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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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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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어른의 주먹-발, 아이에겐 ‘흉기’

    ‘울산 계모’ 박모 씨(42)와 ‘칠곡 계모’ 임모 씨(36)가 각각 여덟 살 의붓딸을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할 당시 사용한 건 주먹과 발이었다. 울산 사건의 1심 재판부는 박 씨가 흉기를 쓰지 않았다는 점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하지만 아동들은 갈비뼈 14대가 부러지는 등 흉기로 맞았을 때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의 중상을 입고 숨졌다. 서승우 고려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법원이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한 건 아동 신체가 어른에 비해 얼마나 약한지를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뼈와 근육이 발달하지 못한 여덟 살 아동에게 성인의 주먹과 발은 흉기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울산 계모 박 씨는 딸이 숨지기 1년여 전 딸의 허벅지를 발로 수차례 찼다. 허벅지 뼈는 두 동강 났다. 여덟 살 아동의 허벅지 뼈 굵기(지름)는 성인의 절반 수준. 갈비뼈는 더 가늘어 성인의 절반∼3분의 1 수준이다. 뼈 구성 성분 등 모든 조건이 성인과 같고 굵기만 다르다고 가정해도 뼈 강도는 어른의 8분의 1∼27분의 1에 불과하다. 박 씨는 키 166cm에 몸무게 58kg. 딸은 123cm에 20kg이었다. 서 교수는 “철근 지름이 1mm만 차이가 나도 철근이 견딜 수 있는 건물 하중에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처럼 어른 뼈와 아이 뼈는 강도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난다”며 “체격 차이가 큰 어른이 뼈의 강도가 나무젓가락 같은 아이를 무차별 폭행했는데 어떻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칠곡 계모 임 씨는 누워 있는 딸의 배를 발로 수차례 밟았다. 임 씨 몸무게는 50kg가량. B 양은 20kg이었다. 몇 시간 뒤 딸이 심한 복통을 호소했음에도 주먹으로 배를 또 때렸다. 아동의 복벽(배 앞쪽의 속 부분)은 어른에 비해 몇분의 1∼몇십분의 1 정도로 얇다. 성인의 경우 장이 파열되려면 차량 정면충돌 사고로 배가 핸들에 강하게 부딪힌 정도의 충격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동은 복벽이 얇아 발로 강하게 밟는 정도로도 같은 충격을 받는다. 이국종 아주대 의대 외과 교수는 “7년 전 계모의 발에 배를 밟혀 췌장이 두 동강 난 7세 여아를 치료한 적이 있었는데 복벽 두께를 생각하면 아동의 배를 강하게 밟는 건 살인에 가까운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해 계모와 친부에게 닷새 동안 구타당한 뒤 숨진 A 군(8)은 ‘수면 고문’을 당했다. 부부가 골프채 등으로 A 군을 때리면서 1차로 30시간, 2차로 40시간 가까이 잠을 재우지 않았다. 아동을 잠자지 못하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흉기’를 휘두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못 자면 심장, 뇌, 혈관 등 모든 기관이 쉬지 못해 손상을 입는데 아동은 장기가 미성숙해 더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박성진 기자}

    •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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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오면 ‘괴물’ 되는 폭력부모 ‘폭력의 에스컬레이팅’ 현상 보여

    “저 좀 잡아가 주세요.” 2012년 2월 수도권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30대 여성이 다급히 전화를 걸어왔다. 이 여성은 상담원에게 “저를 데려가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몇 번 외치더니 끝내 흐느꼈다. 아동복지기관에 스스로 전화를 걸기 직전까지 그녀는 일곱 살 된 친아들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자신에게서 아들을 지키고 스스로를 절망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신고전화였다. 중학교 교사 이모 씨(37·여)도 2010년 11월 아동보호기관에 스스로 학대 가해신고를 했다. 학교에선 자상한 선생님으로 알려져 있던 이 씨는 집에 오면 ‘괴물’로 변했다. 그는 10세와 6세인 두 딸이 자신의 지시를 어길 때면 화장실에 가두고 뺨을 후려쳤다. 한 번 회초리를 들면 쇠로 된 막대가 휠 때까지 때려야 직성이 풀렸다. 한겨울에 아이들을 맨발로 집 밖에 서 있게 한 뒤 분에 못 이겨 계단 아래로 밀어버린 적도 있다. 두 엄마가 처음부터 폭력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가 행동이 느리거나 주의가 산만해 손바닥 때리기 등 가벼운 체벌을 하기 시작한 게 발단이었다. 이 씨는 “아이가 커서 혹시 무시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나도 많이 맞고 컸기 때문에 일단 매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훈육’이 ‘학대’로 변질되기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울산과 경북 칠곡 아동학대사망 사건이 집중 조명되면서 비정한 계모가 주된 가해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는 대부분 친부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된 아동학대 6796건의 가해자 가운데 76.2%가 친부모다. 계부모는 학대 가해자의 3.7%였다. 양부모는 0.4%였다. 근본적인 아동학대 대책을 찾으려면 부모가 금쪽같은 친자식을 어떻게 학대하게 되는지 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취재팀이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중점 개입사례 10건을 분석한 결과 부모들의 체벌 정도가 서서히 심해져 결국 극단에 이르는 공통점을 보였다. 이른바 ‘폭력의 에스컬레이팅(escalating·상승)’ 현상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유미 복지사업본부장은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 보니 훈육 목적으로 체벌을 시작했더라도 기대했던 교정효과를 보고 스스로 화가 풀릴 때까지 때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폭력의 강도를 계속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적절한 외부 개입이 없을 경우 부모는 자신이 휘두르는 극단적 폭력에 둔감해진다. 이 부모들은 체벌을 피하려 자녀가 잘못을 시인하는 반응을 보이면 그간의 폭력이 ‘필요악’이었다고 합리화하는 특징도 보인다. 가해 부모들은 체벌 후 자녀의 마음을 풀어준다며 잠시 잘해주는 패턴을 보이는데 이는 아동의 체벌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이 체벌을 당하는 동안 “이것만 맞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자녀의 내성이 커질수록 부모의 폭력은 세질 수밖에 없다. 학대의 강도가 셀수록 아이들은 부모가 보이는 잠깐의 호의에도 감동한다. 이 때문에 피해 아동이 부모를 감싸게 돼 학대 사실이 외부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학계에서는 자녀 학대 부모들 가운데 30∼60%가 성장과정에서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폭력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어려서 부모의 학대 속에 성장한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자기 자녀와 마찰이 생겨 흥분상태가 되면 유년 시절 학습돼 있던 폭력 성향이 무의식적으로 나오기 쉽다”고 말했다. 또 피학대 경험이 누적되면 감정조절 기능을 하는 뇌 기관인 전전두엽의 기능이 약화돼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신광영 neo@donga.com·손효주 기자}

