쪽으로 틀었다. 평소처럼 완만한 곡선형으로 선회를 한 것이 아니라 각도가 급한 삼각형 형태로 우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박의 급선회는 매우 이례적이며 선박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운항하는 배는 삼각형 모양의 급박한 항로 변경을 하지 않는다”며 “세월호에 문제가 생긴 시점이 이 같은 급작스러운 우회 시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도 “이번 사고의 원인은 선체 복원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급격히 방향을 튼 ‘변침(變針·배가 진로를 바꾸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급선회를 한 뒤 세월호는 100m가량 남서쪽으로 더 이동한 뒤 오전 8시 52분부터 1시간 정도 북쪽으로 표류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는 사고 초기 “선박이 지그재그로 운항했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처럼 좌우 방향 전환을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다.② 속도 높이려 부력조절 탱크 물뺐나선체 한바퀴 돌며 균형 잃어… 항해시간 단축하기 위해 배 가볍게 만들었을 가능성조선해양공학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균형을 잃은 이유로 항해시간을 무리하게 단축시키기 위해 세월호의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에 저장된 물을 배출했다가 배가 가벼워져 안정성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밸러스트 탱크란 배의 부력을 조절하기 위한 평형수(수평을 맞추는 데 사용하는 물) 탱크를 말한다. 탱크에 평형수를 채우면 배가 무거워지고 부력이 줄어들어 바다에 깊이 잠긴다. 안정적인 대신 속도가 느려진다. 반대로 탱크에서 평형수를 배출하면 배가 가벼워지고 부력이 커져 바다에 얕게 잠겨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이같이 탱크 내 물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선장은 배의 속도, 안정성, 연료효율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과정과 침몰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당시 탱크 안에 물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상원 한국해양대 교수는 “보통 선박이 침몰하면 똑바로 떠 있는 상태에서 후미부터 침몰한다”고 설명했다. 선박 뒷부분에는 보일러실과 기관실 등이 있어 무게가 무거운 장치와 기기가 많기 때문이다. 사고 당일 세월호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운항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항적을 분석한 결과 사고가 일어난 16일 세월호의 평균 속도는 20노트. 닷새 전인 11일의 평균 속도 17노트보다 3노트가 더 빨랐다. 사고 직후 이준석 선장(69)이 안개 때문에 출항이 지연되자 무리하게 도착시간을 맞추기 위해 항속을 높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사실로 드러났다. 세월호가 물살이 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를 통과하다 차량, 컨테이너 등 선적한 화물을 제대로 묶지 않아 중심을 잃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당시 선박이 ‘꽝’ 소리를 냈다는 생존자 증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꽝’ 소리는 화물이 중심을 잃고 선체와 충돌하면서 날 수 있다. 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방향을 급히 바꾸다 심하게 기울어졌고 선적된 컨테이너와 승용차가 쏟아지며 무게중심을 더 흔들어버렸다는 분석이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도착하기 전 군산 앞바다를 지날 때도 배 안에서 ‘꽝’ 소리를 들었다는 생존자의 진술도 나왔다. 여러 명의 생존자가 “소리가 나고 바로 뒤에 배가 조금 기울었다”고 말했다. 군산 인근 해역에는 진도 해역처럼 급류가 센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이미 1차로 화물 하중이 한 곳으로 쏠린 상태에서 2차로 진도 앞바다에서 무게중심이 더욱 균형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기본적인 복원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컨테이너나 자동차 같은 화물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면 (급격한 방향 전환 중) 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복원력을 잃을 만큼 기울 수 있다”고 말했다.③ 일본배 2차례 시설확장… 828t 늘어객실 정원 117명 늘어나 배 중심 높아져 균형력 저하… 해수부 “법 기준 따라 개조”세월호가 건조 후 두 차례 시설을 개조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여객선의 무게중심을 높여 선박 침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세월호는 1994년 6월 일본에서 건조됐을 때 용적(화물을 실을 수 있는 부피)을 나타내는 총톤수가 5997t이었으나 한 달 뒤 589t 늘어난 6586t으로 개조됐던 것으로 일본 국토교통성이 확인했다. 세월호는 이후 일본 가고시마와 오키나와를 18년간 운항한 뒤 2012년 10월 한국 청해진해운에 매각됐다. 청해진해운은 배를 도입한 직후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전남 목포에서 객실 증설 공사를 진행해 총톤수를 6825t으로 늘렸다. 건조 직후에 비해 828t이나 총톤수가 늘어난 것이다. 객실 정원도 일본에서 운항 때의 804명에서 921명으로 늘었다. 하세가와 가즈히코(長谷川和彦) 오사카대 교수(선박해양공학)는 “선박 개조로 배의 중심이 높아져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 전복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조할 때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했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세월호는 2012년 10월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돼 한국선급 주관하에 후미에 선실을 늘리는 개조 작업을 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황의선 해수부 해사산업기술과장은 “선박안전법 기준에 따른 복원성 시험을 모두 거쳐 문제가 없는 개조였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박재명 기자도쿄=배극인 특파원}