    •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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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CC “한국,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절반 이상 줄여야”

    지구 온도의 급상승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지금보다 절반 이상을 줄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총회를 연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PCC 제3실무그룹 제5차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IPCC는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프로그램(UNEP)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공동으로 설립한 기구로 195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IPCC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회원국 가운데 OECD90(1990년대 이전에 OECD에 가입한 국가)은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80~95%를,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 국가는 30~50%를 감축할 것을 권고했다. 추가적인 감축이 없을 경우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는 3~5도 가량 올라 지구의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아시아 지역 최고 수준이어서 아시아 지역 권고량보다 더 감축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CC는 올해 10월 덴마크에서 열릴 총회에서 제5차 종합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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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숨가쁜 봄날

    ‘노란 게릴라’, 황사가 몰려올 태세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지역과 고비사막은 현재 물기 하나 없다. 지난달 네이멍구는 기상 관측 이래 강수량이 가장 적었다. 고비사막 강수량은 예년 절반 수준. 기록적인 가뭄이다. 두 지역에서만 한반도 황사의 64%가 날아온다. 이 지역에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기만 하면 바짝 마른 흙은 기다렸다는 듯 3km 상공까지 떠오를 것이다. 이때 부는 북서풍은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다. 황사는 상공에 뜬 다음 북서풍을 타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숨 가쁜 단내를 풍기며’ 한반도를 덮칠 것이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황사는 ‘거대한’ 규모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한층 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황사가 중국 공업지대를 지나다 지름 1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의 미세먼지(PM10)를 가득 떠안고 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한반도를 강타한 중국발 미세먼지는 중국 내 난방이 끝난 지금도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 때문에 올해 황사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가 최대 40% 섞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괴물이 된 황사의 공습을 앞두고 한숨을 쉰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가세로 3, 4년 전부터 독성을 키운 황사는 많은 사람의 삶을 바꿔 놓았다. 어부는 산오징어를 싣고 해발 800m 산(山)으로 갔다. 고층 건물 외벽 유리를 닦는 이들은 일이 끝난 뒤 팔자 주름 속에 낀 먼지를 닦아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아토피 환자는 미세먼지 안전지대를 찾으려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 “곧 더러워질텐데…” 건물외벽 청소일감 오히려 줄어 ▼먼지와 싸우는 사람들얼굴 주름 따라 미세먼지 가득 41층 건물 옥상 난간에 주태형 씨(37)가 섰다. 서울 강남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 지난달 29일 오전 8시, 강남구 아셈타워에서다. 물병을 든 주 씨는 176m 아래 바닥으로 물을 떨어뜨린다. 물은 흩날리지 않고 반경이 큰 곡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바람 좋다.” 주 씨와 동료들 얼굴이 밝아진다. 바람이 강하면 외벽 유리 청소를 할 수가 없다. 작업자가 매달린 밧줄이 흔들려 위험해서다. 이들은 외벽 유리 청소업체인 고공시스템 직원들. 약한 바람에 마음을 놓은 뒤 건물 외벽으로 긴 밧줄을 내린다. 줄을 타기 직전, 이번엔 주 씨 표정이 굳는다. 옥상에서 본 강남 일대 가장자리에 뿌연 테두리가 드리웠다. “저 멀리 산까지 다 보여야 되거든요. 요즘 거의 맨날 이래요. 이런 날 일하고 나면 많이 힘들죠.” 전날인 28일 서울 미세먼지 농도는 시간에 따라 ‘나쁨(m³당 120∼200μg·마이크로그램)’ 수준까지 올라갔다. 전날의 먼지가 채 가시지 않은 이날도 한때 ‘약간 나쁨(m³당 81∼120μg)’까지 올라 공기가 맑지 않았다. “황사니 미세먼지니 해도 10년 넘게 이 일 하면서 실감을 못 했어요. ‘왜 이렇게 기침이 자주 나지’ 그러면서도 그냥 넘겼어요. 그런데 3, 4년 전부터는 ‘아, 확실히 나쁘구나’ 하고 느껴요.” 주 씨와 직원들은 2011년 5월 1일부터 서울의 한 건물 유리를 나흘에 걸쳐 닦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 코를 풀면 매일 시커먼 게 나왔다. 가래도 끓었다. 청소 마지막 날 건물주가 이들을 불렀다. 첫날 닦은 외벽 한 면을 보여줬다. “이게 닦은 거예요?”라고 다그쳤다. 나흘 전 물청소를 했던 유리가 어느새 흙먼지로 도배돼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반도는 5월 1일부터 나흘 연속 황사 몸살을 앓았다. 황사가 몰아치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치솟았다. 미세먼지가 자동차·공장 매연 등에 따른 인위적인 오염 물질로 구성된 것과 달리 황사는 자연 먼지다. 한반도에 도달하는 황사는 크기(지름 4∼10μm)로만 보면 미세먼지의 일종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황사를 미세먼지에 포함시켜 농도를 측정한다. 주 씨가 작업을 하던 2011년 5월 2일 흑산도의 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m³당 1025μg이었다. 지난해 서울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m³당 45μg)의 23배 가까운 수준. 서울도 공포에 떨었다. 1일 최고 농도 326μg을 기록한 뒤 3일 423μg까지 올라갔다. 주 씨는 “2010, 2011년 봄 ‘최악의 황사’가 왔다며 2년 연속 언론에서 난리가 나고 건물주의 오해를 받은 뒤에야 내가 겪는 증상이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하루에 길게는 10시간 이상 외부에서 일하지만 황사 마스크를 쓸 엄두를 못 낸다. 높게는 50층이 넘는 건물 유리를 줄을 타고 내려오며 닦다 보면 호흡이 가빠진다. 황사 마스크를 쓰면 당장 호흡에 무리가 온다. 수개월∼수년째 쌓인 코앞 유리 위 미세먼지와 공기 중의 황사가 펼치는 협공을 받으면서도 마스크를 못 쓰는 이유다. 주 씨는 “황사가 오든 미세먼지가 오든 작업 중엔 멀리 볼 틈이 없다”고 했다. “일이 워낙 위험하니까 긴장해서 눈앞 유리창만 보고 연신 닦아요. 그러다 집에 가서 거울을 보잖아요. 팔자 주름 사이에 새까만 먼지가 끼어 있어요. 아, 황사가 왔구나. 그제야 아는 거죠.”미세먼지가 앗아간 봄 대목 “그래도 황사가 세게 오거나 미세먼지가 자주 나타나면 대목 아닌가요? 건물이 더러워지니까 청소하려는 건물주가 많을 거 같은데요?” 기자의 질문에 직원들은 손사래를 쳤다. 한때 유리 청소의 최대 성수기였던 봄철이지만 이들을 찾는 전화는 2010년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봄맞이 대청소’는 옛말이 됐다. 2010년 3월 20일 흑산도에는 서울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의 60배가 넘는 m³당 2712μg의 ‘슈퍼 황사’가 몰아쳤다.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황사였다. 더러워진 유리를 청소하려는 건물주가 늘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황사가 다 지나가면 청소할게요. 요즘은 미세먼지도 기승이라 봄에 청소해봐야 소용없을 거 같아요.” 직원들이 봄철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황사가 한풀 꺾이길 기다리다 보면 외벽 유리 청소가 불가능한 장마철이 이어진다. 더위가 식고 가을이 다 돼서야 건물주들은 본격적으로 이들을 찾는다. “저희는 겨울엔 일을 못해서 3, 4개월 쉬다가 봄에야 일을 시작하거든요. 황사가 이슈가 된 뒤부터는 일을 시작하는 시기가 점점 뒤로 미뤄지고 그만큼 돈도 못 벌게 되니까 마음이 안 좋죠.” 아셈타워 같은 대형 건물을 제외한 건물 상당수가 봄 청소를 미루면서 황사와 미세먼지는 해를 거듭하며 유리 위에 켜켜이 쌓인다. 그들 표현에 따르면 이런 건물 유리엔 도심 매연이 기름때처럼 엉겨 붙어 있다. 황사는 기름때에 뿌리째 박혀 있다. ‘밀어도 밀어도 안 밀리는, 유리와 하나가 된 먼지’다. “일이 줄어드는 데다 때가 수년간 묵은 건물이 늘어난 탓에 청소하기가 배로 힘들어졌어요. 올해는 제발 황사가 덜 왔으면 좋겠네요.” 산오징어가 산(山)으로 간 이유 건어물 제조업자 최모 씨(39)는 속초 바닷가에 있던 오징어 덕장을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산으로 옮겼다. 해발 800m 고지대였다. 최 씨네 ‘산오징어’가 ‘산’으로 가게 된 건 3년 전. 국내에 황사 비상이 걸렸을 무렵이었다. “기계로 말리면 편하죠. 그런데 사람들은 자연 바람에 건조된 오징어를 더 많이 찾아요. 그렇다고 바닷가에서 말릴 수가 있나요? 미세먼지가 잔뜩 끼어있는 데다 언제 또 센 황사가 올지 모르는데….” 해마다 10월이면 강원 속초 바닷가엔 목욕탕 의자에 앉은 아낙네들이 오징어를 손질해 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황사 비상 사태가 이어지고 최근 미세먼지 문제까지 심각해지면서 바닷가에 빨래 널 듯 말리는 오징어의 위생에 대한 걱정이 쏟아졌다. 최 씨가 궁여지책으로 찾은 장소는 산속 덕장이었다. 젖은 오징어를 트럭에 싣고서 40분을 들어가야 하는 깊은 산골이다. 덕장을 새로 마련한 데다 먼 산속에 있다 보니 운송비 등 각종 비용이 예년에 비해 1000만 원 더 든다. 오징어를 산까지 운송해야 해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오징어 건조로 한창 바쁜 9∼11월 말, 해안가 덕장에서는 인력 10명으로 충분히 일을 해냈다. 지금은 15명은 있어야 일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산이나 해안가 모두 중국발 미세먼지나 황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산속 덕장의 경우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는 있다. 해안가 바로 인근은 선박과 해염입자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산속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 “또 먼지 몰려올텐데…” 오징어 건조장도 산으로 옮겨 ▼먼지를 피하는 사람들추가 비용이 들었지만 미세먼지는 최 씨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청정지역에서 만든 산골 오징어’라는 이름을 달고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공급하니 제법 장사가 됐다. 하지만 젊은 사업가인 최 씨와 달리 대부분의 영세 건어물 제조업자들은 아직도 바닷가에서 미세먼지를 보고 한숨만 내쉴 뿐이다. 최 씨는 “나는 그나마 예외적인 경우”라고 했다. “건어물 제조업자 대부분이 새로운 덕장에 투자할 비용이 부족한 어르신이거든요. 행여나 바닷가에서 말린 오징어에 미세먼지나 황사가 덕지덕지 붙지 않을지 전전긍긍하면서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 발만 구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노순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서해에 비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다소 덜 받는 동해안 지역 주민의 삶에도 이미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중국에서 매년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줄일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가장 작은 것이 가장 위험하다 김레온 군(3)의 엄마 이지연 씨(30)는 곧 불어올 황사가 두렵다. 생후 2개월부터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김 군 때문. 황사철이 되면 김 군 얼굴엔 물집이 빨갛게 오른다. 피부가 벗겨져 진물도 난다. 이 씨는 언제 아들의 얼굴에 물집이 생기고 피가 났는지, 언제 붉은 기가 오래 지속됐는지 등을 매일 수첩에 기록해뒀다. 수첩을 보니 아토피 증상이 심해진 시기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시기가 대부분 일치했다. 미세먼지가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환경부와 삼성서울병원이 2009년 7월∼2010년 12월 삼성서울병원 아토피 환경보건센터에 내원한 소아환자 2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μg 증가할 때마다 환자들이 겪는 가려움, 수면장애, 피부 진물 등의 증상은 평균 0.4% 늘었다. 황사나 미세먼지는 눈병,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평소 알레르기 질환이나 폐결핵,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에겐 더 위험하다. 숨을 쉴 때마다 들이마시는 미세먼지는 코털이나 기도 점막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폐 깊숙이 침투한다. 외부 이물질을 뱉기 위해 가래가 만들어지고, 그 가래를 뱉어내려 기침하는 증상도 생긴다. 입자가 특히 작은 초미세먼지는 말초 기관지나 폐포, 허파꽈리까지 닿아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전경만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염이나 만성 폐질환을 유발하거나 심하면 순환하는 혈액으로 들어가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혈관에 도달한 초미세먼지는 모든 기관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 환경과학연구소가 펴낸 책 ‘먼지보고서’에는 “가장 작은 입자는 심장 박동을 뒤틀리게 한다. 가장 작은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쓰여 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발 미세먼지(황사가 더해지지 않은 상태)에 인체에 치명적인 ‘가장 작은 것’인 초미세먼지가 70∼80%가량 섞인 것으로 보고 있다. 초미세먼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황사(4∼10μm)도 안전하진 않다. 황사의 주성분인 규소가 폐에 축적되면 규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후염, 후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공기청정기, 마스크, 외출 자제 “먼지는 태초 이래 인간을 따라다녔다. 불을 지피거나 단순히 움직이는 것 등 인간이 하는 모든 것에서 먼지가 생겨난다.” ‘먼지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미세먼지를 떨쳐내려는 인간의 행위마저도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인간을 끈질기게 따라다닌 미세먼지와 황사를 인간은 떨쳐낼 수 있을까. ‘클린룸’을 만들지 않는 이상 집도 완벽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먼지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루이트가르트 마샬 박사는 “집에 있는 먼지 대부분이 외부 먼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집 안 공기는 외부와 똑같이 오염돼 있다”고 했다. 문을 닫아도 따뜻한 실내와 상대적으로 덜 따뜻한 외부의 온도차로 인해 미세먼지가 창 틈새를 비집고 침투한다. 송두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외국에 1년 넘게 나가 있다 집에 오면 가구에 먼지가 많이 쌓인 걸 볼 수 있다. 집에 사람이 없었음에도 이런 건 외부 먼지가 내부로 들어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지만 10∼15평의 한정된 공간에서만 제 효력을 발휘한다. 김재열 중앙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황사마스크를 쓰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흡입하는 미세먼지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황사가 오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을 때는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식으로 건강을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손효주 hjson@donga.com·김수연·최지연 기자}