    • 2014-04-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고순간 “쾅”… 기기 고장? 항로 변경?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선박의 조타 장치 등 기기 고장이나 항로 변경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고 직후 암초 충돌로 인한 좌초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와 인근 주민들은 사고 해역에는 암초가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조타장치나 엔진 이상 가능성 ‘유력’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세월호 운항을 맡았던 한 항해사는 “조타 장치에 이상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타 장치는 바퀴 모양의 키를 돌려가며 배의 진행방향을 바꾸는 장치다. 이 항해사는 “사고 해역은 항로가 굽어 있어서 방향을 5도 바꿔야 하는 곳, 일명 ‘변침 포인트’였다”며 “조타 장치를 사용해 방향을 바꾸려 했으나 키가 먹히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객선의 진행 방향과 키가 엇갈리며 배가 한쪽으로 쏠렸고 여객선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와 화물들이 쏟아지면서 선체가 좌현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몇몇 승객이 들었다는 ‘쾅’ 소리는 배가 기울며 컨테이너 등이 넘어지면서 난 소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배에 있었던 또 다른 승무원은 “오전 8시 반경 엔진에서 드르륵 소리가 난 뒤 배가 덜컹거렸고 기울기 시작했다”고 말해 엔진고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구조된 승무원 강해성 씨(33)는 “여객선이 다른 소형 선박을 피하려 진로를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 암초 충돌 가능성 낮아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를 정기적으로 왕복하는 연안여객선이다. 미리 정해진 항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같은 길을 수십 번 오간다. 구조된 승객 중 상당수는 사고 당시 ‘쾅’ 하는 큰 소리가 난 뒤 배가 순식간에 기울었다고 증언해 암초에 부딪혔다는 좌초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성우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암초가 없는 항로를 골라 매일 똑같이 왕복하던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구조를 위해 3t 어선을 몰고 사고해역으로 출동한 장춘배 씨(77)는 “이 지역에서 50년간 배를 탔지만 암초는 보지도 못했고, 암초가 있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장 씨는 “현장에 갔을 때 배가 약간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배 밑부분의 푸른색 페인트가 긁힌 흔적 하나 없이 깨끗했다”고 진술했다. 생존자나 현장 해경 중 아무도 여객선 아랫부분이 부서지거나 암초가 나타난 것을 목격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부에서는 출발을 2시간 늦게 한 세월호가 일찍 도착하기 위해 항로를 직선으로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기관실에서 근무 중이었던 한 기관사는 본보 기자에게 “출항이 늦어져 선장이 마음이 급했다. 일부 승객의 한라산 등반 일정을 맞추려면 정상 항로에서 벗어나야 했다. 처음 가보는 항로였다”며 항로 이탈 가능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권준영 해양수산부 연안해운과장은 “사고 선박이 이전 항로와 비교했을 때 항로를 이탈했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해수부가 공개한 항로도에 사고 당일 항로가 평소 항로에 비해 서쪽으로 다소 치우친 점은 발견됐다. 청해진해운 측도 “정해진 항로를 갔고 일찍 가기 위해 항로를 바꾼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오작동으로 항로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성 교수는 “GPS의 오차는 커봐야 좌우 3m 정도”라며 “사고 여객선이 평소 다니던 항로를 벗어나 암초가 있는 해역으로 갔다면 GPS가 오작동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격류, 외벽 균열 등 가능성도 지상원 한국해양대 교수는 “사고가 발생한 진도 인근 해상은 ‘울돌목’으로 불리는 곳으로 조류가 사납기로 유명하다”며 격류 때문에 여객선이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박 외벽에 균열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고 현장의 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에는 여객선이 부딪힐 만한 암초가 없었고, 구조작업 당시 여객선 외벽에서도 큰 구멍 같은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수부 역시 “사고지점은 해저 지질이 암반으로 이뤄져 암초가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선박 외벽의 미세한 균열이나 용접 부분에 있었던 틈이 벌어져 물이 스며들어간 뒤 나중에 압력으로 터져 여객선이 침몰했을 가능성도 있다.이은택 nabi@donga.com·여인선 기자}

    • 2014-04-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지”

    《 #1. ‘가상 도피처’ 지난해 10월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한 뒤 생활비마저 주지 않았다. 어머니는 고깃집에서 설거지 일을 하느라 매일 밤 12시가 넘어서야 돌아왔다. 그때부터 중학교 1학년 A 군(14)은 늘 혼자였다. 그는 외로움을 스마트폰 게임으로 달래기 시작했다. 주로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이는 게임이었다. 유일한 대화상대는 게임상의 다른 사용자였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상대방과 나누는 “쏴” “앞으로” “죽었다” 등 짧은 채팅 대화가 전부였다. 게임에 빠져들면서 학교 친구들과는 멀어졌다. 반에서 중간이던 성적 역시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2. ‘사이버 지옥’오전 3시 중학교 2학년 B 양(15)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카카오톡 메신저 알림음이 ‘카톡, 카톡’ 하며 수시로 울려댔다. 하지만 열어보지 않았다. 잠시 졸음에 빠져든 순간 다시 카톡 알림음이 시끄럽게 울렸다. 카톡에는 “자냐?” “미친 ×” “너 오늘 학교에서 보자?”는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B 양은 재빨리 메시지를 입력했다. “아니야, 읽고 있었어…. 미안해.” 매일 늦은 밤 카톡은 B 양에게 악몽이다. 그는 학교에서 왕따였다. 그의 부모는 이 사실을 모른다. 》  ○ ‘불행의 도피처’가 ‘불행의 늪’으로 동아일보 취재팀은 최근 2주간 서울지역의 중학생과 고교생들을 만나 행복과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 상당수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불행을 잊는 창구이자 불행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7개 정부부처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11.4%가 중독위험군에 속했지만 지난해 25.5%로 늘었다. 학생들은 “어른들은 우리가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왜 그러는지는 묻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중학교 1학년 연모 양(13)의 SNS 카카오스토리(일명 ‘카스’)에는 ‘아 짜증난다, 싫다, 힘들다’는 글이 적혀 있다. 연 양은 “로스쿨에 가서 검사가 되고 싶은데 성적은 그에 못 미친다. 부모님이 자꾸 공부 못한다고 혼내서 속상하다”는 내용의 고민을 카스에 올리면 친구들로부터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반대로 스마트폰 SNS나 게임 때문에 불행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중학교 2학년인 여학생 A 양은 “요즘 내 카스에 자꾸 저격(비난) 글이 올라온다”며 괴로워했다. 그의 카스는 ‘그렇게 살지 마라’ ‘안 찔리냐’ ‘거울 보지 마. 깨진다’는 등 욕설과 비난 글로 가득했다. 그는 카스를 탈퇴했다가 더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쏟아지던 공격이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것. 교실, 복도에서 마주친 아이들이 “××년, 다시 카스 가입해라”며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카스에 다시 가입해야만 했다. ○ 해결책은 결국 ‘사람’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자살 문제가 터질 때마다 스마트폰과 SNS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접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스마트폰과 SNS는 문제를 비추는 ‘거울’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에게 있다는 얘기다. 고교 3학년 김모 양(18)은 올해 1월 가출한 뒤 경기 포천의 한 성매매업소에서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김 양이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만난 남자가 성매매업소 포주였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성매매까지 하게 됐다. 청소년상담사가 김 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김 양은 중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김 양의 어머니는 김 양에게 지나치게 엄격했다. 통금시간을 정해 1분이라도 늦으면 어머니는 김 양을 질책했다. 김 양은 반항심에 중학생 때부터 남자를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어머니와의 갈등이 성매매까지 이어진 거였다. 중학교 3학년 이모 양(16)은 스마트폰 음란물에 중독된 사례였다. 처음에는 야한 동영상을 내려받아 보다가 동성애자 카페에까지 가입했다.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어머니가 이 양을 데리고 청소년상담센터를 방문했다. 상담 결과 이 양의 외할머니는 젊었을 때 남자관계가 복잡했고 이 양의 어머니는 어렸을 때 이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부모의 문란한 사생활이 상처로 남았던 이 양의 어머니는 무의식적으로 딸에게 어릴 때부터 치마를 입지 못하게 하는 등 성적(性的)으로 이 양을 억압했다. 그 부작용으로 이 양이 도리어 음란물에 중독된 거였다. 조이심리상담센터 한수원 센터장은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은 가족관계, 친구관계 등 사람에게 있다. 스마트폰을 빼앗는 등 인위적인 제한을 하는 건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은택 nabi@donga.com·여인선 기자}

    • 2014-04-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또래들과 들로 산으로… 짜증 줄고 키 훌쩍”

    울산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울산역에서 차로 30분 넘게 달려야 나오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달 28일 자녀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도시에서 소호리로 이사온 엄마들을 만났다. 김정화 씨(45·여)는 울산 중구 도심에 살다 2010년 자녀 둘, 남편과 함께 네 가족이 소호리로 이사했다. 김 씨는 “이사 오기 전후를 비교해보면 아이들이 놀랄 만큼 달라졌다”고 했다. 과거에 살던 울산 중구는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전형적인 도심이었다. 이곳에 사는 일명 ‘알파맘’이라고 불리는 엄마들은 초등학생 자녀의 일정을 30분 단위로 짜고 엄마들끼리 사교육 정보를 공유했다. 김 씨는 불현듯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 소호리에 여행을 갔다가 아름다운 환경에 감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편과 상의한 끝에 귀촌(歸村)을 결정했다. 소호리 소호분교로 전학 온 아이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도시에선 학원 수업에 시달리고 주말이면 텔레비전을 보며 하루를 보내던 딸과 아들은 백운산, 고헌산 일대를 돌아다니며 나무와 풀을 장난감 삼아 놀았다. 도시에서는 방과 후 학원에서나 친구를 만날 수 있었지만 소호리에서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개천과 논밭, 산등성이를 뛰어다녔다. 김 씨는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짜증이 줄었고 자기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전 소호리로 이사 온 이선영 씨(42·여) 역시 초등학생 자녀가 신체활동이 왕성해져 키가 몰라보게 컸다고 했다. 그는 “도시에 살 때는 친구들과 싸우면 집에 와 종일 울기만 했던 아이가 이곳에서는 산과 숲을 다니며 상처를 치유했다. 아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법을 터득한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도시에서 소호리에 자리를 잡은 엄마들은 “아이들이 영어 수학 점수에서는 조금 뒤질지 모르지만 더 큰 소득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울주=여인선 insun@donga.com·이은택 기자}