    • 201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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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앞바다 5.1 지진… 역대 세번째

    1일 충남 태안군에서 기상청이 계기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세 번째로 큰 규모(리히터 5.1)인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4시 48분경 태안군 서격렬비도에서 100km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2004년 5월 29일 경북 울진 동쪽 80km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1978년 9월 16일 충북 속리산 부근에서 발생한 지진(이상 규모 5.2)에 이어 북한을 제외한 남쪽에서 역대 세 번째로 강도가 셌다. 진동은 지진 발생 약 25초 후 진앙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에까지 전달됐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빌라 4층에 거주하는 공정희 씨는 “새벽에 침대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진앙 주변에서는 진도(사람이나 건물이 감지하는 진동의 정도)가 4로 나타났다. 진도 4는 창문이 흔들리며 벽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는 정도. 서울의 진도는 1∼2 규모로 건물 위층에 사는 일부만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기상청 지진감시과 이지민 연구관은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부 사람이 진동을 느낀 것 외에는 피해가 없었다”며 “해저 지질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번 지진의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제 한반도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해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횟수는 93회로 계기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했다. 디지털 방식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99년부터 2012년까지 한 해 평균 지진 발생 횟수(44.5회)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번에 규모 5가 넘는 지진까지 발생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같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 3 이상 지진의 연간 발생 횟수 추이를 보면 35년간 증감을 반복했다”며 “한두 해 발생이 늘었다고 한반도를 지진 위험 지역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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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1기 정부, 이명박 1기 때와 비교해 보니… 靑수석은 13억 많고 장관은 14억 적어

    지난해 3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청와대 1기 수석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평균액이 전임 이명박(MB) 대통령 당시 청와대 1기에 비해 10억 원이 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공직자 재산등록 및 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13명의 재산 총액은 354억4695만 원에 1인당 평균 27억2669만 원이었다. MB 정부 출범 1년 후인 2009년 3월 공개된 당시 청와대 수석급 이상 11명의 재산 평균액(14억2421만 원)보다 약 13억 원이 많았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윤창번 미래전략수석이 100억 원대 재력가인 데 따른 것. 윤 수석의 재산은 138억6757만 원으로 수석급 이상 인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는 이번에 재산이 공개된 고위공직자 2380명 중 재산 총액 상위 4위에 올랐다. 배우자 명의로 된 서울 강남구 주상복합건물이 116억5600만 원이나 됐다. 윤 수석과 부인 명의로 된 예금만 해도 31억2452만 원에 달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37억5904만 원을 재산으로 신고해 수석급 이상 공직자 중 두 번째로 재산이 많았다. 그는 10억2000만 원 상당의 서울 평창동 단독주택을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 본인 및 부인 명의의 예금도 26억 원이 넘었다. 재산이 가장 적은 수석급 이상 공직자는 4억6027만 원을 신고한 이정현 홍보수석이었다. 반면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의 재산 평균액은 16억6887만 원으로 MB 정부 당시 평균(30억7400만 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적었다. 국무총리 및 장관 중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본인, 배우자, 자녀의 재산을 포함해 총 45억7997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16억5000만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반포2동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전세 임차권, 배우자 명의로 된 반포주공아파트(13억3600만 원) 등을 신고해 총 재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76%에 달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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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대구 25도… 반팔 입어도 되겠네