    • 2014-04-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 꿈은 가수인데…” 수학에 한자까지 하루 9곳 학원 순례

    4일 낮 12시 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초등학교 앞. 1학년 하교시간이 다가오자 엄마들 40여 명이 모여들었다. 교문 건너편에는 영재학원, 레고학원, 영어학원, 태권도학원 통학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얼마 후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 앞. 자녀가 나오길 기다리는 엄마들 사이에선 “학교에서 축구를 너무 많이 시켜서 집에서 공부할 때 애가 피곤해한다” 등 아이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갔다. 이들이 자녀를 데리러 온 학교 교문 앞은 고급 승용차 행렬이 줄을 이었다. 학부모 차 30여 대가 몰린 교문 앞 도로는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엄마의 승용차에 오르거나 학원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교육과 부모의 욕심, 자녀 불행 키운다 2일 동아일보 취재팀의 심층 설문조사에 응한 초등생 194명은 1인당 평균 학원 3곳을 다닌다고 답했다. 다니고 있는 학원 2곳 중 1곳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 때문에 다닌다”고 했다. 아버지가 건설업체 이사, 어머니는 간호사라는 5학년 남학생 A 군은 “다니는 학원만 총 9군데”라고 말했다. A 군의 장래희망은 ‘가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역사, 영어, 수학, 농구, 원어민 영어, 기타, 드럼, 컴퓨터, 한자 학원을 다니고 주말에도 부족한 과목을 학원에서 채우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행복점수(100점 만점)가 ‘10점’이라며 설문지에 그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하다.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다. 부모님이 내 시험점수가 낮을 때면 슬퍼해서 어쩔 수 없다.” 그는 자신의 행복에 대해 ‘내가 원하는 학원만 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이 많을수록 행복점수도 낮았다. 194명의 평균 행복점수는 82.36점이었지만 학원을 7곳 이상 다니는 학생(13명)은 70.84점으로 10점 이상 낮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장래희망과 진학 문제를 두고 부모와 갈등이 많았다. 부모가 원하는 특정한 대학(학과)이 있느냐는 질문에 초등학교 4학년은 39%(26명)만이 ‘있다’고 답했지만 6학년은 그 비율이 48%(30명)나 됐다. ‘있다’고 답한 경우 대부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나 법대, 의대 진학을 원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사교육 욕심이 자녀의 인지적인 발달은 도울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후퇴시킨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머리는 똑똑해지는 반면 자기 마음을 다스릴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것. 이은경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정서적인 발달은 아이들이 쉬고, 노는 과정에서, 또는 또래와 어울리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며 “최근 청소년들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끝까지 반성하지 않거나, 부모의 꾸지람 등 작은 갈등에도 쉽게 자살하는 것은 정서적인 부분이 미약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답변의 비율도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홍강의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은 “초등학생 때는 마음속에 자살에 대한 욕구나 욕망이 자라고 15세 이후 그 욕구가 행동으로 표출된다”며 “이 때문에 초등학생 때 마음속의 불만 등을 치유하고 풀어주지 않으면 중고교생이 돼서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녀의 행복 좌우하는 부모의 표정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부모가 행복해 보인다고 응답한 학생일수록 자신의 행복점수도 높게 나타난 점이다. 부모가 행복하다고 답한 학생들의 평균 행복점수는 87.2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약 5점이 더 높았다. 반면 부모가 불행하다고 답한 학생들의 평균 행복점수는 70.5점에 그쳤다. 부모가 불행하다고 답한 학생일수록 자살을 생각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 부모가 불행하다고 답한 학생 중 32%가 자살을 생각해본 반면 부모가 행복한 경우는 17%만이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답했다. 부모가 행복하다고 답한 학생들의 이유는 이랬다. “아빠가 저녁마다 엄마 다리를 주물러준다” “내가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함께 모여 웃으면서 들어주신다” “매일 아빠 엄마 표정이 밝다”…. 부모의 얼굴에 미소가 자주 보이고 자녀 앞에서 웃는 시간이 많을수록 자녀 역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의 인식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이모 씨(39·여)는 “아이 아빠가 안정적인 공무원이고 나도 직장을 다녀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다. 아이도 안정적으로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녀 정모 양(12)의 대답은 반대였다. “부모님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이 내 외모를 가지고 놀려 속상해서 운 적도 있다. 부모님은 그걸 모른다.” 자녀가 중고교생이 되면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많지만 초등학생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가는 게 부모들의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도 부모가 동등하게 대화할 자세가 돼 있어야 자녀의 생각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은택 nabi@donga.com·곽도영·여인선 기자}

    • 2014-04-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초등생 행복점수, 학원에선 못 올려줘요

    ‘동물 사육사’가 되는 게 꿈인 초등학교 6학년 신모 양(12)은 요즘 고민에 빠졌다. 회사원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표정이 늘 어두워서다. 공부방에 있을 때 밖에서 부모님이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릴 때면 불안하다. 부모님의 대화에선 “월급이 적다” “그럼 당신이 벌어”라는 얘기가 들렸다. 신 양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행복도(100점 만점)로 치면 50점 수준이다. 며칠 전부터 한 친구가 반 아이들에게 신 양에 관해 험담을 퍼뜨려 왕따를 시키고 있다. 부모님께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신 양은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했다. “행복이란 ‘외롭거나 힘들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게 먼 세상 이야기 같아요.” ‘부모님의 잦은 다툼, 왕따, 자살 충동’까지. 요즘 대한민국 초등학생들은 이 같은 고민 속에 살고 있다. 이는 동아일보 취재팀이 2일 서울 강북의 한 초등학교 4, 5, 6학년생 194명을 대상으로 한 행복과 불행에 대한 심층 설문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조사 결과는 암울했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 194명 중 56명(29%)은 “우리 부모님은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부모가 불행하다고 응답한 학생일수록 자신도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현재 스스로 행복한 정도를 ‘매우 행복하다’(100점)에서 ‘매우 불행하다’(0점)까지 체크해 달라고 한 결과 평균 82.36점으로 행복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학원을 5곳 이상 다니는 학생들의 행복점수는 80.26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응답자 중 42명(22%)은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해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한민국 초등학생의 어두운 현주소였다. 자녀의 이런 고민을 알게 된 부모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법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몇몇 부모는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이사하는 길을 택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만난 이들은 “교과지식은 도시 아이들에게 뒤처질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더 많은 행복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는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감정상태를 자기 것으로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모가 먼저 행복해지려 노력하고, 자녀와의 깊은 대화를 통해 교감을 나눈다면 자녀도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이은택 nabi@donga.com·곽도영·여인선 기자}

    • 2014-04-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 총장예비후보 5명 압축… 성낙인 김명환 조동성 오세정 강태진씨

    서울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총장 예비후보 5명을 선정했다. 서울대(총장 오연천)는 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차기 총장후보 지원자 12명을 대상으로 소견 발표와 질의응답을 가진 뒤 성낙인(63) 김명환(59) 조동성(65) 오세정(61) 강태진 교수(62·이상 후보등록 순) 등 5명을 예비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6, 18일 각각 서울대 연건캠퍼스와 관악캠퍼스에서 소견발표회를 한 뒤 22일 총장예비후보자검증소위원회의 검증과 25일 정책평가를 거친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30일 3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가 1명을 제26대 서울대 총장 최종후보로 선임하면 교육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새 총장 임기는 7월 20일 시작된다.}

    • 2014-04-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희롱 성악과 교수… 서울대, 직위해제

    제자에게 음란한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서울대 성악과 교수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서울대는 성악과 박모 교수의 성희롱 및 불법 과외 의혹을 인권센터와 교수윤리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대학 교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박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직위해제했다고 31일 밝혔다. 교무처 관계자는 “복수의 피해자가 수차례에 걸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며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면 박 교수가 징계 결과를 법적으로 다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 측은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성악과 교수 공채 과정에서 음대 학장의 공채 기밀문서를 절취하고 채점지를 심사장 밖으로 갖고 나간 의혹을 사고 있는 성악과 여교수 2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징계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무처 관계자는 “(여교수 2명은) 채점지를 늦게 낸 것뿐이고 유출은 없었기 때문에 징계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성악과 공채 교수 실기심사 당일 “채점지 유출을 목격했다”는 복수의 음대 학생 및 음대 교수들의 증언과 다른 것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저녁밥상 4代 10명 왁자지껄… “갈등 겪을 틈 없네요”