    2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 중부 일부 지역이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은 다음 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21.9도를 기록했다. 1981∼2010년 30년간 같은 날 서울지역 평균 최고기온(11.8도)보다 10.1도나 높았다. 서울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서울지역 3월 기온으로는 다섯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역대 3월 중 가장 높았던 건 2013년 3월 9일의 23.8도. 26일 동두천(23.9도), 이천(23.5도), 춘천(22.4도) 등도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였다. 이날 남부지방은 구름이 많거나 비가 내려 대구 16.6도, 전주 19.5도 등 중부지방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이 역시 평년 최고기온보다는 2∼6도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북쪽에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기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데다 햇볕까지 강해 초여름 날씨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27일에는 서울 22도, 대구 25도 등 전국이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29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고온 현상이 잠시 누그러지겠지만 다음 주 초부터 다시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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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자살자 10명중 6명엔 가정폭력 아픔이…

    자살자 10명 중 6명은 부모나 배우자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 분위기가 억압적이어서 가족 간 교류가 적었을 때도 자살 확률이 높았다. 동아일보 탐사보도팀은 2011년~2013년에 발생한 자살사건 60건을 대상으로 심리학 전문가들과 심리적 부검을 진행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심리적 부검은 자살자의 생애를 되짚어가며 절망에 이르게 된 경로와 고통의 실체를 찾는 작업이다. 한국은 하루 평균 43명(2011년 기준)이 자살하는 나라다. 인구 10만 명당 31.7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다. OECD 평균은 인구 10만 명당 12.6명(2011년). 우리는 2003년부터 9년 연속 자살률 1위다. 자살률 세계 1,2위였던 핀란드는 1986년 국가 차원의 심리적 부검 프로젝트를 세계 처음으로 시도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30.3명을 2012년 17.3명으로 줄였다. 취재팀은 자살의 씨앗이 폭력적인 가정에서 싹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모의 가정폭력을 목격하거나 장기간 학대 및 방치된 사례, 결혼 후 남편한테 상습적인 신체·언어폭력을 당한 경우를 합치면 65%(39건)에 달했다. 가족 간 관계가 권위적이고 경직돼있어 교류가 적었던 사례도 63.3%(38건)였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고인들은 어느 누구도 자신을 구출해주지 않았다는 무력감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었다. 성장한 뒤 실직이나 채무누적, 이혼 등 고난이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쉽게 빠졌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증오해야 하는 딜레마에서 허우적대다 우울증 같은 정신적 후유증도 남았다. 이 때문에 가정 밖에서도 인간관계에 서툴렀다. 부모와 건전한 신뢰관계를 맺은 경험이 없어 주변의 호의도 잘 믿지 못했다. 고민이 생기면 나누지 못하고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자존감이 낮아 자기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마저 강했다. 대구의 한 30대 여성은 아버지의 학대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고 손을 떠는 강박장애를 안게 됐다. 처음엔 참아주던 남편도 이 증세를 볼 때마다 폭력을 휘둘렀다. 이 여성은 결국 자살했다. 어릴 적 가정폭력을 당한 남성 상당수는 폭력성향을 대물림 받았다. 이들은 아내와 자녀를 괴롭히다 외톨이가 됐고, 자살로 내몰릴 때까지 외면 받았다. 아버지가 폭력으로 가족을 휘어잡는 걸 봐온 사람은 자기 문제도 폭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고비가 왔을 때 자기 파괴적인 방식으로 벗어나려 했다. 자살은 대표적인 자기파괴 행위다. 가족간 의사소통이 취약한 가정에서 자살이 많은 이유는 가족끼리 어려운 상황을 공유해본 적이 드물어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살 직전에는 소외감이 극도에 달하는데 성장과정에서 가족의 지지와 보살핌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자살을 더 쉽게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삭막한 가정일수록 서로의 감정에 무관심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가족이 신호를 보내도 거의 알아채지 못했다. 어쩌다 힘들다고 토로했을 땐 "다들 그렇게 살아" "나도 힘들어" "이겨내야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심리적 부검을 통해 접한 고인들은 한 번 닫힌 대화창구를 좀처럼 다시 열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처음으로 8개월에 걸쳐 체계적인 심리적 부검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달 말경 최종 보고서와 함께 종합적인 자살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신광영 기자neo@donga.com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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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우울증 약물처방 받았다고 민간보험 퇴짜

    최모 씨(51·여)는 매년 2, 3차례씩, 20년 넘게 자살 시도를 했다. 남편의 외도와 폭력에 시달리던 그는 분노가 극에 달할 때마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자살하려 했다. 가족들이 "잘못했다"고 빌면 시도를 멈추는 식이었다. 베개 밑에 늘 칼과 넥타이를 감춰둘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20년 동안 한 번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지 않았다. 최 씨 남편은 "정신과에 가면 평생 정신병자로 낙인찍힌다"고 여겼다. 최 씨는 2012년 아들과 다툰 끝에 목을 매 자살했다. 가족들은 최 씨의 행위를 일상적인 반복 행위로 받아들였지만 정작 최 씨는 20년 넘게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분노를 쌓아온 것이었다. 이동우 인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 번의 자살 시도도 심각한 수준의 질환이므로 첫 시도 당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아주대 연구진과 동아일보 취재팀이 심리 부검한 60명 중 40명(66.7%)은 자살 전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었다. 40명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충분한 진료를 받은 사람은 6명(15%)에 불과했다.자살 위험군에 속한 사람과 그의 가족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지 않는 데는 낙인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대인 관계나 취업 등 사회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통상 우울증 외래 진료 환자 3명 중 1명은 완치 전에 치료를 중단한다"며 "환자나 환자 가족이 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해 중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회적인 불이익과 편견이 두려워 그만두는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더라도 건강보험 청구 기록에 정신질환 대신 '일반 상담'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환자에게만 해당될 뿐 이전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약물 처방을 받으면 정신 질환 기록이 남게 돼 있어 약이 긴급히 필요한 사람이 오히려 병원을 찾지 않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심한 정도에 상관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병력이 있다는 이유로 민간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6일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은 보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가벼운 우울증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은 국민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의 기준이 모호해 가입 거절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심리적 부검 프로젝트로 자살률을 절반 가까이 줄인 핀란드는 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상대로 정기적인 상담을 진행했다. 자살 징후가 포착되면 그 즉시 전문 상담기관이 개입해 자살을 막았다. 한국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손효주 hjson@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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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샘추위 여파… 벚꽃, 평년보다 2∼3일 늦게 필 듯

    올해 벚꽃은 지난해보다 평균 5일, 평년 대비 2∼3일 늦게 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상청은 올해 벚꽃이 27일 제주 서귀포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을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1일∼다음 달 12일, 서울 등 중부지방은 다음 달 7∼12일, 경기 북부·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은 다음 달 10일 이후 각각 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에서는 서남쪽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다음 달 8일 피는 것을 시작으로 11일에는 서울 전역의 벚꽃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벚꽃은 개화한 지 일주일 뒤(윤중로는 15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군항제’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진해는 31일 벚꽃이 필 것으로 예상된다. 봄철 벚꽃 명소로 꼽히는 경남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다음 달 4일, 전북 전주∼군산 번영로는 다음 달 12일, 충북 청주 무심천변은 다음 달 11일,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다음 달 12일 각각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벚꽃 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3월 기온 중 3월 상순 기온이 평년보다 0.4도가량 낮아 개화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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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전국 봄비… 14일엔 대부분 영하권

    12일 전국에 비가 내린 뒤 14일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 주말부터 풀리겠다. 기상청은 12일 오전 서울 등 수도권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오후에는 전국에 걸쳐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비는 13일 오전부터 그치기 시작해 14일에는 전국이 맑거나 구름이 조금 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떨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12도까지 오르지만 비가 오는 12일에는 9도, 13일 8도, 14일 9도로 쌀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4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말인 15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12도(전국 10∼15도), 16일은 14도(전국 11∼16도)까지 올라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에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맑거나 구름이 조금 낀 날씨여서 봄나들이를 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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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샘추위 7일 절정

    5일 시작된 꽃샘추위가 오늘 정점을 찍은 뒤 토요일부터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9도∼영하 1도로 내려가며 꽃샘추위가 이어지겠다. 최고기온도 4∼10도에 머물겠다. 토요일부터는 꽃샘추위가 풀리기 시작해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2도로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영하 6도∼영상 4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일 최고기온은 서울 7도 등 전국이 6∼12도를 기록해 비교적 따뜻하겠다. 일요일(9일)에는 서울 최고기온 8도 등 전국이 6∼13도의 분포를 보여 토요일보다 더 포근해지겠다. 조구희 기상청 통보관은 “찬바람을 몰고 왔던 대륙고기압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다음 주에도 봄 날씨가 이어지고 꽃샘추위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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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선거병’ 도진 지자체

    6·4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기초단체장들이 줄줄이 사퇴하는가 하면 재선에 도전하는 단체장들의 관심이 선거에만 집중되면서 지방행정의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지방선거를 91일 앞둔 5일 현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거나 사퇴 의사를 밝힌 자치단체장과 부단체장이 서울 5명, 강원 5명, 전북 3명 등 전국적으로 2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춘천시와 전북 전주시는 시장과 부시장이 한꺼번에 사퇴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도지사에 출마하는 시장, 광역시장에 출마하는 구청장 등 다른 선거구에 입후보하는 현역 단체장은 선거일 90일 전(6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사퇴하면 권한대행이 선임되지만 선거로 새 단체장이 당선되기 전까지 최소 90일 이상 해당 지자체는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부재중인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 일부 공장의 유독 물질 누출 사고 등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을 비롯한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자치단체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직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단체장들은 산적한 현안을 뒤로하고 외부 행사 참석에 열중하는 등 유권자 ‘눈도장 찍기’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조사 결과 6·4지방선거에서 227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190명(84%),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10명(59%)이 재선이나 3연임에 도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더이상 출마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3연임 단체장은 업무 의욕 저하와 함께 공무원들에게 영(令)이 안 서는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차기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에 ‘줄서기’하면서 선거운동에 개입하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선거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소환제를 활성화하는 등 주민자치를 확대하고 단체장의 제왕적 인사권을 일부 제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종엽 jjj@donga.com·손효주 기자}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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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3연임 시장 “더 할것도 아닌데…” 만사태평