    《 새로 담근 김치를 가지고 아버지가 오셨다/ 눈에 익은 양복을 걸치셨다/ 내 옷이다/ 한번 입은 건데 아범은 잘 안 입는다며/ 아내가 드린 모양이다/ 아들아이가 학원에 간다며 인사를 한다/ 눈에 익은 셔츠를 걸쳤다/ 내 옷이다/ 한번 입고 어제 벗어놓은 건데/ 빨래줄에서 걷어 입은 모양이다. (윤제림 시인의 ‘가족’) 》 윤 시인은 중년 남성의 오래된 양복 외투를 나이 든 아버지가 입고, 빨아둔 셔츠는 아들이 입고 나가는 풍경을 그렸다. 입던 옷을 물려주고 바꿔 입는 일상에서 가족의 사랑이 느껴진다. 3월 29일 오후 1시 경기 안성시 고삼면 쌍지1리 마을 주민회관. 윤태광 씨(29)는 카메라 앞에 선 채 손을 모아 하트를 만들었다. 윤세옥 씨(79)도 난생처음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를 만들었다. 윤홍선 씨(51)가 뒤따라 같은 포즈를 취하자 아내가 “생전 해봤어야지”라며 깔깔 웃었다. 윤태석 군(14)도 어색한 듯 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며 포즈를 취했다. “찰칵!” 뒤이어 집안의 막내 정희 양(8), 윤상 군(6), 그리고 정원 양(1)의 차례. 카메라를 손으로 만지려고 자꾸 기어나가는 정원 양을 정희 양과 윤상 군이 붙잡았다. “찰칵.” 모처럼 곱게 한동주 씨(78·여), 이옥기 씨(52·여), 임덕순 씨(28·여)도 제각각 포즈를 취했다. 마지막 촬영 컷을 위해 함께 카메라 앞에 모였다.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과 한 살배기 갓난아이가 정면의 렌즈를 응시했다. 1시간 넘게 동아일보 취재팀 앞에서 포즈를 바꿔가며 촬영을 마친 모델 10명은 시종일관 미소를 짓거나 재밌다고 웃었다.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다.○ 한 지붕 네 가족 모여 사는 쌍지목장 쌍지1리에서 쌍지목장을 운영하는 윤 씨 가족은 4대 10명이 모여 산다. 1대 윤세옥 할아버지와 한동주 할머니 부부, 2대 윤홍선 이옥기 씨 부부, 3대 손자 부부 윤태광 임덕순 씨와 남동생 윤태석 군, 4대 증손주 정희, 윤상, 정원이까지. 지난해까지 함께 살았던 태광 씨의 여동생 지연 씨(27)는 호주에서 유학 중이다. 가족이 일하는 쌍지목장에는 젖소와 한우가 총 200마리가 넘는다. 가족은 목장 옆 손닿을 거리에 집 세 채를 지어 산다. 매일 오전 6시. 가족들이 눈을 뜬다. 밤새 여물을 기다린 소들에게 아침을 먹이면 두 시간이 훌쩍 지난다. 오전 8시에서 8시 반 사이 가족들이 모여 아침을 먹는다.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문을 나서면 할아버지 세옥 씨는 밭을 돌보러 나간다. 아버지 홍선 씨와 아들 태광 씨는 목장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할머니 동주 씨와 며느리 옥기 씨는 목장 일을 거들거나 집안일을 한다. 손주며느리 덕순 씨는 막내 정원이를 돌본다. 오후 6시가 넘어 아이들이 돌아오면 다시 온 가족이 얼굴을 마주보는 시간. 저녁상에는 학교에서 치른 받아쓰기 점수부터 젖소가 생산한 우유량, 밭에 심어놓은 작물 상태 등 온갖 이야기가 오간다. 쌍지1리 산골에 해가 저물고 저녁상을 물린 뒤에도 가족들 사이에는 도란도란 이야기가 이어진다.○ 대가족이 말하는 ‘행복의 조건’ 할아버지 세옥 씨는 온 가족이 인정하는 ‘착한 남자’다. 할머니 동주 씨는 “이 이가 정이 많아 노숙인 보면 매번 돈을 쥐여준다”며 혀를 찼다. “경제관념이 없는 게 젊었을 때는 속상했지만 그런 성격이 대가족을 품을 수 있는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집안의 기둥 역할을 하는 홍선 씨는 “하루 24시간 중 오후 9시 무렵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가족들이 잠들면 홍선 씨는 세 손주가 잠든 방의 방문을 살며시 연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정희, 윤상, 정원의 발을 보듬거나 발가락을 만져본다. 홍선 씨는 “내 새끼가 또 새끼를 낳아서 한 지붕 아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 세옥 씨를 가장 챙기는 사람은 손주며느리 덕순 씨다. 그는 세옥 씨가 갑상샘암 수술을 받기 위해 일주일간 입원했을 때 내내 옆에서 먹고 자며 수발을 들었다. 스무 살이 갓 넘어 시집 온 덕순 씨는 처음에는 대가족 살림이 낯설기만 했다. 수줍음이 많은 성격 탓에 시아버지 앞에서 고개도 못 들었다. 