    “구청장이 4년 동안 한 일이라고는 ‘중랑장학기금’을 조성한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최근 서울 중랑구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다.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공직선거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은 3연임까지만 할 수 있다는 제한에 걸려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문 구청장이 3연임된 직후부터 구정(區政)이 멈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 표심을 의식할 일이 없어 용마산 공원 조성, 경전철 면목선 건설 등 구 현안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것. 최근 구 업무 관련 행사장에 구청장 대신 부구청장이 나오는 것을 두고 구정에서 아예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A 서울시의원은 “구에 현안 사업 추진을 요구해도 ‘예산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거나 서울시에 떠넘기기 일쑤”라며 “구청장이 움직이지 않으니 공무원들도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3연임 제한에 묶인 단체장들이 있는 지자체들이 단체장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업무를 ‘나 몰라라’하는 등 단체장 스스로 레임덕을 자처하면서 지자체 행정이 흔들린다. ‘마지막 선물’이라며 원칙 없는 보은성 인사를 남발해 공무원들의 원성이 자자한 곳도 있다.○ 구 행정 “나 몰라라” 박준영 전남지사(3연임)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된 1월 25, 26일 전남도 산하 기관장들과 골프를 쳤다. 당시 도내 11개 농장에서 AI 감염이 의심되는 닭과 오리 30여만 마리가 도살처분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26일은 해남의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인 H5N8형 AI가 확진돼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 박 지사는 “도에서 투자한 골프장을 홍보하려고 골프를 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도내에서는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종화 대구 북구청장(3연임)이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내건 공약은 5개 분야 33건. 5일 현재 마무리한 공약은 14건으로 공약 이행률은 42%에 불과하다. 북구 산격동에 있는 경북도청이 올해 말 안동으로 옮겨갈 계획이지만 이 구청장은 비게 되는 도청 터 활용 방안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아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13, 14일에 열린 안경산업토탈비즈니스센터 기공식과 북구의회 임시회에 당초 참석하기로 했지만 배광식 부구청장을 대신 보냈다. 한 주민은 “단체장으로서 존재감이 없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난달 25일에는 배 부구청장마저 북구 구청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구정이 마비됐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3연임인 이학렬 경남 고성군수는 고성군 홈페이지 군수 일정에 1월 10일 이후부터 일정을 아예 등록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이 군수가 이미 퇴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마지막 ‘보은 인사’ 마지막 권력을 휘두르며 보은성 인사를 남발하다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울산시 내무국장 출신인 박맹우 울산시장(3연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사 전문가. 그러나 최근 인사 파행을 보이고 있다. 그는 1월 시 산하기관인 울산신용보증재단 새 이사장에 측근인 정천석 전 울산 동구청장을 내정했다가 임용 직전 철회했다. 정 전 구청장은 2010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 확정 판결을 받아 공직선거법상 내년 12월까지 지방공사 및 공단의 상근 임원에 임명될 수 없었지만 인사를 강행하다 실패한 것. 박 시장은 시 인사에서도 최측근인 비서실장을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시키는 등 비서실 직원 3명을 대거 승진시켰다. 서기관 승진에서 탈락한 한 공무원은 “울산시에는 사무관으로 승진한 지 15년 이상이 지나 승진해야 할 공무원이 많은데도 승진한 지 10년도 안 된 비서실과 안전행정국 소속 사무관을 서기관으로 승진시켰다”고 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진급을 위한 최소 근무 연수를 채우지 않은 공무원을 직무 대리 형식으로 국장 자리에 올렸다가 원칙 없는 인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남도의 한 직원은 “직무 대리 형식이어서 승진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한 인사로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라고 했다.○ 지방의회도 선거 때문에 견제 어려워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폐해에 대해 3연임 제한을 철폐해야 레임덕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3연임 제한이 정상적인 선거 경쟁을 막아 현직 지자체장의 일하려는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레임덕을 막으려 3연임 제한을 풀었다가는 지방 권력이 독점화되는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도 팽팽하다. 전문가들은 레임덕을 막을 이렇다 할 제도적 보완책이 없는 현재로서는 지방 의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3연임 단체장의 임기 말에 지방 의회가 감시 기능을 더 활성화해 레임덕을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3연임 단체장의 레임덕이 심각해질 무렵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기초의원(시·군·구의원) 역시 다음 선거 출마를 준비하느라 의정에 소홀한 경우가 많아 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강감창 서울시의원은 “임시의회 때 시정 질문으로 시 행정을 견제해야 하지만 시장이나 시의원이나 모두 선거를 앞둔 터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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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임기말에도 주민소환제 적극 활용을”

    지방행정 전문가들은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공무원 줄서기, 3연임 레임덕, 도미노 사퇴 등으로 빚어지는 행정 공백 현상을 막기 위한 ‘정답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보완책을 잘 마련하면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우선 공무원 줄서기 병폐는 지자체장이 인사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파생되는 문제인 만큼 지자체 인사위원회 독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지자체(시·군·구)의 경우 인사위원회가 있지만 인사위원을 모두 단체장이 임명해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사위원 위촉 과정에서부터 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해 인사위원이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고위직 공무원만이라도 단체장이 임명하기 직전에 지방의회에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게 하는 것도 단체장 인사독점권을 견제하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예산 담당 고위공무원이나 감사관에 대해서는 단체장이 독점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하는 국가도 있다”며 “지방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단체장의 인사 독점도 막고 공무원 줄서기도 막을 수 있다”라고 했다. 지자체장이 3연임 마지막 임기 때 행정을 ‘대충’ 하는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는 주민소환제 활용 등 주민 견제가 최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입법팀장은 “3연임 단체장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 역시 ‘이제 나갈 사람인데 감시해서 뭐 하나’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임기 말일수록 주민소환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임기 말에 불명예 퇴진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체장과 부단체장이 한꺼번에 사퇴해 생기는 행정 공백과 관련해서는 지방자치법에 “부단체장은 단체장과 같은 시기에 사퇴할 수 없다”는 등의 조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단체장은 어쩔 수 없더라도 부단체장은 사전에 출마 의지를 확인한 뒤 불출마 확약을 한 인사에 한해 임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병폐를 줄이려면 최종적으로는 유권자들이 판단해주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유권자들이 공무원 줄 세우기, 공무원의 선거 개입 같은 행태에 대해선 철저하게 표로 심판해 단체장들이 이런 행동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부 조종엽 손효주 김재영 김광오(전주) 강정훈(창원) 임재영(제주) 박희제 차준호 황금천(인천) 정재락(울산) 조용휘(부산) 이기진 지명훈(대전) 정승호 이형주(광주) 이권효 장영훈(대구) 이인모(춘천) 남경현(수원) 장기우(청주)}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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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꽃샘추위… 개구리도 놀라겠네

    지난달 말부터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를 넘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6일)부터 ‘반짝 꽃샘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3도, 춘천이 영하 4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도 서울이 5도 등 전국이 4∼10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7일에는 더 추워져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4도 등 제주와 목포, 여수를 제외한 전국이 영하 8도∼영하 1도에 그치겠다. 이번 추위는 8일까지 이어지다가 9일부터 풀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꽃샘추위가 완전히 사라지는 이달 중순부터는 기온이 평년(4∼9도)보다 높은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달 중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다”며 “이달 하순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다음 달 상순부터는 다시 평년보다 높은 포근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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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끼의 희망 ‘밥차’ 망하면 안돼” 홀몸 어르신 금니까지 건네는데…

    아흔의 할머니가 옷 속에 품은 하얀 봉투를 매만졌다. 너덜너덜한 봉투 가운데가 불룩했다. 지난해 12월 인천 부평역 광장. ‘사랑의 밥차’가 홀몸노인과 노숙인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었다. 밥차는 소외계층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사업.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가 2009년부터 시작했다. 부평역, 주안역, 서울역, 삼송역에서 매일(주말 제외) 500∼1000명, 연간 약 30만 명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할머니는 이선구 운동본부 이사장(61)에게 다가가 봉투를 내밀었다. “나한테 밥 주는 데는 여기밖에 없어요. 망하면 안 돼요.” 봉투 안에는 틀니가 들어 있었다. 틀니 사이에 쌀알 크기의 18k 금이 붙어 있었다. 할머니는 “금을 떼서 밥차 운영에 써달라”고 했다. 지난달 한 할머니는 고무줄로 끝을 동여맨 라면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봉지엔 금이 씌워진 치아가 뿌리째 들어 있었다. 최근까지 노인들이 건넨 치아 보철용 금은 9개. 치과에 가서 떼어 낸 것들이었다. “많이 어렵다고 들었어요. 우리는 나중에 틀니 하면 되니까….” 밥차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밥차 운영에 드는 비용은 한 달 최소 5000만 원인데 후원금은 평균 400만 원 남짓이다. 밥을 짓는 인천 ‘밥차 본부건물’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이사장은 “그 ‘식당’이 돈을 조금이라도 갚았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밥차의 불행은 1년여 전 시작됐다. 당시 밥차 본부는 경기 고양시에 있었다. 독지가의 배려로 무상으로 쓰던 곳이었다. 2012년 10월 7일 오전 1시 30분경 불이 났다. 본부 바로 옆 A식당에서 난 불이 기지와 밥차 트럭으로 옮겨붙었다. 건물은 물론이고 트럭, 대형 냉장고 10대, 쌀 등 1년 치 식재료가 모두 탔다. 건물과 트럭을 제외하고도 재산 피해가 3억 원이 넘었다. 무료 급식을 멈출 수 없었던 밥차는 지난해 초 인천의 한 건물을 매입해 이전했다. 전 소유주가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은 9억 원을 이어받는 조건으로 2억5000만 원에 매입할 수 있었다. 보상을 받으면 월 500만 원에 이르는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A식당 측은 피해 보상을 하지 않았다. 이 식당은 직원 100명을 거느린 기업형 식당. 대지 3030m²(약 916평)에 건물 규모만 909m²(약 275평)에 달한다. 4개 건물에 컨벤션센터까지 갖춰 ‘식당 갑부’로 불린다. 식당 대표 김모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밥차가 보상금을 노리고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밥차 직원이 불이 난 시간 본부로 들어가는 동영상도 있다. 본부에서 불이 나 식당에 옮겨붙은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경찰에 왜 동영상을 제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고양경찰서와 고양소방서는 지난해 1월 내사종결 보고서를 통해 “내·외부 폐쇄회로(CC)TV와 화재 현장 등을 분석한 결과 대형 식당의 주방 내부에서 최초의 불꽃이 발생한 것으로 판독된다. 이 불로 주방 건물이 소실되고 밥차 창고 지붕 부위로 확대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CCTV 판독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었다”고 했다. 불에 탄 트럭은 보험 처리됐다. 보험사는 밥차 측에 트럭 수리비로 6000만 원을 지급한 뒤 이 돈을 A식당으로부터 받아내기 위해 지난해 초 민사소송을 냈다. 밥차 측은 재판 결과가 나오는 대로 3억여 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밥차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교롭게 어려운 시기에 기업 후원도 끊겼기 때문이다. SK그룹은 2010년부터 총 3억 원을 후원하다 2012년 말부터 후원을 끊었다. SK 관계자는 “다른 단체에도 형평성 있게 기부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했다. 2010년부터 4억여 원을 기부했던 대한주택보증도 후원을 끊었다. 밥차는 월 이자 500만 원을 3개월째 연체 중이다. 요즘 밥차를 돕는 사람들은 밥차가 있어야 하루 한 끼라도 먹을 수 있는 홀몸노인들뿐이다. 노인들은 동네를 돌며 폐휴대전화를 얻어와 이 이사장에게 내민다. 폐금속 수거업자에게 주면 한 대에 1000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금까지 모인 건 300대(30만 원)에 불과하다. 후원 신한은행 140-008-470070, 사랑나눔밥차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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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동안 기승을 부렸던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번 주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기상청 통합예보실은 2일 “일주일 넘게 한반도에 머무르던 미세먼지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한반도 밖으로 빠져나갔다”며 “당분간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이 사라져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인 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m³당 31∼80μg) 수준이었으며,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은 ‘좋음’(0∼30μg) 상태를 보였다. 지난 한 주간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81μg을 넘어 ‘약간 나쁨’ 또는 ‘나쁨’ 상태가 계속됐지만 1일부터 북풍이 불어오면서 우리나라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진 것이다. 3일 우리나라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보통’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주말 동안 미세먼지가 날아간 뒤 청정해진 대기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수도권, 강원, 충청, 호남, 영남, 제주권 모두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80μg 이하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은 기온이 평년(최저기온 ―3∼0도, 최고기온 7∼11도)보다 높아 맑고 쾌청할 것으로 보인다.김수연 sykim@donga.com·손효주 기자}

    •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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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년만의 눈폭탄, 20년 주기로 올수도”

    “강원 ‘눈 폭탄’ 같은 비상사태는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겁니다.” 최근 강원 강릉시에는 9일 내내 눈이 쏟아지는 등 103년 기상 관측 사상 최장기 적설을 기록했다. 최근 서울 기상청 집무실에서 만난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부의장(69)은 “기후변화를 이대로 두면 100년에 한 번 내릴 눈 폭탄이 50년, 20년 등 훨씬 짧은 주기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등으로 초래된 기후변화가 기상 이변이 날 확률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IPCC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1세기 말 지구 평균 온도는 1986∼2005년에 비해 3.7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의장은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면 지구 안정을 해친다”며 “IPCC가 최소한의 전망치만 보고서에 담기 때문에 실제로는 기후변화가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하고 그 할당량만큼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배출량이 남거나 부족한 때는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다. 산업계는 추가 비용이 최대 14조 원에 달한다며 거래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책 중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 시장원리에 기반한 배출권 거래제”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액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장 비용이 든다고 반대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부터 IPCC 부의장을 맡아온 그는 내년 4월 의장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의장이 되면 전문가들이 인지하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일반 대중도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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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져요”… 육사 졸업식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제70기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 198명이 졸업장을 든 채 걸어나오자 가족들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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