그러나 대가족과 살면서 조금씩 활달한 성격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할아버지가 외출할 때면 쫓아가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 넣어드릴 정도라고 한다. 윤 씨 가족이 대가족이 된 데에는 3대 태광 씨 역할이 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수업시간에 장래 희망을 “낙농업”이라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던 것. 아버지 홍선 씨는 ‘어린 마음에 한때이겠거니’ 했지만 태광 씨는 대학에서 축산업을 전공한 뒤 목장 일에 뛰어들었다. 홍선 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따로 산다며 분가를 하는 게 당연한데 같이 살면서 아버지 일까지 이어받겠다는 아들이 고맙다”고 털어놨다.○ 걱정도 갈등도 있지만 ‘해답’은 가족 대가족 생활에도 걱정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교육’. 집이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손주며느리는 자녀 교육에 마음이 쓰인다. 어른들도 며느리의 마음을 알고선 “언제든 (시내로 출가하는 것을) 편한 대로 하라”고 말했다. 덕순 씨는 “고민이 있지만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을 돌이켜봤을 때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게 아이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선 씨 부부가 늦게 얻은 막내아들 중학생 태석 군은 한창 사춘기다. 가족이 많아 갑갑하거나 불편하진 않는지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친구들 중에는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아무도 없는 애들이 적지 않아요. 집안 불도 꺼져 있고. 쓸쓸해 보였어요. 하지만 우리 집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할아버지나 할머니, 부모님이나 조카들이 있어서 좋아요.” 시집온 뒤 29년간 시부모를 모셔온 옥기 씨는 “힘든 점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그래도 가족이 해답이었다”고 말했다. 시부모를 언제부터인가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게 된 순간부터 ‘시집살이’가 ‘내집살이’로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남편 홍선 씨는 “아내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윤 씨 가족은 “가족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할아버지 세옥 씨는 “대가족이 불편한 점도 있지만 함께 복닥거리며 살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며 “그 안에서 일상이 매일 소소하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윤 씨 가족 같은 대가족은 빠르게 줄고 핵가족과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1975년 우리나라에서 4대 이상이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은 6만1935가구(2.5%)였다.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대가족은 1만2769가구(0.07%)로 크게 줄었다. 가족의 붕괴와 함께 절망적인 지표도 늘고 있다. 1983년 한 해 총 25만4563명의 사망자 중 3471명(1.36%)이 자살이었다. 2012년 한 해 사망자는 총 26만7221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자살자는 1만4160명(5.3%)이 발생해 4배 이상으로 늘었다.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자살자가 느는 건 가족의 붕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사회학자들은 지적한다. 윤 씨 가족처럼 4대가 함께 살진 않더라도 가족 구성원 간 솔직하게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안성=이은택 nabi@donga.com·여인선 기자}

    • 2014-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 총장 후보 12명 확정

    서울대가 7월에 있을 제26대 총장 선출에 나설 총장후보 대상자 12명을 확정지었다. 서울대는 20일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 회의에서 12명의 총장후보 지원자 모두 서류심사 결과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나 총장후보 대상자가 됐다고 밝혔다. 후보 대상자는 △강태진 전 공대 학장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명환 자연대 학장 △박오수 전 경영대 학장 △박종근 전 평의원회 의장 △오세정 전 기초과학연구원장 △정종섭 전 법대 학장 △성낙인 법대 교수 △이우일 전 공대 학장 △조동성 전 경영대 학장 △조영달 전 사범대 학장 △황수익 전 사회과학대 학장이다. 총추위는 내달 3일 총장후보 대상자 1인당 소견 발표(10분)와 질의응답 시간(10분)을 갖고 현장에서 평가해 총장 예비후보자 5명을 선정한다. 여기서 뽑힌 5명은 내달 25일 정책토론, 합동연설, 정책평가를 거쳐 최종 3명으로 압축된다. 이사회가 최종 총장후보 1명을 선임하고 이후 교육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7월 20일 새 총장이 직무를 수행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3-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테러-성범죄 대응 지하철 경찰대 증원

    지하철 성범죄와 테러범죄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이 지하철 경찰대 인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경찰청(청장 이성한)은 현재 112명인 서울 지하철 경찰대의 인력을 8월에 71명을 추가로 투입해 183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미 지난달 3일부터 제복을 입은 경찰이 지하철 보안관과 함께 객차에 동승해 범죄 단속을 하는 등 지하철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인력 조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경찰인력 증원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은 인천과 경기 지하철 단속인력도 장기적으로 증원할 계획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새학기 서열 싸움에… 3월, 교실이 떨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A 양은 아이돌 댄스그룹 인피니트의 팬이었다. 친구들과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피니트의 근황이나 새 음반 소식을 공유했다. 문제는 A 양이 최근 새로 등장한 아이돌 댄스그룹 엑소(EXO)를 좋아하게 된 것. 친구들은 ‘변절자’ ‘지조없는 ×’ ‘걸레같은 ×’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악플을 달았다. 개학이 다가오자 A 양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지만 부모는 어리광이라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A 양을 때리기 시작했다. 3월 새 학년을 맞은 초중고교가 ‘학교폭력 공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SNS를 이용한 왕따나 언어폭력뿐만 아니라 장애우나 다문화학생을 겨냥한 폭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학생의 신체적 특징을 놀림감으로 삼는 언어 성(性)폭력 피해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학년 초기에 아이들 사이에서 누가 ‘짱(싸움을 제일 잘하는 학생을 이르는 말)’이 될지 왕따가 될지 서열을 정하는 싸움이 일어난다”며 “이를 방치하면 자살 등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숙해지는 아이들, 성적(性的) 폭력 늘어 서울의 한 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인 B 군은 또래에 비해 외모가 여성스러웠다. 중학생 때도 학년 초만 되면 새로 만난 학우들에게 “너 여자야?”라는 놀림을 받았다. 1년을 함께 보낸 뒤에는 다들 친해졌지만 학년 초는 B 군에게 ‘악몽의 터널’이었다. 이달 고교에 등교하자 남학생들이 B 군의 성기와 엉덩이를 툭툭 치고 다녔다. 실수인 줄 알았지만 접촉은 갈수록 노골적으로 변했다. 경찰청 117학교폭력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6033건이던 학교폭력 신고는 3월 개학과 함께 1만575건으로 늘었다. 올해 딸 신모 양(13)을 중학교에 입학시킨 엄마 김모 씨는 지금도 학교폭력 때문에 가슴앓이 중이다. 신 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또래에 비해 통통하고 성장이 빨라 주변 친구들의 놀림감이 됐다. 중학교 입학할 때는 키까지 크고 가슴이 발달해 성인 여성과 비슷한 정도가 됐다. 남녀공학이 아니라 여학교에 진학했기 때문에 더이상 놀림을 받지 않을 거라 안심하던 김 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같은 반 여학생들이 신 양의 몸을 보고 “걸레×” 등 온갖 막말로 놀리며 성적인 모욕을 주기 시작했다. ○ 장애우-다문화학생이 ‘타깃’ 되는 경우 많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유미 센터장은 “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을 집중해서 괴롭히는 형태의 학교폭력도 최근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중학교 1학년 C 양은 의사표현이 서툴고 말을 더듬는다. 며칠 전 C 양이 집에 준비물을 두고 가 학교를 찾은 C 양의 어머니는 남학생 여럿이 운동장에서 딸을 둘러싸고 “멍청아, 말 못하냐?”며 때리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목격했다. 다문화가정의 학생도 학교폭력의 주 희생양이 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117신고센터 임연희 경사는 “다문화가정은 부모가 아이보다 한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처가 늦어지기도 한다”며 “부모가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한국보다 비교적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놀림감이 되거나 폭행을 당하는 아이들이 상담을 요청해온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장애우나 다문화학생을 괴롭힌다”며 “힘으로 정해지는 서열 사다리에서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기 위해 친구들을 밟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학교폭력상담협회 김경석 회장은 “부모가 평소 자녀의 SNS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의 깊게 살피는 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경찰이나 학교폭력 상담기관에 문의한 뒤 대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상담 및 신고 문의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 1588-9128, 학교폭력예방종합지원센터 053-745-1388, 한국학교폭력상담협회 070-4849-0691∼5로 하면 된다.이은택 nabi@donga.com·강은지·여인선 기자}

    • 2014-03-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동안전지킴이집 723곳 새로 지정

    경찰청이 전국에 아동안전지킴이집 723곳을 새로 지정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17일부터 7일까지 전국의 아동안전지킴이집 아동안전수호천사 실태를 점검했다고 10일 밝혔다. 지킴이 활동을 그만두거나 가게가 문을 닫은 149곳을 해촉하고 새 지킴이집을 지정해 전국 지킴이집은 총 2만1069곳이 됐다. 수호천사는 퇴직하거나 활동을 그만둔 163명을 해촉하고 301명을 새로 임명해 총 2만337명이 됐다. 아동안전지킴이집과 아동안전수호천사 제도는 2008년 경기 안양시에서 발생한 이혜진, 우예슬 양 유괴살해사건을 계기로 초등학교 주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3-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목매 숨져

    노동당 박은지 부대표(35·여·사진)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8일 오전 4시 반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베란다 창문에 박 부대표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들(9)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워온 박 부대표는 최근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대표는 중학교 교사로 일하다 2008년 정계에 입문해 진보신당 부대변인과 대변인을 지냈다. 진보신당이 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꾼 뒤 대변인과 부대표를 겸임하다 1월 대변인직을 사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14-03-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진객’ 물범 독도에 출현

    8일 오후 2시 반경 경북 울릉군 독도 동도 숫돌바위 주변에서 1m 크기의 물범 한 마리가 발견됐다. 독도관리사무소 직원이 처음 발견한 이 물범은 한 시간 동안 머물다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최근 독도 인근에서는 바다사자(강치)가 멸종된 뒤 물범도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독도관리사무소 제공}

    • 2014-03-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